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거름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양하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의도적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청년 참여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89
  • 내전 남수단 ‘희망의 빛’ 한빛직업학교

    내전 남수단 ‘희망의 빛’ 한빛직업학교

    남수단에 파병돼 평화유지활동(PKO)을 벌이고 있는 한빛부대가 현지에서 설립, 운영 중인 한빛직업학교가 극심한 내전을 겪은 남수단 재건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남수단에 세워진 한빛직업학교가 1년여 만에 274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다양한 전문기술을 전수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남수단 정부 및 현지 언론의 기대와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한빛직업학교는 남수단 재건에 핵심 역할을 할 기술자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목공, 전기, 용접, 건축, 제빵, 농업 등 6개 분야의 교육 과정을 각각 10~12주씩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 3월 신설한 제빵 과정은 학생들이 만든 빵을 판매해 수익을 분배하면서 오랜 유목 생활에 길든 주민들 사이에 시장경제 관념을 확산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한빛직업학교는 남수단의 다양한 부족들을 한 반에 편성함으로써 부족 간 화해도 촉진하고 있다. 남수단에는 200여개의 부족이 있으며 한빛부대 주둔지인 보르 지역 주민은 40%가 딩카족, 20%가 누에르족이다. 한빛직업학교를 수료한 니코다무스 아윌 조셉(28)은 “한빛부대로부터 선진 기술을 전수받아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면서 “배운 기술로 남수단 재건에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빛부대장인 안덕상 대령(육사 50기)은 “한빛부대의 작은 노력과 실천이 남수단의 기적을 만드는 귀한 씨앗이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앞으로도 남수단 주민들의 자발적인 재건 활동 참여를 위한 다양한 PKO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안철수 부인 김미경, ‘박지원 상왕론’ 묻자 “남편 꼭두각시 기질 없다”

    안철수 부인 김미경, ‘박지원 상왕론’ 묻자 “남편 꼭두각시 기질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1일 “남편은 심지가 단단한 사람”이라면서 “사심 없이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자양분이 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딸 안설희 씨 등과 함께 이날 대구 향교를 찾아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여러분께서 (남편에게) 물도 주시고 거름도 주시면 실망하지 않을 단단한 나무가 될 것이다”며 “아무런 사심 없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대선에) 나섰다. 절대로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 많은 성원 부탁한다”고 말했다. 참석자 가운데 일부가 ‘박지원 상왕론’을 언급하자 “남편이 겉으로는 유해 보이지만 누구 말을 듣고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며 “많은 목소리를 듣고 최종결정은 자신이 한다. 꼭두각시 기질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딸과 함께 향교를 찾은 시민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건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비 온 뒤 아침 햇살/유승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비 온 뒤 아침 햇살/유승도

    비 온 뒤 아침 햇살/유승도 나뭇잎 씻어줄래 투명하도록 푸르게 씻어줄래 푸른빛 타오르게 불태울래 벌들의 몸에도 붙어 반짝이며 날아갈래 죽은 나무에도 척 붙어 쓰다듬을래 바위에도 내려앉을래 거름 더미에도 내려앉을래 눈부시게 만들래 노란 꽃처럼 한 송이 노란 꽃처럼 세상을 그렇게 만들래 비 갠 뒤 대기는 파랗게 빛난다. 햇살은 풀잎 끝에 매달린 둥근 빗방울들을 진주 알갱이처럼 꿴다. 빛의 명료함 속에서 민들레는 노랗고, 버드나무 새잎은 연두색이다. 버드나무 늘어진 가지를 흔들며 오는 바람도 연둣빛에 물든다. 비 갠 뒤 아침은 햇살이 수놓는 파랑, 노랑, 연두색들로 색채의 향연(饗宴)을 펼친다. 햇살은 할 일이 많다. 여기 동사(動詞)들이 그 증거다. 씻어줄래, 불태울래, 날아갈래, 쓰다듬을래, 내려앉을래, 만들래. 이 햇살이 부린 마법으로 비에 씻긴 세상은 한결 영롱하게 반짝이는 것이다. 장석주 시인
  • 세월호 미수습자 선내수색 개시…가방·신발·옷 등 유류품 속속 발견

    세월호 미수습자 선내수색 개시…가방·신발·옷 등 유류품 속속 발견

    세월호 선내 수색이 개시된 가운데 가방, 신발 등 유류품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8명으로 구성된 수습팀은 18일 오후 1시쯤 구멍을 뚫어 확보한 진출입구를 통해 선체 4층 선수 좌현 부분 선내로 들어갔다. 작업자들은 드러누운 세월호 지상과 가장 가까운 진출입구를 통해 선체 안팎을 들락날락하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선체 내부에 있던 펄을 양동이로 퍼담아 옮기고 펄이 묻은 막대 등 지장물도 꺼내 옮겼다. 유류품도 상당수 나왔다. ‘백팩’ 형태의 가방, 여행용 캐리어, 옷가지, 빨간색 구명조끼, 신발 등이 속속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름표가 붙어있는 가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류품이 나오자 작업자들은 잠시 수색을 멈추고 둘러앉아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유류품은 품목별로 파란색 플라스틱 상자에 담겨 트럭에 실려 갔다. 선내에서 나온 펄은 양동이째 도르래와 같은 장비로 지상으로 옮겨져 파란 비닐 위에 펼쳐졌다. 인양 과정에서 선체에서 나온 펄과 함께 정밀 탐색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장 관계자는 “큰 유류품이 섞여 있으면 펄을 제거하고 유류품 관리 절차에 따라 처리하고 나머지 펄은 혹시 더 나오는 게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따로 체(거름망)에 거르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유류품들은 세척, 소유자 확인 등을 거쳐 넘겨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16년만에 한·중 지방 행사 첫 무산… ‘사드 혹한’ 언제 풀리나

    [해외에서 온 편지] 16년만에 한·중 지방 행사 첫 무산… ‘사드 혹한’ 언제 풀리나

    베이징의 거리에는 이른 봄인데도 노란 개나리가 만개했고, 하천 옆으로 줄지어 심어진 이름 모를 분홍색 꽃은 길 가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북경에 벌써 따뜻한 봄이 왔다.1992년 8월 24일 한·중 양국이 공식 수교한 이후 같은 해 11월 1일 전남 목포시와 장쑤(江蘇)성 롄윈강(連云港)시 간에 최초로 자매결연을 맺은 이후 양국 자치단체 간 교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다. 하지만 작년 7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그동안 활발히 진행되었던 한·중 지방교류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작년 11월 개최 예정이었던 ‘K2H 국제교류공무원 세미나’가 16년 만에 처음으로 무산되었으며, 지방정부 간 상호 방문도 전보다 줄었다. 심지어 요즘은 교류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전화도 자주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도 실무자 간 연락과 교류는 물론 지방 지도자들 간 상호방문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이낙연 전남지사가 윈난성을 방문하고 유정복 인천시장이 보아오(博?)포럼에 참석하였다. 또한 장젠동 중국 북경 부시장도 동계올림픽 협력을 위해 강원도를 방문했다. 지방국제교류에서 한국은 중국과 가장 많은 교류를 맺고 있다. 중국은 미국, 일본 다음으로 한국과 가장 많은 교류를 맺고 있다. 1998년 11월 중국을 공식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장쩌민 주석은 한·중 공동성명에서 양국 지방교류 증진에 합의하였고 이를 위한 추진조직으로 2000년 베이징에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의 북경사무소가 문을 열였다. 당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북경무역관 시장개척팀에 근무하고 있던 필자는 초창기 멤버로 북경사무소에 입사하여 양국 지방자치단체 국제교류 지원업무를 맡았다. 당시만 해도 북경사무소 외에 한·중 지방교류를 전담하여 지원하는 기관이 없어 한국과 교류를 희망하는 중국 지방정부는 우리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한약재 산지’란 연결고리로 3년간의 긴 협의 끝에 경북 영주시와 중국 안후이(安徽)성 보저우(?州)시 간에 2003년 10월 마침내 정식으로 자매결연을 체결했을 때의 그 뿌듯함은 아직도 가슴 한편에 남아 있다. 북경사무소는 양국 공무원 간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영역을 확대하였다. 2001년부터 ‘K2H’(1998년부터 시작된 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 주관 외국 지방공무원 초청연수사업)에 참여한 중국 지방공무원들을 초청하여 서로 친목을 도모하고 한·중 지방교류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K2H 국제교류공무원 세미나’를 처음 열었다. 지금까지 1000명에 가까운 중국 공무원이 참여하는 등 반응이 좋다. 2002년부터는 양국 국제교류담당 공무원들이 같이 모여 교류와 협력을 다지는 ‘한·중 지방정부교류회의’를 매년 열어 지난해까지 양국 공무원 1820명이 참여했다. ‘바람을 타고 물결을 깨뜨리는 때가 오리니 높은 돛 바로 달고 창해를 건너리라’(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란 말이 있다. 일시적인 어려움은 곧 지나가고 큰 뜻을 펼칠 때가 머지않아 올 것이란 뜻이다. 양국이 지금은 어렵지만 지방 간 교류를 지속해 나간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예전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베이징에 꽃피는 봄이 왔듯 한·중 지방교류에도 곧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기를 바란다.
  • 안양시, 예비창업자·창업초기기업 지원사업 ‘스타트업 창업사다리’ 추진

