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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더니즘 가구, 인도를 만나다

    모더니즘 가구, 인도를 만나다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르코르뷔지에와 건축가 겸 디자이너인 피에르 잔느레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삼청로 국제갤러리 2관에서 열리고 있다. 르코르뷔지에(1887~1965·본명 샤를 에두아르 잔느레)와 피에르 잔느레(1896~1967)는 사촌 간으로 50여년간 협업하며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르코르뷔지에, 피에르 잔느레: 인도 찬디가르 1951-66’전은 두 사람이 인도 펀자브주의 주도 찬디가르에서 진행한 공동 도시계획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찬디가르 프로젝트는 인도 고유의 문화와 삶의 방식을 존중하면서 진보적인 도시를 건설하는 20세기형 신도시를 세우는 프로젝트였다. 이들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찬디가르를 행정도시로 기획하고자 한 인도 정부의 의뢰를 받아 1951년부터 국회의사당, 고등법원, 간디도서관 등 주요 행정 건물의 건축 디자인과 실내건축, 가구 디자인을 총괄했다. 특히 잔느레는 독창적이고 진취적인 역량을 통해 미약한 산업여건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현지의 문화적 특성과 기후에 맞게 집무실 책상, 응접용 테이블, 도서관 책상과 의자를 디자인해 통일성을 추구했다. 가구들은 인도 현지의 토속적인 재료와 장인의 전통적인 공예기술을 접목해 만들었다. ‘X’ ‘U’ ‘V’ 형상의 단순한 디자인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가구는 견고하며 정교하게 가공한 것이 특징이다. 지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티크, 장미나무와 대나무 줄기를 활용한 가구들이 이번 전시에서 중점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실제 사람들이 관공서나 도서관에서 사용한 가구들이다. 잔느레는 찬디가르 건축사무소의 책임자로서 15년간 인도에 머무르며 프로젝트의 실행과 관리감독을 총괄했다. 이후 찬디가르 건축학교 교장을 지내고 현지인들에게 모더니즘적 건축 양식을 전파하는 등 인도 건축사에 크게 이바지했다. 전시는 29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계절의 여왕’ 끝자락에 ‘꽃의 여왕’ 만나볼까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계절의 여왕’ 끝자락에 ‘꽃의 여왕’ 만나볼까

