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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꽃 너머 숨겨진, 봄길 신난 겨울 끝자락

    눈꽃 너머 숨겨진, 봄길 신난 겨울 끝자락

    눈이 왔을 때 풍경의 진수를 선보이는 곳들이 있다. 강원 태백, 삼척 등이 그렇다. 하나같이 베틀바위로 가는 노정에 놓인 고원 도시들이다. 이 지역들엔 겨울이 오래 머문다. 다른 지역에서 봄을 노래할 때 ‘철없는’ 눈이 내리는 경우도 잦다. 그 덕에 흑과 백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탄광마을, 눈과 어우러진 통리협곡의 붉은 암벽 등 ‘저세상’ 풍경과 만나기도 한다. 백두대간을 넘어 동해에 이르면 싱싱하게 꽃술을 연 복수초, 추암해변의 펄떡대는 파란 바다와 만난다. 이 여정의 덤이다. 수도권에서 동해시로 갈 때 여행객 대부분은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한데 풍경의 성찬과 마주하려면 국도를 따라가는 게 좋다. 태백, 삼척 등의 고산지역을 어슬렁대다 동해로 넘어가는 재미가 아주 각별해서다.●태백 ‘오로라파크’·‘탄탄파크’ 5월 공식 개장 앞둬 먼저 ‘신상’ 여행지부터. 태백 쪽에는 오로라파크가 있다. 옛 통리역 일대에 들어서는 테마공원이다. 실내외 시설 조성 작업은 거의 마쳤고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개장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 전망대 등 콘텐츠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여론도 있지만, 시청 관계자는 5~6월쯤이면 공식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사가 완료된 외부 시설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사진을 찍으려는 젊은이들이 알음알음 찾는 편이다. TV드라마 ‘태양의 후예’ 세트장에 들어서는 탄탄파크도 오로라파크와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철암탄광역사촌, 구문소체험마을 등 태백의 대표 여행지들도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재개장했다. 철암마을, 구문소 등은 눈이 내릴 때 특별한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곳이다. 검은 탄가루가 켜켜이 쌓인 탄광마을과 흰 눈이 어우러진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태백 통리와 경계를 맞댄 삼척 도계 쪽에도 ‘신상’ 여행지들이 있다. 요즘 가족 동반 나들이객들이 관심을 갖는 곳은 심포리의 도계유리나라와 나무나라(옛 피노키오나라)다. 유리나라는 유리를 테마로 조성된 체험장, 나무나라는 목재문화 체험장이다. 유리나라에서는 유리물에 대롱으로 숨을 불어 조형물을 만드는 블로잉 시연, 거울방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유리나라 아래 도계읍은 근대의 낡은 풍경이 오롯이 남은 소도시다. 삭도마을이 대표적이다. 조성된 지 꼬박 40년이 넘은 ‘국민주택지구’, 도계유리나라가 들어선 탓에 설자리가 모호해진 유리마을, 관광용 증기기관차가 오가는 철길 등의 볼거리가 남아 있다. 도계역 인근의 ‘까막동네’, 이른바 ‘석공’(대한석탄공사) 사원들이 살던 ‘양지사택’ 등도 차분하게 돌아볼 만하다.●한국의 ‘그랜드캐니언’ 도계 통리협곡… 봄바람 찾아온 추암해변 폐광마을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는 있지만 아직 도계를 찾는 이는 많지 않다. 다만 산골마을치고는 읍내에 소고기나 물닭갈비 등을 내는 맛집들이 꽤 많다. 강원대 도계캠퍼스가 들어서면서 읍내 풍경도 한결 밝고 경쾌해졌다. 주변에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하고사리역(등록문화재 제336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수령 1500년의 늑구리 은행나무 등 잠재력 있는 관광지들도 많아 낡은 폐광마을에서 벗어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도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자연 풍광은 통리협곡이다. ‘기골이 장대한’ 붉은 암벽들이 늘어선 곳. 생성 과정이나 지질학적 특성이 미국의 그랜드캐니언과 비슷해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협곡에 미인폭포, 추추테마파크 등의 관광지들이 매달려 있다. 태백과 삼척을 잇는 38번 국도변의 휴게소, 추추테마파크 등에서 협곡의 웅장한 자태를 볼 수 있다. 물오른 봄바다와 마주하고 싶다면 동해 추암해변으로 가면 된다. 송곳 추(錐)에 바위 암(岩)자를 쓰니, 바늘처럼 솟은 베틀바위와 수미상응하는 여행지 아닐까 싶다. 추암은 흔히 촛대바위로 불린다. ‘라떼 시절’엔 애국가 영상에도 등장했던 명물이다. 바다 위로는 출렁다리가 놓였다. 길이 72m. 거리는 짧아도 파도 위를 흔들거리며 걷는 재미가 있다. 추암이 서 있는 갯바위 지역을 ‘능파대’라고도 부른다. ‘능파’는 ‘물결 치는 파도’라는 사전적 의미 외에도 ‘여인의 조신한 걸음걸이’를 뜻하기도 한다. 글쎄, 여인의 걸음걸이는 잘 모르겠으나, 뾰족한 갯바위들이 밀집한 풍경만큼은 매우 인상적이다. 추암해변과 나란한 한섬해변, 고불개해변, 작은 절집 감추사를 감춰 둔 감추해변 등도 찾아볼 만하다. 추암해변 인근의 냉천공원은 복수초가 집단 서식하는 곳이다. 이른 봄, 철없는 눈이 내릴 때 찾으면 노란 복수초와 어우러진 설경을 만끽할 수 있다. 글 사진 태백·삼척·동해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그들의 시선] 실패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변남석 작가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그들의 시선] 실패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변남석 작가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초반에는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거나, 그거 하면 밥이 나오느냐는 분들이 있어요. 할머니들 표현은 단순해요. 뭐 먹고사세요? 라고 물어보시죠. 안쓰럽게 생각하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16여년 전. 분당 탄천에서 돌을 세우던 변남석(59) 설치 작가를 향한 주변의 시선은 그랬다. 이에 대해 변 작가는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할 뿐, 그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의 편견 뒤에서 하루하루 꾸준히 쌓아올린 그의 취미는 어느 순간 예술 작품이 됐고, 직업이 됐다.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도 180도 달라졌다. 최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공방에서 그를 만났다. 변남석 작가는 무엇이든 균형을 잡아 세우는 재능이 있다. 외국에서는 그를 균형 잡기 예술가, 즉 밸런싱 아티스트(Balancing Artist)라고 부른다. 변 작가는 작은 돌에서부터 유리병, 자전거, 세탁기, 공중전화부스 등 크기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서리나 귀퉁이에 중심을 잡아 세운다. 그는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많은 실패를 하는 사람.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절대 중심을 잡는 ‘중심 잡기 예술가’로 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내 삶의 중심을 잃었을 때, 운명처럼 예술 재료를 만났다.  운동 신경이 남달랐던 변 작가는 경희대학교 체육과를 졸업한 뒤 서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10년간 근무했다. 이후 분당에 실내 스키장을 열어 직접 운영했다. “세계에서 스키를 가장 잘 가르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그의 자신감만큼이나 사업도 잘됐다. 하지만 이혼의 아픔으로 길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변 작가는 그 시기를 “삶의 중심을 잃었을 때”라고 말했다. 곁에 남은 5살과 8살 난 두 아들과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부침을 느꼈다. “모든 일을 제가 다 해야 하잖아요. 아이들 돌봐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부모님도 챙겨야 하고. 집안일이 끝나야 비로소 저의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런 생활이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인생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들었습니다.” 2003년, 어느 여름날. 심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지쳐 있던 변 작가는 춘천에 있는 등선폭포에 갔다. 계곡에 몸을 담그고 있던 그의 눈에 돌 하나가 들어왔다. 장난삼아 그 돌을 세우고, 그 위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세웠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숙소에 돌아와 그 사진을 본 변 작가는 묘한 매력에 빠졌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 같았어요. 깜짝 놀랐죠. 누군가가 그 돌을 가져갈까 봐, 없어질까 봐, 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날이 새자마자 다시 그곳에 가서 그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날 이후, 돌 위에 돌을 쌓는 것이 좋은 취미가 될 것 같아 (중심 잡기를) 시작했어요. 그게, 이제는 직업이 됐죠.”# “‘돌’ 중심 잡지 말고 ‘돈’ 중심이나 잡아” 변 작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중심을 잃었던 자신의 삶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음을 느꼈다. 일하는 시간 외에는 늘 중심 잡기에 몰두했다. 아니 푹 빠졌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변 작가 어머니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당시 어머니는 그에게 “그거 하면 돈이 생기니, 쌀이 생기니…”하며 안타까워하셨고, “돌 중심 잡지 말고, 돈 중심 잡으라”고 조언하셨다. 당시 그렇게 변씨를 걱정하시던 어머니는 지금, 고인이 되셨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고 균형 잡기에 몰두했다. 돌 세우던 것으로 시작한 소박한 그의 예술은, 자전거, 오토바이, 사다리 중심 잡기 등 다양해졌다. 완성된 작품은 하나씩 직접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했다. 이 블로그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KBS ‘오천만의 일급비밀’, SBS ‘스타킹’, ‘생활의 달인’ 등 방송출연으로 이어졌다. 그런 인연으로 서울시 홍보영상에 출연하게 됐고, 그 영상을 본 두바이 왕세자가 자국으로 변씨를 초청하면서 두바이 몰에서 공연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공식적인 그의 첫 공연이었다. “제가 공연을 하던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논다고 생각하고 즐기며 보여줬어요. 금액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난 뒤, 봉투를 주는데, 1만 달러가 들어 있는 거예요. 그 당시 1000만원이 넘는 돈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외국에서 섭외 연락이 오면 ‘나는 1만 달러’, 라고 답했는데, 성사가 잘 안 되더라고요.(웃음) 잘 몰라서 그렇게 말했는데, 나중에는 (부르는 금액이) 점점 줄게 되더라고요.” 이후 변 작가는 국내 방송은 물론 CNN·BBC·NBC 등 다수 해외 방송에 출연했고, 미국·홍콩·싱가포르 등에서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공연, 행사, 광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다양한 방식으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수입도 늘었다. 이쯤 되면 “뭐 먹고사세요?”라고 질문했던 어느 할머니의 물음에 답이 된 것 같다.#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변 작가에게 작업방식을 묻자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진행한다”고 답했다. 그는 먼저 그날 날씨를 확인한 후 장소를 정한다. 그곳에서 어울리는 작품 소재를 찾고, 즉석으로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는 “장소에 맞는 돌을 찾는 작업이 제일 어렵다”면서 “돌을 찾으면 작은 것은 그냥 들고 옮기면 되는데, 큰 것은 굴려서 옮긴다. 사람들이 보면 저 사람 뭐 하나, 할 정도로 미친 듯이 갯바위 위를 뛰어다닌다. 그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해진 틀에서 작업하지 않지만, 어느 곳에서든 주어진 환경을 기반으로 최선을 다해 창작에 임하는 것이다. “밑그림을 그리지 않아요. 특별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지금도 누군가 ‘무슨 작업 하세요?’ 물으면, 놀아요, 이렇게 답해요. 놀다 보면 실패를 만나고, 또 그 과정에서 ‘이렇게 하면 더 잘되겠다’와 같은 생각이 따라와요.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면서 생각이 따라오는 작업을 하다 보니 남들과 조금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균형 잡기는, 마음의 중심을 잡고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기 확신만 있으면, 누구든 할 수 있어요.”여러 일정 속에서도 변 작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그는 “‘너희는 모두 특별해’, ‘너희는 능력자야’, 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그런 변 작가의 목적만큼이나 그의 재능기부 시간에는 아이들과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낸다. “먼저 그곳에서 소외되는 아이를 추천받아요. 그 아이를 제 도우미로 초대해 옆에 앉혀요. 그러면 아이들이 부러워하죠. 그리고 각 반에서 한 명씩 불러서 시합을 시키는데, 그 아이를 결승에 포함시켜요. 항상 소외받고, 약한 아이이다 보니 다른 아이들도 뭐라고 안 해요. 그런데 소외되던 아이가 결승전에서 절대로 지지 않아요. 그때 아이들은 누구나 갖고 있는 특별함을 발견하는 경험을 합니다.” 여전히 그의 성공 뒤에는 수없이 많은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 더구나 변씨는 수전증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와 ‘오랜 노력’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의 약점을 이겨내고 있다. “사실 저는 중심 잡기를 하기에 조건이 나쁜 사람이에요. 왜냐하면, 성격이 급하고 산만합니다. 더 나쁜 점은 손을 떤다는 거예요. 병을 세워야 하는데, 손을 떠니 ‘어떻게 하지? 망했다’ 이런 생각이 잠깐씩 들곤 해요. 그럴 때도 제가 결과를 만듭니다. 사람들은 좋은 조건에서만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더 나쁜 조건에서 뭔가를 이루면, 훨씬 더 강한 사람이잖아요. 그럼에도 결과를 내고 싶다, 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중심 잡기는 실패에 도전하는 작업이니까요.”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문성호, 김형우, 임승범 기자 hwkim@seoul.co.kr
  • ‘러시아 체르노빌, 인도양 쓰나미’…태안기름사고도 유네스코 등재되나

