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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음악 ●슈퍼 버라이어티 리믹스 콘서트-청춘나이트 8월 11~1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김건모, 구준엽, 그룹 쿨, R.ef, DJ DOC 등 1990년대 가요계를 풍미한 스타들이 총출동해 공연을 꾸민다. 7만 7000~9만 9000원. (02)3143-5156. ●인피니트 콘서트-그 해 여름 8월 8~12일 서울 광장동 악스 코리아.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가 소규모 공연장에서 관객과의 거리감은 좁히고 라이브의 강점은 최대한 살린 ‘신개념 감성 콘서트’를 선보인다. 9만 9000원. 1544-1555. 국악·클래식 ●이주용 피아노 독주회 1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피아니스트 이주용 리사이틀. 브로톤스의 ‘쇼스타코비치의 죽음에 대한 애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2번, 쇼팽의 환상곡 등 연주. 2만원. (02)581-5404. ●이주연의 소리놀이 2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 해금·타악기·전자밴드 연주와 그림자극 ‘별주부전’으로 꾸며 아이들에게 국악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2만~3만원. (02)515-9227. 연극·뮤지컬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8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 파리혁명 당시 파리와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처절하고 숭고한 사랑 이야기. 5만~12만원. 1577-3363. ●연극 ‘허탕’ 9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남자 수감자 2명이 지내던 감옥에 임신을 한 미인 여성이 입감되면서 3명의 예기치 않은 동거가 시작된다. 3만 5000원. (02)747-5885. 미술·전시 ●‘김종영 그 절대를 향한’ 특별전 26일까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 한국 현대 조각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 서거 30주년을 맞아 조각, 회화, 소묘, 서예 등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전시다. (02)3217-6484. ●‘맵핑 더 리얼리티즈’전 8월 19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기획전의 하나로 1970년대 모노크롬 회화와 실험미술을, 1980년대 민중미술의 대표작들을 다 함께 선보인다.(02)2124-8800.
  • [공직열전 2012] (17) 교육과학기술부 (하) 과장급

    [공직열전 2012] (17) 교육과학기술부 (하) 과장급

    교육과학기술부 과장급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수 파괴와 여성 강세를 꼽을 수 있다. 송선진 대입제도과장과 윤소영 학교폭력근절과장은 행시 46회로 과장 평균 기수 39회에 비해 월등히 빠르다. 해당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책임과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이주호 장관의 인사 원칙 때문이다. 또 2009년 6명에 불과했던 여성 과장이 올해 들어 두 배인 12명으로 늘어났다. 섬세하고 친화력이 뛰어난 여성 과장들 덕분에 현장과의 소통이 한결 원활해졌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황보은 인사과장은 예산·고등교육 분야에 정통하다. 추진력과 균형 감각을 갖추고 있다. 특히 소통을 통해 직원들이 거리감을 느끼게 마련인 인사과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 7급 공채 출신인 박경수 운영지원과장은 야간대학을 거쳐 미국 시러큐스대 행정학 석사, 호서대 벤처기업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향학열이 남다르다. 김문희 홍보담당관은 초·중등 교육에서 고등교육 분야에 이르기까지 교육정책 전반에 대해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원 관련 주요 법률개정을 주도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홍보담당관으로 발탁됐다. 장관의 신임도 두텁다. 송기민 감사총괄담당관은 교육·과기뿐만 아니라 타 부처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지방교육재정담당관, 연구성과관리과장, 기획재정부 기업환경과장 등을 거쳤다. 김천홍 기획담당관은 주유네스코대표부 주재관 등을 거친 국제통이다. 김태훈 지방교육자치과장은 서울대 연구진흥과장 등 일선 현장 경험이 많다. 정책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면서도 결정에 대한 추진력이 뛰어나다. 최은희 창의인성교육과장은 서울시교육청 근무 경력 등을 살려 현장 교육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교육기부 정책과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의 전도사다. 배동인 학교선진화과장은 학교자율화, 농산어촌 지역학교 성공 모델 기획, 창의경영학교 지원사업 등 현 정부의 초·중등 핵심 과제를 성공리에 추진했다. 최성유 교육복지과장은 일선 시도교육청 교육행정 경험이 풍부한 정통 교육행정가다. ‘다름을 재능으로’라는 모토를 걸고 다문화 및 탈북 학생에 대한 맞춤형 교육지원 제도를 마련했다. 과학기술 분야 기획 및 예산 전문가인 오태석 기초과학정책과장은 과기 분야의 총괄과장으로 부드러운 리더십이 강점이다. 나로호 3차 발사의 책임자인 고서곤 우주기술과장은 교과부 국제협력국 양자협력과장, 전략기술개발관, 원자력우주협력과장을 거쳤다. 정택렬 원자력기술과장은 교과부 첫 홍보담당관을 맡았으며 원자력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국제협력을 이끌었다. 허재용 과기인재정책과장은 과기 분야의 대표적인 국제협력 전문가로 교육과 과학기술정책 융합에 힘쓰고 있다. 김재금 대학선진화과장은 교과부 내 핵심 과장을 두루 거친 교육통이다. 정희권 산학협력과장은 사무관 시절부터 과기정책 총괄 업무를 맡아 왔으며,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된 안건의 절반은 정 과장의 손을 거친다는 평을 받는다. 장인숙 기획조정과장은 연구개발제도, 인력양성, 연구개발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뛰어난 업무처리 능력으로 교과부를 이끌어 갈 차세대 여성 주자의 선두에 서 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길섶에서] 미안합니다/이도운 논설위원

    오늘따라 유난히 몸이 물을 잘 타는 것 같았다. 내친김에 평소보다 10분이나 수영을 더 했다.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출근족들이 거의 다 빠져나가 한산한 편이었다. 거울을 보며 단장을 하는데, 뒤에 60대로 보이는 노인 한 분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뭔가 말하려 하다 마는 듯했다. 별 생각 없이 내 할 일을 계속했다. 잠시 후에 또 한 사람이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콧수염을 기른 그 사람은 50대로 보였다. 그러자 노인은 그 사람에게 로션을 내밀며 등에 발라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다. 그 사람은 흔쾌히 응했다. 아마도 노인은 조금 전 나에게 로션을 발라달라고 말하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말을 하지 않았을까. 무표정한 얼굴, 사무적인 몸짓에 거리감을 느낀 것일까. 출근 시간을 다투는 듯 서두르는 모습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아직 젊어 보이는 40대보다는 말 걸기 편한 50대 남자를 기다린 것이었을까. 이유가 무엇이었든간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한센인의 한센인에 의한 한센인을 위한

