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갯벌
    2026-07-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58
  • 동해의 ‘흥분’ 대신 호수 같은 ‘편안함’을 주는 너…장흥 바다

    동해의 ‘흥분’ 대신 호수 같은 ‘편안함’을 주는 너…장흥 바다

    ‘자응’ 바다는 재촉하는 법이 없다. 짙푸른 동해 바다처럼 고래 한 마리라도 잡아야 할 것 같은 긴장과 흥분이 없다. ‘자응’ 바다는 부드럽다. 고흥반도 품에 안긴 덕에 바다라기보다 호수처럼 느껴진다. 너른 갯벌, 찰랑대는 바다는 지친 가슴 안길 만큼 늘 넉넉하다. 삶이 나를 삐치게 할 때면 그 바다에 서서 바람 맞아도 좋겠다. 자신조차 몰랐던 가슴속 응어리를 적어도 한 움큼쯤은 씻어낼 수 있다. 원래는 전남 ‘장흥’이다. 한데 장흥 사람들 발음으로는 ‘자응’에 가깝다. 그 바다의 정서를 느껴 보려면 아무래도 ‘장흥’ 보다는 ‘자응’으로 가는 게 낫지 싶다. 해변마다 해당화 열매가 맺혔다. 크기와 빛깔이 방울토마토를 빼닮았다. 수수한 연분홍빛 꽃보다 몇 배 더 강렬한 빛깔이다. 유행어에 견주자면 ‘꽃보다 열매’ 쯤 될까. 늘 수더분한 모습만 보였던 ‘자응’이 이렇게 분단장한 건 처음 본다. 장흥 여정의 들머리는 수문해변이다. 고흥반도 품에 안긴 호수 같은 바다와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장흥 유일의 해수욕장이자, 키조개의 대표 산지이기도 하다. 해수욕객들을 위한 시설들을 여럿 조성해 뒀지만, 찾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수문해변 아래는 여닫이해변이다. ‘여닫이’는 말 그대로 바다가 열리고 닫히는 곳이다. 한문 이름 ‘수문’(水門)과 뜻이 같다. 일제강점기 때 한글 이름을 한자로 바꾸는 과정에서 비롯된 현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여닫이해변엔 ‘한승원 문학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어등’, ‘모래알’ 등 작가 한승원의 글이 새겨진 비석들이 700m 정도 이어진다. 산책로 주변의 해당화 열매가 붉다. 뭍과 바다가 맞닿은 해안선 위로는 도요새 무리가 재잘대며 난다. 산책로 끝은 장재도다. 제방과 다리를 통해 뭍과 이어져 있다. 물이 ‘썬’(빠진) 갯벌엔 ‘굴나무’들이 성성하다. ‘굴나무’는 굴 종패들이 들러붙도록 갯벌 위에 꽂은 나무막대를 이르는 현지 표현이다. 지금이야 굴, 바지락 등 갯것들이 잘 나지만 1960년 연륙제방이 들어설 무렵엔 이 일대 갯벌이 죽어 있었다. 제방이 물의 흐름을 막았기 때문이다. 2009년 120m가량 제방을 헐어 장재교를 놓았고, 이후 물이 돌면서 갯벌도 살아났다. ●소등섬 등 일출 명소 즐비… 해넘이 보려면 ‘장재도 갯벌’ 장재도 바다 너머는 저 유명한 남포마을이다. 장재도에서 남포마을까지 다리가 놓일 예정이란다. 기한은 불분명하지만 뭍과 섬, 바다를 잇는 관광도로 노릇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팁 하나. 장흥은 대부분의 마을이 동쪽을 향하고 있다. 소등섬 등 일출 명소가 많은 이유다. 반면 해넘이 풍경이 좋은 곳은 손에 꼽을 만한데, 장재도 갯벌이 그중 하나다.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온 득량만을 휘휘 돌면 남포마을이다. 겨울철 굴구이로 명성이 ‘자자’한 곳. 임권택 감독 영화 ‘축제’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마을 앞은 소등섬이다. 마을 남정네들이 먼바다로 고기잡이 나가고 나면 아낙들이 바위 위에 호롱불을 켜 뒀는데, 그 불빛 보고 무사 귀환하기를 빌었다고 해서 소등(小燈)섬이다. 섬은 썰물 때 활처럼 굽어진 노두길을 따라 뭍과 연결된다. 섬 가운데 바위 위엔 소나무 몇 그루가 자란다. 겨울이면 이 나무 위로 해가 뜬다. 그 풍경이 빼어나 해마다 겨울이면 사진작가들이 줄을 잇는다. 장환도로 들어간다. 이름은 섬이지만 간척으로 뭍과 연결돼 사실상 뭍이나 다름없는 섬이다. 섬 끝자락의 방파제에 서면 100여m 앞에 작은 섬이 떠 있다. 가슴앓이 섬이다. 시집·장가 가고 싶어 안달 난 청춘들이 바라보며 가슴앓이를 했다는 섬이다. 양쪽으로 봉긋 솟은 섬 모양새가 살빛 붉은 여인네의 가슴 언저리를 보는 듯하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웃마을 처녀·총각들이 나룻배 몰고 섬까지 나가 밀회를 즐기곤 했단다. 시쳇말로 ‘썸’ 타던 장소다. 그럴 법도 하다. 작은 섬이지만 바위 하나만 넘으면 뭍의 시선에서 완벽하게 가려지고, 앞으로는 너른 바다가 터진다. 커플들의 눈에 하늘과 바다만 보이는 셈이다. 대개의 러브스토리가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지만, 세상일이 어디 고분고분하기만 하던가. 세월 지나 젊은 시절의 열병이 상처로 남은 섬을 회한에 젖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을 터다. ●뭍의 시선 걱정 없고 눈앞엔 바다·하늘만… ‘썸의 섬’ 장환도 이 지역 출신 작가 이승우가 소설 ‘샘섬’에서 그려낸 가슴앓이섬 또한 비극적이다. 내용은 이렇다. 마을 앞에 숲과 나무가 우거진 무인도가 있었다. 섬엔 기가 막히게 물맛이 좋은 샘이 흘렀다. 그래서 활천도(活泉島), 샘섬이었다. 아름다웠던 섬은 그러나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광풍이 불면서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징집을 피해 마을 장정 30여명이 섬에 숨어들었고, 이를 귀신같이 알아낸 ‘산사람’이 찾아와 이들을 죽이고 만다. 이 와중에 살아남은 이는 겨우 두 명. 이후 숲은 시들어 갔고 샘에서는 더이상 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듬해, 갯마을에 사는 한 여인이 임신을 했다. 1년 전 샘섬에서 지아비를 잃은 젊은 과부였다. 마을 사람들은 여인을 ‘멍석말이’로 단죄했다. 애 아빠의 이름을 대면 처벌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여인은 끝내 아이와 함께 죽음을 택했다. 여인의 장례식 후 한 사내가 마을을 떠났다. 샘섬에서 살아남은 자 중 한 사람이었다. 이쯤 되면 대략 짐작이 될 터다. 사내는 살아남은 두 명의 장정 가운데 한 명이다. 장정들의 피신 사실을 고자질한 이도 이 사내였다. 샘섬에 숨은 남정네들 가운데 여인의 남편이 있었는데, 여인을 차지하고 싶은 욕망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사랑이란 그리도 지독한 것인지. 마을을 떠난 사내는 20여년 뒤 병든 노인이 돼 귀향했고 샘섬에 들어가 생을 마감했다. 장환도 아래는 정남진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이라는 곳. 이정표가 서 있다. 정남진 전망대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면 회진포구에 닿는다. 많은 문인들이 ‘장흥 문학의 자궁’이라 표현했던 포구다. 궁벽한 소읍인데도 아침나절엔 제법 번다하다. 좁은 길에서 완행버스와 경운기가 갈 길을 다투고, 갯일 나가는 할머니들은 뭍에서 온 남정네에게 “이쁘장허니 생겨 부렀다”고 농을 건네며 거침없이 ‘들이댄’다. 키 낮은 집들 너머로는 장흥 바다가 부드럽게 능선을 그리고 있다. 이 지역 바닷물빛 참 곱다. 청잣빛 바다다. 저 바다에서 무산김이 난다. 무산김은 염산을 사용하지 않고 양식한 김을 일컫는다. 염산은 김 양식장 주변의 이물질을 제거할 때 흔히 쓰이는 약품이다. 뭍의 제초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한데 장흥에선 염산을 쓰지 않고 수작업으로 이물질을 제거한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 →맛집 요즘 식도락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장흥 음식은 ‘낙지삼합’이다. 낙지와 키조개, 돼지고기를 한 번에 즐기는 요리다. 먼저 날것으로 낙지와 키조개를 먹는다. 낙지는 기름장에, 키조개는 ‘묵은지’(묵은 김치)에 싸 먹는 게 보통이다. 이어 식기 아래 깔아두었던 돼지고기가 익을 무렵 포실한 낙지 다리와 달보드레한 키조개, 기름진 돼지고기를 하나로 묶은 뒤 입 벌려 낼름 털어넣는다. 두어 집에서 이 요리를 내는데 그중 신가네 낙지삼합(863-6663)이 알려졌다. 사실 키조개를 묵은지에 싸 먹는 것도 이 집 주인장 아이디어란다. 뱃일하던 그가 여태 먹어 본 음식 가운데 가장 맛있었던 게 묵은지에 싼 키조개였다고. ‘전설적인’ 장흥삼합의 인기는 여전하다. 키조개와 표고버섯, 소고기가 한 묶음이다. 만나숯불갈비(864-1818~9)가 유명하다. 장흥은 발효 녹차 ‘청태전’의 고향이다. 평화다원(863-2974)이 청태전 계보를 계승했다고 평가받는다. 상선약수 마을에 있다. 읍내를 스치는 커피 바람도 드세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맞선 ‘남도산’ 브랜드 ‘원 앤드 식스’(862-1060)의 선방이 눈부시다. 딸 여섯과 아들 하나가 공동으로 운영한단다.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순천완주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 구간으로 갈아탄 뒤 장흥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가장 알기 쉽다.
  • 춘장대해수욕장 가족단위 피서지로 찾는 이유 있었네!

    서천군 서면에 위한 춘장대해수욕장이 가족단위 피서지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지난 주말(8.1~8.2)에만 32만 명의 관광객들이 춘장대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겼고 이는 작년 이맘때(19만 명)보다도 크게 늘은 수치다. 개장 초기에는 메르스의 여파와 장마철로 인하여 잠시 주춤하였으나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었고 올해 누적 관광객은 100만 명을 돌파하였다. 앞으로도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이하여 춘장대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그중 대부분이 가족단위 피서객이고 단체 등에서 단합대회 형식으로 많이 찾고 있다. 그러면 춘장대해수욕장이 가족단위 피서지로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다른 지역 해수욕장과의 차별화를 들 수 있다. 춘장대해수욕장은 다른 지역의 해수욕장에서 볼 수 있는 주변의 유흥시설이나 놀이시설 위주가 아닌 천혜의 푸른 바다와 함께 넓은 해송이 어우러지는 해수욕장으로 깨끗하고 건전한 분위기를 들 수 있다. 춘장대해수욕장은 298,000㎡의 깨끗하고 넓은 해변과 32,000㎡의 푸른 솔밭 그늘에서 솔밭의 푸른 내음과 함께 시원한 그늘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해수욕장에서 유흥을 만끽하려는 젊은이들 위주가 아닌, 부모들은 일상생활에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아이들은 자연을 체험하면서 추억을 만드는 힐링을 할 수 있는 가족단위 피서지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인근에 있는 월하성과 선도리 갯벌체험장과 국립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이 있어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춘장대해수욕장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통하여 관광객과 소통하고 있다. 우선 지난달 25,26일 이틀간 「2015 춘장대해수욕장 여름문화예술축제」를 개최하여 청소년들과 직장인밴드의 경연대회를 통해 춘장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다함께 젊음의 열기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행사를 가졌으며, 지난 8.1~8.2일 양일간은 「2015 관광객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연주회」를 개최하여 춘장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같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쪽빛 바다 품은 하트♥모양 ‘어항’에 반했네

