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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가 넓혀서 갈 때 우린 줄여서 갑니다”

    “모두가 넓혀서 갈 때 우린 줄여서 갑니다”

    “다 넓혀 갈 때 우리는 줄여 갑니다.” 경기도 산하기관인 도자진흥재단이 사무실을 대폭 축소해 이전한다. 세계도자비엔날레를 주관하고 국내 도자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핵심기관으로 갈수록 그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현재의 사무실을 모두 주민과 방문객, 도예인들에게 내주고 조그만 임대사무실로 보금자리를 옮긴다. 성남과 용인 등 지방자치단체의 호화청사가 언론과 주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나온 역발상으로 공직사회에서는 공공개혁의 신호탄으로까지 불린다. ‘도민의 세금으로 만든 공간을 주민과 도예인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재단의 사무실 축소 이전 조치는 중순쯤 기존의 2280㎡ 크기의 사무실을 비엔날레 소장품 수장고 겸 미술관으로 개조공사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재단 측은 당초 5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그동안 필요성이 대두돼 왔던 비엔날레 소장품 수장고의 건립을 추진해 왔으나 예산낭비를 막고 사무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사무실을 비워 수장고를 만들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3층짜리 사무실 건물을 통째로 내주기로 한 재단은 마땅히 갈곳이 없어 고민 끝에 이천시로부터 설봉공원(도자엑스포단지) 입구에 자리잡은 도자전시관 건물 2층 462㎡(약 140평)를 임대받아 이사했다. 음식점과 카페로 사용되던 장소로 보증금 없이 월세로 계약했다. 기존 사무실 구조에서 복도를 절반으로 줄여 낭비를 줄였고, 회의실과 세미나실도 모두 없앴다. 문서를 보관하던 케비넷과 옷장도 모두 치웠고, 필요한 최소한의 사무실 집기 만을 엄선해 비치했다. 지나치게 살림을 줄인 탓에 지금은 사무실 한쪽에 마련해 놓은 3~4평 규모의 공간에서 4~5명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 공간을 ‘쪽방회의실’이라고 부른다. 공간을 줄이기 위해 직제도 개편했다. 당초 1부 1실 1관 규모였던 것을 2부 8팀으로 조정했다. 대표이사실은 더욱 작아졌다. 기존 집무실은 전용화장실을 포함해 30여평 규모였다. 사무실집기와 소파, 회의용 탁자가 있었으나 모두 치우고 무려 6분의1 수준인 5평으로 줄였다. 물의를 빚은 성남시 호화청사 내 시의원 개인사무실 면적 6.5평보다도 작다. 대표이사 화장실이 사라졌고 직원들과 건물내 공동화장실을 함께 사용한다. 대신 내어둔 사무실은 수장고형 전시실로 변신한다. 오로지 주민과 도예인 전용공간이다. 이 건물은 ‘토야지움’이란 이름으로 세계도자센터와 함께 설봉공원의 새로운 명물로 재탄생한다. 1층은 오픈형 갤러리 전시관과 휴게시설이다. 2층에는 오픈형 수장고 겸 창고형 미니 기획전시실과 토야 만권당을 활용한 북카페, 3층은 상업휴게공간과 컨벤션센터가 혼합된 장소로 일반에게 공개된다. 서효원 도자진흥재단 이사장은 “사무실 이전은 공공개혁의 신호탄으로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며 “사무실은 작지만 직제개편과 업무분담의 효율성을 높여 내실 있는 살림을 꾸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성동구청사 복합 문화·휴식 공간으로

    성동구청사 복합 문화·휴식 공간으로

    성동구청사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구청사를 성동의 주인인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이호조 구청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3일 성동구에 따르면 구청사 지하에는 무지개장난감세상·탁구장·체육단련장 등이, 1층에 갤러리·공연장, 3층에 무지개 도서관 등 주민을 위한 문화시설이 자리잡았다. 김순미(42·행당동)씨는 “구청사에 주민 운동이나 휴식 시설뿐 아니라 책이나 장난감을 무료로 대여해 주는 곳까지 등장했다.”면서 “수준급의 교양강좌와 컴퓨터 교육 등 다양한 문화생활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해 1월 민원행정 서비스개선의 하나로 은행창구식인 통합민원창구로 종합민원플라자를 조성했다. 민원창구 통합과 재배치, 인력보강, 민원실 환경개선 등 고객중심에 맞춰 개편했다. 1층 로비에는 성동구의 오늘과 내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성동 미니어처’와 사진을 찍어 메일로 보내고 UCC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체험기가 마련돼 있다. 점심시간에는 소공연을 즐길 수 있다. 옛 사진전, 작품전시, 아름다운 간판전시회, 건축전 등의 각종 전시회가 연중 열리는 ‘비전 갤러리’도 있다. 3층 대강당은 공공목적 주민행사와 체육공간 등으로 항상 열려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성동에듀피아는 저명한 경제·교육전문가, 연예인 등의 강의로 매회 600여명의 구민이 수강하여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강당과 마주보는 자리에 위치한 무지개 도서관에는 최신의 베스트셀러부터 고전양서, 어린이 동화 등 3만여권의 다양한 서적과 컴퓨터 등을 갖춰 주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무지개장난감세상은 연회비 1만원이면 장난감을 무료로 대여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공간이다. 삼삼오오 유모차를 이용하는 엄마들의 모습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현재 회원수가 2500명에 달할 정도로 주부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하에 있는 미소랑(구내식당 명칭)은 웰빙 식당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공급하는 등 주변의 직장인 및 주민들이 많이 찾는 음식 명소로 이미 소문나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테마 스토리 서울] (23) 통의동 보안여관

