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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미술관의 기부문화/임영균 중앙대 교수·사진작가

    미국서부의 관문이자 문화적 전통을 자랑하는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가 시청앞을 지나가다 보면, 한국사람이라면 번쩍 눈에 띌 만한 색다른 풍경을 만나게 된다. 서울 덕수궁의 석조전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위용의 대형 석조건물에 큰 영어 음각으로 새겨진 ‘이종문 아시아 미술관(ASIAN ART MUSEUM,CHONG-MOON LEE CENTER FOR ASIAN ART AND CULTURE)’이다. 어떤 연유로 미국에서 태어나지도, 미국사회에 그렇게 알려지지도 않은 한국계 이민인 이종문씨가 미국 서부문화의 상징도시인 샌프란시스코 중심에 아시아 이민계로는 처음으로 본인의 이름을 내건 대형미술관을 가지게 되었을까. 이종문 암백스 벤처그룹 회장은 50을 넘긴 나이에 미국이민을 감행, 실리콘 밸리 성공신화를 이룬 화제의 인물. 그는 1999년 예산이 모자라 문을 닫게 될 지경에 이른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미술관에 1500만달러를 쾌척, 원래 골든 게이트 공원에 있던 미술관을 시내 중심의 새 건물로 옮겨 증축할 수 있도록 했다. 필자는 2000년 4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미술관에서 열린 한국현대사진단체전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다. 전시 개막전 행사로 한국의 사회전반에 관한 세미나도 함께 가졌다. 세미나와 개막 행사에 참석한 본인은 한국교포들이 100만명 이상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도 아니고, 뉴욕도 아닌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에서 어떻게 전시가 이루어졌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전시 담당 큐레이터를 통해 알아보니 이종문이라는 한국계 실업가가 거금을 미술관에 기증해 한국미술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고 첫 행사로 한국현대사진전을 열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미술관에 대한 오랜 기부금 전통을 갖고 있다. 이곳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전설적인 사진가 앤셀 애덤스는 1930년대 뉴욕현대미술관에 사진부가 처음 생겼을 때, 그 당시로선 거금인 5000달러를 새로 생긴 사진부서를 위해 사용해달라며 기부했다. 바우하우스 사진의 대가인 라즐로 모홀리 나기전을 처음으로 개최하고 마침내 서부 풍경사진의 대가인 앤셀 애덤스전까지 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기부와 부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엔 LA 교포 상공인들의 모임인 ‘카파’가 한인예술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 뉴욕 거주 한인 예술가인 서도호씨의 작품이 LA 카운티 뮤지엄에 영구 소장되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지금까지 교포사회에서 정치헌금은 많이 있었지만 미술관 등에 기부하는 문화헌금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어놓고 있는 단계다. LA 교포들의 뜻깊은 문화후원은 한인교포 역사상 처음으로 LA 카운티 뮤지엄의 한국인 이사가 된 체스터 박의 임명을 축하하고, 교포 예술가들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필자는 2000년 방문 교수로 있던 뉴욕대학교 예술대학의 단과대학 명칭이 스타인하트 예술대학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바뀌어 의아해 했던 기억이 있다. 이는 알고보니 뉴욕의 젊은 실업가 스타인하트 부부가 전혀 연고가 없는 뉴욕대학에 1000만달러를 기증한 데 따른 것이었다. 문화에 관한 한 전락적인 마인드를 발휘하는 나라는 역시 독일과 영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런던 테이트 모던에 걸려 있는 독일 저명 사진가들의 작품 아래 명패에는 대부분 독일 도이치은행 기증이라고 적혀 있다. 독일 도이치은행은 작품을 기증하여 세금을 감면받고, 은행이미지를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테이트 모던 관람객에게 뽑내고, 자국 작가를 외국의 유명 뮤지엄에 소개도 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가 아닌가. 이제 우리 기업들도 시야를 넓혀 국제적인 문화전략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때다.(미국 LA 카운티 뮤지엄에서). 임영균 중앙대 교수·사진작가
  • [시론] ‘바람보다 먼저 눕는’ 민초들 웃게 하려면/ 이덕일 역사평론가

    [시론] ‘바람보다 먼저 눕는’ 민초들 웃게 하려면/ 이덕일 역사평론가

    우리 사회의 권력형 게이트에는 일정 공식이 있다는 민초(民草)들의 믿음은 확고하고도 광범위하다. 배후에 권력 엘리트들이 관여하고 있다는 믿음이다. 현재의 바다이야기 사건도 권력형 게이트로 번질지는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많은 민초들은 권력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다.‘누구는 깃털이고, 누가 몸통이고, 올라가면 누구까지 관여되어 있다더라.’는 식의 ‘카더라 통신’이 광범위하게 유포되어 있었다. 과거 정권과는 다를 것이라 여겼던 참여정부에서도 ‘카더라 통신’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 이유는 바다이야기의 진행 과정이 상식과 원칙에 어긋났기 때문이다. 주부들의 고스톱이 대역죄라도 되는 것처럼 보도되는 나라에서 주택가 한복판에 도박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수 있었던 배후에는 권력 엘리트가 있다고 짐작했던 것이다. 비상식을 상식으로 만들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그런 이상한 바람의 진원지가 권력이라고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 민초들은 지레 짐작했던 것이다. 아직까지는 바다이야기에 실제로 권력 엘리트들이 관여했는지 드러난 것은 없다. 그러나 세간에는 권력 엘리트들이 부유층을 상대로 치부할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만만한 서민들을 도박장으로 몰아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는 조소가 팽배해 있다. 사실여부를 떠나 이는 현 정권에 대한 마지막 커트라인, 즉 ‘무능하지만 부패하지는 않았다.’는 믿음마저 송두리째 무너지게 만들었다. 더 이상 사람들은 택시 안에서도 분노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마지막 믿음마저 배신당했다고 느끼는 데서 나타나는 체념상태인 것이다. 현 정권에 대한 과거의 믿음이 왜 체념상태로 변했는지를 알아야 그 해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찾기 위해 첫번째로 물어야 할 질문은 현재의 권력 엘리트들에게 권력은 무슨 의미인가 하는 점이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권력을 잡으려고 그토록 노력했는가? 그들은 권력을 봉건시대의 입신양명(立身揚名) 수단이나 권위주의 시절의 만능키와 같은 것으로 인식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민초들과는 애당초 생각이 달랐던 것이 아닐까? 바다이야기 사건에서 가장 우려되는 현상은 민초들의 노동의 가치가 크게 훼손되었다는 점이다. 일부 귀족노조를 빼고는 노동으로는 내일의 희망을 갖기 힘든 사회가 되었다. 노동자·농민들의 소중한 땀방울의 가치는 치솟는 부동산이나 도박꾼들의 천문학적 거금 앞에 초라하기 그지없어졌다. 지금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카더라 통신’은 민초들의 버림받은 땀방울들이 모여서 분노의 폭포를 이룬 것이다. 이제 권력 엘리트들은 민초들의 절망과 분노 앞에 겸허해야 한다.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초들의 삶에 맞추어 자세를 낮추는 것이다. 권력의 시각이 아니라 민초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면 비로소 민초들의 고통과 분노가 남의 것이 아니라 나의 것으로 보일 것이며, 그런 고통과 분노를 만든 당사자가 다름아닌 자신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입으로는 민초를 말하면서 행동으로는 다른 삶을 산 자신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그때야 옷깃을 적시는 반성의 눈물이 나올 것이고, 그러면 민초들은 통회의 진정성을 보게 될 것이다. 진정성이 드러나면 불신 문제는 저절로 회복된다. 그때 ‘바람보다 먼저 웃는’ 민초들의 믿음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늦었지만 그 길만이 살길이다.
  • “훌륭한 사람 만드는데 보탬될 수 있어 기뻐”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해 평생 배우지 못한 설움을 안고 살았는데, 이렇게 서울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기쁩니다.” 70대 할아버지가 21일 고철 모으기, 채소·꽃 가꾸기, 자동차 운전 등으로 평생 일해 모은 돈 2억원을 서울대에 기탁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김영업(75)씨. 김씨는 이날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갑자기 서울대 총장실을 방문해 거금을 맡겼다. 처음엔 남루한 김씨의 행색을 본 건물 경비담당 직원들이 총장실을 찾는 김씨를 제지했을 정도였다.김씨는 “서울대는 우리나라 최고 대학으로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나오는 곳”이라면서 “훌륭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일에 도움이 됐으면 해서 직접 찾아왔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이 고향인 김씨는 아내와는 사별하고 슬하에 자식 없이 조카들과 함께 살아온 김씨는 “언젠가는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조카들과 친지들의 동의를 얻어 이제서야 실천에 옮기게 됐다.”면서 “액수가 적어서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김 선생님의 고귀한 뜻을 접하게 되니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라면서 “서울대가 세계 속의 대학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대는 김씨를 위해 발전기금 안에 ‘김영업 장학금’이란 별도 계좌를 만들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사업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남해안 올 첫 적조경보

