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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갱단출신 영어강사

    미국에서 폭력조직원으로 살인 등 흉악 범죄를 저지른 뒤 국내로 도피해 강남 일대 학원 등에서 영어를 가르친 ‘두 얼굴’의 강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갱단으로 활동하다 국내로 강제 추방된 뒤 영어 강사로 일하며 필로폰을 투약하고 유통한 이모(36)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상습복용한 미국인 영어강사 J(26) 등 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2004년 6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국내로 쫓겨나자 서울 강남과 수도권 어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하며 필로폰 등 마약 64g(시가 1920만원 상당)과 대마초 34.5g(시가 345만원 상당)을 들여와 판매 및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른 갱단으로 활동하며 한국인 교포를 살해한 뒤 국내로 도피해 영어 강사로 활동한 한국계 미국인 L(26)씨를 검거해 검찰에 신병을 넘겼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이언톨로지 佛교단 사기 혐의로 벌금형

    국내에서는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믿는 종교로 잘 알려진 사이언톨로지의 프랑스 교단이 사기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법원은 27일(현지시간) 신도들을 속여 금전적 이익을 취한 혐의로 교단에 60만유로(약 10억 60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또 프랑스 교단 지도자인 알렝 로젠베르그에게는 가석방 없는 징역 2년형과 3만유로를 선고했다. 프랑스에서 사이언톨로지를 이교로 간주해 신도 개인을 기소한 적은 있지만 교단 전체에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법원은 종교 활동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이번 재판은 여성 2명의 고소에서 시작됐다. 한 여성은 1998년 심리치료를 권유받고, 정신 에너지 측정에 필요하다는 ‘일렉트로미터’라는 제품을 교단으로부터 2만유로에 구입했다. 또 다른 신자는 같은 해 사이언톨로지를 믿는 상사로부터 심리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받았고 이를 거절해 해고 당했다. 이번 판결에 원고 측 변호인인 올리비에 모리스는 “사이언톨로지가 조직화된 갱단으로서 사기죄가 인정된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이언톨로지는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프랑스 사이언톨로지교의 지파 중 하나인 ‘셀러브리티 센터’의 에릭 루 대변인은 “프랑스에서 종교의 자유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비난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때론 경찰보다 ‘갱단’이 낫다?

    때론 경찰보다 ‘갱단’이 낫다?

    “흑인이면서 가난한 것은 어떤 느낌인가?” 1989년 가을.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한 대학원생은 흑인갱단 ‘블랙 킹스’의 지역 일인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흑인’과 ‘빈곤’이라는 민감한 단어가 포함된 질문이라 대학원생은 진땀깨나 흘려야 했지만, 대답은 생각보다 엉뚱했다. “난 흑인이 아냐.”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단어를 수정했지만 대답은 또다시 의외였다. “난 깜둥이야.” 일인자의 논리는 이랬다. 흑인은 두 종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깜둥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교외에 살고, 넥타이를 매고 있다. 깜둥이는 일자리를 얻을 수 없다. 이어 일인자는 대학원생의 연구와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일침을 놓는다. “우리가 누군지도 모르고 우리에 대해 전혀 아는 것도 없으면서 넌 어떻게 이런 일을 하게 된거지?” # 사회학자 10년간 빈민촌서 체험연구 대학원생은 현재는 컬럼비아대 사회학교수인 수디르 벤카테시이고, 이 일인자는 벤카테시 교수가 시카고 공영주택단지 ‘로버트 테일러 홈스’를 연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제이티다. 벤카테시는 이 시점부터 이후 10년간 이곳을 연구하며 경험한 것들을 ‘괴짜사회학’(김영선 옮김, 김영사 펴냄)에 고스란히 담았다. 그가 ‘괴짜 사회학자’로 불리게 된 과정이라고 할까. 당시 대학원 신입생이던 저자는 인종과 빈민에 관한 가장 뛰어난 학자로 평가받는 윌리엄 줄리어스 윌슨 교수를 찾아 조언을 듣던 중 새 프로젝트 참여 제안을 받았다. 주제는 이렇다. 빈곤 지역으로 둘러싸인 데서 자라는 것과 가난하지만 근처에 부유한 지역이 있는 곳에서 성장하는 것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후자의 집단은 부유한 지역의 학교나 서비스, 고용 기회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까. 연구를 위한 설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저자는 다소 무모한 방식으로 기초조사를 시작한다. 일단 대학당국이 접근금지 지역으로 삼은 워싱턴파크에 들어가 흑인 노인들을 만났다. 대화를 나누던 중 노인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과 사회학자가 도시 빈민의 삶을 들여다보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 어느새 ‘그들만의 질서’ 공감 연구를 위해 더 깊은 곳으로 찾아가 만나게 된 제이티에게 “얼간이 같은 질문이나 하면서 돌아다녀선 안 된다. 우리 같은 사람하고 어울려야 한다.”는 충고를 들은 저자는 빈민가 흑인들의 삶을 연구하기 위해 아예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제이티의 호의로 저자는 이 지역 사람들과 그들의 가정, 마약상과 코가인 중독자, 포주와 매춘부, 주민대표와 사회운동가, 경찰과 어울리며 이곳이 단순히 ‘주택단지’가 아니라 ‘공동체’이며, 어떻게 운영되고 저마다의 입장에서 어떻게 도시를 바라보고 소통하는지 확인한다. 제이티를 비롯한 블랙 킹스 일원들은 무법자이자 입법자이다. 이들은 시카고와 세인트루이스, 밀워키 등을 광범위하게 관리하며 마약거래, 강탈, 도박, 매춘 등 검은 사업으로 돈을 번다. 농구선수권대회, 소프트볼선수권대회, 카드놀이 등 주민을 대상으로 한 각종 스포츠와 축제를 연다. 시카고 경찰 이상으로 지역 치안에도 적극적이다. 주민들도 위험에 놓이면 경찰이 아니라 갱단을 찾을 정도다. 복지 행정의 사각지대에서 갱단과 주민 대표, 경찰이 은밀한 역학관계를 형성하며 지역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 빈민 살린다는 도시개발 허상 짚어 나름의 체계를 갖고 돌아가던 이곳의 위기는 정부의 ‘도시재개발계획’이었다. 빈민가 흑인들이 다른 소득계층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 수 있도록 ‘빈곤의 섬’을 없애자고 진행된 도시재개발계획은 오히려 이곳의 흑인들을 이주시키고 그들의 집과 일터를 빼앗는 결과를 낳는다. 공영주택단지 주민들은 이 지역에 시장 시세에 따른 분양 아파트와 타운하우스가 들어선 뒤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권리를 확답받지만, 실제로 주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주택은 전체 가구의 10% 미만일 뿐이다. “더 나은 지역을 만들어 제공하겠다.”면서 재개발을 남발하지만 결국 지역에 살았던 저소득층에게는 돌아와 안착할 기회를 주지 않는 한국의 뉴타운 정책이 오버랩되는 대목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정부의 도시재개발계획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며 정책수립을 돕는 사회학자들의 연구 역시 핵심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책은 ‘갱단이 지역에, 지역 주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연구 주제가 바탕이 됐지만, 일반적인 사회학 저서처럼 연구방식이나 해법을 전하지 않는다. 머리에 총을 겨누며 위협하는 갱단과의 첫 만남부터 지역에서 겪은 당혹스러운 일들, 빈민가 흑인들에 대한 오해와 이해, 주민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생긴 감정 등이 생생하게 녹아 있어 소설을 읽는 듯 흥미롭다. 지역 주민 대표 중 한 명인 베일리 부인과 나눈 ‘소크라테스식 대화’에서는 허점을 찔린 듯한 충격도 있다. 빈민가의 흑인을 연구할 때 연구대상을 백인사회로까지 넓혀야 하는 이유를 선문답으로 이어간 베일리 부인의 말은 이마를 탁 치게 한다. “우리를 희생자로 만들진 마. 우린 우리가 어찌해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거니까. 모든 게 우리가 어찌해볼 수 있는 건 아니거든.”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요시다 아키미 신작 만화 ‘바닷마을 다이어리1’ 발간