    [테마 스토리 서울] (23) 통의동 보안여관

    일제강점기인 1936년 서울 종로 통의동에 22살의 청년 서정주가 나타났다. 경복궁 근처 허름한 여관에 짐을 푼 서정주는 김동리, 오장환, 김달진 등 동년배의 시인들과 문학동인지 ‘시인부락’을 만들었다. 통의(通義·의가 통하다)라는 동네 이름 때문이었을까. 뜻을 같이한 이들의 작업을 오늘날의 학자들은 한국 현대문학의 본격적인 등장이라고 평가한다. 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젊음의 꿈과 희망, 현실에 대한 불만을 토론하던 곳. 1930년대 문을 연 통의동 2-1번지 보안여관은 처음 등장부터 일반 여관과는 달랐다. 청와대와 경복궁, 광화문, 영추문, 통인시장, 북악산, 인왕산으로 둘러싸인 통의동은 독특한 공간이다. 멀리 조선시대에는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가 태어나 수많은 얘기를 남겼고 시인 이상은 ‘오감도’에서 통의동을 ‘막다른 골목’이라고 표현했다. 지금은 이웃한 인사동, 삼청동에 이어 카페 골목과 갤러리가 넘쳐나는 ‘新 문화의 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골목 곳곳에 영화사가 자리잡고 있고 영화감독 허진호씨 등 문화예술인들이 삶을 향유하는 곳이기도 하다. 보안여관은 80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지켜온 통의동 역사 그 자체다. 보안여관의 이름이 왜 보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여관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메타로그 측도 “정확한 유래를 아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인접해 있어 ‘보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부터 보안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붉은색 벽돌이 가득한 적산가옥(광복 후 일본인들이 물러간 뒤 남겨놓고 간 집이나 건물)은 깨끗하게 정리된 주변 도로 및 화단과 대비되면서 낯선 풍경을 연출한다. 건물 외벽에 걸려 있는 ‘통의동 보안여관’이라는 흰색 바탕의 파란 글자를 보고 있으면 이곳만 세월이 멈춘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광복 이후 보안여관은 지방에서 올라온 젊은 시인과 작가, 예술인들이 자리를 잡기 전 장기투숙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신문사 신춘문예를 준비하거나 출판사에 원고를 들고 기웃거렸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청와대 직원들이 주고객이었고 경호원 가족의 면회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금도 보안여관을 ‘청와대 기숙사’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습은 그대로지만 더 이상 여관은 없다. 수많은 호텔과 모텔, 오피스텔의 등장으로 허름한 여관은 설 자리가 없어졌고 결국 2006년 문을 닫았다. 여관건물을 인수한 일맥문화재단과 메타로그는 예술가들이 숨쉬던 공간의 가치를 유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건물 외벽의 모양은 그대로이지만 내부는 실험적이고 반짝거리는 예술인들의 공간으로 제공된다. 2007년 ‘통의동 경수필전’을 시작으로 올해에는 벌써 3차례 사진전과 기획전이 열렸다. 오는 19일부터는 젊은 예술인들의 퍼포먼스 전시가 예정돼 있다. 메타로그 측은 이 공간을 내년 중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일맥문화재단 최성우 대표는 “옛 건물을 무작정 개발하거나 보존하는 것보다는 ‘창의적 복원’이라는 컨셉트를 도입하고 싶다.”면서 “불특정 다수가 머물렀다 떠나가는 여관이라는 공간에 담겨진 이야기를 문화예술 작가들과 만나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상률 前청장 학동마을 구입”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한 전 청장이 ‘학동마을’을 구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는 한 전 청장 측근인 국세청 직원 장모씨에게서 “한 전 청장의 심부름으로 그림을 사서 전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림 구입비용도 한 전 청장이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장씨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정하기 위해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한 전 청장 부부의 진술을 들어보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검찰은 한 전 청장에 대해 범죄인 인도청구를 포함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그동안 전군표 전 국세청장 부부를 소환 조사한 데 이어, 학동마을이 가인갤러리에 매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관련자 진술을 통해 확인했다. 그림로비 의혹은 한 전 청장이 국세청 차장이던 2007년 초 인사청탁 명목으로 전군표 전 청장에게 고가의 고 최욱경 화백 그림 학동마을을 건넸다고 전 전 청장의 부인 이모씨가 지난 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히면서 불거졌다. 한 전 청장은 그동안 이 그림에 대해 “본 적도 없다.”며 부인하다 청장 사임 직후인 지난 3월 부인과 함께 출국했다. 한편 구속 수감 중인 안 국장이 작성한 문건에서 한 전 청장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서울 강남의 한 유명호텔에 대한 세무조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미화 5만달러를 받았다는 내용도 나왔다. 김지훈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현장 행정]은평구 ‘문화예술 명품구’

    [현장 행정]은평구 ‘문화예술 명품구’

    한국의 문화 수도인 서울에서도 모든 시민이 동등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품격높은 공연이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 등 일부 공연장에서만 열리기 때문이다. 감성의 목마름을 호소하는 수요에 비해 공연장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대형 오케스트라의 관현악 공연이나 성악 공연, 브로드웨이를 수놓는 뮤지컬 레퍼토리는 언제나 초만원이다. 가격 또한 서민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은평구의 ‘EQ(감성지수) 도시만들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립 문화예술회관 이외에는 대형극장이나 큰 공연장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지만 구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문화기획이나 공연유치에 나서고 있다. 올해에만 벌써 ‘서울시립교향악단 초청공연’, ‘뮤지컬 갈라콘서트’, ‘프리마돈나 앙상블 초청공연’, ‘러시아 글링카무용단 초청공연’ 등 수준 높은 대형 행사를 15회나 치렀다. 구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6년. 문화예술을 진흥시키고 고품격 문화도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 아래 세워진 ‘문화예술 중장기 계획’은 내년까지 1차 5개년 계획 기간이다. 문화예술 중장기 계획은 SWOT분석(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을 찾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분석 기법)을 통해 만들어졌다. 수려한 자연 환경과 은평뉴타운, 지역주민의 높은 문화욕구가 강점으로 분류된 반면 낮은 재정자립도와 열악한 문화예술기반시설은 취약점으로 꼽혔다. 구는 남북연결도로망과 인천공항철도 시발점이 위치해 있다는 점을 기회로 활용해 서울 서북권의 문화 중심이 될 대형 복합문화센터 건립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다. 내년 말 이전이 예정된 북한산 기슭의 국립보건원 자리가 부지로 유력하다. 구는 이곳에 공연시설을 중심으로 컨벤션, 업무시설, 호텔, 카페, 백화점, 지하쇼핑몰, 갤러리, 문화체험관, 수영장, 아이스링크 등 5개 분야의 시설을 갖춰 ‘예술의 전당’ 못지않은 문화 거점을 만든다는 포부다. 또 이곳에는 지난 2006년 은평뉴타운지구 구획사업 때 발굴된 고려청자, 백자명기, 청동촛대 등 1600여점이 넘는 유물을 전시하는 ‘은평자연환경박물관’도 건립된다. 노재동 구청장은 “문화적 소양은 하루아침에 쌓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센터 건립 이전부터 꾸준한 공연유치에 나서고 있다.”면서 “현재 ‘저소득 및 시설 대상 문화예술 향유사업’, ‘찾아가는 문화예술단’ 등 사업을 전개 중”이라고 밝혔다. 매번 공연장을 가득 메우는 주민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퓨전국악콘서트’를 관람한 최연경(58·여·응암동)씨는 “공연을 보러 가려면 이동거리도 멀고 비용도 비싸 망설여졌는데, 집 근처에서 수준높은 공연을 볼 수 있어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달에도 구청이 기획한 명품공연이 이어진다. 5일에는 ‘서울그라티아 오케스트라연주회’, 11일에는 ‘은평구립합창단 정기연주회’, ‘12일에는 ’구민과 함께하는 합창여행‘, 27일에는 ’솔리스트앙상블 초청공연‘이 예정돼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女골프 日노련미 넘어라