    올들어 첫 적조경보가 경남 남해군 해역에 발령돼 양식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5일 오후 6시 남해군 서측 종단∼남해군 미조면 미조등대 종단 해역에 대해 올해 처음으로 적조경보를 내렸다. 수산과학원은 또 전남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 서측 종단∼경남 남해군 서측 종단 해역에는 적조주의보를 내렸다.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남해군 앵강만∼상주면 송정 해역에는 바닷물 1㎖당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300∼7200개체가 발견됐으며, 남해군 남면 평산리 해역에서도 코클로디니움이 120∼2600개체가 발견됐다. 또 전남 여수시 화정면 개도 북측 일원(개도∼하화도) 바다에서는 코클로디니움이 150∼1420개체가 발견됐다. 수산과학원은 적조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진 해역과 인근 해역에 어장을 갖고 있는 어업인들은 황토를 살포해야 하며, 육상 양식장의 경우에는 해수를 여과해 공급하고 먹이량을 조절하고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등 어장관리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대우조선 인수전 벌써부터 ‘후끈’

    이르면 내년 상반기 매물로 나올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아직까지는 예비후보들만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일부 그룹은 본격적인 인수 준비를 하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대우조선의 ‘새 주인’은 포스코. 포스코는 3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대우조선 인수를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포스코의 뜻과는 관계없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포스코를 주목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지분율은 산업은행 31.3%, 자산관리공사 19.1%다.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에 3조원 가까운 거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가 STX조선이나 두산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다른 후보들보다 자금 여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라고 전망했다. 박현욱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도 “연간 80만∼90만t의 후판을 소비하는 대우조선은 포스코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고 밝혔다. 동부증권도 포스코가 최근 후판 생산능력을 연간 360만t에서 2009년까지 470만t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우조선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인지 관심을 가져볼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대우조선은 연간 95만t에 이르는 후판 사용량의 50%를 포스코에 의존, 다른 조선업체보다 포스코와의 관계가 돈독한 편이다. 또 포스코가 대규모로 LNG를 수입하고 있고 광양에 LNG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어 LNG선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대우조선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대우조선 노조와 직원들이 포스코 같은 ‘국민기업’형 지배구조를 좋아한다. 반면 조선업의 장기적인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인도제철소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둔 포스코의 여력 등을 감안하면 인수전에 뛰어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포스코의 외국인 지분이 60%가 넘는 상황에서 무한확장에 대한 ‘견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대우조선과 한 회사였던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두산그룹과 M&A계의 강자 STX그룹도 인수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두 그룹은 공식적으로는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두산은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한 터라 ‘실탄’이 충분하고 STX 역시 조선업을 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뛰어들 수도 있다.LG그룹에서 분리된 GS그룹도 한때 인수후보자로 거론됐지만 현재는 잠잠해진 상황이다. 반면 지난해초 LG그룹에서 공식 분리된 LS그룹은 최근 대우조선측에 인수의사를 타진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무 LG회장의 당숙인 구자홍 회장과 구자열 부회장이 이끄는 LS그룹은 LS전선,LS산전,E1,LS니꼬동제련, 극동도시가스엔지니어링 등 27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 최근 E1이 국제상사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장동력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LS그룹 관계자는 “주력사업들이 대부분 성숙산업이어서 신사업 진출에 관심이 높지만 아직 특정 회사 인수를 검토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CEO칼럼]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김영수 신창건설 대표이사 사장

