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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체복무 기회를” vs “형평성 문제”… 세 번째 헌재 오른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기회를” vs “형평성 문제”… 세 번째 헌재 오른 양심적 병역거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방의 의무를 진다’(헌법 제39조).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헌법 제19조). 병역을 모든 국민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헌법은 양심의 자유도 보장하고 있다. 두 헌법적 가치는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 논란을 낳았다.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합헌 결정을 받은 ‘병역 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이 9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판대에 4년 만에 다시 올라 대심판정을 달궜다. 이날 열린 헌재 공개변론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지,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앞서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김모씨 등 3명은 “병역을 면제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대체 복무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며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병역법 제88조 1항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 오두진 변호사는 “전 세계에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젊은이의 90% 이상이 한국 감옥에 있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 표준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변호사도 “최근 현역에 필요한 자원이 남아 6000여명이 보충역으로 전환되기도 했다”며 “한 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600여명임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병역 자원의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방부 측 대리인인 정부법무공단의 서규영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 도입은 곤란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며 “병역 정의를 실현하려면 의무 부과가 평등하게 이뤄져야 하고, 회피하는 행위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형벌을 가하지 않으면 양심을 빙자한 병역 기피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신념을 객관적 기준으로 어떻게 가려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양측 주장 팽팽 “대체복무 허용” vs “병역 기피 우려”

    양심적 병역거부 양측 주장 팽팽 “대체복무 허용” vs “병역 기피 우려”

    ‘양심적 병역거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형사처벌 대신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할까. 2004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위헌심판대에 오른 병역법 조항을 놓고 9일 헌법재판소가 공개변론을 열고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변론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지,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김모씨 등 3명은 병역을 면제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 오두진 변호사는 “전세계에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젊은이의 90% 이상이 한국 감옥에 있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 표준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 현역에 필요한 자원이 남아 6000여명이 보충역으로 전환되기도 했다”며 “한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600여명임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병역자원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정 변호사는 “대만에서 대체복무제를 실시한 결과 병역회피 시도는 발생하지 않았고, 인권수준을 높였다는 국제사회 평가까지 받았다”며 “우리 국방부도 2007년 대체복무법안을 발의해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방부안은 이듬해 백지화됐다. 참고인으로 나온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 처벌은 양심의 자유를 절박하고 심각하게 해치는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한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걸러내기 어렵다거나 병역기피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문제는 대체복무를 현역보다 불리하게 만들어 해결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 대리인인 정부법무공단의 서규영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 도입은 곤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서 변호사는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며 “병역 정의를 실현하려면 의무 부과가 평등하게 이뤄져야 하고, 회피하는 행위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형벌을 가하지 않으면 양심을 빙자한 병역 기피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신념을 객관적 기준으로 어떻게 가려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측 참고인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도 양심적 병역거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병역 기피를 위한 수단으로 오남용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각자의 양심결정을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제한 존중할 수는 없다며 대체복무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논의는 헌재가 아닌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일원·이정미 재판관은 진정한 양심적 병역기피자를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는지를 물었고, 김이수 재판관은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인권 현실로 지적되고 있고 병역법 개정안도 발의됐던 점을 고려하면 양심적 병역거부를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현행 병역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 의무에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고 있고, 대체복무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돼 법원에서 대부분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으면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군에 가는 대신 교도소 생활을 하는 셈이다. 2004년 서울남부지법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후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했고 헌재도 앞서 두 차례 모두 합헌 결정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이 된 野 보이콧

