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거세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 가전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 백사장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 박준희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 탄광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127
  • 트럼프, 이란에 “역대급 고통 받게 될 것” vs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 만지작

    트럼프, 이란에 “역대급 고통 받게 될 것” vs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 만지작

    “사자의 꼬리를 갖고 놀지 말라. 크게 후회하게 될 것”(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절대 두번 다시 미국을 위협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역사를 통틀어 이전에는 거의 아무도 경험해 본 적 없는 결과를 겪고 고통받게 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로하니 대통령을 향해 “우리는 더 이상 당신의 폭력과 죽음의 미친 언사를 용납해 줄 나라가 아니다”라며 거친 ‘말 폭탄’을 퍼부었다. 전날 로하니 대통령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해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들지 말라’는 맥락의 이란 속담을 사용해 직격탄을 날리자 이에 똑같이 응수한 것이다. 앞서 로하니 대통령은 재외 공관장 회의에서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전면 차단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중동 산유국 역시 원유 수출 시 해협을 사용하지도록 군사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사이의 바닷길로 하루 평균 1700만 배럴, 세계 원유 물동량의 30%가 지나는 길목이다. 만약 이란이 해군을 동원해 이 해협의 유조선 운항을 통제한다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것은 물론이고 군사적 충돌까지 부를 수 있다. 이란은 미국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기뢰와 군함으로 유조선의 통행을 막는 방법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아직 실행한 적은 없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전에 캘리포니아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기념관에서 연설을 통해 이란 지도자들을 겨냥해 “이란 주민은 고통받도록 놔두면서 자신은 막대한 부를 챙긴 위선자들”이라면서 “자랑스러운 이란 주민들은 그들 정부의 권한 남용을 가만히 참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적으로 950억달러(약 107조 4000억원) 규모의 장부외거래 헤지펀드를 유지하면서 세금도 내지 않았으며 이 부외 자금은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비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에 대해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란 정권의 정당성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폼페이오 장관을 맹비난했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마이크 폼페이오의 언사는 교활하고 값싼 정치적 선전술”이라면서 “이는 미국 행정부가 현재 사상 최악의 절망적 위기에 처했다는 방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폼페이오의 언사는 이란 내정에 또 간섭하려는 시도”라면서 “역사적으로 이란은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허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가식적 언사는 이란 국민의 단합을 촉진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란 육군의 기우마르스 헤이다리 준장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경고’를 지지한다”면서 “적군(미군, 이스라엘군)이 못된 행태를 감히 할 수 없을 만큼 이란군의 전력은 강하다”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2015년 7월 협정 타결 이후 해제된 경제제재 복원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는 이란 석유 부문 제재를 6개월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11월 4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충남 당진 ‘라돈침대 해체’ 비상이 걸렸다

    충남 당진 ‘라돈침대 해체’ 비상이 걸렸다

    ▲ 충남 당진 라돈침대 해체에 비상이 걸렸다충남 당진시 송악읍 한진1리 등 라돈침대 야적장 주민들이 23일 ‘정부, 원안위와 고대1리가 다른 인근 마을을 무시하고 매트리스 현장 해체에 동의했다’며 집단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진1리 주민 제공.충남 당진에 쌓여 있는 ‘라돈침대 매트리스’ 해체작업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와 고대1리(안섬)가 다른 인근 마을들을 무시하고 현장 해체에 합의했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매트리스 해체는 안된다. 옮기라”고 요구해 해체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당진시 송악읍 한진1·2리와 고대2리 등 3개 마을 주민 150여명은 23일 오전 9시부터 동부제철 고철 야적장 입구 앞에 천막을 치고 집단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천막 위에 ‘사람 잡는 라돈침대 불법 반입도 모자라서 해체가 웬 말이냐’ 등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한진1리 이장 최재영(53)씨는 “매트리스 적재장소에서 다 가까운 마을들이고 집회도 함께 했는데 고대1리(안섬)만 동의를 받아 다른 마을 주민들을 우롱했다”면서 “주민과 국무조정실, 대진침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이 ‘(당진 라돈침대 매트리스를) 2018년 6월 26일부터 7월 15일까지 다른 지역으로 이송한다’고 약속한 협약서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3개 마을은 매트리스가 쌓여 있는 고철 야적장에서 반경 1㎞ 안팎에 위치해 있고, 야적장에는 전국에서 회수해 한 달여간 쌓아놓은 매트리스 1만 6900개가 해체를 앞두고 있다. 동의 과정이 문제였다. 고대1리 주민들은 지난 16일 정부와 원안위 등이 요청한 매트리스 현장 해체를 전격 수용했다. 이들은 지난달 15일 정부가 라돈침대를 폐기하려고 이 야적장에 몰래 반입하자 한진리 등 주민과 집단 행동에 나섰었다. 해체동의 후 김문성(64) 고대1리 이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현장 해체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한진리 등과 논의는 없었다. 이튿날 3개 마을에서 이를 지적하자 원안위 등은 지난 18일 한진1리 등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사과했으나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최재영 이장은 “우리도 매트리스를 옮기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안다. 하지만 절차와 주민을 무시하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었다”며 “협약서대로 매트리스를 옮길 때까지 집회를 계속 하겠다”고 했다. 매트리스 반입 과정에서 문제가 된 세심하지 못한 주민 의견 수렴 태도가 또 다시 반발을 낳은 셈이다. 정부와 대진침대 등은 고대1리 주민의 동의를 얻어낸 뒤 당초 이날 매트리스 해체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야적장에서 2㎞여 떨어진 상록초등학교 학부모들이 “27일 여름방학이 시작되니 그 이후에 해체하라”고 요구해 오는 30일 해체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박재근 당진시 환경감시팀장은 “주민들과 대화를 계속 시도하는데 계획대로 30일부터 해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밝혔다. 한편 대진침대 천안 본사 매트리스 문제도 인근 주민들이 본사 반입 및 현장 해체 반대입장을 고수하면서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김정현 태도 논란, 서현 팔짱 거절하는 영상 보니...‘얼마나 민망했을까’

    김정현 태도 논란, 서현 팔짱 거절하는 영상 보니...‘얼마나 민망했을까’

    배우 김정현의 드라마 제작발표회 태도 논란이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20일 배우 김정현이 MBC 새 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가운데, 행사 내내 무표정한 얼굴과 무성의한 모습을 보여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루가 지난 21일까지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그의 이름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김정현 측은 극 중 역할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김정현은 “잠자는 순간에도, 이동할 때도 순간순간 김정현이라는 인물이 나오는 걸 견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는 건 아니고 인물 감정 때문에 삶이 인물 쪽으로 기울어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제작발표회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 등이 SNS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그의 해명과 달리 상황이 악화되는 분위기다. 공개된 영상에는 이번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는 여주인공 서현이 무대 위에서 포토타임을 가질 당시 김정현에게 팔짱을 끼려고 했고, 굳은 표정으로 이를 거부하는 그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서현은 무안한 듯 다른 곳을 응시하며 아무렇지 않게 다시 웃어 보였다. 이를 본 네티즌은 ”얼마나 민망했을까“, ”진짜 너무하다. 아무리 캐릭터에 몰입했다고 해도, 현실이랑 구분 못 하냐?“, ”아니 이러다 살인자 캐릭터 맡으면 일 나겠네“, ”‘배우병’ 단단히 걸렸네...믿고 거른다“라며 그의 태도에 쓴소리했다. 한편 김정현과 서현이 출연하는 드라마 ‘시간’은 누구에게나 유한한 시간, 결정적인 매 순간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해 지나간 시간 속에서 엮이는 네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정현은 극 중 재벌 2세에 예의없고 이기적인 인물 천수호 역을 맡았다. 오는 25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안양 연현초 학부모들은 왜 무릎을 꿇었을까

