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거미
    2025-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아들
    2025-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복권
    2025-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소속사
    2025-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방송
    2025-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409
  • [화보] 오늘 개봉 영화 ‘관상’ VIP시사회 현장

    [화보] 오늘 개봉 영화 ‘관상’ VIP시사회 현장

    배우 송강호, 백윤식, 김혜수, 조정석, 이정재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그룹 빅뱅 탑, 박유천, 윤아, 임시완, 조권, 거미, 배우 김수현, 조여정, 오연서, 유사라, 전혜빈, 김윤서, 박성웅, 강혜정, 김새론, 김해숙, 고아성이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관상’ VIP시사회에 앞서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아마존서 생명체 추정 ‘미확인 구조물’ 발견

    아마존서 생명체 추정 ‘미확인 구조물’ 발견

    최근 아마존에서 생명체로 추정되는 미확인 구조물이 발견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공대 대학원생인 트로이 알렉산더가 지난 6월 남미 페루가 속한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앵무새 생태계를 조사하던 중 기묘한 구조물을 발견했다. 그는 이 구조물이 지름 2cm 정도로 파란색 시트와 나무줄기에서 발견했으며 추후 전문가들에게 물어보기 위해 사진으로 찍어뒀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귀국한 뒤 미국 최대 소셜사이트인 레딧닷컴의 곤충 코너에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는 이 사이트에 많은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어 반드시 누군가 정체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기대는 곧 무너지고 말았다. 정체를 밝히려 도전한 생물학자나 거미, 곤충학자 등 모든 전문가가 포기해 버리고 만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현재 이 사진을 감정하고 있는 칼텍과 조지아텍, 라이스대학, 스미소니언박물관의 저명한 학자들 역시 아직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곤충학자 그웬 피어슨은 “무언가를 보호하는 것과 고치를 만드는 생물이라면 선굴나방에 가까울 수 있지만 이처럼 명확하게 울타리를 치는 생물은 없다”고 말했고, 코넬대학 곤충학자인 린다 레이요는 “풀잠자리 알처럼 보이지만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스미소니언박물관 열대연구소의 곤충학자 윌리엄 에버할트는 “정체가 무엇인지, 생물인지조차 알 수 없다”고 말했고 미국 자연사박물관 거미전문가인 노엄 플라토닉은 “사진으로는 전혀 모르겠다”면서 곤혹스러워했다. 사진=트로이 알렉산더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포토] 직장의신 ‘완판녀’ 전혜빈, 시사회 룩은?

    [포토] 직장의신 ‘완판녀’ 전혜빈, 시사회 룩은?

    그룹 빅뱅 탑, 박유천, 윤아, 임시완, 조권, 거미, 배우 김수현, 조여정, 오연서, 유사라, 전혜빈, 김윤서, 박성웅, 강혜정, 김새론, 김해숙, 고아성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관상’ VIP시사회에 앞서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포토] 강혜정, 애엄마 맞아? 소녀 같아~

    [포토] 강혜정, 애엄마 맞아? 소녀 같아~

    그룹 빅뱅 탑, 박유천, 윤아, 임시완, 조권, 거미, 배우 김수현, 조여정, 오연서, 유사라, 전혜빈, 김윤서, 박성웅, 강혜정, 김새론, 김해숙, 고아성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관상’ VIP시사회에 앞서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화보] ‘관상’ VIP시사회 레드카펫 위 스타들

    [화보] ‘관상’ VIP시사회 레드카펫 위 스타들

    배우 송강호, 백윤식, 김혜수, 조정석, 이정재가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그룹 빅뱅 탑, 박유천, 윤아, 임시완, 조권, 거미, 배우 김수현, 조여정, 오연서, 유사라, 전혜빈, 김윤서, 박성웅, 강혜정, 김새론, 김해숙, 고아성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관상’ VIP시사회에 앞서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포토] 뛰어난 패션감각 뽐내는 2AM 조권

    [포토] 뛰어난 패션감각 뽐내는 2AM 조권

    그룹 빅뱅 탑, 박유천, 윤아, 임시완, 조권, 거미, 배우 김수현, 조여정, 오연서, 유사라, 전혜빈, 김윤서, 박성웅, 강혜정, 김새론, 김해숙, 고아성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관상’ VIP시사회에 앞서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포토] 우월한 기럭지 뽐내는 김새론

    [포토] 우월한 기럭지 뽐내는 김새론

    그룹 빅뱅 탑, 박유천, 윤아, 임시완, 조권, 거미, 배우 김수현, 조여정, 오연서, 유사라, 전혜빈, 김윤서, 박성웅, 강혜정, 김새론, 김해숙, 고아성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관상’ VIP시사회에 앞서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포토] 남친룩으로 여심 흔드는 빅뱅 탑

    [포토] 남친룩으로 여심 흔드는 빅뱅 탑

    그룹 빅뱅 탑, 박유천, 윤아, 임시완, 조권, 거미, 배우 김수현, 조여정, 오연서, 유사라, 전혜빈, 김윤서, 박성웅, 강혜정, 김새론, 김해숙, 고아성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관상’ VIP시사회에 앞서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포토] 고아성, 버건디 컬러로 가을느낌 ‘물씬’

    [포토] 고아성, 버건디 컬러로 가을느낌 ‘물씬’

    그룹 빅뱅 탑, 박유천, 윤아, 임시완, 조권, 거미, 배우 김수현, 조여정, 오연서, 유사라, 전혜빈, 김윤서, 박성웅, 강혜정, 김새론, 김해숙, 고아성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관상’ VIP시사회에 앞서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3억 5천만 년 전’ 곤드와나 대륙 생명체 흔적 발견

