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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신소 공익’ 닮은 ‘박사방 공익’ 개인정보 털이가 반복된다

    ‘흥신소 공익’ 닮은 ‘박사방 공익’ 개인정보 털이가 반복된다

    조주빈과 결탁한 사회복무요원너무 쉽게 개인정보 유출 ‘충격’병무청은 뒤늦게 실태조사 나서마치 처음 터진 듯 ‘호들갑 행정’4년 전엔 흥신소와 거래 적발비슷한 사건 반복에도 대책 없고솜방망이 처벌 반복해 범죄 키워사회복무요원들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에게 불법 조회한 개인정보를 넘겨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송파구의 주민센터에서 근무한 최모(26·구속)씨, 수원 영통구청에서 근무한 강모(24·구속)씨 등 전직 사회복무요원들이 그들입니다. 최씨는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등·초본 발급 보조 업무를 하면서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하고, 그중 17명의 개인정보를 조씨에게 제공한 혐의로 지난달 3일 구속됐습니다. 강씨도 구청 전산망에 접속해 피해 여성과 그 가족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뒤 조씨에게 넘겨 보복을 부탁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을 관리해야 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개인정보 조회 권한이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건넸다”고 털어놨습니다. 관리는커녕 정보 강탈을 대놓고 허용해 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사건 터진 뒤에야 “복무기관 실태조사” 주목할 부분은 사회복무요원 관리기관인 병무청의 입장입니다. 병무청은 최씨가 구속된 날 뒤늦게 “사회복무요원의 개인정보 취급업무 부여는 금지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의 정보화시스템 접속과 이용, 복무기관 업무담당자 사용권한 공유를 일체 금지한다는 것인데요. 특히 “현행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사회복무요원은 개인정보를 단독으로 취급하는 것이 금지돼 있지만, 일부 복무기관의 업무담당자가 정보화시스템 접속·사용권한을 사회복무요원과 공유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병무청은 사건이 터지자 뒤늦게 행정안전부와 함께 최근 전국 사회복무요원 개인정보 취급실태에 착수했습니다. 최근 마무리된 1차 조사에서도 사회복무요원 개인정보 취급 사례들이 일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실태를 몰랐으니, 앞으로 잘하겠다는 걸까요.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이런 사회복무요원의 행태를 병무청이 ‘몰랐다’고 발뺌할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2018년 12월 ‘사회복무제도 운영성과 진단 및 제도혁신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병무청에 제출했습니다. 보고서에 포함된 2017년 병무청의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관 부당행위 사례집’ 발췌 내용을 보겠습니다.●개인정보 유출, ‘경고’로 끝내고 재복무 여기에도 ‘개인정보 유출’ 건이 포함돼 있었는데, ‘근무 규정에 대한 이해 부족’을 이유로 들어 ‘경고조치 및 복무기관 자체 교육’으로 처리했다고 돼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중대 사안을 ‘경고’로 끝내고, 범죄자를 해당 기관에서 다시 복무시켰다는 겁니다. 심지어 중고거래 사이트 사기, 인터넷 게임머니 판매사기, 고의 교통사고를 통한 보험사기 등 범죄행위에 대해 ‘사회복무요원의 경제적 사정, 가정 문제’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또 ‘소양교육 미흡’으로 진단하고,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 지도 및 교육실시’로 처리했다고 돼 있습니다. ‘성매매 알선자’를 경제·가정 문제로 보고 ‘복무기관 재지정’으로 처리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모종화 병무청장은 사회복무요원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대해 “이번 사건에 사회복무요원이 관련돼 있어 매우 무겁게 인식하고,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병무청은 무엇을 송구하게 생각해야 할까요. ‘솜방망이’로 처벌하고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미룬 채 지금껏 허송세월을 보낸 그 시간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2016년에는 ‘흥신소의 영업비밀’이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보도 내용을 보면 고객이 먼저 특정인의 이름을 알려주며 가족관계증명서와 배우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요구합니다. 그러자 17분 만에 업체 직원이 가족 주민등록번호와 본적까지 보내옵니다. 불법 흥신소 대표 진모(46)씨 등 일당 4명은 전국에 8개 지점을 두고 주민등록번호와 가족관계,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410여 차례나 의뢰인에게 넘겨 1억 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들 일당에게 개인정보를 넘겨준 인물들은 바로 사회복무요원이었습니다. 경찰은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A씨를 체포했습니다. 체포 직후 컴퓨터를 확인해 보니 주민등록번호가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그는 1년 6개월간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면서 280여건의 정보를 빼내 이 흥신소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다른 사회복무요원 B씨는 서울의 한 구청에서 일하면서 몰래 차적조회를 해 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업무용 컴퓨터 옆 마우스 패드 밑에는 정부 행정망 접속에 필요한 공무원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런 행태가 조주빈 일당 사건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인가요. 이런 사례는 해마다 등장해 일일이 거론하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입니다. ●복무지도관 1명이 무려 600여명 담당 급증하는 사회복무요원 수에 비해 병무청의 관리인원은 크게 부족해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2018년 병무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복무지도관 1명이 담당하는 사회복무요원이 평균 606명, 기관 수는 124개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능률협회컨설팅 분석에서 사회복무요원 증가로 복무지도관 1인당 담당인원은 2022년 621명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인원이 적은 것도 문제지만 사회복무 관리를 사실상 복무기관에 맡겨 놓다시피 한 것도 큰 문제입니다. 대검찰청 ‘2019년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1691명의 사회복무요원이 범죄를 저질러 전과자가 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현역복무 복무부적합으로 보충역으로 재배치된 인원은 2011년 926명에서 2017년 3208명으로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났습니다. 지자체와 각 기관 공무원들은 각종 사건·사고와 인건비 부담 영향으로 사회복무요원을 ‘애물단지’로 여겨 기피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신체검사 4급 판정 인원은 2015년 2만 5000여명에서 2018년 4만여명으로 1.6배나 늘어 관리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일부 사회복무요원은 공공연하게 인터넷 게시판에 ‘꿀보직’이라는 글을 올리는 등 부실 복무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복무요원 관리체계를 대폭 개선하는 대책을 만들어야 할 겁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재용 “경영권 안 물려줄 것… 노동 3권 보장”

    이재용 “경영권 안 물려줄 것… 노동 3권 보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제 아이들에게는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영권 승계 문제 등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으나 외부에 밝히는 건 주저해 왔다”면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데다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를 받기도 전에 제 이후의 승계를 논의하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사과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지난 3월 11일 대국민 사과를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15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창사 이후 82년간 고수해 왔던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도 선언했다. 그는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더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저와 삼성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근본적으로 이 문제(경영권 승계)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면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약속드리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 지탄을 받을 일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법과 윤리를 지키지 못해 국민께 실망과 심려를 끼쳤다”면서 “이 모든 것은 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시민사회와 언론은)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 주는 거울이며,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할 것”이라면서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며,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중단 없이 계속 활동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총수의 대국민 사과는 1966년 9월 21일 이병철 창업주가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한 게 처음이며, 이건희 회장이 2008년 4월 22일 차명계좌 의혹으로 사과한 게 두 번째다. 이 부회장이 메르스 사태로 2015년 6월 23일 세 번째로 했으며 이번이 네 번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모델급 외모 되찾은 美 노숙인…변신 과정 화제 (영상)

    모델급 외모 되찾은 美 노숙인…변신 과정 화제 (영상)

    미국의 한 노숙인이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통해 모델급 비주얼을 되찾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공개된 영상은 30세 전후로 보이는 남성 노숙인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외모를 단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영상 속 노숙인은 정돈되지 않은 눈썹과 턱수염, 콧수염 등으로 깔끔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오랫동안 씻지 못한 탓에 피부가 매우 거칠었고, 머리 스타일도 매우 지저분했다. 이후 ‘전문가의 손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는 먼저 그의 수염을 말끔하게 면도한 뒤, 짧고 강렬한 스타일로 헤어스타일을 탈바꿈했다. 전문가가 면도기와 이발기를 바쁘게 움직이며 고된 인생의 흔적을 지워내자, 가려졌던 노숙인의 진짜 모습이 드러났다. 눈썹까지 완벽하게 정리한 뒤 공개된 노숙인의 모습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전문가의 손끝에서 태어난 헤어스타일은 그의 얼굴형과도 완벽하게 어울렸다.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본 노숙인은 거울을 보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짙은 얼굴선은 모델을 연상케 했고, 영상에는 이 모습을 보고 놀라는 여성의 목소리가 담기기도 했다. 영상에는 노숙인의 변신을 도운 또 다른 남성이 등장한다. 이 남성은 노숙인에게 “마약에서 손을 떼고 길거리 생활을 정리하라”며 아직 늦지 않았으니 자신의 인생을 살라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자신을 30대 남성이라고 소개한 노숙인은 “마약에 중독된 뒤 노숙인 생활이 시작됐다. 신용불량으로 감옥에 갇힌 적도 있다”고 말했고, 그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마약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1분 만에 노숙인을 모델로 만들기’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게재 4일 만에 174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바쁘다 바빠!”…봉쇄 완화 스페인, 이발소마다 즐거운 비명

