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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동수사 소홀…범인 윤곽도 못잡아/미궁한달…「한은 9억사기사건」

    ◎당좌수표 지문채취·인장업소 확인 실패/시민제보 40건도 “무혐의”… 장기화 불가피 한국은행 구미사무소 현금 9억원 사기인출사건이 발생 1개월 지나도록 경찰이 단서조차 찾지 못한 채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사건이 발생한 이후 50명의 수사요원을 투입,대동은행 구미지점과 한은 구미사무소 직원 24명과 주변인물 등 3백여명에 대해 수사를 벌였다. 사건발생 초기에만 해도 경찰은 범인들이 은행원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를 사용한 점,은행간 거래되는 지급준비금을 대상으로 하는 점 등을 들어 은행내부직원의 범행으로 결론짓고 조기범인검거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현장보존을 허술히 하는 등 초등수사소홀로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 경찰이 가장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를 걸었던 범행에 이용된 당좌수표의 지문채취는 실패로 끝났다. 이 수표는 경찰에 신고되기 이전 대동은행 직원들이 자체조사과정에서 수표를 마구 만진데다 복사까지 해버려 이미 범인들의 지문이 지워져 있었다.경찰은 또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채무관계가 복잡한 전·현직 대동은행직원 6∼7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거짓말탐지기를 동원,조사를 했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범행수표에 사용된 대동은행 직원 명판과 인감을 만든 인장업소를 찾는 경찰의 수사도 단순탐문조사를 벌인 끝에 별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범행발생 3일만에 시작한 범인들의 전화발신지 추적작업은 구미지역 70%가 기계식 전화시스템이어서 실패했으며 특히 수사관 대부분이 금융기관업무와 용어 등에 대한 기본상식이 부족,금융사기사건 수사에 한계를 드러냈다. 범인 3명의 몽타주는 1명의 모습이 다소 다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고 수배전단에 실린 돈자루는 실물크기의 절반으로 잘못 기재됐다. 경찰에 접수된 40건의 시민제보도 조사결과 모두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한은 구미사무소 현금보관창고의 폐쇄회로TV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범인식별을 하지 못했다. 경찰은 대동은행 구미지점직원 24명중 내부공모자가 사건발생 이전에 범인들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이 은행의 통화내용을 추적하며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으나 수사는 장기화 될 전망이다.
  • 전씨 비자금 공판­재판 열리던 날

    ◎점심 휴정때 검사들과 일일이 악수/“주소는 안양교도소…” 대답에 방청객 폭소/법정분위기 의식한듯 꼿꼿한 자세유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에 대한 1차 공판이 구속 86일만인 26일 서울지법 4백17호 대법정에서 열려 재판부의 인정신문과 검찰의 직접신문 순서로 두차례 휴정 끝에 하오 5시쯤 끝났다. ▷공판◁ ○…전피고인은 재판부가 피고인들의 주소 및 주민등록번호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현주소를 「안양교도소」라고 대답해 방청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전피고인은 곧 『안양교도소에 있다가 경찰병원으로 옮겼으며 현주소는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2동 95의4 입니다』고 정정. ○…전피고인의 변호인 전상석 변호사는 김성호 부장검사의 공소사실 요지 낭독이 끝나자 『공소장에는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희박하게 기술됐기 때문에 뇌물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공소기각을 10여분에 걸쳐 주장. 변호인단은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어린애들 말처럼 그야말로 웃기는 얘기』라고 반박해 방청객들이 실소.검찰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뇌물성이라고 하더라』고 다그치자 전씨는 『그 사람 속에 들어가보지 않아 모르겠다』라고 말해 다시 폭소. ○…전피고인에 대한 검찰의 직접신문이 1시간15분 가량 진행된 상오 11시30분쯤 전변호사는 『신문이 길어지면 피고인의 건강상태로는 견디기 힘들 것 같다』며 재판부에 전피고인이 쉬게 해달라고 요청. 이에 김부장판사는 『힘이 드느냐』고 전피고인에게 묻고 『약간 힘든다』고 대답하자 10분간 휴식을 허용. 낮 12시10분쯤 상오 공판이 끝나자 전피고인은 옆자리의 안현태씨 등 피고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김부장검사 등 공판담당 검사들과도 웃는 낯으로 악수했다. ○…전피고인은 하오에 이어진 검찰신문에서 『기업인들의 성금 기부는 모두 다 나라를 살리기 위한 우국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나중에는 『재임 때 정치자금을 받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소신을 번복. 전피고인은 『기업이 돈을 냈기 때문에 정치가 가능했다』며 『기업인들은 정치와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또 세금을 낸다는 사명감으로 돈을 냈다』고 주장. ○…전씨 비자금 사건 2차 공판이 50일 뒤인 4월15일로 늦춰진 것과 관련,재판장인 김영일 부장판사는 『전피고인 등이 관련된 12·12 및 5·18 사건의 심도깊은 재판을 위해 기일을 늦춰잡았다』고 설명하고 『두 사건은 수사기록이 워낙 방대해 재판부와 변호인단이 수사기록을 검토하는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장판사는 하오 5시쯤 공판을 마치면서 『전피고인의 건강이 매우 부실하다는 사실이 오늘 드러났다』며 전씨를 향해 『전피고인,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고 건너야 할 강입니다.건강에 유의하세요』라고 당부했다. ▷입정◁ ○…재판부가 상오 10시에 입정,『96고합 12호,병합 96고합 95호,피고인 전두환』이라고 호명하자 전피고인은 여유있는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와 재판부를 향해 가볍게 목례. 전피고인은 덤덤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어깨에 힘을 주고 가슴을 편 자세를 유지.가끔 법정분위기에 위축되지 않으려는 듯 다리를 흔들거나 몸을 뒤로 젖히기도. ▷병원·법원 주변◁○…경찰은 법원과 경찰병원 주변에 모두 17개 중대 2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하는 등 물샐 틈 없는 경비. 재판을 방청하기 위한 「방청권 구하기 전쟁」도 노씨의 첫 재판 때보다 치열해 노씨 재판 때 최고 30만원에서 이 날은 50만원에 거래됐다. ▷구치감 도착◁ ○…전피고인은 경찰병원을 출발한지 20분만인 상오 9시17분쯤 앰뷸런스를 서울지법 청사 구치감에 도착. 이어 엷은 하늘색 수의 왼쪽 가슴에 미결수 번호 「3124」번을 달고 차에서 내려 교도관 2명의 호위를 받으며 지하 구치감으로 이동. 전피고인은 지하 구치감 바로 앞에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왼손을 치켜올리는 등 노태우 전 대통령의 출정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과시. ▷방청석◁ ○…법정 방청석에는 재국·재용·재만씨 등 전피고인의 세 아들과 김진영 전 육참총장 등 측근 몇명이 나와 긴장된 표정으로 재판을 지켜봤다. 재국씨 형제는 9시15분쯤 법원청사로 들어오다 고 박종철군의 아버지 박정기씨로부터 계란세례를 받기도. 「민가협」 등 재야단체 회원들이 대거 방청석을 차지했고 지난 91년 숨진 명지대생 강경대군의 아버지 강민조씨도 방청했다. ▷연희동◁ ○…전피고인의 아들 삼형제는 재판을 지켜보기 위해 상오 8시30분쯤 연희동 집을 출발.그러나 부인 이순자씨는 첫 재판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방청을 포기.연희동관계자는 『이씨가 최근 며칠 사이에 많이 핼쑥해졌다』고 귀띔.
  • “「평양 유혈 붕괴」 대비하라”/테일러 미 전략연 부소장 인터뷰

    ◎경제파탄… 탈북사태 가속 예상/한·미 선거철 틈타 국지도발 가능성 커 북한이 미국에 대해 잠정평화협정을 제의한 것은 한국의 4월 총선을 앞두고 벌이는 대남선전공세의 일환이기 때문에 한·미 양국은 절대 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방한중인 윌리엄 테일러 미국제전략연구소(CSIS)부소장이 24일 본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북한을 네차례나 방문해서 북한에 대한 남다른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는 테일러부소장은 최근 북한지도부의 잇따른 탈북사태와 관련,『경제난이 극에 달해 있기 때문에 북한주민의 탈출사태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그렇지만 북한정권이 체제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따라서 잇따른 탈북에 이은 주민의 대규모반란,이를 군대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진압하면서 대규모유혈사태가 발생하고 결국 북한체제가 종말을 고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테일러박사는 결론지었다.다음은 인터뷰요지. ­지난 23일 북한이 북·미 잠정평화협정체결을 제의하고 미국이 이를 거부했다.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거래하겠다는 게 북한의 일관된 입장이기는 하지만 북·미비밀거래설도 간혹 흘러나오고 있어 한국정부의 기분은 편치가 않은 것 같은데. ▲북한이 이 제의를 내놓은 의도는 4월 한국총선과 11월 미국대선을 틈탄 외교게임을 벌이려는 것이다.즉 양국의 정치적 혼란기를 이용해 외교적 이득을 챙기겠다는 것이다.하지만 미국이 한국을 배제한 채 북한과 어떤 형태의 거래라도 한다면 그것은 외교적으로 엄청난 실책이다.미국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에 북한의 다음 행동을 주시해야 한다.북한이 또다시 「벼량끝 외교」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북한은 지난번 핵게임을 벌일 때 이 전략을 구사해 북·미핵협정을 이끌어낸 바 있다. ­북한이 또다시 벼랑끝 외교전략을 벌인다면 어떤 형태가 될 것으로 보는가. ▲이번에는 군사적 방법이 동원될 것이다.지난 2개월간 북한은 군사력의 3분의 2를 DMZ로 전진배치했다.폭격기 1백20대와 다른 전투기부대도 이동했다.물론 대규모도발은 미국의 대남방위공약이 확고하기 때문에 쉽지않겠지만 소규모국지도발을 통해 남한의 혼란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홍수등으로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리고 북한이 외부세계에 지원을 호소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지금 북한의 경제난을 체제위기로 연결지어 볼 수 있겠는지. ▲북한경제는 거의 파산상태에 이르렀다고 본다.북한이 외부세계에 식량원조를 요청한 것을 대외개방의 징조로 해석하면 큰 잘못이다.외국의 원조요청은 주체사상에 위배되지만 이는 강경군부와 보다 온건한 외교부 고위관리 사이에 다소의 이견이 빚어낸 결과다.군부가 나서서 원조요청을 즉각 중지시킨 게 이를 뒷받침한다. ­군부와 김정일의 관계는 어떻게 보는지. ▲최근 입수되는 사진을 보면 김정일이 마치 군부지도자들에게 포위돼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나는 양자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라고 말하고 싶다.김은 권력강화에 군부의 힘이 필요하고 군부는 김일성이 남긴 권위의 유일한 상징인 김정일을 이용해 현체제를 유지하려고 한다.다시말해 지금 북한을 다스리는 것은 무덤에 있는 김일성인 셈이다.군과 김정일 모두 「김일성이 통치하는」 지금의 상황을 가능한 한 오래 가져가고 싶어한다.김정일이 주석직과 당총서기직 공식승계를 서두르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북한은 체제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고 남북대화는 물꼬가 트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어떤 식으로든 돌파구가 필요한데 방안이 없겠는지. ▲나는 91년부터 94년 4월까지 모두 네차례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과 장시간 대화를 가졌고 그가 보내는 메시지를 한·미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당시 김일성의 메시지는 대화희망이었다.하지만 나의 마지막 방문직후 북한은 핵카드를 이용한 「벼랑끝 외교」게임을 시작했다.북한외교의 원칙은 단 하나 체제연장을 위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상대를 이용하는 것이다.그런데 한·미 양국 모두 이를 간과한 채 간혹 섣부른 협상태도로 임한다.일례로 나는 북·미핵협정을 미국의 큰 실수라고 본다.북한은 이 협정을 통해 경수로와 중유를 제공받게 됐지만 미국은 하나도 얻은 게 없다. 북한은 영변핵사찰과남북대화재개를 약속했지만 16개월이 지난 지금 두 가지중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나는 남북관계가 결국 흡수통합으로 끝날 것이라고 믿는다.그 과정에서 앞서 언급했듯이 북한에서는 유혈사태가 수반될 수 있을 것이다.한국정부는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 동양화가 성재휴(이세기의 인물탐구:92)

