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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빼앗으면 나는 죽은 풍뎅이 껍질이지”

    “시 빼앗으면 나는 죽은 풍뎅이 껍질이지”

    고은 깊은 곳/고은, 김형수 대담/아시아/224쪽/1만 3000원“나에게서 시를 빼앗으면 나는 뱀 허물이고 거미줄에 걸린 죽은 풍뎅이 껍질이지. 내 묘비에는 내 이름 대신 ‘시’라는 한 자만 새겨질 것이네. 시는 먼저 내 신체이네. 그다음이 가엾은 혼인지 뭔지일 것이네.”시인 고은(84)의 생애와 문학을 부감할 수 있는 전경이 펼쳐진다. ‘현란한 상상력과 아포리즘이 가득한’ 광대무변의 언어로 춤을 추는 시인. 그 파동이 울려나오는 깊은 곳에 가닿고 싶은 후배 문인이 나눈 대담집에서다. 일본어를 국어로 배웠던 시인이 자신의 삶을 ‘모국어에의 헌신’으로 구현한 과정, 미수로 그친 네 차례의 자살 시도, 투옥과 연금 생활, 아시아 대표 시인으로서의 활약상 등이 김형수 소설가의 거듭된 물음 앞에 구술된다. “시가 무서워 화가가 되려 했다”는 시인의 운명을 돌려세운 것은 학창시절 읽은 시집 ‘한하운시초’였다. “이 시인처럼 문둥병에 걸릴 것과 이 시인처럼 떠도는 시를 쓸 것을 새벽에 맹세했다”는 시인은 팔순이 지난 지금까지도 왕성한 생산의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한다. “나는 신명이네. 이 신명이 내 손을 내달리게 하지. 나는 춤이네. 나는 주술이네.” 신명으로 쓰인 시는 1990년대 이후 해외로 무대를 넓혔다. 지난 20여년간 해외 시 축제에 100회가량 초청받았고 그의 시집은 타밀어, 방글라어, 쿠르드어 등 소수언어로까지 세계 32개 언어로 번역됐다. “어쩌면 지난 시대 출국금지에 대한 보상인가 한다”는 시인은 “시는 모국어의 천부적 행복 속에서 살아 있는 것 이상으로 다른 세상의 언어로 재생할 꿈을 가지고 있는 순례의 운명을 가졌다”고 말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문화가 있는 경주 엑스포로 오세요

    문화가 있는 경주 엑스포로 오세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이 추석 연휴 동안 운영시간을 늘리고 다양한 행사도 마련했다.경주엑스포공원은 추석 연휴인 9월 30일부터 10일간 운영시간을 평상시보다 1시간 연장해 오전 9시(추석날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또 풍성한 문화 콘텐트를 마련하고 다양한 할인 이벤트도 벌인다. 경주타워 입장료와 쥬라기로드, 3D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 첨성대영상관을 통합한 이용권은 3000~5000원으로 30~40% 할인한다. 9월 30일부터 11월27일까지 엑스포공원 동편주차장에서는 ‘캐릭터 등(燈) 전시회’가 열린다. 쿵푸팬더, 슈렉, 마다가스카 등 드림웍스 캐릭터와 공룡 조형물, 공룡카, 체험 등 다양한 볼거리가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 기간동안 엑스포공원 내 백결공연장에서는 하루 3회씩 ‘엑스포 공룡쇼’가 열린다. 공룡쇼에서는 대형 티라노사우루스, 브라키오사우루스 등 12마리의 로봇공룡이 쇼를 펼친다. 또 온 가족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 ‘플라잉’과 ‘바실라’는 40~50% 할인되고, 4일부터 6일까지 경품추첨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솔거미술관에는 ‘남산 자락의 소산수묵’전, ‘김종휘 眞:풍경’전도 함께 열린다. ‘남산자락의 소산수묵’전은 남산과 서로 상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소산(小山) 박대성 화백의 기증품과 개인 소장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소산 화백의 ‘세풍’, ‘원융(圓融)’, ‘제주곰솔’, ‘을숙도’ 등 대형 수묵화와 ‘생음’ 및 ‘고미’ 시리즈 등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종휘 眞;풍경’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예술학교인 경주예술학교의 마지막 학생으로 홍익대 교수를 역임한 서양화가 고 김종휘 화백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서양근대미술과 동양 전통미술의 경계,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현대미술의 새로운 면모를 제시한 2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경주타워는 신라문화역사관, 석굴암HMD 트래블체험, VR알바트로스 체험, 구름위에 카페 등 다양한 콘텐츠로 방문객들을 맞는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경주엑스포공원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며 “추석 연휴 기간동안 가족, 친지, 연인들과 함께 경주엑스포공원을 찾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거미, 연인 조정석 묻는 질문에..김창완 “밥 한 끼 하자”

    거미, 연인 조정석 묻는 질문에..김창완 “밥 한 끼 하자”

    가수 거미가 연인 조정석 근황을 전했다.최근 방송된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DJ 김창완은 거미에게 “시간 날 때 밥 한 끼 하자”며 “조정석 씨랑 같이 와라”며 말을 건넸다. 김창완은 “저는 정석이라는 말을 들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저희 때는 ‘수학의 정석’ 등 꼭 봐야 할 책이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창완은 “정규 5집 앨범에 정석 씨에 관한 느낌을 담았냐?”고 질문, 거미는 “이번에는 사랑 얘기는 거의 없다”며 쑥스러워했다. 거미는 조정석 근황을 묻는 말에는 “잘 지내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커피 강릉’ 모든 것을 즐겨라

    ‘커피 강릉’ 모든 것을 즐겨라

    “바다와 숲, 호수에서 펼쳐지는 강릉 커피축제에 초대합니다” 은은한 커피향 가득한 강원도 강릉 커피축제가 10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동안 경포호수변 녹색도시체험센터(e-zen)와 안목해변 커피거리 등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올해로 9회째를 맞는 강릉 커피축제는 180여개 업체가 참여한다. 주요 축제 장소인 녹색도시체험센터내에 250개의 부스를 마련해 다양한 커피 맛을 선보인다. 축제 첫날인 6일에는 개막식 행사로 강릉커피의 다채로운 맛을 선보일 100인(人) 100미(味) 바리스타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개막에 앞서 추석연휴 기간인 10월 3일부터 강릉카페를 돌며 스탬프를 받으면 축제 머그컵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스탬프랠리 행사도 열린다. 축제의 밤을 뜨겁게 달굴 공연행사도 축제의 매력 중 하나다. 지역뮤지션과 함께 신나는 예술여행 프로그램의 하나로 고릴라크루, 퍼니밴드의 공연이 펼쳐진다. 볼빨간 사춘기, 벤, 민경훈, 신현희와 김루트 등 인기뮤지션 공연도 진행된다. 특히 7일은 재즈와 함께하는 커피축제로 박주원 밴드, 말로, 거미, 김조한, 여행스케치의 공연이 열려 커피에 물든 재즈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해외 참가도 줄을 잇고 있다. 컨벤션센터 1층에는 세계의 커피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세계는 향기롭다’ 부스가 마련돼 브라질, 케냐, 인도네시아, 인도, 콜롬비아, 르완다, 이탈리아 등 커피 생산국과 세계 10대 커피도시의 커피를 체험할 수 있다. 2층에는 커피관련 부스가, 3층에는 핸드드립을 통한 다양한 방식의 커피 추출을 체험할 수 있는 추출 체험존이 마련돼 바리스타 체험이 가능하다. 최고의 라떼아트 챔피언을 뽑는 강릉바리스타어워드, 커피맛을 선별할 수 있는 강릉커퍼스챔피언쉽과 강릉핸드드립어워드, 강릉홈로스팅챔피언쉽도 열린다. 커피를 주제로한 다양한 공예체험과 볼거리, 푸드 트럭, 특산음식코너도 마련된다. 황은경 시 문화예술과 주무관은 “바아와 산, 호수가 어울어진 아름다운 강릉에서 강릉커피의 향과함께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사파이어 연상케 하는 파란색 거미, 정체는?

