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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철도 거미줄 프로젝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2020년까지 230조원 이상을 투입, 철도 총 연장길이를 10만㎞로 늘리기로 했다고 중국 철도부 발표를 인용,21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구간별로 43개에 이르는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중국은 현재 전국 각 성·시를 거미줄처럼 엮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철도의 총 길이는 7만 5000여㎞로 세계 3번째이지만 면적·인구 대비 길이, 철도망의 밀도·품질 면에서는 아직 철도 ‘후진국’으로 분류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은 예년 평균 투자액의 2배가 넘는 연간 2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소요예산의 3분의2는 철도채, 철도펀드 등의 발행으로 조달할 계획이지만 나머지는 해외 기업 등 민간부분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철도부는 민간 및 해외 투자활성화를 위해 철도 건설과 운영에 관한 새 규칙들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부설권과 운영권을 해외자본에 일부라도 양도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은 철도 부설과 운영을 대외적으로 개방하지 않은 상태며, 일부 운송사업에서 합자회사 형태로 지분 참여를 받고 있다. 철도부는 승차권 가격과 화물운송비용 책정에 투자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하는 등 ‘시스템 개혁’을 내걸고 있어, 그간 화물 운송 분야 등에 관심을 갖고 중국 시장 참여를 모색해온 한국의 관련 기업들의 결정이 주목된다. jj@seoul.co.kr
  • 서울 등산로 편해진다

    “등산, 멀리 가지 말고 뒷산에서 즐기세요.” 450개에 이르는 서울시 주변 산과 마을 뒷산의 등산로가 대대적으로 정비된다. 서울시 푸른도시국은 “2010년까지 18개 마을 뒷산 20곳과 37개 근교산 등산로 등 모두 450개 노선 323.4㎞ 구간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는 주5일 근무제 정착과 웰빙 열풍 등으로 등산 수요가 많아지면서 시민들의 발길을 서울 근교 산과 마을 뒷산으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근교산과 마을 뒷산을 찾은 이용객 수는 4500만명에 이른다. 시는 이를 위해 마구잡이 식으로 난 ‘거미줄 등산로’와 철조망 등 등산 방해시설을 정리하는 대신 남은 등산로는 노폭을 확대할 계획이다. 계단도 보폭에 맞게 바꾸고 등산로 주변에는 운동시설을 설치, 시민들의 편의를 돕기로 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메탈리카 8년만이야 포플레이 또 매진될까

    메탈리카 8년만이야 포플레이 또 매진될까

    ‘스래시 메탈의 제왕’ 메탈리카와 ‘재즈의 고유명사’ 포플레이. 두 노장 그룹의 내한공연이 폭염속의 한반도를 더 뜨겁게 달굴 기세다.30대 남성들의 절대적인 지지속에 예매율이 70%를 넘어서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 1983년 첫 앨범인 ‘Kill ‘Em All’ 발매 이후 지금까지 90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를 기록중인 메탈리카는 메탈이라는 장르명과 동의어로 간주될 정도로 헤비메탈의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그룹이다. 8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 메탈리카의 이번 공연은 총제작비가 3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국내 공연사상 최대규모다.4집앨범인 ‘10000DAYS’가 발매 첫주만에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메탈밴드 툴(TOOL)이 서포트 밴드로 출연하는 것도 관심거리. 오는 15일 잠실주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다. 지방팬을 위한 버스패키지도 판매중. 1544-1555. 2002년 세종문화회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연호속에 마지막 커튼콜을 끝내고 대기실로 돌아온 포플레이 멤머들은 공연기획사 관계자에게 이렇게 물었다.“어디서 저런 최고의 관객들을 구해 왔느냐?”고. 지난 두번의 내한공연에서 완전매진을 기록한 포플레이는 재즈에 뿌리를 두고 팝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들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컨템포러리 재즈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그룹. 전세계에서 최초로 한국에서 8집앨범 ‘Ⅹ(ten)’를 선보인 포플레이의 이번 공연에는 가수 거미가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다.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1544-1555.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터진둑 모래로 막으면 뭐해… 물줄기 잡듯 정계개편 해야”

