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거름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환호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소방대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동의서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수선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89
  • [속보] 박 대통령 파면...헌재 재판관 8-0 탄핵 인용

    [속보] 박 대통령 파면...헌재 재판관 8-0 탄핵 인용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했다. 재판관 8-0 전원일치로 탄핵이 인용됐다. 박 대통령이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직무정지 상태의 박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끌며, 차기 대선은 5월초에 실시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 의결로 시작한 탄핵심판은 92일 만에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정으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날 오전 11시 헌재 재판관 8명이 대심판정에 입장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결정문 낭독을 시작했다. 이 권한대행은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 경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많은 번민, 고뇌 시간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재판관들은 이 사건이 재판서에 적시된 지난해 12월 9일 이후 오늘까지 60여일 간 매일 평의를 진행했다”면서 “재판 과정 중 이뤄진 모든 진행 및 결정에 재판관 전원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재판장인 저나 주심이 임의로 진행한 것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시다시피 헌법은 대통령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라면서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 임하고자.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뤄지는 이 선고가 국론분열, 혼란 종식시키고 화합,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또한 어떤 경우에도 헌법과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라면서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헌재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적법절차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탄핵심판을 각하하는 대신 인용이나 기각 여부를 결정하는 본안판단을 하겠다는 것이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10일 오전 11시 헌재 청사 1층 대심판정에서 박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국회의 탄핵소추 가결 절차에 헌법이나 법률 위배한 위법이 없으며 적법요건에 어떠한 흠결도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탄핵소추 사유를 특정하지 않아 각하돼야 한다는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해 “대통령이 방어권 행사할 수 있고, 심판대상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관계가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법사위 조사 절차나 본회의 토론절차를 생략한 것도 국회의 표결 자율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탄핵소추사유를 일괄 표결한 것도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린 것이고 표결방법에 관한 어떠한 명문 규정도 없다”며 문제가 없다고 판밝혔다. 재판부는 또 8인체제 헌재가 선고를 내리는 것도 “8명의 재판관으로 이 사건을 심리해 결정하는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 문제 없는 이상 헌재로서는 헌정위기상황을 계속해서 방치할 수는 없다”며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속보] 헌재 탄핵심판 선고 시작…이정미 “국민은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

    [속보] 헌재 탄핵심판 선고 시작…이정미 “국민은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

    10일 오전 11시부터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시작됐다. 이날 선고는 30분에서 1시간 남짓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11시 헌재 재판관 8명이 대심판정에 입장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결정문 낭독을 시작했다. 이 권한대행은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 경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많은 번민, 고뇌 시간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재판관들은 이 사건이 재판서에 적시된 지난해 12월 9일 이후 오늘까지 60여일 간 매일 평의를 진행했다”면서 “재판 과정 중 이뤄진 모든 진행 및 결정에 재판관 전원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재판장인 저나 주심이 임의로 진행한 것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시다시피 헌법은 대통령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라면서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 임하고자.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뤄지는 이 선고가 국론분열, 혼란 종식시키고 화합,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또한 어떤 경우에도 헌법과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라면서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헌재, 박근혜 대통령 파면(영상)

    헌재, 박근혜 대통령 파면(영상)

    ☞[전문]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문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박 대통령이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직무정지 상태의 박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끌며, 차기 대선은 5월초에 실시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 의결로 시작한 탄핵심판은 92일 만에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정으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날 오전 11시 헌재 재판관 8명이 대심판정에 입장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결정문 낭독을 시작했다. 이 권한대행은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 경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많은 번민, 고뇌 시간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재판관들은 이 사건이 재판서에 적시된 지난해 12월 9일 이후 오늘까지 60여일 간 매일 평의를 진행했다”면서 “재판 과정 중 이뤄진 모든 진행 및 결정에 재판관 전원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재판장인 저나 주심이 임의로 진행한 것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시다시피 헌법은 대통령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라면서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 임하고자.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뤄지는 이 선고가 국론분열, 혼란 종식시키고 화합,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또한 어떤 경우에도 헌법과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라면서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재판장인 이정미 권한대행은 헌재의 판단뿐 아니라 이번 사건의 헌정사적 의미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적법절차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탄핵심판을 각하하는 대신 인용이나 기각 여부를 결정하는 본안판단을 하겠다는 것이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10일 오전 11시 헌재 청사 1층 대심판정에서 박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국회의 탄핵소추 가결 절차에 헌법이나 법률 위배한 위법이 없으며 적법요건에 어떠한 흠결도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탄핵소추 사유를 특정하지 않아 각하돼야 한다는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해 “대통령이 방어권 행사할 수 있고, 심판대상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관계가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법사위 조사 절차나 본회의 토론절차를 생략한 것도 국회의 표결 자율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탄핵소추사유를 일괄 표결한 것도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린 것이고 표결방법에 관한 어떠한 명문 규정도 없다”며 문제가 없다고 판밝혔다. 재판부는 또 8인체제 헌재가 선고를 내리는 것도 “8명의 재판관으로 이 사건을 심리해 결정하는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 문제 없는 이상 헌재로서는 헌정위기상황을 계속해서 방치할 수는 없다”며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삼성 공장 돌리고 브레인시티 살리고… ‘인구 100만’ 평택 만든다