    사파이어 연상케 하는 파란색 거미, 정체는?

    가을의 보석 ‘사파이어’를 떠올리게 하는 거대 거미가 눈길을 끈다. 전 세계 화제 동영상을 소개하는 바이럴호그는 지난 22일 ‘당신은 파란색 타란툴라를 본 적 있나요?’라는 30초 남짓의 영상을 공개했다.영상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의학을 공부 중인 다니엘 발카르셀이 찍은 것으로 온몸이 파란색에 흰 무늬를 가진 거대 거미가 한 남성의 손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그런 거미의 모습에선 공포감보다는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거미는 구티 사파이어 오너멘탈 타란툴라(Poecilotheria metallica)로, 인도 구티 지방에 서식한다. 하지만 서식지 개간과 남획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사진·영상=ViralHo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현장 행정] 미리 배운 한국문화, 색다른 강북 꿈나무

    [현장 행정] 미리 배운 한국문화, 색다른 강북 꿈나무

    “다문화 아이들이 모든 일에 기죽지 않도록 가르쳐야 합니다.”26일 서울 강북구 수유1동 주민센터에 있는 ‘꿈동이 예비학교’. 박겸수 강북구청장이 책상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향해 활짝 웃으며 담당 교사에게 예비학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출신 어머니를 둔 6~7세의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수학책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일(1), 이(2), 삼(3), 사(4), 오(5)라고 숫자를 또박또박 읽었다. 연필을 정성스레 잡고 한글책에 ‘거미’, ‘가방’ 등 단어를 써내려가는 아이도 보였다. 박 구청장은 “다문화 가정의 한 학부모를 만났는데 ‘아이들이 입학해서 한국 학생들과 말도 안 통하고 적응에 힘들어한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꿈동이 예비학교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북구의 꿈동이 예비학교가 7주년을 맞았다. 꿈동이 예비학교는 취학을 앞둔 강북구 다문화가정 아이들(6~7세)에게 제공되는 학교생활 사전적응 프로그램이다.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적응력과 자신감을 높여 주기 위해 2011년 8월부터 시작됐다. 올해는 53명이 교육을 신청했다. 지난 3월부터 수업을 시작했고, 자리가 빌 때마다 구에서 따로 모집한다. 꿈동이 예비학교는 수유1·2동 주민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삼각산동 보건소분소, 송천동자치회관, 송중동자치회관, 미아동복합청사, 강북문화정보도서관 등 총 8곳에서 이뤄진다. 평일(월~금)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아이들은 한글(읽기·쓰기), 수학, 예절, 한문 등을 배운다. 구 관계자는 “초기와 비교해 참여 학생수와 운영 장소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모두 퇴직교사들이다. 교육 소외계층에게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이미 은퇴한 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 주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현재 11명이 시간당 1만 5000원을 받으며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2000년에 교단을 떠난 김명자(79·여)씨는 “제가 여기서 처음 가르친 애들이 벌써 초등학교 5학년이 됐다. 현직에 있을 때와 달리 아이들을 한 명씩 세심하게 신경 쓸 수 있어서 좋다. 건강만 뒷받침되면 계속 일을 하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사업에 열띤 호응을 보내고 있다. 8년 전에 한국에 온 권화(45·여)씨는 “아이가 학교에 적응을 잘할지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한시름 덜었다. 학부모들과 정보 교환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 7년간 사업이 잘 이어져 왔지만 가정환경이 어려워 예비학교에 못 오는 친구들도 많다”면서 “동 주민센터를 통해 전수조사를 하고 실태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B1B 2시간 출격 때 조치 없었다”… 北 대공 방어망 허점 노출

    “B1B 2시간 출격 때 조치 없었다”… 北 대공 방어망 허점 노출

    거미줄처럼 촘촘한 방어망 불구 예상 못한 심야라 포착 못한 듯 北, 뒤늦게서야 초계비행 실시 탐지했더라도 ‘격추’는 미지수 통일부 “평양 유가 올 3배 급등”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와 F15C 전투기 6대 등이 북한 동해 쪽 공해 상공을 2시간 넘게 비행하던 지난 23일 밤 북한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북한의 대공방어망 실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긴급간담회에서 북한의 무대응 사실과 함께 그 배경으로 “자정 무렵이니 전혀 예상도 못 했고 레이더나 이런 데서도 강하게 잡히지 않아 조치를 못 한 것 같다”고 보고했다고 자유한국당 소속 이철우 정보위원장이 밝혔다. 미군은 우리 측에 “북한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B1B 궤적을 공개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이 후속 대응으로 비행기를 이동시키고 동해안 쪽으로 강화하는 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한 정보위원은 “황해도에 있는 비행기를 동해안 쪽으로 이동시켰으며 B1B 출격 이후에 초계비행도 실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B1B 랜서의 격추를 경고하면서 유엔헌장의 ‘자위적 권리’ 즉 자위권을 주장했다. 유엔헌장 51조에는 “이 헌장의 어떠한 규정도 국제연합 회원국에 대해 무력공격이 발생한 경우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때까지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며 ‘개별 자위권’과 ‘집단 자위권’을 고유한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미군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의 대규모 공중폭격에 초토화된 북한은 이후 평양 등 주요 거점의 대공방어망을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 150여㎞로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번개5호(KN06) 지대공미사일과 사거리 250여㎞의 SA5 지대공미사일 등은 물론 사거리 30㎞의 SA2 지대공미사일, 15㎞의 SA3 지대공미사일 등으로 저·중·고고도 중층방어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SA5는 6개 포대 24개의 발사대가 있다. 탐지레이더 또한 SA5의 경우 5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력난 등으로 24시간 가동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B1B 편대를 비롯한 미군 항공기들이 출격했을 때가 ‘탐지 사각 시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군의 한 소식통도 “미군 비행기들이 심야에 북한 동쪽 공해상으로 진입한 것도 지대공 레이더가 가동되지 않는 취약 시간대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군기들이 2시간 넘게 유유히 작전을 펼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탐지 능력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3월과 5월 B1B 편대가 한반도 남쪽에 비공개로 전개해 모의폭격 훈련 등을 진행했을 때 이 같은 사실을 포착해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탐지했더라도 B1B 편대와 F15C 6대에 제대로 공격을 가할 능력까지 갖췄는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B1B를 비롯한 미군의 폭격기와 전투기에는 지대공 레이더가 가동됐을 때 이를 탐지하는 레이더가 있고, 설사 지대공미사일이 날아온다고 해도 요격을 회피할 수 있는 기만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게다가 B1B는 사거리 370여㎞의 AGM158, F15C는 사거리 278㎞의 슬램ER 공대지미사일을 각각 탑재하고 있어 지대공레이더가 가동되는 순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북한은 4세대 전투기인 미그29 16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그29는 우리의 KF16급에 해당해 F15 등 미군 최신예 전투기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북한은 미그29를 수도 방어를 위해 평양 주변에만 배치하고 있어 이번에 설령 B1B 전개를 알았다 해도 대응 출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통일부는 최근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 내 유가가 연초 대비 3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이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연초 6000원대 중반이었던 북한의 휘발유 1㎏당 가격은 8월 중순 이후 급등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되며 유가 상승세가 평양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전투기들이 제때 기동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 같은 유류 부족에서 기인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의 동향과 관련,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국정원은 “북한도 (비무장지대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우려해) 강하게 선(先)보고·후(後)조치하라고 지시를 내리고 있다”면서 “우발적 도발이나 충돌이 없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파티피플’ 백지영, 타이트한 의상 입고 댄스 봉인해제 ‘픽미’