    안양 연현초 학부모들은 왜 무릎을 꿇었을까

    학부모 “아이들 건강을 위해 수업권 포기”안양시, 업체 신고 반려…“주민들 반발 타당” 지난 18일 오전 경기 안양시 만안구 연현초등학교 정문 앞은 한산했다. 녹색어머니회 소속 학부모들만 학교 앞 횡단보도를 지키고 서 있을 뿐이었다. 전날 연현초 학부모들이 무기한 등교 거부 결정을 내리면서 상당수 학생들이 학교를 나오지 않은 것이다. 교육열이 뜨거운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이 집단으로 학교를 가지 않는 것은 보기 드문 장면이다. 왜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수업권까지 포기했을까. 집단 등교 거부 사태 벌어진 배경은 연현초 학부모들의 등교 거부 사태는 지난 13일 시작됐다. 연현초에서 약 150m 떨어진 아스콘 공장이 재가동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이 공장은 지난해 3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대기정밀조사를 진행했을 때 1급 발암물질인 벤조a피렌 등이 검출되면서 같은 해 11월 공장 가동 중지 명령을 받았다. 이후 공장 측이 지난 9일 경기도에 가동 개시 신고를 하고, 이틀 후에는 안양시에 악취배출시설 변경신고를 한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 등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경기도는 최근 아스콘 공장 현장 점검을 나선 뒤 “유해물질이 외부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재차 조업 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주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 13일 학부모들은 학교에 전 학년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학생들과 함께 전세버스에 몸을 싣고 안양시청 앞으로 달려갔다. 이날 생일을 맞은 연현초 5학년 학생은 “아스콘 냄새를 안 맡고 수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소원을 생일선물로 받고 싶다”는 편지를 낭독했다.일부에서는 주민들의 항의를 기피 시설로 인해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반대하는 ‘지역 이기주의’로 바라보지만, 지역 주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생존 투쟁’이라는 시각 또한 만만찮다. 실제 학부모들이 지난해 말 마을 주민 1만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천식,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다는 주민이 전체 응답자 618명 중 353명(6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진단을 받았다는 비율도 8.2%를 차지했다. 주민들은 “공장에서 검출된 유해물질과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보냈다. 상황이 단기간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학부모들은 17일 집단 등교 거부 결정을 내렸다.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학습 환경을 학부모 입장에서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문소연 연현초 운영위원장은 “우리집 아이들도 아스콘 공장이 가동될 당시 코피를 정말 많이 흘렸다. 피가 묻어나 이불 빨래를 매일 해야 했다”면서 “이 때문에 수업권까지 포기하고서라도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는 왜 ‘무단결근’ 조치를 취했나 연현초에 따르면 지난 17일 등교 거부 첫날 재적학생 674명 중 258명(38.3%)이 결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결석율은 점점 늘어 20일 463명(68.6%)이 등교를 하지 않았다. 학교를 가지 않은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동네 카페, 음식점 등에 모여 있었다. 연현초 운영위원회가 아스콘 공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컨테이너 박스에도 학생들은 가득했다. 연현초 학부모 A씨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게 맞지만 건강이 우선이니까 여건이 되는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서로 돌봐주면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를 가지 않은 학생들은 ‘무단결석’ 처리가 됐다. 천재지변, 전염병, 가족 사망 등 예외적 출결인정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학교 측은 “지난 16일 학부모들에게 교육 과정이 정상화되고 있고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현초 학부모회는 “1급 발암물질인 벤초a피렌과 포름알데히드, 폐아스팔트 콘트리트 분진, 시멘트의 미세먼지로 인해 오염된 교실과 운동장으로 아이들을 몰아넣을 수 없기 때문에 등교 거부를 한 것”이라면서 “무단결석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지난해 9월 과천 문원초 학부모들이 인근 주공2단지 재건축 현장의 석면유출 의혹을 문제 삼아 등교를 거부했을 때 학교가 이틀간 ‘기타결석’으로 처리한 것과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했다. 지난 19일 연현초가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한 ‘학생 출?결석 관리 규정’에 따르면 기타결석 처리는 부모, 가족 봉양, 가사조력, 간병 등 부득이한 개인 사정에 의한 결석이거나 기타 합당한 사유에 의한 결석임을 학교장이 인정할 때 가능하다. 반면 무단결석은 합당하지 않은 사유나 태만, 가출, 고의적 출석 거부 등 고의로 결석했을 때 내려지는 처분이다. 경기도안양과천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 관계자는 “학생들의 안전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나선 일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공장은 가동을 중지했고, 학교는 학생들의 호흡기 안전을 위해 방진망 또는 공기청정기를 설치했기 때문에 학생들을 교육하기에는 부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업체 “대체부지 마련해주면 떠나겠다” 연현초 주변에는 아스콘 공장 등 각종 공장이 밀집해 있다. 지난 18일 현장을 찾았을 때도 학교와 200m 떨어진 사거리에서는 약 1분 동안 레미콘 덤프트럭 10대가 지나갔다. ‘어린이보호구역’이란 표지판이 무색할 정도로 도로는 움푹 파여 있었고 먼지가 뿌옇게 흩날렸다. 이날 오후 학부모들은 안양시의회 의장과 함께 공장 앞까지 찾아가 ‘아스콘, 레미콘 공장 이전하라’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쳐들고 시위를 했다. 일부 학부모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제발 이전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아스콘 공장 관계자들도 무릎을 꿇었다. 이들은 “우리도 서 있을 수는 없다”면서 “학부모들이 일어설 때까지 우리도 이러고 있겠다”고 했다. 공장 관계자는 “악취배출시설을 변경해 설치했으니 함께 점검을 해보자”라면서 “무턱대고 공장 문을 닫으라고 하면 협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현초 인근의 건설폐기물처리업체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학교가 지어지기 훨씬 전부터 공장이 있었다”면서 “대체부지를 마련해주고 보상을 하면 떠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떠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보호시설을 만들라고 해서 다 설치했고 허가 사항도 아닌데 신고를 해도 반려하고 있다”면서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일자리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선화 안양시의회 의장은 “연현초가 개교한 1996년에 건설폐기물처리업체는 있지도 않았다”면서 업체 측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폐아스콘 냄새는 주민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줬다”며 “아스콘 공장은 10년 넘게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먼저 사과를 하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안양시는 20일 아스콘 공장의 악취배출시설 변경 신고 건에 대해 반려를 하기로 결론을 냈다. 안양시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전문가 자문을 받아본 결과 악취 우려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타당성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단독]“대학 기숙사 들어서도 월세 안 떨어져요”

    [단독]“대학 기숙사 들어서도 월세 안 떨어져요”

    신축 직후 3.3㎡당 약 1634원 올라 서울 대학가, 직장인 수요에 타격 없어 대구·경기도 종합 요인 따지면 ‘미미’ “소음·유흥시설 안 늘었다”응답 80%비싼 등록금만큼 대학생을 짓누르는 주거비 부담을 줄여 주려고 정부가 각 대학에 기숙사 건립을 독려하는 가운데 대학 주변 지역 주민 등의 반발이 거세 전국 대학가에서는 ‘출구 없는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대학 주변의 원룸 임대사업자 등은 기숙사를 ‘준혐오시설’로 규정한다. “기숙사가 들어서면 월세가 떨어져 생계에 지장이 있다”, “술집·노래방 등 유흥시설이 늘어 동네 환경이 나빠진다”, “공사 때 소음·분진 탓에 공기가 나빠지고 조망권도 침해당한다”는 등이 대표적 반대 논리다. 교육부가 검증해 봤더니 이런 주장은 대부분 근거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19일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교육부의 ‘대학생 기숙사 건립이 인근 원룸시장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력 분석 및 민원 해소 방안 모색’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우선 ‘동네에 기숙사가 들어서면 원룸 월세가 떨어진다’는 주장을 실증 분석해 보니 근거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경희대(동대문구), 고려대(성북구), 서울교대(서초구) 등 서울에서 2010~2014년 대학 기숙사가 새로 들어선 동네(기숙사 반경 250m 이내) 26곳의 원룸 기능 주택(단독·연립·다세대 주택 등) 월세 가격을 조사했는데 기숙사 신축 직후 ㎡당 월세가 495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평(3.3㎡)당으로 치면 월세가 1634원 오른 셈이다. 경민대 등의 기숙사가 들어선 경기도 마을 8곳과 계명대 등이 있는 대구의 마을 7곳은 기숙사 신축 직후 월세가 조금 오르거나 내렸다. 하지만 인근 임대료의 변화 추이 등 다른 요인을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새 기숙사 때문에 등락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반면 부산에 대학 기숙사가 들어선 마을 5곳은 기숙사 신축의 영향으로 주변 원룸 주택 월세가 유의미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을 맡은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대학가는 보통 교통 여건이 좋아 새 기숙사로 학생들이 흡수돼도 젊은 직장인 수요가 남아 있어 원룸 임대업자가 타격을 받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기숙사 건립으로 동네가 시설 개선과 활성화 효과를 누려 원룸 월세가 더 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기숙사가 들어서면 동네 거주 환경이나 분위기가 나빠진다’는 반대 논리도 절대다수의 지지를 받는 주장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서울 홍익대·중앙대, 부산 부경대, 청주 충북대 등 2014~2016년 학생 1000~2000여명이 살 기숙사를 새로 지은 지역의 주민, 상인 283명을 설문조사해 보니 기숙사 신축 뒤 ‘소음·진동·분진 등이 발생했다’, ‘유흥시설이 늘었다’, ‘풍기가 문란해졌다’ 등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비율이 60~80%대에 달했다. 다만 임대업을 하는 응답자 120명은 같은 질문에 20~40%대만 ‘아니다’라고 답했다. 연구진은 “그간 기숙사 건립 과정 때 갈등이 많았던 것은 대학이나 지자체가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주민과 임대업자 등을 설득하기보다 반대 의견을 애써 외면했기 때문”이라면서 “향후 기숙사를 지을 때는 학교 밖에 대규모로 신축하기보다 학교 내부에 소규모로 개발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29년 만에 되찾은 ‘양심 군인의 명예’