    3억 5천만 년 된 전갈 화석이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됐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위트와테르스란트 대학교의 연구진이 과거 초대륙(지구의 모든 육지가 연결된 하나의 대륙)인 곤드와나 대륙에 살던 가장 오래된 육지동물의 화석을 발견했다고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턴케이프주(州)에서 전갈의 집게발이 정확하게 남아있는 화석을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이 화석은 과거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포함해 남반구에 걸쳐있던 초대륙인 곤드와나 대륙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가장 오래된 증거로 밝혀졌다. ‘곤드와나전갈 엠잔트시엔시스’(Gondwanascorpion emzantsiesis)라고 이름 붙여진 이 새로운 종은 곤드와나 대륙이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갈라지기 전에 지구의 생태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증거를 제공한다. 이를 발견한 위트와테르스란트 대학교 교수 로버트 게스는 “지금까지는 판게아의 북쪽에 해당하는 로라시아에서만 생명체의 흔적이 발견됐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 화석을 통해 남쪽인 곤드와나 대륙의 고생대 생태계에 대해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육식성 무척추동물에 해당하는 전갈이나 거미는 다른 무척추동물을 식량으로 한다”며 “곤드와나 대륙 또한 로라시아처럼 무척추동물과 식물들로 구성된 복잡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덧붙였다.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0)도심재개발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0)도심재개발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1월 22일 내무부 연두 순시를 마치고 장관실에서 (정일권) 국회의장, (김종필) 국무총리, (김현옥) 내무장관 등과 함께 점심을 했다. 식사를 마친 박 대통령은 정부청사 14층 장관실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도렴동·적선동·내자동·내수동·당주동·체부동으로 연결되는 일대에 빽빽하게 들어선 한옥 밀집 지대가 눈 아래 펼쳐져 있었다. 박 대통령은 한옥 지대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저런 곳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장차 무슨 큰일을 하겠느냐. 빨리 재개발을 추진해서 어떤 외국의 수도에도 손색이 없도록 하라’라는 지시를 내렸다. 약간 격한 어조였다고 한다. 지시는 그날로 (장예준) 건설부 장관과 (양택식) 서울시장에게 전달됐다.”(손정목의 ‘서울도시계획이야기’)1970년대 초 서울 도심은 낮고 낡았다. 5층 이상의 드문드문 있을 정도였다. 제1차 서울 도심부 재개발이 촉발된 요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박 대통령의 ‘조국 근대화 꿈’이 실현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대통령의 불호령이 떨어진 지 8개월 만인 1973년 9월 6일 소공동, 서대문, 무교·다동, 을지로1가, 장교동, 도렴동, 적선동, 동대문, 태평로2가, 남창동, 서린동 등이 재개발지구로 전격 고시됐다. 이후 80년대 중순까지 20층 안팎의 빌딩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올라 스카이라인을 올려놓게 된다. 재개발되기 전 무교동과 다동은 환락가였다. 1976년 무교동 일대에는 최고의 나이트클럽 코파카바나를 비롯한 230개의 유흥업소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무교동과 다동, 서린동 사이를 가로지르는 청계천로를 20m에서 50m로 넓히는 과정에서 유흥업소 64개가 헐리고 대형 오피스빌딩이 신축되면서 차츰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한창 전성기 때에는 지금의 강남 유흥가를 방불케 했다. 소설가 이병주, 시인 구상 같은 문인들이 애용했던 서린여관은 1973년 20층짜리 서린호텔로 바뀌었다. 서린호텔도 재개발이라는 시대의 트렌드를 비켜 갈 수 없었고, 1992년 지금의 청계 11이라는 오피스빌딩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통기타 가수의 산실 세시봉이 있던 스타더스트호텔 자리에는 SK서린빌딩, 한국개발리스 등이 들어서 흥청망청하던 이 동네의 옛 영화를 짐작할 수도 없게 한다. 토지와 건물 소유자, 세입 상인의 격렬한 저항을 무릅쓰고 진행된 재개발에 따라 의주로 지구에 호암아트홀(JTBC), 삼도빌딩(에이스타워)이 들어섰고, 무교다동지구에는 프레스센터와 코오롱빌딩(더 익스체인지 서울), 을지로1가에는 삼성화재빌딩·두산빌딩(하나은행 본점)이 지어졌다. 을지로2가에는 내외빌딩·중소기업은행본점·한화본사, 도렴지구에는 변호사회관(광화문 변호사회관)·로얄빌딩이, 적선지구에는 적선현대빌딩·현대상선빌딩(노스게이트빌딩) 등이 자리 잡았다. 중소 상인들을 몰아내고 삼성, 현대, SK, 롯데, 두산, 한화 등 대기업에 도심을 상납하는 형태로 귀결됐다. 대통령의 머릿속에 도심 재개발의 필요성을 절감시킨 계기는 약간 거슬러 올라간다. 1966년 10월 31일 미국 제36대 린던 존슨 대통령이 베트남전쟁 참전 7개국 정상회담을 마치고 방한했다. 환영 행사에 학생 100만명, 시민 155만명, 공무원 20만명 등 모두 275만명을 동원한다는 어마어마한 계획이 세워졌다. 정부는 방한 당일 학교, 은행, 회사, 관공서의 임시 휴무를 결정했다. 서울 시민이 350만명이던 시대에 200만명 이상이 김포공항~한강대교~용산~시청 앞 연도에서 미국 대통령 일행을 환영한 것이다. 행사장인 시청 앞 광장에는 30만명의 시민, 학생이 대기했다. 한국전쟁을 치른 나라, 베트남전쟁으로 부흥의 기회를 잡은 나라 서울로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실황중계는 35분간 이어졌는데 존슨 대통령의 연설 13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카메라는 시청 건너편 ‘추잡하기 이를 데 없는’ 화교촌(플라자호텔 자리)과 남창동·회현동의 판잣집과 창녀촌을 비췄다. 서울 도심의 슬럼가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방송을 본 재미교포 10만명이 난리가 났다. 부끄러워 못살겠다는 탄원서가 쏟아졌다. 박 대통령은 이때 도심 재개발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화교 집단촌인 소공동에서 도심 재개발의 막이 올랐다. 1882년부터 서울에 들어온 화교는 1894년 한반도의 주도권을 놓고 일본과 다툰 청일전쟁 이전까지 3000명 넘게 거주했다. 1910년 519가구 1828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조금씩 늘었다. 1970년에는 서울 거주 전체 외국인 1만 463명 중 8262명이 중국인이었다. 대부분 소공동에 모여 살았다. 화교회관 건립 등 아이디어가 속출했지만, 사업은 3년 이상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다. 감정가 평당 30만원 정도의 땅을 현금 107만원을 주고 몽땅 사들인 것은 한국화약(한화) 창업주 김종희였다. 화교가 서울 한복판 차이나타운에서 내쫓기는 세계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1978년 그 자리를 병풍처럼 가리는 프라자호텔이 준공됐다. 서울 도심 재개발사업 제1호였다. 오늘날 한화금융프라자 등 북창동 한화타운 형성의 기반이 됐다. 관망하던 대기업들이 뒤질세라 재개발 전선에 뛰어들었다. 삼성생명이 태평로2가 일대의 토지를 소리 나지 않게 사들였고, 1976년 지하 4층 지상 26층짜리 삼성 본관이 건립됐다. 이어 1984년 동방생명(삼성생명) 빌딩이 완공됐다. 광화문 교보빌딩이 1984년, 남대문시장 서쪽 입구 대한화재해상보험이 1980년 속속 들어섰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는 1980년대 초반 도심부 재개발에 또 한 번의 공간혁명을 몰고 왔다. 서울은 인구 900만명의 메트로폴리스답지 않게 시가지는 초라했다. 1982년 마포로, 태평로, 종로, 을지로, 한강로 등 주요 간선도로변 42개 지구와 종로·중구의 도심지구 등 모두 95개 지구가 재개발촉진지구로 지정돼 고도제한이 풀리고 호텔, 백화점, 극장 등 대규모 위락시설의 신축이 허용됐다. 김포공항~여의도~마포로~서소문~시청까지 속칭 ‘귀빈로’가 상전벽해를 이뤘다. 유행가 속 ‘마포종점’은 증권·금융오피스빌딩 벨트로 변했다. 서울시가 1989년 펴낸 ‘도심재개발사업 연혁지’에 따르면 당시 사업이 완료됐거나 추진 중인 126개 지구의 시행 주체는 80% 이상이 대기업이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삼성본관, 삼성생명, 종로타워, 중앙일보사, 삼성화재 등 6건이었다. 현대와 옛 대우, 코오롱, 롯데가 각 3건을 기록했다. 관철동 삼일빌딩에서 청계천 길 건너 을지로와 청계고가 3·1로에 접하는 을지로2가와 장교동·수하동 일대에는 180개의 건물에 인쇄소 519개, 식당 71개 등 모두 830개의 가게가 빼곡한 인쇄소 골목을 이루고 있었다. 1987년 프렝탕백화점, 한화그룹 본사, 중소기업은행 본점 등 3개 건물이 준공돼 정리됐다. 서울역 앞 양동 재개발은 옛 대우그룹의 몫이었다. 남산 서쪽 기슭에 자리 잡은 양동은 슬럼가의 대명사였다. 60년대 말 대우센터빌딩(서울 스퀘어)에 이어 1979년 힐튼호텔이 들어서면서 서울역 앞의 풍경을 바꿨다. 1994년 CJ빌딩 등의 신축으로 양동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제 3차 도심 재개발은 이명박 시장 때인 2004년 8월 도심 고도제한이 기존 고도제한선인 낙산(92m)보다 낮은 90m에서 20m 더 높은 최고 110m까지 풀리면서 지구별로 추진된 것이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세종로 서쪽 내수동과 사직동 일대에 풍림 스페이스본 등 4000여 가구의 주상복합이 쏟아졌고, 신문로에도 금호아시아나빌딩과 흥국생명빌딩 등이 우뚝 솟았다. 수하동 일대에서는 미래에셋의 센터원 쌍둥이빌딩이 교보빌딩보다 더 큰 덩치를 자랑하게 됐으며, 동국제강 사옥인 28층짜리 페럼빌딩도 이에 못지 않다. 2008년부터 100m가 넘는 25층 안팎의 대형 빌딩 신축 붐이 불붙은 곳은 청진·도렴지구·세종로 지구다. 교보빌딩 바로 뒤에 대림산업의 D타워, KT 광화문 사옥 뒤편에 KT 신사옥 올레 플렉스, 옛 한일관 자리에 GS 그랑 서울, 신문로 초입 옛 금강제화 자리에 미래에셋이 디럭스급 포시즌호텔을 경쟁적으로 짓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 도면을 보면 이들 빌딩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1호선 종각역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흙만 파면 유적과 유구가 쏟아지는 서울 600년의 핵심 지역인데도 그 누구도 훼손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옛 서울 보전이나 복원은 안중에도 없다. 서울시가 추진 중이던 청계천 지천 백운동천(白雲洞川)이나 중학천(中學川) 물줄기의 완전 복원도 물 건너간 셈이다. 이들 빌딩 아래를 흐르는 백운동천은 인왕산에서 청계천을 거쳐 한강으로, 중학천은 북악에서 발원해 청계천으로 모였다가 한강으로 흘러가는 한강의 35개 지천 중 하나다. 좋든 싫든 이들 빌딩이 완공되는 2014년 이후 서울 도심은 또 한 번 개벽할 전망이다. joo@seoul.co.kr
  • 인류여, 자연을 베껴라