    “터진둑 모래로 막으면 뭐해… 물줄기 잡듯 정계개편 해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9일로 ‘민심 대장정 100일’ 한 달을 맞았다. 지난달 30일 이임식에서 “‘국민의 바다’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뒤 배낭 하나 메고 전남 장성을 향했다. 강진·보성에서 ‘농심(農心)’을 만난 뒤 경남 진주, 충북 단양 등 수해 복구 작업현장을 찾았다.28일엔 삼척 도계 경동탄광 막장으로 내려갔고 29일엔 정선 남면 고랭지 채소밭 등 ‘모바일 정치’ 행보를 진행 중이다.‘낮은 자세’로 민심을 만나고, 보고 듣고 있는 그를 29일부터 30일 새벽 2시30분까지 동행했다. #1 농민 “진심이 느껴지더래요” “비가 와서 작황이 안 좋아 걱정이래요.”“대북 비료지원도 좋지만 우리 농민도 생각해야죠. 비료값이 4900원에서 8700으로 올랐는데 고스란히 농민 부담이래요.” 29일 오후 4시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2리 사회복지관. 이기석 이장과 전영석 4H회장 등 주민들의 탄식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이들의 시선이 쏠린 곳은 덥수룩한 수염에 까맣게 그을린 얼굴의 손 전 지사. 간간이 질문을 던지며 농민들의 사연을 경청한 그의 ‘대장정 수첩’에 농협에 대한 불신, 올해 실시된 ‘망’ 포장에 따른 배추농가 수익감소 등의 애환이 추가됐다. 이어 6시쯤 고랭지 배추밭으로 향했다. 그의 노동 강도도 체감할 겸 기자도 작업에 동참했다. “내 손이 낫보다 낫다.”는 손 전 지사는 늘 기자를 앞서갔다.60대인 그보다 40대인 기자가 허리를 펴는 횟수도 더 많았다. 작업 도중 이 이장이 “지사님, 배추밭 많이 매보셨나봐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멀게만 느껴지던 밭의 반대편에 닿았다.‘이 정도 일하고 가겠지?’라는 기자의 바람은 “저쪽으로 가야겠네.”라는 손 전 지사의 한마디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땅거미가 질 무렵 500평의 배추밭이 말끔히 정리됐다. 손 전 지사는 “이제 사람 흔적이 생겼군.”이라며 땀을 훔쳤다. 장화를 씻으며 “새참값 했죠?”라고 말하자 폭소가 터져 나왔다. #2 “지금은 ‘펜의 정치’가 필요한 게 아니다” 공식 일정이 끝난 밤 11시쯤 숙소로 찾아갔다.‘민심의 바다’에서 바라본 ‘기존 정치판’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서다. 예상대로 “시골이라 신문을 잘 못봐.”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술잔이 이어지면서 말문을 열었다. 먼저 정계 개편과 관련,“지금 논의하는 것은 웃기는 것”이라며 “정권 잡겠다는 것밖에 더 있냐?”고 꼬집었다. 이어 “보궐선거에서 1석 바뀌었다고 정계개편 운운하는 것은 ‘냄비 정치’ 아냐?”라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이틀 전 인제군 기린면 수해복구공사 경험에 빗댄 설명도 곁들였다.“터진 둑을 막으려고 모래로 막으면 다 떠내려가요. 최소한 모래 담은 마대나 콘크리트로 막아야지. 정계 개편도 물줄기를 잡듯 큰 공사가 필요한 거야.” 또 “한 가지 사건에 얽매일 게 아니라 탄핵 정국, 전대,5·31재보선 등을 아우르는 복합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에 대한 기본적 인식의 변화를 위해 한바탕 큰 씨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뜻을 묻자 “액자에 갇힌 실사구시 같은 표어나 구호가 아닌 국리민복 원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최근 논란이 된 한나라당 대권주자 경선 룰과 관련,“방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민심이 중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보수 회귀’라는 비판을 받은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변화·혁신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비판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반성과 미래의 비전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도개혁 성향 의원 연대인 ‘당의 미래를 지향하는 모임’의 지도부 진입 실패에 대해서도 “숫자 불리기보다는 어떤 비전을 갖고 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훈수했다. 정선·사북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열린세상] 天災(천재)인가 水災(수재)인가 人災(인재)인가/이건영 중부대 총장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가 비참하다. 비에 젖은 수중 도시를 헤매는 주민들의 모습이 안쓰러웠고, 시뻘건 황토물에 뒤덮였던 마을 모습이 더욱 처연하다. 졸지에 가족이나 집을 잃고 생활이 동강난 주민들은 하늘을 원망해야 하나, 나라를 원망해야 하나. 우리의 국토와 도시가 이렇게 부실한가? 우리나라의 삶터는 대개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이나 분지에 있다. 비가 내리면 산에서 계곡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 시가지를 관통해 흐르게 돼 있다. 그래서 조금만 넘치면 빗물이 제 갈 길을 잃고 범람해 물난리를 겪게 된다. 우리나라는 강우가 여름 한철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비가 조금만 적으면 한발이고 조금만 넘쳐도 수해를 겪는다. 특히 가뭄의 끝은 있어도 물난리 끝은 없다고 수해를 두려워했다. 그래서 치수와 수리사업이 국정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에 맞서 운하를 만들어 물길을 바꾼다거나 댐으로 물길을 막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우리가 청계천에서 빨래를 하고 멱을 감을 때 지구 반대편에서는 도시 밑에 거미줄 같은 하수망을 만들고 운하를 뚫어 대양을 연결하고 있었다. ‘이집트는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한다. 매년 홍수를 몰고 오는 나일강이란 거친 자연을 다스리는 지혜를 통해 이집트의 문명이 싹터 왔다. 네덜란드도 수백년 전부터 댐을 막아 해면보다 낮은 삶터를 넓히고 다져 왔다. 네덜란드는 거친 바다의 선물이다. 이렇게 다른 나라들은 수백년에 걸쳐 기반시설을 닦으며 국토를 관리해 왔다. 자연재해로부터 주민들을 지켜 왔다. 여기에 비해 우리의 도시는 지난 반세기간의 성장기에, 설계를 하고 땅을 다지고 기초를 세우고 콘크리트를 양생할 겨를도 없이, 도로를 만들고 개천을 복개하고 하수구를 파묻어 왔다. 서둘러 만든 국토의 인프라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이다. 제방이나 하천관리는 별로 빛 못 보는 투자로 항상 뒷전이었다. 게다가 지난 10여년 동안 새로운 댐건설이 거의 중지됐다. 환경론자들의 아우성 때문이었다. 특히 강원도 지역의 물난리가 심했던 것은 댐 건설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허드슨강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웨스트포인트 옆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 스톰킨 산이다. 여기에 뉴욕의 에디슨전기회사가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을 건설하려 했다. 뉴욕의 환경단체들이 즉각 반대행동에 들어갔다. 그후 18년 동안 지루한 논쟁 끝에 결국 그 자리에 발전소 대신 공원을 만들고 다른 곳에 소규모 발전소 3개를 건설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동강댐 건설이 환경론자들에 의해 논란이 될 당시, 나는 댐과 환경의 조화를 위해 이와 비슷한 해결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의 성급한 한마디로 동강댐 계획은 백지화됐다. 그리고 우리 모두 잊고 있었다. 국토의 인프라는 때로는 환경을 저해하고 또는 변화시킨다. 건설하지 않는 것이 대책은 아니다. 결국은 환경과 조화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수해와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경부고속철도나 수도권순환고속도로는 내가 직접 참여해 계획한 사안인데, 역시 환경단체의 저항으로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사업추진이 지지부진이다. 이로 인한 손실이 천문학적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다. 재해는 국가경제의 누수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불쑥 찾아온다. 그래서 우리는 이따금 당하는 재해를 어쩔 수 없는 보험료 정도로 치부하며 등한시했다. 국가가 선진화할수록 양보다 질을 따진다. 우리의 국토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숙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바꿀 때가 됐다. 이번 재해의 원인을 통해 사전대비와 국토관리의 정성이나 투자에 따라 재해의 손실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었음을 본다. 같은 태풍이 일본을 강타하고 한국을 지나도 우리의 피해가 훨씬 더 크다. 엘리뇨 현상에 따라 기상이변도 잦아지고 있다. 국토 관리에 보다 과학적인 투자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건영 중부대 총장
  • [씨줄날줄] 정전폭탄/육철수 논설위원

