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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표 확인증은 할인 쿠폰이죠!…당신의 한 표 경제 굴린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13일 투표를 마치고 투표소에서 꼭 ‘투표 확인증’을 챙기는 게 좋겠다. 유통업계가 투표 확인증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33개 점포에서 13일 투표 확인증을 지참한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1만명에게 돗자리를 준다고 12일 밝혔다. 갤러리아백화점은 13일부터 17일까지 투표 확인증을 지참한 고객에게 ‘고메이 494’에서 1만원 이상 구매 시 사용 가능한 2000원 금액 할인권을 증정한다. 수원점에서는 8층 전문 식당가 전 메뉴를 10% 할인 판매한다. 13일 전 지점의 개점 시간을 오전 11시로 30분 늦춰 임직원과 협력사원의 투표 참여도 독려한다. 한식뷔페 풀잎채는 13일 저녁 고객이 계산 시 카운터에서 투표 사실을 인증하면 1000원을 할인해 준다. 신발 편집숍 레스모아에서는 투표 확인증이나 투표 인증 사진을 제시하는 고객에게 레스모아 제품 10%를 할인해 준다.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는 투표 확인증 혹은 투표 인증 사진을 제시한 고객에게 13~17일 1인당 4만 5000원인 시설 이용료를 2만원으로 깎아 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그 아픈 바다를 지키며… 인양 지켜보는 아빠들

    그 아픈 바다를 지키며… 인양 지켜보는 아빠들

    코를 찌르는 포르말린 냄새로 숨이 막히고, 자원봉사하겠다고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팽목항은 2년 전과 달리 고즈넉했다. 진도 동거차도에는 중국 다리호의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지켜보는 유가족들이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오는 16일 2주년이다. 실종자 9명이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진실 규명의 열쇠가 있다고 유가족들이 믿는 세월호 선체 인양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선체 인양 현장을 지켜보는 유가족들은 불신과 희망 사이에서 하루하루 고통을 이겨 내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720일째인 지난 6~7일 진도 팽목항과 동거차도에서 ‘기억해야 할 세월호’를 찾아보았다. 세월호 관련 가족들이 머물렀던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가는 30㎞ 구간은 만개한 벚꽃들로 화려했다. 2년 전 설렘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어여쁜 고등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처럼. 세월호 참사로 70일간 머물며 취재하던 팽목항의 모습은 낯설었다. 사건이 발생하자 하루 2400여명 모두 8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찾아 북적거리고, 100여개의 컨테이너가 긴급히 설치됐던 그 팽목항은 더이상 아니었다. 이제 10여개의 임시 숙소만 휑하니 남아 있다. 유가족들이 두려워하듯이 이대로 잊혀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잡함이 생겼다. 세월호 참사 이후 두 번의 봄이 찾아왔지만, 유가족들의 마음은 ‘겨울공화국’이다. 지난 6일 우선 팽목항에서 8개 섬을 거쳐 3시간 만에 동거차도에 도착했다. 차가운 비바람이 쏟아졌다. 이 섬에는 유가족들이 머무는 마을 뒷산 ‘보퉁굴잔등산’이 있다. 방파제에서 30여분 거리, 해발 138m이지만 경사가 심하고 꾸불꾸불해 오르기가 쉽지는 않다. 100여개의 노란 리본이 나뭇가지에 나부끼는 길목에는 붉은 동백꽃들이 뚝뚝 떨어져 있었다. 이 동거차도 뒷산에서 병풍도 근처에서 벌어지는 세월호 인양 작업을 가장 가까이 관찰할 수 있다. 중국 상하이 샐비지 소속 센첸호와 덕의호 등 4척과 현대 보령호 등은 태풍이 오기 전인 오는 7월까지 인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월호 선체 하단에 24개의 철제 빔을 설치해 1만t급 크레인으로 2㎞ 밖 안전지대로 끌어올린 뒤 부양장비 플로팅 도크에 장착, 목포 신항으로 이동해 인양을 종료한다. ●동거차도 뒷산 움막에 지게 2개로 식량 운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부모들은 지난 9월부터 3~4명 단위로 11개 팀을 구성해 동거차도 뒷산에서 일주일씩 교대로 지켜본다. 사건 당시 한 방송국이 촬영 장소로 만든 철근 골조에 유가족들이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 2주일 전에 서울 하우징 회사와 교회 목사의 도움으로 2개를 더 만들었다. 지게 2개로 식량을 져 나른다. 3평 남짓의 움막에는 캐논 800㎜ 줌 카메라가 정착돼 있다. 정부 측이 작업 중인 중국인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안전 문제가 있다며 유가족들의 참관을 외면하자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A4 용지 크기로 매일 작업 현황 일지를 기록하고 있다. 현장 상황과 특이 사항 등을 시간대별로 상세하게 기록한다. 이날은 아들을 잃은 2학년 4반 학부모 3명이 비바람 속에서 작업 현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직선거리로 2.8㎞ 떨어져 있다. 성호군 아버지 최경덕(46)씨는 “작업 진행 상황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선상에서 이뤄지는 일들과 비교하고자 일지를 작성하고 있다”며 “정부가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면 이런 헛일을 하지 않을 텐데 투명하지 않은 일 처리로 불신만 심어 주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순천 매산고를 다니다 회사 일 때문에 아들이 단원고로 전학했다가 참변을 당했다는 최씨. 그는 “사건 당시 10시 7분 엄마에게 ‘꼭 살아서 돌아올게요’ 하고 문자를 보낸 외아들이었는데…. 집이 적막해 들어갈 수 없고 정신도 오락가락하고 감정 기복도 심해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들다”면서 “선체 인양도 수색의 방법이라 해서 믿고 따랐는데 범정부대책본부도 철수하고 대통령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는 등 2년 동안 아무것도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그림 실력을 보인 하용군의 아버지 빈우종(46)씨는 “우리나라가 고작 이 정도인가 하는 생각뿐”이라며 “좋은 사람들이 이번 4·13 총선을 통해 국회에 들어가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명한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용군의 작품 21점은 지난달 3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2개월간 전북도교육청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강병길(49)씨는 “아들 친구는 아빠가 무조건 나오라고 해서 목숨을 건졌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 허망하게 보낸 아들을 다음에 만날 때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울먹였다. 동거차도에는 35가구 100여명이 거주한다. 사건 당시 수색 작업으로 수개월간 밤마다 조명탄이 터지자 마을 주민들은 불면증과 화약 냄새 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그래도 모두 유가족들을 살갑게 대한다. 미역 양식장 그물에 걸린 학생을 발견한 후 트라우마에 시달린 이옥영(49)씨는 유가족들이 항상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집을 개방했다. 유가족들이 ‘동네 형님’으로 부른다. 동거차도 어민들도 아직 보상을 받지 못했다. 턱없이 적은 보상금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소송도 벌이고 있다. 이장 임모(53)씨는 “보상금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에 미움을 받을 것 같아 말은 못 하지만, 우리 마을 사람들 모두 유가족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 부부 720일간 빠짐없이 현장 찾아 7일 도착한 진도 팽목항의 분향소에는 권오복(62)씨와 조남성(54)·이금희(47)씨 부부가 힘없이 앉아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로 720일 동안 단 하루도 현장을 떠난 적이 없다. 권씨는 동생과 조카를, 조씨 부부는 단원고 학생이던 딸 은화양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이들의 꿈은 시신을 어서 찾아 ‘실종자 가족’이 아니라 ‘유가족’ 신분이 되는 것이다. 인양이 완료되면 실종자를 찾을 것이라는 희망과 간절한 바람이 있다. 조씨는 “중국이 우리보다 30년 앞서 있다는 인양 기술에 대한 명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성공리에 마무리할 것”이라며 “국민의 성원이 절실히 필요한 만큼 힘을 모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2주년이 가까워지자 4월 첫째 주말에는 팽목항을 200여명이 찾았다. 이만선(54·전주시)씨는 이날 “보고 싶다고 부모들이 쓴 글을 보고 울컥해지며 눈물이 났다”며 “슬프고 말도 안 되는 이런 일이 2년 동안 답보하고 있어 국가가 도대체 어떻게 돼 가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팽목항에서는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사건 2주년 추모 행사가 열린다. 지난해 1주년 때는 남미 순방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을 방문해 “정부는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고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발표했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막걸리’ 전도사 된 존 프랭클 교수 “와인처럼 막걸리도 몇 년산 ‘막걸리’로 만들어요”

