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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등 7개팀 2일밤 4강진출 판가름

    ‘지면 끝장’-.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프로축구 아디다스컵대회가 조별리그 마지막날인 2일 3장의 4강 티켓 주인을 가리기위한 야간 대혈전을 벌인다. 팀당 8경기씩을 치르는 조별리그에서 지금까지 4강 티켓을확보한 팀은 B조 1위 부산이 유일하다. 나머지 3장의 티켓 후보는 부산과 A·B조 꼴찌인 전남·부천을 제외한 모든 팀.이들 7개팀 모두가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지옥과 천당을 오갈 운명에 처했다. ‘벼랑끝 혈투’로 수요일 밤을 뜨겁게 달굴 경기는 A조의 수원-안양,포항-성남전,B조의 부산-울산,대전-전북전(이상 오후 7시) 등. A조의 변수는 더욱 많다.누구도 4강을 확보하지 못한데다1∼4위인 포항(승점11) 성남·수원(이상 승점10) 안양(승점8)이 승점차를 3 이내로 유지하고 있어 승점과 골득실에 이어 다득점까지 따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나마 가장 유리한 팀은 선두 포항.포항은 성남에 지더라도 안양이 수원을 잡아준다면 4강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포항 입장에서는 안양이 수원에 연장전 승리(승점2)를 거두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이 경우 안양과 수원은 나란히 승점 10을 기록,포항은 성남전 결과에 관계 없이 최소한 조2위를 확보한다. 거꾸로 안양은 수원을 반드시 90분 경기승(승점3),그것도큰 점수차로 이겨야 하는 어려운 처지다. B조 상황도 비슷하다.부산을 제외한 모든 팀이 무조건 이겨야만 4강을 바라볼 수 있어 이번 주중의 4경기는 모두가결승전 못지않은 혈전이 될 전망이다. 박해옥기자 hop@
  • 엄마·아빠 손잡고 박물관 나들이

    올해는 어린이날이 토요일이라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 하기에 더할수 없이 딱 좋다.박물관 가운데는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색다르고 재미있는 곳도 많다.찾아가 볼만한 곳들을 묶어 소개한다. ◇잠실 삼성어린이박물관(www.samsungkids.org)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어린이박물관은 박쥐가 되어 거꾸로 날아 볼 수 있는 박쥐의 세계,현대 미술을 체험할 수있는 아트갤러리,편지를 적어 투명관 속에 넣고 버튼을 누르면 눈 깜짝할 사이 날아가 버리는 멀티미디어 영역 등이 있는 체험학습장이다. 어린이날에는 개관 6주년을 기념,‘팥죽할멈과 호랑이’공연,지문그림으로 배지 만들기,얼굴에 그림그리기,비누방울 놀이 등이 펼쳐진다(02-2203-1871). ◇김포 교육박물관=퇴직교사 김동선씨가 아내 이인숙씨를위해 만든 사설박물관으로 1950년대부터의 교과서,수련장,성적표,교복,양은 도시락,책·걸상,등사기,‘참 잘했어요’ 별표도장 등 5,000여가지 전시품을 만져볼 수 있다.개·폐관 시간도 없어 첫 손님이 와서 출입구의 인터폰을 누르면 문을 열고,오후 늦게 관람객이 모두 나가면 문을 닫는다.제일 인기있는 공간은 1층에 꾸며 놓은 옛 ‘국민학교’교실로 풍금,교탁,칠판,태극기 액자,시간표가 그대로재현되어 있다. 박물관 옆에는 병인,신미양요 때 격전지였던 덕포진이 있고,2㎞떨어진 대명포구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어린이날에는 한지로 제기만들기,60년대 옛날식 수업등의 행사가 열린다(031-989-8580). ◇부곡 철도박물관=최초의 열차인 경인선과 수인선 협궤열차의 모형 등 철도의 발전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각종자료와 모형 2,350점이 8개 전시실에 전시돼 있다.디젤자동차를 직접 타볼 수도 있다. 어린이날에는 만화 그리기,붓글씨로 가훈 쓰기 행사가 열리며,5월 한달 동안 그림그리기 대회도 개최한다(031-461-3610). ◇대전엑스포과학공원=1일부터 6일동안 세계 12개국 문화예술단 대공연,어린이 풍물경연대회,과학실험학교,미술체험,119소방체험 등으로 구성된 ‘키드 페스티벌’이 열린다(042-866-5132). 윤창수기자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8)풀무원 원경선 원장