    “역대 최강 일본을 넘어라.” 한국과 일본의 여자골퍼들이 4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 오키나와의 류큐골프장에서 열리는 쿄라쿠컵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서 격돌한다. 올해로 10회째. 역대 전적은 4승1무3패(1취소)로 한국이 박빙의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올해 균형을 허용할 공산이 크다. 일본의 전력은 올해 최강이라는 게 중평. 2년전 연장 승부 끝에 한국을 누른 일본은 또 한번 홈코스에서 승리를 따내기 위해 최고의 멤버로 팀을 꾸렸다. 올해 6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모로미자토 시노부(23)와 ‘신성’ 요코미네 사쿠라(24) 등 최고의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다. 특히 미국 무대에서 신지애와 상금왕 경쟁을 펼친 미야자토 아이(24)가 5년만에 대회에 출전해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 일본 최고의 아이콘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야자토는 대회가 열리는 오키나와 출신이어서 갤러리의 일방적인 응원도 예상된다. 또 고가 미호를 비롯해 후도 유리, 후쿠시마 아키코(36), 우에다 모모코(23)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대거 참가할 예정이어서 한국팀에는 다소 힘든 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항하는 13명의 한국대표팀은 신지애(미래에셋)와 김인경(하나금융·이상 21)을 비롯해 이른바 ‘세리키즈’가 주축을 이뤘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를 대표하는 베테랑들에 견줘 다소 힘이 달리는 것 아니냐는 게 중평. 올해 한국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3.08세로 지난해보다 0.46세 낮아졌고, 30세를 넘긴 선수는 이지희(30·진로재팬) 단 1명뿐이다. 이 대목이 한국대표팀의 약점이 드러나는 부분. 또 이들 가운데 5명이나 처음 출전하는 선수들이고, 더욱이 서희경(23·하이트)과 유소연(19·하이마트)은 지난해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공식 경기를 치르지는 못했다. 또 나머지 6명도 역대 한일대항전 성적이 썩 좋지 못한 편이다. 성적은 이지희가 역대 5승1무3패로 가장 좋았고, 전미정(27·진로재팬)이 3승1무3패로 그나마 괜찮은 편이었다. 신지애는 1승3패로 한일대항전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송보배(23) 역시 1승4패, 최나연(22·SK텔레콤)과 지은희(23·휠라코리아)가 각각 1패와 2패씩을 기록 중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안국장 소환조사… 그림로비 본격 수사

    안국장 소환조사… 그림로비 본격 수사

    국세청 그림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는 30일 미술품 강매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안원구(49) 국장을 소환조사했다. 특수1부는 안 국장의 부인 홍모씨가 운영하는 G갤러리의 미술품을 세무조사 무마대가로 기업들에게 강매한 의혹 등 안 국장의 개인비리를 수사하지만, 특수2부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로비 의혹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 중이다. 이 때문에 특수2부가 안 국장을 소환한 것은 검찰이 그림로비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안 국장에 대한 조사에서 관련 의혹의 핵심에 서있지만 미국에 머물면서 귀국을 거부하고 있는 한 전 청장을 국내로 불러들일 수 있는 단서 확보에 치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G갤러리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안 국장이 민주당 등에 제보한 녹취록과 직접 작성한 문건 등을 확보했다. 여기에는 한 전 청장이 2007년 정권교체 이후 청장직에 유임된 뒤 2009년 1월 물러날 때까지 세무조사를 무마하는 대가로 여러 기업체들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주장이 기업체 이름과 시기 등을 적시해 상세하게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과 녹취록 내용 가운데 일부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검찰은 미국에 있는 한 전 청장에 대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범죄인인도청구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검찰은 “범죄인인도청구를 하기 위해서는 구속영장 수준의 혐의 사실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체포영장 수준도 안 된다.”며 인도 청구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대신 국내의 한 전 청장 변호인을 통해 귀국을 종용했으나 벽에 부딪힌 상태였다. 한 전 청장이 귀국하게 되면 검찰은 안 국장이 제기하는 ▲2007년 7월 포스코건설 세무조사 당시 도곡동 땅 문건 발견 ▲2007년 12월 한 전 청장의 광범위한 인사로비 ▲2008년 8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불러온 태광실업에 대한 표적 세무조사 등에 대해서도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검찰은 안 국장 주장을 ‘설(說) 수준에 불과한 일방적인 주장’으로 치부해 왔다. 검찰은 안 국장에 대한 조사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청장의 그림로비 의혹에 대해서 안 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우리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물어봤다.”면서 “그 이상의 수사상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조태성 장형우기자 cho1904@seoul.co.kr
  • “그림은 미쳐야 해… 조급해하지 말고”

    “그림은 미쳐야 해… 조급해하지 말고”

