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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함 묻어나는 나무에 그린 그림

    따뜻함 묻어나는 나무에 그린 그림

    다음 달 15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열리는 김덕용(50) 작가의 개인전 ‘시간을 담다’에는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대거 나와 있다. 서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 작가는 화선지 대신 특이하게 나무를 택했다. “동양화에는 너무 법(法)이 많아서….”라는 게 이유다. 동양적 감성은 유지하되 갑갑한 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나무를 선택했다. 회화적 작업에 들어가기 이전 선사시대 암각화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러다 보니 기본은 역시 오래 묵은 나무. 세월이 담긴 나무를 찾기 위해 옛 집이 헐렸다 하면 얼른 달려가 이런저런 나무들을 주워 온다. 고가구 느낌이 나는 나무를 제일 우선시한다. 때문에 대작들보다 소품들에서 더 묵은 맛이 우러나온다. 여기다 약간의 변형도 가한다. 옻칠을 하거나, 단청기법을 응용하거나, 한지를 눌러 붙이는 등 다양한 기법으로 기본바탕을 마련한 뒤 여기에다 그림을 올린다. 조각칼로 일정 정도 어루만지기도 한다. 시간을 담고 있는 결의 느낌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다. 희미한 옛 기억의 그림자를 더듬는 것은 언제나 따습다. 다루는 소재도 따뜻한 봄날 한적한 산길에 흐드러지게 핀 매화, 창가에서 밖을 내다보는 소년 같은 것들이다. 스스로도 “계속 작업하다 마침내 따뜻한 느낌이 나올 때 그만둔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림은 사실적이라기보다 약간은 몽환적이다. 작가는 “동양화로 치자면 나는 사실적인 진경이라기보다 사의(寫意)적 전통 위에 서 있는 문인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그의 작품은 제법 인기가 있다. 나무를 소재로 쓰는 작가가 드문데다, 누구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국제아트페어나 미술품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팔리는 블루칩으로 꼽힌다. “컨템포러리 아트에 비하자면 특별한 이야깃거리도 없는 구닥다리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러나 저는 진짜 아름다움은 그렇지 않다고 봐요.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있다기보다 별말 없이 그윽한 시선으로 작품과 교감하고 포근한 느낌을 가져 보는 것, 그걸 느껴 보셨으면 해요.” (02)519-08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추상화? 그리는 사람도 몰라…그 긴장감이 매력