    인류여, 자연을 베껴라

    옷이나 가방에 지퍼 대신 사용되는 벨크로, 일명 찍찍이는 스위스의 기술자 조르주 드 메스트랄이 1941년 알프스 하이킹 도중 옷에 달라붙은 도꼬마리(국화과의 한해살이 풀)에서 착안한 발명품이다. 자연을 관찰해 얻은 아이디어에 과학을 더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생체모방’ 기술의 초창기 대표 사례로 꼽힌다. ‘새로운 황금시대’(원제 The Shark’s Paintbursh)는 이러한 생체모방 기술을 19세기 골드러시에 빗대 21세기 비즈니스의 새 금광으로 제시한다. 저자인 제이 하먼은 30년간 생체모방 기술을 이용해 상품을 개발해 온 발명가이자 기업가다. 호주에서 태어난 그는 해양야생국에서 동식물 연구가로 일하면서 터득한 생체모방 기술을 토대로 1982년 에너지 연구그룹 ERG를 설립해 호주 최대의 기술전문 회사로 성장시켰고, 이후 많은 특허와 라이선스를 가진 팍스사이언티픽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가 만든 자연 모방 디자인 제품은 냉장고, 터빈, 팬, 믹서 장치, 펌프 등 다양하다. 책에 따르면 생체모방 기술은 항공우주, 운송, 신소재, 약학, 건축 등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다. 가령 원제로 사용된 상어의 사례를 보자. 상어의 움직임이 빠른 것은 거친 피부 표면이 물이 달라붙는 것을 막아 속도를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독일 과학자들은 상어의 피부 조직에서 영감을 얻어 항공기와 선체의 저항을 크게 감소시키는 페인트를 개발했다. 실험 결과 선체의 마찰력은 5% 이상 줄어들었다. 전 세계 항공기에 적용될 경우 연간 총 450만t의 연료 절감이 가능하다. 상어 피부는 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피도가 상어 피부와 유사한 형태의 직물로 만든 전신 수영복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쏟아내는 데 기여했다. 일본의 고속철도 신칸센은 물총새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물을 튀기거나 소리를 내지 않고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물총새의 머리와 부리를 연구한 끝에 열차의 코를 유선형으로 만들어 속도는 높이고 소음은 줄였다. 고래의 지느러미는 풍속 변화를 최소화해 돌풍에서도 전력 생산을 할 수 있게 풍력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고, 거미줄의 탄성과 연꽃의 방수 성질은 신소재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버섯과 균류는 약학 분야에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육해공의 모든 생명체가 인간을 위한 혁신적인 기술의 무궁무진한 보고인 셈이다. 생체모방이란 용어는 동물학자인 재닌 베니어스가 1997년 처음 사용했지만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주변의 동식물에게서 삶의 지혜를 빌려 왔다. 폴리네시아인들이 사용하는 아웃리거 카누(선체 밖에 노가 붙어 있는 카누)는 물에 뜨는 콩깍지의 모습을 본떴고, 호주 원주민들은 새의 날개를 모방해서 부메랑을 만들었다. 이런 전통은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뒷전으로 밀렸다. 굳이 자연에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필요 없이 값싸고 풍부한 동력을 활용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인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자원은 고갈되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되며, 세계 경제는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생체모방 혁명이야말로 이런 위기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곤경에 처한 우리 세계는 생체모방을 통해 재창조될 수 있다. 수천억, 수조 개에 달하는 자연의 해법은 새로운 세계 건설의 원대한 가능성의 문을 열어 우리의 병든 환경과 대기를 구하고,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낳을 것이다.”(437쪽) 책은 생체모방 기술이 창업가들에게 매력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생체모사 비즈니스 운영의 원칙과 특허 획득, 시장을 장악하는 정확한 타이밍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결국 비즈니스의 세계를 다룬 책이지만 자연을 착취하는 대신 자연에서 지혜를 빌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저자의 주장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말한다. 성공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연구실이나 회의실에 앉아 있지 말고 자연으로 눈을 돌려라.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늦여름 밤 서울 고궁에 발자국 소리 요란하다는데… 대체 무슨 일이