    [자치단체장 25시] 삼성 공장 돌리고 브레인시티 살리고… ‘인구 100만’ 평택 만든다

    공재광 경기 평택시장은 올해를 그동안의 노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결실을 보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로 발전해 나가는 골든타임의 해가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상전벽해가 실감 날 정도로 평택이 기업도시로 변모하고 권역별 균형발전을 거듭하면서 2035년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49만명이다. 지난해 개항 30주년을 맞은 평택항은 6년 연속 자동차 수출입 처리 1위를 기록하면서 동북아 물류 중심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삼성·LG 산업단지, 황해경제지구 등 조성 중인 산업단지와 고덕국제신도시 등 각종 도시개발 사업이 평택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공 시장은 지난달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평택에 크고 작은 기업과 산업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국내 신성장 경제신도시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이제 도시개발과 시민의 행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공 시장의 이런 자신감은 그동안 일군 경제 성적표를 보면 알 수 있다. 통계청 조사결과 2014년도 평택시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22조 896억원으로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6위를 차지하고, 1인당 GRDP는 도내 2위를 기록하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평택시 GRDP에는 제조업이 기여를 많이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성장의 밑거름은 포승·평택·송탄 산업단지 등 산업단지 11곳에 둥지를 튼 2031개 기업체이다. 또 9개 산업단지가 추가로 조성되고 있어 조만간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산업단지를 보유하게 된다.●삼성공장 가동 시 세수 1000억 증가 도·농복합 도시였던 평택시가 기업도시로 변모한 데에는 고속도로, 경부선 철도, 수도권 전철, 1번 국도 등이 통과하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라는 여건이 한몫했지만 평택시의 적극적인 기업유치 활동과 기업 지원 정책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특히 공 시장이 공을 들이는 곳은 삼성전자 반도체단지이다. 틈나는 대로 현장을 찾아가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애로 사항을 듣고 있다. 고덕산업단지에 입주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올해까지 1단계로 289만㎡ 부지(축구장 400개를 합친 넓이)에 모두 15조 6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라인 1기를 건설한다. 41조원의 생산유발과 15만명의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건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올 상반기 가동 예정이다. 공 시장은 “삼성반도체 단지 건축 현장에는 매일 1만 8000~2만명의 근로자가 일하는데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 본사를 비롯해 협력업체 직원, 시설 관리 근로자 등이 근무하게 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가 크게 활성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장 정상 가동 시 1000억원대의 지방세 증가 및 3만여명의 고용 효과가 전망된다. 공 시장이 지난해 거둔 업적 가운데 하나는 꺼져가는 ‘브레인시티’ 사업을 10여년 만에 다시 살린 것이다. 브레인시티는 평택시 도일동 일대 482만 4912㎡에 성균관대 신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교육과 연구, 주거 기능이 어우러진 다기능 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평택시의 핵심 사업이다. 이 사업은 시행사가 자금 확보에 실패, 2014년 5월 경기도로부터 사업승인 취소처분을 받았으나, 행정소송 진행과정에서 지난해 6월 법원의 조정권고안을 받아들여 사업이 재추진됐다. 공 시장은 “민선 6기 들어 브레인시티 사업 재추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면서 “특히 평택도시공사가 참여하는 사업추진 방식으로 전환해 사업을 더욱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용지를 보상할 예정인 이 사업은 최근 지방공기업평가원에 출자 타당성 검토 용역을 의뢰한 결과 경제성은 다소 양호하고 재무성·정책성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을 따지는 비용편익(BC)이 기준치 1.0을 넘어서는 1.0145로 평가되고 내부수익률(IRR)도 5.68%로 나타나 사업의 경제적·타당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성균관대를 유치할 수 있느냐다. 최근 서울대 등 유력대학이 경기도로 이전하려다 학생들의 반발로 갈등을 빚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공 시장은 “성균관대는 지난해 12월 의회 설명회를 통해 평택 신캠퍼스(사이언스파크) 조성계획을 공개했다. 기존 캠퍼스 학과 이전은 없으나 스마트카,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바이오신약 등 7개 전략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연구소를 설치하고 향후 새로운 학부 및 대학원을 설립하는 등 항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설명했다. 삼성 및 LG 산업단지와 더불어 경기남부권의 신경제 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했다.●10조 투입 고덕신도시 2020년 완공 고덕국제신도시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 고덕신도시는 택지 13.42㎢(약 406만평), 산업단지 3.95㎢ 등 17.43㎢ 부지에 10조 4400억원을 투입해 14만 6000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공정률은 현재 산업단지가 100%, 택지 1단계 조성공사가 65%이다. 공 시장은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과 미군 기지 이전 등 급격한 인구 유입 요인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고덕국제신도시가 2020년 완공되면 입주민과 근로자들이 마음 편하게 일하고 생활할 수 있는 정주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대책도 속도를 내고 있다. 93%의 공정률을 보이는 미군 주둔기지 캠프 험프리스(K6)는 여의도 면적의 5배에 달하는 1467만여㎡ 부지에 조성 중이며 하반기부터 부대 이전이 시작된다. 내년까지 군인, 가족, 민간인 등 4만 2000여명이 평택시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미군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체 종사자, 관계자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인구가 유입될 전망이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미군기지 이전이 완료될 경우 경제유발 효과는 약 18조원, 고용유발 효과는 약 11만명으로 추산하며, 평택지역 소비는 2020년 기준 연간 500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공 시장은 “미군기지 이전은 단순히 예정된 사업의 진행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이자 평택시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최대 과제”라면서 “지구촌 문화도시, 미군과 이웃이 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 평택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4년부터 10개 반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6개 분야 18개 중점과제를 선정하고 미군과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쇼핑,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등 정주환경 조성과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공 시장 ‘2017 신지식인’ 선정 영예 공 시장은 평택 토박이로 청북면사무소에서 9급으로 시작해 시장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수원시·경기도·행정자치부·국무총리실·청와대 등 지방과 중앙을 넘나든 행정 경험은 시정을 진두지휘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 어려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행정 경험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메르스에 직격탄을 맞아 시장 영세 상인들이 큰 고충을 겪었지만 전통시장 현대화를 통해 회생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기회로 삼기도 했다. 쌍용자동차 정상화와 지제역 고속철도 운행 등도 그의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다. 공 시장은 지난 8일 한국지식인협회가 선정한 ‘2017 신지식인(공무원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협회 측은 “공 시장이 평택시장 취임 이후 ‘대한민국 신성장 경제신도시 평택건설’을 시정 목표로 정하고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도시로 이끌었다는 점이 인정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공 시장은 “수상은 49만 평택시민들이 함께해 주신 결과이다. 상이 부끄럽지 않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과 소통하는 데 소홀하지 않겠다”면서 “평택시가 신성장 경제신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발로 뛰는 행정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신사임당, 빛으로 그리다, 강릉 오죽헌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신사임당, 빛으로 그리다, 강릉 오죽헌

    '머나먼 고향 집은 첩첩 산 너머/ 언제나 꿈속에서 달리는 마음/ 한송정 언저리엔 외론 달 뜨고/ 경포대 앞에는 한 줄기 바람/(중략)/ 언제나 강릉 길을 다시 찾아가/때때옷 입고 슬하에서 바느질하랴' 신사임당(申師任堂·1504~1551)은 고향인 강릉을 떠나면서 한시 ‘사친(思親)’을 지어 고향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해거름, 평창 동계 올림픽 경기장 아이스 아레나가 있는 강릉 경포의 꽃샘추위는 매섭다. 그럼에도 신사임당의 자취를 느껴보고자 하는 방문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아마도 요새 인기리에 방영중인, 신사임당 일생을 소재로 한 TV 드라마의 영향일 터. 신사임당과 그녀의 셋째 아들 율곡 이이(李珥·1536~1584)의 삶이 아련히 묻어있는 강릉 오죽헌(江陵 烏竹軒)이다. 지금도 신사임당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분분하며, 극명하게 대조된다. 어찌되었던 분명한 것은 그녀를 부덕(婦德)과 현모양처의 전형으로 칭송하던 당시 조선 사대부의 시각을 현재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그녀의 셋째 아들인, 율곡이 당시 힘 있던 서인의 상징이자 노론의 학문적 기반이 되면서 송시열 등이 앞장서 신사임당을 조선 사대부 집안 여인의 롤모델로 고정하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사임당은 한 인간으로서도 분명 뛰어난 여성이었다. 당시 기생에 의해 주도되던 여류 문학과 예술에 사대부 출신의 깊이 있는 미적 감각을 보여준 선구자였다. 특히, 그림에 있어서는 유일무이할 만큼의 독창성을 지니고 있을 정도의 천부적인 재능이 그녀에게는 있었다. 사임당의 예술적인 재능은 일찌감치 그녀의 친정 집안의 전통에서 내려온 것이다. 개방적인 성향의 외할아버지 이사온, 기묘사화(1519)의 중심이었던 조광조와 교유를 하면서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은 진보 성향의 아버지 신명화(申命和)와 온화한 성품을 지녔던 어머님의 가르침 아래 당시로는 드물게 여성으로서 성리학적 지식과 문장, 그림, 한시 등의 소양을 기를 수 있었다. 더구나 그녀 어머니의 생가이기도 한 오죽헌에서 다섯 딸 중 둘째로 나고 자란 그녀는 아들 형제가 없었기에 차별받지 않은 채 훌륭한 교육을 외가로부터 맘껏 받을 수 있었다. 또한 1522년 이원수(李元秀)와 혼인하여서도 꾸준히 친정집인 오죽헌에 머물면서 시댁의 법도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바로 이런 환경으로 인하여 신사임당은 맘껏 예술적 재능을 뽐내었고 5남 3녀라는 많은 자녀를 둘 수 있었다. 하지만, 출가 이후 소원해지던 남편과의 관계로 인하여 고향인 강릉과 한성부, 평창, 파주 등 각지로 이사로 다니기 시작하면서 고단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 특히, 남편 이원수의 외도와 집안에 첩을 두는 일은 그녀로 하여금 무척이나 분노케 하였다. 더구나 첩인 권씨는 주모 출신에 술주정까지 심하였기에 기품 있던 사임당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1550년 심장질환을 얻게 되었고, 이듬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아마도 홧병이었으리라. 세상을 떠나면서 남편에게 남긴 마지막 유언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재혼하지 말 것을 요구하였지만, 남편은 첩 권씨를 본처로 맞아들인다. 계모 권씨의 패악질은 결국 이이로 하여금 금강산으로 승려가 되기 위해 떠나게 하는 계기를 만든다. 신사임당의 본명은 문헌으로는 현재 전해 내려오지 않는다. 다만 그녀 스스로 주나라 문왕을 낳은 부인 태임(太任)을 본받는다는 의미에서 사임(師任)으로 아호를 정하였다고 한다. 또한 여성이었기에 별채를 의미하는 당(堂)을 붙여 사임당으로 지금껏 불리운다. <오죽헌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강릉 경포대에 간다면, 경포대와 더불어. 2. 누구와 함께? -가족 단위 여행지. 3. 가는 방법은? -강원도 강릉시 율곡로 3139번길 24/ (033)660-3301 4. 감탄하는 점은? -그가 남긴 그림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최근 방문객이 많이 늘었다. 해설사들이 좀 더 필요할 듯. 6. 꼭 봐야할 장소는? -율곡기념관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현대장칼국수(645-0929), 알탕으로 유명한 해성횟집(648-4313), 고로케 가게인 바로방(646-4621), 강원도 토종 꾹저구탕집 연곡꾹저구탕(661-1494), 초당할머니순두부(652-2058). 지역번호 (033) 8. 홈페이지 주소는? -ojukheon.gangneung.go.kr/museum/main.js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경포대, 선교장,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과학 박물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사임당의 삶을 알고 보면 눈물짓게 만드는 집. 조선 사대부 주거양식으로는 원형이 잘 보존된 집. 남성 중심 사회인 조선에서 살다간 불우한 천재 화가의 집.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서울시의회 박양숙의원 “여성 지위 아직 2차산업시대... 성평등 구현 최선”

