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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제조·연구·사업 ‘태양광 삼각벨트’… 한화 “1525억 펀드 지원”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제조·연구·사업 ‘태양광 삼각벨트’… 한화 “1525억 펀드 지원”

    한화그룹과 충남도가 손잡고 22일 출범한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최우선 사업은 태양광 분야다. 태양광 셀 제조부문 글로벌 1위인 한화그룹 기업의 역량을 충청지역에 쏟아부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시험무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충남지역의 태양광사업화 밸리와 충북지역의 태양광 생산공장, 대전 대덕연구단지의 태양광연구개발(R&D) 기능을 묶어 충청권에 거대한 태양광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충북이 제조를, 대덕이 연구를 맡고 충남은 사업화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와는 별도로 한화는 300억원을 들여 올 하반기 중 충남 서산에 1만 6500㎡(약 4991평) 규모의 태양광 벤처단지를 조성한다. 태양광 실험 시설을 마련해 태양광과 관련한 중소기업과 벤처를 유치한다는 목표다. 홍성 앞바다에 있는 ‘죽도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15만 8640㎡인 죽도는 31가구, 70명이 사는 작은 섬으로 그동안 주민들은 섬에서 필요한 전력(일평균 560㎾h)을 디젤 발전기 3대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소음과 매연은 물론 연간 9300만원에 달하는 유류비가 고민거리였다. 한화는 정부, 지자체, 지역 중소기업과 함께 디젤발전을 100% 태양광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25억원으로 한화(60%), 정부(30%), 지자체(10%)가 분담한다. 죽도가 에너지 자립섬으로 바뀌면 폐교를 활용해 태양광 텐트·가로등을 콘셉트로 한 캠프장을 조성해 관광객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죽도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는 사업 완료 후 삽시도 등 충남 내 7개 섬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뛰어난 중소·창업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KTX 아산역에 위치한 비즈니스센터에 ‘무역존’을 설치해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무역 지원과 전문 무역상사와의 원활한 매칭을 지원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무역존’에는 코트라, 무역협회, 한화 전문 인력이 근무한다. 또 해외 사업이 가능한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GEP(Global Expansion Program)를 운영한다. GEP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S&C가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인 해외(아시아)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이다. 창업 기업은 12주간 한화의 해외 마케팅 노하우 등을 전수받는다. 연간 3회, 총 15개 업체를 선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한화는 농업·수산업 비중이 높은 충남의 특성을 고려해 지역 농수산과 특산물에 대한 품질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판로를 확대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센터에서 선별한 지역 농수산품을 충남연구원·충남농업기술원의 품질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갤러리아 백화점 등 다른 대기업과 연계해 명품 농산물 브랜드를 출시, 입점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 같은 지원사업은 전남, 전북센터에서 엄선한 농수산품에도 확대, 적용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맞춤형 지원을 위해 1525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면서 “그룹 전체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전문 인력을 파견해 충남 경제 살리기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제주 새 올레길 ‘3-B’ 23일 개장

    제주도에 새로운 올레길이 열린다. 새 코스는 기존 3코스 전반부 중 8.2㎞를 다른 길로 걷게 된다. 코스 이름은 ‘제주올레 3-B코스’이며 23일 공식 개장한다고 제주올레가 21일 밝혔다. 출발지는 기존 코스와 동일한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포구다. 육상인 기존 코스와 달리 해안가를 따라 새로 올레길이 뚫렸다. 온평포구~온평 숲길~신산 환해장성~신산포구~농개(농어개)~신산리 친환경 방문객 쉼터 14.4㎞다. 온평포구~통오름~ 김영갑갤러리 등으로 이어지던 기존의 길은 ‘3-A코스’로 이름이 바뀌었다. 두 길은 코스의 중반부 이후 신풍신천 바다목장 인근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해마다 1월이면 18만㎡ 넓이의 목장 전체에 감귤 껍질을 깔아 말리는 이색 볼거리가 펼쳐지는 곳이다. 이후 소낭밭(소나무밭) 숲길과 하천리쉼터를 지나 기존 코스의 종점인 표선 해비치해변에서 길이 끝난다. 한편 제주 사려니숲길에서는 명상과 치유를 경험하는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행사가 23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열린다. 행사는 비자림로 사려니숲 입구∼사려니오름(16㎞), 사려니숲길 입구∼남조로 붉은오름 입구(10㎞), 붉은오름∼사려니오름(10㎞) 등 8개 구간에서 송이길 맨발 걷기, 사랑의 엽서 보내기, 금줄에 소원 쓰기, 사려니숲 생태 스탬프 찍기, 사진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국내여행 | 몰라서 몰랐던 광주

