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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은 찾아온다, 비밀·욕망·불안 속 허약한 당신에게도

    아침은 찾아온다, 비밀·욕망·불안 속 허약한 당신에게도

    “삶의 위치가 한순간에 뒤바뀌는 징후나 기미가 있을 때,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작은 기척에 이끌려요.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람의 실패에도 눈길이 가고요. 그런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니까 자꾸 화자로 불러내게 되네요.” 편혜영(41)이 직조한 네 번째 소설집 ‘밤이 지나간다’(창작과비평)도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다. 건조하지만 치밀한 문장, 불편할 정도로 냉담한 관찰력이 장기인 작가는 이번에도 특유의 솜씨로 밀도 높은 이야기들을 부려놓았다. 철거가 임박한 아파트에서 노년의 여인은 죽음처럼 엄습하는 불청객을 맞닥뜨린다(야행). 인생을 파국으로 치닫게 할 비밀을 잉태한 중년의 남자는 ‘태연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피해자를 가해자로 전락시킨다(밤의 마침). 벙커 제작사에서 일하는 남자는 닥치지도 않은 재앙에 대한 불안에 허우적댄다(블랙아웃). 이렇게 8편의 단편들 속에는 허약한 일상을 찢고 틈입해 들어오는 불안의 기운이 서려 있다. ‘아오이 가든’(2005), ‘저녁의 구애’(2011) 등 전작에서 멀끔해 보이는 문명세계의 비밀을 폭로해온 그가 이번엔 개인의 내밀한 비밀 세계로 손을 뻗었다. “사람들이 지키려는 비밀, 그리고 그 속에 깃든 욕망은 자기만의 서사를 구축해주는 장치”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비밀을 사수하느라 더없이 고독해지기도 하지만, 비밀이 없다는 데서 오는 비관으로 수치스러워하기도 한다. ‘야행’의 주인공은 죽은 남편이 이렇다 할 비밀 하나 없는 인생을 살았다는 데서 안도가 아닌 실망을 느낀다. 자신의 인생마저 시시해지는 것 같은 모욕감 때문이다. 추잡한 비밀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밤의 마침’의 주인공은 그렇게 해서 끝내 지키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는지조차 모른다. ‘비밀의 호의’의 주인공은 자신의 남루한 삶을 이웃에게 폭로하는 여동생을 요양시설에 버린다. 그리곤 비밀이 폭로될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온함을 느낀다. 초기작에서 그로테스크한 상상력과 엽기적인 묘사들을 펼쳐보였던 작가는 이제 인간의 사소한 감정과 일상의 작은 틈새에서 길어올린 통찰력으로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초기 소설에는 적나라하고 노골적인 상황과 직설적인 문법들이 많았어요. 그게 조금씩 은유적으로 감춰져 가고, 인물들이 온화해지니 아쉬워하는 독자들도 있죠. 하지만 제 소설 속 인물들의 기본적인 정서는 변함없어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스스로 변혁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는 무력감, 대항할 의지도 희망도 없고 뭘 지켜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계속 일상을 영위해가는 인물들이죠.” “일상의 삶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는 파국의 조짐을 묘사하며 불안을 축조해내던 편혜영의 소설은 이제, 그 안에서 거꾸로 삶의 기미들을 찾으려 한다”는 조연정 문학평론가의 해설처럼, 그의 소설에서는 드물게 희망의 기미도 감지된다. 아이를 잃은 고통에 중독되어 있던 엠은 같은 고통을 공유하던 부모들의 모임에서 돌발적인 웃음으로 주위를 아연실색하게 한다(해물 1킬로그램). 고통도 때론 잦아들고 잊힐 수 있음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부정형의 명령만 늘어놓던 부모 밑에서 메마른 삶을 이어온 남자는 처음으로 한 여자에게 이끌린다(가장 처음의 일). ‘언젠가는 어둠에 익숙해질 것이다. 유구히 어두울 수만은 없다. 그것이 이 세상의 유일한 법칙이다’는 마지막 문장처럼, 제목처럼, 밤이 지나가는 순간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물이 솟구치네?…아래서 물나오는 ‘거꾸로 샤워기’

    물이 솟구치네?…아래서 물나오는 ‘거꾸로 샤워기’

    이제 샤워 물이 위에서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것 같다.   최근 호주 출신의 디자이너 대니 벤렛이 물이 거꾸로 나오는 샤워기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실내 시설이 아닌 야외 어느 곳에서나 설치가 가능한 이 샤워기는 한마디로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샤워기는 헤드와 수도꼭지 등이 필수적이지만 이 샤워기에는 이런 기구들이 보이지 않는다. 사용자가 동그란 샤워 판에 올라가기만 하면 아래에서 고압의 물이 3.7m 까지 솟구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벤렛은 “아이들이 정원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위에서 노는 것을 보고 제품 아이디어를 얻었다” 면서 “이 샤워기에 올라가면 한 여름에 비를 맞는 듯한 시원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샤워판 위에 올라서고 내려서는 것 만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 면서 “하단에 호스를 통해 물 만 공급하면 숲 속에서도 설치해 샤워를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남 ‘盧, 金 발언에 동조’ 답변” vs “남 ‘NLL포기 단어 없다’ 말해”

    “남 ‘盧, 金 발언에 동조’ 답변” vs “남 ‘NLL포기 단어 없다’ 말해”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특위가 5일 진행한 국정원 기관보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특위위원들은 남재준 국정원장을 상대로 서로 자기 당 측에 유리한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해 충돌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국정원 직원 매관매직 의혹과 국정원 여직원 인권유린 등을 집요하게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대선을 국정원이 조직적·계획적으로 개입한 불법 선거로 규정하면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남 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여야는 기존 합의대로 남 원장의 인사말 등 모두발언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로 진행했다. 남 원장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에 대해 “독자적인 판단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설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남 원장은 “직원들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설득했다”고 국정원 내부의 강력한 이견이 있었음을 밝혔다. 여야는 남 원장의 발언을 서로 유리하게 해석하는 등 기싸움을 벌였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이 중간 브리핑에서 “남 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없애자는 김정일의 발언에 동조했기 때문에 NLL 포기라고 본다고 했다”고 하자,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남 원장이 NLL 회의록에 포기라는 단어는 없다고 답변했다”고 정정했다. 또 정 의원이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검찰 공소장 내용을 시인하느냐는 질문에 남 원장이 부인도, 시인도 안 한다고 했다”고 했지만, 권 의원은 “원 전 원장에 대한 선거법 적용이 적절치 않다고 발언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정 의원이 “남 원장은 국정원의 대북심리전단이 2005년 1개팀에서 2009년 4개팀으로 확대 개편되는 과정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재가가 있었다고 했다”고 하자, 권 의원은 “1개팀을 4개팀으로 증가시키는건 원장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남 원장은 또 전·현직 국정원 직원의 청문회 증언 허가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국정원 여직원 감금과 관련, 민주당 김민기 의원이 “경찰이 통로를 확보해 주겠다며 나오라고 했는데 이게 감금이냐 잠금이냐”고 추궁하자, “다시 파악해서 보고드리겠다”며 답변을 주저하기도 했다. 이날 방청석에는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남 원장은 007가방(서류가방)을 들고 입장, 치밀하게 준비했다. 남 원장이 의원들에게 거꾸로 질문하자 야당 특위위원들이 “태도가 불량하다”며 문제 삼았고, 여당 특위위원들은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발언을 지적하며 한때 정회되기도 했다. 앞서 국정원 기관보고는 오전 한 차례 파행됐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어 “지상파 3사가 생중계를 못하겠다고 통보했다”며 기관보고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여야는 긴급 간사 회동을 갖고 방송사에 대한 생중계 요청과 함께 오후 2시에 재개하기로 결정, 가까스로 무산 위기를 넘겼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서울 9개 경전철 경제적 타당성 기준은 넘었지만…재무적 수익성은 모두 기준 이하