    ‘러시아 체르노빌, 인도양 쓰나미’…태안기름사고도 유네스코 등재되나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인도양 쓰나미…그리고 조선왕조실록’ 이같은 세계적 재난이나 역사 기록처럼 충남도가 태안 기름유출사고 발생·복구 과정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려고 나섰다. 박창순 도 주무관은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훈민정음 해례본 등 16건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했지만 재난 기록물 등재는 아직 없다”면서 “오는 2023년 등재를 목표로 태안기름사고 자료수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도는 현재까지 유류피해극복기념관과 태안군청 등에 방제일지, 자원봉사자 수기, 사진, 동영상 등 모두 20만건의 자료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 자료를 선별한 뒤 문화재청 선정을 거쳐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 난징대학살 기록 등재 후 일본이 반발하는 데다 코로나19 판데믹까지 겹쳐 유네스코 회의가 미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주무관은 “일본의 반발로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 등재 선정 시스템을 개선하느라 회의 개최를 못하는 것으로 안다”며 “문화재청이 선정한 4.19혁명과 동학농민혁명 등 국내 2개 기록물도 지체돼 태안기름사고 것도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태안기름유출사고는 2007년 12월 7일 삼성중공업 예인선이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조선을 들이받으면서 만리포 등 태안 앞바다를 온통 기름으로 뒤덮은 재앙이다. 사고가 터지자 전국에서 달려온 123만 자원봉사자가 이듬해 여름까지 7개월 동안 손수 헝겊으로 갯바위를 닦아내는 등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복구작업을 벌여 푸른 바다로 되돌려놓았다. ‘서해의 기적’으로 불린다.도는 이날 예산 스플라스 리솜리조트에서 국제콘퍼런스를 열고 로슬린 러셀 전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 의장 등으로부터 재난기록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방법과 전략 등을 들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 자리에서 “세계적 환경 전문가들의 비관에도 기름사고를 복구한 과정은 우리 국민이 일궈낸 대서사시로 인류가 보존하고 계승할 기록물로 전혀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불법 개발행위 엄단하는 ‘여수시의회’, 모르쇠하는 ‘순천시의회’

    불법 개발행위 엄단하는 ‘여수시의회’, 모르쇠하는 ‘순천시의회’

    불법 개발행위와 관련해 엄정 척결에 나서는 ‘여수시의회’와 이와반대로 모르쇠로 일관하는 ‘순천시의회’의 감시 기능이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여수시의회는 자연보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태계 보호지역의 무단 훼손방지를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면서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순천시의회는 순천을 상징하는 세계 5대연안습지인 순천만에서 버젓이 불법행위가 이뤄지고 있는데도 오히려 업자를 두둔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 눈총을 받고 있다. 3일 여수시의회에 따르면 대규모 산림이 훼손된 여수 돌산 소미산과 예술랜드의 갯바위 무단훼손 등 불법행위와 관련해 ‘난개발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위원회는 개발행위 실태 파악과 집중 조사후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기 위한 중장기 대책도 제시할 방침이다. 나현수 해양도시건설위원장은 최근 열린 행정사무감사 종합강평에서 “상임위원회 차원의 난개발조사위원회를 꾸려 난개발을 집중 조사하겠다”며 “철저한 원상복구와 자연환경 훼손 방지대책 수립”을 주문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순천시의회는 생태계보호구역인 해룡면 주변 순천만습지 인근에서 토지 불법 개발행위가 저질러지고 있는데도 특위구성은 커녕 소유주를 두둔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순천만습지 인근 불법개발행위는 부동산 개발업자 A씨가 2016년부터 지난 2월까지 ‘공원 조성 중’이라는 간판을 걸고 염전, 농지 등 3만㎡에 달하는 토지를 성토한 후 돌탑, 조경, 펜스 설치 등 불법으로 토지를 형질변경했다. 시는 수차례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형사고발했으나 A씨는 원상복구에 불응한 채 불법개발행위를 지속한 채 행정소송 제기 등을 통해 맞서고 있다. A씨는 공유수면 불법매립 등으로 벌금 350만원을 받은데 이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벌률’과 ‘농지법’ 위반으로 각각 불구속재판을 받고 있다. 엄연한 불법 행위가 이뤄졌다는 증거다. 이런데도 순천시의회는 지난 1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일부 의원들이 A씨를 비호하는 모양새를 보여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시 감사부서에서 수사기관 등에 탄원서를 제출한 일도 문제 삼았다. B 의원은 “고발 후 탄원서를 낸게 정서적으로 부합하냐, 감사실장이 페이스북에 현 상황을 설명하는게 적절하냐”고 묻는 등 업자를 보호하는 듯한 질문을 해 공무원들을 어리둥절케했다. 탄원서를 제출한 이유는 시가 고발을 한지 2개월이 지났는데도 수사진행은 되지 않고, 불법행위가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재판중인 형사 피고인의 입장을 들어보자고 제안한 의원도 있다. C 의원은 업자인 A씨를 상임위에 증인으로 출석시켜 설명을 들어보자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시민 김모(59)씨는 “지난달 시청 공무원들이 순천시의회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직무관련 알선청탁이나 특혜요구가 많아 힘들다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는 “지방의원에게 바라는 모습으로 제기된 각종 이권에 개입하지 말고 윤리의식 갖출 것을 주문했다는 내용은 다른 지자체에서나 통용되는 얘기가 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청산가리 10배”…울산 앞바다 맹독성 파란고리문어 또 발견