    일본 순정만화 작가 요시다 아키미의 작품 ‘바나나 피시’가 1998년 일본 ‘코믹 링크’가 팬 투표로 선정한 역대 걸작만화 베스트 50에서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뉴욕 뒷골목 갱단의 다툼과 동성애 코드를 버무리며 순정만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섬세하고 설득력 있는 인물과 감정 묘사로 유명한 아키미의 신작 ‘바닷마을 다이어리1-매미 울음소리 그칠 무렵’(조은하 옮김, 애니북스 펴냄)이 국내에 소개됐다. ‘바나나 피시’를 떠올리며 책을 펼치면 낯설 정도로 소박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더욱 원숙해 졌다. 가마쿠라 바닷가 마을을 무대로 평범한 일상을 꾸려 가던 사치, 요시노, 지카 등 세 자매가 어릴 때 어머니와 이혼해 집을 떠난 아버지의 부고를 접하게 되고 이복 여동생 스즈와 함께 살게되며 벌어지는 ‘옥신각신’ 일상이 그려진다. 담백한 그림체에서 등장인물들이 차곡차곡 쌓아온 감정들이 진하게 베어나올 때 가슴 뭉클함을 느끼게 된다. 작가의 1996년작 ‘러버스 키스’와 무대가 같다. 아카미의 팬이라면 이 작품 속에서 ‘러버스 키스’에 나온 캐릭터와 장소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 아키미는 이 작품으로 2007년 일본문화청 미디어예술제 만화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바닷마을 다이어리2-한낮의 달’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현재 일본에서 연재되고 있다. 8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 이슈] 검은 링컨, 링컨을 부활시켰다

    [월드 이슈] 검은 링컨, 링컨을 부활시켰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라는 미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가운데 오는 12일 맞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탄생 200주년은 미국인들에게 남다르다. 대공황 이후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 미국인은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링컨식의 국민통합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식 준비과정에서부터 취임선서 때 링컨 대통령의 성서를 사용한 것은 물론 정치적 라이벌들을 내각에 기용한 것에 이르기까지 가장 존경한다는 링컨 대통령을 벤치마킹했다. 12일 링컨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를 방문,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링컨 탄생 200주년 위원회’ 의장인 딕 더빈(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은 “경제적 도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링컨 대통령과 같은 리더십과 용기를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며 링컨 탄생 200주년의 시대적 의미를 강조했다 이날을 전후해 미 전역에서는 링컨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와 특별전시회가 열린다. 워싱턴의 링컨기념관에서는 로드아일랜드주 대법원장을 지낸 프랭크 윌리엄이 워싱턴 지역 출신 학생들과 함께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낭송한다. 일리노이주에서도 학생들이 게티즈버그 연설을 집단 낭송할 예정이다. 1865년 링컨이 저격당한 장소인 포드극장은 보수공사를 마치고 링컨 탄생일에 맞춰 11일 재개관, 16일부터는 일반에 공개된다. 포드극장은 1862년 노예해방 선언을 앞두고 5개월 동안 링컨의 개인적, 정치적, 역사적 고민과 결단을 그린 연극을 재개관 기념작으로 공연한다. 워싱턴에서는 링컨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4월 말까지 스미스소니언 미국사박물관 등에서 각종 전시회와 강연, 공연 등이 마련된다. 링컨 탄생 200주년 기념 1달러짜리 은화와 우표도 이미 나와 판매되고 있다. 링컨에 대한 출판계와 언론계의 재조명 열기도 뜨겁다. 지금까지 발간된 링컨 대통령에 관한 책만 1만 5000권 이상이다. 이달 중 10여권의 책이 이 목록에 더해질 예정이다. 공영방송인 PBS는 ‘링컨 탐구’와 ‘링컨의 암살’을 12일 방영한다. 링컨 탐구는 흑인 노예를 해방시킨 위대한 지도자라는 기존의 1차원적 평가에 도전장을 던진다.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 하버드대 교수는 위대한 해방자이면서 백인 지상주의자였고, 전사이자 평화주의자였던 복합적인 링컨의 다른 면모들을 부각시켜 논란이 예상된다. 히스토리채널은 대통령의 날인 16일 ‘링컨의 시신을 훔치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계획이다. 링컨이 암살된 지 11년 후 시카고 갱단이 그의 시신을 훔쳐 20만달러의 돈을 요구하려 했다는 음모가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처럼 링컨이 사망한 지 150년 가깝지만 링컨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링컨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해 내고, 새로운 관점에서 링컨을 재조명하는 것은 커다란 도전이다. 12일 미 전역에서는 “이 나라는 새로운 자유의 탄생을 맞이하게 될 것이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영원히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이 울려퍼질 것이다. kmkim@seoul.co.kr
  • 마니아들을 위한 영화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마니아들을 위한 영화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인들이 뭉쳤다. 벌써 네 번째다. 모인 곳은 서울 종로구 낙원동. 의기투합한 이유는 국내 대표 시네마테크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2009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오는 29일부터 3월1일까지 ‘공간의 발견, 행복의 시네마테크’를 기치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2006년 1월 시작한 영화제는 4회 만에 어느덧 서울아트시네마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상영될 영화는 모두 26편.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감독, 배우, 평론가 등 20여명의 영화인이 숙고해 고른 작품 목록에는 평소 접하기 힘든 귀한 영화들이 즐비하다. ●박찬욱·오승욱 감독이 직접 고른 영화 6편 특히 올해는 박찬욱, 오승욱 두 감독이 직접 게스트 프로그래머로 참여했다. 이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은 ‘최선의 악인들’. 악당 캐릭터가 돋보이는 영화 6편을 모았다. 런던의 야심 많은 사기꾼을 그린 ‘밤 그리고 도시’, 사드 소설 ‘살롬, 소돔의 120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천박한 소비주의를 보여주는 ‘그랜드 뷔페’, 안드레이 줄랍스키·이자벨 아자니 커플이 만들어낸 종말론적 광기의 세계 ‘퍼제션’이 박 감독의 선택작이다. 오 감독은 조제 조반니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탈옥담 ‘구멍’, 런던 암흑가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 ‘겟 카터’, 갱단의 범죄를 세련되게 연출한 드라마 ‘들판을 달리는 토끼’를 추천했다. 박 감독(‘시네마테크의 친구들’ 대표)은 “오 감독이 고른 작품들이 마초 취향이라면, 내가 택한 것들은 여성과 정신병자가 중심인 작품들”이라면서 “몇 년 전부터 생각해 왔던 악당 기획을 맛보기로나마 선보이게 돼 기쁘다. 다음에는 20편가량을 모아 좀 더 대규모로 열고 싶다.”고 말했다. 두 감독 외에도 김지운·류승완·배창호 등 감독 13명, 안성기·권해효 등 배우 3명, 김영진 명지대 교수 등 평론가가 추천자로 참여했다. 또 하정우, 이나영, 신하균 등 배우들의 후원모임인 ‘시네마엔젤’이 기금을 조성해 처음으로 프린트를 구매한 영화 ‘무셰트’가 기증, 상영된다. ‘무셰트’는 프랑스의 거장 감독 로베르 브레송의 작품으로 14세 소녀 가장의 수난을 담고 있다. 김성욱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환율 여파로 해외 게스트 초대와 작품 수급에 어려운 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시네마엔젤의 참여가 큰 힘이 됐고, 앞으로도 배우들의 참여와 후원을 통해 필름 아카이브 및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선라이즈´ 등 할리우드 고전 영화 4편도 상영 더불어 지난해 시네마테크가 직접 구매한 할리우드 고전 컬렉션도 소개된다. ‘선라이즈’, ‘분노의 포도’,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실물보다 큰’ 등 4편을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놀라운 신인으로 주목받은 강이관 감독과 이경미 감독의 대표작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강 감독의 장편 데뷔작 ‘사과’, 이 감독의 단편 ‘오디션’, ‘잘돼가? 무엇이든’, 장편 ‘미쓰 홍당무’가 상영된다. 태국 감독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열대병’은 까다로운 관객들의 온라인 투표에서 간택, 상영되는 영광을 누린다. 부대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인 30여명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는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사진전’과 시네마테크의 법적·제도적 지위 확보 문제를 고민하는 두 차례의 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http://www.cinematheque.seoul.kr) 참조.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서울아트시네마 제공
  • 나홀로君의 ‘저주받을’ 성탄절 버티기

