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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약돌] 인천공항‘속옷 비친다’소문 낭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5일 “여객터미널 바닥에 지나가는여성들의 속옷이 반사되어 비친다는 말은 헛소문”이라고공식 해명했다. 인천공항은 개항 직후부터 여객터미널 청사의 대리석 바닥이 반짝거리고 천장 조명이 밝아 짧은 치마를 입고 지나면 바닥에 속옷이 비친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인천공사 관계자는 “여러 차례 시험해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거울처럼 깨끗한 바닥을 보고 과장해서 한 말이 사실인 것처럼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 삼성-LG “”골밑 사수하라””

    ‘골밑을 사수하라’-.4일 창원에서 00∼01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을 갖는 삼성 썬더스와 LG 세이커스 모두 바스켓 장악에 팀의 운명을 걸고 있다. 농구는 ‘백보드를 지배하는 자가 코트를 지배한다’는격언이 있을 정도로 제공권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수비 리바운드는 속공의 출발점이고 공격 리바운드는득점 확률을 갑절로 늘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삼성이 챔프전의 흐름을 죄우할 3차전(2일)에서 원정경기의 부담을 딛고 승리를 움켜쥔 결정적 원동력은 리바운드의 압도적 우세.삼성은 이날 LG보다 무려 31개나 많은 5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아티머스 맥클래리가 13개를 걷어냈고 무스타파 호프는 자신의 최다기록인 24개를 낚아챘다.특히 호프는 무려 15개의 공격리바운드를 발판으로 자신의 최다득점(41점) 기록까지 세웠다. LG는 주무기인 3점슛을 13개나 쏘아 올리며 리바운드의열세를 만회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격차가 너무 컸다.LG가적지에서 2차전을 승리로 이끈 것도 사실은 리바운드에서36-36으로 균형을 이뤘기 때문이다.LG로서는 리바운드만균형을 이루면 외곽포에서 한발 앞서 충분히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다.설사 리바운드에서 뒤지더라도 10개 안팎이라면 스피드를 이용한 가로채기 등으로 커버가 가능하다. 하지만 갑절 이상의 리바운드 차를 극복하고 승리를 따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제공권의 중요성을 몸으로 절감한 두팀의 사령탑은 4차전의 초점을 같은 곳에 맞추고 있다.김동광 삼성감독은 “호프와 맥클래리는 물론 강혁 주희정 등 외곽 플레이어들까지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해 경기의 주도권을 잡겠다”고전략을 밝혔다.김태환 LG감독 역시 “대릴 프루와 에릭 이버츠가 체력이 떨어져 상대 용병들의 힘에 밀리는 인상이지만 구병두 오성식 조우현 등의 적극적인 몸싸움과 철저한 박스아웃으로 리바운드 차를 최대한 줄이겠다”며 “최소한 수비 리바운드만은 확실히 잡아낼 생각”이라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어느 때보다 뜨거울 ‘골밑전쟁’에서 과연 누가 웃을까-. 오병남기자 obnbkt@
  • 10일부터 5호선에 봉축열차 운행

    불기 2545년 부처님오신날(5월 1일)을 기념해 10일부터지하철 5호선 상일동∼방화 구간에서 ‘봉축열차’가 운행된다.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란 부제로 꾸며질 봉축열차는 전동차 1편성 8칸중 5칸(셋째∼일곱째) 내부에 불교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작품들이 설치되고,열차 외벽에는화려한 단청과 만다라 문양이 그려진다. ‘소리와 색으로의 공(空)’으로 이름붙여진 셋째칸은 벽면과 천장이 거울효과가 나는 알루미늄 시트지로 장식되고 여기에 ‘화엄일승법계도’를 그려넣어 존재의 근원에 물음표를 던져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넷째칸(‘나를 찾아서’)은 분주한 삶 속에서 잃어보렸던 나를 생각해게 해주는 선방(禪房)으로 꾸며진다. 다섯째∼일곱째칸은 ‘현실의 버팀목-불교’ ‘인연잇기’ ‘연꽃세상’이란 이름으로 소외계층을 향한 자비와 인연의 아름다움,연꽃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도록 각각 꾸며진다. 봉축열차는 6월 30일까지 82일간,평일엔 편도 기준으로 4차례,주말과 공휴일엔 6차례씩 모두 378차례 운행될 예정. 9일 오후 2시 고덕차량기지에서는 운행 개막행사도 열린다. 공사는 특히 석탄일엔 봉축열차에서 네팔전통춤 및 선무도 공연을 갖는 등 10차례에 걸쳐 불교를 주제로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불교인이 아니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감상할 수 있도록 불교적 색채가 강한 작품보다는 우리 고유의 전통과 불교를 현대미술을 통해 접목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교과서 문학 작품 “상당수 잘못 가르친다”

