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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 광부들 “담배맛 그리웠다”

    한 달 넘게 지하 700m 갱도에 갇혀 있는 33명의 칠레 광부들에게 담배와 전기가 공급된다고 CNN 방송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칠레 구조당국은 11일 광부들이 갇힌 지하 갱도에 전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송전선을 공급했으며, 광부들이 간절히 요청해온 담배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몰된 광부들은 진작부터 생필품과 함께 담배를 내려 달라고 요청해 왔으나, 당국은 폐쇄공간의 공기오염을 이유로 담배 대용으로 니코틴 패치와 껌을 지급해왔다. 그러나 새로운 압축기로 광부들이 갇힌 갱도 안의 환기문제를 해결하면서 담배 공급을 승인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광부들은 매일 담배 2갑을 나눠 피울 수 있게 됐다고 하이메 마날리치 보건장관은 밝혔다. 담배가 광부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전등은 그들의 수면 패턴을 되찾아 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전기가 공급돼 지하 갱도에 전등이 설치되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밤낮을 구분하지 못했던 광부들이 생활리듬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칠레 매몰광부 “담배 좀…” 정부 “안돼”

    칠레 매몰광부 “담배 좀…” 정부 “안돼”

    근 한 달 가까이 지하 700m 갱도에서 갇혀 지내온 칠레 광부들에게 술과 담배를 줘라? 구조되기까지 앞으로 짧게는 두 달, 길게는 넉 달여를 땅속에 더 갇혀 있어야 하는 33명의 광부들에게 술과 담배를 공급하는 문제를 놓고 칠레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매몰된 광부들은 공급받기를 원하는 물품 가운데 하나로 술과 담배를 꼽았다. 이에 구조 당국은 이들에게 정말 술과 담배를 줘도 되는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고, 논란 끝에 일단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렸다. 제이미 마날리치 칠레 보건부 장관은 “광부들은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무덥고 습한 곳에 갇혀 있다.”면서 “술을 구조물품에 추가해 달라는 간절한 요구가 있었으나, 그들의 영양상태를 생각하면 아직은 들어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칠레 구조당국은 광부들에게 고단백, 고칼로리의 영양식품들만 제공해 왔다. 제발 담배를 피울 수 있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올려보내는 광부들도 많아졌다. 구조현장에 파견된 미 항공우주국(NASA) 전문가들은 “매몰 상태로 장기전을 펼칠 이들에겐 삶의 낙을 찾을 수 있는 오락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제 막 갱도를 뚫는 작업에 들어간 만큼 공기오염 때문에라도 담배는 이르다.”고 조언했다. 구조당국은 당분간은 니코틴 패치와 껌을 담배 대용으로 내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참고 견뎌야해” “여보…사랑해”

    부인 히메나(41), “당신 건강해?”, 남편 파블 로(45), “괜찮아, 걱정하지 마.” 부인 제시카(43), “돌아오면 결혼식 얘기하자.”, 남편 에스테반(44), “돌아가자마자 결혼식 올리자.” 부인 칠(36), “구출될 때까지 참고 견뎌.”, 남편 세고비아(48), “사랑해.” ●‘하루200m’ 통로 뚫기 작업 착수 칠레 북부 코피아프의 산호세 광산의 지하 700m에 매몰된 광부들이 29일(현지시간) 지난 5일 사고가 난 이래 처음 가족들과 인터폰을 통해 직접 대화를 했다. 통화는 한 가족에 1명씩 1분 정도 이뤄졌다. 대화에는 안전과 건강을 빌고 용기를 북돋는 가족들의 절절함이 묻어났다. 히메나는 아쉬움 속에 통화를 마친 뒤 “평소 남편의 목소리였다. 길지 않았지만 달콤했다. 들을 수 있었던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다른 가족들도 “생각했던 것보다 건강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아들과 전화한 어머니 알리시아 캄포스는 “짧은 대화였지만 목소리를 들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지금껏 갇힌 광부들과 가족의 연락 수단은 편지뿐이었다. 라우렌세 골보르네 광업부 장관은 “광부들과 통화할 수 있는 ‘비둘기’로 명명된 전화회선 및 기기를 매몰 현장에 내려 보냈다.”면서 “광부들이 마음을 전하는 새로운 수단이 생겼다.”고 밝혔다. ●우울증 방지위해 MP3·DVD 공급 칠레 정부는 본격적으로 구출을 위한 통로뚫기 작업에 들어갔다. 최상의 조건에서 하루에 20m씩 파 내려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책임자인 안드레스 수가레트는 “우리가 파 내려갈 갱도는 702m 아래로 곧장 내려갈 것”이라며 작업에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작업은 먼저 직경 35㎝의 구멍을 뚫은 뒤 다시 광부들이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직경 66㎝까지 넓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골보르네 장관은 구조기간을 앞당길 방법을 찾고 있지만 “현재로선 1~2개월 안에 구조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광부들이 지루함을 달래고 우울증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등 심리적 안정을 위해 MP3 및 DVD, 비디오 게임기 등을 보내기로 했다. 또 영화와 축구경기를 감상할 소형 홈시어터와 질병 감염을 막을 특수 양말 등 다양한 물품도 전달할 계획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갱도에는 가수도 간호사도 있어요” [동영상]