    “오월의 장미향에 흠뻑 취해 보세요.”  ‘꽃의 여왕’ 장미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계절이다. 도심에서 1000만 송이의 장미와 마주할 수 있는 축제가 조만간 시작된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동구 조선대 장미원엔 각양각색의 장미가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의 한가운데 장미를 만끽할 기회다. 사랑, 열정, 순수, 질투 등 수많은 꽃말을 간직한 수백종의 장미가 관람객을 유혹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사랑의 전령사로 각인된 꽃 중의 꽃이다. 장미를 연인처럼 사랑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에 얽힌 전설과 숱한 시인들이 그 아름다움을 찬양한 꽃. 만발한 장미숲을 거닐며 지친 심신을 달래 보는 것은 어떨까. 이미 전국적인 명소로 각광받는 조선대 장미원에서는 오는 19~21일 장미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4회째다. 한때는 동구가 밤 행사 때 쏘아 올리는 폭죽 등을 지원했으나 독자적인 축제로 자리잡으면서 지금은 중단했다. 동구는 그러나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것에 대비해 행사장 주변 등에 대한 교통정리, 거리 청소를 실시하는 등 손님맞이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조선대 정문에 들어서자 진초록 가시덩굴에서 빠끔히 꽃잎을 드러낸 형형색색의 장미가 늦봄 햇살에 눈부시다. 장미향이 코끝을 스친다. 꽃 천지다. 가지마다 부풀어 오르는 빨강, 하양, 노랑, 보라, 핑크색 장미들이 환하게 펼쳐진다. 산책로 양편으로 심어진 무더기 장미와 분수대에서 치솟는 물줄기가 청량함을 선사한다. 축제 시작 이전이지만 남녀노소가 몰려와 휴대전화 카메라에 추억을 담느라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장미숲에 갇혀 발길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꽃터널로 빠져든다. 덩굴장미를 엮어 만든 각종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만개하진 않았으나 개화시기가 빠른 장미는 벌써 꽃망울을 터뜨렸다. 나머지 앙증맞은 꽃봉오리들도 금세 벌어질 태세다. 연인과 가족 친구들이 장미 터널을 거닐며 무르익은 봄의 향취에 젖어든다. 평지에 조성된 장미정원은 아장아장 걷는 꼬마부터 노인들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이보람(36·광주 서구 화정동)씨는 “부모님과 인근 식당에서 점심 후 산책을 겸해 왔는데 갓 피어난 싱싱한 꽃들이 너무 아름답다”며 “활짝 피면 가족과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주연(22·여)씨는 “친구들과 매년 장미원에 놀러 나온다”며 “올봄 잦은 비로 장미나무가 건강하게 자랐고, 꽃들도 화려해 종일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 이공대와 운동장 사이에 조성된 장미원은 총면적 8299㎡, 227종 1만 7994그루의 장미가 심어졌다. ‘모던 로즈’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스, 주황과 크림황색이 조화된 로라, 루스티카나, 자뎅 드 프랑스, 잉카, 프린세스 드 모나코, 핑크 라 세빌리아나 등 유럽종과 맛쯔리, 소슌 등 일본종 등 덩굴류와 나무류가 망라됐다. 분수대와 파고라 4동, 한식담장, 데크블록, 조명시설 등이 갖춰진 만큼 휴식과 야간 놀이도 즐길 수 있다.  이 장미원은 2003년 의과대 동문을 중심으로 모금운동을 통해 조성됐다. 이어 2008년 지역은행의 기부금과 교직원, 학생 등의 뜻이 보태져 현재의 장미원으로 확장됐다. 매년 5월 축제 기간 평균 10만여명의 시민이 이곳을 찾는다. 조선대 장미원은 인터넷 등을 통해 널리 소개되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알려졌다. 최근엔 외지인들의 발길도 크게 늘면서 광주 도심의 대표적 꽃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축제일이 5·18민주화운동 36돌 기념행사 주간과 겹치는 데다 장미원이 최근 문을 연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도 이웃하고 있어 외지 방문객 수가 늘 것으로 동구는 전망했다.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조선대는 축제 기간 다양한 놀이와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첫날인 19일 오후 5~6시에는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장식이 열린다. 학생들이 펼치는 북춤을 비롯해 캉캉춤, 밸리댄스, 왈츠, 난타공연, 태권도시범단공연, 7080무대 등이 이어진다. 20일 오후 6시~7시 30분 대학 해오름관에서는 공연예술무용과 학생들의 창작 공연인 ‘백악의 사계’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20일 오전 10시~오후 6시 교정에서는 명소방문 이벤트가 열리며 참가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을 준다. 장미원~박물관~장황남 정보통신박물관~김보현·실비아 올드 아트갤러리~미술관~의과대학 1호관~시민체력증진센터를 돌아보는 ‘골드로즈 미션’과 ‘로즈 미션’ 이벤트도 있다. 젊은 층의 발길을 사로잡는 ‘프린지 공연’도 20일 오전과 21일 오후에 열린다. 장미원 끝자락의 특설무대에서 펼쳐지는 프린지 공연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발된 각종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하루 10개 팀 정도가 참여한다. 각 팀은 축제 기간 치어리딩 공연, 기타연주&노래, 마술, 클래식악기 연주, 밴드공연(가요&팝), 팬 플루트 연주, 어쿠스틱 가요연주 등을 펼친다. 축제 기간 밤낮으로 노래와 춤, 공연과 꽃향기가 어우러진다.  장미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KTX 송정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남광주역에서 내려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다. 시내버스는 순환 01, 금남55, 금호 36, 문흥 80, 봉선27, 일곡28번 등이 대학 정문을 경유한다. 조선대 관계자는 “올 개교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인 만큼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이번 축제가 시민들에게 위로와 휴식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미원의 1차 개화시기는 10~31일, 2차 개화는 6월 10일로 잡았다”며 “인공적인 개화시기 조절을 통해 세계 각국의 장미가 시차를 두고 잇따라 만발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건축거장 르코르뷔지에와 피에르 잔느레의 인도 찬디가르 프로젝트