    서울시의회 박양숙의원 “여성 지위 아직 2차산업시대... 성평등 구현 최선”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양숙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성동구 제4선거구)은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3월 8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 강경희)에서 주최한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여성이 더 안전하고, 일상 속에서 존엄하게 대우받는 성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데 필요한 정책적‧ 제도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여성플라자 성평등도서관(대방동 소재)에서 개최된 이날 행사는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군 “#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 해시태그 운동을 차용하여 “이게_여성의_도시다”라는 부제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일상에서 도사리고 있는 위험에 대한 각성과, 위험한 도시를 적극적으로 바꾸어 내고자 하는 여성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서울시 여성안심특별시 정책을 토론하는 본행사와 여성안전관련 체험 행사 및 전시회 등 부대행사로 진행됐고, 여성NGO관계자, 풀뿌리여성활동가, 여성정책 연구자 등 150여명의 서울시민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박양숙 위원장은“우리사회는 고도화된 산업사회로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여성이 느끼는 불평등적 멍에는 아직도 2차 산업사회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소소한 일상의 영역에서부터 성평등한 문화가 형성되고 구현될 수 있도록 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작년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과 올해 2월부터 트위터에서 진행 중 인 ‘#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 해시태그 운동은 단지‘여성’이라는 이유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 안전분야의 젠더 격차를 여실히 드러낸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하며, 특히,“‘#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운동은 여성당사자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실질적 경험과 관점을 가시화시키고 공론화 시켰다는데 그 의미가 크고, 이같은 소소한 움직임들은 새로운 형태의 ‘3.8선언’의 의미를 되살리고, 더 나아가 성평등 한 세상을 만드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지난 7일 발표된 ‘서울시 「여성안심특별시 3.0」’정책과 관련하여, 박양숙 위원장은“그동안 안심인프라 구축 등 ‘기반 중심’이었던 패러다임을 성평등 공감문화 확산을 위한 ‘가치 중심’ 패러다임으로 전환을 꾀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고, 성평등 공감문화를 확산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하고, “서울시의회 차원에서도 「여성안심특별시 3.0」 실질적 구현을 위한 정책적 협력과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을 보탤 것”을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동백꽃이 붉은 이유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동백꽃이 붉은 이유

    동백꽃이 끝물이다. 남해 동백은 엄동설한에 피어난다. 그러나 제주 동백의 배경은 엄동풍한(嚴冬風寒)이다. 바닷바람이 매서운 추운 겨울에 핀다는 말이다. 정말이지 제주 겨울의 바닷바람은 맵차다. 삼다의 섬이라고 해서 풍다(風多)를 들지만, 겨울바람이 특히 그렇다. 이규보는 “여기에 좋은 꽃 달린 나무가 있어 눈 속에서도 능히 꽃을 피우도다”(此木有好花 亦能開雪裏)라고 동백꽃을 노래했다. 그러나 그가 제주도 동백을 보았다면 “바닷바람 속에서도 능히 꽃을 피우도다”라고 바꿨을 것이다. 그만큼 제주 동백은 거친 바닷바람을 견디며 피어난다. 그래선지 꽃 생김이 단단하다. 그런데 유배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꽃이 동백이었다고도 한다. 그 단단하던 동백꽃이 통째로 지는 풍경이 어쩐지 모가지가 잘리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하여 유배지 근처의 동백나무를 아예 모두 잘라 버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렇듯 동백꽃에 얽힌 사연이 많다. 1840년부터 제주 유배 생활을 하던 추사 김정희에게 아내는 정성스레 입을거리, 먹을거리를 보내곤 했다. 그런데 한양에서 제주까지 물건이 도달하기까지 서너 달은 걸렸다. 언젠가 봄에 보낸 물건이 겨울에 도착했던 모양이다. “오늘 집에서 보낸 서신과 선물을 받았소. 당신이 봄밤 내내 바느질했을 시원한 여름옷은 겨울에야 도착했고, 나는 당신의 마음을 걸치지도 못하고 손에 들고 머리맡에 병풍처럼 둘러놓았소”라고 했다. 참으로 가슴이 미어지는 사연이다. 입을 거야 그렇다지만 먹을거리는 온전할 리 없다. “당신이 먹지 않고 어렵게 구했을 귀한 반찬들은 곰팡이가 슬고 슬어 당신의 고운 이마를 떠올리게 하였소”라며 추사는 섭섭해한다. 얼마나 그리웠기에 반찬에 곰팡이가 하얗게 핀 모양이 아내의 이마처럼 보였겠는가. 그래도 도저히 먹을 수 없어서 “내 마음은 썩지 않는 당신 정성으로 가득 채워졌지만 그래도 못내 아쉬워 집 앞 붉은 동백 아래 거름 되라고 묻어 주었소”라며 반찬들을 동백나무 아래 묻는다. 마침 동백이 피어 있었던 모양이다. 이를 본 추사는 “동백이 붉게 타오르는 이유는 당신 눈자위처럼 많이 울어서일 것이오”라고 했다. 추사도 그 동백꽃을 보며 분명 울었을 것이다. 그리움이란 그런 것이다. 그런데 그 붉은 동백꽃을 유심히 보고 있으면 틈새로 문득 동박새를 만나게 된다. 겨울 식량인 동백꽃의 꿀을 찾고 있는 것이다. 동백꽃은 제 몸을 열어 동박새들에게 먹을거리를 준다. 날이 거칠수록 동백꽃이 붉어지는 이유도 식량을 놓치지 말라는 표시일지 모른다. 덕분에 동박새는 수정을 도와 동백꽃을 피게 한다. 그러니까 그들은 공생 관계다. 공생에도 종류가 많다. 한쪽만 이익을 얻는 편리공생도 있지만, 동박새와 동백꽃은 쌍방이 이익을 얻는 상리공생이다. 우리 사회는 이런 상리공생의 삶을 잊은 지 오래다. 온통 편리공생의 갑을관계뿐이다. 더욱 큰 문제는 수평적 거래 관계인 갑을관계가 갑의 독점적 힘을 바탕으로 수직적 신분 관계인 종속관계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모두가 갑이 되고자 용쓰는 사회가 돼 버렸다. 삶의 존재 이유가 갑이 되고자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듯 여겨질 정도다. 조금만 애정을 갖고 동박새와 동백꽃의 상생을 배울 수 있었다면 그 유배인도 통꽃으로 지는 동백꽃이 아무리 자기 처지와 닮았다 하더라도 동백나무들을 모두 잘라 내는 우를 범하진 않았을 것이다. 추사도 붉은 동백꽃을 보며 아내의 울음을 떠올렸다. 이것이 바로 배려이고 공감이고 동정심이다. 배려와 공감, 동정심이 없는 사회야말로 농단(斷) 사회인 것이다.
  • [김형준의 정치비평] 승복 없이 민주주의 없다