    “청산가리 10배”…울산 앞바다 맹독성 파란고리문어 또 발견

    울산 앞바다에서 맹독성 파란고리문어가 또 잡혀 어민과 낚시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울산해양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9시 40분쯤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해안가 갯바위에서 낚시객 A씨가 잡은 문어를 국립수산과학원에 보내 확인한 결과 파란고리문어로 조사됐다고 19일 밝혔다. 울산에서 파란고리문어가 발견된 것은 지난 5월 북구 강동산하해변 앞 해상에서 조업하던 통발 어선에 잡힌 데 이어 올해 두 번째다. 해경은 파란고리문어는 침샘 등에 청산가리 10배 이상 독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로 남태평양 등 아열대성 바다에 서식하고, 우리나라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해경은 A씨에게 수거한 파란고리문어를 국립수산과학원에 전달할 예정이다. 해경 한 관계자는 “조업 어민과 해변을 찾는 시민은 문어 발견 시 절대 만지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무늬오징어를 잡는 루어 낚시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바다를 통째로…매력만점·영양만점 ‘성게알’ 요리

    바다를 통째로…매력만점·영양만점 ‘성게알’ 요리

    성게알 요리는 10년 전만 해도 일본 수출로 고급 일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을 정도로 귀했다. 일본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내려 대중화되고 있다. 성게알은 비빔밥, 미역국, 초밥, 우동, 덮밥, 계란찜, 파스타, 전, 김밥 등 모든 요리에 쓴다. 쓴맛과 고소한 맛이 함께 있어 호불호가 갈리지만 독특한 맛 때문에 마니아들이 많다.[서식] 성게는 둥근 공 모양에 가시가 많은 극피동물이다. 주로 해조류나 바위에 붙어사는 수생 동물을 잡아먹는다. 암수가 구별되고 일정한 겉모습을 가진 정형류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다른 부정형류로 나뉜다. 정형류는 보라성게, 부정형류는 염통성게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연안에 30종가량 서식하고 세계적으로는 900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연안에서는 주로 보라성게·분홍성게·말똥성게 등이 잡힌다. 성게는 알만 먹는다. 흔히 먹는 보라성게는 4월부터 6월까지만 알이 나온다. 이때는 물때에 관계없이 늘 알이 차 있다. 싱싱한 성게알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기다. 요즘은 냉장 시설이 좋아 성게알을 발라내 냉동보관해 뒀다가 필요할 때 요리한다. 생으로 술안주를 하거나 초밥에 얹어 먹기도 하고 미역국, 죽, 비빔밥 등에 많이 사용된다. 이외에도 성게국, 성게알젓 또는 말리거나 가공식품 등으로 이용된다. 성게알을 손질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가시에 독이 있어 찔리면 고통이 오래간다. 성게 입부터 제거하고 가위나 칼로 성게알이 다치지 않게 껍질을 두 조각으로 나눈다. 찻숟가락을 사용해 하나씩 성게알을 꺼낸다. 바닷물로 깨끗하게 씻으며 내장을 제거하면 알이 탱글탱글해지고 단맛도 강해진다. 절대 민물에 씻어선 안 된다. [효능] 성게알은 부드러운 식감에 특유의 향과 고소함을 자랑한다. 종류나 시기에 따라 쓴맛도 난다. 성게알은 맛뿐 아니라 영양성분과 효능도 뛰어나다. 성게알 100g에는 약 15g의 단백질이 포함돼 있고 세포를 구성하고 대사과정을 조절하는 아연이 풍부하다. 지방도 불포화지방산이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오메가3는 혈압을 낮추고 심장 질환의 위험을 줄여 준다고 한다. 또 성게알에 풍부한 비타민 B1은 당질의 대사를 촉진해 주고 신경·근육이 활동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B2 성분은 안구건조증과 구순염을 예방하고 지루성 피부염의 발병을 막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전문가들은 “성게는 영양학적으로 산모의 산후 회복과 알코올 해독에 좋은 아연이 함유된 강장식”이라며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는 특유의 향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으나 대부분 향이 강한 음식들처럼 이내 익숙해지고 어느새 성게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리] 제주에서는 성게를 ‘구살’이라고 한다. 구살을 미역, 오분자기 등과 함께 끓이면 ‘구살국’이 된다. 모자반으로 끓이는 몸국과 함께 경조사에 내놓는 제주의 대표 음식이다. 성게알과 미역은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성게알 미역국은 불을 끄기 직전에 성게알을 넣어야 한다. 성게에는 효소가 많이 들어 있어 술을 마시고 나서 성게 미역국을 먹으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남해안과 동해안 사람들이 좋아하는 토속 음식에 성게알이 많이 들어간다. 성게를 넣은 비빔밥을 비롯해 미역국, 전, 계란찜, 된장국, 젓갈, 식혜(냉국), 청각무침 등 다양하다. 어민들은 “성게 넣어서 안 맛난 게 없다”고 말한다. 전남 완도 주민들이 즐겨 먹는 성게 식해는 끓는 물에 성게를 넣어 살짝 데치고 나서 데친 성게와 데친 물을 함께 냉장고에 넣어 저녁까지 숙성시킨다. 저녁 밥상 때 오이와 데친 양배추를 채 썰어 넣고 식초를 약간 곁들인다. 매운 고추나 부추를 다져 넣기도 한다. 시원한 맛은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다. 울산, 부산 등 동해안에서는 성게 미역국과 비빔밥을 많이 먹는다. 또 성게알을 살짝 졸여서 먹기도 한다. 생으로 먹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으면 살짝 졸이는 게 좋다.섬사람들은 성게 국수를 즐긴다. 멸치, 무, 다시마를 넣고 끓인 육수에 성게를 듬뿍 넣고 다시 끓인다. 거기에 국수, 호박, 당근, 양파 등 채소를 넣는다. 기호에 따라 간장이나 소금 간을 한다. 호텔에서는 성게알 코스요리도 있다. 회를 비롯해 초밥, 알 넣은 덮밥과 차가운 소바, 알 튀김, 알 계란찜, 알 크림 가리비구이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맛집] 울산 울주군~동구~북구로 이어지는 동해안을 따라 들어선 횟집에서는 비빔밥과 미역국, 찜, 알 등 다양한 성게 요리가 있다. 천혜의 동해안 절경을 즐기고 나서 맛보는 활어회와 성게 요리는 잃어버린 입맛도 찾아준다. 울산 북구 갯바위횟집은 여름철 해녀들이 잡아 온 성게알과 조림 등을 서비스 메뉴로 제공한다. 활어회를 먹기 전에 먹으면 씁쓸하고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그중에도 말똥성게(앙장구)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가 제철인 동해안의 말똥성게는 맛과 향이 뛰어나 최고로 대접받는 고급 음식재료다. 동해안 횟집들은 여름철 말똥성게 비빔밥을 메뉴로 내놓는다. 알을 넣고 김가루, 깨소금, 참기름을 더하면 된다. 한술 떠보면 기가 막힌다. 성게 비빔밥과 세트로 아귀탕(계절에 따라 변화)에 갈치구이, 멸치젓갈, 김치, 나물류 등 5~6가지 밑반찬도 나온다. 횟집 관계자는 “성게 비빔밥과 함께 아귀탕을 곁들여 제공해 성게의 고소함과 함께 아귀탕의 시원함을 느끼게 해 준다”고 말했다. 거제도 강성횟집도 성게 비빔밥이 유명하다. 해녀가 직접 공수하는 성게알을 사용한다. 거제 포로수용소 인근 생생게장백반 고현점도 성게 비빔밥을 먹으려고 찾는 사람들이 많다. 손님들은 “평소 쉽게 먹지 못하는 성게를 비빔밥으로 실컷 맛볼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길을 잇다, 맘이 닿다