    지팡이를 짚고 앉은 노()화가는 작품 하나하나의 의미와 주제를 설명했다. 그림은 5분 이상 보아야 한다고, 물어보면 자세히 알려주는데 그림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고 살짝 질타하면서 말이다. ‘가장 한국적인 현대화가’ 이만익(71)이 12월 3~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개인전 ‘휴머니즘 예찬’을 연다. 진한 윤곽선에 단순화된 인물과 토속적인 색채로 역사·설화·문학 등을 통해 ‘한국의 정한’을 표현했던 그는 최근 전 세계의 고전문학과 음악 등으로 주제를 넓혔다. 개인전을 앞두고 신사동 작업실에서 만난 작가는 “나한테 비엔날레 가자는 사람이 없더라고.”라며 농담처럼 주제의 폭을 넓힌 이유를 말했지만, 곧이어 “틀에 묶이지 않고 그리고 싶은 것은 자유롭게 그린다.”고 덧붙였다. 작가 이만익의 성장과정은 한국 미술의 역사이자 성장과 같다. 1938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8살인 서울 효제초등학교 2학년 때 미술반에서 수채화를 배웠다. 경기중 3학년 때인 1953년 제2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현 대한민국미술대전·이하 ‘국전’)에 입선했으나 중학생 신분이 논란이 됐고, 이후 국전 출품 자격이 ‘대학 3학년 이상’으로 수정됐다. 미군부대에서 구해 온 타이프 용지에 스케치를 하던 그는 서울대 미대에 진학했고 안국동 앙가주망 화실에서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로 일가를 이룬 박서보, 김창렬, 윤명로 등과 저녁마다 그림을 그렸다. 1959년부터 국전에서 3회 연속 특선을 한 이 작가는 35살 되던 해 아내를 처가에 ‘버린’ 채 10년간 미술교사 생활을 하며 모은 돈을 들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다. “렘브란트나 루오같은 서양 유명화가처럼 되고 싶은 생각에 파리에 가서 처음으로 서양 대가들의 그림을 봤는데 다 자기 세계와 개성이 있더군요. 독자성을 못 가지면 인정받지 못 하는데 서양화를 그리니 남의 냄새가 나서….” 원근법처럼 기존에 익혔던 서양 미술기법을 모조리 버리고 그림을 평면화해서 ‘manik’이란 사인이 없어도 이만익의 그림임을 알아볼 수 있는 화풍을 이루기까지 이 작가는 ‘죽을 고비’라 할 만큼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이 작가는 뮤지컬과 영화제의 포스터 작업, 1988년 서울올림픽 미술감독 등으로도 활동했다. 특히 뮤지컬 제작자 윤호진씨와의 친분으로 ‘명성황후’를 그려 뮤지컬 포스터로 썼는데, 미국 링컨센터에서 공연할 때는 이 포스터가 뉴욕의 지하철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그는 그림 ‘명성황후’에 대해 “수억 원을 줘도 안 판다고 기사가 나는 바람에 팔지도 못하고 가지고 있다. 뮤지컬 원작자인 이문열씨가 사겠다고 했으나(요즘 추세에 견줘 작은)90호짜리라 팔지 않았다.”며 껄껄 웃었다. 원래는 포스터를 팔고 남은 돈의 반만 받겠다는 조건으로 그렸다. 이 작가는 ‘명성황후’의 미국 공연이 끝난 뒤 제작자로부터 150만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혼자 그림을 그릴 때 음악을 들으면 기가 빠져나가는 듯해서 시를 외운다는 노작가는 “조금 더 나다운 멋진 그림을 몇 개 더 그려봤으면 한다.”고 앞으로의 소망을 밝혔다. 그리고 미술계 대선배로서 미술학도들에게 “미쳐야 한다. 자기를 만드는 데 조급해선 안 된다.”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미술·전시

    ●인지과학연구프로젝트 12월5일까지 서울 구로동 구로아트밸리 갤러리.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행동을 관찰, 분석하여 조사한 결과를 반영한 작가 추민해의 미디어 아트 작품이 전시된다. (02) 2029-1745. ●싸우전드 오너먼츠-1000개의 아이디어를 만나다 12월24일까지 서울 삼성동 넵스페이스. 순수 현대미술 작가와 젊은 도예가, 디자이너 등 21명의 작가들이 준비한 크리스마스 파티. (02) 445-0853. ●듀얼 스킨 프로젝트-최태훈 개인전 12월8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트싸이드. 제7회 김종영 미술상을 수상한 조각가 김지훈의 용접조각은 LED조명으로 내부에서 빛을 발한다. (02) 725-1020
  • [서울현대도예공모전] 大賞에 이혜진씨 ‘페이스’ 우수상 황지혜·김선민씨

    [서울현대도예공모전] 大賞에 이혜진씨 ‘페이스’ 우수상 황지혜·김선민씨

    28년 전통의 최고 권위 공모전인 ‘제28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 대상에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혜진씨의 ‘페이스(얼굴)’가 선정됐다. 대상 상금은 1000만원이다. SK텔레콤, 하나금융그룹, 한국도자기가 후원하는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은 한국 도예의 발전과 도예 인구의 확대를 위해 서울신문사가 주최하는 행사다. 대상 수상작인 ‘페이스’는 하나의 얼굴형상 안에 또 다른 해체된 얼굴이 보이는 구조다. 높이가 140㎝에 달해 웅장하고 압도적인 느낌을 주며 안팎의 얼굴을 각각 따로 제작하여 조립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무표정한 겉의 얼굴과 대조적으로 혼란과 불만으로 가득한 안의 얼굴은 도자기 특유의 견고한 재질감이 더해져 근엄함이 두드러진다. 안팎의 얼굴은 일상에서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무표정하지만 때로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자신을 방어하려 하나 내면에는 불안감이 가득한 현대인의 심리적 모순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상금 각 300만원의 우수상은 ‘몽환의 海林-그녀를 만나다’를 출품한 황지혜씨와 ‘모어 앤드 모어(more and more)’를 제작한 김선민씨에게 돌아갔다. 황지혜씨의 ‘몽환의 海林-그녀를 만나다’는 바다 생물의 이미지를 통해 재창조한 개인의 기억과 감정을 통해 추억과 동심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김선민씨의 ‘모어 앤드 모어’는 반구, 타원 등 도형의 변화를 통해 점점 더 사라지거나 생성되는 변화를 표현하고 있다. 상금 50만원의 특선작에는 조형 부문에 변수현씨 등 7명이, 세라믹 디자인 부문에 김아롱씨 등 3명이 선정되어 모두 10명에게 상이 돌아갔다. 올해 공모전에는 현대도예 부문에 107점, 세라믹 디자인 부문에 50점이 출품됐다. 심사위원으로 권오훈 단국대 도예학과 교수, 우관호 홍익대 도예유리과 교수, 김미경 이화여자대학 조형예술대학 교수, 곽태영 건국대 디자인조형대학 교수, 김종인 서울여대 공예학과 교수 등 5명이 참여했다. 수상작은 18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자이 갤러리’에서 전시되며 시상식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02) 338-0067.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갤러리 거래처 압박 고위층이 사퇴 압력”