    지난달 24일 발표한 9개 경전철 건설 방침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서울시가 경제적 타당성에 관한 보고서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오는 9일쯤에는 사업 관련 전체 보고서를 모두 공개할 방침이다.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해 온 시민사회단체들과 평가 기준, 전망 등을 두고 논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일 서울시가 홈페이지의 열린정보광장을 통해 공개한 경제적 타당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일단 9개 경전철의 투자 대비 수익을 뜻하는 경제적 타당성 지수는 모두 1.0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는 신림선으로 1.16, 최저는 위례~신사선으로 1.01이 나왔다. 서울시는 경전철 건설 방침을 발표할 당시 경제적 타당성이 1.0을 넘는 구간만 사업을 추진하고 0.8~1.0 사이 값이 나온 화곡선, 신림연장선 등은 추가적인 수요가 발생할 때까지 남겨두는 예비 구간으로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재무적 타당성만 따졌을 때는 수익성 지수가 1.0을 넘긴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천정욱 교통정책과장은 “대개 세금으로 만드는 사회기반시설의 경우 재무적 타당성 자체가 1.0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고, 거꾸로 말해 그렇기 때문에 주변 지역 개발, 후생 복지 증대 등의 여러 파급 효과를 감안해 세금을 투입해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경전철의 경우 수요 예측을 아주 보수적으로 했음에도재무적 타당성에다 차액 보전과 부대사업 수입 등을 반영한 경제적 타당성에서는 1.0을 넘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자료만으로는 사업의 타당성을 다 따질 수가 없다”면서 “경기 용인, 의정부, 경남 김해 모두 수익 악화를 초래한 만큼 각계 전문가들과의 충분한 토론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김여사’ 해외진출?… ‘진격의 김여사’ 해외언론서 화제

    ‘김여사’ 해외진출?… ‘진격의 김여사’ 해외언론서 화제

    ’김여사’의 해외진출? 한 한국인 여성이 운전 중 사고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해외언론에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허밍턴포스트, 호주 뉴스닷컴 등 영미권 해외언론은 2일(현지시간)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운전 사고를 담은 영상을 소개했다. 이 영상의 제목은 ‘진격의 김여사’. 영상은 한 여성이 한적한 시골길에서 운전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운전 초보인 이 여성은 직진 7초 만에 차량을 뒤집어 버리는 ‘괴력’을 발휘한다. 특히 영상 속에는 남편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긴박한 목소리로 “브레이크. 브레이크. 브레이크”라고 소리치는 음성도 담겨있다. 해외언론에서는 이 영상을 운전면허 시험 중 일어난 사고로 옆에 탑승한 남자가 시험 감독관이라고 보도했다. 이 영상을 본 해외네티즌들은 “이 같은 사고는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한다”, “일부러 거꾸로 주차한거 아니냐” “한국에서는 저런 사고가 매일 일어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호주 통신원 유지해 jihae1525@hotmail.com
  • [문화마당] 순위 조작시대/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순위 조작시대/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순위가 조작되는 시대다. 출판계에 이어 가요계도 ‘음원 사재기’라는 오명과 비난 앞에 서 있다. 영화계도 인터넷 평점 순위가 조작으로 점철되어 있다. 오랫동안 곪아 있던 상처가 터진 것이다. 문화계는 요즘 전 방위적인 순위 조작에 진정성을 잃고 있다. 최근 한 기자가 필자에게 물었다. 요즘 가요를 제작하는 기획사들의 화두는 무엇이냐고. 나는 서슴지 않고 ‘음악차트 순위 10위’라고 답했다. 앨범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가요시장에 음원시대가 도래한 지 오래다. 이 탓에 모든 가요제작자들이 음원을 발표하고 난 뒤 숨을 죽인 채 줄곧 한 곳만 바라보게 됐다. 바로 음악 사이트의 차트다. 1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가 매겨지는 메인 차트. 이곳에 자사의 음원이 머무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음원의 차트 10위 진입은 여러모로 얻는 것이 많다. 우선 음악팬들과 미디어의 집중 조명이다. 10위 안에 들어야 음악 대접을 받는 분위기다. 10위권 밖은 패잔병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음악적 완성도나 음악성에 대한 집중적인 평가는 어디에도 없다. 오직 몇 개 차트 석권으로 음악이 평가받는 시대다. 이쯤 되면 돌파구가 사라지게 마련이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거라며 마지막 꼼수도 등장한다. 많게는 수억원을 들여 음악차트에서 원하는 순위권을 유지하는 ‘음원 사재기’가 만연해 있다. 아직 수사를 통해 드러나진 않았지만 가요계는 유명가수도 포함돼 있다는 소문으로 흉흉하다. 결국 대중이 열광하지 않은 노래가 1위를 차지하면서 눈길을 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음악적 진정성이 음악차트에 가려지는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인지도가 없는 신인 뮤지션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상적인 차트 진입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사재기를 통한 음악적 왜곡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다양하고 완성도 있는 음악이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영화계 역시 마찬가지다. 한 방송사에서 폭로한 내용을 통해 이미 감지하고 있었던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한 영화 배급사가 영화 홍보 대행사와 주고받은 이메일에 홍보 대행사가 평점 작업을 조작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홍보 대행사가 영화에 호의적인 평점을 개봉 전 200개, 개봉 후 1100개를 포털사이트에 올려주는 조건으로 수백만원을 요구했고 그 거래가 성사되었다. 예고 동영상 조회 수를 수십만 건까지 올려준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음원 사재기의 징후는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사무국장의 발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4분짜리 노래 한 곡을 들었을 때 24시간 기준 한 사람이 들을 수 있는 횟수는 몇 백 회 정도다. 그런데 많게는 1만회까지 나왔다는 것은 한 사람이 정상적으로 들었다고 볼 수 없는 이용 횟수라는 것이다. 콘텐츠 역시 치열한 경쟁 속에 놓여 극단의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이는 대중의 평가 속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 편법을 동원해 이를 거꾸로 되돌리는 것은 한순간의 영화에 불과하다. 생명력을 얻기 어렵다. 더구나 편법이 새 인재 등용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된다면 우리 문화의 손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일등만 인정받는 사회는 결국 모든 사람들이 인정을 못 받는 사회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스친다.
  • 56개국 교과서 ‘한국 오류’ 587건

    56개국 교과서 ‘한국 오류’ 587건

    풍차와 튤립, 간척지, 하멜과 히딩크, 정치·경제 선진국…. 한국인들이 네덜란드에 대해 갖는 국가 이미지다. 거꾸로 올해 초 조사에서 네덜란드인은 ‘분단’, ‘북한핵’과 함께 ‘수산물 가공국’이란 단어에서 한국을 연상했다. 네덜란드 초등학교(6학년) 지리 교과서에서 “바다에 면한 한국에서는 어업이 중요하고, 값 싼 임금으로 손질된 생선이 네덜란드 슈퍼마켓에서 판매된다”고 한국을 묘사했기 때문이다. 하병규 외교부 문화교류협력과장은 ‘한국 바로알리기 사업 10주년’을 맞아 31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팰리스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한국을 제대로 알리는 공공외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올해 7월 네덜란드 지리 교과서 한국 분량에서 ‘1960~70년대 생선을 손질하는 어민’ 사진을 빼고 ‘전자공장 연구원 사진’과 ‘한국은 스마트폰, 디지털TV, 자동차, 대형 선박을 해외에 수출하는 나라’라는 묘사로 대체시킬 수 있었던 것도 공공외교의 성과라는 설명이다. 하 과장은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각국 교과서에 실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한국학 발전을 위한 지원예산이 매년 500억원 수준으로 중국(1300억원)과 일본(6200억원)에 크게 못 미치고,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외교부 등에 분산돼 추진되고 있는 점이 한국을 제대로 알리는 공공외교 활성화를 막고 있다. 안지영 한국문화교류센터 연구원은 “2006년 러시아 교과서는 기모노를 입은 여인 삽화와 함께 엉뚱한 내용을 한국 전래동화로 소개했고, 2010년 베네수엘라 교과서는 저개발 농업사회인 남한이 광물이 많은 북한보다 못산다고 설명했다”면서 “지금까지 56개국 587건의 오류를 찾았지만, 최근 3년간 오류가 시정된 경우는 48건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현빈 복귀작 영화 ‘역린’, 정은채·조정석·정재영·박성웅 합류

