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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신용카드 ‘범죄 온상’인가 (4)전문가 방담

    신용카드 남발과 남용으로 인한 문제가 신용불량자 속출과 흉악범죄 양산 등 사회문제로 비화됐다.이같은 신용카드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14일 대한매일신보사 4층 회의실에서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여신금융협회 이보우(李保雨) 상무,금감원 노태식(盧泰植) 비은행감독국장,참여연대 박원석(朴元錫) 시민권리국장이 참석,방담을 가졌다. -수수료율 추가 인하의 목소리가 큰데. ◆이보우 상무=수수료율이란 이자라기보다 사용료의 개념이다.더욱이 은행이자와 단순 비교하면 안된다.은행의 조달금리는 카드사보다 낮다.은행은 고객당 취급액이 몇백몇천으로 단위가 크지만 카드사는 1만원을 쓰는 고객도 취급한다.특히 외국의 카드수수료율과 비교해도 절대 높지않다.무엇보다 카드사에서 돈을 빌리면 사채업자를 이용하지 않는 순기능도 있잖은가. ◆노태식 국장=수수료율을 정부가 규제하면 폐단이 많아카드사 자율에 맡긴다.다만 카드사가 수수료를 통해 과다한 폭리를 취하는지 점검할 계획이다.현재 수수료 원가분석 등을 확인하고 있다. ◆박원석 국장=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은 전체 신용카드 매출액중 신용판매 비중이 73.9%,현금서비스가 26.08%다.반면 우리나라는 현금대출이 63%,신용판매가 37%다.신용카드의 본래 취지는 퇴색되고 비싼 수수료를 내고 돈을 빌려쓰는 카드로 전락된 것이다.또 카드사는 자신들의 조달금리가 높다고 주장하지만 5∼7%에 빌려와 24%를 받고 빌려주는 것은 누가 봐도 많이 남는 장사다. 또 정부는 규제 대신 수수료 경쟁환경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카드사들은 수수료율을 인상·인하할 때 담합한다.실제 담합이 적발된 케이스도 있다. 카드사가 돈을 빌려주는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이 더 크다.카드빚을 메우기 위해 역으로 사채업자를 찾아가고 범죄도 저지르는 불상사가 생긴다. -제대로 된 개인 신용평가시스템이 없는 것은 문제 아닌가. ◆이보우 상무=현재도 회사별로는 개인별 신용 등급이 마련되어 있다.다만 사별로 되어있는 기능이나 데이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이 문제다.즉 자기고객의자료에 대해서만 알고 있는 셈이다.1차적으로 동종업계 내에서라도 시스템을 상호 교환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다. ◆노태식 국장=정부에서도 개인신용정보를 네트워크화하는 방안에 대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를테면 개인에 대한 신용정보를 리얼타임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박원석 국장=수입 이상으로 한도가 과도하게 많다는 것이 문제다.신용카드 회사들에 대한 규제 완화와 한도 폐지 등이 영향을 미쳐 개인의 신용이 과대평가된 채로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특히 현금대출처럼 위험이 큰 분야에 대해서는 당국의 직접적인 규제가 있어야 한다.신용카드 사업자들이 알아서 하는 방식으론 안된다.또 개인 신용 정보가 유출되거나 혹은 함부로 이용되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등 또다른 문제로 야기될 수 있는 요인도 있다.실제로 신용카드사들이 제휴사나 계열사에 신용 정보를 유출시켜 금감원에서 제재를 받은 적도 있지 않은가. ◆노태식 국장=불법 정보제공과 관련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전 ‘이 정보는 어디어디에 제공된다.’는 내용이 약관에 반드시 들어있는데 소비자들이 이를 잘 안 보는 경향이 있다.그래서 현재 한장으로 되어 있는 카드신청서와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2장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박원석 국장=개인정보 제공에 동의를 하지 않으면 카드를 발급해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제도적인 방지책이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 -카드 발급과 관련한 소득기준을 카드사가 정하면 실효가없을 것 아닌가.또 미성년자에 대한 카드 발급과 경품문제에 대한 견해는 ◆이보우 상무=미성년자 발급시 법정대리인의 동의서나 소득 증빙 서류 제출 등을 의무화하도록 제도가 곧 바뀐다. ◆박원석 국장=일단 신용카드업체의 소득기준 평가는 금융감독당국에서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재경부는 현재 미성년자에 대한 카드발급을 법정 대리인의 동의서나 소득증빙서류 가운데 한 가지만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이다.반드시 이 두가지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소득이없는 미성년자에게는 카드발급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미국에서도 대학생들은 직불카드나 패밀리카드를 사용하지신용카드를 갖는 경우는 드물다. ◆이보우 상무=시민단체는 근본적으로 카드업체의 도덕성을 의심하고 있다.지금은 소비자의 희생 위에서 기업을 영위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소득 기준을 확인하는 문제까지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세계적으로 시장경제의 경우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데 시민단체는 모든 것을 정부가 개입하자고 말하고 있다.그렇게 해서는 신용사회가될 수 없다. ◆박원석 국장=미성년자들이 카드를 발급받았다가 신용 불량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외국에서도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에게는 카드를 갖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노태식 국장=법정 대리인이 책임을 진다는 의미인 만큼(조건부로 미성년자에게 카드를 발급한다고 해서) 미성년자에게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교를 졸업하고 근로 현장에서 일하는 미성년자의 경우도 부모에게 동의받아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면 완벽하겠지만 도리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박원석 국장=법정대리인이 있다고 소득없는 미성년자에게 카드를 발급해 준다면 이것은 보증카드지 신용카드가아니다. ◆이보우 상무=모든 규정을 너무 거미줄처럼 만들어 놓으면 안된다.앞으로 우리 사회가 모든 것을 규정으로 제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박원석 국장=사회적 합의에 의해서 운영되는 사회가 선진사회다.그만큼 우리사회가 선진사회가 아니라는 말이다.합리적인 규제는 있어야 한다.탈규제의 시대라고 해서 있던 것 다 없앨 수는 없는 것이다. ◆이보우 상무=경품은 기업의 마케팅 활동의 한 분야로 이해해야 한다.카드사가 직접 일부 모집인 중에서 자기 수입의 일부를 희생해 가면서 과열된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이다. ◆노태식 국장=가입시킬 때 경품을 주는 경우가 있고 이후에 주는 경우가 있다.어느 정도의 경품은 필요하다고 본다.그러나 과도한 것은 문제가 있어 자제해 달라고 카드사에 요청한 상태이다. -옥외모집 및 이메일·텔레마케팅도 허용해야 하나. ◆이보우 상무=가두 및 판매대에서 발급하는 것은 금지했으나 건물주인에게 허가만 받으면 옥내외 어디서든 모집이 가능하다.이메일 마케팅은 반드시 허용해야 한다.모든 비즈니스가 이메일로 이뤄지는 시대다.본인 확인은 카드사가 다른 경로를 통해 알아서 확인하면 된다. ◆노태식 국장=이메일·전화로 신청이 안되면 오히려 고객에게 불편할 수 있다.소득이 증명되고 본인이 원한다면 해줘야 한다.다만 은행대출을 인터넷으로 받더라도 한 번은은행을 방문해 확인절차를 받는 것처럼 오는 7월1일부터바뀌는 신용카드 발급기준에서도 인터넷 등으로 발급받으려면 한 번은 대리점을 직접 방문해 본인과 소득증명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박원석 국장=땅주인으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으면 어디서든 모집이 가능한 만큼 엄밀히 말해 길거리모집도 금지된것은 아니다.신용카드는 영업소나 대리점에서 필요한 사람이 신청해서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발급 구역을 제한해야한다. 또 이메일·텔레마케팅은 권유 행위다.지불능력이 있는지 확인도 안되는 사람한테 카드신청 이메일을 보내 카드를발급해주는 것은 문제가 크다.본인이 원하고 소득이 확실한 사람은 신용카드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해 스스로신청하고 별도로 신분과 소득을 확인받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신용카드의 장점과 함께 그 위험성에 대한 경고도 해야 한다.이는 금융당국과 사업자의 책임이다. -신용불량자 양산을 막기 위해선 현금서비스 대출 한도를정하는 등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노태식 국장=카드산업이 근래에 발달하다 보니까 발생하는 과도기적인 문제라고 본다.당국도 관리감독을 강화해나가겠지만 카드 사용자들의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한달간의 시차가 있을 뿐이지 카드는 곧 현금이다.또 신용 불량이 얼마나 무서운지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박원석 국장=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장점은 물론 단점도알려야 한다.또 신용불량자라고 해서 갱생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 갱생의 의지를 살려 다시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재활수단이 마련되어야 한다.현금대출이 카드사의 부대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비중이 커지는 것은 문제다.폐지된 한도액도 부활되어야 한다.법원의 소비자 파산 선고에 신용카드 면책사유를 포함시켜야 한다. 정리 조승진 주현진 기자
  • [2002 길섶에서] 낮은 목소리

    ‘보다 낮게/낮은 목소리로 말할 일을/어깨에 힘만 주고말해 왔구나/나의 시는/……/한 시어를 찾아/헤맨 지난날/지상의 나무만 읽곤/뿌리를 읽지 못했다/나의 시는/……/낮게 보다 낮은 목소리로/겸허히/더듬거리자/나의 시는/……/들녘엔 벌써 땅거미 지는/영혼의 속삭임’ 70대 후반에 접어든 시인 안장현은 자작시 ‘보다 낮은목소리로’를 40년 전의 제자들 앞에서 낭송했다.스승의날을 앞두고 고교시절 은사인 안 선생님을 모셨던 저녁 자리였다.어지럼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당신은 최근 ‘비우는 시간’이라는 제목의 시를 썼지만 부인으로부터 “휴지통에 버려라.”라는 핀잔만 들었다고 실토했다. 젊은 날에 쓴 시는 힘과 정열이 있었지만,지금 쓰는 시는 늘 회한의 언어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시 한 편을 쓰기 위해 며칠 동안 몸살을 앓기도 했다는 선생님은 50대의제자들에게 ‘보다 낮은 목소리로’ 살아갈 것을 가르쳐준다.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 높은 목소리로 가득한 것 같다. 이경형 논설실장
  • 5월 한국영화 각양각색 ‘만물상’

