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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EC 사흘 앞으로… 마케팅 전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업들의 APEC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업계는 이번 APEC회의에 21개국 정상은 물론 800여명의 거물급 기업인, 해외 각국 취재진 등이 대거 부산을 찾을 예정이어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더없이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향후 사업제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계기로 여긴 기업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하다.●자동차업계, 해외홍보 경쟁 치열 현대·기아차는 각국 정상들의 공식 의전차량으로 4500㏄급 에쿠스 리무진을 제공하는 등 총 424대의 차량을 지원한다.100여명 규모의 긴급 출동 서비스 전담반도 구성했다. BMW코리아는 각국 영부인과 장관 등 고위관료에게 BMW7시리즈 88대를 제공하는 등 총 150대의 차량을 지원하며 25명의 특별 전담 지원팀도 구성했다.GM대우는 최고경영자회의 공식 의전용으로 스테이츠맨 40대를 제공, 중형차 공략에 나선 기업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전자·통신업계도 특수 노려 전자업계는 이번 부산 APEC 기간에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정보기술(IT)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겠다는 의욕에 차 있다. 삼성전자와 KT,SK텔레콤,LG전자 등은 이동중 초고속 무선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와이브로 서비스와 PDP,LCD 등 초대형 디스플레이장치, 첨단 휴대전화 등을 전시한다. 이 업체들은 이전 회의와는 차원이 다른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회의장 곳곳에 다양한 화면 크기의 PDP TV 42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가장 큰 80인치짜리 초대형 PDP는 미디어센터 입구에 설치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11∼21일 자회사인 TU미디어를 통해 각국 정상과 각료,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위성DMB 단말기 500여대를 제공한다. 내년에 상용화 예정인 3세대 고속 데이터통신(HSDPA)을 이번에 최초로 시연해 한국의 앞선 IT 기술을 알린다는 복안이다. KT도 정상회의 기간에 방송회선을 비롯해 인터넷, 전용회선 등 2800여회선을 제공한다. 여기에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 서비스도 시연, 세계를 이끄는 정상들과 CEO들의 눈길을 끌어 모은다는 계획이다.●다양한 기업 특성 마케팅 CEO서밋 의장과 기업인 자문회의(ABAC) 의장을 맡은 현재현 회장이 총수로 있는 동양그룹은 금융·제조업 계열사를 소개하는 부스를 설치, 달라진 그룹 면모를 알릴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오는 16일 밤 8억원을 투입, 정상회의 전야제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불꽃놀이를 지원한다. 국내 최대규모인 8만여발의 폭죽과 화려한 색상의 레이저가 밤하늘을 수놓아 기업마케팅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APEC 마케팅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기업의 CEO와 바이어들이 대거 내한하는 만큼 기업과 제품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개성서 열릴듯”

    “2차 남북정상회담 개성서 열릴듯”

    |휴스턴 김상연특파원|“2차 남북정상회담은 개성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의 전망이다. 그레그 전 대사는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 한반도평화포럼 참석 도중 서울신문 기자와 단독인터뷰를 갖고 한반도를 둘러싼 각종 현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기자가 한·미동맹 이상론을 거론하자 한국말로 “괜찮아요.”라고 일축하는 등 전반적으로는 낙관적 입장을 보였다.1989∼1993년 주한 미대사를 역임한 그레그 전 대사는 현재 뉴욕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들어 한국 내 일각에서는 한·미 동맹관계 균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미관계는)괜찮다.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점점 성장하고 강해짐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최근 한국에서는 맥아더 동상 철거를 둘러싸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데.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어떤 한국인은 맥아더를 좋아하고 어떤 한국인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나도 맥아더를 좋아하는 면이 있고, 안 좋아 하는 면이 있다. 한국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최근 주한미군 재배치 등과 관련, 한·미간 갈등설이 나오고,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데. -주한미군 재배치론은 미군 내부적으로 주력무기가 탱크와 같은 재래식 중무기에서 하이테크로 변화하는 데 따른 움직임일 뿐이다.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국 정부가 신임 주한 미대사로 예상보다 거물급인 알렉산더 버시바우를 임명한 배경은. -버시바우는 러시아 대사와 나토 대사 등 주요한 자리를 역임했다. 고위급 관리를 주한 미대사로 임명한 것을 좋은 쪽으로 생각해야 한다. 미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참, 버시바우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그는 재즈 드러머다. ▶북핵 6자회담에서 채택된 9·19 공동성명을 어떻게 평가하나. -긍정적인 단계로 평가한다. 다만 이번 공동성명은 합의문이라기보다는 로드맵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란 관측이 계속 나오는데.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를 바란다. 매우 중요한 일이다. 열린다면 장소는 개성이나 제주도가 될 것 같은데, 김정일 위원장은 비행기 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결국 개성이 더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이건 내 생각이다. ▶왜 하필 개성인가. -개성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고 남북 수도 양측에서 모두 가깝다. 개성에 직접 가봤는데 상징성이 큰 곳이다. carlos@seoul.co.kr
  • “대대적 투자 정부약속 기대”

    정부가 3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부지로 최종 확정한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일대. 봉길리 야트막한 뒷산은 각종 잡목으로 우거져 있었고, 앞쪽으로는 너른 동해 바다가 펼쳐져 보였다. 방폐장 부지와 직선거리로 400m 떨어진 해안가에 자리한 월성원전 1∼4호기가 손에 잡힐 듯 시야에 들어 왔다. 현재 가동중인 월성원전 인근에는 신월성원전 1∼2호기 건설공사가 한창이었다. 부지 정지작업 중인 포클레인 등 각종 중장비들의 우렁찬 엔진소리와 함께 흙·자재 등을 실어나르는 수십여대의 덤프트럭들이 쉴새없이 오갔다. 이러한 입지를 지닌 봉길리가 방폐장 건설에 최적지라는 확신을 갖기에 충분했다. 봉길리는 우선 정부의 지질조사에서 지형과 지질구조 등에서 핵폐기장 건설 후보지로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부지의 특성상 정부의 방폐장 건설방식인 천층처분(지표위 또는 땅을 얕게 파서 10m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든 뒤 그 속에 수거물을 처분하는 방식)과 동굴처분(지하암반에 동굴을 파서 수거물을 넣어두는 공법)의 2가지 공법이 모두 가능하다고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한 전북 군산 등 기존 경쟁지역과는 달리 운영상 경제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봉길리는 현재 대부분 월성원전 부지인 데다 국내 원전이 가동중인 지역 4곳(전남 영광 등) 가운데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4기)과 경북 울진원전(6기)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핵폐기물 운반이 용이한 것이다. 특히 이들 지역의 핵폐기물 전량을 해상으로 수송할 수 있어 육상수송에 비해 수송비가 덜 드는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 봉길리 주민들은 ‘제대로 보상도 못받고 삶의 터전만 잃게 되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들은 대부분 일손을 놓은 채 마을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앞날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3대째 봉길리에 살고 있는 김성주(75) 할아버지는 “한수원 측이 쥐꼬리만 한 보상책으로 이주를 종용하고 있으나, 그 돈으로는 어디도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한 뒤 “방폐장 건설로 전체 150여가구 중 이주 계획인 70여가구가 모두 나처럼 난처한 입장이다.”고 말했다. 봉길1리 곽석윤(58) 이장은 “주민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약속에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들이 노령층인 만큼 장기계획보다는 집단이주 등 하루빨리 피부에 와닿는 혜택이 주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수사에 숨은 과학적 원리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수사에 숨은 과학적 원리