    한센인의 한센인에 의한 한센인을 위한

    차별과 편견 속에 살아온 한센인의 삶과 꿈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처음 제작된다. 촬영 장소는 경기도 내 5개 한센마을이다. 경기도는 6일 국내 최초로 한센마을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오래된 꿈’(가제·감독 김준호·박명순) 제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도의 지원을 받아 제작될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한센마을에서 살아온 한센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삶과 증언을 재구성하고, 한센마을에 대한 기억과 역사를 기록할 예정이다. 영화는 1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내년 9월 개최 예정인 제5회 DMZ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게 된다. 2009년부터 파주출판도시 및 대성동 마을 등에서 DMZ다큐멘터리영화제를 개최해 온 경기도와 경기영상위원회는 지역 문화자원을 발굴, 육성하고 다큐멘터리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올해부터 경기도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금은 1편당 5000만원이다. 이에 따라 공모를 통해 한센마을을 첫 제작지원 주제로 선정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다큐멘터리 전문배급사 ‘시네마 달’의 김일권 대표는 “한센마을을 주제로 한 영화는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이 노출을 꺼리고 초상권 문제 등으로 쉽지 않은데 주민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이번 영화의 의미를 평가했다. 도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가 그동안 소외됐던 한센마을 주민의 삶을 이해하고, 한센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차별 및 편견을 없애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준호·박명순 감독은 “한센마을에서 미디어교육을 통해 주민이 마음을 열고 자신의 역사와 기억을 스스로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도내에는 포천 장자마을 등 5개 한센마을에 32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도는 롯데시네마와 손잡고 지난달 14일 장자마을을 시작으로 5개 마을을 돌며 최신 개봉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한편, 올해로 4회째를 맞는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오는 9월 20일부터 26일까지 펼쳐진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애플루엔자’에 병드는 아이들] 명품 탐닉 부르는 육아 과소비

    [‘애플루엔자’에 병드는 아이들] 명품 탐닉 부르는 육아 과소비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김모(35·여)씨는 엄마들 육아모임에 가기를 꺼린다. 아이들에게 비싼 옷을 입혀서 나온 엄마들을 볼 때마다 자괴감과 거리감이 느껴져서다. 김씨는 “모임에 가면 경쟁하듯 아이에게 이것저것 해 줬다고 자랑을 늘어놓고, 옆에서는 재밌다는 듯 그걸 칭찬하더라.”면서 “아이를 위해 해 주는 것이지만 지켜보면 모두 자기과시뿐이어서 씁쓸해지더라.”고 털어놨다. 경기 성남 분당에 사는 노모(39·여)씨는 요즘 딸아이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이 최근 한 명품 브랜드의 원피스를 사 달라고 조르는 탓이다. 노씨는 “맞벌이를 할 때 사줬던 명품 브랜드를 아이가 좋아하게 된 것 같다.”면서 “지금은 외벌이라 형편이 그렇게 안 되는데 버릇을 잘못 들인 것 같아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스스로 과시적 소비를 즐기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CJ엔터테인먼트가 발표한 어린이백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5~6학년 여자 아이들의 23%가 친구들과 함께 직접 쇼핑을 하고 53%는 예쁘거나 마음에 드는 물건보다 친구들이 부러워할 수 있는 인기 브랜드 제품을 갖고 싶다고 응답했다. 과거 중·고등학생 때나 나타나던 과시적 소비가 초등학생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 23% “직접 쇼핑”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과시적 소비를 즐기는 이른바 ‘애플루엔자’ 증상을 보이는 가장 큰 원인으로 부모의 육아 과소비를 꼽는다. 서정희 울산대 아동가정복지학과 교수는 “인성만 사회화되는 게 아니라 물질주의적 가치관이나 과시형 소비성향도 함께 아이에게 학습된다.”면서 “부모들의 육아 과소비가 아이들을 소비에 탐닉하도록 만드는 첫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경혜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도 “자녀가 하나밖에 없는 가정이 늘면서 아이를 최고로 키우고 싶어 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면서 “아이에게 좋은 것을 해 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것이 육아 과소비 형태로 나타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육아 과소비를 넘어선 부모들 간의 경쟁심리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직장인 이모(44·여)씨는 “단순히 아이에게 좋은 것을 해 주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가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은연중에 부모들 간에도 경쟁심리가 있는 것 같다.”면서 “옆집 아이가 무얼 했으니 우리도 해야 하고, 이것을 하면 옆집 아이보다 우리 아이가 더 나아 보이니 해 줘야 한다는 인식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아이의 엄마인 김모(37)씨도 “한 아이 엄마가 명품 유아복을 입히면 다음번 모임에 그 브랜드 옷이나 물건을 사 주는 부모들이 10명 중 3~4명은 된다.”면서 “아이를 위해 돈을 쓰는 게 아니라 자신의 체면을 위해 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친가·외가 지원 함께 받아 경제적 풍요 특히 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외동아이 비중이 늘어나는 점이 육아 과소비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요즘 아이를 키우는 데는 부모들의 경제력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한 명밖에 없는 탓에 조부모와 외조부모들도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맞벌이 가구는 507만 가구로, 전체 부부가구 1162만 가구의 43%를 차지했고 외동아이 비중도 50%를 넘었다. 보령메디앙스와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부모 2187명을 대상으로 파악해 작성한 양육·소비문화 보고서에 따르면 영아기 때 친가와 외가로부터 받는 현금·물품 등 경제적 지원은 63만 3000여원으로 조사됐다. 유아기 때는 36만 4000여원, 학령기 때도 31만 8000여원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는 “경제력을 갖춘 조부모는 물론 외조부모들도 하나뿐인 손자·손녀에게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면서 “아이가 지나치게 경제적 풍요 속에 살다 보면 잘못된 소비습관에 길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절제하는 법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은 “맞벌이 부모의 경우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무언가를 사줌으로써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다.”면서 “이럴 경우 자칫 아이에게 가정문제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제적 보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현·배경헌기자 moses@seoul.co.kr
  • [열린세상] 아버지와 함께 하는 축제는 어떨까 /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아버지와 함께 하는 축제는 어떨까 /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5월의 끝자락인 지난주 내가 있는 대학에서도 축제가 열렸다. 축제 마지막 날 우리 국문과 학생들이 주점을 열었다기에 매상을 올려주기 위해 잠깐 들렀다. 싱그러운 봄밤, 인기 가수의 공연이 열렸고, 빠른 리듬에 맞춘 학생들의 춤과 환호성에 교정이 들썩였다. 초대받은 듯한 남학생들도 흥겹게 어울려 신명나는 판이 벌어졌다. 1980년대 초반 최루탄으로 얼룩진 대학 축제가 떠올랐다. 탈춤 공연이 끝나면 모두 어깨동무를 하고 독재 타도를 외치면서 데모를 했다. 매운 최루탄 때문에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된 채 시대에 대한 울분을 토하고 소주잔을 기울이던 젊은 대학생, 그것이 지금의 아버지 세대가 겪은 축제의 모습이다. 최루탄 때문에 벌레 한 마리조차 살지 못하게 된 삭막한 교정, 엉망인 축제, 그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 전의 일이라니. 학생들과 면담을 해보면 아버지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학생들의 사고와 생활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주장만을 무조건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리고 일찍 명예퇴직을 하여 경제적 부양 능력을 상실한 아버지에 대한 실망감도 또 다른 원인의 하나였다. 그런데 더 놀란 것은 학생 개개인의 가정환경과 관련된 측면보다 아버지 세대를 바라보는 사회적 풍토가 더 큰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가난한 분단국가에서 불과 60여년 만에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서 정치, 사회, 문화 등 제반 측면에서 일어난 급속한 변화의 틈새를 메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젊은 세대에게 아버지 세대의 경험을 이야기해 보자. 젊은 시절, 시대의 어둠에 절망하고 그것을 극복하려고 데모를 했다고, 민주화가 이루어진 후 결혼해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고, 그리고 컴퓨터가 일상을 지배하면서 컴맹이라는 놀림을 받지 않기 위해 컴퓨터와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해 보자. 나아가 명예퇴직을 해서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해서 두렵다고 말해 보자. 젊은 세대는 아마도 그런 경험을 무관심하게 들을 것이다. 그것이 젊은 세대의 잘못일까. 그렇지 않다. 아버지 세대 역시 젊은 세대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유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 공유의 광장을 한 가족 안에서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광장을 사회 풍습에서 마련하는 것이다. 세대 간의 벽을 넘어 가치관의 차이를 이해하면서 그것을 발전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사회적 광장이 부재하는 것, 그것이 오늘날 아버지 세대를 고개 숙이게 하고 있다. 어느 시대든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거리감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공유의 광장을 마련하기 위해 무던 애를 써왔다. 그런데 지금 그런 노력을 하기는커녕, 아버지 세대는 보수고 젊은 세대는 진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퍼뜨리고 그런 담론을 확대재생산하는 축들이 있다. 그들의 논리가 만연하는 한 단절된 각 세대만의 밀실만 있고, 그 밀실의 충돌만 있을 뿐이다. 이청준의 소설 ‘축제’를 보면,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고 키가 작아지는 것은 뒷사람들의 삶과 지혜로 그것이 전해지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곧 자식과 후손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이 어머니라는 것이다. 지금의 아버지 세대가 젊었을 때에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고귀한 사랑을 깨우쳐 주는 사회적 광장이 있었다. “바릿밥 남 주시고 잡숫느니 찬 것이며/두둑히 다 입히고 겨울이라 엷은 옷을/솜치마 좋다시더니 보공되고 말아라”는 정인보의 시조 ‘자모사’를 아버지 세대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내년 축제 때 학생들이 아버지와 함께하는 장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청준의 다른 소설 ‘흰옷’에서, 아버지 세대와 자식 세대가 서로 어우러져 한바탕 굿판을 벌이면서 세대 간의 단절을 극복하고 서로 화해를 도모한다. 그런 축제의 광장이 대학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로 확산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럴 때, 고개 숙인 아버지도 얼마간 고개를 들 수 있지 않을까.
  • 이런 점은 스마트와 거리감