    독이 된 野 보이콧

    7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지난 6일 밤 9시 40분. 이날 본회의에서는 61개 법안이 새누리당 단독으로 신속하게 통과됐다. 같은 날 오후 국회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한 ‘보이콧’ 차원에서 야당은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야당 의원들이 낸 법안들조차 새누리당 의원들에 의해 만장일치로 단독 처리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본인이 대표 발의하거나 공동 발의자에 이름을 올린 법안이 통과되는 순간에 정작 자리를 비움으로써 기권을 행사한 것이다. 이날 처리된 61개 법안 가운데 야당 소속 의원이 발의 과정에 참여한 법안은 모두 37개다. 이 가운데 20개는 여당 의원이 발의한 중복 법안과 합쳐지면서 대안 반영되거나 폐기됐다. 특히 ‘할부거래법 개정안’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과 같은 주요 민생법안은 정부 제출안과 야당 의원들이 각자 발의한 법안들이 통합된 것이다. 법안은 각각 선불식 할부계약(상조계약)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보호하고, 중견기업이 ‘갑의 횡포’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지난달 26일에도 ‘상임위원회 활동 전면 중단’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렇다 보니 기존에 야당이 요구했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점검 소위원회 구성에 대한 논의조차 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당 안팎에서 “연계 전략을 자주 쓰다 보니깐 야당 스스로 발이 묶이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허용” vs “병역 기피 우려”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허용” vs “병역 기피 우려”

    ‘양심적 병역거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형사처벌 대신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할까. 2004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위헌심판대에 오른 병역법 조항을 놓고 9일 헌법재판소가 공개변론을 열고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변론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지,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김모씨 등 3명은 병역을 면제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 오두진 변호사는 “전세계에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젊은이의 90% 이상이 한국 감옥에 있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 표준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 현역에 필요한 자원이 남아 6000여명이 보충역으로 전환되기도 했다”며 “한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600여명임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병역자원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정 변호사는 “대만에서 대체복무제를 실시한 결과 병역회피 시도는 발생하지 않았고, 인권수준을 높였다는 국제사회 평가까지 받았다”며 “우리 국방부도 2007년 대체복무법안을 발의해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방부안은 이듬해 백지화됐다. 참고인으로 나온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 처벌은 양심의 자유를 절박하고 심각하게 해치는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한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걸러내기 어렵다거나 병역기피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문제는 대체복무를 현역보다 불리하게 만들어 해결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 대리인인 정부법무공단의 서규영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 도입은 곤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서 변호사는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며 “병역 정의를 실현하려면 의무 부과가 평등하게 이뤄져야 하고, 회피하는 행위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형벌을 가하지 않으면 양심을 빙자한 병역 기피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신념을 객관적 기준으로 어떻게 가려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측 참고인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도 양심적 병역거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병역 기피를 위한 수단으로 오남용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각자의 양심결정을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제한 존중할 수는 없다며 대체복무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논의는 헌재가 아닌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일원·이정미 재판관은 진정한 양심적 병역기피자를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는지를 물었고, 김이수 재판관은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인권 현실로 지적되고 있고 병역법 개정안도 발의됐던 점을 고려하면 양심적 병역거부를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현행 병역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 의무에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고 있고, 대체복무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돼 법원에서 대부분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으면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군에 가는 대신 교도소 생활을 하는 셈이다. 2004년 서울남부지법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후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했고 헌재도 앞서 두 차례 모두 합헌 결정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與 “갈등 조기 봉합” 유승민 지우기 박차

    與 “갈등 조기 봉합” 유승민 지우기 박차

    새누리당 지도부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사퇴한 지 하루 만인 9일 그의 흔적 지우기에 박차를 가했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명분 아래서다. 국회 당 대표실 대표석 우측 ‘2인자’ 자리에 부착돼 있던 ‘유승민 원내대표’라는 명찰도 이날 가차 없이 제거됐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한 묵언이다. 애당심으로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귀결된 이번 ‘거부권 정국’과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말라는 입단속인 셈이다.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제 우리는 심기일전해야 한다. 모든 것을 제쳐 놓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해 온 김태호 최고위원은 “개인적 인간관계로 봤을 때 너무나 미안한 마음도 든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선출한다. 당 지도부는 새 원내지도부를 합의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역시 당 계파 갈등이 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극약 처방으로 인식된다. 원내대표 ‘추대 후보’로는 원유철(4선·경기 평택갑) 전 정책위의장이 유력하게 떠올랐다. 계파색이 옅고 당의 취약 지역인 수도권 출신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원 전 의장은 출마 명분 찾기에 고심하며 의원들과의 접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밍을 놓쳤던 김 대표의 당직 개편도 임박했다. 오는 12일쯤 인선 발표가 예상된다. 내년 공천을 주도할 사무총장은 대구·경북(TK) 출신의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수도권 원내대표설’에 힘이 실리면서 굳이 수도권에서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제1사무부총장에는 권성동(재선, 강원 강릉)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종교적 이유로 입영 거부?