    나홀로君의 ‘저주받을’ 성탄절 버티기

      ‘올 크리스마스에는 너무 추워 연인들이 절대 밖에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소서.오도가도 못하게 지하철 버스 택시 모두 파업하게 하소서.서로 연락하려는 연인들이 있을지 모르니 휴대전화·집 전화 모두 불통되게 하소서.낮에는 TV에서 아주 재미있는 프로만 하게 하소서.매년 크리스마스 때 했던 것을 또 하지 않게 하소서.’  언제까지 이렇게 신의 힘만 빌리려고 할텐가.우리는 ‘무적의 솔로부대’ 아니던가.이번엔 스스로 헤쳐나가보자.  올 크리스마스는 사상 최악이다.샌드위치 데이 26일까지 무려 나흘,지옥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눈물난다.  ‘하하호호’ 즐겁게 보낼 커플들의 염장질에 분노하며 떨리는 손가락으로 키보드 자판을,그리고 울적해지는 마음을 눌러본다.’꾹~꾹~’  ●크리스마스날 혼자 가기 좋은 식당 베스트5  그런 거 없거든.정신차려라.  너도나도 끼리끼리 오순도순 손잡고 팔짱끼고 다니는 커플들이 길거리에 천지로 널려있다.눈 감고 다닐텐가.  그냥 집에 있는 게 최고다.그래서 기나긴 크리스마스 연휴 ‘집에서 지루하지 않게 보내는 법’을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알아봤다.평론가의 말이라고 따분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취지를 설명하고 ‘솔로를 위한 것’임을 넉넉히 강조했다.가슴 아프다.     ●만화 부문 - 박석환 평론가 추천 (괄호 안은 그의 평)  ▲장경섭 作 ‘그와의 짧은 동거’   (‘혼자 있는 방과 삶’에서 얻을 수 있는 놀라운 상상력과 통찰이 빛나는 작품!)  훨훨 나는 저 꾀꼬리도 암수 서로 정답다는데 ‘그와의 짧은 동거’에서 ‘그’는 무려(!) 바퀴벌레다.음식을 먹다가 ‘반마리’가 나왔을 때 가장 징그럽다는 그 분 맞다.자 이쯤 해두고 밥이나 먹자.이 만화 읽다보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니 허기 진다.배부터 채우자.  ▲권윤주 作 ‘Snow cat의 혼자놀기’ (책만 읽어서는 하루가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스노우캣의 절대비법을 하나씩 실천해 봅시다.)  하나씩 따라하다 보니 어느덧 익숙해져버린 외로움….그래도 순식간에 월요일이 왔다.아자~  ▲허영만 作 ‘꼴’  (이 책을 통해 관상을 배울 수 있습니다.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서슴없이 관상을 봐주세요.그리고 점수도 매겨주세요.)  허영만은 작품에 대해 ‘엄청난 공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그 노력의 결과물을 통해 관상 보는 법을 미리미리 익혀놓자.“당신 관상이 나랑 딱 맞을 상이야.” 언젠간 써 먹을 때가 올 것이다.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영화 부문 - 강유정 평론가 추천 (괄호 안은 그의 평)  ▲크리스마스 악몽  (애인이 있고 없고를 별로 신경 안 쓰는 독특한 사유를 가진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크리스마스라고? 흥! ‘팀 버튼’ 특유의 그로테스크함으로 들뜬 분위기에 ‘썩소’를 날려보자.산타를 납치해 크리스마스를 엉망으로 만든다는 계획은 ‘심보 고약한’ 솔로들만이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다.  ▲브리짓존스의 일기  (잘난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위로가 될 만한 영화.이 작품을 통해 ‘나도 언젠간 잘 되겠지.’란 낙관적인 미래를 그려 볼 수 있습니다.)  자.여기를 보라.연애란 선남선녀만 하는 게 아니다.1편을 보고 2편을 보자.‘절대 노처녀’ 브리짓이 사랑을 만나 사랑에 머무르는 모습이 잘 담겨있다.당신에게도 언젠간 저런 날이 올…까?  ▲러브 액추얼리  (골고루 갖춰진 크리스마스 선물상자 같은 느낌.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통해 삶을 돌아봅시다.)  극과 극은 통한다.다양한 ‘크리스마스 러브스토리’가 펼쳐지는 이 영화를 보고 절망에 빠져보자.극한에 다다른 절망은 또다른 희망을 안겨줄 것이다.이 영화에 나온 ‘음악 틀어놓고 종이 넘기며 프러포즈’하기는 꼭 익혀두자.잘 먹힌다!  ●게임 부문 -월간 게이머즈 이종우 팀장 추천 (괄호 안은 그의 평)  게임에 관해 이 팀장에게 추천을 부탁하며 특별히 요구한 사항이 있다.‘온라인 게임이 아닐 것’ 왜냐고? 몰라서 묻나 온라인 게임엔 각종 성탄절 이벤트가 가득해 마음 아프다는 것을! 아래 패키지 게임들을 통해 외부와 완전히 단절돼 보자.  ▲세인츠로우 2 - 18세 이용가(Xbox 360 용)  (스틸워터라는 도시를 갱단의 우두머리가 되어 도시를 마음대로!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애정표현이 지나친 눈꼴 사나운 커플이 가끔 보이는데,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습니다.물론,현실과 착각해선 곤란합니다.) ▲페르소나 4(PS2 용)  ( ‘심야 텔레비전’이라는 신비한 세계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뒤쫓는 고등학생들의 모험 RPG.현실과 달리 게임속 여주인공들을 모두 여자친구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비타민 위대한 밥상 (닌텐도 DS 용)  (직접 따라해 볼 수 있도록 이런 저런 요리 방법을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소프트웨어입니다.크리스마스 기분이라도 내보려면 요리라도 해서 혼자만의 파티를 하는 건 어떨까요.)  ●볼만한 TV 프로그램은.  ▲24일  일찍 자자.별 볼 일 없다.내가 생각하기엔.  ▲25일  SBS 오전 10시 : 특선만화 2009 아기공룡 둘리  KBS2 10시 40분 : 아이 로봇  KBS1 오후 2시 10분 : 2008 축구 올스타 자선경기  SBS 오후 4시 20분 : 김연아의 엔젤 온 아이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번 크리스마스 공중파 3사의 편성계획엔 ‘나홀로 집에’의 케빈은 보이지 않는다.대신 재방송은 많다.하지만 이해해주자.방송국의 커플들도 크리스마스를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다.전화하라.무슨 일이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라. “크리스마스니까….”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상대도 지금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   주의사항 : 탐색전 없이 바로 뻗는 펀치는 카운터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기자는 이렇게 글을 마치며 바람처럼 나가 전화를 걸었다.“XX야,아, 저, 그, 혹시 내일 말야….”  돌아오는 그녀의 대답은 ….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볼트, 대구에 온다