    우리 대부분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진정한 문학작품과 처음 만난다. 그러다 고교 졸업과 함께 ‘소설책’은 읽더라도 ‘교과서에 실릴’그런 문학작품은 더 이상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이렇듯 중고교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작품에는 문학의 고전·정전(正典)이라는 후광과 의미가 실려 있다. 그러면 중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은 과연 ‘실릴’만한 것들인가.또 교육현장에서 그 작품들을 제대로 가르쳐지는가.문학평론가이자 사범대에서 예비 국어교사들을 지도하는 이남호교수(고려대)는 최근 발간한 ‘교과서에 실린문학작품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현대문학)를 통해 이문제를 숙고한다. 이교수가 머리말에서 “중등학교 문학교육을 실질적으로개선하려는 목적을 갖는다”라고 밝힌 이 책은 제목처럼 중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26편의 현대작품(시 17,소설 9)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촛점을 맞추었다.이교수는 이를위해 각 작품마다 먼저 ‘배우기에 적절한 작품인가’와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를 일일이 따져묻는다. 특히 ‘어떻게’부분에서 일선 국어교사들의 학습내용 및교과서와 참고서 해설내용의 부정적 측면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앞서 ‘배우기에 적절한 작품인가’부분에서도 부정적으로 지적당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효과적인 문학교육이되기 위해서는 우선 대상 작품이 문학적으로 휼륭하고,학생 수준에 맞으며,학생의 흥미를 끌 만한 내용을 지닌 것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윤동주의 ‘참회록’은 그의 ‘서시’나 ‘별을 헤는 밤’에 비해 내용이 모호하기 때문에 고교생에게가르치기에 적당하지 않은 작품이며,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도 시의 묘미나 감동을 전달해 줄 만한 요소가 적은편이라 교과서에 실을만큼 휼륭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이교수의 견해다. 이런 지적은 박용래의 ‘겨울밤’,김동명의 ‘파초’,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등의 시 작품과,김동인의 ‘붉은 산’이나 이범선의 ‘학마을 사람들’등 몇몇 단편소설에도 해당된다.교과서에는 문학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충분히전달하는 휼륭한 작품을 수록해야 한다는 전제에 미달된다는 것이다. 물론 교과서에는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서정주의 ‘추천사’,유치환의 ‘생명의 서’,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김유정의 ‘동백꽃’,황순원의 ‘목넘이 마을의 개’등 중고생들이 꼭 읽고 배워야할 시·소설이 많이 실려 있다.그런데 교사와 교과서·참고서가 상당수 작품을 잘못 가르치고 있다고 저자는 비판해마지 않는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어교사들은 교과서와 참고서의 내용에전적으로 의존하는데,바로 그 내용의 많은 부분이 부정확하거나 틀린 해설이며 쓸모없는 지식이어서 학생들의 이해와감상을 오히려 방해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문학교육에서는 무엇보다 작품 자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감상이 필요한데도 이를 무시한 채 도식적인 지식만을 주입한다.예를 들어 이상의 ‘거울’에 관해서 많은 고교 문학교과서와 참고서들은 ‘기이한 행적을 보인 작가의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식으로 해설한다.그러나 ‘거울’은 아주 상식적인 작품이고 고교생 수준에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로,학생들은 이작품으로 시적 사유와 문학적 상상력을 배우고 즐길 수 있다고 저자는 반박한다. 또 작품에는 없는 내용을 억지로 가져다 붙이는 교사와 해설이 많는데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육사의 ‘청포도’등이 그런 수난과 오해의 좋은 예라는 지적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김수영의 ‘풀’,김기림의 ‘바다와 나비’등도 교사나 교과서의 추상적이고 견강부회하는 설명이 시의 맛을 ‘가게’하고 만다는 것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쓴 좋은 작품에는 무조건 ‘일제에 대한 항거’나 ‘조국 광복에 대한 열망’등의 주제의식을 상투적으로 부여하는 버릇은 고쳐 마땅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김재영기자 kjykjy@
  • 좌우 바뀌지 않는 거울

    ‘거울에 비치는 모습은 좌우가 뒤바뀐다’는 상식을 깨고 본래의 모습 그대로 비쳐주는 새로운 거울이 발명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정영경(正映鏡)’이라고 이름붙여진 이 거울은 미에(三重)현 나바리(名張)시에 사는 기타무라 겐지(北村健爾·56)가 8년에 걸친 연구 끝에 29일 실용신안을 얻음으로써 완성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정영경은 두장의 거울과 한장의 투명유리를 조합한 3각기둥 형태인데 가운데에 물을 채워넣은 것이 특징.두장의거울에 상을 반사시켜 허상을 실상으로 바꿔주며 거울의이음매를 없애 상을 선명하게 비춰줄 수 있다. 발명이 취미라는 기타무라는 “여배우가 화장을 하거나옷을 입을 때 자신의 본래 모습을 체크하는데 쓸 수 있지않을까”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요미우리자이언츠의 마쓰이 히데키(松井秀喜) 선수가 타격폼을 교정하는데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거울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세진기자 yujin@
  • 아버지의 실패 아들 부시엔 ‘약’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부친(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실패를 교훈삼아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백악관에 적응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집권한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부친과의 차이점은 여러 군데서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실패한 대통령으로부터 교훈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부친이 대통령으로서 실패한 것은 아니지만 재선에 실패,결국 실망했으며 부친을 거울삼아 배우는데 놀라울 정도라고 전했다. 우선 부친의 재선실패에는 주변 참모들의 책임이 크다고보고 자신의 참모들을 선발할때 팀워크와 충성심을 제일먼저 고려했다.또 부친 재임시절 대통령의 말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판단,그는 전국을 돌며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해 동의를 얻는 방법을 쓰고 있다. 부친은 상원의원 출신이면서도 정치혐오증을 보이며 정치인들과 가까이 하지 않았다.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의원들에게 친절하며 그들을 환대하고 있다.이는 교훈의 영향도있지만 천성적 기질 때문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 “日경제위기 거울 삼고 美경착륙에 대비하라”