    “흩어져야 산다.” 칠레 북부 코피아포의 산 호세 광산이 무너져 지하 700m에 갇힌 33명의 광부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생존수칙’이다. 27일 CNN 인터넷판에 따르면 사고 발생 20여일째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매몰 광부들은 철저히 업무분담을 하면서 구출될 순간까지 버티기로 했다. 세계의 이목을 받으며 지하갱도에 갇혀 있는 이들의 임시 대표 역할은 원래 작업조장이었던 이가 맡았다. 구출되기까지 기약 없는 장기전에 들어간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생존포인트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는 것. 50년 넘게 탄광에서 잔뼈가 굵은 맏형 마리오 고메스(63)가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 동료들을 다독이고 있다. 광부들과의 연락을 맡은 칠레 당국의 관계자는 “불안할 때 기도할 수 있는 예배단을 만들기 위해 작은 성물을 지하갱도로 내려보내 달라고 주문해 왔다.”고 전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팬인 한 광부는 평소의 기질을 살려 노래모임 등 레크리에이션을 책임졌다. 또 간호사로 일한 적이 있는 이는 의료 및 심리 테스트를 전담했다. 지하갱도에서 하루를 1년처럼 버텨야 할 광부들은 다양한 이력을 가진 동료들 덕분에 큰 위안을 얻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개인별 업무분담을 하되 그룹의 안전을 위해 전체를 2개 팀으로 나눈 것도 새로운 생존투쟁 전략이다. 한 팀이 취침에 들어가면 나머지 팀은 생존을 위한 필수업무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불침번’을 서고 있다. 광부들이 분업에 나선 것은 최악의 경우 넉 달여를 땅 속에서 견디려면 무엇보다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실제로 사고 3주째로 접어들면서 광부들의 체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메 마날리츠 칠레 보건장관은 “광부들의 체중이 평균 10㎏씩 빠졌고 탈수증세를 보이는 데다 서너명은 심각한 우울증까지 앓고 있다.”고 밝혔다. 광부들은 지금 지상으로 연결된 튜브를 통해 물과 산소를 공급받고 있다. 지하로 물과 음식, 의약품 등을 내려보내는 데는 금속 캡슐을 이용하며 칠레 국민들은 캡슐에 ‘비둘기’라는 별명을 붙여 광부들의 생존을 기원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길이 1.6m, 지름 12㎝ 크기의 캡슐은 지난 22일 처음 내려보낼 때에는 무려 1시간이 걸렸으나 그 뒤 캡슐을 개량한 뒤로 지금은 30분으로 단축돼 하루 평균 12차례를 오가며 광부들의 생존을 돕고 있다. 전문가들은 덥고 습기찬 지하탄광에서 버티려면 1인당 하루 평균 4ℓ 안팎의 물을 마셔야 할 것이라고 구조 당국에 조언했다. 칠레 정부는 생존 광부들이 있는 지하 700m 깊이까지 지름 약 66㎝의 수직갱을 파내려 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칠레구리협회가 사용하는 40t 크기의 대형 굴착기를 동원하고 있으며 하루 20m를 굴착할 수 있는 이 기계가 광부들을 구조하기까지는 석 달이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매몰 광부들의 가족들이 현장 안전관리에 태만했다는 이유로 정부 당국자와 광산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낸 가운데 26일 코피아포 주 법원은 광산 개발업자의 자산 180만달러를 동결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칠레 생존 광부 33인 ‘인내심과의 투쟁’ 이기려면

    칠레 생존 광부 33인 ‘인내심과의 투쟁’ 이기려면

    광산이 붕괴돼 지하 700m에 갇힌 칠레 광부 33명이 인내심과 체중유지를 위한 길고 긴 자신과의 싸움에 들어갔다. 사고 발생 17일 만인 22일 생존이 확인된 이들을 구출하는 데 무려 4개월쯤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자칫 평정심을 잃고 우울증에 빠지거나 지나치게 살이 찔 경우 치명적인 상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부들의 안정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엇보다 우선 구출기간을 절대 광부들에게 알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로드리고 인스페테르 칠레 내무장관은 “누구도 이들에게 암흑 속에서 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경솔하게 알리는 짓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입단속에 나섰다. 칠레 정부는 또 광부들이 건강을 유지하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구조를 위해서는 지름 66㎝로 단단한 암반을 지하 688m 이상까지 조심스럽게 뚫고 내려갈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광부들이 살이 쪄 허리둘레가 90㎝를 넘으면 구조용 터널을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설명했다. 하이메 마날리츠 칠레 보건장관은 “건강과 안정 차원에서 규칙적인 생활과 유머감각을 갖도록 노래와 게임 카드 등을 넣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극한 상황에서 생존하는 기술에 대해 조언을 구했으며 NASA 측도 이에 응하기로 했다. 2006년 호주 남부 태즈메이니아 섬에 서 갱도 속에서 14일 동안 매몰됐던 경험이 있는 토드 러셀은 “유머 감각을 유지하고 서로 의지하라.”고 격려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러셀은 “매몰 5일째 되는 날 구조대원들이 우리를 발견하고 나서도 구조될 때까지 9일을 더 기다려야 했는데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생존은 순전히 맘 먹기에 달렸다. 4개월은 정신적으로 아주 힘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33명 모두 무사해요” 땅속 700m 기적 메시지

    “33명 모두 무사해요” 땅속 700m 기적 메시지

    “우리 서른세 명은 모두 무사하다.” 손바닥만한 종이 조각에 붉은 펜으로 선명하게 쓰인, 이 한마디에 22일(현지시간) 1600만명의 칠레 국민들이 환호했다. 칠레 북부 산호세 탄광이 무너지면서 생사를 몰랐던 광부 33명이 지하 700m 지점에서 무려 실종 17일 만에 소식을 전해온 것이다.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850㎞ 떨어진 코피아포시 인근의 산호세 광산에서 구리와 금을 캐던 광부 33명이 무너진 흙더미에 갇힌 것은 지난 5일. 이후 이들을 살려내기 위한 구조작업이 범국민 차원에서 벌어졌지만 워낙 지하 깊숙한 곳에서 일어난 사고라 아무도 손을 쓰지 못했다. 그러고는 17일이 흘렀고, 저마다 한가닥 생환의 기대마저 접기 시작했다. ●지름 68㎝ 수직통로로 음식·산소 공급 기적은 그 순간 일어났다. 밤낮 없이 700m를 파고 내려간 구조대의 드릴이 광부들이 매몰된 지점에 구멍을 뚫는 데 성공했고, 이때까지 생명의 끈을 끈질기게 부여잡고 있던 광부 33명은 드릴 끝에다가 자신들의 생존 사실을 알리는 종이쪽지를 담은 플라스틱 통을 매달았다. 붕괴 현장에서 초조하게 생존 여부를 기다리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지하 700m 갱도에서 올라온 쪽지들을 큰 소리로 읽어나가자 현장에서 2주일 넘게 천막을 치고 광부들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과 수백여명의 관계자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성을 질렀다. BBC는 “피녜라 대통령의 발표를 TV와 인터넷으로 지켜본 수백여명의 시민들은 수도 산티아고의 중심 광장인 플라자 이탈리아에 나와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고, 전국 곳곳에서 방송을 지켜 본 국민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올 들어 대형 재난에 큰 인적, 물적 피해를 입어 의기소침해 있는 칠레 국민들에게 무너진 탄광에서 분투하고 있는 광부들의 생존 소식은 남다르게 전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출까지 4개월 걸려… 정신력 관건 피녜라 대통령은 구조대가 뚫어놓은 수직 통로를 통해 비디오 카메라를 넣어 매몰 광부들을 촬영하는 데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웃통을 벗은 8~9명의 광부들이 손을 흔들며 기뻐했다. 카메라에 다가서는 그들의 얼굴도 자세히 보였다.”고 말했다. 구조 책임자들은 “새 터널을 뚫고 매몰된 광부들을 구출하려면 4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립감 극복과 심리적 안정이 중요한 셈이다. 매몰 광부들은 메모를 통해 “작은 아파트 방만한 공간에 갇혀 있지만 굴착기로 지하수를 찾고 있다.”고 알려왔다. 마리오 고메즈(63)라는 늙은 광부는 가족들에게 사랑을 전하면서 “몇 달을 더 기다리더라도 우리는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적어보냈다. 구조대는 붕괴 지점에 닿은 지름 68㎝구조 통로를 통해 물과 음식, 액체산소 등을 내려 보냈다. 또 가족들에게 목소리와 모습을 전할 수 있도록 오디오와 비디오 기기도 내려 보낼 계획이다. 이석우 기자 jun88@seoul.co.kr
  • 유목하듯 떠돌며 사랑을 노래하다

