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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소모적 정쟁은 반역의 정치

    역사는 오늘의 디딤돌이자 내일의 거울이다.그렇다.역사는 죽어버린 과거가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현재를 움직이고미래를 창조하는 원동력이다.과거 없는 현재가 없는 것처럼 역사로부터의 배움 없이는 미래의 건설이 불가능하다.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에게 불행했던 과거는 유사한 방식으로 되풀이된다고 하지 않았던가.오늘의 상황에서 위정자들과 사회 지도층이 명심하고 깊이 반성할 대목이다. 조선왕조 오백년의 누적된 모순은 동학농민전쟁으로 분출되어 봉건사회가 개혁에 직면하였다.이 개혁의 실패가 일본에 의한 조선의 강제병합과 가혹한 식민지 지배로 이어졌다.2차대전이 끝나 식민지에서 해방되면서 두번째 기회를 맞이하였다.그러나 식민지 유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개혁은 좌절되었고 설상가상으로민족분단이라는 절망적인 상황까지 겹쳤다.동존상잔과 군사독재는 해방의 좌절 위에 피어난 ‘악의 꽃’이라 하겠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80년대 이후 민주화라는 세번째의 기회를 맞이하였다.4월혁명과 광주항쟁,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지면서 국민적 동의를 확보한 민주화는 90년대들어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켰다.두 정부는 개혁을 제일의 과제로 추진하였다.따라서 민주화는 우리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21세기를 건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쉬운 일은 아니다.과거 민주화를 탄압했던 자들은변화된 상황에서 온갖 감언이설로 개혁을 반대하고 있다.80년대의 결집된 민주화는 여러 갈래로 찢겨 형체가 불분명하게 되어 버렸다.간혹은 민주화로 입신한 후 그 정신을 더럽히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민주화보다 경제가 중요하다느니 통일은 비용 때문에 어렵다느니 하는 소리도 들린다.이들이 모여 앉아 하는 짓이 당리당략이요 정쟁이다.저질의불량정치,불안정하고 불평등한 경제,모순투성이의 불구사회는 개혁 없이 개선될 수 없다. 그런데 민족의 분단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끝간데 없이 확장되고 있는 정치 난봉꾼들의 정쟁정치가 개혁과 민족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으니 안타깝다.이런 상황에서어떻게 민주화와개혁이 가능할 것이며,어떻게 21세기를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것인가? 지난 백년의 역사 속에서 개항기와 광복의 기회를 연거푸 잃었던 우리가 만약 민주화의동력까지 상실한다면 역사를 배반한 민족이 되어 버리지 않을까 두려움이 앞선다. 문민정부의 개혁이 후반기의 좌절로 이어졌던 것과 유사하게,국민의 정부에서도 개혁을 둘러싼 혼란이 깊어지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혼란의 일차적인 책임은 당연히 권력을 장악한 정권의 몫이며,실패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문민정부 당시에는 개혁적인 야당이 정부의 개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지금은 야당이 오히려 개혁에 반대하고 있으니 역사의 톱니바퀴가 심하게 엇물렸다. 비판은 살아있음의 증거이다.그러나 말도 안되는 억지,입에 담아서는 안될 욕지거리,‘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상투적인 흠집내기를 보면 정치가들이 최대한 상스럽게,최대한 저질스럽게 정치할 것을 약속이라도 한 모양이다.국민들이 정치가들에게서 듣고 싶은 것은 시정잡인의 험담과 술꾼의 헛소리가 아니라헌신과 소신에 근거한 비전과 의지다. 국민들이 정치권에 기대하는 것은 유치한 신경전과 속보이는 말장난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성숙한 정치다. 여당은 포용력과 투명한 국정계획을,야당은 개혁성과 대안적 전망을 보여주어야 한다.계획도 없고 포용력도 없는 여당과 야당의 대책없는 반개혁성이 국민들을 화나게 한다. 우리사회에서 개혁은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개혁을 거부하는 논리는 생존과 발전을 거부하는 논리로서,반역의 논리이자 반민족의 논리에 가깝다.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사회를좀먹는 소모적인 정쟁 또한 그와 같다. 정치가들이여,정쟁의 정치,반역의 정치를 멈추어다오. 정 대 화 상지대 교수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5)여인의 우정

