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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이 함께 뛴다](1)스포츠교류 무엇을 어떻게

    남북간 스포츠 교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경제·사회·문화·체육 등 다방면에 걸친 교류에 합의하고체육 실무자들이 스포츠 교류를 성사시키기 위한 세부 사안에서 상당한 의견일치를 본 데 따른 것이다.북한측과 의견접근을 이룬 스포츠교류 내용과 역사적 의의,세부 추진 사항,전망과 기대효과,북한 스포츠의 현주소 등을 시리즈로 싣는다. 김대중 대통령을 수행한 김운용 대한체육회장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14일 인민문화궁전에서 가진 분야별 실무협의회에서 각종 스포츠교류를 제안해 북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김 회장은 우선 이 자리에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내용대로 오는 9월15일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 남북한이 동시에 입장할 것을 제의했다.종목별 경기단체의 예선이 거의 끝나 단일팀 구성이 시간상·기술상 어려운 만큼 파급효과가 크면서도 절차상 복잡한 문제가 적은 동시입장을 제안한 것이다. 김회장은 구체적으로 남북 선수단이 오륜기를 앞세운 뒤 각자의 국기 대신국가올림픽위원회(NOC)기를 들고 입장하는 한편 국가(國歌) 대신 ‘아리랑’을 쓰자고 제안했다.이밖에 2001년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한이단일팀을 내보낼 것과 북한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참가를 제의했다.부산아시안게임 때는 백두산에서 성화를 채화하자는 의견도 내놓았다. 김회장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북한의 장웅 IOC위원은 세부적·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남측의 제안이 성사될 수 있다고 낙관한다.시드니올림픽의 남북 동시입장 역시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리를 함께 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그간 꾸준히 제기해왔던 오는 10월의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레바논)와 2001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아르헨티나)에 단일팀을 참가시키자고 제안했고 2002년 월드컵대회의 남북분산개최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여러 제안 가운데서도 가장 가까운 시일 안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는 올림픽 동시입장이 꼽힌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특히 장웅 위원이긍정적인 답변을 했고 그 파급 효과 또한 클 것으로 기대된다.또 두개 NOC의 동시입장은 1956년 멜버른올림픽 당시 동·서독이 함께 입장한 선례도 있어 최종 합의만 도출해낸다면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입장은 남북한이 서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세계 만방에 남북이 한마음 한뜻이 됐음을 알림으로써 지구촌 전체에 감동을 안겨줄 가장 좋은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또 동·서독의 멜버른올림픽 동시입장이 1970년 분단 23년만의 첫 정상회담을 있게한 밑거름이 됐듯이 남북 동시입장도 스포츠는 물론 다방면의 교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정동구 올림픽성화회 회장(59·한국체육대학 교수)은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과거에도 회담은 많았지만 결실은 별로 없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스포츠 교류의 물꼬가 터졌다고 본다.이는 곧 민족 동질성을 회복해가는 과정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정회장은 그러나 “너무 조급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차분하게 일을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해옥기자 hop@
  • 프레스센터 도우미 재일동포 3세 오미지씨

    “평양회담이 우리 민족에게 큰 선물을 안겨줬으면 좋겠습니다.” 롯데호텔에 마련된 남북 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도우미로 맹활약하고 있는 재일동포 3세 오미지(25·여·吳美智·일본명 구레모토 미치코)씨는 모국에 봉사할 기회를 갖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와세다대 학부에서 저널리즘을,대학원에서 국제관계를 전공한 그녀는 정상회담 관련 시사용어까지 점검한 국정홍보처의 심사를 거뜬히 통과했다. “2주일 전 프레스센터에서 일하게 됐다는 연락을 받고 곧바로 일본에 계신 부모님께 소식을 전했습니다.” “조국에 봉사는 마음으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보라”는 격려를 받았다는 그녀는 프레스센터에서 ‘보도진보다 바쁜 사람’으로 통한다.일본어는 물론 영어 실력도 뛰어나 외신기자 안내를 도맡다시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일과는 오전 7시 시작해 밤 11시쯤 끝난다.통역 외에 프레스카드 발급,시설이용 안내 등도 그녀의 몫이다. 하루 16시간의 강행군이 이어지지만 피곤한 줄 모른다.자신의 작은 도움이남북화해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생각에서다. 지난 2월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조상의 얼’을 함께 배우고 있는 그녀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에서 기자로 활약하고 싶다는포부도 밝혔다. 제주도 출신인 할아버지가 1946년 도쿄에 정착했지만 가족들모두 귀화하지 않고 한국인으로 살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남북 정상회담/ 각국 반응

    남북한 정상이 5개항 및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서울방문에 합의한 14일 밤 러시아·일본·중국등 주요국들은 곧 바로 환영성명을 내고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일 본:일본 정부는 14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5개 항에 합의하는 등 성과를거둔데 대해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을 표시했다. 지구촌유일의 냉전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의 긴장이 당사자간의 대화를 통해완화될 경우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의 안전보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판단 때문이다. 일본은 다음달 오키나와(沖繩)에서 개최되는 G-8(세계 주요 8개국)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 등 관계 개선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문서로 표시할 방침이다. ■러시아:러시아 외무부는 합의 서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알렉산데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남북한의 5개항 합의가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합의 사실만 알 뿐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면서 “그 내용을 검토해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알렉산데르 야코벤트 외무부 대변인은 분단국인 남북한의 두 지도자가만난 것이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분쟁국인 남북한 화해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반도가 실질적으로 평화로 나아간다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게 되며 이는 러시아의 국가 이해관계에도 부합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신화통신은 이날 합의문에 서명했다는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오후 8시12분(한국시간 오후 9시12분)제목 한줄만 단긴급 영문 기사에서 “남북한 지도자들이 역사적인 합의서에 서명했다”고평가했으며,이어 9시7분 더 상세한 긴급 영문 기사에서도 ‘역사적인 합의서’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8시19분 평양발 긴급 중국어 기사에서는 “남북한이 원칙성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제목 하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대통령이 남북관계의 원칙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 주방자오(朱邦造) 수석 대변인도 13일 남북정상회담을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말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과 궁극적인 통일을 위한 노력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날 외교부에서 열린 정례 뉴스브리핑에서 “우리는 정상회담이 긍정적인성과들을 거두고,남북한 관계의 진일보한 개선과,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 국:미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남북한간의 정상회담에 고무돼 있으며이번 회담이 한반도의 긴장을 해소시킬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조 록하트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두 지도자가 직접 만나 논의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김 대통령이 받은 따뜻한 환영에 고무돼 있다고”고 밝혔다.그러나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 및 주한 미군감축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필립 리커 미 국무부 대변인도 “김 국방위원장이 순안공항에 직접 모습을 나타낸 것은 희망적인 조짐”이라고 평가한 뒤 “회담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번 회담은 포용을 앞세운김 대통령의 비전이 밑거름이 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도쿄·베이징·모스크바 최철호특파원·황성기기자·김규환특파원외신종합
  • 방북대표단 8명의 각오·기대