    1989년 ‘軍 정치개입’ 비판 김종대 중위 국방부, 적폐청산위 권고 받아 파면 취소 김 중위 “29년치 보수 지급해야” 요구 국방부는 1989년 군 수뇌부의 부정선거와 정치개입을 비판하는 ‘장교 명예선언 기자회견’에 참여했다가 파면된 김종대 예비역 중위에 대한 파면 처분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파문 등으로 군 개혁 필요성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주목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과거사 문제의 완전한 청산을 통해 사회통합과 미래지향적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 눈높이에 걸맞게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군 개혁에도 적극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중위는 1989년 1월 6일 당시 이동균 대위 등 4명의 다른 장교들과 함께 군 수뇌부의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가 군인복무규율 위반 등을 이유로 파면됐다. 당시 기자회견에 참여한 5명의 장교 중 이 대위와 김 중위는 파면됐고, 나머지 3명은 부대 내 징계를 받았다. 특히 이 대위와 김 중위는 군형법상 정치관여 등의 이유로 구속되기도 해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됐다. 군 적폐청산위원회는 지난해 말 명예선언으로 파면된 인원에 대한 파면 취소를 권고했고, 국방부는 이를 받아들여 파면 취소 및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진행했다.국방부는 이번 파면 취소 결정에 따라 김 중위의 전역일자를 파면일인 1989년 2월 28일에서 정상적인 복무만료일인 6월 30일로 조정하고, 파면일로부터 정상적인 복무만료일까지 미지급된 4개월분의 보수를 지급했다. 그러나 이 대위와 김 중위는 자신들의 강제 전역을 초래한 파면 처분이 취소된 만큼 취소 결정일까지 군 복무 상태가 지속된 것으로 판단해 29년치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고 국방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방부 당국자는 “이 대위와 김 중위 모두 당시 단기복무 장교였는데 파면 처분 전까지도 장기복무 장교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파면 처분이 없었더라도 둘 다 그해 전역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추가 보수 지급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사회안전망 강화와 제조업 부활… 벼랑 끝 한국경제의 살 길”

    “사회안전망 강화와 제조업 부활… 벼랑 끝 한국경제의 살 길”

    장하준(55)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한국경제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회안전망 강화와 산업정책”이라면서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고 규제완화만 외치는 건 한국경제를 망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을 쓴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장 교수는 19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단독 인터뷰를 갖고 한국경제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터놓았다. 장 교수는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이 잘되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건 하나도 문제 될 게 없다”면서도 “기업지배구조가 아니라 얼마나 한국경제에 이바지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대기업정책을 재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세다. -생계형 자영업자에게 최저임금은 일종의 운전면허증이다. 운전할 능력이 안 되는데도 운전하고 다니다가 운전면허증 자격조건을 강화한다고 하니까 반발하는 형국이다. 스스로도 착취하고 있다. 최저임금만큼 월급 줄 능력이 안 되면 구조조정해야 한다.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을 줄이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구조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니까 저임금 노동자와 생계형 자영업자가 다투는 ‘을들의 전쟁’이 벌어졌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이 25.5%(2016년 기준)다. 독일은 10.4%, 미국은 6.4%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한 산업정책, 그리고 해고나 명예퇴직 뒤 생계형 자영업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복지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복지예산을 늘려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천명했지만 최저임금 말고는 눈에 띄는 정책이 없다. -소득주도성장은 장기적으로는 산업정책이나 복지정책 등 근본 구조를 바꾸는 정책과 결합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큰 퍼즐의 하나일 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2016년 1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꼴찌다. OECD 평균(21.0%)의 절반도 안 된다. 복지 관련 일자리가 많다. 복지에 과감하게 투자할 생각을 안 하고 ‘삼성 아니면 편의점’ 식으로 가니까 일자리가 부족한 것 아닌가. 복지가 잘돼 있는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는 부모와 자녀 세대의 소득 상관관계가 20% 정도밖에 안 되는데 미국이나 영국은 80%다. 부모가 ‘금수저’면 십중팔구 자녀도 ‘금수저’인 셈이다. 한국도 그런 사회로 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사회에선 혁신도 없고 발전도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그 중심은 제조업이 돼야 한다. 제조업이 약한 나라치고 경제가 발전한 나라가 없다. 미국만 해도 제조업 비중이 GDP 대비 10% 부근이지만, 여전히 연구개발의 60~70%를 제조업에서 한다. 한국은 외환위기 전 14~16%였던 GDP 대비 설비투자가 이후 7~8%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1990년대 이후 새로 키운 산업이 없다. 반도체만 해도 중국이 반도체를 국책사업으로 키우고 한국 기술자들을 영입하고 있다. 사실 중국의 추격은 오래전부터 나왔던 얘기다. 정부가 신경을 안 쓰다가 여기까지 왔다. 많은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는데 이해를 못 하겠다. 서비스업 강국인 미국이나 영국이 그냥 자리를 내주겠나. 서비스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기획재정부 등에선 여전히 의료산업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의료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다. 세계에서 의료로 무역흑자를 제일 많이 내는 체코조차 의료 부문 국제수지 흑자가 GDP 대비 0.15%가 안 된다. 한국은 0.003%가량이다.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거두는 무역흑자가 약 5%다. 의료 분야를 지금보다 1000배 이상 키워도 반도체와 자동차 수준이 안 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소재산업 등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가령 반도체 만드는 기계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그걸 국산화할 노력을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재벌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재벌 정책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야 한다. 일자리 늘리고 노조 인정하고 ‘갑질’ 그만하고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그걸 위해 모든 가능한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기업지배구조는 수단일 뿐이다. 한국은 미국에서 경영학 공부하고 온 교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각화는 나쁘고 사외이사제는 좋다는 이분법이 횡행한다. 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조차도 차등의결권을 운영한다. 포드는 가족경영회사다. 폭스바겐은 창업자 가족이 대주주이지만 독일 니더작센 주정부 역시 20% 지분을 갖고 있고 법을 통해 공장 폐쇄나 인수합병을 규제한다. 거기다 감독이사회에 노동조합 추천 이사가 절반이다. 폭스바겐의 장기적 이익을 중시하는 이해관계자들이 권한을 갖지 않으면 기업이 주주들의 현금인출기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복지국가라는 스웨덴에서 발렌베리 같은 재벌 가문을 용인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지금이라도 정부가 차등의결권, 장기 주주 가중의결권, 노동이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을 계기로 주주자본주의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주주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망치는 자본주의의 적이다. 주주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장기적 발전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까 단기 이윤과 배당만 신경 쓴다. 주주자본주의 극단인 미국을 보자. 미국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이윤유보율이 45~55%였는데 지금은 기업 이윤의 90~95%를 배당하고도 자사주 매입을 한다. 우리나라도 은행자유화와 외국인주주 확대 등으로 장기투자를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나. 그게 중소기업 투자 악화와 연관된다. →최근 규제 완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규제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을 조화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기업인들에게 독일과 알바니아 중 어디에 투자할지 물어보면 십중팔구 독일이라고 답할 거다. 독일은 기업 관련 규제가 매우 강력하다. 규제가 모든 걸 결정하는 게 아니다. 규제를 절대적으로 좋다 나쁘다 말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때론 규제가 새로운 산업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북유럽은 강력한 환경규제를 실시한 덕분에 대체에너지 산업이 발달했다. →한국은 오랫동안 긴축과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재정정책을 펴 왔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더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해야 한다.한국처럼 재정 여력이 많은 나라가 없다. 재정적자를 죄악시할 필요가 없다. 집안 살림에서도 빚을 내는 게 미래를 위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가령 병이 났는데 돈 없다고 병을 키우는 것보다는 돈을 빌려서라도 빨리 치료받고 일하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재정전략만 확실하다면 몇 년 정도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돈을 풀어서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국채 상환을 못 하는 것도 아니고 국채를 사면 자산이 되고 자식들에게 상속도 할 수 있다. 그런 논리라면 대출받아서 집 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식들에게 못할 짓 하는 것인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지 않겠나. -세금을 바라보는 담론 자체를 바꿔야 한다. 세금은 공동구매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국가가 서비스를 공동구매하는 것이다. 세금이 있기에 고속도로도 있고 철도도 있고 학교도 있고 국방도 있다. 북유럽은 소득세도 많이 내지만 부가가치세도 20~25%를 낸다. 모두가 세금을 더 많이 내고 국민 모두를 위한 복지와 안전, 환경을 추구하는 것이다. 대담 전경하 경제부장 lark3@seoul.co.kr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국가 부실대응 아닌 해경 책임만 인정…세월호 항소심 쟁점 될 듯