    [김형준의 정치비평] 승복 없이 민주주의 없다

    대한민국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촛불)과 탄핵 반대(태극기)로 나뉘어 두 동강 나고 있다. 나라가 이렇게 갈린 데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찬탄(贊彈)과 반탄(反彈) 측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헌재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찬탄 측에서는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밖에 없다”는 선동적인 발언을 공공연하게 했다. 반탄 측에서는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무조건 승복하는 것은 헌재에 복종하는 노예가 되라는 것”이라는 위험한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이런 불복종 발언들은 우리가 그동안 소중히 가꿔 온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다. 분노만으론 세상을 바꿀 수 없고, 허황된 선동으론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탄압하면서 법을 오직 통치의 수단으로서만 이용했던 과거 권위주의 시절 불복은 정당화될 수 있었다.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는 ‘정의롭지 못한 법’에 대해 저항하고 불복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결함 없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헌법에 규정된 제도와 절차에 따라 사법부가 내린 판결에 불복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정의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다. 법 상식과 국민의 법 감정으로 보면 대통령은 탄핵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헌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누구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그런데 헌재 결정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분열의 시작이 돼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고 인용이든 기각이든 무조건 승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승복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박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박 대통령은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노무현 대통령에게 탄핵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심지어 “헌재 결정을 수호할 의무가 있는 것이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2007년 8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주류인 박근혜 후보는 1.5% 포인트 차이로 비주류인 이명박 후보에게 석패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이 본선에서 필패할 부패하고 불안정한 후보’라고 비방했지만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승복했다. 박근혜의 ‘아름다운 승복’은 경선 불복과 탈당이 전통처럼 굳어진 대한민국 정당사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언론은 이명박의 승리보다 박근혜의 경선 승복을 더 크게 다루고 더 높이 평가했다. 당시 언론은 박근혜의 승복은 민주주의 원칙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호평했다. 그 이후 박근혜는 원칙과 신뢰의 아이콘이 됐고, 이런 정치적 자산은 훗날 대통령이 되는 데 밑거름이 됐다. 박 대통령은 최근 박사모가 보낸 이른바 ‘백만 통의 러브 레터’에 감사 답신을 보냈다. 탄핵 선고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여론전에 나선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박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감사 답신보다는 헌재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승복하자는 대국민 호소다. 1972년 6월 현직 미국 대통령 닉슨의 재선을 획책하는 비밀 공작반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 체포된 사건이 발생했다. 애초 닉슨은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과 백악관의 관계를 부인했으나 1974년 8월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대통령 탄핵 결의가 가결되고 상원에서 탄핵당할 위기에 몰리자 결국 사임했다. 그는 사임 연설문에서 “국가의 이익은 어떤 개인적인 고려보다 우선해야 한다”면서 “이 나라가 요구하는 이익에 부합되도록 대통령의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비록 닉슨은 불명예스럽게 사임했지만 명연설을 통해 미국을 하나로 모았다. 박 대통령에게도 이런 결자해지의 용기가 필요하다. ‘억울하다’, ‘특검에 낚였다’는 푸념과 반박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 이제 박 대통령은 헌재 결정 이후 발생할지도 모를 우려스러운 사태를 막고 국익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아름다운 승복’을 호소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수도 있고, 헌재의 최종 선고 전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 무엇이 지금은 죽지만 영원히 사는 길인지, 무엇이 자신이 결혼한 대한민국을 진정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인지 깊이 성찰할 때다.
  • [사설] 수출 증가세 내수 살릴 밑거름 되길

    지난달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20.2% 늘었다고 한다. 5년 만의 가장 높은 증가율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승세가 석 달 이상 지속되면 의미 있는 변화로 본다. 수출만큼은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 모두 최악의 곤경에 처해 있었다. 청년실업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미래의 희망조차 가물가물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조차 깊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축(軸)인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가뭄의 단비만큼이나 반갑다. 사실 수출은 지난 1월부터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들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반도체 수출이 64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데 따른 일시적 반등이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하지만 2월 수출 실적은 질적으로도 다르다. 13개 주력 품목 가운데 10개 품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이 2014년 10월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부진에 빠져 있던 자동차도 증가세로 전환됐고, 화장품·의약품·농수산식품도 힘을 냈다고 한다. 수출이 반등세를 보일수록 다른 한 축인 내수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지난 1월 기준으로 수출 증가와 일정 부분 궤를 같이하는 전(全) 산업생산이 1.0% 늘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2.2%나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각각 0.3%와 0.5%가 감소한 데 이어 1월에는 4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수출과 내수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데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한국 경제는 여전히 어두운 터널에 갇혀 있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적 요인과 최순실 사태에 따른 사회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경쟁국보다 큰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재계는 움츠러들지 않고 과감하게 추진력을 발휘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를 짊어지고 있다는 책임감을 갖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수출 증가세가 소비 진작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에 훈풍이 다시 불도록 특히 대기업이 앞장서야 한다. 미뤄 뒀던 신입 사원 채용 계획을 다시 세우고 투자도 획기적으로 늘리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그것이 최순실 사태로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찾는 길이기도 하다.
  • [고진하의 시골살이] 불편당이 주는 선물

    [고진하의 시골살이] 불편당이 주는 선물

    우리 집 당호는 불편당(不便堂)이다. 처음 우리 집을 찾아오는 이들은 낡은 대문 위에 붙어 있는 당호를 쳐다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묻곤 한다. “왜 하필 불편당이죠?” “하하, 글자 그대로입니다. 사람 살기에는 좀 불편한 집인데, 불편을 즐기면서 살자는 거죠.”잠시 다녀가는 분들은 야생의 자연이 살아 있는 집과 풍경에 매혹되는 이들도 있으나, 며칠쯤 머물다 가는 이들은 이런 집에서 어떻게 사느냐며 불편을 호소하며 떠나기도 한다. 그럴 만도 하다. 편리한 생활에 길든 이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잡초를 뜯어 먹고 사는 우리 집 안엔 온갖 풀들이 자란다. 정확히 헤아려 보진 않았지만, 먹을 수 있는 풀들만 30종이 넘는다. 동네 노인들은 우리 집을 들여다보고 호랑이가 새끼를 치겠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기도 한다. 풀들이 넉넉히 자라니 야생 동물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개구리, 맹꽁이, 뱀, 박쥐, 땅강아지 같은 동물들은 물론이고 봄이 되면 제비들이 날아와 처마 밑에 집을 짓고, 길고양이들과 동네 개들도 제 집처럼 드나든다. 사람에겐 불편한 집, 그러나 식물이나 동물들에게는 낙원이다. 지난여름엔 이런 일도 있었다. 아침나절에 돌담에 올린 애호박을 따러 뒤란으로 돌아갔다. 넓적넓적한 호박잎을 들추며 애호박을 찾고 있는데, 바로 곁에 꽃뱀 한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꽃뱀은 내 키만큼 큰 왕고들빼기 줄기에 온몸을 칭칭 감고 몸을 말리고 있었다. 화들짝 놀란 나는 뒤로 주춤 물러났다. 쉭쉭 위협해도 놈은 물러날 기미가 없었다. 그 순간 나는 삽이나 몽둥이를 가져다 놈을 때려잡아야 하느냐 마느냐로 잠시 갈등을 하다 그냥 두기로 했다. 꽃뱀은 왕고들빼기에 핀 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애호박을 따서 돌아오는데, 뒤란이 더 환하게 느껴졌다. 불편을 감수하는 대가로 받는 선물이다. 또 다른 선물도 있다. 변소가 바깥에 따로 있어 겨울이면 몹시 불편한데, 그래서 식구들이 모두 요강을 사용한다. 매일 아침이면 요강의 오줌을 텃밭에 내다 버리고 요강을 씻어야 한다. 요강을 쓰면서 우리는 천연의 거름으로 텃밭을 기름지게 가꾸고 물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요강을 사용하면 자신의 건강을 체크할 수도 있다. 탁한 음식을 먹으면 몸은 정직하여 요강의 오줌 빛깔이 탁하고 냄새도 고약하다. 그러나 정갈한 음식을 섭취하면 오줌 빛깔도 맑고 냄새도 별로 나지 않는다. 불편을 받아들이며 누리는 선물이다. 무엇보다 불편당에 살며 고마워하는 것은 생태적 감수성의 회복이다. 시골에서 자란 어린 시절에 그랬듯이 나는 불편당의 식물, 동물들과 교감을 나누며 산다. 집 안에 자라는 식물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풀꽃에 날아와 붕붕거리는 벌이나 나비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으려 노력하고, 봄이면 찾아와 집을 짓고 새끼를 까는 제비들에게서 이 불임의 세상을 헤쳐 갈 지혜를 얻는다. 멀리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려 심각한 기후변화를 염려해야 하는 때,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의 움직임에서 이 척박한 시절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 삶의 방향성을 읽곤 한다. 며칠 전 일이다. 어디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아내가 아궁이에 불을 지펴 놓았다. 아내에게 고맙다고 하니, 아내가 울적한 낯으로 대꾸했다. 오늘 아궁이 앞에 앉아 장작을 밀어 넣는데, 아궁이 앞 흙바닥에서 쪼그만 땅강아지 한 마리가 불쑥 나오더란다. 멸종된 줄만 알았던 땅강아지를 보니 반가워 놈을 살려 주려 손으로 움켜잡으려 했다. 그런데 녀석이 불타는 아궁이 속으로 뻘뻘 기어들어가 버리더라고. 아내는 마치 자기가 잘못해 희귀한 생명 하나를 죽였다고 자책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이런 일들을 겪으며 불편당에 사는 걸 고마워한다. 불편당에 안 살았으면 생명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땅강아지, 어찌 생각하면 하찮은 생명이다. 흙 속을 파헤치고 다니며 흙 속에 신선한 숨을 불어넣는 땅강아지. 그러나 이런 작은 생명들이 있어 하나뿐인 지구가 지속 가능한 우리 삶의 터전일 수 있는 게 아닐까.
  • [포토 다큐] 초록빛이다 초봄의 볕도 초보의 꿈도