    “갤러리 거래처 압박 고위층이 사퇴 압력”

    국세청 그림로비 의혹을 향한 검찰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24일 미술품 강매 혐의로 구속된 안원구 국세청 국장의 부인 홍모(49)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홍씨는 심야까지 조사를 받은 다음 밤 11시 넘어 귀가했다. 검찰은 홍씨를 상대로 안 국장이 세무조사 대상 기업들에 압력을 넣어 가인갤러리의 미술품을 사도록 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강도높은 보강조사를 벌였다. 검찰이 추궁한 미술품 강매의 대상 기업에는 대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홍씨에게서 2007년 3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부인이 전군표 전 국세청장 부인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건넸다는 ‘학동마을’ 그림로비 의혹과 관련, 그림 입수 경위에 대해 진술을 받았다. 고 최욱경 화백의 학동마을은 전 전 청장의 부인이 작년 10월 홍씨가 운영하는 가인갤러리에 매물로 내놨으며, 검찰이 시가를 감정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는 이날 검찰 출두 직전 본지 기자와 만나 “G갤러리 거래처들에게 ‘그림 강매에 대해 진술하라.’고 국세청 등이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고 관련 녹취록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올 초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로비 의혹이 제기되자 ‘청와대의 뜻’을 내건 국세청의 사퇴압력이 안 국장에게 지속적으로 가해졌고 여기에 대한 녹취록도 있다며 일부를 공개했다. 이와 관련, 안 국장 변호인은 “관련 녹취록은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만한 것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재판에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는 한 전 청장에 대한 의혹 규명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경북대를 졸업한 안 국장은 대구·경북(TK) 인맥으로 꼽힌다. 김 대중 정부 때 김중권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한 TK라인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6년간 근무했다. 홍씨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안 국장이 한 전 청장에게 도움을 줄 사람을 소개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학동마을 그림로비 의혹 발설자로 안 국장이 지목된 것도 안 국장이 한 전 청장의 각종 로비 내역을 대략 파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홍씨는 안 국장이 구속되자 ‘한 전 청장이 정권교체 직후인 2007년 12월 정권실세에게 줄 10억원 가운데 3억원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거나 ‘2008년 2월 한 전 청장이 청장 자리 유지를 위해 유력 여권인사에 대한 로비를 부탁했다.’는 등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안 국장 측은 이렇게 자리를 유지한 한 전 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의 단초가 됐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충성심을 인정받게 되자 자신의 치부를 잘 아는 안 국장을 제거했다는 것. 한편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고위층이 미술품 강매혐의로 구속된 안 국장에 대해 사퇴를 종용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안 국장 문제는 국세청 내부 문제이며 청와대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성수 김지훈 장형우기자 cho1904@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청화 대종사 기리는 불교사상 학술강연·전시회

    사단법인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와 전남 장성 백양사는 26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청화(淸華·1923~2003) 대종사를 기리는 ‘불교사상 학술강연·전시회’를 개최한다. 학술강연에는 박성배 스토니브룩 미국 뉴욕주립대 종교학과(불교학) 교수가 나서 스님의 염불선 수행, 원통불법 사상 등에 대해 되짚어 본다. 스님의 유묵 작품 등을 내거는 전시회는 기념관 1층 나무갤러리(26~12월 2일)와 광주 대동갤러리(12월11~16일)에서 열린다. (062)381-0070.
  • 옛 대우빌딩 세계최대 미디어아트 건물로