    안양시, 예비창업자·창업초기기업 지원사업 ‘스타트업 창업사다리’ 추진

    경기 안양시는 예비창업자, 창업초기기업에 총 2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창업사다리’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정보통신(IT), 콘텐츠, 소프트웨어 등 창조산업분야의 예비창업자와 안양시 소재 1년 이상~3년 이하 기업이 대상이다. 예비창업자와 1년 미만 기업은 최대 2000만원, 1년 이상 3년 이하 기업은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자부담 조성 비율을 낮추고 자금 활용의 제한을 완화해 신청 문턱을 낮추었다. 또 마케팅, 투자유치, 비즈니스 기획 분야 등 전문가 그룹과 창업 과정과 기업 운영에서 겪는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책임 멘토를 지정운영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성장사다리 지원사업은 오는 12일까지 먼저 온라인 접수한뒤 10일에서 12일 사이에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에이큐브를 방문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발표심사 및 질의응답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이필운 시장은 “스타트업 성장사다리 지원사업은 경쟁력 있는 예비창업자와 창업초기기업의 빠른 안정화와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역량 있는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新전원일기] 연잎과 메기의 콜라보…농업도 어업도 브라보

    [新전원일기] 연잎과 메기의 콜라보…농업도 어업도 브라보

    손바닥과 다섯 손가락 마디마디가 굳은살이 단단히 박인 투박하고 거친 손이다. 정완희(66) 대표와 악수를 하는 순간 그의 노동의 시간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무언가를 손에서 놓지 않은 손, 끊임없이 움직여 상처가 나고 아물기를 셀 수 없이 한 손. 그의 손이 그랬다. 지금의 ‘느랑골 연잎메기교육농장’을 일군 삶의 흔적이었다.“우리 남편은 손재주를 타고 났어요. 뭐든지 보기만 하면 척척 만들어 내요” 따끈한 연잎차를 건네며 아내 김홍분(61)씨가 한마디 거들었다. 느랑골 농장은 구석구석 정 대표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나무를 직접 자르고 깎아 만든 농장 팻말부터 입구에서 체험장까지 길목에 늘어선 장승들이며 농장 한가운데 놓인 정자, 그네, 토담집, 체험장 등 농장의 모든 것은 그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그가 만든 작품들을 보며 감탄의 찬사를 쏟아내자 그는 구수한 사투리로 말문을 열었다. “워낙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다 보니께 이렇게 됐네유. 별거 없어유.” 겸손의 말이다. 그렇지 않다. 온 정성과 땀을 쏟아내 그가 만들어낸 느랑골은 아이들에겐 최고로 손꼽히는 체험교육농장이다. 아이들은 연잎과 메기를 직접 만지고, 보고, 먹으며 다양한 체험을 한다. 그야말로 신나는 놀이동산인 셈이다. # 8000평 농장서 메기와 연이 함께 어울리다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터를 잡고 있는 느랑골은 연과 메기를 동시에 기르는 농업과 어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곳으로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교육농장이다. 농장 규모는 총 8000평. 그중에서 연이 2000평, 1500평 정도의 메기양식장에는 10만여 마리의 메기가 있다. 정 대표가 메기 양식을 시작한 지는 올해로 8년째. 타지에서 오랜 직장 생활을 하던 그는 귀촌하면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던 중, 양어장이 농사보다 수입이 더 좋다는 친구의 조언으로 메기를 알아보게 됐다.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는데 농사짓는 친구 녀석이 하소연을 하는 거예요. 1년 동안 12마지기에 농사를 지었는데 800만원 벌었다는 거예요. 거기서 또 이것저것 빼고 나니까 400만원밖에 안 남더라는 거죠. 그러면서 농사보다도 양어장이 훨씬 낫다고 추천을 해주더라고요.” 정 대표가 귀촌을 준비하기 위해 쏟아부은 시간은 자그마치 꼬박 4년. 그 긴 시간 동안 메기 양식에 대한 정보를 얻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찾아다니며 묻고 배웠다. 처음에는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조차 몰라 헤매기가 부지기수였고 농촌 한가운데에서 어업을 한다고 하니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발 한발 다져나갔다. 그 결과 지금은 메기 판매로만 연 매출 8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농장이 됐다. 가공과 체험교육농장까지 포함하면 연 1억원이 넘는다. 처음에 땅을 직접 파서 메기 양식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연 농사를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직장 생활을 할 때부터도 오로지 메기 양식 하나만 생각했던 그가 어떻게 연 농사까지 겸하게 된 걸까. “메기를 기르면 부산물이 나와요. 배설물, 몸에 있는 점액질, 사료 먹다 남은 것들이 부패하면서 가스를 발생시켜요. 그 가스가 메기한테는 치명적이거든요. 그래서 물을 정화하는 방법이 약품을 사용하거나 물을 교환하는 것이 있어요. 그런데 그건 비용이 너무 많이 발생해요. 하지만 식물을 활용해 정화를 시키면 비용도 절약되고 자연 그대로 건강하게 메기를 키울 수가 있어요.” 정 대표는 메기가 사는 물을 자연 그대로의 방법으로 정화시키는 방법을 찾다가 연 농사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는 직접 보여주겠다며 우리 일행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의 농장은 산을 끼고 있어서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했다. 봄바람과 따스한 햇볕이 살갗을 스치는 기분이 싱그러웠다. 농촌에 살아서 좋은 점이 있다면 자연이 주는 맑은 공기와 햇살 때문이 아닐까. 거기에 몸이 고되더라도 넉넉한 마음까지 곁들인다면, 그것이 바로 건강해지는 지름길이리라. 메기가 있는 노지 양식장에는 여러 대의 수차가 힘차게 돌아가며 녀석들에게 산소를 열심히 공급해 주고 있었다. “저기 좀 보세요. 연밭에서 정화되어서 나오는 물이에요. 정말 깨끗하죠?” 그는 다소 들뜬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 “메기가 사는 물을 펌프질해서 연밭으로 올려주면 연이 그 발효된 부산물을 먹어요. 아주 좋은 식사죠. 자연 그대로의 비료잖아요. 따로 거름을 줄 필요가 전혀 없어요. 연밭에서 정화된 깨끗한 물을 다시 메기가 사는 곳으로 흘려보내줘요. 서로 도와주는 거죠. 이렇게 24시간 돌아갑니다.” 그야말로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자연순환 농법이다. 메기는 양식하기가 그다지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과 햇빛 등의 자연조건만 잘 맞춰주면 잘 자란다고 한다. “자연은 사람만 건들지 않으면 아무 문제없어요. 사람들이 자꾸 인위적인 것을 해서 탈이 나는 거죠.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잘 활용하면 모든 게 순조롭습니다.” 정 대표의 자연주의 철학이다. 그는 어떤 농사에도 절대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는다. 처음에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선택한 자연순환 농법이 이제는 정 대표만의 확고한 신념으로 바뀐 셈이다.# 맑은 공기, 맑은 웃음, 맑은 정성이 있는 체험농장 “거기 느랑골 농장이죠? 아이들이 가면 뭘 할 수 있나요?” 매년 봄이 되면 수시로 걸려오는 문의 전화다. 그럴 때마다 정 대표 부부는 자랑스레 설명한단다. “메기를 맨손으로도 잡고, 통발로 미꾸라지도 잡고, 연잎밥도 싸고, 대나무로 낚시도 하고, 메기를 가까이에서 보고 만지고 그릴 수 있고 연잎으로 수제비누도 만든답니다.” 그러면 영락없이 전화를 걸어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체험교실을 예약한다. 어디에서나 체험할 수 있는 고구마, 감자 캐기가 아닌 느랑골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3년째 체험·교육농장을 운영하면서 정 대표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찰 때라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머무는 공간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고. 하지만 아내 김씨에게는 쉽지만은 않다. 청소부터 아이들 간식까지 준비해야 하고, 음식을 찾는 사람들까지 담당하려면 할 일이 많다. “체험교실 일은 남편보다는 거의 제 일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좀 힘들긴 해요(웃음). 그래도 맑고 좋은 공기 마시며 사는 덕에 감기약하고 소화제를 달고 살았는데 여기 와서는 뚝 끊었어요.”# 왕대추·야콘·초석정… 끊임없이 가꾸는 부창부수 지금은 아내 김씨가 도리어 팔 걷고 나섰다. ‘왕 대추’는 3000평에 500그루나 심었고, 야콘과 고구마, 초석정, 감자, 오미자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작물을 늘려나간다. “시골 일이라는 게 줄어들 수가 없어요. 사람 욕심처럼 자꾸 커져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그래요. 힘들어서 접고 싶다가도 가만 보면 내가 또 늘리고 있어요. 아침에 눈 떠서 집 밖을 나가면 깜깜해질 때까지 방에 못 들어간다니까요. 사실 시골에서 농사지으면 다 돈이 되거든요(웃음).”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남편이나 끊임없이 작물을 심고 가꾸는 아내나 부창부수가 따로 없다. 얼마나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체험장 옆에 있는 닭장에서는 토종닭들과 강아지 두 마리가 함께 놀고 있었다. 산짐승이 내려와 닭들을 물어가는 통에 지킴이로 넣어두었다는 것이다. “가끔 귀한 손님이 오시면 토종닭을 잡기도 해요. 어디 한 마리 잡을까요?” 우리 일행이 손사래를 치고 자리를 뜨지 않았다면 정 대표는 당장이라도 닭장으로 들어갈 태세였다. 그의 아내는 정 대표가 소나무와 대나무, 백토로 손수 만든 토담집으로 안내했다.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느랑골 식당은 어느 곳 하나 정 대표의 정성이 스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테이블 하나까지 소나무를 직접 자르고 매만져 땀으로 가꾼 공간이었다. 아내는 맛집 농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건강한 맛을 선사하고, 정 대표는 메기 박물관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농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앞으로 농촌이 살아남으려면 변화하지 않으면 안 돼요. 생산에서만 멈춰서는 안 됩니다. 2차 가공도 하고 3차 산업에도 도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농민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에요. 지원 시스템이 좀 더 많아져야 해요.” 그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차별화된 농장으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농장으로, 농촌의 맛과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유쾌한 체험 농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 길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한마디 구수하게 말을 건넸다. “힘들다고 그만두면 어쩔 꺼유. 뭐 할 꺼유. 열심히 해야쥬.” 그의 정겨운 대답에 절로 고개가 끄떡였다. 이보다 더 확고한 대답이 있을까. 그날이 오면, 자연의 바람과 햇빛에 검게 그을린 그의 얼굴에도 꽃처럼 화사한 봄의 미소가 번지리라. 부부는 그날을 향해 오늘도 흙을 만지고, 땀을 흘린다글쓴이 방송작가 한정원 ‘6시 내고향’, ‘생방송 투데이’, ‘주주클럽’, ‘TV내무반 신고합니다’, ‘기분 좋은 날’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 참여. ‘지식인의 서재’, ‘CEO의 서재’, ‘명사들의 문장강화’, ‘명인명촌’ 등 출간.
  • [명예기자가 간다] 꽃들을 시들게 하던 마이너스의 손… ‘3평의 행복’에 빠지다