    1945년 8월6일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가공할 위력은 잘 알려져 있다. 길이 3m, 지름 71㎝, 무게 4.5t짜리 원폭(일명 리틀보이)은 폭발 순간 7만명의 생명을 앗아 갔고, 가옥 6만채를 잿더미로 만들었다.3만℃에 이르는 고열과 방사선 피해도 엄청나서 원폭으로 인한 공식 사망자는 24만명이나 됐다. 원폭의 위력은 인류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어서, 이후 전쟁에서는 두 번 다시 사용되지 않았다. 전쟁은 이렇듯 인명살상과 건물파괴 등 참상을 불가피하게 수반한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른 20세기에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만도 무려 4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지금은 각종 대량살상용 무기(WMD)의 개발로 어느 나라가 독한 마음을 먹으면 지구의 존망도 장담할 수 없는 시대다. 그래서 나라마다 머리를 짜내고 있는 게 ‘비살상무기’(non-lethal weapon)다. 인간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고 적의 전투력을 무력화시키자는 것이다. 비살상무기는 WMD처럼 국제 규제도 없어 제법 흥미로운 무기들이 이따금 눈에 띈다. 예를 들면 사람을 기절만 시키는 거품탄·고무탄·척탄(擲彈), 사람의 눈과 귀를 잠시 멀게 하는 섬광탄, 썩은 시체 냄새를 풍겨 구토를 유도하거나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악취탄 같은 게 있다. 도로와 활주로를 미끄럽거나 끈적거리게 해서 차량·항공기·병력의 이동을 방해하는 점착탄·윤활탄도 있고, 기계에 들어붙어 작동을 멈추게 하는 무기, 전자기기만 골라 못쓰게 만드는 전자폭탄(e폭탄) 등 첨단 비살상무기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우리 군(軍)도 전력시설을 최장 20시간 차단할 수 있는 ‘정전(停電)폭탄’(탄소섬유탄)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기로 했단다. 이 폭탄은 터지면서 거미줄 모양의 탄소섬유가 살포되는데, 이것이 송전시설에 달라붙으면 방전·누전으로 인해 전기가 한동안 나간다는 것이다.90년대 걸프전과 유고전에서 사람한텐 안전하다고 입증됐다니 안심은 된다. 그렇다고 목숨만은 살려 준다는 이유로 이런 무기를 ‘인간적’이라고 표현하자니 좀 꺼림칙하다. 사람을 죽이든 살리든 서로를 못 믿어 자나 깨나 별의별 신종 무기를 만들 궁리만 하는 인간들이 처량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어린이책꽂이]

    ●색깔없는 세상은 너무 심심해(공주형 글, 정은희 그림, 토토북 펴냄) 세계명화를 한면씩 펼쳐보인 뒤 간략한 작품설명에 색깔해설을 덧붙인다. 색의 대비, 색의 성질 등 짤막한 기초지식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정리돼 실렸다.6세 이상.1만 2000원. ●풀아 풀아 애기똥풀아(정지용 외 글, 양상용 그림, 푸른책들 펴냄) 정지용, 박목월에서부터 이용택 양인숙 등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초월한 시인들의 시 16편. 제비꽃 꽃다지 애기똥풀 강아지풀 등이 등장하는 생태동시. 동양화가 양상용 그림의 담백한 여백의 미가 돋보인다.5세 이상.8800원.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조미자 글·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마음 착한 거미, 음식을 좋아하는 강아지, 바느질 좋아하는 고양이, 음악 좋아하는 사자 등이 거미와 함께 어울리는 얘기. 다양한 동물캐릭터들이 개성넘치는 데다 거미가 줄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과정이 재미있다.3세 이상.8000원. ●내 어릴 때 꿈은 거지였다(김양호 지음, 사계절 펴냄) 목포에서 나고자란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 항구도시 목포의 1960년대 아이들 모습에서 고향의 의미를 찾게 되는 창작소설. 초등 고학년 이상.8500원.
  • 軍, 암흑의 ‘정전폭탄’ 개발한다

    軍, 암흑의 ‘정전폭탄’ 개발한다

    지난 1999년 5월 유고슬라비아 중부지역 4만피트 상공. 유고군의 레이더망을 뚫고 나타난 미군의 스텔스 폭격기가 폭격을 시작했다. 그런데 폭탄은 지상 시설물을 직접 타격한 게 아니라 공중에서 여러 개의 작은 폭탄(자탄·子彈)으로 분리됐다. 이후 700피트 상공까지 하강한 자탄으로부터 거미줄 모양의 탄소섬유가 살포돼 지상 대형 발전소의 변압기 등에 달라붙었다. 순간 송전시설에 방전과 누전이 발생하면서 유고 전역에 공급되는 전기의 70%가 차단됐다. 이 정전사태가 복구되는 데는 최장 20시간이 걸렸다. 유고를 순식간에 암흑천지로 만들어버린 엄청난 효과에도 불구하고 이 폭탄에 의한 인명살상은 전무(全無)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 폭탄은 ‘탄소섬유탄’이란 정식 이름보다는 ‘정전(停電)폭탄’이나 ‘소프트(soft)폭탄’으로 더 많이 불린다. 1980년대 중반 미국에 의해 처음 개발된 정전폭탄은 인명을 살상하지 않으면서 적의 전쟁수행 능력을 급격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국제 여론의 비난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군은 91년 걸프전과 유고전에서 이 폭탄을 사용해 재미를 본 바 있다. 이런 최첨단 기술은 러시아조차도 아직 확보하지 못해 개발 중이며, 북한 역시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첨단 폭탄을 정부가 우리 기술로 개발키로 했다. 방위사업청은 27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전도가 높은 니켈과 탄소섬유를 주원료로 하는 정전폭탄을 개발키로 하고 지난 18일 시제품 개발업체로 (주)풍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풍산은 앞으로 3년간 13억 2600만여원을 들여 개발에 나선다. 정전폭탄은 전폭기로부터 직접 투하되거나 함정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미사일에 실려 투하된다. 지상에 노출되는 고압 송전망은 정전폭탄의 공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지하에 전력 케이블을 매설하기 힘든 산악지형의 송전망을 공격할 때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7000∼8000개의 지하 군사기지를 구축해 놓고 있는 북한지역의 경우 대형 발전소 상공에서 이 폭탄을 터뜨리면 전력공급 차단으로 상당수의 지하요새가 무력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실종선원 모두 구조될 수 있었다”