    ‘파티피플’ 백지영, 타이트한 의상 입고 댄스 봉인해제 ‘픽미’

    ‘파티피플’ 발라드의 여왕 백지영이 ‘픽 미(PICK ME)’에 도전한다.23일 밤 12시 15분에 방송되는 SBS 박진영의 ‘파티피플’에는 백지영과 거미가 출연, 박진영과의 유쾌한 만남을 예고했다. 발라드 퀸, R&B의 여왕으로 불리는 백지영과 거미는 첫 무대부터 예상을 초월한 색다른 무대를 선사했다. 백지영은 실제 라운지 클럽에서 촬영이 진행되는 ‘파티피플’의 콘셉트에 맞게 지난 5월 출산 이후 가장 타이트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상큼한 걸그룹 댄스를 선보였다. 쉴 틈 없는 안무와 고음역대의 멜로디로 극악무도한 라이브 난이도를 자랑하는 I.O.I의 노래 ‘픽 미’를 선곡한 것. 박진영은 “임신과 출산으로 춤 근육이 빠진 것 같아 걱정이다”라는 우려와 달리 경쾌한 댄스를 선보인 백지영에게 “여전히 눈빛이 살아있다”며 박수를 보냈다. ‘DASH’, ‘입술을 주고’, ‘내 귀에 캔디’ 등 댄스 곡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는 백지영의 ‘댄스 가수 눈빛’의 정체도 공개될 예정.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7년 전 박진영이 백지영을 떠올리며 만들었지만 세상에 나오지 못한 ‘비운의 노래’가 최초로 공개된다. 박진영이 직접 가이드 녹음까지 해 보내줬지만 지금까지 백지영의 개인 CD에 잠들어 있었다는 노래의 제목은 바로 ‘출근하는 여자’였다. 중독성 있는 비트와 직설적인 가사로 2017년 감성에도 뒤처지지 않는 이 곡이 공개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한 박진영은 이 노래가 백지영에게 거절당한 이후 재작업을 거쳐 다른 가수의 히트곡이 된 사연을 밝혀 다시 한 번 놀라움을 안겼다. 시대를 앞서간 박진영의 비운의 미공개곡 ‘출근하는 여자’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23일 토요일 밤 12시 15분, SBS 박진영의 ‘파티피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원작자 떠났어도… 속편은 계속된다

    원작자 떠났어도… 속편은 계속된다

    거미줄에 걸린 소녀/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임호경 옮김/문학동네/576쪽/1만 6500원영화에서는 인기 작품의 후속편을 전작과는 다른 감독이 연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거 우리 만화에도 그런 경우가 있는데 대본소의 절정기를 구가했던 무협 만화의 이재학 화백이나 기업 만화의 박봉성 화백의 경우, 작가의 사후에도 화실 이름으로 후속작이 이어졌다. 오로지 한 사람의 노고에서 비롯되는 소설에서는 드문 일인데, 명확한 캐릭터를 구축해 시리즈화하는 장르 소설에서 사례가 있다. 요즘엔 영화로 더 유명한 ‘본 아이덴티티’는 로버트 러들럼의 첩보소설이 원작이다. 작가는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까지 선보인 뒤 세상을 떴는데, 유족의 동의를 얻어 에릭 밴 러스트베이더가 집필한 후속작이 지금까지 9편이나 나왔다. 사례가 하나 더 추가된다. 밀레니엄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소식이다. 탐사 전문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와 비상한 기억력의 천재 해커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돌아왔다. 4부 ‘거미줄에 걸린 소녀’가 마침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밀레니엄은 기자 출신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1954~2004)의 범죄 미스터리 소설 시리즈다. 10부작을 구상했던 작가는 3부까지 탈고하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 2005년부터 3년에 걸쳐 선보인 데뷔작이자 유작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벌집을 발로 찬 소녀’는 지금까지 52개국에서 9000만부가 팔려나갔다. 라르손의 자아가 투영된 블롬크비스트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피어싱과 문신투성이의 ‘히로인’ 살란데르의 묘한 매력이 큰 힘이다. 여성 혐오의 피해자이자 젠더 권력의 희생자인 이 캐릭터를 스웨덴과 할리우드에서 각각 연기했던 누미 라파스, 루니 마라는 모두 스타덤에 올랐다. 유족과 출판사는 2013년 시리즈를 이어갈 역할을 역시 사건 전문기자 출신인 다비드 라게르크란츠에게 맡겼다. 그렇게 2015년 발표된 4부는 지금까지 47개국에서 600만부가 팔려나갔다고 한다. 앞서 소녀 실종 미스터리를 풀고 여성 인신매매와 국가정보기관의 인권 유린을 고발했던 블롬크비스트와 살란데르는 4부에서 감시 기술과 인공지능을 둘러싼 음모와 맞닥뜨린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 새 얼굴 클레이 포이가 살란데르를 잇는다. 라게르크란츠가 이어가는 밀레니엄은 6부까지 예정돼 있다. 최근 5부 ‘자기 그림자를 찾는 남자’가 현지 출간됐다. 이번에 4권이 국내에 상륙하며 절판됐던 1~3부도 새로 단장해 한꺼번에 나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케이팝·패션쇼·세계 음식… 강남에 빠진 가을

    케이팝·패션쇼·세계 음식… 강남에 빠진 가을

    서울 강남의 중심인 삼성동 코엑스 앞 영동대로와 봉은사로 일대에서 한류 스타와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가을 축제가 열린다.강남구는 이달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앞 영동대로 일대에서 ‘가을, 강남에 빠지다’를 주제로 2017 강남페스티벌을 연다고 21일 밝혔다. 행사장 인근은 강남을 국내 광역 교통의 중심으로 만들어 줄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이 이뤄지는 곳으로 국내 최고 높이의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까지 들어설 예정이어서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로 6회째인 강남페스티벌은 29일 케이팝 콘서트, 26~28일 패션쇼, 30일 국제평화마라톤대회, 30일 글로벌 명장셰프 음식축제 등으로 이뤄진다. 우선 26일부터 3일간 열리는 패션쇼는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 특설무대를 설치해 국내 최초로 ‘도서관 패션쇼’를 진행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케이팝 콘서트는 기존 아이돌 위주의 무대에서 벗어나 중장년층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세대별 대표가수 4개팀이 나온다. 이승철, 거미, 워너원, 우주소녀 등이 주인공이다. 영동대로는 29일 0시부터 30일 오전 5시까지 삼성역에서 봉은사역 방향(현대자동차GBC 부지 앞) 7개 차로 640m 구간의 교통이 통제된다. 30일 국제평화마라톤 대회에는 1만명이 넘게 참가한다. 풀코스, 하프코스에서는 해외 엘리트 마라톤 선수가 페이스메이커로 같이 뛴다. 참가비는 유니세프, 강남복지재단, 도산 안창호 기념회에 전액 기부한다. 이날 오전 10시 마라톤 대회 행사장에서는 강남 명장셰프의 명품음식을 단돈 3000원에 맛볼 수 있는 음식 축제도 열린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인도식 커리), 노보텔앰배서더(수제 핫도그), 르메르디앙 서울(수제버거), 배나무골(오리훈제), 이마스시(초밥), 베이크하우스(빵, 커피, 냉음료), 삼원가든(불고기), 신정(양갈비), 일일향(탕수육), 강남고로케(고로케) 등이 나와 솜씨를 뽐낸다. 축제의 대미는 이달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강남 주요 백화점, 호텔, 문화시설, 음식점, 병원 등 6개 분야 4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행사인 ‘강남 그랜드세일’이다. 할인업체 기본정보 등이 수록된 모바일 쿠폰북을 제시하면 된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강남에서 공연, 패션, 음식, 마라톤, 할인행사까지 한류의 모든 것을 맘껏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좀비에 빠진 도시… 호러에 물든 가을