    [포토 다큐] 초록빛이다 초봄의 볕도 초보의 꿈도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뜻을 지닌 우수가 지난 지 10일 가까이 됐다. 우수는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과 동면하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 사이에 끼여 있는 24절기 중 하나다. 이맘때쯤이면 겨우내 쌓인 눈이 녹아 흙을 촉촉하게 적시고 보드랍게 내려 쬐는 봄 햇살을 머금은 낱알이 싹을 틔워 내려고 한다. 농촌에서는 예부터 우수를 농한기가 끝나고 농번기가 시작됨을 알리는 지표로 삼았다.●명문대 졸업·직장 생활하다 귀향… “첫해 농사 망칠 뻔했죠”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하사리에서 농사를 짓는 김대연(32)씨는 2년차 초보 농부다. 그는 이 마을에서 유일한 30대로 가장 어리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그는 몇 해 전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귀향하면서 마을의 최연소 농부가 됐다. 경험이 없는 초보다 보니 이런저런 실수도 많이 겪었고, 아직도 겪는 중이다. 그는 “한 번은 논에 물을 잘못 대서 농사를 전부 망칠 뻔했어요”라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50㎏ 거름 살포기 메고 보리밭으로… 얼굴엔 땀이 줄줄 초보 농사꾼의 2년차 첫 봄맞이 일정은 겨우내 논에 심어 둔 보리에 거름을 주는 일이다. 날이 풀려 봄비가 오기 전 거름을 뿌려야 빗물에 거름이 녹으며 토양에 잘 스며들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가름할 만큼 중요하면서도 힘든 작업이다. 무거운 고압 살포기를 어깨에 메고 논을 직접 뛰어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30㎏의 거름에다 고압 살포기 자체 무게까지 합하면 50㎏에 이른다. 이 장비를 메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쌀쌀한 날씨임에도 얼굴에 땀이 절로 맺힌다. 초보인 그에게는 아직 모든 작업이 낯설고 힘에 부친다.●청년 농부들과 6억 들여 드론 구입… “농업도 新기술 필요” 농사에는 초보인 김대연씨지만 도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신 기술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활용하는 데는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그는 주변 마을 젊은 청년 농부들과 함께 약 6억원을 들여 농업용 드론 13대를 주문했다. 적지 않은 투자지만 미래 농업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큰 투자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함께 드론을 구입한 박정길(36)씨는 “고령화되는 농촌에서 빠르고 정확하고 적은 힘으로 농약을 투사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며 “드론은 그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농업 기계”라고 말했다. 현재 농업의 트렌드인 규모의 농법 아래에서는 적절한 농기계의 활용이 성공적인 농사를 가름하는 절대적 역할을 하는 까닭이다. ●“겨울 지나 봄이 오듯… 농업의 꿈도 싹 틔울 날 오겠죠” 최근 그는 친환경 대파 재배와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활용한 고부가가치를 갖는 밭작물에 관심이 높다. 그가 농업 학술 세미나나 신기술 시연회에 빠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농촌은 레드오션이면서 곧 블루오션”이라고 말한다. 기존의 농업은 포화 상태지만 아직 신기술을 활용한 신농업 먹거리는 무궁무진하다고 믿는다. 그는 얼마 전 고부가가치 작물로 떠오른 우엉을 텃밭에 시범 재배했다. 싹이 올라와야 할 밭에 아직 싹은 보이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실패한 농사니 갈아엎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끈기를 가지고 지켜보면 언젠가는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농사꾼 김대연씨도 마찬가지다. 아직 그에게 싹은 트지 않았다. 하지만 내일의 그는 오늘과는 다를 것이다. 물을 주고 기다리다 보면 그도 성공한 영농인으로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앞날에 건승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스포츠&스토리] “이렇게 좋은 훈련, 내가 선수 때 알았더라면”

    [스포츠&스토리] “이렇게 좋은 훈련, 내가 선수 때 알았더라면”

    KBL 유스 엘리트 캠프서 ‘새싹’ 교육 “전 세계 약 200명만 가진 공인 자격증… 꿈나무 키우는 데 거름되리라 사명감”“이제 사흘째인데 정말 체력이 바닥났는지 핑 돌더라고요.” 스킬트레이너로 변신한 김현중(36)을 지난 22일 한국농구연맹(KBL) 유스 엘리트 캠프가 열리는 강원 속초체육관에서 만났다. 프로농구 동부의 포인트가드로 지난 시즌을 마치고 갑자기 은퇴한 터라 팬들도 궁금증을 품었을 법하다. 그는 이날 입소한 고교 유망주 40명에게 ‘포켓 드리블’이란 스킬트레이닝의 입문 기술을 가르치느라 코트를 누비고 다녔다. 농구깨나 한다는 아이들이지만 낯선 스킬트레이닝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왼손에 ‘메드볼’(medicine basketball·작지만 3㎏쯤 나가는 것도 있다)을 쥐고 오른손으로 공을 튀기거나 왼손으로 메드볼을 떨어뜨렸다가 다시 붙잡으면서 가랑이 사이로 공을 튀기는 동작 등을 따라했다. 시작한 지 5분도 안 돼 KBL 로고가 선명한 겉옷을 벗어 던졌다. 캠프장을 맡은 ‘농구 대통령’ 허재 대표팀 감독도 “나도 처음에 따라하면서 버벅댔다. SK만 이런 캠프를 마련하는데 다른 구단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네 번째로 열리는 캠프는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중학생 40명에게 두 차례 스킬트레이닝과 파트별 클리닉을 진행했다. 고교 유망주들은 24일까지 훈련을 곁들였다. 김상식 대표팀 코치와 김대의, 오성식, 백인선 등 KBL 코치·선수 은퇴자들이 코칭스태프로 뛰었다. 김현중은 “선수로 지내는 것보다 일찍 지도자의 길을 걷겠다”며 은퇴 뒤 미국 디트로이트 근처 그랜드래피즈로 건너가 스킬트레이닝 교육을 이수하고 트레이너 자격증까지 딴 유일한 인물이다. 영어에도 서툴고 아는 이 하나 없었지만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르며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의 포인트가드 카이리 어빙의 스킬트레이너로 유명한 마이카 랭커스터에게 통사정을 했다. 다른 이들보다 빨리 세계 200명 정도인 공인 트레이너 자격증을 딸 수 있었던 것은 목숨 걸고 연마한 덕분이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랭커스터의 프랜차이즈 ‘아임 파서블 트레이닝’을 아시아 최초로 열어 8개월째를 앞뒀다. 100명 정도의 청소년 선수와 직장인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이날 함께한 신민석(군산고), 고준호(양정고)도 이미 그와 인연을 맺었다. 공인 트레이너들은 온라인 영상 교육을 통해 지금도 최신 교육 기법을 공유한다. “우리 센터는 많아야 두세 명의 아이를 열 가지 커리큘럼으로 가르치는데 이렇게 한번에 많이 가르쳐 본 적이 없어 힘들지만 보람도 느낀다. 나도 배우는 게 아주 많다”며 “선수로 뛸 때 진작 이런 교육을 받고 스스로 훈련을 했더라면 조금 다른 선수가 됐을 것 같다. 하지만 코트로 돌아갈 생각보다 농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제대로 농구를 이해하고 배우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사명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다음주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센터 개설을 꾀한다. 속초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일류 학교’ 중구 마을