     ‘번개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가 2011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볼트는 23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주최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을 앞두고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100m(9초69)와 200m(19초30),400m(37초10) 계주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볼트는 “아직 한국 방문 계획은 없지만 3년 뒤에는 대구를 찾겠다.”면서 “내년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100m와 200m에서 챔프 자리를 지키는 게 먼저”라고 설명했다.볼트는 이어 “올림픽에서 자메이카 동료들의 활약 덕분에 조국의 나쁜 이미지를 씻을 수 있었다.”면서 “미국의 영웅 칼 루이스와 비교되는 것은 매우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마약과 갱단의 총싸움으로 악명을 떨쳤던 자메이카는 볼트가 올림픽에서 남녀 100m와 200m를 휩쓴 덕에 국가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을 받았다.  볼트는 또 “올 겨울 약점인 스타트에 집중해 내년에는 100m 기록을 경신하겠다.”고 다짐했다.그는 “(올림픽에서의 성공으로) 자메이카 유망주들이 미국으로 가지 않고 훈련하게 돼,무척 중요한 일로 나 또한 계속 자메이카에서 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볼트는 자메이카 육상 유망주들을 위해 재단을 곧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일요영화]나인야드2

    ●나인야드2 (SBS 영화특급 밤 1시20분) 기대치 이상의 폭소를 선사했던 ‘나인야드’의 속편. 역시나,‘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징크스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인야드2’는 전편의 코믹 캐릭터를 옹골차게 밀고 나가며 ‘킬링타임용’으로서의 본분에는 충실했다. 전편에서 17명을 죽여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냉혹한 킬러 지미(브루스 윌리스). 그는 획기적인 변신으로 시작부터 반전(?)의 쾌감을 던진다. 토끼 슬리퍼에 깜찍한 앞치마를 두른 전직 킬러는 이제 청소와 요리는 기본. 집에서 애완용으로 키우는 닭에게 애칭을 붙여줄 정도로 곰살맞은 주부로 살고 있다. 부인이자 초보 킬러인 질(아만다 피트)은 이제 위험한 남자도, 나쁜 남자도 아닌 재미없는 남편의 모습에 슬슬 진력이 난 상태. 이런 사소한 불만을 빼면 모든 게 평화로운 이들 부부에게 ‘방해꾼’이 나타난다. 바로 오랜 친구인 치과의사 오즈(매튜 페리)다. 전편에서 고골락 일당을 해치우고 지미와 막대한 돈을 나눠 가진 오즈의 인생은 남 부러울 것 없이 풍족하다. 소심한 데다 뭘 해도 어설펐던 그는 아름다운 아내(나타샤 헨스트리즈)와 결혼한 데다 좋은 차, 좋은 집에 곧 태어날 2세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나 어느날 갱단인 고골락(케빈 폴락) 일당이 침입해 아내를 납치하고, 아내를 살리고 싶으면 지미를 찾아내라고 협박해오면서 행복에 금이 간다. 지미를 처리하고 엄청난 보험금을 차지하려 했던 고골락은 외려 막대한 예금을 이들에게 뺏기고, 아들 야니까지 잃은 복수를 하려 한다. 완벽한 주부로 변신한 지미와 여전히 어리버리한 오즈가 과연 고골락의 응징을 멋지게 맞받아칠 수 있을까. 시트콤 ‘프렌즈’의 챈들러 캐릭터를 끈질기게 고수하는 매튜 페리, 선 굵은 액션보다 빈틈 많은 코믹 연기가 더 잘 맞아보이는 브루스 윌리스의 호흡이 절묘하다. 미국 영화 특유의 말장난, 엎어지고 구르는 슬랩스틱도 여전히 힘이 세다. 신선한 얼굴도 잠시 등장한다. 브루스 윌리스와 데미 무어 사이에서 태어난 세 딸 중 막내, 타룰라다. 부모의 피를 이어받아 깜찍한 외모를 지닌 이 소녀는 영화 초반 걸스카우트 단원으로 등장해 또렷한 인상을 남긴다. 원제 The Whole Ten Yards. 98분.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박주영, 화끈하게 보여줘라

    산을 오르다 보면 어떤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서 새롭게 마음을 다지는 때가 있다. 계곡을 따라 힘겹게 올라와서 간신히 첫 번째 봉우리에 오르면, 다시 아득한 능선이 펼쳐지고 저 멀리 우뚝 솟은 최고봉이 기다린다. 바로 그때가 중요하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등산화 끈을 조이고 물도 한 모금 마시면서 천천히 걸음을 떼는 것이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에게는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지역예선이라는 쉽지 않았던 봉우리에 올랐고, 이제 능선 너머로 펼쳐져 있는 최고 수준의 경기들을 향해 새롭게 걸어야 한다. 오늘 저녁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D조 첫 경기는 젊은 선수들 모두에게 진실로 아름다운 성년식이 되어야 한다. 월드컵이나 자국 리그에 견줘 올림픽에서 축구의 위상이 다소 뒤처진다고는 하나 역시 올림픽은 올림픽이다. 이 경기를 위해 국내외의 모든 축구 일정이 조정됐다. 전 세계 축구팬들이 지켜보고 있으며 이 한판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능력과 위상이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지만 특히 박주영에게는 각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 최근에 그의 발에 의해 골네트가 흔들린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천재’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세련된 몸놀림을 보여준 박주영이다. 흡사 아이스하키 선수처럼 박주영의 몸놀림은 유연했고, 볼 터치는 간결하면서도 섬세했다. 시야 또한 더 넓게 확대됐다. 골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경기 전체의 흐름을 유도하거나 적어도 그런 흐름에 가속도를 붙이는 역할을 맡음으로써 오히려 그의 진가는 두드러지고 있다. 전 세계 팬들과 축구 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탈아시아급’의 유려한 스타일을 맘껏 펼치기를 기대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전성기 때 열연한 ‘더티 하리’라는 영화가 있다. 갱단에 맞서는 고독한 경찰관 이름이다. 그가 영화 속에서 던진 유명한 말이 있다. “Go ahead,Make my day”라는 대사인데, 직역을 하면 “어서 해봐, 오늘은 나의 날이야.”이고, 영화의 흐름상 의역을 하면 “이봐, 덤벼 보라고, 화끈하게 한판 붙어줄게.” 정도가 된다. 어느 경우에든 박주영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오늘 저녁이 박주영과 한국의 젊은 선수들에게 평생 못 잊을 날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상추쌈 환상적… 젊어보이는건 조상 덕분”

    “상추쌈 환상적… 젊어보이는건 조상 덕분”

    “한국의 상추쌈 맛은 환상적이던데요.” 영화 ‘스트리트 킹’ 홍보차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할리우드 스타 키아누 리브스(44)는 방한 소감을 묻자 전날 먹은 한국음식 맛이 인상적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17일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리브스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며 한국어로 인사말을 건넸다. ●정의파 영웅에서 ‘외로운 늑대´로 17일 개봉한 영화 ‘스트리트 킹’은 동료 경찰의 살해 용의자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LA경찰국 형사 톰(리브스)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스릴러.‘스피드’‘매트릭스’‘콘스탄틴’ 등의 영화에서 주로 부드러운 이미지의 정의파 영웅을 연기했던 그는 이번엔 범인 검거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거친 형사로 변신했다. “톰은 ‘외로운 늑대’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나름대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고독한 형사죠. 저도 이 영화의 제작 과정에 참여한 것을 즐긴 만큼 많은 분들이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리브스는 영화 도입부에 톰이 한국인 갱단에게 모욕적인 대사를 언급하거나 인종차별로 비쳐질 수 있는 장면이 등장하는 데 대해 비교적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 장면들은 수입배급사인 20세기폭스사측이 좋지 않은 선입견을 줄 수 있다며 언론시사회 이후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첫 번째 장면은 저도 충격적이었어요. 하지만 그것은 줄거리상 톰이 한국갱들을 일부러 자극해 폭력을 유도하는 장면인 만큼 한국관객들이 달리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속 갱들은 폭력적인 캐릭터로 설정됐고, 톰은 범죄자 검거에 혈안이 된 인물로 그려지는 과정에서 삽입된 장면이니 오해는 없었으면 하네요.” 그는 현재 배우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레베카 밀러와 함께 작업 중인 차기작에서는 한층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미국·중국계 조상 피 물려받아 아직 미혼인 그는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동안(童顔)’의 비결을 묻자 조상덕으로 돌렸다. 영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로부터 하와이와 중국계 조상의 피를 물려받았다.“아직까지 결혼운이 없었던 것 같아요. 무릎도 아프고 실제로 젊다는 기분이 들진 않아요. 혹시 그래도 젊어 보인다면 조상이 물려준 좋은 유전자 때문이 아닐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토요영화] 끝없는 모험