    66세 vs 26세. 어느 기획사의 ‘섹시한’ 홍보문구가 아니더라도 5월 극장가는 비수기라는 속설을 깨고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한국영화들로 붐빈다.감독의 연령 스펙트럼만 한 세대를 넘어서는게 아니다.정통 예술화에서 코믹액션물,찐득찐득한 멜로부터 ‘양아치’영화까지 식성대로 골라보기 부족함 없는 식단이 펼쳐진다. ‘5월 붐’은 가깝게는 월드컵이란 외생변수 때문.세계적 축제와 ‘맞장뜨지’ 않으려 너도나도 개봉을 서두르다보니 온갖 외화 블록버스터까지 가세,일단 물량면에서 홍수다.조리개를 좀더 조이고 보면 어느새 훌쩍 웃자란 한국영화 자체가 이런 다양성의 젖줄임을 읽어내기 어렵잖다. 먼저 10일 막올리는 ‘취화선’과 ‘일단뛰어’.66세 거장임권택 감독과 26세 생짜 신인 조의석 감독의 한판 격돌인셈이다. 이 1라운드가 지나고 나면 영어 제목의 ‘오버 더 레인보우’(17일)와 ‘후아유’(24일)가 로맨스물의 왕좌를 놓고 한주차로 맞붙는다.기억을 잃어버린 한 청년의 옛사랑 찾아가기를 아련한 빗소리에 엮어 짠 ‘…레인보우’가 30대 취향이라면,현란한 온라인 화면이 오프라인과의 경계를 무시로넘나드는 ‘후아유’의 감각은 10년쯤 더 젊다.재밌는 점은둘 다 연애스토리 안에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속심으로 끼워넣는다는 점.이정재와 장진영(…레인보우),이나영과 조승우(후아유) 등 각 세대별 아이콘이 된 배우들이 관객 흡인력 지수를 한결 끌어올린다. 이 무지갯빛 연애담 사이엔 한국판 조폭영화의 적자를 자처하는 ‘4발가락’(17일)도 끼어들어 메뉴판을 키울 예정.시사회 반응을 전폭 수용,보다 스피디하게 손질하느라 예정 개봉일을 한 주 늦췄다.코믹과 액션을 적당히 버무린 부담없는 스크린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타깃이다.이미 개봉한 블루스풍 고급멜로 ‘결혼은,미친 짓이다’,온가족 감동영화 ‘집으로…’까지 가세,극장가는 가히 무한 경쟁체제다. 흥행 스타트라인에 도열한 한국영화들 표정이 유난히 상기된 데는 이처럼 조밀한 극장가 풍경도 한몫한다.닷새 전에 개봉했던 ‘스파이더맨’이 지난 주말 이틀간 전국 60만 관객을 훑어내며 내려친 흥행 거미줄을 누가 뚫느냐가 당장의 관건이다. 이후에도 ‘쇼타임’‘하트의 전쟁’(이상 17일),‘쉬핑 뉴스’(24일) 등 할리우드발 블록버스터급들이 첩첩산중을 이루고 있다. 흥행이 전부는 아니다.하지만 어느 장르보다 예술과 상업의경계선에서 줄을 타는 영화가 흥행성적표를 도외시하진 못할 터.개봉관에 일단 걸리고 나면 연공서열도,거대 자본력도특권이 되지 못한다.5월 한 달은 관객 입맛이 어디로 튀고있는지 가늠해볼 바로미터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성싶다. 손정숙기자 jssohn@
  • 월드컵 D-30/ 미리 가 본 코엑스 ‘국제미디어센터’

    ‘미디어 전쟁 준비 끝,연인원 450억명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우리나라 국제 이벤트의 산실인 이곳은 2002월드컵축구대회 기간중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된다.경기 생중계 장면을 송출하거나 뉴스를 긴급 타전할 국제미디어센터(IMC)가 이곳 동관에 들어서는것이다. 월드컵 D-30인 1일에는 미디어등록센터(MAC)가 공식 개관하고 이어 메인프레스센터(MPC)는 10일,제1국제방송센터(IBC-1)는 19일 문을 연다.대회 개막이 다가오면서 긴장감속에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코엑스를 찾았다. [한국 홍보의 마당이 될 ‘축구 UN본부’ IMC] 각국의 미디어 관계자들이 경기 내용과 결과,관련 뉴스 등을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신속히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될 이곳은 꼭 한달 뒤 월드컵이 열리면 줄잡아 100여개 나라에서몰려드는 취재진 1만여명으로 하루 종일 북적대며 세계 뉴스의 한복판이 될 전망이다. 총면적은 1만여평.방송장비가 들어설 제1국제방송센터만7570여평에 이른다.지난해 12월부터 5개월여 동안 취재진의편의를 위해 새로 단장된 면적만 동관 1·3·4층과 옥상 등 5743평에 이른다. 특히 IBC는 일본 요코하마에도 설치되지만 기능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이곳이 IBC-1,요코하마가 IBC-2로 이곳은 양국 20개 경기장에서 제작되는 모든 경기를 모아 전 세계로 송출하지만 요코하마의 IBC-2는 자국에서 열리는 경기 화면을 IBC-1로 전달하는 보조기능만 하게 된다.면적도 요코하마의 IBC-2는 이곳에 견줘 2.5분의 1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세계 방송관계자 대부분이 월드컵 기간 중 서울에 머물 것으로 보여 코엑스는 한국 홍보의 선봉 역할을 할 전망이다. [‘빨리,똑똑히,자세히’] 이번 월드컵에서 지난 98프랑스대회 때와 두드러지게 달라지는 점은 HD(고화질)텔레비전을 통한 경기 생중계의 활성화다. 예컨대 한국의 방송 3사는 국내에서 열리는 32경기 가운데 24경기를 HD방식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다.일본은 전 경기에 적용키로 했다.이에 따라 팬들은 선수들이 경기 때쏟아내는 땀방울과 근육의 움직임까지도 놓치지 않고 볼수 있다. IMC로부터는 거미줄처럼 얽힌 12만개의 회선을 통해 한·일 양국의 월드컵본부,20개 경기장과 연결해 시시각각으로 정보를 교환하게 된다. 또 월드컵 후원사인 KT는 기존의 초고속 무선인터넷보다10배 빠른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실시간으로 각국 선수와 경기일정,경기결과 등의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한편 경찰은 ‘통신 테러’ 등 사고에 대비해 국제축구연맹(FIFA)본부,각국 선수단 숙소에 버금가는 대규모의 경비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송한수기자 onekor@
  • 월드컵 D-30/ 거미줄 경호로 테러 ‘꽁꽁’

    ■‘선수단 신변보호대' 24시 ‘안전’과 ‘흑자’-.한국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선수단과 관람객들의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된 상태에서 최대의 흑자를 내야 한다.지난해 미국의 ‘9·11테러’ 여파로 안전은 이번 월드컵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그렇다고 돈 버는 일을 게을리할 수는 없다.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한국경제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호기를 결코 흘려 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안전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수익에 주름살을 줄 수 있고 수익을너무 좇다보면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결국 조화를 통해‘윈-윈’을 이뤄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한국이 과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세계는지켜보고 있다. “선수들의 안전은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 2002월드컵 기간중 선수들은 월드컵 안전대책통제본부 신변보호대의 24시간 철통경호를 받는다.요원들은 경찰청 외사과(외국인 범죄담당) 인력 가운데 호신술과 외국어 구사능력이 뛰어난 엘리트만을 가려 뽑았다. 신변보호대는 일단우리나라에서 조별 예선경기를 치르는 16개국을 나눠 담당한다.지난 1년간 어학교육과 함께 실전 같은 훈련을 반복해 지금은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자신감에 차 있다.특히 지난해 미국‘9·11 테러’의 여파로 테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여서 신변보호대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선수단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경호는 시작된다.선수단은 일반 입국자들과는 달리 별도로 마련된 출구를 통해입국수속을 밟는다.안전과 함께 절차상 편의를 제공하기위해서다.간단한 입국 절차가 끝나면 담당 요원의 안내로대기한 차량에 탑승한다. 나라마다 대형버스와 미니버스 1대씩과 승용차 2대가 배정된다.선수들은 대형버스에 타고 감독과 임원들은 나머지 차량에 나눠 탄다.신변보호대 요원 2명은 선수들과 함께대형버스에 탄다. 이들은 선수들이 출국할 때까지 ‘동거동락’ 한다.쇼핑등 경기 외적인 이동에도 함께 한다.위화감을 주지 않기위해 사복차림을 하고 있지만 품속에는 언제라도 발사할수 있도록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지니고 있다.테러위험이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선수단에 대해서는 중무장한 경찰특공대 1개팀(8명)이 추가로 배치돼 출국 때까지 밀착경호를 하게 된다. 이동 때는 경찰차 2대가 항상 선수단 차량에 앞서 달리며 길을 안내한다. 선수단이 숙소에 도착하면 경호는 더욱 강화된다.별도로마련된 ‘현장 안전통제실’에서 선수들에게 공급되는 모든 물품을 몇차례에 걸쳐 검사한다.특히 식음료는 눈으로봐서 안전 여부가 확인되지 않으면 현장 요원이 직접 맛을 보기도 한다. 요원들은 선수들과 같은 층에서 묵게 된다.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숙소에서 요원들이 해야 할임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을 조용하게 유지하는일.특히 한밤중 고성방가는 첫번째 제재요인이다.수면이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선수들의 편안한 휴식을 위한 조치에 빈틈을 보일 수는 없는 법. 선수들이 훈련할 때도 경호는 계속된다.중무장한 경찰특공대가 경기장 주위를 2인1조로 맴돈다.선수가 개인적으로 화장실에 갈 때도 요원들이 꼭 따라 붙게 돼있다.선수들의 불만이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안전은 ‘OK 사인’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박준석기자 pjs@ ■안전본부 이재구 담당관 “99.9%의 안전은 없습니다.100%의 안전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2002월드컵축구대회 안전대책통제본부 이재구 안전담당관은 ‘완벽 보안’을 힘주어 강조했다.특히 지난해 미국의‘9·11’ 테러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더욱 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제본부는 지난해 4월 국가정보원 국방부 경찰청 등 10개 기관 합동으로 출범했다.산하에 출입국대책반,훌리건대응팀,테러대응팀,식음료검식반 등 11개 세부 분야가 있다.이들은 지난 1년간 분야별로 강도높은 교육과 실전 같은예행연습을 통해 임무 수행 능력을 완벽하게 갖췄다. 이 담당관은 “테러와 훌리건에 대한 대책은 실전 경험을 토대로 마련했다.”면서 “몇차례에 걸쳐 경기가 열리는영국과 독일로 견학을 보내 훌리건의 실상을 직접 목격하는 과정도 거쳤다.”고 말했다.이와함께 각국 정보기관의협력을 얻어 위험인물의 입국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이 담당관은 “위험성이 높은 인물에 대해서는 이미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공항별로는 출입국대책반을 운영해 테러지원국가의 국민에 대해 입국심사와 검색을 강화할 예정이다.또 비행기에대한 테러를 막기 위해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는 경기장 상공을 비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경기장 안전을 위해 관람객은 경기장 입구부터 관람석에이르기까지 4단계의 까다로운 검색 절차를 거쳐야 한다.통제본부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검색을 강화한 이유는 지금까지 대규모 국제스포츠대회에 대형 사건 사고들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통제본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69건의 대형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특히 이런 현상은 80년대를 기점으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여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이 담당관은 관람객들의 규칙준수도 강조했다.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물품이 생각보다 많다.병은 물론 캔이나 페트병도 안된다.주심의 휘슬과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호루라기도 반입이 금지된다.응원에 사용되는 깃대,막대기 등도흉기로 이용될 수 있어 안되고 접는 우산을 제외하곤 우산도 들고 올 수 없다. 이 담당관은 “통제본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100% 안전이 보장될 수있다.”고 강조했다. 박준석기자 ■KOWOC 김용집 사업국장 “모든 수익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흑자월드컵을 자신합니다.”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 김용집 사업국장은 2002한·일워드컵은 흑자대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점쳤다.당초 계획한 수익보다 훨씬 웃도는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전망이 대회가 다가올수록 더욱 현실성을 높여가고 있기때문이다. 조직위는 수입과 지출은 각각 4500억원씩으로 책정,수지균형을 맞췄다.그러나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수지균형을 권장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외형적인 것에 불과하다.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수입을 증대시킨다는 내부방침을 세우고 ‘최대의 흑자’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수입은 입장권 수입이 가장 많은 1600억원.FIFA 지원이 1억달러,휘장사업 500억원,우대입장권 440억원,기념주화 400억원 등이다.지출은 인건비와 물자 등 기획관리분야가 1383억원으로 가장 많다. 80%대에 머물고 있는 입장권 판매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수입예상액 달성에는 지장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김 국장은 “역대 어느 대회도 전 경기가 매진된 사례는 없었다.”면서 “98프랑스대회 판매율이 87%였는데 우리는 이보다는 훨씬 웃도는 판매율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직위는 국내보다는 해외판매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해외판매가 우리경제에 가져다주는 이익이 많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달부터 허용된 국내·외 통합판매 때부터는 해외,특히 아시아권 국가에 집중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김 국장은 “일본이 국내판매를 완료했다고 해서부러워할 일만은 아니다.”면서 “우리는 조금 더 노력을기울여 국내 미판매분을 해외에 판매해 더 많은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권 국가,특히 중국 일본과는 판매와 관련,상당부분 협의가 된 상태다.김 국장은 “최근 중국전 입장권과 비인기 경기의 입장권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것을 중국과 협의해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다.”면서 “이렇게 되면보다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게 돼 외화획득에도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권을 구입하지 못한 일본인들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입장권을 판매하는 것도 일본 해당 기관과 협의한 상태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이주일의 아동도서/ ‘냇물에 뭐가 사나 볼래’