    추상화? 그리는 사람도 몰라…그 긴장감이 매력

    “그림 전개 방식만 봐서는 남자 화가 같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거기다 이름도 ‘병옥’이잖아요. 작품하고 이름만 본 사람은 남자 작가라고 지레 짐작하지요.” 다음 달 15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추상작품들을 선보이는 민병옥(70)작가는 싱긋 웃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오밀조밀하게 꾸몄다기보다 일필휘지라는 단어가 생각날 정도로 거침없이 뻗어 나가는 선들 때문에 생동감이 넘친다. “대학 때 서예도 제법 배웠다.”고 한다. 휙휙 그려 나갈 것 같은데 작업엔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밑바탕 색을 깔고 흰색 물감을 들이부어 전체 바닥을 완성해 둔다. 밑바탕 색이 군데군데 드러나는 것을 방치하기도 한다. 그 위에 덧칠을 하는데, 집 같은 사각형 모양새와 똬리를 틀고 있는 뱀 같은 선들과 거대한 원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어떤 것은 배경에 파묻힌 듯, 어떤 것은 배경 위에 살짝 얹혀 있는 듯 절묘한 모양새들이다. 색, 공간 등에 있어서 이들 요소들 사이에 절묘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작업의 포인트. “무엇이 가장 잘 어울릴까 골똘히 생각하면서 작업하는 바람에 시간이 제법 걸려요. 한 가지 요소를 더 첨가할까 말까, 첨가한다면 어느 공간에 어느 정도 비중으로 그려 넣어야 할까 깊이 느끼면서 그리는 것이지요. 보시는 분들도 그런 관점에서 봐주셨으면 해요.” 입체적 요소도 있다. 사각 평면이라는 캔버스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테두리 부분을 미처 마감하지 않은 채 뜯겨지거나 잘린 채 열어 놓기도 하고, 색을 꼼꼼히 다 바르지도 않거나 넘치도록 칠해 놓기도 한다. 때론 캔버스 위에 캔버스를 뭉쳐서 붙여 두기도 하고, 캔버스를 거친 바느질로 이어 붙여서 또 다른 공간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초기작에 비해 후기작으로 가면 더욱 선 자체에 집중하는 작품들이 불어난다. 추상의 영향력이 잦아들어서이기도 하겠지만 ‘민병옥’이라는 이름이 귀에 익지 않다. 얘기를 나눠 보면 한국어보다 영어가 먼저 튀어나올 정도로 미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작가다. 서울대 미대 59학번 수석 졸업생으로, 1963년 곧장 미국의 명문 미술학교 프랫 인스티튜트에 입학한 첫 한국인 유학생이다. 얼른 학위만 따고 와서 모교 교수를 할 예정이었는데 추상화에 푹 빠져 미국에 눌러앉아 전업작가로 살았다. 이번 전시는 14년 만에 갖는 국내 전시다. 추상화 하면 보통 ‘어렵다’는 말이 따라다닌다. 대답이 재밌다. “추상화를 보면서 어떤 의미를 찾으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그리는 사람도 뜻은 잘 몰라요. 하하하. 거꾸로 그래서 긴장되고 매력적이에요. 뜻 없는 곳에다 뜻을 부여하려니 바짝 신경이 곤두서서 작업할 수밖에 없고, 그런 긴장이 저에게 희열을 안겨 주는 것 같아요. 관람객들도 굳이 눈에 딱 띄는 쉬운 의미만 찾기보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 골똘히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고민하고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스스로의 머리를 활성화시키는 것, 그게 바로 미적 체험 아니겠어요.” 사실 요즘 젊은 작가들은 추상을 거의 하지 않는다. 1960~70년대 유행쯤으로 받아들인다. 작가 스스로도 “한국에서 전시를 일부러 피한 것은 아닌데 요즘 추상하는 사람들이 없으니 한국과 조금씩 멀어져 버린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런 전시가 기획된 것은 “한국 추상 1세대가 서구적 추상을 어떻게 소화해 내고 이해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데 이만한 작가가 없다.”는 갤러리의 판단 때문이다. (02)720-1524~6.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오리온 비자금’ 관리 고위임원 구속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22일 그룹 고위 임원 조모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했다. 그룹 오너 일가의 최측근인 조씨는 비자금 조성 실무작업을 배후에서 관리하며 ‘금고지기’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조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뒤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조씨가 2006년 서울 청담동 고급빌라 ‘마크힐스’ 건축사업 과정에서 사업비 40억 6000만원을 빼돌린 뒤 서미갤러리와 그림 거래를 하는 것처럼 꾸며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사실 대부분을 확인했다. 현재 검찰이 확인한 조씨의 횡령·배임액은 100억원대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가든파이브 연중 문화행사 ‘가득’

    가든파이브 연중 문화행사 ‘가득’

    SH공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에서 연중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문화숲 프로젝트’를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가든파이브, 문화로 꽃피우다’를 주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서울문화재단 주관으로 연말까지 전시·공연·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회는 지난 15일 첫선을 보인 ‘아트캐슬 전시회’를 비롯해 ‘눈으로 듣고 귀로 보고’, 어린이 특별전시회 ‘하늘만큼 땅만큼’, ‘아트정글 전시회’ 등이 열린다. 다음 달 5일 거리극 축제인 가든파이브 페스티벌과 매주 금·토·일요일 월드뮤직페스티벌과 서머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페스티벌 등이 펼쳐진다. 또 어린이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든아띠스쿨’과 전시·공연에 참여한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는 문화강좌 ‘문화숲 브런치 강연’도 열린다. 입주 작가들이 신선한 아이디어와 상상을 바탕으로 꾸미는 창작공간과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책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갤러리형 휴게공간 ‘아띠북카페’도 눈길을 끈다. 문영수 가든파이브 사업단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가든파이브가 단순한 복합쇼핑몰이 아닌, 국내 최대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미술·전시

    ●오정희 ‘숲의 노래를 들어라’전 5월 8일까지 서울 동숭동 샘터사옥. 자연을 표현한 작품이긴 한데 다 소 무질서해 보이는 선들이 난무하면서 이들이 만들어내는 리듬감을 선보인다. (02)3675-3737. ●박인규 개인전 오는 27일까지 대전 대흥동 우연갤러리. 첨단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간의 무의식 속으로 숨어든 이미지를 발굴해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042)221-7185.
  • ‘오리온 비자금’ 임원 사전영장