    스마트TV 셋톱박스 ‘다음TV 플러스’는 비싼 스마트TV를 구매하지 않고도 기존 TV를 스마트TV처럼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내놓는 일체형 스마트TV가 100만원대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19만 9000원은 매력적인 가격이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우선 인터넷TV(IPTV)와 비교했을 때 콘텐츠가 빈약하다. 어린이를 위한 키즈 섹션과 스포츠 코너가 비중 있게 배치돼 있지만 공중파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씨는 “IPTV의 경우는 인기 드라마를 주문형비디오(VOD)로 볼 수 있는데 다음TV에서는 시청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 관계자는 “VOD 서비스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드라마와 영화 등 콘텐츠도 보강해야 한다. 영화에 유료·무료 표시가 없는 것도 아쉽다. 이씨는 “나처럼 무료 영화를 골라서 시청하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유료인지, 무료인지 알기 위해서는 매번 해당 영화를 클릭하고 들어가서 확인해야 한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집에서 TV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으면 다음TV를 시청할 수 없어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리모컨 기능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다음 리모컨으로는 TV 시청을 위한 조작이 가능하지만 TV 리모컨으로는 다음TV를 조작하지 못하기 때문에 리모컨을 이중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TV 플러스 설치 방법이 복잡하지는 않지만 HDMI 입력단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구매한 지 오래된 TV나 PC 모니터는 HDMI 입력단자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별도로 연결 가능한 제품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와이파이 환경으로 연결했을 때 데이터 속도 때문에 동영상이 끊기는 현상도 개선할 점으로 꼽혔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주역 강수진·마레인 ‘카멜리아 레이디’를 말하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주역 강수진·마레인 ‘카멜리아 레이디’를 말하다