    형사 개인의 직감에 의한 주먹구구식 탐문수사가 아니라, 첨단 과학기법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학수사의 현장을 보여 주는 TV 프로그램이 최근 등장했다.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방영된 MBC ‘현장기록 형사’가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과거에 벌어졌던 사건을 재연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첫회 ‘길 위의 죽음’에서는 지난해 태풍 ‘메기’가 강타했을 당시 새벽 기도를 가던 70대 할머니가 당한 뺑소니 사건을 되짚어 봤다. 당시 현장에는 아무런 단서도 남아 있지 않았고, 목격자의 진술로 범행 차량이 흰색 승용차라는 정도만 드러난 상태였다. 그러나 형사들은 뺑소니범들이 반드시 차량 수리를 통해 증거를 없애려 한다는 심리를 고려해 끈질긴 수사 끝에 범인을 검거하게 된다. 이 사건 수사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살펴 보자. ●과학을 알면 범죄가 보인다 교통사고가 나면 운전자는 조건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타이어와 도로면의 마찰에 의해 ‘스키드마크’라고 불리는 흔적이 남는다. 스키드마크를 분석하면 사고 차량의 종류와 급제동하기 직전의 속도, 충돌지점, 주행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태풍으로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는 스키드마크가 생기지 않는다. 비로 인해 도로에 수막이 생겨 마찰력이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잔유물이나 흔적도 비에 씻겨나가 현장에는 아무런 단서가 남지 않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용의자의 진술과 차 유리창의 파손 상태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카센터 주인이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했다. 자동차와 충돌한 사람의 움직임은 자동차의 종류와 속도, 사람의 신장 등에 따라 달라진다.(그림1)예컨대 사람의 무게 중심이 충돌 지점보다 높으면 충돌 후 자동차 쪽으로 쓰러지게 된다. 이때 사람이 앞 유리창에 부딪힐 경우 유리창이 파손되면서 자체 탄성에 의해 벌어진 틈 사이로 머리카락이나 살점 등이 낄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승용차 앞부분이 할머니의 다리 부위를 쳤다. 이에 할머니는 자동차 쪽으로 쓰러져 머리를 유리창에 부딪힌 것이다. 카센터 주인은 사고 당시의 유리창을 그대로 보관했으며, 경찰은 틈 사이에 낀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발견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이처럼 머리카락이나 혈흔, 타액, 정액, 땀, 모발, 살점 등 신체조직의 일부가 발견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범인이나 피해자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숨길 수 없는 증거,DNA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유전정보를 지닌 DNA는 당, 인산, 염기가 하나로 결합한 ‘뉴클레오타이드´가 새끼줄 같이 이중나선 구조로 이어진 것이다.DNA를 이루는 염기에는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 등 4가지가 있다.(그림2) DNA에는 개인차를 나타내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를 구성하는 유전자를 ‘유전자마커’라고 부른다. 유전자마커의 특성을 분석한 뒤 이를 나타낸 각각의 DNA형을 ‘DNA 프로필’이라 하며, 이것이 바로 개인을 식별하는 표지가 된다. DNA형 검사를 하려면 먼저 증거물에서 DNA를 분리, 정제해야 한다. 이어 DNA에서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법’에 의해 증폭시킨 뒤 표준대립 유전자마커와 비교해 유전자형을 확인하게 된다. 예컨대 살인사건이 발생, 피해자 상의에 다른 사람의 혈흔이 묻어 있고 용의자가 2명이라고 치자. 이 경우 용의자들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혈흔과 일치하는 DNA형을 가진 사람이 범인임을 알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사건에서는 차량에서 발견된 머리카락과 할머니가 사고 당시 끼고 있던 귀고리에 묻은 혈흔이 동일한 DNA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연방수사국(FBI)의 경우 13종의 유전자마커를 선정, 유전자 자료은행에서 식별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유전자 자료은행이 설치되지는 않았으나 다양한 DNA형 검사를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 대한민국 형사들의 수사는 발로 이뤄지지만, 범죄를 입증하는 과정에는 각종 과학적인 원리들이 활용되고 있으니 TV 프로그램을 통해 재미와 지식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한문정 서울 숙명여고 교사
  • [발언대] 투표결과 수용은 민주시민 기본자세/이창희 한국중부발전 관리본부장

    11월2일은 우리나라 에너지사에 있어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매우 중요한 날이다.20년 가까이 해결하지 못한 국가 숙원사업인 원전센터 건립지역을 주민투표로써 결정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원전센터 건립사업은 지난 1986년 이래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부지선정에 번번이 좌절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방사성 수거물은 각 원전 부지내 임시저장고에 보관되어 왔으나 오는 2008년이 되면 울진원전을 시작으로 이들 임시저장고마저 속속 포화상태가 될 다급한 처지이다. 따라서 이번에 또다시 원전센터 건립이 좌절된다면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진다. 다행스럽게도 정부는 2005년 6월에 특별법을 제정하여 원전센터 건립지역 지원 및 주민의견수렴을 포함한 부지선정 절차와 기준을 마련하였다. 또한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는 투표를 통하여 주민의 의사를 확인하여 결정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경주, 군산, 영덕, 포항 이렇게 4곳의 지자체에서 유치를 신청하였으며, 이제는 투표결과에 따라 원전센터 건립지역을 결정하는 일만이 남아 있다. 주민투표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사항에 관한 주민의 직접참여를 보장하여 행정의 최종권한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제도이다. 따라서 이번에 투표가 실시되는 4개 지역의 주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여 원전센터 유치여부에 대한 의사를 명백하게 표시하기를 기대해 본다. 또 투표에 나타난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여 민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11월2일은 단순히 원전센터 건립을 위한 주민투표의 날만이 아니라 장차 국가에너지 백년대계를 위한 한 획을 긋는 날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제는 투표결과를 해당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온국민이 겸허히 받아들여 원전센터 부지선정이 장기간 표류하던 국책사업이 해결되고 사회적 갈등 해소의 모범사례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창희 한국중부발전 관리본부장
  • 국내 조선 ‘빅3’ “호텔업은 필수”

    삼성중공업이 거제에 특급호텔을 준공함으로써 국내 3대 조선업체가 나란히 호텔을 소유하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300억원을 들여 거제조선소 인근에 경남지역 최초의 특1급 호텔인 ‘삼성중공업 거제호텔’을 개관했다고 1일 밝혔다. 삼성중공업 거제호텔은 해외 선주들의 조선소 방문, 선박명명식 전후에 열리는 선주초청 연회, 기자재업체 엔지니어들의 업무출장 등 조선소를 찾는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건립됐다. 일반 관광객들의 숙소 및 지역주민들의 연회장으로도 개방된다. 지하 1층, 지상 6층에 80여 객실 규모인 거제호텔은 수영장, 비즈니스센터, 대소연회장, 외국인 전용 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췄다. 호텔운영은 계열사인 호텔신라에 맡겨 특급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거제지역에 호텔이 부족해 1년에 40여차례나 치르는 선박명명식 관련 행사 등을 부산에서 치러야 했다. 해외 선주 등 VIP 방문이 끊이지 않는 현대중공업은 울산과 경주에 현대호텔을 갖고 있다. 운영은 현대백화점에서 맡고 있으며 울산은 284실, 경주는 449실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도 155실 규모의 호텔을 갖고 있는데 최근 블라디보스토크시가 갖고 있던 지분 17.14%를 20억원에 인수, 지분율을 57.14%로 늘렸다. 현대호텔은 과거 현대그룹 시절 울산 주변에 산재한 계열사들이 공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지었지만 그룹이 해체되면서 현대중공업이 맡게 됐다. 대우조선해양도 자회사인 웰리브를 통해 거제도 옥포조선소 인근에 129실 규모의 애드미럴호텔을 갖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들이 대부분 외진 곳에 위치한 반면 찾아오는 고객들은 거물급 인사들이 많아 ‘접대’에 애로가 많았다.”면서 “국내 조선소들이 최근 사상 최대의 수주를 올리는 등 호황을 구가하고 있어 내방객을 위한 호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고려시대 총통 원주인 품으로

    고려시대 총통 원주인 품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총통(銃筒·옛날 화포)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총통이 7년 만에 주인에게 돌아갈 길이 열렸다. 청동총통은 1998년 3월 원주인인 김모씨가 고미술상 임모씨에게 감정을 요청하면서 김씨의 품을 떠나게 됐다. 고미술상이 정모씨에게 총통을 팔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매입 직후 “청동총통을 고려에서 제작된 진품으로 속아서 샀다.”며 고미술상을 사기죄로 고소했고, 총통은 검찰에 증거물로 압수됐다. 하지만 법원은 “진품일 가능성이 있다.”며 2003년 무죄를 확정했다. 확정된 뒤에도 총통은 검찰에 압수된 상태였다. 형사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김씨도 고미술상을 상대로 반환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반면 정씨는 총통이 가짜라며 고미술상을 상대로 대금반환 청구소송을 내 돈을 돌려받았기 때문에 소유권을 잃었다. 결국 김씨는 정씨를 상대로 물품인도 청구소송을 냈고,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41단독 김인욱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검찰이 확정 판결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혀, 총통은 당분간 검찰에서 보관할 것으로 보인다. 청동총통은 길이 30.2㎝, 지름 4.6㎝로 표면에는 고려 우왕 11년인 서기 1385년에 해당하는 명태조 주원장의 연호인 ‘홍무18년(洪武十八年)’과 경기·충청 일원에 설치된 고려 행정지명인 ‘양광(楊廣)’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1385년은 고려시대 화포 제조로 이름을 날린 명장 최무선이 살던 시기로, 총통이 진품이라면 국내 최고의 총통으로 국보급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전문기관 감정 결과는 중국산이라는 주장과 고려산이라는 주장이 엇갈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세계IT ‘별’들 한국 온다