    국내여행 | 몰라서 몰랐던 광주

    풍문으로 들었다. 예전의 광주가 아니란다. 예향이라는 감투를 넘어 도시 자체가 예술을 입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젊은 작가들이 모이고 자연스레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길도 새로 닦였다. 4월부터는 직통 열차를 타면 1시간 33분이면 갈 수 있다. 광주를 가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광주를 다시 봤다. 몰라서 못 본 광주가 있었다. 내친김에 담양도 찍고 왔다. 근대의 재발견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유독 멀게만 느껴졌던 광주가 가까워진다. 점심 먹고 출발해도 일을 보고 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다행이다. 광주와 예술을 말할 때 양림동을 빼놓을 수 없다.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아는 사람만 아는 이제 막 뜨는 동네다. 양림동에서 만난 김현숙 문화해설사는 양림동을 ‘고향 같은 곳’이라고 했다. “삶의 자국이 있는 곳 같아요. 화려하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편하고 힐링되는 그런 곳”이라는 설명은 사람들이 양림동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림동은 아직 전주 한옥마을처럼 인파로 북적거리지 않는다. 시선을 분산시키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골목을 장악하지도 않았다. 지금 추세라면 자본의 습격도 머지않아 보이지만 다행히 아직까진 그렇다. 한옥과 근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골목은 설렁설렁 느긋하게 걷기만 해도 좋다. 양림동을 걷다 보면 빠지지 않는 명소가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이다. 이장우 가옥은 1899년 건축된 단아한 한옥이다. 당시에는 보기 힘든 솟을대문까지 갖춘 부잣집이다. 마당에는 일본풍의 아담한 정원도 있고 ㄱ자 모양의 안채는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누님이 시집을 온 인연으로 한때 김 전 총리가 이곳에서 고시공부를 했다고 한다. 이장우 가옥의 사랑채에서는 현재 윤회매를 만드는 다음茶音 김창덕 선생이 작품 활동 중이다. ‘윤회매輪廻梅’는 밀랍으로 꽃잎을 만든 인조 매화다. 벌이 꽃에서 꿀을 얻고 꿀에서 생긴 밀납을 75도로 녹여 다시 꽃을 만든다. 밀납을 녹여 작업을 하고 있으면 실제로 벌이 날아들기도 한단다. 꽃에서 나온 꿀이 밀이 되고, 밀이 다시 꽃이 되는 모양이 불교의 윤회와 같다 해서 ‘윤회매’다. 이장우 가옥은 평소 일반에도 개방을 하니 조용히 둘러봐도 좋지만 다음 선생과의 만남은 약속이 필요하다. 인연이 닿으면 다음 선생이 내놓는 차를 마시며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최승효 가옥은 광주 민속문화재로 이장우 가옥과 흔히 비교된다. 1920년대에 지어진 고택인데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가들을 다락에 피신시키곤 했다고 한다.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내부가 상당히 넓고 화려해 이장우 가옥과는 느낌이 또 다르다. 뒤뜰에서 보는 무등산 전망도 유명하다. 항상 개방하는 것은 아니어서 운이 따라야 한다. 언덕 쪽으로 걸으면 서양 선교사들의 흔적이 눈에 띄는 서양길이다. 벽돌 주택 형태의 근대 건축물이 많은데 한옥과 모양은 다르지만 건축 시기는 비슷하다. 호남신학대학에 있는 우일선 사택은 미국인 선교사 우일선Wilson이 1920년대에 지은 집으로 광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이다. 우일선 사택을 등지고 호랑가시나무 언덕 오른편은 광주 최초의 여학교인 수피아여중·고교, 왼편은 다형다방이다. 다형다방은 양림동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주칠 수밖에 없는 무인카페로 양림동 출신 예술인들의 면면이 기록돼 있다. 양림미술관과 양림동 출신 시인 김현승의 시비, 양림산의 구석구석 운치있는 오솔길까지 반나절이면 양림동을 돌아볼 수 있다. 전통시장의 진화 양림동을 돌아보고 남은 에너지는 대인시장에서 풀면 된다. 양림동이 근대의 재발견이라면 대인시장은 전통시장의 진화다. 도청, 광주 터미널, 농협공판장 등이 이전을 하면서 잘 나가던 대인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대형 마트의 공세도 한몫을 했다. 쇠락해 가던 대인시장은 2008년 광주비엔날레의 ‘복덕방’ 프로젝트를 통해 재기를 모색한다. ‘복’과 ‘덕’이 넘치는 ‘방’이라는 의미로 대인시장의 명물인 벽화도 이때 등장했다. 이후 알음알음 젊은 예술가들이 찾기 시작해 현재 40~50명 가량의 예술가들이 작품 활동 중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작가들의 손길은 벽화와 작업실, 갤러리 등 시장 도처에 흩어져 있다. 공용 주차장에는 선동열 벽화가 있고 장미란 선수는 가게 셔터를 들고 내린다. 40년 동안 손수레 노점을 하신 ‘하문순 아짐’ 벽화도 유명하다. 하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나눠 준 분으로 유명한데 지금도 시장에서 과일과 야채를 판매하고 있다. ‘젊은 피’가 늘자 점포들도 변했다. 어물전 옆에 와인과 위스키를 파는 술집이 있고 반찬 가게 옆에 예쁜 카페가 있는 식이다. 대인시장은 7팀에게 6개월 임대료와 홍보 마케팅 등을 제공하는 청년상인 육성사업 등으로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다. 대인시장 웰컴센터 대각선에는 상인라디오방송국도 있다. 요일별로 오전 오후를 나눠 상인들이 직접 DJ를 본다. 각자의 취향과 개성이 담긴 음악이 시장 안에 흐른다. 3~4편의 작품만 걸면 끝인 ‘한평 갤러리’도 독특하다. 한평 갤러리는 작가에게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팸플릿 등도 지원해 준다. 작가에게는 개인전의 기회를, 여행자에게는 다양한 작품 감상의 기회를 주니 1석2조다. 다다갤러리는 신진 작가들의 아지트다. 주차타워 건물 한 켠에 소박한 작업실과 전시 공간, 미니 카페를 마련해 두고 있다. 8개의 작업실이 있는데 마침 모두 여성 작가가 이용하고 있어서 자칭 ‘8방 미인’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작업실은 일반에 공개 되지 않지만 야시장이 열리는 날만은 6시부터 개방이 된다. 평소에도 전시 공간을 돌아볼 수 있고 카페에서 차도 마실 수 있다. 초행자는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데 대인수산 주차빌딩을 찾아가면 된다. 다다갤러리는 주차빌딩 5층에 있다. 전통시장 특유의 넉넉한 인심도 여전하다. 천원국수로 유명한 장터국수에 가면 만원짜리 한 장도 제 몫을 톡톡히 한다. 잔치국수, 비빔국수, 파전, 막걸리를 다 먹어도 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 ●트래비스트 이미화가 본 ‘대인예술야시장’ 거리에 불이 켜지면 반전이 일어난다 야시장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이른 시간부터 대인시장을 찾았다. 야시장 준비로 시끌벅적한분위기를 예상했지만 기대와 달리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시장의 모습이었다. ‘거리공연’ 현수막이 붙어 있는 갤러리 ‘다다’ 앞에서 우연히 대인예술시장 총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저녁 6시30분에 셀러 자리 추첨이 끝나고 곳곳에 불을 밝히면 사물놀이패 거리공연과 함께 본격적으로 대인예술시장이 시작됩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놀랄 만한 광경이 펼쳐지죠.” 6시30분이 되자 거리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테이블과 바구니를 나르는 청년들로 분주하다. 상인들도 하나둘 점포 밖으로 테이블을 꺼내기 시작했다. 정확히 7시가 되자 꽹과리 소리와 함께 사물놀이패가 등장했고 조용했던 시장은 순식간에 모습을 바꿨다. 남문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명물거리에는 젓갈이 많이 들어간 전라도식 김치, 홍어, 머리고기 등의 향토음식이 줄지어 있다. 여느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한데 대인예술시장의 진짜 면모는 명물거리에서 이어진 국밥거리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대인시장의 터를 지키며 대대로 손맛을 이어 가고 있는 국밥집은 그 수는 많지 않지만 광주 고유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6,000원짜리 국밥을 시키면 순대 한 접시가 서비스다. 대인시장의 예술은 국밥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후 국밥거리를 빠져 나오면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셀러들과 코를 자극하는 먹거리 점포를 만날 수 있다. 닭꼬치 앞에 서면 소주 한잔 생각나는 따끈한 국수가 손을 흔들었고, 국수를 먹자니 한 장당 3,000원 하는 파전이 눈빛을 보내 왔다. 방금 배를 채운 국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간신히 유혹을 견뎌내고 셀러들의 테이블로 시선을 옮기니 직접 디자인한 엽서, 수제 마카롱, 즉석 캘리그라피, 한정판 장난감, DIY 인형 등 다양한 아이템이 가득하다. 예술을 느끼고 싶다면 ‘한평 갤러리’가 있는 예술거리로 가면 된다. 예술거리에 있는 셀러들은 다른 거리와는 달리 대인시장 내의 작가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 예술가들의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예술가의 작업실을 구경할 수도 있다. 문이 없는 오픈갤러리인 한평 갤러리에서는 매회 다른 주제로 전시가 열린다. 옛 간판을 통해 대인시장의 유래를 엿볼 수도 있다. 갤러리 뒤쪽으로 벽화를 구경하고 있으니 어디선가 바이올린 연주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찾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전통 시장과 바이올린 연주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였지만 이것이 대인시장이 정의하는 예술 같았다. 대인예술시장을 구석구석 탐험하고 싶다면 스티커 투어를 추천한다. 규모가 꽤 큰 시장에는 골목골목 벽화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자칫 못 보고 지나칠 수 있다. 스티커 지도를 따라 골목투어를 하다 보면 벽화는 물론 현지인이 아니면 알기 힘든 천원 백반집, 수레 과일가게, 골목에 숨어 있는 예술가의 작업실 등 기대치 못한 보물을 찾을 수도 있다. 대인시장이 유명해진 계기 중의 하나가 예술야시장이다. 작년 6월에 시작해 12월까지 2만명이 야시장을 찾았을 정도다. 올해 3월부터는 월 1회에서 2회로 횟수를 늘렸다. 매월 2째 주와 4째 주 금요일과 토요일이면 야시장이 선다. 시간은 7시부터 11시까지. ●담양 달을 어루만지는 마을 양림동과 대인시장이 마음에 들었다면 담양 무월마을에서도 감탄사를 내게 될 것이다. 무월마을의 ‘무’는 ‘없을 무無’가 아니라 ‘어루만질 무撫’를 쓴다. 달을 어루만지는 마을. 달이 차면 신선이 달을 어루만지는 것 같다고 해서 무월마을이다. 이름도 예쁘지만 마을 풍경은 더 예쁘다. 한옥과 나지막한 돌담길이 엽서 속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단정하게 쌓아 놓은 돌담길을 걷다 보면 절로 맘이 편안해진다. 제주도의 돌담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2009년부터 준비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돌담길이 조성됐다. 마을 뒤편에 달맞이 전망대와 산책길이 있다. 달맞이 산책길만 30분 정도 걷는 거리다. 마을 내에는 상업 시설이 전무하다. 그 흔한 마트나 카페도 없다. 조용히 쉬거나 머리 식히고 싶은 사람에게 딱이다. 40여 가옥이 모여 사는데 절반 정도가 한옥 민박을 겸한다. 인근에는 제법 알려져서 지난 한 해 7,000명 가량이 민박에 머물고 갔다. 4인 이하 가족실 요금이 5만원선이다. 미리 예약을 하면 농사체험이나 천연 염색, 한과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광주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린다. 향교리 마을 자체가 미술관 기왕 예술을 주제로 길을 떠났으니 담양 대담미술관에서 마무리를 하는 것도 좋다. 대담은 미술관과 카페를 겸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앞으로는 관방제림이 흐르고 옆으로는 죽녹원이 있다. 실내는 물론 야외에도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도 미술관이지만 마을 자체가 더욱 인상적이다. 정부와 지자체, 미술관, 주민 등이 참여한 마을 미술프로젝트가 올해 초 마무리되면서 마을 자체가 미술관으로 변했다. 방치된 폐가를 고쳐 휴식과 문화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향교리 대나무 정원’ 등 4점의 공공미술 작품도 마을에 설치됐다. 마을 입구에 있는 ‘향교리 미래美來이야기’는 실제 주택의 벽에 마을 지도를 담았다. 마을 할머니들은 화가로 데뷔하기도 했다. 미술관에서 나와 마을을 걷다보면 자신의 그림을 타일에 구워 집 앞에 걸어둔 할머니 예술가들의 작품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오가는 길에 담양 국수 거리에서 요기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달빛 무월마을 www.moowol.kr 대담미술관 daedam.kr (주)예술더하기여행 광주와 전남의 숨은 보석을 알리고 싶어 하는 청년 벤처 여행사다. 전남대 미대와 조선대 미대를 졸업한 이들 4명은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지도교수 강신겸)에서 만났다. 강 교수의 지도 아래 의기투합한 한 살 터울의 청춘들은 2014년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사업에 지원했고 덜컥 우수상을 받았다. 이후 청년 벤처의 꿈을 키우며 사업을 다듬고 올해 1월 ‘예술더하기여행’이라는 주식회사도 세웠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간다. 전공을 살려 문화예술 전문가의 안내와 해설, 작가와의 만남 등을 여행상품에 접목했다. 홈페이지 주소도 예술과 여행이 썸을 타는 www.artsumtrip.com이다. ‘미대오빠 어디가’, ‘구석구석 夜(야)한 광주’처럼 당일 상품도 있고 미술관 캠핑장에서 숙박을 하는 1박2일 상품도 있다. 2월부터는 대인시장 웰컴센터도 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 누구나 웰컴센터에 들어가면 친절한 안내와 상세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010-7131-4828 ▶travel info 전라남도 광주 TRAIN 훌쩍 가까워지는 광주 호남고속철이 4월2일 정식 운행을 시작한다. 광주행 열차는 서울역이 아닌 용산역에서 출발하는데 광주 송정역까지 무정차 기준으로 1시간 33분이면 갈 수 있다. 지금보다 1시간 6분이 줄어든다. 시간이 단축되는 대신 요금은 오른다. 지금보다 8,200원 오른 4만6,800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좌석간 무릎 공간도 기존 14.3cm에서 20cm로 넓어져 편해졌다. 좌석마다 전원 콘센트가 있고 역방향 좌석 대신 4명이 마주보고 앉을 수 있도록 회전 기능을 추가했다. 찾아가기 KTX를 이용해 광주 송정역에 내렸다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쾌적하다. 광주는 지하철이 1개 노선뿐이라 갈아탈 필요도 없다. 대인시장에 간다면 금남로 4가역에 내리면 되고 양림동은 그 다음역인 문화전당역에서 내리면 된다. 송정역에서는 지하철로 30분 정도 걸리고 지하철에서 내려 각각 10분 정도 걸으면 대인시장과 양림동에 닿는다. Stay 1박2일 일정으로 양림동과 대인시장 등을 둘러볼 요량이라면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한다. 20~500년 된 호랑가시나무가 자생하며 군락을 이루는 호랑가시나무언덕에 있다고 해서 그 이름을 따왔다. 70여 년 전 선교사 사택으로 사용되다 호남신학대학교 학생 기숙사를 거쳐 2014년 게스트하우스로 새로이 문을 열었다. 내부는 현대식으로 수리를 했지만 외관과 건물 곳곳에 근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1층에 5개, 2층에 2개 객실이 있고 3개의 화장실이 있다. 원두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1층 식당은 통유리로, 보이는 주변 풍광이 더 없이 다정하다. 쌀식빵 등 간단한 조식이 제공된다. 2층 테라스도 ‘완소’ 공간이다. 원하면 테라스에서 바비큐 파티도 가능하다. 숙박비는 1인당 4만원 정도. 바로 옆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상주하는 호랑가시나무 창작소가 있다. 어중간한 호텔이나 삭막한 모텔보다 훨씬 좋다. blog.naver.com/horanggasy 광주의 맛과 멋 한옥식당 양림동 5거리에 있는 ‘신용’이라는 이름의 식육식당이었다.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이 늘자 3년 쯤 전에 한옥을 구입해 자리를 옮겼다. 점심에는 애호박찌개와 생고기비빔밥을 내놓는데 찌개가 맛이 좋다. 특이하게 채 썬 호박을 넣은 찌개는 보기와 다르게 짜거나 맵지 않다. 비빔밥은 생고기 대신 익힌 고기를 선택할 수 있다. 저녁에는 한우와 돼지고기만 판다. 한옥에서 맛보는 한우가 별미다. 062-675-8886 애호박찌개 7,000원, 생고기비빔밥 7,000원, 한우 안심(150g) 2만원, 삼겹살·목살(170g) 1만원 대인분식 대인시장 안에 있는 조그만 국수집이다. 멸치국수와 찹쌀도너츠가 전부. 일반 잔치국수보다 굵은 면을 쓰는데 아주머니가 쓱쓱 만드는 간장소스가 별미다. 청양고추 등을 넣어 맛을 낸다. 날이 더워지면 비빔국수가 더 인기라는데 역시 간장소스로 맛을 잡는다. 직접 담그는 깍두기도 국수와 궁합이 잘 맞는다. 2,000원이라는 가격이 미안할 정도의 맛과 양이다. 대인예술거리와 맛집거리가 만나는 인근 멸치국수 2,000원, 찹쌀도너츠(4개) 1,000원 영광식당 대인시장 국밥거리의 명물. 맛도 맛이지만 엄청난 서비스에 모두가 놀라는 집이다. 저렴하고 푸짐하니 교복 차림의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영광식당에서 국밥과 순대를 시키자고 하면 현지인들은 웃는다. 국밥을 두그릇 이상 시키면 테이블 마다 순대와 각종 돼지 부속이 한접시 가득 서비스로 나온다. 국밥보다 국밥 국물에 말아 낸 국수가 별미다. 국밥과 국수를 하나씩 시켜도 서비스가 따라 나온다. 남은 서비스는 포장도 가능하다. 바로 앞 나주식당도 같은 시스템이다. 영광식당은 서비스 순대에 깻잎을 올리는데 나주식당은 대파가 올라간다는 정도가 다르다. 국밥거리 끝에 위치 국밥 6,000원, 국수 5,000원 통기타 거리 해가 지면 양림동 바로 옆 사직동 통기타 거리도 다녀올 만하다. 통기타나 피아노 반주에 실린 라이브 공연을 들으며 술 한잔 기울이기 좋다. 비슷한 콘셉트의 가게가 여럿이 모여 있다. 양림동 파출소에서 광주천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오는 광주공원에는 포장마차촌이 들어선다. 양림동 파출소 인근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글·사진 김기남 기자 취재협조 예술더하기여행 www.artsumtrip.com
  • 전단 살포, 풍자 예술인가 SNS 이슈용 ‘이벤트’인가