    “바쁘다 바빠!”…봉쇄 완화 스페인, 이발소마다 즐거운 비명

    2개월 넘게 이어진 봉쇄로 자택에 갇혀 지낸 스페인 국민이 거울을 보면서 가장 속상했던 건 아마도 덥수룩하게 자란 머리털이었던 것 같다. 코로나 봉쇄를 완화한 스페인에서 이발소와 미용실에 고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일간 엘파이스 등 현지 언론이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카라핀아' 미용실은 이날 오전 8시55분 근 2개월 만에 첫 손님을 받았다. 첫 손님이 머리를 하는 동안에도 미용실 전화는 쉬지 않고 울렸다. 모두 방문 날짜와 시간을 잡으려는 예약전화였다. 이 미용실의 주인 쿠스토디아는 "집에서만 지내면서 머리를 손질하지 못해 (더욱) 절망감을 느낀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며 "하루빨리 문을 열고 싶었는데 봉쇄가 완화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면서 지난 3월 14일 봉쇄조치를 발령한 스페인은 50여 일 만에 봉쇄를 완화, 4일부터 소규모 상점의 영업재개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미용실과 이발소도 영업을 재개했지만 엄격한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우선 영업은 철저히 예약제로만 가능하다. 손님이 매장 내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대기하는 건 절대 금지돼 있다. 손님을 위해 신문 또는 잡지를 미용실이나 이발소에 비치하는 것도 금지사항이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손님은 이발소나 미용실의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한다. 손님이 화장실을 이용했다면 즉각 변기와 세면대, 수도꼭지 등을 소독해야 한다. 손님이 벗은 재킷이나 핸드백 등 소지품은 반드시 비닐봉투에 넣어 밀폐보관한 후 돌려주어야 한다. 정오에 1회, 영업을 마친 후 1회 등 최소한 하루 2회 청소와 소독은 기본 의무다. 이발을 할 때 입는 옷은 매일 소독하거나 세탁해야 한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워낙 까다롭다 보니 이발미용 업계는 긴장을 풀 수 없다. 스페인 발렌시아 카르멘 지역의 다운타운에 있는 '마파리' 미용실은 이미 이번 주 예약이 꽉 찼다. 미용가위를 놓을 틈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밀려들고 있는 셈이다. 이 미용실의 주인 마리아 호세는 "손님이 넘쳐 감사하지만 (방역수칙이 까다로워) 영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코로나19로 세상이 바뀐 걸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발리우드의 영원한 청춘 스타 리시 카푸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발리우드의 영원한 청춘 스타 리시 카푸르

    공교롭게도 발리우드와 할리우드를 오간 배우 이르판 칸이 세상을 떠난 다음날, 영원히 늙지 않을 것 같던 발리우드 배우 리시 카푸르가 세상을 등졌다. 4대에 걸쳐 배우가 나온 집안 출신인 고인이 암으로 67세 일기를 접었다고 영국 BBC가 3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발리우드의 가장 이름난 로맨스 영웅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예전에 파키스탄 땅이었다가 1947년 인도에 합병된 페샤와르에서 추앙 받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가족의 전기작가에 따르면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집안”이었다. 할아버지는 유명한 극장 회사를 운영했고 아버지 라지 카푸르는 발리우드 역대 최고의 배우이자 감독으로 이름을 떨쳐 한때 “인도 영화계의 간판 스타”란 얘기를 들을 정도였다. ‘친투(달콤한 것)’라고 가족들이 부를 정도로 “영원한 젊음”을 누릴 것 같은 용모를 타고났다. 할아버지가 연기할 때 요람에서 잠든 역할을 했고, 네 살 때 아버지가 영화 ‘Shree 420’에 출연해 바바리 코트를 입고 낭만적인 노래를 부를 때 잠깐 등장하기도 했다. 진짜 아역 배우로 데뷔한 것은 1970년 광대와 그의 연애를 다룬 ‘Mera Naam Joker’였다.아버지가 메가폰을 잡고 가족이 운영하던 봄베이(지금의 뭄바이)의 스튜디오가 제작해 흥행에 실패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장 많은 관객이 본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됐다. 그는 한 인터뷰를 통해 “그 영화에 캐스팅됐을 때 난 학교에 있었는데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연기를 해도 좋겠냐고 물었다. 그 얘기를 듣고 전율이 돋아 내 방으로 달려가 거울을 보고 연기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스무 살이던 3년 뒤 아버지가 만든 ‘Bobby’ 주연을 맡았다. 두 도시가 10대들을 키운다는 뮤지컬 러브스토리는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영화는 속된 말로 ‘대박’이 났고, 인도의 영웅들은 화가 잔뜩 나 있거나 비극적인 영웅들로 묘사되던 때 그의 젊고 활달함은 데뷔작이었던 여주인공 딤플 카파디아와 호흡이 척척 맞아 관객들을 전율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1970년대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영화 가운데 하나였으며 옛소련에까지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어 그에게 혈서를 보내는 소녀 팬들까지 있을 정도였다.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새로운 두 스타, 뮤지컬 노래들, 사회주의의 감각, 젊은 관객들에게 어필한 점, 약간 선정적인 장면들, 폭력과 3시간에 걸친 호사스런 일탈”이라고 영화의 성공 요인을 꼽았다. 이어 평론가는 “젊음이란 액센트는 인도 영화에 상대적으로 새로운 것이었으며 연기자들은 자신이 그려낸 캐릭터보다 때로는 더 나이 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발리우드의 슈퍼스타 샤 루크 칸은 “‘Bobby’ 이전에 인도 영화가 남녀를 그렸다면 이 영화 이후에 소년과 소녀를 다루게 됐다”고 말했다. 100편이 넘는 영화, 197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 그는 로맨스 영웅의 역할을 계속했다.영화 전문기자 디네시 라헤자는 그를 “70년대란 패션판 위에 새겨진 남성 키치(kitsch)”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서전에 “1970년대나 80년대 내겐 티셔츠만 입어도 멋진, 속닥이는 말투로 여색을 밝히는 카사노바, 한 손에 기타와 다른 손에 소녀를 낀 청춘 스타 이미지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발리우드의 기념비적인 작품들, Kabhi Kabhi, Amar, Akbar, Antony, Naseeb, Coolie, Ajooba 등에 출연했다. 청춘물에 함께 나온 니투 싱과 결혼해 아들 란비르 역시 발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타 배우로 길렀다. 중년이 된 뒤 이미지를 바꿔 영민한 가부장, 갱단원, 슬랩스틱 코미디물에 카메오 등으로 출연했다. 카푸르는 2012년 인터뷰를 통해 “내 연기 경력의 초반 25년보다 지금이 더 재미있다. 난 늘 노래를 불러 여인들을 꾀고 춤추며 나무 주위를 돌았는데 지금은 스스로 즐기고 있다. 이런저런 역할들을 실험해보고 내 안의 배우들을 탐험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할리우드 배우 더스틴 호프먼을 흠모해 그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샤일록 베니스의 상인’ 연극에 출연했을 때 롤스로이스를 빌려 타고 가 관람했다. 공연이 끝난 뒤 호프먼을 잠깐 만났는데 자신이 타고 온 롤스로이스보다 한참 아래인 포드 에스코트를 타는 것을 보고 당황했던 기억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의 가문은 좋은 위스키와 음식에 약한 이미지로 타블로이드와 소셜미디어에 곧잘 등장했다. 트위터 팔로어만 350만명인 그는 가끔 논쟁적인 글을 올리고 댓글들과 다투곤 했다. 유명 정치가 가문인 간디 가를 신랄하게 비판해 반대 시위꾼들이 집에 몰려오기도 했다. 고인은 솔직한 면모도 지니고 있었다. “난 여전히 영화계 학생이다. 어떤 자격시험을 통과하지도 않았으며 잘 교육받지도 않았다. 거의 학교를 제대로 다녀본 적이 없었다. 해서 난 지독히 운이 좋아 이 자리에 왔을 뿐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일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코로나 경제쇼크, 수출·생산·고용 전 분야서 극복해야

    ‘코로나 경제쇼크’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내수가 침체를 겪으면서 현재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동행 순환지수와 미래를 예측하는 선행 순환지수가 모두 2008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수출과 생산, 투자·고용 등 모든 경기지표가 급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용직, 비상용직 등이 12만 4000명 주는 등 고용자 수도 지난해보다 22만 5000명이 감소했다고 그제 고용노동부가 밝혔다. 정부가 무급휴직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제공하는 만큼 노사가 함께 고용위기를 건너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수출이 문제다. 현 추세라면 4월 수출은 2012년 1월 이후 흑자행진을 마감하고 99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생산·고용 등의 지표가 모두 악화되고 있어 1분기 마이너스 1.4% 성장률을 뛰어넘는 2분기 위기가 예고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코로나 충격을 ‘경제 전시상황’이라는 말로 압축적으로 표현하면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마련과 5월 중 재난지원금 지급, 내수 진작 등에서의 속도전을 당부했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민과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상황 인식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5차례의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약 240조원 규모의 구체적인 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책이 속도감 있게 집행되지는 못하고 있다. 한 사례로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여전히 새벽부터 은행 앞에서 줄서기를 해야 하고, 다음달부터는 대출한도가 현행 3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축소된다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업은행 등도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처지를 감안해 업무시간 등을 연장해 소상공인의 줄서기를 완화하고 정부는 대출 규모를 유지할 방안을 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디지털경제 전환과 포스트 코로나와 연결된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정책’도 시급한 현안이다. 다음주 열리는 2차 경제중대본 회의에서 구체적인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과거 정부 부처가 추진한 재탕, 삼탕식 발표가 돼선 절대 안 될 일이다. 유념해야 할 점은 이명박 정부 역시 ‘중산층 국가를 위한 휴먼 뉴딜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박근혜 정부도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을 산업 전반에 접목시키는 ‘스마트 뉴딜’을 야심 차게 추진했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판 뉴딜’은 과거의 실패를 거울 삼아 창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 ‘얼굴없는 작가’ 뱅크시의 작품 ‘피어싱 소녀’ 마스크 쓴 채 발견