    크고 작은 강과 개울과 시내와 못에는 어떤 물고기들이사는지 초등학생들에게 부족함 없이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제목은 ‘냇물에 뭐가 사나 볼래’.도서출판 도토리가 기획하고 글을 썼으며 동양화를 전공한 양상용 화백이 그림을 그렸다.보리 펴냄. 섬진강을 따라가면서 여러가지 물고기와 곤충과 물풀을하나하나 살펴보고 꼼꼼히 기록해 만들어졌다.보충 취재를 위해 경기도 용문산,삼악산,계명산 자락도 찾아다녔다.또한 물고기의 생태나 습성,특성을 정확히 묘사하기 위해 전문학자들에게 여러 차례 감수를 받았다. 첫 장을 열면 “나는 산골짜기부터 큰 강까지 못가는 데가 없어.나랑 같이 갈래?”하고 수달이 말을 건넨다.수달은 산골짜기 맑은 물에서부터 시내와 여울을 지나 논과 못을 거쳐 깊은 강까지 내려간다. 물까마귀도 살고,도룡농도 살고,개구리도 사는 산골짜기에서 수달이 묻는다.“물속에는 뭐가 사나 볼래?”하고.버들치도 살고,가재도 살고,날도래애벌레도 살지요. 책에는 물고기뿐만 아니라 갈대나 연꽃 등 식물과,물까마귀 해오라기(새),반딧불이 노린재(곤충),다슬기 개구리 우렁이 징거미 새우 등 민물에서 사는 온갖 동물들이 나온다. 물고기들의 생태도 알기 쉽게 풀어놓았다.여울에서 많이산다고 하여 여울각시라고 하는 쉬리,모래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좋아한다는 모래무지,비가 오면 물가에 나와서 진흙바닥을 기어다니는 가물치,돌에 붙은 이끼를 먹고 사는 돌고기처럼 어디서 살고,무엇을 먹고,습성이 어떤지를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 그림들은 한지에 가는 붓으로 그렸다.물고기들은 비늘 하나도 실제 모습과 어긋나지 않게 그렸졌으며 동양화의 느낌이 살아있다. 모두 민물고기 32종과 민물에 사는 동식물 40여종을 담았다.1만2000원. 유상덕기자
  • 블록버스터들 잰걸음 ‘상륙’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유난히 잰걸음으로 국내 극장가를 찾아오고 있다.월드컵의 열기가 달아오르기 전에서둘러 간판을 걸겠다는 전략에서이다.당장 오는 5월3일에만도 흥행 우열을 점치기 힘든 2편,‘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와 ‘스파이더 맨’(Spider Man)이 격돌한다. ◆ 위 워 솔저스 ‘죽은 자(者)만이 전쟁의 끝을 본다’고 플라톤은 말했다.이야기를 만들고 기억하는 건 살아있는 자들의 몫이어서일까.할리우드의 전쟁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모른다. 멜 깁슨이 주연한 ‘위 워 솔저스’는 30여년전 베트남전으로 새삼 시선을 옮겼다.1965년 베트남과의 전면전에 앞서 미국은 헬기 공습 시험전에 공수부대를 파견한다.395명의 풋내기 병사들을 이끌고 무어 중령(멜 깁슨)이 ‘죽음의 계곡’으로 알려진 아이드랑 협곡으로 뛰어든다. 영화는 생사를 넘나드는 72시간의 전투 과정을 담담히 순차적으로 그려내는 데 주력했다.‘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처럼 기록화인 듯 실감나는 전장(戰場)의 정밀묘사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이름없이 죽어간 젊은 미군들의 모습을 후일담처럼 복원한 영화는,생사게임을 벌이는 개개인 ‘전사’(戰士)들의 살떨림보다는 가족을 떠나오고 떠나보내는 ‘인간’의 밑바닥 정서에 초점을 맞췄다.본격 전쟁액션을 표방하면서도 총성을 들려주기까지 근 1시간을 군인가족들의 심리 및 상황 묘사에 머문 건 그래서인 듯하다. 멜 깁슨 말고는 이렇다하게 도드라진 등장인물은 없다.할리우드 전쟁영화들이 두고두고 받아온 비난,즉 과도한 1인 영웅주의에 대한 시비를 의식해서일까.극을 주도하는 멜깁슨은 끝까지 살아남지만 영웅으로 홀로 우뚝 서지는 않는다.그러고 보면 미국 중심 이데올로기만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다는 의도적 설정도 눈에 띈다. 그러나 과잉 감상주의가 전쟁액션의 기본 미덕인 박진감을 주저앉히기 일쑤다.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느린 화면의 육탄전 묘사가 너무 잦아 비장감을 오히려 반으로 꺾어놓는다.전사 통지서를 받아들고는 너나없이 하나같은 반응을 보이는 아내들의 모습을 일일이 복습시키듯 스크린에 풀어놓은 것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브레이브하트’,‘진주만’의 각본을 쓴 랜달 월레스 감독. ◆ 스파이더 맨 누가 자꾸만 까닭없이 지분거릴 때 어디서 엄청난 초능력이라도 전수받아 한방 먹여버리면 좋겠다는 생각,누구나한번쯤 해봤을 거다.‘꿈의 공장’ 할리우드가 이런 탐스러운 사냥감을 그냥 둘 리 만무할 터.미국 본토와 동시개봉하는 ‘스파이더 맨’은 할리우드가 잊을 만하면 쏟아내놓는 슈퍼맨류 블록버스터의 계보를 잇고 있다. 하늘을 가르는 거미가 ‘해결사’로 나선다.가난한 삼촌네에 얹혀사는 피터(토비 맥과이어).뭐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보통 고교생이다.옆집 사는 메리제인(크리스턴 던스트)을 10년 넘게 흠모했지만 뿔테 안경 너머 어리버리 웃는 게장기인 그에게 로맨스는 어림도 없다. 그런 피터가 하루,실험실 거미에 꽉 물리고부터 이상하게변모해 간다.안경을 벗어던지고,자기를 밥 취급해온 친구들을 혼쭐내고….제목 그대로 인간거미가 된 피터가 영웅적 무공으로 악당과 한판 사투의 수순을 밟으리란 걸 예견하긴 어렵잖다. 뭐니뭐니해도 눈길을 뺏는 건 현란한 와이어 액션.하얀 거미줄을 내뿜으며 뉴욕 마천루들 사이를 번지점프하듯 헤집는 거미인간은 중력에 묶인 관객들의 오랜 향수를 달래주기에 손색없다. 스토리 자체는 색다를 게 없다.우연히 초능력을 하사받은한 사내가 정체를 감춘 채 여자를 헷갈리게 하고,악당과의 대격돌로 도시는 쑥대밭되고,언론은 이 초인이 흑이냐 백이냐를 놓고 옥신각신대고….슈퍼맨,배트맨 등 선배들의궤적을 스파이더맨은 복제하다시피 되밟고 있다.만화가 나온 지 40년만에 영화화는 처음인데도 자꾸만 리메이크로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런 얘기들은 두고두고 먹힌다.고층빌딩 숲에서더욱 창백해진 사람들에겐 여전히 대리만족이 필요한 걸까.유례없는 한국영화 강세 틈에서 스파이더맨이 또다시 흥행기류를 탈지 두고볼 일이다.샘 레이미 감독. 황수정기자 손정숙기자
  • [사라지는 것을 찾아] 함진아비