    ‘막걸리’ 전도사 된 존 프랭클 교수 “와인처럼 막걸리도 몇 년산 ‘막걸리’로 만들어요”

    “한국 전통주의 가장 큰 매력요? 당연히 맛이죠. 맛이 없으면 제가 여기 있지도 않겠죠.”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전통주갤러리에서 열린 전통주 특별시음회와 초청강연에서 카우보이모자를 쓴 한 미국인이 30여명의 관객에게 우리 전통주의 맛과 멋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주인공은 존 프랭클 연세대 한국문학 교수. 한국인에게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그는 이날 강연의 ‘우리는 왜 한국 막걸리에 매료됐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가 막걸리 전도사를 자처한 것이다. 강연장에는 한국 전통주에 대해 배우려는 내국인뿐 아니라 5~6명의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프랭클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 사람들이 막걸리의 가치를 너무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국 전통주는 일본의 사케와 비교했을 때 오미(五味-신맛·쓴맛·단맛·매운맛·짠맛)가 모두 살아 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전통주보다 다른 술을 주로 찾는다”며 “참 매력적인 술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가 우리 전통주를 만난 것은 5년 전이다. 프랭클 교수는 “솔직히 시중에 파는 막걸리를 처음 마셨을 때는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의 맛있는 술을 찾다 전통주를 알게 됐고, 지금은 직접 가양주(집에서 담근 술)를 만들어 먹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막걸리’를 ‘함부로 막 거른 술’이라고 설명한 적도 있다. 최근에는 ‘금방 막 걸러서 맛과 향이 살아있는 좋은 술’로 의미가 변했다. 막걸리 시장은 일본 수출 등에 힘입어 2012년 1조원대를 훌쩍 넘었다가 현재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이런 우리 전통주가 대중화하고, 해외 진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술도 하나의 문화다. 막걸리를 라이스 와인(rice wine)으로 고치기보다 그냥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나가야 호기심을 자극하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초밥이 ‘스시’인 것과 마찬가지다. 맛도 그렇다. 전통주 대중화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맛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것인데, 프랑스 와인은 해마다 다른 기후와 지역별로 다른 경작 환경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상품화 한다. 한국 전통주도 몇 년산 ‘OO주’라고 만드는 것이 훨씬 매력적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즉 술에 이야기를 입혀야 한다는 것이다. 또 프랭클 교수는 “한국 전통주와 일본 사케의 관계는 벨기에 맥주와 독일 맥주와 비슷하다. 맛은 벨기에 맥주가 더 있지만, 마케팅과 문화를 덧입은 독일 맥주가 세계적으로 더 유명하다”며 이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전통주를 배우는 것이 유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 숫자가 적다”면서 “더 많은 한국인이 전통주를 마시고, 직접 만들고,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단독] 이우환 그림 3점 같은 일련번호 확인… 커지는 위작 논란

    한국 현대회화의 거장 이우환 화백의 위작 유통사건을 경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이 화백의 그림 가운데 3점이 같은 일련번호를 가진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이 중에는 세계 최대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의 2014년 홍콩경매에서 약 17억원에 낙찰된 1979년작 ‘점으로부터’도 포함돼 작품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국제적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3월 24~26일 홍콩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트바젤홍콩에 외국의 한 갤러리가 출품한 이 화백의 1979년 작품 ‘선으로부터’(80.3×100㎝)와 지난해 11월 29일 제17회 서울옥션홍콩경매에 출품된 ‘선으로부터’(100.2×72.5㎝), 2014년 5월 24일 크리스티 홍콩경매에 출품된 ‘점으로부터’(145×111.5㎝)의 작품 뒷면에 적힌 일련번호가 ‘79***2’로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련번호는 개별 작품을 식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품들이 서로 비슷한 추상미술을 하는 화가들이 제목 대신 붙이는 것으로 같은 일련번호를 다른 작품에 붙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미술계 인사들은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미술평론가는 “같은 날 그렸더라도 먼저 완성된 그림에 앞 번호를 붙이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3점이 같은 번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외국 갤러리의 출품작은 작품 출처를 밝히는 서류(프로브넌스)를 통해, 경매 출품작은 각 경매사의 인터넷사이트에 공개된 거래 기록 조회에서 같은 번호임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서울옥션 출품작과 크리스티 출품작 2점이 같은 일련번호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추가로 1점이 더 확인되면서 상당수의 위작이 존재할 뿐 아니라 해외 경매와 아트페어에서 위작이 거래됐을 가능성이 더욱 농후해졌다. 서울옥션홍콩 출품작은 120만 홍콩달러에, 크리스티홍콩 출품작은 1264만 홍콩달러에 각각 낙찰됐다. 크리스티홍콩 출품작품의 경우 2013년 2월 작가의 확인서가 첨부된 상태에서 한국감정협회에 진위감정 의뢰가 들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감정위원들 사이에선 위작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감정위원은 “진품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으나 작가 확인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진품 결론을 내렸다. 작가와 자꾸 의견이 엇갈려 결국 그 이후에 감정협회는 이우환 작품 감정을 하지 않기로 했고, 작가의 작품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갤러리현대와 공간화랑이 감정을 해 왔다”고 말했다. 같은 일련번호를 가진 다른 작품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지난 1월 국내 언론이 문제를 거론하자 이 화백은 법정대리인 최순용 변호사를 통해 보낸 서면 답변에서 “작품 가운데 일련번호가 겹치거나, 작가 사인이 없는 작품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 화백의 작품이 주로 거래되는 K옥션과 서울옥션에서 각각 2006년과 2003년 이후 지금까지 거래된 작품을 비교한 결과 일련번호를 붙인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시리즈 중 일련번호가 겹치는 것은 단 한 점도 없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몇 년산 ‘○ ○ 酒’ 어때요?”