    쪽빛 바다 품은 하트♥모양 ‘어항’에 반했네

    ‘서해안 섬이 다 그렇겠지’ 했던 생각은 착각이었다. 항구에 도착했지만 서해안 특유의 갯벌 냄새와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나지 않았다. 4시간 가까이 섬을 돌아보고 세수하는데 얼굴에 소금기가 없고 피부가 매끈했다. 해수욕장 모래는 곱고 깨끗했고, 바닷물은 동해안과 남해안처럼 푸른빛의 맑은 물이었다. 해발 160m가 넘는 부아산과 송이산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압권이었다. 해가 뜨는 모습, 해가 지는 모습을 같은 장소에서 볼 수 있고, 밤하늘 별은 너무도 가까운 곳에서 반짝였다. 인천 옹진군 자월면에 있는 여러 섬 가운데 한 곳인 이작도다. ●고려 때 왜구들의 거점, 조선 때는 국영목장 이작도는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2개의 섬으로 나뉜다. 대이작도는 넓이가 2.57㎢이며, 소이작도는 그 절반이라 모두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인천항여객터미널이나 안산 대부도에서 여객선을 타면 1시간 40~50분 걸린다. 조선 태종 때 국영목장으로 지정돼 조선 말까지 군마를 관리하던 섬이었다. 삼국시대 때는 해적들이 은거해 ‘이적도’라고 불렀으나 이후 ‘이작’으로 바꿔 불러 이작도가 됐다. 고려 말에는 왜구들이 점거하고 세곡선을 약탈했다는 기록도 전해온다. 현재 120가구에 180여명의 주민들이 산다. 주민 80%가량이 민박집이나 펜션을 운영한다. 지난해 2만 9171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이 섬에서 태어나 자란 옹진농협 대의원 강수(65·자영업)씨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관광객이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대이작도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섬 주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아산 정상(해발 162.8m)이다. 이 산은 예부터 해상 요충지로 봉화대가 있다. 아이를 갖게 해 준다는 영험한 명산으로 유명하다. 정상 부근에 있는 2곳의 전망대를 가려면 걸어서 40분, 차량으로 5분 걸린다. 주차장에서 5분쯤 걸으면 봉수대와 정자가 보인다. 조금 더 걸으면 대이작도 8경 중 하나인 구름다리가 나온다. 섬 주민들은 ‘흔들다리’로 부른다. 이른 새벽 안개가 낄 때 신선들이 세인의 눈을 피해 걷는다는 곳이다. 다리를 건너 중국 장자제 미니어처인 듯한 돌무더기를 가로지르면 정상이 나온다. 정상에 있는 원형 전망대에 서면 사방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소이작도가 바로 내려다보이고, 맑은 날에는 왼쪽부터 선갑도·굴업도·덕적도·연평도·황해도 해주군·영종도·자월도·무의도·인천대교·영흥도·승봉도·화성·풍도·평택 등이 한눈에 펼쳐진다.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사이에 있는 하트 모양 어항도 인상적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 전망대에서 올려다보는 별빛은 환상적이다 못해 신비롭다”고 말한다. ●큰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삼신할미 약수터 주차장으로 돌아와 산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왼편에 산모에게 좋다는 삼신할미약수터가 있다. 마실 때는 미지근하지만 손을 대거나 세수를 하면 무척 차갑게 느껴진다. 큰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부아산 정기를 받아 아기를 점지하고 태아를 보호하며 산모의 건강을 지켜 주는 생명수로 알려져 병 치유와 정화수로 이용된다고 한다. 이작도 주변 생태계 보전 지역은 모래 해변과 바위해안이 조화를 이루며 뛰어난 자연경관을 연출한다. 깨끗한 해변 모래는 매우 곱고 단단해 운동화를 신고 걸어도 잘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작은풀안, 큰풀안 등 이작도 해수욕장에서는 썰물 때 물이 빠져도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물이 빠지면 바지락과 굴 등 해산물을 다른 지역과 달리 무료로 채취할 수도 있어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넙치, 가자미 등이 많아 바다낚시꾼들을 유혹한다. 작은풀안해수욕장 왼쪽 해안 산책로를 걷다 보면 한반도 최고령 암석을 볼 수 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조문섭 교수가 발견한 이 암석은 25억 1000만여년 전 생성된 화강암질 혼성암이다. 국내에서 보고된 다른 기반암들보다 6억년이나 오래됐다. 한반도 대륙의 발달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다. 작은풀안해수욕장 부근 음식점 주인들의 손맛과 큰풀안해수욕장 주변 펜션 주인들의 넉넉한 인심은 덤이다. ●‘풀등’을 봐야 이작도를 다 본 것 섬 안내를 자청한 강씨는 “이작도에서는 ‘풀등’을 봐야 ‘다 봤다’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풀등은 바다 한가운데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섬이다. 썰물 때 보였다가 밀물 때 사라지는 모래섬이다. 여의도나 밤섬도 풀등이다. 강에서는 모래가 쌓이고 쌓이다 풀이 자라고 나무가 우거진다. 바다에서는 물이 빠지면 천연 해수욕장이 된다. 맛(조개류)을 캐거나 고동, 방개, 바지락 등을 주워 담을 수 있는 ‘노다지’가 된다. 풀등은 조수간만 차가 큰 사리 때는 길이 5㎞, 폭 1㎞가 넘어 장관을 이룬다. 섬 끝자락에는 1967년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섬마을선생´ 촬영지가 있다. 당시 이작국민학교 분교로 사용하던 건물들로, 교실건물·숙소·화장실 등 세 건물로 이뤄졌다. 사유지라서, 폐교 이후 폐허로 방치되고 있다. 입구에는 운치 있는 카페가 있다. 사람은 아니지만 대이작도에 주민 대접을 받는 게 있다. 2년 전 갑자기 섬에 나타난 거위 가족이다. 암수 한 쌍이 어디선가 떠내려와 10여개의 알을 낳았다. 누군가 집어가고 부화에 성공한 새끼 중 절반은 들짐승들에게 잡아먹히는 등 수난 끝에 5마리만 살아남았다. 오리가족이 무리 지어 이동하며 내는 소리가 마치 돌림 노래를 하는 것 같아 웃음이 난다. 대이작도에서 200~500m 떨어진 곳에 소이작도가 있다. 펜션과 해수욕장 2곳이 있다. 해안선 길이가 10㎞에 불과한 작은 섬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호젓한 해변을 선호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선착장 동쪽 몽돌해변 옆에는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산책로 끝에 솟아 있는 손가락 바위가 유명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반가사유상이나 관음보살로 보이기도 한다. ●‘떠나는 섬이 아닌 들아오는 섬’ 강씨는 “과거 육지 사람들이 ‘섬놈’이라고 얕봤으나, 이제는 ‘좋은 데 산다’고 부러워한다”면서 “사람들이 떠나는 섬이 아니라 들어오는 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큰풀해수욕장 앞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조동식(52)씨는 ‘들어온 외지인’에 해당한다. 잘 나가던 신문기자 생활을 갑자기 청산한 그는 “대이작도 매력에 푹 빠져 놀러 왔다가 눌러앉았다”고 한다. 이같이 오지로 불렸던 서해안 섬이 쾌적한 마을로 바뀌는 데 지자체뿐 아니라 농협의 역할도 컸다. 옹진농협 박창준(54) 조합장은 “맑은 해수욕장과 값싸고 신선한 먹거리가 풍부한 옹진군의 섬들로 여행을 많이 와 달라”며 기회 있을 때마다 각계에 당부한다. 농협중앙회 인천옹진군농정지원단 우재영(49) 단장은 “농업인들의 소득이 높아져야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농협도 성장한다”면서 “농협은 농업인이 생산·유통·관광을 겸영하는 6차 산업화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전북서 올 들어 첫 비브리오패혈증 환자 사망

    올해 들어 전북에서 처음으로 60대 남성이 ‘비브리오패혈증’으로 숨졌다. 전북도 보건당국은 “지난 28일 새벽 6시께 전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61)씨가 사망했는데 혈액 배양검사를 한 결과 ‘비브리오패혈증’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평소 알코올성 간경화와 췌장염을 앓는 A씨는 왼쪽 다리가 붓고 등이 빨갛게 부어 오르는 등의 증세를 보이자 지난 25일 익산병원을 거쳐 27일부터 전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보건당국은 “현재 A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밝혀졌지지만 어떠한 경로로 비브리오균에 감염됐는지 파악이 안 돼 역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도 보건당국은 지난 20일 고창군 해리면 동호 앞바다에서 채집한 망둥어에서 비브리오균이 나오는 등 이달 들어 갯벌과 복어 등 3곳에서 비브리오균이 검출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비브리오균은 전국적으로 8∼9월에 주로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발생하며 비브리오균에 감염된 패혈증환자의 50%가 사망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 도 관계자는 “간질 또는 알코올중독자, 당뇨환자 등은 특히 어패류를 반드시 끓여서 먹고 날 생선을 요리한 도마나 칼 등도 반드시 삶아서 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갯벌탕 속에서 온몸 드러나도..”

    “갯벌탕 속에서 온몸 드러나도..”

    18일 열린 충남 보령의 머드 축제, 관광객들이 갯펄탕 속에서 마치 광란의 축제를 벌이듯 엉켜 나뒹굴고 있다. 축제는 17일부터 26일까지 계속된다. ⓒ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갯벌탕 속에서 온몸 드러나도..”

    “갯벌탕 속에서 온몸 드러나도..”

    18일 열린 충남 보령의 머드 축제, 관광객들이 갯펄탕 속에서 마치 광란의 축제를 벌이듯 엉켜 나뒹굴고 있다. 축제는 17일부터 26일까지 계속된다. ⓒ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위쯤이야 물렀거라~ 여름철 특급 보양식 우리 고장이 최고!

    더위쯤이야 물렀거라~ 여름철 특급 보양식 우리 고장이 최고!