    땅거미가 내릴 무렵 마을 어귀에서 요란하게 들려오던 ‘함(函) 사려∼! 함 사려∼!”라는 함진아비들의 소리를요즘은 별로 들을 수 없다.선남선녀들이 백년가약을 맺는결혼시즌이 되면 으레 등장했던 함진아비들이 자취를 감춰가기 때문이다. 우선 주거형태가 순후한 인심으로 가득했던 단독주택에서 살풍경스러운 공동주택 중심으로 바뀐 것이 그 이유다.배필의 인연도 예전처럼 인근 동네가 아닌 전국 팔도에서 맺어져 혼사에서 함은 불필요한 존재가 돼 버렸다. 하지만 세상 인심이 훈훈했던 시절,청춘남녀가 혼례를 치를 무렵에는 함진아비들의 시끌벅적했던 함팔이 행진이 아름답기도 했다.원래 혼례때면 결혼식 절차의 하나로 혼인전날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채단과 혼서지(婚書紙)를 담은 함을 보냈다.이때 신랑의 친한 친구 대여섯명이 함을날라다 주는 함진아비로 나섰다. 함을 짊어질 ‘말’은 함진아비들 중 가장 허우대가 좋은 친구의 몫이었다.물론 말이 결혼해 첫아들을 낳고 금실이 좋으면 금상첨화였다.말은 얼굴에 숯검댕을 칠하고 마른오징어로 가면을 만들어 썼다.행렬을 이끌고 신부집으로가 흥정을 벌일 ‘마부’는 입심이 좋은 친구가 맡았다. 징과 꽹과리,장구 등과 함께 청사초롱은 나머지 함진아비들 차지였다.물론 지방에 따라서는 다소 다를 수도 있었다. 말이 보자기로 싼 함을 무명필로 질빵을 만들어 어깨에걸어 메면 함잡이 놀음이 시작됐다.함진아비들은 신부집으로 가는 내내 작전을 짰다.‘함을 과연 얼마에 팔지,신부집에 애를 어떻게 먹일 건지,몇시간을 끌 건지 등등 …’ 산을 넘고 들판을 지나 마침내 신부집이 있는 동네에 다다르면 연신 고함을 지르며 징 등을 두들겨 댔다.“함 사려∼! 함 사려∼!”“쾌지나 칭칭나네,쾌지나 칭칭나네” 어느새 동네 사람들이 구경꾼으로 몰려나와 왁작지껄해졌다.그때 한 아주머니가 “신부네 집은 저 산 밑인데 온동네가 시끄럽게 벌써부터 난리들이냐.”며 슬쩍 농을 건넨다.어떤 아저씨는 “이 동네 사람들,성질이 더러우니 조용히 조심들 하라.”고 협박(?)하기도 한다. 그러나 함진아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동네를 누비고 다닌다.이윽고신부집에서 술과 떡,안주 등으로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린 푸짐한 술상을 날라온다.다들 목이 터져라 고함을 치는 바람에 목들이 칼칼해져 술잔을 쭈욱 들이켠다. 하지만 말만은 각본대로 갖은 푸념과 떼를 쓰며 술 마시기를 거절한다.신부네 집은 함을 빨리 받아내려고 애간장이 타지만 말은 막무가내다. “먼 길을 오느라 지쳐서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거나“노자가 떨어져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고 엄살을 부린다.잠시 뒤 흥정이 붙고 큰소리가 오가는 협상 속에 몇번의 술상이 더 나온다.마침내 신부측에 의해 돈봉투들이땅에 깔리며,드디어 함진아비들의 행차는 대문 앞에 이른다.여기서 마지막 흥정이 벌어지자 신부측에서는 남은 노자 봉투를 모두 땅에 깐다. 잠시 뒤,행렬을 집안으로 이끄는 마부의 함성.“자,청사초롱아 길을 밝혀라,함들어가신다!” 말이 대문을 들어서자,마침내 지루하고도 흥겨웠던 함들이기는 막을 내린다. 어쨌든 경사스러운 혼례때마다 등장했던 함진아비들의 괴상한 익살과 화상,신부집과의 함값 흥정 실랑이는 우리의혼례풍습에 깃든 따뜻한 인정미라 할 수 있었다. 김상화기자 shkim@
  • [기고] ‘달콤한 毒의 유혹’ 분식회계

    회계는 기업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재무상태(자산·부채·자본)와 재무성과(순이익)를 보고하기 위해 사용하는주요 수단이다.기업의 핵심적인 이해관계자는 투자자와 채권자들이다.투자자는 기업이 발행한 주식과 회사채에 투자하며,채권자는 기업에 신용을 공여하고 법적 채권을 갖는다.투자자는 투자의사 결정을 위해서,그리고 채권자는 신용공여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위해 기업가치(주가)와 채무변제능력(신용도)을 평가한다. 주가와 신용도는 기업이 미래에 얼마나 많은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이 현금창출 능력을 평가하기위한 필수적 정보가 바로 재무상태나 순이익 등을 나타내는 회계정보다. 그런데 회계정보는 투자자와 같은 외부인보다는 경영자와같은 내부자들이 더 많이 안다. 즉 기업의 내부자는 회계정보의 소유측면에서 외부인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따라서 경영자는 회계 보고때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려 하고,이러한 동기가 지나치면 회계정보를 자의적이고 불법적으로 왜곡하는 분식회계에 이른다.경영자가분식회계를 하는 동기는 회계정보가 경영자의 능력을평가하는 지표이고,또한 회계정보가 주가와 신용도에 영향을 미쳐 기업의 자금조달 능력과 조달비용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다. 분식회계는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을 평가하는 정보를 왜곡하므로 투자자와 채권자가 기업가치나 신용도를 제대로평가할 수 없게 만든다.그렇게 되면 이들의 의사결정이 잘못되어 이들 소유의 경제적 자원이 현금창출 능력이 낮은기업에 투자될 가능성이 생긴다.이런 기업에 투자된 자원은 투자수익이 낮고,또 이들 기업이 파산하게 되면 자원이낭비되어 경제에 비효율을 가져온다. 역으로 분식회계가근절되고 회계 투명성이 높아지면 투자자와 채권자 소유의자원이 현금창출 능력이 우수한 기업에 투자되어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가져온다. 최근 분식회계를 자행한 일부 기업에 대해 금융감독원이엄중하게 징계를 내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회계 투명성이 사회적으로만 유익하고 개별 기업에는 불리한가? 그렇지 않다.경영성과가 나쁜 기업은 회계정보를 왜곡하고 싶겠지만,미국의 엔론이나 우리나라 대우그룹의 경우에서처럼 분식회계는 언젠가는 밝혀진다. 그리고 기업파산,해임,형사고발,피해보상소송 등 기업과경영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또한,엔론사태이후 기업의 투명성이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해 투명성의가치가 주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기업지배구조가 거미줄같이 얽혀 있거나 내부통제시스템이 부실한 기업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의심을 받아 주가가 저평가되기 십상이다.회계 투명성을 통해 기업은 제 가치를 평가받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분식회계는 경영자가 자신의 정보우월성을 이용한 도덕적해이다. 이러한 도덕적 해이를 감시하는 제도가 외부감사제도이나 외부감사인도 종종 경영자의 분식회계를 눈감아주는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따라서 경영자와 외부감사인의도덕적 해이를 근절하는 일이 우리경제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제 조건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운오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회계기준위원회 위원
  • [사라지는 것을 찾아] 골목놀이

    ‘땅따먹기’‘말타기’‘고무줄 놀이’‘자치기’‘비석치기’‘구슬치기’‘오재미’‘여우야,여우야 뭐하니’‘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지난 60∼70년대까지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을 아련한 향수 속에 잠기게 하는 놀이들이다. 지금은 보기 힘든 이런 놀이들은 컴퓨터는커녕 TV도 귀한시절을 대변하던 ‘골목문화’의 상징으로 중년층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학교에 다녀와서 책가방을 팽개치고 땅거미가 잦아들 무렵까지 빠져들던 이런 놀이들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어울리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배웠다. 학교와 아파트 놀이터의 미끄럼틀·그네가 고작이고 여럿이 어울려 노는 놀이도 없이 TV나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혼자 노는 문화’에 익숙한 요즘 어린이들은 부모세대의 이런 놀이가 생경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이런 놀이들을 즐길 골목길까지 꼬리를 무는 자동차 행렬에 빼앗긴 지 오래다. 옛 골목놀이들은 보통 5∼6명,때론 10명 이상도 함께 즐길 수 있었던 게 특징이다. 여자 어린이들이 주로 하던 오자미는 콩이나 팥,또는 모래를넣어 헝겊으로 싼 오자미를 가지고 편을 갈라 노는놀이다. 요즘의 피구(避球)와 같은 형식의 이 놀이는 현재도 초등학교 운동회때 점심시간을 알리는 ‘박 터트리기’에 등장한다. 오자미와 함께 고무줄 놀이나 비석치기·공기놀이 등은 주로 여자 어린이들의 놀이였다. 그런가하면 사내아이들의놀이는 상대적으로 와일드하고 힘을 겨루는 것이 많았다. 말타기(일명 말뚝박기)는 가위바위보로 진 편의 어린이가말처럼 허리를 굽히면 이긴 편의 어린이들이 달려와 힘차게 구르고 올라탄다.무너지지 않고 버티면 임무를 교대,상대편을 말로 삼아 올라탄다. 남자 어린이들의 대표적인 놀이로는 말타기 외에 자치기·구슬치기·딱지치기와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가이생’이 있었다. 당시 일본어 ‘카이센(回戰)’의 우리식 발음이었던 이 가이생에는 ‘세발뛰기(일명 네모가이생)’‘동서남북(십자가이생)’‘오징어가이생’등이 있었다. 가이생은 많게는15명에서 20명까지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세발뛰기는 직사각형의 중앙에 진 편이 서서 양쪽을 왕복하려는 이긴편을저지하는 놀이다. 동서남북은 두편으로 나눠 이긴편이 십자모양으로 된 구역을 세바퀴 돌고 진편은 이긴편이 돌지 못하도록 잡아끌거나 밀어낸다. 오징어가이생은 세발뛰기와 동서남북 놀이의 구역을 오징어 모양으로 변형시켜 재미를 더한 놀이다. 이런 놀이들도 심드렁해지면 어린이들은 때론 3∼4명이모여 수수깡으로 바람개비를 만들고,버드나무로 호드기를만들어 불기도 했다. 바람개비는 수수깡이나 나무젓가락,정사각형 색종이와 압정을 이용해서 만든다.정사각형 색종이를 어느 정도 여분을 두고 대각선 방향으로 잘라 압정으로 수수깡에 고정시킨다. 수수깡 부분을 잡고 달리거나 바람이 불 때 바람방향으로잘 잡으면 신나게 돌아간다. 호드기는 파릇파릇한 버드나무 잔가지를 손가락만하게 잘라내 껍질을 이용해 피리를 만든다. 호드기의 길이가 길면 저음이,짧으면 고음이 난다.여러가지 호드기를 만들어 누가 오래 소리를 낼 수 있는지도 겨룬다. ‘버들피리’로도 불리던 호드기는 어린 동심에 깃들었던고향의 소리,골목문화의 정서적 상징으로 남았다. 한만교기자 mghann@
  • ‘서울 꿩’은 나무위서 잠잔다