    ‘얼굴없는 작가’ 뱅크시의 작품 ‘피어싱 소녀’ 마스크 쓴 채 발견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유명 작품인 '고막에 피어싱을 한 소녀'(The Girl with a Pierced Eardrum)가 마스크를 쓴 상태로 변했다.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언론은 브리스톨의 한 부둣가 건물 측면에 있는 뱅크시 작품에 마스크가 그려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4년 10월 처음 발견된 이 그림은 네덜란드 화가인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걸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패러디 작이다. 소녀가 원작의 귀걸이 대신 경비업체의 경보기를 달고있는 것이 특징. 이 지역은 오랜시간 관광객들이 뱅크시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명소가 됐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소녀의 얼굴에는 파란색 수술용 마스크가 씌여졌다. 그러나 현지언론에 따르면 소녀의 얼굴에 마스크를 그려넣은 사람이 뱅크시 본인인지 아니면 다른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뱅크시는 욕실을 배경으로 한 새 작품을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뱅크시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최근 작품이자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의 욕실을 공개했다.욕실 전면에는 뱅크시 작품의 분신으로 여겨지는 ‘쥐’가 다수 등장하는데, 변기 뚜껑에는 볼일을 보는 쥐의 모습이, 거울에는 마치 낙서를 하는 듯한 쥐의 모습이, 욕실 치약 위에는 치약 튜브를 밟아 터뜨리는 듯한 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특히 뱅크시가 자신의 집 욕실을 배경으로 작업한 이번 작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봉쇄령이 내려진 뒤 안전을 위해 자가격리를 시작한 날을 의미하는 표식도 포함돼 있어 더욱 눈길을 사로잡았다. 뱅크시는 사진 여러 장과 함께 “아내는 내가 집에서 이 작품을 그리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는 재치있는 글도 덧붙였다. 한편 일명 ‘얼굴 없는 화가’로 전 세계에 알려진 뱅크시는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그라피티 아티스트다. 그의 작품은 전쟁과 아동 빈곤, 환경 등을 풍자하는 내용이 대부분으로 그렸다 하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킬 만큼 영향력이 크다. 특히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로도 유명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오랜 벗을 만난 듯, 산벚에 물들다

    오랜 벗을 만난 듯, 산벚에 물들다

    나주와 이웃한 화순에도 봄날의 풍경이 아름다운 곳들이 있다. 세량제는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엄지 척’ 세우는 특급 명소. 천불천탑의 운주사, 화순적벽을 굽어볼 수 있는 ‘신상 여행지’ 별산풍력단지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들이다.세량제는 1969년 축조된 작은 저수지다. 해마다 봄이면 산벚꽃과 삼나무, 그리고 물안개가 어우러져 펼쳐내는 풍경으로 사진작가들을 애끓게 만든다. 산벚꽃 필 무렵이면 마을 고샅길은 새벽부터 밀려드는 인파로 북적댄다. 수백명의 사진작가들이 제방 위에 늘어서기도 하는데, 이 모습 자체가 독특한 볼거리다. 사진작가들은 대부분 오전 9시를 전후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일반 관광객들은 이때 호젓하게 저수지를 둘러보면 된다. 그런데 사진작가들은 왜 이른 아침을 선호할까. 이유는 빛과 바람, 두 가지다. 먼저 빛부터. 산벚꽃 필 때면 저수지 뒤 산자락에서 해가 뜬다. 이 덕에 아름답고 포근한 역광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산벚꽃이 빼어난 소재가 대 준다. 해가 뜨는 방향과 산벚꽃 피는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그리고 바람. 이른 오전엔 대체로 바람이 불지 않는다. 물결이 일지 않아 저수지는 거울 같은 명경지수가 된다. 그 덕에 주변 풍경이 고스란히 수면 위에 담긴다. 빼어난 풍경이 두 배가 되는 순간이다. 때마침 물안개라도 피면 정말 선경이 따로 없다. 물론 낮에도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 있고, 새벽인데 바람이 부는 날도 있다. 어떤 풍경이 내 앞으로 올지는 그야말로 ‘복불복’이다.그런데 그동안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다. 세량제 바깥에 펼쳐진 산벚꽃 흐드러진 풍경이다. 세량제에만 눈길을 주다 보니 더 넓은 풍경을 못 보고 지나친 거다. 세량제 주변, 그러니까 세량리 일대 전체에 산벚꽃이 많다. 나라 안에 산벚꽃이 소담하게 피는 곳들은 많지만 산벚들이 이렇게 밀집된 지역은 여태 보지 못했다. 산벚만 많은 게 아니다. 삼나무, 활엽수 관목들도 많다. 산벚이 꽃을 피울 무렵 활엽수들은 신록 물든 이파리를 내놓는다. 군데군데 삼각뿔 모양으로 솟은 삼나무 덕에 산에 리듬감도 생겨난다. 이 같은 풍경들이 이 일대에 수두룩하다. 봄날의 동복호도 아름답다. 저 유명한 화순적벽이 있는 호수다. 화순적벽은 동복호 물길에 서 있는 기암절벽이다. ‘삼국지’ 적벽대전(赤壁大戰)의 무대인 중국 후베이성의 적벽에서 이름을 따왔다. 화순적벽을 돌아보는 방법은 시티투어 버스가 유일하다. 그마저 코로나19로 운행이 중단돼 가까이서 화순적벽을 보는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 한데 멀리서 화순적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별산 정상에 조성된 풍력발전단 지다. 꿩 대신 닭이라 생각하고 찾은 곳인데 뜻밖에 횡재를 한 느낌이다. 동복호는 물론 화순 일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아직 입소문이 나지 않아 찾는 이도 없고, 이렇다 할 편의시설도 없다.둔동마을 숲정이도 봄 풍경이 곱다. 숲정이는 ‘마을 근처 숲’을 일컫는 우리 말이다. 느티나무 등 노거수들이 마을 앞 개천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이웃한 동복면 구암마을의 ‘김삿갓 종명지’는 ‘방랑시인’ 김병연(1807∼1863)이 6년간 머물다 57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는 곳이다. 김삿갓 문학공원, 사랑채 등이 조성돼 있다.운주사는 천불천탑으로 이름난 절집이다. 주류 문화와 양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형태의 불상, 불탑들로 가득 찬 이단(異端)의 공간이다. 1000개 탑이 세워지고 와불이 일어서는 날 천지가 개벽한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글 사진 화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BBC의 도발 “아직도 우리 주위의 수백만명은 손 안 씻는다”

    BBC의 도발 “아직도 우리 주위의 수백만명은 손 안 씻는다”