    모든 시(詩)는 길 위에 있다. 길 위의 시가 가 닿는 시선은 머물지도, 머뭇거리지도 않는다. 끝이 없을 것만 같은 해안선이 이어지는 고흥 앞바다 길에서도, 추풍령 고개 휘적휘적 넘는 걸음에도, 아프리카 케냐의 슬픈 골목을 걸으면서도 시의 애잔한 눈길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길 위에 선 시인(詩人)은 예나 지금이나 사랑을 노래한다. 멀리 달아나지도, 잡힐듯 다가서지도 않은 꼭 그만큼의 거리에 있는 그 사랑을 노래한다. 기차로 퇴근하는 길에서도 쉬 잡히지 않은 사랑을 그리며 노랑 꼬리 달린 연을 꼭 품고 다닌다. 그리고 ‘바람 속으로 바람이 불어와’ 마음껏 하늘을 헤엄칠 수 있기를 꿈꾼다. 시인 황학주(56)가 자신의 여덟 번째 시집 ‘노랑꼬리 연’(서정시학 펴냄)으로 다시 한 번 웅숭깊고 섬세한 서정을 풀어냈다. 전남 고흥에서 아프리카로, 강원도 망상역에서 서울 방학동 반지하방으로, 유목하듯 떠돌며 써내려간 61편의 작품들이다. 그는 “이번 시집에도 사랑에 관한 시들이 많다.”면서 “영원한 사랑 같은 말은 간절하지만, 실제 삶 속에서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시의 몸을 입고 나타나는 것 같다.”고 수줍게 말했다. 길 위에서 스쳐 지나고 떠나버린 모든 것들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는 매개로 등장하는 것은 기차다. 피서객들 틈바구니에서 힘겨운 삶의 복판에 있는 젊은 어미가 탄 기차는 ‘망상역’을 지나치고, ‘목마름이 심한 별들’을 달고온 사내(은하수역, 저쪽)와 모노레일 협궤에서 간신히 이어지는 위태로운 사랑의 당신과 나(협궤), 그리고 기차 덜컹거리는 사이 떠나버린 누이(수국) 등에 대한 상념으로 이어진다. 또한 ‘갱국’(‘갱’은 다슬기의 방언) 한 그릇으로 돌아본 어머니의 일생은 ‘슬픈 갱도’로 확장된다. 기차는 또한 킬리만자로 코끼리의 슬픔이 담긴 공간(킬리만자로 역)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말 서울문학대상, 서정시학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아프리카 민간구호단체인 ‘피스 프렌드’ 대표로 1년에 3~4차례씩 케냐, 탄자니아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신종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사망자 중 일부가 폐렴에 걸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폐렴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초기에는 감기증상과 비슷해 넘기기 십상인 폐렴의 감염경로, 증상과 치료 및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추적60분(KBS2 오후 11시15분) 온두라스 감옥에 구금된 26세 한국 여성. 1년 전, 다이빙 강사의 꿈을 안고 온두라스 로아탄 섬으로 떠났던 그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온두라스 현지 관계자들이 공개하지 않았던 이야기. 새롭게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과 의혹들. 아직 진행 중인 온두라스 한지수씨 이야기를 공개한다. ●살맛납니다(MBC 오후 8시15분) 인식은 유진에게 레지던트 시험을 보지 않은 이유를 말하라고 한다. 유진은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기분이 어떤 건지 느껴보길 바랐다며 지난번 자신 몰래 출판사 계약을 취소한 부분을 언급하며 반항한다. 한편, 인식과 언쟁을 벌인 뒤 집에서 뛰쳐나온 유진은 민수네 집 앞에서 민수를 기다린다. ●아내가 돌아왔다(SBS 오후 7시15분) 서현은 병원에서 임신이 아니라는 검사결과를 통보받고는 서운해한다. 서현은 상우와 저녁을 먹으며 임신이 아니라는 소식과 더불어 꼭 아이를 낳고 싶다고 말하는데, 상우는 그런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서현과 상우는 다은이 없어졌다는 박여사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 집으로 들어간다.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태백산맥 산자락에 있는 금광. 대한민국의 금광 역사를 새로 쓰는 사람들이 이곳에 있다. 지하 120미터의 숨 막히는 어둠 속 한 줄기 빛에 의존하여 황금빛의 꿈을 좇는 사람들. 발파로 인한 붕괴위험과 귀를 찢을 듯한 소음이 갱도 안을 뒤덮고 있고 날카로운 낙석은 광부들의 목숨을 위협하는데…. ●리얼메디컬 다큐 병원(OBS 오후 11시) 림프관에 이상이 생겨 팔 다리가 붓는 림프부종의 위험성이 공개된다. 림프부종은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피부가 딱딱하게 굳고 합병증으로 인해 다리를 절단할 수 있는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외과 의료진이 림프부종을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 삼척 도계 교육·의료·관광도시로 변신