    좀비에 빠진 도시… 호러에 물든 가을

    에버랜드가 핼러윈 시즌을 맞아 새 호러 콘텐츠를 선보였다. 좀비들이 득실대는 핏빛 도시 ‘블러드 시티’다. 2010년 ‘호러 빌리지’와 2011년 ‘호러 메이즈’, 2014년 ‘호러 사파리’에 이은 새 콘텐츠다. 올해는 규모가 확장됐고, 호러의 강도가 강해졌으며, 콘텐츠에 스토리를 입혀 재미를 더했다.스토리는 이렇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 10년 동안 폐쇄된 도시에서 의문의 구조 신호가 흘러나온다. 즉각 전문 조사팀이 투입된다. 조사팀은 물론 에버랜드 직원과 고객들이다. 하지만 조사팀이 탄 비행기는 추락하고 만다. 좀비들의 공격에 쫓기게 된 조사팀은 생존자 확인과 탈출을 위한 다양한 호러 콘텐츠를 체험하게 된다.좀비 공격받은 폐자동차 등 실물 재현 블러드 시티 초입에 들면 추락한 비행기가 관람객을 맞는다. 프로펠러가 달린 실제 비행기다. 이를 조사팀이 타고 온 비행기처럼 꾸며 놓았다. 이뿐 아니다. 좀비의 습격을 받은 버스, 폐자동차 등이 전부 실물로 재현됐다. 공포물의 생명인 사실감 확보에 주력했다는 뜻이다. 에버랜드 측은 “이를 위해 실제 영화 미술감독이 블러드 시티 제작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다양한 호러 디자인과 조명, 음향, 특수효과 등이 어우러지며 공포영화 세트장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연출한다. 블러드 시티는 무엇보다 규모가 엄청나다. 겨울철 운영되는 알파인 지역과 사파리월드, 아마존익스프레스, 티익스프레스 등이 밤이면 죄다 핏빛 도시로 변한다. 면적이 10만㎡(3만여평)에 이른다. 여기에 ‘호러 메이즈’, ‘시크릿 미션’ 등 유료 콘텐츠와 입장만으로 체험할 수 있는 무료 콘텐츠들을 곳곳에 안배해 뒀다. 각종 놀이기구 밤엔 ‘호러 어트랙션’ 변신 공포의 강도가 가장 강력한 건 ‘호러 메이즈’이지 싶다. 미로 같은 출구를 나오며 눈물을 쏟는 관람객이 제법 눈에 띈다. 관람 중간에 머리 위로 손을 올려 ‘×자’ 표시를 하는 중도 포기자도 볼 수 있다. 우는 이들은 여성 관람객과 학생이 대부분이지만, 중간에 포기하고 나오는 이들을 볼 때면 정말 ‘장난 아닌’ 현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호러 메이즈는 보통 4명이 한 조를 이뤄 공포 체험을 즐긴다. 선두에 선 사람이 대여용 액션캠을 들고 간다. 이를 통해 자신과 뒤의 일행이 공포와 직면할 때의 그 민망하고 원초적인 광경을 낱낱이 담아낸다. 맨 뒤에 선 이도 무섭긴 마찬가지다. 아무리 연기자라 해도 어두운 공간 뒤편에서 뭔가 따라온다는 느낌은 여간 공포스러운 게 아니다. 덜 무섭고 싶은 이들을 위한 스포일러 하나. 진짜일 거라고 생각되는 건 가짜다. 뭔가 그럴싸하게 분장하고 있는 것들은 대개 마네킹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정작 무서운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좀비들이 뛰쳐나올 때다. 하지만 에버랜드 측에서 주기적으로 포맷을 바꾼다고 하니 이 스포일러에 그리 기대는 하지 마시라. 티익스프레스와 아마존익스프레스 등의 탈것들도 밤에는 호러 어트랙션으로 변한다. ‘호러 아마존익스프레스’에서는 곳곳에서 좀비들이 깜짝 등장해 손님들을 놀라게 하고, ‘호러 티익스프레스’에서는 승차장에 나타난 좀비들의 공격을 피해 열차가 아슬아슬하게 출발한다. 사자, 호랑이 등 맹수들이 사는 사파리월드는 좀비들로 가득 찬 ‘호러 사파리’로 바뀐다.좀비로 분장한 연기자 100여명의 ‘활약’도 볼만하다. 이른바 ‘크레이지 좀비 헌트’로 오후 7~9시에 30분 간격으로 나타나 관람객들을 습격하는 상황극을 벌인다. 10분 정도 집단 군무도 선보인다. 어린이 동반 가족을 위한 공포 콘텐츠도 마련됐다. 님프가든에 ‘부 스트리트’를 새로 조성했다. 유령 퇴치를 테마로 어린이들이 마녀 빗자루 공 굴리기, 몬스터 볼링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매일 저녁 7시 개장… 11월 5일까지 운영 호러 먹거리들도 준비했다. 떡볶이 가운데에 빨간 케이크를 올린 ‘좀비무덤떡볶이’, 박쥐 모양의 ‘뱀파이어어묵우동’, 스테이크 사이에 괴물 손가락이 숨겨진 ‘몬스터핑거스테이크’ 등이 인상적이다. 블러드 시티는 매일 오후 7시부터 운영된다. 11월 5일까지 계속된다. ‘핼러윈 동물원’도 준비됐다. 유인원 테마 공간인 몽키밸리에서 같은 기간 ‘핼러윈 거미·곤충 특별전’이 열린다. 타란툴라 등 다양한 거미와 다리가 256개나 되는 아프리카 자이언트 노래기, 야광으로 빛나는 ‘아시아 숲 전갈’ 등 17종의 희귀 절지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오후 2~4시 정시마다 전문 사육사가 절지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글 사진 용인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재무의 오솔길] 생활 속의 생명사상