    ●끝없는 모험(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 재판이 열리고 있는 법정. 하지만 피고인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다. 그들은 범죄자로 이곳에 섰지만, 재판 도중 낙서를 즐기는 등 계속 딴짓거리에만 열중한다. 이 와중에 그들의 과거사가 플래시백으로 전개된다. 리노 마사로(리노 벤추라)와 자크(자크 브렐) 등이 무리지어 다니는 5인조 갱단은 정치적 범죄단으로 변모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유명가수 조니 할리 데이와 라틴 아메리카의 한 대사를 납치한다. 이후 그들은 라틴 아메리카 지역을 떠돌아다니면서 자신들을 잡으려는 무리와 숨바꼭질 같은 게임을 벌인다. 그들을 추적하는 이들은 게릴라단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정부까지 가세해 더욱 복잡한 양상이 된다. 잘도 도망쳐 다니던 갱단은 결국은 게릴라단에 납치되고야 만다. 어쩌다 빠져나왔다가 또다시 잡힌 이들은 결국 법정에까지 서게 된다. 클로드 를루슈 감독은 프렌치 누아르 장르에 재치와 비틀기를 가미해 새로운 느낌의 코미디 영화 ‘끝없는 모험’(1972)을 만들어냈다. 그저 멋진 생을 꿈꾸던 갱들이 뜻밖의 걸림돌들을 맞닥뜨리면서 벌이는 소동은 우스꽝스럽고도 이채롭다. 그들의 낙천적인 면모들이 더러 황당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한바탕 시원한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13세 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단편영화를 찍은 것으로 유명한 ‘신동’ 감독 클로드 를루슈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한국 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1966년 영화 ‘남과 여’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사상 최연소 수상했고, 같은 작품으로 이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른 나이에 세계의 주목을 받은 감독은 한동안 매너리즘에 빠져들기도 했으나 1995년 ‘레미제라블’,2007년 ‘역의 로망’ 등을 선보이며 변함없이 건재함을 입증해왔다.15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일요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

    ●내일을 향해 쏴라(EBS 오후 2시20분) 존 웨인으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서부 영화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1890년대 미국 서부의 열차 강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1969년 작으로 개봉한 지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현재와 비교해도 촌스럽지 않은 기법과 스타일이 특징이다. 1890년 미국 서부. 부치 캐시디(폴 뉴먼)와 선댄스 키드(로버트 레드포드)는 갱단을 이끌고 은행만 전문적으로 터는 은행 강도들이다. 탁월한 솜씨로 금고를 털며 범죄를 저지르지만 결코 살인은 하지 않는 부치와 선댄스. 조직의 보스인 부치는 인심과 말주변이 좋지만 총 솜씨는 영 별로인 반면 선댄스는 말주변은 없지만 총 솜씨 하나는 끝내주는 행동대장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돈이 생기면 써버리고 없으면 은행을 터는 그들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만큼은 낙천적이며 낭만적이다. 서부의 법이 강화돼 벌이도 신통찮고 모처럼 몇 차례 열차를 턴 것이 화근이 돼 추적의 표적이 되자 부치와 선댄스는 볼리비아로 떠난다. 하지만 형편없이 가난한 볼리비아를 보고 그들은 다시 은행털이로 돌아간다. 그러던 중, 와이오밍 주의 보안관이 그들을 쫓아 볼리비아로 왔다는 소식을 듣는다. 미국으로 잡혀갈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두 사람은 강도질을 그만두고 광산 노동자들의 월급을 호송하는 합법적인 직업을 갖는다. 하지만 돈을 찾아 돌아오는 길에 산적들의 습격을 받고 만다. ‘내일을 향해 쏴라’는 보통 서부 영화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촬영 기법과 이야기 구조로 영화팬들에게 명작으로 기억되고 있는 작품이다. 노랗게 펼쳐진 사막, 애리조나와 콜로라도의 바위산 등 두 주인공이 쫓겨 다니면서 지나치는 풍경들이 말그대로 장관을 이룬다. 또한 영화의 주제곡인 ‘Rain Drops Keep Falling On My Head’는 기존 서부 영화의 고정관념을 깨고 차별화를 시키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1969년 아카데미 각본상, 촬영상, 작곡상, 주제가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특히 이 영화의 선댄스 키드역을 맡아 열연한 로버트 래드포드는 자기 배역이름을 따 세계적인 독립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를 만들기도 했다. 원제는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110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문화마당] 골드러시/ 전기철 숭의여대 교수 미디어창작학과·시인

    요즘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한다. 연초에 온스당 400달러대였던 금값이 지금은 800달러대에 이른다고 하니 가히 금이 귀한 시대라고 할 만하다. 그만큼 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골드펀드를 관리하는 전문가들에 의하면 사회가 불안하면 금값은 꾸준히 상승하는 국면에 이르는데 지금이 그러한 시기여서 금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한다. 골드러시는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골드러시를 배경으로 영화화한 것이 미국 서부영화이다. 서부영화의 배경이 되는 19세기 중반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은 금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몰려든다. 금광을 찾아 사람들이 모여든 곳에서 법과 도덕은 미치지 않고 갱단은 무소불위의 착취와 살인을 행한다. 그리고 접근방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골드러시의 결말이라 할 수 있는 찰리 채플린의 ‘황금광시대’는 황금광을 찾아 무작정 알래스카로 온 주인공이 황금을 찾지 못하고 돌아갈 곳도 의지할 곳도 잃어버린 채 추위와 굶주림의 처참한 지경에 이른 모습을 보여준다. 골드러시는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미국의 공황으로 1930년대 일제의 경제가 어려워지자 그 여파가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금광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너도 나도 자신의 일자리를 박차고 금을 찾아 다녔다. 이는 일반서민뿐만 아니라 부자나 지식인, 언론인, 관료 할 것 없이 나타난 현상이었다. 김유정의 ‘금 따는 콩밭’, 채만식의 ‘황금광시대’‘금의 정열’ 등은 모두 일확천금을 찾아 터무니없이 헤매는 사람들의 애환을 다룬 작품이다. 사실 이들 작품들은 당시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작가 자신들이 직접 금광을 찾아 헤맨 실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골드러시의 원인은 사회가 도덕적으로 해이해지면서 삶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사람들은 오직 돈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 데에서 비롯한다. 사회의 정의가 무너지고 삶의 의미를 상실할 때 민중은 생의 푯대를 상실하고 물질적 욕망의 노예가 된다. 그때 믿을 것은 오직 물질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골드러시 속에서는 서민만 희생을 당한다. 자세한 정보도 없이 세태에 휩쓸려 결국 늘 막차를 타거나 잘못된 투자를 하기 일쑤이다. 김유정의 ‘금 따는 콩밭’ 한 대목을 보면 금을 캔다고 멀쩡한 콩밭을 헤집어서 잘된 콩조차 먹지 못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도지(賭地)도 못 내게 된다. 그 한 대목을 보자. “밭에 구멍을 셋이나 뚫었다. 그리고 대고 뚫는 길이었다. 금인가 난장을 맞을 건가 그것 때문에 농군은 버렸다. 이게 필연코 세상이 망하려는 징조이리라. 그 소중한 밭에다 구멍을 뚫고 이 지랄이니 그놈이 온전할 건가.” 물질적 욕망만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애꿎은 서민만 낭패를 당한다. 이러한 시기에 정부는 부정부패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법은 올바로 서지 못하며 지식인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정치가나 관료는 말할 것도 없고 지식인이나 지도자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금맥을 찾아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니 서민들은 콩밭이나 망치면서 결국 처참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 우리 사회를 보라. 대통령은 막대한 세금을 들여 퇴임 후 제 사저나 꾸미고 있고 정치가나 판검사, 심지어 사회단체들까지 유력 재벌로부터 떡값을 정기적으로 받아 왔다고 한다. 이런 세태 때문일까. 요즘 어른들은 자신의 집값이 떨어질까 봐 노심초사이고, 아이들은 쇠침으로 고양이 눈 맞히기, 아파트 옥상에서 병아리 날리기 놀이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금값이여, 언제 떨어질 것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전기철 숭의여대 교수 미디어창작학과·시인
  • [하재봉의 영화읽기] 만덜레이