    늦여름 밤 서울 고궁에 발자국 소리 요란하다는데… 대체 무슨 일이

    입추, 말복도 훌쩍 지나 처서를 넘어선 늦여름의 서울 도심 궁궐. 땅거미가 내려앉을 즈음, 궁궐의 전각은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어스름 달빛에 물든 창경궁 통명전에서 사람들은 ‘한중록’을 읽고, 깊어가는 그 달빛을 벗 삼아 수런수런 창덕궁 곳곳을 완상하는 발자국 소리가 고아하다. 궁궐은 더 이상 역사 속의 장소가 아니다. 소리 소문 없이 시민들의 참여 열기로 달아오른 ‘창경궁 통명전 인문학 강좌’와, 번번이 매진행렬에 못 가봐서 더 안타까울 ‘창덕궁 달빛기행’ 현장을 가봤다. ■ ‘보름달’에 취한 창덕궁 궁녀 해설사와 함께하는 ‘달빛기행’ “저기 보이는 달 속 토끼가 무얼 만들고 있는지 아세요? 불로초입니다. 선녀 ‘항아’를 돕기 위해서라죠. 항아는 옥황상제의 아들을 죽인 죄로 땅으로 귀양 온 남편 ‘예’를 배신했다가 달로 쫓겨납니다…. 그런데 이런 전설들은 1969년 싹 자취를 감췄다죠?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때문이랍니다.” 궁녀 ‘방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문화유산해설사 김지애(31)씨의 나지막한 해설에 관람객의 귀가 쏠린다. 고즈넉한 궁궐의 낮은 소나무 가지 위로 살짝 걸린 보름달. 달빛 아래서 만나는 궁궐의 풍광은 낮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한 폭의 동양화 속에 들어온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달빛과 청사초롱에 의지해 밤길을 걷던 관람객들의 입에선 절로 탄성이 터진다. 지난 21일 저녁 8시 서울 창덕궁. “문을 열어라”는 우렁찬 수문장의 외침에 돈화문이 활짝 열렸다. 기다리던 궁녀와 차비(差備·특별한 사무를 맡은 임시 벼슬) 차림의 직원들이 관람객을 살갑게 맞았다. 100여명의 관람객은 20여명씩 무리지어 궁에 들어섰고, 이들의 손에는 청사초롱이 들렸다. 이렇게 ‘달빛기행’은 시작됐다. 현존하는 궁궐 다리 중 가장 오래됐다는 금천교를 지나 진선문에 이르니 ‘궁녀’가 나직이 이른다. “여러분은 지금부터 왕족이 돼 구중궁궐을 돌아볼 것입니다. 문을 지나 돌길이 나오면 꼭 가운데 길로 걸으셔야 합니다. 가운데는 왕족, 갓길은 문무백관이 걷던 길입니다.” 어둠에 잠긴 궁궐의 침묵을 헤쳐 닿은 곳은 인정전. 8명의 조선왕이 즉위했던 이곳에선 ‘건달불’ ‘물불’이라 불리던 구한말 전깃불과 드라마 ‘해품달’에서 보던 ‘일월오봉도’를 만난다. 해설사의 목소리는 들릴 듯 말 듯 낮아진다. “달빛기행이란 달빛 아래서 소원을 빌며 명상을 즐기기 위한 행사이기 때문”이란다. 헌종이 중전을 마다하고 짝사랑했던 김씨 여인을 후궁으로 맞아, 처소로 선물했던 낙선재를 지나 함양문을 건너자 왕의 휴식처인 후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창덕궁 면적의 60%를 차지하지만 평소에는 단체 예약객에게만 공개되는 비밀 공간이다. 문에 들어서면 늙지 않는다는 불로문을 건너 연경당에 닿으면 다과와 판소리, 춘앵전 등의 공연이 기다린다. 연경당은 창덕궁을 재건한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가 양반가 집을 본떠 궁궐 안에 지은 120여 칸의 집이다. 두 시간의 달빛기행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올해로 4년째인 ‘창덕궁 달빛기행’은 입소문을 탈대로 탔다. 해마다 3~5월, 8~10월 보름달이 뜰 무렵 매달 4~5회씩 이어진다. 연간 내국인 대상 18회, 외국인 대상 10회로 1회 입장객은 100여명으로 제한된다. 3만원의 적지 않은 참가비에도 지난 6일 시작된 하반기 온라인 예매(인터파크)는 발매 개시 2분여 만에 1500여장의 입장권이 동났다. 쌍쌍의 연인들이 점령하다시피 한 관람객들 사이에 멀리서 걸음한 가족을 만났다. 두 딸, 남편과 함께 온 최지은(60·경주시 성건동)씨는 “밤의 고궁이 이렇게 운치 있고 색다를지 미처 몰랐다”며 환한 미소로 답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창경궁에 물든 ‘인문학’ 밤바람과 함께하는 통명전 강의 “효명세자가 태어나자 순조는 크게 기뻐하며 ‘고금에 드문 경사’라는 교지를 반포합니다. 숙종 이후 150년 만에 왕후의 몸에서 난 적통 왕자였기 때문입니다.”(심승구 한국체육대 교수)지난 21일 밤 서울 창경궁의 통명전. 내전의 으뜸 건물인 이곳은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60여명의 남녀노소로 가득 찼다. 한적한 밤 고궁에 홀로 불 밝힌 통명전에서는 역사 강의가 이어졌다. 강의를 듣기 위해 홍화문을 지나 행각을 건너온 이들은 불과 5분여의 짧은 시간에 수백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온 셈이다. 이날의 주제는 ‘효명세자의 삶과 예술’. 심 교수는 조선 순조의 장남이자 헌종의 아버지인 효명세자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갔다. 19세기 초 세도정치의 풍파 속에서 영·정조를 따라 탕평정치를 꾀했던 효명세자가 22세 젊은 나이에 절명했다는 대목에선 사람들의 한숨이 절로 터졌다. 심 교수의 목소리는 통명전을 밝힌 6개의 한지등 불빛을 타고 잔잔히 퍼져 나갔다. 건물 앞 ‘월대’(돌마당)는 달빛을 머금고, 건물 뒤 ‘화계’(꽃과 돌로 만든 계단)는 늦더위를 식히는 청명한 바람을 몰고 와 천장에 매달린 들문을 들썩거렸다. 통명전이 어떤 곳인가. 장희빈은 인현왕후가 죽기를 바라며 죽은 쥐와 붕어, 인형 따위를 통명전 일대에 묻었고 그 일로 사약을 받았다.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는 이곳에서 첫날밤 술잔을 기울이는 예를 치렀다. 효명세자가 원대한 꿈을 꾸던 곳도 통명전이다. 강의는 문화재청이 마련한 ‘2013 인문학으로 배우는 궁궐’ 프로그램. 이날부터 오는 10월 2일까지 매주 수요일(오후 6시 30분)마다 6회에 걸쳐 이어진다. 지난해 시작된 강의는 참석자들의 호응이 좋아 올해부터 1회 90분에서 180분으로 시간을 늘렸다. 창경궁 입장료 1000원만 내면 강의와 교재, 음료까지 제공받는다. 지난 7일 오후 1시, 문화재청이 홈페이지에서 강의신청을 개시하자 불과 5시간 만에 예약이 마감됐다. 홍화문, 조선후기 창경궁에 얽힌 정치·사회 이야기 등 녹록지 않은 주제로 채워졌기에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인문학 열풍으로 봐야 할까. 이곳을 찾은 공기업 직원 안정란(44)씨는 “통명전 문을 활짝 열고 밤바람을 맞으며 듣는 강의가 색다르다”면서 “퇴직 후 문화유산해설사로 제2의 삶을 살기 위해 강의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를 전공하는 김유나(19·인하대)씨는 “이곳 강의를 들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김대환 창경궁 관리소 주무관은 “참석자 10명 중 7명이 여성과 20, 30대”라며 “의외로 전문적인 역사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박은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는 “2000년대 이후 중요한 역사자료가 많이 공개되면서 우리 사회에 역사학(인문학) 강의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며 “역사인식을 갖춘 이들이 강의를 통해 진지하게 자기성찰을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프로축구] “브라질행 티켓 잡아라” K리그 수문장 진검승부