    “참 이상한 일도 다 있네.서울꿩은 잠도 나무에서 자는구먼.” 최근 서울 송파구의 올릭픽공원을 산책하던 김병호(53·충남 보령시)씨는 뜻밖의 광경을 보고 무척 놀랐다. 땅거미가 질 무렵 공원을 거닐던 그는 10여마리의 꿩들이 앞다퉈 15m쯤 돼 보이는 떡갈나무 위로 날아오르는 장면을 봤던 것.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라 어느정도 꿩의 생리를 알던 터라 김씨가 해괴한 ‘서울꿩’들의 행태를 보고 놀란 것은 당연했다. 이런 자연의 이치에 역행해 ‘서울꿩’이 해떨어지기가무섭게 높은 나무위로 올라 잠자리에 드는 것은 다름아닌고양이 때문.밤이면 무리지어 공원 곳곳을 누비며 먹이를사냥하는 고양이떼가 공원 일대의 생태계를 장악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공원 조경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에버텍의 김광영(38)수목과장은 “고양이떼의 습격을 피해 꿩들이 나무에 올라가 잠을 자는 특이한 환경 적응행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떼가 설쳐대면서 나타난 또다른 현상은 공원 주변에서 쥐와 다람쥐,청설모 등 설치류의 개체수가 크게 줄어든 것.불과 2∼3년 전만 해도 쥐나 다람쥐 등이 쉽사리 눈에 띄었으나 고양이가 세를 불린 뒤로는 구경조차 하기 힘들게 됐다. 심재억기자 jeshim@
  • [2002관광 월드컵 현장을 가다] 미국-뉴욕

    뉴욕을 찾는 관광객은 두번 놀란다.먼저 도시의 위압적인 외양에 놀라고 다음 모든 것이 관광자원이라는 점에 탄복한다.‘버릴게 없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곳,바로 뉴욕이다. 맨하탄을 조망할 수 있는 허드슨강 건너편의 뉴저지쪽 해안도로가 필수 관광코스인가 하면 소호와 할렘의 낙서도뉴욕만의 관광메뉴로 개발돼 있다.보석가게 티파니는 물론 브로드웨이의 공연티켓 공동판매소(TKTS )와 타임스스퀘어의 상업용 전광판도 ‘세계 최대’라는 딱지를 붙여 관광상품으로 둔갑시켰다.부러울 만큼 다양한 관광자원을 가진 미국이지만 중요한 것은 사소한 것까지도 자원화한 그들의 노력과 투자의지다. ◇관광산업은 전략이다=매년 3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드는 뉴욕은 두말할 것 없이 세계의 심장이다. 미국인들은 서울보다 적은 인구 850만명의 이 뉴욕에 ‘미국 대표도시’라는 상징성을 부여한다.양키즈 야구단과자이언츠 풋볼팀이 미국 전역에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사실은 미국인들의 이런 정서를 반증해준다. 이런 뉴욕을 지나치는 관광버스 안에서 속속들이 음미할수는 없다.그러나 미국인들은 바로 이 ‘지나치는 관광’에 승부를 걸었다.많은 외지 관광객들은 그냥 지나치면서뉴욕을 본다.물론 절대 무료가 아니다.미국에서 가장 비싼 숙박료,식대,교통비와 여행경비를 부담해야 하는 곳이 바로 뉴욕이기 때문이다. 94년 월드컵때도 뉴욕시의 관광시책은 여기에 초점이 모아졌다.일단 불러들이기만 하면 관광객들은 세계 최고의도시가 주는 현란함과 위압감에 홀린 듯 지갑을 열었다.이렇게 해서 그때 그들이 수확한 경제적 효과는 무려 4억5200만 달러에 달했다. ◇NYC & Company=뉴욕시의 월드컵마케팅은 시가 독립 공기업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NYC & Company를 통해 그 실체를볼 수 있다. 94년 월드컵때 뉴욕시의 관광홍보업무를 전담해 대외적으로 성가를 인정받은 NYC & Company는 관광객들의 숙박업소 지정은 물론 패키지 관광과 교통계획까지 전담한 뉴욕시의 외곽 부설기구로 뉴욕 관광의 요체인 이른바 ‘애플투어 플랜(Apple-Tour Plan)’을 창안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 부사장인 케이드 야즈미르씨는 “적극적인 시책을개발하는 등 월드컵행사 대행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이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 반드시 달성하는 전략의결과였다.”고 소개했다.4억5000만 달러 정도의 경영수지흑자가 주먹구구로는 창출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월드컵마케팅론인 셈이다. ◇뉴욕관광의 꽃 애플투어=뉴욕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건물,가로,교량 등 대부분 인위적,인공적인 관광자원을 거미줄처럼 엮어 상품화한 그들의 상혼에 혀를 내두른다. 특히 뉴욕의 별칭인 ‘빅 애플’에 착안,‘애플투어’라명명한 도심 관광프로젝트에는 그들의 관광산업 방법론이고스란히 배어 있다. 애플투어 코스는 뉴욕 관광의 거점인 맨하탄에서 그리니치 빌리지∼차이나타운∼센트럴파크∼컬럼비아대학∼자유의 여신상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을 따라 거미줄처럼짜여졌다.지금은 사라진 세계무역센터의 테러현장과 할렘을 차창 밖으로 살피고 브로드웨이를 걸어보게 하는 것도사소한,그러나 돈이 되는 관광 아이템이다. 종류도 서울의 시티투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2일코스인 ‘풀 시티투어’가 있는가 하면 ‘랭귀지투어’,‘브루클린투어’,‘나이트시티투어’에 자유의 여신상과 할렘 등 관광객들의 기호를 반영한 응용프로그램도 다양하게갖춰져 있다. ◇월드컵은 경제,투자하면 벌어라=맨하탄에서 해저터널을지나면 곧장 이어지는 뉴저지에 유명한 자이언츠구장이 있다.94년 월드컵 당시 ‘가장 멋진 축구장’이라는 호평을들었던 바로 그 경기장이다. 그러나 월드컵을 위해 그들이 한 것은 이 풋볼 전용구장에 축구장 라인을 새로 긋고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바꾼것이 전부였다.나머지 시설은 모두 재활용했다.이렇게 해서 그들은 물경 6억 달러에 이르는 구장 건립비용을 아꼈다.당시 뉴욕시가 지출한 월드컵 관련 사업비 1억 달러를제외하고도 5억 달러라는 거액을 이 ‘재활용 아이템’으로 벌어들인 셈이다. ‘가능하면 안쓰되 쓰면 몇 곱절을 벌어들이는’ 미국인의 실용적 경제마인드.94년 월드컵은 이러한 경제마인드의 또다른 실천무대였다. 뉴욕 심재억특파원 jeshim@ ■해외동포도 값진 자산이다. 뉴욕의 우리 교민들이 이제 100일도 남지않은 2002 월드컵대회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은 대단하다.이미 99년에 월드컵 뉴욕후원회를 결성,교민은 물론 미주지역 축구팬들의 참여열기를 북돋워온 한인회는 고국의 발전상을 세계에알릴 기회라며 다양한 참여방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FIFA가 해외홍보에 제역할을 못하는데다 관광공사도 주로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홍보에 치중해 불만스럽다. ”는 교민들은 “외국인들이 ‘저팬 월드컵’으로 잘못 알고 있는 실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할 일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후원회에서는 영어판홍보물을 자체 제작,배포하는가 하면 뉴욕 도심에서 대대적인 ‘서울월드컵 알리기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문성 후원회장은 “뉴욕을 비롯해 뉴저지,메사추세츠,코네티컷주 등지에 거주하는 50만명의 교민들이 ‘이번에야말로 한국을 제대로 알리자.’는 각오”라며 “그러나월드컵조직위원회는 아직까지도 세계에 터를 일군 교민들의 결속력과 조국애를 과소평가하는 것같다.”며 서운한감정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지난 94년 미국대회때 동포들이 일과를 제쳐두고 경기장을 쫓아다니며 눈물겹게 응원했던 기억이 새롭다.”며 “그러나 당시 자원봉사를 위해 고국을 찾은 교민 2세들에게 일부 언론과 기성세대들이 ‘한국말도 못하는반쪽’이라며 손가락질했던 일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고 돌이켰다.그는 “이제는 고국이 열린 마음으로 세계 각처에 나가있는 교민들을 활용해야 한다.”며 “외국문화와 언어에 능통한 교민을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경쟁력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뉴욕 교포사회의 원로격인 김윤홍씨도 “태극기만 봐도콧잔등이 시큰거리는 해외동포들의 애국심을 고국에서 알기야 하겠느냐.”며 “우리는 조국을 위해 뭐든 하고 싶은데 조국은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말끝을 흐렸다. 뉴욕 심재억특파원. ■스퀴레스 자이언츠구장 책임자 인터뷰. “끊임없이 새로운 경영기법과 수입원을 발굴해야 합니다.” 뉴저지의 자이언츠구장 관리책임자 윌리엄 스퀴레스씨는성공적인 구장 경영을 위해서는 “적절한 투자와 투자한만큼 벌어들이는 경영마인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장은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나. 독립경영은 아니지만독립채산이 가능한 수입은 유지하고 있다.경영상태가 좋아 부대시설인 실내체육관과 경마장에도 재정지원을 해주고있다. ◆흑자인데도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나. 개별 구장이 받는게 아니고 시설단지 차원에서 경상비와 시설투자비 등을지원받는다. ◆구장 수입규모는. 작년에는 1600만 달러를 벌었고 월드컵이 열린 94년에는 56회의 각종 이벤트행사를 펼쳐 사상최대인 18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주요 수입원은 무엇인가. 구장 소속인 프로풋볼팀 뉴욕자이언츠와 뉴욕 젯츠,프로축구팀 메트로스타팀이 시즌마다 경기를 갖고 있고 2만7000대 수용 규모의 주차장과 판매시설도 고정 수입원이다.국제 축구대회나 콘서트,공연등도 부정기 수입원이다.올해도 45회의 각종 수익성 행사를 유치할 계획이다. ◆월드컵 당시 구장은 얼마나 보수했나.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바꾼 것이 전부다.당시 그라운드 규격이 FIFA규정에 맞지 않았으나 FIFA가 이례적으로 예외규정을 적용해문제가 되지 않았다. ◆구장의 특성은 무엇인가.풋볼과 축구경기를 같이 치르기가 어렵지 않나. 미국 최대의 주차장에 관중들이 가장 실감나는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곳이다.수시로 시설을 개수해 건립 26년이 지났지만 아직 건재하다.풋볼과 축구를 모두 수용하고 있으나 시즌이 달라 운영상 문제는 없다. ◆한국의 경기장 운영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수시로 경기장 매니저들이 모여 효율적인 경영방안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누는게 중요하다.직원들이 결코 재정적 측면에서 의존적인 자세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참고했으면 한다. 뉴저지에 있으면서 뉴욕 연고 구단의 홈구장이란 점이 특색인 자이언츠구장은 지난 76년 신축때 관중 수용규모가 7만7891명이었으나 그후 규모를 늘려 지금은 8만242명을 수용할 수 있다. 뉴욕 심재억기자
  • 식물 사회사는 인간욕망 거울