    *朴智元 문화부장관. 정상회담을 이끌어 낸 특사로서 방북 날짜가 다가올수록 개인적 영광과 함께 민족적 사명감을 더욱 크게 느낀다.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상회담의 성공을 확신한다.그러나 너무 큰 기대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과거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마오쩌둥(毛澤東)주석과 만남으로써 오늘날 중국이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남북 정상이 만나 악수하고 웃으며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한반도와 나아가 세계평화의 신시대를 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방북기간중 북측과의 세부적인 접촉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정해졌다고 해도 밝힐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다만 비밀접촉 당시 북한쪽 대표인 송호경 특사를 자연스럽게 만나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지금까지 가장 활발하게 교류가 이루어진 문화·체육·관광·종교담당 간부를 만나 정상회담 이후의 본격적 교류를 추진하겠다.그러나 수행원 자격인 만큼 북측 인사들의 개별적인 접촉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북한 문화상과의 만남도 결정되지 않았다. 시드니올림픽의 공동 입장이나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등에는 아직 구체적인 합의가 없었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제축구연맹(FIFA)이 적극적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고맙지만 북쪽의 의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속단할 단계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 남북 사이의 문화·예술·관광·체육 교류가 본격화돼야 하는 것은 순리요 상식이다. 우선 의견차이가 크지 않을 문화재 공동 발굴·보존·연구를 북쪽에 제안할예정이다.관광산업을 공동으로 확대하는 문제에는 북쪽 인사들도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금강산행 철도를 연결해 쉽고 빠르게 금강산에 다녀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朴在圭 통일부장관.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양측의 두 최고당국자가 분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분명 민족사의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이 땅의 주인인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과 노력으로 냉전의그늘을 걷어내고 평화와 화해협력의 큰 길을 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나아가 21세기 세계화와 정보화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우리민족의 공동번영을 기할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같은 역사적이고 민족적인 대사가 차질없이 추진되고 훌륭한 결실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주무장관으로서 또 정상회담추진위원장으로서 책임감과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그동안 북한과의 실무절차 협의 등 준비에 전념해 왔다. 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범국민적인 지지와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되도록하기 위해 준비과정을 투명하게 국민에게 알리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수렴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그 결과 국민의 결집된 뜻과 역량을 확인했으며 더 큰 자신감을 갖고 정상회담을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된 것은 가슴 든든한 일이다. 사흘 후면 대통령을 모시고 역사적인 장도에 오르게 된다.준비 과정에서의북측 태도나 국제정세 등으로 볼 때 남북정상회담의 전도는 밝다.정부는 가시적 성과에 급급하거나 서두르기보다는반세기 대결과 불신의 질곡을 메우는 징검다리를 놓는 마음으로 지켜야 할 원칙을 분명히 지키면서 실천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추진해 나갈 것이다. 쌍방간 신뢰와 이해의 폭을 넓히고 대화와 협력의 기본틀을 정착시키는 데최선을 다할 계획이다.우리 수행원 전원은 혼연일체가 돼 대통령을 충실히보좌함으로써 평화와 공존공영의 새 시대가 활짝 열리기를 염원하는 7,000만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국민들에게 약속드린다. * 姜萬吉 고려대명예교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현장에서 볼 수 있게 돼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남측 수행원 130명 가운데 유일한 역사학 전공자로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의의미를 어떻게 파악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책임감과 중압감을 함께 느낀다. 이번 방북에서 북측 역사학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분단 이후 남북은 서로 공존의 역사를 기록하지 못했다.통일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역사의 동질성을 찾는 일이야말로 중요하기 그지 없다고 본다.그동안 남북의 화해와 협력에 민족이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론을 펼쳐왔는데,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나의 주장이 현실화되는 첫발을 내딛는 것으로 생각돼 기쁘고도 반갑다. *李完九 자민련의원. 남북정상회담이 우리 겨레에게 화해와 협력의 새 장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바라는 것은 다른 모든 국민들과 마찬가지 심정일 것이다.방북단의 일원으로서 긴장감과 기대감이 진하게 느껴진다.국민의 대표라는 마음으로 여건이 허락하는 한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그것들이 지니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살펴 볼 생각이다.기회가 되면 현재 가지고 있는 의문과 생각들을 말할 작정이다. 남과 북이 각기 다른 입장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장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으면 바란다.남북 모두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연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므로 어떤 경우라도 지나친 기대나 비관을 할 필요는 없다. *金雲龍 IOC집행위원. 55년 만에 열리게 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실로 역사적 사건임에 분명하다.세계가 놀라워하고 있는 일이다.통일에 대한 민족의 숙원이 이뤄질 수 있는 전기가 되는 대사(大事)인 만큼 남북정상회담 수행단으로 북한을 방문하면서 회담이 잘 되도록 뒷받침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더 나아가서는 남북 스포츠 교류의 확대를 타진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그사안으로는 오는 2001년 4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개최되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구성,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구성 및 합동 전지훈련,부산 아시안게임의 일부 경기 북한 분산 등이 그것이다.이번 북한 방문에서 성과가 있으면 추후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李源浩 中企중앙회 부회장.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현장에 특별수행원으로 대통령을 수행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중소기업인의 대표격으로 참가하게 돼 그동안 중소기업간 남북경제협력에 애정을 갖고 추진해온 입장에서 감회가 남다르다. 그동안 추진해온 중소기업의 남북경협은 긍정적인 분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았다.지금까지는 아주초기단계였다고 할 수 있다.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소기업의 대북 진출이 제도화되고,경제적 협력이 용이하게 되기를 바란다. 현지에서 북한의 경제담당 부서 책임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중소기업 교류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돌아오겠다. *金玟河 평통 수석부의장.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세계사의 진운(進運)이며 민족사의 엄숙한 소명이다.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생을 통한 민족에 대한 사랑과 민족 통일에 관한 일관된 철학이 결국 국제적인 지지와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북한으로부터의 통일정책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 때문에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성공돼야 하고 성공하리라 확신하면서 우리 수행원 일동은 두 정상이 원만히 회담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뒷받침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이번 회담에 더 큰 성과를 기대하거나 들뜨지 말아야겠다.양정상의 만남 자체가 남북 평화의 문을 여는 큰 발자취인 만큼 실현 가능한의제부터 천천히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통일에 접근해야 한다는 긴 안목을 가져주기 바란다. *李憲宰 재경부장관. 방북에 즈음해 설렘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지난 반세기 동안 간직해온 우리 민족의 염원을 생각할 때 무엇인가 희망적인 성과를 갖고 돌아와야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그러나 분단의 반세기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듯이 지금부터의 경제협력도 성급한 기대보다는 벽돌을 하나씩 쌓아나가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북이 한자리에 모여 민족의 소망과 앞날에 대해 대화하고 토론한다는 것자체가 믿음의 출발이 될 것이다.아무쪼록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와남북간 화해·협력의 길을 열어 나가는 첫걸음이 되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통일의 밑거름이 될 것을 기대한다.앞으로 경제협력은 남북 모두에 이익이되는 실천가능한 일부터 성사시켜 나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 [기고] 애국선열 희생을 생각하며

    신록의 계절 6월은 현충일과 6·25가 들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온 국민이 역사의 장마다 새겨져 있는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와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겨 나라사랑과 국민화합의 큰 뜻을다짐해보는 달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이 이 강토에서 5,000년의 삶의 숨결과 문화를 이어오는 동안 수많은 외침으로 인해 고난과 시련의 시기가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눈부신번영 속에서 자유와 평화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은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위국충정의 애국심이 밑거름이 되었음을 생각해볼 때 경건한 마음으로 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그분들의 공헌에 보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도리이자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일 것이다. 그동안 국가보훈처에서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생활보장을 위해 여러가지 보훈시책을 펴나가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그분들의공헌과 희생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이웃에서부터 존경과 예우하는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애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과 빛나는 공훈을 기리는 데일년 삼백예순날 어느 하루라도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호국·보훈의 달’한 달만이라도 보훈의 참뜻을 되새겨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예우와 따뜻한 감사를 드리자. 올해로 6·25전쟁 50주년을 맞는다.반세기란 참으로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 민족의 구석에는 6·25의 상흔이 남아있다.역사의 증인이 되어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안고 50년 동안 병상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전상용사들과일생 동안 남모르는 아픔을 감싸 쥐고 한많은 삶을 살아가는 전쟁미망인과유가족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는 잿더미로 변해버린 국토를 땀과 노력으로 일구어 지금은 세계일류 국가를 지향하는 대열에 서 있다.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지난날 나라 잃은 설움과 전쟁의 참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우리 사회의주역으로 자리잡으면서 참담했던 전쟁의 비극은 망각되어 가는 채 급격한 산업화의 영향으로 물질만능주의와 집단이기주의로 인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정신적 가치관을 저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21세기 무한경쟁의 세계질서 속에서 남북한 평화통일을 이루고 세계 일류국가를 건설하여 자랑스런 조국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애국정신과 희생정신을 국가발전의 초석으로 삼아 우리모두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금년 호국·보훈의 달 기간중에 분단 55년 만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이는 분명 우리 민족 분단사에 큰 획을 긋는 출발점이 될 것이며,이를 계기로 평화통일을 이루는 문이 열리게 된다면 그간 국가유공자들의 값진 희생에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고,인고의 세월을 딛고 온갖 시련속에서도 자유민주체제를 지켜온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동안 분단의 강이 깊었지만 이제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통한의 분단세월을 뒤로 하고 평화통일의 종소리가 울려퍼질 가슴 벅찬 역사의 그날을 위해우리 모두 하나가 되자.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보국번영의 밑거름으로 신명을 바친 애국선열들의 희생 위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삼가 옷깃을 여미고 겸허하게추모하는 마음과 나라사랑과 국민화합의 큰 뜻을 다지며 6월을 보내야겠다. 高相俊 서울지방 보훈청장
  • 이영표 “왼쪽은 내 독무대”