    [프로축구] “브라질행 티켓 잡아라” K리그 수문장 진검승부

    대한민국 골문을 4년 넘게 지켰던 ‘넘버원 수문장’ 정성룡(수원)이 지난 14일 페루와의 A매치에서 김승규(울산)에게 장갑을 넘겨주면서 ‘거미손 전쟁’에도 총성이 울렸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신선한 자극을 주는 차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정성룡의 탄탄했던 아성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해외에 진출한 골키퍼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준다면 월드컵행 티켓을 ‘찜’할 수 있다. 정성룡 전에도 골문은 이운재, 김병지(전남), 최인영 등 국내파 차지였다. 그동안 태극호의 골키퍼 자리는 무풍지대였다. 2010남아공월드컵을 전후로 주전을 꿰찬 정성룡은 최근까지 약 4년간 대표팀 터줏대감으로 군림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때는 와일드카드로 홍명보호에 합류해 동메달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붙박이 수문장을 지켰던 게 무색할 만큼 최근 폼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수비라인 조율과 안정성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탄성을 자아내는 동물적인 선방쇼는 거의 찾을 수 없다. 위협할 만한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긴장감이 떨어진 데다 대표팀과 리그를 오가는 빡빡한 일정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A매치 실점률은 0.85골(53경기 45실점)로 준수한 편이지만 리그에서는 20경기에서 23골을 내줘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최근 K리그클래식은 물오른 수문장들이 빼곡하다. 신화용은 올 시즌 14실점(18경기)으로 골문을 틀어막아 포항(승점 45·13승6무3패)의 선두 질주에 탄탄한 발판을 놓았다. 페루전에서 두 번의 슈퍼세이브를 선보이며 인상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승규 역시 16실점(19경기)으로 울산(승점 42·12승6무4패)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전남 김병지(22경기 25실점), 전북 최은성(15경기 15실점), 부산 이범영(19경기 20실점), 인천 권정혁(22경기 25실점), 서울 김용대(21경기 27실점) 등도 매 경기 몸을 날리는 선방쇼로 살얼음판 경기에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당장 이번 주말 K리그클래식 23라운드부터 빅뱅이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엎치락뒤치락 골문을 나눠 지켰던 김승규와 이범영은 ‘차세대 골리’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물오른 골잡이를 상대하는 골키퍼의 선방쇼도 관전포인트. 정성룡은 최근 3경기 연속골을 넣은 김동섭(성남)을 막고, 김병지는 노련한 이동국(전북)의 슈팅을 저지한다. 수문장들은 스플릿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한 책임감과 브라질행을 향한 열정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더 뜨거워졌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무더위 깜짝!

    패션과 쇼핑 1번지로 떠오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강남구는 8~18일 가로수길에서 ‘2013 트렌드 페스타’를 개최한다. 140여곳 상인들이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 할인행사를 마련한다. 가로수길만의 색깔을 담아 상인들이 직접 기념메뉴를 개발하는 한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등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명성을 이어간다는 의미를 띤다. 가로수길 업체 40여개가 참여하는 벼룩시장에서는 의류, 액세서리 등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톡톡 튀는 아이템을 선보인다. 또 맛집 100여곳에선 특별 메뉴를 출시하고 할인까지 하는 ‘딜리셔스 100’ 행사와 갤러리나 패션, 벤처 등 경영자 5인의 참여형 강의인 ‘트렌드 클래스 5’와 같은 색다른 이벤트도 제공된다. 10일 오후 5시엔 색소폰 연주와 비보이 공연, 맥주 빨리 먹기 대회, 연예인 소장품 자선 경매가 열린다. 2부에서는 거미 이예린 등 인기가수가 출연하는 콘서트로 분위기를 한층 달군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키자니아 여름방학 이벤트