    [명예기자가 간다] 꽃들을 시들게 하던 마이너스의 손… ‘3평의 행복’에 빠지다

    농림축산식품부 직원이라고 해서 농사일에 능숙한 것은 아니다. 손수 기른 싱싱한 배추며 고구마를 수확하는 달콤한 기쁨은 거저 오지 않는다. 손바닥만 한 텃밭을 가꾸다 보면 ‘농사나 지어야지’, ‘귀농이나 해야겠다’는 따위의 말은 쏙 들어간다.# 수확하는 달콤한 기쁨은 거저 오지 않는다 정은주(42) 농식품부 대변인실 온라인팀장의 생생한 텃밭 실패담을 들어 보자. 정 팀장은 지난해 4월 정부세종청사 근처 도시농장에서 9.9㎡ 크기의 텃밭을 분양받았다. 작은 화분도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시들게 만드는 ‘마이너스의 손’인 정 팀장은 옥수수를 심기로 했다. 2m 가까이 자라는 옥수수를 심기엔 땅이 너무 좁다는 전문가의 충고는 가볍게 흘려버렸다. 아이들과 함께 옥수수알을 심었다. 한 달이 지나도 새싹이 올라올 생각을 안 했다. 밭은 잡초로 뒤덮였다. 밭갈이도, 거름 주기도 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아이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던 정 팀장은 새벽마다 텃밭에 커피 거름을 뿌리고 흙을 뒤섞어 줬다. 그해 8월 한여름이 되자 굵직한 옥수수가 대롱대롱 달렸다. 그는 “2포대를 가득 채울 만큼 옥수수를 받아든 만족감을 잊을 수 없다”면서 “도심에서 흙을 만지며 무당벌레, 땅강아지와 노는 것 또한 아이들에게 큰 배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호균(34) 창조농식품정책과 사무관은 2년차 ‘도시 농부’다. 마트에서 무심코 사 먹던 상추와 쑥갓, 토마토를 제법 능숙하게 길러 낸다. 그는 “주말마다 아들과 함께 밭에서 땀을 흘리면 유대감도 깊어지고 대화도 많이 한다”면서 “서로 다른 작물을 키우는 옆 텃밭 이웃과 수확한 농산물을 나눠 먹으며 도시에서 느끼기 어려운 사람 사이의 정을 쌓게 된다”고 말했다.‘도시 농업’의 매력이 여기에 있다. 한동안 ‘삼시세끼’라는 TV 프로그램이 화제가 됐다. 자극적이고 속도감이 빠른 일반 예능과 달리 농촌에서 직접 채소를 키우고 텃밭을 이용해 아침, 점심, 저녁상을 차려 먹는 정적인 프로그램이었다. 시청자들이 열광한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팍팍한 도시 생활에 지쳐 있었다는 의미였으리라. 최근 몇 년 사이 귀농·귀촌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리고 직장과 가족 때문에 귀농·귀촌을 택할 수 없는 이들 사이에서는 잠시나마 도시를 떠나 농사를 체험하는 도시 농업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 농업에 매료된 텃밭 농사꾼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5만 3000명이었던 도시농업 참여자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 159만 9000명으로 6년 새 10.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도시 텃밭의 면적도 104㏊에서 1001㏊로 9.6배 늘었다. 농식품부는 내년까지 도시농업 참여자가 200만명, 텃밭 면적은 1500㏊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텃밭은 소통의 장소이자 힐링의 명소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농작물 경작과 재배로 한정된 도시 농업을 양봉, 곤충 사육, 수목 재배 등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시 농업 전문자격제도를 도입한다. 오는 10월 공무원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도시 농업 활성화 과정과 도시 농업 전문가인 ‘마스터 가드너’ 양성 과정이 개설된다. 안전한 먹거리와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도시농업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4월 11일을 ‘도시 농업의 날’로 지정하고 오는 6월 경기 시흥 배곧공원에서 도시농업박람회를 개최한다. 도시농업은 단순한 먹거리 생산 수단을 넘어섰다. 현대인에게 텃밭은 소통의 장소이자 힐링의 명소다. 이번 봄에는 가족과 함께 텃밭으로 나가 보자. 김현우 명예기자(농림축산식품부 대변인실 사무관)
  • [바른정당 대선 후보 유승민] 劉 “단일화 원점 재검토… 개혁적 보수 동의 여부 중요”

    [바른정당 대선 후보 유승민] 劉 “단일화 원점 재검토… 개혁적 보수 동의 여부 중요”