    세계IT ‘별’들 한국 온다

    세계 정보기술(IT)업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이달 말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한국을 대거 찾는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레이그 배럿 인텔 회장은 오는 31일 한국공학한림원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다. 배럿 회장은 또 이날 전국 시·도 교육감을 대상으로 ‘기술과 교육’과 관련한 강연도 한다. 그는 인텔을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키운 대표적인 테크노 최고경영자(CEO)다. 국제심포지엄에는 일본 최대 연구소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소장인 히로유키 요시카와 전 도쿄대 총장과 중국의 장 송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 세계적인 석학들도 참석한다. 30일에는 스토리지 업체인 EMC의 조 투치 CEO가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그의 이번 방문은 1년 만으로 다음달 1일로 예정된 EMC 포럼에서의 기조 연설과 한국EMC 설립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다음달 17∼19일 열리는 부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는 세계 간판급 CEO 700여명이 출동한다.IT분야에서는 멕 휘트먼 e베이 사장이 오랜만에 한국을 다시 찾으며, 크레이그 먼디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 샹빙 차이나유니콤 회장, 플레처 IBM 부사장 등도 방문한다. 이처럼 IT분야의 거물급 인사들이 한국을 대거 찾는 배경에는 한국시장이 이미 IT제품의 ‘테스트 베드(신제품 시험무대)’로서 확실한 이미지를 구축했을 뿐 아니라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테스트 마켓’으로서도 탄탄한 입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리사 베리 셰브론 부회장과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수석부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닉 라일 리 GM대우 사장 등 국내외 기업인들도 대거 참석한다. 전경련 장국현 상무는 “한국에서 열리는 데다 각국 정상들도 많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CEO들의 참가 신청이 몰리는 것 같다.”면서 “역대 APEC CEO 서밋중 가장 많은 CEO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 애플컴퓨터 회장은 개인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PEC CEO 서밋’은 역내 기업인과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각국 정상, 통상 각료 등이 참석해 역내·외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1996년부터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개최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박지은 “안방불패”

    제주 한라산 자락에 미여자프로골프(LPGA)의 별들이 쏟아진다. 오는 28일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6262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35만달러). 미국을 벗어나 열리는 7개 ‘해외 대회’ 가운데 하나이고, 한국땅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다.●제주판 ‘빅혼 결투’ 올해로 네번째. 미국무대에서 뛰는 50명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위 랭커 12명, 그리고 국내 초청선수 7명 등 모두 69명의 여걸들이 출전해 컷오프없이 사흘간의 54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린다. 영락없이 열흘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장에서 끝난 삼성월드챔피언십의 연장전이다. 코스 생김새도 비슷하다. 눈물속에 프로 데뷔전을 치른 미셸 위(16·나이키)가 빠졌을 뿐 시즌 8승째를 올린 ‘여제 ’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2위에 오른 폴라 크리머는 물론, 나탈리 걸비스와 헤더 보위(이상 미국) 캐트리오나 매튜(스코틀랜드)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 등 상위권에 입상한 거물들이 그대로 나섰다. 특히 소렌스탐으로선 ‘제주 무승’의 징크스를 털겠다는 각오. 소렌스탐은 25일 인천공항에 도착,“두 차례 겪어본 코스라 이번엔 우승을 자신한다.”면서 “이번 대회를 포함, 남은 대회 가운데 2승을 올려 10승을 채우겠다.”고 여전히 승부욕을 드러냈다. 빅혼에서 첫날 단독 2위로 출발, 크리머에 이어 3위를 따낸 박희정(25·CJ)과 막판 뒷심으로 4위를 꿰찬 이미나(24)는 재대결을 위해 ‘복기’를 마친 상태. 하위권에 그친 메이저 챔피언 장정(25)과 김주연(24·KTF)도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특히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이튿날 ‘쿼드러플 보기’의 불운에 무너진 디펜딩 챔피언 박지은(26·나이키골프)의 타이틀 방어와 시즌 첫 승에 대한 투지는 각별하다.●3명 챔프 모두 한국인-제2의 신데렐라는 원년 박세리(28·CJ)를 비롯, 지난해까지 3명의 챔피언은 모두 한국 선수들이었다. 이번 대회에도 무려 35명의 선수들이 ‘안방불패’를 부르짖고 있는 가운데 2년전 ‘깜짝 우승’으로 LPGA에 무혈입성한 안시현(21·코오롱엘로드)에 이어 ‘제2의 신데렐라’가 탄생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우승자에겐 상금 20만달러와 함께 향후 2년간의 LPGA 풀시드(전 경기 출전권)가 주어진다. 일단 올시즌 국내무대에서 1승씩을 나눠가진 송보배(19·슈페리어)와 최나연(18·SK텔레콤) 박희영(18·이수건설) 등 ‘10대 트리오’가 ‘유리구두’의 주인공으로 점쳐진다.LPGA 2부투어 상금 1·3위로 이미 내년 LPGA 투어 합류를 확정한 이선화(19) 배경은(20·이상 CJ) 등 ‘예비 루키’들도 화려한 등장을 제주에서 알리겠다는 태세. 그러나 넘어야 할 봉우리는 높다. 소렌스탐은 물론, 올해 2승으로 신인왕을 확정한 ‘슈퍼 루키’ 크리머는 사흘 전 일본여자골프(JLPGA) 투어 NEC가루이자와에서 우승한 뒤 ‘아시아 정벌’을 외치며 25일 제주땅을 밟았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닻올린 ‘정상명號’…검찰 후속인사 어떻게] 공안사건 처리 변화 불가피

    김종빈 전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정상명 대검차장이 내정돼 지금까지 검찰이 진행하던 수사의 방향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안 사건은 수사지휘권 파문 이후 처리 과정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검찰은 수사지휘권 파문을 몰고온 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결국 불구속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국대 강사기 교수 고발 사건이나 앞으로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의 수사 등 공안사건 수사에서 구속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을 것으로 점쳐진다. 사건마다 강 교수 사건과의 형평성이 도마에 올라 검찰 안팎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총장이 없어 잠시 머뭇거렸던 주요사건들의 수사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중요 사건을 처리하면서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키는 거물급 인사를 소환하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지휘 계통의 최정점이었던 검찰총장의 부재는 ‘갈 길이 바쁜’ 수사팀에 부담이었다. 김 전 총장의 사퇴로 검찰의 소환 일정이 늦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신임 총장이 내정됨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하고 있는 두산그룹 비리 의혹과 ‘안기부·국정원 도청’사건, 삼성에버랜드 변칙증여사건 수사와 관련된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사법처리와 참고인들의 소환조사도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비리와 관련해 검찰은 총수일가 1∼2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세워놓고 최종 결재만을 기다리고 있다.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시절 도청의혹수사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당시 안기부와 국정원 ‘안기부 X파일’과 관련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를 조사하려는 검찰의 움직임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단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중수부장의 교체 여부가 변수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부시 레임덕으로 이어지나

    부시 레임덕으로 이어지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유출한 이른바 ‘리크게이트’ 사건의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수사 책임자인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가 오는 28일까지 유출 혐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 2기 정부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년 동안 비공개 수사를 해온 피츠제럴드 특별검사가 최근 인터넷에 수사 관련 사이트를 개설한 점을 들어 백악관 핵심관리들에 대한 기소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브와 리비 기소 가능성 유출 책임자로 지목된 칼 로브 대통령 부비서실장과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은 기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피츠제럴드 검사는 과거 수사 경력으로 볼 때 법을 적극적이고 광범위하게 해석하는 스타일이어서 이번에도 정보기관 비밀요원의 신분 노출과 관련한 법규들을 엄격하게 적용하리란 관측이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로브와 리비의 유출 목적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로브의 경우 발레리 플레임의 남편 조지프 윌슨이 뉴욕타임스에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하는 기고를 한 데 대한 보복의 성격으로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리비의 경우는 윌슨의 기고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막으려는 CIA의 조직적인 저항으로 보고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비밀요원의 신분을 유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체니 부통령의 연루설까지 흘러 나오지만, 기소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작다. AP통신은 거물급 인사 대신 실무진이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부통령실의 공보 담당인 존 한나와 데이비드 움서가 ‘상부’의 요청에 따라 플레임의 신분을 기자들에게 유출했을 가능성도 조사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개편설도 대두 로브 부실장의 기소 가능성이 커져가면서 백악관 개편설도 나오고 있다.USA투데이는 로브가 기소돼 백악관을 떠나게 되면 부시 대통령은 또다시 텍사스 출신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이너 서클’ 안에서 대안을 찾을 것으로 분석했다. 로브 부실장 후임으로는 텍사스 주지사선거 시절부터 부시 대통령을 보좌해온 캐런 휴스 국무부 홍보외교 담당 차관과 켄 멜먼 공화당전국위원회 의장, 에드 질레스피 전 공화당전국위 의장, 댄 바틀렛 백악관 고문 등이 거론된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들과 함께 조슈아 볼턴 예산관리국장과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클레이 존슨 예산관리국 부국장 등도 참모진 보강 차원에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꼬리를 잘라라” 공화당 지도부는 로브 부실장과 리비 실장이 기소될 경우의 반박논리를 개발하고, 부시 대통령에게까지 피해가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외 홍보전략 마련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 출신의 케이 허치슨 상원의원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특별검사가 지난 2년간 예산과 시간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누군가를 기소하려 해서는 안된다.”면서 “특히 기소를 하려면 범죄행위에 대한 것으로 해야지 예컨대 ‘기술적인 위증’ 등을 걸면 안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dawn@seoul.co.kr
  • [05~06 프로농구] SK 김일두 “슈퍼루키 맞죠”