    “마을도 일류학교가 돼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습니다.” 뮤지컬 배우에게 노래와 연기를 지도받은 중학생들이 무대 군무를 선보이고 주민센터에서 기타를 배운 초등생들이 연주 실력을 겨루는 마을. 서울 중구가 올해 꿈꾸는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모습이다. 중구는 올해 서울시·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하는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돼 학교와 지역사회, 공공기관, 구청이 맞물린 19개 세부사업을 펼친다고 15일 밝혔다. 사업의 핵심은 마을과 학교의 융합이다. 마을해설사와 역사문화 자원을 알아보는 ‘마을탐방’,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만드는 동네 지도 교과서 ‘중구기행’,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와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는 ‘청년활동가 마을 방과후 활동’, 마을의 노인들을 인터뷰해 생애를 책으로 엮는 ‘어르신 자서전’ 등 다채롭다. 특히 전문 뮤지컬 공연장인 충무아트센터와 연계해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워 주는 ‘청소년 브로드웨이’, 중구 15개 동과 동아리를 매칭시켜 마을의 모든 것을 조사, 탐방하는 ‘동동채널 15번’ 등은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다. 구는 오는 7월 지역의 모든 초등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한강 건너기 대회’를 기획하고 있다. 구는 지난 13일 구청에서 지역 초·중·고교 교감,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혁신교육지구 운영 계획을 안내했다. 교육 프로그램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을자원 인력풀을 구축하고 지역주민을 마을강사로 양성할 방침이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우리가 사는 도시 마을도 훌륭한 배움터이자 스승이 될 수 있다”며 “교육적 가치가 있는 지역자원은 무엇이든 접목해 아이들이 다재다능한 인재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경부고속도 지하화·한양판 프로젝트… 21세기 도시모델 서초

    [자치단체장 25시] 경부고속도 지하화·한양판 프로젝트… 21세기 도시모델 서초

    “대한민국 ‘신영토 확장’의 모델이 서초에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비롯해 21세기형 도시개발을 서초에서 이끌겠습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에게 2017년은 ‘프레임을 깨는 해’이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양재 R&CD 특구 조성 등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국가적 과제를 눈앞에 둔 이유에서다. 올해 초선 막바지 4년차인 조 구청장은 “경부 고속도로 지하화는 돈 들이지 않고 국토 공간을 ‘입체형’으로 넓히는 구상으로, 저의 정유년 최대 목표”라고 강조했다.지하화 사업의 핵심은 상습 정체구간인 양재~한남 IC에 자동차 전용 지하터널을 만들고, 강북으로 바로 빠지는 급행터널(Speed Way), 강남권을 오가는 완행터널(Local Way)로 분리하는 것이다. 지상은 녹지공원, 문화관광 복합지구가 조성돼 서울의 랜드마크로 탈바꿈한다. 조 구청장은 “일각에서 ‘강남만 위한 개발’이라며 반대하는 근시안적 시각이 안타깝다”면서 “고정관념을 벗어나 세금을 투입하지 않고 지하공간을 개발해 국토를 확장하는 내셔널 프로젝트(국가적 과제)로 봐야 한다. 궁극적으로 서울 도시와 국가 경쟁력을 높여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프로젝트”라고 제시했다. “지하개발 때 여의도 면적의 2.5배인 60만㎡의 가용토지가 발생한다. 그 땅에 사람 중심 ‘그린 인프라’를 만들고, 제4차 산업혁명의 거점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인다.●“세금 안 들이고도 입체개발 가능” 최근 나온 용역 보고서는 공사비는 총 3조 2009억원이지만, 개발한다면 재원으로 5조 3389억원까지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했다. 공공기여금 2조 1063억원, IC·광장부지 매각 2조 7004억원 등 ‘세금 한 푼 들이지 않고’ 입체개발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조 구청장은 “도로 위에는 차만, 공원용지에는 공원만, 주거용지에는 집만 들어서야 한다는 생각은 20세기식 사고다. 경부 고속도 지하화가 실현되면 도로와 녹지대, 문화지구가 한 공간에 중첩된다”며 “올해 목표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앞세웠다. 그는 “길을 뚫는 자는 흥하고, 성을 쌓는 자는 망한다”며 고대 로마의 격언을 상기시켰다. 취임 당시 구상한 ‘나비 플랜’은 이제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단계다. ‘서초의 단절된 동서축을 이어 지역발전의 고리로 삼겠다’는 나비플랜은 경부 고속도로 지하화, 양재 R&CD 특구 조성이 핵심. 조 구청장은 “양재 특구는 애초 서울시가 대기업 지역만 특구로 지정했는데, 우리가 중소기업 지역까지 포함해 달라고 요구해 규모를 2배로 키워 현재 준비 작업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남-양재-판교를 잇는 ‘한양판 실리콘밸리 프로젝트’”라고 내세웠다.●취임시 구상 ‘나비플랜’ 비상하는 단계 조 구청장은 별명도 많다. 대표적인 게 ‘복(福)손’. 이해관계가 칡처럼 얽힌 숙원 사업들을 손대는 곳마다 시원스레 풀어낸 데서 유래했다. 대표적 사례가 정보사 터널 착공이다. 그는 취임 직후 1주일 만에 정보사령관·국방부 차관을 잇달아 면담하고, ‘터널 착공, 정보사 부지에 아파트 건설’ 패키지로 묶여 있던 것을 별개로 협의하는 투 트랙 해법을 제시해 관철했다. 그는 “구청과 국방부, 서울시가 일괄타결 선택지만 놓고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생각을 비틀면 해법이 보인다”며 웃었다. 정보사 터널 공사는 현재 공정률 30% 단계다. 현재의 구청사를 갖게 된 사연도 마찬가지다. 1만 3200㎡(약 4000평) 상당의 서울시 소유 구청사를 서초구 공원토지 3300㎡(약 1000평)와 맞교환함으로써 27년간의 셋방살이에서 탈출했다. 40여 년간 고물상 등 쓰레기 더미에 묻혀 있던 방배동 국회단지, 제2의 구룡마을인 성뒤마을 역시 현장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며 각각 전원주택 단지·공영 개발키로 했다. 하지만 ‘서초구만 홀로 튀어선 절대 안 된다’는 게 조 구청장의 철칙이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넬슨 만델라의 ‘2등 정신’을 강조한다. 그는 “기러기가 나는 모습을 보면 서로 교대로 앞장서서 무리를 이끌고 간다”며 “서초와 다른 지자체가 함께 보조를 맞춰가면서 협력해야 동반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기존 틀 깨는 정신으로 숙원사업 해결 일간지 기자, 청와대 문화관광·행사기획 비서관, 한양대 겸임교수,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정무부시장 등 분야를 넘나드는 경력은 지방자치정부를 이끄는 밑거름이 됐다. 조 구청장이 존경하는 인물은 조선 대왕 정조,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다. 공통 키워드는 ‘기존 틀에서 벗어난 사고’라는 점이다. 그는 “미국 공화당 상징이 코끼리인데,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는 명령문을 듣는 순간 역설적으로 코끼리를 떠올리게 되면서 공화당적 사고의 틀에 갇히게 된다”며 “짜인 틀 안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행정의 가장 큰 적”이라고 단언했다. 청와대 비서관 시절, 폐지 위기를 맞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재국과 경주관광개발공사를 오히려 독자적인 문화재청으로 분리하고, 경주관광개발공사로 승격시킨 것도 틀에 얽매이지 않은 사고 덕분이다. 그 덕분에 문화행정의 단초를 마련했다. 서초구에서는 최고 권력이지만, 서울시와 협조하고 타협해야 일을 성사시킬 수 있다. “마을버스 노선 하나 바꾸는 게 구청장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잦더라”며 하소연도 했다. 2015년 11월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한 서초21번 노선을 바꿔 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지만 이듬해 불허 통보를 받았다. “시내버스는 물론 마을버스 노선 변경 역시 서울시가 ‘노’(No)라고 하면 따라가야 하는 신세”라고 했다. 어렸을 적 꿈이 영화감독이었을 만큼 영화광인 그는 “쉬는 주말엔 밀린 영화나 ‘미드’(미국 드라마)를 한꺼번에 몰아본다. 요새는 중국 드라마 ‘초한지’에 빠졌다”고 했다. 올해 목표에 대해 “비전은 담대하게, 실행은 섬세한 엄마 마음으로 뒷골목 보도블록 한 장, 가로등 하나까지 꼼꼼히 살피겠다”며 “어르신·어린아이·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더욱 따뜻하고 행복한 도시 서초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씨줄날줄] 코너스톤/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코너스톤/이동구 논설위원