    ‘일본의 경제위기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고 미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비하라’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21일 각각 보고서를 내고 정부에 이같이 주문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잃어버린 10년,일본의 교훈’이라는보고서에서 △정치권은 지지율 하락이 겁나 공적자금 투입을 반대하는 등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고 △관료들은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어 급변하는 환경에 시의적절한 경제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국민들은 일본형 발전모델을 개혁하는 것을 불만스럽게 여기는 등 변화에 대한 저항감을 보이고 있는 것 등이 일본 경제위기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과거사 처리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등 왜곡된역사인식도 한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우리나라도 경제위기 대응에 있어 일본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으나 일본은 대규모 금융자산,세계 1위의 외환보유액 등 장기불황에 버틸 힘이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체력이 약해 이런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못하면 곧바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또 “정치리더십,관료보수성,변화에 대한 거부감 등은 바뀌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부실처리나 구조조정은 과단성있는 처리만이 해결책”이라며 금융권 부실처리와 구조조정을 신속히 할 것을 주문했다.연구소는엔화가치가 10% 떨어질 경우 한국의 수출은 연간 27억달러,수입은 8억달러 정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향방과 한국경제에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미국은 일본과 달리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조절의 여지가 많아 U자형회복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관측돼지만 연착륙 시나리오를기정 사실화해서는 안된다”면서 경착륙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위기시의 비상계획을 마련,적극 대처할 것을 제안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사설] 심규철의원의 망언

    민의의 전당(殿堂)인 국회에서 ‘처첩(妻妾)의 사랑싸움’이라는 저질 발언이 나왔다.그것도 현역 의원의 입에서다.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의원은 16일 국회 문광위에서“대한매일과 또 다른 어떤 신문이 특정 신문을 공격하는것은 정부에 잘보이려는 처첩간의 사랑싸움 같다”고 ‘막말’을 해,파문을 일으켰다.그는 별도로 배포한 자료에서“항간에서는 50여년 동안 함께 산 처(대한매일)가 서방(정부)에게 잘 보이려고 아무리 분을 바르고 단장을 해도 10여년밖에 되지 않은 젊고 세련된 첩(H신문)을 이길 수 있느냐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명색이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내뱉은 이같은 ‘망언’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그런 수준의 인사가 국회의원으로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과 국회에 대한 엄청난 모독이기 때문이다.심씨는 자신의 주장을 떳떳이 내세우지않고 ‘항간에 떠도는 말’이라며 대한매일을 음해했다.‘아니면 말고’식의 치고 빠지는 비겁한 수법이 아닐 수 없다.그는 또 “대한매일은 일제 때 총독부 기관지인데,그런신문이 일부친일 행태를 비판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그의 주장은 부분적으로 옳다.그러나 그는 대한매일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와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그리고 서울신문과 대한매일의 차이점을 모르는 것 같다.그런 사람이 어떻게 언론을 다루는 국회 문광위원인지 기가 막히지만,알아듣기 쉽게 설명하겠다. 대한매일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는 구한말 항일구국운동의 구심점으로 대표적 민족지였다.그러나 1910년 한일 병합과 함께 일제는 신문사를 탈취하여 매일신보로 제호를바꿔 총독부 기관지로 만들었다.해방 뒤에는 매일신보가일본인 적산(敵産)으로 처리돼 정부에 귀속됐고 서울신문이라는 이름으로 역대 정권의 대변지 구실을 해왔다.그러다가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1998년 11월 대한매일의 제호를 되찾고 ‘공익정론지’로 거듭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대한매일 구성원들은 부끄러운 과거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것을 거울 삼아 ‘공익정론지’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정부가 대주주인 현재의 소유구조로는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고 소유구조개편에거사적인 노력을기울였고,마침내 정부의 민영화 천명을 받아내기에 이른것이다.적어도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은가. 사실이 이러함에도 심씨의 망언은 대한매일 구성원들과독자들에 대한 중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심씨의 망언을보며 지역구 주민들도 생각이 있을 것이다.그러나 심씨 스스로 대한매일 구성원과 독자,그리고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고 국회를 떠나는게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본다.
  • [여성 선언] 여성들이 더 말하게 하라