    △ 풀무원 원경선 원장의 생명·평화·전도운동. “신 김치 먹고 살래?안 먹고 죽을래?” 이 질문은 원경선원장이 인류에게 던지는 양자택일의 메시지다.여기서 신김치는 무공해,그리고 정직한 재래식 식품의 상징이라고 할수 있다. ●산성체질이 위험하다는 것은 알지만 현대인의 삶이 구조적으로 신김치와 거리가 멉니다. 그게 본말의 전도 아니오? 모두 부와 편리를 추구 하지만생명을 무시한 부와 편리는 결국 위기를 맞이했거든. ●어떤 위기인가요?세계 인구가 60억인 지금도 기아에서 허덕이는 사람이 몇억입니다.유엔 통계에 의하면 30년 후면 80억이 된다고 해요. 그 때 가면 어떻게 되지요.얼마 전에 전경련 환경위원회의초청을 받아 강연을 했는데 그 때 대놓고 그랬어요.“당신들 공장 자꾸 짓지 말라”고.6·25 때 내가 직접 겪었어요. 쌀 한말 하고 피아노 한 대 하고 맞바꿔요.먹거리가 그렇게 무서운 겁니다.식량위기가 오면 공산품 먹고 살 수 있나요.지구 환경 감시기구인 ‘월드워치’가 ‘21세기는 기아의세기’라고 경고했어요.예사로 들을 얘기가 아닙니다. ●처음 장만 할 때 밤잠을 설치던 논을 묵히고 있는 것이농촌 실정입니다.경작지를 늘리려면 농업인구가 늘어야 하고 그래 봐야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농업인구가 늘면 우선 실업문제가 해결됩니다.그러면 농촌문제 해결됩니다.그 다음에 더 중요한 것은 땅의 생명력이회복된다는 사실입니다. ●땅이 생명력을 잃는 것은 문제이긴 합니다.사람을 흙으로빚었으니 말입니다. 1994년 덴마크에서 열린 어떤 국제회의 발표인데 정상적인 남자의 정자수가 1억 내지 1억3천만 마리인데 항공사 직원은 5천만 마리,공무원은 7천만 마리라는 겁니다.이는 뭘 말하느냐.항공사 승무원이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거든요.또 1996년 일본 데이교 대학에서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정자수가 40대,30대,20대로 내려 올수록 적다는 겁니다.현대 문명에 많이 접한 사람일수록 정자 수가 적다는건데 바꿔 말하면 화학비료와 농약에 더 많이 노출됐다는말이고,맛있는 음식 즉 가공식품을 더 많이 먹었다는 말이지요.또 있어요.1998년도에 나온 ‘도둑 맞은 미래’라는책에 보면 플로리다주 늪지대 독수리의 80%가 사라지고 악어는 아예 전멸했다는 거요.알아 봤더니 합성세제 등으로인한 환경호르몬 영향이라는 거요.이쯤 됐으면 뭔가 삶의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각성이 올만도 하지요?●미국인들이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사료로 들어가는 곡물이면 제3세계 1억 인구가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자료가 있습니다.식량의 절대량 보다 분배 문제에 초점을 맞춘 자료지요. 일리 있어요.세계적으로 비만이 원인이 된 성인병 환자와기아에 허덕이는 사람 숫자가 공교롭게 비슷하다는 통계도있지요.교회 주기도문에 ‘일용할 양식을 주십시오’라는대목이 있어요.이는 무슨 말이냐.쌓아 놓지 말라는 뜻입니다.그런데 잔뜩 쌓아 놓고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는사람들이 많아요.그러면 가만히 앉아서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하면 될까요? 그것도 안돼요.일해야 합니다.생명이 본시부단히 움직이는 건데 가만히 있으면 죽음이오.운동하는 것은 삶인데 그게 바로 노동이 아닌가요? 아무도 쌓아 놓지 않고 아무도 놀지 않고,그러면 해결 됩니다. ●옛날 어른들이 “벼가 주인 발자국 소리 듣고 자란다”는말을 하더군요.벼 자라는 것이 새끼 크는 것처럼 재미가 나야 진짜 농사꾼이 된 거라는 말도 하고요.꼭 일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농사도 체질에 맞아야지 아무나 못 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귀농자들이 고비를 못 넘겨 실패하는데 어떤 일이나고비는 있어요.아까 말대로 아침 나절에 돌아 볼 때 다르고 저녁 나절에 돌아 보면 또달라요.그러다 보면 힘든 줄 모르고 애착이 가죠.애착이 가니까 정성이 들어 가고.옛날 어떤 사람이 똑 같이 농사를 짖는데 소출이 많아,그 비결을물었더니 ‘나는 하얀 새를 본다.그런데 그 하얀 새는 꼭두새벽에만 나온다’고 하더래요.어떤 일이나 같아요. ●‘벌레도 같이 살아야 한다’든가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는 윤리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하고 생산성도높여야 하는 지금의 농촌 현실에 별로 설득력이 없을 것 같습니다. 농약,비료 안쓰고 화학비료 대신 퇴비 쓰면 감자는 세배,화본과(禾本科)는 50%까지 더 나와요.물론 과학영농을해야지요.그리고 먹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얘기해 볼까요.우리풀무원은 항상 들어오는 사람, 나가는 사람이 있어요.아이들 세계에서는 새로 이사온 아이가 있으면 텃세를 하지요?그런데 풀무원에서는 그게 거꾸로 돼요.새로 온 아이들이기왕에 있던 아이들을 휘둘러러요.왜냐,사납고 거칠거든.그원인을 살펴 봤더니 음식이 원인이라.딴 데서 온 아이는 산성체질이라 조급하고 공격적인 반면 이곳에 오래 산 아이들은 온순하고 평화적이거든.대부분 성인병이 고지방, 고단백질에서 오는 식원병이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어요. 미상원 영양특위 맥거번 위원장은 ‘사회문제를 환경이 아닌 영양에서 찾아야 한다’는 보고서를 낸 일이 있습니다. 결손가정 아이보다 산성체질의 아이에게서 문제아가 더 많더라는 것이지요.대표적인 예가 백미와 현미의 차이입니다.현미를 먹으면 체질이 바뀌고 가벼운 노이로제까지 해결됩니다. 식품이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입니다. ●“사람이 위험 하니까 미생물과 잡초를 멸종 시키는 농법은 안된다” 차원을 넘어 유기농 식품이 평화를 가져다 준다는 논리로 확대되는 군요. 맞아요.지금 우리가 흙 1그램에 미생물이 5천만 내지1억마리가 있는데 이것을 죽이면 안된다고 하잖아요? 요새는그 말에 많이들 공감 합니다.그런데 흙 속의 미생물 죽이면안된다고 하면서 사람은 마구 살상해도 괸찮은가. 군대라는게 그거 아니오. 군대가 말이요,연원을 따져보면 청동기 시대에 처음 생긴거라.먹고 쓰고 남는 것을 창고에 쌓아 두고그것을 지키기 위해 생긴 것이거든. 예수님 말씀대로 자기곳간에 쌓지 않고 하늘 곳간(이웃)에 쌓으면 지킬 필요가없겠지,거기다 현대의 가공식품이 사람을 공격적이고 조급하게 만들어요. ●원장님의 생명운동이 건강한 농업에서 평화운동으로 바뀐셈이군요. 내 일생은 오직 전도요.처음 풀무원을 시작할 때는 오갈데 없는 사람들 데려다 일으켜 세우는 것이었고 2단계는 생명있는 농산물 생산과 유통,그리고 마지막에는 평화운동이라.이것이 생명운동의 귀결이라 보는데 사실은 시종일관 전도라고 보면 됩니다. 대담 김재성 논설위원. △원경선 원장▲1914년 평안남도 중화군 출생 ▲16세 누에치기로 농사 시작 ▲1938년 지명희 여사와 혼인 ▲1955년 경기도 부천에서풀무원 시작 ▲1976년 경기도 양주군으로 풀무원 이전, 유기농 시작 ▲1960년 거창고등학교 재단이사장(현재) ▲1992년 녹색인상 1955년 글로벌 500인상 1997년 국민훈장 동백장 ▲현재 경제정의 실천시민연합 이사장,한국 국제기아대책기구 이사. *55년 자립 신앙공동체로 출발한 '풀무원 농장'. 원경선(元敬善) 원장은 1955년 경기도 부천에서 ‘풀무원’농장을 시작했다. 가난하고,병들고,배우지 못한 사람들에게자립의 길을 마련해주기 위한 신앙 공동체였다. [누구든지일하면 먹을 수 있다.다만 쌓아 두지는 못한다. 열심히 일하면 쌓을 수 있다.그러나 자기 곳간이 아닌 하늘에 쌓아야한다.이웃을 위해 베푸는 것이 바로 하늘에 쌓는 것이다]원경선 원장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풀무원 농장의청지기 정신이다. 풀무원이라는 이름은 버려진 쇳 조각들을 모아 유용한 도구로 만들듯 생명을 풀무질 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그 이름에 걸맞게 이곳에는 전쟁고아,행려병자,알코올 중독자,전과자 등 무수한 ‘버려진 돌’들이 모여 들었다.그중에 더러는 다시 태어나는 담금질을 견디지 못해 뛰쳐 나갔지만 대부분은 나름대로 요긴한 ‘모퉁이 돌’이 되어 열심히 살아 가고 있다.풀무원이 문을 연 50년대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던 시절이었다. 어떻게 하면 허기를 면하느냐가문제였으므로 너나 없이 질을 따질 계제가 아니었다. 오로지 ‘증산(增産)만이 살 길’이었다.자연히 농사는 농약과비료에 의존했고 풀무원도 예외는 아니었다.그러나 정직을일생의 신조로 삼고 살아온 원경선 원장에게 이 농법은 맞지 않았다.농약과 화학 비료 때문에 땅이 죽고 땅 속의 미생물이 죽고 결국 사람도 죽는다는 생태계 이치는 차치하고먹어서 해로운 것을 생산한다는 것은 정직이라는 그의 신조가 허락치 않았다.그래서 그는 유기농법을 시작했다.네사람분의 사료를 먹여 한 사람이 먹을수 있는 계란이나 우유를 생산할 뿐이라는 로마 클럽의 보고서를 읽은 후 양계장도 폐쇄했다. 1976년 4월,경기도 양주군 회천읍 옥정리로 농장을 이전한풀무원은 그 안에 ‘한삶회’라는 생활 공동체를 결성했다. 생태계 이치가 그러하듯 사람 사회도 서로 도와가며 힘을합쳐야 보람이 있고 신명이 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아울러생명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농법으로 정직한 농산물을 생산하자는 취지의 ‘정농회’(正農會)도 만들었다.그리고 바른 농사법을 널리 펴는 데 힘을 쏟았다. 풀무원 농장에서는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배운 사람과못 배운 사람 구별이 없다.다만 정직한 사람과 정직하지 못한 사람의 구별이 있을 뿐이다.그래서 누구든지 열심히 일하면 내일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 보장된다. ‘㈜풀무원 식품’은 20년 전에 풀무원 정신을 바탕으로 시작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보급하는 회사다.
  • [편집자문위원 칼럼] 국가명예 멍들게한 폭력진압