    ◎“파필과 파묵” 한국화 의 새경지 개척/스승의 필법을 거부… 한때 화단의 반란자로 낙인/해회서 먼저 진가 인정… 60년대 미 화랑서 작품거래/골동서화점서 일하다 소질발견,본격 그림 수업 아침햇살을 받고 먼 항해를 떠나는 풍곡의 「출범」은 언제봐도 찬란하고 의기양양하고 힘차다.청옥타래를 장식한듯 크고 작은 도서를 거느린 그의 돛단배들은 어느 때는 탁하고 어느 때는 눈시린 하늘을 배경한채 이상향을 향한 도도한 항진을 멈추지 않는다.유장하게 흐르는 끝없는 항로는 전에는 그의 미래였으며 이제는 그가 지나쳐온 먼먼 뒤안길이다. 평론가 이구열씨는 『풍곡의 독특한 준법은 웅장하면서도 교만함이 없고 아름답고 부드러우면서도 간사함이 없고 잔재주를 부리지 않아 천박하지 않으며 힘이 넘치는 붓질과 시원스럽게 펼쳐진 화면구성이 특징』이라고 말한다.먹붓을 매끄럽게 다듬기보다 갈라지고 뭉친대로 파필과 파묵을 구사하여 강인하게 풍상을 견딘 천봉만학과 비바람에 마르고 닳은 산간석경을 「붓이 가는대로」 창출해 낸다.여기에 전통적인 원근법을 무시하고 평면성을 강조한 점과 적·황·남청색을 대비시킨 색채의 변환은 소낙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듯한 방타,먹물이 뚝뚝 떨어지는 선획과 더불어 진취적이고 야인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겨나게 한다. ○야인적 분위기 물씬 이런 풍곡의 세계를 향해 원로 이경성씨는 『전에 듣지 못하고 후에도 본적이 없는 전인미답의 경지』임을 전제,『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작가의 방일은 자신만의 용필과 묵법을 일시에 실현시키고 있다』고 평한다.따라서 『그는 동양화로 불렸던 전통적인 화법을 깨고 그만의 화풍을 이룩하면서 「자연그대로」를 화면에 전개시키는가하면 어느 작품은 거의 추상에 가깝고 어느 작품은 서양화를 방불케 하여 기술적 정신적 측면에서 한국화를 개척하는데 앞장선 동양화 대가』임을 확인시키고 있다. 이른바 『잔잔한 기교에 연연하기보다 한국미의 본질인 대범한 문기에서 우러나온 예리한 필단(붓끝)으로 시기속취를 없앤 묵색의 창윤과 구도의 웅대함을 이룩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곡이라고 하면 그를 아는 사람들은그의 활달한 화폭을 곧잘 그의 특기인 남도창에 비유하곤 한다.한량없는 주흥에 겨워 도끼로 찍어내듯 터져나오는 그의 창처럼 중중몰이 휘몰이로 이어지는 그의 화필은 남성적 스케일과 템포와 스피드와 박력을 드넓은 화면에 유창탁발하게 발휘해 낸다.예의「부드러운 우미의 서정성을 배격한 패기와 생명감에 넘친 장미의 의지적 공간」이 그것이다. 그의 술친구이자 한학자인 조규철씨의 「풍곡화실기」에 보면 「한창 술에 취해 노래와 웃음이 집을 흔들흔들하게 하고 방약무인한채 호기가 진탕하여 스스로 제지할줄 모르는 경지에 도달하면 그는 미친듯이 그림에 몰두하여 그 정사와 세심이 삼매지경에 든다」고 쓰고 있다.실제로 그와 허물없이 대화를 나눠본 사람이라면 그의 소탈하고 강렬한 인간적 체취와 즉흥적으로 발설하는 예술의 핵심적 본질론이 그의 작품과 일치함을 알 수 있다. ○뉴욕초대전 호평 받아 풍곡은 경남 창녕에서 십리 못미처 위치한 창락면 어섬(어도)에서 태어났다.글방과 보통학교에 다니다가 창녕읍 골동서화점에서 일한 것이 자신의 그림 소질을 발견한 계기가 되었고 18세 되던 해 대구의 서화가인 석재 서병오에게 사군자와 묵화를 사사,1년도 못되어 스승이 타계하자 이번엔 화법교본인 「개자원화보」로 독학하다가 다음해 호남의 산수화 대가인 의재 허백련문하에서 정통 남종화법과 고전적인 그림 지식을 섭렵해 나갔다. 그러나 그림 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그의 고집스럽고 타협을 모르는 외곬의 성격은 지나치게 화보식인 법규를 초탈하여 자신만의 기질적인 필정과 묵취와 생명감으로 독자적 세계를 개척하기에 이른다.사풍의 고법형식을 좇지 않고 스승의 노여움을 받아가면서까지 그만의 화풍을 갖는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할 반란으로 결국 이 일이 화근이 되어 그는 오랫동안 국내화단에 외면당하는 서러움을 겪기도 했다. 하는 수 없이 홀로 진주에 머물러 현대적인 방법을 모색한 일련의 작품으로 55년 서울에서 첫 전시,동아일보는 『전통을 고수하는듯 하면서도 새로운 선을 느끼게 하는 건실한 선,푸근한 묵운,탈속한 설채』란 호평을 실었으나 국내 화단은 끝내 냉담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57년 뉴욕의 저명한 화랑주인 부세티여사가 한국에 왔다가 때마침 서울 동화백화점에서 열린 그의 두번째 개인전을 보고 뉴욕 월드화랑이 주최한 「한국 현대작가전」에 초대,「형식적 유형에서 이탈된 분방한 먹붓그림」이 서양인들에게 크게 어필하면서 60년대 미국 화단에서 그림이 거래되는 유일한 동양화가로 올라서게 되었다.이렇게 풍곡의 경우는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아 국내에 알려진 케이스로 우리 화단은 그의 예술의 진가를 알아보기에 인색했거나 알아보지 못한 결과를 빚은 셈이다. 정치적인 사교나 계산있는 대인관계에 어두운 그로서는 그후에도 해외 활동 20년만인 78년 중앙미술대전에 초대되었고 평생 처음 사회적 영예인 중앙문화대상을 수상,국내화단은 비로소 노익장의 예경에 대한 경의를 아끼지 않았다. 80년대의 「돛단배」시리즈가 풍부하고 화려한 화면속에서 역동적 낭만성을 드러내고 있다면 90년대의 현실적인 산수풍경이나 호랑이나 새나 물고기를 의인화한 해학적 표현과 묵법 담채의 담대한 표현성으로화면의 신선감과 묘체를 성취,국내화단은 「전통화단의 거인 예술가」로 풍곡을 내세우면서 「지금까지 그의 화풍을 모방하거나 그런 류로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전무하다」고 찬사해 마지않았다. ○외부인 접촉 일체 삼가 그의 일상생활은 지극히 서민적이고 물욕이 없는 야인이다. 그리고 아무리 정성을 담았다해도 마음에 들지않는 그림은 미련없이 찢어버리는 단호한 제작정신을 지키고 있다.전에는 친구들을 만나 말술에 바둑을 두거나 등산을 즐기기도 했으나 3년전부터 거동이 불편하여 말술도 친구도 끊고 요즘은 연희동 자택에 칩거한채 소품에나 손대고 있다.가족은 부인 강신애씨(71)와의 사이에 3남2녀,차남인 종학씨가 동양화가로 활약하고 있다. 『선도 악도 불자체는 아니며 그리로 이르는 과정(불가선불가악)』일뿐 이라는 그의 소신대로 그는 언젠가 『나는 오늘도 그림을 그린다마는 하도 어려워서 붓가는대로 이리저리 칠할따름』이라고 겸허한 자세를 고백한 바 있다.자신의 노추를 남에게 보이지 않고자 사진은 물론 사람 만나기를 일체 꺼리고가족이든 누구든 그의 그림에는 일체 손을 못대게 하는 등 한번 안되는 것은 끝까지 「안된다」「안한다」는 고집은 여전하다. 이제 장렬한 석양 앞에 선 그의 귀범은 모든 구차한 격식을 떨쳐버린채 투묘를 서두로는 시기다.그러나 그의 정박은 잠시의 휴식일뿐 그는 또한번 먼 항해에 앞선 모든 준비를 끝내고 내일 힘차게 닻을 올리게 될 것이다. □연보 ▲1915년 경남 창녕출생 ▲1934년 의재 허백련문하에서 수업 19 38년 이충무공영정제작(충무 착량묘에 봉안),진주에서 작품생활 ▲1950년 대한미술협회회원 ▲1955년 첫개인전(서울 동방살롱)19 57년부터 백양회회원, 개인전(서울 동화백화점),뉴욕 월드화랑주최 「한국현대작가전」초대 ▲1958년 샌프란시스코박물관주최 「아시아미술전」 한국대표 초대 ▲1959년 개인전(서울중앙공보관) ▲1960년 중국 대북·향항미술관초대 「특별전」,뉴욕빌리지미술관 공모전 김상수상, 뉴욕시립도서관초대 개인전 ▲1962년 워싱턴 웨스트엔드화랑초대 개인전 ▲1965년 개인전(서울중앙공보관) ▲1968∼74년 수도여사대교수 ▲1969년 개인전(서울 신문회관) ▲1976년 국립현대미술관주관 「동양화대전」초대, 한국미술대상전 심사위원,백양회이사, 개인전(서울미술회관) ▲1978년 제1회 중앙미술대전초대,개인전(동산방화랑),동아미술제 심사 ▲1982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장 ▲1983년 국립현대미술관주최 「현대미술초대전」 ▲1984년 현대화랑초대 개인전 ▲1987년 서울시주최 「서울미술대전」초대,현대백화점개관기념 초대전 ▲1986년 국립현대미술관준공 개관기념전초대,「서울미술대전」초대 ▲1987년 「풍곡성재휴 회고전」(호암갤러리) ▲ 중앙문화대상 예술상(78년)
  • 미·유럽/금값 5년만에 최고

    ◎온스당 410불 돌파… 금리인하로 매입 열기 【런던·뉴욕 로이터 AFP 연합】 세계의 금값이 1일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금리가 각각 인하된 후 인플레 상승에 대한 염려로 금 매입 열기가 일어남에 따라 뉴욕과 런던시장에서 5년여만에 최고치인 온스당 4백10달러선을 넘어섰다. 지난 수주동안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여온 금값은 이날 뉴욕시장에서는 전날의 폐장가보다 온스당 4.50달러가 높은 410.10달러에 매매됐으며 런던시장에서는 410.15달러에 폐장됐다.이같이 높은 금의 폐장가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발생한 매입 소동으로 값이 급등했던 90년 8월이후 최고 시세를 보였다. 유럽 금시장의 거래가 종결된 후에도 24시간 현금거래를 하는 세계시장에선 계속 4백10달러선을 유지했다. 런던의 한 금매매업자는 『금값이 4백10달러선을 돌파하면 새로운 매입열기가 일 것이며 현재 4백10달러선을 넘는 값으로 금을 주문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세계의 금값은 작년 내내 온스당 3백70∼3백90달러를 지속한 끝에 새해에 들어서면서 4백달러선을 돌파,금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지난달 31일에는 미국의 주요 금리가 인하된데 이어 1일 유럽에서도 일련의 금리가 내려가 금매입이 크게 증대했다. 뉴욕의 금거래상들은 미국의 금리인하에 이어 유럽의 금리인하가 금값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금리인하는 주로 공업용으로 쓰이는 은,백금 등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런던에서는 은값이 온스당 17센트가 오른 5.72달러에 폐장됐고 백금의 폐장가는 4달러 오른 424.25달러였으며 팔라듐은 5.50달러 오른 132.75달러에 폐장됐다.
  • 우성계열주 급반등/주가 소폭 내려 867.3

    주식시장이 나흘간 오름세를 끝으로 약보합세로 다시 밀렸다. 26일 주식시장에서는 매수세와 매도세가 팽팽히 맞선 끝에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0.79포인트 내린 8백67.38를 기록했다.최근의 상승분위기를 타고 강세로 출발한 주식시장은 한때 내림세로 밀리다 다시 올랐으나 핵심블루칩이 약세를 보여 하락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2천8백86만주,4천3백76억원어치가 매매돼 거래는 활발했다.업종별로는 보험·전기기계·광업이 약세를 보였으나 증권·비철금속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관리종목 편입이후 하한가행진을 하던 우성건설과 우성타이어가 대그룹의 인수가능성에 힘입어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눈길을 끌었다.포항제철·삼성전자·한국전력·한국이동통신·데이콤 등 핵심블루칩은 일제히 내렸다.상한가 67개 등 4백61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4개를 포함해 2백90개는 내렸다.
  • 마가단 동물농장(시베리아 대탐방:60)