    ■욕망의 식물학 (마이클 폴란 지음/서울문화사 펴냄). 인간은 세계를 주체와 객체로 나누고 자연,특히 식물에 대해서는 인간이 주체가 돼 종을 선택,재배,개량한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위치를 뒤집어 놓고 생각해서 식물이 인간을 이용하여 자신의 생존을 도모하는 것이라면?‘욕망의 식물학’(마이클 폴란 지음,이창신 옮김,서울문화사)은 식물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우리에게 친숙한 네 가지 식물,즉 사과 튤립 대마초 감자에 관해,그리고 그러한 식물의 운명을 우리 자신의 운명과 연결하려는 인간의 욕망에 관해 이야기하는 전복적 시각의 책이다. 저자는 식물과 인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공진화(共進化) 개념을 끌어온다.정원에서 과즙을 얻는 뒤영벌은 스스로를주체로,자신이 파헤쳐 놓은 꽃을 객체로 여길 테지만 사실은 사과꽃이 이꽃에서 저꽃으로 자신의 꽃가루를 옮기도록 벌을 교묘히 조정한 결과이다.벌은 양식을 얻고 사과는 자신의 유전자를 운반하는 공진화적 거래에 무의식적으로 참여하며 여기서 주체와 객체라는 전통적 구분은 무의미하다. 마찬가지로 특정한 식물 종이 오늘날 우세하게 살아 남았다면 여기엔 인간의 인위적 선택이 개입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식물이 자신의 종족 번식을 위해 인간의 욕망을 이용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식물들은 만여 년 동안 인간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고,병을 고쳐주며,옷을 입히고,도취시키고,그도아니면 즐거움이라도 제공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느라 고심하면서 용의주도한 생존 전략을 구사해 왔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식물의 유전정보를 읽다보면 인간의 욕망에 관한 정보,인간의 문화에 대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며 화려한 식물 기행을 떠난다.예를 들어 튤립의 유전자에서는 오스만 터키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가장 확실한 방법,당시 사회의 미의 기준을 잡아 낸다.마찬가지로 러셋버뱅크 감자에서는 인간의 먹이사슬에 관한,기다란 황금빛 감자튀김을 좋아하는우리 입맛에 관한 정보를 찾아낸다.인간의 욕망과 관련해서는 사과에서 ‘감미로움’의 욕망을 추적하고 마찬가지로 튤립에서는 ‘아름다움’,대마초에서는 ‘도취’,그리고 감자에서는‘지배’ 욕망의 사회사를 그려낸다. 저자가 내리는 결론은 자연과 인간은 결코 떨어져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지구상의 삶’이라는 얽히고설킨 거대한 상호작용의 거미줄 속에 함께 속해 있는 존재란 것이다.튤립꽃한송이에서도 인간을 생각할 수 있다면 오늘날의 환경재앙위협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과학에 관한 에세이지만 고대신화에서 셰익스피어,소로,매튜에 이르기까지 인문학적 지식을 녹여내는 솜씨가 만만치 않다.NYT ‘주목할만한 책’수상작가 답게 매력적인 문체도 책을 부드럽게 하는 데 한몫 한다.1만 2000원. 신연숙기자yshin@
  • 서울 옥외전선 대대적 정비

    거미줄처럼 엉키거나 늘어져 도시미관을 해치는 데다 누전·합선 등으로 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를 일으켜 온옥외 전선이 모두 정비된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한국전력·한국통신 등과 합동으로 도심 가로변 등에 무질서하게 설치된 전기·전화선,인터넷선 등 옥외 전선(가공선)을 정비할 계획이다. 시는 이에 따라 이달부터 실태조사와 함께 정비활동에 나서 현장정비가 가능한 사안부터 손보기로 했다.불법 설치한 대규모 가공선은 통신사업체 등 설치업체에 통보해 모두 제거토록 한다. 대상 시설은 시가지 내 전주 29만 7000주와 69개 통신사업체의 인터넷선,51개 유선업체의 CATV선 등이다. 주택과 상가 등 수용가에 인입하고 남겨둔 여유 전선은길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심재억기자
  • 골드컵/ ‘거미손 이운재’ 4강 잡았다

    [패서디나(미 캘리포니아주) 박해옥특파원] 한국이 멕시코를 잡고 북중미골드컵 축구대회 4강에 골인했다. 한국은 28일 미국 패서디나의 로즈볼구장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한국은 이로써 아이티를 꺾고 4강에오른 코스타리카와 오는 31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한국은멕시코와의 역대 전적에서 4승1무5패를 기록했다. 김도훈 차두리 투톱에 박지성을 게임 메이커로 삼은 한국은 이날 필드골은 올리지 못했으나 전반 중반 이후 줄곧게임을 리드해 이 대회 출전 이후 가장 좋은 경기를 펼쳤다.특히 120분간의 사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체력적인 우위를 잃지 않음으로써 후반에 체력 약화로 조직력이 일거에 무너지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송종국을 축으로 한 3백 수비라인은 대각선 패스에 대응하는 능력이 한층 개선됐음을 과시했고 후반에 교체투입돼 모처럼 출장한 이동국도 발목 부상을 털고 활발한 몸놀림을 보여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될 가능성을 열었다.이동국은 이날 이전보다 넓은 활동폭을 보이며 활발한 문전돌파를 시도했고 문제점으로 지적된 수비가담 능력에서도 호평을 받을 만했다. 3백과 2톱 시스템 등 비슷한 전형으로 맞선 두 팀은 전반 내내 미드필드를 장악하기 위해 거친 몸싸움으로 일관했다.한국은 전반 2분 아돌프 바우티스타의 슛이 골 포스트를 맞는 행운으로 위기를 넘긴 뒤 한동안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그러나 전반 14분 김도훈이 문전 발리슛으로 응수하면서 서서히 주도권을 되찾았다. 이영표의 왼쪽 돌파로 활로를 찾은 한국은 후반 10분 차두리의 종패스를 받은 김도훈의 문전 슈팅과 36분 송종국의 직선 스루패스에 이은 이동국의 왼발 슛 등으로 확실한 주도권을 잡았다.한국은 이후 김남일 안효연 이영표 등이 번갈아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늘 지적된 골 결정력 부족이 또 드러난 경기였다.더구나멕시코가 변변한 공격력을 보이지 못한 후반부터 연장전까지 경기를 완전히 주도하고도 골문을 열지 못한 점은 하루 속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한국은승부차기에서 멕시코 선수 2명의 슛을 골키퍼 이운재가 쳐내고 이을용 이동국 최성용 이영표가 차례로 골을 성공시켜 승리를 엮어냈다. 미국은 엘살바도르를 4-0으로 대파해 마르티니크를 물리친 캐나다와 준결승전에서 만나게 됐다. hop@ ■양팀 감독의 말. ◆거스 히딩크 한국 감독=터프하고 진지한 경기였다.필드골 없이 끝났지만 전체적으로 경기를 리드했다.경기 내용과 결과가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전반에는 두팀 선수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육체적 격돌을 많이 했고 승부 근성도 두드러지게 드러났다.한국 선수들은 국내 프로리그에서 터프한 경기를 하는 경우가 드문데 그런 점에서 이번 경기는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후반의 전술은 괜찮았다.맨투맨에만 치우치지 않고 여러차례 골 찬스를 창조한데 만족한다.90분 동안 찬스를 만들고도 골을 못넣으면 승부차기에서 지는 일이 많은데 이겨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이번 대회에서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벌인 것도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앞으로 약한팀과 싸워 이기기 보다는강팀과 맞붙어 경기 능력을 배양하는데 힘쓰겠다.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대등한 경기를 펼쳤다.최선을 다 했는데 승부차기에서 져 아쉽다.우리팀은 실수도많이 했지만 젊은 선수들이 선전했다는데 만족한다.곧 유고와 평가전을 치르게 되는데 유고전에서는 ‘베스트11’을 구성해 경기에 임할 계획이다.평가전을 통해 전력을 강화해 월드컵본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오늘 경기를 통해 본 한국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 때보다 전력면에서 향상된 것 같다. ■수훈갑 이운재. 한국의 4강행을 이끈 이운재(29·상무)는 침착성이 돋보이는 골키퍼다. 경력과 순발력에서는 지난해 11월 대표팀에 복귀한 김병지(32·포항)에 뒤진다는 평도 있지만 기본을 중시하는 안정된 플레이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182㎝·82㎏의 체격을 지닌 이운재의 침착성은 골키퍼가절대 불리하다는 페널티킥에서 빛을 발했다.멕시코 3·4번째 키커의 슛을 거푸 막아내 극적인 승리를 엮어낸 것. 승부차기 2-2 상황에서 멕시코 3번째 키커 알폰소 소사는 골키퍼가 한쪽으로 다이빙할 것을 예상해 정면으로 슛을쏘았지만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한 이운재는 제자리에 버티고 있다가 볼을 쳐냈다.4번째 키커인 왼발잡이 이그나시오 이에로는 오른쪽 골대쪽으로 정확하게 볼을 찔러 넣었지만 이운재는 예측이라도 한 듯 몸을 날려 볼을 쳐냈다. 히딩크감독 부임 이후 치른 21번의 A매치 가운데 14경기에 선발 출장해 20골을 허용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이모저모. ◆28일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연장 후반 퇴장당한 히딩크감독이 오는 31일 코스타리카와의 준결승에 출장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대회 관계자는 “29일 회의에서 징계내용을 결정하겠지만 규정상 히딩크 감독은 다음 경기에서 벤치를 비롯한 그라운드 주변에는 머물 수 없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연장 후반 12분 이을용이 상대 선수에게 배를 맞아 쓰러진 상황에서 호세 피네다(온두라스) 주심이경기를 속개하자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한편 미국전에 이어 또 경고를 받은 김남일(전남)도 코스타리카전에나설 수 없다.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무승부가 될 것을 예상해 별도의 페널티킥 훈련까지 했지만 무너지자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그는 지난 26일 인터뷰에서 “기상청에 문의한 결과 8강전때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아 우리에게 불리하다.”면서“수중전 속에 무승부가 될 경우에 대비해 페널티킥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 한인들은 한국이 멕시코를 꺾자 일제히 환호.경기장을 찾지 못한 많은 한인들은 히스패닉 계열 케이블 방송인 KMEX(채널 34)를 통해 경기를 지켜봤고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진출하자 환호성을 올렸다.
  • NGO/ 환경단체 어린이 생태체험교실 인기