    지금 내 눈앞에는 산뜻한 초록색 선을 두른 한 권의 잡지가놓여 있다.‘살류쥬’라는,프랑스말 같기도 하고 아라비아말같기도 한 기묘한 발음의 이 제호는 실은 “살려주세요”라는 비명의 차음이라고 한다.시인 장정일이 물에 잠긴 도시에서 죽어가는 물고기처럼 입만 뻐금거리며 내뱉은 비명 바로그것-“살.류.쥬!” 이 잡지가 지금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비명의 절박함을 제호로 삼은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살류쥬’는 우리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일이 여성에게 강요하는 침묵을,어쩔 수 없이 터져나오는 말의 힘으로 스스로 극복하려는 의지의 엮음이다.이미 인터넷 거점인 살류쥬 사이트(www. salluju.or.kr/)는 여성문제와 문학의 쟁점에 관한 주요 토론 사이트가 돼 많은 방문객을 맞고 있으며 잡지 또한 여성과 문학을 공부하려는 눈밝은 연구자들의 주요 텍스트로 부상하고 있다.마산과 김해를 주거지역으로 삼은 여성들이 모여 간행하고 이제 겨우 세번째 책을 세상에 내보냈을 뿐인‘살류쥬’가 일으키는 이 작지만 무서운 파문이 어떤 의미일까? ‘살류쥬’가 보여주는 신선함의 근원은 이것이 ‘여성을대상으로 한 문학 잡지’가 아니라 ‘여성이 쓰는 문학 잡지’라는 데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더구나 그 ‘여성’이란,남성중심의 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입 티켓을 거머쥔 특별한 여성이 아닌 소위 아줌마들이란 점이 가장 중요하다.그것도 서울이 아닌 변방의 아줌마들이다! 물론 아줌마들에게 말하기의 장을 열어주는 매체들이 속속생겨나고 있으며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은 여성적 소통을 위한 중요한 몫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문자매체는 여성적 소통을 남성중심 사회가 허락하는 이데올로기의 범위 안에 머무르게 한다.‘살류쥬’의 힘은 이러한 가장 보수적 언어행위에 속하는 문학의 장에서 여성적 말하기를 시도한다는점일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현대 인간에게는 자기가누구인가를 구체적인 상으로서 발견하는 거의 유일한 전면적타자(他者)의 거울이 바로 문학작품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베스트셀러 소설이 다소곳하고 순정적인 여성을 주인공으로삼는 버릇을 버리지 않는 한,주체적 여성상을 정립하려는 여성학자들의 오랜 노력은 공부방 안에서만 빛나고만다.따라서 ‘살류쥬’의 실험은 인류의 가장 고급스러운자기형식화 도구인 문학을 여성의 힘으로 재구성해 보겠다는대단히 중요한 존재론적 실험이다. 기존의 문학은 여성이란 입이 없는 존재,그리하여 어떤 공격에도 다소곳이 “그것은 우리의 ‘선택’이에요” 라고 말하며 남성의 환상을 충족시키는 존재 이상의 대우를 하지 않았다.‘살류쥬’는 보다 많은 여성들이 비명을 지르고 고통을 말하기 바란다.내가 병들어 있고 내가 착취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몰상식’하고 ‘천박’하게 비명을 지르고 나뒹굴어야 한다.온몸의 독이 다 빠져나가도록 악취를 풍기고마당에 나가 동네 사람들이 다 보는 데서 바람에 더러운 것들을 털어내야 한다.그 다음에 비로소 새로운 언어가 나타난다. 산뜻한 새 모습으로 단장한 ‘살류쥬’를 보며 조용히 속삭여본다.그래,더 열심히 말하게 하라.아름다운 이 여성적 존재들에게 더 많은 입을 달아주라.‘살류쥬’3집 간행을 축하한다. 노혜경 시인
  • 새내기 탤런트들 ‘브라운관 점령’

    새내기 탤런트들 ‘브라운관 점령’

    새로운 것이 좋아!브라운관에 풋내음이 그득하다.갓 데뷔신고를 마쳤거나,CF말곤 연기경력 제로인 ‘생짜’신예들이 드라마 주연으로 줄줄이 캐스팅,선전하고 있다. 올봄 ‘캐스팅 파괴’ 원조는 뭐니뭐니해도 MBC 수목드라마‘맛있는 청혼’.드라마의 꽃 미니시리즈에서,그것도 멜로라인을 만들어갈 두축에 소유진 손예진이라는 생소한 이름이낙점됐을때 방송가에선 도박이라 여겼다.하지만 뚜껑을 연‘…청혼’은 코스닥 상장되자마자 상한가로 치솟는 벤처기업처럼 순식간에 시청률 톱텐 안으로 뛰어들었다. 소유진은 SBS 미니시리즈 ‘루키’로 얼굴을 알릴락말락이었고 손예진은 CF 두편 찍은게 전부.하지만 이들은 그얼굴이그얼굴인 스타주연들에 식상한 시청자들 틈새심리를 무서운기세로 파고들고 있다.소유진이 땡글땡글 장난기어린 눈빛연기로 통통 튈때 손예진은 청순함과 요부 이미지를 반반씩 섞어놓은 싱그러운 마스크로 분위기를 다잡는다.방송 나갈때마다 “누구냐”“신선하다” 등 시청평이 빗발친다. 질세라 또하나의 모험패를 꺼내든 곳이 KBS. 2TV 월화드라마 ‘비단향 꽃무’ 주연급으로 최민용을 포진시켰다.4년전 교양국에서 만든 ‘신세대보고,어른들은 몰라요’에 몇회 출연한게 전부지만 웬지 낯설지 않다.우수젖은 눈동자,반항기와그늘이 묘하게 교차하는 프로필 등이 일련의 ‘선한 반항아’ 계보를 잇고 있기 때문.죽은 형 민혁이 남기고간 미혼모영주(박진희)를 놓고 일류변호사 승조(류진)와 멜로대결을펼칠 우혁역이다.버거울성 싶은 역할인데도 ‘신세대보고’때부터 눈여겨봤다는 박찬홍PD는 “가만있어도 우수가 철철 흐른다”며 기대가 대단하다. SBS도 새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에 신민아,새 아침드라마 ‘이별없는 아침’에 유서진 등 새내기들을 잇달아 캐스팅했다.조성모 뮤직비디오 ‘아시나요’에서 애절한 눈망울이 인상깊던 베트남소녀 신민아는 감때사나운 이병헌 친동생 민지역,강성연의 MBC동기생인 늦깎이 유서진은 고시준비생 안정훈의 여자친구 지혜역으로 젊은 주부들을 흡인한다. 신예들 대활약은 스타시스템으로 도배돼온 주연급 캐스팅 관행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있다.아쉬운 대목은 이들 대부분이 캐스팅 난항의 산물이란 점.소유진은 박진희의 고사로,최민용은 김내원의 대타로 투입됐다는 후문이다.SBS 관계자는 “차제에 드라마국 안에 신인발굴·육성을 위한 제도적장치가 갖춰져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손정숙기자 jssohn@
  • 봄 연극판 달구는 한국판 햄릿 2편