    농구코트에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다. ‘거물루키’ 김일두(23)가 19점(3점슛 5개) 4가로채기로 화려한 안방신고식을 펼친 SK가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05∼06프로농구 홈경기에서 ‘통신라이벌’ KTF를 82-79로 꺾고 개막 2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고려대 출신 새내기 김일두는 승부처인 4쿼터에서만 결정적인 가로채기 3개와 3점슛 2개를 포함,10점을 쓸어담아 올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임을 뽐냈다. ‘업계라이벌’답게 4쿼터 중반까지는 시소대결을 펼쳤다. 균형을 깨뜨린 것은 겁없는 루키.SK는 65-63으로 앞선 4쿼터 2분께 김일두가 좌중간 3점포를 신호탄으로 혼자 연속 10득점을 쓸어담아 75-69까지 달아났다.KTF는 송영진과 김희선의 골밑돌파로 추격했지만,‘악동’ 게이브 미나케(28점)에게 미들슛과 3점포를 연거푸 허용, 고개를 숙였다. 대구에서는 ‘토종듀오’ 김승현과 김병철이 56점을 합작한 오리온스가 KCC를 98-89로 물리치며 개막 2연승을 달렸다.‘매직핸드’ 김승현(27·27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은 2경기 연속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뽐내며 단 1점에 그친 이상민(33)을 압도했다. 전문가들로부터 올시즌 최강으로 꼽힌 삼성은 창원에서 ‘삼각편대’ 서장훈(16점 9리바운드)-올루미데 오예데지(29점 15리바운드)-네이트 존슨(19점 9리바운드)의 파괴력을 앞세워 LG를 81-68로 물리치고 2연승 대열에 합류했다. 단테 존스(KT&G·38점 19리바운드)와 리 벤슨(전자랜드·34점 11리바운드)의 특급용병 대결에서는 KT&G가 93-83으로 승리, 개막 첫승을 신고했다. 모비스도 울산 홈개막전에서 지난시즌 신인왕 양동근(25점 8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김주성이 부상으로 빠진 동부를 81-67로 꺾고 첫 승리를 거뒀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포르노, 볼륨을 낮춰라

    인도 뉴델리에 거주하는 한 핀란드 남자가 포르노를 보다가 경찰에 구속되는 망신을 겪었다. 최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남자는 자신의 집에서 인도인 여자친구와 함께 포르노 영화를 감상했는데 볼륨을 얼마나 크게 틀어 놨던지 견디다 못한 이웃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을 뉴델리 외곽의 신도시인 구르가온에서 체포했으며 TV와 CD 플레이어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포르노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음란물을 소지하는 것도 금지돼 있으며 이를 어기면 3개월의 징역과 벌금이 부과된다. 한편 이들은 구속된 다음날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으며 재판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뉴델리 연합뉴스
  • [APEC 정상회담 D-30] 亞太자유무역·조류독감·한반도 비핵화 ‘3대화두’

    [APEC 정상회담 D-30] 亞太자유무역·조류독감·한반도 비핵화 ‘3대화두’

    미국과 캐나다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연안 21개 나라들의 협의체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05 정상회의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주제는 ‘하나의 공동체를 향한 도전과 변화’.11월12일 고위 관리회의를 시작으로 합동각료회의, 재계 지도자(CEO 서밋) 등 각종 회의가 열리지만 하이라이트는 18일 정상들이 부산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 모이는 정상회의. 정부의 공식 카운트다운도 이 회의를 기준으로 한다. ■ 주요 의제 무엇인가 정상들은 핵심 의제인 무역 자유화문제를 비롯, 대 테러, 재난 대응, 에너지 안보, 나아가 최근 국제사회를 엄습하고 있는 조류 독감 대책도 집중 논의한다.19일 의장인 노무현 대통령이 이틀에 걸친 정상들의 논의 결과를 모아 ‘정상선언’을 발표하고 의장 기자회견을 가짐으로써 한국과 개최도시 부산은 APEC 역사의 한 페이지를 남기게 된다.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등 APEC을 계기로 각국간 정상회담도 활발히 전개될 예정. 따라서 11월 초 5차 북핵 6자회담이 내놓을 결과에 따른 향후 방향도 논의될 전망이다. ●‘부산 로드맵’(Busan Roadmap to the Bogor Goals)마련 94년 인도네시아 보고르 회의는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도국은 2020년까지 역내 무역 투자 자유화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부산 APEC은 이를 위한 점검 회의로, 최종 점검 결과와 향후 행동계획을 담은 부산 로드맵이란 이름의 보고서가 각료회의 결과로 정상 회의에 보고되고 정상들은 이를 공식 채택하게 된다. 김종훈 APEC 담당 대사는 오는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WTO DDA(도하개발어젠다)협상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글로벌 기업의 최고 경영자 500명은 ‘CEO 서밋’을 열고 ‘기업가 정신과 번영-아·태 지역의 성공적 파트너십 구축’을 주제로 토론한다. 정상들과 기업 경영인들과의 합동 회의도 열린다. ●‘인간 안보’-부각되는 조류 독감 이슈 이틀째 정상회담의 의제는 ‘안전하고 투명한 아·태 지역’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재난과 신종 전염병이 주로 다뤄질 예정. 특히 전 세계를 공포로 몰고 있는 조류 독감의 경우 지난 8일 호주에서 APEC 사전 전문가 회의가 개최됐다. 조류 독감 확산에 대한 공동 대처 방안, 특히 개도국들의 예방 등이 결과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여름 태국 등 남아시아를 휩쓴 쓰나미,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재난이 급증하고 있어 예방과 신속한 구호 등의 문제도 논의된다. ●‘한반도 비핵화’ 이번 APEC이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의 선언장이 될 것이란 일각의 희망도 있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4차 6자회담 공동성명 채택 이후 고조된 분위기에서 언급한 희망. 그러나 북한이 회의 초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평화 구축 문제의 논의가 이뤄지고, 의장요약문에는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美·中·日·러 정상 사상 첫 한반도 회동문제 다음 인물들의 공통점을 말하시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스티브 잡스 애플 컴퓨터 사장, 스티브 그린 HSBC 회장, 마틴 설리번 AIG사장…. 정답 다음달 중순 며칠 동안 부산에서 먹고 자고 할 VIP들. 부산 APEC은 단군 이래 한반도에 가장 많은 세계적 ‘거물’들이 동시에 모이는 행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권에서 정치와 돈을 쥐락펴락하는 국가 원수와 기업인들이 우르르 부산행을 예고하고 있다. 2000년 서울에서 열린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 20여개국의 정상이 방한하긴 했지만, 그때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수반이 빠져 있었다. 중국도 1인자인 장쩌민 주석 대신 주룽지 총리가 방한했었다. 반면 부산 APEC엔 미·중·일·러의 정상을 비롯, 빈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빅토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탁신 태국 총리, 크란 둑 르엉 베트남 주석,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 등 아시아, 미주, 오세아니아의 정상들이 대거 참석한다. 중국의 반대로 국가원수의 참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타이완은 왕진핑 입법원장을 대리 참석시키려 하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정치권 인물이 아닌 경제인 참석을 권유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홍콩은 도널드 창 행정장관이 대표로 방한한다. ●개량 한복 입고 기념 촬영 정상들은 관례에 따라 개최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는데, 부산 APEC 준비기획단은 착용이 간편한 개량 한복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홍이점(紅二點)’인 아로요 대통령과 클라크 총리는 무릎선을 넘보는 치마 길이로 눈길을 끌 전망이다. 기획단은 각국 정부로부터 정상들의 치수를 사전 파악했는데, 일부 정상은 얼굴색과 어울리는 색상까지 까다롭게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애플·HSBC·AIG 대표등 기업인 600명 참석 경제계에서는 애플 컴퓨터,HSBC,AIG의 대표를 비롯, 크레그 먼디 마이크로소프트 수석 부사장, 리사 베리 셰브론 부회장, 존 천 사이베이스 사장,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수석 부회장, 존 하인즈 게일그룹 회장, 창샤우빙 차이나유니콤 회장, 푸청위 CNOOC(중국해양석유) 회장, 알렉스 밀러 가즈프롬(러시아 최대 기업) 회장등 쟁쟁한 기업인들이 부산을 찾는다. 국내에서도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조석래 효성 회장,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 등이 참석하는 등 모두 600여명의 국내외 기업인이 부산에서 명함을 교환하게 된다. 주최측은 이들을 대상으로 기획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APEC을 ‘경제효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4억弗 생산유발 효과 1988년 올림픽,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몇단계씩 끌어올린 행사들이었다. 한달 후 부산에서 개최되는 20005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올림픽 효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정치·경제적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브랜드 가치의 제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APEC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은 선진 통상국이라는 국제적 위상과 이미지를 드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총생산의 절반을 넘는 APEC의 올해 의장국인 한국이 무역투자 자유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역내 중견국가 위상을 재확인할 것이란 뜻이다. FTA협정 비준 연기, 쌀시장 개방 거부 등 국내 문제로 생겨난 한국의 통상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어느 정도 불식되고, 나아가 우리 기업의 대외 진출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부산’브랜드의 부상 주목할 점은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열린다는 점. 한국의 제1항구 도시로서 동북아 물류중심도시로의 부상을 꿈꾸는 부산으로선 절호의 기회. 개최 기간 동안 전 세계가 주목한 가운데 21개국 정상들과 기업인, 각국 고위 공무원, 언론인 등 6000명이 부산을 체험한다. 김종훈 APEC 담당 대사는 “부산은 IT(정보기술) 전시관과 항구의 물류 전산화·자동화를 담은 U-Port 전시관 등을 준비했다.”면서 “정상회담 결과물로 나올 ‘부산 로드맵’과 함께 엄청난 홍보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부산은 해운대와 부산 국제영화제(PIFF)로 알려져 있어 관광문화도시의 면모를 일신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KIEP와 부산발전연구원은 이번 APEC 개최로 인한 관광 수입은 3000만달러, 외국인 직접 투자 유입 효과는 8500만∼1억 6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부산 지역 생산유발 효과는 약 4억 200만달러로 추산됐으며, 여타 산업의 전·후방 효과도 1억 5000만 달러에서 2억 6000만 달러로 나왔다. 취업유발 효과도 6100명으로 전망됐다. 대규모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업그레이드 되는 시민 의식과 자긍심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 효과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양그룹(1)-창업주 김연수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양그룹(1)-창업주 김연수家