    전단 살포, 풍자 예술인가 SNS 이슈용 ‘이벤트’인가

    지난해 10월 20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옥상에서 전단 4500장이 뿌려졌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등장인물처럼 머리에 꽃을 꽂은 박근혜 대통령의 풍자 그림이 담겨 있는 전단이었다. 이 전단을 살포한 팝아트 작가 이하(47·본명 이병하)씨는 “부정선거 의혹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세상을 풍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를 기점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전단 살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16~17일에도 박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전단 수천장이 서울 홍익대 등 전국 7곳에서 뿌려졌다. 군사정부 시절인 1970~80년대 등사기 롤러로 종이에 찍어 배포했던 조악한 품질의 전단이 ‘복고 열풍’을 타고 디지털 시대의 저항 수단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중화로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창’(窓)은 다양해졌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아날로그 방식의 전단이 등장한 데 대해 사회학자 등 전문가들은 현 정부와 관련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전임 이명박(MB) 정부 때도 정부 비판의 목소리는 높았고 SNS를 통해 확산됐지만 전단은 등장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전단의 비판 대상이 박근혜 정부라는 점에 주목한다. 군사독재 시절 주요 비판 수단이었던 전단을 사용함으로써 과거 독재정권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는 연상 작용을 유도한다는 얘기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군부독재 시절의 주요 선동 방법인 전단을 이용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를 떠올리게 하는 수단이 된다”며 “이씨가 박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모습을 합성한 것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날로그적 행위 자체의 희귀성도 거론된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날로그는 이제 일상적이지 않은 것이 된 만큼 전단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사건으로 인식될 수 있다”면서 “전단이라는 방식이 과거를 회상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전단 살포가 일종의 ‘이벤트’라는 시각도 있다. 전단을 뿌리는 행위 자체는 SNS를 이용하는 것보다 확산 효과나 메시지 도달률이 낮지만, 이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더욱 널리 퍼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벤트를 통해 SNS에 이야깃거리를 던져 줌으로써 SNS 안에서 재생산될 수 있다”며 “홍익대 앞 등 주로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전단을 뿌리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단의 등장 시점도 묘하다. 지난해 10월 정부 비판 전단이 뿌려지기 직전엔 ‘대북 전단’이 논란이 됐다. ‘대북 삐라’는 허용하면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억압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던 시기다. 노 교수는 “단순히 SNS 검열을 피하고자 전단을 이용했다는 것은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전단 배포에 나선 이하씨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예술은 갤러리에 전시하는 게 아니라 거리로 나가 대중과 만나는 것이며, 가장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전단과 포스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단은 하늘에서 떨어져 극적인 효과가 있고 오프라인 행위이지만 온라인과 결합한 예술 행위”라며 대정부 비판 전단을 고도의 정치 풍자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동원그룹] 고병우 前장관·신건 前국정원장과 사돈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동원그룹] 고병우 前장관·신건 前국정원장과 사돈