    지난 2월말 대우자동차 해고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평의 산곡성당을 다녀온 적이 있다.2월16일 1,750명의 노동자들에게 해고통지서가 날아간 후파업과 경찰력 투입,그리고 뒤이은 시위과정에서 경찰에의해 저질러진 불법연행과 폭력행위를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그날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얘기를 들으며 심한 무력감과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아들뻘되는 경찰에게 끌려가 갖은 수모와 폭행을 당한 노동자의 하소연과,아이는내팽개쳐진 채 여경들에 의해 머리채를 잡혀 끌려가야 했던 순간을 눈물과 함께 털어놓는 가족들 앞에서 인권운동을 한다는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불법연행과 불심검문 때의 대처요령을 설명해 주는 것뿐이었다. 그러다 지난 4월10일 또다시 무력감과 분노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법을 집행한다는 경찰이 법원이 내린 ‘노동조합 업무 및 출입방해 금지 가처분’ 결정문을 들고 노동조합 사무실에 들어가려던 노동자들과 변호사를 무참히 폭행한 것이다. 경찰의 곤봉에 맞아 피범벅이 된 채 손을 부르르 떨며 절규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80년 광주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역사의 시계바늘이 거꾸로 돌아간 것 같아 지난 시절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숱한 노력과 희생이 물거품이 된 듯한 절망감에 휩싸였다.더구나 경찰의 조치에 항의하는 변호사에게 한 경찰간부가 법을 무시하는 발언까지 했다고 하니 과연 법치국가에서 있을 법한 일인지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대검 공안부는 지난 2월 ‘민생공안 원년’을 선포했다. 민생불안 요인을 척결하고 경제회복과 대외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집단행동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그런데 이번 경찰의 대우차 노조원·변호사 집단폭행 장면은 CNN,AP,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다고 한다.그렇다면 이러한 ‘단호한 대처’가 구조조정에 대한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다시 한번 과시해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와 대외신인도 향상에 도움이 됐는지,아니면 아직까지도 노동자들을 살인적으로 탄압하는 인권후진국이라는 큰 오점을 남겼는지 정부 당국자들에게 되묻고 싶은심정이다. 이번 부평에서 일어난 경찰의 폭력진압은 처음에는 국내언론에서 비중있게 보도되지 않았다.특히 대한매일은 폭력진압의 파문이 확대되고 부평경찰서장이 직위해제된 후인4월14일에야 ‘아직도 폭력진압이라니’라는 사설을 통해경찰의 인권유린을 비판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나라에서는 평생을 몸담아 오던 직장에서의 정리해고는 사실상 사회에서의정리해고로 받아들여질 만큼 당사자들에게는 큰 고통을 수반한다.거기에다가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경찰에게비인간적인 폭행까지 당했으니,피해 노동자들의 분노와 소외감이 얼마나 클 것인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할 언론마저그들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지금이 시점에서 대한매일이 이 사회의 다수를 이루는 노동자,서민들의 현실과 목소리에 좀더 귀 기울이는 신문이 돼 달라고 요구한다면 내가 지나친 요구를 하는 것일까? [최 재 훈 국제민주연대 상임감사]
  • [굄돌] 대학의 도예교육

    한국보다 일본의 도예인구가 약 30배가 많다고 한다.그러나 4년제 대학의 도예과는 거꾸로 한국이 일본보다 10배가 많다.수의 많고 적음이 질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수는 없지만,미래 도예의 방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임은 분명하다. 특히 대학 도예교육의 질적 우위가 무엇이고,현재 대학의도예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더욱 그렇다.한국 대학들의 도예교육 프로그램은 일본과 선진 유럽 국가들에 비해 현격한 차이가 있다.커리큘럼의 차이뿐만 아니라,대학 당국의 관심과 그 밖의 여러 환경에서도결코 우위에 있지 못하다.단순 기능공 양산이 한국의 현실이라면,스웨덴이나 캐나다 등 선전 외국의 경우는 도예철학을 바탕에 둔 예술인을 양성하려는 의지가 곳곳에 배여있다는 느낌이다. 유럽대학들의 도예과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개혁적인 교과과정을 추진 중인 대학은 스웨덴의 국립 고센버그 대학이다.이 대학의 도예과 학생들은 ‘심리학’‘미학’등 도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공부한다. ‘예술은 다양한 경험에서힘을 얻는다’는 철학을 앞세운 학교측의 세심한 배려로 보인다. 또 영국의 왕립 미술대학(RCA) ‘도자 유리과’는 프로그램을 재정비해 학·석사과정에서는 기능과 생산성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디자인과 도자재료 교육에 중점을 두고,박사과정에서는 도자재료를 연구하는 등 특성화된 도예과 운영에 힘을 기울인다.일본의 대학들도 도예교육을 단순 기능인의 육성 차원이 아닌,도자기에 대한 과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도자예술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그러나 한국 대학의 도예교육 커리큘럼은 대부분 1학년 기초도예를 시작으로 2학년 도자공예,3학년 도자제형,4학년산업 및 환경도자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미학’과 ‘미술의 역사’ 시간을 배정한 대학도 있지만 고작 3∼4시간정도여서 그 효과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기능에만 치우친 피상적인 대학의 도예교육은 깊이와 넓이면에서 지구력을 가질 수 없다. 21세기 도예교육의 화두는 다양한 교양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 형태에 적응할 줄 아는 도예인 양성에 있다고 본다.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현재의 대학 도예교육은 ‘몸은개천에 빠져 있는데,마음은 구름을 따라 다니는 꼴’과 같다. 이 도 형 도예평론가
  • 신구, 코믹연기 ‘늦바람’에 배꼽 잡는다

    제주도 관광 가는데 용돈 적게 준다고 아들 구박이요,못생긴 할망구 소개시켜줬다며 며느리 타박이다.아들들과 동전으로 짤짤이를 하고,이웃 꼬맹이에게 ‘세상은 원래 속고속이는 판이야’라고 쏘삭댄다.나이를 거꾸로 먹었나,자상한 맛이라곤 약에 쓸래도 없다. 연기파 탤런트 신구(64)가 떴다.SBS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철없는 심술영감 ‘노구’로 변신한 그는 요즘 후배 연기자들에게서 “형님,요즘 이상한거 합디다”하는 인사를 자주 받는다.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젊은 아이들이 모여 팬클럽도 결성했다. 지난주 늦은 오후,KBS-2 ‘사랑과 전쟁’ 녹화를 끝낸 그는 출연진들과 함께 여의도 KBS본관 생맥주집에서 술잔을기울이고 있었다.찾아간 기자에게도 500㎖ 한잔을 슬쩍 밀어놓더니 “늙은이한테 뭐 물어볼 게 있다고”하며 쑥스러워했다. 부부간의 이야기를 그린 ‘사랑과 전쟁’에서 막 점잖은판사역을 하다온 그였지만 막상 그를 대면하니 ‘노구 영감’이 떠올라 웃음부터 났다.심심하면 혼자 방에 누워 장롱에 발가락 그림 그리고,소시지며 양갱에 목숨거는 장면들이 자꾸 겹쳤다. “그게 다 내 속에 들어 있는 모습이야.그 영감이 말이며행동거지가 궤를 한참 벗어났지만 하나도 거부감이 안들어.악해서 그런거 아니거든.”시트콤이기 때문에 특별히 웃기려면 역효과만 나더라는 게 그의 경험론.이미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이 마련돼 있기때문에 연기할 때는 오히려 최대한 진지해진다. 김병욱 PD는 “영화 ‘반칙왕’에서 송강호의 아버지로 나온 모습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면서 “기대보다 120%이상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고건 서울시장,이종찬 전 국정원장 등과 경기고 동기동창인 그는 62년 성균관대 국문과를 중퇴하고 연극에 발을 들였다.시청자들은 그를 인자하고 자상한 아버지 역할로 많이 기억하지만 탤런트 생활 초반에는 ‘선악이 교차하는눈매 탓에’간첩 등 악역을 주로 맡았다고 귀띔했다.신구는 연출가 유치진 선생이 직접 지어준 예명이다.본명은 신순기. 38년동안 연기 외길을 걸은 배우로서 후배들에게 하고픈‘한마디’는 없을까.“요즘 젊은 연기자들은 우리 때와달리 노래,춤,연기 3박자를 갖춘 이들이 많더라.훨씬 재주가 낫다”며 칭찬부터 꺼낸 그는 간단치않은 한마디를 던지며 인터뷰를 접었다.“다만 자본주의 시장이 그 재능을단기간에 죄다 뽑아쓰려고 난리거든.자기 심지 갖고 진득히 장수할 수 있는 자세는 스스로 길러야지.”허윤주기자 rara@
  • 2001 길섶에서/ 거울