    ◎여우·밍크 한해 2만마리 모피로/생후 6개월 되면 가죽 벗겨 가공업자에/사육 우리마다 종자번호·품질평가 기록표/검은 단비 1백마리로 만든 긴 코트 5만불 호가 국내에 모피의류 보급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하지만 아직까지도 사치품이란 인식이 적지 않다.그러나 러시아인들에게는 모피 코트,모자,목도리가 사치품일 수 없다.문자 그대로 생활필수품이다.러시아의 겨울은 길고 혹독하기 때문이다. 동물들도 추운 지방에서 겨울을 지내려면 따뜻한 털로 무장해야 한다.그래서 마가단,사하,캄차카 등 북해인접 지역의 모피는 세계최상의 질을 자랑할만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극동 마가단주의 마가단시내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즈베로 솝호즈 마가단스키」를 찾았다.마가단 국영 동물농장이다. 드넓은 오호츠크해변에 위치한 이 동물농장에서는 북극여우와 밍크를 사육한다.도로 위쪽에 북극여우 사육장이,아래쪽에는 밍크사육장과 건조실 등이 있다.북극여우는 종자 좋은 수놈 5백마리와 암놈 2천마리씩을 기른다.수놈 한마리가 암놈 4마리씩을상대하는 셈이다.밍크도 종자로 1천5백마리정도 기른다. ○좁은 우리에 가둬 사육 매년 북극여우는 5∼8마리,밍크는 2∼8마리씩 새끼를 낳는다.그래서 이 농장에서 연간 북극여우 1만4천마리,밍크 6천마리씩을 잡아 모피를 뽑아내 모피의류 제조업자들에게 넘긴다. 북극여우는 2∼3월에 교미시켜 56∼58일의 임신기간을 거쳐 4∼5월중에 출산한다.6개월이 지난 10월중순부터 11월말까지 잡는다.더운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털이 쓸만하게 다 자라는 추운 겨울이 늦게 오기 때문에 잡는 시기가 늦어지고 크리스마스를 넘기면 판매시기를 놓친다고 한다. 여우는 지상으로부터 1m정도 공간을 두고 높이 70㎝,가로 세로 1m쯤 되는 좁은 우리에 가둬 기르고 있었다.우리당 새끼는 두마리,어른은 한마리씩 들어 있다.짧은 일생을 갇혀살다 모피를 남기고 가는 신세가 딱해 보인다.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것과 흰색의 두종류를 기른다.우리마다 부모와 자신의 고유번호,품질평가번호가 적혀 있다.종자는 새끼를 많이 낳고 털이 길고 좋은 것으로 매년 20%씩 교체한다. 사육장에는 털이 날아다니고 우리 주변에는 오물이 널려 있어 악취가 대단했다. 지난 7월부터 이곳 여우 우리에서 일을 시작했다는 옥사나 즈이코바양(22)은 『처음 왔을 때는 일이 무척 힘들었지만 이젠 적응이 돼서 괜찮다』면서 『월급 1백10만루블(약19만원)을 받는데 옷사고 식품사고 친구들과 파티에 가기에도 빠듯해서 저축할 여유가 없다』고 말한다. 건조실앞 쓰레기통에는 털을 벗겨낸 동물의 내장이 수북이 쌓여 있다.아침에 주사기로 약을 투입해 죽인 뒤 껍질째로 털을 벗겨낸다.벗겨낸 모피는 폭 10㎝,길이 1.5m,두께 1㎝쯤 되는 노 비슷한 모양의 끝이 뾰족한 나무판자에 거꾸로 뒤집어 씌운뒤 작은 못을 박아 고정시켜 건조시킨다.난방된 상태에서 하루를 말린 다음 다른 곳으로 보내 기름제거 등 1주일 정도 제조작업을 거쳐 모피가 완성된다고 한다. 북극여우 한 마리분 털값은 45만∼50만루블(8만원 내외)이다.목도리는 한마리분이면 되지만 코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16∼18마리가 필요하다. ○여우 한마리 털값 8만원 밍크도 60일간 임신기간을 거쳐 3∼5월에 새끼를 낳는다.생후 6개월이 지나면 10월말부터 잡기 시작한다.낳을 때는 5∼6㎝에 불과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 60∼70㎝ 크기로 자란다.사진을 찍기 위해 우리에서 꺼내자 생사의 기로에 접한 듯 겁에 질려 이빨을 드러낸채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다.가로 40㎝,세로1m,높이 30㎝쯤 되는 길쭉한 우리에 갇혀 산다.암놈털이 길고 좋아 코트는 암놈 것으로만 만든다.수놈털은 주로 모자를 만드는데 쓰인다.목도리는 2마리,모자는 3마리,반코트는 20마리,긴코트는 30∼35마리가 필요하다.마리당 모피가격은 질에 따라 18만∼31만 루블. 모피중 최고급은 검은 담비로 1백마리 분량의 담비털이 들어가는 긴코트는 5만달러(약3천8백50만원) 이상 호가한다.밍크코트의 8∼9배,여우코트의 17배 정도 가격이다.러시아인들이 시베리아 정복에 나선 이유는 넓은 땅을 탐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담비털에 욕심을 낸 것도 이유중의 하나라고 할 정도다.그래서 정복후 소수민족들에게 야사크라는 현물세를 부과,담비모피를 징수해가기도 했다. ○사료·연료값 올라 고전이 농장 직원은 모두 1백10명.동물 사육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하는 일은 모두 여자몫이다.남자는 운전기사와 보일러실에서 일하는 10여명뿐이다.아침8시면 출근해 하오4시까지 먹이주고 오물치우고 가죽벗기고 하다 보면 하루해가 금방 간다. 이 동물농장의 예브게니 이사예프 사장은 『마가단을 비롯한 북극과 시베리아 지역의 모피는 긴털안에 또 작은 털이 있는 최상품이라서 노보시비르스크 등 러시아에서 뿐 아니라 한국 등지에서도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모피값도 조금 올랐지만 사료,연료값은 더 많이 올라 남는 게 없다고 걱정한다. 하오4시가 조금 지나자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고 나간다.피묻고 털묻은 작업복 차림에 초라하던 여인들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루즈 바르고 모피나 가죽옷을 차려입은 멋쟁이 여인들뿐이다.통근버스가 이들을 싣고 집앞에까지 데려다준다. 마가단 시내 식당에서 대신흥산의 박찬문사장(48)을 만났다.모피구입 상담차 왔다고 한다. 『러시아의 모피는 종자개량을 하지 않고 좋은 사료를 많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질이 점점낮아지고 있는데도 값을 비싸게 달라고 해 거래에 어려움이 많다』고 박사장은 말한다.지구온난화 현상과 동물보호주의운동 등으로 인해 모피산업 자체가 고전하고 있고 한국산 모피의 수출도 점차 어려움을 겪고 있단다. 미국의 모피소비량이 최근 7∼8년 사이에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서구에서는 모피에 대한 수요가 급속도로 곤두박질치고 있다.그러나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모피 인기는 최근 들어 더욱 치솟고 있다.평균 봉급이 1백∼2백달러 정도에 불과한 일반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같이만 여겨지는 고액을 주저할 것 없이 지불할 수 있는 신부유층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러한 모피 인기도 세계에서 두번째다.첫번째는 한국이라고 한다.
  • 전씨 수사검찰발표