    ‘국가대표 부동의 왼쪽 윙백도 내 차지’-. 이영표(23·안양 LG)가 유고 축구대표팀과의 친선경기 1차전에서 무르익은기량을 펼침으로써 하석주(빗셀 고베)의 대를 이을 차세대 대표팀 왼쪽 윙백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영표는 올림픽대표팀에서 좌영표-우진섭으로 통할 만큼 왼쪽 윙백 자리를굳혀왔지만 한·일전 등 국가대표팀간 빅 경기에서는 하석주를 대신하기에역부족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그러나 유고전에서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이영표는 90분을 쉬지않고 뛰는 강인한 체력과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스피드로 활발한 측면 돌파를 펼쳐 중앙의 고종수,반대편의 박진섭에게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주었다. 특히 박진섭의 오른쪽 돌파와 오버래핑이 손쉽게 먹혔던 것도 이영표가 반대편에서 유고 수비를 분산시켰기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영표는 이밖에 센터링과 오버래핑은 좋으나 공을 너무 오래 끌고,공을 잡으면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엔드라인을 향해 뛰는 문제점도 상당히 해소했다는 평을 들었다. 최근 들어이영표가 보여주고 있는 또다른 면모는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는 올시즌부터 안양 LG에서 뛰면서 조광래 감독에 의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조련 받은 결과다.이를 바탕으로 이영표는 지난달 한·일전에서도 후반에 나카타 전담마크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유고와의 1차전에서도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김용대를 대신해 유고의 결정적인 골찬스를 두번이나 무산시켰다.얼핏 보기에 우연히 공을 걷어낸 것같지만 사실은 상대의 코너킥 때 수비수 한명이 골키퍼 반대편 골대를 마크해야 한다는 축구의 기본 원칙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영표는 3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유고와의 2차전에서 A매치에 8번째로 출전,한국대표팀 최대약점으로 꼽혔던 왼쪽 윙백의 차세대 기대주로서다시 한번 자질을 검증받는다. 박해옥기자 hop@
  • 업체별 분양 성공비결 대우건설

    *분양전략. 대우 아파트의 분양 성공비결은 치밀한 사업 분석과 상품 기획력,효과적인마케팅 전략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건설업체들이 사업당당자의 경험에 의존해 상품을 개발하고 분양에 나서는 것과 달리 대우는 철저한 시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공략에나선다. 지난 서울시 1차 동시분양때 서초구 잠원동에서 선보인 아파트 '아이빌'은당시 대부분의 업체들이 큰 평형으로 승부를 걸고 있음에도 11∼21평형대의임대사업자용 상품으로 개발,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함께 100% 분양에 성공,관련업계를 놀라게 했다. 최근 최고 164대1이라는 경이적인 분양률을 기록한 서울 역삼동 ‘디오빌’의 경우 강남 일대 소형 고급아파트의 수요는 많은 반면 공급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 착안,주력 평형을 20평형대의 소형으로 정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3월 분양에 성공한 서울 화곡동 그랜드 월드의 경우 사전예약 후 계약하는 사람들에게 가스레인지와 냉장고 액정 TV 등을 무료로 주는 판촉행사를실시,8,900여명의 사전예약자를 확보해 성공적인 분양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 월드Ⅱ’분양때는 사전예약자들에게 한강조망권을 보여주는 헬기일주행사와 힐튼호텔의 음악회 초청 등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청약결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인데도 왜 대우아파트가 그렇게 잘 팔리는 겁니까.” 한번쯤 아파트 청약을 해본 사람들이면 한결같이 던지는 질문이다. 올들어 극심한 아파트 미분양 추세속에서도 대우가 분양에 나섰던 5개 지구는 예상을 뒤엎고 모두 분양에 성공,관련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 1월 분양에 들어간 대우 부천 상동아파트는 평균 11대1,최고 15대1의경쟁률을 기록했고 서울 잠원동 ‘아이빌’(2월분양)은 평균 6대1,최고 3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3월의 화곡동 그랜드월드,여의도 트럼프 월드Ⅱ,4월의 ‘디오빌’ 등도 같은 시기 분양에 들어갔던 다른 어떤 업체의 아파트보다 높은 경쟁률을기록하며 대우아파트의 성가를 높혔다. *南相國 대우건설 사장 인터뷰. “대우아파트를 변함없이 사랑해 주는 소비자들께 감사 드립니다” 대우건설 남상국(南相國)사장은 대우사태 이후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분양하는 아파트마다 연이어 100%이상의 분양률을 기록하자 대우의 시공력을믿고 선택해준 소비자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남 사장은 대우아파트의 분양 성공비결에 대해 철저한 시장조사,합리적인분양가 책정,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최고 16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디오빌’의 높은 인기에 대해 “주거기능과 사무기능이 동시에 가능한 재택근무형 신개념 평면설계를 도입했고 호텔식 라운지,초고속 통신망을 갖춘 비지니스센터,아파트 전용 빨래방설치 등 고객중심의 21세기형 신개념 아파트를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테헤란로는 강남 최고의 요지이지만 시장조사 결과 의외로 소형 평형 위주의 주거복합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벤처기업 직원 대상의 사업설명회 등을 연 것이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남 사장은 “이같은 추세를반영, 서울 도심의 주요 지역이라도 대형 평형 위주의 고급아파트보다 실제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최첨단 소형평형 아파트로 향후 아파트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 賈鐘鉉 라이코스코리아 신임 사장

    라이코스가 제2의 도약을 선언하고 나섰다. 라이코스코리아 가종현(賈鐘鉉·33) 신임 사장은 25일 “양적 팽창보다는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회사를 이끌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 인터넷 업계가 발전하려면 경쟁사와의 무의미한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벗어나 품질향상 쪽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인터넷 업계에서는가장 유익한 정보만을 제공하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를위해 고객인 네티즌을 사업 파트너로 삼아 품질 향상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서는 “벤처의 거품이 걷히면서 코스닥 폭락으로 이어져 상황은 좋지 않지만 이같은 환경 변화가 오히려 벤처가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면서 “대규모 인수합병보다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한편 언제든지 원할때 코스닥에 등록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국내 네티즌을 상대로 하는 회사인만큼 나스닥보다는코스닥에 등록할 방침이며 나스닥과의 동시 상장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덧붙였다. 변호사인 가 사장이 인터넷업계에 발을 디딘 것은 미국 법률회사인 ‘스캐든압스’에서 근무하던 지난 1월.미국에서 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한 미래산업의 실사를 맡은 것이 계기였다.미래산업의 기업문화와 경영진에 마음이끌렸던 그는 지난해 2월 회사에 사표를 내고 아예 미래산업 경영지원팀장으로 눌러앉았다.그의 연봉은 미국에서 받던 30만 달러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여야 386세대 5·18묘역 공동참배 안팎