    무엇을 먹어야 지친 몸을 충전하며 한여름 무더위를 한 방에 날릴 수 있을까. 보양식의 대명사격인 삼계탕과 보신탕도 좋지만 전국 곳곳에는 역사와 문화, 환경이 만들어낸 독특한 보양식이 즐비하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생선과 국수가 만난 옥천의 생선국수, 먹으면 젊어진다는 강진의 회춘탕 등 맛과 영양, 여기에다 재미까지 더한 여름철 특급 보양식을 만나러 가족과 함께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옥천 생선국수] ‘진한 국물을 들이켜면 보약이 따로 없어유.’ 대청호와 금강 덕분에 민물고기 요리가 유명한 충북 옥천에서는 명품 국물을 자랑하는 생선국수를 즐길 수 있다. 비린내 나는 생선과 국수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맛을 본 사람은 진한 국물과 면의 조화에 그 맛을 잊지 못한다.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지만 정성이 필요하다. 먼저 잉어 등 민물고기를 12시간 푹 삶아 육수를 만든다. 뼈까지 뭉개질 정도로 오래 끓여야 한다. 처음 두 시간 정도 끓일 때 뚜껑을 열어두면 비린내가 사라진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체에 걸러 가시를 골라낸 뒤 양념 고추장을 풀어 간을 하고 밀국수 사리를 넣어 삶는다. 마지막으로 파, 애호박, 깻잎, 미나리, 풋고추 등을 썰어 넣어 한 번 더 끓이면 완성. 가격은 5000~6000원. 면과 함께 부스러진 민물고기 살이 함께 씹히면서 구수한 맛이 입을 가득 채운다. 얼큰하고 진한 육수 때문에 애주가들도 즐긴다. 단백질, 칼슘, 지방, 비타민 등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와 노약자들에게 좋다. 생선국수 원조는 1962년 시작한 청산면 지전리의 선광집이다. 청산면에는 현재 생선국수 식당 6곳이 영업 중이다. 김성원 창산면장은 “생선국수를 먹기 위해 위해 일부러 대전과 청주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청산면의 대표 음식”이라고 말했다. [강진 회춘탕] 해산물과 닭, 각종 한약재를 넣고 푹 고아 낸 회춘탕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맛의 1번지’로 통하는 전남 강진군이 최근 지역 명품 음식으로 내 놓으면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회춘탕은 가시오가피, 헛개나무 등 12가지 한약재에 소금을 넣지 않고 1시간 이상 푹 고아 우려낸 국물에 문어·전복·닭 등을 넣고 한 번 더 끓여 낸 전통 보양식이다. 회춘탕은 ‘먹으면 회춘하는, 즉 도로 젊어지는 정력 음식’이란 재밌는 이름과 함께 고려 역사유적지인 마도진 만호성지와 연관된 스토리를 담고 있다. 마량면에는 마도진 만호성터가 남아 있는데, 성을 관장하던 만호가 높은 양반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바다에서 잡힌 고급 해산물과 고기를 넣은 음식을 만든 데서 유래했다. 군은 2013년 회춘탕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를 개발했다. 식재료는 문어, 전복, 토종닭, 찹쌀, 멥쌀, 녹두, 밤 등이 사용된다. 육수용 재료는 엄나무, 느릅나무, 당귀, 가시오가피, 칡, 헛개나무, 뽕나무, 대추, 마늘, 무, 다시마, 수삼 등이다. 군이 회춘탕 성분 분석 용역을 실시한 결과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함유량이 1g당 800mg으로 녹차보다 10배 많고 항당뇨 성분과 치매 예방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강진에 와야만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는 ‘Only 1’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인증식당을 운영하는 등 맛을 표준화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순천 짱뚱어탕] 순천만의 청정 갯벌에는 도마뱀처럼 잽싸게 돌아다니는 짱뚱어를 볼 수 있다. 색깔도 거무튀튀한 게 메기를 닮았다. 무척 영리해서 그물을 피해 다닌다. 솜씨 좋은 낚시꾼들이 홀치기 낚시로 한 마리씩 잡을 정도로 어획이 쉽지 않다. 양식도 어려워 그 수가 많지 않다. 짱뚱어는 100마리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일찍부터 보양 음식 재료로 사용됐다. 1980년대 언론에 소개되면서 순천만의 별미가 됐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한 달을 사는 짱뚱어의 특징 때문에 스태미나 음식으로 알려졌다. 여름을 맞아 더욱 활동성이 뛰어난 짱뚱어는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더 많은 고단백 식품으로 자양강장에 좋다. 다이어트와 신장에 좋고 부기를 빼는 데 최고다. 짱뚱어는 전골로 끓이거나 그냥 구워 먹는다. 탕으로도 즐겨 먹는다. 듬성듬성 썰어낸 짱뚱어회와 바삭하게 구운 짱뚱어 튀김도 맛볼 수 있다. 추어탕처럼 삶아 체에 곱게 거른 뒤 육수에 된장을 풀어내 시래기, 우거지, 무 등과 함께 걸쭉하게 끓여낸다.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어서 속풀이로도 많이 찾는다. 순천만 인근 식당들은 짱뚱어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댄다. [제주 자리물회] 5월부터 8월까지 청정 제주 바다는 자리돔 천국이다. 자리돔을 뼈째로 썰어 채소와 함께 토장 등으로 양념한 후 시원한 물을 부어 먹으면 더위가 싹 가신다. 비늘을 긁어내고 머리와 지느러미 내장을 제거하고 썰어서 식초를 약간 뿌려 둔다. 상추, 깻잎 등의 채소들은 잘게 썰고 오이는 채를 썬다. 여기에다 토장과 다진 마늘 등 양념을 넣고 무친 후 찬물을 부어 먹는다. 제피나무의 잎을 띄우면 향도 좋고 비린내도 가신다. 자리돔에 있는 양질의 단백질과 신선한 채소가 가진 각종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어 무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는 데 뛰어나다. 자리돔은 도미과의 생선답게 가시가 억센 편이다. 머리의 눈이 있는 부위부터 내장이 있는 부분을 비스듬히 자른 후 사선으로 굵은 채 썰듯 썰면 가시까지 모두 먹을 수 있다. 뼈째로 썰어 먹은 자리강회는 여름철 술안주로도 최고다. 제주에는 ‘한여름 자리물회 열 번만 먹으면 보약이 필요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제주의 여름은 습도가 높고 무덥다.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기가 어렵고 생선회는 반나절 만에 상할 수도 있는데 자리물회와 같이 토장과 식초로 간을 하면 식중독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청송 달기약수 닭백숙] 톡 쏘는 맛이 일품인 달기약수는 청송의 최고 명물 중 하나다. 예부터 위장병과 신경통, 빈혈 등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지면서 전국의 관광객이 약수터를 찾고 있다. 청송에서 약수만큼 유명한 것이 달기약수 닭백숙이다. 청송읍 부곡동 달기약수로 삶아낸 닭백숙이다. 닭백숙은 양념이나 향신료를 쓰지 않고 토종닭 한 마리를 통째 약수에 푹 곤 뒤 건져내는 게 특징이다. 철분 함량이 많은 탄산수가 닭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 고기맛이 담백하고 부드럽다. 특유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탄산수는 닭의 지방을 제거해주니 마음 놓고 먹어도 좋다. 여기다 인삼과 당귀, 천궁, 강황, 두충, 오가피, 하수오, 옻 등 청송지역 특산인 다양한 한약재를 넣어 고아내면 더할 나위 없는 약선 음식으로 변신한다. 손님 체질에 따라 맞춤형 한방백숙도 가능하다. 함께 내놓는 밥도 약수로 지어 찰기가 더하고 빛깔도 파르스름하다.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달기약수터 인근의 한 여관에서 머물다 간 이후 달기약수 닭백숙은 전국에 명성을 떨쳤다. 곁들여 나오는 반찬들도 가히 일미다. 곰취, 미역취, 다래순, 산도라지, 참나물, 참죽 등 청송산 청정 산나물 장아찌와 고춧잎 나물, 백김치, 고추된장박이, 나박김치 등 10여 가지. 깔끔하고도 맛깔스러운 웰빙식단 그 자체다. [울산 바닷장어] 울산 시민들은 여름의 시작과 함께 바닷장어구이를 즐긴다. 더위와 스트레스로 지친 몸을 달래고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최고의 보양식이기 때문이다. 바닷장어는 먹장어(곰장어), 붕장어(아나고), 갯장어(하모)로 구분된다. 바닷장어는 육지에서 멀리 잡힐수록 크다. 크기는 먹장어, 붕장어, 갯장어 순이다. 울산에는 붕장어 요리가 많다. 회부터 구이, 탕까지 다양하다. 울산 바닷장어(붕장어) 구이는 소금과 양념구이로 나뉜다. 장어를 숯불에 초벌구이한 다음 소금이나 양념을 발라 한 번 더 굽는다. 소금구이는 장어에 소금만 뿌려 구운 것으로 속살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노릇노릇 구워진 장어를 마늘 기름장과 함께 먹으면 좋다. 담백하면서 깔끔해 장어 본래의 맛을 즐기려면 소금구이가 좋다. 양념구이는 장어에 양념장을 발라 비릿함을 없앴다. 새콤달콤한 맛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양파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좋다. 살이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는다. 구이를 먹고 나면 탕이 나온다. 탕은 지역별로 다르지만 장어를 갈아 들깻가루와 깻잎, 방아잎 등을 넣고 걸쭉하게 끓였다. [태안 박속밀국 낙지탕] ‘지친 황소도 벌떡 일어나게 한다’는 게 낙지다.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꼽히는 충남 가로림만은 낙지가 지천이다. 갯벌 속에서 사는 이른바 ‘뻘낙’이다. 삽으로 뻘을 들춰 잡는다. 영양분을 충분히 먹고 자라 살이 통통하다. 여기에 바가지를 만들던 박은 이곳도 옛날부터 흔했다. 이 둘이 만난 토속 음식이 ‘박속밀국낙지탕’이다. 낙지는 봄부터 몸집을 계속 불려 피서철이 되면 중간 크기로 자란다. 매우 부드럽고 잘라 먹기 적당하다. 박은 가을에 완전히 익기 전 살이 도톰하고 수분이 흠뻑 밸 때 따서 속을 파 급속 냉동한 뒤 연중 식재료로 쓴다. 요리는 나박나박 썬 박속과 파, 양파, 다진 마늘 등을 물에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끓이다가 산 낙지를 투입한다. 붉은빛이 약간 돌 정도로 살짝 데친 낙지를 꺼내 초고추장이나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낙지는 익을수록 질겨진다. 국물은 무를 넣는 연포탕보다 더 시원하고 담백하다. 낙지를 다 꺼내 먹으면 남은 국물에 수제비와 칼국수를 함께 넣어 끓인다. 충남 서해안 일대에서는 밀가루로 만든 수제비 등을 ‘밀국’이라고 불렀다. 2대째 박속밀국낙지탕을 판매하는 태안 이원식당 주인 안국화(57)씨는 “국물은 먹을수록 입맛이 당겨 계속 먹게 된다”면서 “피서철이 되면 꾸지나무골해수욕장 등을 오가는 피서객으로 꽉꽉 찬다”고 말했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강진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청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전시]

    [전시]

    환상적인 수중 세계, 제나 할러웨이 사진전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해 촬영하는 여성수중 사진작가 제나 할러웨이 사진전이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영국의 유명 컬렉터 찰스 사치가 선택해서 유명해진 ‘앤젤스’와 ‘더 워터 베이비’ 시리즈 등 작가의 주요 작품 시리즈를 포함해 최근 20년간 작품활동을 총망라한 200여점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자연의 신비함과 피사체의 아름다움 뒤에 감춰진 수중에서의 극한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도 함께 공개된다. 11일과 12일엔 작가가 직접 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전시는 9월 7일까지. 태안반도를 옮겨온 듯… 손현주 ‘안면도 오디세이’展 사진작가 손현주의 ‘안면도 오디세이’전이 10~19일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내 두산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의 고향인 태안반도의 크고 작은 119개의 섬에 맞춰 119점의 사진들을 마치 지면을 구성하듯 벽면에 연출해 전시한다. 윈도갤러리에 부표와 갯벌 사진을 설치한 것을 비롯해 안면도 해안가를 따라 일주하며 촬영한 사진들을 황도, 안면암, 정당리, 독개, 라암도,누동리, 영목, 바람아래, 샛별, 꽃지 등 12개의 소제목으로 분류해 서사적으로 펼쳐보인다. (02)708-5050. 장애·비장애를 넘어선 안윤모 ‘나비가 되다’展 자폐성 장애와 비장애 어린이들의 나비 그림을 대형 설치작업으로 선보여 온 안윤모 작가의 ‘나비가 되다’전이 스페이스K 과천에서 열리고 있다. 코오롱그룹이 사회통합 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마련한 전시로 국내외 자폐성 장애아동과 과천, 안양, 의왕 등지 11개 초등학교 어린이 2000여명이 그린 나비 그림과 안윤모 작가의 회화, 조각 작품이 소개된다. 이번 작품에 들어간 어린이들의 그림은 내년 봄 뉴욕의 유엔본부 전시회에서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15일까지. (02)3677-3119.
  • 3902개 바다 위 보석 ‘島’ 뭍 나그네 유혹하네

    3902개 바다 위 보석 ‘島’ 뭍 나그네 유혹하네

    남해안의 청정한 해역과 짙푸른 천연의 해안가로 이뤄진 섬들이 휴가철 피서객에게 손짓하고 있다. 도심인들에게 섬은 생각 자체만 해도 자유로움과 편안함, 힐링 등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다도해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 푸른 바다와 깨끗한 공기가 어울린 남국의 정취, 새 파란 물결의 피서지인 섬에서 올여름 가족과 함께 떠나는 재미를 가져보자. 탁 트인 풍광과 토속적인 먹거리, 검은 하늘을 빛나게 밝히는 총총한 별들, 자연 그대로의 기암괴석 등과 조화를 이룬 섬에서의 며칠간 경험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으랴. 해수욕과 낚시, 배를 타고 가면서 구경하는 각종 희귀한 섬들을 보는 재미는 덤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3902개의 섬이 있다. 유인도는 460개다. 가는 소금처럼 흩뿌려져 있는 모래사장과 연결된 섬들도 부지기수다. 떠나고 싶은 마음만 먹으면 한여름 가고 싶은 섬은 무궁무진하다. 푸른 잔디에 직접 텐트를 쳐도 좋고, 어딜 가나 편안한 시설이 돼 있는 민박촌을 이용해도 좋다. ●해질 녘 섬이 붉게 보이는 ‘홍도’ 해마다 관광객 20만명이 몰려드는 아름다운 섬이다. 해질녘에 섬 전체가 붉게 보인다 하여 ‘홍도’라고 불린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홍도는 그 수려함으로 2012년 한국관광공사 주관 ‘한국인이 가봐야 할 관광지 100선’ 1위에 선정됐다. 홍갈색을 띤 규암질의 바위섬이기 때문이다. 누에 모양을 한 홍도는 크고 작은 무인도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오랜 세월 풍파로 형언할 수 없는 절경을 이룬다. 남문바위, 석화굴, 만물상, 슬픈여, 일곱남매바위, 수중자연부부탑 등 갖가지 전설이 어린 바위들은 마치 정성스럽게 분재를 해놓은 듯 신비롭다. 해질 무렵에는 일몰전망대, 동백군락지, 깃대봉 정상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국내서 가장 길고 넓은 해수욕장 있는 ‘임자도’ 신안군 지도 점안 선착장에서 배로 20분 걸리는 임자도 서쪽에 자리잡은 대광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넓은 해수욕장이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 백사장은 장장 12㎞에 달하며 폭은 300m가 넘는다. 해수욕장 양 끝까지 가려면 걸어서 1시간 20분이나 걸리는 광활한 백사장이다. 완만한 경사와 따뜻한 수온, 광활한 백사장에 넓은 야영장과 천연 잔디로 이뤄졌다. 이 섬에는 2개 해수욕장이 더 있다. 백사장 너머로 보이는 수평선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사계절 꽃피는 해변으로 신안튤립축제, 모래민어축제, 전국 지구력 승마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광활한 갯벌 등 생태 관광지 ‘증도’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증도는 느려서 더 행복한 섬으로 유명하다. 2012년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 2위, 2015년 등 2회 연속 선정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해송 숲을 따라 걸으면 우전해변의 진한 바다 내음에 취한다. 다양한 수생생물이 서식하는 광활한 갯벌과 국내 최대 규모의 태평염전, 염생식물원, 갯벌생태 전시관에서는 가족들과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길이 4㎞, 폭 100m의 우전해수욕장은 크고 작은 섬들이 떠 있는 앞바다의 풍광이 장관이다. 최근 엘도라도리조트가 개장해 펜션, 사우나, 야외노천탕 등이 운영되고 있다. ●러·英 등 열강이 탐냈던 천혜의 항구 ‘거문도’ 거문도는 풍랑이 불면 들어오라는 듯 두 섬이 팔을 뻗어 둥그렇게 감싸고 있다. 항상 바다가 잔잔하기 때문에 러시아·영국·미국·일본 등 열강이 탐냈던 천혜의 항구였다. 1905년 세워진 거문도 등대는 국내 두 번째, 남해안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지정학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이다. 거문도란 이름도 구한말에 생겼다. 영국의 거문도 점령에 항의하기 위해 중국 청나라 수군제독 정여창이 이곳을 찾았을 때 거문도 사람들의 학식이 높은 것에 감탄해서 학문이 크다는 뜻인 ‘거문’(巨文)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거문도 동백숲길과 더불어 인근에는 남해의 해금강이라 불리 우는 백도(국가명승지 제7호)가 기암괴석과 천혜의 비경을 자랑한다. 바위와 벼랑의 갖가지 기묘한 형상이 아름다운 남해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아찔한 해안 절벽따라 만든 비렁길로 유명한 ‘금오도’ 바다를 횡단하는 아찔한 해안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비렁길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총연장 18.5㎞의 탐방로를 걷다보면 쪽빛 남해의 비경에 넋을 놓게 된다. 매년 30만명 이상 찾는다. 금오도까지의 1시간 뱃길은 공룡발자국 화석지인 사도 등 각가지 섬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색다름을 선사한다. 사시사철 감성돔 낚시터로 각광받아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역바위 아래쪽에 위치한 절벽은 영화 ‘혈의 누’에서 등장했다. 김복남 살인사건, 인어공주 등 드라마와 영화 촬영 장소로도 사랑받는 곳이다. ●바닷물 빠지면 열리는 자갈길 ‘매물도’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소매물도 등대섬 등 3개의 섬을 통틀어 매물도라 부른다. 대매물도 중앙에 솟아 있는 장군봉(210m)에 오르면 아름다운 한려수도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으면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소매물도에서 70m쯤 떨어져 무인도인 등대섬이 있다. 두 섬은 바닷물이 들 때는 분리됐다가 빠지면 ‘열목개’라는 자갈길로 이어진다. 소매물도 등대섬은 1910년 일본이 등대를 세워 미군 함정을 감시하는 초소로 이용했다. 풍광이 빼어나 영화 촬영 장소로 즐겨 이용된다. 섬 안에 펜션이 많다. 섬 주변에 낚시터가 유명하고 가자미, 도미 등이 잡힌다. 품질 좋은 자연산 김과 미역 등이 생산된다. ●까만 몽돌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욕지도’ 욕지도는 연화도를 비롯한 9개의 유인도와 30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욕지면의 주(主) 섬이다. 기암절벽으로 된 해안 경치가 장관이다. 까만 몽돌이 깔린 덕동해수욕장이 유명하다. 구석구석 낚시터여서 낚시 인파와 여름철 피서객이 많이 몰린다. 해발 392m의 천왕봉은 산세가 아름다워 사시사철 등산객이 붐빈다. 일주도로가 잘 뚫려 있어 승용차를 이용해 해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강한 해풍과 일조량이 풍부한 황토밭에서 생산되는 고구마와 감귤이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전복과 해삼도 맛이 뛰어난 것으로 소문나 있다. ●바다에 핀 연꽃의 의미 ‘연화도’ 연화도는 바다에 핀 연꽃이라는 뜻이다. 일몰 무렵 햇빛에 황금으로 물든 만물상을 비롯한 바위 군상이 신비롭다. 연화봉(해발 212m)에 오르면 통영 8경의 하나인 용머리와 시원한 바다를 볼 수 있다. 연화사와 보덕암은 일년내내 불교신도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불교순례지로도 유명한 섬이다. 한번은 가서 볼만한 비경을 간직한 섬으로 강태공들 사이에 낚시 천국으로도 알려져 있다. ●갯바위 낚시터로 강태공에게 사랑받는 ‘사량도’ 상도와 하도, 두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섬을 잇는 연도교가 오는 9월 개통될 예정이다. 섬 이름은 뱀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해서 유래됐다는 설과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뱀이 기어가는 것처럼 생겨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상도에 있는 지리산(해발 398m) 산행은 섬 가운데 능선을 따라 아찔한 절벽과 다리를 지나며 좌우에 펼쳐진 산세와 바다 풍광을 모두 감상하는 섬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하도에는 볼락, 노래미, 도다리, 감성돔 등의 갯바위 낚시터가 많다. 특히 볼락 맛은 소문나 있다. ●일출·일몰 감상할수 있는 보배로운 ‘비진도’ 보배로운 섬이라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비진도는 두 개의 섬이 해수욕장으로 연결돼 있다. 600여m에 이르는 해수욕장이 산홋빛 바다를 가로질러 다리처럼 섬과 섬을 이어준다. 해수욕장 양편이 모두 바다로 한쪽(서편)은 모래밭 해수욕장이고 다른 한쪽(동편)은 몽돌밭으로 돼 있다.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감성돔이 잘 낚이는 낚시터가 있어 해수욕과 낚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동백꽃으로 섬 전체가 불타는 것처럼 화려한 ‘장사도’ 섬 숲의 80%가 동백나무여서 동백꽃이 필 무렵이면 섬 전체가 불타는 것처럼 화려하다. 동백산책길과 자생꽃 정원, 생태전시관, 식물온실, 전망대, 조각작품 등이 있는 해상공원이 조성돼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섬 모양이 뱀의 형상이고, 뱀이 많아 장사도라 불리게 된 것으로 전한다. ●아름다운 해상식물공원으로 유명한 ‘외도’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외딴 바위섬을 개인이 사들여 아름다운 해상식물공원으로 조성해 놓은 개인소유 섬이다. 희귀 아열대 식물을 비롯한 74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있는 식물원과 전망대, 조각공원 등이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조성돼 있다. 동쪽 끝에는 공룡굴과 공룡바위, 공룡발자국화석이 있고 낚시터가 많다. 숙식은 할 수 없고 해상관광유람선이 다닌다. ●다랑이 논·독일마을 등 풍광 아름다운 ‘남해도’ 남해군을 이루는 본섬인 남해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 큰 섬이다. 남해도와 창선도에 딸린 유·무인도는 모두 79개다. 올망졸망한 섬과 높고 낮은 산, 아름다운 해안선 등의 풍광이 보석처럼 아름다워 보물섬으로 불린다. 1973년 6월 남해대교가 건설돼 육지인 하동군과 연결됐다. 금산과 보리암, 상주해수욕장, 가천마을 다랑이 논, 독일마을 등 곳곳에 관광명소가 있다. 조선시대 서포 김만중 선생이 유배생활을 하다 생을 마친 노도가 상주면 앞바다에 떠 있다. 죽방멸치와 마늘, 유자 등이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바다낚시로 유명한 관광휴양섬 ‘대도’ 하동군에 하나뿐인 유인도다. 조개잡이 등 갯벌체험과 바다낚시로 유명한 관광휴양섬이다. 대도는 주민들이 인근 하동 화력발전소로부터 받은 어업권 소멸보상금 150억원을 나눠 갖지 않고 전액을 관광섬 개발에 투자해 관광휴양섬으로 개발되고 있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연평해전, 그날의 기억 ‘222기지’를 가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연평해전, 그날의 기억 ‘222기지’를 가다