    일반인들에게 ‘삼양설탕’(현 ‘큐원설탕’)으로 익숙한 삼양사는 한국 근대경제사를 주도한 명문 기업이다. 호남 거부의 후예인 김연수(金秊洙) 창업주는 일제하인 1924년 순수 민족자본으로 기업을 설립, 한국기업의 명맥을 이었다. 김 창업주는 형인 인촌(仁村) 김성수씨가 동아일보를 설립하고 꾸려가도록 뒷받침했고, 여러 차례 재산을 털어 고려대와 고려중앙학원의 기틀을 마련하도록 뒤에서 도왔다. 그러나 김 창업주는 일제하에 기업을 경영함으로써 최근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사인명사전을 편찬하면서 친일인사로 선정하는 등 사후에 ‘친일’ 시비에 휘말리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근대 한국경제의 산증인인 김 창업주의 삶은 굴곡 많은 우리 근대사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병약했던 어린 시절 김 창업주는 1896년 10월1일 전라도 고부군 부안면 인촌리에서 부친 김경중씨와 모친 장흥 고씨 사이에서 2남으로 태어났다. 형의 호인 인촌은 바로 두 형제가 태어난 동네 이름을 따온 것이다. 김 창업주의 부친은 1만 5000석 지기의 호남 최대 거부였고 학문에도 조예가 깊었다. 부친은 일제하에서 나라가 영영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당시 저명한 사학자들을 몰래 불러 ‘조선사’를 17권이나 엮을 정도로 민족애가 투철했다는 게 삼양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창업주는 어린 시절 외롭게 지냈다. 김 창업주의 부모는 그가 태어나기 전 세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을 일찍 잃었다. 여기에다 한 명뿐인 형인 인촌이 큰아버지인 김기중씨가 대를 이을 아들이 없자 양자로 보내졌기 때문이다. 어릴 적 김 창업주는 몸이 허약했다. 폐가 약했으며 위도 튼튼하지 못해 일찍이 폐와 소화기 계통의 질병으로 자식을 잃은 경험이 있는 부모의 애를 끓게 했다. 이런 이유로 개구쟁이처럼 장난이 심하고 활발했던 인촌과는 달리 김 창업주는 조용한 것을 좋아했고, 과묵하고 내성적인 성품을 지녔다. ●27세에 경영인으로 출발 김 창업주는 15세 되던 1910년 12월8일 자신보다 두 살 위인 박하진씨와 혼인을 맺었다. 결혼 이후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인 최초로 교토제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온 이듬해인 1922년 형의 권유로 경성직뉴와 경성방직의 전무와 상무에 취임, 경영인의 삶을 시작했다. 김 창업주는 고무신과 ‘태극성표’ 광목을 대히트시킴으로써 일본자본과 맞서는 최대의 민족회사를 일궜다. 집안 내력을 잘 아는 김재억 삼양사 상임감사는 “30년대 경성방직은 우리나라 금융거래 절반을 담당할 정도의 민족 최대 기업이었다.”고 말했다. 김 창업주는 또한 농촌재건을 위해 소작농을 협동농업 형태로 결합한 근대영농을 시작했다. 이를 발판으로 1924년 삼수사(三水社)를 설립해 호남 일대의 소유농토에 대한 근대화 작업에 나섰다. 장성, 줄포, 고창, 명고, 신태인, 법성, 영광농장을 차례로 개설해 기업형 농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간척사업에도 눈을 돌려 손불농장과 해리농장의 2개 지역에 1070정보의 농토를 만들었다. 이 시기에 상호가 삼양사(三養社)로 바뀌었다. 어느 날 한 작명가가 찾아와 ‘물 수’(水)를 ‘만인의 양식’이라는 뜻인 ‘기를 양’(養)으로 바꿀 것을 권했다고 한다. 김 창업주는 만주벌 개척에도 나섰다.5개 협동농장을 개설한 데 이어 봉천에 남만방적을 설립했다. 남만방적은 한국기업 최초의 해외생산법인이다. 그러나 1945년 해방으로 만주의 사업장들을 고스란히 놓고 철수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제당업으로 재기에 나서 해방공간을 겪으면서 반민특위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김 창업주는 한국 전쟁 이후 해체상태에 놓였던 삼양사 재건에 나섰다. 그는 재기의 발판으로 제당업과 한천제조업을 선택했다. 당시 설탕은 수입에 의존해온 대표적인 외화소비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울산 바닷가를 메워 그곳에 제당공장과 한천공장을 건설했다. 그는 1956년 삼양을 제당으로 키우면서 주식회사 삼양사를 출범시켰다. 자신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고, 사장에 3남인 상홍(83), 상무에 5남 상하(80)를 앉혔다.3남과 5남이 삼양사를 맡는 전통은 3세에도 그대로 이어져 삼양그룹은 현재 상홍씨의 장남 윤(53)씨와 상하씨의 장남 원(48)씨가 삼양사 회장과 사장을 맡고 있다. 둘째 아들들인 량(51)씨와 정(46)씨도 각각 삼양제넥스 사장과 삼남석유화학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당시 삼양사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해리염전을 삼양염업사라는 별개의 회사로 독립시키고 맏아들 상준(작고)을 사장에 임명해 경영을 맡겼다.3공화국때 문교부장관과 5공화국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차남 상협(작고)에게도 삼양염전의 지분 25%를 떼어주어 형제간 경영권을 일찌감치 교통정리했다. ●재계의 거목으로 김 창업주는 1962년 설립한 삼양수산을 통해 다양한 어종을 가공, 수출하는 등 한때 냉동선만 21척을 보유할 정도로 수산업에도 주력했다. 이처럼 제당과 수산업으로 재기에 성공한 그는 4·19혁명으로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자 한국경제협의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취임, 한국 재계의 얼굴이 되었다. 경영이 본 궤도에 오르자 김 창업주는 전주방직을 인수, 삼양모방(주)을 설립했다. 이어 1969년 전주에 대단위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건설했다. 이로써 70년대 들어 삼양은 국내 초창기 산업의 중심이었던 제당으로 확고한 제조업체로의 변신을 이룩했다. 이 당시 삼양은 매출액에서나 기업선호도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국내 정상급 기업으로 우뚝 섰다. 김 창업주는 사업에 투신한 지 만 53년이 되던 1975년 회장을 상홍에게, 사장에 상하를 임명하는 등 ‘2세경영’을 출범시키고 은퇴했다. 그의 나이 80세일 때였다. 그는 은퇴 후 농촌으로 돌아가 마지막 열정을 쏟다가 1979년 84세의 일기로 생애를 마감했다. ●교육사업도 아낌없는 지원 그는 기업경영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고려대와 고려중앙학원의 운영기금을 출연한 것을 비롯해 양영회와 수당장학회를 설립, 교육사업에도 힘썼다. 문성환 삼양사 부사장은 “창업주는 두 재단을 통해 대학생 2만여명에게 대학등록금을 비롯해 하숙비, 책값, 소정의 용돈까지 장학금으로 대줬다.”고 회고했다. 이런 김 창업주의 혜택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로는 한덕수 경제부총리, 오세철 연세대 교수 등이 꼽힌다. 경성방직의 회계를 맡아 김 창업주를 도왔던 국어학자 이희승 박사는 “수당(秀堂·김 창업주의 호)은 돈 쓰는 데도 일가견을 가진 사람으로 만금을 쓰면서도 기업경영에는 한 푼을 아꼈다.”고 그의 용전(用錢)철학을 전했다. 김 창업주는 경쟁회사에도 관대했던 묵묵한 성격의 경영인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1966년 삼양의 경쟁회사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운영하던 한국비료가 이른바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곤혹을 치렀다. 임원들이 ‘사카린 없는 삼양설탕’이라는 문구로 대대적인 광고전을 벌이자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는 그의 성품을 읽는 일화로 경영인들에게 지금껏 회자되고 있다. ●방대한 혼맥…사회 각 분야와 사통팔달 김 창업주는 부인 박씨와의 사이에 7남6녀 13명의 자녀들을 두었다. 아들로는 장남 상준(작고), 차남 상협(작고),3남 상홍(83),4남 상돈(81),5남 상하(80),6남 상철(70),7남 상응(작고) 등 7남과 장녀 상경(79), 차녀 상민(78),3녀 정애(75),4녀 정유(73),5녀 영숙(72), 막내 희경(66) 등 6녀를 두었다. 김 창업주 가문의 혼맥은 정계·관계·학계·언론계·재계·교육계 등과 거미줄처럼 얽힌 방대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김 창업주의 성격이 소탈해 자식들에게 정략 결혼을 요구하기보다는 평범하고 무난한 결혼을 시켰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김재억 감사는 “창업주의 생활철학이 권세를 배격하는 것이어서 자식들이나 3세들의 결혼에도 사돈 될 집안의 내력과 상대방의 성실성을 먼저 봤다.”고 회고했다. 김 창업주는 특히 자녀들의 대부분은 중매결혼으로 짝지웠지만 사위와 며느리를 맞는 데서는 당시로는 상당히 진보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사위를 고를 때는 가문을 따지지 않고 사람됨됨이와 능력을 위주로 보았고, 며느리는 후덕한 집안 출신으로 신식교육을 받은 신여성이기를 원했다. 특히 사돈가의 위치를 보고 정혼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해 그의 직접 사돈 가운데는 정관재계의 거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 김 창업주의 며느리들 가운데 위로 세 명은 이화여전 출신 등으로 당시의 김 창업주가 원했던 신여성들의 표본이 많았다. 반면 창업주의 형인 인촌 성수씨도 9남4녀를 두어 대가를 이뤘는데 장남인 상만(작고)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직계 자손들은 화려한 혼맥을 자랑하고 있다. 고려대 이사장이자 동아일보 전 회장인 장손 병관씨는 장남 재호(41·동아일보 대표이사 전무)씨를 이한동 전 총리의 차녀인 정원(38)씨와 결혼시켰고,2남 재열(37·제일모직 상무)씨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인 서현(32·제일모직 상무보)씨와 결혼했다. 김연수 창업주 자녀들의 혼맥을 살펴보면 장남 상준씨는 당시 집안과 각별하게 지내던 이화여대 총장 김활란 박사의 소개로 이뤄져 1943년 구영숙씨의 맏딸 연성(85)씨를 부인으로 맞았다. 상준씨는 보성전문 상과를 나와 조흥은행에 근무할 때였고 연성씨는 이화여전 음대를 졸업한 직후였다. 상준씨는 3명의 딸을 출가시켜 정·관·재계 인맥을 형성했다. 장녀 정원(62)씨의 부군은 고려대와 국가대표팀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김선휘(68·삼양염업사부회장)씨다. 축구를 좋아하던 상준씨는 모교인 고려대 축구팀을 지원했는데, 이 일로 선휘씨가 상준씨 집에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혼사가 맺어졌다. 