    사랑이 시대와 사회와 민족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스탕달의 ‘연애론’ 제2부에 나오는 유명한 화두다.식민지 시대의 연애는 어땠을까.한국 문단사에 등장하는 1920년대의연애는 기생과 문사의 사랑이었고,1930년대로 접어들면서민중운동성 연애가,그리고 일제 탄압이 강화되면서 보다 비극적인,그러나 다분히 불륜적인 연애의 유형이 등장한다.최정희를 둘러싼 세 여성,모윤숙과 노천명은 바로 이런 일제탄압기의 연애 유형을 실천한 여인상으로 부각된다.셋 다유부남과의 관계 때문에 고뇌하면서 문학과 인간과 사랑을함께 헤쳐나간 평생 동지적인 관계를 유지했다.그녀들의 애인은 셋 다 공교롭게도 납(월)북됐고,그 사실 때문에 우정은 더욱 공고해질 수 있었다.셋은 최정희를 가운데 두고 서로 여성적 독점욕의 질투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게 큰 문제는 안되었다.1911년 9월 1일 황해도 장연에서 태어난 노천명(盧天命·1911∼1957)의 아명은 기선(基善)이었으나 여섯 살 때 홍역을 너무 심하게 앓아 죽는 줄 알았다가 살아나자 하늘이 내린 명이란 뜻으로 오히려 시인에 더욱 걸맞는멋진 이름을 얻었다. 진명여고를 거쳐 이화여전 영문과를 졸업(1934)한 깡마르고 고적해 보이는 그녀가 일약 문단의 목이 긴 사슴으로 명성을 얻은 건 첫 시집 ‘산호림’을 내고 꽤나 호사스런 경성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고서였다. 1938년 1월이었는데,이 해가 그녀에게는 길운이었다.조선일보 출판부 발행 ‘여성’지 기자로 취직이 된데다,극예술연구회에 가입,체호프 원작 ‘앵화원’의 여주인공인 라프네스카야(모윤숙扮)의 귀여운 딸 아냐로 출연했다. 보성전문 김광진(金洸鎭)교수는 무대 위의 노천명에 매료되었고,그들은 이내 깊고 심각한 관계로 빠져 들었다.유진오가 소설 ‘이혼’(‘문장’ 1939.3.창간호)에서 이들의연애사건을 다뤄 장안의 화제가 되어버린 건 문단 가십의하나다. 소설은 홍윤희란 여학교 교사인 영문학 전공의 27세 노처녀(당시로서는 이 정도가 노처녀였다)여주인공과,조혼으로 아내를 외면한 채 여급,유한마담 등과 빈번한 관계를 가진 상사회사 회계주임인 38세의 박재신이 열애에 빠진 사건을 다뤘는데,참고로 말하면 유진오는 김광진과 같은 보성전문(고려대 전신) 교수(1936∼1945.3월 폐교 때까지)였다. 소설 속의 등장인물은 나이나 성격 등이 비슷하여 입방아에 올랐는데,남주인공은 아내에게 논 열마지기를 떼어주고 서류상으로는 이혼했으나 언제든지 시댁에 와도 좋다는,한번시집간 여인은 영원히 그 댁의 귀신이라는 철칙은 지키는기묘한 형태의 헤어짐을 강박했다. 사실 신여성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혼서류였으며,남자는 이걸 위해 고향에 장기 체류했다가 상경했는데,여주인공은 그새 삐쳐서 싸우는 장면에서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이 딱히 실제와는 다를지라도 노천명과 김광진의애정행로에 가로놓인 난관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데이트 중 여인은 주로 로렌스의 ‘차탈레이 부인의사랑’이 어떻고 계속 이야길 하지만 남자는 시큰둥하고,남자는 해군비행기가 중경(重慶)을 폭격했다는 등의 다분히 시사적인 화두를 끄집어 내는데,이에 대한 여인의 반응은 냉담 정도가 아니라 대륙의 지리에 대하여 너무나 무지하여 놀랄 지경이었다고 묘사하고 있다.사실 노천명이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상당 부분은 이런 둘 사이의 여러 갈등을 하소연하고 있는데,이 소설이 좋은 참고가 됨직하다. 물론 소설대로 믿기어려운 대목도 있다.남자에게 춤을 가르쳐달라고 여자 쪽에서 먼저 접근해 간 것으로 묘사한 건 아마도 작가가 동료 교수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 사건을 접근한 탓으로 보인다. 1902년 평남에서 태어난 김광진은 동경(東京)상대 졸업 후 보성전문에서 경제사를 강의했던 마르크시스트였는데,해방 직후부터 건준(建準) 평남지부의 무임소 위원이 되는 등이내 월북하여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노천명에게 더욱 큰 상처가 된 것은 김광진이 유명한 기생 왕수복과 관계를 맺어버렸다는 사실로,결혼까지도 고려했던 남성으로부터의 배신은 이 섬세한 여성시인에게 실의를 안겨 주었다.북한에서도 경제학 관계 연구활동을 계속했던 그는 1981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임대식 편 ‘식민지시대 한국사회와 운동’).편지도 일기장처럼 가장 고통스러울 때 길고 아름다워진다.워낙 고독한 노천명은 유부남과의 사랑의 아픔을최정희에게 서리서리 펴놓는다. 조선일보 근무 시절(1942년 사직)에 가장 많은 편지를 보낸 것으로 봐서 연애의 초기가 가장 괴로움과 기쁨이 충만했던 것 같다.아마 노천명이 최정희에게 보낸 첫 편지는 “웬 일이겠수.며칠 전부터 당신에게 괜히 자꾸만 긴 편지를보내고 싶어 겉봉을 써 가지고는 호주머니 속에다 이렇게넣고 다니는데 당신에게서 우연히 글이 왔구려”라는 것인듯하다.‘친전’이란 걸로 봐서 직접 전해줬는데,이건 그만큼 은밀한 사연을 담고 싶다는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당신은 내 맘에 맞는 이--고운 여인이오.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신의 얘기를 하므로써 내가 자랑을삼”는다는 말처럼 노천명에게 최정희는 마력처럼 다가섰다.이 편지는 시집 ‘산호림’이 출간되기 불과 며칠 전이니까 아직은 천진스런 처녀 시인의 감상적인 일면이 그대로드러나 있다.즉 김광진을 알기 직전이었다. 다음 편지의 “문외한 김선생이 ‘거울’을 몹씨 칭찬하는구려”에 등장하는 ‘김선생’은 김광진으로 초기 데이트단계로 보인다.“정희!”라고 시작하는 편지에 이르면 김광진과 사랑이 깊어져 환희와 고뇌가 공존하는 모습을 엿볼수있다.“내 마음은 옛날을 더듬어 오직 아픈 것을 어찌 하겠소.허나 이런 말을 해 무엇하오.그는 진실하고 유망한 청년이었소.언제나 내가 사랑할 수 있는 훌륭한 청년이었소. 그가 행복하기만 몰래 빌고 있을 뿐이오”란 대목은 종잡을 수 없는 열정의 회오리 속에서 방황하는 자세가 나타난다. 이 기간에 아마 노천명은 구미포,진주,합천 해인사,백천(白川)온천 등지를 여행하며 최정희에게 편지를 보냈는데,대개가 사랑으로 말미암은 고통을 호소한다. 자신의 사랑 이야기만 하기가 미안했던 그녀는 “당신은이제서야 안전한 배에 가 탔소.김선생(김동환)은 반드시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오.그는 죽도록 연애감정을 가질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았소.…해당화 같은 당신이 또 그분을 행복케 하고 남음이 있을 것을 내가 믿소.어서 잔치를 하자구나.내가 국수랑 말구 떡이랑 담으마.나는 아무 짓을 그날 해도 좋을것만 같다.어서 기쁜 날을 가져와다우 친구야”라는 편지에 이르러서야 파인과 최정희는 공개된 동거관계로 들어간 것 같다.그 뒤 파인과 최정희의 덕소 집 모습이 아름답게 묘사되는 편지와,출산,모윤숙의 모종의 험담으로 신문사를 그만 둬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이 이어진다.그리곤 매일신보(노천명은 1943년 매일신보에 입사) 잡지부에앉아 ‘여류작가’들에게 “병정 얘기”,즉 “군국물(軍國物)”을 청탁하는 편지가 식민지 시기에 보낸 아름답지 못한 마지막 편지로 남는다. 광복후 노천명은 서울신문 문화부에 근무했다.이미 김광진은 월북해 버려 그녀에게는 친일행위와 함께 식민지 시기의 아픔은 이중의 상처로 저며왔다.종로구 동숭동에 최정희가 기거했던 시기는 1949년 1월부터 1957년까지 매우 긴 기간이었다. “언제 이 땅 그 남자들의 품격이 우리 여인들과 동등이 될는지 너무 한심한 상태요”란 구절은 문단 모임에 나갔다가 당한 모욕감에 대한 화풀이리라.노천명은 1946년 서울신문을 사직하고 엉뚱하게도 유학을 빙자하여 일본 밀항을 감행했는데(1947),가족들의 맹렬한 반대로 이듬해 귀국했다. 아무려면 김광진이 그리워 취했던 해프닝은 아닐 테지만 노천명답지 않은 돌출이었는데,그 상상 밖의 행위가 바로 6.25 때도 반복되었다.인민군 점령하의 서울에서 그녀는 문학가동맹에 가입,‘반동 문학인’ 체포에 협조한 혐의로 서울 수복 직후 체포돼 20년형을 선고받고 부산에서 복역했다. 이헌구.김광섭.모윤숙 등 문인들의 석방운동으로 1951년 4월 출옥한 그녀는 부산에서 최정희에게 외로운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편지를 보냈다.공군 종군작가단(1951년 1.4후퇴 직후)과 육군 종군작가단(1951.5.26)은 다 대구에서결성되었는데,최정희는 공군종군 작가단 소속으로 대구에서 지내고 있었다.이 무렵 노천명의 편지에 언급된 문인들은다 여기 소속이었다. 석방후 부산 중앙성당에서 가톨릭에 입교,베로니카란 세례명을 얻은 그녀는 공보실 중앙방송국에 근무하는 등 안정을 되찾았으나 이미 목이 긴 사슴으로서의 센티멘탈한 여성시인은 아니었다.그녀의 시에는 잡식성이 침윤되어 청순 단아하던 세계는시들어 버렸다.친일,친공,반공 행위를 두루 거친 이 목이긴 외로운 사슴 시인은 1957년 6월 16일,누하동자택에서 세상을 등졌는데,최정희는 문인장으로 치러진 그녀의 장례식에서 울먹이며 약력을 낭독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영수회담 성사 의미/ 상생정치로 ‘경제살리기’

    15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영수회담은 하반기 정국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언론사 세무조사를둘러싸고 지리하게 이어진 첨예한 대치 정국을 정상화시킬수 있는 단초로도 여겨진다는 뜻이다. 한나라당도 이날 수용 의사를 밝혔다.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김 대통령의 제안대로 “민생·경제와 대북 정책 등주요 국정현안을 대화로 풀자는 진지한 자세라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선 지난 1월 영수회담이 결렬된 이후 대치 정국이 심화됐다는 점에서 회담이 성사되면 무엇보다 ‘신뢰회복’에 대한 여야간 선언적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이를 바탕으로 경제와 민족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야당측은 영수회담이 오히려 정국경색을 야기했던전례가 있었던 만큼 실질적 성과의 보장을 조건으로 내걸었다.권 대변인은 “영수회담을 하기 위해선 먼저 의제가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병렬(崔秉烈) 부총재도 “사진이나 찍고 생색내는 회담이 돼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경제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조건으로 여권에 개헌 등 정계개편에 나서지 않겠다는 확약을 요구할 태세다.나아가 언론사 세무조사 처리도 관대한 입장으로의 전환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회담 개최 논의를 위해 조만간 사전협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야당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도 회담 결렬 사례를 거울삼아 구체적인 준비에 나설 것”이라면서 “어려운 경제여건이나 국민적 기대를 감안하면이번에는 합의문 작성 단계까지는 가야하지 않겠느냐”고말했다.따라서 이번 회담은 실무자급간의 구체적인 사전 조율 이후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하지만 이과정이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언론사주 구속, 남북문제,개헌론과 정계개편론,국정쇄신 등 다양한 의제가 한꺼번에 쏟아질 것으로 보여 사전 협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지운 홍원상기자 jj@
  • 在日 박철희교수 “日우익만 떼내 선별 대응을”