    현빈 복귀작 영화 ‘역린’, 정은채·조정석·정재영·박성웅 합류

    현빈 복귀작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영화 ‘역린’의 출연진이 확정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역린’의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현빈에 이어 정재영, 조정석, 박성웅, 정은채 등 주요 배역 캐스팅을 마무리했다”고 29일 밝혔다. ‘역린’은 조선시대 정조의 암살을 둘러싸고 죽이려는 자와 살리려는 자, 살아야만 하는 자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작품으로 배우 현빈이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선택해 관심을 끌고 있다. 본래 역린은 ‘용의 목에는 거꾸로 난 비늘이 있는데 그것을 만지는 자는 반드시 죽는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군주가 노여워하는 군주만의 약점 또는 노여움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영화 ‘역린’에서 현빈은 비운의 왕 ‘정조’를 연기한다. 정재영은 왕의 서가를 관리하는 상책 ‘갑수’ 역을 맡아 현빈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조정석은 살인을 위해 길러진 청부살수 ‘을수’ 역을 맡았고, 올 상반기 흥행장 ‘신세계’에서 인상 깊은 악역 연기를 펼친 박성웅은 금위영 대장 ‘홍국영’으로 활약한다. 홍일점으로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신예 정은채가 나선다. 정은채는 왕의 의복을 관리하는 세탑방의 궁중나인 ‘월혜’ 역으로 출연한다. 영화 ‘역린’은 ‘다모’, ‘패션70s’, ‘베토벤 바이러스’, ‘더 킹 투하츠’ 등 인기 드라마를 연출한 이재규 PD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對중국 수출 ‘0’… 한국 김치가 운다

    對중국 수출 ‘0’… 한국 김치가 운다

    “중국에 김치 공장이 너무 많이 생겨서 도통 수출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치 붐을 일으킨 건 우리들인데 거꾸로 그것 때문에 발목이 잡힌 꼴이 됐습니다.”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무역투자진흥회의. 김치 생산업자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이들은 중국이 한국산 김치에 대한 위생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수입을 금지하고 있어 올해 대(對) 중국 김치 수출액이 전무하다고 했다.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중국에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여론을 수렴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김치 생산업자들은 ‘음식 한류(韓流)’로 중국에 김치 공장이 대거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김치를 수입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음식 한류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 중국 김치 수출액(공식 통관 집계)은 1만 5000달러(약 1680만원)로 2010년 37만 8000달러의 4%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만 5000달러어치라도 팔린 것은 한국음식 전시회 목적으로 중국에 건너간 물량 때문이었다. 올들어서는 수출 실적이 전무하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물 등 개인적 용도로 사 가는 수준 외에 ‘수출’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선적은 ‘제로’(0)였다. 반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중국 김치는 1억 1082만 6000달러 규모로 1200억원이 넘는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중국이 지난해 1월부터 우리나라 김치에 대장균이 100g당 30마리 이하여야 한다는 ‘파오차이’(泡菜)의 위생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파오차이는 소금에 절인 채소에 조미료를 넣고 밀봉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절임채소다. 발효 과정이 없기 때문에 대장균이 극소수다. 하지만 김치는 대장균을 억제할 수 없다. 완전히 발효가 끝난 신김치는 대장균은 없는 대신 유통이 힘들고 소비자도 외면한다. 김치의 국제식품규격(CODEX)은 따로 있다. 한국 김치를 수출할 때 일본과 미국도 이 기준을 따른다. 하지만 유독 중국은 자국의 기준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한 국내 김치업체 관계자는 “파오차이와 김치의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요구르트 업자에게 우유와 같이 유산균을 없애라는 것과 같다”면서 “파오차이의 세계화를 노리고 있는 중국이 한국의 김치를 경쟁 상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중·일 농업장관 회의에서 발효채소 식품에 대한 위생기준을 새로 만들라고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아직 중국 측의 움직임이 없다. 정부는 오는 8월 한·중 식약처장 회의에서 다시 한번 중국에 요구할 계획이다. 김치 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중국에서 김치 위생기준이 새롭게 나와도 실제 세관에서 적용하기까지 여러 달이 걸리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김치와 같이 음식 한류를 타고 세계화가 되었지만 오히려 우리나라 수출의 발목을 잡는 농산물 문제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신고 배’ 역시 수년 전부터 중국 산둥(山東)성 지역에서 재배하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서 국내에서 생산한 토종 신고 배를 밀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세계화된 ‘토종’을 지키기 위해서는 중국산과 차별화된 고급 김치를 지향하면서 가격 경쟁력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응수 세계김치연구소 세계화연구본부장은 “한국 김치의 품질이 좋은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수출 김치의 경우 배추와 무 등에 밭농업 직불제를 적용하고 김치 제조를 자동화해 재료 및 인건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산 김치의 수출단가는 지난해 기준 ㎏당 4.38달러(약 4900원)으로 중국산 김치 수입단가(㎏당 0.5달러·약 560원)의 8.8배에 달해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中 시진핑 체제 이후 북핵정책 변화 뚜렷”

    한·미·중 3국 간 북핵 공동대응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출범 후 북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방향 전환이 분명해지고 있다는 중국 학계의 분석이 나왔다.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16일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주최한 ‘시진핑 정부의 대외정책과 사회개혁’ 세미나에서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목표와 방침은 반성을 통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시진핑 체제의 북핵 정책은 뚜렷이 변화하고 있고, 한·미 양국과 협조 강화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확고한 안보 목표로 상정하는 등 북핵 기조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신보(吳心伯)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 상무부원장도 “중국이 북·중 양자 관계에서도 정치·경제적 압박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류장융(劉江永) 칭화(淸華)대 당대국제관계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중국인민외교학회가 공동개최한 ‘제18차 한·중미래포럼’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정의는 ‘비핵무기화’로, 이는 거꾸로 남북 모두에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권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는 결국 북한의 이익에도 부합되는 것으로 (관련국들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순히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권을 토대로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는 의미로 들린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정기홍의 시시콜콜] ‘4대강 감사’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한계

    [정기홍의 시시콜콜] ‘4대강 감사’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한계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8년이란 공사 기간 내내 논란에 휩싸였다. 8조원 가까이 투입된 이 사업을 두고 언론은 하루가 멀다 하고 허브공항의 허실과 부실공사 문제점을 캤다. 어느 날 대낮에 한 건물의 천장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연일 청와대 주재 대책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지금 세계적 국제공항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4대강 감사’ 논란을 접하며 10여년 전 기억이 되살아났다. 4대강 감사 논란의 꼭짓점은 ‘대운하를 전제로 공사를 했느냐’와 ‘정치 감사 여부’다. 기자가 접했던 감사원은 논란거리에 ‘모른다’고 할지언정 ‘거짓말은 안 하는’ 조직이다. 사실관계만은 확실히 집어 낸다. 아니나 다를까. 2011년 초부터 시작된 세 차례의 감사가 ‘미친Ⅹ 널뛰듯 한다’는 지적에 감사원의 입장은 단호하다. ‘정치 감사’ 의혹에는 결코 자유롭지 못하지만 세 차례의 감사 내용만큼은 틀리지 않다고 본다. 그런데 감사 과정에서 빠뜨린 게 있다. 대운하 중단 발표 이후 만든 균형위안과 기획단안, 중간보고안엔 사업 내용이 들어 있다. 낙동강만 떼놓고 보면 4대강 사업계획이 구체화된 중간보고안(2009년 2월)에 최소수심 4m에 중형보 5개를 건설하는 것으로 돼 있다. 4대강안(최소수심 4~6m, 중·대형보 8개)과 대운하안(6.1m, 대형보 6개)도 어렵지 않게 대별된다. 4대강안이 나왔던 때가 중간보고안 2개월 뒤였으니 이것만 파고들었으면 1차 감사 때 감사 의견을 내놓을 수 있었다. 시쳇말로 ‘알아서 긴’ 꼴밖에 안 된다. 감사원의 한계다. 감사원은 또 사업안 변경으로 당초 사업비(18조)보다 4조원이 더 투입돼 예산을 낭비했다고 밝혔다. 이 또한 이상하다. 어김없이 구사하던 ‘국책사업이기에 향후 변수’란 문구가 빠져 있다. 국책사업은 현재 잣대로 들이댈 수 없다는 것은 감사원이 더 잘 안다. 고속도로를 낼 때도 확장을 염두에 두고 예비도로를 만들고, 여분 터널도 기본 공사만 하고서 때를 기다린다. 이를 예산 낭비라 보지 않는다. 이명박정부가 잘한 건 아니다. 대운하 사업 포기를 약속한 마당에 대운하 사업계획을 4대강 사업에 원용했다면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했다. 홍수 예방과 수자원 확보 등 4대강 사업의 가치는 무시할 수 없다. 거꾸로 이를 실현하지 못하면 단군 이래 최악의 사업으로 남을 수 있다. 변수는 많다. 1968년 경부고속도로 건설 때 차량은 10만여대밖에 안 됐다. 하지만 예산 낭비란 야권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해 경제 부흥의 주춧돌이 됐다. 세종시와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은 아직 제자리를 못 잡고 있다. 감사원에 당장 세종시 전면 감사를 요구한다면 견강부회일까.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접고 공과에 대한 과학적 판단을 후세대의 몫으로 남겨 놓았으면 한다.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사이드 이펙트’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사이드 이펙트’