    양심적 병역거부, 종교적 이유로 입영 거부?

    ’양심적 병역거부’ 2004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위헌심판대에 오른 병역법 조항을 놓고 9일 헌법재판소가 공개변론을 열고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변론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지,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고 형사 처벌하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김모씨 등 3명은 병역을 면제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대체 복무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 오두진 변호사는 “전 세계에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젊은이의 90% 이상이 한국 감옥에 있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 표준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 현역에 필요한 자원이 남아 6천여명이 보충역으로 전환되기도 했다”며 “한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600여명임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병역자원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정 변호사는 “대만에서 대체복무제를 실시한 결과 병역회피 시도는 발생하지 않았고, 인권수준을 높였다는 국제사회 평가까지 받았다”며 “우리 국방부도 2007년 대체복무법안을 발의해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방부안은 이듬해 백지화됐다. 참고인으로 나온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 처벌은 양심의 자유를 절박하고 심각하게 해치는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한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걸러내기 어렵다거나 병역기피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문제는 대체복무를 현역보다 불리하게 만들어 해결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 대리인인 정부법무공단의 서규영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 도입은 곤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종교적 이유로 입영 거부 ‘대체복무 도입vs병역기피 수단’ 진실은?

    양심적 병역거부, 종교적 이유로 입영 거부 ‘대체복무 도입vs병역기피 수단’ 진실은?

    ’양심적 병역거부’ 2004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위헌심판대에 오른 병역법 조항을 놓고 9일 헌법재판소가 공개변론을 열고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변론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지,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고 형사 처벌하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김모씨 등 3명은 병역을 면제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대체 복무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 오두진 변호사는 “전 세계에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젊은이의 90% 이상이 한국 감옥에 있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 표준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 현역에 필요한 자원이 남아 6천여명이 보충역으로 전환되기도 했다”며 “한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600여명임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병역자원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정 변호사는 “대만에서 대체복무제를 실시한 결과 병역회피 시도는 발생하지 않았고, 인권수준을 높였다는 국제사회 평가까지 받았다”며 “우리 국방부도 2007년 대체복무법안을 발의해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방부안은 이듬해 백지화됐다. 참고인으로 나온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 처벌은 양심의 자유를 절박하고 심각하게 해치는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한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걸러내기 어렵다거나 병역기피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문제는 대체복무를 현역보다 불리하게 만들어 해결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 대리인인 정부법무공단의 서규영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 도입은 곤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서 변호사는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며 “병역 정의를 실현하려면 의무 부과가 평등하게 이뤄져야 하고, 회피하는 행위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형벌을 가하지 않으면 양심을 빙자한 병역 기피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신념을 객관적 기준으로 어떻게 가려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측 참고인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도 양심적 병역거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병역 기피를 위한 수단으로 오남용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각자의 양심결정을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제한 존중할 수는 없다며 대체복무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논의는 헌재가 아닌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일원·이정미 재판관은 진정한 양심적 병역기피자를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는지를 물었고, 김이수 재판관은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인권 현실로 지적되고 있고 병역법 개정안도 발의됐던 점을 고려하면 양심적 병역거부를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현행 병역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 의무에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고 있고, 대체복무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돼 법원에서 대부분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으면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군에 가는 대신 교도소 생활을 하는 셈이다. 2004년 서울남부지법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후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했고 헌재도 앞서 두 차례 모두 합헌 결정을 했다.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적 병역거부,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적 병역거부 사진 = ‘양심적 병역거부’ 방송캡처 (양심적 병역거부)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유승민 “헌법 1조 1항 가치 지키고 싶었다”… 박 대통령 ‘배신’ 발언 13일 만에 사퇴