    키자니아 여름방학 이벤트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는 오는 31일까지 ‘키자니아 모험의 신: 숨겨진 황금열쇠를 찾아라’ 이벤트를 진행한다. 저마다 다른 테마로 구성된 각 존에서 두뇌, 용기, 순발력을 요하는 미션을 완수해 황금열쇠를 획득하는 챌린지 게임 방식의 이벤트다. 황금열쇠 3개를 모두 찾으면 모험의 신으로 등극, 행운의 50키조(키자니아 화폐)를 얻는다. 첫 번째 도전 장소인 ‘무너진 성전’(중앙광장)에서는 망원경을 이용해 시계탑에 숨겨진 숫자를 찾아 암산하고 감독관에게 답을 말하면 주사위를 던질 수 있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만큼 감독관이 징검다리를 놓으면 참가자가 다리를 건너 성전까지 당도해 열쇠를 획득한다. 두 번째 도전인 ‘바람의 나라’(비스킷 공장)에서는 바람을 뚫고 단어 공을 찾아 암호를 맞추면 황금 열쇠를 찾을 수 있다. 세 번째 도전은 ‘어둠의 동굴’(하우스 페인팅)에서 대왕거미의 거미줄을 건드리지 않고 동굴 가장 안쪽에 있는 ‘어둠의 벽’에 손을 넣어 열쇠를 찾는다. 마지막으로 ‘비밀의 상자-명예의 전당’에서는 획득한 3개의 열쇠로 상자를 열어 미션이 적힌 카드를 고른뒤 미션을 통과하면 모험의 신으로 등극한다. 홈페이지(www.kidzania.co.kr)참조. 1544-5110.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롤 점검 뒤 ‘3.10 패치’ 이렇게 바뀌었다! 마스터이 대변신 [영상]

    롤 점검 뒤 ‘3.10 패치’ 이렇게 바뀌었다! 마스터이 대변신 [영상]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가 3.10 패치 업데이트를 위해 점검에 들어가자 패치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능력치가 하향되는 챔피언은 엘리스, 베인, 라이즈 등이다. 엘리스는 그 동안 라인전 대치 상황에서 지나치게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3.10 패치 후 엘리스 ‘새끼 거미’ 기술에 변화가 생겼다. 체력이 125~550에서 90~260으로 감소하고, 엘리스가 ‘거미 형태’일 때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은 레벨에 비례해서 증가한다. ☞☞롤 3.10 패치 동영상 보러 가기 앞으로는 엘리스가 ‘인간 형태’로 변신하면 새끼 거미는 사라지기전까지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 또 이동할 때 좀 더 뭉쳐 다니게 된다. ‘위험한 새끼 거미’ 기술의 경우 폭발하는 새끼 거미의 이동 속도가 감소했다. ‘줄타기’ 기술은 더 이상 표시되는 사정거리보다 밖으로 내려앉을 수 없게 됐다. 줄타기로 내려가던 도중 엘리스가 캐스팅을 할 수 있던 버그는 수정됐다. 이제 줄타기로 내려올 때 새끼거미들이 엘리스보다 늦게 내려온다. 베인은 ‘선고’ 기술의 시전 사거리가 애초에 의도된 것보다 길었던 오류를 수정하고(650→550), 궁극기 ‘결전의 시간’ 재사용 대기 시간을 증가시켰다. 라이즈는 ‘과부하’, ‘룬 감옥’, ‘주문 흐름’ 등 궁극기를 제외한 모든 스킬의 사거리가 감소됐다. 다만 궁극기인 ‘필사적인 힘’의 이동속도 증가량이 상향됐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마스터이다. 이번에 리메이크된 마스터이는 레벨당 체력 증가량이 상승했고 기본 마나량이 소폭 감소했다. 이제 ‘2연속 공격’ 기술은 매 4번째 공격마다 2번 연속 공격을 하고, 두 번째 공격은 50%의 피해를 입힌다. ‘우주류 검술’의 경우 지속 효과로 마스터이가 추가 공격을 얻게 되며 시전시 마스터이가 5초 동안 매 공격마다 추가 고정피해를 입히게 된다. 또 변화된 궁극기 ‘최후의 전사’ 기술은 패시브 효과로, 마스터이가 적 챔피언을 죽일 경우 최후의 전사를 제외한 모든 기본 스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18초 감소한다. 이는 어시스트 달성시 절반의 효과다. 시전시에는 10초 동안 마스터이의 공격속도와 이동속도가 증가하고 마스터이가 킬이나 어시스트를 달성하면 지속 시간이 4초 연장된다. 트위스트 페이트의 지속 효과인 ‘주사위 굴리기’는 이제 더 이상 팀원들에게 추가 골드를 주지 않는다. 대신 유닛을 죽일 때마다 주사위를 굴려 본인에게만 1에서 6의 골드를 준다. ‘카드 뽑기’ 기술의 경우 이전에는 뽑고 던지는 데 10초가 주어졌지만 이제 카드를 뽑는 데 8초, 던지는 데 4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아이템 부분에서는 ‘정령의 형상’과 ‘밴시의 장막’의 재료가 되는 새로운 중급 마법 저항력 아이템 ‘망령의 두건’이 추가됐다.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 내에서의 마법 저항력이 오라 위주가 아니라 개인의 능력으로 고려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룬 방벽을 삭제하는 대신에 게임 중반에 지속적으로 마법 공격을 하는 챔피언, 게임 후반부에 견제(포킹)하는 조합을 상대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게임 사용자들에게 사랑받던 ‘룬 방벽’ 아이템은 삭제됐고, 이제 군단의 방패는 ‘솔라리 팬던트’로 업그레이드하게 된다. 이외에 ‘몰락한 왕의 검’을 사용할 때 발동되던 기술 ‘이동속도 증가, 둔화’의 지속시간은 기존 4초에서 3초로 감소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굿모닝 닥터] 까다로운 신경구멍 협착증… 내시경으로 치료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뼈 내부의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마치 목이 졸리듯 신경이 눌리는 질환이다. 이렇게 되면 눌린 신경이 지배하는 신체 부위에 통증이나 마비가 일어나 문제가 된다. 부위에 따라 신경관 협착증과 신경구멍 협착증으로 구분하는 척추관 협착증은 수술은 물론 비수술적 치료까지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신경구멍 협착증의 경우 수술이나 비수술 치료 모두 까다롭고 진단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팔·다리로 연결되는 신경가지가 신경 통로인 신경관에서 빠져나오면 인대가 마치 거미줄처럼 엮인 부위와 만나게 돼 염증이 잘 생기는 것은 물론 척추로 가는 혈류 흐름까지 방해해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노화가 주요 원인인 신경구멍 협착증은 디스크의 퇴행과 척추 주변 인대나 근육의 약화에 따라 발생하며, 50대 이상 고령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문진·촉진 등 이학적 검사는 물론 CT나 MRI, 척수조영술 등 상호보완적인 방사선검사를 거쳐야 진단이 가능하며, 자칫 꾀병처럼 보이거나 오진이 나오기도 쉽다. 일단 신경구멍 협착증이 의심되면 물리치료와 자세 교정, 상체견인술, 주사요법 등 비수술 요법을 시도하며, 여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병변 부위를 절개해 뼈를 자르거나 나사못을 박는 관혈적 수술이 적용됐으나 수혈이 필요하고, 후유증 위험성이 높았다. 이런 치료에 부담을 느낀다면 내시경을 이용한 신경구멍 확장술이 바람직하다. 내시경으로 신경과 척추조직을 직접 살피면서 레이저 등으로 신경을 누르는 뼈나 조직을 제거하기 때문에 환자가 간단한 비수술적 시술로 느낄 만큼 간편하다. 하지만 효과는 기존 수술치료를 능가하며, 절개 부담이 없고 일상생활 복귀도 빠르다. 따라서 수술 위험성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망설여온 고령 환자라면 이런 치료를 고려해 봄직하다. 안용 서울우리들병원장
  • [사설] 서울시 경전철, 용인의 전철 밟아선 안돼