    옛 대우빌딩 세계최대 미디어아트 건물로

    오후 6시 사방은 깜깜한데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건물(옛 대우빌딩)은 환하게 빛난다. 굵고 검은 선으로 단순화된 현대인들이 건물 외벽의 전면 위를 걸어다니고, 르네 마그리트의 ‘우산을 쓴 사람’이 줄줄이 외벽을 타고 내린다. 서울역에서 빠져나온 시민들은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 카메라를 꺼내 도시의 장관을 담는다. ●줄리언 오피·양만기 비디오작품 등 상영 서울스퀘어의 모든 공공미술을 시공한 가나아트갤러리 측은 23일 “작품을 선보인 지 약 일주일 됐는데 1시간에 10분씩 상영하는 시간을 더 늘려달라고 요청하는 등 시민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소개했다. 한국 근대화의 상징인 대우빌딩이 세계 최대의 미디어아트 건물로 새롭게 태어났다. 지난 18일부터 서울스퀘어 건물의 4층부터 23층까지의 외벽은 가로 99m에 세로 78m의 미디어 캔버스가 됐다.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6만개를 촘촘히 박아 1년10개월 동안 30억원을 들여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겨울에는 오후 6시부터 11시10분까지 정시마다 10분씩 LED로 줄리언 오피와 양만기의 비디오 작품이 서울스퀘어 외벽에서 상영된다.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줄리언 오피는 영국 록 밴드 블러의 앨범 ‘더 베스트 오브’의 표지 작업으로 친숙하다. 한국에서는 그의 굵고 검은 선으로 움직임이 강조된 인물이 등장하는 신용카드사 TV 광고로도 소개됐다. 앤디 워홀 이후의 팝 아티스트로 칭송받고 있지만 줄리언 오피는 자신의 작품을 ‘사실주의’라고 말한다. 인터넷 홈페이지(www.julianopie.com)를 통해 아기 턱받이 등의 예술 상품을 팔 정도로 대중적인 작가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인 양만기는 남산을 중심으로 시간과 계절별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서울의 모습에 르네 마그리트의 대표적인 이미지인 중절모에 우산을 쓴 사람이 중첩된 환상적인 화면을 선보인다. 기네스북에도 오를 예정인 서울스퀘어의 미디어 캔버스는 건물 외벽을 대형 스크린처럼 꾸미는 서울시의 미디어 파사드 심의를 통과한 1호 작품이다. 서울시는 브뤼셀의 덱시아타워나 도쿄의 샤넬타워처럼 서울스퀘어가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지만 빛 공해나 광고화를 우려해 두 달이 넘도록 신중하게 심의했다. 결과적으로 서울스퀘어의 미디어 캔버스는 반사체 표면의 밝기인 휘도가 적당해 야간 운전자의 시야에 빛 번짐 현상 등을 일으키지 않는다. 한 달 전기료는 아파트 두 채에서 쓰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한다. 현재 서울스퀘어의 소유주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다. 기차를 타고 상경한 지방 출신들에게 1970년부터 위압적인 서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던 서울스퀘어는 대우그룹 ‘세계 경영’의 상징이기도 했다. 건물의 리모델링은 끝났으며 입주사들을 위해 내부를 정비 중이다. ●시민들 “상영시간 늘려달라” 뜨거운 반응 건물 5층에서 힐튼호텔로 이어졌던 구름다리와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 고(故) 김수근씨가 일부 설계한 외벽은 선컨 가든 형태로 여전히 남아 있다. 선컨 가든 입구에는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대담한 색상의 자전거를 타는 사람, 나무 등이 설치됐고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과 론 아라드, 지니서, 박선기, 김은주의 작품이 서울스퀘어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서울스퀘어에 설치된 미술 작품들의 총 가격대는 60억원 수준이다. 줄리언 오피의 작품을 시작으로 2010년부터 서울스퀘어에 미디어센터가 설치되어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해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서울스퀘어에서 상영되는 줄리언 오피의 작품 속에서는 익명의 군중이 강처럼 걸어간다. 오피는 “인간에게 움직임은 매우 중요하다. 살아 있는 동안 인간은 항상 움직이고 움직임으로 인해 살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국세청 安국장 “연봉 3억 병마개회사 사장제의 받았다”

    검찰이 미국에 체류 중인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출석을 통보하고, 전군표(구속수감) 전 국세청장 부부를 소환조사하는 등 ‘그림로비’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정권 실세에게 건넬 3억원 상납 요구’ 주장이 나오면서 구속된 안원구 국세청 국장의 입이 어디까지 열릴지 주목된다. 구속 전 안 국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초 그림로비 문제가 불거지자 연봉 3억원의 병마개 회사 사장 자리를 제의받았다.”고도 했다. 자신의 구속에 대한 강한 반발인 셈이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안 국장은 부인 홍모씨가 운영하는 G갤러리에서 그림을 사라고 기업을 압박한 것으로 되어 있다. 안 국장은 청와대 파견근무 중이던 2004년 심층 세무조사를 받게 된 S사에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5억 4300만원 상당의 미술품을 G갤러리에서 사도록 했다. 또 국세청 총무과장 재직 시절이던 2005년 B건설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도 세무조사 무마대가로 여러 차례에 걸쳐 4억 8000만원의 미술품을 G갤러리에서 사도록 했다. B건설사는 G갤러리에서 컨설팅을 받은 것처럼 위장해 1000만원도 줬다. 이런 방식으로 2006년에도 I토건, M화재, C건설에 G갤러리 그림을 팔았다. 이렇게 해서 G갤러리가 벌어들인 돈은 14억여원에 이른다. 안 국장 측은 이런 검찰 수사내용을 표적수사로 여기고 있다. 부인 홍씨에 대해 검찰이 배임수재의 공범으로 처벌하는 문제를 검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보통 부부가 공범일 경우 한 명은 입건하지 않거나 불구속하는 것이 관행인데도 홍씨 처벌을 운운하는 것은 입막음을 위한 압박용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안 국장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예상치 못한 발언을 내놓을 수 있다. 가령 2007년 정권교체 직후 한상률 국세청 차장이 핵심요직인 국세청장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또 한 전 청장이 골프회동 등을 통해 새 정권 사람에 선을 대려 했던 경위, 연장선상에서 전·현 정권에 관계된 박연차·천신일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등에 대해 안 국장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자신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한 전 청장에 대한 수사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면 정권이나 검찰에서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얘기다. 검찰은 안 국장과 홍씨 주장을 ‘검증되지 않은 일회성 폭로’로 깎아내리고 있다. 한 전 청장과 전 전 청장에게 이어지는 그림로비 의혹에 대해 관련자들이 부인하는데다 핵심인물인 한 전 청장이 미국에 있어 수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검찰은 한 전 청장에 대한 범죄인인도요청 문제에 대해서도 “요청을 하려면 혐의를 특정해야 하는데 지금 그런 단계라 말하기 어렵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조태성 장형우기자 cho1904@seoul.co.kr
  • 미술愛 빠진 청담동

    미술愛 빠진 청담동

    백화점 명품관과 그 인근에 있는 서울 청담동 화랑들의 고객이 일치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어느 화랑주는 10%도 안 된다고 말하고, 어떤 화랑 주인은 화랑 고객의 대다수가 명품관에 들렀다 온다고 말한다. 백화점 고객보다 화랑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가 적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 화랑 주인들의 말은 일단 모두 맞는 셈이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청담미술제가 26일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앞 무대에서 재즈 공연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다음달 5일까지 10일 동안 계속된다. 청담동의 화랑 23곳이 참여해 400여 작품을 전시한다. 서울 인사동과 함께 국내 미술계의 양대 핵을 형성하고 있는 청담동 화랑의 특징은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외국계 화랑이 많다는 것이다. 인사동의 화랑 15곳이 참여한 인사미술제는 24일 막을 내린다. ‘한국의 팝아트’를 주제로 했다. 청담미술제 기간 동안 PKM트리니티갤러리는 덴마크의 설치미술가 울라퍼 엘리아슨의 작품을 전시한다. 메자닌갤러리는 유리를 소재로 조각과 설치작품을 만드는 데일 치훌리의 작품세계를 조망한다. 박여숙 화랑은 사진전 ‘마이크로매크로’ 전을 열어 권부문, 김중만, 구성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와 빌 베클리, 나탈리아 에덴몬트, 아라키 노부요시 등 해외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더컬럼스갤러리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사이’를 주제로 브라이언 매키, 디오니시오 곤살레스, 리나 킴 등 해외 작가 7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브라질 태생으로 한국인 부모를 둔 리나 킴은 베를린과 뉴욕에서 활동 중이며 2002년 광주 비엔날레에도 참가했다. 최근 유럽에서 사진계의 유망주로 기대를 받고 있는 한국계 작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달항아리, 그리스 조각상…이걸 다 비누로 만들었다고?