    유승민 “헌법 1조 1항 가치 지키고 싶었다”… 박 대통령 ‘배신’ 발언 13일 만에 사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사의를 표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과정에서 유 원내대표를 겨냥한 ‘작심 발언’으로 거취 논란이 불거진 지 13일 만이자 지난 2월 2일 취임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였던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동반 사퇴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비공개 의총을 열어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권고안을 표결 없이 추인했고, 유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로부터 이 같은 의총 결정을 전달받고 즉각 수용했다. 김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을 통해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방안으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친박근혜계의 사퇴 요구에 맞선 이유에 대해 “내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사퇴 요구가 민주주의라는 대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 원내대표는 또 “지난 4월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고통받는 국민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다”면서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이날 유 원내대표의 사퇴와 관련해 공식 반응은 자제한 채 “당·청 관계가 잘 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헌정사에 기록될 치욕”이라면서 “헌법의 기본이 무너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로써 여권을 뜨겁게 달궜던 유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은 일단락됐다.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 확보에 관심이 쏠린다. 여당 내부적으로는 후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권력 지형이 또다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黨·靑 소통 부재 현주소 드러낸 유승민 사퇴 파동

    국회법 개정안 위헌 논란으로 촉발된 ‘거부권 정국’의 태풍의 눈 격이었던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어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며 ‘배신의 정치 심판론’을 거론한 지 13일 만이다. 그가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결의한 사퇴 권고를 수용해 ‘절차적 민주주의’의 모양새는 갖췄지만, 당·청 간 소통 부재라는 여권의 민낯을 여지 없이 노출한 형국이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여권 내부의 지각변동은 진행형인 듯하다. 그의 사퇴 회견문을 보라. 그간 친박계의 거센 사퇴 압력에도 버틴 이유를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을 향한 볼멘 표정이 읽힌다. 삼권분립 정신에 따라 각자가 헌법기관인 의원들이 선출한 자신을 찍어 내려 한 데 대한 항변이라면 일리가 없진 않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독단적 스타일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삼권분립 위반으로 위헌 소지가 큰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과 야합한 원죄부터 자성해야 할 처지란 얘기다. 집권당 원내대표가 야당을 설득해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데는 소극적이면서 ‘자기 정치’를 한다는 인상을 줘서야 될 말인가. 물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박 대통령이 당·정·청(靑)을 아우르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탓이 크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김무성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대체 몇 번이나 여당 지도부와 대면해 현안을 협의했는지 궁금하다.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지만, 성완종 메모 사건이 터진 후 중남미 순방에 앞서 김 대표와 독대한 게 전부일 듯싶다. 사실 유 원내대표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면서 박 대통령 공약 가계부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면서 마구 엇나간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 또한 당·청 간 대화 부족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꼴이다. 이제부터라도 청와대든 여당 지도부든 국민이 여권에 대해 한 가닥 남은 희망마저 버리지 않도록 심기일전해야 한다. 당·청 간, 또는 정부와 야당 간 가교역을 맡는 청와대 정무수석이 50일이 넘도록 공석이란 사실은 뭘 뜻하나. 무엇보다 청와대는 이번 여권 분란을 부른 정무 기능 마비와 소통 노력 부족을 뼈아프게 되짚어 봐야 한다. 하루속히 소통 역량을 제대로 갖춘 정무수석을 임명하고 당·정·청 회의도 활성화하기 바란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부른 거부권 정국에서 도대체 누가 승자일 수 있겠는가. 국민에게 보여 주지 말아야 진풍경을 연출한 주체들 모두 상처뿐인 패자일 뿐이다. 그런데도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이제 추가경정예산 심사를 연기하겠다고 한다.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이 무산된 데 따른 항의의 표시라지만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무기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볼모정치’를 답습하는 꼴이다. 이러니 여권이 저토록 한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데도 야당 지지율이 도무지 오르지 않는 게 아닌가. 야권도 국민이 바라는 공무원연금 개혁보다 국회법 개정안이란 정략적 잿밥에 눈이 어두웠던 전비(前非)를 되돌아볼 때다.
  • [유승민 퇴진] ‘劉 사퇴 권고’ 결론 손쉽게 도출… 재신임 13일 만에 정반대로