    길을 잇다, 맘이 닿다

    원산도 양옆은 태안에 속한 안면도와 보령에 속한 대천이다. 두 곳 모두 서해안의 내로라하는 관광지다. 어느 곳에서 출발하더라도 두 관광지를 거치지 않을 수는 없다. 원산도로 가는 ‘환상(環狀) 여정’은 그러니까 돌팔매질 한 번에 새 두 마리를 잡는, 시쳇말로 ‘일타쌍피’의 여정인 셈이다.안면도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무시로 찾는 여행지다. 그만큼 명자깨나 날리는 관광지들이 널렸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히 등등한 만큼, 이번 여정에선 찾는 이들이 비교적 적은 곳을 중심으로 돌아보자. 빼어난 드라이브 코스인 77번 국도를 타고 안면도 깊숙한 곳까지 내려간다. 꽃지, 샛별 등 이름난 해수욕장들이 발목을 잡겠지만, 이번만큼은 눈 딱 감고 곧장 가자. 솔향 가득한 정당리 솔숲길을 지나면 곧 안면암이다. 3층 높이의 대웅전과 용왕각 등의 당우들로 구성된 독특한 절집이다. 안면암엔 탑이 많다. 크기와 모양이 각기 다른 탑들이다. 건물 하나가 통째 탑처럼 세워진 것도 있다. 안면암은 바닷가에 바짝 붙어 있다. 절집 앞으로 펼쳐진 너른 갯벌이 탁 트인 풍광을 선사하고 있다. 멀리 두 무인도 사이에도 탑이 세워져 있다. 밀물 때면 바닷물 위로 떠오르는 탑이다. 썰물 때는 탑까지 걸어갈 수 있다. 탑에서 조금 떨어진 곳까지 부교가 놓여 있다. 바닷물이 찼을 때는 부교를 따라 탑 앞까지 갈 수 있다. 바다 위를 걸을 때마다 몸이 일렁이는 느낌이 독특하다. 두여해변은 습곡 지대가 볼만한 곳이다. 습곡은 수평으로 퇴적된 지층이 옆으로 작용하는 힘에 의해 굽어지며 물결처럼 굴곡된 지형이다. 주름처럼 이리저리 휜 갯바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해변 위엔 ‘두여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너른 갯가 풍경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다.이웃한 운여해변은 사진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저 유명한 꽃지해변의 해넘이와는 느낌이 다소 다른 일몰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바다에 비친 소나무와 주황빛 노을이 어우러지며 절경을 펼쳐낸다. 구름과 달이 없는 밤에는 은하수와 별을 촬영하려는 이들로 또 한 번 부산해진다. 원산도에서 출발한 카페리가 닿는 대천항 인근엔 대천해수욕장이 있다. 백사장 길이 3.5㎞로, 명실상부한 서해 최대 해수욕장이다. 관광약자를 위한 무장애 데크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빼어난 일몰 명소이기도 하다. 거칠 것 없이 너른 바다 너머로 지는 해가 서정적이면서도 웅장하다. 스카이바이크를 타고 바닷가를 가로지르는 재미도 각별하다. 일종의 레일바이크로, 바다를 바짝 끼고 달릴 수 있도록 조성됐다. 밀물 때면 바다 위를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거리는 왕복 2㎞가 조금 넘는다. 대천해수욕장과 대천항을 오간다. 소요시간은 40분 정도다. 대천해수욕장 끝자락에 있다.보령에서 요즘 ‘핫’한 카페가 두 곳 있다. 성주산 첩첩산중에 있는 ‘갱스 커피’는 ‘인생 사진’ 건질 수 있는 카페로 입소문 난 곳이다. 석탄산업이 호황이던 시절 탄광 목욕탕으로 쓰이던 건물이 재활용돼 모던한 느낌의 카페로 새로 태어났다. 카페 옥상에서 맞는 저물녘 풍경도 빼어나다. 주교리 바다와 바짝 붙은 ‘니나블러썸’은 공방 카페다. 한적한 어촌 풍경과 심플한 느낌의 건물이 잘 어우러져 있다. 주인장이 직접 만든 반지 등 액세서리, 식사, 음료 등을 판다. 글 사진 태안·보령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뭍을 그리다, 뭍에 물들다

    뭍을 그리다, 뭍에 물들다

    다리가 놓이면 섬은 사람들 곁으로 바짝 다가선다. 물리적 거리가 줄어서다. 반면 마음의 거리는 조금씩 늘기 시작한다. 다리를 따라 뭍의 습속이 밀려들고, 저만의 시간이 느릿느릿 흘렀던 섬은 어느새 뭍과 같은 템포와 리듬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충남 보령의 원산도도 그런 섬 중 하나다. 뭍과 연결된 건 지난 연말인데도 어느새 수도권 인근의 섬처럼 번다해졌다. 조금 더 늦게 원산도를 찾는다면 원형을 완전히 상실한 섬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원산도는 배의 닻처럼 생겼다. 섬 양쪽 끝이 두 개의 갈고리처럼 동서로 길게 펴졌고, 가운데 뭉툭하게 튀어나온 부분은 닻줄을 묶는 연결고리를 빼닮았다. 이 가운데 부분으로 지난해 연말에 원산안면대교가 놓였다. 그동안 배로만 접근할 수 있었던 섬을 자동차로도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리 북쪽은 태안 안면도다. 충남에서 가장 큰 섬인 안면도와 두 번째로 큰 원산도가 연도교로 이어지며 하나가 됐다. 내년 말쯤에는 갈고리의 동쪽 부분에 해당되는 저두마을 인근에 해저터널이 생긴다. 보령의 대천항과 원산도를 연결하는 물밑 교량이다. 그 덕에 보령에서 안면도까지 가는 시간이 종전보다 10분의1 정도로 확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차량으로 대천항에서 안면도를 거쳐 원산도까지 가려면 얼추 100㎞ 정도를 돌아가야 한다. 이게 14.1㎞로 줄어드는 것이다. 서해를 대표하는 두 관광 명소를 원형으로 묶어 돌아보는 ‘환상(環狀) 여정’에 대한 기대가 솔솔 피어오르는 이유다. 원산도가 교통의 중심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관광자원은 빈약한 편이다. 위로는 안면도, 옆으로는 대천이다. 두 관광지 사이에 옹색하게 낀 형국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해양치유센터를 짓고, 자연휴양림을 조성하는 등 관광지로 환골탈태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원산도가 앞으로도 나름의 풍경과 문화를 유지할 수 있을지, 두 관광지의 연결고리 역할에 그치고 말지는 해저터널이 완공되고 나면 결판이 날 터다.원산도의 자랑은 고운 모래밭을 가진 해변이 많다는 것이다. 섬엔 원산도, 오봉산, 사창, 저두 등 4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모두 남쪽을 바라보고 있어 조류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 모래도 곱다. 동해나 남해 등의 모래와는 빛깔이나 밟는 느낌이 다르다. 무척 곱고 단단하다. ‘밀가루 모래’라는 상찬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작은 해변도 많다. 가장 너른 곳은 원산도 해수욕장이다. 해변 길이가 2㎞에 이른다. 다만 주변 개발 공사로 어수선한 게 흠이다. 보령시와 민간 리조트 업체 등이 벌이는 공사가 끝나고 나면 섬 내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곳으로 남지 싶다. 이웃한 오봉산해수욕장은 원산도해수욕장보다 다소 작고 아담한 느낌이다. 섬 주변의 갯바위 등 볼거리도 나은 편이다. 두 해변 사이에는 사창해변이 있다. 소담한 어촌마을 앞에 자리잡은 해변이다. 캠핑 사이트가 제법 잘 갖춰져 캠퍼들이 종종 찾는다. 원산도는 바다낚시를 좋아하는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꼭 ‘꾼’이 아니더라도, 낚싯대 들 힘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손맛을 볼 수 있다. 장비가 없어도 괜찮다. 선착장 주변의 낚시 가게에서 빌리면 된다. 요즘 주 대상 어종은 주꾸미다. 인조미끼를 써서 낚는다. 다만 인조미끼를 운용하는 데 다소 기교가 필요해 낚시 경력이 있는 사람이 도전하는 게 좋다. 초보자에게 적합한 건 망둥어 낚시다. 묶음추에 갯지렁이를 잘라 끼운 뒤 4~5m 앞에 던져 넣고 들었다 놨다 고패질을 해 주면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다. 아직은 크기가 작지만 가을이 깊어질수록 망둥어 크기도 굵어진다. 선촌항에서는 빨간 방파제 주변과 카페리가 닿는 선착장 등이 포인트다. 초보자들에겐 선착장 쪽이 적당하다. 선착장 주변이 온통 뻘밭이어서 채비 밑걸림이 덜하다. 저도선착장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원산도는 해넘이와 해돋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여름철엔 초전항 인근이 포인트다. 저물녘엔 고대도 너머로 지는 해를, 이른 아침엔 원산안면대교 너머로 뜨는 해를 볼 수 있다. 여명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보령화력발전소와 장항제련소 등의 풍경도 무척 이국적이다.등산에 자신이 있다면 오봉산을 오르는 것도 좋겠다. 고만고만한 다섯 개의 봉우리가 이어져 오봉산이다. 최고봉은 오로봉(116m·표지판 기준)이다. 주변에 높이를 견줄 만한 것이 없어서 전망은 제법 좋은 편이다. 안면도와 원산안면대교가 또렷하고, 멀리 크고 작은 섬들이 보석처럼 떠 있다. 이곳에서 보는 해돋이도 멋지다고 입소문 났다. 정상 부근에 봉수대터가 남아 있다. 조선시대 외연도 등에서 켜진 봉화를 수군절도사가 있던 보령 오천항으로 전달하던 곳이다. 오봉산 해변 뒤나 초전항 초입에서 오를 수 있다. 어디서든 1시간 안에 닿을 수 있다. 이정표에는 ‘오로봉’이 아니라 ‘봉수대’로 표기돼 있다. 지금은 폐교된 원의중학교 앞에 카를 귀츨라프(1803~1851) 선교비가 세워져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독일 개신교 선교사로, 가톨릭 선교사들보다 4년 앞서 국내 포교활동을 벌인 인물이다. 1832년 7월 25일에 로드 암허스트호를 타고 원산도 이웃 섬인 고대도에 상륙했다는 것이 교계의 정설이지만, 원산도에서 실질적인 포교활동을 벌였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머지않아 원산도에서 사라질 풍경 중 하나가 카페리다. 아직은 대천항과 효자도 등 원산도 인근 섬을 묶은 항로를 따라 배가 오가고 있지만, 대천과 원산도를 잇는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카페리가 오가는 풍경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된다. 안면도에서 77번 국도를 타고 내려와 원산도를 거쳐 카페리를 타고 보령까지 가는 환상 여정을 권하는 건 그 때문이다. 배 타고 대천까지 가는 경험은 아마도 많은 이들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테니 말이다. 글 사진 보령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소박한 갯마을 밥상을 내는 ‘명가식당’, 바로 뒤의 중국집 ‘태원각’ 등이 원산도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진 밥집이다. 선촌항에 있다. 원산안면대교 건너 태안 영목항의 일억조횟집은 간장게장백반이 맛있다. 그리 짜지 않으면서도 탱글탱글한 속살이 ‘밥도둑’ 노릇을 톡톡히 한다. ‘원산도리커피’는 바다 풍경을 보며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전문점이다. 초전마을 쪽에 있다. -원산도에서 대천항까지 오가는 페리는 하루 3회 운항한다. 저두선착장, 선촌선착장에서 탈 수 있다. -섬 곳곳에서 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거리가 짧다고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대로 좁은 길로 가다 보면 차단돼 돌아 나와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가급적 큰길로 다니길 권한다. -선촌선착장 등 주변의 낚시가게에서 낚시 장비를 대여해 준다. 하루 대여료는 미끼를 포함해 2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 7~9일 강원 동해 연안 너울성파도 주의해 주세요