    “일본을 객관적,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않고서는 일본에대한 전략적인 대응은 어렵다고 봅니다” 일본 국립정책연구 대학원대학의 박철희(朴喆熙) 조교수는 14일 “일본을 정확히 알고 대처하는 국가 전략 시스템의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의 일본 연구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일본을 너무 모른다. 특히 현재의 일본 문제에 대한 객관적,실증적 연구가 부족하다.우리의 일본 연구라는 게 일본과의 과거사, 식민지배와 관련된 부분에 연구가 몰려있다. 역사랄지 경제,산업 같은 분야를 제외한 심층적인 부분,즉일본 사회나 정치에 대한 이해는 일천하기 짝이 없다. ●그 이유는. 코 앞에 일어나는 한·일간의 문제를 해결하고 불 끄는데조급했다.객관적·총체적인 연구가 부족했다. ●일본 이해 부족의 영향은. 일본 사회의 다양성을 이해해야 한다.우리는 우리가 보고싶어하는 일본 만을 본다. 거울처럼 보고 싶어한다.그래서는 객관적인 연구가 되지 않는다.일본이 어떻게 움직여 가고 있는가, 현실적으로는 다양한 흐름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어는 한쪽 만을 볼 때는 큰 오류를 낳기 쉽다. ●다양한 흐름이란. 대표적인 것으로는 일본의 보수화 문제를 들 수 있다. 흔히 한국에서 보수라 하면 우경, 우익세력이라고 하고 이들을 척결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보수정계만 해도 스펙트럼이 넓다. 같은 보수라 해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이 차이를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은 손꼽을 정도가 아닌가 싶다.보수세력을 뭉뚱그려 우경으로 몰아치기 보다는 이들을 세밀히 분류해 내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나 문제나 교과서 문제의 경우는. 교과서 검정제도랄지 종교법인인 야스쿠니 신사에 국가가관여할 수 있는 재량은 제한돼 있다.그런데 한국에서는 자세한 실정을 모른다. 일본이 왜 이 같은 시스템으로 돼 있는 지 알고 대응한다면 보다 냉정한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박철희 교수는 63년 충주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 석사를 거쳐 미 콜럼비아 대학서 일본 정치 연구로 정치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95년부터 2년간 일본 세계평화연구소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일본 국립정책연구 대학원대학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정계재편의 연구’,‘국회의원이 만들어지는 방법’ 등의 저서를 일본에서 출간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이사람] ‘느티나무 카페’ 매니저 이은희씨

    시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온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가다음달 4일로 개업 3주년을 맞는다.요즘 이곳은 우리사회에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토론장, 기자회견 단골장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서울 종로경찰서 맞은편의 안국빌딩 신관2층에 문을 연 느티나무 카페는 ‘더불어 함께’라는 시민운동철학을 실천하며 그동안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다.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지만 이곳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우선 입구 카운터에 참여사회 등 각종 시민단체 소식지들이 수북이 쌓여 있고 벽면에는 늘 아마추어 작가들의사진이나 그림이 눈에 띈다. 독립영화가 상영되고, 소규모콘서트 등이 이따금 열려 신진 예술인들에게 등용문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그런가하면 앳된 20대에서 흰 수염이덥수룩한 한복차림의 6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사람들이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느티나무는 지난 98년 9월4일 국내 시민운동의 양축인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이 공동출자해 설립된 철학카페.개업초기에는 사회각층의 저명인사를초청해 시민들과 대화하는강연회·세미나,환경관련 사진전 등이 자주 열렸다. 그러던중 어느덧 문화 명소로 알려지고 대학 동아리, 사회단체 회원들의 발길이 잦다보니 시민운동의 대언론 창구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느티나무에서는 평균 이틀에 한번 꼴로,어떤 날에는 하루두차례씩 우리사회의 다양한 주제를 놓고 성명서 발표,기자회견이 열려 온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요즘 우리사회의 관심사가 무언지 한눈에 알 수 있어요.기자회견이 열리면 상근 직원들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마이크·의자 배치하랴 음료수 준비하랴 무척바쁩니다”느티나무 매니저 이은희씨(여·27)의 말이다.오전 11시쯤 기자회견이 열릴 경우에는 곧 점심시간과 겹쳐넋이 나갈 정도란다. 하지만 매니저 이씨는 “환경,노동,여성,인권,문화분야에종사하는 다방면의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어 이곳이 우리사회를 들여다보는 ‘거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최근에 열린 주요 행사만 해도 ‘이동전화요금 인하 100만명 물결운동’‘동성애자 차별반대 공동행동 발족식’‘조선일보 구독거부와 언론개혁운동’‘대학교수,새만금 간척사업 중단’‘대중음악 개혁을 위한 가요순위프로 폐지운동백서발간’‘박정희 기념관 건립반대’…기자회견 등 한결같이 요즘 우리사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내용들이다. 특히 지난해 4·13총선 무렵에는 연일 기자회견과 토론회가 열려 ‘바꿔’열풍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총선 후에는아셈(ASEM)민간포럼 발족과 탤런트 홍석천씨의 커밍아웃에대한 인권단체의 기자회견이 개최되면서 시민운동과 시민을연결시켜 주는 가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지난 70년대 정동 세실레스토랑이 유신정권을 반대하는 반독재 민주화 시민운동의 상징이었다면 느티나무는 새천년시민운동의 본산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느티나무는 철학카페라는 이름처럼 토론의 장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시민운동가들이 커피 한잔을 놓고 마주 앉아 우리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함께 새로운 시민운동의 방향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총선연대의 출범 모태가 된 장소도 바로 이곳이다.98년 10월 시민운동가들이 모여 새천년의 활동방향과 과제를 토론하던중 한 참석자의 입에서 ‘낙선운동’이란 말이 튀어 나와 16대 총선에서 2000년 유권자 혁명을 일으키는 단초를마련했다. 카페 벽면에는 대관료가 비싼 갤러리를 사용하기에 벅찬시민단체나 젊은 예술가들의 사진과 예술작품이 주로 전시되고 있다.지난해 연말에는 외국인 노동자 대책협의회에서외국인 노동자들의 소외된 삶을 주제로 사진전을 개최했고,올해 초에는 참여연대 회원 소식지인 ‘아름다운 사람들’의 삽화를 그리는 이수현씨의 전시회가 열렸다.요즘 여름철에는 전통 부채 전시회가 한창이다. 68평의 널찍한 느티나무 공간은 인테리어 전문가 이상철씨의 손질에 따라 편안하고 유니크한 장소로 갈무리되었다.공간 구석구석은 시의적절하게 전시장,토론장,영화상영장,도서관,공연장으로 쓰일 수 있게 조정된다.카운터 뒤의 장식장에 비친된 술과 옹기들은 전시품인 동시에 판매상품이기도 하다. 이곳은 환경운동연합이 만든 카페이기에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많이 한다.이 때문에 음식에 조미료 안쓰고,무공해 농산물 사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매니저 이씨는 “음식맛이 전문카페를 따라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생맥주에물타서 파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아무리 철학카페라고 해도 시민들의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수익성을 내고 운영의 투명성도 지켜야 한다. 느티나무 카페는 3년전 개업때부터 ‘투명한 세무신고’를 고집,주변업소에 비해 5∼6배나 많은 부가세를 내고 있다. 이 업소의 한달 매출액은 1,700만∼2,200만원. 매출액 중카드 결제액은 400만∼500만원,나머지 1,300만∼1,700만원은 현금이다.분기별로 이 업소가 낸 부가세는 350만원 정도다.매년 1,400만원 가량의 부가세를 내는 셈이다.68평 규모에 좌석 70석인 이 업소와 비슷한 규모인 주변 업소들은 현금 매출액을 한껏 줄인 덕분에 분기별로 내는 부가세는 40만∼8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느티나무 카페는 성실하게 신고한 탓에 지난 2년동안 적자에 허덕이다 최근에야 수지타산을 맞추고 있다.매니저 이씨는 “얼마전 호프집을 운영하는 주변 업주로부터 부가세로40만원을 낸다는 말을 들었을 때 몹시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느티나무의 ‘투명납세’는 주변 업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뿐 아니라 세무당국조차 부담스러워 한다는게 참여연대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대화가 부족한 우리 문화풍토를 바꿔 나가자’는 취지로만든 이곳은 열린 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언론의 관심보다는시민들의 발걸음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커피 한잔의 여유와사색, 그리고 토론을 원하는 시민들은 누구나 환영받는다. 매니저 이은희씨는 “느티나무는 철저하게 법의 틀안에서영업하고 있어 카페운영 과정이 우리사회의 불합리를 개선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며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을 지지하는 유명인사들의 ‘1일웨이터 제도’등 깜짝 이벤트로 손님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윤청석 편집위원 bombi4@. ●이은희 매니저 문답. ■느티나무 카페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이 시민단체로서는 거액인 2억원을절반씩 투자해 설립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문을 열고 식사비와 술,음료수,차값은 다른 카페와 비슷하다.매니저는 두 단체에서 번갈아 맡는다.다만 이곳에서는다양한 문화행사가 많고 기자회견이 자주 개최된다는 점에서 일반카페와는 다르다. ■두 시민단체의 기금마련이 설립목적이라고 하는데. 하루에 찾아오는 고객수는 70∼80명가량 된다.재정부족에시달리는 사회운동에 별로 도움을 못주고 있다.때로는 세금을 내기 위해 장사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올바르게 수입을 올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 ■개업 때부터 투명한 세무신고를 천명했지 않았나. 원칙대로 세무신고를 했더니 부가세가 엄청나게 나온다.자영업자들이 왜 탈세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장사를 해보니 3%의 수수료를 꼬박꼬박 내야하는 신용카드 결제도 무척 부담스럽다. ■명함에 ‘철학마당 느티나무 매니저’라고 적혀 있는데어떤 일을 하는가. 환경운동연합에서 나와 6개월째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저녁이면 맥주를나르고,재떨이 비우고,설거지 하고,카운터에서돈을 받고, 가끔은 손님과 더불어 술 한잔을 마시고….그날매상이 많이 오르면 기분이 좋고 손님이 없으면 기운이 빠진다. 환경분야 말고는 별로 아는 게 없었는데 그동안 다방면의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세상물정을 많이 알게 된 것같다.나와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더불어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윤청석 편집위원.
  • SK텔레콤 휴대폰시장 재공략