    어민의 수호자 ‘참수리 고속정’ 동행 취재 2002년 6월 29일 발생했던 제2 연평해전을 소재로 만든 영화 ‘연평해전’은 스토리부터 훈련모습, 근무상황이나 무기의 특성 등 대부분의 내용에서 철저한 고증이 돋보였다. 특히 영화에서는 ‘해상전진기지’라는 곳이 등장하는데, 실제 기지와 현재도 묵묵히 작전을 수행하는 참수리 고속정의 모습을 지난 1월 1박을 하며 르포취재한 모습을 공개한다. 연평도는 NLL에서 불과 1.5km 떨어진 곳이고, 주민 대부분이 어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한다. 부지런한 어민들은 어선을 이끌고 새벽 일찍부터 나와 조업을 한다. 조업을 하다보면 NLL에 근접 할 수 있고, 북한해군 경비정에게 나포라도 되면 큰일이기 때문에 우리 해군은 연평도 어민을 지키고 NLL을 사수하기 위해 반드시 군함을 보내야 한다. 그러나 연평도는 아주 작은 섬이며, 갯벌이 많아 제대로 된 항구가 없다. 배의 밑바닥이 평평한 여객선이나 작은 어선들은 연평도에 들어 갈 수 있지만, 해군 군함은 특성상 밑바닥이 깊기 때문에 수심이 낮은 연평도에 들어 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해군은 고민 끝에 연평도 인근 해상에 바지선을 띄워놓고 굵은 닻을 사방에 내려서 바지선을 고정시켰다. 여기다 참수리 고속정들을 접안시키는 임시기지를 만들었고, 이름을 ‘222기지’라고 명명했다. 그 임시기지가 영구적 기지가 되고 있는 불행한 상황은 통일이 되기 전까지는 지속될 것이다. 과거 매어 놓은 닻이 끊어져 해상전진기지가 조류에 떠밀려 NLL을 넘어 북한 지역까지 밀려 올라갔던 아찔한 경험도 있다. 합참은 비상이 걸렸고, 바지선의 해군들은 북한해군에게 사로잡힐 것을 대비해 서류를 파기하는 등 치밀한 준비까지 했다. 하지만 북한의 경계태세가 워낙 허술해 북한 해군은 우리 해상전진기지가 NLL을 넘어온 것을 몰랐다. 신속하게 고속정 몇척을 한꺼번에 보내 간신히 예인해왔고 ‘기지 나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그 정도로 이 222기지는 위험한 곳이다. 222기지는 대위가 기지장을 맡고, 참수리 고속정에 대한 지원업무를 한다. 자체 주방과 샤워시설이 없는 참수리고속정 승조원들이 222기지에 가서 식사와 세면을 하고 잠은 고속정으로 돌아와 잔다. 연료보급과 고속정 장교들의 합동 작전회의도 222기지에서 이뤄진다. 1900t에 불과하며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동력이 없는 쇳덩이에 불과한 222기지는 NLL의 파도와 싸우는 참수리 고속정 승조원들에게는 아쉬우나마 안식처가 된다. 해군 2함대의 참수리 고속정들은 약 한달 간 이 해상기지에서 파견작전을 한 뒤 함대로 돌아가 약간의 휴식을 취한다. 필자가 본 전 군의 모든 생활실 중에서 가장 최악의 거주여건을 가진 곳은 단연 참수리 고속정이다. 연평해전 영화 초반에 보면 화장실에서 과자를 먹는 모습이 나오는데, 실제로 보면 이해가 된다. 참수리 고속정은 화장실과 세면대의 칸막이가 없다. 변을 보는 사람이 있어도 씻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서로 양해하면서 한 공간에서 따로 볼일을 봐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 문을 잠글 수가 없다. 수십명의 승조원이 하나의 변기를 사용하는데, 그 변기 옆은 신발장이다. 변기 바로 옆에 수십개의 신발이 꽂혀 있는 상태를 상상해 보면 그 열악함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이런 열악한 참수리 고속정보다 더 열악한 곳이 바로 222기지다. 그나마 참수리 고속정은 한달 작전하면 함대로 돌아가 육상에 있는 생활실에서 지낼 수 있다. 하지만 222기지 수병들은 휴가를 가기 전에는 땅을 밟지 못하고, 그 조그마한 쇳덩이 위에서 일렁이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생활해야 한다. 빤히 보이는 곳에 연평도 항구의 알록달록한 불빛이 보이지만, 배를 타지 않고서는 연평항에 갈 수 없다. 그 배는 오직 휴가를 받아야만 탈 수 있으니, 222기지에 근무하는 병사들은 전 군을 통틀어 가장 힘든 여건 속에 복무하는 병사들이라고 생각한다. 222기지와 참수리고속정의 해군들은 오늘도 그렇게 우리바다 NLL과 연평도 주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파도에 몸을 맡기고 있다. 글·사진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 [커버스토리] ‘I ♥ U’ 광주 U대회의 맛, 사랑합니다