    [이재무의 오솔길] 생활 속의 생명사상

    “무척 적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내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어나 버리며/나를 서럽게 한다”(백석, 시, ‘거미’, 부분)모름지기 시인이란 한갓 미물에 대하여도 이렇듯 연대와 사랑의 곡진한 감정을 품을 줄 알아야 한다. 즉, 세계와 대상을 유용성의 차원이 아닌 이해와 공감의 차원인 온정의 마음 자세로 대할 줄 알아야 한다.나는 차제에 서구 근대화 과정 속에서 미신이라는 이름으로 타파되었던 우리 고유의 생명 사상인 애니미즘이 복원되고 부활되어야 한다고 감히 주장한다. 사물에게도 고유한 영혼이 내재해 있다는, 귀한 생각은 사물 일체를 인간의 편의만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나 도구가 아닌 저마다의 격을 지닌 각별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으로서 마땅히, 우리가 소중하게 받들어 지켜나가야 할 태도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를 마을의 어른처럼 대하고 섬기는 외경의 태도는 결코 미신이 아니다. 나무에게도 정령이 있다는 생각을 지닌 사람은 결코 나무를 함부로 대하거나 다룰 수가 없다. 어찌 나무뿐이랴. 태양과 달, 흐르는 강과 우뚝 솟은 산, 큰 바위와 깊은 늪에도 신령한 기운이 서려 있다는 생각을 지닌 사람은 함부로 자연 사물을 훼손할 수가 없다(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명박 정부의 4대 강 사업은 나라가 생긴 이래 자연 사물에 대한 가장 끔찍한 만행이요, 살상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것이 지나쳐 지난날의 기복신앙에 갇혀서는 안 될 것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생명 존중 사상을 머리 따로 몸 따로가 아닌, 나날의 평상복으로 껴입고 살아왔다. 가령 겨울에 더운물을 사용한 후 수챗구멍에 들어 있는 벌레들이 다치거나 죽을까 봐 곧바로 버리지 않고 식기를 기다려 버린다든지, 한가위에 송편을 찔 때 송편끼리 달라붙지 않게 하기 위한 재료로 쓰기 위해 솔잎을 딸 때에도 솔잎이 아플까 봐 그녀들이 잠들기를 기다려 늦은 저녁에 땄다든지, 벌목꾼들이 베어질 나무들에게 죄스러운 마음으로 제를 지낸다든지, 까치들의 겨울 양식을 위해 홍시를 야박하게 다 거둬들이지 않고 얼마간 남겨 두었다든지 등등의 이야기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관념이 아닌 생활의 일부가 되었던 생명 존중 사상은 오랫동안 전래되어 온 애니미즘의 영향이 아니었더라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 사물들을, 사람을 대하듯 영혼을 지닌 존재로 대했기 때문에 예의 조상들의 알뜰, 살뜰한 생명 존중 사상이 생활 속에 온전히 녹아들 수 있었던 것이다.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들은 자기완성을 위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식물학자들은 나무들도 나름의 언어가 있다는 것을 실험과 관찰을 통해 밝혀냈다. 외부로부터의 급작스러운 위험에 직면한 나무들이 이웃 나무들에게 고유의 성분을 분출하여 경계 신호를 보낸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사육장의 동물들이나 식물원 꽃들이 고전 음악을 듣고 자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다. 우리가 애써 무시하고 있지만 지구 안에 편재하는 모든 생물체들은 나름의 감각과 감성과 혼과 언어를 지니고 깜냥 것 바지런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사람만이 지구의 주인이자 만물의 영장이라는, 아주 오랫동안 우리를 지배해 왔던 오만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모두가 지구 가족의 일원이요 상생, 공생의 존재자들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서구의 근대적 사유 체계는 주체와 타자라는 이항 대립의 방법론으로 사물과 세계를 인식해 왔다. 그런데 이러한 폭력적 사고체계와는 달리 동양 사상의 일원론적 세계관은 ‘나’가 ‘너’이고 ‘너’가 바로 ‘나’라는 상보와 상생의 세계관에 기초해 있다. 이 시에서 우리는 자연과 인간이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하나라는 일원론적 세계관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 시인은 이론적 체계가 아닌 구체적 일상 체험을 미학으로 재구성하여, 우리에게 생명 존중 사상을 실물을 대하듯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 [길섶에서] 경외심/이동구 논설위원

    곤충, 물고기, 야생동물들의 삶을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 영상물은 볼 때마다 숙연한 마음이 든다. 놀랍고도 신기한 그들의 능력과 함께 희생적인 삶이 감동을 준다. 모기는 빗줄기를 피해서 날아다닐 수 있고, 못생긴 꽃등에는 초당 1000번 이상의 날갯짓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개미, 매미, 나비 등 우리 주변의 보잘것없어 보이는 곤충들도 사실은 엄청난 능력을 소유한 신의 창조물이자 지구를 공유하며 살고 있는 이웃들임을 일깨워 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식 사랑이다. 어떤 거미는 새끼 수십, 수백 마리를 머리에다 붙인 채 몇 개월을 참고 지낸다. 제주도 문섬 주변에서 서식하는 줄도화돔 수컷은 암컷이 낳은 알을 수정한 뒤 입안에 한가득 담은 채 생활한다. 그 기간 내내 먹이 활동을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모두가 천적으로부터 자식을 보호하기 위한 희생이다. 본능이라고 하지만 그들의 삶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모성애, 부성애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물고기, 벌레 한 마리에도 경외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세상에 하찮고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
  • ‘금호동 쌍용 라비체’ 강남 생활권에 편리한 교통으로 인기

    ‘금호동 쌍용 라비체’ 강남 생활권에 편리한 교통으로 인기

    서울 성동구는 여의도, 광화문, 강남과 가까워 서울의 대표적인 직주근접형 주거지역으로 강남 진입이 어려운 30~40대 중산층이 성동구의 새 아파트로 대거 유입되면서 주택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가운데 금호동 일원에 중소형 아파트가 신규 공급될 예정이다. ‘금호동 쌍용 라비체’는 지하5층~지상39층(예정), 5개 동에 전용면적 ▲59㎡형 210세대 ▲74㎡형 252세대 ▲84㎡형 152세대 등 총 614세대로 구성될 예정이다. 지하철 3호선 금호역 2번 출구와 지하로 연결될 예정인 도심지 직주근접 단지로 지하철 이용시 광화문역 17분, 강남역까지 23분이 소요되어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한 압구정 현대백화점이 2.4㎞, 갤러리아 백화점이 2.8㎞ 등 동호대교를 건너서 압구정동으로 차량으로 10분대면 이동 가능해 강남의 생활 인프라를 보다 편하고 가깝게 누릴 수 있다. 단지 주변으로는 지하철 2·5호선과 분당선·경의중앙선 등 서울의 주요 지역을 통과하는 노선들이 거미줄처럼 깔려 있어 도심 접근성이 편리하며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동부간선도로 등을 통해 누리는 도심으로의 쾌속 교통망도 이용 가능하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집값은 절약하면서 편리한 교통으로 강남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쌍용 라비체가 강남 주부들 및 젊은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동 쌍용 라비체는 최고 39층(예정)에서 바라보는 탁트인 한강 조망권(일부세대)에 금호역 초역세권 입지와 강남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교통환경, 그리고 전용 85㎡ 이하 설계에 합리적인 공급가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주택청약통장은 필요 없으며, 일반분양 대비 10~20% 저렴하게 공급될 예정으로 실수요자에게 유리하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라비체의 조합원 가입자격은 서울·인천·경기도에 6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주택 1채 소유자면 가능하다. ‘금호동 쌍용 라비체’는 현재 서울시 광진구 능동에 있는 홍보관에서 사전예약 후 방문상담을 통해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패러다임 바꾸는 ‘양천 스마트 시티’… 미래 도시 그린다”

    [자치단체장 25시] “패러다임 바꾸는 ‘양천 스마트 시티’… 미래 도시 그린다”