    1840년대 프랑스 파리. 가장 인기 있는 쿠르티잔(부유층의 공개 애인)인 마르그리트 고티에와 명문가 청년 아르망이 사랑에 빠졌다. 아르망의 아버지의 반대로 마르그리트는 아르망을 떠나야 했지만, 아르망은 그녀가 화려한 과거의 삶을 찾아간 것으로 오해한다. 아르망을 그리워하며 폐병을 앓던 마르그리트가 쓸쓸한 죽음을 맞은 뒤에야 아르망은 마르그리트의 일기를 보고 진실을 깨닫는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자전적 소설 ‘라 트라비아타’(춘희)의 줄거리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에게서 오페라로, 발레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에게서 ‘카멜리아 레이디’로 다시 태어났다. 화려한 안무와 쇼팽의 섬세한 음악이 조화된 명작 발레로 손꼽힌다. ●10년만에 내한… 강수진의 마지막 전막 공연 새달 15~1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이 작품을 전막으로 올린다. 10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인 데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마지막 전막 무대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강수진과 마레인 라데마케르, 두 주역과 발레단 예술감독 리드 앤더슨에게 이 공연은 어떤 의미일까. 독일에서 공연 중인 이들과 이메일로 인터뷰하고 이를 재구성했다. 2008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4년 만에 전막 무대에 오르는 강수진은 “설레고 매우 기쁘다. 특히 ‘카멜리아 레이디’는 정말 오랜만이라 더욱 특별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작품으로 1999년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받았다. “당시 나는 마르그리트의 감정에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다양한 경험과 공연을 하면서 많이 배웠고 감정 표현도 수월해졌다.”면서 가장 좋아하는 역할로 마르그리트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상대역인 마레인에게도 이 작품은 소중하다. 2006년 아르망을 연기한 그 자리에서 주역 무용수로 승급되는 기쁨을 누렸다. 마레인은 “지금껏 나의 경력에서 가장 행복했던, 또 두려웠던 순간”이라고 떠올렸다. 작품 자체에 대해 이들은 확실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야기가 정말 좋고, 주인공의 감정과 감성이 춤으로 잘 표현된 작품이다. 특히 쇼팽의 아름다운 음악이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앤더슨 감독은 “이 작품을 계속하는 이유는 인물들이 매력적이고, 발레단의 모든 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무용수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동시에 도전이 되는 멋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마레인 “강수진과 춤추면 그 순간 특별해져” 이렇게 똘똘 뭉친 이들은 서로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을까. “마레인은 따뜻하고 멋진 사람”이라는 강수진은 “무용수로서 기량이 무척 훌륭하고, 음악에 대한 이해도 남다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랫동안 놀라울 만큼 안정적이고 서로 눈빛만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신뢰감을 드러냈다. 마레인은 “우리가 춤을 출 때 그녀는 선배가 아니다.”라며 다소 도발적인 말을 꺼냈다. “물론 나는 그녀를 무척 존경하지만, 무대에서는 상하계급이 존재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그는 “강수진과 춤출 때는 아무런 경계나 거리감 없이 감정을 전달하는 특별한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14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앤더슨 감독도 “강수진은 타고난 무대 체질이면서 사랑스럽고, 관객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것이 매력적이다. 두 무용수는 감정적으로 잘 어울리고, 관객을 열광시킨다.”고 말했다. 올해 강수진은 발레리나로서는 다소 나이가 많은 편인 45살이라, ‘마지막’을 운운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는 당장 은퇴를 생각하지 않는다. ‘카멜리아 레이디’ 초연 당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최고 무용수였던 마르시아 하이데나 브리지트 카일 등은 40대 중반에도 수석 무용수로 활동했다. 요즘 존 크랑코의 ‘레이디 앤드 더 풀’이나 모리스 베자르의 ‘제테 파리지엔’을 공연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아직 (은퇴에 대해)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은퇴 후에도 예술과 함께하는 삶을 살 거라고 확신한다.”는 강수진은 “(은퇴 후에는)25년 넘게 최고의 안무가와 일하면서 축적한 지식과 경험, 전 세계적인 교류를 한국 발레계에 전하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물론 지금 당장은 그의 은퇴를 떠올릴 때가 아니다.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 감상하면 더욱 재미있게 보게 될 것”이라는 그의 관전 포인트를 따라 작품을 즐기는 게 먼저다. 1577-526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WP기자 집필 ‘버락 오바마, 스토리’ 속 청년 오바마는

    WP기자 집필 ‘버락 오바마, 스토리’ 속 청년 오바마는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이 20대 대학 시절 사귀었던 백인 여자친구들에 관한 사연이 실명으로 공개됐다. 미 잡지 배니티 페어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자인 데이비드 마라니스가 집필한 신간 ‘버락 오바마, 스토리’의 이달 말 출간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의 전 여자친구 2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발췌해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청년 시절 사귄 여자친구는 알렉스 맥니어와 즈네비브 쿡(오른쪽)이라는 이름의 백인 여성이었다. 맥니어는 오바마 대통령이 1982년 캘리포니아의 옥시덴탈 칼리지를 다닐 때 만난 여학생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으로 옮긴 뒤에는 주로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낭만적인 사랑 고백보다는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이 많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한 직후인 1983년 한 파티에서 호주 외교관의 딸인 즈네비브 쿡을 만나 1년 넘게 사귀었다. 쿡은 청년 오바마가 매우 매력적인 연인이었지만 동시에 특유의 침착함 때문에 닿을 수 없는 거리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쿡은 1984년 2월에 쓴 일기에서 “사랑을 나눌 때는 따뜻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날카롭고 예민하다. 달콤한 말로 마음을 열고, 신뢰하게 만들지만 냉정하다.”고 썼다. 오바마 대통령은 1995년에 펴낸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서 “그녀는 백인이고, 목소리는 풍경 소리를 닮았다.”고 ‘뉴욕 여자친구’의 존재에 대해 언급했으나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자서전에서 뉴욕 여자친구와 흑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연극을 보고난 뒤 그녀가 “나는 흑인이 될 수 없다.”고 말해 다퉜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하면서 인종 차이와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마라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서전에 나온 뉴욕 여자 친구는 즈네비브 쿡이나 특정한 여성이 아니며, 책 속의 일화는 실제 일어난 일이지만 백인 여자친구들과의 관계를 상징하는 압축적 사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안철수 사단’ 누가 있나

    ‘안철수 사단’ 누가 있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 행보’를 드러낸 지난 수개월간 그의 지원세력도 변화가 생겼다. 사실상 ‘안철수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종인 전 경제수석, 법륜스님 등 1세대는 안 원장과 거리감이 생겼다. 윤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안 원장이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할 즈음 “안 원장에 대한 기대도 없고(그가 대선에) 나가든 말든 내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법륜스님 또한 안 원장의 신중한 행보가 이어지자 “기존 정치에 들어가서 능력을 발휘할 사람은 아니다.”라며 일찍 선을 그었다. 김종인 전 경제수석과도 비슷한 이유로 관계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알려진다. 대신, 총선을 지나면서부터는 2세대 지원 세력이 새로운 정치적 필요에 의해 형성되는 분위기다. 안 원장도 과거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통합당 김효석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본인의 적극 부인에도 불구하고 안 원장 측과의 회동설이 나돌았다. 총선에서 ‘안철수 마케팅’을 폈던 야권의 수많은 후보들도 필요에 따라 뭉칠 수 있는 잠재적 안철수 사단이다. 안 원장 측은 새누리당의 이정현 의원 등 몇명에게 접촉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의 김부겸 최고위원과도 만나려 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안 원장과 학술적 교류를 나눈 교수진들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안철수 사단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안 원장과 만나 한국정치경제발전사, 남북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대선학습’이라는 추측을 내놓았었다. 안 원장이 기부한 안랩의 주식을 토대로 재단을 만드는 일을 지원했던 강인철 변호사는 변함없는 핵심 측근이다. 여성운동계의 대모, 안철수재단 박영숙 이사장도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안 원장의 지원 세력은 여전히 구체적이지는 않다. 300명쯤으로 알려진 ‘멘토단’은 면면이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화제의 당선자] ‘벤처신화’·‘스타CEO’… 여의도 입성