    3월 연극무대에 이색적인 ‘햄릿’두편이 나란히 올라 한판 대결을 벌인다.연희단거리패가 5년만에 23일∼4월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다시 올리는 ‘햄릿’과,극단 예성동인이 16일∼5월20일 소극장 리듬공간 무대서 선보이는‘햄릿-분신놀이’. 이 가운데 연희단거리패의 ‘햄릿’은 인간의 사랑과 권력,그리고 복수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무덤 앞에서 펼치는 한판축제로 해석해 낸다.거대한 한국 고분 속을 무대로 설정해모든 상황이 그 무덤 속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진행이다.햄릿이 유령을 만나는 것을 샤머니즘적 접신(接神)과정으로 표현하는 것을 비롯해,죽음을 맞이하는 인간의 두려움과 좌절을오필리아의 장례식을 통해 생생하게 표현한 점,한국 전통의소리와 움직임을 강조한 극중극,그리고 무덤지기들의 선문답(禪問答)등 이윤택 특유의 해체와 한국적 재구성이 작품 전편에 녹아 있다. 한편 예성동인의 ‘햄릿­분신놀이’(김현묵 작·연출)는셰익스피어 재발견 창작극 시리즈 1탄이다.4대 비극 각 작품의 모티프를 현실과 접목해 창작극 형태로 만든 첫 무대다. 원작을 완전 해체해 극중극 형식으로 꾸미는데 햄릿의 분신격인 배우 3명이 무대에 올라 햄릿의 감춰진 내면을 투영하는 거울 구실을 하는 점이 이색적이다.등장인물이 서로의 역을 뒤바꾸는 놀이식으로 진행,인간의 감춰진 욕망과 본질을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왕은 권력의 정점에 서려는 햄릿의 감춰진 욕망이며,호레이쇼는 세상을 관망하지 못하는 햄릿의 소망을 표현한다.또 포틴부라스는 햄릿이 왕자로서 지녀야 할 고귀함과 결단성을대신 이루어주고,레어티즈는 즉각적으로 복수를 실천하지 못하는 햄릿의 인간성을 드러낸다.이러한 등장인물을 통해 햄릿은 자연스럽게 고뇌하고,참된 사랑의 부재에 몸부림치는인물로 부각된다. 김성호기자
  • [굄돌] 마음의 경치

    무던히도 무더웠던 작년 여름,처음으로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을 방문한 고교 졸업생인 딸과 함께 전라도와 경상도의 명승지 단체 버스관광을 떠났다.두달동안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딸아이는 친구와 함께 벨기에에 있는 피난민수용소에서자원봉사로 그림을 가르치고 왔고,나는 27년만에 남편과 어머니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와 다시 한국 땅에서의 삶에 적응하느라 남모를 땀을 흘리고 있었다. 버스 안에는 같은 아파트에서 온 60살 내지 70살 정도 나이의 두 그룹이 타고 있었다.그들은 서로 노래를 부르고 술도나누어 마시며 농담을 하고 버스 스피커에서는 계속 옛날 유행가가 흘러나와 흥을 돋우었다.하지만 나는 그것을 즐길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식당에서 한 테이블에 앉은 할아버지와도 별 말도 안하고 거북스럽게 밥을 먹고 버스에 오르자 딸아이가 나보고 “엄마 왜 그 분에게 친절하게 이야기를안해요? 할머니는 항상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친하게 지내는데….엄마는 너무 긴장해 지내요”라고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아! 내가 바쁜생활 속에서 인간에대한 사랑을 잊어버릴 뻔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이내 일행에게 미소를 짓고 딸과의 대화의 길로 나섰다. “리사,한국에 오니 사람들이 50인데도 많이 늙었다고 하고 큐레이터들도 전람회를 기획할 때 거의 30대,40대의 화가들만 뽑는다고 하는구나.나도 거울을 보면 얼굴에 주름살이 많이 있는 것 같아.”그 말을 들은 딸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엄마,주름살 안 보여요.마음이 젊고 이상이 높고 최선을다하는 사람이 젊은 사람이지.얼굴에 주름 하나 없어도 아무것도 안하고 늙었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늙은 사람이에요.엄마가 나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했지않았어요?” 이 여행후 나는 긍정적으로 살기로 딸과 약속했고 딸은 대학생활을 시작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고 하면서 더 큰 마음의 경치를 보기 위해 먼 미국으로 떠났다. 곽 수 서양화가
  • SBS ‘아름다운 날들’ 주역 이병헌·이정현