    동원가(家)의 혼맥은 단출해 보이지만 모두 국회의원, 장관, 국가정보원장 등 내로라하는 정·관계 인사의 집안과 사돈을 맺으며 든든한 울타리를 형성했다. 정치에는 관심 없다던 창업주 김재철(80) 동원그룹 회장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자녀들의 혼사에 있어서는 여러모로 가업과 가문의 발전을 위해 외연을 넓히는 ‘알짜’ 포석을 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선장 시절인 1962년(당시 28살) 초등학교 동창인 조영채씨의 소개로 두 살 적은 조덕희(작고) 여사를 만나 6개월 만에 결혼했다. 김 회장과 동향인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조 여사는 광주여고를 졸업했으며 부친은 김 회장이 졸업한 군동초등학교의 교장을 지냈다. 조덕희장학회를 만든 ‘40년 동반자’인 조 여사는 2012년 3월 세상을 떴다. 김 회장은 쓰러진 현모양처 조 여사를 6년간 극진히 간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과 조 여사는 남구, 은자, 은지, 남정 등 2남 2녀를 슬하에 뒀다. 김 회장은 동생 김재운(77) 동영콜드프라자 회장의 소개로 김헬렌랑(63) 여사를 만나 2013년 4월 재혼했다. 1974년 부산대에서 패션을 전공한 김 여사는 3년 뒤 호주 시드니대에서 서양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보석디자인 국제감정 자격증을 딸 정도로 미술, 패션 분야에 조예가 깊고 한때 갤러리도 운영했었다. 김 회장의 2세들은 입법, 사법, 행정 권력가 집안과 두루 연을 맺었다. 두 아들은 모두 고려대, 두 딸과 며느리들은 전원 이화여대 출신이다. 장남 김남구(52)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집안끼리 알고 지내던 한국경영인협회 회장 고병우(82) 전 건설교통부 장관(28대)의 딸 고소희(47)씨와 1992년 4월 결혼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83학번, 고씨는 이대 전산학과 86학번이다. 김 부회장 부부는 양가 어른들의 제안으로 만나 8개월간 연애한 뒤 백년가약을 맺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동윤(22), 지윤(17) 남매가 있다. 동윤씨는 현재 영국 워릭대에서 유학 중이며 지윤양은 미국 하와이 프렙아카데미(HPA)에서 수학하고 있다. 차남 김남정(42) 동원그룹 부회장은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건 전 국정원장(28대)의 3녀 신수아(43)씨와 1998년 10월 화촉을 밝혔다. 장인인 신 전 국정원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장 출신으로 법무부 차관(33대)을 거쳐 세계종합법무법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상연하 커플인 김 부회장 부부는 대학교 4학년 때 동아리 선배의 소개로 누나, 동생 사이로 만났다가 6개월 만에 연인으로 발전해 3년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대 사회학과 92학번, 신씨는 이대 장식미술학과 91학번이다. 두 사람은 동찬(15), 나연(12), 동연(8) 삼 남매를 뒀다. 동원육영재단 사무국장으로 있는 장녀 김은자(50·이대 서양학과 84학번)씨는 1989년 당시 서울지검 검사와 중매로 혼인했으나 수년 전 이혼했다. 외아들 연욱(22)씨는 미국 유학 중이다. 김씨는 서울 강남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했었다. 명랑한 차녀 김은지(47·이대 정치외교학과 87학번)씨는 고 김택수 전 국회의원의 4남 김중성(53·서울대 법대 81학번) 세인투자관리 대표와 결혼해 미국에 이민 가 살고 있다. 1992년 결혼식 날 주례는 김상협 전 국무총리가 했다. 두 사람의 큰딸 민선(22)씨는 미 예일대 졸업반이며 현선(16)양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분수에 맞게 살아라”는 향교장 부친(고 김경묵)의 영향으로 자식 교육에 엄격했던 김 회장은 두 아들에게는 혹독한 경영 수업을 시켰고 두 딸은 대학 입학 뒤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는 교육이념으로 유명한 가나안농군학교에 보내 근검절약과 노동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5남 4녀의 맏이인 김 회장의 형제들은 대부분 평범한 집안과 혼사를 치렀다. 막내 여동생 김숙희(61)씨는 관료 출신(행시 21회) 박인구(69) 동원그룹 부회장과 혼인했다. 상공부 부이사관을 지낸 매제 박 부회장은 1997년 그룹에 합류해 위기의 동원정밀 대표이사를 맡아 알짜기업으로 바꿔 놓았다. 이어 2000년 동원산업에서 분리된 동원F&B의 사령탑에 올라 국내 대표 식품기업으로 발전시켜 김 회장에게 신임을 받았다. 2008년에는 미국 최대 참치회사 스타키스트의 인수를 진두지휘해 동원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신세계 본점 면세점으로… 정용진의 파격

    신세계 본점 면세점으로… 정용진의 파격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회사의 상징인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전체를 시내면세점(연면적 1만 8180㎡)으로 전환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다음달 1일 마감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뛰어들자 신세계도 승부수를 띄웠다. 신세계그룹은 그룹의 백화점업 모태이자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 전체를 면세점으로 전환해 세계적인 랜드마크 관광지로 육성하겠다고 14일 밝혔다. 백화점 앞에 있는 신세계 소유의 SC은행 건물에는 다양한 고객 서비스 시설,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설치해 면세점을 유치할 본점 명품관을 보완하는 용도로 활용하기로 했다. 신세계가 본점에 서울 시내면세점을 유치하려고 하는 데는 본점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동과 남대문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크게 하기 때문이다. 명동,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백화점, 남대문시장 등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선택지가 대폭 늘어나면서 남대문시장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신규법인 회사인 신세계디에프의 성영목 사장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 상권에 면세점 공급이 부족해 오랫동안 줄을 서서 쇼핑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며 “신세계는 이런 핵심 상권에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여 시장을 키우고 관광산업 및 내수경기 활성화,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각각 삼성생명 지분 300만주씩을 블록딜(시간외 주식대량매매)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7000억원 규모다. 신세계 측은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지분을 매각한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실탄을 마련하는 게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지분 매각 후 신세계백화점의 삼성생명 지분은 438만주(2.19%), 이마트는 1176만주(5.88%)로 각각 줄어든다.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입지 확정으로 빠르면 오는 7월 초 단 2곳(대기업 할당)만 선정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 경쟁 구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를, 현대백화점그룹은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각각 서울 시내면세점 입지로 골랐다. 또 한화갤러리아는 여의도 63빌딩에,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는 합작법인을 세워 용산 아이파크몰에 각각 면세점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입점 위치나 경영능력 면에서 대부분 우수한 상황”이라면서 “입지나 경영능력 외에도 중소기업과의 상생 같은 사회공헌 평가 부분으로 점수를 딸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15)아모레퍼시픽그룹] 국내 화장품 산업 선구자 서성환, 태평양 大海를 삼키다

    [재계 인맥 대해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15)아모레퍼시픽그룹] 국내 화장품 산업 선구자 서성환, 태평양 大海를 삼키다