    [커버스토리] ‘I ♥ U’ 광주 U대회의 맛, 사랑합니다

    [광주 북부] ●아따, 숙취가 확 풀려부네… 문경정 짱뚱어탕 전문점 짱뚱어는 물속을 헤엄치기보다 뻘밭 위에서 뛰어다니는 걸 더 좋아하는 물고기다. 플랑크톤을 먹고 살며 오염된 곳에서는 살지 못한다. 서남해안 갯벌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으나 간척과 매립, 오염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연구기관에 따르면 짱뚱어는 칼륨과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노화 방지 효과가 있는 셀레늄, 항암 효과의 게르마늄 등을 함유한 고단백 스태미나 식품이다. 또 타우린 성분이 많아 해독에 도움이 된다. 전날 과음했다면 아침 해장으로 짱뚱어탕이 그만인 이유다. 상호는 20년 전 가게를 시작한 주인의 이름에서 따왔다. 메뉴는 짱뚱어탕 달랑 하나. 짱뚱어를 뼈째 갈아 들깨와 우거지를 듬뿍 넣어 마치 어죽처럼 걸쭉하다. 밑반찬으로 4년 된 묵은지가 나오는데 짱뚱어탕에 밥을 말아 묵은지를 곁들인 맛이 일품이다. 주로 보성 벌교 갯벌에서 짱뚱어를 가져온다. 겨울잠을 자는 짱뚱어의 특성상 여름에 물량을 확보해 대형 냉동실에 보관한다. 옛날에는 통째로 끓였는데, 영양분이 풍부한 머리와 지느러미를 버리는 게 아까워 가는 방법으로 바꿨다. 시래기 등을 넣어 구수하게 끓인 탕은 추어탕보다 그윽한 맛을 낸다. ●야들야들허니 애기 속살 같구마잉… 조림한상 갈치 정식 갈치에는 칼슘과 인이 풍부해 어린이의 성장과 중장년의 골다공증에 좋다. 갈치 정식을 시키면 조림과 구이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전채로 녹두죽이 나오며 양배추쌈, 양념게장, 가지무침, 콩나물 등 10여 가지의 밑반찬이 곁들여진다. 구이를 먼저 먹고 조림을 맛보는 게 좋다. 조림의 맛이 더 강렬하기 때문이다. 노릇노릇 구워진 두 토막의 구이는 크기는 작아 보이지만 살이 통통하다. 양념간장에 찍어 양배추쌈을 싸 먹어도 된다. 조림에는 무와 감자 외에도 고구마 줄기가 들어가 있다. 조림도 갈치 두 토막이다. 병어 정식, 병어회무침비빔밥(점심 특선), 고등어구이, 홍어삼합, 굴전(바지락전) 등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광주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광주 남부] ●탱글탱글 쫄깃쫄깃 그냥 지나치기 거시기 허요… 진식당 낙지볶음 매운맛은 맛이 아니라 혀에서 느끼는 통각(痛覺)이란 말이 있다. 광주 진식당은 캡사이신을 쏟아부어 무조건 맵게만 조리하면 맛집으로 소문나는 우리나라의 이상한 맛집 트렌드에 일침을 놓는 집이다. 주메뉴는 자극적이지 않은 낙지볶음과 아구찜. 볶음 요리는 대체로 조리하는 과정에서 열을 가하면 재료 본연의 식감이 사라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곳의 낙지볶음은 탱탱하고 쫄깃한 낙지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식객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결은 싱싱한 재료에 있다. 혼자 요리와 서빙을 도맡아 하는 주인아주머니가 하루에 두 번 근처 양동시장에 직접 나가 낙지를 들여온다. 주로 장흥, 목포, 무안산(産) 낙지를 쓰는데 꽤 큼직한 것들을 사용한다. 오전에 들여온 낙지는 점심시간에, 오후에 사온 낙지는 저녁때 동이 난단다. 저렴한 가격(중 2만원, 대 3만원)과 푸짐한 밑반찬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하다. 묵은지에 돼지등뼈를 넣고 찐 김치찜이 나오는데 김치를 찢어 공깃밥 위에 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다. 낙지볶음의 매운 정도는 손님의 취향에 따라 조절 가능하다. 허름하고 편안한 분위기여서 가족, 친구들과 어울려 소주잔 기울이기에 그만이다. 사전에 예약하면 좀 더 일찍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워메, 이 달달하고 촉촉한 것이 다 뭐다냐… 궁전제과 나비파이와 팥빙수 정직하게 만들어서 정직하게 판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궁전제과가 살아남은 비결이다. 1973년 영업을 시작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궁전제과는 기본을 중시한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많은 나비파이도 모든 제빵사가 만들 수 있지만 맛있게 만들기는 힘들다는 페이스트리다. 바게트 속을 파내고 으깬 계란, 채소 등으로 채운 공룡알빵, 국산 통팥을 직접 삶아 올리는 옛날식 팥빙수도 맛있다. 2층에 카페가 있는데 아메리카노가 1500원에 제공된다. 광주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목포] ●부레 맛이 이라고 고소한 줄 진짜 몰랐제… 영란횟집 민어회 목포역에서 5분만 걸으면 민어의 거리가 나오는데 골목 초입에서 이 가게가 눈길을 붙든다. 민어 요리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곳이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찾았던 곳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여름철 보양식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민어를 회로, 무침으로, 전으로 내온다. 민어 큰 것은 어른 상반신만 한 것도 있어 횟감으로 쓰이는 부위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접시에 담겨진 회의 붉은색 기운이 부챗살처럼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을 보면 황홀한 느낌마저 감돈다. 이 집을 민어 전문점의 으뜸으로 치는 건 잘 숙성시킨다는 점 때문이다. 부레와 껍질, 완자 등이 딸려 나오는데 서울 등의 음식점 주인들이 ‘부레 하나 먹으면 민어 한 마리 먹은 거나 진배없다’며 생색내듯 내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부레는 다소 질긴 감이 있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향이 입안 가득 배어 나왔다. 서울 강남 등에서 엄청나게 돈 아깝게 여기며 사 먹는 민어탕이 이 집에선 작은 양이지만 그냥 서비스로 제공된다. 물론 제대로 맛보기 위해 따로 시키면 1인분에 5000원. 뻘낙지도 부드럽고 고소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한우 맛에 낙지 맛 더한께 말이 필요 없당께… 독천식당 갈낙탕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게 안을 들여다보면 꽤 비좁아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설수록 으리으리한 공간에 놀라게 된다. 그만큼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집이다. 영암군 학산면에서 원래 가게를 시작했지만 목포 호남동에도 2호점이 있다. 육회를 곁들인 낙지비빔밥이 가장 인기 있다고 들었는데 한 그릇에 1만 9000원이나 받는 ‘갈낙탕’도 꽤 인기를 끄는 모양이다. 매일 아침 들여온 한우를 정성껏 손질해 발라낸 갈비와 낙지를 함께 끓여 내온다. 알맞게 익어 식감이 좋은 낙지보다 갈비맛이 정말 일품이어서 뜻밖이었다. 주인장은 한우가 원체 지방이 많아 손이 많이 가는데, 다른 집의 서너 배 정도는 더 손질하는 등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목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영광] ●서른 가지 반찬, 입이 떡 벌어지는구마잉… 동락식당 한정식 한정식은 전통 반상 차림을 현대식으로 개량한 것이다. 백반과 구분이 모호할 수 있는데, 한정식은 옛 대가들의 반상 차림이 변형된 것으로 해석하는 관점이 많다. ‘흰쌀로 지은 밥’이라는 뜻의 백반은 서민적인 상차림의 상업화로 본다. 곡창지대 전라도는 예부터 물산이 풍족했고, 사대부와 호족 등 대가들을 중심으로 격식 있는 상차림이 발달했다. 남도 한정식의 유래다. 과거 한정식은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한 상 차려 대령했지만, 요즘은 음식을 하나씩 내오는 코스 요리 형태로 변형됐다. 모친에 이어 2대째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주인은 전통적인 방식,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을 내온다. 반찬 가짓수에 따라 7만원, 10만원, 12만원, 15만원 순으로 올라간다. 30여 가지 반찬이 가지런하게 놓인 7만원 상은 4명이 먹기에 딱이다. 12만원부터는 명물 영광굴비도 맛볼 수 있다. 서해와 남해안 진흙이나 갯벌에 서식하는 동죽조개를 회로 뜬 게 이색적이다. 고구마순의 맛이 감질나며 꽃게알무침과 간자미찜, 토하젓 등도 입맛을 돋운다.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온 돼지머리고기도 여느 음식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맛이다. 300년 넘은 한옥에 차려진 식당 안마당에서 태양초와 빨래를 말리는 풍경은 덤이다. ●어찌까잉, 설탕 뺀 착한 케이크가 다 있다냐… 남도땅 치즈케이크 달콤한 치즈케이크의 ‘적’은 칼로리다. 한 조각에 400㎉가 넘는 것도 있다. 한 시간 쉬지 않고 재빨리 걸어야 소모되는 열량이다. 21년째 운영 중인 카페는 딸기와 블루베리 등 10가지의 치즈케이크도 판매하는데, 한 조각이 40~50㎉에 불과하다. 지방을 빼고 과일로 단 맛을 낸 덕에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밀가루인 빵을 쓰지 않고 땅콩버터를 가공해 치즈를 받친다. 치즈와 섞는 과일은 인근에서 재배하고 유산균도 직접 만든다. 일제시대 양조장을 개조한 건물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낸다. 고속버스 화물 서비스를 통해 전국에 배송하는데, 주인 휴대전화에는 500여명의 고객 번호가 저장돼 있다. 영광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나주] ●껍데기 안 먹어봤으면 말을 말어… 영산포 강변홍어 홍어를 30여년 넘게 즐겼는데 이 집에서 처음 맛보며 깜짝 놀란 메뉴가 있었다. 마침 한여름 소나기가 퍼붓는 차에 영산포 홍어거리를 찾았는데 몇년 전까지만 해도 즐비하던 홍어음식점들이 택배 업소로 바뀌어 있었다. 손님과 실랑이할 일도 없고 이문도 많이 남아 그런 것 아닌가 여겨져 씁쓸했다. 한 가게를 찾아 잘하는 집 소개해 달라고 했더니 이 집을 소개했다. 원래 자리에서 옮겨와 새로 지은 건물이라 아늑한 데다 여주인이 밝고 편안하게 손님을 맞는 게 인상적이었다. 깜짝 놀란 메뉴란 다름 아닌 홍어껍데기 절편. ‘웬 홍어 음식에 떡이 나오지?’ 싶었는데 주인이 뼈를 먼저 한소끔 끓이다가 큰 뼈를 건져내고 말린 껍데기를 넣어 푹 고은 뒤 눌러 만든 절편이라 했다. 처음엔 오만상을 찡그릴 정도였는데 입 안에서 돌리며 느끼는 맛과 향의 조화가 빼어났다. 물론 홍어애도 나오는데 타지에서 먹던 것보다 훨씬 신선하고 담백했다. 노란색 튀김옷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던 홍어전도 특유의 알싸한 맛이 좋았다. 흑산도 홍어삼합을 시켰는데 보리애국이 덤으로 나왔다. 좋은 재료로 맛을 냈으니 당연히 맛있었고 다른 곳보다 매콤한 점이 기억에 남는다. ●맑은 고기 육수, 여까정 와서 곰탕 안 먹을랑가… 나주 곰탕거리 나주를 찾는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금성관, 나주목사 내아 등이다. 내아 앞 주차장에 차를 대면 곰탕 냄새가 진동하며 코를 자극한다. 기자가 찾은 것은 토요일 점심 때였는데 어느 집이나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얀집과 노안집이 서울과 광주 등에 분점을 내는 등 지명도가 높다. 하얀집은 4대째 100년이 넘었다고 하고, 노안집은 3대째 55년 넘게 영업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남평할매집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뼈를 고아 삶는 여느 곰탕과 달리 나주곰탕은 고기로 우려낸 육수를 써서 담백하고 깔끔하다. 도톰한 수육도 쫄깃한 맛이 빼어나다. 나주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화순] ●뽀얀 국물에 콕! 피부에 겁나게 좋아부러… 약산흑염소가든 예로부터 흑염소는 여성들의 보양식으로 사랑받았다. 지방 축적률이 좋아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소화가 잘 되고, 필수아미노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고, 비타민A, 칼슘, 철분이 많다. 대신 콜레스테롤은 적다. 주위의 가축들 가운데 야생성이 가장 많이 남아 있고, 다양한 먹이를 섭취하는 까닭에 인적이 드문 섬이나 고산지대 등의 청정지역에서 사육된다. 약산이란 상호는 완도 약산면에서 따왔다. 이곳에서 방목하던 흑염소를 썼지만 이제는 섬 지역에서도 흑염소 방목이 쉽지 않아 전북 장수와 순창에서 키운다고 했다. 약용으로 쓰던 흑염소를 식용으로 품종 개량을 하는 한편, 암컷을 쓰지 않고 수컷도 거세가 되지 않은 것만 쓴다. 또 적당히 가둬 키우기도 하면서 야성을 죽인다고 주인은 귀띔했다. 누린내가 날 것이란 선입견을 깨뜨리듯 깔끔한 맛이다. 일행은 샤브샤브로 먹었는데 뼈로 우려낸 육수가 깔끔하기 이를 데 없고 고기도 부드럽게 넘어갔다. 특히 직접 담근 된장은 감칠맛이 빼어났다. 특히 이 집은 삼지구엽주를 작은 잔으로 네 잔쯤과 천엽 삶은 것을 안주로 서비스하는데 손님이 원하면 목이 긴 조막병 하나를 5000원에 판매한다. ●뚝심으로 팔팔팔 100% 국산 팥이랑께… 화순시장 봉순이네 팥죽 원래 나주 영산포 살던 여주인이 이곳으로 옮겨온 지 10년 만에 이제는 화순시장 들르는 이들이 찾는 맛집 일번지로 변모했다. 부부가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부터 질 좋은 국산 팥만 사용해 맛을 내는 칼국수와 팥죽(동지죽)을 손님들에게 내놓자고 약속해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첫술을 뜰 때부터 마지막 술을 뜰 때까지 입 안에 팥 특유의 맛과 향이 남아 있어 정말 좋은 팥으로 맛을 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국산과 외국산 가격에 별로 차이가 없지만 10년 전만 해도 차이가 상당했을 텐데 주인의 뚝심이 손님들의 사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흐뭇했다. 화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장성] ●기름 좔좔 입에선 사르르 이것이 한우지라… 불태산 진원성 숯불구이 소고기 시장이 완전 개방된 지 벌써 14년이 흘렀지만, 한우는 프리미엄 고기로 대접받으며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외래 품종과 혼혈 없이 사육된 우리 고유의 소 한우는 양질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아미노산은 피를 맑게 하고 위장 기능을 좋게 해 각종 질병을 예방한다. 또 한우에는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아연이 있다. 한우 부위는 39가지로 나뉘는데, 8년째 불태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 집은 갈비가 주 메뉴다. 소고기 등급판정은 마블링이라고 불리는 근내지방도가 중요하다. 마블링이 적당히 있어야 입에서 부드럽게 녹고 고기 맛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갈한 접시에 담겨온 고기에는 선명한 마블링이 보인다. 도자기 화로에 숯불을 올려 고기를 굽는 게 독특하다. 반찬으로 나오는 전은 소 허파를 부친 것이다. 해파리냉채는 시원한 맛을 내고, 생간과 처녑은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이곳은 원래 축사였으나 주인이 현대식 한옥으로 개량했다. 고기는 광주에서 가져온다. 구이 대신 고소한 맛을 내는 생고기비빔밥(8000원)도 한끼 식사로 적당하다. ●낚시꾼 손맛 보고 입맛 돋우러 온당께… 풍미회관 ‘2층 한정식’ 장성댐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한정식(4인 8만원)을 시켜 한 상 가득 접시를 올려놓으며 먹을 수 있고, 가볍게 생고기정식과 불낙정식(이상 1인 1만 5000원), 불백정식(1인 1만원)을 택해도 된다. 한정식은 상 바닥이 모자라 접시를 2층으로 쌓아야 한다. 다른 정식을 시켜도 삼합과 게장, 고등어호박조림, 보쌈 등을 함께 맛볼 수 있다. 한정식이나 백반 외에도 오리요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게 눈에 띈다. 유황오리한방탕, 훈제·생오리로스, 생오리주물럭, 생오리탕이 있다. 산성인 다른 고기와 달리 오리는 알칼리성으로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고,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리는 또 대사조절기능을 높여 체내의 독을 없앤다. 장성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충주] ●하버드·예일大 학생들도 충주 물맛에 반하겄지유?… 황금가든 메기매운탕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답게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조정 종목에서는 치열한 라이벌 관계로 이름난 미국 하버드 대학과 예일 대학 조정팀의 경쟁을 ‘직관’할 수 있다. 전남 장성호는 국제적 관전 수준에 미달해 최첨단 관람 시설을 갖춘 충북 충주 탄금호국제조정 경기장에서 이번 대회가 치러진다. 조정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거나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라면 5일부터 사흘 동안만 펼쳐지는 탄금호로 향하자. 조정 경기를 지켜본 뒤 충주호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가히 매운탕 거리라 할 정도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황금가든은 오랜 전통과 뛰어난 맛으로 이웃하는 교리가든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황금가든은 호수에서 100m쯤 안쪽에 세워진 1호점과 수변에 바로 인접해 있는 2호점이 있다. 2호점에서도 매운탕을 맛볼 수는 있지만 여기는 떡갈비로 더 유명하다. 1호점에서 인기 있는 메뉴는 송어회와 메기매운탕, 쏘가리매운탕 등이다. 메기매운탕은 다른 곳과 달리 기름진 느낌이 전혀 없고 양도 푸짐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었다. 대회 기간 산란철과 겹쳐 쏘가리를 맛보기 어려운 점이 아쉽기만 하다. ●예약은 안 받아유 어서들 오셔유… 원조중앙탑막국수 메밀싹막국수 손님이 워낙 많아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명함에 새길 정도다. 원래 중앙탑 근처에 있었던 가게를 충주시 단월동으로 옮겼다. 다른 막국수집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메밀싹이 고명으로 얹어져 나오는 게 돋보인다. 밝은 보랏빛을 띠는 메밀싹을 국수와 함께 말아 입안에 넣었더니 첫맛이 달콤하면서도 메밀 특유의 향이 전해져 좋았다. 하지만 젓가락 수가 늘어날수록 여느 집과 다를 게 없다는 얘기를 하는 이도 있다. 물과 비빔 모두 6000원, 곱빼기는 7000원. 메밀로 빚은 만두와 찐빵, 부추전, 막걸리가 있으며 겨울에는 만둣국, 수제비, 칼국수전골 등이 판매되는 메밀전문음식점이다. 모든 메뉴를 포장 판매하는데 국수는 20분 안에 드실 수 있는 분만 사가라고 권한다. 충주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사진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허준규의 캠핑 액티비티] (6) ‘섬 백패킹’