    확실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남자 공중화장실에서는 손을 씻는 이들이 훨씬 늘었다. 그 전에는 기자가 보기에 그러지 않았다. 볼일을 마친 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 쓱 쳐다 보고 그냥 나가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몇몇 사람이 손을 씻지 않는 이유’란 제목의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200자 원고지 80장 분량이라 축약하기가 겁나는데 11장 정도로 줄인다. 기사는 우리 주위에 손 안 씻는 인간 수백만명이 숨어 있다면서 왜 그들은 이런 간단한 위생 수칙마저 안 지키는지 이유를 궁금해 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들의 마음을 바꿔놓을지 관심을 갖자고 촉구했다. 지난해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는 “지난 10년 동안 손을 씻지 않았던 것 같다”고 털어놓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15년 할리우드 여배우 제니퍼 로런스가 “목욕탕에 가기 전에는 손을 거의 씻지 않았던 것 같다”고 고백한 것을 거의 따라했다. 물론 두 사람 모두 농이었다고 나중에 둘러댔다. 그런데 같은 해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식당 종업원에게 손을 씻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전형적인 과잉 규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 해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목욕탕 방문객의 26.2%만 비누를 써 얼굴을 닦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손을 씻는 간단한 시설조차 없어서란 이유도 늘 따라붙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 추산에 따르면 지구촌 인구의 27% 정도만 손을 씻는 시설에 접근할 수 있다. 30억명은 집에도 손을 씻는 시설이 없다. 하지만 많은 돈을 버는 나라에서도 화장실을 다녀온 이들의 절반 정도만 손을 씻는다. 1850년대 영국 같은 나라들의 40세 안팎에 머무르던 평균 연령을 지금의 80세 안팎으로 끌어올린 인류의 수명 연장 기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손씻는 것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의 수치는 놀랄 만하다. 또 2006년 설문조사를 보면 정기적으로 손만 씻어도 호흡기 감염 위험을 6~44% 떨어뜨릴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도 손씻는 습관이 얼마나 몸에 배어 있는가는 확산 정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돼 있다.그런데도 손을 안 씻는 사람들이 줄지 않는 것은 난 괜찮겠지 하는 낙관주의 탓이다.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 없이 다양한 문화에서 이런 현상은 확인된다. 욕실에서 손을 안 씻어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으면 그냥 안 씻고 넘어간다. 담배를 피우는 행위도 그렇고 돈보다 신용카드를 쓰기로 결심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가 유행했을 때 뉴욕의 한 대학이 조사해보니 비현실적이라 할 정도로 낙관적인 생각을 하는 학생들일수록 손을 씻지 않았다. 반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통제한다고 믿는 학생들은 손을 열심히 씻었다. 간호사 훈련생, 조리사들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의 한 연구에 따르면 63개국 6만 4002명을 조사했더니 “화장실을 다녀와 자동적으로 비누를 이용해 손을 씻는다”고 답한 사람은 중국과 일본, 한국, 네덜란드에서 모두 절반 이하로 나타난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응답자의 97%가 그렇다고 답해 가장 높았다. 물론 한 나라에서도 위생 수칙을 어기는 행동을 범죄와 동일시하는 비율은 고르게 나오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부지런히 손을 씻는다. 영국의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을조사했더니 여성은 남성의 곱절이나 됐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도 한 설문조사 결과는 여성의 65%에 견줘 남성은 52%만 손을 정기적으로 닦는다고 답했다. 2018년의 한 조사는 다른 사람이 손씻는 모습을 본다고 느낄 때만 사람들이 열심히 손을 씻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아 그런다고 결론내렸다. 2007년 호주의 한 병원 외과의사들을 조사했더니 환자를 보기 전 손을 씻는다고 답한 의사는 10%뿐, 환자를 진료한 뒤 손을 씻는 의사는 30%에 지나지 않았다. 의사도 이럴진데 일반인은 오죽하겠는가? 지난해 캐나다 퀘벡주 연구 결과도 공중보건 종사자의 33%만 제때 손을 씻었다. 심지어 사우디에서도 의료진은 위생 수칙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이 나라의 높은 손씻기 습관은 오히려 종교적인 이유 덕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지난달 브라질에서 이뤄진 조사 결과다. 양심적이란 평가를 받는 사람일수록 손을 열심히 씻고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도 잘하더란 것이다. 지금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열심히 손을 씻으라고 광고를 하고 거푸 지침을 내면 사람들은 따라 하고 그게 습관으로 굳어지는데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른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가장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고 그걸 유지하느냐인데 시간만이 알려준다고 방송은 결론내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 정치’ 추락한 트럼프… ‘투명한 방역’ 부활한 메르켈

    ‘코로나 정치’ 추락한 트럼프… ‘투명한 방역’ 부활한 메르켈

    트럼프, 발생 초기엔 지지층 결집 효과 방역보다 정치화시키자 지지율 하락세 과학 무시한 아베·보우소나루도 닮은꼴 獨·伊 총리 초기대응 실패에도 방역 집중 국민 신뢰 얻고 지지율 70%대 고공행진 코로나19가 감염병 사태를 정치화한 지도자들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보건과학에 근거한 객관적 접근이 아닌 위험을 축소하거나 진영 간 쟁점화로 여론을 유리하게 돌리려는 전 세계 ‘스트롱맨’(권위주의 성향 지도자)들의 전략이 결국 자충수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이달 1~14일 실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 조사 결과 ‘긍정 43%, 부정 54%’로 나타났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긍정 답변은 지난달 13~22일 조사 대비 6% 포인트 떨어졌고, 갤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최대 하락폭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의회에 대한 긍정 지지율은 2009년 만에 처음으로 30%까지 올랐다.지난달만 해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코로나19 확산에도 오름세였다. 미 정가에서는 국가위기나 전쟁 때 국민들이 오히려 ‘성조기 아래’ 단결하게 돼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른다는 ‘플래그 이펙트’(결집 효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두고 이런 결집 효과가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염병 최고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의 경질설, 의료물품 공급 실패에 대해 민주당 주지사들과 벌인 책임론 공방, 섣부른 경제 정상화 시도 등 코로나19로 드러난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이 지난 한 달간 반복된 결과라는 것이다. CNN은 “여론조사 역사상 ‘플래그 이펙트’ 이후 가장 빨리 지지율이 하락한 사례”라고 전했다. 보건 전문가를 괴롭히다 지지율 하락을 맞은 것은 트럼프만이 아니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2주 전 조사보다 6% 포인트 오른 39%로 나타났다. 보란듯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경제 정상화 시점 및 범위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 보건부 장관을 교체한 그의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거울을 보듯 닮았다.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과학이 정치로부터 독립하지 못했다”고 비판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선임고문인 시부야 겐지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교수의 발언 역시 일본이 왜 지금의 위기를 겪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포브스는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중에 세계 10대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 대부분의 지지율이 상승한 반면 아베 신조 총리는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반면 첫 대응은 늦었지만, 전염병의 위험성을 솔직하게 인정한 지도자들은 오히려 지지를 회복하고 있다. 연이은 선거 패배 등 각종 악재로 불명예 퇴진 가능성까지 나왔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조사에서 79%의 국정지지율을 기록했고, 집권 기민당 역시 지지율이 상승했다. 이 밖에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도 국가위기 속에서도 지지율이 상승했다. 무엇보다 방역 책임자들이 정치에서 벗어나 방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그 사회복무요원이 ‘개인정보’를 훔칠 수 있었던 이유 [밀리터리 인사이드]

    그 사회복무요원이 ‘개인정보’를 훔칠 수 있었던 이유 [밀리터리 인사이드]

    조주빈 일당 사건으로 ‘정보 유출’ 일파만파병무청장까지 나서 “국민께 송구하다” 사과2016년 ‘흥신소 영업비밀’ 사건과 판박이일부는 ‘경고’ 솜방망이 처벌…범죄 반복부실한 ‘사회복무요원 관리체계’ 강화해야사회복무요원들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에게 불법 조회한 개인정보를 넘겨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송파구의 주민센터에서 근무한 최모(26·구속)씨, 수원 영통구청에서 근무한 강모(24·구속)씨 등 전직 사회복무요원들이 그들입니다. 최씨는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등·초본 발급 보조 업무를 하면서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하고, 그 중 17명의 개인정보를 조씨에게 제공한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됐습니다. 강씨도 구청 전산망에 접속해 피해 여성과 그 가족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뒤 조씨에게 넘겨 보복을 부탁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을 관리해야 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개인정보 조회 권한이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건넸다”고 털어놨습니다. 관리는 커녕 정보 강탈을 대놓고 허용해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사건 터진 뒤에야 “모든 복무기관 실태조사” 주목할 부분은 사회복무요원 관리기관인 병무청의 입장입니다. 병무청은 최씨가 구속된 날 뒤늦게 “사회복무요원의 개인정보 취급업무 부여는 금지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의 정보화시스템 접속과 이용, 복무기관 업무담당자 사용권한 공유를 일체 금지한다는 것인데요.특히 “현행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사회복무요원은 개인정보를 단독으로 취급하는 것이 금지됨에도, 일부 복무기관의 업무담당자가 정보화시스템 접속·사용권한을 사회복무요원과 공유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복무기관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실태를 몰랐으니, 앞으로 잘 하겠다는 걸까요.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이런 사회복무요원의 행태를 병무청이 ‘몰랐다’고 발뺌할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2018년 12월 ‘사회복무제도 운영성과 진단 및 제도혁신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병무청에 제출했습니다. 보고서에 포함된 2017년 병무청의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관 부당행위 사례집’ 발췌 내용을 보겠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경고’로 끝내고 재복무시켜 여기에도 ‘개인정보 유출’ 건이 포함돼 있었는데, ‘근무 규정에 대한 이해 부족’을 이유로 들어 ‘경고조치 및 복무기관 자체 교육’으로 처리했다고 돼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중대 사안을 ‘경고’로 끝내고, 범죄자를 해당 기관에서 다시 복무시켰다는 겁니다. 심지어 중고거래 사이트 사기, 인터넷 게임머니 판매사기, 고의 교통사고를 통한 보험사기 등 범죄행위에 대해 ‘사회복무요원의 경제적 사정·가정 문제’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또 ‘소양교육 미흡’으로 진단하고,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 지도 및 교육실시’로 처리했다고 돼 있습니다. ‘성매매 알선자’를 경제·가정 문제로 보고 ‘복무기관 재지정’으로 처리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모종화 병무청장은 사회복무요원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대해 “이번 사건에 사회복무요원이 관련돼 있어 매우 무겁게 인식하고,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병무청은 무엇을 송구하게 생각해야 할까요. ‘솜방망이’로 처벌하고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미룬채 지금껏 허송세월을 보낸 그 시간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2016년에는 ‘흥신소의 영업비밀’이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보도 내용을 보면 고객이 먼저 특정인의 이름을 알려주며 가족관계증명서와 배우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요구합니다. 그러자 17분 만에 업체 직원이 가족 주민등록번호와 본적까지 보내옵니다. 불법 흥신소 대표 진모(46)씨 등 일당 4명은 전국에 8개 지점을 두고 주민등록번호와 가족관계,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410여차례나 의뢰인에게 넘겨 1억 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들 일당에게 개인정보를 넘겨준 인물들은 바로 사회복무요원이었습니다. 경찰은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A씨를 체포했습니다. 체포 직후 컴퓨터를 확인해보니 주민등록번호가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그는 1년 6개월간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면서 280여건의 정보를 빼내 이 흥신소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다른 사회복무요원 B씨는 서울의 한 구청에서 일하면서 몰래 차적조회를 해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업무용 컴퓨터 옆 마우스 패드 밑에는 정부 행정망 접속에 필요한 공무원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런 행태가 조주빈 일당 사건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인가요. 이런 사례는 해마다 등장해 일일이 거론하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입니다. ●복무지도관 1명이 사회복무요원 600명 담당 급증하는 사회복무요원 수에 비해 병무청의 관리인원은 크게 부족해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2018년 병무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복무지도관 1명이 담당하는 사회복무요원이 평균 606명, 기관 수는 124개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능률협회컨설팅 분석에서 사회복무요원 증가로 복무지도관 1인당 담당인원은 2022년 621명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정부가 개인정보 관리 부실 문제에 더해 이런 사회복무요원 관리체계 문제도 짚어봐야 할 이유입니다.대검찰청 ‘2019년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1691명의 사회복무요원이 범죄를 저질러 전과자가 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현역복무 복무부적합으로 보충역으로 재배치된 인원은 2011년 926명에서 2017년 3208명으로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났습니다. 지자체와 각 기관 공무원들은 각종 사건·사고와 인건비 부담 영향으로 사회복무요원을 ‘애물단지’로 여겨 기피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신체검사 4급 판정 인원은 2015년 2만 5000여명에서 2018년 4만여명으로 1.6배나 늘어 관리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일부 사회복무요원은 공공연하게 인터넷 게시판에 ‘꿀보직’이라는 글을 올리는 등 부실 복무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복무요원 관리체계를 대폭 개선하는 대책을 만들어야 할 겁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내는 싫어해”… ‘얼굴없는 작가’ 뱅크시, 자택 욕실에 신작