    서울시가 타당성 문제로 재검토했던 경전철 건설사업을 다시 꺼내들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임 오세훈 시장이 추진했던 7개 노선에다, 지하철 9호선 연장선 등 3개 구간을 추가한 총 10개 노선이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대중교통 체계를 ‘철도 중심’으로 짜겠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에는 서울시 3조 550억원, 민간자본 3조 9494억원 등 2025년까지 무려 8조 5533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서울시의 건설계획안을 보면 장밋빛투성이다. 서울시는 서울의 지하철 수송분담률이 36%로 파리(58%)·런던(65%)·도쿄(86%) 등 교통 선진국보다 낮고, ㎞당 하루 이동인구도 1만명을 넘어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보았다. 특히 민자사업자의 예측 수요를 60~70% 선으로 낮춰 잡았다고 강조했다. 부실한 수요 예측으로 애물단지가 된 경기 용인·의정부, 경남 김해 경전철과 달리 수익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의 이 같은 설명이 맞다면 시민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는 사업이다. 하지만 점검할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경전철 건설 이후의 효과만 적시했지 논란거리가 될 버스, 택시 등 교통 수단과의 연계성과 이해관계 충돌 문제가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지 않다. 서울시 교통망은 그동안 버스공영제 도입과 버스노선 정비, 지하철 추가 개통으로 골목까지도 거미줄처럼 잘 짜여져 있다. 또한 지하철의 보조 수단인 경전철의 접근성 문제도 간과하고 있다. 출·퇴근 때 붐비다가 그 외의 시간대에는 다른 교통 이용 등으로 한산해질 가능성이 큰데도 수익성만 내세우고 있다. 지하철 9호선 사업에서 보듯 민자사업으로 인한 적자 발생 때의 차액을 예산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 중요하게 보지 않고 있다는 것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 박원순 시장은 평소 26조 5000억원에 이르는 서울시 부채를 임기 내 7조원 이상 줄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런데 느닷없는 대규모 경전철 건설사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민들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박 시장의 선거용 사업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이다. 경전철 사업은 일단 시공에 들어가면 돌이키기 힘들고 흉물이 될 우려도 크다. 우선순위를 따져 교통이 낙후되고 사업성이 있는 2~3곳을 선정해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하길 바란다. 특히 그간 몇몇 지역 경전철 사업의 부실로 국민의 우려가 극에 달해 있다.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한 중지를 모은 다음 추진해도 늦지 않다.
  • [新 대한민국 24시] (1)제주 신풍속도