    [허준규의 캠핑 액티비티] (6) ‘섬 백패킹’

    십년 전, 전남 장흥 천관산 연대봉에서 막영한 날의 아침을 잊을 수 없다. 노력항 일대의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점점이 박힌 크고 작은 섬들이 부분집합으로 환원되고, 금당도 생일도 금일도 조야도 등 발아래 부챗살처럼 펼쳐진 섬은 더이상 일인칭 단수가 아니었다. 비약이겠지만, 그러므로 섬을 찾는 ‘나’는 연대와 유대의 매개로 섬을 바라본다. 시인 정현종이 그의 시 ‘섬’에서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고 했던 것처럼 결국, 보통의 사람들이 섬을 찾는 이유는 그리움 또는 절망의 시대의 피난처, 혹은 희망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서울과 경기, 수도권에서 섬 백패킹의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은 단연 인천이다. 더 정확하게는 옹진군에 산재한 수많은 유·무인도가 멀지 않다. 잘 알려진 대로 굴업도를 비롯해 덕적도와 소야도,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자월도, 승봉도, 영흥도 등 무려 100여개의 섬들로 뱃길이 열려 있다. 수심이 낮고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하기도 좋은 환경인 데다 인천항이나 대부도에서 2시간 이내에 도착하는 편리한 접근성 덕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국을 강타 중인 ‘메르스 정국’에도 6월 둘째 주말,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은 백패커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인천 굴업도·덕적도 등 100여개 섬, 뱃길로 열려 있어 방아머리선착장을 빠져나간 배는 서해중부 연안의 점점이 박힌 섬들 사이를 미끄러져 나아갔다. 바다색은 한려해상이나 다도해의 청자색, 코발트블루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게다가 하늘까지 뿌옇다. 늘 바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에겐 심드렁하게 여겨지는 풍경이겠지만, 모처럼 회색 도시를 떠난 여행자들에겐 그마저도 고맙다. 두어 시간 남은 여정, 선상에서부터 여행자들의 섬 백패킹은 막이 올랐다. 덕적면 소야도행 배를 놓친 필자는 행선지를 정할 겨를도 없이 막배인 자월면 대이작도 소이작도 승봉도행 배에 올랐고 1시간 30분 뒤, 한 무리의 단체객들과 함께 승봉도에 내렸다. ●갯벌 체험·해수욕 하기 좋고 인천항서 2시간이면 도착 선착장에서 해안가를 따라 걸으니 ‘나의 고향 승봉도’라는 머릿돌이 반기는데, 늘 그렇듯 섬에 들어서면 시간이 늦게 간다. 산에 들 때와는 또 다른데, 마음은 어느새 평온해지고 발걸음은 한 박자 두 박자 더디 가는 것이다. 슬로시티가 섬에 유난히 많은 건 그만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바다로 둘러싸이고 육지와 떨어져 있다는 물리적 거리, 격리된 채 고립감을 느끼게 하는 심리적 조건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섬은 원초의 갈망이 빚은 관념이 지배한다. 그래서인지 사회역사적 배경 따위는 생략된다. 시쳇말로 ‘멍 때리게’ 되는 것이다. 거꾸로 고립과 유폐된 것들을 잇는 그 무엇, 바다 위 망망히 떠도는 아련한 그리움들이 피어오른다. 어느 한 지점,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섬에서 본 풍광은 지극히 나만의 세상을 보여 주는 그림이 되고, 그 여정은 더욱 개인적인 것이 된다. ●“세월호 트라우마·메르스 공포 떠나 섬에서 망중한 즐기며 힐링” 이일레 해변에서 만난 한 커플을 필자의 사이트로 초대했다. 경기 광명에 사는 전국자동차노련 산하 지회 상근자인 박두진(40)씨와 매일노동뉴스 기자인 김미영(38)씨는 “세월호 이후에 처음 배를 탔다. 세월호 때도 그렇고 지금은 메르스로 온 나라가 난리통인데, 정부의 대응을 보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섬에 오니 살 만하다”며 섬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 ‘물 울타리’에 갇혀 외따로 떨어져 있지만 섬에 머무르는 시간만큼은 힐링이 된다는 뜻이다. >>백패킹 하기 좋은 인천연안 섬 5곳 승봉도:작아서 더 아름다운 섬이다. 걸어서 섬을 둘러보는 데 3시간이면 충분하다. 이일레해변은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낮다.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조금 저렴하고 느리게 가거나, 인천연안부두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비싸고 빠르게 가는 방법이 있다. 쾌속선의 경우 레인보우호가 1시간, 대부고속페리가 1시간 30분 걸린다. 덕적도:물이 깊디깊어 ‘큰물’이라고 불리는 섬. 덕적군도에서 가장 큰 섬으로 인천항에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아름드리 숲을 품은 서포리 해수욕장과 밧지름해수욕장 그리고 자갈해변이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이작도:대이작도에는 풀치 또는 풀등이라고 불리는 모래섬이 있다. 이 섬은 밀물이면 바닷속으로 사라졌다가 썰물 때서야 속살이 드러난다. 곱디고운 모래가 완만히 깔려 있다. 물이 빠지면서 생긴 작은 웅덩이에 몸을 담그고 망중한을 즐겨도 색다르다.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간다. 장봉도:선착장 가까운 곳에 용암해변이 있고 물이 빠지면 진회색 융단이 펼쳐져 게와 조개를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왼쪽으로 조금 가면 한돌해변의 희고 고운 모래밭이 있고 그 뒤로 소나무숲이 짙게 그늘을 만들어 야영하기 좋다. 가는 길은 삼목선착장(세종해운)에서 신도를 거쳐 들어간다. 굴업도:섬 백패킹의 성지로 불리는데, 가장 높은 덕물산(138m)을 비롯해 연평산, 개머리언덕 등 해발 100m 대의 구릉이 남북으로 연결된다. 덕적도에서 배를 갈아타야 한다.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덕적도~굴업도 노선은 홀수일과 짝수일에 따라 운항 노선이 바뀌는데, 홀수일을 권한다. 홀수일에는 덕적도에서 굴업도까지 1시간, 짝수일에는 2시간이 걸린다. 짝수일에는 덕적군도의 여러 섬을 들렀다 굴업도에 들어가기 때문에 운항 시간이 더 걸린다. 승선권 예매는 island.haewoon.co.kr. 인천시민은 상시 50% 할인된다. 캠핑협동조합 대표 jkhuh7875@gmail.com
  • [길섶에서] 어떤 고백/박홍환 논설위원

    절친한 시인이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깜짝 놀랄 만한 고백을 했다. 그는 자신을 표절 시인이라고 만천하에 공개했다. “나는 표절 시인이었네”로 시작하는 글은 그동안 자신이 표절한 대상을 하나하나 열거한 뒤 운을 맞추듯 “나는 표절 시인이었네”로 끝맺었다. 고향과 어머니의 슬픔, 아버지의 한숨, 동생의 좌절, 그리고 저수지와 갯벌, 새와 구름, 강과 산, 중서부 지방의 사투리…. 그가 고백한 표절 대상들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신경숙의 표절 의혹으로 시끄럽다. 작가는 고백 대신 부인을 선택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일본 극우 작가의 글을 표절했다는 사실을 고백하긴 쉽지 않을 게다. 이해는 간다. 하지만 간과한 게 있다. 때늦은 고백은 무용지물이다.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이 될 수도 있다. 표절 시인 고백은 멋지다. 그런 표절은 만번, 천만 번이라도 괜찮다. 시인의 고백이 신경숙과 출판사인 창비에 보내는 시니컬한 메시지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까. 세월의 변화는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세월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진실을 고백하지 못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한국문학이 안타깝기만 하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옥빛의 물결 태초의 살결 낙원의 숨결

    옥빛의 물결 태초의 살결 낙원의 숨결

    팔라완.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600㎞ 떨어져 말레이시아를 향해 길게 내리뻗은 섬. 길이는 서울에서 제주에 이르는 거리와 비슷한 460㎞지만 폭은 평균 40㎞, 가장 좁은 곳은 5㎞에 불과하다. 그 섬이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원시 자연환경을 앞세워 에코 자연치유 여행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열악한 교통 환경과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은 아쉽지만 웅장한 대자연의 감동은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세계 7대 경관’ 지하강 하루 1200명만 허락 팔라완의 푸에르토프린세사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2시간가량 거친 길을 달리면 사방 비치에 이른다. 이어 선착장에서 양쪽에 날개를 단 필리핀 전통배 ‘방카’에 올라 20분여 바닷길을 가르면 지하강 국립공원에 닿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될 만큼 수려한 자태가 인상적인 곳이다. ‘팔라완 여행의 1번지’로 꼽히는 지하강은 세인트폴산 내부가 녹아 형성된 석회동굴 속 강이다. 동굴은 산 중턱까지 총 8.2㎞에 이르지만 인간에게 허락된 구간은 1.5㎞ 남짓이다. 하루 1200명만 미지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현지 가이드 겸 뱃사공의 도움을 받아 7~8명씩 한 배로 1시간 정도 둘러보는 방식이다. 방카에서 내려 왕도마뱀이 서식하는 숲을 지나면 어두운 회색빛의 거대한 절벽이 앞을 막는다. 그 아래 어두운 동굴이 커다란 입을 벌리고 강물을 뱉어낸다. 지하강이다. 바다로 향하는 물빛은 여태 경험하지 못한 신비한 색이다. 투명한 연녹색은 마치 동굴이 삼키고 있던 거대한 에메랄드를 녹여 낸 듯 맑고 영롱하다. 배를 타고 녹색의 물빛을 거슬러 지하강에 들어선다. 암흑 속 박쥐들의 날갯짓과 기괴한 소리는 여행객을 오싹하게 만든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세례를 받으면 달아올랐던 몸도 서늘해진다. 작은 조명을 비추니 어둠 속에 거꾸로 매달린 수많은 박쥐들과 오랜 시간이 빚어낸 종유석, 석순들의 기기묘묘한 형상들이 나타난다. 촛농처럼 흘러내린 60m 높이의 조각품들과 거대한 수직동굴 등은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자연예술 걸작이다. 그 장엄한 비경에 “와” 하며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맹그로브 숲의 밤, 하늘엔 별 곁에는 반딧불이 맹그로브. 열대 강이나 갯벌을 터전으로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생명의 나무. 바다와 강, 물과 땅의 경계를 이어주는 공존의 나무다. 긴 뿌리를 물속에 박고 서서 탄소는 들이마시고 산소를 뿜어낸다. 무수히 뻗은 뿌리는 물을 정화시킨다. 물고기들의 산란과 휴식처가 되기도 한다. 숲은 태풍을 막는다. 맹그로브 숲이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 이유다. 맹그로브 숲은 공정여행의 실험장이기도 하다. 유람선의 운영권을 마을에 줘 주민들의 수익을 보장하고 숲은 유지, 보존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산카를로스강은 넉넉하고 여유롭다. 유람선에 올라 맹그로브 숲을 양쪽에 끼고 유유히 바다로 향한다. 세상과 완벽하게 차단된 고요함. 신선한 원시 공기를 깊숙이 들이마시면 어느새 여행의 피곤함도 잊는다. 카약을 타고 숲 가까이 다가가면 맹그로브의 맨살과 만날 수 있다. 해가 지면 맹그로브 숲은 또 다른 세상이 된다. 어둠 속 이와히그강에서는 경이로운 세 가지 빛을 접할 수 있다. 칠흑 같은 어둠, 잔잔한 강에 배를 띄우면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진다. 하늘은 촘촘히 박힌 별들로 눈이 부시다. 은하수가 흐르고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남십자성도 가까이서 빛난다. “아! 별이….” 입에선 탄성이, 하늘에선 별들이 쏟아진다. 그 모습에 취해 한참을 바라보게 된다. 맹그로브 숲에는 그 별들이 내려앉았다. 반딧불이다. 여기저기서 군락을 이뤄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점멸한다. 배 가까이 반딧불이가 섬광처럼 내려오면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며 환호한다. 강물도 빛을 낸다. 물속에서 손을 저으면 영화 ‘아바타’의 숲처럼 물결이 알록달록 형광빛을 뿜어낸다. 물을 한줌 던지면 별무리가 되어 허공에 환상적으로 흩어진다. 배가 강을 가르며 만드는 물결도 작은 빛덩이로 번진다. 발광 플랑크톤과의 신비한 만남은 강렬한 인상으로 남는다. 별무리와 반딧불이, 그리고 발광 플랑크톤이 만들어내는 빛의 향연은 찬란하고도 압도적이다. 보면서도 비현실로 느껴질 만큼 몽환적이다. ●혼다만의 무인도, 스노클링 등 레포츠 천국 푸에르토프린세사는 팔라완의 주도로, 섬 동쪽 술루해의 항구도시다. 시의 북부지역에 수심이 깊은 혼다만이 있다. 혼다만에는 판단섬과 카우리섬, 스네이크섬 등 15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다. 코발트빛 바다가 감싸고 있는 무인도들은 스노클링을 비롯한 해양레포츠의 최적지로 꼽힌다. 혼다만 선착장에서 방카를 이용하면 20~30분 만에 섬에 오른다. 섬으로 가는 도중 아름다운 산호초 군락으로 유명한 바지선 팜바토 리프에 들러 바닷속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 작열하는 태양과 파란 하늘, 잔잔한 바다와 야자수, 드넓은 백사장, 그리고 비키니…. 섬에 오르면 상상했던 열대휴양지 모습이 드러난다. 바다는 투명하다. 황금빛 모래밭을 헤엄치는 물고기가 손에 잡힐 듯하다. 빵조각으로 유혹하면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이 손끝을 간질인다. 스노클링으로 화려한 산호초를 둘러보고 한적한 백사장에 누워 본다. 우리의 해수욕장처럼 북적임이 없다. 야트막하고 잔잔한 바다와 고운 모래밭의 해수욕은 평온하고 여유롭다. 어디를 둘러봐도 한 폭의 그림이다. 여기에 야자수 그늘에서 망고주스의 달콤함을 즐기고 신선한 시푸드와 과일로 출출해진 배를 채우는 호사까지 누리자니 이곳이 바로 열대의 낙원인 듯하다. 글 사진 팔라완(필리핀)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여행수첩] →팔라완의 푸에르토프린세사는 멀다. 인천공항에서 마닐라까지 4시간, 마닐라에서 다시 국내선을 이용해 1시간 30분을 더 가야 한다. 필리핀 국내선은 예상치 못한 연착이 잦으므로 여유 있게 스케줄을 짜야 한다. 7월 이후 예정된 인천~팔라완 직항로가 열리면 접근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푸에르토프린세사 시내 숙소로는 지하강과 가까운 사방비치의 셰리단 리조트와 공항 근처의 아지자 파라다이스 호텔 등이 있다. 마닐라에서 하루를 묵는다면 에자 샹그릴라 호텔을 추천한다. →달러를 쓸 수 없는 곳이 많으므로 페소로 환전하는 게 좋다. 필리핀 내 전압은 220V이나 콘센트 모양이 11자형이라 멀티어댑터를 준비하는 게 좋다. 수돗물은 석회질이 많아 식수로는 부적합하다. →팔라완 패키지 상품을 가진 여행사는 많지 않다. 하나투어(www.hanatour.com)에서 팔라완 반딧불이 투어, 지하강투어, 혼다만 호핑투어 일정 등이 포함된 마닐라·팔라완 5일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577-1233.
  • [씨줄날줄] 에너지 수급 딜레마/구본영 논설고문