    거울은 참 요긴한 물건이다.가장 큰 특징이라면 사물을 있는 그대로 거짓 없이 비춘다는 점일 게다.한때 레오나르도다빈치가 지녔던 거울에 적힌 문구가 이를 잘 말해준다.루브르박물관이 소장 중인 상아 테 두른 그 멋진 거울엔 ‘아,여자여,나에게 불평하지 말라,나는 그대가 준 것을 돌려줄뿐이니’라는 글이 적혀 있다. 최근 일본의 한 발명가가 ‘거울에는 좌우가 거꾸로 비쳐진다’는 통념을 깬 거울을 발명했다.2개의 거울과 투명 유리 1개를 삼각기둥으로 짜맞춰 실용신안 특허를 받았다.2개의 거울을 반사시켜 허상을 실상으로 바꾼 게 발명의 요체다.이 거울은 ‘바르게 비치는 거울’이라는 뜻의 ‘정영경(正映鏡)’으로 명명됐다. 그러나 오늘의 일본 사회에 진짜 필요한 것은 세계 여론이라는 거울에 자신을 비쳐보는 일이 아닐까.터무니없는 역사왜곡 교과서로 물의를 빚고 있어 하는 말이다. 오죽 했으면히타카 로쿠로 전 도쿄대 교수 등 일본의 양식 있는 인사들이 역사 인식의 후퇴가 일본을 ‘세계의 외톨이’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을까 싶다.구본영 논설위원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역사를 바로 보는 눈

    지난 97년 영국 국방부 방문길에 세계 3대 박물관 중의하나인 대영박물관을 관람할 기회를 가졌다.전시관을 둘러보다가 반갑게도 처음 문을 연 한국관이 눈에 띄었다.입구바로 정문 기둥에 우리나라 대형 지도가 부착되어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독도’가 보이지 않지 않은가.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대영박물관의 한국지도에 도대체엄연한 우리 땅인 독도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니 의아스럽고 화가 났다.대사관을 통해 그 부당성을 지적하며 바로시정해줄 것을 요청했다.긍정적인 답변을 듣고서 다음 행선지인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로 향할 수있었다. 지난해 조달청장으로 부임해 런던 구매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다가 그때 일이 생각나서 이 사실을 확인해 보라고했다. 얼마 후 우리나라 지도 덮개 위에 독도가 표시되어있더라는 보고를 받았다. 다행이긴 하나 비닐 덮개 위에 독도가 표시되어 있다는것이 여전히 마음에 걸렸다.박물관측에 바로 지도에 표시해줄 것을 교섭해보라고 했다.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역사자료를 가지고 설명한 결과 대영박물관측으로부터 다음달(5월)에 전시관을 임시 휴관할 때 독도를 정식으로 표기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지금 일본 우익단체의 역사교과서 왜곡파문은 한국과 중국 국민들을 크게 분노하게 하고 있다. 그들은 과거 군국주의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불법침략을미화하고 식민지 수탈정책을 은폐하는가 하면 일본군위안부 가해사실마저 삭제하고 남경대학살을 축소하는 등 제국주의 황국사관적 역사인식을 갖고 일본 우월성을 부각시킨것이다. 그런데도 소위 일본 문부성 관리라는 사람은 역사인식 문제는 검정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발뺌하는,역사의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학계,종교계,시민단체(NGO),언론에서 일본의굴절된 역사교과서를 바로잡기 위해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올바른 역사인식과 진정한 동북아 평화관계 정립을 위해서 정말 잘하는 일이다.이번 일에는 남북한과 중국의 공동대처가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일본에도 역사를 바로 보는 양심세력이 적지 않다 하니이들과도 연대할 필요가 있다.진실이란 속인다고 굴절되는것이 아니다. 하물며 엄연한 사실(史實)을 왜곡한다고 진실이 감춰질 수 있겠는가.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에 우리의 역사를국제사회에 확실히 알리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과 사료 개발 및 보급이 민·관합동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본다.그리고 국민 개개인이 투철한 역사의식과 역사를 바로 보는 혜안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역사를 바로 알고 실천하는 민족에게 미래가 열리기 때문이다. 김성호 조달청장
  • 한반도 시계 100년전으로 회귀?

    미국의 부시행정부는 개방 압력을 가하며 우리의 대 북한포용정책에 제동을 건다.일본에서는 역사교과서 왜곡과 함께 호전적인 극우 보수의 분위기가 인다. 남북한에 다같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부각된 중국은 우리가 타이완과 관계를 개선하거나 달라이라마의 입국을 허용하면 보복하겠다는 심한 발언을 서슴지않는다.러시아는 남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지자 우리외교관을 추방한다. 우리가 민족통일을 위한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세계화 물결 속에 제2의 개방을 강요당하는 상황은,다소 차이는 있지만 한반도가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장이 된 100년전 제1의 개방기를 되돌아보게 한다. 한양대 최문형교수는 ‘한국을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의각축’(지식산업사 펴냄)에서 구한말 우리를 둘러싼 청·러시아의 대륙세력과 일본·영국·미국 등 해양세력의 복잡한 대립구도를 분석,복원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20세기 후반이 미국과 러시아의 패권경쟁 시대였다면 19세기는 영국과러시아의 대결 시대였다.일본은 영·러의대립을 거꾸로 이용,1876년 강화도 수호조약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청의 종주권을 부정함으로써 한국과의 관계를근대적 불평등관계로 바꿔놓았다.중국은 연해주를 빼앗기는 등 러시아의 위협이 증대되자 러시아와 일본을 모두 견제대상으로 규정한 종전 태도를 바꿔 일본·미국과 관계를개선하라는‘조선책략’을 1880년 우리에게 전한다. 미국이 1882년 한미조약에서 주장한 ‘한국의 독립’도 한반도에서 일본의 입지를 강화시켰다.그후 한국은 미국에 대한실망과 영국에 대한 배신감으로 1884년 러시아와도 전격수교했다. 외세를 등에 업은 개화파의 갑신정변은 3일천하로 끝나친일세력의 몰락을 초래했다.러시아가 부동항인 한국의 영흥만을 확보하려 하자 영국은 거문도 점령으로 맞섰고,러시아는 할 수 없이 동아시아 방위정책을 바꿔 시베리아 횡단철도 부설을 구상하게 됐다. 러·불·독 3국이 일본의 요동반도 점령 움직임에 항의하며 간섭한 것을 계기로 민비는 인아거일(引俄拒日)책을 채택한 끝에 결국 일본에 의해 시해된다. 아관파천,러시아가 진출 목표를 만주로 바꾸며 한반도를일본에 양보한 로젠-니시 협상,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반러친일정책으로의 선회 등의 배경도 소상히 설명한다.강화도수호조약과 갑신정변,아관파천 등에 대한 우리 역사학계의 인식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는 “열강은 우리와 언제나 이해를 함께하는 우방이아니라 자국의 이해에 충실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한반도에 대한 전략을 바꿨을 뿐”이라며 “오늘날 남북한을둘러싼 열강의 각축은 100년 전의 현실과 실제로 달라진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김주혁기자 jhkm@
  • [이사람] 여성원로과학자 신영애박사