    [CEO칼럼]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김영수 신창건설 대표이사 사장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인 워런 버핏이 얼마전 370억달러의 재산을 자선재단에 기부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37조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워런 버핏 회장은 이 거금 중 310억달러를 빌 게이츠 부부가 운영하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다. 세계 최고의 갑부이자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빌 게이츠가 자선단체를 설립해 300억달러 가까운 거액을 기부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그는 2008년부터 회사일에서 손을 떼고 자선사업에만 힘을 쏟겠다고 발표해 또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쉰을 갓 넘은 나이에 세계 최고회사의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이다. 두 사람의 미담은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 중 첫번째는 바로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이다. 옛말에 ‘짐승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이 있듯이 이는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보다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이 평생 번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내놓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의 출생지의 이름을 따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투자의 귀재다. 그가 80%가 넘는 자신의 재산을 빌 게이츠의 자선재단에 기부키로 한 것은 어쩌면 그에게 마지막이자 가장 현명한 투자선택인지도 모른다. 기실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은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보편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고용한 인력에게 임금과 성과급 등을 지급하는 것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회환원 차원의 하나다. 기부는 더 많은 사람에게 기업의 이익을 나눠주기 위한 수단이다. 우리 회사도 몇년 전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라는 것이 결국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기업이익의 사회환원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물론 빌 게이츠의 자선재단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되지만, 큰 강물도 작은 개울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미담은 기업인들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다.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얘기를 들으면서 느낀 또 하나의 생각은 바로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이다.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이들의 가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오히려 세계적으로 갑부대열에 오른 유명 기업인들 중 파혼과 재혼 등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접한다. 이들 중 누구도 거금을 자선재단에 기부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동양의 유가사상을 확립한 공자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고 했다. 가정과 가족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사람이라면 나라를 다스릴 자격이 없다는 얘기다. 기업 경영도 가정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인들은 예로부터 ‘떡 한 조각도 나눌 줄 아는’ 따뜻한 정이 있는 민족이라고 했다. 정(情)의 문화는 이웃을 돌아보고 사회 전체가 편안하게 잘 살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네 토양은 개인주의가 팽배한 서양보다 훨씬 우수하다. 그것은 곧 우리 기업문화에도 스며들어 있다. 소비자를 가족처럼 생각한다면 기업의 이익을 얼마든지 그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 아닐까. 필자는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얘기를 접하면서 한 가정의 편안한 보금자리를 제공해주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에 새삼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 김영수 신창건설 대표이사 사장
  • 월드컵 횡재 찬스

    월드컵 횡재 찬스

    GS마트가 독일 월드컵에 맞춰 ‘거금’을 내걸었다. 우리나라가 우승하면 500명에게 100만원,4강에 진출하면 50만원,8강이면 10만원,16강에 진출하면 5만원짜리의 GS상품권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또 매장안에 월드컵 ‘소망나무’를 설치, 우리나라의 선전을 기원한다. 밤 12시까지 운영하던 영업시간을 새벽 1시까지 연장한다. 경기가 밤에 열리는 점을 감안해 세계맥주 모음전을 갖고 월드컵 안주 세트도 판다. 참외·수박 등 과일과 삼겹살 등을 저렴하게 파는 신선식품 파격가 세일도 동시에 진행한다. 참외 4980원, 수박 9800원, 삼겹살(100g) 1480원, 고급 선풍기를 1만 9800원에 내놓았다. 또 GS마트 송파점은 13일 오후 10시에 열리는 토고와의 경기에서 우리 나라가 이기면 다음 날인 14일 신선식품을 20%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대표팀이 이기면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야채·과일·축산·수산물 등 신선식품 전 품목을 20% 싸게 팔기로 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co.kr
  • 익명 기부자 알고보니 김미화

    지난 1월 신년특집으로 마련된 SBS 휴머니즘 토크쇼 ‘김미화의 U’(매주 월∼목 오후 1시)에 3000만원을 기탁해 어려운 이웃의 창업을 도왔던 독지가가 진행자 김미화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3일 SBS 목동사옥에서 열린 이 프로그램 100회 특집 기자간담회에서 전수진 PD는 “당시 50대 남성이 독지가라고 했으나 사실 돈을 기탁했던 사람은 김미화씨”라면서 “짜고 치는 고스톱 같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당시 방영 초기라 생각했던 기획을 꾸려가기 어렵게 되자 김미화씨가 3000만원을 내놨고 편지도 직접 썼다.”고 했다. 또 “본인은 극구 밝히려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미화는 “큰 돈을 내놓을 형편은 아니었으나 새 프로그램에 이웃을 도울 거금을 선뜻 내놓을 기업 등을 찾기가 힘들었다.”면서 “30명에게 창업지원금을 전했는데 1년이 흐른 뒤 10명이라도 성공하면 우리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를 찾게 되는 것”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방송 외에도 많은 사회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는 개인적으로도 어려운 일을 겪고 나이를 먹다 보니 성공하면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3년째 맡고 있기도 한 김미화는 “아직 다리에 힘을 붙여가는 초등학생 수준이다. 아는 척하지 않은 솔직함으로 승부하고 있고, 또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면서 “언젠가는 정치인으로 분장하고 성대모사만 하는 코미디가 아니라 깊이를 담은 시사 코미디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길섶에서] 거리의 화가/이목희 논설위원

    20년 전 파리에 갔을 때 모든 게 멋져 보였다. 새벽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해 시내로 들어가는 길. 여배우 페이 더너웨이가 주연한 ‘파리는 안개에 젖어’ 무드 그대로였다. 노트르담 대성당, 베르사유 궁전은 근사했고, 문화선진국의 향내가 진했다. 몽마르트 언덕에서 거리의 화가를 처음으로 봤다. 그냥 지나치면 문화인이 안될 듯싶어서 거금(?)을 들여 초상화를 그리도록 했다. 얼마 전 벚꽃축제가 열린 여의도 윤중로를 찾았다. 서울도 대학로, 인사동, 청계천에 거리의 화가가 생겼으나 이번에는 숫자가 많았다.30~40명은 될까. 빵모자를 삐뚜름히 쓰고 열심히 그리고 있었다. 주말에 모처럼 시간이 넉넉해 한참 지켜봤다.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았고, 완성도가 높았다. 파리 화가들과 비교해 보자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집 벽장을 뒤지니 20년 전 초상화가 둘둘 말려 있었다. 펼쳐보는 순간 파리의 문화 환상이 무참히 깨졌다. 어쩜 그리 못 그렸는지. 우리 거리의 화가들을 파리로 옮기면 그곳이 뒤집힐텐데…. 최근 몽마르트를 다녀온 이에 따르면 한국인 거리 화가가 꽤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현금상자 여전히 오가는 정치권