    뒤집힌 배에서 탈출한 선원들이 스티로폼 등 부유물을 잡고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동안 가해 선박은 이들을 구조하지 않고 도주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오전 3시쯤 전남 신안군 흑산도 남동쪽 14㎞ 해상에서 침몰한 경남 통영선적 40t급 장어잡이 통발어선 305 장덕호를 타고 있다 극적으로 구조된 선원 심만철(34·부산시 기장군)씨는 사고 발생 후 실종된 동료 선원 8명 모두가 구조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목포해경은 이날 오전 경남 진해시 초리도 해상에서 대기 중이던 가해선박인 부산선적 125t급 예인선 도성1호 선장 A(60)씨와 선원들을 붙잡아 조사한 결과 사고를 알고도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밝혀냈다. 해경 관계자는 “선장이 사고를 파악한 시간에 해경에 구조신고를 하든가 되돌아 갔다면 구조가 가능했다.”면서 “그러나 이들은 완전범죄를 노리고 항해를 계속했고 항에 도착해서는 충돌 부위에 대한 도색 작업 등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11시간 만에 지나던 외국상선에 발견돼 극적으로 해경에 구조된 선원 심씨에 의해 사고가 세상에 알려지고 해상에 거미줄처럼 깔린 레이더와 해상교통관제시스템에 이들의 완전범죄 시도는 물거품이 됐다. 이날 오후 목포해경에 도착한 실종자 유족들은 인면수심의 선장 등 가해 선원들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해경은 가해 선원을 업무상과실치사, 선박매몰, 치상, 해상오염방지법, 선원법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하기로 했다.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World cup] 쏟아진 기록…기록…기록…

    독일월드컵 64경기 동안 각종 기록이 쏟아졌다. 모두 147골로 경기당 2.29골(자책골 4개 포함)이 터졌고,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가 5골로 ‘골든슈’를 신었다. 신기록을 가장 많이 세운 팀은 브라질. 한·일월드컵에서 7연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브라질은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승리, 월드컵 사상 첫 8연승을 달성했다. 브라질은 이날 승리로 1934년부터 무려 72년 동안 본선 첫 경기 무패행진을 이었고,8강전에서 패할 때까지 연승 기록을 ‘11’로 늘렸다. 월드컵 사상 최초로 200골 이상을 달성한 팀도 브라질이었다. 호나우두는 개인 통산 15호 골로 종전의 월드컵 통산 득점 타이기록까지 깼다. 독일-코스타리카의 개막전에선 무려 6골이 터져나와 종전 개막전 득점 기록(5골)을 갈아치웠다. 월드컵 통산 2000호골의 영예는 스웨덴의 미드필더 마르쿠스 알베크가 가져갔고, 포르투갈의 ‘거미손’ 히카르두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키커의 슈팅을 3번이나 선방, 신기록을 세웠다. 스위스는 우크라이나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0-3으로 패해 승부차기가 도입된 1982년 대회 이후 처음으로 승부차기 무득점의 불명예도 안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World cup] ‘야신상’ 부폰, V4 키스

    이탈리아 ‘빗장수비’ 뒤에는 잔루이지 부폰(28)이 있었다. ‘거미손’ 부폰은 결승 직후 예상대로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을 품에 안았다. 기록을 보면 그의 활약상이 더욱 분명해진다.27차례의 선방을 기록해 단연 1위에 올랐다. 결승까지 7경기에 출장해 단 2골만을 허용했다. 경기당 실점률 0.29골로 경이적이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놀랍다. 허용한 2골은 결승전에서 지네딘 지단에게 내준 페널티킥 골과 조별리그 미국전에서 동료 선수의 자책골이었다. 따라서 상대선수에게 단 한 골도 필드골을 허용하지 않은 것. 특히 결승에서 그의 몸놀림은 신기에 가까웠다. 지단의 감각적인 페널티킥을 제외하고 프랑스가 날린 유효슈팅 5개 가운데 4개를 막아냈다. 특히 1-1이던 연장 전반 노마크 찬스에서 날린 지단의 그림같은 헤딩슛은 골과 다름없었지만 부폰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냈다. 부폰도 공을 쳐낸 뒤 자신의 순간 행동에 깜짝 놀랐을 정도다. 부폰은 경기 뒤 우승이 실감나지 않는 듯 “마치 월드컵이 아닌 보통 대회에서 우승한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지금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곧 평정을 되찾은 그는 “다섯번째 키커의 공은 무조건 막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동료 선수들이 워낙 훌륭해 그런 기회조차 내게 주지 않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1995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부폰은 2001년 명문 유벤투스로 옮기면서 특급 수문장의 대열에 합류했다. 1997년 A매치에 데뷔했지만 큰 대회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98프랑스월드컵과 유로2000에서는 주전에서 밀렸고, 주전으로 뛴 한·일월드컵과 유로2004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국가대표 10년 만에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의 일등공신이 됨으로써 가슴 한 구석에 응어리진 한을 풀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儒林(644)-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27)

    儒林(644)-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27)

    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27) 어떤 여인의 향기. 그것은 20년 만에 종신수절하면서 홀로 매분을 키우고 길러 보내 주었던 두향의 향기가 아니었을까. 따라서 ‘임이 돌아간 뒤에도 천향을 피우리라.’는 맹세는 매화꽃의 맹세가 아니라 실은 두향의 맹세가 아니었을까. 다시 긴 침묵이 왔다. 어느덧 핏빛 노을도 지고 날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땅거미가 스물스물 기어들고 있었다. “나머지 물건도 전해 드렸습니까.” 다시 방안에서 두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해 드렸나이다. 나으리께서는 쇤네에게 하룻밤을 자고 가라고 말씀하셔서 별채의 방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났더니, 나으리께서 아씨마님께 전해 드리라 해서 걸망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왔나이다. 하룻밤을 유하지 않고 그냥 왔더라면 더 빨리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만 나으리께서 붙잡으시는 바람에 이제사 돌아왔나이다, 아씨마님. 나으리께 받은 물건은 어떻게 할까요.” “툇마루 위에 놓아 주시지요.” 여삼은 걸망에서 퇴계로부터 받은 물건을 꺼내어 툇마루 위에 놓았다. 그러고 나서 다시 말을 이었다. “또한 나으리께서 막 길을 떠나려는 쇤네를 직접 서당 앞뜨락까지 마중해 주옵시고 그곳에서 아씨마님께 드리라고 특별한 물건을 따로 챙겨 주셨사옵기에 함께 가져 왔나이다.” “그것이 무엇인가요.” “물입니다.” 여삼은 걸망에서 작은 항아리를 꺼냈다. 동이라고 부르는 양옆에 손잡이가 있으며 아가리가 넓은 질그릇이었다. 동이 속에는 물이 한가득 들어 있는 듯 여삼은 조심스럽게 항아리를 꺼내어 툇마루 위에 함께 놓았다. “서당 앞에는 나으리께서 특히 아끼시는 우물이 하나 있사온데, 아무도 바깥 나들이 하지 않은 신새벽에 나으리께서 친히 쇤네를 배웅해 주시 오며 길을 떠나려는 쇤네를 잠깐 막아 세우신 후 두레박으로 직접 물을 길어 올려 동이 한가득 물을 채워 이것을 아씨마님께 전해 드리라 하셨나이다.” 정화수(井華水). 아무도 깨어나지 않은 이른 새벽에 일어나 길어 낸 우물물. 온갖 정성을 들이거나 약을 달이는 데 쓰는 신성한 물. 그 정화수를 나으리께서 직접 두레박을 던져 물을 길어 여삼의 말대로 동이 한가득 물을 채워 나에게 보내 오신 것이다. 두향은 그 소리를 들은 순간 숨조차 쉴 수 없는 질식감을 느꼈다. 숨죽인 두향의 두 눈에서 어느덧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나으리께서 내게 물을 보내 오셨다. 두향은 숨죽여 울면서 중얼거렸다. 나으리께서 내게 정화수를 보내 오셨다. 나으리께서 내게 생명수(生命水)를 보내 오신 것이다.
  • [발언대] FTA 건축설계 시장의 개방 논의/이필훈 새로운 문화를 실천하는 건축사협의회 부회장