차녀 정희(58)씨는 5공시절 당시 거물 정치인이었던 김진만씨의 맏며느리로 보내 동부그룹 회장인 김준기(64)씨를 사위로 맞았다.3녀 정림(57)씨는 전 문교장관 윤천주씨의 장남 대근(59)씨와 결혼했다. 대근씨는 현재 동부아남반도체 대표이사 부회장과 동부그룹 소재분야 부회장을 맡고 있다. 상준씨의 장남 병휘(60)씨는 한양대 자연과학대 자연과학부 수학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차남 범(52)씨는 독신으로 지내며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차남 상협씨는 해방 직후 고려대 부교수 시절, 의사 김준형씨의 2남3녀 가운데 맏딸 인숙(82)씨와 연애결혼에 성공했다. 인숙씨도 니혼조시 대학을 나온 당시 보기 드문 일본 유학 신여성이었는데 상협씨의 도쿄제대 동창 부인의 소개로 만나 연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녀 명신(58)씨를 송진우 전 동아일보사장의 아들인 상현(65) 서울대 법대교수와 혼인시켰다.2녀 영신(56)씨는 정태섭 전 변호사의 아들 성진(58)씨와 결혼했다. 외아들 한(52)씨는 메리츠증권 부회장으로 있다. 3남 상홍(83)씨는 구 치안본부 재직시절 수원갑부 차준담씨의 2남2녀 가운데 맏딸 부영(79)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부영씨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전을 나온 재원이었다. 상홍씨는 2남2녀 가운데 장남 윤씨를 전 서울신문사 김종규 사장의 딸 유희(46)씨와 혼인시켜 벽산그룹 김인득 회장과 한 다리 건너 사돈이 됐다. 또 차남 량씨는 장지량 전 공군참모총장의 막내딸 영은(46)씨와 백년 가약을 맺었다. 영은씨의 오빠 장대환씨는 매일경제 신문 창업주 정진기씨의 사위로, 현재 매일경제신문 대표이사회장 인쇄인 겸 발행인과 현 매일경제TV 대표이사 회장이다. 장녀인 유주(56)씨를 사업가 윤주탁씨의 2남 영섭(59·고려대 상대교수)씨에게 시집 보내 윤주탁씨와 직접 사돈간인 박태준 전 민자당 최고위원과 연결되고 있다. 영섭씨의 남동생인 영식씨가 박 전 위원의 장녀 진아(48)씨와 결혼했다. 4남 상돈씨는 6·25 직후 김유황 전 광장㈜ 부사장의 딸 용옥(73)씨와 결혼했다. 상돈씨는 맏형인 상준씨의 중매로 장남 병진(52)씨를 축구협회 부회장과 축구대표팀 감독을 지낸 한흥기씨의 딸인 혜승(45)씨와 맺어줬다. 차남 영로(50)씨는 사업을 하던 정형식씨의 딸 은미(46)씨와 혼인했다. 외동딸 희진(45)씨는 전 대한항공 이사 오명석씨의 외아들 광희(49)씨에게 시집갔다. 광희씨는 전 나이스정보통신 전무이사를 역임했다. 5남 상하씨는 삼양사 설탕공장 설립관계로 일본에서 일하고 있던 1953년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귀국, 바로 박상례(75)씨와 혼인을 맺었다. 상례씨는 공무원 출신인 박규원씨의 딸로 김 창업주의 친구가 중매를 섰다. 외동딸인 영난(44)씨를 송하철(45·주식회사 항소 사장)씨와 결혼시켜 송남석 모나미 회장의 막내며느리로 보냈다. 장남 원씨를 배영화 경희어망 회장 딸인 주연(45)씨와 맺어 줬다. 차남 정씨는 안상영 전 부산시장의 딸인 혜원(39)씨와 결혼했다. 6남 상철(70)씨는 사업을 하던 우근호 씨의 딸 정명(63)씨를 부인으로 맞았다. 7남 상응(작고)씨는 공무원 생활을 했던 권오경씨의 5녀중 셋째딸 명자(53)씨와 결혼했다. 장녀 상경(79)씨는 아폴로박사 조경철씨와 결혼 후 이혼해 조서봉(필립), 조서만(조지) 등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차녀 상민(78)씨의 남편은 이두종(작고)씨로 활발하게 삼양사의 경영에 참여했다. 온양 지주의 아들로 자란 두종씨는 1956년 삼양사 과장으로 입사해 이 회사의 대표이사 부사장까지 올랐다.1984년 회사를 떠난 뒤에도 삼양그룹이 운영하는 재단법인 양영회와 수당장학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3녀 정애(75)씨는 교육계에 몸담았던 조종립씨의 아들 석(작고)씨와 결혼했다. 석씨는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결혼 후인 57년 삼양사에 사원으로 입사, 총무부장·경리부장·이사·상무·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전 삼양제넥스 상임고문까지 역임했다. 4녀 정유(73)씨의 남편은 전 서울대 부총장인 김영국(작고)씨다. 그는 인천에서 사업을 하던 김덕창씨의 8남매 가운데 3남으로 인천이 낳은 천재로 불리었다. 이들은 김 창업주 친구의 소개로 결혼했다. 영국씨는 서울대 정치학과 총동창회장을 지낸 상하씨의 후배이자 매제인 셈이다. 5녀 영숙(72)씨는 미국인 스테푸친과 결혼, 딸 페기, 아들 프랭크를 두고 미국에서 살고 있다. 막내딸 희경(66)씨도 교육자였던 김종규씨의 아들 성완(68·삼양사 의약사업 고문)씨와 결혼,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성완씨는 미국 유타대학 석좌교수로 인공심장 분야의 권위자다. jrlee@seoul.co.kr ■ 창업주의 친일논란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8월29일 친일인사인명사전 편찬을 앞두고 수록예정자 명단 3090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삼양사의 창업주 김연수씨도 포함됐다. 김씨는 전쟁협력 분야에서 ▲1939년 만주국 명예 총영사 ▲1940년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 이사 ▲조선방적 이사장 ▲1940∼1945년 중추원 참의(자문위원)를 지냈다는 이유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삼양그룹측은 대응을 일절 자제한 채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다만 그룹의 한 관계자는 “창업주가 일제의 압제에 죽음으로 항거하는 등 깜짝 놀랄 만하게 대항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대로 일제의 폭거에 맞서 민족자본을 형성했다.”며 “후세에 역사가들이 올바른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비교적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보다 반일 감정이 팽배했던 1949년 반민특위 재판에서도 창업주는 무죄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또 창업주는 창씨 개명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창업주의 일대기인 ‘한국 근대기업의 선구자’에는 일제시대 그의 행적이 상세히 수록돼 있다.6부로 구성된 전기에는 4부 ‘고난의 시절’ 편에 일제에 협조할 수도, 항거할 수도 없었던 고심의 일단들이 실려 있다. 김씨는 중추원 참의 임명과 관련해 1940년 5월 조간신문에 자신이 칙임참의에 임명됐다는 기사를 보고 내무국장 우에다키에게 항의하러 갔지만 결국 그의 완력에 굴복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설사 내가 지녔던 일제치하의 모든 공직이나 명예직이 스스로 원했던 것이 아니고 위협과 강제에 의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일단 그런 직함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국과 민족앞에 송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통렬한 자기반성의 글을 실었다. 김 창업주는 반민특위에 검거돼 7개월간 수감됐지만 이런 반성의 자세가 참작됐는지 재판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경성방직을 경영함에 강력히 일본자본과 싸웠고, 항상 한민족을 위한 경제적 기반확립에 노력했고, 경성방직의 상표를 태극기에서 모방한 것으로 보아 피고의 행위는 많이 참작할 곳이 있으며, 그 외의 관직 및 명예직은 일제의 압력에 못이겨 피동적으로 맡은 것이라고 증명되며, 또 피고는 한국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많은 학생에게 원조를 해 그의 혜택을 본 자의 수는 현재 수백명에 달하는 것이니 이 점으로 피고가 남긴 공적은 크다고 할 것이며, 기타 증인의 증언을 통해 볼 때 피고를 단순히 친일 및 반민족행위자라고 규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jrlee@seoul.co.kr ■ 형 김성수와 동생 김연수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가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인촌(仁村) 김성수와 수당(秀堂) 김연수를 아는 주위 사람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인촌과 수당은 호남갑부 김경중씨의 두 아들이었지만 성격은 딴판이었다. 수당은 어릴 때부터 말수가 적고 침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반면 형 인촌은 활달하고 외향적이었다. 여기에 형제는 다섯살이나 터울이 져 어린 시절엔 서로 어울리는 일이 적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평생을 친한 형제로 지냈다. 인촌은 수당이 근대적 교육을 받도록 인도했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생을 일본으로 가게 해 중·고등학교와 교토제대 경제학부를 졸업하도록 도왔다. 수당은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일찍이 ‘기업인’이 될 것을 결심했다. 오사카의 공장지대에서 받았던 강렬한 인상이 결단의 계기였다. 이처럼 수당의 행적은 형 인촌의 행적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실제로 수당이 기업가로서 길을 걷는 데는 인촌이 설립하고 인수한 기업의 경영을 맡음으로써 시작됐다. 수당이 경영인으로 첫 발을 내디딘 것도 1922년 형이 운영하던 경성직뉴와 경성방직의 경영인을 맡고부터다. 이후 수당은 경영인으로서 성공하자 인촌을 적극 도왔다. 생전에 인촌은 수당이 없었으면 교육사업을 비롯한 자신의 활동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곧잘 술회했다. 수당은 언제나 인촌에게 돈 걱정은 하지 말고 마음껏 뜻을 펼치라고 말했다. 인촌이 설립한 고려중앙학원이나 고려대, 경성방직과 동아일보 등 모두 동생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않은 것이 없었다. 특히 수당은 1940년대까지 고려중앙학원과 고려대에 기부한 재산이 연 평균 250만원에 이르렀는데, 이를 현 시가로 어림잡아 환산하면 1000억원(쌀값 기준)을 훨씬 넘는 액수다. 그러면서도 동생은 형이 하는 일을 뒤에서 묵묵히 돕기만 했다. 그는 “모든 것을 형님이 알아서 하시니까 나는 재정적인 지원만 하면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형을 만날 때마다 “형님은 교육과 문화사업을 하세요. 저는 뒤에서 돈을 대리다.”라며 든든한 후원자를 자임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청계고가 철거물 기념품으로 부활