    “옛날 한 청년이 큰 나무 밑을 지나가다 나무 열매를 따먹고는 ‘뽕’하고 방귀를 뀌었어요.그 이후로 나무의 이름은 ‘뽕나무’가 되었죠.” 책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재미있는 자연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환경체험교실이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환경단체들이 환경체험교실에 앞다퉈 참여해 환경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겨울방학을 맞아 ‘도심 속의 생태체험’과 ‘어린이 환경교실’을 열고 있다. 매주 1∼2차례씩 서울 누하동 환경교육센터 생태교육관에서 여는 ‘도심 속 생태체험’은 메마른 도시 생활에서는 접하기 힘든 자연의 세계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숲의 생성·소멸로부터 야생동물의 습성 등 다양한 자연의 모습과 함께보릿대를 이용한 여치집 만들기부터 천연염색까지 눈,귀,손등 오감을 이용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학급 짝궁과 함께 생태체험에 참가한 이지윤(9·덕수초등 2년)양은 “자연책에서만 보던 쉬리 등 토종 물고기들이 눈앞에서 헤엄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어 너무좋았다.”면서“다리가 8개인 거미가 곤충이 아닌 절지동물이라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며 재잘거렸다. 귀를 쫑긋 세운 채 선생님의 나무이야기에 빠져들었던 김청조(11·서울 안산초등 5년)양은 “나무의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버섯 등 많은 생명체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이너무도 신기했다.”면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말처럼 죽어서도 사람과 동물에게 많은 것을 나눠주는 나무같은존재가 되겠다.”고 말했다. “교육을 준비하다 보면 제가 배우는 게 더 많습니다.설명에 귀기울이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다보면 오히려 제가 마구 흥분됩니다.” 체험교실의 교육을 담당하는 주선희(朱善姬·35) 부장은 빌딩 숲,콘크리트 바닥을 배회하는 요즘 아이들을 위한 생태체험관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 환경교실’은 야외로 나가서 자연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1월에는 ‘에너지 이야기’,2월에는 ‘야생동물과 재활용 이야기’를 주제로 현장교육을 실시한다.철새 도래지를 찾는 현장탐사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녹색연합도 다양한 환경체험교실을 열고 있다.1월31일부터설악산에서 갖는 ‘제1회 야생동물학교’에서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곰 이야기도 들어보고 야생 반달곰의 발자취도 더듬어 본다.다음달 23일 경기도 양평군 산음 휴양림에서 열리는 ‘어린이 자연학교’에서는 야생동물에게 먹이도 주고 숲속을 돌아다니며 ‘생태지도’도 만든다.자연과 동물의 입장이 되어 자연파괴에 따른 폐해를 경험하는 ‘생태역할극’은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녹색연합 정선미 간사는 “학교와 학원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오가는 어린이들에게 방학은 자연생태를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면서 “미래의 환경파수꾼인 어린이들에게 생태체험교실은 매우 소중하다.”고 강조했다.문의는 환경운동연합 환경교육센터(02-735-8677),녹색연합(02-747-8500). 이영표기자 tomcat@
  • [대한포럼] ‘3두 마차’ 2002 월드컵조직위

    월드컵이 이제 156일 앞으로 다가왔다.이런 시점에서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는 정몽준,이연택 공동위원장을 비상임으로 후퇴시키고 문동후 사무총장 체제로 전환했다.사무총장이 위원장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사무처의 실무를총괄키로 한 것이다. 위원장이 두 사람인데 따른 정책결정및 결재과정에서 비효율과 대표성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부분을 수술한 것이다.그동안 국제축구연맹(FIFA)컵을 누가받느냐,연설은 누가 먼저 하느냐,비행기 일등석에는 누가앉느냐는 등 의전상의 갈등도 만만치 않았다.결국 FIFA 의전서열인 FIFA회장-FIFA부회장-축구협회장-조직위원장 순으로 조정됐다. 외견상으로 공동위원장은 실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그러나 위원장이 여전히 대내외적으로 조직위를 대표하고 주요정책 결정에 참여한다.2선으로 물러났다는 해석은 적절치않으며 갈등의 소지가 완전히 해소된 것도 아니다.결국 월드컵조직위는 출범 당시의 단일체제에서 ‘쌍두마차’를 거쳐 ‘3두마차’ 체제로 바뀐 셈이다. 월드컵 본선 조추첨이 끝났고,시범경기에서 한국이 미국을 1대0으로 누르는 등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지난날 어두웠던 정치상황에도 불구하고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름으로써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월드컵이 성공적으로 치러져야 하는 당위성도 ‘우리가 세계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또 최근 국가권력기관이 만신창이가 된 ‘게이트 정국’에진저리치는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세계 65억 인구가 지켜보는 월드컵이기에 국가홍보 및 경제특수도 기대해볼 만하다.잘 치른다면 국민통합은 물론 경제적 특수도 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런데도 공동위원장이 ‘일등석’을 놓고 한 사람은 더대접을 받겠다고,다른 한 사람은 무시를 당했다고 갈등을빚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졌겠는가.공동위원장들이 비상임으로 후퇴한 것이 서로 양보한 결과일까.그동안삐걱거리던 알력을 감안해 볼 때,분명 아닐 것이다.황새(정몽준)와 조개(이연택)가 싸우는 틈에 어부(문동후)만 이익을 봤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지난해 공동위원장 체제를 도입한 것은 정치논리 때문이었다.반민반관 성격의 조직위에서 축구협회도 견제하고 예산등 지원권한을 가진 정부의 영향력도 강화하겠다는 의도였다. 정부는 공동위원장의 역할 분담으로 조직위가 효율적으로운영될 것이라는 장점만 부각시켰다.그런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기대보다는 ‘백지장은 맞들면 찢어진다’는결과만 낳았다. 쌍두마차가 다른 길로 달리니까 이제 3두마차로 바꾼 것이다.하나보다는 둘이,둘보다는 셋이 힘을 합친다면 셋의 힘을 훨씬 능가하는 시너지 효과가 창출된다는것이 하나의 논리다. 셋이라는 숫자는 수학적으로도 가장안정된 형태라고 한다.그러나 셋이 반목한다면 하나의 힘은커녕 아무 것도 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운영의 묘를 살릴 때다.조직이나 제도가 나빠서 일을망친 경우보다는 운용하는 사람들이 일을 그르친 경우가 더많다. 월드컵은 FIFA를 축으로 한국과 일본 공동개최에다가, 한국의 공동위원장, 정부와 조직위와 축구협회 등 주체가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조직위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지난 22일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열린 ‘월드컵·아시아경기대회 준비상황 보고회’에서는 캐치프레이즈로 ‘다이내믹 코리아’‘허브 오브 아시아’가 채택됐다.월드컵을 역동적인 한국을 과시하는 계기로 자리매김하자면 정부는 월드컵 지원 및 외교를 통한 국가홍보를,월드컵조직위는 완벽한 대회준비를,시민들은 성숙한 모습의 문화사절로 나서는삼위일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이제 조직이라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조직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가 성공의 열쇠다. 정부와 조직위,시민의 삼두마차가 머리를 맞대고 나란히 달려야 한다.어느 한 쪽이 독주하거나 뒤처진다면 뭇매를 면치 못할 것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화제의 영화 ‘화산고’ 내일 개봉