    “새로운 정치를 하렵니다”“당리당략을 떠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는 데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386세대를 중심으로 한 여야 새내기 정치인 18명이 광주 민주화운동 2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1시 망월동 묘역에서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먼저 민주당 정범구(鄭範九) 당선자와 한나라당 김부겸(金富謙) 당선자는추도사를 통해 “광주 민주화운동은 80년대 민주화운동의 정신적 지주였다”고 회고하고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지역주의를 뛰어넘어 남북통일을 이루는 데 힘을 합치겠다”고 다짐했다.이들은 광주시 관계자의 안내로 분향·헌화한 뒤 신·구묘역과 유영봉안소 등을 차례로 둘러봤으며,같은 세대로 80년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관현 열사 묘 앞에서 묵념과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할 때는 사뭇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새내기 정치인들의 망월동 묘역 공동참배는 그동안 일부 정치권이 금기시해왔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특히 갈등과 대립의 정치를 극복하고,대화와 타협의 정치로가는 길목에서 그 의미는 적지 않아 보인다. 이들은 당초 ‘새정치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정치적인 확대해석을 경계해 합의문 발표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대신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극복에 힘을 합치고,민주주의 정착과 통일을 앞당기기로 의견을 모았다.오는 21일 서울에서 다시 회합을 갖는다는 데도 합의했다. 참배에는 민주당에서 김민석(金民錫)의원과 정범구 이종걸(李鍾杰)김성호(金成鎬)임종석(任鍾晳)장성민(張誠珉)송영길(宋永吉)김태홍(金泰弘)당선자와이인영(李仁榮)김윤태(金侖兌)위원장,한나라당에서는 남경필(南景弼)의원과오세훈(吳世勳)원희룡(元喜龍)김영춘(金榮春)김부겸 안영근(安泳根)심규철(沈揆喆)당선자,정태근(鄭泰根)박종운(朴鍾雲)위원장 등이 참석했다.노동자시인 박기평(朴基平)씨가 이들과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강동형 광주 최치봉기자 yunbin@
  • [승화되는 ‘5·18’정신](4)학계의 평가

    “이 땅의 자주·민주·통일된 사회로의 변혁을 위한 진보적 움직임과 사상·이론의 복원·성장은 모두 ‘광주에서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서 출발했거나 적어도 거기서 심대한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 글은,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오는 20일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리는 학술회의 때 정대화 상지대 정치학과 교수가 발표할 예정인 논문 ‘광주항쟁과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일부분이다.5·18민주화운동에 관한 이같은 인식은 현재 국내 정치·역사학계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20년이라면 한 사건이 학문연구의 대상으로 자리잡기에 길지 않은 기간이다.그런데도 ‘1980년 5월 광주에서 열흘 동안 벌어진 일’에 대한 평가는 그동안 간단찮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다.이는 물론 정치상황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광주를 밟고 일어선 5공화국 시절 제도권 내의 공개적인 학문연구 대상에서 ‘광주’는 철저히 제외됐다.집권 신군부세력은 “불순분자 책동으로 유발된 폭도들의 무장난동”이라고 선전하며 ‘광주사태’라는 용어로 본질을 왜곡했다.실제로 ‘광주’를겪지 않은 일반 국민으로서는 실상을 전혀 알지못하는 상태였다. 이 시기 ‘광주’는 지하에서 급진 학생운동권에 의해 연구됐다.그리고 그영향력은 알게 모르게 퍼져나가 80년대 사회과학 운동에 밑거름이 되었다(임혁백 고려대 정치학과교수). 87년 6월 항쟁은 “위대한 어머니 광주가 낳은 아들”(이름없는 한 유인물에서)이었다.이어 출범한 노태우 정권에서 ‘광주’는 “광주 학생·시민의민주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그 의미가 다소 격상한다. 6월 항쟁을 전후해 ‘광주’는 비로소 햇빛 아래로 나왔다.우선은 진상을알리는 다큐멘터리·증언집들이 쏟아졌고 정치·사회학 논문도 하나둘씩 선보였다.김영삼 정권에 들어서서야 한국 민주주의의 초석인 ‘5·18 민주화운동’으로 복권되었다. 90년대 들어 ‘광주’ 연구는 급류를 탄다.“광주항쟁이 전두환 정권을 비롯한 군사정권의 퇴진과 한국사회 민주화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정대화교수),“우리 사회가 질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역사적 계기를 제공했다”(안병욱 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는평가는 이제 보편적 인식이 되었다. 지난 88년 노재봉 당시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가 발언해 물의를 빚은,“김대중씨가 외곽을 때리는 노련한 정치기술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라는 유의 해석은 더이상 학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울러 학계는 ‘민주화운동’이라고 하지 않고 ‘민중항쟁’이라고 정의한다.기층민중이 항쟁을 주도했다고 해석하기 때문이다(손호철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 이제 광주민중항쟁에 관해 학계가 떠안은 과제는 그 외연(外延)을 계속 확대하는 일이다.고착화한 지역대결 구도를 극복해,정치적으로 복권한 ‘광주’를 사회적으로도 해결하는 것이 그 첫째다.5·18 민주화운동을 전후해 일어난 79년의 부마항쟁,87년 6월 항쟁과의 연속성 속에서 그 역사적 위상을제대로 매김하는 일은 두번째다.또 광주항쟁의 의의를 세계사적 보편성으로자리매김하는 일은 그 마지막 과업이 될 것이다. 1980년 5월 ‘광주’는 처절하게 패배함으로써 시작했다.그러나 그곳에서민중들이 흘린 피는 씨앗이 되어 ‘한국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열매를 민족사에 선사했다. 이용원기자 ywyi@
  • [격동의 남북관계 반세기](5)체육회담

    지난 90년 10월 평양의 남북 통일축구대회 남측선수단 환영 만찬장.남북 대표단이 한데 어울려 화기애애하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갑자기 한바탕웃음바다가 펼쳐졌다. 정동성(鄭東星·99년 작고)체육부장관이“통일을 위해”라고 건배를 제의하고 노래를 부른 데 이어 세 차례나 ‘몸 뒤로 젖혀 뒷머리 땅에 대기’묘기를 펼쳤기 때문.북측 임원·기자들과 일일이 술잔을 주고받는 바람에 얼큰하게 취한 정장관이 특유의 주흥 돋우기를 시작한 것이다. 정장관의 돌출 행동은 오히려 남북 체육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김유순(金兪順)북한 올림픽위원장의 경우 검지로 상대방손바닥을 긁는 정장관의 악수 방법에 같이 화답해올 정도로 가까워졌다. ■남북 단일팀 구성 정장관과 김위원장의 친숙함은 통일축구대회 기간중 회담을 통해 체육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밑거름이 됐다.그해 11월부터 91년 2월까지 4차례에 걸쳐 판문점 평화의 집과 통일각을 오가며 회담을 열어 선수단호칭을 우리말로 ‘코리아’,영문으로 ‘KOREA’로 하는등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된 문제를 완전타결짓고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 덕분에 분단 후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91년 4월 일본 지바세계 탁구선수권대회와 6월 포르투갈 세계 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탁구대회에서는 남쪽 현정화와 북쪽 이분희 황금 콤비가 맹활약,남북 단일여자팀이 중국의 벽을 무너뜨리고 우승을 차지했다.최철 등 북한측 선수들이선전한 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8강까지 올라 한민족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 50여년동안 남북은 체육회담을 20여차례 가졌지만 정치상황과궤를 같이하는 바람에 국민들에게 기대와 좌절을 번갈아 안겨줬다. ■60년대 분단 이후 냉각기가 지속되다 63년 1월 5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도쿄올림픽 남북단일팀 권고안의 통과와 함께 스위스 로잔에서첫 체육회담을 가졌다.회담은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별 성과없이 끝났다. ■70,80년대 10여년동안 소원했던 남북은 ▲79년 2월 평양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파견을 위한 탁구협회 대표들간의 4차례 회담 ▲84년 4월로스앤젤레스올림픽 ▲86년 아시안게임 ▲88년 서울올림픽 등 국제 체육경기에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세 차례 회담을 벌였으나 역시 무산됐다. ■90년대 90년 남북을 오가며 통일축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잘 나가던’체육회담은 91년 8월 북한 유도선수 이창수가 한국으로 망명해 오는 바람에북한측이 전면 중단시켜 맥이 끊기고 말았다. ■평가 체육회담은 63년 첫 회담 이후 북한측의 필요 여부에 따라 좌우돼왔다.따라서 91년 2월 회담의 성사는 옛소련 등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에 따른 체제위기를 돌파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평가다. 김규환기자 khkim@. *회담 주역 대부분 역사의 뒤안길로. 남북 체육회담의 주역들은 회담에 참석한 지 10∼40년 가까이 흐른 때문에일부는 작고했고 대부분 역사의 현장에서 비켜나 있다. 지난 63년 첫 체육회담에서 대좌한 남측 수석대표 정상윤씨는 농구계 원로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다 91년 노환으로 별세했다.당시 북측 수석대표였던김기수씨의 행방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상태. 79년 탁구협회 회담 대표로 참석했던 채영철(蔡永喆·74)씨는 군사문제연구소장 등을 거쳐 민족중흥회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파트너였던 북측 대표김득준(金得俊)씨는 국가체육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 통일축구대회와 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단일팀 구성을 위한 남북 체육회담을 처음으로 성사시킨 정동성(鄭東星) 당시 체육부장관과 그의 상대역 김유순(金兪順)북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90년대 후반 모두 유명을 달리했다. 제6공화국 ‘북방외교의 밀사’로 활약하며 체육회담 성사를 위해 막후에서뛰었던 박철언(朴哲彦·57)전체육청소년부장관은 4월 16대 총선에서 고배를마시고 칩거하고 있고,막후 파트너였던 이종옥(李鍾玉)은 국가부주석 등 핵심 요직을 거친 뒤 지난해 사망했다. 84년 체육회담에 남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종규(金鍾圭·72)씨는 서울신문(현 대한매일)·연합통신 사장 등을 역임한 뒤 노후생활을 즐기고 있으며,북측 수석대표였던 박무성(朴武成)씨는 98년 9월 체육성 부상에 올랐다.85년회담 남측 수석대표였던 김종하(金宗河·65)씨는 재계로 돌아가 고합그룹 상임고문으로 재직중이다. 김규환기자
  • 케이블 Q채널 ‘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이야기’