    박 前대통령 팔아 호가호위하며 권력 누린 사람들 인적 청산돼야 非文연대·후보 단일화 핵심 고리 다자 → 양자·3자 바꿀 키 확보 낮은 지지율·협상력 제고 숙제‘비문(비문재인) 연대’의 밑거름인가, 새로운 반전의 주인공인가. 28일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우뚝 선 유승민 의원이 풀어야 할 숙제다. 유 후보는 그동안 당 안팎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끌어내지 못한 채 고군분투했다. 당내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영입론에 밀렸고,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이후엔 김무성계와의 갈등설이 더 부각되기도 했다. 당 밖에서는 ‘안보는 보수, 경제는 개혁’이라는 모호한 정체성 탓에 탄핵을 고리로 양분된 이념 지형에서 지지층을 끌어모으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유 후보는 향후 정치적 연대나 후보 단일화의 핵심 연결고리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양자 대결 구도를 만들려는 국민의당과 보수 단일 후보를 내세우려는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현재의 다자 구도를 양자 또는 3자 구도로 바꿀 키를 쥐었다. 일차적인 관심사는 유 후보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지지율을 끌어올려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느냐에 쏠린다. 자칫 ‘흡수합병’될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유 후보는 물론 바른정당의 존립 위기로 비화될 수 있다. 그러나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면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한국당 후보가 확정되는 오는 31일부터 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가 결정되는 다음주까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이날 후보로 확정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한국당과 국민의당과의 단일화 모두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단일화를 하려고 출마를 한 것은 아니다. 단일화는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거기(단일화)에 목을 매거나, 그것만 쳐다볼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당과의 단일화에 대해 “새로운 개혁적 보수의 길에 동의하는지와 국정 농단의 책임이 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팔아서 호가호위하며 권력을 누렸던 사람들은 당연히 인적 청산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내세웠다. 또 한국당 유력 후보로 꼽히는 홍준표 경남지사와의 단일화에 대해 “대통령이 되면 법원에 재판받으러 가야 하는 상황에서 홍 지사의 출마를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단일화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의 연대에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비롯한 안보에 대한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단일화가 무산되면 바른정당 후보로 완주할 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많은 국민들이 문제 많고 불안한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보수 후보를 원하고 있다”면서 “문 후보와 싸워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자신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안철수, 부울경 경선 압승 “대선 승리의 밑거름 확신”

    안철수, 부울경 경선 압승 “대선 승리의 밑거름 확신”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28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경선에서 압승한 것에 대해 “호남에 이은 부산·울산·경남의 지지가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경선 직후 낸 입장문에서 “평일인데도 많은 시민이 투표에 참여해 주셨다.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 저 안철수의 대선 승리로 보답하겠다”면서 “대구와 경북, 강원과 수도권, 충청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 캠프 전현숙 대변인은 “부산·울산·경남도민은 호남·제주와 한목소리로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명령하고 ‘안철수 강풍’을 다시 일으켰다”며 “야권의 불모지라 불리는 이곳에서 ‘녹색 열풍’을 일으켜 통합과 개혁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미얀마의 달콤한 망고…척박한 생활…나를 돌아본다

    [해외에서 온 편지] 미얀마의 달콤한 망고…척박한 생활…나를 돌아본다

    아침에 청량감 있는 새소리와 더불어 잠에서 깨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저녁에 미얀마어 수업을 마치고 하늘에 떠 있는 커다란 별을 보며 귀가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마친다. 이런 생활이 벌써 반년이 지났다. 아침 6시반 출근길에 나뭇가지 사이로 둥그런 해가 떠오르는 장관을 맞이하기도 하고, 북쪽에서 밤을 새고 남쪽 하늘로 우아한 날개를 뽐내며 들판 위를 활공하는 새를 쳐다보기도 한다. 이런 일상의 소박한 행복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본다.경상남도 농업기술원에서 근무하고 은퇴를 앞둘 때쯤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한 가지 기억이 있었다. 농업연구자의 꿈을 키우고 인생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주셨던 많은 분들이었다. 내 가슴에 새겨진 따뜻한 기억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문관에 지원해 미얀마 농업관개부에서 인생 2막을 열게 됐다. 미얀마의 속내는 어렵다. 미얀마는 농업 기반으로 먹거리가 풍부한 분지에 버마족이 살고 있다. 교통과 생활여건이 열악하지만 자원이 풍부한 외곽에는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다. 언뜻 보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할 것 같지만 교통 문제로 교류가 적어 반목이 증폭되기 쉽다. 군대가 힘으로 갈등을 강제하다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해 온 게 과거 일이라면 개방과 개혁이 지금의 현안이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 유럽 국가들이 앞다퉈 미얀마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외교의 장으로 급부상한 미얀마에서 민간 외교관으로서 국가 관계의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 그동안 농업해충연구 분야에서 쌓아 온 전문성을 발판으로 미얀마 농업관개부 연구국에서 과실해충연구를 돕고 있다. 한국의 집집마다 있는 감나무처럼 미얀마에 흔한 과수는 망고나무다. 우기에 출하되는 망고과실은 훌륭한 수출자원이지만 수출하기까지 해충 문제를 비롯한 많은 연관 문제를 풀어야 한다. 미얀마가 농업개방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기술력, 안전성, 환경보호, 국제 품종보호, 연구개발효율 등 과제가 만만치 않다. 한국과 다른 열대 기후와 환경에 덩달아 공부할 것들도 많아졌지만 마음은 더 벅차다. 지금 뿌린 씨앗이 10~20년 후 미얀마에 새로운 열매를 맺고, 기후변화로 우리나라에도 닥칠 수 있는 병해충 위기를 극복하는 단단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 미얀마에서 나는 “왜 그럴까”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서 답을 찾는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보다는 수기로, 도구보다는 손으로, 실험기기를 조작하기보다는 방치하기로 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고가의 분석 장비를 사두고도 못 쓰는 경우가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카메라나 컴퓨터로 작업할 때 그 많은 설정이나 도구 사용에 익숙하지 않다. DSLR카메라도, 컴퓨터도, 분석 장비도, 의료기기도, 공장의 기계도, 석유화학 플랜트도, 원자력 발전소도, 법령도 설정할 게 얼마나 많고 정교한가. 새로운 곳에서의 삶은 서부개척시대에 낯선 땅에 처음 발을 들여 놓던 현장과 많이 닮았을 것이다. 거의 불통인 인터넷, 수시로 끊어지는 전기, 개념 없는 시간약속, 무지막지한 더위, 유폐되다시피 한 생활환경 속에서도 뭔가 골똘히 생각할 거리가 있다는 것에 난 행복하다.
  • 바이크와 물아일체…나를 찾는 절대속도

    바이크와 물아일체…나를 찾는 절대속도

    세계폭주/마루야마 겐지 지음/김난주 옮김/바다출판사/488쪽/1만 6500원모터사이클 또는 바이크. 정체성을 찾아가는 통로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위대한 혁명가로 추앙받는 체 게바라는 20대 초반 낡은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넉 달간 남미 대륙을 누볐다.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로도 친숙한 이 여정은 게바라의 삶을, 나아가 세계를 바꾸는 밑거름이 됐다.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서른 즈음의 젊은 그는 오프로드 바이크를 타고 호주의 광활한 사막을 질주하고, 사륜 구동차로 케냐의 사파리를 누볐다. 미 서부를 달리기도 하고, 유조선을 타고 인도양을 건너기도 했다. 이렇듯 세계를 폭주하며 그는 작가로서의 자아를 켜켜이 쌓아 올렸다. 이 책은 그러한 경험을 조각조각 담은 에세이다. 그는 말한다. 탈것으로 스릴과 스피드를 즐기는 것은 치기 어린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하나의 의식이라고. 정신의 긴장을 털어 내며 살아 있다는 자각과 내 몸은 내 것이라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의 봄’…꽃잔치 열리고 공원서 즐기고 호기심 채우고