    오리온 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비자금 조성을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그룹 고위 임원 조모씨에 대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1일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은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2006년~올 초 계열사들과 자금 거래를 하면서 지급 보증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고급빌라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40억 6000만원 사업비를 비자금으로 조성하고, 이를 서미갤러리와의 그림 거래를 통해 ‘돈세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오리온 비자금 의혹 ‘금고지기’ 임원 소환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19일 그룹의 비자금 조성을 총괄 지휘한 인물로 지목된 그룹 고위 임원 조모씨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조씨는 그룹 오너 일가의 최측근이자 경영 전반에 두루 관여해 온 실세 임원으로 그룹의 비자금 조성 실무를 배후에서 관리하면서 사실상 ‘금고지기’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청담동 고급빌라 ‘마크힐스’ 건축 과정에서 조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40억 6000만원을 시행사를 통해 서미갤러리에 입금, 그림 거래 대금으로 위장해 ‘돈세탁’을 시도했는지 등을 캐묻고 있다. 또 문제의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 오너 일가가 연관됐는지를 살펴보는 한편 자금의 명목과 용처를 확인하면서 조씨가 조성한 또다른 비자금이 있는지도 추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씨 외에 자금 관리에 관여한 그룹 관계자들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전문가들 거짓말에 속지 않으려면…

    요즘 걷기가 대세다. 제주 올레길 등이 걷기 열풍과 맞물려 대단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건강에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은 걷기를 권한다. 되짚어 보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운동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조깅이었다. 요즘도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를 금과옥조처럼 여기고는 있으나 수가 많이 준 것도 사실이다. 거기엔 ‘아침 공기가 인체에 해롭다.’거나 ‘달리기가 무릎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충고가 한몫했다. 자, 달려야 좋을까, 걸어야 좋을까. 그뿐 아니다. 인체에 무해할 것으로 여겨지는 물조차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린다. 물을 많이 마셔야 오래도록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권고와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되레 위액이 묽어져 소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경고가 부딪친다. 나이가 들수록 적당한 근육이 필요하다는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관절 다치기 전에 근육 운동은 하지 말라고 하는 전문가도 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경험해 봤을 터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거짓말을 파는 스페셜리스트’(안종희 옮김, 지식갤러리 펴냄)를 통해 대중을 현혹시키는 전문가들의 거짓말을 파헤친다. 전문가의 의견이 혼란을 유발하는 분야는 건강 말고도 많다. 주식 전문가의 권고에 따라 투자를 했다가 ‘상투를 잡는’ 경우는 비일비재하고, 교육이나 먹을거리 등에서도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전문가들이 치명적인 오류를 범해 본의로든 아니든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를 편견과 부패, 비합리적인 사고, 능력 부족, 감독의 부재 등에서 찾고 있다. 이른바 전문가들이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그때그때 하다 보니 오류투성이의 전문 지식이 재생산되는 경우도 있고 주변 변수를 모두 무시한 채 한 가지 사실에만 초점을 맞춘 분석이 사실을 왜곡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파 놓은 거짓말의 함정을 피할 방법은 뭘까. 저자는 “단순하고 확정적인 전문 지식, 단 한건의 연구에 근거를 두었거나 놀랍도록 획기적인 연구 결과는 경계심을 갖고 살펴보라.”고 권한다. 반면 연구 배경을 제공하고 연구 결과에 반대되는 증거도 솔직하게 밝힌 전문 지식은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다고 조언한다. 책 말미에 ‘매일 밤 8시간 이상 자야 한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연료는 환경에 도움을 준다.’ ‘운동할 때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등 상반된 전문가 의견으로 오류를 드러낸 전문 지식들도 소개하고 있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경계에 선 이방인 정체성을 음미하다