    [유승민 퇴진] ‘劉 사퇴 권고’ 결론 손쉽게 도출… 재신임 13일 만에 정반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지난달 25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8대2 정도의 압도적인 비율로 ‘재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13일 뒤인 8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한다’는 결론도 생각보다 손쉽게 도출됐다. 유 원내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의 ‘항거’는 높은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4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당사자인 유 원내대표가 불참하면서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가 대신 의총을 이끌었다. 김무성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유 원내대표는 당의 외연을 넓힌 우리 새누리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경험에 비추어볼 때 정치인의 거취는 반드시 옳고 그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자신을 던지면서 나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유 원내대표에게 당을 위해 희생하는 결단을 부탁한다”며 사실상 사퇴를 권고했다. 의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회의장 내부에는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논쟁의 초점은 재신임 ‘표결’에 맞춰졌다. 이날 발언대에 선 33명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대다수가 “표결로 가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표결은 곧 둘 중에 하나는 죽어야 하는 사생결단의 승부로 인식된다는 이유에서다. 한 비박계 재선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재신임되면 박 대통령과 친박계가 상처를 입고,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 다수일 경우에는 유 원내대표가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내상을 입을 수 있다”며 표결에 반대했다. 김세연, 김희국, 이종훈, 이재영 의원 등 유 원내대표 측근들이 “표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론을 폈지만 대세를 흔들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함진규 의원이 “(유 원내대표) 식구들은 발언하지 말라”고 소리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친박계 김태흠, 이장우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한 비박계 이재오 의원을 향해 “박근혜 정부가 잘 되게 하기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 야당이 제대로 못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왜 아군인 청와대와 지도부를 공격하느냐”는 취지의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의총을 지켜본 한 당직자는 “비박계의 반발은 조기진압됐다”며 “의총 분위기가 일방적이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의총 마지막 발언에서 “의총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조 수석부대표와 함께 유 원내대표에게 전달하겠다”고 했고 의원들은 이에 동의했다. 만장일치를 뜻하는 ‘박수 추인’은 없었지만 친박계 의원 일부가 환영의 박수를 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곧바로 유 원내대표가 있는 의원회관으로 향했다. 유 원내대표는 김 대표와 만난 직후 미리 준비한 듯 긴급 기자회견 개최 소식을 알렸다. 10여분 뒤 국회 기자실에 모습을 드러낸 유 원내대표는 5분간의 사퇴문 발표를 마치고 국회를 떠났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지자체 법령 근거 없는 조례·규칙 220건 연내 정비 추진

    정부가 법령에 근거가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규칙 정비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소관 법령에 따라 지자체로 위임한 규제 사무 관련 조례 등의 법령 적합성을 대대적으로 조사해 220건의 조례·규칙 등을 정비 대상으로 발굴했다”며 “관련 지자체와 협의해 연말까지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체육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위임한 범위보다 초과해 수수료를 징수하는 등 상위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조례·규칙 124건, ‘문화예술진흥법’에 근거 없는 규제인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 활동을 제한하는 등 법령에 근거 없는 조례 44건, ‘관광진흥법’의 관광지 사업시행자 공유재산 임대료 감면을 불이행하는 52개 지자체 등이 대상이 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자체의 불합리한 규제 정비가 문화예술, 콘텐츠, 체육, 관광 등 각 분야에 종사하는 국민들의 생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국회법 논란’ 속 정부의 모습과 대조돼 눈길을 끌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모법을 벗어난 정부 시행령의 수정 요구권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그 여파로 국회 운영이 파행되는 등 논란이 계속됐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포토]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라”

    [포토]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라”

    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이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전쟁없는세상 등 시민단체들은 9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병역법 88조 1항 1호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이 1990년 국회 비준을 받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8조에 따라 보장받는 권리라고 지적했다.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8조는 모든 사람이 사상·양심·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는 것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이다. 이들은 이어 올해와 내년 유엔에서 한국의 인권 상황에 대한 심의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한국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이자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인데도 인권 상황은 점점 더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우리 사회가 분열되거나 혼란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한국 사회가 한 걸음 더 진보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올해 5월 국제앰네스티가 한국 내 양심적 병역거부 수감자가 669명으로 전 세계 수감자의 92.5%를 차지한다는 보고서를 냈다”면서 “보고서가 해외에서 높은 관심 대상이 되면서 ‘이것이 북한이 아니라 한국의 사례’라고 강조하는 언론도 있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제기한 병역법 88조 1항 1호에 대한 위헌 소송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승민 퇴진] ‘反朴·배신자 낙인’ 총선 부담… ‘합리적 보수 각인’ 큰 자산