    ◎전씨 뇌물공여자·측근·친인척 등 430명 조사/집권후기 고위직 동원 대선자금 명목 거액 거둬/출처불명 비자금 조성 경위·은닉 재산 계속 추적 ▷수사경위◁ 1.수사착수배경 ○서울지방검찰청은 오늘 전두환전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과한 법상의 뇌물수사 혐의로 공소제기하였음 ○검찰이 12·12사건,5·18사건의 수사와 병행하여 전두환전대통령의 뇌물수수사건을 수사하게 된 것은 ­동인이 지난 1988년 11월23일 국민여론의 지탄 속에 백담사로 출발하면서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사과성명을 통하여 『연희동 집 두채,서초동 땅 2백평,용평콘도(34평)1개,골프회원권 2개,금융자산 23억원 및 여당총재로서 사용하다가 남은 잔액 1백39억원 등 자신의 전재산을 국고에 헌납하고 숨겨진 다른 재산이 있으면 어떠한 책임추궁도 감수하겠다』고 공언하였음에도 ­퇴임후 계속하여 측근들을 관리하는 등 그 씀씀이가 거의 달라지지 않아 「동인이 재직중 엄청난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하였고 퇴직후에도 이를 은닉해 두었을 것」이라는세간의 의혹이 끊어지지 않고 있던 중 ­금융실명제 실시 이래 끊임없이 나돌았던 「정체불명 비자금설」및 「전직대통령 4천억원 비자금설」이 그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면서,마침내 지난해 10월 「노태우전대통령 부정축재등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두환전대통령의 수뢰혐의와 관련된 구체적 자료들이 입수되었기 때문임. ­검찰은 이 사건 역시 노태우전대통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우리 헌법사상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권력형 부정부패사건」임을 직시하고,그 진상을 낱낱이 밝혀 엄정하게 처리함으로써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아울러 정경유착의 폐해를 뿌리뽑아 왜곡되어 온 우리의 역사를 바로 잡겠다는 사명감에서 이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개시하게 된 것임. 2.수사경과 ○이에 따라 서울지방검찰청은 ­1995년 12월7일부터 전두환전대통령의 뇌물수수와 관련,뇌물공여자인 기업체 대표 42명등 기업관련자 1백60여명을 조사하였고 ­수수된 자금의 조성 및 관리와 관련하여,전 청와대 경호실 경리과장 김종상,전 은행감독원장 이원조를 비롯하여 전두환전대통령의 측근,친·인척,금융기관 관계자등 2백70여명을 조사하였고 ­압수수색영장에 의하여 1백83개의 시중 금융기관 계좌 및 5백50매의 채권증서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자금추적을 실시함과 아울러 ○전두환전대통령 본인에 대하여도 6회에 걸쳐 심문,조사를 실시하였음. ▷금품수수◁ 1.수수규모 ○전두환전대통령은 검찰이 특별수사부 검사 6명등 수사력을 집중투입하여 추적의 강도를 더해가자 수수금원의 조성경위에 관하여 『재임기간중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포함한 기업체의 대표들로부터 일해재단·새세대육영회 기금,새마을성성금의 모금등과는 별도로 자금 7천억원 상당을 수수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음. ○이에 따라 검찰은 금원 재공자,뇌물성 여부,자금의 행방등을 철저히 수사하였으나 ­범행후 15년 내지 8년 이상이 경과되어 관계자료의 폐기,보유 금융자산의 무기명 내지 가·차명화,관련자의 소재불명,기억소멸등으로 수사에 어려움이 있어 그 정확한 액수와 성격은 계속 추적중에 있고 ­현재까지 증거를 바탕으로 뇌물죄의 성립을 밝혀낸 금액은 기업체 대표 42명으로부터 최고 2백20억원,최저 2억원을 교부받아 조성한 총 2천1백59억5천만원임 *전두환전대통령은 위 7천억원과 별도로 기업인들을 상대로 새마을성금 1천4백95억여원,일해재단 기금 5백98억원,새세대육영회 찬조금 2백23억원,심장재단 기금 1백99억원 등 합계 2천5백15억원의 각종 성금 및 기금등을 조성함으로써,동인이 제5공화국 기간동안 기업인들로부터 거두어들인 금액은 총9천5백억원을 상회함. 2.기업 등으로부터 공여된 자금의 성격과 형태 ○전두환전대통령이 기업인등으로부터 수수한 위 2천1백59억5천만원은 기업체 대표등으로부터 특정사업의 수주나 세금의 감면등 이권과 관련하여 대통령의 권한 또는 영향력행사에 대한 대가로 제공되었거나 포괄적으로 기업경영과 관련하여 선처해 달라는 등의 취지에서 제공된 것으로서,모두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한 뇌물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는 바 ○동인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행정각부의 장들을 지휘·감독하여 각종 재정·경제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과정에서 국책사업자 선정,신규사업의 인·허가,금융지원,세무조사 등 기업활동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직무와 지위에 있음을 이용하여 ○주로 기업체 대표들을 은밀히 단독으로 만나 특정사안에 대하여 특혜를 부여하거나 해당기업의 현안문제에 관심을 표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하였으며,이를 대별하여 보면 첫째,뇌물공여기업측이 공사발주등 특혜를 받은 사안으로 ­1986년 12월께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동아그룹 회장 최원석으로부터 4회에 걸쳐 1백80억원을 수수하였는바,동아그룹은 전두환전대통령 재임중 인천매립지의 정부매수 회피,원자력발전소 건설,댐 건설등 대형 국책공사를 수주하였고 ­현대그룹 회장 정주영으로부터는 7회에 걸쳐 2백20억원을,전 삼성그룹 회장 이병철로부터는 8회에 걸쳐 2백20억원을,대우그룹 회장 김우중으로부터는 6회에 걸쳐 1백50억원을 각 수수하였는바,이들 기업들 역시 고속도로 건설공사수주,차세대 전투기 사업,반도체 사업,율곡사업등 각종 대형 이권사업에 본격진출한 것으로 나타났음. 둘째,세무조사등 선처명목으로 기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금품이 공여된 사안으로 ­미원그룹 회장 임창욱은 1986년 12월경 청와대 대통령집무실에서 70억원을 전두환전대통령에게 공여하고 조사중이던 세무조사와 관련,부과추징되어야 할 세금 2백억원을 감면받은 사실등이 확인되었으며 셋째,한진그룹 회장 조중훈으로부터는 1983년 10월께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그무렵 소련영공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소속 케이이(KE)007 여객기 격추사고에 대한 불이익 방지의 취지로 제공하는 30억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김포공항 여객기 추락사고에 대한 무마등 명목으로 5회에 걸쳐 1백60억원을 수수하였는바,이는 사건·사고에 따른 불이익 방지차원에서 제공된 뇌물이라 할 것이고 넷째,각종 인·허가와 관련하여서도 금품이 제공되었는 바 ­1984년 11월 하순경 청와대 대통령집무실에서,국제그룹 회장 양정모로부터 통도골프장 건설 내인가를 해주어 사업승인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하여 준 데 대한 대가로 3개월 만기의 10억원권 약속어음 1매를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골프장 설립과 관련하여 애경그룹 회장 장영신 등 4개 기업체의 대표로부터 합계 45억원을 수수한 것이 그 예라 할 것임. 끝으로,기업경영에 수반되는 각종 금융·세제,국책사업 참여등 기업전반의 경영상의 불이익 방지 차원에 선거자금 명목으로 제공된 뇌물의 예로는 ­전두환전대통령은 특히 집권후기에 이르러 안현태전경호실장,안무혁전국가안전기획부장,사공일전재무부장관,이원조전은행감독원장등 고위공직자들을 동원하여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대선자금 지원 명목으로 거액의 자금을 집중적으로 수수한 사실등이 이에 해당됨. *기업체별 뇌물수수내역은 별첨 3.뇌물수수의 방법 ○전두환전대통령은 청와대 경호실장 등으로 하여금 기업체 대표들과의 비공식 면담을 주선하게 하여 본인이 직접 뇌물을 수수하거나,국세청장·은행감독원장·안기부장등에게 지시하여 기업인등으로부터 자금을 조성하게 하였는 바 ○현재까지의 수사결과 밝혀진 뇌물수수의 방법중 특이한 경우로는 ­경호실장 안현태가 위와같이면담을 주선하여 전두환전대통령이 수수한 금액은 4백억원,경호실장 장세동의 주선으로 수수한 금액은 2백억원 ­국세청장 성용욱,국가안전기획부장 안무혁등으로 하여금 조성하게 하여 수수한 금액은 1백14억5천만원 ­은행감독원장 이원조의 주선으로 수수한 액수는 30억원으로 밝혀졌음. 4.조성관여자들의 행위 ○안현태(전청와대경호실장) ­1985년 2월20일부터 1988년 2월25일까지 청와대 경호실장으로 근무하면서,전두환전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기업 회장들에게 금원을 제공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하거나 전두환전대통령과의 비공식 단독면담을 주선하는 방법으로 ­1985년 7월부터 1987년 10월까지 동아그룹 회장 최원석등 9개 기업체 대표들로 하여금 전두환전대통령에게 합계 4백억원을 제공하게 하였고 ­1986년11월 하순경 미원그룹 회장 임창욱으로부터 당시 미원그룹에 대하여 실시하고 있던 국세청 세무조사와 관련하여 대통령에게 세금감면을 부탁할 수 있도록 면담을 주선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5천만원의 뇌물을 수수하였음. ○성용욱(전국세청장) ­1987년 5월27일부터 1988년 3월5일까지 국세청장으로 근무하면서 기업체 대표들이 자신의 요구를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점을 이용하여 ­1987년 10월경 대한전선그룹 회장 설원량으로부터 세무업무와 관련하여 선처하여 달라는 취지로 제공하는 15억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11개 중견 기업체 대표들로부터 합계 54억5천만원의 뇌물을 교부받아 전두환전대통령에게 대선지원금으로 상납하였고,2개 기업체 대표들로 하여금 전두환전대통령에게 합계 60억원을 제공하게 하였음. ○안무혁(전국가안전기획부장) ­1987년 5월27일부터 1988년 5월7일까지 국가안전기획부장으로 재직하던중 1987년 10월경 전두환전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세청장인 성용욱으로 하여금 위와같이 11개 기업체 대표들로부터 합계 54억5천만원의 자금을 조성하게 하였음. ○사공일(전재무부장관) ­1987년 5월26일부터 1988년 12월4일까지 재무부장관으로 재직하던중 1987년 8월께 전두환전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농그룹 회장 박용학등 5개 기업체 대표들로 하여금 합계 1백억원을 제공하게 하였음. ○이원조(전은행감독원장) ­1986년 1월13일부터 1988년 4월15일까지 은행감독원장으로 재직하던중 1987년 8월경 전두환전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코오롱그룹 회장 이동찬등 2개 기업체 대표들로 하여금 전두환전대통령에게 합계 30억원을 제공하게 하였음. ▷자금관리·사용◁ 1.재직중의 관리 ○전두환전대통령은 재직중 위와 같이 조성한 자금을 본인이 직접 총괄하면서 1985년 2월24일경까지는 경호실장 장세동에게,그 이후는 경호실장 안현태에게 각 관리하도록 지시함과 아울러 당시 총무수석 이재식 및 경호실 경리과장 김종상으로 하여금 은행,신탁회사 등 금융기관의 입·출금업무를 전담하게 하였음. ○김종상이 관리한 예금계좌에서는 ­한국·대만·국민 등 3개 투자신탁회사와 서울·조흥·제일·신한 등 8개 시중은행 38개 점포에서 「경호실」,「박경호」,「김경호」등 가명을 사용하여 거래하였음이 판명되었다. ­자금의 관리방법으로서 최대한 외부노출을 피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매회 20억원 내지 50억원을 수억원 단위로 나누어 금리가 높은 개발신탁예금,수익증권정축,기업금전신탁,정기예금으로 분산예치하거나 양도성예금증서(CD)또는 무기명채권 등을 매입하면서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는 「경호실」등 기관의 사업자등록번호를 위장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1987년 4월중순경부터 그해 12월말까지 대부분 1천만원권 또는 1억원권 고액수표로 집중 인출되어 무기명채권 구입자금으로 사용되었음. ○한편 전 청와대 총무수석 이재식은 김종상이 관리한 규모 이상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투자신탁회사의 장·단기 공사채 매입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자,1995년 12월14일 검찰이 김종상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하자 같은 날 캐나다로 출국,도피하여 동인이 관리해 온 자금 전부를 규명하는 것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임. 2·자금의 사용 및 퇴임후 남은 돈의 관리 전두환전대통령은 위 7천억원 상당의 조성자금에 대하여 구체적 사용항목의 진술을 거부하면서 ­퇴임시까지 친·인척 관리자금,정당 창당자금 등으로 사용하고 남은 자금은 약1천6백억원 상당이고 ­그 내역은 한국산업은행 발행 산업금융채권 약9백억원,장기신용은행 발행 장기신용채권 약2백억원,현금 및 예금 약5백억원 등 항시 처분가능하고 유동성 있는 금융자산으로 보유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음. ○검찰은 위와같이 전두환전대통령이 현재 채권과 예금 등 상당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사용처와 보유형태 등에 대하여는 밝히기를 거부하면서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하고 있어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 및 현 보유재산 은닉상황 등을 밝히기 위하여 김종상이 관리한 계좌 및 퇴임전후에 매입한 금융채권 등을 중심으로 계속 추적중에 있음. ▷관련자 조치◁ ○뇌물수수자인 「전두환전대통령」에 대하여 ­1996년 1월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으로 추가기소하고 ­동인의 현 보유재산 상황을 파악,「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에 따라 몰수·추징의 보전청구를 할 방침임. ○뇌물수수를 방조하거나 수수한 뇌물을 상납한 관련자중 ­그 죄질이 중한 안현태·성용욱은 각 같은 날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등으로 구속기소하고 ­안무혁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의 공범으로,사공일·이원조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방조로 각 같은 날 불구속기소하며 ­장세동은 1984년 12월 이전의 범행으로 공소시효 완성되어 불입건 조치하였음. ○뇌물공여 기업체 대표들에 대하여도 공소시효 완성으로 법리상 처벌이 불가능하여 불입건 조치하였음. ▷향후 수사 계획◁ ○검찰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적 근간을 뿌리채 흔들어 놓은 전직대통령 등의 부정축재와 정경유착 등 비리를 과감히 척결함으로써 흐트러진 국가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역사적 소명의식 아래 최선을 다하여 수사에 주력해 왔음. ○그러나 전두환전대통령이 아직도 모든 진실을 털어놓지 아니하고 있고 자금추적에 어려움이 따르는 등 전체적인 진상확인에는 장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므로 일단 전두환전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자금조성 관여자들을 우선 기소하고 ○앞으로도 계속 수사력을 집중하여 아직까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한 이 사건 자금의 나머지 조성경위와 자금의 사용처 및 현재의 보유재산 은닉상황 등을 계속 수사해 나갈 것임.
  • “사시과목에 국제경제법 포함돼야”/박노형(발언대)

    대법원과 세계화추진위원회가 합의한 사법시험과목 개선안이 8일까지 입법예고중이다. 사법시험과목 개선안은 우리 사법제도와 법률문화의 근본적 개혁의 근간이된다. 사법시험은 판사·검사·변호사·의 법조인이 되기 위한 관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법원과 세계화추진위원회가 온갖 지혜를 다하여 합의하였을 사법시험과목 개선안은 법학교육과 법률서비스 측면에서 합리성과 균형을 상실하고 있음이 크게 우려된다. 특히 국제법이 헌법 등의 다른 기본과목과는 달리 사법시험의 2차 필수과목으로 채택되지 않고 있으며, 국제경제법은 전혀 사법시험의 독립된 과목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회추진위원회는 1995년 12월 발간된 「사법개혁­그 시작과 끝」이라는 해설자료에서 「통상…등 새로운 전문분야의 법학과목을 시험과목으로 편입」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36쪽). 세계화추진위원회의 설명을 존중한다면,새로이 1차 제2선택과목으로 추가된「국제거래법(국제사법 포함)」이 통상분야의 법학과목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기업의 국제간 거래에 관한 법규범인 국제거래법은 통상에 관한 법이 결코아니다. 국제경제관계에서의 국가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법규범인 국제경제법이 통상에 관한 법이다.따라서 통상분야의 법학과목을 사법시험과목으로 편입하였다는 세계화추진위원회의 설명은 사실과 다른 것임을 알수 있다. 국제거래법은 상법의 인접법으로서 신용장의 개설 등 기업의 국제적 거래에 관한 법규범을 의미하며, 국제사법은 우리 국민과 외국인과의 결혼이나 이혼 등 민·상법상 법률관계에 외국요소가 개입된 경우의 법적 문제해결을 위한 법규범을 의미한다. 국제사법이 국제거래법에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렇게 다른 법체계가 하나의 시험과목이 됨으로써 이들 분야의 교육과 연구가 효율적으로 수행될지도 의심스럽다. 국제경제법은 위의 국제거래법이나 국제사법과 크게 다른 학문영역이다.국제경제법은 국제경제관계에서 국가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법규범을 의미한다.예컨대 제2차세계대전후 출범한 IMF를 중심으로 한 국제통화제도,IBRD를 중심으로 한국제개발제도 및 GATT와 WTO를 중심으로 한 통상제도가 국제경제법의 주요내용이 된다. 또한 미국과 EC의 통상법도 국제경제법의 주요내용이 된다. 국민들에게 더 이상 생소하지 않은 반덤핑관세,상계관세,긴급수입제 한조치는 물론 미국의 무역법 301조 등이 국제경제법의 한부분이 된다. 더욱이 WTO체제에서 국제투자와 경쟁정책에 관한 국제규범이 형성되면서 역시 국제경제법의 한부분이 된다. 이러한 국제경제법이 사법시험에 독립된 과목으로 채택되지 않음은 우리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있어서 법학교육의 책임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사법시험과목은 법학교육과 법조인의 기능수행에 엄청난 영향을 주게됨을 주목해야 한다. 전문법과대학원의 설립이 무산된 현시점에서 국제경제법이 사법시험과목이 되는 여부는 더욱 중요하다. 학생들은 사법시험과목으로 채택된 과목만을 열심히 공부하며 학교당국도 이들 과목에 대해서만 전임교수를 두려 하기 때문이다. 국제경제법이 사법시험과목으로 전혀 채택되지 않음으로써 오늘 이후의 국제경제법의 연구와 교육은 물론 우리의 국제경쟁경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 자명하다. 또한 대학교에서 국제경제법과 국제법을 올바로 교육받지 못한 법조인들이 정부·기업 등에 오늘날 일상적인 국제경제법문제에 대하여 효과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될 것도 자명하다. 세계화추진위원회가 주장하듯이 사법시험과목 개선안에 통상분야의 법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면 국제경제법이 독립된 과목으로서 새로이 추가되어야 할것이다. 국제경제법이 독립된 과목으로 채택될 수 없다면 세계화추진위원회는 이번의 사법시험과목 개선안에 통상분야의 법이 편입되었다는 주장을 철회하여야 한다. 그러나 사법시험령의 개정취지인 대학교육의 내실화와 전문법조인의 육성을 실현하기 위하여 국제경제법은 반드시 사법시험의 독립과목으로 채택되어야 하며, 국제법은 2차 필수과목이 되어야 한다. 위와 같은 사법시험과목의 문제가 올바로 해결되어 우리 법조·법학계가 다른 분야와 함께 국제경쟁력 제고에 제몫을 다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주변4강의 남북한 정책/미·러 전문가의 교차 분석