    “아내는 싫어해”… ‘얼굴없는 작가’ 뱅크시, 자택 욕실에 신작

    영국의 거리 미술가 겸 공공장소 낙서 예술가이자 ‘얼굴없는 작가’로도 유명한 뱅크시가 욕실을 배경으로 한 새 작품을 공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뱅크시는 현지시간으로 15일 SNS에 자신의 최근 작품이자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의 욕실을 공개했다. 욕실 전면에는 뱅크시 작품의 분신으로 여겨지는 ‘쥐’가 다수 등장하는데, 변기 뚜껑에는 볼일을 보는 쥐의 모습이, 거울에는 마치 낙서를 하는 듯한 쥐의 모습이, 욕실 치약 위에는 치약 튜브를 밟아 터뜨리는 듯한 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밖에도 천장에서 벽을 타고 내려오는 쥐와 다른 쥐의 무등을 타는 쥐 등이 그려져 있고, 전작과 마찬가지로 ‘작품’ 어디에서도 뱅크시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는 찾아볼 수 없다. 특히 뱅크시가 자신의 집 욕실을 배경으로 작업한 이번 작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봉쇄령이 내려진 뒤 안전을 위해 자가격리를 시작한 날을 의미하는 표식도 포함돼 있어 더욱 눈길을 사로잡았다. 뱅크시는 새로운 작품을 담은 사진 여러 장과 함께 “아내는 내가 집에서 이 작품을 그리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는 재치있는 글도 덧붙였고, 팬들은 “뱅크시가 자신의 집 전체보다 더 값지고 비싼 욕실을 만들어냈다”며 감상평을 남겼다. 무려 20년 동안 자신을 철저히 숨기며 주옥같은 작품을 남기고 있는, 현존하는 최고의 작가로 꼽히는 뱅크시는 공공장소에 남몰래 작품을 남기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이 날로 화제가 되고 인기가 높아지면서, 누군가는 작품이 그려진 벽을 통째로 떼어가는 등 해프닝도 이어졌는데, 이에 대해 뱅크시는 “그래피티는 거리의 소유물일 뿐, 그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다”라며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또 자신의 그림을 노점상에서 단돈 6달러에 팔거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지역에 화려한 호텔을 세우는 등 이례적인 행보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의 정체가 영국 밴드 매시브어택의 보컬이자 래퍼인 로버트 델 나자라는 ‘소문’이 파다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설에 불과하다. 이러한 소문은 매시브어택이 투어 공연을 위해 장기 체류했던 도시에서, 공연이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뱅크시의 작품이 발견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델 나자는 “뱅크시는 나와 각별한 친구이며 공연에 몇 번 왔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의심’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뱅크시가 2000년 당시 발표한 작품인 ‘위임된 의회’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한화로 약 151억 원에 팔려 자신의 작품 가운데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역시 런던 소더비에서 약 16억 원에 팔린 자신의 작품 ‘풍선과 소녀’를 직접 파쇄하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주말 콕! 이 전시]꿈꾸는 오브제·마음의 흐름

    [주말 콕! 이 전시]꿈꾸는 오브제·마음의 흐름

    꿈꾸는 오브제: 4월 26일까지 서울 평창로 가나아트센터. 무료. 화분, 시계, 사과, 지구본, 책…. 신록이 가득한 숲과 계곡 풍경을 그린 화폭 위로 일상의 오브제들이 허공을 유영한다. 마치 마법사의 손짓에 방 안 물건들이 한꺼번에 두둥실 떠오르는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한다. 전시 제목이 왜 ‘꿈꾸는 오브제’인지 단박에 이해가 된다. 유선태(63) 작가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해 초현실적 세계를 구현하는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개인전에서도 자유로운 상상력과 은근한 유머가 어우러진 회화와 설치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의 그림에는 문이나 창문, 거울이 자주 등장한다. 하나의 풍경에서 끝나지 않고 그림 너머의 또다른 세상을 기대하게 하는 비밀 통로다. 동시에 평면 회화를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착시 효과를 전달한다. 거의 모든 그림에 빠지지 않는 ‘자전거 타는 신사’도 흥미롭다. 두 바퀴로 작품 속 시·공간을 여행하며 현실과 상상의 균형을 조율하고, 삶의 순환을 보여주는 작가의 분신 같은 존재다. 여행가방, 색소폰, 바이올린 등 풍물시장에서 구한 골동품에 그림을 그리거나 소형 여인 조각상을 3m 크기의 대형 조각으로 확대한 오브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달러 지폐 안에 버락 오마바, 마더 테레사 등 유명인의 얼굴을 그려넣은 작품은 선과 악, 욕망을 이야기한다. 유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국립8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3월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에서 열린 유럽미술박람회(TEFAF)에 참가해 큰 호응을 얻었다.마음의 흐름: 5월 2일까지 서울 율곡로 아트선재센터. 성인 5000원·학생 3000원. 한국 최초의 세계적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무용가 최승희(1911~1969)다. 열여섯살에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한국에 신무용을 최초로 소개한 이시이 바쿠를 사사하고, 승무의 대가 한성준에게 전통무용을 배웠다. 탁월한 재능으로 일본은 물론 미국, 프랑스, 스위스에서 공연할 정도로 명성을 얻었지만 친일 행적과 월북 감행에 대한 비판은 오랫동안 그를 잊혀진 존재로 남게 했다. 남화연(41) 작가는 그런 최승희의 삶과 예술에 8년 째 사로잡혔다. 2012년 페스티벌 봄에서 최승희를 주제로 한 극장 퍼포먼스 ‘이태리의 정원’을 선보였고, 2014년 아르코예술자료원에서 ‘마음의 흐름’을 전시했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도 최승희 관련 작품을 출품했다. ‘마음의 흐름’은 최승희가 안무한 작품 제목이다. 6년 전 남 작가는 남아있는 사진 2장과 공연 평론만 보고 최승희의 무용 동선을 유추해 드로잉 6점과 사운드, 포스터로 구성한 작품을 만들었다. 그때와 같은 제목의 이번 전시에는 한층 깊어지고, 넓어진 최승희와 작가 사이의 교감을 확인할 수 있는 신작들이 선보인다. 조명을 이용한 빛과 사운드 설치 작품으로 새롭게 구현한 ‘마음의 흐름’을 비롯해 최승희에 관한 아카이브 자료를 작가만의 관점으로 풀어낸 조각 설치 ‘습작’, 영상 작업 ‘세레나데’ 등이 관람객과 만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경기 못 뛰어 몸이 근질근질… 팬 못 만나 마음 허전해요”

    “경기 못 뛰어 몸이 근질근질… 팬 못 만나 마음 허전해요”