    SK텔레콤이 거대한 덩치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1년남짓 숨죽여 있던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거인이 실지(失地)회복을 위한 ‘총진군’에 나선 것이다. 기반은 막대한 가입자와 자금력.두가지 모두 달리는 KTF와 LG텔레콤은 이에맞설 대책을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 ■SK텔레콤 “잠행 끝!”= SK텔레콤은 이달부터 다양한 신규 브랜드를 출범시킨다.현재 1318세대(13∼18세)를 겨냥한 새 브랜드 ‘팅’의 요금인가 신청을 정보통신부에 내놓은 상태다.또 2532세대(25∼32세)를 타깃으로 한 신규브랜드 ‘디오’(DO)를 이르면 이달 말 선보인다.젊은 직장인에 초점을 맞춘 DO에는 지금껏 볼수 없었던 파격적인 이용자 혜택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DO는 합병을 앞두고 있는 SK신세기통신과의 첫 공동브랜드가 될 전망이다.13세 이하 ‘키드’(Kid) 및 중장년층 이상 ‘실버’(Silver)등 계층에 대해서도 새로운 브랜드나 상품 형태의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기로 했다.또 후발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이용료를 상쇄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할인요금 혜택을각 상품별로 제공키로 했다. 이와함께 SK 계열사 및 제휴사들을 최대한 활용, 이들 기업의 서비스나 상품을 이용할 때 다양한 보너스포인트 적립과 할인혜택 등을 주는 ‘멤버십 카드제’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광고·홍보 등에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로했다. ■와신상담 절치부심= SK텔레콤은 신세기통신(현 SK신세기통신)과의 기업결합 대가로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을 2001년 6월말까지 50% 미만으로 낮추라”고 심결받았다.당시 양사 점유율 합계는 57%대.때문에 휴대폰 공급 중단(지난해 9월),휴대폰 공급량축소(올 2∼3월),신규가입 전면 중단(올 3∼6월)등 초유의‘역(逆)마케팅’을 해야 했다.그러나 그동안 가입자 연령별·계층별 공략 방안을 마련하는 등 치밀한 ‘하반기 대반격’을 준비해 왔다.또 올 상반기에 사상 최대의 순익을기록한데다 마케팅활동 중단에 따른 경비지출 감소로 자금력이 더욱 막강해진 상태다. ■“너무 튀지 않을까?”= SK텔레콤은 그러나 지나치게 강력한 마케팅 드라이브를 걸었다가는자칫 ‘비대칭(非對稱)규제’(시장지배력에 따른 차별적인 규제)의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정통부와 후발사업자를 중심으로 1위 사업자에 대한 비대칭규제 주장이 강하기 때문이다.때문에 시장점유율을 완만하게 높인다는 방침이다.한 관계자는 “연말까지 90여만명의 가입자를 추가 유치해 1,500만명 수준(52%가량)으로 늘린다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후발업체,“우회 돌파”= KTF(시장점유율 34.3%)와 LG텔레콤(15.7%)은 브랜드·상품 맞대응,계열사·제휴사 공동마케팅 등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정면으로 맞서기는버거울 것으로 보고 있다. KTF 관계자는 “준비는 하고 있으나 SK텔레콤의 자금력과 가입자 기반이 워낙 탄탄해 고전이 예상된다”고 털어놨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비대칭규제 여론몰이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상대 우위에 있는 무선인터넷쪽에 역량을 집중할것”이라고 했다. 한편 LG텔레콤은 6일 하나로통신과 통합상품 개발, 공동마케팅, 영업·유통망 공동 활용, 고객안내센터 통합 등을골자로 하는 포괄적 협력을발표했다.두 회사는 차세대 유·무선 통신 공동개발,해외시장 공동진출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2001 길섶에서 / 떡장수의 착각

    구한말,왕실에서 충북 괴산으로 시집온 부인이 있었다.왕실 사돈댁인지라 그 양반댁은 잡인의 출입을 금했고 왕실 따님인 그 부인도 바깥 세상을 모르고 갇혀 사는 셈이었다.그런데 그 마을에 입담 좋고 손 맛 좋은 떡장수 노파가 있었다. 어느날 부인이 입도 심심하고 귀도 심심했던지 떡장수 노파를 불러 들였다. 떡이야 팔든 못 팔든 구중궁궐 같은 왕실 사돈댁 한번 들어가 보기라도 했으면 원이 없던 차에 기별을 받은 노파는 치맛자락에서 휘파람 소리가 나게 달려 갔다.노파가 도착하자안방 문이 스르르 열렸다. 그런데 떡장수 노파가 벌에 쏘인 사람처럼 내 빼는 것이었다.어리둥절한 부인이 노파를 불러 까닭을 물었다. “먼저 온 떡장수가 있잖어유” 부인의 안방에는 왕실에서 하사 받은 거울이 있었는데 생전 처음 거울을 본 노파가 거울에 비친 자기를 동업자로 착각한 것이다.이처럼 사람들은 자기를 투사해서 상대방을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이 이야기는 실화다. 김재성 논설위원
  • “인간을 사랑하게 프로그램된 로봇”