    “태평양만큼이나 큰 기업을 만들고 태평양을 건너 세계로 진출하겠다.” 2003년 작고한 서성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창업주는 국내 화장품 산업을 이끈 선구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945년 9월 5일 창립됐다. 올해 광복 70주년, 광복과 함께 태어난 이른바 ‘해방둥이 기업’ 아모레퍼시픽이지만 기업의 역사는 1945년 이전 서 창업주의 어머니부터 시작됐다. 서 창업주는 1924년 7월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에서 아버지 고 서대근씨와 어머니 고 윤독정씨의 3남 3녀 가운데 차남으로 태어났다. 서 창업주 가족은 창업주가 소학교 시절인 1930년 좀 더 나은 생활을 찾아 개성으로 이사했다. 가족의 생계는 어머니 윤씨가 책임졌다. 전 재산을 털어 조그마한 상점을 열고 잡화를 취급하다 화장품 제조에 눈을 돌렸다. 윤씨는 당시 대부분의 여성들처럼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사업가로서의 자질은 뛰어났다. 개성에는 인삼 매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 소득 수준이 높았고 때문에 상류층이 머릿기름으로 쓰는 동백기름이 잘 팔렸다. 이 사실을 간파한 윤씨는 직접 동백기름을 짜 만든 머릿기름을 팔았고 이를 기점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윤씨는 1932년부터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던 미안수를 자가 제조법으로 만들어 판매했고 구리무(크림), 가루분(백분) 등으로 화장품 제조의 종류와 품목을 넓혔다. 솥을 걸어놓고 그 안에 물과 기름을 섞어 손으로 만든 가내수공업 화장품은 품질이 우수하다는 입소문을 타 큰 인기를 끌었다. 윤씨는 여기에 자신감을 얻어 ‘창성상점’(昌盛商店)이라는 생산자 명칭을 표기했다. 서 창업주는 1939년 중경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화장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개성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글리세린과 향료, 빈 병을 사는 일을 도맡으며 개성상인으로서의 자질을 키워 갔다. 또 어머니로부터 화장품 제조법도 직접 배웠다. 광복을 맞아 서 창업주는 어머니가 세운 창성상점을 ‘태평양상회’로 이름을 바꿨다. 1947년 개성을 떠나 서울 회현동에 자리를 잡았고 이때 부인 변금주(87)씨를 만나 결혼했다. 서 창업주는 광복 이후 혼란스러운 시기를 틈타 위조 화장품이 기승을 부리던 때에도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품질 경영을 강조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태평양상회의 1호 제품은 ‘메로디크림’이었다. 이후 6·25전쟁이 터졌다. 서 창업주는 피란길에도 화장품 원료를 가지고 부산으로 내려갈 정도로 화장품 사업에 집념을 보였다. 서 창업주는 1954년 후암동에서 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만들면서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성장 비결인 품질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1956년 회사를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회사는 성공 가도를 달린다. 현재의 그룹명인 ‘아모레퍼시픽’에서 아모레라는 브랜드명은 오원식 전 부사장이 1961년 작명했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이탈리아 가곡 ‘아모레미오’(난 당신을 사랑합니다)에서 따왔다. 서 창업주와 부인 변씨 사이에는 2남 4녀가 있다. 아모레퍼시픽가(家)의 혼맥을 보면 정·관계, 기업인, 언론인으로 방대하게 연결된다. 대부분 서 창업주가 평소 친분이 있었던 집안의 가장들과 중매 형식으로 자녀들을 결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돈 관계를 맺었던 고 최주호 전 우성그룹 회장, 고 박세정 대선제분 회장과는 자녀들의 이혼으로 혼맥이 끊어졌다. 또 막내인 서경배(52) 회장을 제외하고 일가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없다. 서 창업주의 둘째 서혜숙(65)씨는 이화여대 사회생활과 출신으로 고 김일환 전 내무장관의 3남인 김의광(66)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태평양(아모레퍼시픽)의 계열사인 장원산업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4명의 사위 가운데 유일하게 장인 회사의 경영에 참여했다. 현재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목인갤러리·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셋째 서은숙(62)씨는 고 최두고 국회건설위원장의 차남인 최상용(63)씨와 결혼했다. 최씨는 고대구로병원에서 간담췌외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넷째이자 장남인 서영배(59) 태평양개발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기 전부터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그는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을 수료한 뒤 1990년 태평양증권 부사장을 거쳐 토목, 건축 등의 사업을 하는 태평양개발 회장을 맡고 있다. 태평양개발은 지난해 119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는 방우영(87)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1남 3녀 가운데 장녀인 방혜성(55) 태평양학원(성덕여중·성덕고) 이사와 결혼했다. 막내이자 차남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신춘호(85) 농심 회장의 막내딸인 신윤경(47)씨와 1990년 결혼했다. 서 창업주는 신 회장과 서로 경제단체 요직을 맡으면서 가까워졌고 서로 사돈까지 됐다. 서 회장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고 지난 3월 연세대 상경경영대학 제24대 동창회장에 선출되면서 대외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서 회장 부부 사이에는 2녀가 있다. 장녀는 서민정(24)씨로 미국 코넬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고 있다. 차녀 서호정(20)씨도 언니가 졸업한 미국 코넬대에 재학 중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전세계 미술품 거래정보를 한 눈에… ‘아트앤비즈넷’

    전세계 미술품 거래정보를 한 눈에… ‘아트앤비즈넷’

    피카소가 지난 11일 자신의 대표작품 ‘알제의 여인들’로 경매 최고가 신기록을 세우며 명실상부한 미술거장으로 올라섰다. 피카소는 이번 최고가 낙찰로 자신의 대표 작품 10선의 총액이 1조668억을 돌파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는 전세계 미술품 최고가 TOP50의 가격인 5조6180억원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대단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한 미술업계 관계자는 “이번 피카소 작품의 최고가 낙찰은 미술품의 가치를 더욱 드높인 업계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이번 낙찰 영향으로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도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간 국내미술품 경매시장은 일부 부유층 위주로 거래가 이루어져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미술전시회들을 일반인들이 주도하면서 적은금액의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우수 창업기업으로 선정되며,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한 미술품가격검색엔진 및 미술시장 통계분석시스템 시제품 제작에 나섰던 에이씨에이에스(ACAS)가 올 5월 드디어 특수목적 검색엔진 아트서치를 활용한 검색서비스 아트앤비즈넷을 런칭할 예정이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트테크 전문 스타트업 ACAS는 갤러리스트 출신 신동근 대표와 검색엔진 전문가 박영민 프로그래머가 미래형 예술서비스를 제공 하자는 취지로 설립했다. 박영민 프로그래머는 “전세계 미술품 거래 정보망을 구축함으로써 미술품자산규모 650조원, 년간 3600만점-70조원이 거래 되는 전세계미술품유통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그에 따라 ACAS는 아트앤비즈넷을 통해 미술품 거래정보에 특화된 검색엔진 서비스와 거래정보 커뮤니티, 그리고 거래 플랫폼까지 개발 운영함에 따라 미술품 거래에 관련한 토털 글로벌 아트 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미술시장 빅데이터를 분석해 미술품 가격 정보를 포함, 거래와 관련된 최대 45가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경매에서 거래된 작품의 가격도 검색이 가능하다. 또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빅데이터도 분석해 미술시장 관련 전반적인 모든 정보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전세계에서 거래되고 있는 미술품 관련 정보를 방 안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피카소의 최고가 낙찰같은 정보들도 실시간 제공받을 수 있으며, 좋아하는 작가를 즐겨찾기해 동향을 살필 수도 있다. 아울러 소장작품의 현재시세도 알 수 있게 해 흥미도 제공한다. 한편 5월 중 아트앤비즈넷 알파 서비스를 런칭하는 ACAS는 비공개로 테스터를 모집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베니스로 간 한국의 단색화… 국제무대 첫 시험대 오르다

    베니스로 간 한국의 단색화… 국제무대 첫 시험대 오르다

    최근 국내외에서 다각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한국의 단색화가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현지에서 소개된다. 벨기에 보고시안재단이 주최하고 국제갤러리가 주관하는 ‘단색화전’이 8월 15일까지 15세기 초 르네상스 양식을 따른 유서 깊은 건축물인 팔라초 콘타리니 폴리나크에서 열린다. ●8월까지 팔라초 콘타리니 폴리나크서 전시 이번 전시에선 단색화 대표 작가로 꼽히는 박서보(84), 정상화(83), 하종현(80), 이우환(79), 작고 작가인 김환기(1913~1974), 권영우(1926~2013), 정창섭(1927~2011)의 작품 50여점이 선보인다. 베니스비엔날레 재단의 승인을 받아 참가비를 납부한 후 열리는 44건의 병행 전시 중 하나다. 전시를 기획한 이용우 심사위원은 “이번 전시는 단색화가 국제 무대로 가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베니스비엔날레는 프리오픈 사흘간 5만명의 미술계 주요 인물들이 다녀가는 세계적인 문화 이벤트이기 때문에 단색화가 사실상 본격적인 데뷔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 모노크롬 양식과 한국 단색화의 차이에 대해 그는 “모노크롬은 회화의 종말이라는 의식을 바닥에 깔고 색채를 없앤 것이지만 단색화는 당대의 역사 및 제약 조건을 모두 수용하는 자세로 당대를 표현하면서 그 행위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위와 물성, 정신의 합일이 기본 정신” 참여 작가인 박서보는 “단색화는 서양의 것과는 달리 행위의 무목적성, 반복성, 행위 및 물성과 정신의 합일을 기본 정신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하종현은 “가난하고 부족했으며 정치적으로 복잡했던 시절에 할 수 있는 행위를 시도했다”면서 “세계 미술사에서 회화로서 그러한 가능성이 있음을 단색화가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우환은 이번에 비교적 초기 작품인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등의 단색화 작품과 함께 철과 돌, 공간을 고려한 신작 ‘다이얼로그(Dialogue), 관계 항’ 연작을 전시한다. 현장의 특성을 살린 야외 설치전으로 ‘단색화와 이우환’을 선보이는 그는 “이번 전시는 단색화가 연장 또는 확대되는 전람회로 이번 전시작도 공간 위주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우환은 5개의 방에 알프스에서 가져온 둥근 모양의 돌을 설치하는가 하면 자신의 작품 세계를 바닥과 벽 등에 붓으로 표현했다. 글 사진 베니스(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그림이 되고, 갤러리가 된 운현궁…조서영 화백 전시회