    [하재봉의 영화읽기] 만덜레이

    치열한 실험정신을 잃지 않고 영화미학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가는 덴마크 출신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미국 3부작을 기획한 의도는, Pax Americana라고 부를 정도로 세계 정치 문화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의 역사를 영화적으로 접근해보자는 것이었다. 그 계기는 911 테러였다. 미국의 영향력이 증대될수록 미국의 오만함도 커지고 적대적인 시선도 늘어난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영화를 통해서 오늘날 미국사회의 문제점을 해부해 보고 싶어했다. 매우 정치적인 의도로 미국 3부작이 기획된 셈이다. 그 첫번째 시도가 <도그빌>이다. 그레이스라는 여자가 도그빌이라는 마을에 도망치듯 들어와 겪는 폭력적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충격적인 영화 언어와 날카로운 실험정신으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영화언어를 만들어냈다. 연극적 무대 양식과 영화적 실험기법이 충돌하면서 절묘한 하모니를 빚어내는 이 작품은, 이른바 구동독작가인 브레히트류의 서사극에서 영향을 받았다. 무대와 객석 사이에 존재하는 제4의 벽을 무너뜨리고 감정이입에 의한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내는 아리스토텔레스식의 동화효과가 아니라, 무대 위의 사건과 인물에 의문점을 갖고 관객들로 하여금 비판적 이성으로 분석하고 탐구하게 만드는 이화효과를 창안한 브레히트의 극작술과 연출방법은 현대연극의 새로운 영역을 창조했었다. 가까스로 도그빌을 벗어난 그레이스가 도착한 곳이 미국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만덜레이>다.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은, 미국 정치의 심장부를 소재로 한 <워싱턴>이다. 개들의 마을을 뜻하는 도그빌이나, 흑인 노예 농장을 소재로 한 만덜레이 등의 제목이나 소재에서도 드러나듯이, 라스폰 트리에 감독은 역사가 일천한 미국의 천박한 문화를 비판하고 있다. 청교도 정신으로 건설한 나라가 아니라 그 이면에는 잔혹한 폭력과 상처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라스폰 트리에의 미국 3부작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는, 실제 공간이 아니라 마치 연극 작품처럼 무대 위의 셋트에서 촬영된 이질감에서 비롯된다. 그것도 사실주의 양식의 무대가 아니라, 표현주의 스타일의 상징적이며 압축적 이미지를 담은 무대다. 따라서 한 마을이나 농장은 무대 위에 조밀하게 구성되어 있고, 벽이나 울타리 등은 의미적으로는 설정되어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물들이 공간을 이동하면서 문을 열고 닫는 행위를 마임으로 연기하면, 음향으로 가상의 벽이나 문이 존재하는 것을 알려준다. 그곳이 어떤 공간인지는 바닥에 글자로 쓰여 있다. 카메라는 가끔 버즈 아이샷으로 공중 높이 올라가면서 마치 건축 설계도의 평면도처럼 관객들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한다. 도그빌을 떠나 남부 알래바마주의 한 오지 마을 만덜레이에 도착한 그레이스(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분)와 갱단 두목인 그녀의 아버지(윌리엄 데포우 분)는 폐지된지 70년이 넘은 노예제도가 아직도 존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농장주인 백인 마님은, 농장의 흑인 노예들에 관한 모든 비밀이 적힌 자신의 침대 밑 노트를 불태워 달라는 유언을 마지막으로 그레이스에게 하고 숨진다. 그레이스는 흑인들에게 그들이 더 이상 노예가 아니라 자유의 몸이라는 것을 알려 주고 농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머무르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레이스를 비웃으며 갱단의 부하 몇 명에게 그레이스를 경호하도록 하고 떠난다. 흑인 노예들은 갑자기 찾아온 자유에 당황해 한다. 자유와 방종의 차이를 모르고 무질서한 행동들이 나타난다. 죽은 백인 마님 대신 농장에 질서가 집힐 때까지 그레이스에게 마님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그레이스는 받아들인다. 그리고 침대 밑에 숨겨진 비밀노트를 본다. 그 속에는 모든 흑인 노예들이 7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자존심 강한 1등급부터, 아첨 잘하고 상황에 따라 자신을 바꾸며 생존해 나가는 카멜레온같은 7등급까지 상세하게 분류된 그 노트의 분석은 정확했다. 그레이스는 그들이 자율적으로 일하고 목화 수확을 거둘 수 있게 노력한다. 라스폰 트리에 감독은 일차적으로 미국의 노예제도를 무대 위에 올려놓는다. 오늘날의 미국은 아프리카에서 강제적으로 끌고 온 흑인 노예들의 노동력이 없었다면 성장 불가능했다는 비판적 시각이 그 속에는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흑인 문제와 노예제도가 일차적 소재라면,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이 작품의 진정한 주제는 자유에 대한 것이다. 억압이 사라졌다고 저절로 자유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농장의 흑인 노예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유인가? 그들 중에는 오랫동안 몸에 익은 속박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강요된 자유가 아니라, 자유의지로 선택한 속박에 길들여진 그들 곁에서 그레이스는 혼란을 느낀다. 또 그녀는 흑인 노예들의 벌거벗은 강인한 몸을 보면서 욕망을 느낀다. 흑백의 섹스는 미국 영화에서 오랫동안 금기에 해당되는 사항이었다. 백인 남자와 흑인 여자의 섹스는 문제될 것이 없다. 백인이 우월자이고 지배자였으니까. 그러나 백인 여자와 흑인 남자의 섹스는 미국 영화 속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만약 그 부분이 내러티브 전개상 꼭 필요하다고 해도, 침대로 갔다가 다음 날 해가 뜨는 식으로 간단하게 묘사하는 게 전부였다. 웨슬리 스나입스가 흑인 인텔리로 등장해서 나스타샤 킨스키와 섹스를 하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원 나잇 스탠드>는 그런 점에서 충격을 준 영화다. <만덜레이>에도 그레이스와 흑인 노예 티모시(이삭 드 번콜 분)의 사실적인 섹스씬이 등장한다. 흑인 남자들의 벗은 몸을 보고 자위를 하는 그레이스의 모습에 이어, 후반부에는 음부까지 드러낸 그레이스와 검은 성기까지 노출한 티모시의 격렬한 섹스씬이 삽입되어 있다. 이것은 의도적인 것이다. 흑백의 터부를 라스폰 트리에 감독은 깨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섹스가 아니다. 자유와 속박의 문제다. 농장 노예들을 분석한 비밀노트도 사실은 농장 집사인 흑인 윌햄(대니 글로버 분)이 작성한 것이었고, 흑인들이 농장을 떠나지 않는 것도 속박에 의해사 아니라 갑자기 찾아온 자유의 세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까 봐 의도적으로 노예제도의 틀을 유지시켰다는 것을 알게 된 그레이스는 만덜레이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또 자존심 강한 1등급 먼시족 남자로 생각하고 이끌렸던 티모시는 사실은 기회주의적인 7등급 만시족이었다는 게 드러난다. 더구나 티모시는 목화로 수확한 마을의 공금을 술과 노름으로 탕진해 버린다. 분노한 그레이스가 티모시를 결박해 놓고 채찍으로 후려치는 모습에서 우리는 기회적이고 이중적인 인간의 본성을 찾아볼 수 있다. 그레이스뿐만이 아니다. 농장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그레이스를 마님 대용으로 이용한 흑인들의 대부 윌햄도 그렇고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다른 흑인들도 마찬가지다. 자유와 속박의 경계, 인간의 본성에 대해 대담한 방식으로 접근한 라스폰 트리에의 용기와 실험정신은 <만덜레이>라는 걸작을 만들었다. 영화 양식의 무대적 차용이라는 독특한 외형적 방식뿐만 아니라, 내적인 주제적 측면에서도 저울추의 균형감각을 유지한다. 위장된 휴머니즘을 신랄하게 파고 들어가는 감독의 예리한 연출력이 <만덜레이>를 보는 동안 우리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다. 니콜 키드만에 이어 그레이스 역을 맡은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식스 센스>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만든 <빌리지>에서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신인이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론 하워드 감독으로서 <분노의 역류> <뷰티풀 마인드> <다빈치 코드> 등을 만든 명장이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아버지의 명성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인 노력으로 주목받는 연기자로서 발돋움하고 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유로파>로 데뷔한 후, 병원을 소재로 한 장편 시리즈 <킹덤>,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브레이킹 더 웨이브>, 가수 비욕이 참여했던 뮤지컬 영화 <어둠 속의 댄서> 등을 만들었던 문제 감독이다. 그는 인위적인 시선을 배제하고 자연광 등으로 순수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도그마 선언을 주도했고, 이에 동조하는 젊은 영화감독들과 함께 새로운 영화운동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들고 찍기를 자주 사용하고 카메라와 편집 테크닉에도 능란한 그는, 깊이 있는 주제의식으로 항상 문제 영화를 만들어왔다. <만덜레이>는, 미학적으로는 브레히트의 서사적 방법론을 영화언어에 접목함으로써 사건과 인물에 집중하는 힘을 높이고 있고, 정치적으로는 관객들의 비판정신을 불러일으키면서 미국 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글 하재봉 시인, 영화평론가, 동서대 교수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트럼펫 대가의 음악·마약·사랑