    ‘스마트 시티’가 뜨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정부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스마트 시티는 도시에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한 신성장 동력 핵심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정부 역량을 모아 스마트 시티를 국가적 시범 사업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서 관련 포럼도 줄줄이 열리고 있다. 서울 자치구 중 스마트 시티 구축을 선도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양천구를 최적지 중 한 곳으로 꼽는다. 내년이면 1985~1988년 차례로 건립된 목동아파트 1~14단지의 재건축 연한이 도래, 구를 새롭게 정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양천구에선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지난 8일 구청을 찾았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기다렸다는 듯 스마트 시티 얘기부터 꺼냈다. 목동아파트 1~14단지 재건축을 기점으로 양천구를 스마트 시티로 만들겠다고 했다. 지금껏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원대한 포부이자 계획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왜 스마트 시티인가. -스마트 시티는 도시 패러다임을 확 바꾸는 혁명적인 변화다. 기존엔 교통체증이 심하면 도로를 신설해 문제를 해결했다. 인프라 공급에만 치중했다. 하지만 스마트 시티는 교통량 정보, 운전자 습성 등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운전자에게 내비게이션으로 우회도로를 안내한다. 도시 기능의 효율화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도시라 할 수 있다. →스마트 시티 구축안은 언제부터 생각했나. -내년이면 양천구가 개청한 지 30년이 된다. 이젠 30년 이후를 내다보고 준비해야 한다. 양천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목동아파트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시티 구축이 양천의 미래 비전이라는 답을 얻었다. 스마트 시티 구현은 서울에서 양천구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왜 목동인가. -목동아파트 1~14단지 392개 동에는 2만 6629가구가 산다. 양천구 전체 가구 중 15.05%에 달한다. 면적도 209만 7152.2㎡로 구 전체 면적의 12%를 차지한다. 이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 연한이 다가왔다. 지금이 주민들에게 스마트 시티를 제안하고 논의할 최적의 시기다. 단지별 4명씩 총 56명이 참여하는 주민참여단을 구성했는데, 주민들과 충분히 논의하려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민들이 스마트 시티 구축 계획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이후에 재건축해야 한다. 관 주도의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개발이 아닌 주민 참여를 통해 삶의 질을 한층 높여야 한다.→스마트 시티를 어떻게 구현하겠다는 건가. -목동아파트 재건축은 단순히 주택 재개발로 끝나선 안 된다. 난개발은 더더욱 안 된다. 단지별로 제각각 개발하면 주거시설들만 들어서게 된다. 주거시설이 늘어 구민이 증가하면 잘못하다간 도시가 마비된다. 주차장을 하나 예로 들겠다. 목동아파트 단지는 주차 문제가 심각하다. 지하주차장이 없어서다. 재건축만 한다면 단지별로 지하에 주차 공간을 마련하면 된다. 하지만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려면 아파트 단지와 단지 지하 공간을 연결해야 한다. 주차장만 만드는 데서 벗어나 주차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스마트폰과 주차 시스템을 연계해 주차 공간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는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목동 주민들만 좋은 거 아닌가. -절대 그렇지 않다. 스마트 시티 구축은 목동아파트 재건축을 동력으로 삼아 하나의 도시를 새로 만드는 거다. 구 전체가 완전히 달라지는 거다. 주차장을 예로 들었는데, 지하 공간을 구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거다. 이제 시작 단계다. 환경적인 측면도 고려해 울창한 숲과 녹지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등 준비할 게 많다. 올해 1월 스마트 시티를 구현할 미래도시기획단도 꾸렸다. 기획단 조사 결과와 전문가, 주민 의견을 수렴해 재건축을 통한 스마트 시티 구축 효과와 개발 온기가 구 전체에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 김 구청장은 30년을 내다보는 미래 비전으로 여성친화도시·출산친화도시도 제시했다. 그는 ‘여성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올해 초부터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주력했다. 지난 5월엔 여성친화공간인 ‘양천맘카페’를 개관했다.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여성에게 필요한 경제 교육이나 생활강좌 등도 하는 일자리·경제·마을 커뮤니티 공간이다. 7월엔 ‘목4동시장 공동주차장·공유센터’가 문을 열었다. 센터엔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고, 육아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아이와 부모를 위한 공간인 ‘해우리 아이맘카페’와 ‘장난감도서관’을 조성했다. 여성가족부에 여성친화도시 인증도 신청, 12월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출산친화도시 조성도 체계적으로 진행한다. 지난 1월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가족 친화적 직장문화와 육아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학부모의 보육료 부담도 덜었다. 민간어린이집 아이들도 국공립어린이집과 똑같은 혜택을 받도록 추가경정예산을 편성, 보육료 차액 부담금을 지원했다. 반쪽짜리 무상보육이 아닌 실질적인 무상보육을 실현했다. 지난 3년간 구립어린이집을 27곳 늘렸고, 내년까지 40곳을 확충할 계획이다. 아이들의 창의력과 모험심을 키워 줄 창의어린이놀이터, 아빠 육아를 돕기 위한 베이비존 등 동네 곳곳에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놨다. →왜 여성친화도시, 출신친화도시인가. -구청장 선거 당시 여성이자 자녀를 둔 엄마로서 양천구를 엄마들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모토를 내세워 당선됐고, 관심을 가져 왔다. 여성친화도시, 출산친화도시는 여성을 우대하고 여성의 편리만을 도모하려는 정책이 아니다. 여성이 일하며 자아실현도 하고, 아이를 낳아 양육하기 좋은 도시환경을 만드는 게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철학으로 만들어 왔나. -아이를 낳는 것뿐만 아니라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들을 펼치는 게 중요하다. 적어도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는 공공기관에서 아이들을 책임지고 양육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아이맘카페, 장난감도서관, 동네마다 건립한 작은 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양천에는 다른 구보다 아이 키우기 좋고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공기관이 많다. →젊은 엄마들이 좋아할 것 같다. -예전엔 돌아다녀도 구청장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어느 날 한 분식집에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젊은 엄마가 알아보고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 깜짝 놀랐다. 연예인도 아닌데 쑥스러웠지만 코끝이 찡했다. 젊은 엄마들이 저를 알아본다는 거, 이건 엄청난 변화다. 젊은 엄마들은 구에서 날 위해 해 준 게 뭐가 있느냐는 생각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젊은 엄마들이 구에서 펼친 정책들을 체험해 효과를 보는 것이다. 그동안 아이를 데리고 갈 곳이 없고 믿고 맡길 데도 부족했는데, 이젠 달라졌다는 걸 실감하는 것이다. 아토피·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상담과 치료를 해 주는 아이원건강센터, 아이맘카페, 작은 도서관 이런 것들이 학부모들 피부에 가닿은 것 같다. 젊은 엄마들이 일 참 많이 하시는 것 같다고 할 때 뿌듯하다. 요즘은 장애 임산부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장애인친화병원을 지정해 이들 여성이 아무런 어려움을 겪지 않고 검진도 받고 출산도 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김 구청장은 작은 거인이다. 겉은 부드럽고 왜소해 보이지만 속은 큰 뜻과 추진력으로 꽉 차 있다. 그런 그가 내년 큰 날개를 펼치려 한다. 스마트 시티 구축이라는 전대미문의 실험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려고 한다. 김 구청장은 인터뷰 말미에 지역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스마트 시티는 우리의 삶을 180도로 바꾸는 도시 혁명입니다. 주민들께서도 나서서 민관이 함께해야 양천구의 대변혁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용어 클릭] ■스마트 시티 텔레커뮤니케이션(원격통신체계) 기반시설이 인간의 신경망처럼 도시 구석구석까지 연결된 똑똑한 도시를 말한다. 미래학자들이 예측한 21세기의 새로운 도시 유형이다. 도시 구성원 간 네트워크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고 교통망이 거미줄처럼 효율적으로 구축된 게 특징이다.
  • 아기 주려고 마트서 산 바나나서 ‘독거미 알’이…