    ‘사이드 이펙트’(Side Effects·11일 개봉)는 스티븐 소더버그가 과거의 작가들을 불러내 벌이는 일종의 게임 같은 영화다. 옛 영화의 리스트가 떠오르는 건 드라마가 끝나고 카메라가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서부터다. 멀리 브루클린 브리지가 보이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돌려 ‘사이드 이펙트’와 옛 영화들의 상황을 짜 맞출 때에야 영화의 본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사이드 이펙트’는 우울증 환자 에밀리(루니 마라)와 정신과 의사 뱅크스(주드 로)의 이야기다. 두 사람 사이로 에밀리의 남편 마틴(채닝 테이텀)과 또 다른 의사 빅토리아(캐서린 제타 존스)가 끼어든다. 영화는 출옥한 마틴과 에밀리의 재회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부부의 행복한 생활이 아내의 우울증으로 파괴된다는 이야기와 그녀가 처방받은 약이 비극을 낳았을지도 모른다는 설정은 니컬러스 레이의 ‘실물보다 큰’(1956)과 닮았다. ‘실물보다 큰’의 주인공 에드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본업인 교직을 비롯한 돈벌이에 매진하다 마침내 약물 부작용이 겹쳐 괴물로 변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에밀리로 인해 뱅크스가 곤란한 처지에 놓인다는 부분에선 앨프리드 히치콕의 ‘현기증’(1958)이 떠오른다. ‘현기증’은 전직 경찰과 의문의 여자가 죽음, 매혹, 환상 위로 각기 덫을 놓다 덫에 걸리는 불온한 관계의 이야기다. 여기에 프랑수아 트뤼포가 남긴 장르영화이자 결혼으로 인한 원한을 복수하려는 여자의 이야기인 ‘비련의 신부’(1968)를 더하면 근사한 조합이 완성된다. 고전영화를 단순히 섞는다고 해서 좋은 영화로 연결되진 않는다. 옛 영화의 설정과 몇몇 인상을 따오기는 했으나, ‘사이드 이펙트’의 매력은 그것을 비틀고 뒤집는 데 있다. 영화의 중심에 선 에밀리는 그 과정에서 희생자와 가해자, 가련한 여자와 악녀라는 양극단을 미끄러지듯이 오간다. 손길이 닿을 때마다 형상이 급변하는 인물인 에밀리는 기실 환영의 결과물이다. 영화의 본질 중 하나이지만 현대영화가 가치를 놓치고 있는 대상인 환영을 ‘사이드 이펙트’는 복원해 낸다. 관객은 진실과 하등 상관이 없는 인물을 쉽사리 규정하거나 인물의 함정에 빠진다는 것을 ‘사이드 이펙트’는 되새기게 한다. ‘사이드 이펙트’는 선배의 영화가 지닌 의도의 바깥에 있다. 일례로 ‘실물보다 큰’처럼 현대인의 무력감과 현대의학의 착오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마음 따위는 없다. 착하고 순진할수록 실패하고 더 약삭빠르고 악한 인물이 이기는 경기가 ‘사이드 이펙트’다. 지지할 수 없는 인물들이 대결하는 놀이터, 이것이야말로 장르영화의 진정한 재미다. 교훈과 덕목이 제거된 ‘사이드 이펙트’는 꿈의 장르영화다. 얼마 전 소더버그는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올해 칸영화제에 출품된 신작이 TV에서 먼저 선보였으니, 이 작품은 스크린으로 만나는 마지막 소더버그 영화일지도 모른다. 어설픈 장르영화에 매서운 조롱을 던지는 ‘사이드 이펙트’에는 소더버그가 영화산업에서 느낀 거대한 피곤이 담겨 있다. 그의 피곤으로 영화계는 재앙을 맞게 된 셈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평론가
  • ‘미스터 고’ 제작기간 3년 6개월·제작비 225억원… 베일 벗은 화제작

    ‘미스터 고’ 제작기간 3년 6개월·제작비 225억원… 베일 벗은 화제작

    올여름 최대 화제작으로 꼽히는 영화 ‘미스터 고’가 지난 8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총 제작 기간 3년 6개월, 제작비 225억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한국 최초의 ‘풀 3D’ 영화다. 고릴라 링링은 김용화 감독이 사재를 털어 만든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국내 순수 기술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15세 소녀 웨이웨이(서교)가 빚을 갚기 위해 링링과 한국행을 택하고 링링이 한국 프로야구에 정식으로 데뷔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7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중국의 5000여 3D 상영관을 비롯해 아시아 10여 개국에서 대규모로 개봉된다. 이를 통해 한국 영화의 기술력과 스토리의 힘도 본격 시험대에 오른다. [UP] 빛난다, 3D로 빚은 킹콩 타자 기술적 성취를 빼고 ‘미스터 고’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고릴라 링링은 진짜 같다. 링링이 등장하는 장면이 1000컷에 가깝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은 찾기 어렵다. 3D 효과도 할리우드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객석을 향해 날아오는 야구공 때문에 관객은 무심결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무엇보다 모두 국내 기술이다. 내용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만 허영만 화백의 상상력은 스크린에 그대로 재현된다. 한국 영화는 기술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캐릭터와 이야기도 얻은 셈이다. 여러 번 상찬받아 마땅한 진전이다. 이야기가 전형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이야기의 전형성은 대중적인 매력을 갖췄다는 뜻도 된다. 서커스단의 고릴라가 야구 선수가 된다는 설정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소재다. 신파조의 이야기도 한국 관객의 정서에 나쁘지 않다. 김용화 감독의 전작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도 치밀한 구조를 갖춘 작품은 아니었지만 각각 662만명과 848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조연들의 호연을 보는 기쁨도 크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메종 드 히미코’와 ‘마이웨이’로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의 카메오 출연이다. 야구 해설위원으로 출연하는 마동석도 중간중간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야구 선수 류현진과 추신수도 깜짝 출연한다. 야구를 소재로 한 것도 강점이다. 타석에 서는 족족 홈런을 날리는 킹콩 타자의 엄청난 타격력은 야구 팬의 판타지를 만족시킨다. 극중 실제 이름으로 등장하는 두산 베어스의 팬이라면 더욱 즐겁게 볼 수 있다. [DOWN] 헐겁다, 허술한 스토리 어떤 완벽한 기술도 인간의 감정까지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미스터 고’는 그런 어려움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영화다. 가장 큰 문제점은 드라마의 약화로 인한 캐릭터 구축의 실패다. 야구하는 고릴라라는 소재는 볼거리 면에서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드라마로 풀어 내는 데 섬세함이 요구된다. 가뜩이나 생소하고 대사도 없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앞세우는 데는 위험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영화는 도입부부터 삐걱대기 시작한다. 웨이웨이와 링링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오는 과정 이후의 전개가 개연성이 떨어지고 스토리 라인이 탄탄하게 받쳐 주지 못해 흡인력도 부족하다. 에피소드가 제대로 다듬어지지 못하고 이음새도 헐겁게 묘사된 탓이다. 인간과 동물의 교감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해 관객들이 감정 이입할 대상을 찾지 못한다. 밀도가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은 3D로 만들어진 고릴라에 생명력까지 불어넣지는 못했다. 글로벌 프로젝트의 전형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어정쩡한 색깔도 영화에 거리감이 느껴지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영화지만 변희봉, 김희원 등 국내 배우가 중국어로 연기하고 서교가 어설픈 한국어로 연기하는 장면은 적잖은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일본 에이전트로 오다기리 조까지 등장하지만 한·중·일의 모든 관객을 만족시키기에는 이야기의 힘과 보편성이 다소 떨어진다. 스크린에 자주 등장하는 협찬사들의 과도한 간접광고(PPL)도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진일보한 한국의 3D 기술력은 칭찬받을 만하지만 할리우드 눈높이에 맞춰진 관객들의 까다로운 입맛까지 맞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은주·배경헌 기자 erin@seoul.co.kr
  • 무차별 ‘SNS’ 고발자 무분별 ‘좋아요’ 댓글족