    SBS가 14일부터 선보이는 새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은 음반업계를 배경으로 한 탓에 연예계의 뒷얘기를 파헤친또다른 ‘순자’아니냐며 벌써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내용 못지않게 호화캐스팅도 화제거리다.청춘드라마의 간판스타 류시원,최지우도 빛을 잃게 한 장본인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흥행배우로 발돋움한 이병헌과 ‘바꿔’의 신세대 가수 이정현.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촬영중인 그들을 만났다. ◆ 이병헌. “솔직히 영화만 하고 싶었어요.영화는 다만 몇사람이 보더라도 진짜 그사람의 마음에,인생에 남잖아요.10년 후에 누군가가 비디오숍에서 내 작품을 꺼내드는 장면은 상상만해도기분이 좋아요.”미소가 싱그러운 남자 이병헌.비누로 막 얼굴을 씻어내고 거울을 볼 때의 풋풋함이 가득한 이 남자의얼굴에는 ‘사랑’이 역력했다.여자가 아닌 영화와의 사랑이. 이렇게 영화에 푹 빠진 그를 TV로 끌어낸 것은 SBS와 맺은출연계약.“드라마 1편만 더하면 계약이 끝난다”는 이병헌과 “1편으로는 택도 없다”는 SBS가 아직 신경전중이지만어쨌든 시청자들은 즐겁다.영화판에서 무르익은 그의 연기를안방극장에서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드라마에서 그가 맡은 민철은 아버지가 경영하는 음반사의기획실장이자 음반업계의 황태자.“어찌나 머리 아픈 캐릭터인가 하면요,4회분까지 찍으니까 이제 좀 감이와요.사람을대할 때마다 얼굴이 바뀌는 알쏭달쏭한 인물이예요.”이병헌은 평소엔 덜렁대는 성격이지만 연기할 때는 집요해진다.배역의 개연성을 따지면서 “이건 왜 이래요,저건 왜 저래요”하고 따라다니며 묻는 통에 감독이 짜증을 낼 정도다. 연출을 맡은 이장수 PD는 “드라마를 찍으면서 보니 이제 병헌이가 청춘스타가 아니라 진짜 배우가 된 것 같아 존경심까지 들더라”고 귀띔한다. 올해로 연기경력 10년째.대학 1학년 때 입영신청까지 해놓고장난삼아 탤런트 시험을 친 게 연기로의 첫발이었다. 탤런트연수 중 PD가 던져준 대본을 읽다가 “책을 읽어라 책을”이라는 수모를 당했던 것도 이제는 추억이다. 그는 요즘 일어회화 공부에 열심이다.‘해외진출 준비수업’인지를 묻자 “모든 것을 다 보여준 배우만큼 불행한 배우는없는 것 같아요.그저 먼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로 봐주세요”라는 알듯말듯한 대답이 돌아왔다.뭔가를 꾸미고 있는 게 분명하다. ◆ 이정현. 가냘픈 몸매에 빨간색 스웨터,꽉 끼는 블루진 치마를 걸치고 나타난 이정현은 머리얘기부터 꺼냈다. “이 머리 만드는 데 12시간이나 걸렸어요.이번에 제가 맡은 캐릭터가 아주 과격하거든요.검정색 생머리로 연기해 보니까 실감이 안나서 바꿨어요.”그녀의 역할은 거친 세파에 단련된 ‘욕망의 화신’ 세나.가수지망생으로 같은 고아원 출신인 최지우와 류시원을 놓고사랑대결을 벌인다. “세나는 악녀가 아니예요.사람들에게 배신도 많이 당하지만꿈하나만 믿고 버텨나가죠. 겉은 강하지만 속으로는 많이 아파하는 여자예요.”그녀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광기어린 모습으로 ‘바꿔’를 부르던 가수 이정현과는 썩 어울리는 배역이다. 드라마를 계기로 주제곡 등 발라드곡들을 담은 새 음반도 내놓을 예정.무대배경이 가요계라는데 실제로 얼마나 닮았냐는물음에는 “가수 트레이딩, 오디션 부분 등은 똑같지만 주먹출신이 음반사 사장을 하는 설정 등은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이정현은 열다섯살 나이로 광주항쟁을 소재로 한영화 ‘꽃잎’에서 신들린 연기를 보여줘 일찌감치 주목을받았다.하지만 너무 오랜만에 TV드라마 나들이를 하는 탓인지 “연기가 너무 어렵다”며 울상이다. “제가 정말 건강체질인데 얼마나 긴장했는지 감기몸살에 걸렸어요.하지만 병헌오빠,시원오빠,지우언니 모두 친해서 팀워크 하나는 끝내줘요.”얼마전에는 바쁜 이병헌은 빼고 단합대회도 했다.‘말술’로도 유명한 이정현답게 최지우 류시원과 함께 양주 2병을 거뜬히 비웠단다(참고로 류시원은 술을 거의 못마신다). 남자친구 있냐고 묻는 기자에게 “능력있고 바쁘지 않고 키172㎝ 넘는 남자 어디 없느냐”고 반문하는 당돌한 신세대,스물한살 이정현의 색다른 변신이 기대된다. 허윤주기자 rara@
  • [사설] ‘주사제’와 정책 추진력 부재

    주사제를 의약분업에서 제외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약사법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정책 추진에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개정안의 취지는 일반 국민들의 편의 측면을 고려해 주사제를 의약분업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으로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그러나 지난 22일 보건복지위에서 자유투표로 통과한 ‘주사제 제외’ 개정안이 약사회의 반발을 사는 등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여야는 뒤늦게당론을 조정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정부와 민주당은 간신히 주사제의 남용을 막기 위해 처방·조제료를 폐지하는 조건으로 개정안을 수용키로 의견을 모았고 한나라당도 개정안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으로 정리했다.이번 ‘주사제의 분업 제외’문제와 관련하여 여야 지도부가비판받아야 할 대목은 민생과 관련한 주요 사안을 처리하는과정에 있어 정책 의지와 진지함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상임위에서는 자유투표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가 비판 여론이 드세지자 후퇴하는 듯하더니 다시 당론으로 묶어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등 오락가락했다. 이번 문제에서 당론을 결정하여 처리하는 것은 옳고 자유투표로 처리하는 것은 그르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문제의 핵심은 ‘주사제 제외’의 당위성에 대한 정책적 확신을 당 차원에서 가졌는지,아니면 개정안의 장·단점을 분석한 결과 당론으로 묶을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의원 개인별 자유투표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인지를 당당하게 공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그러지 않으니 이익단체의 눈치를 살피고나중에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 아닌가.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입법의 성격에따라 당론을 정할 때는 분명하게 정하고,자유투표제가 명분이 있을 때는 이를 과감하게 실시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같은 당 소속 의원들간에 찬·반 의견이 두드러지는데도 당론을 이유로 헌법기관인 의원들의 의사를 구속해서는안되기 때문이다.
  • 러 출신2명 새달 3·11일 내한공연