    ◎「한반도 안정」전제로 상호견제·실익추구/미서 본「러」정책/존 스타인브루너 미 브루킹스연 외교정책 실장/핵연료처리·군축문제에 적극 개입/남북 긴장완화 따른 반대급부 기대 한국의 통일은 냉전종식이 불러올 필연적 사건으로서 강하게 기대되고 있다.그러나 이 통일이 성취될 방식에 대해 상당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결코 괜한 걱정이 아니다.그 과정은 우아할 수도 있고 아주 난폭할 수도 있다.과연 어떤 모양새로 현실화되느냐 하는 두 한국정부에 의해 주로 결정되겠지만 주변 주요국의 행동에 의해서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가질 시각과 취할 정책을 언급할 미국인은 당연히 이를 상당한 거리와 익숙치 않는 각도에서 바라보게 된다.분명 이런 자세는 정통적인 설명을 위한 기본이라고 할 수 없으나 유익한 통찰을 예기치 않게 선사할 수도 있다.러시아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훑어보는 방식 대신 사태의 건설적 진전에 관심을 가진 사려깊은 러시아 관리의 속마음을 추론해보는 쪽으로 나가겠다. 예전의 단골손님 같은 국가인 북한의 운명에 관심이 아니 갈 수 없다.오랜 냉전기간의 교제에서 앙금이 쌓여 있긴 하지만 해묵은 책임감 같은 걸 느낀다.어쨌든 북한이 어떻게 되는가에 러시아는 연루되어 있다. 북한을 들여다볼수록 정치·경제적 입장이 아주 취약함을 재삼 인식하게 된다.고립,독재적 통제,고집스러운 자립주의의 긴 역사로 북한사회는 그들을 삼켜버릴 수도 있는 냉혹한 국제화에 전혀 대비가 안되어 있다.옛 소련을 조각내버린 정보·생활태도·기술·경제관행의 거센 물결이 걷잡을 수 없는 영향력과 함께 북한에 침투할 것이다.지도층이 뜻한대서 이 물결이 막아지는 것은 아니다.그러한 시도는 오히려 내부붕괴를 재촉한다.또한 이 물결을 허용한다 할 때도 서툰 솜씨로 그랬다간 똑같은 결과를 자초한다. 군사적 상황은 이 정도로 시급하진 않으나 취약함을 배가시키는 요인이다.한반도의 외형적인 힘의 균형이 언급될 때 흔히 북한의 우세가 부연되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은 실제능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누리고 있다.대대적인 도발을 당하지 않는 한 한·미는 강제적 통일로 나갈 군사력사용이 불가능하긴 하지만 혹 일이 이상하게 꼬이고 엉킬 경우 대규모 군사행동이 그대로 현실화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본질적으로 약체인 몸을 지금까지 대외에 구사한 솜씨는 아주 인상적이다.그들은 영변에서 핵물질제조단지를 세워 세계의 핵확산통제에 심각한 위협을 준 뒤 미국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 지렛대로 활용했다.북·미기본합의는 피할 수 없는 통일과 국제적 투자의 과정에 미국이 중재역을 맡도록 하는 동기부여적 바탕을 제공한 측면에서 눈여겨봐야 한다.앞으로의 대략적 방향과 구체적 일정을 잡는 실질적인 수단을 제공하고 있으며 새 지도층이 내부에서 인정받는 대안적 기초를 제공한다.새 지도층은 김일성과 같은 개인적 카리스마를 흉내낼 수 없는 대신 국제투자의 중개자로서 가난한 국민대중에게 물질적 혜택을 줄 수 있다.이같은 투자허용에 안보적 이유를 매단 만큼 국제투자가 필시 동반할 기존질서 파괴적 시장체제의 강도를 강제로 약하게 할 구실도 있다. 북한은 자신의 통일전략에 러시아의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여기지도 않고 환영하지도 않을 것이다.그러나 러시아는 앞으로 분명히 문제가 될 핵연료처리와 재래식 군사력규제 등 두 사항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명시된 건 아니나 북한에 새로 건설될 원자로에 사용될 핵연로는 국제사회가 직접 보유하도록 기본합의는 분명히 요청하고 있다.새 원자로는 기존 것만큼은 사용후연료에서 플루토륨을 추출할 수 없지만 그래도 상당량을 뽑아낼 수 있다.새 원자로를 건설한 장본인인 국제컨소시엄이 연료보유·통제를 직접관장하지 않는다는 건 바보 같은 일일 터다.그런데 이같은 컨소시엄 직접관장은 원자로의 국제판매에 새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이란 원자로건에 즉시 적용된다. 한반도의 전반적 상황을 지배하는 논리는 기본합의정신을 확대,군사분계선상에 대치해 배치되어온 재래식군사력의 위험한 집중을 완화할 것을 요구한다.미국은 원자로거래의 필수적 보완으로 이를 주장할 것이며 북한도 이 점에 큰 이익이 걸려 있다.경제투자에 대한 시급성 때문에 북한은 지금 같은 군사투자를 지속할 수 없으며 투자해본댔자 대치군사력인 한·미연합군에 실제적 경쟁상대로 클 가능성도 희박하다.상호군축협상을 통해 두 한국은 상호안정적인 한반도전역 병력재배치를 꾀하면서 주변강국에 안전보장을 요구할 것이다.이같은 재조정이 완성되기 위해선 러시아의 관여가 요청된다. 한반도의 이 군축·재배치는 거시적으로 시베리아상황과 연결된다.러시아는 이 시베리아에 중국과 상호안정적이며 상호규제된 병력이 배치되길 원하고 있다.만약 한반도문제의 한 과정으로 이것이 실현된다면 국제안보가 보장되는 것이다. 결론으로 사려깊은 러시아 관리 입장에서 본다면 나는 한국통일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제기될 보다 넓은 국제현안에 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러」서본 미정책/예브게니 바자노프 러 외교아카데미 부원장/북한의 몰락보다 점진적 변화 유도/대북관계 급격한 개선 주변국 경계 전세계적인 냉전시절 미국의 한반도정책은 일차원적이고 경직돼 있었다.북한을 인정하지도 않았을 뿐아니라 국제적으로 고립시켰고 군사·정치·경제적인 압력을 가능한 한 많이 가하려고 했다.미국은 북한이 남한을 무력침공하는 것을 포함해 어떤 도발도 할 수 있다고 상정했다.그리고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도발을 저지하려고 했다.주한미군은 북한의 그런 도발에 대한 강력한 억지수단이었다. 전세계적으로 공산주의가 붕괴되자 미국내에서는 북한정권의 종말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미국은 수십년간 자기의 외교정책에 눈엣가시로 여겨지던 김일성정권을 멸망시키고 싶었다.미행정부내에서는 김일성정권의 멸망시나리오를 작성해놓고 어떻게 하면 하루빨리 이들을 남한에 흡수통일시킬 수 있을까 하는 방안에 몰두했다. 이런 중에 핵문제가 전면에 부상했다.북한이 진정 핵무기개발을 원했을까.나는 아마 그렇지 않았다고 본다.물론 북한은 핵무기개발에 나설 초기의도를 가졌고 그런 뜻을 외부세계에 내비췄다.하지만 그들은 대규모 핵무기개발에 착수할 돈·기술·전문가·실험장등 필요한 요건을 갖고 있지 못하다.그럼에도 미국이 핵문제를 전면으로 끌어내 한반도의긴장을 냉전이후 최고로 고조시켰다. 왜 미국이 이같은 길을 택했을까.몇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첫째 미국은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스탈린식 정권을 없앨 구실이 필요했다.마땅한 구실을 찾던 차에 핵문제가 제기되자 그걸 확대시킨 것이다.지난 1991년 걸프전 승리 뒤 미국은 자기의 힘으로 얼마나 손쉽게 적대적이고 위험한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승리감에 도취됐다.그리고 새로운 희생물을 찾고 있었다. 냉전의 승리감에 도취된 미국의 정치엘리트들은 더 새로운 승리를 갈구했다. 물론 이런 측면이 있다 해서 북한핵문제가 안고 있는 본래의 위험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시간이 지나면서 미국내 여론은 북한핵문제가 극동,나아가 미국의 안보에 위해가 된다는 점에 공감했다.북한이 아무 제재도 받지 않고 핵개발에 성공할 경우 핵개발의도를 가진 다른 여러 나라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위험성도 지적됐다.전세계적인 핵비확산체제는 붕괴되고 핵비확산체제의 연장문제를 다루는 국제회의에 큰 파급을 미칠 것이라는 점도 지적됐다.그러나 미국은 열띤 토론과 심사숙고 끝에 마침내 북한에 대한 강경일변도의 신드롬에서 벗어났다.북한은 위협이 먹혀들지 않는 나라라는 점도 깨달았다.강경정책은 오히려 전세계 핵비확산체제를 위협하고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는 점을 미국은 깨달았다.아울러 북한정권의 성급한 붕괴는 한국에도 짐을 안겨준다는 결론에 도달했다.한국정부도 이 결론에 동의한다.통일독일이 명백한 전례다.따라서 미국은 북한을 너무 몰아붙이는 대신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변화를 하도록 유인책을 쓰기로 했다. 또한 미국은 북한에 빨리 진출해 그 사회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 선도역할을 하고 싶어한다.미국의 이런 계산은 북한이 옛 적대국과 관계개선을 원하는 징조가 포착되며 더 구체화됐다.클린턴행정부의 이같은 방향전환이 시작되자 미국내에서는 북한붐이 일어났다. 클린턴대통령은 새로운 대북한정책을 매우 유연하고도 의욕적으로 펴나갔다.북한의 핵개발의도를 저지키는 대신 미국은 김정일이 원하는 모든 요구를 들어주었다.안보공약·내정불간섭·외교관계수립·경제지원 등등.이번에는 북한이 미국과의 외교경쟁에서 승자가 된 것이다.그러자 한국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한국은 미국의 자신과의 관계를 희생시키며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너무 열을 올린다고 생각했다.러시아 역시 미국이 한반도에서 자신이 가졌던 영향력을 빼앗아간다고 생각했다.중국도 북한에서 벌이는 미국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한국·러시아·중국이 가진 이러한 우려는 별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남북한을 포함,한반도주변 4대국의 이해와 우려는 모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증대시키는 데 그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미국과 북한의 관계증진은 한반도의 안정·평화에 분명히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아울러 북한의 점진적 변화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다.따라서 한반도문제의 모든 당사국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펴고 있는 이 유연책을 환영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 납세절차(금융소득 종합과세:5·끝)