    경계에 선 이방인 정체성을 음미하다

    “큭큭큭” 사연을 듣노라니 웃지 않을 수 없다. “거 왜, 이민자들 대상으로 처음에 영어 교육을 하잖아요. 어린애들 보는 책을 읽어 오게 한 뒤 발표를 시키고는 그 책 주인공 이름을 학생 이름으로 정해줘요. 서로 이름 발음하기가 힘드니까. 그때 제가 받은 책이 ‘버팔로 빌 코디’였어요. 그 책을 발표하니까 선생님이 ‘네 이름은 이제부터 코디’라 하길래 그런가 보다 했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미국에선 코디, 그러면 소가죽 벗겨서 뒤집어쓰고 다니는 사람이래요.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도 사람 가죽 벗기는 흉악범 이름을 ‘코디’라고 부르잖아요. 그래서 미국에선 ‘코디 최입니다.’라고 하면 사람들이 다들 머리를 붙잡아요. 벗겨 갈까 봐. 한국에 들어와서는 이름 때문에 이상한 일 생길 건 없겠지 했는데 이젠 다들 실실 웃어요. 알고 보니 한국엔 ‘최 코디’(개그맨 정준하의 매니저)가 있더군요.” ●이름 때문에 韓·美서 웃음거리 돼 오는 5월 14일까지 서울 청담동 PKM트리니티갤러리에서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 ‘후기식민주의의 두 번째 장’을 여는 작가 코디 최(50) 얘기다. 웃고만 넘길 수 없는 게, 이름을 둘러싼 이런 사소한 해프닝이 그가 집중하는 작품의 주제이기 때문이다. 바로 후기식민사회(포스트 콜로니얼)에서 나의 정체성은 무엇이냐는 질문과도 맥이 통한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도 이 같은 질문을 품고 있다. 장자의 글, 그러니까 한문으로 된 글을 영어로 번역하되 한글로 다시 적어둔 네온 작품 시리즈가 그렇다. 한국 젊은이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유명 패션 잡지들을 찢은 뒤 거칠게 뭉쳐서 헐어버린 심장 모양으로 만든 작품도 같은 주제다. 몽환적인 금빛 물결이 일렁대는 ‘기프트’는 한국인들이 미의 기준으로 꼽는 서양인의 금발을 형상화했다. 작품 배경을 물었더니 역시나 호미 바바, 에드워드 사이드, 가야트리 스피바크 등 포스트 콜로니얼 계열 학자들 이름이 줄줄 나온다. ‘기프트’ 역시 마르셀 모스(‘증여론’으로 유명한 프랑스 사회학자)가 쓴 용어를 그대로 제목으로 썼다. ●‘생각하는 사람’ 경계인 설움 표현 아니나 다를까, 대학 전공을 물었더니 사회학이란다. 그것도 고려대 사회학과 80학번. 시대 분위기에다 학교에다 학과까지 대입하면 그림이 나온다. “맞아요. 우리 동기들은, 졸업한 애들보다 졸업 못한 애들이 더 많아요.” 코디 최는 마침 가족이 이민 가게 되면서 1982년 미국행 도피를 택했다. 암울함을 피하리라 생각했건만, 아메리칸 드림은 어불성설이었다. 사회학을 계속 공부하고 싶었으나, 사회조사방법론 수준에 그치고 있던 미국식 사회학 커리큘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때려치우고 먹고살기 위해 막노동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이렇게 살 순 없다 싶어 택한 게 야간 미술 대학이었다. “뭔가는 해야겠고, 다른 전공하면 너무 공부를 세게 시킬 것 같아서…. 그림 그리는 거니까 공부를 조금 덜 해도 되겠지 해서 택한 게 미술입니다. 하하하.” ●이번 전시 한국서 느낀 이질감 표현 도피에 도피를 거듭했는데, 이게 그만 그를 다른 길로 인도했다. 영어도 짧고 문화에도 익숙지 못했던 코디 최로서는, 차라리 사회학보다는 미술을 통해서 더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정진해 내놓은 작품이 1986년작 ‘골든 보이’다. 여기서 등장한 미제 소화제 펩토비스몰을 더 발전시킨 게 바로 1996년작 ‘생각하는 사람’(The Thinker)이다. 분홍색 소화제 펩토비스몰 수만통으로 적신 화장지를 뭉쳐다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패러디한 것. 모든 게 낯설어서, 먹는 것마저 소화제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버텨낼 수 없었던 이민자, 곧 경계인의 설움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런 작품, 미국인들은 정작 좋아할까. “안 그래도 반응이 좀 엇갈려요. 일반 관객들은 아무래도 거부감을 보이죠. 중심에 있는 이들은 변방의 고통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니까요. 그런데 글 쓰는 평론가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이 공감해 줬어요. 그래서 제가 여기까지 오게 된 거고요.” 그게 후기식민주의 1장이었다면, 한국에 와서도 또 한번 느낀 이질감을 표현한 게 이번 전시다. 그래서 2장이다. 코디 최는 미국에서 20년 넘게 살았으면서 아직도 시민권을 받지 않았다. “단지 귀찮아서”라는 게 이유인데, 혹시 포스트 콜로니얼한 정체성을 깊이 음미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02)515-9496.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상률 前청장 ‘그림로비’ 불구속 기소