    쌀쌀한 꽃샘추위도 막을 수 없는 따사로운 봄햇살.3월 들어 클래식 음악계도 봄을 맞은 듯 굵직한 연주회가 기지개를켜기 시작했다.때맞춰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도 28일 개보수공사를 끝내고 새단장한 모습으로 음악팬들을 맞이한다. 새달 3일과 11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잇따라 연주회를 여는 이들은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갈리나 고르차코바와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뮬로바.모두 러시아 출신에 필립스 음반사의 대표 아티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펴는두 연주자가 들려줄 정상급 선율에 눈길이 쏠린다. ◇갈리나 고르차코바 독창회=러시아 키로프 오페라단의 프리마돈나인 고르차코바의 내한은 97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공연장을 압도하는 엄청난 성량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마리아 칼라스의 뒤를 잇는 ‘드라마틱 소프라노’로 명성이높다. 오페라가수였던 부모의 영향을 받아 수많은 러시아 오페라들을 보며 자랐고 아역으로 무대에 서면서 프리마돈나의 꿈을키웠다.시베리아 음악학교를 거쳐 90년 키로프 오페라단에입단,프로코피예프의 ‘불의 천사’에서 강렬한 이미지의 레나타 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는 그녀는 소피 마르소가 주연한 영화 ‘안나 까레니나’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녹음하는 등 활발한 리코딩 작업도 벌이고 있다.글린카의 ‘종달새’‘볼레로’등 러시아 가곡과 푸치니 ‘마농레스코’중 아리아 ‘이 부드러운 레이스에 싸여 있어도’등 친숙한 곡들을 들려준다.(02)598-8277. ◇빅토리아 뮬로바 연주회=뮬로바는 안네 소피무터와 함께 21세기를 이끄는 최정상 바이올리니스트로 손꼽힌다.재즈와팝음악을 편곡한 크로스오버 앨범 ‘거울을 통해서(Throughthe looking glass)’출시를 알리는 전세계 순회공연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에서는 비틀즈의 ‘당신의 블루를위해(For your blue)’,앨라니스 모리셋의 ‘내가 원하는 모든 것(All I want)’,모리스 라벨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소나타’등을 선사한다. 모스크바 중앙음악학교 출신의 뮬로바는 81년 시벨리우스콩쿠르,82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자유로운연주활동을 위해 핀란드로 망명했다.베를린 필하모닉·런던심포니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세계적인 권위의 ‘디아파종’상을 수상한 바 있다. ‘거울을 통해서’는 야사 하이페츠가 편곡한 곡들을 뮬로바가 평소 앙코르 곡으로 즐겨 연주하는 것을 눈여겨본 첼리스트이자 작곡자인 매튜 발리가 제안해 빛을 보게 됐다.기타·피아노·타악기 등의 조화가 어우러져 원곡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새로운 해석이 돋보인다.(02)598-8277. 허윤주기자 rara@
  • 김종인 前경제수석의 쓴소리

    김종인(金鍾仁)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2일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서강경제인포럼 주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다. 김 전수석은 ‘국민의 정부 3년의 경제정책’이라는 강연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은 방향설정도 분명치 않고,추진과정에서도 일관성이 결여됐다”고 질타했다.경제정책을 시행하면서 축적된 시행착오를 교훈으로 삼아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기업부실이 위기의 근본원인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가져 온 근본원인에 대한 인식이 잘못됐다고 강조했다.정부는(위기의 원인을) 금융기관의 부실측면에서만 생각했는데,대기업의 과도한 부채가 금융기관을 부실하게 만든 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외환위기시 유동성 부족만 모면하면 된다는 판단에서 정부가 그때그때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다. 그는 “외환보유고가 900억달러를 넘었다고 IMF가 끝났다고 생각한 것은 객관적으로 말해 경제정책의 실패”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원칙이 불확실 4대 부문 개혁과 관련,“구조조정을 몇월 며칠까지 하겠다는 데서 불신을 조장했다”면서 “(정부가)노력하는 것은 분명하지만,서둔다고 단기간에 끝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구조조정의 원칙에 대해서도 원칙이 있는 것처럼 보이다가도,정작 실행할 때는 원칙이 없다고 비판했다.어떤 산업이경영을 잘못해 시장에서 퇴출될 상황이면 퇴출돼야 하는데도 규모가 크고,지나치게 돈을 많이 빌려줬다는 이유로 어떤형태로든 (정부가) 살리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질타했다. ◆올해 경제회복 낙관 못해 늦어도 올 하반기부터는 경제가회복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에도 이견을 드러냈다.그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5% 이하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일본이 90년대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을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우리경제의 전망을 낙관할 수없다”고 예측했다. ◆과거실패에서 교훈 얻어야 20년 동안 경제정책을 펴면서얻은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새롭게 틀을 모색하면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보다 쉽게 해결할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경제팀에게는 “정책입안자가 상황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면 실질적인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대우차 처리와 관련해 “의사는 환자가 어려우면 절대로 병을못 고친다”는 비유를 섞어가며 “기본 원칙대로 처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 [굄돌] 배려하는 마음의 공간