    지난해 많은 화제를 몰고 왔던 영화 ‘박하사탕’에 얽힌 재미난 뒷이야기가 18일 방송된다.케이블 방송인 Q채널(채널25)의 영화 메이킹 다큐 프로그램인 ‘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이야기’(오후2시)에서다. ‘영화보다 재미있는…’은 기존 공중파 방송에서 영화 촬영현장을 스타의근황 소개에 그쳤던 것과는 달리 철저히 촬영현장의 기록이다.따라서 촬영에 얽힌 에피소드가 많이 등장한다.어떤 사건에 얽힌 뒷이야기는 늘 사람들의호기심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96년 4월 첫방송을 시작한 ‘영화보다 재미있는…’에서 다룬 영화는 80여편.그동안 촬영 당일 시나리오를 바꾸는 홍상수 감독으로 인해 많은 대사가애드립으로 처리된 ‘오!수정’,팬티를 입고 나오는 장면에서 배우 최진실이그럴 수 없다고 버텨 란제리를 입고 촬영한 ‘고스트 맘마’ 등이 소개됐다. ‘박하사탕’ 편은 ‘순수를 찾아 떠나는 여행’‘박하사탕,그리고 첫 사랑’ 등 10여개 소제목으로 나눠져 영화를 재편집한다.소품까지 챙기는 이창동 감독 덕에 1,000평에 지어진 전북 군산의 세트장을 구석구석 볼 수 있다.이밖에 주인공 영호가 권총을 사는 장면에서 엑스트라의 어색한 연기 덕에 졸지에 오토바이 뒷자석에 타게 된 스태프,30도가 넘는 무더위에서 눈에 들어가는 땀을 참아내며 촬영에 몰두하는 오디오맨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여기에 밑반찬 격으로 이창동 감독을 포함해 설경구 김여진 문소리 등 출연진의 인터뷰도 마련돼 있다.이감독이 설명하는,주인공 영호가 늘 지니고 다니는 많은 열쇠,박하사탕 등의 의미도 새롭다. 그러나 여러차례 나오는 이감독의 인터뷰 첫 부분이 영화장면 소리와 겹쳐져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점이 다소 신경쓰인다.또 영화촬영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후반부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어 성급한 시청자들은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기획을 맡은 최상률 프로듀서는 “영화 제작현장이 기록돼 한국영화사가 만들어진다”며 “한국영화 발전의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독자의 소리/ 국민 스스로 교통질서 생활화를

    가족과 함께 자가용을 이용하여 나들이를 가던 중 다른 차량의 교통사고를목격하게 되었다.그런데 차량 탑승자들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 모두 중상을 입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는 경찰청은 선진 교통질서 조성을 위해 매월 중점 테마를 선정하여 단속과 캠페인을 병행 실시하고 있다.이달은 안전띠 미착용,6월은 정지선 지키기,7월은 끼어들기 금지,8월은 불법 주·정차,9월은 신호 위반 등을 사고 요인 행위로 선정해 집중 단속하되 경미한 위반은지도장을 발부하여 계도할 계획이다.물론 경찰의 계도와 단속활동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온 국민이 함께 참여하여 교통 기초질서 지키기를 생활화하여 다가올 2002년 월드컵을 질서 월드컵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류운기[전남지방경찰청 나주경찰서]
  • 4·13총선 이후 한달/ 정치권 변화의 조짐들

    4·13 총선 후 한달이 지났다. 그동안 국회의 새로운 변화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여야가 영수(領袖) 회담을 계기로 정책협의회를 구성했고,국회의장 경선과 크로스보팅(자유투표제) 도입도 대세를 이뤄가고 있다. 여야 정당 역시 변화의 바람을 수용하는 분위기다.위로부터의 공천에 대한비판의 목소리가 높고,각당의 지도부는 의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여야간 상생(相生)을 위해 대화와 타협의 ‘물꼬’를 텄다는 점이다.여야 영수회담을 계기로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정책협의회를 전격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2차례 가진 모임에서 6개항에 합의하고,공통 공약 32건을 추진키로 하는 등순항하고 있다. 어느 당도 과반수 이상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치권의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정책협의회를 잘 활용할 경우 생산적인 정치, 대화와 타협의정치를 싹틔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회의장 경선과 크로스보팅 목소리도그렇다. 의장 경선은 여야의 주장이팽팽한 가운데 설득력을 얻고 있다.그러나 경선의 성과는 미지수다.386세대를 중심으로 완전 자유경선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여야 지도부는 ‘당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크로스보팅은 한꺼번에 모든 사안으로 확대되기보다는 정당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15대때만해도 당론 지상주의에 밀려 금기(禁忌)시됐다는 점에서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여야를 떠난 젊은 소장파 당선자들의 연대 움직임도 눈에 띈다.전부 아니면전무라는 대결을 지양하고,대화정치를 복원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관측된다. 이밖에 16대 당선자들로부터 상임위 신청을 받은 결과 인기상임위에 몰리는경향이 크게 줄어들고,전공을 살리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정당 운영방식에도 변화가 엿보인다.먼저 일부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한6·8지방선거 후보의 ‘상향식’ 공천은 앞으로 보편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민주당 김민석(金民錫)의원은 “각 정당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읽고 적극적인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소모임도 활발한 편이다.민주당의 창조적 개혁연대·푸른정치모임·열린정치포럼,한나라당의 미래연대·희망연대 등이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기사 하루 124건 삭제 당했다