    최근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이 사회적으로 커다란 논쟁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이 시점에서 건축인으로서 한번쯤FTA 협상에 있어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를 냉정하게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의 건축설계시장은 건설시장 개방에 맞물려 이미 거의 모든 것이 개방된 상태다. 건축사법 23조에 따라 외국의 건축사가 어떤 정도의 교육과 배경과 경력을 갖고 있든 국내의 건축사 사무소 개설자와 협력하면 어떤 일이든 설계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은 연방정부로 되어 주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외국의 건축사가 자국의 건축사와 동등한 대학교육과 수련건축사과정, 동등한 시험제도를 통과해야만 자국에서 건축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건축사로 인정하며 이에 따라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 동등한 조건으로 설계시장을 개방하게 될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까. 가장 극단적인 상황은 설계수준이 높은 미국의 설계사무소들이 대거 한국에 진출하여 설계시장을 독점하게 되는 경우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거미줄 같은 법과 제도 및 심의와 학연, 지연으로 얽혀 있고 몇 달마다 법규가 바뀌어 2∼3개월만 설계를 안 해도 불법건물을 설계하게 되는 한국적 건축 상황을 생각해보면 쉬운 일이 아니다. 상상을 불허하는 낮은 설계비와 건축주와의 언어장벽도 미국 설계사무소의 국내진출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미국에 유학간 건축학도들이 미국 유명사무소의 지사들을 한국에 차려 앞에서 예견했던 문제들을 극복하는 것이다. 이 상황은 국내 건축사와 협업으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현재의 울타리 없는 법적규제로 인해 이미 진행되고 있고 FTA를 통해 더 악화될 것이 없다. 오히려 미국의 설계사무소들이 국내에 유입될 경우 그들이 요구하는 설계비를 통해 국내의 설계비가 정상화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싶다. 또 FTA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국내건축사의 지위향상과 건축사들이 미국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FTA 건축분야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미국건축사와 한국건축사의 상호인정협정이다. 이미 미국의 건축사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데 거의 제약이 없다. 한국 건축사가 미국의 건축사와 동등한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경우 국내건축사가 미국 내 한인지역에서의 업무활동이 가능할 수 있으며 미국 설계사무소에서 디자이너로서의 업무수행은 어렵겠지만 컴퓨터와 기술습득에 능한 후배들이 실시설계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미국 측에서 건축사의 상호인정협정에 응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개인적 판단이다. 한국의 건축설계시장에 대해 미국이 깊은 관심을 가질 사항도 아니고 이미 다 개방되어 있는 한국이 설계시장에 대해 자국의 시장을 개방하면서까지 더 개방하라는 요구를 할 이유가 없다. 어쨌든 건축설계분야를 문화의 한 분야로 생각하여 문화계가 FTA에 대해 반대하기 때문에 덩달아 반대해야 한다는 원론적 대처방식은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모든 분야가 득실을 따져 협상에 임하듯 건축계도 FTA에 대해 냉정하게 득과 실을 따져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필훈 새로운 문화를 실천하는 건축사협의회 부회장
  • [World cup] 佛-伊, 서로 우승을 자신하는 이유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천적 고리’가 이번엔 끊길까. 프랑스가 10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리는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에 무패 행진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프랑스는 지난 1982년 이후 이탈리아와 6번 맞붙어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프랑스는 1982년 2월24일 파리에서 열린 A매치에서 이탈리아에 2-0으로 승리했다.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도 2-0으로 완파했고,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힘겹게 이겼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00년 유럽선수권(유로 2000)으로 당시 프랑스는 연장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프랑스는 무려 24년간 이탈리아를 맞아 4승2무의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 하지만 이탈리아는 ‘거미손’ 잔루이지 부폰이 골문을 든든히 지켜 이번만큼은 반드시 프랑스에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더욱이 이탈리아는 ‘1970년 멕시코월드컵 준우승→1982년 스페인월드컵 우승→1994년 미국월드컵 준우승.’으로 이어지는 ‘12년 주기설’까지 맞물려 통산 4번째 월드컵 우승을 자신하고 있다. 비록 프랑스와 상대 전적에서 절대 열세이지만 통산 전적에서는 17승8무7패로 오히려 앞서 기대를 감추지 못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world cup] “굿바이 피구”