    후배들과 클럽하우스에서 훈련 구슬땀 코로나에 물병 따로 쓰고 손 자주 씻어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에 최선 다할 것 새 외국인 선수들과 호흡에 시간 필요 기록엔 더 욕심 없어… 팀 승리가 중요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프로축구 K리그의 맏형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 현대)은 요즘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까. 2월 말 개막전을 시작으로 4월까지 정규리그 10경기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을 것이다. 네다섯 골은 넣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모든 게 멈춘 상황. 현역 최고령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빌 시간이 줄어들어 아쉽지 않냐고 했더니 주어지는 시간이 많든, 적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의연한 답이 돌아왔다. 역시 K리그 맏형이었다. “이렇게 오래 선수 생활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루하루 일년일년 최선을 다해 오다 보니 벌써 많은 시간을 그라운드에서 보냈네요. 앞으로 얼마나 더 팬들 앞에서 축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제 앞에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동국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주말에 하루 정도 쉬는 것을 제외하곤 후배들과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 패턴에서는 예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경기 일정에 맞춘 컨디션 관리를 할 수 없는 게 가장 다른 부분이에요. 몸 상태는 괜찮지만 경기를 하지 못하니 몸이 근질근질하긴 하네요  (웃음). 훈련 때 물병을 따로 쓰고 자주 손을 씻는 모습들은 새롭습니다. 팬들이 클럽하우스를 출입하지 못해 허전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요.”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최고참으로서 어깨가 무거울 것 같았다. “2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하면서 이번처럼 개막이 미뤄진 것은 저도 처음이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먼저 나서서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요. 언제 시즌이 개막하더라도 바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해 주고 있고, 또 팀의 맏형으로서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지요.” 코로나19 대유행에 앞서 치렀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2경기는 결과도, 내용도 좋지 않았다. K리그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 3명을 포함해 올해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완벽한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해요. 시즌이 개막하면 우리의 장점이 더욱 두드러지고 전북다운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동국은 지난 2월 의료계에 마스크 2만개를 기부하는 등 스포츠 스타 가운데 가장 먼저 나눔을 실천하기도 했다. “벌써 한 달도 훌쩍 지난 일이 되었는데요, 그때만 해도 마스크가 모두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하고 싶었습니다. 그 이후 많은 선수들이 도움을 나누었는데 누가 했는지, 무엇을 했는지보다는 서로 도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이동국이 골 하나를 넣을 때마다 K리그 역사가 바뀐다. 1998년 데뷔한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다녀온 기간을 제외하고 K리그에서 21시즌 537경기를 뛰며 224골 77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역대 최다 골 1위에 도움과 출장은 2위다. K리그 첫 80-80클럽도 눈앞이다. “솔직히 지금까지도 많은 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더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제가 기록을 세울 때 이 모든 게 팀 승리에 보탬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는 만족합니다. 아울러 제 기록은 주변 동료들의 힘으로 이룬 것이어서 후배들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얼굴없는 작가’ 뱅크시, 집 욕실에 그린 신작 공개… “아내는 싫어해”

    ‘얼굴없는 작가’ 뱅크시, 집 욕실에 그린 신작 공개… “아내는 싫어해”

    영국의 거리 미술가 겸 공공장소 낙서 예술가이자 ‘얼굴없는 작가’로도 유명한 뱅크시가 욕실을 배경으로 한 새 작품을 공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뱅크시는 현지시간으로 15일 SNS에 자신의 최근 작품이자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의 욕실을 공개했다. 욕실 전면에는 뱅크시 작품의 분신으로 여겨지는 ‘쥐’가 다수 등장하는데, 변기 뚜껑에는 볼일을 보는 쥐의 모습이, 거울에는 마치 낙서를 하는 듯한 쥐의 모습이, 욕실 치약 위에는 치약 튜브를 밟아 터뜨리는 듯한 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밖에도 천장에서 벽을 타고 내려오는 쥐와 다른 쥐의 무등을 타는 쥐 등이 그려져 있고, 전작과 마찬가지로 ‘작품’ 어디에서도 뱅크시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는 찾아볼 수 없다. 특히 뱅크시가 자신의 집 욕실을 배경으로 작업한 이번 작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봉쇄령이 내려진 뒤 안전을 위해 자가격리를 시작한 날을 의미하는 표식도 포함돼 있어 더욱 눈길을 사로잡았다. 뱅크시는 새로운 작품을 담은 사진 여러 장과 함께 “아내는 내가 집에서 이 작품을 그리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는 재치있는 글도 덧붙였고, 팬들은 “뱅크시가 자신의 집 전체보다 더 값지고 비싼 욕실을 만들어냈다”며 감상평을 남겼다. 무려 20년 동안 자신을 철저히 숨기며 주옥같은 작품을 남기고 있는, 현존하는 최고의 작가로 꼽히는 뱅크시는 공공장소에 남몰래 작품을 남기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이 날로 화제가 되고 인기가 높아지면서, 누군가는 작품이 그려진 벽을 통째로 떼어가는 등 해프닝도 이어졌는데, 이에 대해 뱅크시는 “그래피티는 거리의 소유물일 뿐, 그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다”라며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또 자신의 그림을 노점상에서 단돈 6달러에 팔거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지역에 화려한 호텔을 세우는 등 이례적인 행보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의 정체가 영국 밴드 매시브어택의 보컬이자 래퍼인 로버트 델 나자라는 ‘소문’이 파다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설에 불과하다. 이러한 소문은 매시브어택이 투어 공연을 위해 장기 체류했던 도시에서, 공연이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뱅크시의 작품이 발견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델 나자는 “뱅크시는 나와 각별한 친구이며 공연에 몇 번 왔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의심’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뱅크시가 2000년 당시 발표한 작품인 ‘위임된 의회’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한화로 약 151억 원에 팔려 자신의 작품 가운데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역시 런던 소더비에서 약 16억 원에 팔린 자신의 작품 ‘풍선과 소녀’를 직접 파쇄하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동국 “제 앞에 주어지는 하루 하루에 최선다할 것”

    이동국 “제 앞에 주어지는 하루 하루에 최선다할 것”

    K리그 맏형 서면 인터뷰 “몸 건강하게 그라운드서 곧 만나요”개막지연으로 뛸 시간 줄고 있지만 개의치 않다고 의연한 모습 “이렇게 오래 선수 생활 할 거라고 생각 못해.. 하루하루 최선”“몸 컨디션은 괜찮아···히자만 경기 못하니 몸이 근질근질 해”2월 일찌감치 의료계에 마스크 기부 “할 수 있는 일 했을 뿐”“더 많은 기록 달성 욕심 없어. 팀 승리로 이어지면 그게 만족”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프로축구 K리그의 맏형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 현대)은 요즘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까. 2월 말 개막전을 시작으로 4월까지 정규리그 10경기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을 것이다. 네다섯 골은 넣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모든 게 멈춘 상황. 현역 최고령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빌 시간이 줄어들어 아쉽지 않냐고 했더니 주어지는 시간이 많든, 적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의연한 답이 돌아왔다. 역시 K리그 맏형이었다. “이렇게 오래 선수 생활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루하루 일년일년 최선을 다해 오다 보니 벌써 많은 시간을 그라운드에서 보냈네요. 앞으로 얼마나 더 팬들 앞에서 축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제 앞에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이동국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주말에 하루 정도 쉬는 것을 제외하곤 후배들과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 패턴에서는 예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경기 일정에 맞춘 컨디션 관리를 할 수 없는 게 가장 다른 부분이에요. 몸 상태는 괜찮지만 경기를 하지 못하니 몸이 근질근질하긴 하네요(웃음). 훈련 때 물병을 따로 쓰고 자주 손을 씻는 모습들은 새롭습니다. 팬들이 클럽하우스를 출입하지 못해 허전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요.”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최고참으로서 어깨가 무거울 것 같았다. “2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하면서 이번처럼 개막이 미뤄진 것은 저도 처음이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먼저 나서서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요. 언제 시즌이 개막하더라도 바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해 주고 있고, 또 팀의 맏형으로서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지요.” 코로나19 대유행에 앞서 치렀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2경기는 결과도, 내용도 좋지 않았다. K리그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 3명을 포함해 올해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완벽한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해요. 시즌이 개막하면 우리의 장점이 더욱 두드러지고 전북다운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동국은 지난 2월 의료계에 마스크 2만개를 기부하는 등 스포츠 스타 가운데 가장 먼저 나눔을 실천하기도 했다. “벌써 한 달도 훌쩍 지난 일이 되었는데요, 그때만 해도 마스크가 모두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하고 싶었습니다. 그 이후 많은 선수들이 도움을 나누었는데 누가 했는지, 무엇을 했는지보다는 서로 도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이동국이 골 하나를 넣을 때마다 K리그 역사가 바뀐다. 1998년 데뷔한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다녀온 기간을 제외하고 K리그에서 21시즌 537경기를 뛰며 224골 77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역대 최다 골 1위에 도움과 출장은 2위다. K리그 첫 80-80클럽도 눈앞이다. “솔직히 지금까지도 많은 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더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제가 기록을 세울 때 이 모든 게 팀 승리에 보탬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는 만족합니다. 아울러 제 기록은 주변 동료들의 힘으로 이룬 것이어서 후배들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SOS초시생-⑨경찰행정] “경찰서에도 일반직 있어요… 경찰 조직 특성 이해해야 면접 유리”

    [SOS초시생-⑨경찰행정] “경찰서에도 일반직 있어요… 경찰 조직 특성 이해해야 면접 유리”