    서울시가 청계 고가도로 철거때 나온 콘크리트 파편을 활용한 크리스털 문진(文鎭)과 기념엽서 등 기념품 27종을 17일부터 일반에 판매한다. 문진은 청계고가 철거과정에서 나온 돌과 콘크리트 조각을 크리스털에 삽입한 것이며, 기념엽서는 청계고가 구조물 조각을 납작한 원통모양으로 만들어 붙인 것으로 자석을 덧대 책상이나 냉장고 등에 붙일 수 있다. 문진과 기념엽서는 청계천 준공기념일인 2005년 10월1일을 뜻해 2만 5101개씩만 제작하고 고유의 일련번호를 매겨 한정 판매된다. 판매장소는 청계천문화관, 하이 서울 북스토어, 인사동 서울관광상품 판매관 등이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하리리 암살 희생양” 피살설

    지난 1980년부터 2003년까지 레바논 주둔 치안 책임자로 일해 내정 개입 문제를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가지 카난(63) 시리아 내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변사체로 발견돼 자살이냐 타살이냐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 암살 사건을 조사해온 유엔의 보고서 제출 시한인 25일을 앞두고 그가 사망했기 때문에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카난 장관은 지난 2월 하리리 전 총리 암살 이후 유엔에 의해 신문받은 7명의 시리아 인사 중 한 명이었다. 시리아 당국은 카난 장관이 이날 정오 사무실에서 머리에 총을 쏴 목숨을 끊었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정황이나 자살 동기, 유서 발견 여부 등을 밝히지 않았다. 언론인 출신 게르반 투에니 레바논 의회 의원은 “카난 장관이 정말 자살했는지, 아니면 자살한 것처럼 꾸민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며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고 시리아의 레바논 점령 시절의 일을 숨기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다.”고 ‘타살설’을 주장했다. 시리아 반체제 인사인 알리 사드렐디네 알 베야누니는 알 자지라 방송과 인터뷰에서 카난 장관이 숨지기 직전 레바논의 라디오 방송과 접촉해 자신에게 닥친 위험을 암시했다고 지적하면서 “시리아 정권이 정부 지도자 가운데 일부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소문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13일 카난 장관의 죽음에 정치적 음모가 게재돼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죽음으로써 하리리 암살의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는 데다 정권에 위협이 되는 거물 정치인을 제거하는 ‘일석이조’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신문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선친인 하페즈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카난 장군이 구세력을 축출하고 싶어하는 알 아사드에게 얼마 남지 않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고 전했다.신문은 또 1970년대 레바논 내전과 80년대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등 수많은 위기를 헤쳐온 노회한 정치인인 카난 장관이 보고서 공개를 두려워해 자살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강조했다.임병선기자 외신종합 bsnim@seoul.co.kr
  • 프리랜서 골퍼란