    ‘살아있는 전설’의 맞대결에서 결국 지단이 웃었다. 세기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독일월드컵 4강전 프랑스-포르투갈의 ‘중원 전쟁’.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34)은 페널티킥 결승골을 성공시킨 반면 동갑내기인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는 찬스를 살리지 못해 끝내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 두 맞수의 명암은 이렇게 갈렸다. 그러나 이들은 경기 뒤 뜨거운 포옹과 함께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뜨거운 우정을 과시했다. 관중은 지단과 피구의 세리머니를 뜨거운 박수로 맞아 주었다. 팽팽하던 승부는 전반 33분 갈렸다. 페널티지역에서 티에리 앙리가 반칙을 얻어냈다.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앙리 대신 주장 지단을 키커로 내보냈다. 포르투갈 골키퍼 하카르두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킥을 세차례나 막아낸 거미손. 그러나 지단은 정확하고 빠르게 히카르두의 오른쪽 구석으로 공을 차 그물을 흔들었다.12년 동안 A매치 107번째 출전한 지단은 30호골을 기록했고, 결국 이 골은 결승골이 됐다. 지단은 경기 뒤 “페널티킥 골을 넣고 실점하지 않으면 결승에 진출한다고 되뇌었다. 그 외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승)할 만한 무기를 갖고 있고, 의지도 있다.”면서 우승에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지단의 이날 플레이는 브라질전보다 화려하진 않았다. 신기에 가까운 개인기도 보여 주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의 흐름을 읽으면서 효과적인 공·수 조율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이에 견줘 피구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90년대 후반 포르투갈 축구의 고공비행을 이끌었던 ‘골든 제너레이션’의 대표주자 피구는 아쉬움 속에 월드컵 무대를 마감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5개의 파울을 기록하며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그를 외면했다. 후반 32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프리킥이 프랑스 골키퍼의 몸에 맞고 공중에 뜨는 순간, 피구는 바로 앞에서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다. 그러나 골에 대한 강한 부담 탓인지 공은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가고 말았다. 피구는 패배를 직감한 듯 얼굴을 깜싸 쥔 채 몸서리를 쳤다. 피구는 경기 뒤 “경기를 지배했지만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면서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국가대표 15년 생활을 마무리하는 자신의 마지막 경기인 3·4위전을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곤충보러 서울숲 가자”

    뚝섬 서울 숲 곤충식물원에서 곤충 세계의 신비함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오는 11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북한의 딱정벌레 특별전시회´에서는 희귀한 북한의 딱정벌레 및 국내산, 중국산, 열대산 딱정벌레 3000여 점과 암모나이트 등 화석 표본 10점이 전시된다. 23일에는 `서울 숲 곤충의 날 축제´가 마련된다. 곤충에 대한 상식을 넓히는 `곤충 OX퀴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물방개 수영대회´, 상상속 곤충을 그리는 `서울숲 곤충 그리기 대회´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가득하다.`거미 기획전´은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되며, 거미 표본 220종 1240마리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서울 숲 습지생태원 특별전시실에서는 16일부터 22일까지 `수서곤충 전시회´가 열린다. 이성환 서울 숲 소장은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서울 숲 곤충식물관에서 자연을 체험하며 색다른 경험을 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만화인생 40년 허영만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만화인생 40년 허영만