    외국 살면서 자주 만나던 친구들도 서울생활하면서는 못 만난다고 한다.형제들도 집안에 제사나 결혼식이 있어야 만나지고,동창이나 옛 친구들은 우연히 슈퍼나 애들 학원 등 엉뚱한 장소에서 마주치고,10년만에 만나서도 한두 마디 나누다가 급히 헤어진다.주차를 잘못해 놓고 와서,애 학원시간이 늦어서,소중한 인연들과 정든 사람들을 잊고 산다.코 앞에닥친 일상생활 하기가 급급하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글쎄,뜻은 있어도 실천하기가 어렵다.친구가 쌍둥이를 낳았다고 소식을 듣고 모자를 샀는데 전해주지 못하고 1년이 지났다.친정모임에도 자주 빠지다가 한번 나타나면 사촌 동생들이 몰라보게 성장해 있다.이웃사촌 배려하는 마음의 공간이 너무나도 빈약하다는 반성을 가끔 한다. 이렇게 지내는 나에게 작은 감동을 전해준 분이 있다.2년전 미국 몬태나대학의 한 연구소에서 워크샵이 있었다.한적한대학 캠퍼스에서 며칠 한국과 미국 관계자들이 모여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거기에 한국 통역관이 한분 있었다.유창한 영어,탁월한 노래솜씨와 유머로 한국 참석자들을 무척 즐겁게 해 주신 분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1년 뒤 여름 어느날,이 분이 문득 서울에오셨다고 내게 전화했다, 전달할 물건이 있다고.집 근처에서 만났더니 가방에서 커다란 못이 서너개 든 봉투를 둘 건네준다.몬태나에서 내가 몇해전 이사간 집의 벽이 모두 석고보드라서 거울 하나 걸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그래서 그 분이 미국 어느 철물점에서 석고보드용 특수 못을사가지고 서울에 와서 나를 찾은 것이다.나는 무척 놀랐다. “세상에,어떻게 그걸 기억하셨어요?” 아주 작은 선물이지만 이런 배려를 별로 받지도 못하고 전하지도 않으면서 살아 온 것같다.그 분이 이번 겨울에도 다시 귀국했는데 조만간 부인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하였다. 아들일 것 같다고 하던데 부디 순산하시기 바랍니다.행복하십시요. 노재령 국제갤러리 디렉터
  • 포커스 / 액스·티보데 잇단 내한 연주

    넘치는 기교와 감성으로 유명한 피아노의 거장 2명이 LG아트센터서 잇달아 내한연주회를 갖는다. 17일 오후6시는 엠마누엘 액스의 무대.김영욱 요요마와 함께 ‘액스-김-마’트리오의 한 사람으로 루빈슈타인 콩쿠르 우승,미국 최고 권위의 에브리 피셔상 수상 등의 경력을 과시한다.레퍼토리는 드뷔시 ‘영상 제1·2집’ 바흐 ‘파르티타 제1번’등. 22일 오후8시에는 세계적인 데카 음반사의 간판주자 장이브티보데가 특유의 섬세하고 열정적인 터치로 프랑스 낭만파음악의 진수를 들려준다.드뷔시 ‘12개의 프렐류드 제2권’라벨 ‘거울’등.(02)2005-0114. 허윤주기자 rara@
  • 19회 한국기독교문학상 이충이·윤갑철씨 수상

    한국기독교문인협회는 15일 제19회 한국기독교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이충이(李忠二)씨와 아동문학가 윤갑철(尹甲哲)씨를선정했다. 이씨는 시집 ‘빛의 파종’,윤씨는 동시 ‘하늘이거울이라면’ ‘봄비’등 9편의 시로 수상케 됐다.시상식은3월6일 오후5시 서울 한글회관에서 열린다.
  • 북한학생들의 신학기 준비

    요즘 남한의 학생들은 다가오는 신학기를 맞아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바쁘다.북한은 어떨까. 북한은 그동안 9월에 신학기를 시작해 이듬해 8월에 한 학년을 마무리했으나 96년부터는 4월을 신학기로 하고 있다.따라서 지금은 겨울방학 중이다. 물론 겨울방학이 끝난다고 해서 남한처럼 신학기 준비를 하지는 않는다.근 10년이 넘는 물자부족 탓이다. 최근에는 신학기면 지급되는 교과서도 거의 사라졌다.대신선배들이 쓰던 교과서를 몇년에 걸쳐 물려쓰는 일이 흔하다. 새로 받은 교과서도 옥수수 껍질을 원료로 만든 종이에 낙후된 인쇄기술로 만들어 잘 보이지 않는다.이를 4∼5년 동안물려쓰다 보니 ‘운이 없으면’ 반 정도가 없어진 교과서를받는 경우도 있다. 공책은 북한에서 구하기 힘들다.원래는 국영상점에서 배급하거나 판매했으나 공급이 달려 고위층이 출입하는 백화점에서나 살 수 있다.90년대 들어 활성화된 암시장(농민시장)도생필품 위주다 보니 학용품은 구하기 힘들다.3년전 탈북한김모양(19)은 “중국을 오가던 아버지가 공책 등 학용품 전부를중국에서 구해다 주었다”고 회상했다. 필기구는 그나마 나은 편. 남한에서는 ‘1회용’ 볼펜이나연필을 주로 쓰지만 북한에서는 만년필을 쓴다.잉크만 있으면 영원히 쓸 수 있기 때문.잉크 공급은 꾸준하다고 한다.북한 학생들이 이런 어려움에 처하자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은지난해부터 학용품 지원에 나서고 있다.그러나 북한 내에서자체생산이 되지 않는 한 부족분을 채우기는 버거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경하기자 l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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