    ◎부부합산소득 4천만원 이상/이듬해 5월말까지 신고해야/거래 금융기관에 신청하면 개인별자료 통보/전산처리로 과세… 정확히 알려야 불이익 없어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실시됨에 따라 부부 합산으로 이자·배당소득이 연간 4천만원이 넘는 납세자들은 소득이 발생한 이듬해 5월 31일까지 주소지 관할세무서에 종합소득세를 확정신고 해야 한다. 사채이자 등 비영업대금의 이익,상장법인 및 장외등록 법인의 대주주가 받는 배당소득,비상장 법인의 주주가 받는 배당소득도 마찬가지다. 국세청은 금융기관이 제출한 개인별 금융소득 자료를 갖고 있으므로 납세자들이 스스로 납세액을 신고하지 않더라도 빠져 나갈 구멍은 없다.국세청은 매년초 금융기관에서 전년도에 발생한 개인별 금융소득에 관한 전산자료를 넘겨 받는다.이 자료를 전산 처리해 금융소득이 부부 합산으로 4천만원이 넘는 납세자들을 분류하게 된다. 남편과 아내의 금융소득을 합산하려면 부부관계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내무부의 주민등록 전산자료를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주소지를 달리해 놓은 부부의 혼인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호적을 대조하는 방법까지 검토중이다.다만 사실상 이혼 상태로 생계를 달리하는 부부는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3∼4월쯤에는 4천만원이 넘는 금융소득은 전산처리를 통해 다른 소득과 더해져 과세자료로 보관된다. 종합과세 신고의무가 있는 납세자들은 자신의 금융소득이 얼마인 지 정확히 알려면 금융기관이 이자나 배당소득을 지급할 때 교부해 주는 원천징수 영수증을 모아서 합하거나 거래 통장에 기재된 내역을 보아야 한다.각 금융기관은 예금주의 신청을 받아 매년 3월중 개인별 이자·배당소득의 자료를 납세자들에게 통보해 준다. 국세청은 이와 별도로 금융소득 4천만원이 넘는 부부에게 납세안내문을 보낼 예정이다.납세자들이 이 자료를 보고 부부합산 금융소득이 4천만원이 넘을 경우 다른 소득과 더해 5월말까지 세무서에 신고하면 된다. 국세청은 납세자들의 신고자료를 금융기관에서 제출한 개인별 금융소득 자료와 비교해 무신고자나 불성실 납세자들을 가려낸 뒤 납세액을고지 징수하게 된다. 납세자들이 가장 주의할 점은 모든 과세 절차가 전산 처리돼 세금을 회피할 방도가 없으므로 납세액을 정확히 신고해야 한다는 점이다.신고를 하지 않거나 적게 신고한 사람은 미신고 세액의 20%,신고는 했으나 납부를 하지 않은 납세자에게는 세액의 10%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내야하는 불이익이 있다.신고와 납부를 동시에 기피한 사람에게는 가산세가 30%나 된다. 또 신고를 하지 않으면 소득공제를 원칙적으로 받지 못한다.신고기간을 지키지 않아도 무신고자로 간주되므로 5월1일∼5월31일의 신고기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소득내역을 잘못 신고했을 때는 세무서에서 납세액을 결정해 고지하기 전까지 수정 신고할 수 있다. 한편 부부의 결혼 여부는 연말 기준이다.예를 들어 12월 31일에 혼인신고를 했더라도 그해의 금융소득이 부부 합산으로 산출된다.
  • “북,한글표시 상품 거래 취소”/통일원 남북 교역사례집 배포

    ◎「코리아」 등 원산지 표기하면 낭패 일쑤/북 소주 반입 경쟁심해 연쇄도산도 『로열제리가 무엇하는 것입네까』 『꿀은 일벌들이 먹는 것이고,여왕벌이 따로 혼자 먹는 우유빛나는 음식말입니다』 『아,그러면 왕벌젖이 아닙네까.벌중에서 왕이 먹는 음식을 북조선에선 왕벌젖이라고 부릅네다』 우리측 남북교역 전문업체인 효원물산 대표와 북한의 한 상사원이 나눈 대화의 일부이다. 통일원이 12일 펴낸 남북교역사례집에 실린 웃어넘기기 어려운 삽화이다.남북교역과정에서 우리와의 생활문화 및 제도의 차이로 인해 겪었던 기업들의 생생한 현장체험담의 한토막이다. 통일원은 지난 92년부터 올 현재까지 남북간 대표적 교역사례를 수집해 엮은 이 책을 각경제단체와 남북교역 희망업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물론 로열제리건은 우여곡절 끝에 국내에 반입돼 인기리에 시판됐다.하지만 지난 90년 첫남북교역 성사 이후 지금까지 실패로 끝난 남북간의 거래 사례도 부지기수다. 최근 북한측에 농업용 비닐박막 반출을 추진하던 한 중소업체는 홍콩의 중개상으로부터 「비보」를 접했다.남한산 비닐을 들여온다는 이유로 북한측 거래 상대인 조선비로봉회사의 거래은행이 노동당으로부터 지불중지 처분을 당했는가하면 담당과장도 가족들도 모르는 어디론가 끌려갔다는 소식이었다. 이 업체는 50만달러나 되는 거액을 고스란히 날릴 위기를 맞게 됐다.농업용 비닐막 수요가 많다며 1개월 이내에 17만㎡를 보내달라는 북측 파트너의 말만 믿고,대금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없이 국내에서 사용불가능한 규격의 비닐을 한국플라스틱측에 덜컥 주문한 것 자체가 실수였던 셈이다. 이처럼 북한은 반입품의 원산지가 한국임을 극력 기피하고 있어 이를 간과한 채 남북교역을 추진했다가는 낭패를 보기가 십상이다.선박용품을 북으로 반출하는데 성공했던 (주)기드액심의 한 관계자는 『반출물품에 원산지와 상호등 한글표시가 있으면 거래 자체를 무효화하는등 북측은 남한과의 거래를 극력 꺼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우리측 업체들간의 과당경쟁으로 큰 출혈을 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북한산 소주 반입경쟁이었다. 지난 93년 한 업체가 맨 먼저 평양알콜공장측에 희석식 소주인 평양소주 1백60만병을 주문했을 때였다.북측은 『남조선 사람들은 매일 술만 먹습네까』라고 놀라면서 주문물량보다 훨씬 적은 1차분 8만병을 보내왔다. 그러나 북한산 소주가 수지맞는다는 소문이 돌면서 여러 업체들이 반입경쟁에 뛰어들자 상황이 달라졌다.북측은 『소주를 실어나를 빵통(기차)이 부족하다』는등 납기일을 지키지 않는 고자세를 보이면서 병당 공급가격을 26센트에서 45센트로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산 소주에 국내소비자들이 식상하면서 마구잡이로 들여온 평양소주는 부두에 쌓여 공매처분만 기다리게 됐고,많은 회사들이 줄줄이 도산했다.
  • 러시아 최고 발레리나 플리세츠카야 고희기념 공연 성황

    ◎일흔나이 잊은 신기의 몸짓/「죽어가는 백조」 전설적 연기에 앙코르 4차례 마야 플리세츠카야.70세의 열정으로 지금도 현업에서 뛰고 있는 러시아 최고의 발레리나.그녀가 70회 생일을 맞아 볼쇼이 극장에서 최근 고희기념 발레공연을 가졌다.간혹 힘에 부치는 듯 장면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는 부분은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전설적인 발동작과 절묘한 손동작에 관중들은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70세의 나이를 감안하면 동작 하나하나는 신기였다. 이날 볼쇼이극장을 찾은 사람 가운데 일부는 단순히 호기심으로 찾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희의 나이에 어떻게 발레를 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극장수입을 올리는데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많은 사람은 그의 연기를 보고 감동어린 찬사를 던져댔다. 레퍼토리는 「이사도라」와 프랑스 무용가가 그녀를 위해 헌정한 「플리세츠카야를 위한 3편의 소품」이 모두 공연됐다.관중들은 숨을 죽이며 미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았다.언론들은 그녀의 이날 공연에 대해 『티켓 한장에 5백달러를 감히 물고 그녀의 발레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사치스럽게 보이지 않았다』고 평했다.암표상도 들끓었다.취재기자가 공연 3주전 표를 구하러 갔을 때 암표상들은 10만루블(2만여원)의 보통표를 이미 1백20달러에 거래하고 있었다. 첫소품「죽어가는 백조」가 시작되자 그녀가 미끄러지듯 무대에 나타났다.또다른 전설의 발레리나­안나 파블로바를 위한 솔로였다.이 발레는 이제 나이든 발레리나에게는 교과서적인 것처럼 돼 버렸다.이 때였다.나이는 속일 수 없는 것.백조를 형상해 낸 그녀의 몸은 덜 휘어졌다.장면과 장면의 연결이 분명 매끄럽지 못했다.하지만 플리세츠카야의 팔동작은 조금도 나이든 사람 같지 않았다.백조의 날개를 요동칠 때는 마치 팔에 뼈가 없는 사람 같을 정도였다. 기자였던 그녀의 아버지는 스탈린의 학정기간에 반란죄로 처형됐다.영화배우였던 어머니 역시 반란음모죄로 수용소생활을 하다 숨졌다.어머니가 잡혀갈 당시 그녀의 나이가 13세.그녀의 현재가 있게한 사람은 바로 발레리나 슬라미프 밋세예르였다.발레리나로 키워진 이후 그녀는 볼쇼이극장에 입단,오늘에 이르렀다.그녀는 이곳에서조차 평범하게 보내지 못했다.부모가 스탈린시대 반독재 대열에 섰다고 해서 6년간이나 해외공연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78년 그녀는 볼쇼이의 무용단장과 호흡이 맞지않는다며 볼쇼이를 떠났다.지난해 발간된 자서전에서 그녀는 『나는 예술과 교통할 수 있는한 끝까지 연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썼다. 베아르트의 소품「쿠로즈카」를 위해 다시 무대에 등장한 그녀는 지쳐서 파트너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네차례 앙코르를 그녀는 계속해서「죽어가는 백조」의 춤을 추었다.이날 연기는 빅토르 체르노미딘 총리가 장미바스켓을 건네주면서「70회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옐친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하면서 막을 내렸다.
  • “구속 당연” 한목소리… 파장에 촉각/구씨 구속­정치권의 반응

    ◎남은 의혹 규명·정치풍토 쇄신 기대­민자/“사정신호탄” 우려속 엄정수사 촉구­3야 노태우 전대통령이 구속된 16일 여야 정치권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면서도 대선자금 수사방향과 제2의 정치권사정 여부 등 정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표정이었다. ○…민자당은 국민여론상 구속이 불가피하며 구속을 계기로 그동안 제기됐던 대선자금 등 많은 의혹이 규명되고 정치풍토 쇄신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기대했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전직대통령 구속을 바라보는 국민의 실망감·허전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구속을 계기로 검찰은 더욱 철저한 수사로 국민의 의혹을 풀어주고 정치권은 부도덕한 정치풍토와 단절하는 자기혁신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 했다. 다른 한 고위당직자는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마당에 그에 연루된 정치인들의 처벌도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노씨 구속이 정치권에 미칠 영향을 언급한 뒤 『낡은 정치풍토 청산을 향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노씨 구속을 계기로 원하든 원치 않든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학규 대변인은 『철저한 수사로 국민의 의혹을 씻는 계기가 돼야 하며 노씨도 이를 위해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논평했다.손대변인은 또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이 사건이 조속히 마무리 돼 국민생활이 안정을 되찾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정계 등 구여권 출신들은 구속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노씨 구속이 제2정치권 사정과 여야 물갈이로 확대될 가능성에 불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특히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은 『지역구민들도 지금 노씨에 대해서는 욕을 퍼붓지만 죄수복을 입고 감방에 들어앉은 모습을 오랫동안 보다 보면 홱하고 분노의 방향을 이 쪽(민자당)으로 틀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국민회의는 노씨의 사법처리와 김영삼 대통령 대선자금 공개가 당론인 만큼 당연하다는 반응이다.그러나 김대중 총재를 반격하기 위한 일종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감도 팽배해 있다.국민회의를 표적으로 삼은 정치권 사정의 전초단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여투쟁의 「고리」인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박지원대변인은 『우리 당의 전면투쟁의 기조는 변함이 없다』면서 『노씨의 구속이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고 비자금 문제를 서둘러 미봉하려는 수순이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여전히 「전투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박대변인은 그러나 『다만 효과적 투쟁을 위해 여러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만약의 정치권 사정에 맞서 김대통령의 친인척 비리의혹을 폭로하는등 「맞불작전」을 펴겠다는 뜻이다.대여 엄포용이기도 하다.김대통령의 퇴진을 간간이 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를 위해 국민회의는 김대통령의 대선자금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증인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도 「불행한 일」이지만 「불가피하고 당연한 조치」라는 입장이다.그러면서 노씨 개인의 문제로 한정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이원조씨 등 5·6공정권에 대한 총체적 수사를 촉구했다. 의원간담회에서 이철 총무는 『정경유착과 여야간 검은 돈의거래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규택대변인은 『노씨의 구속은 사건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면서 검찰수사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논평했다. 유인태 의원은 『당연하지만 뭔가 찜찜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정치권 사정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낸 뒤 『노씨의 부정축재는 6공전체의 부패문제이므로 전정권의 권력 중심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은 「법치주의 실현」보다는 불행과 우려,그리고 정치권의 조기수습 쪽에 더 무게를 실었다.김종필총재는 『불행한 일』이라며 거듭 유감을 표시했다.구창림 대변인도 『이같은 불행한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정치권이 스스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역사의 전환점에서/이필상 고려대교수·경영학(일요일 아침에)