    국내 생명과학계가 미국과 교류를 시도할 때나 거꾸로 미국 과학계가 한국 사정을 알고자 할 때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통하는 길이 있다.재미 원로 여성과학자 신영애박사(辛英愛·69)를 만나는 것이다. 미국립보건원(N I H)에서 35년간 연구원과 과학행정가로활동해 온 신박사는 워싱턴D.C.주변 과학계는 물론 정계,관계에 촘촘한 그물망을 갖고 있는 마당발. 그가 미국생활을 접고 새로운 인생을 펼치기 위해 한국에왔다.공직을 은퇴하고 고국의 젊은 과학도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경험을 나누고자 영구 귀국한 것이다. 한발 먼저 들어와 서울 청담동에 빌라를 마련해 놓고 그를기다린 남편은 “노인네가 은퇴까지 하고 한국에 와선 뭘그리 바쁘게 돌아다니느냐”며 제발 편하게 좀 살자고 충고를 한다.하지만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 국제협력실상임자문관이라는 공식 직책에 연세대,서울대,이대에서강의까지 맡은 그는 “바쁘게 사는 건 내 천성”이라며 슬쩍 빠져나간다. 6·25전쟁 통에 도미해 대학을 졸업한후 2년 간격으로 석사,박사학위를 받고 연구원 생활 2년만에 종신연구원직을따내며 과학행정가로 자리잡기까지는 그의 이런 천성이 큰몫을 했다. 대학원때부터 ‘뻔뻔한’ 성격에 조직에서 유일한 여성이었던 그는 동료의 도움을 받는 것은 물론 교수나 디렉터를 대리하는 일이 많았고 외부 회의에 자주 참석하게 되면서 뛰어난 대인관계 수완을 발휘해 마침내 행정쪽으로 방향전환을 권유받기에 이른다.그가 마지막 10년동안 맡았던 연구평가담당관은 국내외에서 들어온 각종 연구지원신청과제에 대해 적절한 관련전문가를 찾아내고 평가단을 구성해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막강한 자리다.자연히신진 연구자들을 키워주기도 하고 실력있는 전문가를 사귈수도 있어 광범한 인적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또한 연방예산을 사용하기 위한 의회 설득작업을 통해서는 관계와 정계 인사들과도 빈번한 접촉을 갖게 돼 인맥 구성은 더욱다양해진다.신박사는 이곳서 쌓은 연구관리 노하우를 모국에 아낌없이 전수하는 한편 타고난 근면함,애국심을 바탕으로 한미간 교량역을 도맡아 왔다.워싱턴D.C에서 정례적으로 열리는 한미과학기술포럼은 그의 역할이 숨겨진 대표적 사례. 지난 학기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시작한 ‘과학커뮤니케이션’강의는 그가 귀국후 가장 즐겁게 몰두하고있는 분야다.“NIH는 연간 80%의 연구비가 외부에 개방돼있다.한국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연구비를 따낼수 있다.나의 목표는 유망한 고국의 과학도들에게 NIH 평가자들을 설득할수 있는 의사소통기술을 가르쳐맘껏 연구를 펼칠수 있게 하는 것이다”과학자들끼리,혹은 과학자와 대중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수 있도록 글쓰기, 발표력 등을 훈련하는 이 분야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사실 과학자들은 어렵고 폐쇄적인 전문용어로 대중들을 소외시켜 왔다.그러나 이는 오직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과학자의 사명에 어긋나며 실제로 국민과 정책결정자들의 지지를 받지 않고서는더 이상 과학의 존립기반마저 위협받을 상황에 있기 때문에 성공적인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훈련이 필수적이라는게 그의 소신이다.영어로 진행되는 이 강의는 반응이 좋아 출강 요청이쇄도하고 있다. 그는 미국대학 경제학교수로서 역시 은퇴한 남편과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자녀들은 프린스턴 스탠포드 다트머스등 명문대와 예일등 대학원을 나와 법률 금융분야에서활동한다. 일과 결혼,가족을 모두 성공시킨 비결은 무엇이었을까.“남들이 안할 때 일찍 시작해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그는 그래도 한가지만 들어달라고 하자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고 가능성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구했다”고 말했다. 그가 귀국함으로 해서 미국의 유용한 한 거점을 잃어버리게 된 건 아닌가 은근히 걱정이 들었다.그러나 그는 “NIH는 은퇴한 나에게 국제협력국 상임과학자문관 직책을 주며방까지 마련해 주었다”며 “언제든 내역할이 필요한 때면 달려가겠다”고 말한다.나아가 미국의 친구들을 국내에끌어들여 합동강의를 꾸밀 계획도 갖고 있다고 들려 주었다.과학계의 맏누이 같은 그에게 칠순 나이로는 믿기지 않는 에너지가 느껴져왔다. 신연숙편집위원 yshin@. *신영애 박사는. ■32년 서울출생(본명 임영애,‘신’은 남편의 성)■53년 도미■56년 미국 머서대(조지아 메이컨 소재)졸업(화학전공)/58년 오하이오주립대(콜럼버스 소재)석사(무기화학전공)/60년 〃박사■61∼63년 일리노이대·65∼67 미국립보건원(NIH)산하 노인학연구센터 박사후과정■67∼89년 NIH 노인학연구센터 분자세포생물학연구실 무기생화학부 연구원■89∼91년 NIH 노화연구소 분자세포생물학 프로그램관리담당관/일반의학연구소 질환세포및 분자기초 프로그램 담당관/당뇨 소화 및 신장질환연구소 신진대사질환연구프로그램 담당관■91∼99년 〃 구강및 두개안면연구소 연구평가담당관■99년12월31일자로 NIH은퇴■2000년 5월 영구귀국■∼현재 과기부 산하 과학기술정책평가원 국제협력국 상임자문관/NIH 포가티국제센터 국제협력국 상임과학자문관/한국과학기술원·이화여대등 출강. * NIH와 한국인 과학자들. 미국립보건원(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메릴랜드주 베데스타 소재)은 미국정부 산하기관이지만 인류건강증진을 위한 의학연구의 세계적 메카라 할 만하다.연구영역만도 미국인들에 많은 심장병에서부터 AIDS,인간게놈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전(全)지구적이며 새로운 지식의 싹이 보이는 곳이면 국적,소속,신분,연령을 불문하고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유명하다. 이같은 사실은 연간 203억달러(2001년기준)의 예산 중 자체 연구소에서 쓰는 돈은 10%에 불과한 반면 일반 대학및민간연구소,외국기관에 지원하는 연구비는 82%나 되는 것에서 분명하게 알 수 있다(나머지 8%는 행정비용).국립암연구소등 26개의 산하 연구소와 센터에 4.000명의 박사급연구진을 포함한 1만5,6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지만 NIH밖에서 연구에 참여하는 인원은 2,000개 연구소,5만명에이른다. 지난 2월 인간의 유전자지도를 완성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한 것을 비롯, 22년 사이 미국내 심장병사망율을 36% 감소시키고 5년간 암환자생존율을 60% 증가시켰으며 90년도 세계최초로 유전자치료를 실시하는등 연구성과도 눈부시다. 이곳에서 연구를 하거나 연구비를 지원받아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가 97명이나 될 정도다. 외국인들에 대한 문호도 활짝 열려있어 이곳서 연구하는한국인 과학자는 250명에 이른다.이는 중국(300명)에 이어두번째. 연구자로서 최고지위인 랩 치프(Lab Chief,세포신호전달연구실장)에 오른 이서구박사는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며 정신의학연구소 진혜민박사·생명공학정보센터 장원희박사는 인간게놈프로젝트에 참여해 화제가되기도 했다.국내에서는 서울대 연구처장을 맡고 있는 의대 박상철교수가 이곳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치는등 학계,연구계 인사가 많아 동창회활동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미국인들의 NIH에 대한 신뢰와 기대는 높아만 가고 있다.NIH는 99년과 2003년사이에 예산을 두 배로 늘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으며올해도 약 6%,10억달러의 예산 증액이 이뤄져 이 계획은차질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신연숙편집위원
  • “임명제 전환 조직적 저지 활동”

    기초단체장 임명제 전환 움직임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기초단체장들이 이를 막기 위해 조직적인 대응에나서고 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회장단 27명은 22일서울 구로구청에서 임시 공동회장단 회의를 갖고 지방자치발전특별위원회와 전국자치구청장협의회 구성,국제 지방자치단체연합(IULA) 가입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장단은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조사·연구·건의 등다양한 활동을 펼치기 위해 지방자치발전특별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초대 위원장으로 이시종 충주시장을 뽑았다. 위원회는 7개 분과로 나누어 각종 연구·조사 활동을 펼치게 되며,민선 단체장 존속의 필요성과 논리도 적극 개발,대국민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구성키로 한 전국자치구청장협의회는 임명제 전환저지를 위해 직접적이고 조직적인 활동을 펼치기 위한 것이다. 협의회는 “임명제 전환은 민주주의를 거꾸로 돌리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법의 테두리 내에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공동회장단은 이날 우리 지자체의 국제적 위치 향상및 대외 홍보를 위해 IULA에 가입키로 하는 한편,앞서 반납키로 한 내년도 자치단체장 봉급 인상분을 실업대책 기금이나 재해복구기금 등으로 활용키로 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편집자문위원 칼럼] 행정뉴스 차별화의 조건