    삼척 도계 교육·의료·관광도시로 변신

    강원 삼척시가 회색빛 폐광도시 이미지를 벗고 ‘녹색 건강·문화도시’로 도시면모를 바꾼다. 삼척시는 13일 탄광도시인 도계 지역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강원대 도계캠퍼스와 육백산 일대(위치도)를 화훼 휴양단지와 교육·의료·휴양·관광 등이 조화를 이룬 녹색 건강·문화도시로 가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비와 도비·탄광지역개발기금 등 3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폐광지역특별법이 유효한 2015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시에서 열린 강원대 도계캠퍼스 및 폐광지역 종합발전계획, 육백산 화훼휴양단지 조성 기본계획에 관한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보고됐다. 연구용역을 맡은 강원대 도계캠퍼스 발전기획단은 도계지역을 고원관광 개발의 최적지로 꼽았다. 강원대 도계캠퍼스 개교에 따라 의료·관광분야의 인적 자원도 풍부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도계지역의 미래상으로 ▲강원대 도계캠퍼스의 보건 의료 전문 인력 양성과 외국어 교육을 통한 글로벌 건강 도시 ▲육백산 자연휴양림과 약초 화훼단지 조성, 청정 음식문화 도시 구축을 통한 문화 관광 도시 ▲지열을 이용한 웰빙식품 개발, 와인 연구, 폐갱도 문화체험 등을 통한 녹색 에너지 도시를 제시했다. 육백산 화훼휴양단지 개발은 폐광지역 개발 활성화를 위한 대체산업으로 추진한다. 이곳에는 기존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휴양과 레포츠, 볼거리, 체험활동 위주로 특화해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주요 시설물은 관광객들의 기호에 따라 분류하는 방안과 자연치유시설과 인공치유시설 분리 방안 등 6가지 구체적 계획이 제시됐다. 약초재배단지와 연결해 휴양이나 신체적·정신적 치료를 돕는 스토리텔링 상품도 기본계획에 포함됐다. 이를 기반으로 도계지역 이미지를 개선하고 공공주택 건설, 대학로 조성, 도계 유리산업 활성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삼척시 지역개발사업단 관계자는 “도계지역의 구체적인 종합발전계획 용역이 연말까지 마무리되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며 “대학을 중심으로 회색도시가 관광·의료중심 도시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버려진 탄광촌 갱도 와인 노다지로 변신