    80년 신군부의 5·17조치 이후 당시 계엄당국의 언론검열로 보도되지 못했던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사들이 한 언론학자의 노력으로 20년만에 빛을 보게 되었다. 12일 순천향대학교에서 열리는 언론학회(회장 박영상) 2000년 봄철 정기 학술발표회에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이민규(40)교수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언론보도 분석:검열 삭제된 기사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통해 당시 신군부의 언론검열과 이로 인해 보도되지 못한 기사들의 실상을 심층적으로 분석,발표한다. 이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당시 계엄당국은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서명한 ‘5·17 계엄지역 확대조치 및 포고령 제10호에 의한 보도통제지침’에 의거,언론매체에 ‘칼질’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논문은 광주항쟁 발발 다음날인 5월 19일부터 6월 1일까지 2주 동안의 검열삭제된 기사를, 매체별로는 신문 7,통신 2,방송국 5개 등 총 14개의 언론매체를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한편 10·26사건으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79년 10월 27일부터 계엄이 해제된81년 1월 24일까지 총448일간의계엄기간 동안 계엄당국이 검열한 기사는 모두 27만7,906건으로 하루평균 620건을 검열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가운데 전면삭제 1만1,033건(4%)과 부분삭제 1만6,023건(5.8%)을 포함해 총 2만 7,058건의 일부 또는 전체가 검열로 잘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매체별로는, 전체 27만여건 가운데 검열빈도는 11만 6,000여건으로 통신이가장 높았다.그러나 삭제건수는 총2만7,000여건 가운데 신문이 1만1,485건(43%)으로 가장 높았고 방송(26%),통신(25%)순이었다.계엄발표 이후 날짜별 검열·삭제비율은 80년 광주민주화운동 기간 전후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특정일의 경우 검열기사 대비 삭제기사 건수가 54%에 달하기도 했다.검열기사의 절반이 삭제된 셈이다. 한편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검열 건수는 총1만1,616건. 이 가운데 삭제된기사는 모두 1,739건으로 검열대비 삭제 비율은 15%로 전체평균인 9.7%를 웃돈다.구체적으로는 하루평균 829건의 기사를 검열했고,124건이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서 이 교수는 “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달리 광주항쟁 당시 진실을 보도하려 했던 언론인들의 노력을 곳곳에서 발견했다”며 “당국의 검열조치앞에서도 직필을 굽히지 않았던 투철한 기자정신이 오늘의 언론자유를 쟁취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밖에도 ▲광주민주화운동의 첫 희생자는 5·17포고령 직후인 18일 새벽 교내에 진입한 계엄군을 피해 달아나다 추락사한 전북대생 이세종군(당시 20세)이며,▲국제통화기금(IMF) 협의단이 이 기간중 방한,정부 관계자들과 경제정책에 대해 협의한 사실 등을 새롭게 밝혀냈다. 정운현기자 jwh59@
  • 집중취재/ 한국축구 총 점검

    지난 26일 잠실벌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축구 한·일전이 한국의 1-0승으로 끝났다.지난해 올림픽팀이 일본에 내리 2번을 진 끝에 얻은 승리라더욱 값지지만 이번 경기는 한국축구에 적지 않은 과제를 안겨줬다.전문가의분석과 함께 한국축구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짚어보고 2002년 시드니올림픽등에 대비한 일본 축구의 전망 등을 알아본다. *문제점과 개선책. 올림픽팀 2연패로 벼랑끝에 몰린 대표팀은 성실함과 투지를 앞세워 나카타,나나미 등이 시차적응에 고생한 일본팀을 힘겹게 꺾었다. 하지만 승부와 상관없이 게임내용면에서 한국이 완승을 거두었다는 평가는찾아보기 힘들다.경기가 끝난 뒤 트루시에 일본 감독도 “다 이긴 경기였는데 하석주의 한방에 당해 분하다”고 말했다.개인기,전술 등 기술적인 면에서는 일본이 이겼다는 뜻이다.한국은 골문을 향한 슈팅수(SOG)에서도 7대4로뒤졌다. 26일 한·일전에서 한국은 수십년간 지적돼온 기술부재를 여지 없이 드러냈다.1대1 대결에서 개인기로 상대를 제치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상대수비2∼3명에 둘러싸였을 때 공의 활로를 받쳐줄 선수도 보이지 않았고 공 잡은 선수도 가벼운 몸싸움에 맥없이 넘어지기 일쑤였다.반면 나카타 등 일본선수들은 한국수비의 거친 몸싸움에 비틀거리면서도 공을 놓치지 않았다.한국은 체력에서는 앞섰지만 폭발력에서도 일본을 앞서지 못했다. 미드필드진에서 공격라인으로 이어지는 패싱력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최용수,김도훈의 머리에 의존하는 공중볼 패스로만 일관,상대수비수에게 일일이간파당했다.반면 일본은 짧은 삼각패스,뒤꿈치 패스,스루패스 등 다양한 땅볼패스로 수비벽을 허물어뜨렸다.이같은 한국선수들의 기술 부족은 경기장환경,축구저변 등 태생적인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국봄철대학연맹전이 열리고 있는 효창운동장애서는 지금도 인조잔디위에서 선수들이 부상위험 속에 경기를 치르고 있다.프로축구경기가 열리고 있는구장들도 크게 나을 것이 없다. 성적이 나쁘면 여지 없이 터져나오는 구장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다음 경기에서의 운좋은 선전에 가려져 실천으로이어지지 못해왔다. 그래서 새로 건설되는 월드컵 개최 10개구장에 사용된 사계절 한지형잔디(켄터키블루그레스와 페레니얼라이그레스를 8대2로 혼합)를 전 구장에 깔아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유소년축구(16세 이하)등 빈약한 축구저변도 대표팀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주요원인이다.현재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축구팀은 초등학교 244팀,중학교 161팀,고등학교 110팀,대학교 53팀, 실업 12팀 등 589팀. 반면 일본의 경우 초등학교 8,883팀,중학교 6,136팀,고등학교4,300팀에 이른다. 축구팀 숫자만 단순비교해도 90년대들어 급속하게 향상된 일본팀의 경기력이 하루 이틀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앞으로 더욱 벌어질한·일간의 실력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브라질축구 유학이나 프로구단의 유소년클럽 지원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대학에 가기 위해 무조건 이겨야 하는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현재와 같은악조건에서는 나카타나 호나우두 같은 선수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 *日축구 월드컵 대비 현황. 지난주한·일전은 2002년 월드컵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좋은 성적을 낼 개연성을 보여준 잣대였다. 한·일전을 놓고 보면 분명 일본축구는 월드컵에 훨씬 더 충실히 대비해왔다고 볼 수 있다.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세대교체와 기술면에서 한발 앞서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본은 나카타(23),모리오카(25),이나모토(21),나라자키(24),마쯔다(23),야나기사와(23) 등 20대 전반의 선수들을 대거 베스트로 기용,내용면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기술에서는 우리를 능가했다.우리가 김용대(21),최성용(25) 정도를 빼고는 홍명보(31),하석주(32),노정윤(29),유상철(29),김도훈(30)등 30세 전후 노장들을 베스트로 내세워 경험과 투지로 맞붙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아직까지 노장들을 물갈이할 인적 자원을 갖추지 못한 우리와 달리 일본이 2년여 뒤 열릴 월드컵에서 현재보다 기량이 향상된 대표팀을 내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이 이처럼 세대교체와 기술에서 한발 앞설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역시 프로축구의 성공적 운영이다. 일본 프로축구는 우리보다늦은 93년출범했으면서도 우리와 달리 명실상부한 클럽 시스템을 채택하는 한편 1부와2부 리그를 동시에 운영해오고 있다. 이 점이 일본축구의 미래를 밝게해주는최대 강점이다. 현재 일본 프로축구는 1부에 16개,2부리그에 10개팀을 운영하고 있다.2부리그가 없는 우리와 달리 한 시즌 성적에 따라 1부리그 하위 2개팀과 2부리그상위 2팀이 리그를 맞바꾸는 선진형이다. 또 각팀은 일본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최소 5개씩의 팀을 운영하고 있다.저마다 1·2군과 18·16·12세 이하 팀을 운영하면서 유소년들에 대한 대대적인 해외유학을 실시하고 있는게 일본축구의 현주소다. 일본은 지금도 브라질의 축구아카데미에만 1,500명 정도의 유소년 선수들을유학시키고 있어 장기적으로 인적자원 확보와 활발한 세대교체를 지속해나갈 기반을 갖추고 있다.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가 올해 처음 14명의유소년 선수를 브라질에 유학보낸 우리와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같은 현실이 오늘날 일본축구의 세대교체 성공과 기술 향상을 가져왔고그로 인해 2002년 월드컵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는 것이다. 박해옥기자 hop@. [기고] 승리 집착말고 과정에 최선을. 지난 26일 우리의 한·일전의 승인은 크게 3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첫째 체력요인의 우위,둘째 나카타와 나나미에 대한 전담마크 전술 성공,셋째 체력 안배를 효율적으로 한 적절한 교체작전의 성공이다. 일본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경기 이틀전 유럽에서 날아온 나카타와 나나미,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시아클럽선수권에 출전하고 돌아온 주빌로 이와타 소속의 핫토리,나카야마 등이 시차와오랜 비행여행 등에 의한 피로누적으로 움직임이 둔화됐다. 이 점이 후반 27분 김태영이 퇴장당한 한국에게 숫적 우위를 확보하고도 골을 내주며 패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이번 한일전은 결과를 떠나 곰곰이 되새겨 볼 의미와 앞으로 한국축구가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숙제도 제시했다.우선 한국축구가생각해야 할 부분은 일본팀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다는 점과 비록 이기기는 했어도 한국축구가 기술적인 열세를 명확하게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흥분의 시간이 적당히 흐른 시점에서 이번 한·일전을 냉정한 시각으로 분석해 보면 결과는 이겼지만 경기 내용면에서 불만이 많았다.이번 한·일전에서 확연히 드러난 점은 개인기의 절대열세와 임기응변 능력의 미숙이었다.한국이 60∼80년대에 세계를 주도했던 체력과 정신으로 무장한 386급의 올드모델로 경기를 풀어나갔다고 한다면 일본은 펜티엄급 컴퓨터 축구를 구사했다. 축구는 패싱게임이다.일본의 패스는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없었다.미드필드를 철저히 이용하는 땅볼 패스와 문전에서의 정교한 패스워크는 수차례 우리에게 위기감을 갖게 했다.반면 한국은 공격수들이 컨트롤하기 어려운,띄우는패스가 많았고 문전에서의 센터링은 누구에게 줄 것인지 어떤 방법(땅볼, 공중볼,짧게,길게)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불분명했다. 일본의 나카타를 집중마크하면서 시도한 거친 경기도 생각해 볼 부분이다. 만약 월드컵 본선이었다면 몇몇 선수는 경고나 퇴장을 당할 수 있는 거친 반칙을 한 점은 승리 뒤에 남는 부끄러운 훈장과 같았다. 이는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전술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축구는개인전술,부분전술,팀 전술로 이뤄진다.패스의 정확성,드리블,헤딩,태클 등경기에서 직접적인 수행능력으로 드러나는 기술적 요인들이 개인전술이다.개인전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분전술이나 팀 전술의 탑을 높게 쌓을 수 없다.한국의 축구가 일본에게 기술적으로 뒤진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은기초가 부실하면 수준 높은 팀 컬러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비록 피로문제와 세대교체에 따른 경험미숙으로 패하기는 했어도 정확하면서도 빠르고 침착한 패스를 구사하는데서는 경험 많은 선수들로 구성된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 일본의 기술축구는 이미 프랑스월드컵,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대회 등을 통해 세계축구의 조류에 편승했음을 우리에게 시사했다.기술은 짧은 시간에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스타 선수들을 조련하고 만들려면 적게는 10년에서20년의 세월이 소요된다. 한국이 일본에 뒤지는 기술의 현실은이미 10년 전부터 우리에게 경고를 보냈지만 이를 간과하고 거름을 주고 나무를 가꾸는 노력보다는 과실만 따먹는결과에 만족만데서 비롯됐다. 이것이 만만하기만 했던 일본에게 추월당할 위기를 느끼게 한 요인이다.초·중·고등학교,대학 심지어 프로팀까지 일본에게 지는 현실을 보면서도 우리는 무관심했고 대표팀 성적에만 대달렸다. 세계축구연맹(FIFA)은 21세기 축구의 모델로 ‘공격적인 축구와 기술축구’라는 화두를 이미 제시해 놓은 상태다.기술적인 뒷받침 없이 몸싸움과 정신력만 강조하는 우리의 현실로는 절대 세계무대에서 성적을 낼 수 없다는 점을 자각해야만 한다.이번 한·일전 승리로 그 동안의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에만 매달리느라 정체해 버린 한국축구가 또다시 승리의 함성 속에 각성의기회를 놓쳐 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기우에서 축구행정가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한국축구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를 촉구한다. MBC 해설위원 신 문 선
  • [여성 선언] 러시아는 살아 있다