    민주당 조재환 사무총장이 그제 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최낙도 전 의원으로부터 현금 4억원을 건네받다 경찰에 체포됐다. 한나라당 김덕룡 박성범 의원의 공천장사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정치권에 검은 돈 상자가 오간 것이다. 자세한 경위야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으나 지방선거 공천을 겨냥한 돈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전북 김제시장에 뜻을 둔 최 전 의원이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고 돈을 건넸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이 공천헌금을 주고받을 것이라는 첩보에 따라 잠복 수사를 벌였다는 경찰 설명도 이를 뒷받침한다. 공천헌금이 사실이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행되는 공천장사가 과연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열린우리당과 경합이 치열한 전북이 이렇다면 텃밭인 광주·전남의 실상은 어떻겠느냐는 비난도 무리가 아니라고 본다. 기초단체장 얼마, 광역의원 얼마 등등 ‘협정가격’식의 공천헌금 액수가 공공연히 떠도는 게 현실이다. 물론 근거 없는 흑색선전일 수도 있다. 민주당만의 문제도 아니라고 본다. 한나라당만 해도 자체 공천비리 감찰활동을 종료하자마자 공천헌금 6000만원을 받은 서울의 한 당원협의회장이 고발되는 등 후속 공천비리가 속속 터지고 있다. 특정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구도의 현실이 공천장사의 유혹을 끝없이 제공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어제 “후보를 못 내더라도 공천비리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연한 말로, 실천이 중요하다고 본다. 경찰의 엄정한 수사도 당부한다. 민주당은 이번 4억원 수수와 관련해 함정수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지역인데 거금을 동원했다는 것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다.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교직원공제회 또 ‘이상한 투자’

    영남제분 주가조작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사업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부동산개발업체인 G사를 통해 경남지역 골프장 건설사업에 무려 1200여억원을 투자키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G사는 지난해 1월 교직원공제회에 의령지역 골프장 투지유치를 구두 제안한 지 3개월 뒤인 4월에야 설립된 회사라는 점에서 골프장 사업을 위해 급조된 회사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 교직원공제회가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에게 제출한 ‘의령 골프장 투자유치 제안서’ 등 관련자료에 따르면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2일 교직원공제회가 요청한 ‘창녕 서드에이지 운영법인 설립계획 및 예산전용과 자굴산컨트리클럽 사업’을 승인했다. 교직원공제회가 특정사업에 1000억원 이상 투자하려면 정관에 따라 교육부장관 승인을 얻어야 한다. 권 의원측은 “G사가 교직원공제회에 제출한 ‘의령 골프장 투자유치 제안서’의 내용이 상당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투자의 안정성이나 수익성 등을 고려한 정상적인 투자유치계약이라고 보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권 의원측은 G사가 제안서에는 자본금 5억원이라고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5000만원에 불과하고, 관계회사라고 소개한 4개 업체 가운데 직접적으로 관계된 회사는 K학원 1곳에 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측은 “교직원공제회가 투자유치제안서의 진위도 파악하지 않고,1200여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키로 한 배경이 의심스럽다.”면서 “현지에서는 G사의 실질적 오너인 K씨와 교직원공제회 김평수 이사장의 친분관계에 따른 것이 아니겠느냐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9·10대 경남도교육청 교육감을 지낸 K씨는 교육부 고위 공무원 출신인 김 이사장은 물론이고 여권 실세인 K씨 등과도 친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현지 조사 등을 통해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투자를 결정한 만큼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김은혜 ‘거인병’ 김영희에 선행

    김은혜 ‘거인병’ 김영희에 선행

    지난해 초 ‘레이싱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독일)가 남아시아 쓰나미 피해자 돕기에 선뜻 1000만달러를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슈마허의 2004년 수입이 8000만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쉽지 않은 결단. 반면 타이거 우즈(미국)는 8937만달러를 벌어들이고도 10만달러를 내놓아 빈축을 샀다. 스포츠 스타들의 선행과 지갑의 두께가 별개인 것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얼짱 슈터’ 김은혜(24·우리은행·182㎝)가 거인병을 앓고 있는 전 여자국가대표 김영희(43)씨를 돕기 위해 남몰래 1000만원을 전달,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김은혜는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열린 지난 7일 경기가 끝난 뒤 장충체육관에 나온 숭의여고 선배 김영희씨를 찾아가 “선배님께 편지를 썼어요.”라며 작은 봉투를 내밀었다. 까마득한 후배가 정색하고 건넸을 때 대선배가 민망해할 것까지 배려했던 것. 김은혜는 “선배를 보면 늘 마음이 아팠어요. 다행히 부모님도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제 연봉이 조금 올라 도울 능력이 된다는 것이 더 기뻤어요.”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김영희씨도 후배의 정성에 감동해 답장과 함께 작은 선물을 보내 선후배 간의 따뜻한 정을 나눴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의 선행은 농구계에선 그리 낯설지 않다. 겨울리그 개막 직후인 지난 연말 연고지 춘천의 장애인 휠체어농구단에 거금 1000만원을 쾌척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뿐이 아니다. 악성뇌종양 진단을 받고 6년째 투병중인 심현(7)양을 선배 이종애(금호생명)에게 소개받아 3점슛 1개당 3만원씩(구단에서 3만원 추가지원)을 적립해 시즌 뒤 치료비로 전달하기로 돼 있다. 그렇다고 김은혜가 톱클래스의 연봉을 받는 것은 아니다. 프로 6년차를 맞은 김은혜는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면서 8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올 겨울리그에선 따뜻한 마음 씀씀이만큼이나 플레이도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전에는 몸싸움을 꺼리고 외곽포만 던지는 ‘공주 농구’를 했다면 이젠 터프한 수비로 상대 주득점원을 봉쇄하면서도 필요할 때 한 방씩 터뜨리는 내실있는 선수로 변신한 것. 덕분에 우리은행은 4번째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아직 합숙생활이 끝나지 않은 김은혜는 “감독님이 휴가를 주시는 대로 가장 먼저 현이를 찾아가 같이 놀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금(金)싸라기 땅은 어디어디