    “한국 전통주의 가장 큰 매력요? 당연히 맛이죠. 맛이 없으면 제가 여기 있지도 않겠죠.”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전통주갤러리에서 열린 전통주 특별시음회와 초청강연에서 카우보이모자를 쓴 한 미국인이 30여명의 관객에게 우리 전통주의 맛과 멋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주인공은 존 프랭클 연세대 한국문학 교수. 한국인에게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그가 이번엔 전통주 전도사로 나선 것이다. 강연장에선 우리 전통주에 대해 배우려는 내국인뿐 아니라 5~6명의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프랭클 교수가 전통주 전도사로 나선 것은 한국 사람들이 그 가치를 너무 몰라서다. 그는 “한국 전통주는 일본의 사케와 비교했을 때 오미(五味-신맛·쓴맛·단맛·매운맛·짠맛)가 모두 살아 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전통주보다 다른 술을 주로 찾는다”며 “참 매력적인 술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가 우리 전통주를 만난 것은 5년 전이다. 프랭클 교수는 “솔직히 시중에 파는 막걸리를 처음 마셨을 때는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맛있는 술을 찾다 전통주를 알게 됐고, 지금은 직접 가양주(집에서 담근 술)를 만들어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전통주가 대중화와 해외 진출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프랭클 교수는 “술도 하나의 문화다. 막걸리를 라이스 와인(rice wine)으로 고치기보다 그냥 막걸리로 나가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맛도 마찬가지다. 전통주 대중화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맛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것인데, 프랑스 와인은 해마다 다른 기후와 지역별로 다른 경작 환경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상품으로 만든다. 한국 전통주도 몇 년산 ‘OO주’라고 만드는 것이 훨씬 매력적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 술에 이야기를 입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랭클 교수는 “한국 전통주와 일본 사케의 관계는 벨기에 맥주와 독일 맥주와 비슷하다. 맛은 벨기에 맥주가 더 있지만, 마케팅과 문화를 덧입은 독일 맥주가 세계적으로 더 유명하다”며 이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전통주를 배우는 것이 유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숫자가 적다”면서 “더 많은 한국인이 전통주를 경험하고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박은혜 초대전(작품) 미술재료생산업체 신한화구의 작가 후원 프로그램 5번째 기획전. 한국화채색을 사용하는 현대미술작가로 강한 발색의 색채를 사용한 화려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5월 1일까지, 경기 파주 헤이리 포네티브스페이스. (080)088-0114. ●장우석 개인전 수많은 태양의 이미지와 함께 자연스럽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물의 이미지들을 도장으로 찍어내듯 패턴을 활용해 그린 생명력 넘치는 그림들을 선보인다. 29일까지, 표갤러리.(02)543-7337.
  • [이슈&이슈] “4만명 고용… 지역 랜드마크로” vs “부천에 SSM 제일 많은데 또?”

    [이슈&이슈] “4만명 고용… 지역 랜드마크로” vs “부천에 SSM 제일 많은데 또?”