    [화제의 당선자] ‘벤처신화’·‘스타CEO’… 여의도 입성

    ‘벤처신화’, ‘스타CEO’, ‘인터넷 마케팅 전도사’ 등 갖가지 수식어구가 따라 붙는 전하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여의도행 티켓도 거머쥐었다. 성남 분당을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전 당선자는 민주통합당 김병욱 후보를 여유 있는 표차로 눌렀다. 전 당선자는 당초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특보를 지낸 김 후보와 불꽃 튀는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분당을이 서울 강남벨트 다음으로 여당 안방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손 고문이 지난해 4·27 재·보선에서 당선된 뒤 야당 기세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전 당선자는 또 선거 막판 대학원생의 명의를 불법적으로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악재를 겪었다. 대규모 유세보다는 골목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역 주민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그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전 당선자는 ‘청년에게 꿈을, 분당에 새 희망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LH공사 등 공기업이 이전해 나갈 자리에 IT 관련 산업단지를 조성해 분당을 ‘제2의 대덕단지’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전 당선자는 ‘아래아한글’ 워드프로세서로 유명한 한컴이 부도 위기로 알짜 프로그램을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 헐값에 넘길 뻔했던 1998년 한글지키기 운동본부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대표이사로 추대됐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웠던 벤처회사를 아내에게 맡기고 귀국, 한글지키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한컴 이미지를 개선했다. 새누리당은 고학력 화이트칼라와 젊은 부모가 많은 분당을을 공략하기 위해 벤처 신화를 일군 전 당선자를 전략 공천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6월부터 지하철·길거리서 춤판 벌여요”

    “6월부터 지하철·길거리서 춤판 벌여요”

    인천시립무용단 손인영(51) 예술감독은 무용단의 실질적인 사령탑이다. 단장인 송영길 인천시장이 운영에 관여하기 어려운 만큼, 손 감독은 무용지도뿐 아니라 관리·운영까지 총괄하고 있다. 인천시는 문화예술계의 ‘진보’로 분류되는 손 감독에게 기대가 크다.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립 예술단이 시민과 따로 노는(?) 현상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부응하듯 손 감독은 ‘무용 대중화’를 선언했다. 영화나 연극 등에 비해 거리감이 느껴지는 무용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삶의 현장 속에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손 감독은 “예술도 포장을 잘해야 한다.”면서 “아무리 공연이 뛰어나도 사람이 꼬이지 않으면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이 차원에서 시민을 찾아가는 공연을 추구하기로 했다. 오는 6월부터 지하철역, 길거리, 관광지, 공공건물 등에서 전통과 현대 무용을 접목시켜 흥겨운 춤마당을 벌이기로 했다. 또 어린이날·어버이날·밸런타인데이 등에는 이벤트를 가미한 공연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일선 지자체의 협조를 통해 각 마을을 찾아다니며 공동체 특성에 맞는 공연을 펼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시 예산으로 만들어진 공연에 일부 마니아들만이 찾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시민 수준에 맞는 공연으로 대중을 끌어안겠습니다.” 이러한 구상은 손 감독이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나우무용단’이 밑거름이 됐다. 이 무용단은 1986년 창립 이래 장애인시설, 사회복지관, 노인·아동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대상에 맞는 공연을 펼쳐 왔다. 공연은 일체 무료로 진행됐으며, 최소한의 공연비용은 후원회 기금으로 충당했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나우무용단은 2009년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됐다. 손 감독은 공연 때면 늘 춤에 대해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 연습과정도 공개한다. 춤 자체가 어려운 만큼 설명이 없으면 대중의 진지한 반응을 끌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손 감독은 “무용은 몸짓의 기호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단원들이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추구하면 관객과 멀어지게 된다.”면서 “반드시 시민과 함께하는 무용단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게임 캐릭터, 소설로 재탄생

    게임 캐릭터, 소설로 재탄생

    ‘온라인게임, 이야기와 통하다.’ 온라인게임 업체의 대표 게임들이 페이스북이나 소설로 재탄생하고 있다.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페이스북을 통해 친근함을 더하거나 게임 속 캐릭터는 살린 채 새로운 이야기를 소설로 출간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원작은 유지하면서 게임의 관심도를 높이는 새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9일 온라인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이 홍보를 위해 웹사이트나 트위터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게임 이용자들을 위한 정보 제공 용도로 그치기 일쑤다. 하지만 단순한 게임 정보 제공이 아니라 스토리를 전달함으로써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게임에 대한 거리감을 줄일 수 있다. 특히 CJ E&M 넷마블 ‘마계촌 온라인’의 이색적인 콘셉트의 페이스북이 눈길을 끈다. 마계촌 온라인은 제3의 인물 김칠복으로 공식 페이스북을 열고 ‘추적자 김칠복 연대기’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게임 속 악당인 레드아리마가 김칠복의 부인인 박공주를 비롯해 이름이 ‘공주’이거나 ‘공주’라는 단어와 관계 있는 다양한 패러디 인물들을 납치한다는 설정으로, 이용자들은 공주를 구하기 위한 미션을 수행한다. CJ E&M 넷마블 관계자는 “페이스북을 운영한 게임은 있었지만 게임 속 주인공을 내세운 것이 일반적이었고 이번처럼 제3의 인물로 공식 페이스북을 오픈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 스토리 라인을 만들고 이슈를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의 경우는 자사의 인기 온라인 액션게임을 소재로 소설 ‘던전앤파이터 : 아라드의 귀검사 1권’을 출간했다.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좋은 반응을 보이며 재판 발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소설은 던전앤파이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세계관을 기반으로 게임 스토리와는 다른 내용을 담았다. 또 글과 다양한 일러스트가 삽입된 일본식 소설 장르인 ‘라이트 노블’(Light Novel) 형태이며 향후 4권까지 출간될 계획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최근 트리니티2의 홍보를 위해 인기 만화작가 김성모와 이말년을 영입한 케이스다. 이에 따라 두 작가를 활용한 각종 티저 광고제작을 하고 트리니티2를 소재로 한 웹툰을 연재하는 등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한국영화는 지금 ‘4050 배우’ 전성시대