    신문은 저마다 독특한 컬러가 있다.독자들이 생각하는 대 한매일의 정체성(identity)은 행정뉴스의 특화를 통해 ‘ 대한매일을 봐야 국정이 보인다’는 차별성에 있다.대한매 일의 이같은 강렬한 색깔과 이미지는 신문의 가능성과 함 께 한계성을 동시에 의미한다. 행정뉴스의 강화를 통해 차별적인 신문을 만들려는 노력 은 특색 없는 구상과 획일적 내용으로 비판받고 있는 국내 언론 현실에 비춰볼 때 바람직한 모습이자,신문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경영전략일 수 있다. 대한매일이 겨냥하는 행정뉴스의 독자들은 100만 공무원 과 300만 준공직자,그리고 행정의 변화에 민감한 이해관계 가 있는 분야의 종사자들이다.이들은 일반 독자와는 달리 분야별 전문성이 높은 계층이다.때문에 단순히 행정뉴스를 전달하는 객관적 저널리즘에 만족치 아니한다. 더구나 인터넷 신문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신문은 ‘뉴 스의 전달자’에서 ‘뉴스의 해설자’로 역할이 바뀌고 있 다.행정뉴스는 기본적으로 간접 취재의 산물인 경우가 많 다.행정기사를 다루는 기자의경우 관급 정보와 홍보자료 를 다듬는 일에 치중하기 쉽다. 이럴 경우 단편적인 행정정보가 난무하고 행정기관에 의해 가공된 이른바 ‘선전(propaganda)’형 정보가 독자들을 왜곡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결국 신문의 신뢰성에 치명적 인 독이 되고 독자들의 외면을 자초하게 된다. 적어도 대한매일이 다루는 행정뉴스는 독자들에게 꼭 필 요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정부정책과 공직사 회를 이끌고 비판·감시하는 깊이 있는 해설기사와 심층보 도 위주의 기획기사가 주조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보 도하고자 하는 사안에 대한 치밀하고 입체적인 취재를 통 해 해당 정책의 결정자와 집행자,이해관계자,공직의 상하 간,중앙과 지방의 서로 다른 입장과 견해와 갈등을 충분히 수렴,여과함으로써 국민과 공무원의 관심을 촉발해야 할 것이다.또 여론을 환기해 그들이 어떻게 기사내용을 받아 들이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하는 정보해설자 내지 정보 컨설팅 기능까지 수행할 때 진정한 뉴스의 특화가 이뤄질 것이다. 하루라도 대한매일의 행정뉴스를 놓치면 유용한 공공 정 보의 낙오자가 되고,공공 정책과 사업이 대한매일의 행정 뉴스 난을 통해 합리적으로 해석·검증돼야만 정책집행이 탄력성을 갖게될 정도의 권위가 확보될 때 성공적인 지면 의 차별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문제는 신문의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 기 위해서는,행정의 전문분야를 통찰하고 체계적으로 분석 하여 행정뉴스에 대한 고차원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행정전문기자 양성체제가 구축돼야 한다는 점이다. 즉,행정뉴스의 특화를 위해서는 분야별 행정 전문탐험·행 정컨설팅·행정해설기자,또 행정논설위원 등 전문분야 기 자 육성을 위한 기자 선발,재교육,배치 등의 자기혁신 프 로그램이 장기적 관점에서 시도돼야 할 것이다. 공직의 개방형 직위에 1순위 영입대상자로 대한매일의 해 당분야 담당기자가 거론되고,거꾸로 대한매일 행정뉴스 담 당데스크에 현직공무원이 스카우트되는 시기가 도래할 때, 대한매일은 대통령과 전 국무위원,그리고 모든 공직자가 반드시 봐야 하는,선택이 아닌 필수의 신문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다.뉴스의 차별화는 이처럼 지면의 양이 아닌 기사 내용의 질과 권위에 의해 결정된다. [박 명 재 국민고충처리위 사무처장]
  • [굄돌] 삶의 업그레이드

    베란다 한 쪽 켠에 긴 손잡이가 달린 꽃바구니가 몇 개 있다.생일,결혼 기념일 등 각종 축하 꽃바구니로 배달되었는데처음 그 화려하고 아름답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젠 앙상한 가시뼈처럼 남았다.문제는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계속 쌓아두기도 뭣하다는 것이다.온통 베란다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것을 볼 때 마음이 석연치 않아 어떻게든 처리를해야지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뤄오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발렌타인데이 때의 일이다.남자 친구들에게 줄선물을 마련하느라 대학 다니는 딸들이 동대문에서 초콜릿덩어리를 사와 원하는 모형을 만드느라 부산을 떨었다.방 한쪽에 모아둔 포장지도 꺼내고 망사도 펼쳤다. 그런데 베란다로 나가더니 마른 꽃은 덜어내고 빈 바구니만들고 와 먼지를 닦아내는 것이다.거실은 초콜릿 바구니를 꾸미느라 어지럽기 짝이 없었다.얼마 후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한 눈에도 탐스러운 근사한 초콜릿 바구니가 거실 한 가운데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집에서 만드는 것이뭐 대수로울까 했던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축하꽃들이 담겨져 왔을 당시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에 많은 생각이 교차되었다. 한 번 사용되었던 것들을 다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이어디 꽃바구니뿐이겠는가.쓰임새에 따라 얼마든지 깜쪽같은변신을 이루는 재활용품들이 우리 생활 주변엔 너무 많다.빈종이 상자나 망사들은 사실 한 번 쓰고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들이다. 요즘 EBS 문화센터에서는 아이들 옷 만들기에서부터 헌 의자 수리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적은 돈으로 새로운 물건을만들거나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방영하고 있다. 어느 집을 방문해도 재활용해서 사용하는 물건들을 하나씩은꼭 보게 된다. 이젠 그만큼 재활용 의식이 우리 생활 깊숙이보편화되어 있다는 얘기다. 나는 이 참에 재활용의 의미를 조금 넓게 보고 싶다.새로운문명에 밀려 자꾸 자괴감이 드는 중년 이후의 삶을 업그레이드시키는 한 방편으로 늦깎이 공부를 하거나 낯선 것에 도전해 보자는 얘기다. 새로운 것을 자꾸 만들어 내는 일은 이미 있는 것의 복합적모방에 다름 아니다.다르게 보기,새롭게 보기,거꾸로 보기에서 찾는다면 그만큼 큰 재활용은 없을 것이다. 박지현 시조시인
  • [씨줄날줄] ‘아전인수’ 對 ‘꼴불견’