    한상률 前청장 ‘그림로비’ 불구속 기소

    한상률(58)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 등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15일 한 전 청장을 뇌물공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기소한 한 전 청장의 수수 금액은 8100만원이다.그러나 골프접대, 도곡동 땅 덮어주기 등 주요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해 검찰의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2007년 1월 측근인 장모씨를 통해 서미갤러리에서 고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500만원에 산 뒤 전군표(58) 당시 국세청장에게 상납한 혐의를 1200만원 뇌물공여로 기소했다. 그림 가격은 감정가를 토대로 산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사업무를 수행하는데 잘 봐달라는 포괄적 청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전 청장이 J사 등 주정업체 3곳에게서 자문료 6900만원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국세청 간부가 연루된 점을 고려, 특가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대기업 10곳을 통해 받은 7억 2000만원의 고문료에 대해서는 세무법인 등을 통해 받은 것으로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한 전 청장이 안 전 국장에게 3억원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진술이 명확하지 않거나 일관성이 결여됐다고 보고 문제삼지 않았다. 학동마을 그림을 받은 전 전 청장 부부와 주정업체에서 뇌물을 받는 데 공모한 구모 전 국세청 소비세과장 등은 기소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요 의혹으로 떠올랐던 ▲이상득 의원 등 정권 유력 인사에게 골프 접대하며 연임을 청탁하고 ▲박연차 게이트를 촉발시킨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를 관할인 부산청이 아닌 서울청에 맡기고 ▲국세청이 포스코건설을 세무조사하면서 도곡동 땅 주인 이명박 후보라는 문건을 발견하고도 덮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골프접대 의혹과 관련, 골프를 치고 식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청탁한 일은 없다고 판단했다.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를 다른 관할에 맡긴 것은 국세청 조사사무처리규정에 지역별 교차조사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도곡동 땅 관련 문건도 국세청 직원 중 확인한 사람이 없고, 이 같은 사실을 주장한 안원구(51) 전 국세청 국장도 정확히 모른다고 진술해 혐의가 없다고 봤다. 검찰이 결국 주요 의혹에 대해 면죄부를 발부함에 따라 ‘봐주기 수사’ ‘꼬리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제기된 권력형 비리 의혹은 모두 무혐의 처분하고, 개인비리로만 기소했기 때문이다. 사안의 중대성과 달리 한 전 청장 등의 진술에 과도하게 의존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마르크스와 역사, 그 지독한 농담

    마르크스와 역사, 그 지독한 농담

    ‘역설’이라 하면 너무 무겁다. 밀란 쿤데라처럼 ‘농담’이라고만 해 두자. 5월 8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열리는 한성필(39) 작가의 ‘이중현실’(Dual Realities) 전시가 딱 그렇다. 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기존 작품대로 트롱프뢰유(눈속임 회화)를 이용한 사진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독일 베를린에 있는 마르크스와 엥겔스 동상 이전 작업을 기록해둔 영상물이다. 이 동상은 1986년 동독이 건재할 때, 아니 위태롭기 직전 세워졌다. 만든 뜻은 당연히 사회주의 동독을 두 영웅에게 ‘봉헌’하자는 것이었을게다. 그러나 동독은 이내 무너졌고, 동상 또한 철거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역사적 유물’이라는 명분으로 살아남았다. 문제는 다음이다. 베를린 지하철 확장 공사가 진행되면서 위치를 옮겨야 했던 것. 그래서 이전 공사를 했는데, 하필 동독 시절 동쪽을 바라보던 동상이 이번엔 서쪽을 바라보도록 방향을 틀었다. 한 작가는 이 과정을 기록한 영상물 두개를 만들었다. 이 작품 제목이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Workers of all countries, Unite!’)다. 만국의 노동자 보고 단결하라 했더니, 노동자들이 정말 일치단결해서는 동상을 옮겨버린다. 그것도 서쪽을 보도록. 다른 작품은 ‘운명애’(Amor fati)다.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해 자신을 옮기는 모습을 보고 있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심정은? 아마 운명에 대한 사랑이 아니었을까. 배경음악마저 베토벤의 ‘운명’이다. 여기서 끝났다면 ‘2% 부족’했을지 모른다. 눈치라도 챈 듯 작가가 준비해둔 또 하나의 작업은 이 동상을 고스란히 복원해둔 작품이다. 한 작가는 “2차원적인 영상을 3차원적인 실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 동상을 배치해 둔 공간이 눈이 시리도록 하얀 곳이다. 백시(白視)를 노린 것. 그러저러하게 역사의 한 단락이 마무리 지어진 백시현상으로 눈앞이 캄캄해진 것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일까, 아니면 그 동상을 봐야 하는 우리 자신들일까. 한 작가가 던져 놓은 지독한 농담이다. (02)723-619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미술·전시