    개인이든 국가든 두 갈래 가치 사이에서 어느 쪽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질 때가 있다. ‘사랑을 따르자니 부모님이 울고, 부모를 따르자니 사랑이 운다’는 신파극 대사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뜻의 진퇴유곡(進退維谷)이란 4자성어가 괜히 나왔겠나. 우리의 에너지 수급 대책이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 사이에서 그런 딜레마에 직면한 느낌이다. 그제 정부는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공개했다. 석탄화력발전소 4기를 세우려던 계획을 철회하는 대신 원전 2기를 새로 짓겠다는 게 골자다. 현 시점에서 산업적 측면에서만 보면 불가피한 선택처럼 보인다. 원전이 그나마 경제성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화석연료를 쓰는 화전을 줄인 만큼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원전 증설이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에서 보듯 유사시 원전의 가공할 위험성을 간과하기 어렵다. 나아가 원전이 장기적으로도 값싼 에너지원인지도 의문이다. 인근 주민 불만 해소나 사용후연료 처리 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쾌도난마처럼 에너지난을 풀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원전 제로’ 주장이 거룩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실현성 있는 대안이 없다는 게 문제다. 전기를 끊고 촛불을 켜고 지낼 순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이번 7차 기본계획은 2029년까지 1억 3600만㎾의 전력 공급 능력을 확보하는 걸 전제로 하고 있다. 지금보다 우리의 경제 규모를 줄인다면 몰라도 당장엔 원전도 줄이고 탄소 배출 절감을 통해 지구온난화도 막을 뾰족한 방법은 없다는 얘기다. 신재생에너지가 대안일까. 며칠 전 전남 진도군의 가사도가 ‘에너지 자립섬’이 됐다는 보도를 접했다. 168가구 286명의 섬 주민들이 쓰는 전력의 80%를 태양광과 풍력으로 조달하고 있다니 반갑다. 작은 섬이니까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들도 화전이나 원전에서 벗어날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그러기엔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진보가 더딘 게 한계다. 태양광 전지와 패널, 그리고 풍력발전 기자재 등을 생산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만 소요될 뿐 경제성이 낮다면 이 또한 딜레마가 아니겠는가. 특히 현 수준의 조력발전 기술로는 해양 오염을 막긴커녕 외려 갯벌 생태계를 파괴한다니…. 이런 에너지 수급상의 진퇴양난에서 벗어날 솔로몬의 해법은 뭘까. 합리적 에너지 믹스(배합) 정책을 짜는 일이 정답은 아닐지라도 모범 답안은 될 듯싶다. 즉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혁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원전과 화력발전 의존도를 점차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7차 전력수급 계획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0.1% 포인트 늘린 것은 그래서 반길 만하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 요인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소비자의 절약을 유도하는 것도 고육지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新국토기행] 인천시

    [新국토기행] 인천시

    인천시는 지난달 송도국제도시에서 교육 분야 세계 최대 회의인 ‘세계교육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도시브랜드 가치를 확실히 높였다. 이 포럼에는 각국 정상급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대거 참석해 국제도시로서의 인천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 국제사회가 실행해야 할 교육방향을 담은 선언문에 ‘인천’이란 도시 이름이 명기됨으로써 인천을 홍보하는 효과도 얻었다. 환송 만찬에서는 호박고구마 등 인천 향토음식이 등장했고, 건배주로는 강화섬쌀로 빚은 전통술이 제공됐다. 수도권의 변방으로 취급됐던 인천이 ‘동북아 허브’, ‘대한민국의 미래’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말이 과장된 수사로 들리지만은 않는다. 인천은 도시와 농어촌 기능이 복합됐을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레저 요소를 갖춘 신도시들이 들어서 도시 자체가 볼거리다. ■볼거리 ●비즈니스 관광 거점 송도국제도시 바다를 매립해 만든 간척지 특징상 모두 평지다. 블록 위주 개발로 골목길이 없으며 공원, 도로 등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쾌적하고 넓게 조성돼 있다. 녹지율이 무려 40%에 달한다. 곳곳에 공원이 있어 ‘공원 천국’으로 불리지만 압권은 센트럴파크다. 이 공원은 국제업무단지와 주거단지 가운데 도시의 열섬현상을 막고 빗물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최신 공법으로 조성됐다. 국내 최초로 해수를 끌어와 만든 길이 1.8㎞, 최대 폭 110m에 이르는 인공수로에는 공원을 순환하는 수상택시가 운행된다. ‘산책공원’, ‘테라스정원’, ‘초지원’ 등 5개의 테마로 구성돼 회색빌딩이 밀집된 도시 분위기를 녹색도시로 탈바꿈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쇼핑·먹거리타운인 커넬워크는 이국적 분위기를 맛보려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아 평일에도 북적인다. 송도국제도시는 숙박이 문제로 대두됐으나 쉐라톤, 홀리데이인, 오크우드프리미어 등 6개의 호텔이 들어서면서 해결됐다. 송도는 마이스(MiCE)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컨벤션(Conventions), 전시(Exhibition) 등 비즈니스관광을 통틀어 일컫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마이스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송도컨벤시아 2단계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 지역 주민까지 찾는 쉼터, 인천대공원 인천시에서 가장 큰 공원인 인천대공원(293만㎡)은 규모의 방대함과 입지 때문에 경기 부천, 시흥 주민들도 즐겨 찾는다. 관모산(162m) 자락에 걸쳐 있으며 주위가 개발제한구역이라 도심 속에서 농촌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92과 332종 6550포기의 식물을 보유한 식물원, 1만 300그루의 다양한 장미가 심어진 장미원, 58종 231마리가 있는 어린이동물원, 23만㎡의 수목원, 환경미래관, 궁도장, 조각원, 야외음악당, 산림욕장, 사계절썰매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군부대로 통하는 도로 건너편에 소래산이 있어 등산을 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적한 도로의 갓길은 조깅,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도록 포장돼 있다. 인천대공원과 소래산 사이에는 농사체험장도 곳곳에 있어 일대는 종합 휴식공간이라 할 수 있다. ●때묻지 않은 섬마을 삼형제 신도·시도·모도 섬이 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신도·시도·모도는 이런 인식을 허문다. 육지화된 영종도 삼목항에서 배를 타면 10분 거리다. 따라서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하는 배 시간만 맞추면 서울에서 차량으로 1시간∼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영종도에 개발 붐이 거세게 일 때에도 무풍지대였던 곳으로, 여전히 갯벌 위로 기러기가 날아다니는 한가한 섬마을이다. 일단 신도로 가면 시도, 모도는 연도교로 이어지기에 하나의 섬으로 봐도 무방하다. 유명한 관광지는 없지만 그게 오히려 매력이다. 섬과 섬을 편하게 오가며 때묻지 않은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가족과 함께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30㎞가량 굽이돌며 해변과 야산을 넘나드는 쪽길을 따라 3개 섬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새롭게 단장한 원조 볼거리 월미도 ‘문화의 거리’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 사람들이 경인전철을 타고 인천에 오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월미도였다. 하지만 수도권에 다양한 볼거리가 생겨나면서 월미도는 한물간 곳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썩어도 준치’다. 이러한 평가를 견인하는 것은 월미도에 만들어진 문화의 거리다. 인천시는 횟집과 포장마차만 즐비하던 이곳의 가게들을 정비하고 길이 770m, 폭 20m, 면적 1만 5400㎡의 문화의 거리를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음악, 무용, 마당극, 행위예술, 풍물놀이, 작은영화제, 전통무예,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가 정기·부정기적으로 펼쳐짐으로써 명실상부한 문화의 거리로 정착됐다. 공연 참가자 가운데 전문 예술인 외에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아마추어 동호인들도 많다. 공연과 관련 없이 시민들이 이곳에 와 트럼펫을 불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문화의 거리 옆에 늘어선 횟집과 카페들은 ‘식후경’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100년 넘은 화교역사의 근원지 인천차이나타운 인천역 건너편에 자리잡은 우리나라 최초의 차이나타운으로 화교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청나라는 한국을 돕는다는 핑계로 3000여명의 군대를 파견했다. 이때 군인들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40여명의 중국 상인이 함께 들어왔는데 이들이 한국 화교의 시초다. 화교들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세 자루의 칼이었다고 한다.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육도(肉刀), 양복점에서 쓰는 전도(剪刀), 이발소 면도칼인 체도(剃刀)를 가리킨다. 화교들이 주로 이들 업종에 종사하면서 부를 축적했음을 상징한다. 인천차이나타운에는 중국 음식과 토산품, 의상, 제과 등을 파는 상점들이 혼재해 있다. ‘외식의 왕’ 짜장면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중국 요릿집인 ‘공화춘’은 1912년쯤 인천항에서 막일을 하는 중국 산둥성(山東省) 출신 노동자인 쿠리(苦力)들이 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볶은 춘장에 국수를 비빈 짜장면을 개발했다. 수타 짜장면은 종업원들이 손수레로 바닷가로 가져갔는데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공화춘의 성공에 힘입어 화교들이 중화루·동홍루 등을 줄줄이 열면서 인천은 청요리의 본산이 됐다. 지금도 26곳의 중국음식점이 저마다 특색을 자랑하며 영업 중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먹거리 ●연락골 ‘추어마을’… 취향에 맞게 주문할 수 있어요 인천 남동구 운연동 연락골은 주로 논농사를 짓는 평범한 농촌이었다. 그런데 논에 미꾸라지가 많이 잡히면서 마을 주민들이 추어탕을 즐겨 만들어 먹었다. 인근 주민들에게도 이곳 추어탕 맛이 알려졌다. 어느새 마을에 추어탕 전문 음식점이 하나둘 생기더니 지금은 아예 추어마을로 불릴 정도가 됐다. 이곳은 손님 취향에 맞게 추어탕을 주문할 수 있다. 대체로 남자들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은 추어탕을, 여성과 노인은 추어를 갈아서 끓인 추어탕을 선호한다. 추어탕에는 미꾸라지 특유의 비린내와 흙내를 없애기 위해 산초, 들깨가루, 부추가 필수적으로 들어가며 따끈따끈한 돌솥밥이 함께 나온다. 반찬은 도라지무침, 열무무침, 고추장아찌 등 다른 곳에 비해 특이하고 다양하다. 추어탕을 먹고 나면 솥째 담긴 누룽지가 나온다. 미꾸라지 튀김도 먹을 만하다.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 어마어마한 양 사리도 무한 리필 요즘 냉면 한 그릇 먹고 ‘배부르게 먹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거의 없다. 냉면으로 배가 부르고 입맛을 챙기고 주머니 걱정도 덜어주는 곳이 ‘세숫대야 냉면’으로 불리는 동구 화평동 냉면골목이다. 이곳은 1980년대 초반에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세숫대야처럼 큰 그릇은 아니었지만 가격이 쌌다. 냉면이 고급 음식처럼 여겨지던 시절에 가격으로 승부한 것이다. 라면 한 그릇이 300원 안팎이었는데 화평동 냉면은 500원이었다. 싼 냉면을 찾는 사람들 덕에 냉면집은 계속 생겨났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크기의 세숫대야 냉면이 등장한 것은 1990년대다. 한 끼 식사로는 왠지 부족한 듯 느껴지는 냉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숫대야’라는 다소 과장된 표현의 냉면이 선을 보였다. 직접 가보면 알겠지만 정말 크다. 그래도 모자라 추가로 냉면사리를 원하면 무한정 공짜로 제공된다. ●동인천 ‘삼치거리’… 50년된 맛 막걸리와 세트판매 인기 이곳의 뿌리는 ‘인하의 집’이다. 생긴 지 50년이 됐다. 지금의 삼치거리 뒷골목에서 문을 열어 가정집 방에서 손님을 받았다. 손님이 많을 때는 마당에 식탁이 될 만한 것으로 상을 만들었다. 이름처럼 인하대 학생들이 단골이었다. 처음부터 삼치구이가 대세를 이룬 건 아니었다. 각종 생선구이를 만들었는데 그중에서도 삼치구이가 유독 인기를 끌었다. 삼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음식점이 잇따라 생겨났고, 덩달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손님들은 원조만 고집하지 않고 각자 기호에 맞는 집을 찾아가 단골이 됐다. 삼치구이에는 막걸리가 제격이어서 이 거리의 세트 메뉴처럼 인식된다. 삼치는 굽는 방식에 따라, 삼치를 찍어 먹는 소스에 따라 맛이 다르다. 가게마다 서로 최고라고 자부한다. ●연안부두 ‘밴댕이회무침’… 제맛 느끼려면 7월 초까지는 맛봐야 연안부두 입구에 있는 3층짜리 해양센터에는 식당이 빼곡히 들어 서 있다. 다양한 해산물을 팔지만 밴댕이회무침이 주력이어서 ‘밴댕이건물’로 불린다. 온갖 양념에 버무린 밴댕이회무침은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밴댕이는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가 제철이다. 산란기에 접어들기 전 살이 바짝 올라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최고조에 오를 때다. 밴댕이는 가을 생선인 전어와 유사하게 어부들이 바다에 발을 설치하여 잡는다. 밴댕이는 성질이 몹시 급해 그물에 걸리면 제 분을 못 이겨 금방 죽어버린다. 그래서 ‘밴댕이 소갈머리 같다’는 말이 나왔지만, 먹어볼수록 깊은 맛을 느끼게 된다. 등에 은빛이 나고 윤기가 흐르는 밴댕이를 최상품으로 치는데 살이 연해 회무침으로 먹기 좋다. 회무침을 밥에 비벼 회덮밥으로 먹기도 한다. ●용현동 ‘물텀벙이거리’… 아구의 또 다른 이름 인천에서는 아구를 ‘물텀벙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인천의 어부들은 큰 머리에 배만 불룩하고 살이 없는 아구가 그물에 걸리면 재수가 없다고 해서 다시 물에 ‘텀벙’ 소리 나게 던져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도 하역 노동자들이 모이는 남구 용현동 포장마차에서는 인기가 있었다. 싼 데다 시원한 국물 맛이 소주 한 잔 마시기에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값싼 술국에 불과했던 물텀벙이는 1970년대부터 인천의 별미로 떠올랐다. 용현동에 아구탕·아구찜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음식점이 늘어나면서 물텀벙이거리로 불리게 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농산물축제 거품 빼고 경쟁력 얻었다