    # 사례1 대학생 김모(23)씨는 최근 페이스북을 보다가 ‘오토바이 사기를 당했습니다. 사기범 XXX를 고발합니다’라는 글을 발견했다. 중고거래 사기를 당했다는 글쓴이는 “직거래를 하겠다고 월차까지 썼는데 물건도 못 받고 돈도 돌려받지 못해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사기범을 꼭 잡아달라”고 했다. 그는 선금을 받고 사라진 피의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계좌번호를 직접 게재했다. 이 글을 공유한 김씨는 “억울한 사연 등이 올라오거나 중고거래 사기범, 찜질방 스마트폰 절도범의 얼굴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면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항상 ‘공유하기’나 ‘좋아요’를 누른다”고 말했다. # 사례2 최근 페이스북에는 ‘전 여자친구 XXX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여자 친구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랐다. 그는 “돈도 빌려주고, 바람피운 것도 참아줬는데 그녀가 결국 나를 버리고 다른 남자와 만났다”면서 “‘좋아요’를 눌러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세상에 알려달라”고 썼다. 이 글에는 전 여자친구의 이름과 나이, 연락처, 집 주소와 함께 얼굴이 선명히 드러난 사진이 첨부됐다. 이 게시글은 수만개의 ‘좋아요’ 숫자를 기록하며 한때 페이스북 페이지를 도배할 정도였다. ‘이 여자 OO고등학교 나오지 않았어?’, ‘이 여자한테 당한 남자가 한두명이 아님’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속속 댓글로 달렸다. 최근 SNS가 네티즌의 고발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소액 사기 등 범죄 예방글을 표방하며 피의자의 개인 정보를 게시하거나 개인적인 억울함 등을 호소하면서 버젓이 타인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등 애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일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죄 피의자 등의 개인 정보를 공개하면 마치 범죄 예방에 기여한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이 같은 행위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허위 사실은 물론 사실이더라도 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선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5일 “싸이월드나 블로그를 하던 때보다 최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이 파급력이 더 크고 광범위하다”면서 “타인의 개인 정보를 올리는 이들은 댓글이나 반응을 사람이 아닌 단순한 숫자나 권력의 크기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신상 털기나 나르기에 대해 어디까지가 범죄에 해당되는지 그 개념이 불명확한 게 문제”라면서 “SNS 등에서 개인정보를 올리는 일이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의도가 그 사람의 행위를 정당화시킬 수 없다”면서 “법은 타인의 신체나 사생활 침해에 대해 명백한 처벌 의사를 밝히고 있고, 그런 행위가 신상 정보를 이용한 또 다른 2차 피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엎을 걸 엎어라/송한수 메트로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엎을 걸 엎어라/송한수 메트로부 부장급

    “이곳에 웬 아스팔트….” 벗이 한숨을 훅 내뱉었다. 일요일 북한산에 올랐다. 한참 내려오던 참이다. 참으로 빼어난 산이다. 숱한 이들이 이야기한다. 오르고 또 올라도 새롭단다. 그러나 풍경을 깨는 게 있다. 지금 마주친 그런 길이다. 벗은 혀를 끌끌 찼다. 화난 얼굴로 볼을 실룩거렸다. 북한산 예찬론을 펴는 친구다. 처음 지나는 곳도 아닐 터인데. 자꾸만 길을 되돌아봤다. 그리고 또 중얼댔다. “젠장, 누가 저런 일을….” 엊그제 남산에 올랐다. 국립극장 바로 위로 갔다. 어느 선배의 말이 겹쳤다. 활터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이다. 석호정(石虎亭) 얘기다. 가뜩이나 없애거나 옮기라는 요구가 많았다. 네댓 해 전 불거졌다. 남산 르네상스 사업을 하면서다. 석호정이 경관을 해친다는 것이다. 그곳엔 6명이 145m 앞 과녁을 겨누고 있었다. 국궁 애호가와 마주쳤다. 그는 “석호정을 그냥 두기로 했다고 들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금세 표정을 바꿨다. “자세한 것은 (땅 주인인) 서울시에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연 석호정을 지켜야 하나. 문제는 석호정이 남산에 적절치 않은 곳이냐다.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서울 정도(定都) 600년 사업이 벌어졌다. ‘남산 제 모습 찾기’가 뜨거웠다. 석호정은 꿋꿋이 살아남았다. 보존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런데 다시 도마에 오른 셈이다. 석호정엔 이런 역사가 얽혔다. 조선 인조 때 세워졌다. 1630년이니 383년이 지났다. 이름에 깊은 뜻이 숨었다. 중국 한나라에서 따왔다. 바탕은 이광(李廣) 설화다. 활을 잘 쏜 장군이다. 어느 날 밤 길을 걷고 있었다. 호랑이와 마주쳤다. 금세 겨냥해 시위를 잡아당겼다. 화살은 깊숙하게 박혔다. 그런데 가까이 가니 바위였다. 이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준다. 온 힘을 다하면 못 이룰 게 없다. 사자성어를 하나 낳았다. 사석위호(射石爲虎)다. 이를 두 글자로 줄이고 정자를 뜻하는 정(亭)을 뒤에 붙였다. 석호정은 그렇게 태어났다. 차라리 아스팔트를 걷어내자. 너무 과격한 주장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산을 철갑처럼 칭칭 감았다. 남북측 순환로 통틀어 7.5㎞다. 너비 8m에 이른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몇몇 건물에 눈길이 간다. 군사정권 때 지은 것이다. 당시 안전기획부 터다. 모두 성냥갑 모양을 했다. 때때로 외벽에 색깔을 입혔다. 그래도 주변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뚱맞기는 마찬가지다. 과연 남산을 그르치는 게 무엇인가. 이쯤이면 또렷하다. 더욱이 석호정은 1940년대 철폐 대상이었다. 지나친 비약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석호정 철거는 일제를 따르려는 것인가. 그러면서 30년 전 정부의 결정과는 거꾸로 달린 꼴이다. 반면 석호정 철거론도 교훈을 준다. 공직자들의 정책결정 과정이 지닌 무게를 새삼스럽게 일깨운다. 국궁을 아끼는 이들에게 생채기를 안겼을 터이다. 문화유산은 무너지면 일으키기 참 어렵다. 서울시는 괜한 것을 사냥할 뻔했다. 마냥 밀어붙이지 않은 게 다행이다. 옛 말씀에 ‘경당문노 직당문비’(耕當問奴 織當問婢)라고 했다. 농사를 지으려면 마땅히 머슴 의견을 들어야 하고, 베를 짜는 일을 하려면 계집종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뜻이다. 몸 낮추기를 부끄럽게 여기지 말라는 충고를 담았다. onekor@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④한강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④한강