    아기 주려고 마트서 산 바나나서 ‘독거미 알’이…

    한 엄마가 아기에게 먹이려던 바나나에서 독거미의 알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현지언론은 케임브리지에 사는 주부 데비 캠벨이 바나나에서 독거미 알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흰색 비닐처럼 덮혀있는 부분이 바로 독거미의 알이 모여있는 공간이다. 이 알의 정체는 세계 최강의 독을 가진 브라질 방황거미(Brazilian wandering spider). 브라질 방황거미는 바나나 나무가 자라는 지역에서 주로 발견돼 바나나 거미로도 불린다. 다양한 독 성분을 가진 이 거미에 물릴 경우 심한 고통과 근육마비, 호흡 곤란등이 일어나며 신속히 해독하지 않을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문제는 독거미의 알을 품은 이 바나나가 영국의 대형마트인 테스코에서 구입됐다는 점이다. 캠밸은 "이 바나나는 18개월 된 아들에게 먹이려던 것"이라면서 "바나나를 꺼내주려던 순간 문제의 흰 부분을 발견했다"며 놀라워했다. 이어 "이상한 생각이 들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독거미의 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너무 충격을 받아 글도 다 읽지 못하고 벌벌 떨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별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으나 엄마의 발 빠른 대처가 없었다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 캠벨은 "과거 신문에서 바나나 거미 사건을 읽은 적이 있지만 나에게 벌어질 것이라 상상도 하지 못했다"면서 "바나나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무방비로 노출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서늘하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문제의 바나나를 판매한 테스코 측은 사고 수습에 나섰다. 테스코 측 대변인은 "캠밸 가족에게 사과드리며 사고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면서 "바나나 생산지 관리부터 유통까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9色 현대미술의 울림… ‘제국의 심장’ 깨우다

    9色 현대미술의 울림… ‘제국의 심장’ 깨우다

    서구 열강의 탐욕에 나라의 주권이 풍전등화처럼 흔들리던 120년 전. 고종황제의 심정은 어땠을까? 당시 고종 황제는 어떤 책을 읽으며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나라의 안위를 걱정했을까? 현대미술 작가들이 대한제국 시기를 모티브로 역사적 공간에서 얻은 영감을 제국 선포의 현장인 덕수궁을 배경으로 펼쳐보인다.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가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빛·소리·풍경’ 전에서 강애란, 권민호, 김진희, 양방언, 오재우, 이진준, 임수식, 장민승, 정연두 등 현대미술 작가 9명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덕수궁 내 7개의 장소에서 선보인다. 2012년 열린 ‘덕수궁 프로젝트’의 계보를 잇는 장소 특정적 현대미술전으로 참여작가들은 궁내 공간 곳곳을 탐구하며 역사와 현재를 연결하는 신작을 구상해 설치했다. ●100년 전 사진 슬라이드쇼 ‘온돌야화’ 덕수궁 대한문으로 입장해 오른쪽에 처음 만나게 되는 중화전 앞의 행각에는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을 맡은 작곡가 양방언과 영상 아티스트 장민승의 공동작업 ‘온돌야화’가 설치됐다. 외부에 유리판을 붙여 놓은 설치물 안으로 들어가면 100여 년 전 촬영된 사진들을 320컷으로 편집해 만든 22분짜리 슬라이드쇼를 볼 수 있다. 장민승의 손에서 재탄생한 이미지에 양방언이 작곡한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라진 과거가 시각과 청각을 강렬하게 두드린다. 장민승 작가는 “유리건판을 사용하는 뷰카메라로 이미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검은 방을 만들었다”면서 “설치물 외벽에 유리를 설치해 덕수궁의 문화재들이 반사되는 체험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석조전 본관과 별관을 잇는 서쪽 복도의 천장에는 김진희 작가의 ‘딥 다운-부용’이 설치됐다. 전자제품을 해체하고 재조립해 재가공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의 이번 작품은 1970년대 라디오 7대, MPC 스피커 등을 이용해 만들었다. 공중에 거미줄처럼 매단 작품에서는 라디오의 음악과 기계음, 덕수궁에 내리는 빗소리와 바람소리 등이 들린다. 작가는 “비어 있는 공간, 비어 있는 소리에서 예전 덕수궁의 이면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석조전 복도각에는 정연두 작가의 ‘프리즘 효과’가 설치됐다. 대한제국 시기의 고종 황제와 덕혜옹주를 바라보는 시각을 네 개의 시선으로 분류해 사진으로 구현한 설치작품이다. 정 작가는 “한국사에서 가려진 대한제국의 역사를 조사하면서 고종 황제와 대한제국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다양하게 반사돼 보이는 것처럼 고종 황제 부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을 석조전이 위치한 동서남북의 지정학적 관점으로 사적인 시선, 치욕의 시선, 공적인 시선, 타인의 시선으로 분류해 사진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덕수궁에서 유일하게 단청이 칠해지지 않은 2층 건물인 석어당의 대청마루에는 그래픽 디자이너 권민호의 대형 드로잉 ‘시작점의 풍경’이 설치돼 있다. 석어당의 정면 외관을 한 폭의 풍경화처럼 표현해낸 작품에는 한국 근현대사를 겪은 덕수궁 주변풍경이 숨은그림찾기처럼 들어가 있다. 한때 고종 황제의 알현실로 사용됐던 덕홍전은 가상의 서고로 변했다.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라이트 북 작업을 진행해 온 강애란은 조선왕조실록, 고종 황제가 즐겨 읽던 서적 및 외교문서 그리고 황실 문화, 예술 등에 대한 자료를 재현해 황제의 서고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을 완성했다. 사진작가 임수식은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학자의 서재를 사진으로 담아 병풍 형식으로 만든 ‘책가도389’를 제작했다.●전자제품 재가공·가상현실 작품도 고종 황제의 침전이며 마지막을 맞은 장소이기도 한 함녕전에는 이진준의 ‘어디에나 있는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불면증 & 불꽃놀이’가 프로젝션 된다. 구한말 일제의 강압 속에서 불면증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고종 황제의 심경을 이미지와 사운드로 표현한 영상 작품이다. 전시의 종착점이며 그동안 일반인에게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함녕전 앞 행각에는 오재우의 가상현실(VR) 작품 ‘몽중몽’(夢中夢)이 소개된다. 관람객들은 행각 내부에 누워서 영상화된 꿈의 이미지를 VR로 체험한다. 작가는 “고종 황제가 원대한 꿈을 품고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고자 했던 시발점인 덕수궁은 과거에도, 지금도 여러 꿈들이 모이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26일까지이며, 기간 중 덕수궁은 오후 9시까지 개방된다. 글 사진 함혜리 기자 lotus@seoul.co.kr
  • 이탈리아 스페인에 0-3 완패, 이제 플레이오프 걱정해야 할 판