    소연방의 해체 후 주위사람들은 “왜 하필 망한 나라를 연구하느냐”고 걱정스레 물어왔다.그때마다 필자는 농담조로 “내 밥줄인데 절대 망할 수도없고 또 망해서도 안된다”고 답하곤 했다.러시아에 대한 우리네 인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1999년 여론조사에 의하면,미국,러시아,일본,중국 4개국 중통일협상에 주변국이 참여할 경우 그리고 통일후 주요 군사경쟁국 모두 러시아가 가장 마지막 순위로 나타났다.그러나 러시아는 우리가 무시할 만한 존재가 아니다. 첫째,러시아의 잠재력과 경제적 가치는 크다.이제 더이상 초강대국은 아니지만 인재,과학기술,자원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오는 5월7일 공식취임하는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 당선자는 ‘강력한 러시아’를 주장하는 인물이다.‘강력한 러시아’의 전제는 경제회복이며,재기의 발판은 극동지역그리고 그 원천은 천연자원이 될 것이다.시베리아는 천연가스,석유 외에도풍부한 광물자원 등 원자재의 보고로 러시아의 미래를 이끌 가능성을 지닌곳이다. 그러나 시베리아횡단 광통신망 및 가스관 공사 등 여러 극동개발계획들은 러시아의 정책적,제도적 노력부족으로 아직 구상단계에 머물러 있다.우리는 이를 자원외교와 지역협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향후 동북아국가들의 공통된 문제 중 하나는 에너지문제가 될 것이다.3월말 러시아정부는 한국과의 자원협력협정안을 승인하는 등 연료,에너지분야의합작사업의 발판은 이미 마련되었다.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사할린 유전의수송루트가 러시아(사할린∼하바로프스크∼블라디보스토크)∼한반도(북한∼한국)∼일본(홋카이도)으로 결정된다면 동북아 에너지원의 미래는 밝다.또한북한에 진출할 한국기업의 에너지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의 지역협력 참여를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러시아를 ‘정상국가’로 새로이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둘째,통일과정에서 러시아의 정치적 지지가 필요하다.러시아는 한반도의 정치적 분단을 야기한 당사국 중 하나이며,올 2월 체결된 북·러 우호선린협력조약(신조약)은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여지라는 문제를 남겼다.또한 최근 러시아는 한반도문제에서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다.지난 2월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시 남북한 철도와 시베리아철도의연결방안을 제시한다든지,4월 로슈코프 외무부차관이 푸틴의 방북추진 계획을 밝힌다든지,푸틴 대통령 당선자가 김대중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반도의 정치적 안정 희망을 피력한 것 등이 모두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그런데 ‘신국가안보개념’에서 러시아는 구체적으로 핵전쟁의 수행능력을밝힌 바 있다.국가두마(하원)의 START-Ⅱ(2단계 전략핵무기 감축협정)비준,핵장비의 이용기한 경과,자원부족 등으로 러시아의 핵능력은 이전과 같지 않으며 서방의 투자와 기술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이들의 핵 언급은 강대국의 위상을 과시하는 정도로 폄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1999년 현재 1만개 이상의 전술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군사적 강대국이다.더구나 수교 이후 한국에 편향되던 러시아의 한반도정책은등거리외교로 전환되어 특히 군사적 측면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보다 강화하고 있다.대북 무기수출은 경제력의 밑거름인 동시에 ‘북한 끌어안기’를 통해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을 모색하기 위한 발판이란 점에서 그들의 입장에선 매력적인 것이다.한반도가 통일되는 과정과 그 이후에도 주변국의 지지와 협조는 필요하다.우리에게 섭섭한 그들이 딴지걸지 말라는 보장이 없으며이는 통일의 과정을 보다 험난하게 만들 수 있다. 올해로 러시아와 수교한 지 10년이다.이제는 러시아의 힘을 보다 정확하고실리적으로 판단할 때이다.어느 선배는 ‘국가는 망해도 역사는 남는다’고말하지만 필자의 소신은 여전하다.‘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러시아)민족은쉽게 망하지 않는다’ 정성임 이화여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정치학 박사.
  • [사설] ‘새마을 30년’ 새시대의 역할