    달항아리, 그리스 조각상…이걸 다 비누로 만들었다고?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런던으로 유학 가기 전 동양여자는 그리스에 2주간 머물렀다. 햇빛과 소음 속에서 기운생동하던 그리스의 조각상들이 대영박물관에서는 박제품처럼 보였다. 미대에 입학하고자 모범생이었던 그가 손가락이 터져라 그리고 만들던 석고상의 원본들이었다. 영국인들의 영어 발음을 따라하며 유학 생활에 적응하려 애쓰던 그는 파르테논 신전에서 떨어져 나와 낯설게 보이는 그리스 조각들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고, 매끈한 대리석 조각상들이 비누처럼 느껴졌다. 비누로 그리스의 조각상과 한국과 중국의 도자기를 만든 신미경(42)의 개인전 ‘트랜스레이션’이 다음달 19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본관에서 열린다. 신미경의 영국 유학 생활은 2004년과 2007년 대영박물관 전시에 초대작가로 선정되면서 인정받게 된다. 특히 2007년에는 대영박물관 한국관의 대표적인 유물인 조선백자 달항아리를 대신해 비누로 된 달항아리를 전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서양의 대리석 조각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비누가 닳듯이 눈동자가 문드러지고 팔이 떨어져 나간다. 신미경은 비누로 만든 불상을 화랑의 화장실에 설치해 관객들이 비누 조각의 유물화에 동참해 유일무이한 미술작품을 만드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비누를 굳혀서 깎아가며 수개월에 걸쳐 그리스 조각상들을 모각했던 신미경은 현재는 주물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어낸다. 지난 2년간 10t의 비누를 주문해서 비누회사의 특급 우량고객(VIP)이기도 하다. 원래 그리스의 조각상들은 눈동자에 색깔이 있고 속눈썹까지 달려 있을 정도로 섬세했지만 오랜 세월 때문에 남아 있지 않다. 대학 시절 화강암으로 작업했던 신미경은 비누로 조각상들을 재현하면서 속눈썹까지 일일이 달아주었다. 도자기는 상감으로 표현된 잎사귀와 줄기 등 세밀한 부분을 손으로 채색했다. 도자기의 유약이 주는 느낌은 투명비누를 입히고 방수처리를 해서 살려냈다. 비누로 ‘원본의 유령’을 만드는 신미경의 작품들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의 정체성에 대한 설명이다. (02) 735-8449.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강 플로팅 아일랜드 G20 회의장소로 하자”

    “한강 플로팅 아일랜드 G20 회의장소로 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내년 11월로 예정된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 장소와 관련, “내년 봄 준공되는 한강 플로팅 아일랜드(인공섬·조감도)가 의전과 경호 문제만 해결된다면 그 위치가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 개소식에 참석해 “코엑스를 비롯해 대형 국제회의를 치르기 위한 시설이 한정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시는 개최준비반을 가동, 종합적인 계획 아래 세밀한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플로팅 아일랜드는 서울시와 ‘소울플로라(Soul Flora) 컨소시엄’이 총 662억원을 투입해 한강 반포대교 남단 수상에 짓고 있는 3개의 인공섬과 수상 정원을 총칭하는 것으로 다목적홀과 옥상정원, 카페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내년 4월 중순 개장될 예정인 제1섬(4700㎡)은 컨벤션홀과 레스토랑, 바비큐 가든, 달빛산책로 등 근린생활시설을 갖춰 국제콘퍼런스나 전시회 개최가 가능하다. 제2섬(3200㎡)은 다목적홀과 음식점 등이 들어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갖추며, 제3섬(1200㎡)에는 요트와 같은 수상 레저시설과 숲, 옥상정원 등이 조성된다. 플로팅 아일랜드에는 이밖에 5개의 이동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으로 구성된 미디어아트 갤러리(MAG)도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물을 이용한 특화된 콘텐츠가 담긴 이곳에서 G20 정상회담을 개최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강렬한 인상을 심겠다는 복안이다. 서울시는 “플로팅 아일랜드가 G20 정상회의 장소로 결정되면 한강을 통해 세계인에게 대한민국과 서울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세밀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사공일 준비위원장은 “이곳이 우리 외교사뿐 아니라 세계경제사적 측면에서도 이정표를 만들어낼 역사적인 장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G20 준비위는 의제개발과 현안 연구 등을 담당하는 기획조정단과 행사·홍보 업무를 진행할 행사 기획단, 홍보기획단 등 3개 실무그룹을 두고 G20 장관급회담, 최고경영자 포럼 등 10여회 이상의 국제회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박건형 정서린기자 kitsch@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미술·전시

    ●홀드 더 라인-전민수 개인전 12월1일까지 가나아트스페이스. 사진을 매체로 독창적인 표현법을 선보여 온 전민수가 엘 와이어(EL wire)란 신소재로 진보한 포토드로잉을 보여 준다. (02) 953-8401. ●색 놀이 쓸기-노정란 개인전 12월4일까지 표 갤러리. 20년간 추상작업에 몰두해 온 작가가 청소용 빗자루를 붓 삼아 깊이를 담은 풍부한 색감을 표현한 최근작 20점을 선보인다. (02) 543-7337. ●홍수연전 2월21일까지 신세계 백화점 본관 아트월갤러리. 알록달록 화려하면서도 무게감 있고 섬세한 추상 회화가 백화점 공간과 어우러져 성탄절을 기대하는 듯 경쾌함을 준다. (02) 310-1921. ●스미스소니언-백남준 연구기금 조성 전시회 27일~12월2일 플래툰 쿤스트할레. 미국 스미스소니언 미술관 내에 백남준을 위한 아트센터 등을 설립하고자 ‘TV 리페어 맨’ 등 미공개작을 전시한다. (02)3447-1191.
  • [환경플러스]