    >>청계천:거꾸로 흐르는 역수(逆水)가 서울 풍수의 핵심 서울은 하천의 도시다. 서울 바닥에는 35개의 하천이 흐른다. 큰 하천은 강(江)이요, 작은 하천은 내(川)다. 한강이 모든 하천의 본류이자 유일한 강이며 나머지 청계천, 중랑천, 홍제천, 불광천, 양재천, 안양천, 탄천, 고덕천, 성내천 등이 한강의 지류인 하천이다. 하천의 발원지는 대부분 북한산, 도봉산, 남산, 관악산이다. 2000년 이전에는 한강을 제외한 34개 하천의 31%가 복개돼 생명을 잃었다. 2005년 10월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19개 하천 복원 계획이 세워져 지금까지 15개의 하천이 되살아났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도 절반가량의 하천이 청계고가를 뜯어내고 복개도로의 배 속을 갈랐을 때와 같은 모습으로 누워 있다. 빛과 바람이 끊기면서 광합성 활동이 정지된 지하 세계에 남아 있다. 정도전의 북악주산설(北岳主山說)에 의한 한양 풍수의 핵심은 북악을 주산으로 목멱산(남산)이 내명당(內明堂)을 이루는 혈(穴) 자리에 경복궁을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도읍 중심부에 개천(청계천)이 흐르고 외명당(外明堂)을 이루는 목멱산과 관악산 사이에 한강이 흐르도록 설계했다. 청계천을 내수(內水), 한강을 외수(外水)라고 불렀다. 서울을 관통하는 두 개의 하천, 한강과 청계천은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본류인 한강은 태백에서 발원해 황해로 흘러가지만 지류인 청계천은 역으로 북악에서 발원해 사대문 중심부를 흐르고서 중랑천을 거쳐 한강으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청계천을 역수(逆水)라고 한다. 풍수에서 ‘세상만사는 순(順)해야 하나 지리(地理)는 역(逆)해야 한다’는 이치 그대로다. 풍수에 따르면 거꾸로 흐르는 청계천의 역기(逆氣)가 사대문 안을 조선 도읍터로 600년 세월을 버티게 한 ‘힘’이라고 풀이한다. >>한강의 섬과 나루:여의도 등 10여개 크고 작은 섬들 물길 따라… 뚝섬, 잠실(잠실도), 여의도, 난지도가 대표적 하중도(河中島)였다.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300년 전 강원도를 여행하고 나서 “홍수가 나서 산이 무너지면 한강으로 흘러들어 한강의 깊이가 점점 얕아진다”라고 기록했다. 한강을 따라 흘러들어 온 모래와 흙은 자연 제방과 삼각주 섬을 형성했다. 한강변 지명에 섬 도(島)와 나루 진(津) 자가 많이 들어 있는 이유다. 눈에 보이는 밤섬, 노들섬, 선유도를 하중도의 전부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불과 60년 전만 해도 한강에는 뚝섬, 잠실도, 여의도, 난지도 같은 큰 섬을 비롯해 석도, 부리도, 저자도, 선유도 같은 크고 작은 10여개의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광나루(광진)부터 뚝섬, 이촌, 노량진, 양화진(합정)까지 은빛 백사장으로 이어져 강(江)수욕을 즐기던 자연 휴양지였다. 뽕나무가 숲을 이룬 잠실은 대대적인 매립공사가 이뤄진 1971년 이전에는 강북 쪽에 근접해 있었다. 지금은 내륙의 인공호가 돼 버린 석촌호수는 한강의 물줄기가 이곳으로 흘렀던 유일한 증거로 남았다. 난지도는 이름처럼 꽃섬이었지만 쓰레기매립장으로 둔갑했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동호대교 아래 저자도는 정선의 그림에 등장하는 경승지였으며 얼음을 채빙하는 벌빙꾼이 살았다. ‘신선이 노닌다’는 선유도는 정수장이 되었다가 공원으로 돌아왔다. 1968년 한강제방과 여의도를 짓는 골재 채취로 파괴된 밤섬은 자연의 치유력으로 기적처럼 되살아나 철새도래지가 됐다. 지금은 서강대교를 머리에 이고 있다. 조선시대 한양은 전국의 재물이 모이는 수운(水運)의 중심지였다. 한강 중 한양을 감싸고 흐르는 강을 경강(京江)이라고 불렀는데 17세기 후반부터 19세기에 걸쳐 경강상인들이 용산과 마포 그리고 서강 나루를 주름잡았다. 두모포(두무개)와 뚝섬은 땔나무의 집산지였다. 송파나루에는 쌀과 지방 특산품 등이 몰렸다. 고려시대 한강은 사평도(沙平渡) 또는 사리진(沙里津)이라고 불릴 정도로 모래 천지였다. 광나루, 뚝섬, 난지도 등이 퇴적 사면이며 백사장이었다. 한강 나루를 이루는 이촌은 사평리(沙坪里)라고도 불렸고 광나루 둔치는 서울의 마지막 강수욕장이었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선거 구호가 난무했던 1959년 대통령 선거 유세장에 20만 인파가 구름 떼처럼 몰린 곳이 한강백사장이었다. 한강제방이 축조되기 전 경원선(지금의 용산~성북 간 전철) 철길 바로 옆 지금의 동부이촌동에서 흑석동까지가 바로 그곳이다. 이때 강물은 흑석동~노량진 언덕에 붙어 가늘게 흐르고 있었다. 해마다 여름이면 10만, 15만명의 인파가 강수욕을 즐겼다. 겨울이면 천연 얼음 스케이트장이 제공됐다. 60년 전 한강 풍경이다. >>3차례 한강 개발:개발독재시대의 비극 3차례의 한강 개발 사업은 한강의 쓰임새와 풍광을 바꿨다. 지도를 다시 그려야 했다. 강변은 콘크리트 호안과 도로가 됐으며 강수욕을 즐기던 모래밭은 매립용 모래로 쓰였다. 한강은 ‘강물’이 주가 아니라 ‘강변’이 주가 되는 이상한 강이 됐다. 손이나 발을 담글 수 없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변했다. 일차적인 원인은 홍수와의 전쟁 때문이었다. 한강 상류에 댐이 없고, 제방이 없던 시절 물난리는 최악의 재앙이었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때 용산, 뚝섬, 광진, 여의도, 잠실, 압구정동, 신사동, 반포, 잠원이 잠겼다. 이때 몽촌토성과 암사동 유적지가 발견됐다. 한강은 자원이 아닌 극복의 대상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한강철교 폭파에서 보았듯이 군사정권은 한강을 피란 시간 확보 대책용으로 여겼다. 1967년 김현옥 서울시장이 급조한 ‘한강 개발 3개년 계획’에 따라 강변을 메워 제방을 쌓았고, 제방 위에 강변도로가 건설되고, 여의도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윤중제가 건설되고, 잠실이 내륙이 됐다. 택지 개발과 도로 건설을 목적으로 한강을 파괴한 것이다. 서울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대비용으로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진행된 ‘한강종합개발계획’에 따라 2개의 수중보(잠실보와 신곡보)와 올림픽대로, 한강둔치공원이 들어섰다. 두 번의 공사를 거친 이후 한강은 본모습을 잃었다. 풍광은 사라졌다. 혹자는 ‘빠질까 봐 겁나는 강’ ‘거대한 콘크리트 호수’라고 깎아내린다. 개발독재시대의 즉흥적인 개발이 빚은 비극이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는 2001년 펴낸 ‘한강의 어제와 오늘’에서 1982년 착공한 한강종합개발사업을 “말끔하게 정리된 한강의 모습이 보기에 좋을지 모르나 자연미의 상실과 함께 한강 본래의 생태계는 엄청난 타격을 받고 말았다.…한강종합개발사업은 한강 자연 하천의 모습을 앗아갔으며 생명 서식지 교란으로 한강 생태계를 크게 바꾸어 놓는 결과를 가져왔다. 서울 도심 속에서 한강 생태계가 갖는 기능과 역할은 경제 가치로는 평가할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라고 기록해 놓았다. 2007년 오세훈 시장이 내건 ‘한강 르네상스’도 구호만 요란했을 뿐 저수 제방 탈피, 호안 콘크리트 철거라는 한강 복원의 핵심에는 손이 미치지 않았다. ‘유람선과 요트가 떠다니는 한강’이라는 서구식 만화경에 매달려 본질에 접근하지 못했다. >>한강 복원:도시고속도로 울타리를 걷어내자 동서로 뻗은 두 개의 도시고속도로가 거대한 철책선처럼 한강을 남과 북으로 갈라놓고 있다. 강은 도시와 유리된 채 따로 흐른다. 서울은 남과 북으로 인위적으로 절단됐으며 서울 사람은 강북 사람, 강남 사람으로 나뉘었다. 양쪽은 다리로만 통행한다. 자전거길과 산책길이 부분적으로 열렸지만 강북 사람은 강북 쪽으로, 강남 사람은 강남 쪽에서 다닐 뿐이다. ‘한강의 남북 절단’에서 ‘한반도의 분단’이 떠올려진다. 환경학자들은 두 도로를 일반도로로 바꿔서 건널목과 신호등을 놓아 사람들이 자유롭게 건너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버스전용차선을 놓거나 전차를 놓는 방법도 제시됐다. 한강은 사람들을 위해 심장(잠실)과 내장(여의도)을 아파트 택지로 내놓았다. 두 개의 보(洑)가 목젖과 다리를 각각 누르고 있고, 29개의 한강 다리가 포박하고, 고층 아파트 숲이 태양과 바람을 가로막고 있다. 양팔과 두 발은 올림픽대로와 강변도로가 돼 꼼짝달싹 못하지만 묵묵히 흐를 뿐이다. 이제 한강을 풀어줘야 한다. 한강은 대한민국과 서울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지난해 서울 시민 1000명에게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니 37%가 한강을 꼽았다고 한다. 남산타워(35%)와 경복궁(25%)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에게도 ‘한강의 기적’은 한국과 한국의 경제성장을 대표한다. 우리는 60년 전 아름다운 섬과 백사장이 있었던 시절의 한강을 잠시 잊고 있다. 다리 위에서, 배 위에서, 자전거 위에서,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강이 아니라 손발을 담글 수 있는 강이 필요하다. 사람이 자유롭게 다가갈 수 있는 진정한 한강 복원이 이뤄져야 서울 소통, 한민족 통합도 가능하다. 서울이 세계 최고의 관광 휴양 도시로 발돋움하는 건 덤이다. 파괴된 밤섬이 20년 만에 기적처럼 스스로 살아난 것이 그 예언이다. joo@seoul.co.kr
  • 삼성전자 전체 PC 브랜드 이름 ‘아티브’(ATIV) 시리즈로 통일