    6일 프로전향을 선언한 미셸 위가 LPGA나 PGA 투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프리랜서 골퍼’를 선택한 이유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이같은 선택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투어 출전권 획득이 시급하지 않다는 이유가 있다.LPGA 투어의 경우 만 18세 이상에게만 입회를 허용하고,‘프로 자격증’은 없는 대신 퀄리파잉스쿨과 2부투어 상금 랭킹 등을 따지는 등 입회 절차가 까다롭다.16세에 불과한 미셸 위로서는 입회 자격이 없을 뿐더러 정식 회원이 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 ‘회원 등록’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스폰서 초청 대회 성적만으로 곧장 LPGA 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고, 나비스코챔피언십과 LPGA챔피언십,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내년 3개 메이저대회 출전권을 이미 확보해 놓은 미셸 위로서는 투어 회원 여부에 상관없이 내년 10개 대회는 거뜬히 치를 수 있을 전망. 상금과 초청료가 두둑한 대회를 고를 수 있어 상금 랭킹 상위권을 줄곧 유지한다면 18세를 넘길 때 자연스레 ‘멤버십’도 가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 학생이라는 사실도 감안됐다. 학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투어에 전념할 수 없고, 방학과 연휴를 활용해도 10개 대회 이상은 소화하기 어려워 비회원에게 허용된 대회수를 초과할 여유도 없는 것이다. 또 간간이 PGA 대회측으로부터도 초청을 받는 ‘거물’로서 굳이 특정 투어에 몸을 묶어 놓을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감안됐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신연숙칼럼] 청계천 이후

    [신연숙칼럼] 청계천 이후

    기자가 살고 있는 대로변 아파트단지 담장과 인도 사이에는 어떤 배려가 있었는지, 녹지공간이 조성돼 있었다.20년 이상된 단지인 만큼 나무들은 제법 커서 대로와 주거공간의 차단막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나무들에 빨간페인트 표시가 그려지더니 나무들이 옮겨지고 녹지공간에는 공사가 시작되었다. 녹지대신 ‘실개천’을 조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배출되는 지하수 등을 이용해 담장을 따라 실개천을 흐르게 한다고 했다. 시멘트와 자연석을 섞어 구불구불 실개천이 조성되었다. 시작과 끝지점에는 분수대가 설치되었고 중간중간에는 꽃나무와 수초가 심겨져 보기에 나쁘진 않았다. 밤에 조명까지 비치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러나 실개천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봄 여름 가을의 꽤 많은 시간, 웬일인지 실개천은 흐르지 않는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철 몇 개월동안은 아예 바닥을 앙상히 드러낸 채 낙엽과 쓰레기가 뒹굴기도 한다. 차갑게 말라있는 돌 조경물을 지나칠 때면 차라리 포근한 흙냄새가 좋았다는 생각도 든다. 주민들은 번듯한 녹지를 두고 왜 공사를 하게 뒀을까 회의가 들 때도 있다. 청계천 완공날 천변을 둘러보며 집앞 실개천 생각이 났다. 암석과 시멘트구조물로 이뤄진 시설물에 분수와 폭포, 아름다운 조경과 조명 등이 역시 집주변의 양재천보다는 실개천의 확대판을 보는 느낌이었다. 겨울철에도 저처럼 풍부한 물이 흐를 수 있을까, 걱정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집앞 실개천과 청계천은 근본적으로 다른 데가 있다. 실개천은 멀쩡한 녹지를 파내고 인공시설물을 만든 것이지만 청계천은 매연에 찌든 시커먼 고가도로와 복개판을 걷어내고 어둠에 갇혔던 개천을 밝은 세상에 되돌려놓은 것 아니던가. 우리 사회가 자동차도로 이용 편의와 영세상인들의 상권, 오래된 시장 문화 등을 포기하고 하천의 복원이라는 환경대의를 선택한 최초의 역사적 증거물 아니던가. 청계천 복원을 두고 ‘또 하나의 개발’이라든가,‘조금 긴 분수’일 뿐 생태복원과는 거리가 멀다는 등의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을 안다. 일면 사실이기도 하다. 정치인 시장의 치적용 생산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편의 대신 자연의 복원에 우선적 가치를 부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을 폄하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청계천을 찾은 백만여 인파는 자연에 대한 현대인의 갈증을 입증한다. 시민들이 그저 눈요깃거리를 찾아, 흐르는 물에 발 담그고 징검다리를 밟고 다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물속에서 첨벙대는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주고 싶었던 것은 찰찰 흐르는 냇물이 간질여주는 자연의 촉감이 아니었을까 한다. 문제는 이러한 가치선택의 진정성, 지속성이다. 그러니 청계천은 한계를 보완해 나가되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청계천이 단순히 ‘또 하나의 개발사업’이 아니었음을 추후 행동을 통해 보여주어야 한다. 좋은 조짐은 이미 보인다. 청계천 이후, 정릉천·성북천 복개구간 복원이 결정되었고 변화는 과천 등 다른 도시로까지 확산되었다. 그러나 안 좋은 조짐도 많다. 호시탐탐 개발 표적이 되는 그린벨트, 레저·주거시설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전국의 숲들이 그 사례다. 당장 건너편 마을의 울창한 도시숲이 사립고교와 신축아파트업체 합작의 골프연습장 시설로 뜯겨나가게 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청계천의 자연성 복원 가치가 얼마나 유의미한 것이었는지, 그것은 이제부터의 행동에 달렸다.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와일드카드 신화’ 올해도 쓴다

    ‘와일드카드 신화는 계속될까.’ 5일 시작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가을잔치’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팀은 보스턴 레드삭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PS) 티켓을 잡은 두 팀이 2002년부터 3년 연속 계속된 ‘와일드카드 챔프 등극’ 신화를 이어갈지에 눈길이 쏠리기 때문이다. 1994년부터 3개 지구로 리그를 재편한 메이저리그는 95년부터 지구 2위팀 가운데 가장 승률이 높은 팀에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티켓을 줬다. 지난해까지 와일드카드로 가을잔치에 참가한 양 리그 20개팀 가운데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낀 팀은 모두 4팀.97년 플로리다,2002년부턴 LA에인절스-플로리다-보스턴이 내리 챔프에 올랐다. 와일드카드 진출팀의 우승 원동력은 두 가지. 먼저 우승 전력을 갖췄지만 같은 지구의 강력한 팀에 가렸다가 뒤늦게 빛을 본 경우. 애틀랜타에 밀렸지만 당대 최고의 투수 케빈 브라운과 알 라이터, 게리 셰필드와 바비 보니야 등 거물타자들이 이끌던 97년 플로리다와 뉴욕 양키스에 뒤졌지만 페드로 마르티네스-커트 실링 ‘원투펀치’에 매니 라미레스-데이비드 오티스 등 ‘특급 쌍포’를 갖춘 지난해 보스턴이 여기에 해당한다.둘째는 자체 팜시스템에서 키운 젊은 선수들의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막판 경쟁에서 살아남은 여세를 몰아 우승까지 내달린 경우.‘랠리 몽키’ 열풍을 일으켰던 2002년 에인절스와 조시 베켓 등 젊은 선수들이 뭉쳐 우승을 일군 2003년 플로리다가 그랬다. 올해는 보스턴이 전자에 해당하고 휴스턴은 후자에 속한다. 송재우 Xports해설위원은 “보스턴은 실링 등 노장투수들이 막바지에 가세해 위력적이고,1~3선발이 강한 휴스턴이 매 시리즈를 막판까지 끌고 갈 수 있다면 충분히 우승도 가능하다.”고 점쳤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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