    ●녹색생활실천 결의대회 경기도는 23일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G코리아 녹색생활실천 결의대회’를 연다. 행사에는 도내 31개 시군 여성·환경단체 회원 등 2000여명이 참가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녹색생활실천 결의문’을 채택한다. 15개 조항의 결의문에는 친환경상품 구매, 장바구니 사용, 대중교통 이용, 분리수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 대책이 담긴다. 또 윤호섭 국민대 교수의 ‘지구를 살리는 여성, 여성이 살리는 녹색성장’ 등 다양한 주제의 특강과 자전거 동력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퍼포먼스 등이 열린다. 녹색성장 체험부스, 녹색생활실천 전시회, 녹색실천 우수사례 발표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환경규제 패널 회의 개최 환경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산업계가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한 환경규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제1회 환경규제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패널회의’를 지난 20일 과천 종합청사에서 개최했다. 패널회의는 이만의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규제개혁 총괄부서인 국무총리실 및 지자체 등 정부 관계자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5개 경제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으며 수도권 규제에 대해 논의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환경규제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대화로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사진 공모전 신한은행은 서울 광화문 신한갤러리에서 ‘제16회 전국 환경 사진 공모전’에 대한 시상식을 지난 20일 가졌다. 1994년에 시작해 올해로 16회를 맞는 이번 사진 공모전은 국내 최대 규모의 환경 사진 공모전이다. 금상에는 광주에 거주하는 정철원씨의 작품 ‘행복을 주는 갯벌’이 선정돼 환경부 장관 상패와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신한은행은 수상작품 113점을 오는 30일까지 광화문지점 4층에 있는 신한갤러리에 전시하며 방문객에게 올해 수상작들이 수록된 작품집을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 춤추며 그림을… ‘드로잉 퍼포먼스’ 화가 송승호

    춤추며 그림을… ‘드로잉 퍼포먼스’ 화가 송승호

    “구불구불한 소나무, 온갖 풍파에도 쓰러지지 않는 우리네 인생과 닮지 않았습니까?” 허리까지 내려오는 길고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현란한 몸짓으로 소나무를 그리는 화가가 있다. 바로 ‘드로잉 퍼포먼스’로 알려진 송승호 작가다. 송 작가는 지난 3월 타악솔리스트 최소리씨와 함께 쿠웨이트 국왕 초청으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기념행사에 참가했다. 그는 여기서 둔탁하고 리드미컬한 타악 연주에 맞춰 춤을 추며 국왕의 초상화를 그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드로잉 퍼포먼스라 부르는 그의 ‘화법’(畵法)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다. 그의 현란한 몸짓과 금방이라도 향긋한 솔 냄새를 풍길 것 같은 소나무 그림을 직접 보려고 화실을 찾았다. ◆그의 퍼포먼스는 거칠고 강한 작가의 첫 인상과 닮았다 송 작가가 쿠웨이트에서 선보인 퍼포먼스는 국왕을 상대로 한 것인 만큼 거대하고 화려했다. 음악에 맞춰 온 몸을 흔들며 선을 완성해가는 그의 퍼포먼스는 긴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 때문에 어디서나 눈길을 사로잡는 그의 인상과 매우 닮아 있었다. 마치 붓과 한 몸이 된 듯 한 느낌의 퍼포먼스를 본 뒤, 그에게 작품에서 퍼포먼스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다소 강한 인상과는 반대로 ‘쿨’하게도 “아무 의미 없어요. 그저 저는 다양한 방법으로 드로잉을 시도하고 싶을 뿐 이예요.”라고 답했다. 그는 “굳이 부여하고 싶은 의미가 있다면, 음률에 몸을 맡기고 자연스럽게 어깨춤을 추고 흥을 느끼며 선을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줬을 때, 처음 그림을 접하는 사람들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길 바란다는 겁니다.”라고 말하며, 첫인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가 그린 소나무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그의 화실에 들어서면 벽면 한 가득 매달린 소나무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크기의 화선지를 물들인 것도 대부분 소나무다. 드로잉 퍼포먼스의 시작은 인물화였지만, 지금은 소나무를 더 많이 그린다. 그가 그토록 소나무에 빠진 까닭은 “내 인생과 매우 비슷해서”이다. “소나무는 다른 나무와 달리 척박하고 험한 곳에서 자생해요. 토양이 좋은 곳에서는 위로 잘 뻗지만, 낙후된 곳에서는 구불부불하게 자라죠. 어렵게 자란 소나무가 사람들 눈에는 멋져 보이지만 안에서는 매우 힘들었을 거예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고된 일을 많이 겪은 우리 모습 같죠.”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화선지 속 소나무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의 몸짓에서 뿜어져 나온 구불거리는 소나무는 현대인의 자화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의 그림은 치열한 현실에서 다친 마음을 위로한다 그가 그린 소나무는 상처가 많아 보인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소나무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소나무는 뼈가 뒤틀린 듯한 느낌을 준다. 그밖에 높은 하늘에 기댄 소나무들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외롭다.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현실에 치여 아픈 것이 나 혼자만이 아니구나, 나만큼 아픈 것이 여기 또 있구나.’하고 느끼면 위로가 될 것 같거든요.”그가 직접 밝힌 관전 포인트다. 송 작가는 현재 소나무와 드로잉 퍼포먼스에 빠져 있지만, 국한된 분야의 전문작가로 불리는 것은 싫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건 서슴없이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어디로 튈지 몰라요. 앞으로 더 다양한 드로잉법에 도전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그의 소나무 그림을 모은 전시회는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 까지 인사동의 갤러리 이즈에서 열린다. 직접 갤러리를 찾아 그림이 주는 위로를 받아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더불어 운이 좋다면 그의 드로잉 퍼포먼스를 직접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글·사진=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상인 VJ bowwow@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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