    새마을운동협의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21세기 새마을운동 선언문’을채택,국민화합과 통일운동을 통해 다시 태어날 것을 다짐했다.새마을운동의방향을 시대변화에 맞게 지역사회 봉사와 북한농촌돕기에 주력하겠다는 선언이다.우리가 주목하는 점은 협의회가 23만명의 지도자를 포함, 230만명의 대가족을 거느린 잠재력과 시민운동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한 때문이다. 70년대 시대적 요청인 잘살기운동으로 출발한 새마을운동이 조국근대화에기여한 공에도 불구하고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게 된 것은 한때 군사정권의 특혜성지원아래 정치활동에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새마을운동의 바탕은 우리 사회의 전통적 미덕인 근면·자조·협동정신을 조직화해 잘사는 공동체를이루자는 데 있다.농어촌 환경개선,질서의 생활화,생활의식개혁,상부상조정신등은 이 단체가 이룬 값있는 업적이었다. 그러나 권력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5공정권의 비호를 받아가면서 특혜성사업에 손을 대고 책임자가 비리에 연루돼 조직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새마을운동이 제구실을 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변단체라는 오명을 씻어야 한다. 협의회가 선언문을 통해 앞으로 정부의 지원을 거부하고 본래의 새마을정신으로 돌아가 국민 자율적 참여를 바탕으로 한 시민운동에 전념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당면한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국제화사업과 통일사업이다.북한에 대한 식량과 물자지원뿐만 아니라 남북한이 지역별로 자매결연을 맺고 상호교류사업을 벌이겠다는 의지이다.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70년대 우리 농촌을 가난과 정체의질곡에서 구해 낸 경험을 되살려 북한의 황폐한 농업재건에 기여해 통일의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새마을운동은 한때의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국내외로부터 지역사회 개발모델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지난해 한 여론조사에서는 70%이상이 자율적 시민단체로 활동하길 바랐으며 개발도상국가들에 새마을운동 모델을 계속 전파해 새시대 한국의 이미지 개선을 꾀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지금까지 새마을운동 현장을 견학한 외국인이 3만8,000여명에 달한것은 이 단체에 대한 평가와 잠재력을 말해주고 있다. 이제 새마을운동은 새천년과 남북화해시대를 맞아 민간단체가 담임해야 할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케 하는 전환점을 맞았다.우리는 이 협의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날의 업적과 막강한 조직력을 활용해 지역화합을 위한 사업에 앞장서고 통일의 초석을 쌓는 활동에 전념하길 바란다.
  • 서양화가 손문자씨 ‘길’개인전

    서양화가 손문자(58)의 그림에는 시각적인 경쾌함이 있다.기하학적인 구도의 아기자기한 화면에서 느껴지는 정갈함,그것은 기성의 화풍을 흉내내지 않는 독창적인 회화언어에서 비롯된다.‘구성주의 회화’로 불리는 그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22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상에서 열리는 ‘손문자 개인전’.작가는 이번 전시의 주제를‘길’로 잡았다.길은 작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작가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올 자가 없느니라”라는 요한복음의 한 구절을 상기시킨다.미뤄 짐작컨대 인간의 원죄를 씻고 본연의 순수한 마음을 되찾아가는 도정으로서의 길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그만큼 손문자의 작품엔 종교적인 경건함이 진하게녹아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40여점. 기하학적인 형태의 인체를그린 그의 그림 중엔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이브의 실낙원 장면을 형상화한작품도 있어 눈길을 끈다. 손문자의 그림에서는 자로 그은 듯한 직선의 엄격함이랄까 굳건한 필력 같은 것이 느껴진다.작가는 “서예가 일중 김충현 선생으로부터 10여년동안 서예를 배운 영향인 것 같다”고 귀띔한다.그의 그림에 영향을 준 것은 비단서예뿐만이 아니다.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갓 졸업한 20대 시절엔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고,한동안 도자기작업에도 몰두했다.또 50대 초반 프랑스 파리 그랑쇼미에르에서 공부하면서 접한 유럽의 현대미술은 그의 실험적 작가정신의 밑거름이 됐다.그는 “특히 러시아 출신 화가 세르주 폴리아코프의추상회화는 나의 창작감각을 키우는데 큰 자극제가 됐다”고 회고한다. 손문자는 화가로서 대상을 충실히 재현하기 보다는 ‘그리고 싶은대로 그리는’편이다.그런 만큼 그의 그림엔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이 들어 있다.어떤 사람은 그것을 ‘대위법적 형상화’라 이름짓는다.그런가하면 또 어떤 이는 소니아 들로네의 오르피즘 추상화에 비유하기도 한다.(02)730-0030. 김종면기자
  • 인터뷰/ 린준셴 駐韓 타이베이 대표부 대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당선자와 뤼슈롄(呂秀蓮) 부총통 당선자 모두 한국을 여러차례 방문한 데다 천 당선자가 한국에서 명예박사 학위도 받아 한국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앞으로 한-타이완(臺灣) 양측의 이익에 부합하는 보다 실질적인 관계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린준셴(林尊賢) 서울 주재 타이베이(臺北) 대표부 대표는 2일 “지난해 9월타이완 대지진 때 119 구조대를 파견하고 성금을 내는 등 한국 각계각층에서 큰 성원을 보내준 것이 양측의 신뢰감을 회복하는데 밑거름이 됐다“며“단교의 아픔이라는 한계를 지닌 국민당 정부와는 달리 운신의 폭이 넓은천 당선자가 한-타이완 실질적인 관계개선에 보다 적극성을 띨 것”이라고내다봤다.다음은 린 대표와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타이완에서 51년만에 사상 처음으로 여야 정권교체를 이뤘습니다.정치적의미를 말해주시지요. 타이완의 민주제도가 성숙됐다는 것을 뜻합니다.아무리 내적 요인이나 외적압력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뽑고자 하는 대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미래에 어떤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반드시 최선을 다 해야 합니다.이번 선거로 과거 수십년동안 이룩한 경제발전 성과 외의 또 하나의 귀중한 정치적 성과를얻었다고 봅니다. ?천 당선자가 선거에서 이겼으나 득표율이 40%를 밑돌아 정국에 혼란이 올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천 당선자가 39.3%의 득표율을 획득,과반수에는 못미쳤지만 과거 민진당의득표수보다 더 많은 지지표를 얻은 것으로 보아 초당파(超黨派) 인사들의 지지도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천 당선자는 국민당적을 가진 탕페이(唐飛) 국방부장을 행정원장(총리)에 내정하자 타이완 정·재계 등 각계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이는 천 당선자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았던 국민들도 천 당선자를 지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입니다.다른 당과의 협조체제를 구축,순조로운 국정을펼쳐 나갈 것입니다. ?독립 성향을 지닌 천 후보의 당선으로 중국과 타이완간의 양안(兩岸)관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천 당선자가 타이완의 독립을 선언하거나 헌법개정을 통해 국가대 국가의 특수관계를 관철하려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천 당선자가 여러차례 자신은 민진당의 총통이 아니라 전 국민의 총통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타이완 연합보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타이완의독립 선포를 주장하는 사람은 불과 4%로 나타남). ?양안관계 긴장 완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민진당이 타이완 독립조항을 당강령에서 삭제하는데 대해 논의하는 등 천 당선자의 양안정책에 관한 발언에 대해 국내외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입니다.중국측에서도 선거 전처럼 타이완을 위협하는 조짐이 없어 천 당선자의 양안정책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타이완은 양측의 이익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양안관계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타이완과 북한간의 관계개선 전망은 어떻습니까. 북한과 타이완관계는 기본적으로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다만 한국의 포용정책의 성과로 북한당국이 보다 개방적인 정책을 취할때 북-타이완관계는보다 진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규환기자 k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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