    [유승민 퇴진] ‘反朴·배신자 낙인’ 총선 부담… ‘합리적 보수 각인’ 큰 자산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의원총회의 사퇴 권고를 수용, 국회법 개정안 위헌 논란과 거부권 파동의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향후 그의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당내에서는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확실한 ‘견제’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과 이른바 ‘반박’(反朴·반박근혜) 색채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결정사항을 전달받고 곧바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신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법과 원칙에 위배된다는 뜻으로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아무리 욕을 먹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라는 신념 하나로 정치를 해 왔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친박 핵심이자 청와대 정무특보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새누리당의 대선 공약과 노선을 부정하고 위헌 논란까지 만들어 내면서 당·청 갈등을 증폭시킨 유 원내대표가 마지막까지 당과 대통령을 비난하고 돌아선 것은 유감”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유 원내대표는 2005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맡았고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 선봉장을 맡으면서 최측근이자 ‘원조 친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2012년 2월 새누리당 당명 변경을 유 원내대표가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탈박’, ‘비박’으로 분류되면서 지난해 10월에는 청와대 외교안보팀을 ‘얼라’로 칭하고, 지난 4월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박 대통령의 공약가계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청와대의 반대에도 국회법 개정안을 밀어붙인 것이 ‘거부권 정국’을 형성하면서 결국 사퇴의 결정타가 됐다. 향후 유 원내대표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전망이 교차한다. 이날 의총에서 결정된 의원들의 뜻에 따른다는 형식을 갖춰 스스로 굴복하는 모양새는 피했지만, 원내대표직 사퇴는 그의 정치 인생에 큰 오점이 됐다. 특히 대통령과 원내대표의 갈등이라는 전무후무한 장면을 연출하면서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 찍혔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향후 박 대통령과 친박계의 당내 입김이 세지면서 총선 공천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친박계가 당 운영의 주도권을 잡으면 박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 출신인 유 원내대표가 ‘배제 1순위’가 될 수도 있다. 반면 유 원내대표가 얻은 정치적 자산과 보상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도 있다. 유 원내대표는 사퇴하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버리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게 됐다. 또한 거부권 정국에서 의도치 않게 인지도와 지지세력의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다. 또한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마찰을 빚으면서 ‘합리적 보수’의 이미지를 굳혔다.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 여당 지지층의 외연 확대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그의 주변에 비박계를 비롯한 지지세력이 몰려들 가능성도 있다. 차기 당권 또는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한편 여론 조사업체 리얼미터는 이날 여권 차기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유 원내대표가 16.8%의 지지를 얻어 김무성 대표(19.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상처난 ‘이종걸 리더십’

    7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에게는 전날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무산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집중됐다. 이 원내대표는 “오늘 하루는 국회 애도 기간”이라며 여당을 향해 ‘폭도’ 등 거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보좌진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이 원내대표는 “이럴 때 한번 몸 좀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며 물리력 동원 방안까지 검토했음을 시사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초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당에 민생법안 처리를 약속했지만, 본회의에 불참하며 결과적으로 말을 바꾼 셈이 됐다. 국회법 개정안 재의 날짜를 확정하기까지 정 의장과 비교적 원만하게 의사소통을 했다는 평을 받았던 그였지만 결과적으로 신의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전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본회의 참석 불가 여론에 부딪히며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당 일각에서는 이 원내대표가 거부권 정국에서 전략 착오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회법 개정안 재의와 법안 처리 협조를 ‘1대1’로 맞바꾸듯이 처리하며 운신의 폭을 스스로 좁히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전시상황’이나 다름없었던 이 원내대표와 달리 문재인 대표는 평시처럼 유능한 경제정당위원회 회의 참석 등 정책행보를 이어가 대조를 이뤘다. 문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 무산에 대해 특별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가 결정되고 여당의 내홍이 수습되면 수면 아래로 들어간 야당 내 갈등이 재점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당 혁신위원회에서는 당 사무총장직을 아예 없애거나, 최고위원회를 폐지하고 권역별 대표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등의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정당 체제를 뒤흔드는 안으로 현 지도부를 겨냥한 만큼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증폭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포토] 결국 사퇴한 유승민, 기자회견 후 표정보니