    한국영화는 지금 ‘4050 배우’ 전성시대

    4050 중견 배우들이 충무로의 지형도를 바꿔 놓고 있다. 최근 이들이 한국 영화계의 흥행 주역으로 떠오르며 핵심 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몇 년 전만 해도 20대 젊은 배우들에게 주연 자리를 내어주고 점차 조연급으로 밀려났다가 다시 그 자리를 되찾는 모양새다. 지난 연말 할리우드의 맹공에 기세를 펴지 못하던 한국 영화는 4050 배우들의 열연으로 오랜만에 전성기를 되찾았다. 올해 최단 기간 3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는 코미디와 누아르를 오가는 최민식(50)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주말 350만명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에 돌입한 ‘댄싱퀸’도 주연 황정민(42)과 엄정화(41)의 연기 내공이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환갑을 넘긴 ‘부러진 화살’의 안성기(60)까지 흥행 배우 대열에 합류하면서 충무로는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여기에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영화의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는 ‘하울링’의 주인공 송강호(45) 역시 대표적인 40대 연기파 배우다. 상반기에는 4050 배우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설경구(44)는 올여름 개봉을 앞둔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타워’의 주연으로 나서며, 이명세 감독의 첩보 액션 영화로 100억원대 규모의 ‘미스터 K’의 주연으로 캐스팅돼 다음 달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지난해 500만명을 동원한 ‘완득이’의 주인공 김윤석(44)도 상반기 기대작인 ‘도둑들’의 주연으로 돌아온다. 지난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중년배우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한석규(48)도 차기작인 영화 ‘베를린’을 통해 스크린으로 컴백할 예정. 40대 진입을 눈앞에 둔 30대 후반 배우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특히 이들은 10~20대 배우들의 전유물이던 멜로물의 주연까지 꿰차며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귀하신 몸’이다. 지난 1월 로맨틱 코미디 ‘네버엔딩 스토리’에서 주연을 맡았던 엄태웅(38)은 두 달 만에 다시 멜로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컴백한다. 이선균(37)도 상반기에만 ‘화차’와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두 편의 주인공을 맡았다. 김주혁(40)도 지난해에만 영화 ‘적과의 동침’, ‘투혼’, ‘커플즈’ 등 3편 연속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한국 영화계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년배우들의 활약을 영화계는 두 손 들어 반기고 있다. 할리우드의 조지 클루니(51)나 톰 크루즈(50)처럼 한국 영화계도 연기 잘하는 중견 배우들이 활약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 한 중견 영화 제작사 대표는 “요즘 영화판에 젊은 배우나 감독들이 득세해 나이가 들면 현역에서 물러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영화계 선배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어 용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4050 배우들이 전성시대를 맞은 이유를 문화적 세대 통합 등 달라진 관객들의 관람 성향에서 찾고 있다. 영화 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10대부터 40대 사이의 관심사나 정보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세대 통합이 이뤄지는 것 같다.”면서 “대중문화계도 나이로 편을 가르기보다는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지는 문화적 세대 통합이 이뤄지면서 젊은 관객들도 4050 배우들에 대해 특별히 거리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안성기는 “요즘 내 예전 출연작들을 다시 찾아보고 놀라면서 친근감을 표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면서 “위에서부터 배우층이 두꺼워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부러진 화살’에서 안성기와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박원상도 “영화 촬영장에 대선배가 계시면 후배들이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갑절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영화가 드라마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고, 흥행과 투자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검증된 배우를 선호하는 것도 4050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또 다른 이유다. 한 영화 홍보사 대표는 “드라마는 진행을 해 가면서 연기력을 쌓아 갈 수 있기 때문에 모험적인 캐스팅도 가능하지만, 두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연기를 보여 줘야 하는 영화에서 연기력은 필수”라면서 “요즘 관객들은 SNS를 통해 워낙 입소문이 빠르기 때문에 안정된 흥행과 투자를 위해서도 연기력이 검증된 4050 배우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평론가 정지욱씨는 “최근 ‘나는 가수다’의 열풍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력 위주의 풍토가 문화계 전반에 퍼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요즘처럼 매체가 다양화되고 SNS가 발달된 상황에서 극장에서만큼은 검증된 배우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완성도 높은 영화를 즐기려는 관객이 더욱 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블록버스터 전시 대신 자체 기획전 늘릴 것”

    “블록버스터 전시 대신 자체 기획전 늘릴 것”

    김홍희(64) 서울시립미술관장의 운영 계획은 ‘자체발광’으로 요약된다. 샤갈, 로댕 같은 옛 시대 거장의 전시, 흔히 블록버스터 전시라고 일컬어지는 대형 기획전 대신 미술관 자체 기획전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미디어아트 같은 현대미술에 잔뜩 무게를 싣는다.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교육과 홍보 기능 강화도 약속했다. →외부 기획전을 줄이겠다고 했다.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포기하는 셈인데. -19세기 작가들은 이미 충분히 소개돼 왔다. 20세기 중후반 스타 작가들도 충분히 다뤄볼 만하다. 가령 올해 12월에 원래 클림트전시가 예정돼 있었는데 이걸 비엔나화파 전시로 업그레이드했다. 스타 작가, 인물보다는 미술사적으로 접근하도록 한 것이다. →관객 수가 줄지 않을까. -나에겐 광주비엔날레 경험이 있다. 처음엔 비엔날레 작품을 보고 다들 저게 무슨 작품이냐고 했다. 그런데 10여년의 경험이 쌓이면서 광주 시민들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마찬가지라고 본다. 다만 현대미술에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충분한 교육, 홍보와 연계시킬 방침이다. →중견작가전, 그러니까 6월 중 ‘SeMA 중간허리 2012’를 처음 연다. 어떤 내용인가. -최근 대안공간이 많이 생겨나면서 젊은 작가들에게 많은 무대가 주어졌다. 원로는 원로대로 충분히 조명받고 있다. 한데 중견작가들은 낀 세대가 되어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못 잡고 있다. 자기만의 세계가 구축된 중견작가들이 그 세계를 미술계 선후배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 →야외조각전도 신설했는데. -봄나들이전이 늘 있었는데 이걸 확대했다. 시립미술관 앞은 물론 정동길 전체를 조각공원화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정동길에만 가면 어디서나 미술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 →9월 열리는 미디어아트비엔날레 확대를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참 좋은 행사인데, 아쉬운 점은 시너지 효과를 못 냈다는 것이다. 외부에서는 비엔날레는 비엔날레대로, 시립미술관 전시는 전시대로 따로따로 본다. 이걸 우리의 행사로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외부에서 총감독이 들어오지만 맡겨만 두는 게 아니라 같이 해보겠다.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인연은. -안면만 있다. 경기도미술관장으로 있을 때 공정무역과 관련해 가장 착한 옷 패션쇼를 연 적이 있다. 그때 박 시장을 초청했었다. 나도 그분의 시민단체 활동이 예술의 영역은 아니지만 대단히 창의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실제인지 아닌지 눈으로 확인해요