    버려진 탄광촌 갱도 와인 노다지로 변신

    “폐 갱도 안에서 레일 위를 달리는 축전지차(트램카)와 와인을 즐깁시다.”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가 탄광문화관광촌을 건립하면서 폐 갱도를 활용한 이색 체험 관광코스를 개발한다. 하이원리조트는 28일 리조트 입구의 옛 동원탄좌 자리에 탄광문화관광촌을 건립하면서 1㎞에 이르는 폐 갱도 안에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공간과 레일을 따라 축전지차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옛 동원탄좌 ‘650 수평 갱도’를 활용한 갱도 체험장은 이달 말부터 무너진 갱내 80m 지점에 대한 임시개통과 안전진단 공사에 들어갔다. 해발 650m에 있어 650갱으로 이름 붙여진 폐 갱도에는 와인셀러, 와인바, 축전지차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갱내 관광을 원하는 관광객들은 축전지차로 갱 안을 따라 이동하며 갱구 체험을 할 수 있다. 축전지차는 광부들이 사용하던 레일차를 개조해 만들었다. 갱 안에 와인을 판매하는 상품코너와 카페식의 와인바를 두고 관광객들이 저장된 와인을 직접 맛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폐 갱도 개발은 651억원을 들여 조성되는 탄광문화관광촌의 일부사업으로 추진된다. 탄광문화관광촌 부지는 하이원리조트 진·출입로에 있으며 면적만 27만 776㎡에 이른다. 본격적인 공사는 2011년쯤 시작해 2013년 말쯤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폐 갱도 개발 외에 탄광마을과 기념공원 등이 들어선다. 탄광마을에는 현재의 탄광촌을 원형 그대로 보존한 뒤 관광객들을 맞으며 드라마 촬영장소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기념공원에는 탄광기념비와 탄광지역의 추억을 알리는 조형물이 들어선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北 핵 은닉시설 8~13곳 포착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핵을 은닉한 구체적 장소를 확인해 알고 있다고 답변해 북측의 핵 의심시설이 어디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이 포착한 핵 주요시설은 8~13곳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김 후보자의 발언은 대북정찰용 KH-12 키홀 첩보위성과 U-2 정찰기, 고도 10㎞ 상공에서 촬영한 북한 영상을 전송하는 전술정찰기 금강 등이 연중 가동되고 있어 북핵 의심시설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군 당국은 현재 매달 200여장의 북한 위성 사진을 미국으로부터 제공받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핵 의심 시설과 미사일 시설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24시간 감시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지난 2006년 10월과 지난 5월 1, 2차 핵실험을 했던 장소는 함북 풍계리이다. 또 지난 1997년 이후 70여차례에 걸쳐 고폭 실험이 이뤄진 평북 구성시 일대의 미확인 지하갱도 1곳과 영변 일대의 지하갱도 2곳도 의심 시설이다. 이밖에 자강도 하갑·공인리·화평, 평남 용덕동, 평북 서위리·금창리, 양강도 사동·포태산 등은 앞으로 북측의 3차 핵실험 장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중 평북 금창리가 정보당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998년 8월 북한이 대규모 지하시설을 구축하는 공사가 포착된 뒤 요주의 시설로 떠올랐다. 북한의 핵 의심시설 대부분이 과거 대규모 갱도 굴착 작업이 이뤄진 곳이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북한 전역에 산재한 군사 및 비군사용 지하시설물은 8200여곳에 이른다. 김 후보자가 이날 ‘북한이 핵을 사용하기 전 타격이 가능하냐.’는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의 질문에 대해 “한·미연합 능력으로 충분하다.”고 말한 것도 북한의 핵 은닉 시설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국방부가 북한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폭탄인 벙커버스터(GBU-28) 수십기를 내년에 조기 도입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中 건국 60주년 행사 악재 도미노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다음 달 1일 국경절에 맞춰 건국 6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려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계획이 잇단 사건·사고로 꼬이고 있다. 속출하는 집단 행동으로 사회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신종플루의 확산 추세가 만만치 않고, 대형 탄광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당 중앙’은 최근 건국 60주년 경축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라고 긴급 지시를 내려보내는 등 비상상태에 돌입했다.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요사태의 확산이다. 우루무치 ‘주사기 테러’와 한족 주민들의 반정부성 시위에 강경대처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우루무치 시내에는 지난 7월5일 대규모 유혈시위사태 이후 두 달 만에 또다시 야간통행금지가 실시되고 있다. 신장자치구 공안청은 이날 ‘주사기 테러’는 물론 유언비어 유포 행위자 등을 엄벌에 처하겠다는 내용의 포고문을 발표했다.집단행동을 초기에 제압하는 양상도 엿보인다. 홍콩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윈난(雲南)성 북동부 샹그릴라에서 경찰관 살인사건을 둘러싼 대규모 집단 충돌이 발생하자 무장경찰 수백명이 현지에 급파돼 현재까지도 삼엄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샹그릴라는 티베트족 집단거주지역이어서 한족과 티베트족 간의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신종플루의 확산은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국경절 행사 개최 여부마저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마침내 31개 성·시·자치구 전역에서 환자가 발생했으며 특히 학교 등에서의 집단 감염 사례가 128건으로 집계됐다. 천주(陳竺) 위생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학과 국경절 행사 등으로 신종플루 집단 감염 위험이 매우 커졌다.”고 털어놓았다. 중국 정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 면역 백신을 국경절 행사 참가자 수십만명에게 우선 접종하기로 했다.대형 사고도 중국 지도부의 가슴을 졸이게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시 허난(河南)성 핑딩산(平頂山)시의 한 탄광에서 가스폭발로 갱도가 붕괴돼 35명이 사망하고 44명이 실종되는 대형 탄광사고가 발생하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중앙 정치국위원인 장더장(張德江) 부총리를 현장에 급파해 사고수습을 총지휘토록 했다.중국의 건국 60주년 기념행사는 사실상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지난 6일 새벽 톈안먼(天安門) 광장 일대에서 열병식과 시민퍼레이드 최종 리허설을 마쳤고, 오는 12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초대형 불꽃놀이 리허설을 마칠 계획이다. 톈진(天津)과 허베이(河北) 등 베이징 주변 6개 성·시에서는 베이징으로 들어가는 모든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을 지난해 올림픽 때보다 대폭 강화한 수준으로 실시하고 있다.stinger@seoul.co.kr
  • [北 우라늄 카드 통할까] 지하갱도로 숨는 北核 의심시설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무기화 등 핵무장을 천명한 가운데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보당국이 들여다봐야 하는 북한 내 의혹 시설은 급증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을 모두 탐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15일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의 핵 의심시설은 현재 8~13곳이나 된다. 지난 1997년 이후 70여차례에 걸쳐 고폭 실험이 이뤄진 평북 구성시 일대의 미확인 지하갱도 1곳과 영변 일대의 지하갱도 2곳, 평남 평성시 일대의 대규모 지하갱도 1곳 등이 포함돼 있다. 북한의 핵 의심시설 대부분이 과거 대규모 갱도 굴착 작업이 진행된 곳이다. ●용도 미확인 갱도만 8000여개 핵 의심시설뿐 아니라 북한 전역에 산재한 군사 및 비군사용 지하시설물도 8200여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중 180여개가 지하 군수공장으로 확인됐지만 미확인 용도의 갱도는 8000여개나 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시 계획에 따라 군사시설물을 수평갱도 방식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적외선 감지센서 등을 갖춘 첩보위성도 관측이 불가능한 50~100m 깊이로 지하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수평갱도 방식은 특수 장비가 없이도 시공이 가능하다. 수직갱도보다 굴착 비용도 덜 든다. 핵실험에 있어서는 갱도 내에 방사선 계측기, 가속도계 등 측정 장비를 설치하기가 쉽고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북한내 핵 의심 시설 대부분이 수평갱도 방식으로 굴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의 고민은 핵실험에 대한 위력 및 폭발시기, 폭발 뒤까지 사전·사후 탐지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로 한·미 양국은 지난달 25일 이뤄진 북한 2차 핵실험의 방사능 물질인 제논과 크립톤의 검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하 핵실험장인 함북 길주군 풍계리 수평갱도의 밀봉 상태가 예상보다 견고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 13일 새로 꺼낸 우라늄 농축 방식의 핵무장은 소규모 시설과 장비로 가능하기 때문에 플루토늄 추출 방식에 비해 포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美위성·정찰기 감시 2배 늘어 군 당국은 매달 200여장의 북한 영상 사진을 미국으로부터 무료로 제공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북정보감시태세가 ‘워치콘 2’로 격상된 후 영상 분석량이 대폭 늘어났다. 미 첩보 위성인 KH-12(키홀)와 U-2 정찰기의 감시 빈도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군의 감시 자산은 고도 10㎞ 상공에서 촬영한 북한 영상을 전송하는 전술정찰기 금강 4대와 레이더 신호를 분석하고 통신 감청이 가능한 백두 4대가 있다. 그러나 금강의 경우 영상정보는 1일 5시간으로 제한적으로 운용되는 등 기상악화 등에 따른 비행 불가시간을 고려하면 연간 1개월 이상의 감시 공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 전역이 아닌 한·미 양국이 정한 우선순위에 따른 전략적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며 “양국의 영상 및 감청 정보를 분석하면 특이 징후는 사전에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북한 핵실험] 지진파 3.9→4.4… 폭발위력 1차때의 최소 2~3배