    7~9일 강원 동해 연안 너울성파도 주의해 주세요

    “주말 동해안 연안을 찾는 피서객들은 너울성 파도 주의 당부합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7일 정오부터 오는 9일 사이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방파제나 갯바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양양 낙산해변, 강릉 경포·강문·안목해변은 너울성 높은 파도가 강하게 밀려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현재 파도 자체는 1∼1.5m로 낮은 상태이지만 일본 홋카이도에 강한 저기압이 유치해 있어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동해해경은 주말 바닷가를 찾는 피서객과 주민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위험지역 86곳과 해안가, 방파제 등 사고 우려가 높은 지역의 순찰과 계도 활동을 강화했다. 낚싯배와 여객선 등 다중 이용 선박에 대해서도 규정에 따라 안전수칙을 지켜 줄 것을 당부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이종실의 베트남 표류기] 하노이~호치민 1730km 자전거 종주한 한국 대학생

    [이종실의 베트남 표류기] 하노이~호치민 1730km 자전거 종주한 한국 대학생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렵고 험난한 길을 택하는 사람들을 간혹 만난다. 분명 나름의 까닭이 있고, 그 안에는 남들이 쉽게 얻을 수 없는 진귀한 경험이 녹아있게 마련이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호치민까지 장장 1730㎞의 길을 자전거로 종주한 한국인 대학생 배동일 씨(25)가 그런 사람이다. 호치민의 한 로컬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에서 베트남어 학과를 전공하는 그는 2년 여전 호치민 인문사회과학대(인사대)의 교환학생으로 왔다. 그리고 지난해 5월 중순 자전거로 베트남 종주를 결심했다. 그전에도 베트남의 유명 관광지들을 여행하긴 했지만, 베트남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는 “자동차나 오토바이의 빠른 속도로는 베트남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어려운 것 같아서 자전거를 택했다”면서 “자전거로 천천히, 자세히 이곳을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호치민에 거주하는 그는 우선 비행기로 하노이로 이동, 자전거를 구입했다. 지난 5월 18일 하노이에서 출발, 푸리, 닌빈(북부), 다낭, 꾸이년, 나짱(중부), 달랏(중부 고원지대), 판티엣, 붕따우를 거쳐 호치민에 6월 12일 도착했다. 항공료(하노이행 편도), 자전거 비용, 숙박비, 식사비 등을 포함한 총비용은 한화 100만 원에 불과했다. 그는 “숙박은 저렴한 로컬 숙소를 이용했고, 늦은 시간 숙소에 도착하면 음식점이 문을 닫아 초코파이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면서 “여행을 마치고 나니 5㎏이 빠졌다”며 웃었다.출발 당시에는 친구 한 명이 동행했지만, 생각보다 고된 여정에 친구는 다낭에서 비행기를 타고 호치민으로 돌아갔다. 홀로 남겨졌지만, 무슨 일이든지 끝장을 보고야 마는 그의 근성이 이번에도 발휘됐다. 하지만 베트남의 도로 사정은 녹록지 않았고, 오가는 차량과 오토바이 사이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도 했다.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몸이지만, 5월의 작렬하는 태양과 딱딱한 자전거 의자에 엉덩이가 욱신거리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산비탈을 오를 때는 자전거를 끌고 고지에 올라야 했다. 하지만 고통의 순간을 견뎌내면 기쁨의 순간이 다가왔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은 육신의 피로를 위로했고, 더러 마주치는 베트남 사람들의 따뜻한 인심은 마음을 위로했다. 특히 꾸이년을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소로 꼽는다. 배 씨는 “꾸이년은 개발이 덜 된 탓에 관광객들로 북적거리지도 않고, 천연의 바다 빛이 너무 아름답다”고 소개했다. 닌빈에서는 3년 전 여행 중 알게 된 베트남 지인이 집으로 초대해 따뜻한 밥상을 차려 주고, 숙소도 제공해주었다. 자연과 사람으로부터 받는 위로가 여행의 묘미 아닐까? 종착지인 호치민을 앞두고 붕따우에서는 뜻밖의 사고를 당했다. 붕따우 바닷가의 갯바위에 올라섰다가 미끄러지면서 날카로운 물건에 손이 깊숙이 찔렸다. 근처에 있던 베트남 사람이 지혈을 도왔지만, 피가 멈추지 않았다. 병원에 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어디에서도 택시는 보이지 않았다. 발을 동동거리며 서 있는 그의 모습을 지켜본 베트남 사람이 본인의 차로 병원에 실어다 주었다. 다행히 신속한 병원 치료로 흉터가 남지 않았다. 이렇게 어려움에 처한 낯선 이방인에게 선뜻 내민 그들의 호의는 잊지 못할 선물로 남았다. 현재 그는 2년간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고, 인사대 한국어학과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한국행을 접고, 호치민에 남아 베트남어 실력을 쌓으면서 취업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 여파로 취업 문은 좁아졌지만, ‘인생은 지름길이 없다’는 것을 체득했다. 홀로 이국땅에서 앞날을 개척하는 것이 쉬운 길은 아니리라. 그러나 험한 길을 거쳐 본 자의 단단함과 자신감이 그의 모습에서 배어났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경남, 전국 최초 해상안전보안관 운영

    경남, 전국 최초 해상안전보안관 운영

    경남도는 해양사고로부터 안전한 경남을 만들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해상안전보안관’을 위촉해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도는 늘어나고 있는 연안사고와 낚시어선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해상안전지킴이로 활동할 ‘경상남도 해상안전보안관’ 56명을 위촉하고 이날 도청에서 발대식을 했다.위촉된 보안관들은 도내 창원·통영·사천·거제시, 고성·남해·하동군 등 7개 연안 시·군에서 안전의식을 높이고 안전문화를 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발대식에서는 해상안전보안관을 대상으로 해양사고 예방활동을 위한 기본 소양교육, 해상안전보안관증 수여, 해상안전보안관의 적극적인 활동의지를 다짐하는 선서낭독 등이 진행됐다. 해상안전보안관은 앞으로 ●낚시객 및 낚시어선에 대한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계도, ●해안시설물 점검 및 순찰활동, ●안전무시 관행에 대한 안전신문고 신고, ●해양사고 예방 홍보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생활 속 안전문화를 확산한다. 하병필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해안순찰 및 계도활동, 안전신고, 캠페인 등의 활동을 하는 해상안전보안관 역할이 중요하다”며 “해상안전보안관으로서의 명예와 자긍심을 갖고 임무를 적극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는 해양사고 분석결과 해양레저 활동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갯바위, 항포구 등에서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며, 사고 원인으로는 구명조끼 미착용, 음주 등 개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데 따른 사고가 76%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연안 안전관리시설물에 국가지점번호 표기