    삼성전자 전체 PC 브랜드 이름 ‘아티브’(ATIV) 시리즈로 통일

    삼성전자가 PC 출시 30주년을 맞아 ‘아티브’(ATIV)를 전체 PC 브랜드명으로 정했다고 4일 밝혔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기반인 스마트폰은 ‘갤럭시’시리즈, 윈도 OS가 기반인 제품군(PC, 노트북, 태블릿PC)에는 ‘아티브’시리즈로 통일해 보다 효율적이고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 노트북은 ‘아티브 북’, 스마트PC는 ‘아티브 탭’, 올인원PC는 ‘아티브 원’으로 불리게 된다. 아티브는 ‘삶’을 뜻하는 라틴어 비타(VITA)를 거꾸로 쓴 것으로 제품을 통해 보다 편리한 삶을 제공하려는 지향점을 담아 지은 이름이다. 글로벌 브랜드 변경은 오는 29일부터 국가별로 시작된다. 신무기도 장착했다. 삼성은 애플 제품들(맥북, 아이패드, 아이폰)이 서로 쉽게 연동된다는 점에 대응하고자 ‘사이드 싱크’(SideSync)라는 새 기능도 넣을 예정이다. 사이드 싱크 기능이란 태블릿과 스마트폰, PC 등 삼성의 기기를 케이블로 연결해 마치 하나의 제품을 쓰는 것처럼 작동시키는 기능을 말한다. PC에 연결된 마우스 커서가 PC 모니터부터 스마트폰까지 쉽게 넘나들기 때문에 PC에서 작업한 내용을 더 쉽게 스마트폰으로 보낼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5~21일 삼성 아티브 신제품 체험단을 모집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아티브는 모바일 기기의 사용 빈도가 높은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PC와 모바일의 경계를 넘는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신모(25·여)씨는 고민 끝에 올해 지원을 포기했다. 지난번 경험에서 학교나 종교단체 등을 통한 해외봉사 경력이 없으면 서류 통과도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신씨는 28일 “다들 소규모 해외봉사단에 참여한 뒤 그 경력을 디딤돌 삼아 더 큰 기관이 주관하는 해외봉사를 하더라”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지원 수요가 늘다 보니 봉사활동에도 주관 기관에 따라 ‘급’이 생긴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LG·포스코·G마켓 등 기업 주관 해외봉사단의 평균 모집 경쟁률은 50대1을 넘었다. 해외봉사단이 인기인 이유는 자기소개서에 쓰는 ‘한 줄’로 기업이 원하는 열정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년제 대학 졸업 후 구직 중인 김모(28)씨는 “아무리 좋은 스토리를 준비해도 첫 질문에서 면접관 마음을 얻지 못하면 면접 내내 질문을 못 받는다”면서 “해외봉사단 경험은 서류 전형 통과에도 유리하고, 면접에서 인상적인 첫 대답을 할 때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경험이 ‘선택’이라면 요즘 청년인턴제는 ‘필수’ 덕목으로 여겨진다. 이미 인턴 경험이 있지만 올해 또 인턴을 지원한 강인(27)씨는 “요즘은 다들 인턴 경력이 있어서 인턴을 하지 않았다면 그 직종에 대한 열정이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세계화 구호와 함께 영어 학습 바람이 불면서 기업이 토익 점수를 요구하고, 곧이어 구직자 영어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생겼던 것처럼 인턴 역시 구직의 필수 코스가 된 셈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5월 10만 2200여명 수준이던 청년층 인턴 경험자는 2010년 22만 7400명, 2011년 162만 7000명으로 급증했다. 정부와 기업은 인턴 직원에게 ‘열정’을 기대하지만, 청년들의 열정은 사실 억지 춘향인 측면이 있다. 인턴제가 본격 활성화되던 2011년 인크루트가 20대 구직자 6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1.6%가 인턴제의 단점으로 ‘저임금 노동착취’를 꼽았다. 이어 25.5%가 ‘정규직이 되지 못했을 때 받는 물리적·심리적 피해가 매우 크다’고 답했다. 지역 언론사에서 3개월간 인턴을 한 김모(29)씨는 이 단점들을 모두 경험했다. 김씨는 인턴 기간을 “잃어버린 3개월”이라고 불렀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채용될 것”이란 회사 측의 설명을 들으며 100만원 남짓 월급에 쉬는 날 하루 없이 일했고 근무 성적도 좋았지만 최종 탈락했다. 탈락 이유가 지방대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김씨는 “지방대가 ‘큰 변수’라고 미리 말해 줬다면 도를 넘는 부당한 근무 지시는 거부하고 당당하게 경험 삼아 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인턴 경험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0개월 정도 이어진다. 편법이지만 2년 가까이 인턴으로 고용되는 경우도 있다. 구직자들은 인턴 경험을 살려 정규직으로 입사하기를 꿈꾼다.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일자리를 갖게 될 경우 중산층 이상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턴 경험 기간 자체가 이들이 공포스러워하는 ‘임금을 턱없이 적게 받지만 열정으로 버티는 기간’이 되고 있고, 인턴 이후 정규직 처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연예기획자를 꿈꾸며 지난해 인턴으로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던 이모(27·여)씨가 결국 꿈을 포기한 이유는 자신의 사수였던 정규직 대리의 월급이 자신과 몇십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씨가 “생활이 나아질 것이란 희망도 없고, 1년 내내 주말 없이 일하니 건강이 나빠졌다”며 사표를 내자 회사 측은 “열정을 높이 샀는데 안타깝다”고 대꾸했다. 회사 선배들이 “이번 생은 아닌가 보다”라며 스스로를 ‘열정 노동자’로 칭하는 것을 귓등으로 들었던 이씨이지만, 사표를 만류하는 단어로 ‘열정’이란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김정근씨 등이 쓴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라는 책에서 유래한 ‘열정 노동자’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보답으로 생각하며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이르는 말이다. 게임 업계 역시 일꾼들의 열정을 볼모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유지되는 일터로 분류된다. 게임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3D 화면 구축 업무를 담당하는 4년차 디자이너 윤모(32)씨는 “내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디자인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이 업계에 아직도 남아 있으려는 이유”라고 말한다. 거꾸로 말해 근무환경과 직원에 대한 복지는 이 일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게임 출시 반년 전부터는 매일같이 야근과 특근, 주말 근무가 이어지지만 초과수당은 먼 나라 얘기다. 윤씨는 “이런 열악한 환경을 뻔히 아는 상사들은 오히려 ‘다 알고도 들어온 것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면접 때는 붙여만 주면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하더니’로 시작되는 상사들의 우스갯소리는 열정을 저당 잡힌 윤씨의 뒤통수를 때린다. 이씨와 윤씨는 “아직 결혼도 안 했고 그렇게 사는 게 힘들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남들보다 3배는 더 일하면서 3분의1의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은 극복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처럼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열정은 잘못이라는 ‘각성’이 일어나기까지 20년 가까이 걸렸다. 1995년부터 실용음악과, 방송연예과, 사진학과 등 문화 서비스 관련 이색 학과가 우후죽순 신설될 당시만 해도 1990년대 ‘신(新)인류’가 ‘신(新)직업인’으로 진화할 것이란 기대가 넘쳤다. 2001년 굶주려 사망한 최고은 감독도 당시 새로 생긴 학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 최 감독의 죽음 뒤 강우석 영화감독은 “영화계가 다 수용하지 못할 만큼 너무 많은 인력이 공급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영화 쥐라기공원 한 편으로 버는 달러가 승용차 150만대 수출액과 맞먹는다”는 분석에 모두 스필버그를 꿈꾸었을 뿐 ‘돈벌이’란 현실 문제를 논하면 열정이 모자란 것처럼 취급한 관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비단 영화계뿐이 아니다. 수도권 4년제 사진학과 졸업생(29)은 “졸업 직후 60% 정도는 사진과 관계없는 일을 한다.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PC방을 차리기도 하고, 시민단체로 가기도 한다. 사진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우니 교수님들도 다양한 직업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고등학생이 꿈을 좇아 사진학과를 선택한 것 자체가 열정을 증명한 일 아니냐”면서 “하지만 입학할 때 예술사진을 찍고 싶어 하던 열정가들은 작가로 성공한 선배를 봐도 생활이 어렵고 사람 자체도 어두우니 점점 회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꿈에 대한 열정 자체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던 학과생들의 자부심은 취업 준비와 함께 사라지기 일쑤다. 기업은 공식적으로 “스펙보다 열정”이라고 하지만, 토익과 경영학 전공 이수 과목이 없는 이들은 초라한 ‘스펙’ 때문에 열정을 보여 줄 면접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예술대 취업률은 50%대인 일반 대학 취업률 평균의 반 토막 수준이다. 최근에는 폐과되는 영화학과도 생겨 영화 관련 학과 수는 2010년 100곳에서 2011년 99곳, 2012년 96곳으로 줄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열정을 찬미하며 개인에게 한시도 쉬지 않는 폭주기관차 인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한가”라면서 “사회가 적절한 보상 없이 개인에게 열정을 강요하는 건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폭주기관차는 언젠가 열을 받아 폭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정 노동처럼 한 사람에게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는 건 개인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요즘 시대 상황과도 맞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창조경제도 창의성을 통해 사회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뜻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술·담배 권하는 학교?