    실제인지 아닌지 눈으로 확인해요

    ‘비밀, 오차의 범위’ 전이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다. 이 전시의 초점은 아르코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이 공동기획으로 만들었다는 데 있다. 해서 전시제목 앞에는 ‘2012 지역네트워크전’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과도한 서울 편중을 줄이기 위해 지방 미술관과 함께 기획한 전시다. 되도록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젊은 작가들 위주로 선정해 이들 작가가 전국 무대에 소개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이들 작가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동안 지역의 대표작가들을 중심으로 기획전이 꾸려졌다면, 이번에는 전시 제목에서 드러나듯 근원과 현상 간 거리감과 그 거리감이 내비치는 민감성과 호기심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때문에 전시된 작품들은 실제인지 아닌지 모호함을 뿜어낸다. 렌티큘러를 이용한 한승구 작가의 ‘미러 마스크’는 관객의 서 있는 위치에 따라 가면을 썼다 벗었다 하는 인물상을 제시해 뒀다. 가면이 진짜냐, 맨 얼굴이 진짜냐 되묻는 듯하다. 김윤아 작가의 ‘비’ 역시 마찬가지다. 멀리서 보면 쏟아지는 빗속에 우산 하나 달랑 있는 것 같은데 가까이 다가서서 보면 모두 실로 만들어 뒀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소영 작가의 ‘초현실적인 집’은 모형 집을 촬영하고 나서 실제 사이즈로 출력해 내서 신비한 이미지들을 덧입혔다. 모두 17명 작가가 참여해 9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상수 부산시립미술관 큐레이터는 “부산에서 ‘모네에서 워홀까지’의 전시와 함께 열었는데 이 전시가 더 반응이 좋았다.”면서 “현대미술이라는 것이 이렇게 쉽고 친숙한 것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품들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전시를 가졌고 아르코미술관에서는 2월 12일까지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는 2월 17일부터 4월 15일까지 열린다. (02)760-485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총선 및 대선 국운 가른다] 박근혜 vs 안철수 장점·약점

    [총선 및 대선 국운 가른다] 박근혜 vs 안철수 장점·약점

    한국 정치의 가변성을 감안할 때 연말에 있을 18대 대통령 선거의 판세를 예측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1년 동안 온갖 변수들이 명멸하기 때문이다. 다만 선거전에서는 특정 후보의 강점이 상대 후보의 약점과 일맥상통하는 만큼 각 후보의 특성이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 기업 경영에 자주 활용되는 SWOT(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요소·Opportunity, 위협요소·Threat) 분석을 통해 대선후보군 중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살펴봤다. ■ 원칙과 소신의 근혜씨…‘거리감’ 약점 박근혜 위원장의 최대 장점은 ‘원칙과 소신’이 꼽힌다. 박 위원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으로 선정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박 위원장이 보수층과 서민층, 영남·충청권, 50대 이상 고연령층 등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는 것도 경제 성장과 근대화라는 박 전 대통령의 긍정적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17대 대선 이후 4년여 동안 유력 대선후보로서 집중 조명을 받아온 만큼 검증 면에서 누구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도 박 위원장이 지닌 정치적 자산이다. 반면 단점으로는 ‘지지층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꼽힌다. 박 위원장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에 이르는 견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 이러한 지지도는 쉽게 떨어지지도 않지만, 반대로 쉽게 오르지도 않는 특성을 보여 왔다. 일반 대중과의 ‘거리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말수가 적은 데다, 외부에 드러나는 정치 활동도 많지 않았던 탓이다. 역으로 보면 대중들과의 관계가 밀접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른바 신비주의로 통칭되는 이러한 단점들은 박 위원장이 현장정치, 민생정치로 뛰어들어 소통을 강화할 때 언제든 극복 가능하다. 박 위원장으로서는 기회 요인이다. 복지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정책 이슈를 선점하려는 노력들도 ‘확장성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 위원장에게 위기이자 기회이다. 박 위원장은 ‘여당 내 야당’으로 인식돼 이 대통령과 어느 정도 차별화가 돼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을 이끄는 이상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차기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이 대통령을 뛰어넘어야 한다. 박 위원장에게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안 원장이다. 안 원장의 등장 이후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 위원장이 안 원장에 밀리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박근혜 흔들기’로 연결될 수 있다. 박 위원장은 안 원장과 끊임없이 비교되는 만큼 안 원장이 보여준 통큰 희생과 헌신의 모습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권의 분열 가능성과 남성 우월주의 시각에서 여성 대통령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등도 박 위원장이 안고 있는 숙제다. ■ 바람과 희망의 철수씨…‘거품론’ 장벽 안철수 원장의 가장 큰 장점은 안철수 현상 또는 바람으로 표현되는 이미지다. 학창 시절 모범생이 의사를 거쳐 벤처기업가로 성공한 뒤 교수로도 변신했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는 박원순 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군말 없이 양보했다. 이어 기성 정치 세력들로부터 정치 참여 요구가 빗발치자, 2000억원 대의 안철수 연구소 주식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엉뚱한 답변으로 대신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그럼에도 “나를 따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청춘콘서트에서 미안함을 얘기한다. 비정치적 활동으로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치적 침묵이 역설적으로 새 정치에 대한 희망으로 이어진다. 단점도 있다. 안 원장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했던 박경철 안동 신세계병원장은 “안 원장의 최대 단점은 권력 의지가 없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국가 지도자로서는 치명적인 한계가 될 수 있다. 안 원장은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 않고, 주로 직접 경험한 부분만 얘기한다. 그러나 정치인은 자신이 또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부분까지 다뤄야 한다. 안 원장이 정치인으로 적합한 인간형인지 의문시되는 대목이다. 안 원장이 정치 행보를 본격화할 경우 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도 핸디캡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총선·대선을 앞두고 안 원장에 대한 ‘러브콜’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증가 추세인 정치적 중립층(무당파)과 경제적 중산층, 이념적 중도층(부동층), 세대적 중년층(40대) 등 이른바 ‘4대 중간층’은 안 원장에게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중간층의 증가는 자신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대변해 줄 정당을 찾지 못하는 ‘대표성의 위기’가 원인으로 꼽힌다. 안 원장에 대한 지지 세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중간층은 견고함이 떨어진다. 지지가 모래성처럼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검증이 되지 않은 인물’이라는 비판도 잠재워야 한다. 안 원장이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 민심을 얻지 못한다면 그 이유에는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 때문일 수 있다.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실망감이 번질 경우 ‘안철수 신드롬’은 ‘안철수 거품론’으로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친박·중진 “朴에 전권줘야” 쇄신파 “재창당” 정몽준 “조기全大”