    ‘서울의 봄’…꽃잔치 열리고 공원서 즐기고 호기심 채우고

    생명이 약동하는 봄이다. 봄의 전령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고 개나리, 진달래, 벚꽃, 철쭉 등 봄꽃의 대명사들이 곳곳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상춘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명소들과 축제들이 많다. 문제는 어느 명소나 축제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고속도로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한다는 점이다. 나들이객으로 꽉 막힌 고속도로 정체 걱정도 덜고, 사람보다 봄의 참맛을 느긋하게 만끽하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서울시가 봄나들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강봄꽃축제’와 ‘공원에서 즐기는 봄’이다. 한강봄꽃축제는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여의도 벚꽃축제 외에도 한강공원 곳곳에서 즐길 수 있는 봄꽃들이 많다는 걸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다음달 1일부터 5월 21일까지 한강공원 전역에서 열린다. 개나리, 벚꽃, 유채꽃, 찔레꽃, 장미 등을 순차적으로 즐길 수 있다. 1998년 시작한 공원에서 즐기는 봄은 공원을 산책뿐 아니라 자연을 이해하고 배우는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가 직영하는 20개 공원에서 이뤄진다. 올해는 이달부터 6월까지 화전놀이, 모내기, 양봉, 생태탐방, 역사문화 등 126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드넓은 야외에서 온 가족이 함께 봄의 향연을 누리기에 제격이다.●꽃의 향연 ‘한강봄꽃축제’ 봄은 꽃으로 대변된다. 한강공원을 찾으면 꽃향기에 취해 꽃의 계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개나리, 벚꽃, 유채꽃, 찔레꽃, 장미까지 형형색색의 꽃들이 장관을 연출한다. 개나리와 벚꽃이 봄꽃 축제의 서막을 연다. 잠실대교 북단부터 중랑천 용비교까지 노랗게 물든 개나리가 봄을 알린다.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응봉산은 온통 노란 세상이다.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응봉산 개나리 축제’가 열린다. 벚꽃 명소인 여의도에선 다음달 1일부터 9일까지 봄꽃축제가 개최된다. 토요일인 1일과 8일은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한강 벚꽃 콘서트’도 진행된다. 잠원한강공원에 2만㎡ 규모로 조성된 ‘꿀벌숲’에선 4월 중순부터 꽃복숭아, 꽃사과, 매화, 산사나무, 수수꽃다리 등 다양한 식물과 꽃을 만날 수 있다. 5월엔 샛노란 유채꽃과 찔레꽃, 장미가 봄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5월 13∼14일에는 ‘한강 서래섬 유채꽃 축제’가, 5월 중순엔 한강 동·서쪽 끝에 있는 강서생태공원과 고덕·암사생태공원에 ‘한강 찔레 나라축제’가 열린다. 꽃의 여왕 장미는 뚝섬, 양화한강공원에서 볼 수 있다.●양봉하고 농부되고… 공원서 자연과 교감 공원에서 즐기는 봄은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꿀벌과의 교감을 원한다면 양봉체험을 권한다. 4~6월은 꽃이 만발하는 시기로 곤충들의 활동도 왕성하다. 양봉을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길동생태공원 ‘토종꿀벌 체험’, 보라매공원 ‘어린이 꿀벌학교’, 월드컵공원 ‘꿀벌체험프로그램’ 등 3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갈수록 개체 수가 주는 꿀벌도 살리고 꿀도 얻는 일석이조 프로그램이다. 4월부터 길동생태공원과 월드컵공원은 매주 토요일, 보라매공원은 매주 일요일 꿀벌들을 만날 수 있다. 도시 아이들은 야채, 쌀 같은 농작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밥상에 올라오는지를 직접 경험하는 게 쉽지 않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온 가족이 주말 농부가 돼 보는 건 어떨까. 보라매공원과 길동생태공원에선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텃밭 가꾸기를, 용산가족공원에선 텃밭 부산물을 이용한 놀이 활동을 통해 농사 짓기를 체험할 수 있다. 보리는 왜 밟아줘야 하는지, 거름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 줄 내용들로 가득하다. 길동생태공원에선 5월 20일 모내기 행사도 한다.●숲탐방하고 역사·문화 배우고 공원은 휴식처이기도 하지만 도심 속 작은 생태계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다양한 생물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지, 주변 환경에는 어떻게 적응해 가는지 등 생물들의 삶에 호기심을 보인다면 생태·탐방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다. 생태프로그램은 길동생태공원, 남산공원, 보라매공원, 북서울꿈의숲 등 15개 공원에서 이뤄진다. 반딧불이, 누에, 개구리, 민들레 등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고 학습할 수 있다. 봄에 볼 수 있는 식물, 봄에 가장 일찍 일어나는 곤충들, 곤충들의 특징과 생김새, 반딧불이 서식 환경, 개구리의 생태와 천적, 개미 생태구조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탐방프로그램은 경춘선숲길, 서울숲, 시민의숲, 푸른수목원 등 9개 공원에 조성돼 있다. 전문 숲 해설사와 함께하는 숲탐방, 꽃사슴 먹이주기 체험, 남산 새 가족 탐사, 에코투어, 장애인과 함께하는 맞춤 숲 치유, 식물 해설과 함께하는 스탬프 투어 등이 있다. 역사와 문화, 예의범절도 배우고 전통놀이도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원도 있다. 낙산공원에선 ‘낙산의 보물을 찾아라’가 진행된다. 윤선도 터 찾기, 초대 대통령 동상 찾기 등 10가지 과제가 주어진다. 산책로를 걸으며 조선 건국 배경, 성곽 등 지식도 얻을 수 있다. 호박고누놀이 같은 전통놀이도 할 수 있다. 낙산은 조선의 수도 한양의 사대문 안에 있는 4대 산인 내사산(內四山) 중 하나다. 이곳에 조성된 낙산공원에 오르면 서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남산공원에선 한양도성의 비밀을 알 수 있다. 한양도성 축성과 수호신, 봉수대, 사대문과 사소문 등 한양을 둘러싼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 수 있다. 남산공원 호현당에선 ‘아동놀이 한자’, ‘나는 예의바른 어린이’ 등이 운영된다. 호현당은 조선시대 지역 명에서 유래됐다. 어진 사람들이 좋아하는 집이란 뜻이다. 2015년부터 열린 서당 및 전통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가족과 함께 뛰어 놀고 산책하고 건강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보라매공원은 체조를 통해 건강을 챙기는 ‘공원에서 100세까지! 건강프로젝트’를, 서울숲은 자라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붕 없는 체육관’을, 남산공원은 석호정 국궁장에서 전통 활을 쏘는 ‘건강활쏘기’를 운영한다. 여의도공원은 초등학교 4~6학년 청소년을 대상으로 농구전문가에게 농구도 배우고 경기도 하는 ‘희망농구교실’을 개최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뛰어놀며 가족애를 단단하게 다져보는 건 어떨까. 길동생태공원의 ‘아빠와 함께하는 자연체험’과 ‘일요가족나들이’가 대표적이다. ‘아빠와 함께하는 자연체험’은 인솔 교사의 안내를 받으며 아빠와 자녀가 공원을 돌며 봄의 정취를 느끼는 프로그램이다. ‘일요가족나들이’는 해설가와 함께 온 가족이 공원을 돌며 봄의 절기인 경칩, 춘분 등을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북서울꿈의숲의 ‘꿈의숲 런닝맨’도 부모와 자녀가 돈독한 정을 쌓기에 손색이 없다. ‘발로 뛰고 머리로 맞으며 공원 안에서 미션을 찾아라’라는 주제 아래 수수께기 풀기, 미션 활동지를 이용한 보물 찾기, 발로 뛰어다니며 오감활용하기 등이 진행된다. 도봉산과 수락산 사이에 붓꽃으로 가득한 특수식물원 서울창포원의 ‘가족과 함께 놀아요’도 빼놓을 수 없다. ‘깨어나라! 봄’ 주제 아래 오감체험 봄맞이 여행 등을 즐길 수 있다. 보라매공원의 ‘행복한 가족공원산책’에선 가족들과 봄 산책도 하고 봄꽃 화분도 꾸며 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빌딩숲 사이 문화재꽃·지하길 이어 경제꽃 핀 명품 종로