    부천영상문화단지 융·복합 개발 사업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역 상인과 일부 시민단체 등은 영상문화단지 안에 들어설 대규모 상업단지가 지역 상권을 붕괴시킨다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경기 부천시에 따르면 상동 38만 2743㎡ 부지에 문화·만화·관광·쇼핑·산업을 아우르는 융·복합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부천시는 지역 최고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면서 최근 신세계컨소시엄을 우선 협상자로 선정하는 등 영상문화단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단지 1단계 개발 사업을 마치면 4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4조 4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영상문화단지의 공공문화단지에는 기존의 한국만화영상원 외에 만화 창작 스튜디오 등을 갖춘 글로벌 웹툰 창조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1000명의 웹툰 작가와 30개 기업을 입주시켜 웹툰의 세계화 전진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상업단지는 갤러리, 문화센터, 잡월드, 미디어전망대와 호텔, 면세점,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갖춘 고급 상권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이곳을 중국인 등 외국인 방문객을 유치하는 쇼핑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전통시장 지원 시설에는 300개 중기 제품을 전시하고 300개의 전통시장 상점을 입점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또 스마트 융·복합 산업단지엔 문화기술(CT)·캐릭터·영화산업센터, 영상·방송센터, 로봇·바이오·세라믹 등 첨단산업센터가 들어선다. 관련 분야 140개 업체가 입주해 연계, 발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수변공원 구간에는 폭 10~15m의 인공 수로를 만들고 수로변에 카페, 커피숍, 잔디밭 등을 조성해 시민들이 산책 코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이 사업은 시 재정 투입 없이 시행사가 자체 비용을 들여 개발해 일정 기간 이후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부천시가 영상문화단지 개발을 위해 일부 토지를 신세계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한 것에 대해 지역 상인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신세계컨소시엄은 7만 6034㎡ 부지에 호텔과 면세점, 백화점, 대형쇼핑몰, 창고형 대형마트 ‘이트레이더스’를 세우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부천 전통시장 소상공인과 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은 경기도상인연합회 관계자들과 함께 지난달 7일 시청 정문 앞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상문화산업단지에 들어설 신세계 계열 대규모 쇼핑몰이 지역 상권에 피해를 준다며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오정물류단지에 입점하려는 코스트코도 모자라 신세계 대형 쇼핑몰까지 들어선다면 영세상인의 생존권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기순 부천시전통시장상인연합회장은 “현재 부천시에는 대형유통 및 기업형슈퍼마켓(SSM), 중소식자재마트 등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들어와 있다”며 “여기에 신세계 복합쇼핑몰, 오정동에 코스트코, 옥길동에 이마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입점하면 전통시장이나 동네 슈퍼마켓, 영세상인들이 몇이나 생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들이 폐업하면 한 가정이 무너지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역설했다. 경기도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부천시는 전국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고 뉴타운으로 전통시장 활성화도 지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부천시는 이런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박기순 연합회장과 지난 7일 대형유통점 입점 저지 공동 대응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상생 협력하기로 했다. 우선 시는 예산 477억원을 들여 주차시설이 부족한 전통시장 주변 12곳에 공영주차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아케이드를 설치해 주고 고객지원센터를 건립하는 등 전통시장상인회에서 요청한 11개 숙원 사업에 7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2018년까지 시설 현대화 사업을 마치기로 했다. 이원창 시 일자리경제과 유통팀장은 “전통시장 및 상권 활성화 본부를 설치해 시·협력 기관들이 전통시장 물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며 “시 문화예술조직을 활용해 전통시장 문화 행사를 지원해 전통시장과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활성화추진본부를 상설 조직으로 설립해 시장을 활성화하고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원도심을 재생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지역 상인과 시의원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영상문화단지 복합 개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 상인의 반발을 의식해 부천시의 토지 매각건을 직권상정하지 않은 부천시의회도 영상문화단지 개발로 인한 효과 때문에 전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서헌성 시의회 재정문화위원장은 “영상문화산업단지를 개발하려는 건 부천 지역이 국제영화제와 만화축제 등 우수한 문화 콘텐츠가 있어 이를 효과적·체계적으로 개발해 상호 유기적으로 상승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역 상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게 대형 유통업체 이트레이더스로 둘 다 상생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우선협상대상자인 신세계와 이 문제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단독] 이우환 그림 3점 같은 일련번호 확인… 커지는 위작 논란

    한국 현대회화의 거장 이우환 화백의 위작 유통사건을 경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이 화백의 그림 가운데 3점이 같은 일련번호를 가진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이 중에는 세계 최대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의 2014년 홍콩경매에서 약 17억원에 낙찰된 1979년작 ‘점으로부터’도 포함돼 작품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국제적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3월 24~26일 홍콩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트바젤홍콩에 외국의 한 갤러리가 출품한 이 화백의 1979년 작품 ‘선으로부터’(80.3×100㎝)와 지난해 11월 29일 제17회 서울옥션홍콩경매에 출품된 ‘선으로부터’(100.2×72.5㎝), 2014년 5월 24일 크리스티 홍콩경매에 출품된 ‘점으로부터’(145×111.5㎝)의 작품 뒷면에 적힌 일련번호가 ‘79***2’로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련번호는 개별 작품을 식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품들이 서로 비슷한 추상미술을 하는 화가들이 제목 대신 붙이는 것으로 같은 일련번호를 다른 작품에 붙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미술계 인사들은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미술평론가는 “같은 날 그렸더라도 먼저 완성된 그림에 앞 번호를 붙이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3점이 같은 번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외국 갤러리의 출품작은 작품 출처를 밝히는 서류(프로브넌스)를 통해, 경매 출품작은 각 경매사의 인터넷사이트에 공개된 거래 기록 조회에서 같은 번호임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서울옥션 출품작과 크리스티 출품작 2점이 같은 일련번호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추가로 1점이 더 확인되면서 상당수의 위작이 존재할 뿐 아니라 해외 경매와 아트페어에서 위작이 거래됐을 가능성이 더욱 농후해졌다. 서울옥션홍콩 출품작은 120만 홍콩달러에, 크리스티홍콩 출품작은 1264만 홍콩달러에 각각 낙찰됐다. 크리스티홍콩 출품작품의 경우 2013년 2월 작가의 확인서가 첨부된 상태에서 한국감정협회에 진위감정 의뢰가 들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감정위원들 사이에선 위작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감정위원은 “진품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으나 작가 확인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진품 결론을 내렸다. 작가와 자꾸 의견이 엇갈려 결국 그 이후에 감정협회는 이우환 작품 감정을 하지 않기로 했고, 작가의 작품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갤러리현대와 공간화랑이 감정을 해 왔다”고 말했다. 같은 일련번호를 가진 다른 작품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지난 1월 국내 언론이 문제를 거론하자 이 화백은 법정대리인 최순용 변호사를 통해 보낸 서면 답변에서 “작품 가운데 일련번호가 겹치거나, 작가 사인이 없는 작품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 화백의 작품이 주로 거래되는 K옥션과 서울옥션에서 각각 2006년과 2003년 이후 지금까지 거래된 작품을 비교한 결과 일련번호를 붙인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시리즈 중 일련번호가 겹치는 것은 단 한 점도 없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공주님은 화가’ 사우디 공주가 그림으로 갈망한 것