    건축거장 르코르뷔지에와 피에르 잔느레의 인도 찬디가르 프로젝트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와 건축가 겸 디자이너인 피에르 잔느레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삼청로 국제갤러리 2관에서 열리고 있다. 르코르뷔지에(1887~1965·본명 샤를 에두아르 잔느레)와 피에르 잔느레(1896~1967)는 사촌 간으로 50여년간 협업하며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르 코르뷔지에, 피에르 잔느레: 인도 찬디가르 1951-66’전은 두 사람이 인도 펀자브주의 주도 찬디가르에서 진행한 공동 도시계획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찬디가르 프로젝트는 인도 고유의 문화와 삶의 방식을 존중하면서 진보적인 도시를 건설하는 20세기형 신도시를 세우는 프로젝트였다. 이들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찬디가르를 행정도시로 기획하고자 한 인도 정부의 의뢰를 받아 1951년부터 국회의사당, 고등법원, 간디도서관 등 주요 행정 건물의 건축 디자인과 실내건축, 가구 디자인을 총괄했다.  특히 잔느레는 독창적이고 진취적인 역량을 통해 미약한 산업여건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현지의 문화적 특성과 기후에 맞게 집무실 책상, 응접용 테이블, 도서관 책상과 의자를 디자인해 통일성을 추구했다. 가구들은 인도 현지의 토속적인 재료와 장인의 전통적인 공예기술을 접목해 만들었다. ‘X’ ‘U’ ‘V’ 형상의 단순한 디자인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가구는 견고하며 정교하게 가공한 것이 특징이다. 지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티크, 장미나무와 대나무 줄기를 활용한 가구들이 이번 전시에서 중점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실제 사람들이 관공서나 도서관에서 사용한 가구들이다. 잔느레는 찬디가르 건축사무소의 책임자로서 15년간 인도에 머무르며 프로젝트의 실행과 관리감독을 총괄했다. 이후 찬디가르 건축학교 교장을 지내고 현지인들에게 모더니즘적 건축 양식을 전파하는 등 인도 건축사에 크게 이바지했다. 전시는 29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포토] ‘화려함의 극치’… 베르사유 마차 갤러리 공개

    [포토] ‘화려함의 극치’… 베르사유 마차 갤러리 공개

    9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마차 갤러리에 전시된 마차. 지난 2007년 이후 폐쇄됐던 베르사유 궁전의 마차 갤러리는 유럽 내 최대 규모로 개선 공사를 마친 끝에 일반에 다시 공개됐다. 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탄호수공원 품은 7000가구 쏟아진다