    국가 부실대응 아닌 해경 책임만 인정…세월호 항소심 쟁점 될 듯

    재난 컨트롤타워 책임 공방 불가피 유족 “朴정부 무능·방해 규명해야”19일 법원이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하면서 소송을 제기한 유가족들에게 총 723억원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단원고 학생 117명과 일반인 희생자 2명의 유가족 355명이 소송에 참여해 가족당 최대 6억 8000여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받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국가의 배상 책임 범위를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경비정인 123정 정장의 위법 행위에 한정됐다. 국가 재난 대응 시스템 전체가 아니라 현장 지휘관에 대한 감독 책임만 물은 것이다. 재판부는 “123정장이 세월호와 교신해 현장 상황을 평가하고 승객들의 퇴선을 유도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구조업무를 담당하는 해양경찰관으로서 업무상 주의의무에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들은 진도 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의 관제실패행위, 구조본부의 부적절한 상황지휘, 항공구조사들이 선내로 진입하지 않은 행위, 국가재난컨트롤타워 미작동 등도 국가배상법의 ‘직무상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러한 행위들은 위법하다거나 희생자들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도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국가 책임을 좁게 봤다. 이번 판결로 정부 책임 범위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재판부는 결과적으로 형사재판을 통해 위법행위가 확인된 부분에 대해서만 정부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유가족들은 대응 상황 전반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유경근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박근혜 정부는 참사 당시 무능을 넘어 아예 희생자들을 구하지 않기로 마음먹었고 참사 이후엔 진상 규명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위자료 책정 기준도 항소심에서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족들은 희생자 1인당 1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세월호참사 배상 및 보상 심의위원회에서 1인당 1억원의 위자료를 정해 이를 받은 유가족들과의 형평이 고려되어야 하고, 희생자 304명 중 300명의 유가족들에게 가족당 2억 1000만~2억 5000만원의 국민성금이 지급됐다”며 위자료 산정 기준을 설명했다. 소송을 제기한 유가족들은 국가배상법상 국가와의 화해의 효력이 생기는 점을 고려해 배상 및 보상 심의위원회에서 지급한 평균 4억 2000원의 배상금과 국비 5000만원을 받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단독인터뷰]장하준 교수 “최저임금은 운전면허증…사회안전망 강화해야”

    [단독인터뷰]장하준 교수 “최저임금은 운전면허증…사회안전망 강화해야”

    “구조개혁 지지부진한데 최저임금 올리니 반발 살 수밖에”“경제관료들이 규제완화만 외치는 건 한국경제를 망치는 길”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한국경제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회안전망 강화와 산업정책”이라면서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고 규제완화만 외치는 건 한국경제를 망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쓴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장 교수는 19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단독인터뷰를 갖고 한국경제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터놓았다. 장 교수는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이 잘 되도록 목소리를 높이는건 하나도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기업지배구조가 아니라 얼마나 한국경제에 이바지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대기업정책을 재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세다. -최저임금은 일종의 운전면허증이다. 최저임금만큼 월급 줄 능력 안되면 구조조정해야 한다. 운전할 능력이 안되는데도 운전하고 다니다가 운전면허증 자격조건 강화한다고 하니까 반발하는 형국이다.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을 줄이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구조적인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니까 저임금 노동자와 생계형 자영업자가 다투는 이른바 ‘을들의 전쟁’이 벌어졌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이 25.5%(2016년 기준)다. 독일은 10.4%, 미국은 6.4%밖에 안된다. 생계형 자영업자가 지나치게 많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한 산업정책, 그리고 굳이 해고나 명예퇴직 뒤 굳이 생계형 자영업자가 되지 않아도 되는 복지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복지예산을 늘려서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천명했지만 최저임금 말고는 눈에 띄는 정책이 없다. -소득주도성장은 장기적으로는 산업정책이나 복지정책 등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정책과 결합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큰 퍼즐의 하나일 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2016년에 10.4%로 멕시코 다음으로 꼴찌였다. OECD 평균(21.0%)의 절반도 안된다. 정부에서 일자리 문제로 고민이 많다고 하지만 늘릴 수 있는 복지 관련 일자리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복지에 과감하게 투자할 생각을 안하고 ‘삼성 아니면 편의점’ 식으로 가니까 일자리가 부족한 것 아닌가. 복지가 잘되어 있는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는 부모와 자녀세대의 소득 상관관계가 20%정도 밖에 안되는데, 미국이나 영국은 그것이 80%나 된다. 부모가 금수저면 십중팔구 자녀도 금수저인 셈이다. 한국도 그런 사회로 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사회에선 혁신도 없고 발전도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그 중심은 제조업이 되어야 한다. 제조업이 약한 나라치고 경제가 발전한 나라가 없다. 미국만 해도 제조업 비중이 GDP 대비 10% 부근이지만, 여전히 연구개발의 6-70%를 제조업에서 한다. 한국은외환위기 전 14~16%에 달하던 GDP 대비 설비 투자가 이후 7~8%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1990년대 이후 새로 키운 산업이 없다. 반도체만 해도 중국이 반도체 국책사업으로 키우고 한국 기술자들 영입하고 있다. 사실 중국 추격은 오래 전부터 나왔던 얘기였다. 정부가 신경 안쓰다가 여기까지 왔다. 많은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는데 이해를 못하겠다. 중국이 쫓아오니까 서비스업 한다? 서비스업 강국인 미국이나 영국이 그냥 자리 내주겠나. 서비스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왜 중국 쫓아오는 것만 생각하고 우리가 미국이나 일본 쫓아갈 건 생각 안하나.⇒기획재정부 등에선 여전히 의료산업에 관심이 많은 듯 하다. -의료산업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다. 세계에서 의료로 무역흑자를 제일 많이 내는게 체코조차 의료 부문 국제수지 흑자가 GDP 대비 0.15%가 안된다. 한국은 0.003% 가량이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거두는 무역흑자가 약 5%다. 의료분야를 지금보다 1000배 이상 키워도 반도체와 자동차 수준이 안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소재산업 등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가령 반도체 만드는 기계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그걸 국산화할 노력을 해야지 성형관광 얘기나 하고 있으면 억장이 무너진다. 차라리 우리나라 의사 숫자가 OECD 꼴찌인 인구 1000명당 2.2명(2015년 기준)이니까 의료접근권 강화에 더 신경쓰길 바란다. ⇒최근 규제완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규제란 기본적으로 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을 조화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기업인들에게 독일에 투자할지 알바니아에 공장 세울지 물어보면 십중팔구 독일이라고 답할 것이다. 독일은 기업관련 규제가 매우 강력한데 왜 그럴까. 규제가 모든 걸 결정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규제를 절대적으로 좋다 나쁘다 말하는건 말이 안된다. 때로는 규제가 새로운 산업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북유럽은 강력한 환경규제를 실시한 덕분에 대체에너지 산업이 발달했다.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을 계기로 주주자본주의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주주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망치는 자본주의의 적이다. 주주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까 단기 이윤과 배당만 신경쓴다. 주주자본주의 극단인 미국을 보자. 미국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이윤유보율이 45~55%였는데 지금은 기업 이윤의 90~95%를 배당하고 자사주매입으로 갖다 바친다. 우리나라도 은행자유화와 외국인주주 확대 등으로 장기투자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느냐. 그게 중소기업 투자 악화와 연관된다 . ⇒문재인 정부 재벌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재벌정책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야 한다. 일자리 늘리고 노조 인정하고 갑질 그만하고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그걸 위해 모든 가능한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기업지배구조에 무슨 정답이 있느냐. 지배구조는 수단일 뿐이다. 자동차 경주에 비유한다면 중요한건 자동차 경주를 잘하는 것이지 자동차 모양이 아니다. 한국은 미국에서 경영학 공부하고 온 교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각화는 나쁘고 사외이사제는 좋다는 이분법이 횡행한다. 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조차도 차등의결권을 운영한다. 포드는 가족경영회사다. 폭스바겐을 보자. 폭스바겐은 창업자 가족이 대주주이지만 주정부 역시 20% 지분을 갖고 있고 법을 통해 공장폐쇄나 인수합병을 규제한다. 거기다 감독이사회에 노동조합 추천 이사가 절반이다. 폭스바겐의 장기적인 이익을 중시하는 이해관계자들이 권한을 갖지 않으면 기업이 주주들의 현금인출기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라는 스웨덴에서 발렌베리같은 재벌 가문을 용인하는 이유가 뭐겠느냐. 지금이라도 정부가 차등의결권, 장기 주주 가중의결권, 노동이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최근 국민연금을 두고 연금사회주의 혹은 관치금융 비판이 나오는데. -노동자들이 낸 돈으로 모은 기금으로 정부가 자본주의 방식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다. 자본가가 주주권을 행사하면 자본주의고 노동자가 주주권을 행사하면 사회주의다? 이중잣대일 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비싼 식당 오면 부자가 왜 그리 사치스럽게 사느냐고 타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한국은 오랫동안 긴축과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재정정책을 펴왔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더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해야 한다.한국처럼 재정 여력이 많은 나라가 없다. 재정적자를 죄악시할 필요가 없다. 재정준칙도 금과옥조가 아니다. 집안살림에서도 빚을 내는게 미래를 위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가령 병이 났는데 돈 없다고 병을 키우는 것보다는 돈을 빌려서라도 빨리 치료받고 일을 하는게 더 좋을 수 있다. 재정전략만 확실하다면 몇 년 정도 재정적자 감수하고 돈을 풀어서 생산성 높이고 일자리 늘려야 한다.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것도 말이 안된다. 국채 상환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국채를 구입하면 그건 자산이 되고 자식들에게 상속도 할 수 있다. 그런 논리라면 대출 받아서 집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식들에게 못할 짓 하는 것인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지 않겠나. -세금을 바라보는 담론 자체를 바꿔야 한다. 세금은 공동구매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국가가 서비스를 공동구매해주는 것이다. 세금이 있기에 고속도로도 있고 철도도 있고 학교도 있고 국방도 있다. 북유럽은 소득세도 많이 내지만 부가가치세도 20~25%까지 낸다. 모두가 세금을 더 많이 내고 국민 모두를 위한 복지와 안전, 환경을 추구하는 것이다. 대담 전경하 경제부장 lark3@seoul.co.kr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비핵화 속도 조절 언급한 트럼프, 대북 기조 바꾸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비핵화 속도 조절을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얼마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훌륭한 협상가”라고 치켜세운 그는 16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위해 빨리 움직이고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정말로 서두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17일에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한 걸음 더 나가 “시간 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다”면서 “그저 프로세스를 밟아 갈 뿐”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에서 ‘종전선언을 하자’는 북한과 ‘비핵화가 먼저’라는 미국의 이견으로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위한 워킹그룹(실무협의팀) 구성만 하기로 한 북·미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7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대해 “강도적”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써 가며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이 워킹그룹을 만들어 놓고도 북한의 호응이 없어 회담을 열지 못해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를 비롯한 다음 단계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교착 상태에 대한 미국 내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표 없는 비핵화론’을 들고나온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조차 든다.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북한에 빼앗긴 듯한 무력감조차 느껴진다. 이렇게 하다가는 천재일우의 비핵화 기회가 물 건너갈 수 있다. 북한이 요구한 것이 체제보장의 초기 조치인 종전선언이고, 이 문제가 결렬돼 북·미 관계가 정체돼 있다면 미국은 남북이 바라는 종전선언을 통해 동력을 살려 나가야 한다.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에 인색해 비핵화를 망칠 수는 없다. 미군 유해 송환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에 이뤄진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대북 기조가 후퇴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종전선언에 합의하는 결단을 바란다.
  •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경기 하강기 사실상 인정…3%대 성장 복원 위해 곳간 연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경기 하강기 사실상 인정…3%대 성장 복원 위해 곳간 연다