    전직대통령의 비자금관련 비리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몇만원을 들고 손을 떨어야 하는 서민들로서는 배신감으로 분노가 크다.그러나 실제로 5천억원이 넘는 비자금때문에 국민이 입은 피해는 얼마나 큰 것인가.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현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터뜨리는 감정적 분노보다는 독재비리의 본질을 파악하여 단죄를 내리고 역사발전의 새로운 전환을 꾀하는 냉정한 이성이다. 과거 30년동안 독재권력과 재벌기업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면서 국민의 삶의 기반인 각종 산업과 국책사업들을 자신들의 이권으로 만들고 부당한 축재를 했다.따라서 일부 특권계층에 부가 부당하게 집중하고 막상 나라의 주인인 일반국민들은 피해계층으로 강요받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그대로 지나칠 수 없는 중대사안으로 비자금실체의 전모를 밝히고 관련자들을 성역없이 사법처리해야 한다.그러나 이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어두운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하는 것이다.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먼저 필요한 조치가 정치풍토 개혁이다.그동안 우리나라 정치는 권력만 잡으면 엄청난 돈을 버는 수익성 사업이었다.결국 정치가 국민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국민의 재산을 빼앗는 비리행위였다.앞으로 선거제도를 고쳐 돈 한푼 안들여도 능력과 명망있는 인사가 당선되도록 해야 한다.특히 선거운영을 완전 공영제로 바꾸어 선거의 객관성과 공명성을 보장해야 한다. 정경유착비리를 척결하기 위해서 또한 필요한 조치가 경제흐름을 투명하게 만들어 비리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다.이런 견지에서 절실한 것이 금융실명제의 강화이다. 금융실명제를 보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조치가 예금비밀보장제도 개선이다.현행 금융실명제는 지나친 예금비밀보호로 사실상 비리의 보호막역할을 하고 있다.엄연한 범법사실의 혐의가 있는 경우 공적 사정기관이 감독과 사정활동에 필요한 금융거래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비밀보호규정을 완화해야 한다. 금융실명제의 실시에도 불구하고 지하음성거래와 돈세탁이 성행하고 지하경제비리가 계속 만연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차명거래가 금융기관의 묵인내지 주선아래 여전히 허용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번에 문제가 된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도 신한은행이 돈세탁을 해주어 차명형태로 예금해 놓았던 것이다.차명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으로 향후 금융기관을 통하는 모든 차명거래를 불법화하고 위반시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거래자도 엄한 벌칙을 과해야 한다. 금융실명제의 또다른 보완조치로 일정금액이상의 대규모 금융거래시 자금사용용도와 출처를 밝히게 하는 돈세탁 방지규정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실명을 가장한 뇌물수수,음성자금거래 등이 만연하고 있다.또 국제화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에도 마약거래 등 국제적인 지하자금이 흘러들 가능성이 높다. 돈줄을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경제개혁이 금융독립이다.그동안 무슨 일이 있어도 돈줄을 놓을 수 없다는 정치권력의 독재적 속성때문에 관치금융이 뿌리를 뻗고 금융산업이 권력형 비리의 온상이 되었다.이제 국민경제에 새로운 발전의 장을 열기 위해서 문민정부는 중앙은행의 중립화등 과감한 금융독립을 서둘러야 한다. 경제를 비리의 수렁에서 건져내는데 필요한 경제개혁으로 또한 필요한 것이 세제개혁이다.우리나라의 경우 정상적으로 세금을 내면 비정상일 만큼 세무비리가 많다.여기서 세무조사가 통치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흔했다.공평한 세제가 경제정의의 중요한 축인 만큼 과감한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 어떤 경제개혁보다 중요한 것이 정부의 인허가권과 규제를 전면 철폐하여 경제를 정경유착의 인질상태에서 해방시키는 것이다.현재 우리경제는 거미줄 같은 인허가권과 규제의 사슬에 묶여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어렵다.경제가 인허가권과 규제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자생적인 발전체제를 갖추고 권력의 부당한 지배를 거부할 수 있다.
  • 은닉제보 속출… 11곳 수사대상에/노태우씨 비리­의혹의 부동산

    ◎반포 「동호」·시청앞 서울센터 빌딩 등/조카·사돈 계열사 명의 위장 의혹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 27일 대국민사과를 통해 밝힌 5천억원의 비자금과는 별도의 자금으로 친·인척및 대리인등 제3자 명의로 매입한 부동산이 상당하다는 갖가지 제보는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을까. 노 전대통령이 남의 이름으로 감춰놓은 부동산이 있다면 실명전환을 마무리해야하는 내년 6월말이후에는 토지전산망등을 통해 노씨에게 이름을 빌려줄만한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등을 확인하면 노씨 소유의 부동산보유실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종 제보를 근거로 자금추적등을 통해 부동산 소유여부를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노 전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의혹을 사 검찰의 수사대상으로 지목받고 있는 부동산은 9군데 정도로 파악된다.구체적으로 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53의3 동호빌딩(1백억원상당) ▲서울중구 소공동91의1 서울센터빌딩 ▲경기도 오산시 공장부지 7천여평 ▲인천 광역시 영종도부근 농지 5만여평 ▲동방유량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강남의 1천억대를 호가하는 동남타워빌딩 ▲서울 중구 정동 1의11 대지 7백여평 ▲경기도 수원외곽 농지 1만2천여평 ▲일산등 신도시 주변땅 ▲원당부근 사슴목장 ▲선경그룹 명의인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 I 골프장 ▲금진호 전의원 명의로 된 1천억상당의 경북 안동군소재 토지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의혹을 많이 사고 있는 곳은 노 전대통령의 동생인 노재우씨(61·성화산업회장)의 장남 노호준씨(32) 명의로 구입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53의3 동호빌딩.대지 370평 건평 1천3백83평 지하 4층·지상 7층 규모로 등기부상 소유권자가 동호레포츠로 돼 있다.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민정당 서울 성동지구당부위원장이었던 노승균씨가 90년8월 최팔수씨와 공동으로 부지를 매입해 91년1월 신축한 것으로 건축공사가 진행되던 92년 1월 동호레포츠에 매각됐다. 검찰은 재력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진 노재우씨가 1백억원대에 이르는 자금을 동원해 구입한데다 빌딩구입시기가 노 전대통령의 퇴임을 앞둔 92년 초여서 노씨 비자금의 유입이 있지않았느냐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서울 시청 건너편 프라자호텔앞 17층짜리 서울센터빌딩과 중구 정동극장옆 7백평 대지도 노 전대통령의 숨겨둔 부동산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문제의 건물과 대지의 관리회사이자 소유기업인 경한산업이 노 전대통령의 사돈인 신명수 동방유량의 위장계열사로 드러났다. 동방유량의 센터빌딩 매입경위를 보면 노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했던 이현우 전 경호실장의 자금실무책을 담당했던 하기철이라는 인물과 동방유량의 자금부장을 지내다 94년 가을 사직하고 그해 12월 경한산업의 이사로 취임한 하기철이 동일인물로 확인돼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따라서 검찰이 수표조회등 자금추적을 통해 어떤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는지가 밝혀져야 노씨 비자금의 부동산유입규모와 매입경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비자금 해외도피 의혹 밝혀질까/스위스은 계좌 비밀번호로 입금땐 추적 난관/“불법 자금” 판단돼야 예금내역 공개/마르코스 비자금 10년 노력끝 환수 「검은 돈」의 도피처로 알려진 스위스은행 비밀금고.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이 예치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주목되고 있지만 도피자금이 제대로 밝혀질지는 미지수이다. 스위스정부측은 외교경로를 통해 『한국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조사할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이는 스위스 국내법에 따른 지극히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불과하다. 세계 검은 돈의 은신처라는 비난때문에 최근 개정된 스위스 국내법에 따르면 외국 정부의 요청이 있고 또 불법자금이라고 판단될 경우 예금내역을 공개할 수 있도록 돼있다.물론 개인이 요청하면 비밀원칙에 따라 거부된다. 필리핀의 마르코스 전대통령이 스위스 비밀은행에 예치한 예금의 일부분이 필리핀 정부에 되돌려지게 된 것도 이같은 법개정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처럼 도피자금내역과 규모가 밝혀지고 불법조성됐다는 점이 확인돼야만 환수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가장 큰 난관은 실명이 아닌 비밀번호만으로 예금을 했을 경우 누구의 돈인지 추적과 확인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이른바 「비밀계좌」의 비밀번호는 예금주만 알고 있고 이 비밀번호만 알고 있으면 미국,유럽,한국등 세계 어디서든지 스위스은행의 지점을 통해 자유롭게 예금을 인출할수 있다.비밀번호는 7자리의 숫자와 알파벳문자를 조합해 만들어지는게 보통이다. 예금과 인출과정에 「얼굴도 이름도 필요없는」 것이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의 가장 큰 매력이다.노전대통령의 딸 소영씨부부의 외화밀반출사건 수사를 맡았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미연방검찰의 잔 멘제스 검사가 『미국내 11개 은행에 분산예치한 돈의 출처는 스위스 은행』이라고 밝힌 점도 미국에서 스위스은행의 비밀금고만으로 인출했음을 추정케 할수 있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예금할 당시에 예금주와 은행직원간 1대1로 만나 의례적으로 돈의 출저와 소유주등을 묻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다.일부은행들은 각 국가별 담당자를 두고 있는데 한국인고객을 관리하는 담당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다시말해 예금주와 담당은행직원이 입을 열지 않으면 규모나 내역은 알수 없다.그리고 가명이나 차명으로 예금을했을 경우에도 도피자금의 내역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주게된다. 스위스정부의 협조가 있더라도 1천개에 가까운 공공및 사설은행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최근들어서 스위스 금융1번지도 취리히에서 제네바로 서서히 옮겨지고 있는 양상이다. 스위스의 은행들이 고객의 검은돈과 비밀보장을 맞바꾸는 것은 낮은 수신이율에 따른 엄청난 수익때문.공공이율이 4%인데 비해 비밀계좌의 연간 이율은 1%정도이거나 은행에 따라서는 이자를 주기는 커녕 오히려 「안전비용」이라는 명목의 보관료를 받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난93년 스위스은행의 잔고규모가 2조4천억 스위스프랑(약1천6백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비밀계좌로 얻는 스위스은행들의 수입 역시 엄청난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비밀을 생명으로 하는 스위스은행들이 예금주의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해도 순순히 돈을 내줄지는 의문이다.필리핀의 마르코스 비자금 4억7천만달러가 10여년간의 피나는 노력끝에 최근에야 겨우 되돌려 받게 됐다는 사실만 봐도 그어려움을 짐작할수 있다.더구나 마르코스의 돈이 환수될수 있었던 것은 비밀계좌가 아닌 실명거래였기 때문이라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6공 비자금 파문­수사 어떻게 할까