    울산해양경찰서는 연안 안전사고 발생 때 정확한 위치 확인을 위해 국가지점번호를 표기한다고 29일 밝혔다. 국가지점번호란 국토 및 인접한 해양을 격자형으로 구획한 지점마다 부여한 번호를 말한다. 도로명이 부여되지 않은 비거주지역의 위치 표시 체계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다. 울산해경은 자체 선정한 연안 위험구역 34곳의 해안가, 방파제, 갯바위 등 안전관리 시설물에 국가지점번호를 표기할 예정이다. 특히 지형지물이 명확하지 않은 낯선 곳에서 조난이나 실족 등 사고를 당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국가지점번호를 해경에 알리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해경 관계자는 “국가지점번호 표시와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당신은 내 마음의 별…저 별도 따다 줄게요

    당신은 내 마음의 별…저 별도 따다 줄게요

    봄이다. 뺨을 스치는 살랑바람에도 몸이 들뜨는 계절이다. 코로나19가 헤살을 부리는 바람에 애써 세운 여행 계획이 틀어진 이들이 어디 한둘일까. 특별한 계획을 다시 세울 여력은 없어도 느닷없이 하늘보다 더 파란 바다가 보고 싶을 때, 방구석을 박차고 훌쩍 다녀올 수 있는 곳이 강원도 강릉이다. 이번 발걸음엔 하늘 가까운 안반데기에 올라 별바라기가 돼 보는 것도 좋겠다. 약간의 퍼포먼스만으로도 독특한 풍경 속에 나를 세울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시기이니만큼 조금만 더 참았다가 마침내 찾아올 그날, ‘보복적 여행’에 나서시길.●드넓은 모래 해변 걸어볼까… ‘BTS 정류장’ 들러서 인증샷 사천진의 바다부터 찾아간다. 넘실대는 파란 바다, 드넓은 모래 해변이 있는 곳이다. 이 바다 앞에 서면 코로나19의 악몽과 ‘집콕’으로 쌓인 먼지가 죄다 날아가는 듯하다. 사천진 해변이 좋은 건 넓고 조용해서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번다해지긴 했지만 경포나 안목 해변처럼 떠들썩하지 않고 비교적 적요한 바다와 만날 수 있다. 바다 건너엔 작은 섬이 있다. 해다리(海狗) 바위다. 오래전 물개들이 많이 서식해 이름지어졌다. 지금은 바위 몇 개가 뭉친 갯바위 정도지만 예전엔 어엿한 섬이었다. 일제강점기에 방파제를 세우느라 이 섬의 바위를 캐다 쓴 데다, 광복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채석을 하는 바람에 규모가 작아졌다고 한다. 해다리바위까지 작은 다리가 놓여 있다. 갯바위에 걸터앉아 망중한을 즐길 수도 있고, 낚시를 하며 세월을 낚을 수도 있다. 예서 주문진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저 유명한 ‘BTS 정류장’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유 네버 워크 얼론’의 재킷 사진을 찍은 곳이다. 실제 버스가 서지는 않지만 방탄소년단의 체취가 남은 곳이어선지 끊임없이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정류장 인근의 향호(香湖)엔 매향(埋香)의 전설이 잠겨 있다. 내세의 복을 빌기 위해 향나무를 묻었다는 곳. 1000년이 지난 뒤 묻힌 향을 꺼내 부처님 전에 피우면 모든 소원이 이뤄진다던데, 올해가 바로 그 해라 믿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독특한 형상의 갯바위가 밀집된 소돌바위공원,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였던 주문진항 방사제 등의 주변 관광지도 차분하게 돌아볼 만하다.●별 볼 일 많은 안반데기에선 ‘인생 사진’… 해돋이는 정동진 저녁에는 안반데기를 찾아야 한다. ‘안반’(案盤)은 가운데가 우묵하고 넓은 통나무 판, ‘데기’는 평평한 땅을 가리키는 ‘덕’의 사투리다. 그러니까 우묵한 고지대에 터를 잡은 마을이란 의미다. 안반데기는 원래 고랭지 배추밭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여름철엔 마을 북쪽 고루포기산에서부터 남쪽 옥녀봉에 이르는 198만㎡(약 60만평) 산자락이 배추로 가득 찬다. 그런데 난데없이 고랭지 배추밭은 왜? 별 볼 일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안반데기는 고도가 높고 도시의 빛공해가 적어 별을 관찰하기 딱 좋다. 얼마전부터는 연인에게 ‘별을 따주려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다.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부터다. 별빛 고운 밤하늘을 배경 삼아 다양한 빛의 퍼포먼스를 곁들이면 퍽 로맨틱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전망대도 생겼다. 멍에전망대와 일출전망대다. 각각 대기리 마을 남쪽과 북쪽의 높은 언덕에 조성됐다. 전망대로 몰리는 사람들을 피해 좀더 내밀한 공간을 찾으려는 젊은이들은 캄캄한 밤에도 안반데기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닌다. 너른 안반데기 곳곳에서 랜턴 빛이 명멸하는 건 그 때문이다.새벽에도 별은 뜬다. 다른 별들을 사라지게 만드는 별, 해다. 아침에 솟는 해를 맞기에는 정동진이 제격이다. 보통 연말연초에 사람이 몰리지만 평소에도 떠오르는 해를 보며 소망을 빌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TV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해진 소나무를 비롯해 8t에 달하는 모래가 꼬박 1년 동안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모래시계 등 볼거리도 많다. 정동진 남쪽에는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이 있다. 정동진 해안단구(천연기념물 437호)를 따라 조성한 2.86㎞ 길이의 탐방로다. 아쉽게도 현재는 보수 공사 중이고 5월 초 재개장할 예정이다.정동진에서 안인진까지는 국도를 버리고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 게 좋다. 해안 풍경이 무척 빼어나다.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들이 전시된 하슬라 아트월드, 조용한 절집 등명락가사, 해군 함정 등이 전시된 통일공원 등 몇몇 관광명소도 이 도로에 매달려 있다. 안인진 위는 커피거리로 유명한 안목항이다. 이 거대한 커피거리의 모태가 된 건 ‘커피 자판기’였다. 명주동 주민해설사협동조합의 함계정 이사장에 따르면 “현재의 엄마 세대에게 안목항은 연인과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데이트를 즐기던 곳”이었다. 당시 20여개가 늘어서 있던 자판기 중에 커플마다 즐겨 마시는 자판기가 따로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커피거리 북쪽 끄트머리에 3개가 남아 있다.●차순옥 할머니가 모정으로 쌓은 노추산 3000개 돌탑 이제 노추산 모정탑을 말할 차례다. 산비탈을 따라 3000개 돌탑이 빼곡한 곳이다. 모정탑을 처음 만난 건 지난 2010년이었다. 3000개 돌탑을 쌓는 할머니가 있다는 주민의 말을 듣고 노추산을 찾았다가 뜻밖의 진기한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연하다. 당시 할머니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그저 ‘탑돌이 할머니’라 부르라 했을 뿐이다. 할머니가 돌탑을 쌓기 시작한 건 꿈에 “키가 조그맣고, 하얀 도포에 갓 쓴 산신님이 나타나 ‘노추산에 돌탑 3000개를 쌓으라’고 지시”한 이후부터다. 자식을 먼저 보낸 참척의 고통에, 자신마저 이런저런 병마에 시달릴 때 꾼 꿈이었던 탓에 할머니는 몸을 사리지 않고 돌탑을 쌓았다. 한 달에 20일은 강릉 집을 나와 움막에서 기거하며 억척스레 공사를 이어 갔다. 기왕에 보낸 자식의 영면과 남은 자식들의 건강을 바라는 절박한 모정이 이 불가사의한 역사(役事)를 이어 가는 원동력이었지 싶다. 당시 할머니는 쌓은 탑의 정확한 개수를 알려주지 않았다. 꼭 3000개를 채운 뒤라야 말할 수 있는데 “앞으로 5년이면 끝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듬해 할머니는 영면에 들었다. 할머니의 이름은 ‘차순옥’. 꼬박 10년 만에 알게 된 이름이다. 내일이면 5월, 가정의 달이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모정탑길을 걷다 보면 도타운 정이 돌탑처럼 쌓일 듯하다. 노추산 주차장에서 할머니가 기거했던 움막까지는 1㎞가 조금 넘는다. 길도 그리 험하지 않아 산책하듯 다녀올 수 있다. 글 강릉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명주동 초입의 ‘원성식당’은 1971년부터 5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중국집이다. 70대 주인장이 여전히 웍을 잡고 있다. 잡채밥이 알려졌다. 건너편의 ‘용비집’은 장칼국수로 알려진 집. 하루 200여인분만 판다. 입암주공아파트 인근의 ‘콩새야’는 소고기 타다키, ‘강릉양갈비’는 양갈비를 먹음직스럽게 낸다. →파랑달이 ‘시나미, 명주 나들이’ 프로그램을 유료로 운영한다. 마을해설사와 함께 또는 태블릿을 들고 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본다. 시나미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을 뜻하는 시나브로의 강원도 사투리다. →수도권에서 곧바로 안반데기를 가려면 평창 쪽이 빠르다. 한데 길이 좁고 가파른 만큼 가급적 강릉 닭목령 쪽으로 오르길 권한다.
  • 켜켜이 쌓인 시간들, 레트로 감성 물들다