    ●백향기 ‘수련지심’전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관훈동 단성갤러리. 낮엔 한껏 자태를 뽐내던 수련이 밤이면 다소곳하게 잎을 오므리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02)735-5588. ●차규선 개인전 5월 8일까지 대구 범어동 대구MBC갤러리 M. 도자기에 쓰이는 흙을 이용해 동양적 풍경을 단아한 느낌의 현대회화로 승화시킨 작품을 선보인다. (053)740-9923.
  • 檢, CJ E&M 압수수색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12일 오리온그룹 계열사였던 온미디어이자 현재 CJ그룹 계열사인 CJ E&M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오전 서울 상암동 온미디어 본사로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회계장부 및 업무보고서, 전산자료 등 수십 박스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 회사 전 대표이사였던 김모씨 자택 등 2~3곳도 함께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온미디어가 오리온그룹 계열사일 당시 다른 계열사들과 자금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됐거나 부외자금 조성에 주도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담철곤(56) 오리온그룹 회장이 이 회사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편법 지분을 획득하고, 부당하게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도 규명할 방침이다. 담 회장은 2000년 6월 이 회사 BW를 인수한 뒤 이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행사 가격을 일부러 낮게 책정해 87억원가량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리온그룹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행하던 온미디어는 지난해 6월 CJ그룹에 매각됐다. 이후 CJ그룹은 엠넷미디어, CJ미디어, CJ인터넷 등 그룹 계열사들과 합병해 지금의 CJ E&M으로 재출범했다. CJ에 인수되기 전까지는 오리온그룹 비자금 조성을 배후에서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그룹 재무 담당 임원 조모씨와 담 회장이 함께 이 회사 대표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한편 오리온그룹은 서울 청담동 고급빌라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40억 6000만원의 사업비를 빼돌려 미술품 거래 등을 통해 ‘돈 세탁’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홍송원(58) 서미갤러리 대표 등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조만간 조씨를 소환해 비자금 조성 경위과 규모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권현진, ‘비주얼 포이트리’ 展…“색채로 된 자화상”

    권현진, ‘비주얼 포이트리’ 展…“색채로 된 자화상”

    뉴욕에서 주로 활동해온 권현진 작가의 두 번째 국내 개인전이 오는 20일부터 7일간 갤러리 그림손(서울 종로구 경운동)에서 열린다. 풍경화가나 극 사실주의 화가들이 보여주는 붓끝의 기교가 아닌 가슴에서 배어나는 내면의 울림으로 도출해낸 권 작가의 추상 풍경 이미지는 바닷가의 모래언덕 풍경 같은 자연스러움, 신비스런 문양들이 점층적으로 어울린 풍경과도 같다. 권 작가가 말하는 ‘Visual Poetry’(비주얼 포이트리)는 색채로 표현된 자화상이다. 스스로에 대한 깨달음을 원하거나 존재의 불확실성을 고뇌하는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며 불투명한 자신의 내면을 돌아다보고 그 유동적인 혼란의 정체성을 색채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권 작가가 만들어내는 이 추상 언어의 대화체는 “아름다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한 현대 추상 미술의 창시자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의 발언처럼 정신적이며 철학적이고 관념적이다. 그녀는 언제나 이 혼란스럽고 유동적인 정체성의 단편들을 가장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색채로 나타내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화상’은 추상의 영역으로 숨어버리고, 색의 어울림이 주는 물결 속 추상 이미지를 관람객과 함께 소통하고 나누기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권 작가는 이번 작품전을 통해 메마른 감성으로 이 시대의 각박한 현실을 사는 사람들의 감정을 정화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Visual Poetry로 대표되는 회화 신작 20여 점 이 외에도 회화의 새로운 번안을 미디어라는 기술 속의 그리기로 결합한 그녀만의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영상 작업도 함께 만날 수 있어 전시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사진=아트블루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문화계 박칼린 앓이’ 파워 아이콘? 스타 마케팅?