    친박·중진 “朴에 전권줘야” 쇄신파 “재창당” 정몽준 “조기全大”

    한나라당이 12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지만 속내는 다르다. 당내 각 세력들이 총론엔 공감하면서도 각론에선 적잖은 이견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친박(친박근혜)계와 상당수 중진 의원들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박 전 대표에게 공천권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부여하고 내년 총선을 치른 뒤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기존 최고위원회의로 상징되는 집단 지도체제에서 박 전 대표 중심의 단일 지도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친박계 김학송 의원은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총선을 앞두고 전당대회를 열자는 것은 위험하다. 어제 아수라장이 된 민주당 전당대회를 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친박계 허태열 의원도 “비대위 구성 주장은 이대로는 내년 총선이 망가진다는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면서 “비상 권한이 주어진 비대위가 내년 총선을 주도해야 한다. 총선까지 활동하지 않는 비대위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친박계는 이렇듯 박 전 대표를 앞세워 당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총선 국면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쇄신파의 생각은 다르다. 비대위의 가장 큰 임무는 ‘신당 수준의 재창당’을 준비하는 것이고,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질 때까지만 활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대위 활동 시기와 권한을 재창당 준비에 국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창당론은 총선 전 ‘이명박 정부와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이다. 쇄신파를 주도하는 정두언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전권을 부여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재창당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핵심”이라면서 “홍준표에서 박근혜로 얼굴만 바뀐 채로 가면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말을 듣지 않겠느냐.”고 재창당론을 주장했다. 권영진 의원도 “한나라당 틀을 유지하고 대통령을 탈당하라고 하는 건 구시대적 수법”이라면서 “신당 수준의 재창당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역시 재창당을 주장하지만 쇄신파가 요구하는 재창당과는 결이 다르다. 쇄신의 요체는 공천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독주 체제를 견제하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다는 위기감을 배경에 깔고 있다. 친이계 대선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는 “비상 상황이 오래 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비대위는 정상적인 지도부가 탄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면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친이계 심재철 의원도 “혁명적 변화를 해야 하고, 이는 재창당이 돼야 한다.”면서 “비상대책기구의 이름도 ‘재창당위원회’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의총에서 황우여 원내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비대위를 먼저 구성하고 재창당 문제는 유보하자.”는 취지로 결론을 내리려 했으나, 친이계·쇄신파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했다. 다만 친이계 일부 의원들은 의총 직후 회동을 갖고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계가 향후 친박계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방향으로 선회할 경우 박 전 대표의 등판 시기는 그만큼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공연리뷰] ‘넥스트 투 노멀’ 박칼린 연기력도 음악도… 감동 또 감동

    [공연리뷰] ‘넥스트 투 노멀’ 박칼린 연기력도 음악도… 감동 또 감동

    다소 불안정한 느낌을 받는 1막은 2막에서 휘몰아칠 감동을 배가시키기 위한 훌륭한 장치였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가정으로 보이나 구성원 각자가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Next to normal) 이야기다. ‘넥스트 투 노멀’은 십수년째 첫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우울증에 걸린 엄마 ‘다이애나’(박칼린·김지현), 그런 엄마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딸 ‘나탈리’(오소연), 흔들리는 가정을 바로 잡으려는 ‘댄’(남경주·이정열), 생후 8개월 때 세상을 떠난 뒤 계속 영혼으로 남아 엄마 곁을 맴돌며 애정을 갈구하는 아들 ‘게이브’(한지상·최재림),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 애쓰는 가족의 심리를 세련되게 풀어낸다. 한국 초연 무대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제작된 무대를 그대로 옮겨왔다. 그래서인지 여지컷 한국 뮤지컬 무대에서 보아온 배경과 사뭇 다르다. 3층의 철제 구조물로 표현된 집은 인물들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층별로 각기 분리된 공간은 각 등장인물들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가깝고도 단절된 등장인물들의 거리감을 표현한다. 특히 죽은 아들의 영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다이애나의 분리된 머릿속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깔끔하고 세련된 3층 높이의 무대는 공연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는 원동력이 된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돋보인다. 조울증을 겪으며 내적 혼란을 겪는 다이애나 역을 박칼린(왼쪽)은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남경주 등 주요 배우들의 연기력은 작품성을 더욱 탄탄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음악도 작품의 감동을 끌어올린다. 갈등이 폭발하는 순간을 날카로운 록 선율로 담아낸 ‘넌 몰라’(You Don‘t Know)를 포함, 33곡의 삽입곡이 모두 인상 깊다. 여느 뮤지컬과 달리 관객들은 음악 밴드의 모습도 공연 내내 관람할 수 있다. 6인조 밴드는 오케스트라 피트(pit)로 내려가는 대신 무대 위 2층과 3층의 구석칸에 자리잡았다. 록을 중심으로 컨트리, 클래식, 발라드로 다양하게 변주된 선율을 선보인다. 내년 2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6만~9만원. (02)744-4033.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도봉구, 곳곳이 문화재 체험 현장

    “그 옛날에 어떻게 바위에 글씨를 새긴 건지 신기해요.” “다소 거리감을 느꼈던 우리 옛것을 도봉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어 아주 좋았죠.” 최근 도봉산을 방문한 사람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늘 지나치던 바위 등에서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전통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이들은 살짝 들뜬 모습이다. 도봉구는 ‘문화재 생생사업’을 위해 지역 내 학교와 단체를 순회하며 찾아가는 도봉서원 문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연간 500만명이 방문하는 도봉산에 자리한 도봉서원과 바위에 글자를 새겨놓은 각석군의 인지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특히 구는 서울에 있는 유일한 서원인 도봉서원에서 유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역사, 전통예절, 한문 등 전통의식 함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조선 성리학 사상과 정암 조광조·우암 송시열 등 도봉서원과 관련된 인물에 대해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전통문화 아카데미’는 인기 만점이다. 지역 주민들을 문화해설 강사로 양성하는 과정은 지역 사회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다. 구는 이를 통해 조선시대 최고에 속하는 도봉서원의 현대적 가치를 드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각석군 탁본 체험 행사를 실시하며 문화재 이해도 돕는다. 이 밖에도 구는 북한산 둘레길에서 도봉서원에 이르는 길을 정비하고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물리적·심리적 접근성 향상에도 애쓴다. 최근에는 학술토론회 개최와 함께 주민들에게 서원의 역사적 의의를 알리는 기회도 얻었다. 안중호 문화관광과장은 “지역 내 문화유산을 살아 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게 문화재 생생사업”이라며 “거대도시에서 생생한 유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게 생생사업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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