    ‘공주님은 화가’ 사우디 공주가 그림으로 갈망한 것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전 국왕의 딸 하이파 공주의 그림 200여점이 베일을 벗었다. 하이파 빈트 압둘라 공주는 최근 단독 전시회를 열고 아티스트로서 활동 시작을 알렸다. 사우디 영문 일간지 아랍뉴스는 사우디의 항구도시 제다에 위치한 로찬 갤러리에서 ‘더 스타팅 포인트(The Starting Point)’라는 주제로 하이파 공주의 작품 235점이 오는 10일까지 전시된다고 최근 전했다. 하이파공주는 이어 오는 21일부터 미국 뉴욕에 스텔란 홈 갤러리에서 약 한 달 간 25개 작품으로 데뷔 개인전을 갖는다. 1981년생인 하이파 공주는 지난해 1월 타계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전 사우디 국왕의 딸로 그의 작품 중 ‘웜 허그(Warm Hug)’는 압둘라 전 국왕과 어린 공주가 안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그의 어린 시절은 뉴욕이나 파리 등 대도시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지만 작품은 아랍문화에 초점이맞춰져 있다. 하이파 공주는 자신이 미술작가가 되기까지 ‘왕도’를 걸은 건 아니라고 고백했다. 그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의 인생은 평탄하진 않다. 난 세 아이의 엄마였고 미술을 공부하려면 국내에서 해야 했다. 2000년 사우디의 저명한 미술작가 모나 알-카사비의 수업을 들으며 그림에 빠져들었고 2006년에 남편이 호주의 아티스트를 국내로 데려와 1년 간 매일 연습했다. 그 후엔 레바논 작가가 나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재능을 끌어내 줄 학교를 찾아야겠다고 느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트 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순수미술석사학위(MFA)를 받았다. 살바도르 달리, 프리다 칼로 등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그의 작품들은 아랍의 문화와 유산들을 자신의 상상 속 세계로 풀어냈다. 후카(Hookah)라는 작품에선 물담뱃대에 금발머리 여성의 머리가 달려있는가 하면 마흐줍(Mahjub)이라는 작품은 아랍식 커피포트인 금색 달라에서 한 남성의 얼굴이 흘러나온다. 하이파 공주는 “세상을 그렸다기 보단, 내 상상력의 깊이에 도달했다고 내 영혼이 원하는 것을 그렸다고 보여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파 공주의 이번 개인 전시 수익금은 사우디의 재가간호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쓰이는 국가 재가간호기금으로 사용된다.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홀인원 ‘파3 콘테스트’만 같아라

    홀인원 ‘파3 콘테스트’만 같아라

    가족·친지 동반 ‘파3’ 워커 우승 파울러·토머스 연속 홀인원 기록80세 플레이어도 최고령 홀인원 80번째 ‘그린 재킷’의 주인을 가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7일 밤(한국시간)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106개 대회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짐 하먼(미국)의 티샷을 시작으로 마스터스를 두 차례(1977년·1981년) 제패한 ‘노신사’ 톰 왓슨(미국),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차례로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 1번홀인 ‘티 올리브’의 티잉 그라운드에 섰다. 마스터스 챔피언을 상징하는 그린 재킷과 함께 89명의 출전 선수가 1000만 달러(약 120억원)의 총상금을 놓고 벌이는 ‘명인 열전’에 현역 중 최다(4회) 우승자인 타이거 우즈(미국)는 올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우즈와 스피스가 함께 보유한 역대 최저타수(18언더파)를 갈아치우기 위한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전날 같은 코스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 ‘파3 콘테스트’에서는 리키 파울러(미국)와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연속 홀인원을 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야구로 치면 ‘랑데부 홈런’이다. 스피스와 한 조를 이뤄 참가한 둘 가운데 먼저 홀인원을 기록한 이는 토머스였다. 4번홀에서 친 티샷이 홀보다 조금 뒤에 떨어진 후 내리막을 타고 굴러 내려와 홀컵으로 떨어졌다. 이어 파울러가 친 티샷도 토머스와 비슷한 곳에 떨어진 뒤 홀로 빨려들어가 갤러리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마지막 티박스에 선 스피스는 홀인원에 성공하지 못했다. 스피스는 “세 사람 연속 홀인원 샷을 한다는 것은 내 평생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오늘은 갤러리로 지켜만 봐도 재미있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만 80세인 게리 플레이어(남아공)도 7번홀에서 한 차례의 티샷으로 볼을 홀에 넣었다. 그의 홀인원은 파3 콘테스트 역사상 최고령 선수가 한 것으로 기록됐다. 우승자는 지미 워커(미국)였다. 그는 2번홀 홀인원을 앞세워 8언더파 19타를 쳐 공동 2위 크레이그 스태들러, 키건 브래들리(이상 미국·5언더파 22타)를 따돌렸다. 그러나 마스터스에서는 파3 콘테스트 우승자는 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는 터라 그의 본 대회 우승 여부가 눈길을 끌게 됐다. 특히 출전 선수와 캐디, 가족, 친지들이 함께하는 파3 콘테스트에는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나흘 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리디아 고는 이날 재미교포 케빈 나(33·나상욱)의 백을 메고 9개홀을 돌았다. 그는 ANA 대회 우승 당시 “남자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파3 콘테스트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카레이스키 화가’ 박 미하일 유화전 12일까지 개최

    ‘카레이스키 화가’ 박 미하일 유화전 12일까지 개최

      러시아 고려인 화가이자 소설가인 박 미하일(66)의 유화개인전이 오는 12일까지 서울 인사동 AP갤러리에서 열린다. 1993년부터 한국에서만 10번째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는 수많은 색 점으로 형상을 이루는 ‘풀밭 속의 새’ 등 20여점의 소품들을 중심으로 선을 보이고 있다. 여인의 누드 상 같은 ‘바닷가에서’는 노란 색을 바탕으로 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평소 초현실주의적 화풍을 띠고 있는 그의 작품 성격이 잘 나타나있다.  러시아 연해주 이민 5세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출생한 그는 1970년 타지키스탄 두산베 미술대학에서 유화를 전공한 뒤, 구 소련시대에 그룹전시회와 문학 활동으로 명성을 알렸다. 박 미하일 작가는 중앙아시아의 한국인 후예들이 겪어온 유랑생활의 험난함과 고통이 미술과 문학의 토대가 되었지만, 그의 작품은 늘 세상과 인간에 대한 희망과 사랑을 풀어내고 있다. 최근 국내 머물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서양의 정서와 한민족의 혼을 새롭게 결합하는 시도가 그의 작품 곳곳에서 느껴진다.  카레이스키의 이주와 정착 과정에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을 다룬 장편 소설 ‘해바라기 꽃잎 바람에 날리다’ ‘사과가 있는 정물’ 등은 한국에서 번역되기도 했다. 그는 작년까지 한국번역원의 지원으로 박경리 소설 ‘토지’ 제1권을 러시아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전시 문의:02-2269-506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키 파울러-저스틴 토머스 연속 홀인원 진기록