    트럼펫 대가의 음악·마약·사랑

    계절의 끝자락, 감정의 속살을 헤집어줄 글이 어떻게 시며 연애소설뿐이랴. 세상을 뜬 뒤, 시간의 켜가 쌓여갈수록 처연해져서 팬들을 여전히 아프게 열광시키는 이름 쳇 베이커(1929∼1988). 쿨 재즈를 대변하는 미국 출신 트럼페터이자 보컬리스트였던 그의 이야기가 ‘쳇 베이커-악마가 부른 천사의 노래’(제임스 개빈 지음, 김현준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로 묶여 나왔다. ●저자, 5년간 주인공 행적 추적 에필로그까지 장장 856쪽에 이르는 책은, 대단히 중독성 강한 전기(傳記)라는 사실부터 귀띔해야겠다.“LA 외곽의 흑인촌에 위치한 잉글우드 파크 묘지. 언덕 주변에는 곳곳에서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방금 제초를 끝낸 푸른 잔디의 상큼함도 묘지를 가로지르는 비행기의 탁한 매연에 가려 별다른 느낌을 전해주지 못했다.” 1988년 5월 암스테르담의 한 호텔에서 의문사한 ‘마약쟁이’ 트럼페터의 장례식 광경으로 운을 떼는 책은 그대로 한 권의 소설 같다. 온갖 악명에서부터 때로는 ‘20세기가 낳은 가장 아름다운 흐느낌’으로 보들레르, 릴케에 비유되는 호사를 누리기도 한 논쟁적 인물. 그 복잡다단한 이야기가 모자람도 넘침도 없는 소설풍의 흥미진진함으로 속력을 붙여갈 수 있는 건 지은이와 옮긴이의 기막힌 호흡 덕분이다. 저자 제임스 개빈은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 1996년부터 5년 동안이나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베이커의 행적을 좇았다. 이전에 발간된 것들과는 달리 베이커의 인물상에 정확히 초점이 맞춰질 수 있었던 것은 그 결과이다. 번역을 맡은 재즈비평가 김현준의 주무르는 듯한 글맛도 책읽기의 즐거움을 훌쩍 끌어올린다. 음악, 마약, 그리고 사랑. 끊임없이 음악성 시비에 휘말려야 했던 베이커의 삶을 관통한 세 가지 코드에 주목한 책은 시간의 흐름에 주인공의 행적을 실었다. 미국 오클라호마의 작은 집에서 태어나 찰리 파커의 오디션에 발탁돼 음악인으로 입문한 뒤 1950년대 바람이 일기 시작한 쿨재즈의 대표적 아티스트가 되기까지의 과정, 마약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방황했던 이후의 삶이 주변인물들과의 밀착인터뷰를 통해 실감나게 재구성됐다. 유럽 투어 도중 이탈리아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1년여 옥살이를 했던 과정,1968년 갱단에 집단구타를 당해 트럼펫 연주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 사연, 천신만고 끝에 1974년 재기하는 순간 등도 마치 일대기 영화를 펼쳐보이듯 사실적으로 인화해냈다. ●미스터리로 남을 뻔했던 사건들 영원히 미스터리로 묻힐 뻔했던 몇몇 사건들을 진실에 가까운 결론으로 이끌어낸 대목들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탈리아 법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최후를 맞는 정황 묘사 등은 오래도록 베이커에 천착한 지은이의 노고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들이다. 그의 첫눈에 들어 오랜 연인으로 머물렀던 프랑스 여인 릴리앙 퀴키에와의 연애담에서는 책장이 정신없이 넘어간다. 베이커의 무대 위 연주 장면, 지인들과 함께한 사진 60여장이 함께 실렸다. 책에 달린 ‘덤’이 쏠쏠하다. 베이커 전성기 때의 음악 가운데 우리 독자들의 감성에 잘 맞을 35곡을 해설이 덧붙은 베스트 음반(EMI)으로 함께 내놨다.12일 오후 7시30분 서울 강남 클래식 음반점 풍월당에서는 베이커의 삶과 음악세계를 주제로 한 음악감상회도 열린다.3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영화 ‘아드레날린 24’ 한국인 ‘비하 논란’

    영화 ‘아드레날린 24’ 한국인 ‘비하 논란’

    미국영화 ‘아드레날린 24’(감독 마크 네빌딘·브라이언 테일러)에 한국인을 비하하는 에피소드가 대거 등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영화속에서 논란을 되는 있는 부분은 한국인을 악덕 기업주로 묘사한 것과 한국인이 조직폭력배로 등장해 총기를 난사한 부분이다. ’아드레날린24’는 LA에서 프리랜서 킬러로 일하는 체브(제이슨 스타뎀)가 조직폭력배 베로나(호세 파블로)가 투여한 중국산 신종 바이러스를 맞고 죽음의 위기에 봉착,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액션물이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화려한 볼거리로 지난 3일 국내 개봉해 박스오피스를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를 본 관객들은 한국인을 비하하는 듯한 설정때문에 불쾌했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신촌에 사는 여대생 김민경(24)씨는 “여전히 할리우드 속 한국인은 생각없이 일만하는 돈벌레로 묘사되고 있다”며 “거기에 무차별적인 악당(?) 이미지까지 추가된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영화 속에서 한국인 비하 논란을 불러 일으킬만 한 장면은 크게 세 부분이다. ▲ 우선 무개념 인터뷰 장면. 주인공 체브가 LA 도심 한복판에서 총격적을 벌일 때 10대로 보이는 한국여성이 “너무 멋있었어요. 멋져요”라며 방송국 기자와 인터뷰를 한다. 한국인을 생각없는 사는 시민의 전형으로 희화한 것이다. 다음으로 ▲ 한국인을 돈벌레로 묘사한 장면도 충격적이다. 체브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셔츠공장 지하에서 베로나 일당과 총격전을 벌일 때 한국인 공장장은 노동자들은 대피시키기 보다 “앉아. 일해. 걱정마”라며 일하기를 강요한다. 심지어 일당이 작업실을 침범해 총기를 난사할 때도 책임자는 “앉아. 일해”라고 다그치며 노동 착취의 전형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문제가 된 장면은 ▲ 잔인하기 그지없는 총기난사 부분이다. 주인공 체브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 10여명의 한국인 갱단이 일제히 총을 꺼내들고 상대를 향해 난사한다. 물론 이 장면은 주인공이 위기에서 극적으로 탈출하는 순간인 만큼 없어서는 안될 장면이다. 그러나 10여명의 한국인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총기를 난사하는 모습은 섬뜩하기 그지없다. 할리우드는 그동안 빈번히 한국인을 왜곡된 시선으로 그려왔다. 1997년 마이클 더글라스 주연의 영화 ‘폴링다운’은 주인공이 LA 한인타운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해 문제가 됐다. 2006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크래쉬’는 한국인을 돈벌레로 묘사해 눈총을 샀다. 지난 4월 개봉된 ‘철없는 그녀의 아찔한 연애코치’에서는 실력없고 말많은 한국인 안마사를 등장시켜 불쾌감을 안겼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하지만 할리우드 속 한국 이미지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생각없이 일하는 돈벌레일 뿐이다. 여기에 잔인한 이미지까지 덧붙였다. 스스로는 문화 강대국이라 자부하지만 우물 안 이야기다. 밖에서 보는, 아니 영화에서 그려지는 한국인은 여전히 지독한 비주류다. <사진 = 영화 ‘아드레날린 24’에 등장하는 한국인 >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 김지혜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토요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