    그림이 되고, 갤러리가 된 운현궁…조서영 화백 전시회

    조선의 역사 끝자락 한 대목을 묵묵히 부여잡고 있던 비운의 운현궁은 이제 미술작품이 됐고, 또 그 자체로 갤러리가 됐다. 서양화가 조서영 화백은 오는 17일까지 서울시 운니동 운현궁 내 갤러리에서 생애 세 번째 개인전인 ‘인연, 아름다운 동행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회는 우리 미술의 소중함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운현궁 주최로 마련됐으며, 조 화백이 지난 1년간 운현궁의 뜰을 거닐고, 단풍나무 우듬지에 매달린 잎사귀, 돌담 틈에 자라는 이끼를 지켜본 봄, 여름, 가을,겨울이 담겨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운현궁의 봄’, ‘오! 단풍들었네’, ‘비밀의 문’ 등 운현궁의 풍경과 기와, 문고리를 담은 총 16점의 창작품이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인다. 운현궁은 고종이 태어나 12살 때까지 살며 뛰놀던 곳이며, ‘나는 새도 떨어뜨렸다’는 흥선대원군이 권력 암투를 펼치면서도 훗날 쇄국정책의 장본인이라는 역사적 불명예를 감수하면서도 청나라, 일본 등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고독한 결단을 내렸던 공간이다. 비감 어린 곳에서 감상하는 미술 작품들은 자기네들의 아름다움을 무심히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비운의 역사적 기억을 담고 있는 공간이기에 그저 외따로 아름다울 수만은 없다. 조 화백은 “작품들은 모두 운현궁을 소재로 했고, 선조의 예술적 가치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면서 “특히 조선시대의 운현궁을 건축한 도공들의 예술적인 손맛을 캔버스에 옮기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조 화백은 한양예술대전, 대한민국 공예예술대전 초대작가와 남북 통일 세계미술대전(서양화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 한양예술대전(서양화부문) 대상,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상,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특선, 국토환경미술대전 몽골대사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남준 후예들 베니스 홀리다…“건축과 하나 된 실험적인 영상미…시적이고 매혹적”

    백남준 후예들 베니스 홀리다…“건축과 하나 된 실험적인 영상미…시적이고 매혹적”

    “영상이 시적(詩的)이고 매혹적이다.”“한국관의 건축적 특성을 살린 놀라운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실험적인 미학과 혁신적 기술을 접목해 영상 작품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의 공식 개막을 사흘 앞두고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의 카스텔로 공원(자르디니)에서 전 세계 언론과 미술 관계자 및 전문가들을 상대로 막을 올린 한국관 전시에 찬사가 쏟아졌다. 이숙경 큐레이터가 커미션을 맡은 문경원·전준호 작가의 신작 ‘축지법과 비행술’은 종말적 재앙 이후 지구의 육지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한국관이 부표처럼 떠도는 가운데 한 인물이 보내는 ‘어느 하루’의 경험을 담은 7채널(각 10분 30초) 영상설치 작품이다. ●건물 밖에서도 영상 관람… 한국관의 건축적 특성 살린 장소특정적 작품 한국은 1986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처음 참가한 이후 전시관이 없어 이탈리아관 작은 공간을 배정받아 참가하던 중 1995년 자르디니 전시장에 27번째 국가관으로 독립된 전시공간을 갖게 됐다. 그러나 한국관은 기존의 벽돌건물을 살리고, 주변 경관을 가리지 말라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유리벽과 곡선형 벽 구조, 여러 개의 다면체로 전체 공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건축적 특수성이 크게 부각되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숙경 큐레이터는 “한국관이 들어선 지 20년이라는 의미를 살리고, 한국관의 건축적 특성을 제약이 아니라 도전적인 요소로 활용해 자르디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7개의 채널이 건축물과 함께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있는 장소특정적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영상 작품은 실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번 작품은 유리로 된 곡면과 직각 벽을 적극적으로 살려 외부를 향해 2개의 고화질 LED 화면을 설치함으로써 건물 바깥에서도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3㎜ 크기의 극소형 전구를 사용한 LED 화면은 중소기업인 베이직 테크에서 만들었다. ●제작부터 편집까지 1년 6개월의 긴 여정… 시간과 공간의 중첩 ‘축지법과 비행술’은 공간의 안과 밖, 시간의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투과적 설정과 미래의 관점에서 현재를 돌아보는 독특한 서사 방식을 구사한다. 작품 구상부터 제작 및 편집까지 총 1년 반이 걸린 영상은 인류의 생존자로 보이는 한 인물(배우 임수경 분)이 미래의 실험실에서 보내는 일과를 담고 있다. 이 인물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매일 리셋되어 하루를 살아간다. 그의 머리에는 모든 인류의 기억들이 내재된 ‘바이오 라이트’가 심어져 있다. 똑같이 반복되도록 프로그램된 일상에 오류가 나자 이 인물은 동요하고, 오류의 원인을 찾느라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과거의 흔적들과 만난다. 구석진 방에 설치된 화면에서는 17세기 베니스에 살았던 여인이 등불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 낯선 풍경이 이어지다 어느 순간 그가 돌아온 곳은 2015년 베니스의 자르디니다. 자신에 대한 자각 속에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문경원 작가는 “예술이 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미래를 상상 속에서 오가면서 현재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공간을 이동하고자 하는 욕망을 담은 ‘축지법과 비행술’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택했다”고 말했다. 전준호 작가는 “예술이 미래의 인류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면서 “우리가 우려하는 것처럼 기계적인 삶이 지배하는 미래가 아닌, 노동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나’를 잃지 않게 하는 기능을 예술이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관 전시는 영국의 아트리뷰, 이탈리아 미술전문 온라인 매체 아트리뷴과 주요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해외언론에서 전시 개막 이전부터 주목할 만한 전시로 소개됐다. 특히 국제 미술계 주요 인사들이 한국관을 방문해 문경원·전준호 작가의 신작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영국 런던 서펜다인갤러리의 한스울리히 오브리스트 디렉터는 “영상과 건축이 환상적으로 통합됐다. 이 전시를 봤다면 백남준이 무척 좋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의 팔레드도쿄 장 드 르와지 관장은 “전시관 안팎의 경계를 허물며 영상이라는 미디엄의 한계를 뛰어넘은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적 아티스트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아니쉬 카푸어도 전시장을 찾았다. 글 사진 베니스(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강원의 청정 환경, 치유 쉼터로

    강원의 청정 환경, 치유 쉼터로

    청정 자연 자원을 간직한 강원 산골 마을 자치단체들이 한방약재와 음식 등을 접목한 자연건강치유센터 건립에 팔을 걷어붙였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 속에서 건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강원도에 따르면 양구군 동면 후곡리에 건립된 ‘자연치유센터’가 새달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국·도비 등 61억 2500만원을 들여 2층 규모의 테라피 하우스와 헬스케어 하우스 등 2개 동이 최근 신축됐다. 테라피하우스에는 한의원과 약재 발효 전문업체가 입점해 한방 분야 진료와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달부터 운영에 들어간 헬스케어 하우스에는 견운모를 활용한 찜질방과 사우나, 숙박시설 등이 마련됐다.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헬스케어 하우스에는 벌써 수학여행단과 교육단체 등의 방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군은 주차장 포장 공사를 비롯해 배드민턴장과 산책로, 편의시설 등 조경공사가 완료되는 다음달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김창현 군보건소 보건행정담당은 “정부의 의료관광 활성화에 발맞추는 한편 헬스투어 관광객 유치를 통해 주민들의 소득 창출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자연음식을 이용한 화천생태힐링센터 건립 추진에 나섰다. 내년까지 사내면 삼일리 일대 2만 9984㎡에 생태힐링센터와 자연음식연구소를 만들 계획이다. 이곳에는 명상 갤러리 등이 들어서며 모두 48억여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화천생태힐링센터는 방랑 식객으로 알려진 요리연구가 임지호씨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장독 500개를 갖춘 장독정원 등을 만드는 등 국내 자연음식의 대표 명소로 가꾸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산천어축제 등과 연계해 한국의 맛을 대표하는 자연음식 기반산업까지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기 강연과 자연음식 강좌는 물론 취사 장병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주종성 화천군 관광정책과장은 “생태힐링센터 건립을 통해 자연요리 관련 산업 육성, 인적자원 발굴, 고용 창출 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구·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KT&G 상상마당-파리시, 팝 아트 창시자 ‘레이먼 사비냑’ 전시회 마련