    리키 파울러-저스틴 토머스 연속 홀인원 진기록

      리키 파울러와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가 제80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파3 콘테스트’에서 연속 홀인원을 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파울러와 토머스는 7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파3 콘테스트에 디펜딩 챔피언 조던 스피스(미국)와 한 조를 이뤄 참가했다. 먼저 홀인원을 기록한 선수는 토머스. 4번홀에서 친 티샷은 홀보다 조금 뒤에 떨어진 후 내리막을 타고 굴러 내려와 홀컵으로 떨어졌다.  이어 파울러가 친 티샷도 토머스와 비슷한 곳에 떨어진 뒤 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관중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마지막 티박스에 선 스피스는 홀인원에 성공하지 못했다. 스피스는 “세 사람 연속 홀인원 샷을 한다는 것은 내 평생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며 “오늘은 갤러리로 지켜만 봐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만 80세인 게리 플레이어(남아공)도 7번홀에서 티샷 한 번으로 볼을 홀에 넣었다. 그의 홀인원은 파3 콘테스트 역사상 최고령 선수가 한 것으로 기록됐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파3홀 9곳에서 열리는 이 이벤트에서 우승자는 지미 워커(미국)였다. 그는 2번홀 홀인원을 앞세워 8언더파 19타를 쳐 공동 2위 크레이그 스태들러, 키건 브래들리(이상 미국·5언더파 22타)를 따돌렸다. 마스터스에서는 파3 콘테스트 우승자는 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는 터라 그의본 대회 우승 여부도 눈길을 끌게 됐다.  한편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가 이날 파3 콘테스트에 재미교포 케빈 나(33·나상욱)캐디로 변신해 등장, 시선을 모았다. 지난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 1인자의 위치를 확고히 한 리디아 고는 대회가 열리지 않는 이번 주에 오거스타 골프장을 찾았다. 리디아 고는 지난주 우승 때 “남자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파3 콘테스트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예술이 순수함을 잃었을 때/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세종로의 아침] 예술이 순수함을 잃었을 때/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지난달 24~26일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미술장터 ‘2016 아트바젤 홍콩’에는 세계 미술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유명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해 최고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35개국 239개의 프리미어급 갤러리들이 참여한 이번 페어에서는 특히 세계 굴지의 갤러리 부스에 박서보, 이우환, 정상화, 하종현, 정창섭 등 한국 단색화 화가들의 작품이 내걸려 한국 현대미술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우환의 1970년대 후반 작품인 ‘선으로부터’와 ‘점으로부터’ 시리즈를 보는 심경은 무척 복잡했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거장의 작품 앞에서 감동을 받아야 마땅할 텐데 “이 그림 혹시 가짜 아닌가?” 하는 의구심부터 들었으니 말이다. 상당수의 위작이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근거로 경찰이 지난해부터 수사를 벌이고 있고, 해외 유명 아트페어에서 위작인 듯한 그림이 판매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던 터라 몇 군데 화랑이 내건 이우환의 작품 앞에서 자연스레 발길이 머물렀다. 한 외국 갤러리에서 판매 중인 1979년 작 ‘선으로부터’를 요리조리 뜯어보다가 출처를 물었다. 작품의 이력서에 해당하는 프로브넌스에는 일본의 컬렉터에서 도쿄의 갤러리를 거쳐 유럽의 개인 컬렉터에게 팔린 작품이라고 적혀 있었다. 스위스 복원 전문가의 컨디션 리포트까지 첨부돼 있어 서류상으로는 완벽했다. 이런 서류를 보니 신뢰가 가기보다는 위작을 국제시장에서 ‘세탁’한다는 설을 뒷받침하는 것만 같았다. 취재 결과 이 작품 뒷면에 적힌 일련번호 ‘7****2’는 2014년 크리스티 경매에 나왔던 1979년 작품 ‘점으로부터’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29일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120만 홍콩달러에 낙찰된 이우환 화백의 ‘선으로부터’가 같은 일련번호를 가진 다른 작품이 존재하는 것이 알려져 문제가 됐었다. 또다시 같은 일련번호를 가진 작품이 세계적인 아트페어에 나온 것은 왜일까.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를 나란히 내건 도쿄의 한 갤러리 주인은 꼬치꼬치 묻기 시작하자 “작가가 본 것 중에 가짜가 하나도 없었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왜 그런 소문이 도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그럼에도 경찰의 압수품 감정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이번 아트페어에 나온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를 살펴본 뒤 “그림 그린 방식이나 색깔, 사인이 위작으로 판명된 것들과 너무 흡사한 것이 있다”고 했다. 미술관이나 슈퍼 컬렉터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세계 굴지의 갤러리들이 ‘위작’을 판매하고 있다면 문제는 정말 심각해진다. 생존 작가의 위작 스캔들이 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적 망신에 더해 겨우 불붙기 시작한 K아트의 부흥은 찬물을 뒤집어쓰게 된다. 작가의 단호함이 결과적으로 위작범들에게 날개를 달아 준 셈이 됐다. 작가는 강 건너 불 바라보듯이 가끔 화랑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고 역정을 내고 말 일이 아니다. 위기 의식을 갖고 지금이라도 지혜로운 행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작가 자신도 살고, 한국 미술도 살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lotus@seoul.co.kr
  • [한 컷 세상] 60년대 빨래방… 한강 빨래터 풍경

    [한 컷 세상] 60년대 빨래방… 한강 빨래터 풍경

    1960년대 한강 빨래터의 풍경. 서울시는 오는 9일부터 시민청 시티갤러리에서 서울시민의 삶과 안전, 환경을 보여주는 ‘안전한, 숨 쉬는 전’을 연다고 5일 밝혔다. 서울시 제공
  • 김승연 회장 천안 갤러리아 방문

    김승연 회장 천안 갤러리아 방문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이 5일 충남 천안 한화갤러리아 센터시티점에 위치한 ‘아름드리 매장’을 방문해 최명선 궁골된장 영농조합법인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대구보건대, 직무 교육시설인 보현연수원 개원

    대구보건대, 직무 교육시설인 보현연수원 개원

    대구보건대가 직무 교육시설인 보현연수원을 오픈했다. 대구보건대는 지난 1일 천성봉 밀양시 부시장, 이강호 밀양소방서장,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 등 대학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갔다. 경남 밀양시 단장면에 있는 보현연수원은 8000㎡에 본관, 보현박물관 등 3개의 건물로 이뤄졌다. 본관은 지하 2층, 지상 4층, 4000㎡ 규모에 17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25개의 객실과 190명을 수용할 수 있는 4개의 세미나실을 갖췄으며 행정실, 매점, 휴게실, 접견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된 보현박물관에는 갤러리, 카페, 체육시설 및 놀이시설이 마련됐다. 20개월 공사 끝에 이날 문을 연 보현연수원은 오는 8월까지 30여개 단체에서 2500명이 연수 신청을 하는 등 벌써 관심을 받고 있다. 연수원은 이 대학교 재학생, 교직원, 동문들의 교육과 훈련, 힐링 공간으로서 사용하고 투숙객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전시회, 음악회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보현연수원은 대구보건대교 45년 역사의 숨결을 담아서 완공됐다”며 “앞으로 시설을 확충하고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대학 연수원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포토]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녹음실 완벽 재현