    [자치단체장 25시] 빌딩숲 사이 문화재꽃·지하길 이어 경제꽃 핀 명품 종로

    “서울 종로구는 구의 정체성인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명품도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서울 종로는 조선 한양 천도 이후 600여년의 역사가 면면히 흐르는 곳이다. 김영종(64) 종로구청장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 이 같은 종로의 특성을 살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명품도시로 만드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구청장의 과거와 미래,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명품도시-종로 만들기는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일대는 KT 신·구 청사, D타워, 그랑서울 등 고층빌딩들이 빽빽이 들어선 빌딩 숲이지만 그 사이사이로 발굴된 문화재들을 잘 보존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김 구청장은 2015년 D타워 부지 옆에 있는 조선시대 시전행랑터 위를 투명 강화유리로 덮어 지나가는 행인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KT 건물 부지에서는 16세기 전통 구들시설을, 그랑서울 부지에서는 조선시대 화약무기인 총통 등을 투명한 유리 위를 걸으면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주변 전통 문화를 잘 보존하는 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조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선진도시의 특징인 지하도시 조성사업을 병행한 게 특징이다. 모두 김 구청장의 아이디어로 진행된 것이다. 김 구청장이 취임한 2010년 7월 당시 이 구역 내 그랑서울, 타워8, D타워 등 사업들은 이미 건립 허가가 났거나 공사 중이었다. 그는 이 구역 전체를 하나의 공간으로 간주해 지하공간을 개발해야 한다는 구상을 갖고 직원들이 사업시행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이미 허가가 난 상태였기 때문에 별도로 돈을 내고 각 건물 지하를 연결하겠다며 선뜻 돈을 낼 사업자는 없는 상태였다. 김 구청장은 “캐나다 몬트리올 등 선진도시에 가 보면 주요 빌딩들을 지하로 연결시킨 경우가 많다”면서 “청진구역도 전체를 하나의 사업장으로 연계해 지하공간을 개발한다면 각 건물의 가치가 높아지고 편리성 증대로 유동인구가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사업자들을 설득했다”고 회고했다.김 구청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사업자들을 모아 협의체를 만들고 1년간 무려 87회의 협의를 거친 끝에 사업비 596억원 전액을 이들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구청 돈 한 푼 쓰지 않고 사업을 이끌어 갔다. 그 결과 지난해 현재 1호선 종각역~그랑서울~타워8~청진공원까지, 그리고 D타워~KT~광화문역까지 지하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끝냈다. 인근 미착수 구간은 사업자들이 향후 재건축에 나선다면 인가 조건으로 지하통로 연결을 내걸 계획이다. 2018년 리모델링을 시작하는 종로 청사도 해당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세종문화회관 광화문역부터 보신각이 있는 종각역까지 지하로 한 번에 뚫리는 길이 만들어진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이 지하보행로에는 과거 대형서점이 밀집된 청진동의 지역 특성을 살린 ‘책 거리’도 조성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다. 인근에는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기부채납받은 부지를 전통의 멋이 가득한 청진공원으로 조성했다. 땅속에 묻혀 있던 주춧돌과 철거된 한옥 기와를 재활용하고, 1900년대의 지적도를 찾아 옛 건물터와 191m의 전통담장을 되살리는 식으로 종로 역사를 복원했다. 한옥에 어울리는 대나무, 소나무, 매화나무, 꽃복숭아 등으로 경관을 조성하고 한옥 건축물을 복원한 종로홍보관도 지었다. 고층빌딩으로 삭막했던 청진동 일대가 전통과 역사가 흐르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종로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발판으로 종로를 재정비한 또 하나의 성공 사례로는 세종마을을 꼽는다. 일대에 역사 인물들의 생가터가 모여 있는 것은 물론 국내 문학과 예술의 거장들이 창작 활동의 무대로 삼아 온 유적이 풍부하다는 데서 착안해 기획했다. 세종마을을 조성하면서 우선 버려진 수도사업장을 윤동주 기념관으로 재탄생시켰다. 옥인아파트를 철거하고 인왕산 자락의 수성동 계곡을 겸재 정선의 그림처럼 복원했다. 한국 미술계의 거장인 박노수의 작품을 기증받아 박노수 화백이 살던 가옥 자체를 구립 박노수 미술관으로 변신시켰다. 이런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 특색 없는 마을이 지금은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 명소로 거듭났다. 김 구청장이 이같이 종로의 도시계획을 속속 세워 나갈 수 있는 데는 건축을 전공한 서울시 건축과 공무원과 전문 건축사로 일해 온 그의 이력이 밑거름이 됐다. 조선대 병설공업고등전문학교 건축과(5년제)를 나온 그는 서울시 건축직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1983년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그 길로 공무원을 그만두고 20여년간 건축사로 일한 도시전문가다. 1990년 2월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그의 지난해 신고 재산은 74억원으로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가장 돈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공을 들이고 있는 종로의 도시비우기 사업은 전문 건축인의 혜안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는 서울 25개 자치구 최초로 2013년 종로구에서 걷기 편한 건강한 도시를 모토로 통신주, 안내표지판 등을 최소화하는 도시비우기 사업을 시작했다. 관리 주체가 제각각인 시설물들이 무질서하게 방치된 것이 도시 미관을 해친다고 판단해 공간 설계 최대의 미덕인 비움의 철학을 행정에 접목시켜 도시비우기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경찰청, 한국전력, 우체국 등 유관 기관과 뜻을 모아 2013년부터 4년간 지역 내 1만 5000여건의 시설물을 정리했다. 이 사업으로 시설 설치 비용을 최소화해 절감한 예산만 같은 기간 약 4억 6000만원에 이른다. 보존가치가 높은 한옥자재 재활용 은행을 만든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종로구는 전체 면적의 48%가 옛 한양도서 안에 위치해 한옥이 많다. 이 은행은 종로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보도를 만들 때도 명품종로 정신을 강조한다. 김 구청장은 “무턱대고 저렴한 돌을 깔았다가 몇 년마다 계속 다시 바꿔 주느니 20~30% 정도 비싸더라도 100년 동안 쓸 수 있는 좋은 제품으로 포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취임한 뒤 종로는 기존의 얇은 화강판석이 아닌 10㎝ 두께의 화강석을 사용해 친환경보도를 조성하고 있다. 2011년 자하문로를 시작으로 북촌로, 새문안로, 창경궁로, 종로 등 9곳에 100년이 가도 변함없는 보도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초기 투자비는 높지만 장기적으로 유지보수와 재포장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종로를 ‘상품’이 아닌 ‘명품’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일을 기획하라고 입버릇처럼 말을 한다. 명품종로 만들기 사업은 계속된다. 그는 종로와 인연이 있는 현진건, 염상섭, 이상 등 1920~30년대 활동한 문인들의 원고, 사진, 편지, 서예, 소장품 등 문학자료 2000여점을 기증받아 관사에 보관하고 있다. 종로문학관을 건립한다는 목표다. 미술관, 갤러리 등 시설이 몰려 있는 부암동, 평창동 일대는 자문밖 창의예술마을로 조성 중이다. 이 마을 일대의 자연환경 및 인적 인프라를 활용해 세계적인 아트밸리를 만들 계획이다. 당장 오는 4월 세종마을에는 우리 고유의 과학적인 난방법인 온돌문화를 소개하는 전통한옥 상촌재를 선보인다. 우리 고유의 음악을 공부할 수 있는 우리소리 도서관도 연내 문을 열 계획이다. 그는 2018년 종로청사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지만 본관 건물은 보존해 박물관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일제강점기인 1922년 수송공립보통학교로 지어진 이 건물은 1975년부터 청사로 쓰이고 있는데 최근 이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신청해 지정받았다. 김 구청장은 3선에 도전해 명품종로 사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모든 것을 헐어내고 전면 재건축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면서도 주민생활 편의와 자산 가치를 증대하는 식으로 종로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경자의원 대한민국 비전대상 시정활동부문 대상 시상

    서울시의회 김경자의원 대한민국 비전대상 시정활동부문 대상 시상

    서울시의회 김경자 의원(국민의당, 강서2)은 지난 3월 17일 국회에서 개최된 제1회 대한민국 비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시정활동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비전대상은 최근 정부 및 의회와 각계 지도층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OECD국가 중 하위에 머물고 있는 현 상황에서 타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수상자를 선정해 각 분야에서 활동한 노하우와 경험이 집약된 이들의 생각에 모든 이가 함께 공감하고, 이들의 성공스토리를 통해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아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꿈과 비전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상으로 올해 처음으로 시작됐다. 김 의원은 “평소 시민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시정활동을 해왔음에도 각종 통계나 기사를 통해 행복지수가 낮다는 말을 들으면 매우 가슴이 아프다.”고 언급하며 “이번에 주신 상은 현재까지 해온 것을 인정해주심과 동시에 앞으로 좀 더 열심히 뛰라는 말로 알고 노력하겠다.” 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한편, 김 의원은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행정사무감사와 각종 조례발의, 5분 발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울시의 행정을 살피고, 보다 나은 시민의 삶을 위해 시정활동을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어느 해거름/진이정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어느 해거름/진이정

    어느 해거름/진이정 멍한, 저녁 무렵 문득 나는 여섯 살의 저녁이다 어눌한 해거름이다 정작, 여섯 살 적에도 이토록 여섯 살이진 않았다 아직 여섯 살이 되지 않아서, 나는 큰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밥을 안치고 청소기를 돌리고 책상에 앉아 달력을 보았다. 아직 나는 마흔 살. 대출금 상환일과 가족의 생일이 동그랗게 묶여 있는 시간을 짚어 보다 창문을 열었다. 잉어 떼처럼 우글거리는 오후의 볕 너머로 조금씩 서른 살이 지나가고 스무 살이 지나가는 것을 오래 지켜보았다. 열두 살 적보다 더 열두 살 같은 마흔네 살의 열두 살이 지나가는 것을…. 정말 우리는 되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매일매일 같은 물속에 더 무거운 추를 들고 뛰어들 듯이. 매일매일 더 무거운 인생이 뛰어드는 몸을 이끌고 하나의 순간을 다르게 살아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까닭 없이 멍한, 쓸쓸하고 서럽고 적막하고 슬픈, 모든 이유가 그래서일 거라고…그래서 우리는 여섯 살 적보다 더 여섯 살 같은 시간을 날마다 살아 내는 거라고…오늘도 마흔네 살의 저녁은 도착하는지도 모른다. 신용목 시인
  • ‘헤어롤 2개’ 이정미 헌법재판관, 내일 퇴임식