    켜켜이 쌓인 시간들, 레트로 감성 물들다

    그날은 하루종일 날씨가 흐렸다. 하늘은 우중충했고 햇빛 한 줌 들지 않아 낮에도 어두컴컴했다. 길은 어수선했다. 좁은 골목 안에 장이 섰기 때문이다. 검거나 잿빛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장터 사이를 마네킹처럼 오갔다. 스산한 갯바람, 굳은 표정의 사람들, 음울한 풍경들. 시골 소읍 장항을 돌아보기에 이보다 좋은 날씨가 또 있을까. 근대의 기억이 도시 곳곳에 DNA처럼 새겨진 장항은 스산한 겨울 날씨라야 더 잘 어울릴 듯했다.충남 장항은 서천군에 딸린 소읍이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본격 형성됐다. 도시 중흥을 이끌었던 장항제련소가 세워진 것도 이맘때다. 이후 장항은 광복과 장항제련소 폐쇄 등 두 번의 쇠퇴기와 두 번의 중흥기를 거쳤다. 지금은 도시재생을 통해 다시 한 번 비상을 꿈꾸는, 세 번째 중흥기가 진행 중이다. 그 역사의 나이테가 도시 곳곳에 새겨져 있다. 가장 먼저 찾을 곳은 도시탐험역이다. 오래전 폐쇄된 장항역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관광 명소로 새로 태어났다. 도시탐험역은 외관이 독특하다. 보는 각도와 빛의 양에 따라 건물색이 변한다. ‘카멜레온 필름’이란 별명을 가진 다이크로익 필름 덕이다. 필름을 떼서 창문이나 유리에 붙이기만 하면 단조로운 2층짜리 콘크리트 건물이 모더니즘풍의 멋진 건물로 변신한다. 도시탐험역은 소통의 공간인 ‘맞이홀’, 장항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장항이야기뮤지엄’,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시공간’, 여행자와 주민에게 휴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도시탐험카페’, 장항 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장항선셋’(도시탐험전망대) 등 5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자전거도 무료로 빌려준다. 기벌포 영화관 등 인근의 도시재생 공간들을 둘러보는 데 유용하다. 이용시간은 오전 11시~오후 8시다.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도시탐험역 앞에 맛집이 많다. 역 앞 음식점은 맛이 없다는 통념과 다르다. 그래서 거리 이름도 ‘맛나로’다. 요즘 계절 별미는 박대 요리다. 박대는 가자미처럼 바다 바닥에 사는 물고기로, 소의 혀처럼 타원형으로 생겼다. 말려서 찜이나 구이로 낸다. 아귀, 코다리 등을 전문적으로 내는 집도 있다. 역 주변에 다방도 많다. 다국적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한 집 건너 들어찬 대도시 풍경과 무척 다른 모습이다. 눈으로 센 것만 일곱 집이었으니 장항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훨씬 많은 다방이 영업 중일 것이다. 이 일대 다방을 먹여 살린 이들은 옛 장항제련소 노동자들과 뱃사람들이었다. 수십년 전, 이들의 아침식사 대용으로 만들었던 이른바 ‘모닝 세트’가 일부 다방에서 여태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커피값은 예전과 비슷하다. 삶은 계란, 죽 등을 내주는 모닝세트가 2000원, 달달한 커피가 1000원 정도다. 그래서야 장사가 될까, 손님이 오히려 걱정할 만큼 저렴하다. 이런 집들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들어가서 차 한잔 팔아 줄 일이다.장항 읍내에는 이른바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소품들이 가득하다. ‘인증샷’ 즐기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천국이겠다. 도시 내에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들이 조성된 건 ‘장항역 가는 길’, ‘골목정원 프로젝트’ 등 도시재생 사업 덕분이다. 이름은 달라도 이들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음울했던 도시 외관이 제법 상큼하게 바뀌었다. 다만 오래전 진행된 프로젝트인 탓인지, 이들 역시 시간의 나이테가 덕지덕지 묻어 있다. 눈을 돌리면 뭐가 현실이고 뭐가 작품인지 분간이 안 될 지경이다. 미곡 창고를 리모델링한 서천창작문화공간처럼 문을 닫아 걸고 또다시 긴 재생의 시간을 보내는 곳도 있다. 그야말로 이 구역 자체가 작품인 듯하다. 장항제련소의 음울한 풍경도 압권이다. 바닷가 거대한 갯바위 위로 공장 굴뚝이 오벨리스크처럼 솟았다. 인간의 한없는 욕망을 보여 주는 듯하다. 장항제련소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 세워졌다. 제련의 불꽃이 꺼진 지는 오래지만 아직 공장 내부가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고 있다. 주변 환경정화를 끝낸 뒤 환경테마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게 지방정부의 복안인데, 언제 실행에 옮겨질지는 미지수다. 바위산 뒤편의 포구에서 제련소 전체가 잘 보인다.장항제련소 너머에 장항송림이 있다. 얼추 20m에 달하는 키 큰 소나무들이 1㎞ 정도 이어져 있다. 솔숲 위로는 높이 15m의 스카이워크가 들어섰다. 소나무 우듬지 언저리를 따라 걷는 느낌이 제법 짜릿하다. 스카이워크 끝자락에 서면 금강하구와 서해, 장항제련소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보는 해넘이 풍경도 예쁘다. 도시탐험역의 ‘장항 선셋’에 견줄 만하다. 장항과 군산이 경계를 이루는 금강 하구는 철새들의 낙원이다. 서천조류생태전시관 주변에서 다양한 겨울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학생을 동반한 가족이라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나 국립생태원을 찾는 것도 좋겠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다양한 해양생물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4600여종에 달한다는 우리 바다생물의 표본을 모은 ‘생명의 탑’, 고래와 쥐가오리 등 거대 해양동물 전시물 등 볼거리가 많다. 장항송림 인근에 있다. 국립생태원은 나라 안팎의 동식물을 수집, 보존, 전시하는 공간이다. ‘작은 지구’로 불리는 에코리움을 비롯해 하다람놀이터, 습지생태원 등 다양한 전시·교육시설들이 들어차 있다. 글 장항(서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여행수첩 -맛나로(위) 일대에 맛집이 많다. ‘서해안식당’에서는 계절 별미 박대 요리(아래)를 맛볼 수 있다. 보통 2인분 이상 파는데, 혼밥족들도 맛은 볼 수 있다. 다만 제공량은 적다. 식당 주인에 따르면 조리 방식 때문에 2인분 이상 주문해야 제맛을 낸다고 한다. 바로 옆 ‘얼큰코다리’는 코다리 요리 전문집이다. 맵고 짭조름한 맛이 일품이다. 1인분도 판다. 건너편의 ‘할매온정집’은 아귀찜, 탕으로 이름났다. 가격은 다소 비싸도 재료가 신선하고 양도 푸짐하다. 1인분은 팔지 않는다. -왕자다방, 금희다방 등에서 모닝세트를 낸다. 모닝세트 체험(?) 여행을 즐기는 젊은이도 조금씩 늘고 있다. 요즘 젊은층을 중심으로 옛 다방에서 사진 찍기가 유행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소곡주는 애주가들 사이에서 ‘앉은뱅이 술’로 통하는 지역 명주다. 술을 만드는 집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 것이 독특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한산모시전수관 맞은편의 ‘한산소곡주’지만, 삼화양조장 등 외려 다른 집이 낫다는 이들도 있다. ‘한산소곡주 갤러리’에서 여러 소곡주를 시음해 보고 입맛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 [속보] 제주 실종 중국 동포 여성 숨진 채 발견

    제주의 한 해변에서 지난 8일 실종됐던 30대 중국동포 여성이 1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포구 인근에서 실종됐던 김모(36)씨는 이날 오후 1시쯤 제주시 한경면의 한 양식장 앞 갯바위에서 발견됐다. 제주해경은 인근 낚시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시신을 수습했다. 해경은 김씨의 시신이 옷이 모두 벗겨진 상태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타살을 의심할 만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8일 신도포구 인근에 남자 친구와 함께 캠핑을 왔다 다툰 뒤 홀로 나갔다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제주 서귀포 해안서 20대 여성 숨진 채 발견