    [북한 핵실험] 지진파 3.9→4.4… 폭발위력 1차때의 최소 2~3배

    북한이 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하 핵실험장에서 강행한 2차 핵실험은 지난 2006년 10월9일 이뤄진 1차 핵실험보다는 폭발 위력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정보 당국은 이날 오전 9시54분쯤 함북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4.4의 인공 지진파를 감지했다. 2006년 1차 핵실험 때 감지된 규모는 3.9였다. 핵실험으로 규정되는 지진파 규모는 최소 3.5~4.0 이상이다. 정보 당국은 이번 핵실험의 폭발 위력을 최소 2~3kt(킬로톤·1kt은 TNT 폭약 1000t 위력)으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20kt으로 보고 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기상청 발표를 인용, 이번 핵실험 강도가 1차때보다 4배 강력해졌다고 보도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현단계에서는 기술적 지표나 자료가 부족해 성능 개량 및 실험의 성공 여부는 속단하기 이르지만 1차 때보다 플루토늄 양이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실험으로 발생한 지진파의 ‘진앙 좌표’로 볼 때 1차 때와 같은 북한 풍계리의 ‘지하 수평갱도’ 실험장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하 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며 “폭발력과 조종기술에 있어서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차 때보다 핵무기 성능이 다소 개량된 것으로 보이나 핵실험의 성공은 속단할 수 없다는 지적을 한다. 북한은 1차 실험 때도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선전했다. 1차 핵실험에서 폭발시 지표면으로 솟아 나는 흙먼지는 관측되지 않았다. 북한은 1차 핵실험 때 중국에 4kt급 실험을 통보했지만 실제로는 0.8kt으로 분석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폭발 위력이 1차 때보다 커졌다는 점에서 핵 성능이 과거보다 다소 발전됐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핵실험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1차에 이어 이번 실험에서도 핵폭발 위력을 인위적으로 통제한 것으로 보여 최소한의 성공 요건을 갖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핵 무기화의 핵심인 ‘고폭 기술’ 수준을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플루토늄은 자연 상태에서 큰 폭발력이 없기 때문에 높은 압력을 줘 순간적으로 압축하는 고폭 기술이 중요하다.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이번 실험이 1차 때와 똑같은 조건으로 이뤄진 것으로 가정한다면 폭발력이 다소 커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북한이 고폭 기술을 얼마만큼 발전시켰는지 판정하기는 정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핵실험을 판정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증거는 방사성 동위원소 기체의 탐지이다. 핵실험 후 대기 중에는 제논(xenon)과 크립톤(krypton)이라는 기체 성분이 방출된다. 과학계는 이 기체가 검출되면 핵실험을 성공한 것으로 간주한다. 2006년 1차 실험 때도 미 공군이 보유한 WC-135W(특수 대기관측기)가 북한 영공에서 방사성 물질을 탐지함으로써 북한의 핵실험 성공이 가까스로 확인받았다. 안동환 김정은기자 ipsofacto@seoul.co.kr
  • [지방시대] 막장은 다시 희망의 출발점이 되어…/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지방시대] 막장은 다시 희망의 출발점이 되어…/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동료교수들과 함께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배려로 막장을 다녀왔다. 작업복에 입과 코를 가리는 분진마스크를 쓰고 플래시가 달린 헬멧의 끈을 꽉 조여맸다. 해발 600m의 갱구에서 인차(人車)를 타고 수직갱으로 내려가는 고속승강기로 옮겨탔다. 우선 갱도의 끝 막장에 가려면 승강기로 해발 -375m까지 지하 950m를 내려가야 한다. 가는 도중 갱 속에서 만난 광부들은 다부진 구호를 주고받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는 일사불란한 모습이었다. 승강기에서 내려 좁고 낮은 갱도를 따라 허리를 굽히고 나아갔다. 헬멧의 플래시 불빛이 없었다면 흰 눈동자나 하얀 이마저 보이지 않는 칠흑의 동굴이다. 그리고 갱구에 들어올 때의 시원함은 간 곳이 없고, 지하 1000m 지점은 섭씨 30도가 넘는 혹서의 여름 낮과 같은 더위로 땀이 등을 적셨다. 광부들은 탄가루와 땀으로 범벅이 된 것도 잊은 듯하였다. 좁은 갱도를 한참 들어가자 드디어 검고 윤기나는 커다란 덩어리와 부서진 석탄이 가득한 막장에 다다랐다. 이곳에서 일하던 선산부는 막 천장을 붕락시켜 쌓인 석탄괴를 가리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인다. 이를 보는 순간 얼마 전에 ‘막장’이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는 석탄공사 사장의 말이 스쳤다. 막가는 인생살이나 불륜이 극치에 달한 드라마, 또는 국민의 기대에 못 미쳐 막가는 듯한 국회 등을 이야기할 때 막장인생, 막장드라마, 막장국회 등과 같은 ‘막장’의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말은 호소라기보다도 절규에 가깝다는 것을 느꼈다. 한때 수많은 탄광으로 번성했던 태백지역에는 석유와 가스 등의 대체 에너지의 출현으로 정부가 석탄생산 감산을 위한 석탄합리화 정책을 채택한 이후, 지금은 3개의 광업소에 3000여명의 직원이 종사하는 곳으로 축소되었다. 그러나 아직 이곳은 가정을 지키는 삶의 터전이자 지역경제의 핵심 원동력이다. 나아가 고유가시대의 역(逆)대체 에너지원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는 현장이었다. 이렇듯 막장은 끝장이 아닌 숙명적으로 앞으로 가야 하는 최일선 산업현장이다. 사우디아리비아 석유장관과 OPEC의 의장을 지낸 야마니는 ‘석기시대가 돌멩이가 없어 막을 내린 것이 아니라, 돌멩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가가 40달러를 넘으면 세계 각국은 석유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자원의 발견에 총력을 기울여 산유국을 궁지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산유국이 많은 석유를 남겨 놓은 채 석유시대 종언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염려에서 나온 말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유가가 한때 150달러에 이르자 그야말로 세계 각국은 대체 에너지 개발에 피치를 올렸다. 이미 석유를 대체하는 녹색 에너지원이 서서히 우리 앞에 선을 보이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석탄의 재등장이다. 석탄이 지닌 이산화탄소 등의 공해물질 방출에 대한 효과적인 방지책이 나타나면서 석탄의 중요성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비록 이 탄광의 총 300㎞ 갱도 가운데 4㎞ 정도만 들어가 보았지만 갱내가스·출수·분진에 점점 깊어가는 갱도의 통기량 저하 및 온도상승 등의 열악한 여건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의 노력은 개인과 지역발전은 물론 나라의 에너지정책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갱구로 나오면서 본, 쥐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갱 천장에 매달아 놓은 이들의 도시락은 진정 그들만을 위한 에너지원은 아닐 것이다. 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 태백 탄가루 벗고 허브도시로