    ‘헤어롤 2개’ 이정미 헌법재판관, 내일 퇴임식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퇴임식을 한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사례로 기록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재판에서 전원 일치 파면 결정을 이끈 지 불과 3일 만이다. 이 대행은 8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 재판관으로,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 이후 탄핵심판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재판관 중 가장 어리고 사법연수원 기수도 늦다. 하지만 부드러우면서도 때론 과감한 지휘로 헌재 ‘8인 체제’에서의 선고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행은 법원 판사 시절 그리 튀는 인물은 아니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판결을 내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조용하면서도 항상 검소하고 겸손한 스타일이었다”며 “우리 사회 소수자들을 위한 판결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기억했다.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으며,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이어 대전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1년 3월 14일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여성으로는 전효숙 전 재판관에 이어 두 번째였지만, 이 대행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언론 인터뷰 등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2014년 12월 선고한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의 주심을 맡았고,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 국회 선진화법 등 주요 사건에서 대체로 다수 의견을 냈다. 그러나 위헌 결정이 난 간통죄에 대해서는 “간통은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합헌이라는 소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대행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헌재로 넘어오면서 운명을 쥔 재판관 중 1명으로 관심을 받았다. 이어 1월 31일 박 전 소장 퇴임으로 권한대행을 맡으며 주목을 받았으며, 2013년에 이어 두 차례 소장 권한대행만 하는 진기록을 남긴 인물이기도 하다. 박 전 소장의 5기 헌재 재판부는 정당해산심판과 탄핵심판을 모두 처리한 유일한 재판부라는 기록도 추가했다. 이 대행은 뜻밖에 ‘헤어롤’ 2개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탄핵심판 선고 당일 깜빡 잊고 ‘헤어롤’ 2개를 머리에 꽂고 출근했다 언론의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 이 대행은 직접 결정문을 낭독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하면서 ‘헤어롤’은 인터넷 등에서도 더욱 화제가 됐다. AP통신 등 외신도 이를 놓치지 않고 소개했다. 외신들은 “한국에서는 자주 여성의 외모로 농담한다”며 “그러나 우스워 보일 수 있는 이 모습을 지적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제 퇴임식만을 남겨 둔 이 대행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가야 할 화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탄핵심판으로 갈라졌던 국론이 이제는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행은 결정문에서도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어떤 경우에도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 가야 할 가치”라고 말한 바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전문]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문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박근혜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경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재판관들은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하여 왔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많은 번민과 고뇌의 시간을 보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희 재판관들은 이 사건이 재판소에 접수된 지난 해 12. 9. 이후 오늘까지 휴일을 제외한 60여일 간 매일 재판관 평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재판과정 중 이루어진 모든 진행 및 결정에 재판관 전원의 논의를 거치지 않은 사항은 없습니다.  저희는 그 간 3차례의 준비기일과 17차례에 걸친 변론기일을 열어 청구인측 증거인 갑 제174호증에 이르는 서증과 열두 명의 증인, 5건의 문서송부촉탁결정 및 1건의 사실조회결정, 피청구인측 증거인 을 제60호증에 이르는 서증과 열일곱 명의 증인(안종범 중복하면 17명), 6건의 문서송부촉탁결정 및 68건의 사실조회결정을 통한 증거조사를 하였으며 소추위원과 양쪽 대리인들의 변론을 경청하였습니다. 증거조사된 자료는 48,000여쪽에 달하며, 당사자 이외의 분들이 제출한 탄원서 등의 자료들도 40박스의 분량에 이릅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시다시피,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입니다.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에 임하려 합니다. 저희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루어지는 오늘의 선고가 더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돼길 바랍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 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이 사건 탄핵소추안의 가결절차와 관련하여 흠결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소추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헌법상 탄핵소추사유는,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실이고 여기서 법률은 형사법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탄핵결정은 대상자를 공직으로부터 파면하는 것이지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심판대상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관계를 기재하면 됩니다. 이 사건 소추의결서의 헌법 위배행위 부분이 분명하게 유형별로 구분되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지만, 법률 위배행위 부분과 종합하여 보면 소추사유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이 사건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당시 국회 법사위의 조사도 없이 공소장과 신문기사 정도만 증거로 제시되었다는 점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국회의 의사절차의 자율권은 권력분립의 원칙상 존중되어야 합니다. 국회법에 의하더라도 탄핵소추발의시 사유조사 여부는 국회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의결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다음 이 사건 소추의결이 아무런 토론 없이 진행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의결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토론 없이 표결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나, 국회법상 반드시 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규정은 없고 미리 찬성 또는 반대의 뜻을 국회의장에게 통지하고 토론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토론을 희망한 의원은 한 사람도 없었으며, 국회의장이 토론을 희망하는데 못하게 한 사실도 없었습니다. 탄핵사유는 개별 사유별로 의결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여러 개 탄핵사유 전체에 대하여 일괄하여 의결한 것은 위법하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소추사유가 여러 개 있을 경우 사유별로 표결할 것인지, 여러 사유를 하나의 소추안으로 표결할 것인지는 소추안을 발의하는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린 것이고, 표결방법에 관한 어떠한 명문규정도 없습니다. 8인 재판관에 의한 선고가 9인으로 구성된 재판부로부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상 아홉 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재판관의 공무상 출장이나 질병 또는 재판관 퇴임 이후 후임재판관 임명까지 사이의 공백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일부 재판관이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경우는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과 법률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대비한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탄핵의 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고, 재판관 7인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홉명의 재판관이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와 같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으로서, 탄핵소추로 인한 대통령의 권한정지상태라는 헌정위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는 결과가 됩니다. 여덟 명의 재판관으로 이 사건을 심리하여 결정하는 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상 헌법재판소로서는 헌정위기 상황을 계속해서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국회의 탄핵소추가결 절차에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위법이 없으며, 다른 적법요건에 어떠한 흠결도 없습니다. 이제 탄핵사유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탄핵사유별로 피청구인의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하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하여 직업공무원제도의 본질을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노 국장과 진 과장이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라 문책성 인사를 당하고, 노 국장은 결국 명예퇴직하였으며, 장관이던 유진룡은 면직되었고, 대통령비서실장 김기춘이 제1차관에게 지시하여 1급 공무원 여섯 명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아 그 중 세 명의 사직서가 수리된 사실은 인정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피청구인이 노 국장과 진 과장이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인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유진룡이 면직된 이유나 김기춘이 여섯 명의 1급 공무원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도록 한 이유 역시 분명하지 아니합니다.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압력을 행사하여 세계일보 사장을 해임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일보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사실과 피청구인이 이러한 보도에 대하여 청와대 문건의 외부유출은 국기문란 행위이고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하며 문건 유출을 비난한 사실은 인정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세계일보에 구체적으로 누가 압력을 행사하였는지 분명하지 않고 피청구인이 관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습니다. 다음 세월호사건에 관한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의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2014. 4. 16. 세월호가 침몰하여 304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피청구인은 관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헌법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건은 모든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고통을 안겨 준 참사라는 점에서 어떠한 말로도 희생자들을 위로하기에는 부족할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 보호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행사하고 직책을 수행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상황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하여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헌법상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실의 개념은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책수행의무와 같은 추상적 의무규정의 위반을 이유로 탄핵소추를 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는 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어,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그 자체로는 소추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 없으나,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였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피청구인의 최서원에 대한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남용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피청구인에게 보고되는 서류는 대부분 부속비서관 정호성이 피청구인에게 전달하였는데, 정호성은 2013년 1월경부터 2016년 4월경까지 각종 인사자료, 국무회의자료, 대통령 해외순방일정과 미국 국무부장관 접견자료 등 공무상 비밀을 담고 있는 문건을 최서원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최서원은 그 문건을 보고 이에 관한 의견을 주거나 내용을 수정하기도 하였고, 피청구인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직무활동에 관여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최서원은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기도 하였는데, 그 중 일부는 최서원의 이권 추구를 도왔습니다. 피청구인은 최서원으로부터 케이디코퍼레이션이라는 자동차 부품회사의 대기업 납품을 부탁받고 안종범을 시켜 현대자동차그룹에 거래를 부탁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안종범에게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하라는 지시를 하여, 대기업들로부터 486억 원을 출연받아 재단법인 미르, 288억 원을 출연받아 재단법인 케이스포츠를 설립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두 재단법인의 임직원 임면, 사업 추진, 자금 집행, 업무 지시 등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은 피청구인과 최서원이 하였고, 재단법인에 출연한 기업들은 전혀 관여하지 못했습니다. 최서원은 미르가 설립되기 직전인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를 설립하여 운영했습니다. 최서원은 자신이 추천한 임원을 통해 미르를 장악하고 자신의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와 용역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여 이익을 취하였습니다. 그리고 최서원의 요청에 따라, 피청구인은 안종범을 통해 케이티에 특정인 2명을 채용하게 한 뒤 광고 관련 업무를 담당하도록 요구하였습니다. 그 뒤 플레이그라운드는 케이티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되어 케이티로부터 68억여 원에 이르는 광고를 수주했습니다. 또 안종범은 피청구인 지시로 현대자동차그룹에 플레이그라운드 소개자료를 전달했고,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신생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9억여 원에 달하는 광고를 발주했습니다. 한편, 최서원은 케이스포츠 설립 하루 전에 더블루케이를 설립하여 운영했습니다. 최서원은 노승일과 박헌영을 케이스포츠의 직원으로 채용하여 더블루케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도록 했습니다. 피청구인은 안종범을 통하여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포스코가 스포츠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케이가 스포츠팀의 소속 선수 에이전트나 운영을 맡기도록 하였습니다. 최서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종을 통해 지역 스포츠클럽 전면 개편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내부 문건을 전달받아, 케이스포츠가 이에 관여하여 더블루케이가 이득을 취할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또 피청구인은 롯데그룹 회장을 독대하여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 사업과 관련해 하남시에 체육시설을 건립하려고 하니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여 롯데는 케이스포츠에 70억 원을 송금했습니다. 다음으로 피청구인의 이러한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지를 보겠습니다. 헌법은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여 공무원의 공익실현의무를 천명하고 있고, 이 의무는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윤리법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피청구인의 행위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으며,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한 것입니다. 또한,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의 설립, 최성원의 이권 개입에 직, 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피청구인의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입니다. 그리고 피청구인의 지시 또는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많은 문건이 최서원에게 유출된 점은 국가공무원법의 비밀엄수의무를 위배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피청구인의 법위반 행위가 피청구인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여야 함은 물론, 공무 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개입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습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미르와 케이스포츠 설립,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케이 및 케이디코퍼레이션 지원 등과 같은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왔습니다. 그 결과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입니다. 한편,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하였습니다. 이 사건 소추사유와 관련한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 결정에는 세월호 참사 관련하여 피청구인은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헌법상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고, 다만 그러한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생략](그 취지는 피청구인의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법정의견과 같고, 피청구인이 헌법상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으나 이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지만, 미래의 대통령들이 국가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여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져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상실되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피청구인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위반을 지적한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이 사건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하여 파면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재판관 안창호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선고를 마칩니다.(11시22분 마침)
  • 헌재가 밝힌 박 대통령 파면 이유가…“최순실 사익 지원 위법행위 재임 중 지속”