    [포토]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녹음실 완벽 재현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킹스로드의 사치 갤러리에서 열린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인터랙티브 멀티미디어 전시회에서 녹음 스튜디오를 재현해 전시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오란 효과’ 꽃피운 신규 면세점 … 5월엔 중마이 그룹

    대규모 중국 유커(遊客)의 한국 방문으로 지난해 신규 면허를 받은 서울 시내 면세점들이 즐거운 비명을 쏟아내고 있다. 오는 5월 초 노동절 황금연휴 때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올 예정이어서 관련 업계 매출은 또다시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중국 아오란그룹 임직원 6000여 명의 방문으로 매출이 평소 대비 3배 넘게 신장했다고 3일 밝혔다. 이틀간 매출이 약 20억원 이상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품목별로는 시계·보석 매출이 370%, 화장품이 230%, 패션·액세서리가 195% 늘었다. 아오란그룹 직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제품은 설화수, 후, 라네즈 등 국산 화장품이었다. 평소 이 면세점의 하루 화장품 판매 건수는 3000건 수준이었으나 아오란 직원들이 방문한 이틀간 2만건이 넘었다. 우리 지역 특산물과 중소기업 상품 등을 파는 상생협력관 매출도 8배(685%) 가까이 급증했다.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에는 이달 1∼2일에 걸쳐 아오란 직원들이 방문했다. 지난 1일 갤러리아면세점63 매출액은 3월 평균 하루 매출보다 2배 이상 늘어나 개장 이래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특히 시계 매출액은 라도, 티쏘 등의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3월 하루 평균치보다 4∼5배 이상으로 늘었다. 명품시계인 파네라이 매장에서 한 30대 중반 남성 고객은 1만 3000달러(약 1500만원) 상당의 고가 모델을 구매하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이미 한국 방문이 확정된 1000명 이상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객은 5만명에 육박한다. 5월에는 중국 중마이그룹에서 7500여명이 몰려오고 6월에는 다국적 기업인 허벌라이프 엑스트라바간자에서 1만명 넘게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바다, 마을 그리고 굽이굽이 너를 따라