    초석(礎石)은 건물의 기둥을 떠받치는 역할을 하는 받침돌을 말한다. 주춧돌, 머릿돌, 또는 사물의 기본이 된다는 의미로 정초(定礎)라고도 한다. 건물을 지을 때는 의당 초석을 깔기 마련이다. 초석에는 시공 및 완공 연도, 건물주 등 건물과 관련된 간략한 내용을 담기도 한다.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건물이든 현대에 세워진 민간 건물이든 대개 초석은 건물의 입구나 앞 부분에 배치해 둔다.초석이란 단어는 폭넓게 사용된다. 시작, 기초, 근본, 밑거름 등의 긍정적인 의미로 확장돼 거의 모든 분야에 인용되고 있다. “국가 발전의 초석이 되겠습니다. 초석이 될 만한 정책” 등으로 정치인이나 CEO 가릴 것 없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동서양이 마찬가지다. 초석은 영어로 코너스톤(cornerstone)으로 표기된다. 정제된 언어들만 사용한다는 외교 분야에서는 이 단어가 동반자의 의미로 자주 인용된다고 한다. 양국이 공동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간다는 뜻으로 아주 친밀한 관계임을 나타낸다. 미국은 과거 한·미 동맹을 코너스톤에 비유했다. 반면 일본과의 미·일 동맹에 대해서는 린치핀(linchpin)을 사용해 왔다. 린치핀은 마차나 수레, 자동차의 바퀴가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바퀴 축에 꽂는 핀을 가리키나, 비유적으로 핵심축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외교적으로는 코너스톤과 마찬가지로 ‘꼭 필요한 동반자’라는 의미를 가진다. 2010년 6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미 동맹은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태평양 전체 안보의 린치핀”이라며 한·미 동맹을 처음으로 린치핀에 비유했다. 이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 국무장관은 한술 더 떠 “한·미 동맹은 리치핀 그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그전까지 일본을 린치핀에, 한국을 코너스톤에 비유해 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5월 7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도 린치핀을 언급하는 등 재임 기간 내내 한·미 동맹의 관계를 린치핀으로 언급했다. 이 당시 오바마의 이 발언을 두고 일본 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한다. 일본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자신들과 동등하게 대우하거나 자신들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닌지 불편하게 생각했다. 린치핀이란 단어를 코너스톤보다 더 중요한 관계로 인식했던 모양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때 일본을 아태 지역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코너스톤’이라고 표현하며 양국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인들이 이번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는지 궁금하다. 또 트럼프는 앞으로 있을 우리 정상과의 회담 때는 어떤 단어를 사용할지 궁금해진다.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뜨거운 열정, 하나 된 평창] 인천공항서 강릉까지 1시간 52분… 길을 뚫어 강원을 바꾼다

    [뜨거운 열정, 하나 된 평창] 인천공항서 강릉까지 1시간 52분… 길을 뚫어 강원을 바꾼다

    원주∼강릉 복선전철 연내 완공 청량리서 평창까지 58분 걸려 제2 영동고속道 작년 11월 개통 상일나들목~원주 54분 만에 주파 구절양장(九折羊腸), 산 높고 골 깊은 강원도 길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곧게 펴지고 KTX급 열차가 강원도를 가로질러 달린다. 강원 지역 교통 지도가 바뀌고 있다. 조선시대 신사임당이 강릉을 떠나 굽이굽이 대관령길을 넘어 한양으로 오가며 눈물로 시를 짓던 고갯길이 국내 최장 터널로 뚫리고, 열차가 달리는 천지개벽한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해발 700~800m의 아흔아홉 굽이 대관령에 막히고 첩첩 산으로 둘러싸인 영동권은 한때 육지 속의 섬처럼 교통의 오지였다. 강릉을 중심으로 한 영동권 주민들은 병원 시설도 열악하고 도로 여건도 빈약하다 보니 ‘아프거나 크게 다치면 대관령 고개를 넘다 모두 숨진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나마 영동고속도로가 뚫려 서울과 다소 소통이 생겼다. 그래도 강원도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한 길이었지만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뒤 고속철도망과 고속도로망, 국도, 지방도가 연이어 뚫리고 펴지며 숨통이 트이고 있다. 열악했던 강원도 길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여건이 크게 좋아졌다. 올해 말부터 서울과 강원도가 1시간 생활권으로 가까워진다. 시속 250㎞의 준 KTX급 열차가 달리면서 인천공항에서 강릉까지 1시간 52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변방에 머물던 강원도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셈이다. 8일 강원도에 따르면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착수한 사회간접자본(SOC)들이 시간이 흐르며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과 지역균형발전 촉진을 위해 계획된 경기 광주~강원 원주를 잇는 ‘제2 영동고속도로’가 착공 5년 만인 지난해 11월 개통했다. 서울 상일나들목에서 원주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면 거리가 기존 101㎞에서 86㎞로 크게 줄었다. 소요시간은 77분에서 54분으로 기존 영동고속도로와 비교해 23분 빠르다.●삼척~속초도 1시간 14분이면 도착 빙상경기 개최 도시인 강릉을 중심으로 동해안을 연결하는 지역 내 도시를 잇는 고속도로들도 잇따라 완공됐다. 지난해 11월엔 속초와 양양 18.5㎞를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9월에는 동해와 남삼척 18.6㎞를 잇는 고속도로가 완공됐다. 삼척~동해~강릉~양양~속초 등 동해안 5개 시·군을 연결하는 122.2㎞의 동해고속도로가 착공 18년 만에 모두 연결됐다. 이로써 삼척~속초 이동시간이 2시간 7분에서 1시간 14분으로 줄었다. ●서울~양양 동서고속道 올 상반기 개통 수도권과 동해안을 연결하는 서울~양양 간 동서고속도로도 올 상반기 개통된다. 동서고속도로는 이번에 개통하는 춘천~양양(88.5㎞) 구간과 2009년 7월 개통한 서울~춘천(61.4㎞) 구간으로 나뉜다. 총 연장 150㎞로 서울에서 양양까지 승용차로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고속도로가 동~서축으로 두 곳, 남~북측으로 한 곳이 뚫리며 고속도로를 통해 순환이 가능해졌다. 영동고속도로를 통해 강릉으로 왔다가 동해고속도로를 따라 양양으로 달린 뒤 동서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로 돌아갈 수 있는 시대가 올 상반기부터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고속철길도 뚫린다. 평창동계올림픽 핵심 교통망인 원주∼강릉 복선전철 120.2㎞가 올해 말 개통된다. 강원도 첫 KTX 열차길로 인천공항에서 강릉까지 1시간 52분 만에 이동이 가능하다. 서울 청량리에서 평창까지는 58분, 인천공항에서 평창까지는 1시간 38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올림픽 배후 도시인 정선과 평창의 교통 환경도 크게 좋아진다. 지방도 456호선(간평~횡계IC)은 공정률이 74.1%, 지방도 408호선(면온IC~보광)은 57.90%, 용평알파인 진입도로는 86%, 진부역 진입도로(1~3공구)는 54.3%다. 모두 올림픽 이전 완공이 목표다. ●도로·철도, 강원의 ‘실크로드’ 될 전망 도로와 철길이 뚫리면서 지역 발전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당장 평창올림픽 대표 SOC인 철도가 개통되면 강원발전의 ‘실크로드’가 될 전망이다. 안정적으로 대량의 물류가 이동할 수 있고 인적 교류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원주~횡성~평창~강릉 등 철도노선 경유지의 관광·제조업 등이 폭발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이 환동해권 물류 중심지로 거듭나고 동해안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더불어 투자 유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병오 강원도 도로철도과 주무관은 “경기장 진입도로와 철도시설 등이 완료되면 수도권과의 접근성 개선으로 투자 유치, 관련 산업 발전 등 파급 효과가 커 지역 발전의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원도는 철길의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강릉역 등 종착역을 활용한 관광지로의 원활한 연계 수송망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전기차를 이용한 렌터카 사업을 활성화해 영동권 관광지를 벨트화해 나간다는 전략을 타진 중이다. 맹성규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경기장 진입도로 등 연결 교통망을 조기 완공하는 등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준비하겠다”면서 “급변하는 동북아 시대에 맞서 강원도가 동북아 물류와 관광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각종 시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청년의 꿈’으로 양천을 그린다