    [포토] 결국 사퇴한 유승민, 기자회견 후 표정보니

    국회법 개정안 위헌 논란과 거부권 파동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당 의원총회의 권고를 수용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국회법 재충돌] 추경 심사과정 진통 예상…‘成리스트’특검도 대립각

    ‘거부권 정국’으로 혼란스러웠던 6월 임시국회가 7일 종료되고 곧바로 7월 임시국회의 막이 오른다. 오는 8일부터 보름여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국회의 주요 쟁점은 추가경정예산 처리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각의 현안마다 여야 입장이 갈리는 상황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홍이 장기화될 경우 의사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 대책을 위해 11조 8000억원 규모로 마련된 추경 심사 과정에서부터 여야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와 여당은 추경을 오는 20일까지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은 대폭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제출한 추경 예산 중 올해 세입 부족분을 보전하기 위해 편성된 5조 6000억원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르면 8일 자체 추경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야당이 그동안 요구해 온 법인세 논쟁이 다시 불붙는다면 7월 국회에서의 추경 처리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기정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부 추경안에서 삭감해야 할 부분도 있고, 메르스 피해 병원 및 자영업자 손실 직접지원 등 확대 반영해야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7월 국회에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문제를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 야당은 별도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여당은 상설특검이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 함께 상임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는 각종 민생 법안 처리를 두고도 여야가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정부가 시급한 경제활성화법안으로 꼽은 관광진흥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법 등을 조속하게 처리하자고 주장한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를 ‘가짜 민생 법안’으로 규정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국회법 재의 무산, 野 의원들 피켓 시위…이종걸 “여기가 북한이냐, 무너진 민주주의”

    국회법 재의 무산, 野 의원들 피켓 시위…이종걸 “여기가 북한이냐, 무너진 민주주의”

    국회법 재의 무산, 野 의원들 피켓 시위…이종걸 “여기가 북한이냐, 무너진 민주주의” 국회법 재의 무산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국회법 개정안이 6일 본회의에서 재의에 부쳐졌으나 정족수 미달로 표결 요건이 성립되지 않아 자동 폐기됐다. 이날 국회법 개정안 재부의안에 대한 표결에 국회의원 총 298명 가운데 130명이 참여해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새누리당 의원들 전원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본회의에 계류된 상태로 내년 5월 말 19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 자동 폐기될 전망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 무산에 대해 “과정이야 어찌됐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법제처에서 위헌이란 의견을 내고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집권 여당으로서 그 뜻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참으로 참담하고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했다”며 “민주주의의 파산선고”라고 비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투표 불참은) 업무방해”라면서 “어떻게 집단적으로 일사분란하게 한 분도 빠짐 없이 투표를 안 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여기가 북한이냐, 무너진 민주주의를 목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투표’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등 새누리당 의원들의 투표를 요구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회법 재충돌] 靑 “국회 결정은 헌법 가치 재확인한 것”