    물에 잠겨 이끼덮인 뉴욕,베니스,암스테르담.지구문명의상징인 도시들이 이상기후 현상으로 사라져버린 어느 미래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카메라가 초점을 맞췄다.그곳엔 두 종류의 인간이 함께 산다.‘진짜 인간’과 ‘메카(기계)인간’.진짜 인간이 로봇인간에게 질문을 던진다.“사랑이 뭐지?” 속이 광케이블로 꽉찬,사람보다 더 사람같이 생긴 여자로봇이 입력된 정보대로 덤덤히 대답한다.“먼저 동공이 확대되면서 혈관이 팽창하고….”스필버그 감독의 새 SF영화 ‘A.I.’(Artificial Intelligence·10일개봉)가 기대를 모으는 데는 배경이 있다. 무엇보다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사가 각본,감독,제작까지몽땅 책임졌다는 점.까탈스런 감독이 제작과정을 일절 공개하지 않은 ‘극비’마케팅 전략도 호기심을 부채질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사실.그렇게 만들어진 ‘물건’은 다름아닌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1999년 타계하기 직전까지 공들였던 야심프로젝트라는 대목이다.스필버그가 완성시킨 큐브릭의 이 마지막 프로젝트에는 큐브릭의 색깔이 짙게 묻어난다.기계문명의 미래를 연민 가득한 디스토피아적 이미지로 그려낸 영화는,새삼 큐브릭의 SF걸작 ‘시계태엽 오렌지’를 복기하게 만든다. 로봇 제작 회사의 직원인 헨리(샘 로바즈)는 5년째 혼수상태인 아들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내 모니카(프란시스 오코너)를 위해 아들을 똑닮은 로봇 데이비드(할리 조엘 오스먼트)를 입양한다.데이비드는 인간의 감정을 갖고,인간을사랑하도록 프로그래밍된 최첨단 인공지능 로봇.헨리 부부의 아들 역할을 대신하던 데이비드는 극적으로 회생한 진짜 아들이 돌아오면서 존재가치를 잃는다. 영화의 중심얼개는 그토록 사랑하던 ‘인간 엄마’에 의해 숲에 버려진 데이비드가 엄마를 찾아헤매는 2,000년동안의 모험담이다.그렇다고 장난삼아 시공을 넘나드는 어드벤처 영화쯤으로 봐선 오산이다.인공지능 로봇이라는 금속성 소재는,엄마의 사랑을 얻고싶은 나머지 진짜 인간을 소망하는 데이비드의 순수애 덕분에 ‘체온’을 얻는다.‘식스센스’‘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등에서 ‘연기신동’ 소리를 들어온 아역배우 오스먼트가 완벽한 감성연기로 콧등을 시큰거리게 한다.‘리플리’에서 재벌2세로 나왔던 영국출신 미남배우 주드 로는 인간의 욕망을 채워주는 섹스로봇으로 변신했다. 폐기처분된 사이보그 인간들의 재생장면이나 위기의식을느낀 인간들이 로봇을 불사르는 폐기물 축제 장면 등에서는 비애마저 감돈다.‘멋진 신세계’의 끝이 저기일까.상영시간 2시간24분. 황수정기자 sjh@. ■영화 통해 본 현대과학. ‘데몰리션맨’에서 실베스터 스탤론이 사이버 섹스를 할때,‘바이센테니얼맨’에서 로봇인간 로빈 윌리엄스가 인간처럼 늙고 병들어 죽고싶어할 때,관객들은 번번이 놀랐다.SF영화는 미래를 앞질러 반영하는 거울이었으므로.그렇다면 ‘A.I.’는 어떨까.영화속에서 인공지능 인간을 소유하는 건 부의 상징이다.인간의 감정을 똑같이 가진 로봇인간은 한번 누군가를 사랑하도록 입력되면 영원히 돌이킬수가 없다. 그런 시대가 정말 올까.현대과학은 앞으로 20년 이내에 ‘A.I.’의 데이비드와 같은 인공지능 인간이 출현할 것으로 예견한다.일본 미쓰비시 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약 1조4,000억 달러의 세계 로봇시장 가운데 가정용·개인용 로봇시장이 4,000억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세계 로봇산업의 주도권을 쥔 쪽은 일본이다.국내 인공지능기술 개발업체인 씨컴테크의 최승석 대표는 “일본의 세계적 로봇제작사 IS로보틱스사는 세계최초로 인터넷으로 원격조작할 수 있는 ‘아이로봇’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당장 3∼4년 뒤엔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할 거라는 예측. 국내 기술수준은 반인반수 모양으로 악수나 나무절단 등단순동작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센토’가 개발된 정도다. 재미난 상상 하나.먼미래에 감정을 가진 로봇인간이 진짜인간에게 사랑을 고백해온다면? 진짜인간은 그 감정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
  • [자랑스런 공무원] 김홍식 국립박물관 학예사

    “자신의 집이 수해로 침수됐는데도 소장유물 걱정으로 한밤중 박물관에 나온 사람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 김홍식(金弘植·56) 학예연구사의 동료가 귀띔한 말이다.그는 박물관에 소장된 국보급유물의 보관상태를 관리하고,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일을 맡고 있다.지난 73년부터 28년간 해온 ‘유물 외길’이다.김연구사는 최근 감사원의 문화재 관련 감사에서 모범적 사례로 뽑혔다.유물 운반때 솜뭉치를 채우는 방식이 아닌,박스안에 고리를 만들어 줄로 조이는 ‘띠묶음’ 방식을 고안,유물의 훼손 우려를 줄인 것이 선정의 큰 이유였다. 이 방식은 뒤집어져도 내용물이 손상되지 않아 96년 애틀란타올림픽때의 유물기념 전시회 운반과정에서 성공적으로활용됐다. “국보인 금동미륵보살상을 옮겨야 하는데 혹시 손상이 나면 어쩔가 걱정이 됐지요.동료들과 숙의를 거쳐 이 방법을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는 이방식이 지금까지 각종 행사때 운반에 활용돼 긍지도 갖는다고 말했다. 김 연구사의 업무는 박물관에 있는 13만점의 유물 등록과정리,대여등 유물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분야다.요즘에는 공·국립은 물론 사립박물관에서 전시를 위한 대여 건수가 많아져 수요도 부쩍 늘었다.1년에 3∼4회씩의 해외 전시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재 발굴이후 노출에 따른 부식방지를 위해 ‘반밀폐식 서랍형’ 청동거울 전용격납장을 개발해 주위를놀라게 했다.금속물과 그림,모직물 등 유물은 습기와 미생물에 약해 이같은 보관법이 절실했기 때문이었다. “유물을 모아놓은 수장고가 지하에 있어 근무여건은 썩좋지않습니다.유물을 훼손하는 해충을 없애기 위한 화학약품 사용으로 냄새도 심한 편이지요.하지만 국보급 유물과함께 하루를 지낸다는 것은 ‘의무이면서도 크나큰 자랑’이란 생각입니다.” 그는 지난 1일에도 경기도 이천·광주·여주 국제도자기축제의 전시와 관련,‘또한번의 애정을 쏟을’ 출장 준비로부산하게 움직였다. 정기홍기자 hong@
  • 박한이 “신인왕 건들지마”

    박한이(23·삼성)의 신인왕 꿈이 영글고 있다. ‘아기 사자’ 박한이가 후반기 매섭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연승을 견인,무주공산이나 다름없던 프로야구 신인왕 경쟁에서 선두로 치고 나섰다. 박한이는 후반기 개막전인 지난 21∼22일 롯데와의 2연전에서 7타수 5안타 4타점의 불방망이를 과시,‘박한이 주의보’를 내렸다.이어 해태의 홈 고별전인 29일 경기에서는통렬한 3점포와 1타점 2루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4타점을 터뜨려 고별전을 승리로 장식하기 위한 해태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최근 6경기에서 무려 5할대(타율 .533)의 ‘폭풍타’로 팀을 6연승으로 이끈 것. 올시즌에는 차세대 프로야구를 이끌 씨알 굵은 대어들이대거 입단,신인왕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고됐다.박한이를 비롯,시드니올림픽에서 미국 거포들의 넋을 뺀 잠수함투수 정대현(SK),국가대표 2루수 신명철(롯데)과 150㎞의 강속구를 뿌리는 이정호(삼성) 등이 신인왕 후보로 관심을 끌었다.그러나 정대현과 신명철,이정호는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주전 확보조차 못했다.다만 초반 뭇매를 맞던 이동현(LG·3승3패)이 프로에 점차 적응,중반부터 제기량을 찾아 유일하게 박한이를 견제하고 있다.또 올해 전혀 주목받지 못한 김태균(한화)은 고비 때마다 ‘깜짝 홈런’을 날려 신인왕 경쟁에 끼어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신인왕 판도는 주전 한 자리를 꿰차고 공수에서 맹활약하는 박한이의 독주속에 이동현과 김태균이 멀찍이서 추격하는 양상이다. 박한이가 95년 이동수(현해태) 이후 6년만에 삼성의 3번째 신인왕으로 탄생할지 주목된다. 김민수기자 kimms@
  • [고시촌 산책] 학원들 SW로 경쟁해야