    금(金)싸라기 땅은 어디어디

    서울시청 앞 소공(小公)동93의 12에 있는 땅 11평이 3천7백40만원(평당 3백40만원)에 팔려 화제다. 사는 쪽이 꼭 필요로 한데서 이렇게 엄청난 값으로 거래가 됐다고는 하지만「빌딩」이 밀집한 시내 중심가에는 이처럼 엉뚱하게 비싼 횡재수의 땅이 여러군데 있다. 그곳은 또 서로 사지도 팔지도 못하고 무언의 냉전을 벌이는 땅값 긴장지대이기도 하다. 그 몇 군데를 둘러보면- 「평당 3백40만원정」의 땅값에 대해 일반서민은 그 엄청난 값에 놀라겠지만 정작 이 땅을 사들인 경한(京韓)산업측은『비싸게 산 것이 아니고 그만한 가치를 보고 산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 넘긴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문제의 11평은 경한산업이「매머드·빌딩」을 세우기 위해 사들인 대지 7백평의 바로 정면인 시청광장 쪽에 떡 버티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땅을 사지 않으면 제아무리 높은 건물을 올려 세워도 그 건물이 죽고 만다. 11평짜리 땅의 주인 정(鄭)모여인이 심술을 부려 자기 터에 도시계획에 걸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술한 건물을 세운다면 경한산업의「빌딩」은 앞이 꽉 막혀 빛을 잃는다. 팔지 않으면 사야할 쪽이 몸이 달아 금값을 내야하는 땅, 사주지 않으면 파는 쪽이 못견뎌서 헐값이 되는 땅-. 그러한 땅값의 마술같은 장면이 시내 한 복판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 하나가 반도「호텔」과「뉴코리어·호텔」사이에 낀 D일보의 새 사옥 신축공사장이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 1가 192번지. 시청광장을 향해서 서울의 중심 중의 중심에 위치한 땅이다. D일보는 이 곳의 땅 4백50평을 확보해서 금년3월에 착공, 28층짜리「빌딩」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D일보의 땅 매수작전에 한사코 응하지 않는 둘레의 소지주 4명이 있다. 두 지주는 장차 D일보사옥의 정면이될 자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나머지 두 지주는 옆과 후면에 자리하고있다. 정면에 있는 땅은「뉴욕식품주식회사」(사장 윤(尹)모씨)소유의 50평과「연합철강주식회사」소유의 20여평. 「뉴욕식품」은 D일보의 기초공사로「불도저」가 땅을 깊숙이 파낸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판자가게를 열어 장사를 하면서 엄연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D일보측에서 보면 경한산업과 정모여인의 관계와 같다. D일보에서는 여러 차례 이땅을 사들이려고 교섭을 벌였지만「뉴욕식품」측의 말대로『우리는 팔생각이없어요. 우리가 오히려 D일보의 땅을 사고 싶은걸요』하는 식의 역습을 당했다. 이로 말미암아 둘레의 땅전체를 사들여서 28층짜리초근대식「빌딩」을 세우겠다던 D일보의 건축계획이 어떻게 변경될지는 두고 보아야하게 됐다. 정면에 자리한 소지주들은 D일보와 합자해서「빌딩」을 세워 함께쓴다고 하고있지만 한편 D일보측에서는 그러한 설계변경에 대해 함구무언. 그런가하면 그 옆 쪽, 을지로 1가90에는 과자산매상을 하는 오(吳)모씨의 땅8평이 있다. 오씨 역시 팔지를 않고 있을뿐 아니라 건축자금을 내겠으니 장차 서는「빌딩」속에 자기의 피해와 알맞을 만한 공간을 보상조로 제공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그 뒤쪽 을지로1가91에는 변호사 윤명룡(尹明龍·66)씨가 10평을 가지고 버틴다. 윤(尹)변호사는『안팔려는 것은 아니지만 대지주가 꼭필요로하는 땅이라면 높은 건물을 세우는 마당에 자축(自祝)의 뜻도 포함시켜 싯가 보다 값나가게 사주기를 바란다』고 말하고있다. 이 일대의 땅값은 평당1백만원 이상. 꼭 사야할 사람이라면 그 값이 얼마가 될지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한편 28층짜리「매머드·빌딩」이 서버릴 경우 인접한 손바닥만한 땅에 어느 정도의 이용가치가 있을까를 생각하면 헐값이 될수도 있다고 근처 복덕방은 말하고 있다. 이 곳은 바로 대표적인 땅값긴장지대의 하나. D일보의 경우와는 다소 다르지만 두 땅이 서로 톱니바퀴 처럼 물고 들어가서 어느 편이든 상대방에게 팔아야만 이용가치가 나오는 숙명 같은 장소가 있다. 중구 무교동13번지. 체육회관옆에 공지4백50평(한국철강(韓國鐵鋼)주식회사 사장 신영술(申永述)씨 소유)이 그것이다. 금싸라기 같은 땅을 주차장과 둘레에 세운 1,2층짜리 목조가건물의 임대에 이용하고 있다. 「빌딩」을 세울 수가 없다. 체육회쪽이 되는 무교동18에 이해범(李海範·66·사업)씨의 자택1백31평이 자리잡고 있는데 신씨의 땅의 일부속에 불쑥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선조대대로 무교동18번지에서 살아 왔다는 것이다. 두 지주 사이에 흥정이 두서너번 오간듯은 하지만 거래는 성립이 되지 않았다. 이곳의 땅값은 대체로 평당 70~80만원.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 산다면 얼마가 될지는 두고 볼 일. 땅값흥정으로 말한다면 민간인들 사이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계획에 걸린 시민이 시에 대해 보상금을 더 내놓으라고 버티는 예가 있다. 반도「호텔」과 을지로입구 사이 도로확장공사 때 최(崔)모변호사가 자택의 철거에 반대해서 버틴 것은 유명한 이야기지만 최근3·1고가도로 입구(삼각동)에 버티는 집 한 채가 있다. 고가도로 입구의 도로확장공사로 조흥은행 뒤편인 그 일대의 철거공사가 일차적으로 이루어졌는데 고가도로 입구에 제일 가까운 집(주인 명운학(明雲鶴)씨, 약 60평)이 동그마니 남았다. 명씨는 평당24만5천원을 거부하고 법원에 건물철거금지가처분신청을 내고 싯가대로 평당80만원의 일시불을 요구하면서 보상금흥정에 들어 갔다. [ 선데이서울 69년 7/13 제2권 28호 통권 제42호 ]
  • 박재완 “황교수, 노벨의학상 로비시도 의혹”

    박재완 “황교수, 노벨의학상 로비시도 의혹”