    고용쇼크·무역장벽· 수출악화 3중고 민간 기관 잇단 하향 조정도 부담 내년 재정 지출 증가율 5.7→7.7%로 일각선 “반쪽짜리 재정 확대” 지적도 사실상 단기 해결책…체질 개선 의문정부가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은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자리 정부’를 내세웠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가 거세지면서 그나마 선방하던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재정 확대 카드를 뒤늦게 꺼내들었지만 사실상 대증요법에 불과해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된다.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미·중 통상마찰,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불안이 확산되고 시장과 기업의 경제 마인드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고, 고용이나 소득분배 부진도 단기간에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을 낮춘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우리 경제에는 소득분배 악화, 고용 절벽 등 악재가 속출했다. 정부가 지난해 예상했던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은 32만명이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실제 취업자 증가 폭은 14만 2000명에 불과했다. 정부는 지난 4월 3조 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백약이 무효’처럼 비쳐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인구 감소가 취업자 수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해명해 상황 판단이 안이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소득주도성장을 통한 양극화 해소를 목표로 한 정부로서는 상반기 소득분배지표가 악화된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8% 감소한 반면 상위 20%(5분위)의 소득은 9.3% 증가한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의 상징이 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는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그나마 우리 경제를 받쳐 주는 것은 수출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지난 1~6월 수출은 1년 전보다 6.6%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수출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역시 가계부채 증가세에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논쟁’마저 불거졌다. 민간기관들은 최근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며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반면 정부는 이달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8개월 연속 회복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판단을 이어 갔다. 하지만 이번 ‘하반기 이후 경제 여건 및 정책 방향’에서 결국 3% 성장률 목표가 ‘장밋빛 전망’이었음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 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만 재정 지출을 3조 8000억원 이상 늘리고, 내년 재정 지출 증가율도 당초 계획했던 5.7%에서 2% 포인트 정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사회 안전망 확충과 동시에 고용 창출력과 인구·산업구조 변화 재점검 등을 토대로 실효성 있는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재정을 확 풀어 체감경기부터 되살리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반쪽짜리 재정 확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올해 이미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상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부동산 보유세도 올릴 예정이어서 조세 정책과 엇박자가 나기 때문이다. 세금 부담이 느는 데다 대출 금리마저 오를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꽉 닫힌 지갑을 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재정 확대 방안은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민간에 돈을 푼다는 것은 임시방편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세 바퀴 축으로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부총리는 “입지·공유경제 등 핵심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기업 프로젝트는 투자가 이뤄지도록 밀착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혁신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과 내용은 이번 대책에서 눈에 띄지 않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한국 독립에 목숨 바친 베델 “대한매일신보 영원히 살아남아야”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한국 독립에 목숨 바친 베델 “대한매일신보 영원히 살아남아야”