    제주 서귀포 해안서 20대 여성 숨진 채 발견

    제주 서귀포시 해안가에서 2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숨진 채 발견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0분쯤 제주 서귀포시 하예동 예래펌프장 남쪽 해안가 갯바위에서 2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숨져 있는 것을 운동하던 주민이 발견, 해경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여성은 노란색 티셔츠와 검은색 치마, 흰색 신발을 착용하고 있었다. 해경은 여성의 신원과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파도 때문에 목 부러져…자녀들과 해수욕하던 美 남성 사망

    파도 때문에 목 부러져…자녀들과 해수욕하던 美 남성 사망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던 30대 가장이 거센 파도에 부딪혀 사망하는 이례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CNN과 폭스뉴스 등 미국언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오크아일랜드 해변에서 자녀들과 해수욕을 즐기던 리 딩글(37)이 파도에 떠밀리면서 모래사장에 머리를 박고 숨졌다고 보도했다. 6명의 아이를 둔 딩글은 이날 자녀 3명과 함께 해변을 찾았다.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던 중 거센 파도에 중심을 잃은 그는 모래사장에 머리를 박으면서 목이 부러져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딩글의 아내 섀넌 딩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들과 해변에서 놀던 남편이 목이 부러져 사망했다”면서 “함께 있던 아이들이 아버지를 구하려 애썼지만 결국 남편은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괴상한 사고로 남편을 잃었다”면서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특히나 딩글은 2명의 생물학적 자녀와 함께 3명의 우간다 형제와 뇌성마비를 앓는 대만 소녀 등 4명의 자녀를 입양해 기르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섀넌은 “18살 때 남편과 처음 만나 지금까지 반평생을 함께했다”면서 “남편 없이 혼자 6명의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하지만 해보는 데까지 해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파도 때문에 골절상을 입는 사고는 주변의 바위나 선박에 부딪혔을 때 주로 발생한다. 지난 20일에도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의 갯바위 근처에서 파도에 휩쓸린 40대 남성이 넘어지면서 바위에 부딪혀 무릎이 부러지고 전실에 찰과상을 입었다. 그러나 딩글의 사례처럼 파도 자체만으로 골절상을 입는 경우도 의외로 많아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3년 미국 델라웨어대학 연구팀이 3년간 델라웨어주에서 벌어진 사고를 분석한 결과, 파도 때문에 다쳐 치료를 받은 사람은 1100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부상은 목과 어깨, 빗장뼈 등 상반신 골절상이었으며 사망자도 3명에 달했다. 델라웨어대학 연구팀 폴 코완 교수는 “파도로 인한 골절상이 자주 발생한 곳은 60cm 이하의 얕은 바다부터 모래사장과 바다의 경계 지점으로, 파도가 지면과 닿아 부서지면서 피서객을 때려 모래사장으로 내동댕이치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목이나 척추 등에 골절상을 입을 경우 심하면 딩글과 같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파도의 위력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파도의 흐름을 살피면서 해수욕을 즐기라고 조언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제5호 태풍 ‘다나스’ 상륙…전국 66개 여객선 항로 운항 통제

    제5호 태풍 ‘다나스’ 상륙…전국 66개 여객선 항로 운항 통제

    강한 비와 바람을 동반하고 있는 제5호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전국 66개 여객선 항로 상당수가 통제되고 있다. 20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전국 98개 항로 170척 중 제주∼목포, 제주∼완도, 제주∼부산, 여수∼거문, 녹동∼거문 항로 등 전국 66개 항로 92척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또 한림∼비양, 우도∼성산, 조하리∼송도 항로 등 유선 138척과 도선 52척도 운항이 통제됐다. 해경은 원거리 출어선 130척을 입항 조치하고, 남해 외항에 닻을 내린 선박 중 닻이 끌려갈 우려가 있는 선박 41척을 안전해역으로 피항하도록 했다. 동해에서는 중국어선 56척 중 48척을 북방한계선(NLL) 이북으로 이동하도록 했고 나머지 8척에 대해서도 북상 상황을 지켜보며 안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유조선 등 위험 선박 225척에는 공기 구멍인 에어벤트를 봉쇄하고 유류 수급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해경은 항구·포구 정박 선박과 갯바위 등 위험구역 예방 순찰을 강화하며 태풍 소멸 때까지 비상 근무 체제와 긴급 구조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다.기상청에 따르면 다나스는 이날 오전 7시 현재 전남 목포 남남서쪽 약 130㎞ 해상에서 시속 17㎞로 북동진하고 있다. 크기는 ‘소형’을 유지하고 있다. 다나스는 오전 11시 전후로 전남 진도 부근 해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다나스는 남부 지방을 관통해 이날 밤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지만, 남부 지방에 상륙하면 급격히 약화해 내륙에서 소멸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기상청은 “밤사이 제주 남쪽 25도 이하의 저수온 해역 통과로 인한 열적 에너지 감소, 제주도와 한반도 접근에 따른 지면 마찰 등으로 내륙에 상륙하면 급격히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맹독 파란선문어, 부산 기장 앞바다에 출현…복어 수준 독성

    맹독 파란선문어, 부산 기장 앞바다에 출현…복어 수준 독성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부산 기장군 일광면 연안에서 아열대성 맹독 문어인 ‘파란선문어’가 발견돼 어업인과 관광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30일 밝혔다. 파란선문어는 주로 아열대해역에 서식하는 10㎝ 내외의 작은 크기로 귀여운 모양이지만, 침샘 등에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맨손으로 만지다 물리면 위험할 수 있다. 파란선문어의 독성 물질은 복어독으로 알려진 ‘테트로도톡신’이라는 강력한 독이다. 이번에 발견된 맹독성 파란선문어는 지역의 한 중학생이 지난 25일 기장군 일광 바닷가에서 채집해 수산과학원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수산과학원은 이번에 발견된 문어는 파란고리문어속에 속하는 ‘파란선문어’이며, 그 동안 제주도에서 출현했던 것과 동일한 종인 것으로 확인했다. 파란고리문어류는 제주도를 비롯해 하경남 거제시 및 울산시 등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2015년 6월에는 제주도 협제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관광객이 이 문어에 손가락이 물려 응급치료를 받기도 했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연안에서도 아열대성 생물의 출현이 증가하고 있다”며 “화려한 색상을 가진 문어류, 물고기류, 해파리류 등은 독성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급적 맨손으로 만지지 말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기고] 바다, 그 낭만의 이면엔…/채광철 목포해양경찰서장

    [기고] 바다, 그 낭만의 이면엔…/채광철 목포해양경찰서장

    수평선 너머 바다를 바라보면 일상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는 듯하다. 하지만 낭만의 이면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순식간에 거세지는 파도와 차가운 수온으로 사고 때 생존시간이 짧아져 사고로 이어지기 일쑤다. 지난해 3월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항에서 승객 158명을 싣고 목포항으로 가던 여객선에서 생각만 해도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흑산도를 막 벗어나던 중 암초에 걸려 승객 35명이 다쳤다. 선장의 운항 부주의로 많은 인명피해를 낳을 뻔했다. 운항 부주의란 양식장 등 바닷길의 위험요소를 수시로 파악해 안전하게 운항하는 필수행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목포해경 관내 유도선 및 여객선, 낚시어선의 이용객은 2016년 428만명, 2017년 431만명, 2018년 458만명으로 증가 추세다. 목포해경에서 집계한 3~7월 안개철 해양사고 유형은 좌초 4건, 충돌 5건, 추진기 고장 6건, 기관고장 17건이다. 특히 운항 부주의 60%, 정비불량 40%로 대부분 인적 과실이었다. 이처럼 안전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웬만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이 정도쯤 괜찮겠지”라고 방심하다 화를 당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출항하는 선장과 승무원에겐 운항 전 안전점검과 운항 중 안전사고 예방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사전에 선박 정비를 충실하게 해야 하고 안전장비 없이 무리한 항해나 조업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울러 순식간에 거친 파도로 인해 선박의 복원력에 걸림돌인 불법시설물과 무리한 과적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변화무쌍한 바다날씨에는 기상예보를 꼭 확인하고 어업정보 통신국과 실시간 정보교환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해변을 찾는다면 물이끼가 있는 미끄러운 곳을 피하고, 갯바위 주변은 너울성 파도로 위험하기 마련이어서 접근하지 않는 게 좋다. 지난해 해무 발생일수는 150일로, 67%인 100일이 농무기인 3~7월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와 겨우내 차가웠던 바다가 만나 짙은 안개를 발생시키고, 봄철 황사가 더해져 가시거리 확보가 어려워지는 농무기에는 각별히 주의하는 게 좋다. ‘거안사위’(居安思危·편하게 살고 있더라도, 위태로운 상황을 생각하라)라는 고사성어처럼 모두가 주의 깊게 살피고 준비한다면 낭만의 바다를 맘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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