    ‘사이(間)예술’이라고 한다. 익살과 재치로 그 사이를 춤추듯 넘나든다. 마른 나무에 꽃을 피우게 하는 시(詩)적 감동도 담겨 있다. 특유의 과장과 생략으로 경묘(輕妙)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렇다.‘만화’라 한다. 눕거나 엎드리거나, 혹은 떼굴떼굴 구르며 보면 더욱 재미있어진다. 학창시절 한번쯤 안 빠져본 사람이 있을까. 수업시간에 ‘지리부도’로 앞을 가로막고 몰래 보다가 들켜 혼났던 일, 끼니를 건너뛰며 동네 만화가게 들락거리다가 어머니한테 야단맞았던 일, 이에 대한 몰입의 추억은 어른이 돼도 늘 화젯거리의 단골메뉴로 등장한다. ●‘비트´등 15편 히트작 영화나 드라마로 만화가 허영만(60)씨. 이 시대의 최고 만화가로 인기몰이를 한다. 그 비결이 뭘까. 나이 예순이면 게으름으로, 혹은 쌓은 명성으로 어느 정도 느슨해질 법도 한데 결코 아니다. 젊은이 못지않은 창작열정으로 고삐를 죈다. 또한 굽힐 줄 모르는 치열한 자기관리의 고집과 도전 정신으로 변화무쌍한 대중문화계를 파고들고 있다. 요즘 들어서도 음식만화 ‘식객’은 드라마로 준비 중이고 도박만화 ‘타짜’는 한창 영화촬영 중일 만큼 대중문화의 장르를 여전히 뛰어넘는 주인공이다. 허씨는 올해로 만화계에 입문한 지 꼭 40년을 맞는다. 그동안 ‘비트’‘퇴역전선’‘아스팔트 사나이’ 등 무려 15편의 히트작이 영화 또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사오정 시리즈를 유행시킨 ‘날아라 슈퍼보드’는 애니메이션으로는 방송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오!한강’은 서울대 학생회 필독서로 선정됐고 ‘태양을 향해 달려라’는 70년대 스포츠만화를 이끌기도 했다. 허씨는 그렇게 시대가 흘러도 대중문화의 한 중심에서 살아왔다. 지난주 서울 강남구 수서역 근처의 작업실에서 허씨를 만났다. 오피스텔 초인종을 눌렀더니 뜻밖에도 큰 개 한마리가 꼬리를 치며 가장 먼저 반긴다. 맹인 안내견같이 생긴 순둥이였다. 개 이름을 물었더니 영국산이어서 ‘처칠’이라고 했다. 허씨는 연재만화의 스케치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옆자리에는 보조팀 4명이 색깔을 칠하는 등 작업을 돕고 있었다. 사방 벽 책장에는 자료집이 빼곡히 꽂혀 있어 평소의 준비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작업실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허씨와 마주 앉았다. 스포츠형의 짧은 머리여서 그런지 나이가 50대 초반으로 보인다고 하자 그냥 멋쩍게 웃으며 “그런 얘기 종종 들어요.”라고 했다. 먼저 40년 만화인생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방송 프로그램에 ‘가요 반세기’라는 말이 있잖아요. 벌써 (자신의) 만화 반세기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피력했다. 이어 “한 가지 일만 해왔다는 게 고맙고…, 종이와 연필 들고 다닌 세월이었지요.”라고 했다.(90년이 넘는 우리나라 만화역사의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그동안 수십 편의 만화를 그렸는데 가장 아끼는 작품이 어떤 것이냐고 했다.“전부 다 소중하지만 그중 ‘망치’‘오!한강’‘각시탈’‘사랑해’‘식객’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라고 대답했다. 문득 만화란 무엇이냐는 우문을 던졌다. 그러자 지체없이 “청량음료지요. 매번 밥만 먹고 살 수는 없잖아요.”라고 전제한 뒤,“답답할 때 떠나는 것처럼 (갈증을)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재미와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는 또한 적절한 생략과 과장이 필요하지요.”라고 설명했다. ●치열한 도전정신으로 대중문화계 우뚝 진도 안 나갈 때는 어떻게 할까.“밤새 낑낑댑니다. 어떨 때는 새벽 두세시에 광화문 네거리에 나가 돌아다니기도 하지요.”라고 했다. 또한 “줄거리 쓸 때가 가장 어려워요.‘식객’인 경우 식욕을 느끼게 해줘야 하거든요. 사진도 많이 찍지요. 도축장의 경우 400장 정도 찍었어요. 연재를 하려면 최소 스토리 60개를 준비한 뒤 시작합니다.”고 했다. 아울러 연재 중에도 강원도나 전라도로 계속 돌아다니며 현장취재를 해야 독자들의 입맛에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준비와 취재, 각고의 노력이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그의 이름을 지탱해 주는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폭력물이니, 무협물이니 하는 대중의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혼자만이, 즉 ‘허영만식’의 독특한 장르를 추구해와 많은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항상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유혹이 많은 바깥 대중문화에 시선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대중을 이끌고 가는 방식이다. 그는 평소 1등에 연연하지 않는다.‘5위권 안에만 들면 된다. 난 나의 길을 가자.’고 다짐하며 나름대로의 마음 단련을 한다. 그럴 것이 70년대엔 이상무씨,80년대에 이현세씨가 최고였을 때도 자신만의 길을 가면 된다며 묵묵히 자기관리에 열중했다. 요즘 만화계의 현실에 대해 “사회적인 제약도 없어졌는데 오히려 과거보다 분위기가 더 가라앉아 있어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영화나 연극처럼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고 인터넷과의 관계 설정도 필요할 때입니다.”라는 설명이다. 만화가들 또한 발로 뛰면서 취재를 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8남매 중 셋째인 그는 어릴 적부터 늘 만화와 가까이 있었다.‘코주부삼국지’ 등 누나와 형이 보던 만화를 즐겨 봤다. 또 사무라이 소설을 자주 읽었다. 초등학교 때에는 남다른 그림솜씨로 공부가 끝나면 학교에 남아 혼자 환경정리를 도맡아 했다. 중학교 때에는 명작 위인전을 많이 접했다. ●‘허영만 사단´ 현재 문하생 10여명 원래 미대에 진학하려고 했으나 부친의 멸치사업 실패로 인해 포기하고 고향인 여수를 떠나 서울로 상경, 만화에 입문한다. 이때가 66년 1월. 이후 박평일·이향원 등의 문하를 거쳐 74년 ‘소년한국일보’ 신인공모에 ‘집을 찾아서’가 당선되면서 정식 만화가로 홀로서기를 한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신동우 화백은 “우리 시대는 이제 갔다.”고 할 정도로 허영만의 천부적인 감각과 소질에 찬사를 보냈다. ●“아이디어 얻으려 새벽까지 광화문 배회” 예견은 빗나가지 않았다.‘각시탈’(74년),‘태양을 향해 달려라’(77년),‘망치’‘벽’(88년) 등 거의 매년 베스트셀러를 내놓으며 만화계를 주도했다.88년에는 문하생이 무려 23명까지 달했다. 하지만 작품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새삼 마음을 고쳐먹고 문하생을 6명으로 줄이는 등 돈보다 작품의 생명력 강화에 정성을 쏟았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른바 ‘허영만 사단’이라고 하는 문하생은 10명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윤태호나 김준범 등이 현재 만화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요.” 만화 외에는 어떤 일에 관심을 둘까. 그는 ‘산사나이’라고 할 만큼 산을 좋아한다. 등반가 박영석씨와 함께 해외 원정도 4차례나 했다. 에베레스트는 해발 6400m까지 올랐다가 고산병으로 도중 하차했다.2년 전에는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산행멤버는 15명 정도. 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도봉산에서 야영하고 아침에 작업실로 곧장 출근하는 경우도 있다. 산은 그에게 정신적 휴식의 공간이자 작품구상의 장소이기도 하다. 산행할 때마다 스케치북을 놓지 않는다. 이밖에 요즘에는 약간 멀리하고 있지만 골프 20년 경력(베스트 스코어는 1언더파)에다 바다낚시도 가끔 즐기기곤 했다. ●교육만화 준비중… 에베레스트도전 ‘산사나이´ 허씨는 요즘 교육만화를 준비 중이다. 어린이들이 나중에 커서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은 만화다. 이를 위한 자료수집을 거의 끝냈고 연말쯤이면 선보일 수 있다고 했다. 판타지 만화에 대해서는 “당분간 현실적 만화를 계속 그릴 작정입니다. 나중에 손자·손녀를 보게 되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라고 대답했다. 슬하에는 아직 미혼인 아들과 딸 둘을 두었다. 직장에 다니는 아들은 아버지를 닮아 그림을 잘 그린다. 가족 중 유일하게 아버지가 그린 만화에 대한 모니터와 평론역할을 하고 있다. 딸은 현재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 중이다. 기회를 봐서 부녀 공동전시회를 생각 중이라고 귀띔했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7년 여수 출생 ▲66년 여수고등학교 졸업 ▲66년 서울에서 만화계 입문 ▲74년 소년한국일보 신인공모에 ‘집을 찾아서’로 입선 ▲99년 스포츠조선에 ‘타짜’ 연재 ▲2002년 동아일보 ‘식객’ 연재 ●주요 작품집 태양을 향해 달려라(77년), 변칙복서(83년), 무당거미(84년), 퇴역전선·고독한 기타맨·오!한강(86년), 망치·벽(88년), 날아라 슈퍼보드(90년), 아스팔트 사나이(92년), 비트·세일즈맨·미스터Q(94년), 오늘은 마요일(95년), 안개꽃 카페(96년), 사랑해(98년), 타짜(2000년) ●상훈 대한민국 만화·애니메이션대상 만화대상(04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04년)
  • [World cup] “거미손은 나…야신상 노터치”