    [문화계 블로그] ‘문화계 박칼린 앓이’ 파워 아이콘? 스타 마케팅?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합창단’ 편이 끝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칼마에’ 박칼린(44)의 인기는 여전하다. 본업인 뮤지컬은 물론, 방송·음반·재즈·전시 등 온갖 장르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 관(官)도 가세해 오는 10월 열리는 전주세계소리축제 공동 집행위원장도 맡겼다. “칼마에를 능가할 만한 대중적인 아이콘이 없는 데서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옹호론과 “지나친 과소비이자 과대포장된 스타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엇갈린다. 문어발식 등장을 스스로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MBC는 오는 6월 선보이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 박칼린이 출연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과 사회 저명인사가 짝을 이뤄 각종 댄스에 도전하는 형식이다. 박칼린은 케이블 채널 tvN의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의 심사위원도 맡고 있다. 박칼린이 모델로 활약하는 신한은행의 ‘신한갤러리 역삼’은 개관 기념으로 그를 소재로 한 작품을 공모·전시하는 ‘박칼린과 동행-열린 미술전’을 오는 28일 시작한다. 11월에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 주연으로 선다. 그가 배우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년 만이다. 다른 배우들과 달리 오디션을 거치지 않고 ‘직행’했다. 과소비가 아니라 정당 소비라고 주장하는 측은 박칼린의 ‘파워’를 그 근거로 든다. 예컨대 박칼린이 파페라와 뮤지컬 명곡을 직접 선곡했다는 ‘칼린 셀렉츠’(Kolleen Selects)는 최근 쿼드러플 플래티넘(4만장)을 돌파했다. 해외음원 앨범 중 올해 판매량 1위. 국내 음원을 합쳐도 ‘칼린 셀렉츠’보다 많이 팔린 것은 아이돌 그룹 빅뱅, 씨엔블루, 동방신기와 ‘세시봉 친구들’ 정도다. 새달 9~12일 열리는 제5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11’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박칼린은 ‘남격’에서 그를 도왔던 최재림 등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9일 개막 무대를 장식한다. 재즈페스티벌의 주역(헤드라이너)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티켓 판매에서는 미국의 재즈 보컬리스트 카산드라 윌슨 등을 압도하고 있다. 서울재즈페스티벌 관계자는 “박칼린이 정통 재즈뮤지션은 아니지만 페스티벌 소비주체인 대중들이 그를 원한다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박칼린이 ‘남격’에 출연한 뒤 과대포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스토리 있는 소재와 맞물려 그의 카리스마가 어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건 맞지만 방송 이후 너무 많이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칼린을 활용하면 뭐든 된다는 식의 발상으로 우려먹는 풍토도 문제”라면서 “과도한 스타 마케팅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공연계의 한 관계자는 “박칼린의 정체성을 잘 모르겠다. 예술인이라기보다 엔터테이너에 가까워 보인다.”면서 “지금처럼 이미지를 과소비하는 문어발식 활동을 이어간다면 (조기 소진돼) 그 자신이나 문화계 모두에게 손해가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아름다운 우리마을’ 사진 공모전

    행정안전부는 지역 명소 발견과 애향심 제고를 위해 ‘내가 찾은 아름다운 우리마을’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 지난해 ‘내가 찾은 명품 녹색길’ 공모전에 이어 두번째로 치러지는 이번 사진전은 ‘사람과 소통하는 우리마을’, ‘샛강과 어우러진 우리마을’ 등 2개 분야로 실시된다. 국민 누구나 행안부 홈페이지(www.mopas.go.kr)를 통해 오는 5월 8일까지 응모 가능하다. 결과는 같은 달 24일 홈피를 통해 발표되며 대상 1명 외 총 43명을 선정, 시상한다. 우수 작품은 행안부 홈피 사이버 문화갤러리에 전시되고 ‘찾아가고 싶은 우리마을 33선’ 책자에도 실릴 계획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홀대받던 벽지, 주연 등극