    황우석 교수가 사이언스 논문 조작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지난해 12월12일 노벨의학상 수상 후보에 선정되려고 로비를 시도한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23일 “황우석 교수가 연구팀의 해외 공동연구용 기자재 구입 목적으로 50만 5000달러(5억 5550만원)를 ‘황 교수 후원회’에서 인출받아,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로 송금했는데 인출 경위 및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카롤린스카 연구소가 노벨 의학상을 실질적으로 선정하는 기관이어서 황 교수가 후보선정 로비를 시도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황 교수팀의 연구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에서 거금을 스웨덴에 송금한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데다 연구소의 기자재 구입 사실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원회 관리 주체인 한국과학재단은 최근 관련 영수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변해온 것도 의혹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과학재단은 박 의원에게 제시한 답변서에서 “황 교수팀이 기자재를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에 비치한다며 후원금 집행 요청서를 보내와 송금했다.”고 밝혔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열린세상] 유전무죄 무전유죄/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우리 사회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인식이 있고, 이를 시정해야 한다.” 지난 10일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한 말이다. 모처럼 귀가 번쩍 뜨이는 반가운 말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사회는 틀림없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이 이토록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 슬픈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힘있는 유전층(有錢層)은 ‘억울하면 출세하라.’라고 하고, 힘없는 무전층(無錢層)은 자식이라도 출세시키려고 허리띠 동여매든가 그것마저 여의치 않으면 세상을 저주하게 된다. 이토록 천박하고 전도된 가치는 대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결과다. 최근 ‘홀리데이’란 영화로 다시 회자되는 18년전 지강헌 사건의 주제도 ‘유전무죄, 무전유죄’였다. 탈주범 지강헌은 인질을 잡고 이렇게 외쳤다.“전경환이 나보다 죄가 가볍다는 건 인정할 수 없다.” 자신이 556만원을 훔친 죄로 7년 징역형에 10년 보호감호형을 선고받은 것이 억울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70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가 7년형을 선고받고 2년3개월 만에 풀려나는 것을 보면서 소위 법과 나라가 이럴 수는 없다고 저주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도 절규했다.“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이 사회는 너희처럼 큰소리 치는 놈들이 망쳐 놓은 거다! 너희같은 놈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고 돈 없는 게 죄다! 나는 돈 없고 빽 없는 놈이라 이렇게 된 거다. 돈 있으면 판·검사도 살 수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대한민국 법이 이렇다!” 밑바닥에서 본 사법 불의의 현실을 죽기를 각오하고 고발한 것이다. 그때 많은 국민이 ‘그래, 그렇다.’라고 공감했다. 우리 사회의 부끄럽고도 한심한 단면인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지금 이시간에도 많은 국민이 여전히 그렇다고 믿고 있다는 데 있다. 그렇게 생각되게끔 만드는 사례는 부지기수로 많다. 예컨대 천정배장관이 기자회견을 한 바로 그날에도 역시 국민을 실소케 만든 법원 판결이 하나 보도되었다. 전주지법에서 있었던 일이다.1억원 안팎의 뒷돈을 받고 석·박사 학위를 팔아 물의를 일으킨 대학교수들에게 징역 8월에서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1500만원의 벌금형을 내린 것이다. 그 정도 죄로 교수직을 잃게 하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사회는, 아니 돈 없는 서민은 ‘여전히 유전무죄, 무전유죄로구나.’ 했다. 요즘 양극화 문제가 우리사회의 중심 화두로 등장했다. 실제로 우리사회의 모든 부문과 영역에서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얼마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사회적 시한폭탄이라고 경고했을 정도다. 양극화를 해소해 가는 것이 해법이지만, 최소한 두가지만 갖춰도 사회적 위기는 막을 수 있다.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만은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나는 소득 수준과 사회적 지위의 차이가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낳아서 결과적으로 가난이 자녀에게까지 대물림되지 않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돈과 지위가 죄의 유무와 크기까지 결정짓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 정의와 사법 정의는 사회 안정의 마지막 보루인 것이다. 이미 심각한 수준인 교육 불평등과 사법 불의의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지 못하면, 그 다음은 브레이크 없는 사회 해체일 뿐이다. 지금이라도 장관이 직접 사법 불의의 현실을 인정하고 개혁을 다짐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결국 말로 끝나 불신만 키우는 악재가 될 것인지, 법에 대한 국민 신뢰를 세워내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판가름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8000억원의 거금을 내놓고 면책받고 싶어 하는 이건희 회장에게, 그리고 ‘결국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아니겠느냐.’는 항간의 냉소에 검찰과 사법 당국이 어떻게 답할지를 보면 되기 때문이다. 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 경총 연찬회서 본 한국경제의 갈길

    환율불안, 고유가 등으로 인해 그 어느 해보다 경제전망이 불투명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8일 서울 조선호텔에 가진 ‘제29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볼프강 클레멘트 전 독일 경제노동부 장관이 제시한 국가·기업·노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소개한다. ■ 클레멘트 獨 前경제장관 “獨, 건보료등 고용비용 낮추기 나서” 한국이 분단으로 인한 긴장과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해 나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독일의 ‘상호접근을 통한 변혁 정책’을 상기하게 된다. 독일도 이 과정에서 많은 참을성을 가져야 했지만 결국 성공했다. 독일은 15년 전에 통일을 이뤘지만 옛 동독지역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재건을 위해 옛 동독에 투자하는 비용은 연간 국민총생산(GDP)의 4%인 800억유로에 달한다. 이런 배경에서 독일은 매우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올해도 1.5%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때문에 ‘어젠다 2010’ 개혁프로그램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데 폭넓은 합의가 이뤄졌고, 어젠다 2010을 통해 국민과 기업의 세부담이 대폭 경감됐고 건강보험과 연금보험에서 가입자의 자기부담률을 높여 임금외 비용의 상승을 막았다.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근로시간이 다시 유연하게 조정됨으로써 주당 근로시간이 최고 42시간까지 늘어났다. 독일정부의 새 과제는 2008년부터 기업들에 최대 30%의 과세기준을 도입하고 고용보험료 및 건강보험금을 인하해 임금외 비용을 총 급여의 40% 미만으로 낮추는 것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과 기업에게 신뢰할 수 있으면서도 경제적이고 또 친환경적인 에너지 공급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국내총생산 중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것도 더없이 중요하다. 중국은 매년 연구개발비를 20%씩 늘리고 있는 반면 EU회원국들의 연구개발투자 비중은 국내총생산의 0.2%에 불과하다. ■ 한덕수 부총리 “국민연금 적정부담·급여체제로” 최근 세제개편 방향과 관련해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민과 기업에 넘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과거의 정부주도 개발연대 이후 유지돼온 재정지출 구조를 먼저 조정할 계획이다. 세입에서도 여러가지 조세감면 제도를 재검토하고 음성 탈루소득에 대한 세정을 강화하며 현행 조세체계 내에서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리지 않고도 미래의 재정소요를 충당할 수 있는 방안을 금년 중 마련하겠다.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투자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정부는 올해 6.5%의 투자 증가를 예측하고 있으나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던 과거 성장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투자부진이 문제인데,3월과 5월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형 중소기업을 중점 지원하는 내용의 단계적인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의 경우 공영형 혁신학교 제도를 도입하고 자립형 사립고의 시범운영을 확대하고 의료 역시 영리법인의 필요성과 보충형 민간건강보험의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교육·의료·보육 등 사회서비스업의 성장동력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저부담·고급여’ 체제를 ‘적정부담·적정급여’ 체제로 바꿔나갈 것이다. 경제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지만 시장친화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채택할 방침이다. ■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기업 사회적 책임·윤리경영 해야”포천이 존경받는 기업을 선정할 때 빠뜨리지 않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윤리경영을 하면 종업원들의 존경심과 충성심이 강해진다. 소비자들도 윤리경영으로 이미지가 좋은 기업의 제품을 선호한다.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은 또 기업의 이익과도 연관이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조사 결과 사회적 책임을 다한 기업의 주주이익이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우리나라도 전경련 조사결과 윤리헌장을 가진 기업의 1999∼2002년 주가상승률이 46%인 반면 윤리헌장이 없는 기업의 주가상승률은 22%에 그쳤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우리 사회는 가끔 너무 지나치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할 때가 있다. 과거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데도 학교에 거금을 기부하는 기업을 본 적이 있다.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금방 부도가 났다. 유럽이나 미국·일본기업과 우리기업의 사회공헌도를 비교하는데, 미국이나 영국은 개인주의 영향으로 기업보다 개인 기부가 많고 유럽은 과도한 조세부담으로 기업이나 개인보다 국가가 책임지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 대기업들의 사회공헌비는 경상이익의 3% 수준이다. 요즘 재벌에 대한 비판은 지배구조문제, 분식회계, 협력업체 관계 등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반기업 정서에 따른 비판 측면도 있다. 대선자금 수사 때 나타났듯이 윤리경영은 기업에만 강조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정리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롯데쇼핑 공모 5조원 ‘돈 열풍’