    ‘청년의 꿈’으로 양천을 그린다

    “관공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복사나 문서 정리 같은 단순 보조 업무만 할 거라고 여겼는데 지역구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중책을 맡겨 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제가 사는 지역을 제 손으로 디자인한다는 생각에 한 달 내내 가슴이 뛰었어요.”올겨울 서울 양천구의 대학생 아르바이트인 ‘지역디자인 사업’에 참여한 장윤영(21·협성대)씨의 소감이다. 양천구가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틀을 확 깨며 새로운 청년 일자리 개척에 나섰다. 관행적으로 요구하던 단순 업무 보조가 아니라 자치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겨 ‘관공서 알바생’ 역할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디자인 사업’은 지난해 여름방학 때 처음 시작됐다. 청년들의 참신한 시각과 잠재 역량을 활용해 자치구를 새롭게 꾸며 보자는 것이다. 참가 학생들은 양천구에 꼭 필요한 사업과 관련해 직접 발로 뛰며 자료 수집을 하고, 관련자들도 인터뷰해 실천 방안을 마련한다. 구청 각 관련 부서는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정책화할 방법을 강구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6일 “대학생들에게 단순 반복 업무가 아니라 참여를 통해 성취감을 북돋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16명의 대학생이 참여해 4개 팀을 꾸렸다. 상권 활성화를 위한 ‘장인골목 디자인 프로젝트’, QR코드 자녀 위치 알림시스템 개발 등을 담은 ‘어린이 공원 테마사 프로젝트’,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통마케터 프로젝트’, 선진 복지 구축을 위한 ‘복지자원조사 및 지도제작 프로젝트’ 등 4개 주제를 각각 나눠 맡아 한 달간 지역 혁신안을 모색했다. 구는 참가 대학생 70명과 8일 종료 간담회를 갖는다. 지난해 여름방학 땐 교육·문화예술계 숨은 인재를 찾는 ‘보물찾기’,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한 ‘어메이징레이스 IN 양천’ 등 5개 분야에 20명의 대학생이 참여했다. 김 구청장은 “앞으로도 청년들의 무한한 잠재력이 발현될 수 있는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그 결과물이 정책화돼 우리 지역을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기고] 자유학기제 성공, 기업이 이끌어야/조영석 아시아나항공 상무

    [기고] 자유학기제 성공, 기업이 이끌어야/조영석 아시아나항공 상무

    아침부터 사무실 입구가 낯선 학생들의 수다로 소란스럽다. 교복을 입은 중학생들이 직업 체험을 위해 김포공항 인근의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방문했다. 조종사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체험해 보는 ‘항공 직업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다. 비행기 조종 자격 취득을 위한 훈련 과정을 듣고 실제 비행기 조종석과 같이 만들어진 시뮬레이터를 직접 보고 만져 본다. 학생들은 새로운 직업을 탐색하는 경험을 하며 마냥 행복한 얼굴이다. 이런 모습은 이제 회사 내에서 어색하지 않은 일상이다. 2013년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과 함께 시작된 아시아나항공의 자유학기제 지원은 2016년 교육부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유학기제 지원 MOU’를 맺으면서 본격화됐다. 자유학기제를 지원하기 위해 중학생 대상 교육 기부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운항, 캐빈, 공항, 정비 등으로 구성된 ‘항공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특히 자유학기제가 도입된 2013년부터 아시아나항공에서는 항공 관련 직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고자 현직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으로 구성된 ‘교육기부봉사단’이 발족했으며, 이들이 일선 학교를 방문해 직업 강연을 하는 ‘색동나래교실’은 현재까지 약 15만명의 학생들이 직업 체험 교육의 혜택을 누릴 정도로 활성화됐다. 자유학기제는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한 미래 인재 육성’이라는 사회공헌 활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고, 많은 기업이 동참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얼마 전 교육부가 주최한 자유학기제 성과 발표회에서 표창을 받은 아시아나항공, 현대자동차, GS칼텍스, 포스코건설 같은 기업들은 자유학기제를 통해 기업 사회공헌의 외연을 넓혀 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또 하나의 배움이며 자기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지난 연말 사석에서 만난 한 직원은 호기심 가득한 학생들을 만나 본인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던 순간을 한 해의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꼽았다. 자유학기제 지원 활동에 참여한 아시아나 교육기부봉사단 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자신의 경험과 직업을 소개하고 가르치는 일이 자긍심, 업무 만족도 향상은 물론 선후배 동료와의 유대감 형성, 애사심 향상 등 회사생활에서 또 다른 즐거움과 보람으로 작동한다는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임직원 참여를 통한 청소년 교육 활동이 기업의 인재관리 또는 기업문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이로써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정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 클라우드 슈밥이 말한 것처럼 가까운 미래는 창의성이 힘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 주어지는 다양한 진로 체험 기회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창의성과 미래를 살아갈 힘을 키워 줄 것이다. 청소년들의 미래는 우리의 미래다. 그 미래를 더 밝게 만드는 일에 내 일과 네 일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다행히도 우리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그 준비를 시작했다. 이제 더 많은 기업, 기관, 단체가 동참해야 한다. 자발적으로 사업장을 개방하고 청소년과 함께 부딪치며 경험을 나누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아름다운 교실’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 [연극리뷰] 해학으로 버무린 ‘부조리한 세상’… “욕심 버려야 다같이 잘 살 수 있다”

    [연극리뷰] 해학으로 버무린 ‘부조리한 세상’… “욕심 버려야 다같이 잘 살 수 있다”

    너무 해맑아서, 지독하게 순수해서 더 뼈아프다. 이유 없이 삶의 일부를 빼앗긴 사람들이 말간 얼굴로 전하는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는 당연한 이야기. 뺏기고 또다시 빼앗는 삶의 굴레 속 우리가 알게 모르게 품고 있는 욕심은 어디까지 닿아 있을까.한국 연극계 거장 오태석이 쓰고 연출한 연극 ‘도토리’의 주인공 ‘일렬’과 ‘삼렬’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다가 형무소 동료들과 “남의 물건은 절대로 손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6년 만에 출소한다. 지적장애를 지닌 두 사람은 자신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면서도 바보처럼 다른 이들의 것을 소중히 지키려고 애쓴다. 일렬은 산에 들어가 등산객들에게 멧돼지 먹이인 도토리를 가져가지 말라고 외치며 동물 보호 캠페인을 벌인다. 삼렬은 자신이 일하는 호박밭 주인이 자신을 생각해서 건네준 호박을 사양하고, 버려지는 호박잎을 가져가 그것마저 인근 식당에 그냥 가져다준다. 하지만 그들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일은 예상치 못하게 흐른다. 일렬은 멧돼지 사냥에 나선 포수들을 막는 과정에서 총부리를 그들을 향해 잘못 겨눴다가 살인 미수죄로 재판정에 서고, 삼렬은 인권단체 직원이라는 한 남자로부터 성금 모금을 위한 과정에 휘말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 앞에 놓인 삶에 최선을 다하는 일렬과 삼렬. 두 사람은 어눌하지만 또박또박 관객을 향해 말한다. “욕심을 버려야 다 같이 잘 살 수 있어요.” 자칫 딱딱하게 다가올 수 있는 이야기를 오태석 연출 특유의 유쾌함으로 풀어낸다. 배우들의 해학적인 말투와 익살스러운 몸짓에 빠져들 때쯤 생각지 못한 곳에서 송곳 같은 대사를 마주하게 된다. “멧돼지 똥구녕 대포가 뽀옹 쿠앙 똥 쏘면 이 똥 거름 삼아 참나무가 돼서 이러구 솟아오릅니다. 도토리 가져가지 마세요. 멧돼지가 처먹고 참나무 맨들어줍니다.” 극은 마지막까지 묻는다. 인간을 해치는 포악한 동물이라고 여겼던 멧돼지도 나무 한 그루 돌볼 줄 아는 미덕을 지녔는데 당신은 곁에 있는 사람과 과연 더불어 잘 살았냐고. 혼탁한 이 세상에서 얼마나 상식적으로 잘 살고 있냐고. 공연은 오는 2월 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2만~4만원. (02)745-3967.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제조 강국 꿈꾸는 中의 야심과 전략

    제조 강국 꿈꾸는 中의 야심과 전략

    중국 굴기의 핵심을 다룬 ‘중국제조 2025’(진베이 지음, 한국정책재단 펴냄)가 번역 출간됐다. 중국 국무원은 2015년 5월 ‘중국제조 2025’를 선포하고, 공업혁명을 통한 중국 굴기 프로젝트를 세상에 알렸다. 중국 경제의 체질을 바꿔 2025년에 중국을 경제 강국 대열에 합류시키고 2045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조 강국으로 자리잡게 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임태희 한국정책재단 이사장은 “중국산업의 미래와 핵심 전략을 담은 이 책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제조업 강국의 실현에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