    KT&G 상상마당-파리시, 팝 아트 창시자 ‘레이먼 사비냑’ 전시회 마련

    KT&G 상상마당은 오는 5월 15일~8월 30일까지 서울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20세기 대표 포스터 아티스트 레이먼 사비냑(Raymond Savignac, 1907-2002)의 기획전을 개최한다. 프랑스 파리시와 함께하는 레이먼 사비냑전은 KT&G 상상마당의 20세기 거장 초청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약 7만 관객이 다녀간 로베르 두아노전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 전시다. KT&G 상상마당 측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작가들의 우수한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대중의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기획됐다. 더불어 20세기 작품을 통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아날로그적인 따뜻한 감성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KT&G 상상마당 20세기 거장 시리즈, 두 번째-20세기 가장 위대한 포스터 아티스트 레이먼 사비냑 국내 최초 기획전’에서는 ‘비주얼 스캔들’을 테마로 레이먼 사비냑의 원화작품 100여점이 공개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프랑스 트루빌 몬테벨로 시립미술관과 파리시 푸에니 도서관에 전시된 밀크 몽사봉(1949), 마기 포토프(1959) 등 레이먼 사비냑의 대표작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레이먼 사비냑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포스터 아티스트로 식료품, 항공사, 서적, 영화 등 당시 대다수의 광고물을 직접 그려낸 화가다. 95세를 바라보는 2002년까지 미국, 이태리, 독일, 벨기에,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그의 작품은 파리장식미술관에도 소장돼 있으며, 프랑스 현지에서는 국보급 작가로 익숙하다. 단순한 필치, 원색이 두드러지는 화풍과 독창적인 상상력이 특징인 레이먼 사비냑의 작품은 포스터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다. 특히 레이먼 사비냑의 표현 양식인 비주얼 스캔들 기법은 오늘날 광고 이미지 착안법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져 있다. 시각적 충돌을 일으키는 이질적 요소의 결합과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착상으로 대중예술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팝 아트(Popular Art, 대중예술)의 창시자로 손꼽히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레이먼 사비냑의 작법을 직접 체험하는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도 개설된다. 그래피티, 캘리그라피, 일러스트레이션, 드로잉 등 총 14과목이 운영돼 작가의 작품 세계를 체험하는 흥미로운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특별 기획 전시회 관람 및 교육 참가문의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5월 1일부터 KT&G 상상마당 홈페이지(www.sangsangmadang.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포토] 배상면주가, ‘우곡메모리얼홀’ 개관

    [포토] 배상면주가, ‘우곡메모리얼홀’ 개관

    배상면주가는 경기도 포천시 전통술 문화 갤러리 산사원에 전통주 대가인 배상면 회장의 일대기를 담은 ’우곡메모리얼홀’을 개관했다고 6일 밝혔다. 우곡 배상면 회장이 연구 개발하던 술이 전시돼 있다. 배상면주가 제공
  • [부고]

    ●강경식(명지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씨 모친상 허준영(한국자유총연맹 회장·전 경찰청장)씨 장모상 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02)2258-5940 ●권석규(충북도 공보관)씨 모친상 4일 제천 제일장례식장, 발인 6일 오전 9시 30분 (043)651-5202 ●이상복(서강대 로스쿨 원장)상일(엠엠테크 부장)씨 부친상 이은아(경일중 교사)씨 시부상 김은기(평택효요양병원 원장)씨 장인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30분 (02)3010-2237 ●이정헌(한화갤러리아 축산MD)씨 부친상 함복주(오릭스캐피탈코리아 이사)정재훈(코리아에셋증권 이사)오민규(엠케이스페스 대표이사)씨 장인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 30분 (02)3010-2261 ●문희철(충남대 경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종희(오디티테크 전무이사)경희(형성산업 대표이사)씨 부친상 3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6일 오전 6시 (02)2258-5940 ●안경희(동서대 취업지원실 팀장)용희(현대중공업 플랜트사업부 부장)희숙(한바다중 교사)씨 부친상 김재철(부산MBC 보도국 국장)이석모(부경대 생태공학과 교수)씨 장인상 임정희(장산중 교사)씨 시부상 4일 부산 해운대백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 070-4322-5301 ●손준영(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선수)씨 조모상 3일 울산 영락원, 발인 6일 오전 6시 (052)275-1822 ●한정수(전 인텔캐피탈 전무)정덕(외환은행 서초중앙지점장)씨 부친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 (02)3010-2295
  • 조승우 디씨 팬들과 마찰 “조승우 갤러리 하지 마” 왜?

    조승우 디씨 팬들과 마찰 “조승우 갤러리 하지 마” 왜?

    조승우 디씨 팬들과 마찰 “조승우 갤러리 하지 마” 왜? 조승우 배우 조승우가 팬들과 마찰을 빚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조승우가 최근 뮤지컬 광주 공연을 마치고 나오던 중 일부 팬들에게 활동 중인 팬커뮤니티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조승우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던 중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디시인사이드 내 ‘조승우 갤러리’를 특정하며 한 팬에게 “조승우 갤러리 하지 마라”고 말했다. 조승우는 “왜 ‘갤’(‘조승우 갤러리’)에선 이름(실명)으로 안 해요?”라며 “‘갤’에선 왜 욕을 해요?”라고 거듭 묻더니 “‘갤’ 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조승우는 직접 ‘조승우 갤러리’에 자필 편지를 올렸다. 자필 편지에서 조승우는 “어제 광주 공연 퇴근길에서 상처 받았다면 죄송하다”면서도 “‘갤’을 하지 말라고 얘기한 건 한 명을 지목해 말한 게 아니었음에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승우는 “제가 말씀드린 처음부터 함께해 온 팬이란 무명일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이 응원해준 ‘몽룡이네’와 ‘위드승우’(조승우 팬클럽)를 말씀드린 것이다. 저를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방법은 팬카페나 ‘갤’ 말고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갤’에 대한 제 마음은 변치 않는다”면서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부디 욕하지 말고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 연예인이 자신의 팬커뮤니티를 특정해 반감을 드러낸 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조승우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팬들은 조승우의 발언과 친필 편지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각에선 조승우가 ‘조승우 갤러리’의 특성상 표현에 욕이 섞여있어 이에 실망했기 때문이라며 조승우를 옹호하는 입장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술 한류의 미래 ‘물의 도시’서 묻다

    미술 한류의 미래 ‘물의 도시’서 묻다

    지구촌 최대의 미술잔치인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가 오는 9일(현지시간) 공식개막돼 11월 22일까지 6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해는 1895년 베니스비엔날레가 탄생한 지 120년이 되는데다 개최 장소인 카스텔로 자르디니 공원 내에 한국관이 설치된 지 20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각별하다. 1986년 첫 참가한 이후 꾸준히 존재감을 각인시킨 한국은 올해 회화부터 설치, 퍼포먼스까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장르와 세대의 작가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기대와 관심을 모은다. 베니스비엔날레 행사는 크게 총감독이 그 해의 주제를 중심으로 기획하는 본전시, 각국이 자체적으로 작가를 선정해 작품을 소개하는 국가관 전시, 베니스비엔날레재단의 승인을 얻고 참가비를 납부한 후 갖는 병행전시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올해 본전시 총감독은 나이지리아 출신 오쿠위 엔위저(52·독일 하우스데어 쿤스트 디렉터)가 맡아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를 주제로 제시했다. 53개국 136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며 이 중 임흥순(46), 김아영(36), 남화연(36) 등 한국작가 3명이 초청됐다. 한국작가의 본전시 진출은 6년 만이다. 제주 4·3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비념’을 감독한 임흥순은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작품 ‘위로공단’을 선보인다. 김아영은 중동에 파견됐던 작가 아버지의 기록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와 퍼포먼스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을, 남화연은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튤립파동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영상작품 ‘욕망의 식물학’을 각각 선보인다. 6일 오후 개막하는 한국관 전시는 문경원(46)과 전준호(46)가 공동작업한 영상 설치작품 ‘축지법과 비행술’로, 이숙경(런던 테이트미술관 아시아태평양미술연구소 책임큐레이터)이 커미셔너를 맡았고 배우 임수정이 출연한다. 한국관의 구조적 특성을 살려 전시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7개 채널 영상설치작업으로 종말적 재앙 이후 지구의 육지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한국관이 부표처럼 떠도는 상황에서 한 인물이 겪는 경험과 의도된 만남을 표현한다. 1995년 26번째로 독립된 국가관으로 탄생한 한국관의 과거·현재·미래뿐 아니라 국가관의 경계를 넘어 베니스비엔날레의 역사적 서사를 담은 작품이다. 본전시 주제와도 잘 부합되고 이용우 세계비엔날레협회장이 한국인 최초로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심사위원에 초대돼 한국관 수상도 기대해 볼 만하다. 병행전시에도 한국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벨기에 보고시안재단이 주최하고 국제갤러리가 후원하는 ‘단색화’전(7일~8월 15일)이 팔라초 콘타리니 폴리냑에서 열린다.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 이우환, 고 정창섭 등 맹위를 떨치는 단색화 작품이 세계 미술관 관계자들과 큐레이터들이 집결한 베니스에서 소개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팔라초파카논에선 광주를 근거로 활동하는 비디오 아티스트 이매리가 상하이 히말라야 뮤지엄 소속 중국작가들과 함께 작품을 소개하고, 나인드레곤헤즈 주최로 팔라초로레단엘암바시아스토레에서 열리는 ‘점프인투언노운’에도 박병욱 등 한국작가 10명이 참가한다. 이 밖에 개막기간 중 베니스 일원에서 열리는 다양한 특별전시에서도 한국 작가들이 역량을 과시한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독립큐레이터 김승민이 저바수티재단 후원으로 기획한 전시 ‘베니스,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구혜영 등 개성이 강한 한국의 젊은 작가 8명이 참여한다. 네덜란드 비영리재단인 GAAF가 주최하는 ‘개인적인 구축물’전에는 이이남, 한호 등의 작품이 소개되고 팔라초모라에선 프랑스 거주작가 남홍의 퍼포먼스가 열릴 예정이다. 한국화가 박병춘은 카포스카리 대학 초대로 이 대학 미술관에서 ‘채집된 풍경’이라는 주제로 한국화의 현대적 가능성을 선보인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꾸미지 않은 삶, 묵묵히 자연을 새기다