    청와대는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국회법 개정안이 표결 불성립으로 사실상 폐기된 데 대해 “국회의 결정은 헌법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한 줄짜리 논평으로 ‘제한된’ 반응만을 나타낸 것은 야권과 여권 일각의 감정도 고려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 같은 결과가 예상됐던 탓에 내부에서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에 더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국회법 개정안이 거부권 행사에 이은 재의 과정에서 폐기된 만큼 이를 통과시킨 여당 원내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논리로, 이날을 사퇴 시한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유 원내대표가 사퇴 의사조차 내비치지 않았지만, 청와대는 이날도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유 원내대표에 대해 불신임의 뜻이 분명한 만큼 이를 둘러싼 정치 공방에 청와대가 개입하지는 않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여권 주류에서는 ‘예상보다는 길어질 수 있겠지만, 유 원내대표가 언제까지 버티기로 일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7일 국무회의에서도 박 대통령은 관련 언급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거부권 정국 장기화, 국민에 대한 도리 아니다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되돌아온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이 무산됐다. 과반 의석을 점하는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표결에 불참함으로써 개정안은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되면서 ‘거부권 정국’이 변곡점을 맞았다. 그러나 당·청 갈등의 뇌관이었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는 정리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내연해 온 친박과 비박 간 분란이 다시 표면화할 참이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볼썽사나운 여권 내 내홍이 국민의 수인(受忍) 한도를 넘어서고 있음을 당·정·청(靑)의 핵심 당사자들은 뼈저리게 인식하기 바란다. 거부권 정국의 불씨가 된 국회법 개정안이 사실상 무효화된 것은 사필귀정이라고 본다. 정부의 행정입법권이나 시행령 등 행정입법의 모법(母法) 위반 여부에 대한 사법부의 심사권을 침해해 삼권분립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입법부에 행정입법 수정 요구권을 부여한 법리의 위헌성 이상으로 국회법 개정의 불순한 동기가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라는 국민의 여망은 따르지 않고 정략적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끼워 넣은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여기에 장단을 맞춘 새누리당 원내 사령탑이 거부권 정국의 1차 원인 제공자란 뜻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국 정상화의 궁극적 책임은 여권에 있음은 불문가지다. 그렇다면 유 원내대표도 정치적 이해를 떠나 대국을 봐야 한다. 개인적인 잘잘못을 떠나 그는 현재 여권 내에서 매우 옹색한 처지다. 사실관계를 속단할 순 없지만 그가 국정에 비협조적 자세를 보였다고 여긴 박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질타를 받은 데다 위헌 소지가 있는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에 합의해 준 전비(前非) 탓이다. 이제 위헌 논란은 일단락된 만큼 더이상의 국정 표류를 막기 위해 명예로운 퇴진 시점을 고민할 때다. 친박 좌장 격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어제 “국회법이 정리된 뒤에는 우리 당도 정상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말마따나 정치권이나 우리 사회가 근 한 달 이상 국회법 때문에 혼돈에 빠져 있는 상황은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까닭에 공무원연금법 개혁과 아무 관계 없는 국회법 개정안으로 위헌 시비를 부른 여야의 원죄가 가볍지 않다. 그러나 여당 원내 사령탑의 이런 실책을 두고 “배신의 정치”라는 등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 여권 내 소용돌이를 몰고 온 박 대통령에게도 정국 수습의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 국리민복이 정치의 본령이어야 함은 진부할지 모르나 당연한 얘기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서민 경제를 살리는 일은 발등의 불이고,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이른바 4대 구조개혁을 마무리해 미래에도 대비해야 한다. 공공부문 개혁의 첫 단추인 공무원연금 협상 과정에서 이미 겪었듯이 하나같이 당·정·청이 엇박자를 내면 이루기 힘든 과제들이다. 더욱이 메르스 사태와 가뭄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22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는 중차대한 시기가 아닌가. 야권의 국정 발목 잡기가 아니라 여권 내 분란으로 국정 엔진을 꺼뜨린다면 그야말로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청와대도 이제 포용의 정치를 펴야 할 이유다.
  • ‘국회법’ 자동 폐기… 與, 61개 법안 본회의 단독 처리

    위헌 논란을 빚으며 한 달여간 정국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던 국회법 개정안이 6일 사실상 자동 폐기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를 시도했지만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함에 따라 의결정족수 미달로 처리하지 못했다. 표결에는 재적의원 298명(새누리당 160명, 새정치민주연합 130명, 정의당 5명, 무소속 3명) 중 130명만 참석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투표 시작 54분 만에 “투표는 성립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여·야·청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청와대는 “국회 결정은 헌법 가치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투표 불성립 과정이 어떻든 국민께 송구하다”며 유감을 표시했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민주주의의 파산선고”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이어 재의안 폐기에 반발한 새정치연합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61개 민생·경제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친박근혜계가 ‘사퇴 시한’으로 정한 이날까지 거취 표명을 하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처리 무산 직후 “오늘은 입장 발표 안 한다”고 못박았다. 앞서 유 원내대표는 김 대표는 물론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연쇄 회동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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