    서울 강북구는 26일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중고교생들이 술, 담배, 마약 등 약물 오남용 유혹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2013 청소년 약물 오남용 예방 관련 심리극 공연’을 27일부터 연다고 밝혔다. 다음 달 9일까지 번동, 화계, 수송, 인수 등 4개 중학교에서 순서대로 열린 뒤 11일에는 삼각산중학교에서 마무리한다. 심리극이란 특정한 상황을 설정해 놓고 학생들이 직접 참가해 그 상황에서 어떤 기분이나 느낌이 들지 체험하도록 하는 기법이다. 지난해 강북구보건소에서 실시한 심리극 평가에 따르면 참여 학생이나 관람 학생 모두 약물 오남용의 폐해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과 반응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극에 참여해 무대 위로 불려간 학생들에겐 몇 가지 상황이 주어진다. ‘거꾸로 학교’에서는 학교가 오히려 약물을 적극 권장하는 상황이 주어지고 ‘미래의 내 모습’에서는 30년 후 여전히 약물에 중독돼 있는 나와 부인, 아들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미래의 극단적 상황 만나기’에서는 심각한 약물 오남용 후유증으로 기형아를 낳게 되는 자신을 만나보는 체험을 한다.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김영한 별자리사회심리극연구소장이 강사로 나서 지도한다. 박겸수 구청장은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전통사회적 가치관 붕괴, 공부에 대한 부담 등을 약물로 해결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 때가 바로 청소년기”라며 “강북구에서는 앞으로도 약물 오남용의 위험성에 대해 꾸준히 교육해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일원으로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북침’ 정확한 뜻 몰랐다면 역사교육 잘못된 탓

    동풍(東風)은 동쪽으로 부는 바람인가?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인가? 답을 아는 일이 중요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시험에 나오면 맞히거나 틀리면 되니까 정도의 문제일 수 있다. 뒷날 동풍이 요즘 축약식 표현으로 ‘동·부·바’ 또는 ‘동·불·바’로 표현돼 출제되기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6·25전쟁이 남침이냐 북침이냐’는 이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완전히! ‘위안부’(慰安婦) 얘기를 먼저 해 보자. 누군가 ‘위로하고 편안하게 해 주는 부인’ 아니냐고 한다면 피가 거꾸로 솟을 일 아닌가. 그 누군가가 한국의 학생들이라면 얼마나 자괴스러운 일인가. 분을 치밀게 하는 것은 ‘역사성의 결여’일 것이다. 위안부라는 단어와, 그 단어가 지닌 역사성은 한국인이라면 초등학생이라도 이해해야 한다. 반드시! 유대인이라면 ‘홀로코스트’를 알아야 하듯. 북침, 남침이 그렇게까지 정색할 일인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분명, 그럴 일이다. 우리는 특히나 1980년대 이 문제로 홍역을 치렀기에 더욱 그렇다. 어느 외국 학자가 북침설을 주장하고 몇몇 국내 학자들이 이에 동조하기 시작하면서 그 시기 청소년과 젊은이들은 큰 혼동에 빠졌다. 1990년대 초 옛 소련이 붕괴해 관련 문서가 공개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우리는 지금까지 남침, 북침으로 싸우고 있을지 모른다. 남침의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드러내는 문서가 나온 뒤에도 일부 학자들은 남침 유도설이니 어쩌니 하는 ‘변종 학설’로 진실을 호도했다. 그 결과는 무엇이었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신뢰’의 벽에 틈이 생겼다. 남침은 어떤 역사성을 담고 있나? 북이 남을 기습 공격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음과 그러기 위해 김일성이 소련과 중국을 오가고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승낙을 얻어내 각종 병참을 지원받은 사실 등이다. 기습의 결과, 개전하고 단 3일 안에 당시 남한 병력의 50%에 가까운 4만 3000명의 군인이 전사했다. 서울신문이 최근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6·25전쟁이 남침이냐, 북침이냐는 설문조사를 해 보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와 이를 보도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이를 인용해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랬더니 “‘북한 침공’을 ‘북침’으로 답한 것뿐인데 웬 호들갑이냐”는 식의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북의 기습 남침’은 고정 용어, 그 자체로 알고 있어야 한다. ‘위안부’처럼. 이 표현들을 몰랐다면 이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이 통째로 결여됐거나 부족했음을 의미한다. 끝으로 하나 더. 남침과 위안부, 어느 것이 더 어려운 단어인가?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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