    신림동 한림법학원에 몸담은 지도 벌써 9년째를 맞고 있다. 그때에 비해 지금은 수험생과 합격생의 증가는 물론 신림동고시촌도 양적으로 엄청난 팽창을 했다. 학원의 증가 및 시설확충,서점의 증가,미니원룸,독서실,고시신문 등 수험생들을 위한 시설을 보완하고 다양한 정보를제공하는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 특히 고시학원은 고시생들을 위한 서비스기관으로 선의의경쟁을 통해 수험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양적 팽창에 따른 질적인 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인듯 하다.각 부분의 올바른 경쟁력 확보나 서비스면에서는 그에 따르지 못한 면도 있지 않은가 싶다. 수험생들이 학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한 프로그램 ▲강사진의 선호도 ▲학원의 지명도·명성 등이다.이에 따라학원들도 성실하고 실력있는 강사분들을 유치하고 출제경향에 맞는 체계적인 프로그램 개발,철저한 관리 시스템과 부대시설의 개선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험생들의호흥에 부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에서 이런 서비스의 차원에서 올바른 경쟁력 개발보다는 유명강사들에 대한 스카우트,투서 등 같은 업종끼리의 과열경쟁이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이는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사교육기관으로서의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것이 아닐까. 수험생들이 학원의 프로그램과 강사진을 보고 강좌를 선택하고 공부계획을 짜놓았는데 갑자기 강사진이 바뀌고 일정이 변경된다면 수험생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실제로 적지 않은 수험생들이 이같은 일을 당해 혼란스러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학원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그 분야에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본연의 일일 것이다. 정당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양질의 서비스로 고시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지 않을까.수요자를 생각하지 않고 경쟁만을 일삼을 때 고시문화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사법시험,행정고시 등 고시제도가 대폭 바뀐다.문제유형 변화 등을 맞아 수험생들도 수험생활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공부방법을 통해 자기자신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수험생들을 위한 길잡이로서 학원은 성공을 향한 전진만을하려고 하지 말고,올바른 경쟁력을 통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때가 온 듯하다.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거울삼아 각고의 노력으로 매진하는 모습을 보일때다. 이원무 한림법학원 부원장
  • [대한광장] ‘어미 마음’의 정치인이 보고싶다

    택시 안이다.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한 뒤 날씨에서부터 말머리를 풀었다.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요즘 민심 어때요?”라며 슬쩍 화제를 돌렸다.거울 너머로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본다.이내 표정이 굳어졌다.“왜요? 요즘 나라가 복잡하잖아요.언론사태나 추미애의원과 소설가 이문열씨의 논쟁,그리고 법조인들의 결의문 발표 등에 대해 뭐라고들 하나요”라고 재차 물었다. “몰라요.”퉁명스럽기가 마치 뺑덕어멈 같다.그대로 물러서기도 쑥스러워 “왜 몰라요.방송이나 신문들이 연일 떠드는데?”라고 되물었다.“아니 정말 몰라서 물어요.요즘 손님들 택시 타면 아무말도 안해요.뭐가 흥이 나서 떠들고 자시고 합니까? 정치라면 넌더리를 내요.모두 배부르니까 하는 수작들이지.중산층이 무너진지 오래예요.살기가 얼마나힘든데.모두들 죽을 맛이지요.정치하는 양반네들,말로만 경제를 떠들지 실상을 압니까.그네들 욕해봐야 심성만 나빠지고 입만 거칠어 집니다.” 대화는 여기서 끝났다.이번 주 3차례 택시를 탔는데,매번엇비슷한 반응이었다. 대중목욕탕 안이다.벤처업체와 술집들이 즐비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뒷골목에 위치한 곳이다.사무실과 가까워 자주이용한다.두어달 전부터 흥미있는 현상이 발견됐다.동네 아줌마들로 보이는 여자들이 적게는 10여명,많게는 20여명 정도씩 떼지어 화투판을 벌이는 것이다.하도 이상해 주인에게 물었다.“모두 이 동네에서 조그만 술집이나 밥집,구멍가게를 하는 아줌마들이에요.하도 장사가 안되니 낮에 목욕탕에서 1,000∼2,000원이라도 따기 위해 내기판을 벌이는 거죠.그냥 심심풀이에요.우두커니 빈 가게 지켜봐야 무엇합니까.요즘 이 동네 불경기는 말도 못해요.오후 4∼5시면 목욕을 하고 출근하던 술집아가씨들도 거의 없어졌잖아요.최악이에요”라는 것이 그녀의 대답이다. “아하! 그랬었구나.그래서 식당에 낮이나 밤이나 빈 자리가 많았었구나”.벤처타운의 불경기는 서민층의 목덜미도 함께 조르고 있었다. 찻집 안이다.언론계 후배를 만났다.신문사를 그만 두고 싶단다.아니,그만두지 않아도 저절로 퇴출될 것이란다.서울에만 이 불경기에 십여종이 넘는 종합지가있으니,큰 신문사에 M&A 당하거나 부도로 문 닫을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그래서 생각한 것이 이민이라나.어차피 지금 정치인들 꼴을보면,차기 정권도 희망이 없으니 자식이라도 희망있는 나라에서 키우고 싶단다.참 뛰어난 후배인데.차마 잡을 명분을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 나라 정치인들은 택시도 안타고,대중목욕탕에도 가지 않는가.기자를 만나도 권력에 눈먼 기자들만 만나는가.어느 매체에서도 민생을 걱정하는 정치인의 목소리는 찾을 수 없다.아무리 정당의 존립 목적이 집권에 있다지만 해도 너무한다.모두 차기 대권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벌써부터 자천타천 차기 대권급 주자라는 인물이 십여명에 달한다. 가난하고 배운 것 없는 서민들만 불쌍하다.중산층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어떤 백화점의 세일행사가 매출 신기록을보였다는 화제성 기사는 먼 이웃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언론사 세무조사도,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에도 관심이 없다. 작가 공선옥씨는 최근 펴낸 ‘수수밭으로 오세요’에서 “적자생존의 세계,시쳇말로 잘난 사람들의 세상은 ‘아비 마음’이고,못나고 한없이 못 배우고 가난하고 아픈 사람을사회·경제·정치적으로 제도적 보호를 해주는 것이 바로‘어미 마음’”이라고 했다. 우리 정치인들은 아비 마음인가,어미 마음인가.어미 마음을 가진 정치인을 보고 싶다.그래야 국민들이 다시 정치를사랑하게 된다.택시기사도 잃어버린 말을 되찾는다.대중목욕탕에서 죽치고 앉아 화투장 집어든 아낙네들도 제 위치로 돌아간다. 지금,상당수 국민들의 가슴에 절망이 가득하다.아는가 모르는가.여·야 지도급 인사들의 지지율이 왜 20%에도 미치지 못하는가를.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김 행 디 인포메이션 대표
  • ‘헐렁한 수갑’에 예산 샌다