    농산물축제 거품 빼고 경쟁력 얻었다

    우후죽순 난립하는 농촌 지방자치단체들의 농산물축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예산낭비 등을 차단하기 위해 축제를 통폐합하고 소득 창출과 홍보 효과 극대화를 위해 지역을 벗어나 축제를 열기도 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부는 ‘거품빼기’가 행사 규모가 작은 농산물 축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충북 충주시는 그동안 작목별로 개최됐던 밤축제, 천등산고구마축제, 사과축제와 체험농장 홍보행사인 와유바유축제 등 4개 축제를 하나로 묶어 오는 10월 31일과 11월 1일 이틀간 충주 세계무술공원에서 ‘2015 충주농산물 한마당축제’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축제 기간 열렸던 읍면동별 판매장터 역시 충주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 품목으로 확대된다. 이길한 충주시 유통팀장은 “농산물축제 예산의 상당 부분이 개막식과 무대설치 비용이었다”며 “4개 축제를 통합하니 4400만원의 행사 비용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농민들이 자신들의 축제가 없어져 불만이 있지만 품목을 다양화하면 방문객이 늘어나 판매량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군은 해마다 11월에 개최하던 수산물축제와 5월에 열던 갯벌축제를 통합, 오는 23일부터 3일간 ‘2015 고창갯벌축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동안 비슷한 행사가 너무 많아 예산 낭비와 경쟁력 저하 등의 지적을 받자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경남 사천시는 연구용역을 통해 7월에 열리던 전어축제와 10월의 수산물축제를 통합하는 게 효율적이란 결론을 얻어 현재 통합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실질적인 농민 소득 창출로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충북 영동군은 2008년부터 해마다 12월에 개최하던 곶감축제를 지난해 전면 개편했다. 지역에서 3일간 열리던 축제를 하루만 진행하고 서울 용산역과 부산역 등에서 7일간 판촉행사를 열었다. 축제 예산 대비 판매 실적과 홍보 효과가 낮다는 지적에 따라 군이 시도한 모험은 성공적이었다. 그동안 축제 예산과 판매 실적이 거의 비슷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지만 지역 외 판촉행사 위주로 바꿨더니 2억원을 투입해 4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김규원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농산물 축제의 성격은 즐기는 것보다 지자체의 마케팅 성격이 강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다른 지역에서 축제를 진행하는 역발상을 한다는 것은 매우 적극적이고 바람직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축제 통폐합 등으로 일부 생산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면 작목별로 번갈아 축제의 중심역할을 하게 하거나 업무를 분담해 주는 등 지자체가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한국의 풍경에 반하다/최연순 사회평론 편집이사

    [옴부즈맨 칼럼] 한국의 풍경에 반하다/최연순 사회평론 편집이사

    우연히 기회가 돼 유럽에서 10년을 살았던 덕분에 한국 사람들의 워너비 유럽 여행지들을 대략 둘러볼 수 있었다. 파리, 런던, 베를린, 뮌헨, 브뤼셀 등 대도시이거나 몽생미셸, 브뤼헤, 에트르타 등 자연적인 풍광이 특징적인 곳이 관광객들이 찾는 여행지여서 나 역시 관광 책자를 보며 강력 추천으로 표시된 풍광이나 건축물을 열심히 찾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다니면서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도 많았지만, 어떤 곳은 보존과 홍보를 뛰어나게 한 덕분에 그냥 스쳐 가지 않게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지’ 하고 묻게 됐다. 생각해 보니 한국은 거의 가 본 곳이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유학을 떠났고, 고등학생 때까지는 입시 준비를 하느라 못 다녔다. 내가 자랄 때만 해도 가족여행은 정말 드문 일이었다.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가 보지 못하기도 했지만 굳이 꼭 보아야 할 만큼 아름다운 여행지에 대한 얘기도 들은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한국은 어떤 풍광일지 스쳐 가듯 궁금해했었다. 그런데 귀국해서 가족과 한두 군데 여행을 다니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국만큼 산수가 아름다운 곳이 없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떠들기도 했다. 제주도 주상절리의 아름다움이 도대체 왜 영국 자이언트 코즈웨이의 주상절리처럼 회자되지 않는지 속상했다. 특히 어느 9월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 휴가철이 다 지나고 난 후에 여행을 했던 동강의 풍경은 잊을 수가 없다. 위협이 느껴질 만큼 너무 넓지도 않고, 답답하다고 느껴질 만큼 좁지도 않은 적당한 폭의 강이 가파르거나 완만하고 자그마한 산들을 굽이굽이 흐르는데, 풍광을 보며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그 후부터는 휴가철이면 늘 국내의 풍광과 유적지 등을 적극적으로 찾지 외국은 생각도 나지 않았다. 계절에 관계없이 국내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신문의 여행이나 레저 섹션을 그래서 늘 관심을 갖고 보게 된다. 먹을 것, 탈 것이나 실내에서 보아야 할 것도 관심이 가지만 늘 눈으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풍광을 찾게 된다. 갯벌 하면 언뜻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경기도 화성시에 있다는 기이한 바위와 갯벌 사진을 보면(5월 7일자 신국토기행) 그 어느 외국의 바닷가 모습이 부럽지 않다. 더구나 철새가 찾아든다는 ‘형도’나 세계문화유산 ‘융릉과 건릉’ 등도 있다고 하니 꼭 가 보고 싶다. 전남 고흥 천등산(4월 11일자) 사진이나 전북 임실군 ‘옥정호’의 비현실적인 풍광(4월 16일자 신국토기행)은 보고 또 보아도 감탄이 나온다. 굳이 외국으로 여행을 가지 말자고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붙잡고 사진을 보여 주고 싶다. 아마 이 글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아니, 한국이 아름다운 걸 이제야 알았단 말야’ 혹은 ‘당신은 외국을 볼 만큼 봤으니까’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이 아름답다는 나의 뒤늦은 감탄은 그칠 수가 없다. 구석구석 숨어 있는 아름다움이 시원한 사진으로 눈앞에서 펼쳐질 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화면으로는 처리가 되지 않는 감동이 밀려온다. 직접 가서 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외국 가지 말고 한 곳, 한 곳 우리 국토를 찾아다니자고 발 벗고 나서서 주변에 권하고 싶어진다. 독자 친화적인 신문의 레저(여행) 면을 한 손에 들고.
  • 쉼터서 문화 콘텐츠로… 인천 공원의 진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자리 잡은 공원들이 단순히 쉼터라는 개념을 넘어서 문화, 레저와 생태교육을 아우르는 종합 문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센트럴파크(41만 1324㎡)는 송도 중심부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 공원으로 바닷물이 폭 30~100m의 수로에 흐르는데 길이가 1.8㎞에 달해 강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공원에서 4㎞ 떨어진 해수처리장에서 바닷물을 취수해 3단계의 정화 과정을 거친 뒤 1급수를 공급하며 숭어, 우럭, 망둑어 등의 바다 어종이 서식한다. 공원 동쪽에 있는 이스트보트하우스에서는 카누와 카약, 전기보트, 파티보트, 스탠드업 패들보트(SUP) 등을 즐길 수 있다. 웨스트보트하우스에서는 수로를 순회하는 수상택시를 접할 수 있다. 아시아 최초의 국제기구 본사 유치로 화제가 된 녹색기후기금(GCF)은 센트럴파크 내부에 있다. 공원 내 송도한옥마을은 한옥 호텔·식당, 문화체험시설, 컨벤션 등을 갖춰 이달 개장한다. 토끼섬은 공원 중앙 해수로에 있는 인공 섬인데 다소 거리가 멀어 보트나 카약 등을 통해 접근하면 토끼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새아침공원은 생태교육지도사가 진행하는 맞춤형 생태교육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운영하는 생태교육관은 3월부터 11월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한다. 지난달에는 세시 풍속 놀이를 하고 공원 내 만개한 각종 봄꽃을 관찰했다. 이달에는 조류 탐방 등 봄을 주제로 하는 5개의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인천경제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추홀공원에 있는 갯벌문화관과 다례원은 저렴한 비용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갯벌문화관은 꽃을 이용한 플라워 아트, 전통 한지 공예, 원예 치료, 공원 다이어트, 야외 영어회화 등 다양한 수업을 하고 있다. 다례원은 국악, 서예, 도예, 한국화, 규방 공예 등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한국기행(EBS 1TV 밤 9시 30분) 어디를 가도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이 있다. 다른 계절마다 다른 시간마다 찾아가고 싶은 그곳은 바로 전북 부안군이다. 산과 들, 갯벌과 바다, 섬을 한눈에 다 볼 수 있는 부안에도 봄이 왔다. 부안군 죽막마을 주민 정상렬씨와 딸 예린이는 채석강 옆에서 바지락을 캔다. 이번 시간에는 바다를 마당으로 삼아 살아가는 예린이네 가족 이야기를 들어본다. ■네모바지 스폰지밥(니켈로디언 오후 4시 30분) 뚱이의 조상도 훌륭한 업적을 남겼고, 다람이의 조상, 게다가 집게 사장의 조상까지 유용한 발명품을 남겼단 걸 알게 된 스폰지밥은 자신의 조상만 훌륭한 업적이 없다는 것에 실망해 시무룩해진다. 이에 다람이는 스폰지밥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족보를 살피던 중 스폰지밥의 조상이 과거 비키니 시티를 악당으로부터 구해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문제적 남자(tvN 밤 11시) 당신의 두뇌를 풀가동시켜줄 색다른 여섯 남자의 토크쇼가 펼쳐진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수호와 함께 문제적 남자들이 S그룹 하반기 공채 문제를 예상해본다. 한편 자칭 아이돌이 된 문제적 남자들을 위해 선배 아이돌이 떴다. 1990년대 가수 god의 라이벌이자 댄스 음악의 선두주자인 그는 과연 누구일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뇌를 만드는 행동문제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