    ◎재벌 이어 금융관계자 소환할 듯/조성경위·용처 규명에 무게 중심/전직대통령 첫 구속 가능성 높아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29일로 수사 착수 11일째를 맞으면서 조성 경위와 사용처 규명,그리고 노전대통령 사법처리라는 막바지 단계를 향해 치닫고 있다. 노전대통령의 대국민사과로 조성규모파악이라는 한 고비를 넘긴 만큼 수사의 주안점이 자연스럽게 조성경위와 사용처 부분으로 옮겨간 것이며,이 두 부분의 규명여하에 따라 노전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의 수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수사의 정점에 서있는 노전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와는 별도로 돈을 준 기업인과 돈을 받은 정치인에 대한 수사 차원의 해명 없이는 이른바 「비자금 정국」의 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전대통령측이 30일 검찰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진 비자금 내역서가 최대의 관건이 된다.그러나 검찰은 연희동측이 조성 경위 부분은 어느 정도 상세하게 밝히는 반면 사용처 부분은 계속 얼버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있다. 조성 경위는 검찰의 계좌추적과 지난 2월에 벌인 내사자료를 통해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에 더이상 잡아뗄 수 없는 형편이다.그러나 사용처는 「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마지막 「히든카드」로 끝내 함구하리란 전망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검찰수사는 사용처 규명보다는 노전대통령에 대한 소환후 조성경위를 밝히는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의 계좌추적과정에서 몇몇 재벌그룹회장의 돈이 노전대통령의 비계좌에 입금된 사실이 이미 확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검찰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우선 일부 관련 그룹회장과 간부 그리고 돈을 취급한 금융기관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가 노전대통령 소환에 앞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조성과정과 관련해 검찰은 이미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여동안 은밀한 내사과정을 통해 재벌그룹회장 등 13개 대기업체간부 20여명을 불러 구체적인 자금 제공액수 및 시기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여기서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기업체들로부터 받은 돈이 특혜에 대한 대가 즉 「뇌물」의 성격을 띠고 있는지 아니면 단지 관행화한 「정치헌금」이었는지 하는 것이다. 노전대통령측이 대국민사과를 통해 이 돈이 「통치자금」이며 관련 기업인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고 읍소한 것도 적용 법률을 가능하면 정치자금법쪽으로 몰고가 뇌물죄의 적용을 피해 보려는 교묘한 어법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주초에는 일부 혐의가 뚜렷한 기업인들을 불러 노전대통령측이 제출한 비자금내역서와 비교검토한 뒤 주중쯤 노전대통령을 1차 소환조사한다는 수순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검찰이 노전대통령의 소환에 앞서 기업인들에 대해 조사를 선행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이 경우 6공화국 당시 저질러졌던 각종 비리와 의혹사건에 대한 노전대통령의 구체적인 비리와 혐의를 수집,결국 「전직대통령 구속」이라는 극약 처방의 수순을 밟을 전주곡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검 「협조공문」으로 비자금 쉽게 포착/계좌명만으로 관련자료 요구 가능… 논란 여지검찰은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수사 착수 당시만 해도 계좌추적에 최소한 2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엄살을 부렸으나 뜻밖에도 수사착수 4일만에 비자금 9백90억원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의 추적망이 4자리 숫자(1천억원) 목전까지 미치자 노 전대통령은 당초 정치적인 협상을 통해 타협책을 모색하려던 전략을 포기하고 지난 27일 대 국민 사과문 발표라는 「무조건 항복」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비자금의 은닉처를 포착하는 데 이현우 전 경호실장과 이태진 전 경호실 경리과장의 자발적인 협조가 결정적이었다고 밝히고 있다.또 일각에서는 노 전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각종 비리수사를 통해 상당 부분 증거를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금융계 관계자들은 올해 초 재정경제원을 통해 전달된 대검의 협조공문이 초법적인 위력을 발휘한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올 초 재경원이 각 금융기관에 통보한 「금융거래 비밀보장에 관한 유의사항 통보」라는 공문에 첨부된 대검의 협조공문「금융계좌 조사관련 협조요청」(시행일자 94년 11월19일)은 현행 법규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영장을 발부,집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현행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 재정경제명령(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 16호) 4조 2항은 압수수색영장에 ▲금융기관의 특정점포 ▲거래자의 인적사항 ▲사용목적 ▲요구하는 정보 등의 내용을 명시토록 규정하고 있다.다만 수사기관의 불편을 덜기 위해 94년 말 특정점포에 본점의 전산실을 포함시키도록 보완됐다. 대검의 협조공문은 수사의 편의를 위해 특정계좌와 전후로 연결된 계좌의 경우 영장에 별도로 계좌명이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영장집행에 협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게다가 협조공문에 첨부된 사례에는 예금주 A의 이름만 알고 있는 경우 A명의로 모든 금융기관에 개설된 자료 일체 및 일정 시점 동안 각 계좌의 입·출금 내역 전부(자기앞 수표·전표·마이크로필름)와,이와 연관된 모든 자료를 징구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수사기관이 계좌명이나 자기앞수표 발행번호만 알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어떤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모든 관련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이 협조공문 때문에 지난 27일 동화은행이 본점 영업부에 개설된 노 전대통령의 가명계좌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문제를 놓고 「금융실명제에 위반된다」며 임원들간에 논란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 검찰이 지난 24일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면서 거래자의 인적사항에 대한 명시없이 조흥·신한 등 7개 은행의 명동지점 등 11개 금융기관 점포에 93년 2월1일 입출금된 모든 타점권과 마이크로필름 일체를 요구한 것도 이 협조공문에 근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의 고위 관계자는 『비리수사라는 대의명분 때문에 법리문제가 뒷전으로 밀리기는 했으나 검찰의 영장집행 방식에는 법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불법을 적발하기 위해 초법적인 수단이 통용되는 관행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6공 비자금 파문­동아투금 어떤 회사

    ◎부실채권 없는 단자업계 「작은 거인」/이북·PK출신 설립… 소유구조 베일속/82년 출범후 급성장… 실명제 위반 1호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2백68억원이 추가로 확인된 동아투자금융은 「2금융권의 신한은행」으로 불릴만큼 잘나가는 투금사다. 82년 설립 이후 부실채권 하나없는 놀라운 경영과 완벽한 기업분석으로 단자업계의 「작은 거인」으로 고속성장을 해왔다.93년 2백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지난 결산기에는 1백6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그러나 초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금융실명제위반 1호라는 불명예가 각인돼있다.93년 8월 17일 고객 이모씨의 부탁을 받고 실명제 실시후 가명으로 개설됐던 8억5천만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종합통장을 실명제 실시전에 실명으로 전환한 것처럼 전산조작한 사실이 적발돼 장한규 당시 사장과 배진성 전무 등 임직원 7명이 검찰에 고발됐었다.이 사건으로 동아투금의 급성장에 의문이 강하게 제기됐었다. 82년 12월 금융통화운영위원인 추인석씨가 이북출신과 부산경남 지역 실업인의 자금을 모아 세운동아투금은 대주주가 없는 소액다주주라는 소유구조로 처음부터 관심을 끌었다.공화당 원내 총무와 IOC위원을 지낸 고 김택수씨 유족과 서울마포가든호텔 이정구회장을 대주주로,이준용 대림그룹 회장,고정택 동아서적 회장,김승호 보령제약 회장이 창립멤버로 참여했지만 최근에야 한일은행이 실질 대주주로 밝혀졌을만큼 철저히 비밀에 가려있었다. 한편 동아투금의 비자금에 못지않게 비운의 금융인 장한규 아세아종합금융 사장 내정자(58)에게도 관심이 쏠린다.그의 「오뚝이 인생」은 80년 한일은행 광교지점장 당시 부하직원이 사채업자와 말다툼끝에 때려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시작됐다. 이후 81년 대한항공 이사로 옮겼다가 동아투금이 생기면서 82년 부사장으로 금융계에 복귀했고 89년 사장으로 승진했다가 93년 실명제 위반사건으로 물러났다. 지난해 5월 대림그룹 계열의 서울증권 사장으로 내정됐으나 실명제위반 전력시비로 고배를 마셨다.사장 선임 3일만이었다.현재 아세아종금 사장으로 내정돼 23일부터 출근하고 있으나이번 비자금 사건으로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어음관리계좌란/만기되면 예치기간 자동연장/「검은 돈」 숨기기엔 최적 상품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2백68억원이 예치됐던 어음관리계좌(CMA)는 투자금융사 상품 중 「검은 돈」이 잘 숨어들 수 있는 상품이다. 만기가 돼 별도 연락을 않더라도 예치기간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데다 수익률도 높아 비자금 예치장소로 적격이다. CMA는 투금사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수탁받아 이를 기업어음(CP)과 단기 국·공채 등에 운용해 얻은 수익을 돌려주는 고유상품이다. 최저 거래단외가 4백만원 이상(지방 투금사는 2백만원)으로 하루만 예치해도 실적배당이 있으며 최장 만기일은 1백80일로 짧다. 1백80일 가입했을 경우 세후 수익률이 연 11%쯤 된다. 은행의 저축예그처럼 입·출금이 자유롭고 만기일이 돼서 자동연장할 경우 복리식으로 이자를 계산해주는 장점이 있다. 노 전대통령의 비자금은 91년 5월부터 실명제 전인 93년 2월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입금됐는 데 이는 CMA를 잘아는 동아투금의 임직원이 자신들의 이름을 빌려주고 1∼5억원씩 쪼개 입금했가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현재 CMA의 수신액은 잔고기준으로 투금사 전체에 총8조5천9백99억원이다.
  • 「한반도평화 3원칙」 제시/김 대통령 「세계 지도자상」 수상연설

    ◎북이 개방택하면 경제협력 용의 【유엔본부=이목희 특파원】 특별총회 참석차 유엔본부를 방문중인 김영삼 대통령은 25일 상오(이하 한국시간) 미국 유엔협회로부터 「세계지도자상」을 수상한 뒤 『북한이 변화와 개방의 길을 걷는다면 우리는 북한에 대해 과감한 지원과 경제적 협력을 할 용의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남북간의 경제협력은 궁극적으로 시장경제원칙에 따라 「상호이익이 되는 거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뉴욕의 피에르호텔에서 거행된 시상식에서 「유엔과 미국,그리고 한국」이라는 제목의 수상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한반도의 통일은 평화적이고 민주적이며 점진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지난 반세기에 걸친 한국의 국가건설과정은 유엔과 한국과 미국이 힘을 합쳐 유엔의 이상을 구현한 역사였다』며 『한국은 이제 세계와 인류를 위해 더 크게 기여함으로써 유엔의 도움에 보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한반도의 평화정책을 위한 3가지 기본입장을 발표,▲영구적인 평화체제로 대체될 때까지 한반도의 현 정전체제는 확고히 유지,준수되어야 하고 ▲정전체제를 대체하는 평화체제는 한반도 평화유지에 책임이 있는 남북한 당사자간에 교섭되고 합의되어야 하며 ▲남북한은 상호관계를 대화를 통해 정상화함으로써 군사적 대치상태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또 라빈 이스라엘 수상과의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의 투자 규모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투자보장 협정」과 「2중과세 방지협정」을 조속히 체결키로 하는 한편 이스라엘의 통신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키로 합의했다. 김영삼대통령은 25일밤 뉴욕주재 한국특파원들과의 조찬간담회와 케네디공항에서의 환송행사를 끝으로 4박5일간에 걸친 뉴욕방문 일정을 마치고 하와이방문에 들어간다. 김대통령은 3일간 하와이 호놀룰루에 머물면서 교민들을 격려하고 미 태평양사령부와 진주만 함대를 방문,시찰한다.
  • “불똥 어디까지”… 「태풍」 향방 촉각/금융권·재계 움직임

    ◎“입출금 내역 공개 용의” 혐의벗기 총력­상은/“우리는 무관” 강조속 경영타격 등 우려­대기업 노태우 전대통령의 정치자금이 확인되면서 금융권은 태풍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신한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은 관련설을 부인하고 있으나 비자금 성격상 어느 곳에 은닉돼 있는지 장담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재계도 앞으로 튈 불똥을 우려하며 초긴장 상태다.관련사실이 드러나면 기업이미지 실추는 물론 세무조사와 그룹회장의 소환·구속 등 최악의 상황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이번에 몇몇 재벌회장을 손볼거라는 밑도끝도 없는 설이 퍼져 진위파악에 분주하다. ○…신한은행은 23일 상오7시 나응찬 행장이 검찰에 소환된 것으로 밝혀지자 상오8시30분부터 박용건 전무주재로 임원과 부서장이 참석하는 정례 업무회의를 열고 사태수습방안을 논의.박전무는 『이럴 때일수록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직원들의 동요가 없도록 지시.나행장은 검찰조사가 끝난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행방은 파악되지 않았다.○…은행감독원관계자는 비자금계좌개설을 지시한 나행장의 향후 거취문제와 관련,『이우근 전서소문지점장의 금융실명제위반부분에 대한 감독책임외에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실명제이전 상황에서 행장이 예금유치를 위해 가명이든 차명이든 계좌개설을 지시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가까운 거리에 효자동지점을 두고 있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상업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후 정지태행장이 이날부터 출근하자 대책마련에 착수.정행장은 『당시 입·출금 내역이 기재된 디스켓을 모두 공개할 용의가 있다』며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 혐의를 벗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은감원관계자도 『92년11월부터 93년1월까지 효자동지점의 입·출금관계를 조사한 결과 평균 수신잔액이 4백20억원정도였다』며 『일부에서 추정하는 장부외거래는 은행의 존립과 관계되기 때문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재계도 표면적으로는 자신들은 비자금과의 관련을 일단 부인하는 분위기.삼성그룹관계자는『우리가 돈을 당연히 줬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우리는 관계가 없다』며 『삼성은 6공때 특별히 혜택을 본게 없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정주영 명예회장이 5·6공정권에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실을 폭로한뒤 정부와 관계가 소원해져 이번 사건과는 「관련이 있을 수 없다」며 다소 여유를 보이고 있다.현대관계자는 『대선을 전후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그룹의 속사정이 속속들이 파헤쳐져 웬만한 것은 다 걸러졌다』고 말했다.그러나 H기업이 청우회와 관련이 있다는 소문과 함께 현대를 지목하는 추측이 나돌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H그룹은 『떡값 명목으로 몇억원씩을 청와대에 준 것은 사실이며 다른 그룹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문제되는 비자금은 이런 「일반」적인 명목이 아닌 정부의 공사나 사업을 따내고 「특정」기업들이 준 리베이트의 성격이 짙어 6공때 공사다운 공사를 한 적이 없는 우리와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노전대통령과 사돈관계로 그동안 비자금연루설에 시달린 선경그룹·동방유량은 자금출처가 확인되면서 앞으로 닥쳐올 여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선경관계자는 『6공 비자금이 불거져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것은 권력(대통령)을 사돈으로 뒀던 업보』라며 『검찰수사로 구설수에 올라 직원들의 사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뇌물수수로 곤욕을 치렀던 대우그룹은 최근의 사면복권으로 일할 분위기가 잡혔으나 다시 비자금 태풍에 휩싸일 것을 걱정하고 있다.대우관계자는 『비자금설이 유포될 때마다 기업경영에도 악영향이 큰 만큼 어떤 식으로든지 이번 기회에 정치자금과 관련한 기업의 연루문제가 완전히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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