    “우리가 한번쯤 생각은 해봤지만 실현할 수 없었던 그런이야기다. 하늘을 날아다니고,기(氣) 싸움하고….지금까지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8일 개봉되는 영화 ‘화산고’(제작 싸이더스)의 김태균감독이 밝히는 연출의 변이다.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목표밖에 없었다”는 감독의 말대로 영화는 이전의 한국영화들에서 볼 수 없던 특별한 시도를 눈에 띄게 많이 했다. 무엇보다 ‘학원 무협’이란 낯선 장르부터 그렇다.이는학교를 배경으로 너나없이 붕붕 허공을 날아다니며 무협액션을 펼치는 영화 내용을 그대로 담은 말이다. 다음은 미국 할리우드산 뺨칠 만큼 화려하고 세련된 컴퓨터 그래픽 기술.손가락 하나 까딱 않고 유리창을 산산조각 내고,분필이 총알처럼 허공을 가르고,차(茶)잎들이 용 모양을 그리며 움직이고,난데없이 물기둥이 치솟는 장면 등에서는 입이 딱 벌어진다.“영화를 통째로 컴퓨터에 담갔다 뺀 셈”이라고 감독이 자랑할만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신세대 취향의 무협소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때는‘화산(火山) 108년’.무림의 고수들만다니는 학교 ‘화산고(高)’가 무대의 전부다.8번이나 퇴학을 당한 못 말리는 문제아 김경수(장혁)가 전학을 오면서 학교는 시끌시끌해진다. 이번엔 기필코 졸업만은 하겠다는 각오로 조용히 살기를각오하지만 타고난 공력을 지닌 그를 고수들이 몰라볼 리없는 터.검도부,유도부 등에서 그를 끌어가려고 앞다퉈 제의해온다. 10대 고교생들이 주인공일뿐 중반을 들어서면서 영화는‘무림 열전’ 그 자체다.교장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교감(변희봉)과 화산고 역사상 최단기간내에 학원을 평정한 송학림(권상우),학교의 1인자를 꿈꾸는 역도부 주장 장량(김수로) 등이 전설의 무림비서(秘書) ‘사비망록’을손에 넣기 위해 김경수를 거미줄처럼 둘러싸고 대결한다. 영화의 환상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들이 많다.시간배경을 과거인지 미래인지도 모르게 막연히 ‘화산 108년’이라 잡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이를 미리 전제하고 보지 않는 관객들은 황당한 만화적 설정에 끝내 고개만 갸웃거리다 극장을 나올 수도있다. 록음악에 버무려진 신세대 감각의 무협영화에는 볼거리가 곳곳에 널렸다.주인공 장혁과 허준호(극중 수학선생님 마방진)가 장력(掌力)으로 물기둥을 치솟게 하며 벌이는 마지막 부분의 대결은 미국 할리우드 무협액션 ‘와호장룡’ 못지 않다. 황수정기자 sjh@
  • 이주일의 아동도서/ 현암사 ‘두말문고’ 시리즈 3권

    ‘앞면을 보면 한글책인데 뒷면을 보니 영어책? 현암사에서 외국 동화 원문과 우리 말 번역을 함께 실은‘두말문고’시리즈 3권을 내놓았다.두말은 ‘두가지 말’을 줄인 뜻.한 권의 책이 등을 맞대고 붙어 있는 모양이라외국어 배우기엔 제격이다.이전의 형식처럼 번역이 옆쪽이나 아래에 있지 않아 커닝(?)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 나온 책은 영미권의 판타지 아동동화.현재 외국에서 인기있는 아동작가들이 마술과 신비함,엉뚱한 발상으로아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현암사측은 앞으로 불어와독어,중국어 등도 내놓을 계획이다.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소년’은 사이먼이 하기 싫은 집안일을 대신 해줄 온갖 종류의 기계를 발명하면서 벌이는소동을 다루었다.웬디 오어 지음,유은영 옮김. ‘황금 거미 아리스탄과 마술 보따리’는 말도 느리고 몸도 약하지만 한가지씩 재능은 갖고 있는 다섯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다섯 아이가 나와 어려움을 겪은 뒤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고 변화시킨다는 약간은 교훈적인 내용이다.안나 피엔버그지음.편집부 옮김. ‘엠마 맥다드의 신통력’은 “마법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다면”이라는, 누구나 한번쯤 품었을 상상을주제로 한 것. 평범하게 살던 한 소녀가 휘파람으로 새를부르고 양손으로 비를 부르는 재주가 생기면서 벌어지는일들이 재미있게 펼쳐진다.호주 아동문학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리비 하손의 작품을 전순영이 옮겼다.각권6,000원. 이종수기자
  • [클린 증시] (2)작전세력 실체

    증권가에서는 지금도 2년전 코스닥시장의 S종목과 H종목의주가조작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관계는 물론 증권투자가·기업체·조직폭력배 등이 거미줄처럼 얽힌 것으로 알려진 문제의 종목은 쥐도 새도 모르게 작전이 깔끔하게 마무리됐다고 한다.각자 먹을 만큼먹은 뒤 아무런 뒤탈없이 ‘그들만의 잔치’를 끝냈다는 것이다.증권가에서는 ‘주가조작의 모범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뜨고 있는 K종목도 S·H종목과 마찬가지로 정치권은 물론 각계의 영향력있는 인물들이 낀 ‘작전주’의 성격이 짙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데는 주저한다.섣불리 얘기했다가는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폭의 성격까지 가미돼 조직적이고도 은밀하게 이뤄진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작전세력으로 알려진 무리를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인사들이 버티고 있다는 점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면서 “뿌리를 뽑지 못하는 이유는작전세력들이 이들과 깊숙이 연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세간에 노출돼 파문을 일으켰던 진승현·정현준·이용호게이트 등은 내부갈등이 밖으로 새어나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들 사건에서 국정원 간부들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혐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작전이란 단어는 증권가에 늘 따라다니는 용어다.증권맨들은 ‘종목마다 임자가 따로 있다’는 말을 곧잘 한다.그 임자는 특정 종목의 주인격인 대주주를 뜻하기보다는 해당 종목의 주가를 주무르는 ‘보이지 않는 세력’을 지칭한다. 전주(錢主)를 끼고 있는 이 세력은 대주주 등과 사전협의아래 주가의 등락폭을 정해놓고 매수·매도를 반복하면서떡고물(시세차익)을 챙긴다.통칭 ‘주가관리’로 위장된 작전세력으로 볼 수 있다.대주주는 이들 세력에게 공시 또는외자유치와 같은 호재를 미리 알려준다.대신 주가가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이들 세력은 주가를 떠받쳐준다.최근외자유치 공시 등을 이용해 작전세력과 짜고 자사주를 조작해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혐의로 구속된 Y사 대표최모씨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와달리 전주,증권사 및 투신사 전·현직 직원,투자상담사,부티크(소액 자문투자그룹) 등과 조직적으로 짜고 특정 종목을 작전대상으로 골라 주가를 올려놓은 뒤 개미들이따라붙으면 시세차익을 챙겨 빠져나가는 세력이 있다. 이들은 특정 종목의 작전에 돌입했다가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 매매공방을 벌이다 물러서거나 타협보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들의 종목선택 기준은 △주식 발행규모가 크지 않고 △일일 거래량이 일정 수준 이상이며 △주당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고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종목 등이다. 그래야 개미군단을 끌어들인 뒤 높은 가격에 털고 나갈 수있기 때문이다.종전에는 몇몇 세력이 순번을 정해 ‘사고팔기’를 반복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뒤 털고 나오는 수법을 주로 썼다. 요즘은 전산매매가 가능해져 가벼운 소형주를 중심으로 이곳 저곳 옮겨다니면서 초단타매매를 하는 ‘번개작전’‘게릴라작전’도 늘고 있다.이들의 종목당 투자기간은 보통 2∼3일,길어야 일주일이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용호게이트’는 고난도작전이었다.유상증자·해외전환사채(CB)발행,기업인수 후매각,내부정보 이용 등이 동원됐고,배후에는 정·관계 등영향력있는 인물이 있었다. 이씨는 자본잠식된 부실회사를 헐값에 인수한 뒤 유상증자와 CB발행을 하고,증자대금의 일부로 차명계좌를 만들어 또다른 부실회사의 주식을 싼값에 미리 사두었다. 그런 뒤 인수작업에 들어갔으며,해당 종목의 주가가 올라가면 시세차익을 챙긴 뒤 털고 나와 또다른 부실업체를 사냥감으로 삼았다.KEP전자,인터피온,삼애인더스,레이디,조흥캐피탈,스마텔이 먹잇감이 된 것도 자신들의 표적이 되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삼애인더스는 D금고와 짜고 20조원 규모의 해저금괴발굴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2,900원대 남짓하던 주식을 7월에는1만4,000원대까지 끌어올렸다.보물선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2,400원대로 급전직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패키지작전이 성행한다.코스닥시장에 등록부터 적정주가 관리까지 책임지는 풀코스다. 작업에는 통상 1년∼1년반 가량이 걸리고,거래계약 관계에따라 스톡옵션 등 보상이 달라진다.최근 코스닥시장의 등록이 활기를 띠면서 예비등록 업체를 대상으로 한 전문브로커들의 암약도 눈에 두드러진다고 한다.한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업체 가운데 이같은 전문브로커를 통하는예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 ■주가조작 유형. 불공정거래 유형은 크게 시세조종,미공개정보 이용(내부자거래),지분변동 신고위반,허위공시 등으로 구분된다. 통상 시세조종으로 표현되는 주가조작은 주체와 수법에 따라 일반적인 불공정거래와 차이가 크다. 시세조종의 고전적 수법은 허수성 호가.특정 종목이 매수세가 많은 것으로 보이기 위해 시세보다 낮은 호가로 대량사자주문을 냈다가 주가가 올라 보유주식이 팔리면 곧바로사자주문을 취소하는 방법이다.주가를 높이기 위해 외자유치,합병 등 호재성 루머들을 유포하는 행위(허위공시)도 거짓표시에 의한 시세조종에 해당된다. 이른바 ‘큰손’들이 이용하는 수법으로는 유상증자·우선주·해외전환사채(CB) 발행 등이 있다.특정인을 대상으로한 제3자배정방식을 이용한다. 특히 ‘역외펀드’라고도 불리는 해외전환사채는 감독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케이맨제도 등 해외 조세피난처에서역외펀드를 조성해 놓고 이 돈을 외국인자금으로 위장해 특정종목의 주식을 매입하는 데 사용된다.발행기업 자체자금이나 대주주 돈이 외국으로 나갔다가 해외자금으로 위장해되돌아오기도 한다.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이다. A&D(인수후 개발)기법도 자주 이용된다.부실·적자기업을인수한 뒤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미국경영기법에서 모방했다.국내에서는 리타워텍과 바른손(팬시업체)이 대표적인 사례다.턱없이 높은 가격에 특정 벤처기업이나 유령회사를 인수하거나 설립해 주가를 올린 뒤 대주주가고가에 지분을 팔고 달아나는 수법이다. 작전 주체에 따라서는 큰세력들간 담합을 통한 나눠먹기식,특정 기업의 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처분하면서 좋지 않은 정보를 흘려 주가를 떨어뜨린 뒤 헐값에 다시 사들이는 도미노방식,서로 던지고 받으면서(매매) 차익을 챙기는 일명 ‘오재미방식’,대주주·증권사·펀드매니저 등이 합작해 주가를 높이는 자전거래방식 등이 있다. 주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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