    꾸미지 않은 삶, 묵묵히 자연을 새기다

    묵묵히 놓여 있는 나무와 돌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꾸미지도 않고 다듬지도 않은 그것은 나무이기도 하고, 돌이기도 하다. 그러다 새가 되어 날아갈 듯하고 꿈을 꾸는 듯하다. ●7일부터 서울대 미술관·평창동 김종영미술관 전시 한국 추상조각의 개척자 우성(又誠) 김종영(1915~1982)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예술가, 교육자, 선비로서 의 신념에 충실했던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7일부터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미술관과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는 ‘불각의 아름다움, 조각가 김종영과 그 시대’전에는 자연과 사물, 예술에 대한 깊은 사색과 구조에 대한 치열한 탐구로 일관된 김종영의 작업세계를 보여주는 조각, 드로잉, 서예작품과 자료들이 선보인다. 1915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난 김종영은 서울 휘문고보에서 교사 장발(1901~2001)의 지도로 조각가의 길을 택하고 일본 도쿄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귀국 후 창원에서 작업에 매진하다 34세인 1948년부터 서울대학교 예술대학 교수로 30년간 재직했다. 김종영미술관 전시는 그의 삶을 조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형적 사대부 집안이었던 그의 가계와 자신을 향한 성찰이 낳은 자화상, 유년기와 청년기의 자료들과 초기 작품들이 전시된다. 그가 휘문고보에 재학 중이던 1932년에 열린 전조선남녀학생작품전에 안진경체의 ‘원정비문’을 임서해 1등상을 받은 자료와 1953년 영국 런던의 테이트갤러리에서 열린 ‘무명 정치수를 위한 기념비’ 국제공모 관련 자료, 1963년에 파고다공원(현 탑골공원)에 건립됐던 ‘3·1독립선언기념탑’ 관련 자료를 소개한다. 그가 도쿄미술학교 조각과에 입학해 제작한 ‘조모상’(1936년) 도 공개된다. 아울러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가 1990년 제정해 격년제로 시상하고 있는 김종영미술상 수상작가와 2004년부터 기획한 ‘오늘의 작가’ 선정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김종영과 그의 빛’전시도 열린다. ●‘불각’과 ‘유희’ 정신의 본질 되짚어 서울대학교 미술관 전시는 김종영의 대표적인 추상조각 작품들을 통해 그가 추구했던 ‘불각(不刻)’과 ‘유희’ 정신의 본질을 짚어 본다. 1953년 제2회 국전에 출품했던 한국 최초의 추상조각 ‘새’를 비롯해 브론즈와 철로 제작된 추상조각 ‘꿈’과 ‘전설’ 등은 구상조각의 영향에서 벗어나 현대조각으로의 전환을 시도했던 시기의 작품들이다. 전시의 예술감독을 맡은 최태만 국민대 교수는 “우성은 일상에서 소소하게 경험할 수 있는 감동들이 예술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며 “구체적인 자연물을 모방하거나 재현하는 대신 작품이 자연과도 같이 조형적 구조로 존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 26일까지이며, 9월 10일부터 12월 10일까지 김종영의 고향인 창원의 경남도립미술관에서 두 전시를 통합해 소개할 예정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국적으로 나뉘는 삶은 부조리… 이중의 정체성이 독자적 예술 빚어내”

    “국적으로 나뉘는 삶은 부조리… 이중의 정체성이 독자적 예술 빚어내”

    “국적으로 사람을 가르는 것은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에는 소멸되고 무의미할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중의 정체성이라는 어려운 배경이 예술가인 제게는 오히려 재산이 됐지요.” ‘일본에서는 외국인이며, 그렇다고 한국인으로서의 실체도 분명하지 않았던’ 재일 작가 곽덕준(78)의 작품세계를 평론가 오광수는 ‘난센스의 미학’이라고 이름짓는다. 저울로 저울을 재는 것, 있지도 않은 시간을 재단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를 보여 주는 것이 그의 작품이다. 2003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전 이후 12년 만에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타임리스’(Timeless)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갖는 작가는 “국적보다는 예술가로서의 삶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곽덕준은 1937년 교토에서 태어났다. 산청 출신의 아버지와 대구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조센진’이라는 놀림을 받으며 정체성의 혼돈을 겪었고, 23세에 결핵에 걸려 요양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인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된다.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발효됨에 따라 일본 국적이 박탈됐고 그의 신분은 외국인, 즉 재일 한국인으로 바뀌었다. 그는 “일본에서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취급을 받으면서도 국적을 일본으로 바꿀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타인으로 살아 온 그는 불편한 정체성에 대해 “이중의 정체성은 항상 나를 따라다니는 영원한 숙제 같은 것”이라면서 “내가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특이한 배경이 예술을 하는데 큰 재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주류 미술운동이던 모노하에도, 동양화에도 영향받지 않았고 ‘무의미함’을 주제로 작업을 해 왔다”며 “일본의 73개 미술관이 작품을 소장한다는 것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지만 독자성과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번 전시에는 그가 본격적으로 개념미술을 시작한 1970~1980년대 사진,설치,비디오 등 30여점을 소개한다. ‘대통령과 곽’은 1974년 제럴드 포드부터 시작해 2009년 버락 오바마까지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 해마다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에 실린 당선자의 얼굴을 절반 지점부터 작가가 거울로 가리고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 촬영한 작품이다. 전시는 31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현대차 vs 수입차… 영동대로서 ‘맞짱’

    현대차 vs 수입차… 영동대로서 ‘맞짱’

    서울 강남의 수입차 전시장 집합소인 영동대로에서 현대자동차와 수입차 업체들이 정면으로 맞붙는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의 공식 딜러인 코오롱모터스는 최근 기존의 강남구 삼성전시장을 확장·이전하기 위한 신축 전시장 건립에 들어갔다. 신축되는 전시장은 연면적 4954㎡, 건축면적 1138㎡(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기존에 가장 큰 전시장이었던 영등포지점을 넘어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대가 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영동대로를 사이에 두고 현대차 대치 전시장과 정면으로 마주 보는 곳에 있다. 바로 옆 경쟁사의 대규모 전시장 건립을 의식한 듯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전시장도 현재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수입차 업체들이 전시장 새 단장에 적극적인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원조 수입차 거리인 영동대로는 도산공원 사거리와 함께 한국에서도 경쟁이 가장 심한 수입차의 각축장”이라면서 “그만큼 수요도 많은 곳이지만 한국 시장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업체 간에 밀리면 안 된다는 자존심 싸움도 걸려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수입차 업체들의 총수입액은 24억 995만 달러를 기록해 같은 기간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의 수출액인 21억 1778억 달러를 추월했다. 국내 완성차 맏형인 현대차도 이 같은 수입차들의 공세에 맞서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대치지점의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영동대로 전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현대차는 리뉴얼 공사 완료를 기념해 오는 8월 말까지 중견 및 신진 작가 7인의 작품을 전시하는 ‘H-아트 갤러리 시즌11’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해 초 기존에 계동 사옥에 있었던 국내영업본부를 대치동 현대 오토웨이 타워로 옮겼다. 현대차는 영동대로와 함께 수입차 전시장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 도산공원 사거리에도 문화예술 복합 브랜드 체험관인 ‘현대모터스튜디오’를 개관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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