    헌재가 밝힌 박 대통령 파면 이유가…“최순실 사익 지원 위법행위 재임 중 지속”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직무정지 상태의 박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끌며, 차기 대선은 5월초에 실시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 의결로 시작한 탄핵심판은 92일 만에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정으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날 오전 11시 헌재 재판관 8명이 대심판정에 입장했다.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결정문 낭독을 시작했다. 이 권한대행은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 경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많은 번민, 고뇌 시간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재판관들은 이 사건이 재판서에 적시된 지난해 12월 9일 이후 오늘까지 60여일 간 매일 평의를 진행했다”면서 “재판 과정 중 이뤄진 모든 진행 및 결정에 재판관 전원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재판장인 저나 주심이 임의로 진행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시다시피 헌법은 대통령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라면서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 임하고자 했다.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뤄지는 이 선고가 국론분열, 혼란 종식시키고 화합,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또한 어떤 경우에도 헌법과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라면서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헌재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적법절차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탄핵심판을 각하하는 대신 인용이나 기각 여부를 결정하는 본안판단을 하겠다는 것이다. 헌재는 “대통령의 행위가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파면으로서 얻는 헌법수호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했다. 이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라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헌법·법률 위배행위는 재임 기간 중 지속해서 이뤄졌고 국회, 언론의 지적에도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왔다”며 “대국민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협조하겠다 했으나 검찰 조사, 특검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헌법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며 재판관 전원 일치 결정으로 파면을 선고했다. 헌재는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사익을 지원하기 위한 박 대통령의 위법행위가 재임 중 계속됐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플레이그라운드, KD코퍼레이션 지원 등 최서원(최순실)의 사익추구를 지원했고, 헌법·법률 위배 행위가 재임 기간 중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오히려 그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왔다”며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의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피청구인은 대국민담화에서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면서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중대 행위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헌재는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한 기금 모금이 대통령의 공정한 직무수행 의무를 위배해 파면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재단 기금 모금과 관련한 대통령이 행위는 최순실씨를 위해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 윤리법 등 준수해야 하는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행위”라고 밝혔다. 헌재는 이어 “기금 모금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 했을 뿐 아니라 기업 경영의 자율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헌재 심판 선고 요약> 1. 가결 절차와 흠결 설명

    <헌재 심판 선고 요약> 1. 가결 절차와 흠결 설명

    =대통령 탄핵 사건 선고 시작. 선고에 앞서 사건 진행경과 말씀. 지난 90여일 간 재판관들은 사건을 공정,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온 힘 다해. 대한민국 국민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많은 번민과 고뇌 시간 보냈으리라 생각. 우리는 이 사건이 재판소에 접수된 12월 9일 이후 휴일을 제회한 60일간 매일 평의 진행. 모든 진행과 결정에 재판관 전체 의결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진행한 상황은 전혀 없어 3차례 준비기일과 17차례 변론기일 열어. 그 과정에서 청구인 측 서증과 증인과 문서촉탁송부결정 및 피청구인 서증과 17명의 증인 6 증거조사 했고 소추위원과 양쪽 대리인 변론 경청, 증거조사 자료는 4만 8000여쪽에 달하고 당사자 이외 탄원서 등 40박스 분량에 이르러.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걸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며 역사의 법정 앞에 선 당사자의 심정으로 선고에 임해. 우리는 국민에 부여받은 권한에 따른 선고가 더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 나아가는 밑거름 되길. 어떤 경우에도 헌법과 법치주의는 흔들려선 안 될 모두가 지킬 가치라고 생각. =선고 시작. 가결 절차와 관련, 흠결 살펴보겠다. 소추의결서 기재된 소추 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 보겠다. 헌법상 탄핵 소추 사유는 공무원이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실이고 법률은 형사법에 한정되지 않아. 탄핵심판은 공직을 파면하는 것이지 형사상 책임은 없어. 피청구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심판 대상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의 사실 기재되면 돼. 유형별로 기재되지 않은 바 있지만 소추 사실 특정 가능해. -국회 법사위 조사 없이 공소장과 신문기사 정도로 제시됐다 =권력분립 원칙상 존중돼야. 탄핵소추 발의 시 사유조사는 국회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어 그 의결이 헌법이나 법률 위배 아니다. -사건 의결이 아무 토론 없이 진행됐다는 점 보겠다 =토론 없이 표결 이뤄졌지만 국회법상 반드시 토론 거쳐야 한다는 규정 없다. 당시 토론 희망 의원은 한 명도 없었고 의장이 희망하는 자를 못하게 하지도 않아. -여러 사유를 하나의 소추 안으로 표결할지는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린 것이고 표결 방법에 관한 어떤 규정도 없어. -8인 재판관의 의결이 9인 재판관에게 심판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는 점 관련, 재판관 질병이나 퇴임 후 후임 임명까지의 공백 등 일부 재판관이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경우 발생 가능. 헌법과 법률은 이에 대비한 규정 마련. 탄핵 시엔 6인 이상 찬성 7인 이상 출석해야 한다고. 9인이 모두 참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으로서 대통령의 권한정지 상태라는 헌정 위기 상황을 방치하는 것. 8인의 재판관으로 심리하는 데 아무 문제 없어. 헌정 위기 상황을 계속 방치할 수 없다. -국회의 탄핵소추 가결 절차에 헌법이나 법률 위배 사유 없고 적법 요건에 흠결 없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