    대한민국이 온통 제17대 대통령 선거로 떠들썩하던 2007년 12월 초.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특별한 사연 하나가 실렸다. 외교담당 대기자로 잘 알려진 패트릭 코번(68)이 쓴 ‘헨리의 전쟁-강제 인도에 반대한 투쟁’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였다. 약 100년 전 영국의 한 외교관이 일본의 한국 탄압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다가 조기에 퇴임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는데, 그가 바로 자신의 할아버지 헨리 코번(1871~1938)이라는 것이다. 아래는 그의 기사를 요약한 것이다.“헨리 코번은 을사늑약이 체결된 지 3일 만인 1905년 11월 20일 주한 영국대리공사로 발령받아 1906년 2월~1908년 9월 한국총영사로 일했다. 그는 일본의 요구로 대한매일신보 사장인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에 대한 두 차례의 재판에 참여했다. 주필(편집 책임자) 양기탁을 넘겨 달라는 통감부의 요구도 끝까지 거부했다. 일제의 강제 합병에 반대하는 기사를 쓴 한국 기자를 일본이 고문하려 하자 영국 정부의 반대에도 이를 막아내려고 격렬히 투쟁한 것이다. 결국 그는 영국의 동맹국인 일본과 외교 갈등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총영사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양기탁이 일본에 송환되고 일주일 뒤인 1908년 8월 21일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런던으로 돌아갔다. 6개월쯤 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외무부를 떠났는데 당시 49세였다. 이후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영국인들은 그제서야 할아버지가 베델과 양기탁 사건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던 일제의 잔혹함을 깨닫게 됐다.” 이 기사가 나간 뒤 코번은 우리 정부의 초청으로 2008년과 2013년 한국을 찾았다. 두 번째 방문 때는 할아버지 헨리 코번과 대한매일신보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다. 이는 베델의 존재를 모르고 살던 영국인들에게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20세기 초 자신들의 선조 가운데 한 사람이 이역만리 극동 땅에서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사실이 이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헨리 코번은 1908년 본국에 돌아간 뒤 다시 한국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100년이 지나 그의 손자가 그를 다시 깨웠다. 3·1 운동 발발 100주년을 앞두고 우리에게 베델이라는 ‘큰 문’을 열 수 있도록 ‘열쇠’를 꺼내 준 것이다.1909년 5월 1일. 서울 정동 애스터하우스 호텔(현 서대문역 농협중앙회 터)에서 한 젊은 영국인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고통스럽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바로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를 창립한 베델이었다. 겨우 서른일곱살. 머나먼 이국땅에서 불꽃 같은 삶을 살았던 그는 마지막을 직감한 듯 ‘동반자’ 양기탁의 손을 잡고 짧은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더라도 대한매일신보는 영원히 살아남게 해 한국 동포를 구해 주세요.” 베델의 의학적 사인은 ‘심장 팽창’이었다. 앞서 그는 1908년 일제의 요구로 중국 상하이에서 3주간 금고형을 선고받아 복역했고, 일본 언론들이 “베델이 국채보상운동 의연금을 횡령했다”는 루머성 기사를 퍼뜨려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는 “1909년 당시만 해도 베델이 살던 자택(서울 종로구 홍파동 월암근린공원 터) 등 일반 가정에는 전기·수도 시설이 없었다”면서 “(수감 생활 뒤) 나빠진 건강을 회복하고자 세브란스 병원(서울역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 터)과 가까웠던 호텔에 머물며 치료에 전념했지만 소용이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 전국 각지에서 애도의 눈물을 흘렸다. 베델이 죽은 지 5개월이 지난 1909년 9월에도 평안북도 희천의 대명학교에서 신보사에 조의금을 보냈을 정도로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들이 많았다. 대한매일신보 주필을 역임한 박은식(1859~1925)은 만사(輓詞·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글)에서 이렇게 탄식했다. “하늘이 공을 보내고는 다시 데려갔구나./구주의 의혈남아 동쪽의 어둠을 씻어 내고자/삼천리 방방곡곡에 신문을 뿌렸네./꽃다운 이름 남아 다함없이 비추리.”베델의 장례식은 5월 2일 오후 3시 30분 서대문 자택에서 거행됐다. 영국 총영사관원들과 목사, 선교사, 언론인 등 수천명이 모였다. 오후 4시에 발인해 한강변에 있던 양화진 외국인 묘지(마포구 합정동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묻혔다. 운구 행렬에는 흰옷 입은 이들이 구름처럼 뒤를 따랐다. 신보는 이날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양화도 장지로 가는 한국인 가운데 곡하는 자들이 상당수였고, 부인들도 배설공(公)의 집 근처에서 통곡했다. 영국 목사 터너가 장례식을 인도하고 한국 목사 전덕기가 기도한 뒤 성분(관을 묻고 묘를 흙으로 쌓아 올리는 것)하였는데 많은 이들이 분상(봉분) 앞에서 절하며 그를 기렸다. 장지까지 따라온 인원은 내외국인 합쳐서 1000여명이었다.” 5일에는 동대문 밖 영도사(동대문구 안암동 개운사)에서 추도회가 열려 400여명이 그를 추모했다. 6일에는 양기탁 등 10여명이 모여 종로에 베델 동상을 세우기로 하고 모금을 시작했다. 전국에서 모두 259편의 만사(등록문화재 482호)가 모였다. 한국인들이 한 외국인의 죽음을 이토록 애도하며 안타까워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베델은 1872년 영국에서 태어나 열여섯살이던 1888년 아버지의 권유로 일본에서 무역업을 시작했다. 1904년 러일전쟁을 계기로 한국으로 건너와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발행했다. 그는 당시 일본의 노골적인 한국 침략 시도를 목격하며 언론의 자유와 항일운동을 지원했다. 언론인으로서 신보와 KDN를 통해 일제 침략을 거세게 비판했다. 대한매일신보사를 국채보상운동 모금소로 활용하고 항일 비밀단체 신민회(1907~1911)의 본부 역할도 할 수 있게 했다. 일본은 영국에 그를 처벌해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며 외교공세에 나섰다. 결국 그는 두 차례 재판을 받은 뒤 건강 악화로 짧은 생을 마쳤다. 살아서는 ‘깨어 있는 영국인’으로 한국 독립을 위해 싸웠고, 죽어서는 ‘영원한 한국인’으로 우리에게 다시 태어났다.영국에서 만난 베델의 손녀 수전 제인 블랙(62)은 “베델의 부인이자 내 할머니인 마리 모드 게일은 할아버지(베델)가 떠난 뒤에도 재혼하지 않고 영국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며 그를 기렸다. 할머니는 평생 그를 자랑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아래는 서울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있는 베델의 묘비문을 요약한 것이다. “아! 여기 대한매일신보 사장 배설공의 묘가 있도다. 그는 열혈을 뿜고 주먹을 휘둘러 2000만 민중의 의기를 고무하며 목숨과 운명을 걸고 싸우기를 여섯 해나 하다가 마침내 한을 품고 돌아갔으니, 이것이 공의 공다운 점이고 또한 뜻있는 사람들이 공을 위해 이 비를 세우는 까닭이로다. 드높도다 그 기개여, 귀하도다 그 마음씨여. 아! 이 조각돌은 후세를 비추어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이다.” 런던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반격 나선 이란 “美, ICJ에 제소”

    반격 나선 이란 “美, ICJ에 제소”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임박한 가운데 이란이 미국 정부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등 제재를 무력화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알자지라는 16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트위터를 인용해 “이란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에 반발해 ICJ에 미국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자리프 장관은 트위터에 “이란은 일방적인 제재를 불법적으로 복원하려는 미국의 책임을 따지고자 오늘 ICJ에 소송을 했다”면서 “미국이 외교적, 법적 의무를 모독하는 상황에서도 이란은 법치에 충실했다. 국제법을 어기는 미국의 버릇을 반드시 고쳐 놓아야 한다”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8일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대이란 제재를 단계적으로 복원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전화해 대화를 요청할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끝까지 맞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와 영국, 독일 정부가 미국이 탈퇴한 이란 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에 독립적인 금융채널을 모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를 통해 이란이 더 쉽게 원유 수출 대금을 자국으로 보낼 수 있게 하려는 의도다. WSJ는 이를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서 활동 중인 기업에 대한 제재를 면제해 달라는 유럽 국가들의 요청을 거절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자 유럽연합(EU)이 이란과 손잡고 미국에 정면으로 맞서는 구체적 징후라고 평가했다. 국제사회에서 이란보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더욱 고립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 준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푸틴 편든 트럼프에… “미국민 모독” 거센 후폭풍

    푸틴 편든 트럼프에… “미국민 모독” 거센 후폭풍

    친정 공화당 “수치스럽다” 맹비난 ‘親트럼프’ 폭스뉴스도 “반역적” 비판 트럼프 “더 밝은 미래 위한 것” 진화“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바보스러움 탓에 미·러 관계는 최악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및 트위터를 통해 한 발언에 미 정계와 언론 등 미 조야가 들끓고 있다.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 정보당국의 조사를 불신하고, 대선 개입 의혹을 부정하는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감싸는 모습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해 온 보수 언론 등도 그의 발언에 대해 “수치스럽고 굴욕적”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댄 코츠 국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후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는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우리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의 말을 신뢰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리 선거에 개입했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미국은 러시아에 책임을 묻는 것을 유지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사악한 공격에 종지부를 찍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러시아 사람들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며 나는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우리 정보기관의 평가를 전적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 대통령 중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행동 중 하나”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발언)은 문제 해결보다는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더 강하게 반발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미 역사상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한 것처럼 미국의 적을 옹호한 대통령은 없었다”면서 “이는 미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과 엘리지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미 대통령이 자국 정보기관 관료 대신 푸틴 대통령 편을 들었다. 이는 완전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미국을 망신시키고, 우리 기관을 폄훼하는가 하면 독재자(푸틴)를 끌어안았다” 등 맹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 편을 들어온 폭스뉴스 앵커 셰퍼드 스미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중 일부는 창피하고 수치스러우며 반역적”이라고 비판했다. CBS 마거릿 브레넌 기자는 “대통령의 기자회견 중 몇몇 미 관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그들은 ‘(더 볼 수 없어) TV를 껐다’고 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적국의 범죄 지도자와 공개적으로 공모한 것”이라고 몰아세웠고,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트럼프·푸틴 대 미국’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미합중국의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취임 선서를 버렸다”고 비난했다. ‘항복 회담’이라는 난타전으로 후폭풍이 거세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트윗을 올려 “더 밝은 미래를 만들려면 과거에만 집중할 순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日·캐나다 등 지역별 차등 두지만… “업종별 적용땐 저임금 노동자 타격”

    소상공인들 “실효성 있는 대책 내놔라” 5인 미만 사업장·지방 차등 법 개정 필요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시급)으로 결정된 이후 영세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은 영세 소상공인 분포가 높은 업종, 지역별 물가 수준, 업종별 사용자의 지급 능력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자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7일 서울 동작구 사무실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5인 미만 사업장 소상공인 업종에 대한 차등화 방안은 지급 능력을 고려해 시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프랜차이즈 가맹수수료, 상가 임대료, 카드 수수료 인하와 같은 대책 외에 당장 실효성 있는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업종별 차등 적용은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행할 수 있다. 최저임금법에는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저임금이 시행된 첫해인 1988년 두 그룹으로 나눠 업종별로 적용한 적이 있지만, 다음해인 1989년부터 지금까지 하나의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심의 과정에서 차등 적용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2016년 16대9, 2017년 17대4(기권 1), 올해는 14대9로 사용자위원을 제외한 공익위원과 노동자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5인 미만 사업장 혹은 수도권과 지방 등 사업장 규모나 지역에 대한 차등 적용은 법을 고쳐야 시행이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제도 개선을 논의했던 최임위 전문가 태스크포스(TF)는 “업종별 차등 적용은 타당성을 찾기 어렵고 지역별 차등 적용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역별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국가로는 일본을 비롯해 그리스, 필리핀, 캐나다, 브라질, 호주 등이 있다. 일본에서는 최저임금이 높게 책정된 대도시로 인접 지역 인력이 쏠리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차등 적용은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누려야 할 저임금 노동자들로부터 그 혜택을 빼앗는다. 이는 법 제정 취지나 목적에 맞지 않는다”면서도 “향후 업종·업태별 실제 임금지급액, 매출 구조 등을 근거로 취약한 업종이 있다면 논의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규모별 차등 적용은 직무 특성이나 지역의 물가 수준 등과는 큰 관련성이 없다”며 “노동력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라는 최저임금의 취지를 보면 당위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트럼프, 미러 정상회담 저자세 비판에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한 것” 해명