    바다, 마을 그리고 굽이굽이 너를 따라

    충남 태안은 해안 풍경이 좋습니다. 리아스식 해안이 라면처럼 굽돌아 가면서 여기저기 절경들을 펼쳐 놓았지요. 조금 높은 언덕에 오르기만 해도 바다와 마을, 그리고 포구가 한눈에 잡힙니다. 이는 자리를 바꿀 때마다 다양한 풍경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이런 풍경 즐기며 걸으라고 조성한 길이 있습니다. ’태안 해변길’입니다. 갯마을과 조붓한 고샅길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해당화는 아직 일러 피지 않았지만, 따스한 갯바람에 귀밑머리 날리며 걷는 것만으로도 봄은 가슴속에 차고 넘칩니다. 먼저 서해의 대표적인 갯마을인 서산부터 찾는다. 유기방 가옥(충남 민속 문화재 제23호)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태안이 목적지이긴 하나 다소 돌아간다 해서 조급해할 까닭은 없다. 이맘때 유기방 가옥은 활짝 핀 수선화들로 꽃대궐을 이룬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고택의 자태도 단아하지만, 노란 수선화와 어우러진 모습은 더욱 빼어나다. 이제 갓 꽃들이 피기 시작했으니 4월 중순까지는 주변이 온통 노란 빛으로 물들 터다. 지금 이 모습 못 보면 또 한 해를 기다려야 한다. 고택이 속한 여미리도 둘러볼 곳이 많다. 고려시대 세워진 여미리석불입상, 300년 동안 마을을 굽어본 비자나무 등이 옛 건물 주변에 몰려 있다. ●학암포~영목항 230㎞ 리아스식 해안 태안은 세로로 길쭉한 반도다. 학암포에서 영목항까지 얼추 230㎞에 걸쳐 구불구불 리아스식 해안이 펼쳐진다. ‘해변길’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이 이 해안을 따라 2011년부터 조성한 걷기 길이다. 코스는 모두 8개, 길이는 100㎞에 이른다. 그 가운데 몽산포, 별주부마을 등을 품은 제4코스 솔모랫길과 일몰 명소 꽃지해변이 속한 제5코스 노을길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이번 여정에선 4코스 솔모랫길을 위주로 걸었다. ‘해변길’의 여러 코스 가운데 가장 먼저 조성된 길이다. 몽산포탐방지원센터에서 드르니항까지 13㎞ 정도 이어져 있다. 험한 구간이 없어 천천히 걸어도 4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다. 이름에서 보듯 솔향기 가득한 솔숲과 부드러운 모래 밟으며 산책하듯 걷는 코스다. 들머리는 몽산포해수욕장이다. 개인 소유의 캠핑장을 지나야 하는 게 아쉽다. 도보 여행자에겐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관리사무실을 지날 때 왠지 기분이 머쓱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변에 들면 병풍처럼 둘러친 솔숲이 객을 맞는다.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심은 방풍림이다.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수직세상을 펼쳐 놓았고, 그 너머로 부드러운 모래 해변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솔숲을 지나면 길은 달산포로 이어진다. 숲으로 난 길은 시원하고 촉촉하다. 쏟아져 내리던 햇살은 솔잎에 부서지며 은은하게 숲을 밝히고, 부드럽게 얼굴을 스치는 바닷바람과 촉촉한 공기에선 봄의 향기가 묻어난다. 몽산포와 이웃한 곳은 청포대 해변이다. 해안가엔 작은 바위가 솟아 있다. 들물 때마다 잠기는 일종의 여(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다. 이 바위가 바로 ‘자라바위’다. 안내판은 ‘별주부전’의 주인공 자라가 죽어 변한 바위라는 전설이 전해 온다고 적고 있다. 청포대 해변을 품은 원청, 양잠, 신온 등 세 마을이 ‘별주부 마을’로 불리게 된 것도 사실 이 바위의 전설에 기댄 측면이 크다. ●‘별주부전’의 전설 품은 마을 ‘별주부전’ 이야기야 익히 알려져 있다. 자라(별주부)의 등을 타고 용궁 간 토끼가 기지를 발휘해 탈출한다는 내용이다. 한데 공교롭게도 이 일대의 지명 가운데 일부가 ‘별주부전’에 등장하는 지명과 흡사했다. 예컨대 ‘용새골’은 자라가 용왕의 명을 받고 토끼의 생간을 구하기 위해 육지에 올라온 곳, ‘묘샘’은 토끼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간을 떼어 두고 왔다고 둘러 댄 장소라는 식이다. 자라바위도 비슷하다. 토끼에게 속은 자라가 탄식하며 용왕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죽은 자리가 변해 바위가 됐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세 마을이 ‘별주부마을’이라는 일종의 브랜드를 만들어 낸 것이다. 경남 사천의 비토(飛兎)섬에도 이와 비슷한 전설이 전한다. 이 탓에 두 지역 간에 한때 ‘원조’ 논쟁이 일기도 했다. 실제 ‘별주부전의 고향’이 어딘지는 알 수 없으나, 여정을 풍성하게 만드는 이야기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별주부 마을’을 나서면 길은 한서대학교 태안 비행장으로 이어진다. 산길 중턱에 서면 활주로와 계류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장난감처럼 작은 경비행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오르는 모습이 봄날의 꿈처럼 아련하다. 비행장 주변엔 염전이 많다. 이제 갓 초봄인데도 염전마다 ‘소금꽃’이 활짝 피었다. 염도가 오른 물이 증발하면서 물 위에 하얀 소금 결정을 피워 올리는데, 염부(鹽夫)들은 이를 소금꽃이라 부른다. 흔히 태양이 작열하는 한여름에 소금이 생산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지 염부들은 “오뉴월, 치맛자락이 살랑댈 정도의 미풍이 일 때 소금이 가장 맛있게 익는다”고 전했다. ●240m 바다위 다리 ‘대하랑 꽃게랑’ 길은 이제 ‘하이라이트’로 향한다. 곧게 뻗은 길을 지나 작은 언덕을 넘으면 곧 드르니항이다. 항구 이름이 독특하다. ‘들르다’란 우리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제강점기에 ‘신온항’으로 쓰이다가 2003년에 원래의 이름을 되찾았다고 한다. 드르니항 건너편은 백사장항이다. 두 포구 사이엔 해상보도교가 세워져 있다. 길이 240m, 폭 4m에 달하는 거대한 다리다. 사람만 오갈 수 있는 인도교로, 2013년 조성됐다. 다리 이름은 ‘대하랑 꽃게랑’이다. 다리 위를 걷는 맛이 각별하다.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 짜릿하다. 바닷바람이 교각 사이를 훑고 지날 때마다 윙윙 소리를 내는데, 머리카락이 쭈뼛 솟을 만큼 전율스럽다. 바다 한가운데서 맞는 해넘이도 일품이다. 밤에는 경관조명이 켜지며 한결 요염한 모습으로 변한다. 눈으로 즐기는 호사가 이만저만 아니다. 4코스 솔모랫길은 여기서 끝나지만, 풍경은 계속된다. 5코스 ‘노을길’은 백사장항에서 시작해 꽃지해변까지 11.5㎞ 정도 이어진다. 전 구간을 다 돌아볼 수는 없더라도 꽃지 해변은 반드시 들러야 한다. 나라 안에서 손꼽히는 해넘이 명소다. 예부터 백사장을 따라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 ‘꽃지’라는 예쁜 이름을 얻었다. 할매바위와 할배바위 사이로 해가 떨어지며 사위를 붉은빛으로 칠하는데, 태안의 여러 절경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날물 때면 두 바위는 모래톱으로 연결된다. 바다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할배바위)과 이를 기다리던 아내(할매바위)의 전설만큼이나 서정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으로 나가 96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가는 게 간명하다. 서산유기방가옥을 들르려면 서산 나들목으로 나간다. 태안 해변길 가운데 솔모랫길은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 남면분소(674-2608), 노을길은 안면도분소(673-1066)에서 각각 담당한다. 솔모랫길 인근의 마검포에서는 오는 16일부터 태안세계튤립축제가 열린다. →잘 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리솜오션캐슬 리조트(671-7000)를 권할 만하다. 노천 스파인 아쿠아월드에서 걷기 여정의 피로도 풀 수 있다. 유황해수탕에서 꽃지 바다를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안면읍 정당리의 소무(050-2673-5119)는 유럽형 부티크 펜션이다. 객실은 만화가 허영만 등 문화예술계 명사 8명이 각자의 이름을 걸고 사진과 작품, 책 등을 전시하고 취미생활을 공개하는 갤러리 형식으로 꾸며졌다. 1만 5000여종의 수목이 식재된 천리포수목원(672-9982)에도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다. →맛집:요즘 주꾸미가 제철이다. 한데 어획량이 적어 거의 ‘금값’이다. 몽대포구 쪽에 맛집들이 많다. 포장마차 형태의 횟집들도 늘어서 있다. 태안의 별미 가운데 하나가 ‘아나고 통구이’다. 갓 잡은 붕장어를 양념 없이 굵은 소금만 뿌린 뒤 석쇠에 구워 먹는다. 만리포 옆 모항항의 음식점 대부분에서 맛볼 수 있다. 태안등기소 앞 토담집(674-4561)은 우럭젓국, 태안읍 바다꽃게장횟집(674-5197)은 꽃게장정식으로 각각 이름났다. 글 사진 태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군포 재궁동 칙칙한 골목길 재활용 화분 덕 화려한 변신

    군포 재궁동 칙칙한 골목길 재활용 화분 덕 화려한 변신

    경기 군포시 재궁동의 칙칙했던 골목길이 페트병과 건축 폐자재를 재활용해 만든 화분으로 화사하게 변신했다. 군포시는 지역주민들과 버려진 페트병 등을 활용해 재궁동에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사업을 한다고 31일 밝혔다. 무단 투기 쓰레기, 광고물 등으로 몸살을 앓던 골목길을 팬지, 비올라 등 봄꽃을 심은 재활용 화분을 설치해 마을분위기를 살렸다. 재궁동은 또 계절마다 재활용 화분을 다른 꽃으로 심어 가꾸고, 주민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작은 갤러리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원 재활용과 환경보호, 생활 속 주민자치 실현이란 효과를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선주 재궁동장은 “환경오염의 주범인 버려진 페트병을 수거해 꽃 화분으로 재활용함으로써 환경정화와 마을정비의 두 가지 효과를 거둬 뿌듯하다”며 “특히 주민자치위원회와 단독주택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동참해줘 고맙고 기쁘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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