    최근 주식시장은 등락을 반복하며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하지만 롯데쇼핑 등 공모주 청약 현장은 ‘돈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롯데쇼핑의 일반공모 마감일인 3일 오후부터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 지점에 투자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오후 4시 마감시간이 임박하자 대기번호표를 든 사람들로 지점 안이 북적거렸다. 한 40대 직장인은 “주식투자 모임의 동료들과 함께 청약자금대출 등을 통해 5억원을 마련,2500주를 신청했다.”면서 “오는 7일 납입급 환불을 받으면 바로 미래에셋증권 공모도 신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대어급’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7,8일 공모가 4만 8000원에 청약을 받아 오는 15일 상장될 예정이다. 이틀 동안 실시된 롯데쇼핑 공모에는 총 5조 2970억여원의 청약증거금(신청청약금의 50%)이 접수됐다. 지난 2002년 LG카드 공모 때 4조 5000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린 이후 최대 규모다. 청약경쟁률은 주간사 대우증권(공모주식수 22만 2857주)이 71.24대1을 비롯해 ▲삼성(이하 각 1만 7143주) 101.11대1 ▲현대 88.39대1 ▲교보 89.72대1 ▲동양종합금융 90.12대1 ▲우리투자 87.03대1 ▲대신 73.03대1 ▲한국투자 85.26대1 등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경쟁률에 따라 7일 배당주식을 주당 40만원씩에 매입한 뒤 나머지 청약금을 돌려받는다. 그러나 롯데쇼핑이 9일 증시 상장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 손실을 입는 투자자가 속출할 수 있다. 공모가가 높아 지난 2∼7일 연 8% 이자를 물면서 청약자금대출을 받은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상장뒤 시가총액이 단숨에 11조원으로 뛰면서 12번째로 큰 종목이 된다. 롯데쇼핑이 증시에 유통업종 바람을 일으키면서 신세계의 주가는 지난 1일 51만 8000원까지 올라 연초보다 17.8% 상승했다. 현대백화점도 2개월새 25%나 올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시세가 45만원쯤 돼야 본전이 될 것”이라면서 “최근 ‘빅’ 공모주의 가격이 너무 높아 상장직후 매도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은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진데다 수급 불안으로 급락,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0.94포인트(2.98%) 떨어진 1333.50, 코스닥지수도 23.24포인트(3.50%) 빠진 641.20으로 각각 마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경자년 봄에 촉석루에서 떠들썩하게 악기를 연주하다 해가 저물어서야 파하였습니다. 그리고 심 비장과 함께 저포(樗蒲) 노름을 하여 3천 전을 가지고 여러 기생들에게 뿌려주며 즐겁게 놀았던 일을 기억하십니까? 이제는 벌써 19년이 지났는데도 어제의 일처럼 역력합니다.” 1799년 황해도 곡산부사로 있던 다산 정약용이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이다. 천하의 학자이자 ‘목민심서’를 통해 관리의 청렴을 강조한 다산이 기생들과 노름을 벌이고 3000전이라는 거금을 뿌렸다니…. 하지만 이것은 ‘다산시문집’에 실려 있는 엄연한 사실이다. 물론 다산은 이후 수차례 도박의 중독성과 폐해를 경고하게 되지만, 이때만 해도 노름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다산은 저포 노름을 양반과 기생이 함께 즐기는 흥겨운 놀이의 하나로 여긴 듯하다.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살림 펴냄)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박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와 사회상을 추적한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도박사(賭博史)다. 다산과 연암이라는 조선의 대학자를 내세운 데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노름’이라는 놀이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의 보편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저포는 백제시대부터 유행한 놀이로 주사위 같은 것을 던져 그 사위로 승부를 다투는 게임이다. 조선시대 저포는 도박 일반을 뜻하기도 했고 쌍륙 놀이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다산의 편지에 나오는 저포 노름은 쌍륙 놀이를 가리킨다. 쌍륙은 조선 중기 이후 사대부의 놀이문화를 주도했다. 양반이 기녀들과 누린 풍류생활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쌍륙 놀이다. 혜원 신윤복의 ‘쌍륙삼매’나 기산 김준근의 ‘쌍륙 치는 모습’ 같은 풍속화를 보면 쌍륙이 얼마나 풍류남아의 주된 놀잇감이었는가를 금방 알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연암 박지원이 쌍륙 놀이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도 이해할 만하다. 연암은 편지를 쓰다가 문장이 막히면 혼자서 쌍륙을 쳤다고 한다. 왼손과 오른손을 양 편으로 삼아 자기 혼자 대국을 벌였다고 하니 그야말로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준 셈이다. 이 책의 의의는 무엇보다 우리 역사 속의 진정한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를 찾아냈다는 데 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호이징가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로 정의, 모든 문화가 놀이로부터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 역사와 일상 또한 놀이를 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위론 왕에서 아래론 평민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에는 수많은 호모 루덴스들이 있어 문화를 살찌웠다. ‘놀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고려시대 임금 의종이다. 무인 성향이 짙었던 의종은 격구중독자였다. 말 위에서 긴 장대를 가지고 공을 골대로 쳐넣는 격구는 오늘날의 경마와 같은 스포츠 도박, 즉 내기성 놀이다.‘격구왕’이라 할 정도로 격구를 좋아한 의종은 이틀 동안 격구를 구경한 적도 있고, 대궐에서 국사를 논한 다음 내처 격구장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태조 이성계 역시 고려 말 가장 출중한 격구선수였다. 격구는 고려시대 크게 흥행했지만 임진왜란을 거친 조선 후기에 들어 명맥이 끊겼다. 책은 풍류로서의 도박뿐만 아니라 악질적인 도박 사례도 소개한다. 을사오적 가운데 한 명인 이지용은 희대의 ‘화투대왕’이었다. 그는 나라를 판 돈으로 한꺼번에 수만원씩의 판돈을 걸었다고 한다.1907년 국채보상운동이 펼쳐질 당시 조선의 국세총액이 1300만원이었으니 그의 노름돈을 합하면 나라를 살렸을 정도다.1931년 일제가 ‘골패세령’이란 법령을 통해 어마어마한 세금을 거둬 식민지 경영에 사용한 사실도 우리로선 잊을 수 없는 일이다. 저자(부산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도박이라는 비주류의 문화를 구체적인 예화를 통해 흥미롭게 다룬다. 최근 생활사나 미시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도박과 같은 음지의 역사는 여전히 관심권 밖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 이 책은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역사를 한층 풍성하게 해준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롯데쇼핑·미래에셋·우리홈쇼핑 ‘빅3’