    트럼프, 미러 정상회담 저자세 비판에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한 것” 해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이를 비난하는 미국 내 여론이 거세다.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개입을 놓고 푸틴 대통령 면전에서 아무런 비판을 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진보, 보수를 떠나 비판이 나오자, 미·러 관계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미·러 정상회담을 한 후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트윗을 올려 “오늘 그리고 전에도 여러 번 말했듯이 내 정보기관 사람들에게 대단한 신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정보 당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 것은 이날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개입한 게) 아니라고 했다. 러시아는 그렇게(개입) 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이는 이미 러시아의 대선개입 결론을 내린 미 정보당국보다 푸틴 대통령을 더 신뢰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볼수 있었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더 밝은 미래를 만들려면 과거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세계 최고의 두 핵 강국으로서 서로 잘 지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내 여론은 푸틴 대통령에게 저자제로 일관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집중 포화를 가하고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편에서 미국 정보당국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양국 정상이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을 함께 부인하는 놀라운 광경이었다”고 지적했다. CNN 앵커 앤더슨 쿠퍼는 현지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수치스러운 행동 가운데 하나를 지켜보셨다”고 말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선거개입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민주-공화 양당으로부터 강한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트윗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헬싱키 기자회견은 ‘중범죄와 비행’의 문턱을 넘어섰다”면서 “반역적인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보수매체도 가세했다. 폭스비즈니스 진행자인 네일 카부토는 “유감스럽지만 제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이는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잘못된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큰 적, 상대국, 경쟁자에게 최소한의 가벼운 비판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폭스뉴스 패널 가이 벤슨은 “쉽게 말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최악의 하루”라고 촌평했다. 이런 가운데 미 민주당은 이와 관련, 대러 제재 강화와 백악관 안보팀 청문회 출석 등을 주장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미·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보다 러시아의 이익을 우선시했다”고 비판하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트럼프 “미·러, 핵무기 90%… 나쁜 일”

    트럼프 “미·러, 핵무기 90%… 나쁜 일”

    푸틴 “양국 ‘아픈 지점’ 깊이 얘기” 北 비핵화·中 무역전쟁 등 논의 첫 만남 ‘지각 vs 지각’ 기싸움도 트럼프 “EU는 무역서 최대의 적” “동맹 훼손 행보, 푸틴의 승리” 우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고 핵군축·중국과의 무역전쟁, 북한 비핵화 등 정치·경제·군사 현안들을 논의했다. 미 CNN,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대일 단독 회담에 앞서 공개한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미·러 정상)는 통상부터 군축, 핵미사일, 중국 문제까지 논의해야 할 많은 주제들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양자 관계와 국제 문제의 여러 ‘아픈 지점’에 대해 깊이 있게 얘기할 때가 됐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이 표명한 의제만 봐도 현재 진행 중인 세계적 사안들이 회담 테이블에 다 올라온 것으로 추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군축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전 세계가 미·러 양국이 잘 지내는 걸 보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전 세계) 핵무기의 90%를 갖고 있다. 이건 좋은 일이 아니라 나쁜 일이며 그것에 대해 무언가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착 상태인 미·러 관계의 적극적인 개선 의지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말하면 지난 수년간 (두 나라는) 잘 지내지 못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된 지 오래되지 않았으나 지난 2년 동안 점차 가까워지고 있고 양국은 아주 특별한 관계가 될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의혹, 크림반도 병합,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기도 사건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제 외교가에서 ‘지각의 대명사’로 악명 높았던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마저 또 늦어 눈길을 끌었다. 당초 정상회담은 오후 1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푸틴 대통령은 오후 1시 35분 대통령궁에 도착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호텔에서의 출발 시간을 조정해 푸틴보다 더 늦은 오후 1시 55분에 도착, 초반부터 기 싸움을 벌였다. 이날 회담이 예정보다 70분이나 늦게 시작한 이유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의 우방인 유럽연합(EU)을 패닉 상태로 몰아붙이며 푸틴 대통령에게 외교적 승리를 안겼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CBS 이브닝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최대 적이 누구냐’는 질문에 “EU가 무역에서 우리에게 하는 것을 보면 적으로 생각한다”고 직설적인 답변으로 EU를 당혹스럽게 했다. 그의 이 발언은 유럽 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전통적인 피아 식별을 무너트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거세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을 돌면서 특히 ‘돈’에 대해 집요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1~12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마치 방위비를 수금하러 온 ‘빚쟁이’처럼 굴었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면전에서 EU에 소송을 제기하라고 부추겼다. 서구 언론들은 동맹 관계를 훼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결과적으로 푸틴 대통령을 승자로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분열은 결국 러시아에게 승리”라며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사태와 2016년 미 대선 개입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로 사실상 고립 상태에 있던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기도 전에 원하는 것(고립 탈피)을 얻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볼펜심도 못 만드나” 3년전 질책… 패권 노린 中 야심 불씨 됐다