    올해 경찰청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2500여명의 경찰을 뽑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교통경찰, 강력계 형사 등이다. 하지만 경찰서에 이러한 경찰공무원만 있는 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정 전문 업무에 집중하는 일반 공무원들도 있다. 지난해 경찰청은 2006년 이후 13년 만에 일반직 공무원 공채 선발을 했다. 이번 주 ‘SOS초시생’에서는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의 협조로 서울지방경찰청 혜화경찰서 경무과 이정태(28·9급) 행정관, 금천경찰서 형사과 진아영(28·9급) 행정관과 경찰행정 분야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공부 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담았다.-경찰행정 분야를 고른 이유가 있나. 이정태(이하 이) 2016년에 경찰공무원 시험을 봤었다. 전공이 국제관계학과여서 외사 쪽으로 일을 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 체력시험을 보다가 부상을 당해 탈락했다. 이후에 일반직 공무원을 오랜만에 다시 뽑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게 됐다. 그때 합격을 못 했으니 행정직으로 일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진아영(이하 진) 경찰 업무라는 게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평소에도 내가 하는 일이 조금이라도 사회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미리 따 놓으면 좋은 자격증이 있을까. 이 경찰서 경무과 안에 정보화 장비계라고 있다. 경찰서와 지구대(파출소)의 전산, 무전기 등 정보화장비를 담당한다. 그렇다 보니 장비 수리 등 출장을 갈 일이 많다. 필수 자격요건은 아니지만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좋다. 진 합격 후라도 컴퓨터 활용능력 공부를 하면 좋을 거 같다. 문서 작업에 엑셀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굳이 자격증을 딸 만큼의 업무 능력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다. -선택과목은 무엇으로 했나. 이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을 선택했다. 제도나 용어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정보공개제도는 행정학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인데 합격 후 처음 접하면 조금 낯설 수 있다. 시험 전략 차원에서 보면 행정법과 행정학은 딱딱해서 어려워하는 수험생들이 있는데 본인이 편한 과목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과학을 선택한 동기도 잘 적응해 근무하고 있다. 진 나 역시 이 행정관처럼 두 과목을 선택했다. 지금 형사과 내 형사지원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주요 업무가 민원인들이 요청한 사람들에 대해 범죄경력을 조회하고 취업제한 여부를 판단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유치원 등 아동이 있는 시설엔 성범죄자가 취업을 할 수 없는데 유치원 원장이 취업 예정자의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면 이를 확인해 알려 주는 식이다. 이때 법령을 해석하고 적용해야 해 행정법, 행정학을 공부한 게 도움이 된다. -면접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이 일반 행정직하고 면접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앞으로 다른 신분인 경찰공무원들과 함께 일하게 되는데 잘 적응할 수 있겠느냐’와 같은 경찰 관련 질문이 나왔다. 진 나 같은 경우에는 ‘경찰 조직에서 행정직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느냐’, ‘경찰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알고 있는 게 있느냐’ 등의 질문을 면접 후반에 많이 받았다. 전반에는 하나의 상황을 주고 어떻게 행동할지 물어보는 상황형 면접이 진행됐다. -공부할 때 하루 일과는. 이 하루에 몇 시간을 공부하겠다고 정하지 않고 해야 할 공부 분량을 정했다. 그 양을 다 소화하면 무조건 쉬었다. 같이 공부하던 사람 중에 하루 10시간을 공부한다고 목표를 잡은 다음 할 것을 다했는데도 시간을 채우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가 있었다. 나는 하루 분량의 공부를 마치면 다음 계획을 잘 세우거나 쉬는 쪽을 택했다. 하루에 본인이 할 수 있는 공부 분량을 잘 정하는 게 중요하다. 진 일단 ‘방대한 양을 얼마나 빠르게 많이 보느냐’가 이 시험 합격의 관건이다. 과목마다 마음에 드는 기본서를 하나 선택하고 모든 내용이 기본서에 들어가도록 단권화했다. 기출문제나 문제집을 풀어 보고 틀린 문제의 해설에서 처음 보는 내용을 기본서에 추가하는 식으로 말이다. 시험공부 막판에는 단권화한 기본서만 수차례 반복해서 봤다. -합격하면 어디로 배치받나. 진우선 전국에 있는 지방경찰청 가운데 희망지를 밝히고 서울경찰청, 부산경찰청 등 그중 한 곳으로 배정이 된다. 이후 해당 지방경찰청에서 지역 내에 있는 경찰서 중 다시 희망하는 곳을 지원받는다. 예를 들어 서울경찰청으로 가게 되면 관악경찰서, 금천경찰서, 혜화경찰서 등 일하고 싶은 곳을 적어 내고 필기 성적과 주거지와의 거리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배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배치받으면 소속 권역 안에서만 근무하는 건가. 이 다른 권역에 있는 경찰청으로 간다고 희망하지 않으면 보통 서울 내에 있게 된다. 다만 필수 보직 기간이 있다. 한 과에서 2년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혜화경찰서 경무과에 배치를 받았다고 치자. 2년 후에야 형사과 등 다른 과나 아예 다른 경찰서로 가는 게 가능하다. -현재 소속된 곳에서 하는 정확한 업무는. 이 경무과는 행정 지원부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찰들의 복무, 인사, 상훈, 홍보 업무 등을 하고 있다. 일반 공무원이 되면 경리계에서 재무 업무를 보기도 하고 교통민원실에서 민원 업무를 다루는 사람도 있다. 진 형사과 형사지원팀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종합조회처리실에서 일을 하는데 내게 주어진 권한 내에서 경찰 전산망에 있는 정보들을 조회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함께 일하는 경찰들이 수사에 필요한 것을 의뢰하거나 민원인들이 특정인에 대한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면 전달하기도 한다. 내부 정보를 수정할 게 있으면 새롭게 입력하기도 한다. -경찰공무원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이 함께 일하는 직원으로서 상호 존중하며 지낸다. 서로 존댓말을 하는 게 한 예다. 경찰관, 행정관 모두 경찰서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별 탈 없이 지내고 있다. 진 아직 경찰서 내에 일반 공무원을 낯설어하는 분들도 있다.(웃음) 강력계 등 일반 공무원이 없는 부서는 행정관들에게 어떻게 호칭을 해야 하나 묻기도 한다. 사실 직장이라는 게 처음엔 어딜 가나 낯설 수밖에 없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형사지원팀 식구들이 잘 챙겨 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업무 강도는 어떤가. 이 평범하다고 보면 된다. 업무량이 근무시간 내에 집중하면 충분히 끝낼 수 있는 수준이다. 회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야근도 본인 선택이다. 자기 업무에 충실하고 책임감만 가지면 된다. 진 내가 일하는 종합조회처리실이 민원을 다루다 보니까 오후 6시 이후에는 야근할 일이 없다. 다만 시기에 따라 업무가 집중되는 때가 있는 것 같다. 개학 시즌이면 영유아 보육시설인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 성범죄 전력 조회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여기에 경찰들의 자료 조회 의뢰가 겹치면 근무가 버거울 때도 있다. 회식은 꼭 필요할 때만 하는 분위기다. -일하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느낀 부분은. 이 경찰도 계급사회니까 상명하복이 뚜렷할 줄 알았는데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 의견을 모으고 결과를 내는 분위기다. 진 보통 경찰 하면 떠올리는 게 (강력계) 형사나 지구대 경찰들인데 막상 들어와 보니 이들을 있는 힘껏 지원해 주는 다양한 부서가 있더라. 경찰서 내에는 생각보다 많은 부서가 있다. 그만큼 업무 범위가 넓다. -이런 성격이 더 잘 맞겠다 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 워라밸(일·가정 양립)을 중시하는 사람이 적합할 것 같다. 만일 자신이 일에 욕심이 있으면 다른 직류를 고려하는 게 좋다. (어떤 정책을) 기획하는 부서가 아니고 위에서 내려오는 것을 집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경찰행정 지원을 앞두고 ‘경찰청이 뭐 하는 곳이지’라며 고민을 하는 분이 많은데 간단히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고 일하는 곳만 경찰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경찰서에도 일반직 있어요… 경찰 조직 특성 이해해야 면접 유리”

    “경찰서에도 일반직 있어요… 경찰 조직 특성 이해해야 면접 유리”