    롯데쇼핑·미래에셋·우리홈쇼핑 ‘빅3’

    올해는 어느 해보다 주식시장에서 공모주를 노려볼 만하다. 증시 활황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알짜배기 종목들이 쏟아지고, 공모주의 수익률도 꽤 좋은 편이기 때문이다. 올해 일부 대어급 공모주에는 공모가격을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주 작년보다 두배 이상 늘어 10일 금융감독원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의 증시상장을 통한 조달한 자금규모는 지난해(1조 3015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3조 1000억원으로 예상된다.2000년 코스닥 붐이 거세던 시절의 공모주 규모가 2조 5507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최근 증시 활황이 어느 정도 열기인지 짐잠할 수 있다. 이 공모주가 증시에 상장되면 주가상승으로 약 10조원의 신규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장 예상기업의 수는 100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증권사 주간사를 선정한 곳만 70여곳이나 된다. 지난해에는 모두 78개 기업이 증시에 선보였다. 이 가운데 코스닥시장에 67곳이 상장됐다. 올해 상장될 기업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롯데쇼핑과 미래에셋증권, 우리홈쇼핑 등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달 7∼8일에 일반 공모청약을 받기로 했다. 총 공모주는 411만여주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일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예비사업설명서에서 공모예정가를 주당 4만 3000∼5만 3000원으로 제시했다. 롯데쇼핑은 아직까지 공모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이 상장되면 시가총액이 8조원이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종 업종인 신세계 주가가 40만원을 웃돌고 시가총액이 8조 3000억원에 달하는 점과 비교해도, 롯데쇼핑은 그 이상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본다. ●우량 공모주 100% 수익률 우리홈쇼핑과 인터파크 관계사인 G마켓도 대어급 상장 예정 기업이다. 우리홈쇼핑은 상장을 통해 T커머스(TV주문상거래),M커머스(휴대전화주문상거래) 등 차세대 성장사업에 진출할 계획이어서 상장후 전망이 매우 밝다. 제조업체로는 지난해 10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인천도시가스와 경신공업 등이 눈에 띈다. 셀트리온은 신약 핵심물질 제조업체로 바이오주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다국적 제약회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10년 동안 20억달러 상당의 바이오신약 공급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자금융은 현금지급기(ATM) 등 금융관련 자동화기기와 관리시스템 전문업체다. 최근 개발한 금융종합운영관리시스템(NTMS)이 주목받고 있다. 이달에는 유진테크 등 8개 기업이 공모에 나선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해 12월에 상장된 14개 기업의 주가흐름을 분석한 결과, 지난 6일 기준으로 주가는 공모가격보다 평균 77.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비스는 공모가 보다 무려 272%나 올랐다. 모젬, 디오스텍, 제일연마공업 등도 몇차례 상종가를 기록하며 100% 이상 상승했다. 공모가 보다 떨어진 종목은 없다. ●매입이 쉬운 공모주펀드 괜찮아 공모주 청약은 주간 증권사의 본점이나 지정된 지점을 방문해 청약증거금, 환불금, 배정주식이 들어올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공모주 청약서를 작성한 뒤 증권사가 정한 청약증거금을 납부하면 된다. 공모주청약은 인터넷과 계좌이체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웬만하면 증권사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청약증거금은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지만 보통 공모주 발행가격의 50%를 청약시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청약기간은 보통 2일 정도다. 당연한 얘기지만 인기 공모주의 경우 주식배정 경쟁률이 100대1을 넘는 예도 많다. 주식배정을 받지 못하면 청약증거금은 즉시 환불된다. 공모주 청약에 투자자가 직접 나설 수도 있지만 공모주에 간접투자하는 방법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공모주 펀드를 말한다. 공모주 펀드는 투자금의 일정액을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설정액 50억원 이상, 운용기간 1년 이상인 11개 공모주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지난해말 기준)은 12.62%로 나타났다. 주식형 펀드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낮지만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평균 1.86%)을 웃돈다.‘아이리치풍년혼합’은 연 수익률이 20.75%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방문해 유가증권신고서, 사업설명서(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참고해 공모가격이 적정한지 등을 살펴야 한다.”면서 “증시 상장후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신포 경수로 청산 후유증 우려된다

    북한 신포 경수로사업이 사실상 종료됐다. 경수로 유지·보수를 위해 남아있던 한국과 미국 인력 57명이 어제 모두 철수했다.10여년 동안 한국이 11억 3700만달러(1조 3655억원)를 부담한 것을 포함,15억 6200만달러라는 거금을 쏟아부은 결과가 이렇게 되다니 허망하다.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은 북한 책임이 크다. 한국·미국 등 관련국의 협상력 부족도 비난받아야 한다. 특히 건설비 대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충당했던 한국이 문제다. 국민부담으로 그대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일련의 과정에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숨기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다. 신포 경수로사업은 북한이 1994년의 제네바합의를 깸으로써 이미 지속하기 어렵게 됐었다. 우리측은 200만㎾ 대북 송전을 대신 제안했지만 북측은 송전과 경수로 지원을 함께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베이징 6자회담에서 경수로 부분은 모호하게 넘어가 아직 논란이 되고 있다. 북측이 청산절차가 남았음에도 한·미 인력의 신포 철수를 요구한 것은 경수로 지원을 추가로 받아내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고 봐야 한다. 위조달러 공방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북핵 6자회담이 더욱 표류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청산비용과 경수로건설 관련기업과의 청산절차도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이제까지 투입한 돈의 70% 이상을 내놓고, 대북 송전경비까지 떠맡게 될 한국에 2억달러로 추산되는 청산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이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북한은 신포 경수로 중단에 따른 보상을 거론하고 있으나 쓸데없는 억지를 거둬야 한다.455억원 상당의 현장 자재·장비를 빠른 시일 안에 돌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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