    여야 대변인실이 입으로는 ‘상생(相生)의 정치’를 외치면서 행동은 상대방 흠집내기에 골몰하고 있다.야당인 한나라당은 일요일인 지난 11일 ‘DJP 야합정권의 후안무치 꼴불견작태 10선’에 ‘권력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나’라는 부제까지 달아 여당을 공격했다.이에 민주당은 몇시간 뒤 ‘한나라당과 이회창총재의 아전인수(我田引水)10선’에다가 역시‘대권에 눈이 멀면 사물이 거꾸로 보이는가’라는 부제를붙여 맞받아 쳤다. 여야가 서로 한치도 차이가 없는 난형난제(難兄難弟)의 모습을 연출했다.‘꼴불견 10선’에는 △국민과의 대화는 홍보쇼 △장관직 암거래 논란 등이 나열돼 있고 ‘아전인수 10선’에는 △안기부 예산횡령,강삼재 방탄국회 △이총재의 전주 이씨 역할론 등을 늘어 놓았다.여야 3당 원내총무들이 지난달 14일 “소모적 정쟁을 지양하고 정치 대혁신을 위해 노력한다”고 다짐한 뒤 한달도 채 지나기 전에 이같이 시장바닥의 욕설과 다름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뒤늦게나마 민주당의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13일 “앞으로 일체의저질논평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니 다행이나 두고 볼 일이다. 정치란 본래 말로써 하는 것이라고는 하나 여야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대변인실이 상대당에 대한 비방을 지금처럼증폭시켜 나가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잖아도 TV에 정치뉴스만 나오면 채널을 돌려 버리는 ‘정치 혐오증’이 확산되고있는데 또다시 ‘짜증나게 하는 정치’로 얼굴을 찌푸리게해서는 안된다.정당들이 저질 논평을 내놓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언론이 이를 그대로 보도해주기 때문이다.그 ‘말들’이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경구도 아닌데 단지 재미나다고 해서 ‘우스갯거리’의 가십(gossip)정치로 희화화하는 것은언론의 바른 길이 아니다. 차제에 각당은 중앙당 사무처 중심의 대변인실을 축소,부대변인들을 과감하게 줄이고 대변인은 당 공식입장과 당직자회의 내용만을 브리핑하는 수준으로 그 역할을 좁힐 필요가 있다.국회문제는 원내총무단에서,당 정책문제는 정책위의장단을 중심으로 발표하는 것이 의회정치의 활성화나 정당간 정책대결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앞으로대권경쟁의 시동이 걸리면 부대변인들이 여야 할 것 없이 십수명으로 늘어나게 될 것인데 이들이 토해낼 ‘말’의 공해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귀가 멍멍해진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드라마 ‘태조 왕건’ 제대로 보기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이 요즘 잘 나간다.그러나 다큐멘터리 작가 임종태는 ‘거꾸로 읽는 드라마 태조 왕건’(선재)에서 몇가지 이의를 제기한다. 고려 통일의 주체세력인 왕건과 패서인 및 나주상인들은 당시 동아시아 해상무역을 주도하던 백제계 중국교민(재당신라인) 출신의 해상호족이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고려는 교민정권이자 해상왕조이며 후삼국 통일의 원동력을 고구려·백제 유민사의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그러나 이드라마는 고려 창업의 결정적 계기가 된 재당신라인들의 한반도 서남해안 진출을 무시했고,경제적 실리를 중시하는 해상호족인 패서인과 나주상인들의 성격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고 나무란다.왕건이 후삼국 통일을 이룩할 수 있었던비결은 정치적 통일에 연연해 민생 안정을 도외시하지 않고경제적 실리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또 고려 창업을 대하는 기본 시각을 문제삼는다.후삼국시대는 농지를 이탈한 농민들이 마적 떼가 돼 약탈을 일삼던 16세기 일본의 전국시대 무법천지 상황과 유사했기때문에 조선의 유교적 전통과는 전혀 다른 시대라는 것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쇼군과 지방 호족들간의 철저한 실리관계가 아닌, 조선시대 유교 정신에 입각한 주군에 대한 충성관계로 묘사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드라마 ‘용의 눈물’에 대해서도 최영이 요동정벌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시대적 정황 등을 무시했다고 꾸짖는다. 멸망한 고구려의 유민으로 실크로드를 개척한 고선지의 8세기부터 조선이 창업한 14세기까지 한반도와 중국 일본의 실타래처럼 얽힌 역사를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주혁기자
  • 日경제 ‘3월 위기설’ 국내 파장 미미

    일본경제의 ‘3월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일본 금융기관들이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회수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설사 회수하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한국은행의 ‘일본계 외채 현황과 유출가능성 검토’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일본에 진 빚은 지난해말 현재 184억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외채의 13.5%로 미국계 외채(322억1,000만달러)에 이어두번째로 비중이 높다. 차입주체별로 보면 정부 38억9,000만달러,은행 66억5,000만달러,기업 등 기타 78억6,000만달러이다. ■실질단기외채는 21억달러에 불과 일본계 외채중 단기채는 61억5,000만달러이다.또 장기채중 잔여만기가 1년이내인 채권은 21억달러이다. 즉,일본의 상환요구에 당장 직면할 수 있는 채권규모는 총 82억5,000만달러인 셈이다.전체빚의 45%로 적지 않은 규모다. 일본위기 국내 전이설이 유포되고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빚의 내역을 들여다보면 실질 단기외채는 21억달러에 불과하다는 게 한은의 지적이다. 무역신용은한·일간에 무역이 지속되는 한,계속 만기연장(리볼빙)이 가능하기 때문에 총 단기외채중 무역신용(40억5,000만달)을 빼고나면 21억달러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또 잔여만기 1년이내 장기외채 21억달러는 일본의 경제위기와 상관 없이 당초 계획에 따라 올해 상환될 예정이다. ■은행도 염려없다 실질 단기외채 21억달러의 대부분은 은행이 진 빚(20억6,000만달러)이다.그런데 여기에는 국내 일본계 외은지점이 본지점으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11억9,000만달러)이 포함돼 있다.따라서 실제 국내은행(국외점포 포함)이 일본계 은행으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은 8억6,000만달러에 불과하다.이 빚의 절반 이상은 재일교포 지분이 많은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설사 일본계 외은지점의 차입금과 장기외채를 모두 포함하더라도 은행권에 돌아오는 만기 1년이내 외채는 30억6,000만달러에 불과하다”면서 “이 정도 지급능력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전철환(全哲煥)총재는 “만에 하나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다하더라도 최후의 보루인 외환보유액이 900억달러가 넘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맞불회수도 가능 국내 은행이 거꾸로 일본에 투자한 정상채권은 46억달러이다.이중 잔여만기가 1년이내인 채권이 26억4,000만달러이다.만약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출회수를 시도하더라도 우리나라 역시 ‘맞불회수’로 응수,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관계자는 “일본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실제 대출회수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주사제 제조·투여 모두 의사 몫”

    최선정(崔善政) 보건복지부장관이 요즘 ‘양치기 소년’이된 느낌이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쳐도 귀담아 듣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최 장관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정치권의 주사제 논란과 관련,“주사제의 의약분업 제외가 의약분업 원칙을 훼손한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심경을 피력했다.그는‘정책이 오락가락했다’‘준비부족이다’는 비판은 수용할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약분업 원칙훼손’이라고 말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 장관은 “의약분업의 근본 취지는 ‘의사는 의사노릇,약사는 약사노릇’을 하도록 하자는 데 있다”고 말문을 연 뒤“주사제의 경우 의사가 분말 주사제에 증류수를 타서 주사기에 넣는 것이 일종의 조제 행위이고,주사제를 환자의 몸에넣는 것이 투여 행위가 돼 약사의 행위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주사제는 의사가 ‘의사 노릇’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 ‘약사 노릇’과는 무관하다는 논리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거꾸로 생각하고 있는 것과 관련,정부의 과실이 있었음을 솔직히 인정했다.의약분업의 장점을 홍보하면서 ‘불편하더라도 항생제와 주사제 오·남용을 줄일수 있다’고 강조,오해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최 장관은 이같은 소신에도 불구,주사제가 계속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경계했다.가능한 한 약사법 개정안이 빨리처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주사제 논란으로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것도 많다”고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주사제 오·남용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일반국민들도 주사제의 폐해를 알게 돼 주사제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기고] 한·미 정상회담의 과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 계획과 대북관계를 둘러싸고 한·미간에 이견이 있다는논란이 한창이다.클린턴 행정부와는 다른 대북정책 기조를주장하던 부시 행정부가 취임한 직후라 한·미간에 일정한견해차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어떻게 각자 주권을 가진 서로 다른 두 나라 사이에,게다가 남북관계,한반도 정세에 획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차이가 없을 수 있겠는가? 대북정책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기 위해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98년 3월대통령 취임 후 첫 번째 정상회담인 클린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김대통령은 대북 경제제재 조치 해제를 요청하며 이미‘포괄적 타결 방안’의 일단을 내비친 바 있다.김대통령의제안에 대해 답보상태에 빠진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하는 처지였던 클린턴 대통령은 그것은 미국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소극적인 답변으로 나왔다.이후 8월 초 미 의회에 북한의 대륙간 탄도탄 개발 위협을 강조한 럼스펠드 보고서가제출되었고 미국 내에는 대북 강경론이 고조되었다.이에 응수나 하듯이 8월 말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가 단행되었다.‘깡패 국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미 의회에서 NMD예산이 순조롭게 통과된 것은 물론이다. 페리 보고서가 발표되어 다시 북·미관계가 대립에서 협상기조로 전환한 것은 NMD 예산 통과라는 장애물이 제거된 후였다.북미관계는 순조롭게 진전되어 역사적인 북·미 공동성명,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방북,클린턴 대통령 방북 검토로 이어졌다.이 과정에서 남한의 대북정책,그리고 남북 정상회담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두 말을 요하지 않는다.NMD계획도 미사일 실험발사의 잇단 실패에 부딪쳐 제한적 추진 방침으로 후퇴하게 된다.그런데 북·미 미사일 협상이 타결될 막바지에 미국 정권교체가 일어나고 북·미 관계도 소강상태에 들어가고 말았다.미 부시 행정부는 이제 재기하려는 NMD 계획을 도와줄 북한 미사일 발사를 ‘미워도 다시 한번’ 원하는 듯하다. 부시 행정부의 북한 변화에 대한 엄격한 평가는 거꾸로 읽을 필요가 있다.부시 행정부는 NMD 문제가 일단락될 때까지는 북한이 너무 타협적으로 나오는 것은 원치 않는 것같다. 오히려 ‘깡패 짓’을 하며 버티기를 바라는 것이 본심일지 모른다.그러나 북한은 98년 8월 말 당시의 북한이 아니다. 북한은 러시아,중국의 협력을 배경으로 적극적인 타협책을제시하고 있다.중국,남한과의 협력을 통한 경제정책 변화도시사하고 있다.남북관계도 정상회담을 통해 돌아 올 수 없는지점을 건너고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98년 3월 시점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새 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하지만 남한도 당시의 남한이 아니다.우리는 클린턴 정부의 강경기조가 협상기조로 바뀌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 본 경험이 있다.무엇보다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변화한 현실이 큰 힘이 된다.남북관계,북한의 대내외 정책,한반도 정세의 변화를 과장도 하지말고 있는 그대로 설명하면 족하다.나아가 예정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실현된다면 현재의 한·미 관계는 남한의 대미 관계가 한 차원 더 높아질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서동 만 상지대교수·국제정치
  • [발언대] ‘주민소환제’ 빠를수록 좋다