    [新 대한민국 24시] (1)제주 신풍속도

    대한민국의 하루는 바삐 돌아간다. 24시간이 모자란다. 누구라 할 것도 없다. 분야도 가리지 않는다. 매우 역동적이다. 새로운 풍경은 사회 트렌드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바꾼다. 놓치지 않아야 할 것들이 많다. 이를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 ‘신 대한민국 24시’를 주 1회 게재한다. #풍경 하나 “이 더위에 왜 길을 나서느냐고요?” “당신도 한번 걸어 보세요 스스로 행복해진답니다.” 요지경이다. 더워서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인데 4~5시간 걸어 보란다. 그러면 행복해진다니. 태양이 작렬하는 7월의 제주섬에는 올레꾼들이 넘쳐난다. 오직 걷기 위해서 돈 써 가며 비행기 타고 제주에 온 사람들이다. 이해불가다. 하지만 무작정 간세다리(게으름뱅이를 뜻하는 제주어)처럼 걸어 보란다. 그것도 혼자서. 그러면 왜 제주 올레길이 행복한 길인지를 스스로 알게 된다고…. 그렇게 사람들은 하나둘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고 다들 행복해했다. 불 같은 7월. 사람들은 연신 땀을 훔치며 기꺼이 올레길을 걷는다. 푸른 바다와 오름, 곶자왈 숲을 따라 살포시 펼쳐지는 제주의 속살에 모두들 열광한다. 걸음걸음을 뗄 때마다 내 안에 쌓이고 쌓였던 무언인가가 눈녹듯 사라져 간다. 사람들은 그것을 ‘치유’라고 불렀다. 내 안의 상처를 걷어내자 내면은 깊이를 더해 갔다. 어디 올레꾼들만 행복할까. 올레길 마을 제주섬 사람들도 덩달아 행복해졌다. 손님이 없어 문을 닫았던 올레길 주변 동네 구멍가게는 다시 문을 열었다. 소박한 시골집은 ‘할망민박’이란 이름을 달았고 할망들의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절정으로 치닫는 여름. 올레길은 오늘도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올레길에서 만나 서귀포 작은 포구에 신혼집을 차린 그들은 여전히 행복한지…. 군 입대를 앞둔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올레길을 찾았던 어머니의 허한 가슴은 아직도 여전할까. 실연의 아픔으로 올레길에서 눈물을 떨구었던 젊은 도시 여자는 다시 사랑하게 됐을까. 직장을 잃은 막막한 마음을 올레길에 쏟아냈던 50대 가장은 다시 일터로 돌아갔을까.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서울에서, 부산에서, 광주에서 한 해 200만명이 자신들의 사연을 올레길에 쏟아낸다. 제주올레 안은주 사무국장은 “올레길은 세상사에 상처받아 치유받고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친구 같은 존재”라며 “올레길에서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 제주는 올레가 대세다. 아직도 ‘치유의 길’ 제주 올레 한번 걸어 보질 않았나요? #풍경 둘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신하 서복에게 동방의 나라에 있다는 불로초를 구해 오라고 명했다. 서복은 불로초를 찾아 한라산까지 왔다가 서귀포 정방폭포 암벽에 ‘서복이 이곳을 지나갔다’는 ‘서복과지’(徐福過之)라는 글귀를 남겼다. 진시황이 불로초가 있을 거라고 믿었던 제주섬. 제주는 요즘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의 세상이다.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항저우, 하얼빈, 광저우…. 중국 전역에서 쉴 새 없이 비행기들이 유커를 제주로 실어 나른다. 제주와 중국을 잇는 하늘길은 거미줄이 다 돼 간다. 저녁 무렵 제주시내는 우루루 길거리 쇼핑에 나선 유커들로 만원이다. 가게마다 빨간 중국어 간판과 메뉴판은 필수가 됐다. 지난해 1만 2000여명의 대규모 인센티브 여행단(기업의 포상휴가)을 제주로 보낸 것에 대한 화답으로 신제주에는 중국기업 바오젠의 이름을 붙힌 거리도 등장했다. 중국어가 거리를 지배하고 중국 화폐가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바오젠거리는 흡사 중국 어느 도시를 옮겨 놓은 듯하다. 혹시나 잃어버릴까 봐 여권과 지갑을 넣은 작은 전대를 허리춤에 꽉 조여 맨 유커들. 좌변기를 사용할 줄 몰라 당황하기도 하고 해수탕에서는 샤워도 하지 않은 채 풍덩 탕 속에 뛰어들어 눈총을 받기도 한다. 떼를 지어 우루루 도로를 가로지르기도 하고 호텔이고 식당이고 아무 곳에서나 독한 중국산 담배 연기를 뿜어댄다. 유명 관광지 화장실과 일부 식당가에는 친절한 좌변기 사용 안내문도 등장했다. 아마도 1989년 해외 여행 자유화 이후 우루루 동남아로, 중국으로, 일본으로 난생 처음 해외관광을 떠났던 우리의 모습도 그러했으리라. ‘닥치고 쇼핑.’ 저녁이 되면 제주시내 쇼핑거리는 유커들 차지다. 중국에선 명품 대접을 받는다는 중저가 국산 화장품은 단연 유커들의 최고 인기상품. 인삼과 꿀, 담배, 술을 닥치고 쇼핑한다.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여야만 지갑을 연다. 제주 오일장 할망들도 중국어 한마디는 할 줄 알아야 한다. 유명 면세점은 매일 즐거운 비명이다. 하루 내내 유커들을 태운 관광버스들이 줄을 잇고 매장 안은 밀려드는 유커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유명 면세점 한 곳의 한 달 매출액만 1610만 달러 수준이다. 유커들이 제주에서 자고 먹고 쇼핑하는 데 쓰는 돈은 1인당 157만원 정도(2013년 5월 제주관광공사 외국인 관광객 실태조사)다. 큰손들도 수두룩하다. 전세기를 타고 제주의 특급호텔 카지노에 머물며 수억원을 베팅하거나 면세점 명품 가방과 고급 시계를 싹쓸이하기도 한다. 싸구려 중국 여행 가서 중국 사람들이 해주는 발마사지 한 번 안 받아본 한국 사람 어디 있을까. 제주에서는 전세 역전이다. 밤이 되면 관광에 쇼핑에 지친 유커들의 발마사지는 이제 한국 사람의 몫이다. 영주권을 주는 5억원짜리 고급 콘도도 날개 돋친 듯 팔렸고 제주에는 중국 영사관도 들어섰다. 다들 이구동성이다. 중국의 해외여행 바람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1~3시간 비행의 뛰어난 접근성에다 멈추지 않을 것 같은 한류 바람, 세계자연유산 신비의 화산섬 제주로 유커들이 계속 몰려들 거라고. 중국인들이 뽑은 신혼여행지 1위 제주섬.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설레는 여행을 제주에서 하고 싶단다. 과연 그럴까? 한때 엔화를 팍팍 뿌렸던 일본인들의 모습은 이제 제주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김의근 제주 국제대 교수(관광학)는 “중국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이고 아울러 중국인의 해외여행 바람은 앞으로 더 거세게 불 것”이라며 “동북아에서 접근성이 우수한 제주가 이들의 휴양 관광지로 계속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풍경 셋 여행만 가지 말고 아예 제주에서 눌러살아 볼까. 먹고살기 팍팍했던 배고픈 시절 섬 사람들은 하나둘 섬을 등졌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뭍으로 뭍으로 떠났다. 예전에 제주섬도 그랬다. 땅은 척박했고 거센 바다는 아버지를 삼켜버리곤 했다. 믿거나 말거나, 가난이 지긋지긋했던 시절, 제주섬 여성들의 일등 신랑감은 철도 기관사였다. 기차가 없는 제주섬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터이니. 세상사 돌고 돈다 했던가. 제주섬은 요즘 뭍에서 이주민들이 몰려든다. 지난해 인구가 무려 6000여명이나 늘어났다. 모두 뭍에서 제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다. 아니 이민 온 사람들이다. 제주는 이주가 아니라 이민이라 불러야 한다. 외국어 수준의 제주 사투리와 낯선 풍습들. 어딜 가든 텃세가 없으리라만은 ‘육지것들이’ 하는 제주섬의 텃세는 등급이 다르다. 예전에는 정 붙이고 살지 못하고 다시 떠난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 도시 사람들은 과감하게 제주 이민에 나선다. 수두룩하던 제주 변두리 시골 빈집은 이제 모두 그들이 차지했다. 5분이면 탁 트인 푸른 바다고 5분이면 한라산 울창한 숲이다.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 서울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서울에서 역유학 온 도시 아이들로 가득하다. 옛말에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 보내라’ 했던가? 이젠 말도 사람도 모두 제주로 보내는 시대다. “어디 제주 한적한 시골 마을에 빈집을 구할 수 있나요?” 제주의 부동산 중개업소는 이민자를 위해 시골 빈집 구하기 바쁘다. 제주에서 ‘안단테 안단테’ 느린 삶을 즐겨 보겠다는 이민자들이다. 바야흐르 르네상스 제주다. 수년 전 대구에서 이주, 섬 속의 섬 우도에 카페를 차린 이상국(48)씨는 “생각하면 할수록 제주로 이주한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과 시간에 쫓기지 않는 한 박자 느린 일상 등은 도시에서는 누리지 못한 큰 즐거움”이라고 자랑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