    올해 경찰청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2500여명의 경찰을 뽑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교통경찰, 강력계 형사 등이다. 하지만 경찰서에 이러한 경찰공무원만 있는 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정 전문 업무에 집중하는 일반 공무원들도 있다. 지난해 경찰청은 2006년 이후 13년 만에 일반직 공무원 공채 선발을 했다. 이번 주 ‘SOS초시생’에서는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의 협조로 서울지방경찰청 혜화경찰서 경무과 이정태(28·9급) 행정관, 금천경찰서 형사과 진아영(28·9급) 행정관과 경찰직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공부 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담았다. -경찰직류를 고른 이유가 있나. 이정태(이하 이) 2016년에 경찰공무원 시험을 봤었다. 전공이 국제관계학과여서 외사 쪽으로 일을 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 체력시험을 보다가 부상을 당해 탈락했다. 이후에 일반직 공무원을 오랜만에 다시 뽑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게 됐다. 그때 합격을 못 했으니 행정직으로 일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진아영(이하 진) 경찰 업무라는 게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평소에도 내가 하는 일이 조금이라도 사회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미리 따 놓으면 좋은 자격증이 있을까. 이 경찰서 경무과 안에 정보화 장비계라고 있다. 경찰서와 지구대(파출소)의 전산, 무전기 등 정보화장비를 담당한다. 그렇다 보니 장비 수리 등 출장을 갈 일이 많다. 필수 자격요건은 아니지만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좋다. 진 합격 후라도 컴퓨터 활용능력 공부를 하면 좋을 거 같다. 문서 작업에 엑셀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굳이 자격증을 딸 만큼의 업무 능력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다. -선택과목은 무엇으로 했나. 이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을 선택했다. 제도나 용어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정보공개제도는 행정학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인데 합격 후 처음 접하면 조금 낯설 수 있다. 시험 전략 차원에서 보면 행정법과 행정학은 딱딱해서 어려워하는 수험생들이 있는데 본인이 편한 과목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과학을 선택한 동기도 잘 적응해 근무하고 있다. 진 나 역시 이 행정관처럼 두 과목을 선택했다. 지금 형사과 내 형사지원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주요 업무가 민원인들이 요청한 사람들에 대해 범죄경력을 조회하고 취업제한 여부를 판단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유치원 등 아동이 있는 시설엔 성범죄자가 취업을 할 수 없는데 유치원 원장이 취업 예정자의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면 이를 확인해 알려 주는 식이다. 이때 법령을 해석하고 적용해야 해 행정법, 행정학을 공부한 게 도움이 된다. -면접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이 일반 행정직하고 면접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앞으로 다른 신분인 경찰공무원들과 함께 일하게 되는데 잘 적응할 수 있겠느냐’와 같은 경찰 관련 질문이 나왔다. 진 나 같은 경우에는 ‘경찰 조직에서 행정직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느냐’, ‘경찰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알고 있는 게 있느냐’ 등의 질문을 면접 후반에 많이 받았다. 전반에는 하나의 상황을 주고 어떻게 행동할지 물어보는 상황형 면접이 진행됐다. -공부할 때 하루 일과는. 이 하루에 몇 시간을 공부하겠다고 정하지 않고 해야 할 공부 분량을 정했다. 그 양을 다 소화하면 무조건 쉬었다. 같이 공부하던 사람 중에 하루 10시간을 공부한다고 목표를 잡은 다음 할 것을 다했는데도 시간을 채우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가 있었다. 나는 하루 분량의 공부를 마치면 다음 계획을 잘 세우거나 쉬는 쪽을 택했다. 하루에 본인이 할 수 있는 공부 분량을 잘 정하는 게 중요하다. 진 일단 ‘방대한 양을 얼마나 빠르게 많이 보느냐’가 이 시험 합격의 관건이다. 과목마다 마음에 드는 기본서를 하나 선택하고 모든 내용이 기본서에 들어가도록 단권화했다. 기출문제나 문제집을 풀어 보고 틀린 문제의 해설에서 처음 보는 내용을 기본서에 추가하는 식으로 말이다. 시험공부 막판에는 단권화한 기본서만 수차례 반복해서 봤다. -합격하면 어디로 배치받나. 진 우선 전국에 있는 지방경찰청 가운데 희망지를 밝히고 서울경찰청, 부산경찰청 등 그중 한 곳으로 배정이 된다. 이후 해당 지방경찰청에서 지역 내에 있는 경찰서 중 다시 희망하는 곳을 지원받는다. 예를 들어 서울경찰청으로 가게 되면 관악경찰서, 금천경찰서, 혜화경찰서 등 일하고 싶은 곳을 적어 내고 필기 성적과 주거지와의 거리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배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배치받으면 소속 권역 안에서만 근무하는 건가. 이 다른 권역에 있는 경찰청으로 간다고 희망하지 않으면 보통 서울 내에 있게 된다. 다만 필수 보직 기간이 있다. 한 과에서 2년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혜화경찰서 경무과에 배치를 받았다고 치자. 2년 후에야 형사과 등 다른 과나 아예 다른 경찰서로 가는 게 가능하다.-현재 소속된 곳에서 하는 정확한 업무는. 이 경무과는 행정 지원부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찰들의 복무, 인사, 상훈, 홍보 업무 등을 하고 있다. 일반 공무원이 되면 경리과에서 재무 업무를 보기도 하고 교통민원실에서 민원 업무를 다루는 사람도 있다. 진 형사과 형사지원팀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종합처리실에서 일을 하는데 내게 주어진 권한 내에서 경찰 전산망에 있는 정보들을 조회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함께 일하는 경찰들이 수사에 필요한 것을 의뢰하거나 민원인들이 특정인에 대한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면 전달하기도 한다. 내부 정보를 수정할 게 있으면 새롭게 입력하기도 한다. -경찰공무원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이 함께 일하는 직원으로서 상호 존중하며 지낸다. 서로 존댓말을 하는 게 한 예다. 경찰관, 행정관 모두 경찰서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별 탈 없이 지내고 있다. 진 아직 경찰서 내에 일반 공무원을 낯설어하는 분들도 있다.(웃음) 강력계 등 일반 공무원이 없는 부서는 행정관들에게 어떻게 호칭을 해야 하나 묻기도 한다. 사실 직장이라는 게 처음엔 어딜 가나 낯설 수밖에 없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형사지원팀 식구들이 잘 챙겨 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업무 강도는 어떤가. 이 평범하다고 보면 된다. 업무량이 근무시간 내에 집중하면 충분히 끝낼 수 있는 수준이다. 회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야근도 본인 선택이다. 자기 업무에 충실하고 책임감만 가지면 된다. 진 내가 일하는 종합처리실이 민원을 다루다 보니까 오후 6시 이후에는 야근할 일이 없다. 다만 시기에 따라 업무가 집중되는 때가 있는 것 같다. 개학 시즌이면 영유아 보육시설인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 성범죄 전력 조회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여기에 경찰들의 자료 조회 의뢰가 겹치면 근무가 버거울 때도 있다. 회식은 꼭 필요할 때만 하는 분위기다. -일하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느낀 부분은. 이 경찰도 계급사회니까 상명하복이 뚜렷할 줄 알았는데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 의견을 모으고 결과를 내는 분위기다. 진 보통 경찰 하면 떠올리는 게 (강력계) 형사나 지구대 경찰들인데 막상 들어와 보니 이들을 있는 힘껏 지원해 주는 다양한 부서가 있더라. 경찰서 내에는 생각보다 많은 부서가 있다. 그만큼 업무 범위가 넓다. -이런 성격이 더 잘 맞겠다 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 워라밸(일·가정 양립)을 중시하는 사람이 적합할 것 같다. 만일 자신이 일에 욕심이 있으면 다른 직류를 고려하는 게 좋다. (어떤 정책을) 기획하는 부서가 아니고 위에서 내려오는 것을 집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경찰직류 지원을 앞두고 ‘경찰청이 뭐 하는 곳이지’라며 고민을 하는 분이 많은데 간단히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고 일하는 곳만 경찰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총선 D-1 흑색선전·막말 난무, 유권자 냉철해야

    4·15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19의 창궐로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주말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율이 26.7%로 4년 전(12.2%)의 2배를 넘는 등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 감염을 피하기 위한 분산투표로 이어진 면도 있지만 3년째를 맞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엇갈려 양 진영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각 정당이 ‘막말 주의보’를 내렸지만, 흑색선전과 도를 넘는 망언과 비방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그제 경기 시흥에서 열린 지원 유세에서 미래통합당에 대해 “쓰레기 같은 정당”이라고 발언해 비판을 받고 있다. 안산단원을에 출마한 김남국 후보는 올 초 유료 팟캐스트에 출연해 진행자들과 여성을 비하하는 방송을 할 때 추임새를 얹은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지난 7일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돈키호테에 빗대며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에 데리고”라고 발언했다. 열린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은 유튜브 채널에서 “저를 시정잡배 개쓰레기로 취급”한다며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하더라”라고 했고, 시청자에게 “여기서 네거티브할 시간에 집에 가서 자 이 XXX들아”며 욕설을 쏟아냈다. 민주당이 공식 비례정당인 시민당을 지원하면서 열린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흉기를 든 남성이 서울 광진을 오세훈 후보의 유세 현장에 뛰어든 사건을 거론하며 “이 정부는 자기들 목적을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테러를 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10일 세월호 관련해 선거방송에 출연해 막말을 한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에 대해 ‘탈당 권유’로 징계수위를 낮췄다가 차 후보가 저속한 성적 발언을 계속 쏟아내며 선거운동을 하자 어제서야 뒤늦게 제명 조치했다. 제명 요구가 뜨거울 때는 면죄부를 줬던 통합당이 수도권 등 접전지 판도가 통째로 흔들리자 ‘뒷북 조치’를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유권자들의 투표 의욕을 꺾는 흑색선전과 막말이 선거 때마다 반복된다. ‘아무 일 없었던 듯’ 당선되고 유야무야 넘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기권의 유혹을 극복하고, 투표로 심판해야만 도를 넘는 선거운동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이상적 선거는 최고 수준의 철인들을 뽑는 것이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최악의 후보를 골라내는 과정이다. 지역구 후보와 비례정당 후보들의 자질을 꼼꼼히 살피고 소중한 한 표로 저질 후보들을 심판해야 한다.
  • [그 책속 이미지] 어떤 모습으로 살지 내가 선택하는 거야

    [그 책속 이미지] 어떤 모습으로 살지 내가 선택하는 거야

    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코너 프란타 지음/황소연 옮김/오브제/320쪽/1만 6000원 거울을 바라보는 이의 표정이 심각하다. 여러 개 손이 덮치듯 다가온다. 거울 속 인물이 중얼거린다. “요즘 나는 내가 아니야.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거울을 봐도 내가 안 보여.” 코너 프란타는 직접 디자인한 의류와 커피 등을 판매하는 커먼컬처 대표이자, 500만명이 구독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이며, 베스트셀러 작가다. 20대 중반의 성공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그는 사실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살았다. 10대 시절의 가면을 벗고 20대의 자신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솔직한 글과 감각적인 사진으로 엮어낸 책은 흔들리는 청춘의 일기장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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