    지방자치제도가 근본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민선 단체장의각종 비리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지방자치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제2기 민선단체장 248명 가운데 46명이 뇌물수수와 선거법 위반,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돼 사법부의심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단체장의 18.5%로,5명 가운데 1명이 사법처리된꼴이다.그야말로 충격적인 수치다.단체장의 한 사람으로서주민에게 도저히 고개를 들 수가 없는 게 요즈음의 심정이다. 과거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임명직 단체장의 독선과 중앙정부 눈치 보기,주민 무시 행정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민주화운동을 통해 이뤄낸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오늘의 현실에 국민의 시선이 매섭다.그래서 들고나온 게 정치권의 기초단체장 임명직 전환 추진이다. 하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뿌리내리는 한국의 지방자치제도에서 기초단체장 임명직 전환은 지자제의 뿌리를 송두리째잘라내는 것과 다름없다.임명직 전환은 곧 지방자치를 그만두고 중앙정부의 지방 통제를 강화하자는 것이며 이는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그동안의 지자제실시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책임 행정을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편에 서는 수요자 중심의 행정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앞선 통계가 말해주듯 선거나 개인의 욕심만을 앞세운 일부 단체장이 다시 등장하지 않으리란 법이 어디 있겠는가.따라서 이번 기회에 민선 단체장의 독선을 견제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 도입’을,단체장이라는 신분에 앞서 주민의 한사람으로서 적극 지지하고 찬성한다.시행착오를 겪는 지방자치의 병폐를 주민 스스로가 참여하고 감시해 개선토록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물론 그 범주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본을 해치지 않아야 함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기초단체장과부단체장의 임명직 전환은 마치 국회의원 일부가 사법처리되었다고 해서 국회의원을 뽑지 말자는 논리와 같다. 소뿔을 고치려다 소를 죽여서는 안되듯 지방자치의 튼실한착근을 위해 지방자치의 골간이 되는 주민들의 참정권을송두리째 빼앗아서는 안될 것이다. △김완주 전주시장 /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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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730 김대중 정부 3년:평가와 대안(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지음, 이후 펴냄)진보세력의 눈으로 바라본 현정권의 공과.정치 경제 사회 복지 인권 등 21개 주제별로 현황을 진단하고 문제점의 원인분석과 대안을 제시.총론에서 지난 3년을 ‘신자유주의 함정에 빠진 총체적 실패’라고 규정하고 진보적 구조개혁과 새로운 정치세력의 성장·집권을 주장한다. 정치에는 낙제점을 준 반면 통일정책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평가하면서도 현실적 인식과 냉전적 인식의 혼재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거꾸로 가는 조세정책과 신자유주의정책으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와 언론의 공공성 상실 등을 지적했다. 1만5,000원◆자유로서의 발전(아마티아 센 지음,박우희 옮김,세종연구원 펴냄)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발전론.인간이 향유하는 실질적 자유를 확장시키는 과정을 발전으로 간주.전례없는 풍요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현대인들이 여전히 기아와 빈곤,정치적 자유의 침해 등 놀랄만한 권리 박탈과 궁핍,억압 속에사는 문제들을 극복하는 것이 발전의 중심부분이라고 강조. 정치적 자유,경제적 편의,사회적 기회,투명성 보장,보호적안전의 5가지 유형별로 도구적 자유를 고찰.국가와 시장,법체계,정당,언론 등 사회적 장치들이 개인의 실질적 자유 증진에 얼마나 공헌했는지도 분석.1만5,000원◆절망의 시대 선비는 무엇을 하는가(허권수 지음,한길사 펴냄)올해로 탄생 500주년을 맞는 실천의 사상가 남명 조식의생애와,‘경의(敬義)’로 요약되는 사상을 담은 평전.사화와 권신들의 횡포가 난무한 16세기 조선 유림사회의 복원도이기도 하다.세 임금에 걸쳐 12차례나 벼슬을 제수받았으나 모두 사양하고 난세를 극복할 제자 양성에 주력.퇴계 이황과함께 16세기 조선 성리학의 양대산맥을 이뤘던 대학자임에도 불구하고 후세에 덜 알려진 이유는 그가 실천을 중시한 나머지 저술을 거의 남기지 않았기 때문. 황진이 토정 이지함 등과의 교류도 소개.1만1,000원◆의사대란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이종찬 지음,몸과마음 펴냄)한국의료의 미국식 의료에 대한 종속적 상황을 바꾸지 않는 한 의료개혁은 또다른 대란을 초래한다고 강조. 19세기에 서양의학을 수용했던 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모국어를 팽개치고 영어로 의술행위를 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우선 진료기록부를 한글로 쓰자고 제안.시민단체에도전문가들의 컨설팅에 근거한 의료정책 중심의 방식에서 탈피,풀뿌리 조직에 기반한 생활건강 중심의 운동에 앞장서도록주문.정상분만하기 힘든 임산부를 위해 도입된 제왕절개술이 남용되는 등 ‘수단의 반역’이 심각하다고 지적.1만2,000원◆서가에 꽂힌 책(헨리 페트로스키 지음,정영목 옮김,지호펴냄)도서관하면 무조건 연상되는 게 천장까지 닿는 책꽂이에 빼곡히 꽂힌 책들.일견 당연해뵈는 이런 책꽂이 문화는그러나 책이 진화해온 역사에 비춰보면 끄트머리에 출현한것이다. 지은이는 고대 두루마리부터 첨단 e-북까지 책의 양태변화를 따라 훑으며 보관법 변천사,즉 독서문화의 테크놀로지에 현미경을 들이댄다.사슬로 묶여 독서대에 세워지기도 했던 책이 일어나 꽂히기까지 걸린 세월은 1,200여년. 이처럼 책 소장과 관련된 소소한 야사들이 애서가들을열광시킬만 하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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