    ●오르페브르 36번가(KBS2 토요명화 밤 12시25분) 서장이 되기 위해 친구에서 적이 된 경찰의 엇갈린 인생을 그린 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36 Quai Des Orfevres)’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다루면서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게 진행된다. 사랑과 우정, 배신과 용서 등 극단적인 감정을 오가는 비극을 바탕으로 강력한 액션 장면과 리얼리즘을 보여준다. 이는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프랑스 개봉 당시 평단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악명 높은 갱들을 소탕하기 위해 경찰당국은 혈안이 됐다.‘정의의 사자’를 자청하는 레오(다니엘 오테유)와 권력에 목타는 클랑(제라르 드파르디유)은 경찰 동료로 연락책과 연줄을 이용해서 범인들의 행방을 추적하고자 한다. 이런 과정에서 레오는 실리앵이라는 연락책 때문에 뜻하지 않게 다른 범죄에 연루되고 만다. 대신 실리앵은 그에게 갱단의 소굴을 알려준다. 하지만 레오가 연루됐던 범죄는 클랑과 절친했던 연락책이 사망하는 사건이 돼버렸고, 이를 클랑이 눈치챈다. 친구였던 둘 사이는 적대적인 관계로 발전하고 만다. 갱단 소탕 과정에서 둘이 함께 투입이 되는데, 클랑의 실수로 레오의 동료 에디가 죽고, 그런 동료의 죽음에 레오는 클랑을 원망한다. 분에 찬 레오는 이를 상부에 보고해서 클랑을 해직시키려고 하는데, 클랑도 실리앵 일을 상부에 보고하자 오히려 레오가 감옥에 갇히게 된다. 또 다른 사건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클랑은 레오의 아내를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 클랑은 국장이 되면서 부패한 경찰의 내부를 보여주는데…. 할리우드 영화를 상대로 자국 영화시장을 가장 잘 방어해온 프랑스 영화계가 최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프랑스 영화산업에 힘을 불어넣은 영화가 바로 올리비에르 마셜 감독의 ‘오르페브르 36번가(2004)’.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와 치밀한 구성으로 프랑스에서 2005년 자국영화 관객동원 1위에 올라서며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110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中 영화검열 못참아” 이연걸 좌절감 토로

    “中 영화검열 못참아” 이연걸 좌절감 토로

    미국에서 활동중인 중국계 액션스타 이연걸(영어명 jet li)이 고국인 중국에 대해 좌절감을 토로했다. 2000년 자신의 히트작 ‘로미오 머스트 다이(Romeo Must Die)’가 갱단들의 폭력을 다룬 내용으로 검열에 걸려 중국에서 상영 금지된 데 이어 2001년에는 ‘키스 오브 드래곤(Kiss of the Dragon)’이 외국인을 죽이는 중국 경찰관을 맡은 이연걸의 캐릭터 때문에 또다시 상영 금지되었다. 최근 이연걸은 “영화는 항상 사실적이지만은 않다.”면서 “중국 정부의 엄격한 검열 때문에 중국의 영화산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정부는 미디어 콘텐츠에 대해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매년 약 20편의 외국영화 상영을 허락하고 있다. 또 영화국은 공격적인 장면들을 포함한 영화에 대해서 삭제 편집을 요구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조니 뎁의 ‘캐리비언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는 주윤발의 출연 장면이 모두 삭제되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주윤발이 대머리에다 추악한 해적으로 묘사되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한편 이연걸은 중국 쿵푸대회 챔피온 출신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하기 전 홍콩에서 이름을 날렸다. 제트 리라는 이름으로 할리우드에서도 유명해진 그는 ‘리셀웨폰 4’를 포함한 미국 액션영화 여러 편에 출연했으며 중국어 영화인 ‘영웅(Hero)’에도 출연했다. ‘영웅’은 2002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영화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이연걸은 현재 할리우드 영화 ‘포비든 킹덤(The Forbidden Kingdom)’을 액션영화의 대가인 청룽(성룡)과 함께 촬영하고 있다. 명 리 미주 통신원 myungwlee@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 ‘택시4’… 5일 개봉

    다니엘이 모는 총알택시의 무한질주를 기대했다면 섭섭. 어리숙한 형사 에밀리앙과 경찰서장 지베르의 ‘덤앤더머’식 코미디를 원한다면 대만족. 5일부터 국내 극장가를 달릴 ‘택시4’의 감상평은 이렇다.1편부터 택시를 몰아 온 뤽 베송이 제작·각본을, 2편부터 합승한 제라르 크라브지크가 감독을 맡았다. 출연진 또한 모두 낯익은 얼굴들이다. 다니엘과 에밀리앙 역의 새미 나세리·프레데릭 디팡달의 호흡은 여전하고, 정신없고 수다스러운 경찰서장 지베르 역의 베흐나흐 파흐씨의 감초연기 또한 관객을 즐겁게 만든다. 그동안 독일갱단, 일본 야쿠자 등을 상대해 온 이들이 이번에 상대할 악당은 53건의 무장강도와 122건의 살인을 저지른 희대의 살인마 반덴보시. 에밀리앙은 반덴보시의 감시 업무를 맡으나 어처구니없게 그를 풀어주게 되고 다니엘의 도움으로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는 설정은 전편과 다를 바 없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들이 외모뿐 아니라 성격까지 자신들을 꼭 닮은 아이들의 아버지가 됐다는 것. 유명 인사를 카메오로 등장시킨 3편처럼 이번에도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다니엘의 첫 손님은 세계적인 축구스타 지브릴 시세. 마르세유 축구장으로 “콩코드기 부품을 사용해” 성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다니엘의 택시가 미끄러져 들어오고 시세가 내리자마자 축구경기가 시작되는, 확실한 ‘그림’을 만들어 팬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아쉽게도 다니엘의 총알택시가 비좁은 도심이 아우토반인양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이 때뿐이다. 이후부터 트렁크에 살인범을 담아 넣는 마지막까지 택시는 정차상태. 속도감이 확 떨어진 영화를 채우는 건 에밀리앙, 경찰서장 지베르를 비롯한 덜 떨어진 경찰들이 살인마를 체포하면서 벌이는 좌충우돌 몸짓 개그와 만담이다. 전편에 비해 총알택시의 활약상이 줄어들어 아쉽지만 머리보다 몸이 앞서는 형사들이 벌이는 유치하고 엉뚱한 악당 체포기가 밉지만은 않다.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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