    서울 Y경찰서 형사계 김모 경사(42)는 13일 “범인을 잡을때 국산 수갑을 사용하는 형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무거울 뿐 아니라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국산은 260g인 데 반해 인기있는 영국제는 183g이다.국산은 디자인이 투박하고 몇년만 쓰면 잠금장치 톱니가 닳아 못쓰게 된다.손목에 내리치면 자동적으로 채워져야 하지만 국산은 채워지지 않을 때가 많다.양손으로 거칠게 잡아당기거나 흔들면풀어져 버리는 일도 생긴다. 10만원짜리 영국제를 쓰고 있다는 M경찰서 이모 형사(33)는 “후배가 형사로 임용되면 외제 수갑부터 사두라고 권유한다”고 말했다.그는 ‘흉악범은 외제 수갑,잡범은 국산 수갑’이라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또 다른 형사는 “수갑 열쇠가 열쇠구멍 속에서 부러져 절단기로 수갑을 자르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관들이 지급품인 국산을 외면하고 자비를 털어 시중에서 6만∼10만원하는 외제 수갑을 사서 쓰고 있어 예산만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국산은 재질이 스테인리스이나 영국제는 알루미늄,미국제는 니켈도금,대만제는 아연도금으로 처리됐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일선에 지급된 국산 수갑은 8만9,000여개.중앙경찰학교를 갓 나온 신임 순경들에게 1개씩지급한 뒤 경감 이하 직원에 한해 7년에 한번씩 새 수갑으로 교체해 준다.10년 경력의 형사는 3개 정도의 수갑을 갖고다닌다. 경찰청은 해마다 3억원의 예산을 들여 Y사 등 2개 업체로부터 수갑을 공급받는다.국산 수갑의 단가가 1만4,800원이므로 10억원대의 혈세가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경찰청은 99년 ‘경찰장비 관리규칙(11조)’을 개정,관급 수갑 대신 다른 제품을 쓰면 징계하도록 규정했다.경찰장비 지정판매업체인 서울 광화문 G사에서 구입해도 규칙 위반이다.하지만 외제 수갑은 청계천이나 용산,구로동 상가 등에서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관급 수갑에 대한 불만이 높아 내년부터 알루미늄 재질의 가벼운 수갑을 연차적으로 지급할 방침이지만 전 경찰관이 새 수갑을 쓰려면 몇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디지털 애니메이션 ‘마리‘중간 발표회 가진 이성강 감독

    가족단위로,또는 연인끼리 나란히 손잡고 가서 볼 수 있는국산애니메이션은 없을까.오는 12월 이런 애니메이션이 한편 선보일 전망이다.디지털 팬터지 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제작 씨즈엔터테인먼트)가 그 것.애니메이션은 보통 성인 또는 아동용으로 대상층이 확연히 나뉘지만,이 애니메이션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스토리의 폭을 넓혔다.이성강 감독(39)은 최근 열린 중간제작 발표회에서 영화관계자들로부터 “일본이나 미국의 수준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는 칭찬을 받고는,내내 환한 표정이었다.이 감독은 단편만화영화에서 국내 정상으로 정평나있고,이번에 처음 장편에 도전한다.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었음직한 이야기와 기억을 일깨워봤어요.차가운 컴퓨터로 따뜻한 애니메이션을 만들려 합니다. ” 크리스마스 즈음 개봉을 목표로 한창 작업중인 ‘마리 이야기’는 12세 소년과 신비의 소녀가 엮는 동화같은 사랑이야기.디지털 방식으로 입체감과 서정성을 두루 살리기 위해 2D와 3D를 섞어 만들고 있다.선(線)을 쓰지 않아 따뜻한느낌을 준다.그러면서도 배경과 주변사물들이 입체적으로 묘사됐다.그는 “선이 들어가는 기존의 셀(Cell)애니메이션 방식만으로는 원근이나 공감각을 살려내기가 어렵다”면서 “장면들을 일일이 3D로 찍은 다음 그걸 바탕으로 다시 2D작업을한 덕분에 회화적 분위기를 내는 데 성공한 듯하다”고 자평했다. 이쯤되면 80분짜리 영화가 탄생하는 데 근 3년이 걸린 것도 무리가 아니다.영화가 처음 기획된 건 98년 10월.이후 “완벽주의자”(주변사람들이 이감독을 이렇게 부른다) 감독 아래서 35명의 애니메이터들은 야근을 밥먹듯 했다. 제작비 30억원이 들어간 이 영화에 업계가 쏟는 관심은 크다.“괜찮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다더라”는 입소문이 진작부터 무성했다.배급도 시네마서비스가 책임지기로 나섰다. 이감독의 ‘명성’덕분이다.그는 지난 98년 단편애니메이션‘덤불속의 재’로 세계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앙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재능있는 감독이다.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80년대말 뒤늦게 그림공부에나선 ‘늦깍이’ 화가이기도 하다. “졸업후 7년동안 혼자 그림을 그렸죠.소그룹 전시회도 가져봤어요.그런데 컴퓨터를 배워 그림을 움직이게 해봤더니 그게 무진장 재미있더라구요.”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로 입문하게 된 동기는 싱거울 정도로 단순하다.컴퓨터 보급이 일반화된 95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으니 그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1세대 작가이다. 그는 “‘마리이야기’가 사랑과 추억을 일깨우는 선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장편영화의 정서를 해치지만 않는다면 TV용으로 다시 만들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
  • [사설] 추모공원, 주민설득이 과제

    새로운 장묘문화 이정표가 될 서울시 추모공원 후보지가두곳으로 압축됐다.최종 후보지가 확정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가 2004년이면 야외공연장등 문화·체육시설까지 갖춘 쾌적한 추모공원이 선보이게 된다. 문제는 해당지역의 주민 설득이다. 혐오시설의 자기 지역건립을 극력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후보지 물색에서 결정까지 2년8개월이 걸린데서 이 문제의 어려움이 이미 감지되고 있다.선진 외국과 달리 양택·음택 구분의식이 강한 우리이고 보면 전혀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추모공원은 불가피하다.서울의 유일한 화장장 벽제 승화원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매장 위주에서 화장 위주로 장묘문화가 바뀌었기 때문이다.화장률은 지난해 이미 50%를넘어 섰고 2004년이면 80%에 이를 전망이다.서울시민을 위한 추모공원을 다른 지역에 세울 수는 없지 않는가.추모공원을 세워 장묘문화 개혁의 기폭제로 삼아야 할 이유는 또있다.산업사회가 고도화되면서 묘지관리가 유명무실해지고있다.전국 묘지가운데 41%인 820만기가 무연고 묘지로 방치되고 있다.연고 묘지도 절반 가량은 일년에 한번도 제대로찾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추모공원 방식으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선진 외국들은 예외없이 추모공원식 장묘문화를 가꿔가고있다.탈취기나 집진기와 같은 첨단 시설로 쾌적도를 극대화하는 한편 대리석 바닥장식에 국보급 예술작품 전시를 통해혐오성을 탈색시키는데 성공했다. 미국에서는 야외 결혼식장으로 활용될만큼 주민들의 친숙한 생활시설로 자리 잡기도 했다. 반발이 예상되는 해당 지역주민을 설득하는 작업은 서울시의 몫이다.추모공원의 필요성과 효용성을 설명하고 시설에대한 오해를 차근차근 풀어 가야 할 것이다.또 선진국이 초기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인센티브제 등을 십분 활용함으로써 우리 장묘문화을 선진화하는 전기로 삼아야 할것이다.
  • “中企 디자인 경쟁력 키워라”

    ‘디자인 경쟁력을 키워라’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가로막는 장애요소는 기술이나 제품품질보다는 디자인 경쟁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자인컨설팅업체 ㈜디자인중심(www. ondesign.co.kr)은 지난 2개월간 1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무료컨설팅을 한결과,전체 92%가 해외 유사업체에 비해 디자인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3일 밝혔다.업체들은 기술이나 품질면에서는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나 디자인·브랜드 등 총제적인 이미지 관리에 실패,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무선조종기 개발업체 T사는 뛰어난 기술로 세계시장에서 14.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선두업체에 비해 디자인이떨어져 고전하고 있다.거울·시계 생산업체 S사는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제품을 개발했지만 디자인경쟁력에서 떨어져 해외수출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컨설팅 대상업체들은 제품·CI(회사 이미지통합)·BI(브랜드 이미지통합)·웹디자인 등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다.컨설팅에 참가한 ㈜매직플라워 관계자는 “시들지 않는 포장화분기술로 발명특허까지 받았지만 해외상품과 경쟁하려면 디자인 혁신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컨설팅을 통해 내부의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디자인중심 김재형(金宰亨) 대표는 “열악한 디자인 환경은물론,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경영자의 마인드 부족도 혁신에 걸림돌이 된다”면서 “디자인 향상이 수출과 매출확대로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라고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2001 길섶에서/ 위선