    [글로벌 인사이트] “볼펜심도 못 만드나” 3년전 질책… 패권 노린 中 야심 불씨 됐다

    거세지는 중·미 무역전쟁의 도화선이 된 게 2015년 발표된 중국의 첨단제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다. 지난 6일부터 퍼붓기 시작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이 정조준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중국제조 2025’ 산업들이다. 이 모든 시작의 발단은 볼펜심이었다. 2015년 리커창 총리가 “중국 기업들이 볼펜 하나 제대로 못 만드느냐”고 질책한 사건의 파장은 컸다. 중국은 매년 400억개의 볼펜을 생산하며 전 세계 공급량의 80%를 점유하고 있지만 정작 핵심 기술인 볼펜심은 제조하지 못해 일본, 독일에서 90%를 수입한다. 비행기와 자동차도 만드는 국가이지만 고강도 스테인리스강 볼펜심을 만들지 못해 수입하는 신세인 셈이다. ‘중국제조 2025’가 탄생하게 된 계기다. 미국 통상 공세의 빌미가 된 것도 ‘중국제조 2025’다.‘중국제조 2025’는 로봇부터 바의오의약까지 10개 첨단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육성 전략이다. ‘중국제조 2025’가 무역전쟁의 계기가 된 것도 그 속에 담긴 중국의 야심 때문이다. 독일의 성장 전략인 ‘인더스트리 4.0’을 벤치마킹한 ‘중국제조 2025’의 속내는 3단계 발전 전략이 완성되는 2045년에 중국이 세계 패권을 쥐겠다는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는 분석한다.‘중국제조 2025’를 완성하는 목표로 삼은 2045년에서 불과 4년 뒤인 2049년은 중국 공산당 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공산당 정부 수립 전까지 외세에 시달렸던 중국은 아편전쟁 발발 20년 전인 1820년 청나라 때만 해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3%를 차지했다. 천하를 호령했던 대국이 홍콩, 마카오 등의 영토를 외세에 하나씩 떼어 주며 ‘잠자는 거인’이라 조롱받는 신세로 전락했던 시절을 공산당은 뼛속 깊이 각인하고 100년 뒤에는 세계 패권을 다시 쥐겠다는 장기 계획을 세운다. 중국인의 입으로 한 번도 발표된 적이 없는 이 장기 목표가 ‘중국제조 2025’로 가시화된 것이다. ●스스로 과대평가하는 中정서도 영향 지린대학 경제금융대학원 리샤오(李曉·55) 원장은 지난달 열린 졸업식 축사에서 “지난 100여년 동안 우리는 서방의 침략을 받았고, 그 압박이 너무 오래돼서 마음속에 스스로 대국이 되고자 하는 정서가 절박하게 자리를 잡았다”며 “개혁·개방 40여년 동안 이뤄진 중국의 경제발전은 비범한 성취를 이룬 것이었고 어떤 영역에서는 세계의 선두 그룹에서 달리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는 거국적인 자부심을 갖게 됐으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정서도 자리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리 원장은 중·미 무역전쟁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더 연구해야 한다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중국인 스스로 과대평가하는 정서는 ‘신(新)4대 발명’과 중·미 무역협상 중에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100년 전과 후의 비교 사진으로 압축된다. ‘신4대 발명’이란 종이, 화약, 인쇄술, 나침반의 고대 4대 발명에 견주어 고속철도, 모바일 결제, 공유자전거, 전자상거래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신4대 발명의 원천 기술은 모두 중국의 것이 아니다. 지난해 5월 베이징 외국어대에서 20개국의 젊은이들에게 중국에서 자국으로 가져가고 싶은 기술을 설문조사했고 그 결과 고속철, 모바일 결제, 공유자전거, 전자상거래가 응답 상위권에 올랐다. 이후 중국 매체에서는 이를 ‘신4대 발명’이라고 선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 최초의 고속철은 1964년 일본 신칸센이며 모바일 결제도 1997년 핀란드에서 완성됐다. 최초의 공유자전거는 1960년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현했고 전자상거래도 1997년 영국인 마이클 올드리치가 발명했다고 BBC는 ‘팩트 폭력’을 날렸다. 물론 현재 신4대 발명이 가장 거대한 규모로 활용되는 곳은 중국이 맞다. 2차 미·중 무역협상을 위해 류허(劉鶴·66) 중국 부총리가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중국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끈 사진 한 장이 있다.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중국 협상 대표단과 미국 대표단을 100여년 전 신축조약 협상단의 사진과 비교한 것이다.●100년 전 신축조약 사진 퍼뜨린 中공산당 신축조약은 1901년 청나라가 영국·미국·러시아·독일·일본 등 11개국과 외세 배격을 주장했던 무장단체인 의화단 사건 처리를 위해 맺은 것이다. 청나라는 독일과 일본에 사죄사를 파견하고 막대한 규모의 배상금을 지불하며 외국 군대 상주를 허용해야만 했던 불평등조약이었다. 서구 열강의 중국에 대한 통치를 강화한 계기가 바로 신축조약인데 당시 사진 속 청나라 관리들은 흰 수염이 성성한 노인들이고 서구 열강의 대표는 콧수염을 멋있게 기른 청장년들이다. 하지만 100여년이 흐른 뒤 미국 대표단은 허리가 굽은 노인인 데 비해 중국 대표단은 젊다는 사실이 중국의 힘을 보여 준다고 공청단은 주장했다. 이 사진도 팩트가 틀린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무역 협상대표단과 마주 앉은 미국 측은 실질적인 협상 파트너가 아니라 공화당 하원 세입위원회 의원들이었다. 거듭된 협상에도 별다른 미국 측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자 중국 내부에서도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재고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중국제조 2025’가 무역전쟁을 촉발시킨 중요 계기가 됐다”며 “초심은 좋지만 효과는 충분히 따져 볼만하다”고 보도했다. ‘중국제조 2025’가 정부에 의한 ‘경제 지도’의 성격이 짙어지면서 국제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를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열정을 북돋우는 효과도 있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적의와 위기감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정부는 ‘중국제조 2025’를 ‘시장 주도 정책’이라고 했지만 중국의 현실적인 국정 수행은 지방정부의 보조금과 지원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펑파이는 정부가 기업에 대해 직접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면 예산 낭비는 물론 기업의 혁신 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정부가 특정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시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못박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선 “중국제조 2025는 낡은 모델” 실제로 후저우시에서 지난해 ‘중국제조 2025’ 보조금의 가장 큰 수혜자는 첨단기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밀크티 제조업체 샹퍄오퍄오(香)였다. 샹퍄오퍄오는 후저우시 ‘중국제조 2025’ 전체 예산의 10%에 해당하는 1억 6560만 위안(약 279억원)의 보조금을 받아 새로운 ‘스마트’ 밀크티 공장을 세웠다. 미국에서는 ‘중국제조 2025’가 잘 짜인 전략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적용 과정에서는 많은 약점이 나타나고 있다. 대만 경제연구원의 루쥔웨이는 “잘 의도된 정책도 실행 과정에서 왜곡될 수 있는데 ‘중국제조 2025’는 낡은 모델”이라고 밝혔다. ‘중국제조 2025’는 지방정부에게는 지역산업 청사진 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베이징 사범대의 중웨이 교수는 “중앙정부는 인력, 예산, 자원의 분배에 있어 ‘중국제조 2025’와 관련해 어떤 관여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샹진웨이 교수는 ‘중국제조 2025’ 내용 가운데 외국 기업이 중국에 기술을 이전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조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국적에 따른 차별이 없어서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에 부합하므로 제재를 받지도 않는다고 역설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경찰은 지금 ‘수능’ 전쟁?

    수사관 선발시험 경쟁률 급등 합격자 절반이 20대 스펙 쌓기 자치경찰제 시행을 앞두고 경찰 내 수사관 선발 경쟁이 치열하다. 수사 부서 근무 경력이 있어야 국가경찰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젊은 경찰관들 사이에서 ‘수사관 열풍’이 거세다. 경찰청은 최근 수사관 선발 시험인 ‘제6회 형사법 능력평가시험’의 경쟁률이 3.3대1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달 23일 시험을 치른 4530명 중 1373명이 최종적으로 ‘수사관 자격’(수사경과)을 얻었다. 경찰청은 2005년부터 수사관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서류 심사 등을 통해 수사관을 선발해 오다 2013년부터 형사법 능력평가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2016년까지 경쟁률이 2대1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수사 부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3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눈에 띄는 특징은 20대 경찰관이 709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절반(51.6%)이 넘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시험을 통과한 20대 경찰관(492명)에 비해 44.1%나 늘었다. 내년부터 자치경찰제가 실시되는 등 경찰 조직에 큰 변화가 예상되자 젊은 경찰관들이 선제적으로 수사관 타이틀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더라도 대부분의 수사 업무는 국가경찰 체제의 국가수사본부가 맡게 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의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를 할 수 있게 된 부분도 수사관 경쟁이 치열해진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밥상 엎는 건 옳지 않아… 논쟁 아닌 소상공인 지원책 논의를”

    “밥상 엎는 건 옳지 않아… 논쟁 아닌 소상공인 지원책 논의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에 적용될 시간당 최저임금을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한 데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서울신문은 ‘시급 8350원’ 논의 과정에 참여한 최저임금위 위원들에게 의결 과정과 향후 대책을 물었다. ‘공익위원’인 김성호 최저임금위 상임위원, ‘근로자위원’인 이남신 한국비정규직센터 소장, ‘사용자위원’인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이 취재에 응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최승재 회장의 입장도 들었다. 소상공인연합회에서는 부회장 2명이 ‘사용자위원’으로 참여한다.→위원 27명 중 근로자위원 5명과 공익위원 9명 등 14명만 참석했다. -이 소장(근로자 대변) 이번 결정 구조가 역대 최악이었다. 사용자위원 9명 전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측도 들어오지 않았다. 14명은 역대 최저임금위 표결 가운데 가장 적은 인원이다. -이 본부장(사용자 대변) 들러리 설 바에 표결에 임하지 않는 게 낫다고 결론 내렸다. 공익위원이 중재를 못하고 듣기만 했다. -김 상임위원(공익위원) 국민 경제에 대한 고민 없이 일방적으로 요구하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나가버리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된다면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재고해야 한다. →사용자 측에서 표결 시 퇴장한 배경은 무엇인가. -최 회장(사용자·소상공인 대변) 5인 미만 사업장에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에 반발한 것이다. 올해는 차등 적용을 통해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적인 기조가 전환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소장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말하기에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너무 낮고, 차등 적용 시 최저임금 인상의 의미가 희석된다. 사용자 측이 요구하는 업종 규모별 차등 적용 요구도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주장을 뒷받침할 통계도 미비했다. 공익위원들이 반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8350원에 반대하고 있는데 인상률은 어느 정도가 적절한가. -이 본부장 공식적으로는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지만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 10년간 평균 인상률인 7.2% 정도 생각했다. 11% 가까이 올리면 지난해 인상으로 한계 상황에 다다른 소상공인은 버티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가 업종별 차등 적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장 15.3%가 올라야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2020년까지 1만원을 달성할 수 있는데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한 자리 수 인상률이다. -김 상임위원 이번 10.9%의 인상률은 적정했다고 본다. 노사 모두 만족하는 최저임금은 없다. 타협할 수밖에 없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이 물 건너갔다. -이 소장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갈 때 인상률이 20%대가 돼야 하는데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통령과 정부는 납득할 만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임금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책은. -이 본부장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안정자금 지원을 받으려면 4대 보험에 들어야 하는데 소상공업계 근로자들은 주로 단기간 근로를 하다 보니 4대 보험에 잘 들지 않는다. 따라서 자금 지원 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이 소장 당장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본점에 내는 로열티, 부대비용, 불공정거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한계에 다다른 영세 자영업자는 업태를 전환해야 한다.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방안은. -최 회장 소상공인이 투쟁에 나서려면 가게를 팽개치고 나와야 하는데 그 순간 망한 것과 다름없다. 동맹 휴업을 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이 소장 최저임금 금액만 놓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고용주들도 최저임금 인상률과 관련해 불만을 표출할 수 있지만 무조건 지키지 않겠다고 해선 안 된다. 차려진 밥상을 엎는 건 옳지 않다. 이는 사회를 대기업·재벌 중심으로 꾸려 가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