    강원 태백시가 허브를 테마로 한 저탄소 녹색성장 모델도시 조성에 시동을 걸었다. 태백시는 지난해 문을 닫은 황연동 옛 태안광업소 한보탄광 공한지 1만㎡를 활용해 이달부터 허브공원 조성 및 허브시험포 재배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말까지 예산 3억 3000여만원을 들여 허브 식재여건 등 관련 산업에 대한 성공가능성을 타진한다. 태안광업소 경영진이 설립한 ㈜태안 디앤아이, ㈜미현재와 구체적인 사업방안도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허브공원 조성은 한보탄광 폐광에 따른 대체산업의 하나로 허브사업의 지속 추진 여부를 판가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발 700m 고산지대인 태백지역에서 라벤다, 로즈마리 등의 허브 시험재배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석탄산업과 고랭지 배추재배 농업을 대체하는 녹색산업으로 육성될 전망이다. 허브공원이 조성될 옛 한보탄광 선탄장 일대는 활용가치가 높은 수평갱도 시설(3.2㎞) 등 근·현대 탄광시설물을 갖추고 있어 향후 테마 관광지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태백시는 태안 디앤아이, 미현재와 허브를 소재로 한 휴양리조트인 ‘내추럴월드 개발사업’에 대한 상호지원과 협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내추럴월드 개발사업은 옛 한보탄광 432만여㎡ 터에 2020년까지 총사업비 3580억원을 들여 허브마을, 탄광체험 관광시설, 야생화 숲, 스파, 펜션, 자족형 복합타운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해당부지를 탄광지역개발계획 사업지로 지정하는 한편, 광해관리공단측과 한보탄광 복구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국내 허브시장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경쟁력을 지녀 민간업체가 포기하더라도 시 자체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이탈리아 나폴리에 거대 지하도시가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지하도시가 그 비밀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영국 BBC가 2일 보도했다.옛 시가지만한 100만평방미터크기의 공간이 그대로 땅 밑에 숨어 있었다. 관광객들에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성 바오로 대성당을 낀 산 가에타노 광장의 한 가게.여느 가게와 다를 바 없지만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내려가면 수천년 세월 동안 축조된 지하도시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동영상 보러가기 지금까지 900개의 동굴들이 발굴됐는데 전문 탐사팀은 전체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동굴들은 수천년 동안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물품 저장고나 방공호 등 다양한 목적으로 지어졌다.BC 6~7세기 때 니코테라 지하 공동묘지로 시작해 골재 채취 갱도,로마시대의 하수도,1세기 무렵의 초기 기독교도들의 시설 등이 간직돼 있다.동굴끼리 비밀 통로로 연결돼 있어 지하에 건설된 도시를 방불케 한다. 이곳 지형은 석회질이어서 오랜 세월 수분이나 공기와 결합해 돌처럼 굳는 효과 때문에 이곳 지하도시 위에도 새 도시가 건설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막장 문화’의 진실/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열린세상] ‘막장 문화’의 진실/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요즘 막장이라는 말이 새로운 문화코드로 등장하고 있다. 본래 탄광 갱도의 마지막 작업장을 의미하는 막장은 일하기에 가장 어려운 환경이나 상태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했다. 그래서 ‘막장 인생’은 고난과 불행에 시달려 갈 데까지 간 인생을 은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쓰는 ‘막장’이란 언어는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다. 문화코드로서 막장은 처절한 전쟁 같은 현실을 은유하는 의미와는 상반되게 비현실적이면서도 의도적이다. 그것은 현실과는 동떨어져서 가능한 한 밀고 갈 수 있는 극단의 허구까지 치닫고자 한다. 최고의 막장 드라마로 불릴 법한 ‘아내의 유혹’은 남편 정교빈에게 처절하게 복수하는 구은재의 원한극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난데없이 민여사의 딸 민소희가 환생해 악녀 신애리와 함께 구은재에게 복수하는 극으로 돌변했다. 요즘 구은재의 시어머니 백미인도 분노의 복수녀로 돌변해 자고 있는 남편 정하조에게 물을 쏟아붓고, 그의 여동생 하늘을 보호소에 버린다. 막장 드라마는 이야기의 개연성보다는 우연성을 극단으로 밀고 간다. 유치하고 뻔뻔하지만, 이 비일관성을 일관되게 밀고 가는 게 막장 드라마의 법칙이다. 막장문화는 불행과 고통의 상황을 스스로 선택하고 공공연하게 즐기기까지 한다. 문화코드로서 막장은 끝장의 상황을 즐긴다는 점에서 일종의 가학적 정신상태로 표출된다. 최근 종영한 ‘꽃보다 남자’는 드라마 막판에 죽은 것으로 알았던 구준표의 아버지가 살아나면서 부인 강회장의 음모가 드러나고, 구준표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제3의 여인 유미에게 보호를 받는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막판의 반전에 숨죽이기보다는 그 상황을 못 이기는 척 즐긴다. ‘무한도전’의 황당한 도전들은 출연진 6명을 극단의 곤경에 빠뜨리지만, 시청자들은 그 상황을 잔인하게 즐기려 한다. 리얼 야생쇼를 표방하는 ‘1박2일’은 복불복 게임, 야생취침으로 날것 그대로의 가학적 상황을 즐긴다. 소위 ‘막장 드라마’ ‘막장 개그’ ‘막장해설’은 왜 우리시대의 문화코드가 되었을까. 막장 문화는 시끄럽고 들떠 있는 대중의 심리상태를 그대로 반영한다. 확실히 자극적인 상황이 아니면 반응조차 하지 않는 대중의 심리는 불안한 고용상태, 살벌한 경쟁사회, 과도한 소비수준 탓에 항상 들떠 있다. 불안정한 사회 기반은 대중으로 하여금 흔들거리는 외줄에서 알아서 살아남으라고 경고한다. 심리적으로 흥분한 대중에게 막장 드라마와 막장 오락프로그램은 마치 제 처지와 갈 길을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은 것이다. 지난번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의 수영 자유형 400m 결승 마지막 장면에서 비명과 고함으로 일관한 한 캐스터의 막장 중계는 들떠 있는 우리 사회의 한 극단을 보는 것 같다. 소위 ‘비명 중계’는 감격스러운 금메달 순간을 국민에게 전달하고픈 직업의식의 발로라기보다는 평소 시청률 경쟁 압박에 시달린 방송인의 히스테리 같다. 막장 문화의 유행은 그것이 상업적으로 매력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 막장 문화 코드는 어떤 점에서 타협과 대화 없이 극단으로 밀고가려는 일방적인 사회를 향한, 희화화이다. 여야간 정쟁에 휘말려 오래 전에 의회민주주의가 실종된 국회의 막장 정치, 무리한 구속집행과 강제구인을 감행하는 검경의 막장 수사, 소속 연예인을 성상납해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엔터테인먼트의 막장 로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대화와 소통의 미덕, 공생의 윤리는 사라진 지 오래다. 막장문화는 무한경쟁 시대를 사는 대중이 스트레스를 풀게끔 해주는 구실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현재의 막장 문화가 이미 대중의 ‘소원 충족’이라는 코드를 초월한 것 같다. 아니 막장 문화는 생존을 위해 끝장을 보고 싶은 대중의 문화적 취향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막장 문화의 진실이 아닐까.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전국플러스] 보령시에 종합휴양리조트 조성