    ‘야신의 4번째 후계자는.’ 1950년대 옛 소련의 골키퍼 레프 야신. 그의 애칭은 ‘검은 문어’에서 ‘거미손’,‘신의 손’ 등 수없이 많다.20년 동안 무려 150개의 페널티킥을 막아냈고 78차례의 A매치에서 경기당 0.90골만 허용한 ‘전설의 골키퍼’다. 그를 기리기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 미국월드컵부터 제정한 최고의 골키퍼상인 ‘야신상’은 이번이 네번째다. 2일 독일월드컵 4강이 가려진 가운데 ‘야신의 후계자’를 가리기 위한 경쟁이 막판 열기를 더한다. 이번 대회가 공격축구를 지향했지만 정작 지난 한·일월드컵에 견줘 적은 골이 터진 건 수문장들의 활약 때문이다.64경기 가운데 남은 건 준결승전과 3∼4위전, 결승전 등 단 4경기이고, 전체 골 수는 138골. 지난 대회에선 모두 161골이 터졌다. 야신상 후보는 현재 4명으로 압축된 상태. 가장 인상깊은 활약을 펼친 건 승부차기에서 포르투갈과 독일을 4강으로 견인한 히카르두(30·스포르팅)와 옌스 레만(37·아스널). 히카르두는 이날 잉글랜드와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의 킥을 무려 3개나 막았다. 이번 대회 승부차기에서 골키퍼가 3차례나 몸으로 막은 건 그가 처음이다.2001년 포르투갈 대표팀의 주전 수문장으로 54경기에 출전했지만, 한·일월드컵 당시 비비토르 바이아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탓에 이번 월드컵은 자신의 데뷔 무대인 셈.5경기를 모두 주전으로 뛰었고, 이 가운데 조별리그 멕시코전에서 호세 폰세카에게 한 골을 내줬을 뿐 20차례나 유효슈팅을 막아냈다. 경기당 평균 실점은 0.2골. 전날 독일을 ‘그라운드의 룰렛’에서 살려낸 건 레만이었다. 아르헨티나와 승부차기에서 레만은 상대의 두번째, 세번째 슛을 막아내 조국에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후반 종료 직전 루이스 곤살레스의 결정적인 헤딩슛을 몸을 날려 쳐내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간 것도 레만이다.8강전까지 5경기에서 3실점. 경기당 실점은 0.6골. 비야 레알과의 05∼06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대표팀의 후안 로만 리켈메의 페널티킥을 막아 소속팀의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끌었던 레만은 야신상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초록거미의 사랑/강은교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초록거미의 사랑/강은교

    초록 거미 한 마리, 지나가는, 강가의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 예쁜, 예쁜, 초록의 배, 허공에 엎드려…초록거미 한 마리, 눈물 글썽이며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 저 잠자리를 보아, 비단 흰 실로 뭉게뭉게 감긴 저 잠자리 한 마리를 보아, 잠자리를 그만 죽여버렸네, 초록 거미 한 마리, 지나가는, 강가의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 잠자리를 그렇게도 사랑했던 초록거미 한 마리…예쁜, 예쁜, 초록의 배, 허공에 엎드려… 이제 합치리, 없는 날개로 저 거대한 하늘가, 또는 강물속 어디.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3)전남 진도군 조도면 관사도리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3)전남 진도군 조도면 관사도리

    한반도 남서쪽 끝자락에 자리잡은 전남 진도군 조도(鳥島). 마치 ‘새떼’와 같은 모양새를 자랑하는 섬들 한 모퉁이에 시간의 흐름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주변의 섬들이 관광개발과 영화 촬영 등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조도면 관사도리의 주민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다. 진도 팽목항에서 하루에 한 번 있는 배로 한 시간 반 정도 가면 썰렁한 선착장이 보인다. 적막하기조차 한 부두엔 만남의 기쁨이나 헤어짐의 아쉬움은 없다. 섬은 외지인의 접근을 거부하는지 보일 법도 한 민박집이나 먹을거리를 마련할 구멍가게도 찾을 수 없다. 소소한 생필품 하나까지 일일이 육지에서 사와야 하므로 섬에는 오래 전부터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파는 곳도 없다. 때마침 전교생이 7명뿐인 학교(관사분교)에서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백사장에서 그들만의 세상을 그려가고 있었다. 모래집을 짓고 모래 속에서 게를 잡는 아이들은 새까만 얼굴이지만 이방인을 맞이하는 눈망울에는 호기심이 가득하다. 동전의 쓰임새를 몰라서 돈이 필요없는 꼬마들은 어디서 생겼는지 고사리손에 쥔 100원짜리를 삐쭉이 웃으면서 내보인다. 아이들과 함께 마을까지 이어 주는 길을 풀벌레와 돌 틈으로 보이는 들꽃을 벗삼아 걸어서 들어갔다. 아이들의 등하굣길이기도 한 1.5㎞ 남짓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300년 됐다는 해송이 길손을 반갑게 맞는다. 예전에는 당제(堂祭)를 모셨으나 무교(巫敎)를 미신이라 단정지은 새마을운동으로 더 이상 고목에서의 풍습은 사라졌단다. 경사지고 척박한 땅을 거닐다가 사방을 살펴보니 온통 ‘쑥밭’이다. 자체의 생명력이 강해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란다는 쑥. 섬 주민들에게 쑥은 민간요법의 약재로 중요한 수입원이다. 산자락 귀퉁이 다락밭에 소쟁기로 밭을 갈고 콩을 심는 노부부가 보인다. 구불구불 거미줄처럼 얽힌 골목길 지붕 낮은 집들은 바닷가 마을을 실감케 한다. 담벼락에 아직도 붙어있는 ‘반공방첩’은 초등학교 시절의 받아쓰기 시험 문제.‘반공’인지 ‘방공’인지 자주 틀렸던 기억이 새롭다. 너무나 외져서 첨단문명의 혜택을 보는 것도 있다. 공중파가 못 미쳐 위성으로 TV를 보고 마을에서 유일한 관사분교의 인터넷도 위성인터넷이다. 섬마을 보건소에서 9년째 근무하는 최미영(32)씨는 처녀적에 이곳에 들어와 두아이의 엄마가 된 진료소장님이다.“처음엔 전기도 잘 나가고 너무 무섭고 불편했어요.” 지금은 웬만한 집수리는 손수 해치우는 슈퍼우먼이 됐다.“품앗이가 살아 있어서 마을의 궂은 일에는 모두가 참여합니다. 어르신들은 작은 것에도 고마워하시고 무엇보다 사람의 정을 느낄 수가 있어요.”라며 얼마전 지네한테 물린 자국이라면서 벌겋게 된 이마를 수줍은 듯 가린다. 마을엔 예배당도 있다.“섬마을 사람들은 시계를 안 보고 살아요.” 관사도교회의 김요셉(41)목사는 예배시간을 정하는 것보다 종을 울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주민들은 공동으로 일을 해서 소득을 분배하는데 해초채취와 쑥 농사, 그리고 적은 양의 톳 양식이 전부이다. 공동작업을 하다 보면 흔히 식사해야 할 시간을 모른다고 한다. 마을이장 임현옥(71)할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시간 맞춰 끼니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마침 건너 섬 소마도에서 때도 없이 울어대는 닭울음 소리는 시간을 재촉하며 살아야 하는 이방인의 발걸음을 선착장으로 숨가쁘게 밀어내고 있었다. 글 사진 진도 김명국 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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