    러시아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의 자아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을 통해 선과 악의 본질을 꿰뚫고자 했다.자신의 작품 ‘악령’에서는 선동가인 조토르의 입을 빌려 “인간이란 남에게 속아 넘어가기보다 스스로 자신에게 거짓말을 시키고 싶어하는 존재다.물론 남의 거짓말보다 자기 거짓말에더 잘 넘어간다”고 했다.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해 세상 돌아가는 꼴이 해괴하다. 일부 족벌언론은 사주 일가의 탈세까지 드러났는데도 여론호도에 안달이다.자성의 흔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야당은 ‘세금 도둑을 왜 잡았느냐’는 식의 억지를 부린다. 그런 가운데 ‘홍위병’ ‘권력의 살기(殺氣)’ ‘제2의 유신’과 같은 섬뜩한 말도 난무한다.가면을 벗지 않으려는몸무림이 가관이다. 그러고 보니 인간 속물 근성에 대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예단이 놀랍다.러시아 작가 고골리는 ‘검찰관’에서 외쳤다. “그대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는데,거울을 탓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위선의 탈은 언젠가 벗겨지는 법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 [사설]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를 보고

    20일 국세청이 발표한 중앙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다.신문·방송·통신 23사 가운데 세금을 추징당하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고 그 액수가 무려 5,056억원에 이른다니 언론계로서는 국민 앞에 할 말이 없게 됐다.더욱이 6∼7개 언론사는 부정한 수단으로 소득을 탈루한혐의까지 받고 있다는 발표에는 아연할 뿐이다. 대한매일은 먼저 이번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둔다.비록 회계처리 등의 미숙과 일반적인 관행에서 비롯된 일이기는 하나전통 깊은 신문사로서 납세의무를 다하지 못했음은 부끄러운 일이다.다만 이번 세무조사 결과가 갖는 의미가 우리사회에 대단히 중요하기에 이를 무릅쓰고 몇가지 고언을하고자 한다. 국내 언론사는 세무조사에 관한 한 ‘권언유착’이라는비난을 받아도 변명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세월 성역처럼존재해 왔다.일반기업이라면 5년에 한번꼴로 받는 정기 법인세 조사에서 줄곧 제외되다가 그나마 한차례 받은 것이1994년 김영삼정부 때였다.그 결과는 “제대로 추징하면언론사 존립을 위태롭게 할 정도여서 금액을 대폭 깎아주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고 당시 대통령이 직접 밝힌 바있다.우리는 이번에 공개된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가 이처럼 오랫동안 누적된 잘못된 관행의 축적물이라고 판단한다.언론사도 기업으로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하였다면,또 그것을 일반기업처럼 정기적으로 검증받았다면 오늘날 5,000억원대에 이르는 세금 추징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것이다.그러므로 언론계는 이번 세무조사를 거울 삼아 투명 경영을 비롯한 자정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이제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의 큰 틀은 공개됐다.남은 일은 부정하게 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언론사를 검찰에고발하는 것뿐이다.국세청은 우선 해당 언론사의 혐의 내용과 검찰 고발기준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특히 사주를 비롯한 대주주의 증여 및 명의신탁 등에 따른 탈루는 언론활동과 무관한 개인 비리이므로 한치의 관용도 개입돼서는안될 것이다.우리는 국세청이 모처럼 실시한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유종의미를 거두리라고 믿는다.
  • [컨페드컵 무엇을 남겼나] (4)성공열쇠는 경기력

    2002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 열쇠는 소프트웨어,그 가운데서도 경기력이다. 우리가 16강에 오르지 못한다면 국내에서는 조별리그 종료와 함께 대회 자체가 파장 분위기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일본이 16강,8강에 연속 진입한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게 뻔하다.이는 월드컵조직위원회(KOWOC)가 상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대회 개막 이전에 나타나는 사전효과다.16강 진출에 대한 기대를 흐리게 하는 경기력 부진은 여러가지 부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우선 월드컵 붐 조성을 저해하면서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친다.월드컵 특성상 개최국이 수익을 창출할 여지가 많지 않은 터에 보장된 수익마저도 온전히 챙기지 못할 우려가 있다. 조직위의 예상 수입원은 크게 세가지.국제축구연맹(FIFA) 지원금 1억달러(약 1,300억원)와 입장권 수입 2,000억원,공식공급업체 후원금 500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스스로 마련해야 할 주수입원인 입장권 수입은 1차 판매에서부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지난 4월28일까지 당첨자들로부터 대금을 받았으나 입금률이 기대 이하다.조직위는 입금 마감일을 연장해 놓은 채 정확한 입금률을 밝히지않고 있다. 공식공급업체 지정이 난항을 겪는 것도 마찬가지.경기력 부진으로 붐이 일지 않는데 따른 결과다.조직위는 주택은행 현대해상에 이어 13일 포스코와 공식공급업체 계약을 해 402억원을 확보했다.목표액의 80%를 조금 넘는다. 경기력 부진은 결과적으로도 국민적 실망감을 초래,일체감조성의 기회를 날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이를 감안해 대한축구협회는 갖가지 아이디어를 구상중에 있으나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지난해 11월 구성한 민·관 합동의 ‘필승대책위원회’도 상비군 병역 연기 등 출범 당시 마련한 대책 외에 별다른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 해결은 결국 대표팀 운영을 맡고 있는 축구협회의 몫이다.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2승을 올리고도 프랑스전 대패로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을 거울 삼아 유럽 강호들과의 경기를 자주 갖는 한편 우리만의 독특한 장치인 상비군을 실질적으로 가동시켜 대표팀 강화에 기여토록 하는 것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 협회 기술위원회 김광명 부위원장은 “북중미 등의 전지훈련 계획을 유럽전훈으로 바꾸고 상비군의 월1회 소집과 국제대회 출전 등 갖가지 전력강화 방안을 마련중”이라며 “기술위원회에서 곧 가시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옥기자 hop@
  • 데뷔 50년 윤복희…“뮤지컬 활동 바빠 노래 뜸했죠”

    “6살 때 미군부대에서 첫 무대에 선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50년이 흘렀네요.이번이 가수로서는 은퇴무대일 겁니다.가수로서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은 하고 무대에서 내려와야 하지 않겠어요?내세울 건 없지만 그래도 손쉬운 옆길로새지 않았다는 점만은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끼있고 자존심 강한 재주꾼 윤복희가 50년 음악인생을 결산하는 무대를 마련한다.9월 4·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14·15일 광주 문화예술회관,21·22일 부산 KBS홀.(02)516-6390. 12일 서울 롯데호텔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윤복희는 원숙하면서도 여전히 소녀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런 저런 느낌을 피력했다.에어콘의 온도를 낮춰 달라며 연신 어깨를 손으로 문지르는 정경(情景)은 55세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못다 발산한 채 몸속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끼와 열정을 풍긴다. 공연의 일부를 보여주는 스크린에는 세월의 풍파를 헤치고거울 앞에 선 누님같이 다소곳하게 노래하는 자태 뒤로 앳되고 청초했던 한창 때의 모습이 오버랩됐다.그는 최근까지 뮤지컬 활동은 활발했지만 가수로서는 뜸했다.그 이유를 묻자할 말이 많았다는 듯 속내를 털어놨다. “저는 겁이 없어서 하느님 외에는 무서운 게 없어요.그러다 보니 예술인을 누가 와라 가라 하는 걸 내켜하지 않았지요.자연히 방송국 분들의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았는지 제이름에 빨간 줄이 간 것같아요.음반이 나와도 공연을 해도….” 이번 무대는 그의 히트곡 ‘다 그런 거지’‘친구야’‘이거야 정말’뿐 아니라 ‘한 오백년’‘Yesterday’등 민요와 팝송까지 그녀만의 독특한 재즈 창법으로 들려준다.40년대사진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이어 ‘빠담빠담빠담’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등 다양한 뮤지컬을 무대를 날아다니며 노래한다.‘여러분’과‘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등 가스펠과 대중가요로 공연을 마무리한다.유경환 연출,김정택 오케스트라와 이정식 밴드 연주. 한편 윤복희가 직접 참여했던 연극과 영화의 삽입곡을 모은 음반 ‘꾼’이 7월에,가스펠 CD 2종은 9월에 각각 나온다. 대부분 그녀가 작사·작곡한 곡들이다.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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