    홀대받던 벽지, 주연 등극

    “어릴 때부터 그림을 배우면서 늘 들었던 얘기가 대상에만 집중하라는 거였어요. 시간 없으면 테이블 위의 중요한 것만 집중적으로 그리고 배경을 밀어버리라는 얘기였지요. 그런데 집과 가정을 소재로 다루다 보니 정작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존재하는 배경이 얼마나 소중한가, 다채로운가라는 느낌을 받은 겁니다. 그래서 이런 작품들이 나오게 됐지요.” 5월 22일까지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리는 변선영(44) 작가의 ‘가치의 부재, 공간에 놓이다’ 전시에 내걸린 작품들을 보면 화사한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봄날에 잘 어울린다 싶은데 들여다보면 특이하다. ●정물보다 달 력·액자 등 배경 초점 보통의 풍경이나 정물에서 벽지는 그냥 그렇게 저 뒤에 어렴풋이 비치고 마는 존재다. 전면에 나서는 것은 대개 사람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 공간의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물건, 그러니까 정성껏 꾸민 화병이나 화분, 트로피 같은 것을 늘어놔둔 벽장 같은 것들이다. 작가는 이걸 거꾸로 했다. 남들이 정성들여 그리는 것들은 마치 스티커 한장 떼어낸 자리를 만들 듯 허옇게 내버려뒀다. 대신 남들은 대충 밀어버리는 벽지, 저 멀리 벽에 붙은 액자 속 그림, 탁상에 아무렇게나 놓인 달력, 그 달력 아래 깔린 레이스 달린 테이블 보 같은 것들을 세심하게 그려뒀다. ●정밀 문양 펜촉으로 찍어 가며 그려 이번에 선보이는 연작 시리즈 제목이 ‘가치의 정체성을 잃다’(Lost Identity of Value)인 이유다. 언제부터 그림으로 그려질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라고 정해졌는지 되물어 보는 작업이다. 때문에 그림 속에 등장하는 달력이나 그림이 대개 팝 아트 작품이거나 민예화들이다. 간혹 인상파 그림 같은 것도 보이지만, 이 역시 자신의 그림처럼 사람 그 자체를 제거시켰다. 대신 가장 공들인 부분은 정교한 문양의 벽지다. 벽지 문양이 워낙 미세하다 보니 펜촉에 물감을 묻혀 찍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일일이 찍어 그리는 탓에 캔버스를 세우지도 못하고 눕힌 상태에서 허리를 숙인 채 장시간 작업한다. 허리 통증은 기본이고 팔 길이의 한계 때문에 대작을 그리기 어렵다는 고충은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묘한 한국적 냄새가 풍기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작으로 가면 벽지가 있어야 할 장소는 오히려 하얗게 텅 비어 버리고 벽지 문양이 하늘하늘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벽지 문양의 모험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궁금증을 낳는다. (02)720-102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檢, 국제갤러리 이현숙 대표 소환

    한상률 전 국세청장 관련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그림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를 8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한 전 청장은 2007년 1월 측근 장모씨를 통해 서미갤러리에서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구입한 뒤 인사 청탁 목적으로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에게 상납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최 화백의 그림을 주로 전시·거래하던 곳으로, 학동마을이 최초 보관된 장소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 대표를 상대로 한 전 청장이 서미갤러리에서 그림을 샀다는 주장과 달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시절이던 2004년 국제갤러리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그림을 상납받지 않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지난 2일 참고인으로 불러 한 전 청장이 그림을 실제로 구입했는지와 구입 배경, 그림의 출처와 성격 등을 캐물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미술·전시

    ●이현정 개인전 ‘페이스’ 12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가이아. 양모를 이용한 스크래치 기법을 통해 사람의 얼굴이 가진 질감을 살려낸 작품들을 내놓았다. (02)733-3373. ●이정재 개인전 ‘독도 다큐멘터리+이즘’ 10일까지 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 독도에 집중해 온 작가가 선보이는 여러 작품들을 통해 독도에 대한 의미를 되묻는다. (02)732-3314.
  •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 조사

    오리온 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7일 오후 홍송원(58) 서미갤러리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갑근 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조사할 양이 많이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오리온 그룹과 고급빌라 ‘마크힐스’의 건축사업 시행사인 E사가 부지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미술품 거래 등의 명목으로 40억 6000만원을 입금받는 등 비자금 조성을 위한 ‘돈세탁’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홍 대표를 상대로 E사로부터 40억 6000만원을 받은 경위와 이후 자금 흐름, E사 등과의 미술품 거래 내역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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