    이탈리아 스페인에 0-3 완패, 이제 플레이오프 걱정해야 할 판

    이탈리아도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할지 모르게 됐다.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은 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찾아 벌인 유럽예선 G조 7차전에서 스페인에 0-3으로 완패했다. 2006년 독일 대회 예선에서 당한 패배 이후 처음 맛보는 예선전 패배였다. 세 경기를 남겨뒀는데 벌써 플레이오프 걱정이 태산이다. 현재 스페인이 골 득실 21로 이탈리아(11)에 현저히 앞서 승점을 나란히 하더라도 이탈리아는 플레이오프 나락으로 떨어진다. 유럽예선에서는 아홉 조 1위가 자동으로 본선에 직행하고 2위 팀 가운데 성적이 가장 나쁜 팀을 제외하고 여덟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러 네 팀이 본선에 합류한다. 스페인의 물흐르듯 유려한 플레이에 압도당한 한 판이었다. 전반 13분과 40분 이스코(레알 마드리드), 후반 32분 알바로 모라타(첼시)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한 골도 그물을 출렁이지 못했다. 마르코 아센시오(레알 마드리드)가 얻어낸 프리킥의 키커로 나선 이스코가 선제골을 뽑았다. 이스코는 수비벽을 넘기는 오른발 슈팅으로 ‘거미손’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을 뚫었다. 이스코의 아름다운 킥에 수비벽의 점프도,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의 다이빙도 미치지 못했다. 단단히 몸을 움크린 뒤 역공으로 스페인을 공략하려 했던 이탈리아는 이제 울며 겨자 먹기로 공격에 나서야 했는데 그럴수록 스페인은 더 자유로운 공격을 주도할 수 있었다. 이스코에게 내준 두 번째 실점도 안타까웠다. 수비 숫자가 부족했던 건 아니지 상대의 출중한 개인 능력에 골문을 열고 말았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바르셀로나)의 패스를 연결받은 이스코가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에 성공했다. 스페인은 후반 교체 투입된 모라타가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와 환상의 호흡을 과시하며 후반 22분 빠른 역습에 이은 쐐기골을 뽑아내 승리를 굳혔다. 이탈리아의 몇 차례 반격 시도는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의 철벽 수비에 막혔다. 스페인은 승점 16으로 이탈리아(승점 13)에 앞선 G조 선두를 굳건히 했다. 3년 만에 스페인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다비드 비야(뉴욕 시티)는 후반 종료 직전 이스코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베르나베우를 가득 메운 관중이 기립박수로 ‘전설의 귀환’을 환영했다. 유럽 I조에서는 우크라이나가 터키를 2-0으로 꺾고 승점 14, 조 선두로 올라섰다. 보러시아 도르트문트의 새 공격수 안드리 야르몰렌코가 두 골 모두 기록했다. 같은 조의 크로아티아는 수도 자그레브에서 펼쳐진 코소보와의 ‘발칸 더비’를 전반 0-0으로 맞선 상태에서 그라운드 배수가 제대로 안돼 취소 결정을 받아들여 4일 새벽 재경기를 치르는데 승점 13으로 우크라이나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핀란드에 0-1로 졌는데 골 득실에서 크로아티아에 뒤져 3위로 처졌다. 세르비아와 웨일스,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등도 승점 3씩 챙겼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빅뱅 탑과 대마초 파문’ 한서희, 리한나 춤추던 연습생..어쩌다가

    ‘빅뱅 탑과 대마초 파문’ 한서희, 리한나 춤추던 연습생..어쩌다가

    그룹 빅뱅 탑과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연습생 한서희가 화제다. 한서희가 종전 주장과 다른 새로운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끈다. 23일 오후 한 매체에 따르면 한서희는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 직후 기자와 만나 “나는 단 한 번도 강제로 권유한 적이 없으며, 전자담배(액상 대마) 같은 경우도 내 소유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한서희는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방송된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시즌3’(이하 ‘위탄3’) 출신 가수 지망생이다. 방송 당시 송지효 닮은 꼴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프로그램 출연 이유에 대해 “밴드부 선생님의 추천으로 지원하게 됐다”며 “내가 가수 안 되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출연 당시 한서희는 리한나의 ‘S.O.S’에 맞춰 파워풀한 댄스로 심사위원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거미의 ‘어린아이’를 부를 때는 당찬 면모를 드러내며 끼를 발산했다. 그러나 한서희는 생방송에 진출할 3팀을 가려낼 때 아쉽게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위스키에 얼음 동동… 이유 있었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위스키에 얼음 동동… 이유 있었네

    “Vodka martini, shaken, not stirred.”(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 주게.) 첩보영화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007시리즈에 나오는 007 제임스 본드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대사입니다. 보드카 마티니는 드라이 마티니를 만들 때 들어가는 진 대신 보드카를 사용한 칵테일입니다. 그러나 정작 영화 속 007을 연기했던 배우들이 별로 좋아하는 술은 아니라고 합니다. 6대 007로 활약하고 있는 대니얼 크레이그도 “영화 속 007처럼 보드카 마티니 칵테일을 마셨는데 다음날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팠다”며 혀를 내둘렀다고 합니다.보드카 마티니처럼 영화 속 주인공들이 잔에 얼음과 함께 넣고 홀짝홀짝 마시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따라 해 보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합니다. 왜 영화 주인공들은 모두 잔에 얼음을 넣어 희석해 마시는 걸까요. 많은 영화들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장면이 나오면 대부분 얼음잔을 빙빙 돌리며 마시지, 위스키만 마시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애주가들 사이에서도 위스키를 희석해 마시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아무것도 섞지 않은 이른바 ‘알잔’으로 위스키를 마셔야 좋은지는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웨덴 린네대 생물재료화학센터와 계산화학 및 생화학과, 물리약학 공동연구팀은 위스키를 얼음잔에 넣어 마시거나 물을 약간 첨가하면 맛과 향이 더 좋아진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18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물을 섞으면 풍미가 좋아진다는 속설을 확인하기 위해 위스키의 기본적인 두 가지 성분인 물, 에탄올과 과이어콜이라는 물질의 상호작용을 계산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위스키는 보통 나무로 만든 오크통에서 숙성을 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과이어콜이 나와 위스키와 섞인다고 합니다. 맥아를 건조시킬 때 토탄을 사용하는 스카치위스키에는 과이어콜이 더 많이 섞여 독특한 향과 맛을 갖게 한다고 하네요. 어쨌든 잘 숙성된 위스키가 약간 달짝지근하면서 스모키 향이 나는 것은 과이어콜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코올과 물이 섞이는 과정을 분석한 결과 알코올 농도가 높을수록 알코올 분자들은 한데 뭉쳐 밑으로 가라앉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때 과이어콜도 같이 가라앉게 된다고 합니다. 또 연구팀은 위스키 원액을 알코올 45% 농도(45도)로 희석할 경우 과이어콜이 위스키 표면 쪽으로 올라오고 59%(59도)가 넘어가면 아래쪽으로 가라앉아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45도가 넘는 위스키의 경우는 물을 섞어 45도 이하로 맞춰 주는 것이 풍미를 좋게 만든다는 설명입니다. 연구진은 위스키를 45도에서 27도까지 희석시키면 과이어콜의 표면밀도가 3분의1 이상 증가한다고 합니다. 흔히 독주로 알려진 위스키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물을 섞어 최대한 희석시켜 마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신 위스키 생산업체들이 술을 병에 담을 때는 희석시키지 않고 고농도 상태로 담아야 맛과 향의 관점에서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야 알코올이나 과이어콜이 저장돼 있는 동안 증발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화학이라고 하면 거미줄이나 거북이 등껍질같이 복잡한 화학식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실제로 화학은 좀더 편리하고 맛있는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한 학문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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