    한국광해관리공단 출자회사인 대천리조트는 2011년까지 충남 보령시 명천동 옛 옥마역과 성주면 성주터널 등 폐광지역 주변 43만㎡에 종합 휴양리조트를 조성한다고 6일 밝혔다. 리조트에는 130실 규모의 콘도, 스파마을, 호텔과 라벤더 등 식물을 활용한 생태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갱도 체험관, 옥마역 기차체험관, 에코가든, 9홀 규모의 골프장도 만들어진다. 오는 9월에 착공한다. 대천리조트는 광해관리공단 200억원, 강원랜드 150억원, 보령시 150억원 등의 출자로 설립된 법인이다. 보령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김문 전문기자의 인물 프리즘] 토종 막사발 전도 30년 도예가 김용문 씨

    [김문 전문기자의 인물 프리즘] 토종 막사발 전도 30년 도예가 김용문 씨

    때론 ‘무미평범’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일본의 유명한 민예연구가였던 야나기무네요시(柳悰烈·1889~1961년)는 1931년 일본 교토 다이토쿠지(大德寺)에 소장돼 있는 이도차완(井戶茶碗)을 본 후 감격에 겨워 이렇게 읊었다. “어디를 찾아도 이보다 더 평이한 기물은 없다. 한 군데 꾸민 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보다 더 심상한 것이 없다. 그것은 조선의 밥사발이다. 가난뱅이가 보통 쓰던 사발이다. 전형적인 잡기다. 가장 값이 싼 물건이다. 그것은 평범, 더할 수 없는 범기(凡器)다. 흙은 뒷산에서 파온 것이다~” 막사발, 밥그릇 등 조선의 민속 생활자기를 말한다. 16세기 중반부터 일본인들은 상거래와 약탈로 조선의 막사발을 호심탐탐 노렸다. 그러다가 임진·정유왜란을 일으켜 우리 도공들을 강제로 일본으로 데려가 일본의 상류층과 무사들의 밥그릇과 찻그릇을 만들게 했다. 이들이 만든 막사발이 지금껏 42점이 남아 있으며 그중 하나는 일본의 국보(26호)가 됐다. 다름아닌 ‘이도차완’이다. 내면의 우물을 닮았다고 해서 1578년 야부노우치 종화회(藪內宗和會)에서 명명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막’ 쓰이던 질그릇이 일본 땅에서 구워지면서 일본인들이 보배로 여기는 원조명품이 됐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막사발을 세계적 국가브랜드로 만들었으면…” 도예가 빗재 김용문(54)씨는 지난 30년동안 우리의 막사발을 세계화하는 일에 열정을 바치고 있다. 우선 1998년부터 매년 5월이면 어김없이 경기도 오산에서 ‘세계 막사발장작가마축제’를 11년째 개최하고 있다. 그것도 대부분 사재를 털어서 말이다. 올해도 5월1일부터 일주일간 중국, 일본, 타이완 등 7개국 도예가들과 함께 축제를 벌인다. 그는 또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차례에 걸쳐 중국 산둥성 쯔보시에서 막사발축제를 열어 한국의 토종을 알렸다. 그의 작품 수십점이 쯔보시 박물관에 전시돼 있으며 이런 인연으로 산둥 이공대에서 객좌교수가 됐다. 올해에도 해외일정이 바쁘다. 3월초 미 샌프란시스코와 LA 등지에서 현지 도예가들과 막사발 워크숍이 예정돼 있으며 9월에는 중국에서 열리는 도자박람회에도 참여한다. 터키에도 갈 예정이다. 오산시 궐동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막사발이란 무엇인가요. -우리가 흔히 막 쓰는 사발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만든 것이 아닙니다. 막장의 갱도에서 캐낸 것처럼, 조선 도공들이 오랜 숙련 끝에 마지막으로 빚어내는 밥그릇과 국그릇이지요. 종류도 옹기·분청·백자 막사발 등이 있습니다. →막사발 세계화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매년 열리는 세계막사발축제 외에도 중국, 터키, 우즈베키스탄, 호주 등과도 교류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우리의 막사발(Macsabal)을 세계적 국가브랜드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너무도 간절합니다. →한국의 막사발은 다른 나라와 어떻게 다릅니까. -역삼각형으로 돼 있으면서 안정된 모습입니다. 한국 사람만이 가진 유전자 정보를 잘 집합시켜 놓은 우리의 전통 상징물이지요. 얼마전 문화부에서 막사발을 한국민족의 100대상징물로 선정하지 않았습니까. 그는 이 부분에서 “그동안 우리나라는 정치와 경제논리로만 살아왔다. 이제는 우리 독자적으로 예술적 지위향상을 꾀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최근 ‘문화 예술이 살아야 나라가 살며, 문화 예술로 세계를 교류하고 세상을 즐기자.’는 취지의 ‘문화 예술 독립선언문’이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붓 대신 손가락 쓰는 ‘手畵紋 작가’ 홍익대에서 도예를 전공할 때부터 일반 대중들의 관심 밖에 있는 막사발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졸업하자마자 충북 단양으로 내려가 막사발장작가마를 만들어 토우전(19 82년), 수장제(84년), 옹기전(87년), 막사발전(89년), 빗재가마 지두문전(91년), 옹기와 분청초대전(94년) 등 25차례의 개인전을 열면서 옹기와 막사발 전도에 앞장서 왔다. 아울러 1994년부터는 고향인 오산으로 옮기면서 토종 막사발의 세계화에 본격적인 기치를 내걸었다. 지난해 8월에는 시와 도자기의 만남인 ‘김용문의 막사발 시도자전’을 열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 특징은 민족적이며 민중정서에 근거한 서민취향으로 옹기토와 장작가마를 사용해 천연재가 많이 드러난다. 붓대신 손가락을 사용해 수화문(手畵紋) 작가로도 유명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이곳의)가마터 일대가 도시개발지역에 포함돼 쫓겨나야 할 입장이지만 막사발 실크로드를 위해 일생을 바친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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