    동탄호수공원 품은 7000가구 쏟아진다

    12가지 테마 갖춘 호수공원 내년 준공 공연장·자연학습장 더해 랜드마크로 동탄2신도시 남부, 남동탄에 호수공원을 낀 대형 아파트 단지가 대거 공급된다. 수변을 중심으로 주거, 쇼핑, 레저활동이 가능한 도시로 개발될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동탄호수공원을 끼고 이달부터 7000여가구가 순차적으로 분양된다. 반도건설, 우미건설, GS건설, 부영주택 등이 동탄2신도시 공동주택용지를 매입해 개발 중이다. 동탄을 가르는 신리천을 사이에 두고 북동탄·남동탄이 구분되는 가운데 그동안 여러 개발 호재로 인해 주목받은 곳은 북동탄이었다. 수서발고속철도(SRT)·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복합환승역인 동탄역을 중심으로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 동탄테크노밸리, 커뮤니티시범단지, 삼성나노시티(삼성전자 반도체) 등이 북동탄에 몰리기 때문이다. 남동탄에 들어설 동탄호수공원은 동탄2신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어서 이 지역 역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수도권 신도시가 조성된 뒤 초기에는 서울과 가까운 지역 선호가 높을 수 있지만, 생활기반시설이 갖춰지면 쾌적하고 자연친화적인 단지 선호가 높아지는 편”이라면서 “동탄호수공원을 광교호수공원에 버금가는 시설 및 환경으로 조성해 건강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친환경 수변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탄2신도시 남부 산척저수지와 송방천 주변에 75만㎡ 규모가 될 동탄호수공원은 폭포와 분수 등 12가지 테마로 조성될 계획이다. 공원 초입에 위치할 기존 제방은 위에 산책로와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해 전시가 가능한 갤러리 공간인 ‘제방가로원’이 된다. 제방가로원부터 왼쪽으로 산책에 나서면 ‘창포원’이 나오는데, 기존 논을 활용해 벽천폭포를 설치하고 창포를 심은 맑은 연못이다. 이어 조성될 ‘현자의 정원’엔 3면이 숲으로 둘러싸인 호수변에 티하우스를 배치한다. 그 옆의 ‘수변문화광장’엔 만남의 장소인 광장과 특화된 벤치가 놓인다. 수변문화광장에서 산책을 이어 가다 보면 나오는 공간인 ‘주륜장’은 자전거 보관, 대여, 전시, 체험, 재활용이 가능한 자전거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된다. 제방가로원에서 오른쪽으로 산책을 시작하면 넓은 잔디밭에서 휴식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운답원’, 호수 전망대와 꽃 축제 공간이 조성될 ‘네스트 가든’이 조성된다. 이 밖에 여름철 물놀이장과 바닥분수가 설치될 ‘선큰 바닥분수·물놀이장’, 자연학습장이 될 ‘갈대초지원’, 도로와 하천 사이 경사면 옹벽에 다양한 초화류가 식재될 ‘다랭이원’, 6m 자연형 폭포와 8m 수직폭포가 설치된 ‘숲속 체험원’이 들어선다. 경기도시공사와 민간 건설사들은 동탄호수공원 조성이 동탄2신도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일산, 분당, 김포, 파주, 광교 등지에서 호수를 낀 아파트들의 시세가 높게 형성된 경험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광교호수공원 근처에 분양한 ‘광교 중흥S클래스’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38.86대1, ‘광교 자이파크 더 테라스’의 경쟁률은 평균 53.80대1로 높게 형성된 바 있다. 최금식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내년 동탄호수공원 준공을 대비해 기반시설 공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12가지 테마로 구성되는 동탄호수공원을 광교호수공원 못지않은 시설과 환경으로 조성해 동탄2신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구멍 뚫린 필름… 검은 동그라미 사진… 감춰진 진실은

    구멍 뚫린 필름… 검은 동그라미 사진… 감춰진 진실은

    한 여인이 의자에 앉아 있다.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은 검은 동그라미로 한쪽 눈이 가려져 있어 기괴하기까지 하다. 검은 동그라미의 정체가 궁금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저항주의 예술가 벤 샨이 1936년 아칸소의 재정착민 가정에서 촬영한 이 사진의 필름은 펀치로 구멍을 뚫어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왜, 누가 이런 행위를 가했을까? ‘검은 목요일’인 1929년 10월 24일 이후 미국은 대공황의 시대를 맞았다.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정책을 시작했고, 신설된 농업안정국(FSA)은 농촌 지원사업에 나선다. FSA에서 정보수집을 담당하는 부서 책임자로 임명된 경제학자 로이 스트라이커는 두 가지 임무를 맡았다. 대공황 여파로 미국 농촌에 불어닥친 빈곤의 실상을 기록해 정부관계자와 국민들에게 알리고, 뉴딜의 일환인 FSA 정책 실시로 농촌의 빈곤이 어떻게 개선돼 가는지를 기록하고 홍보하는 것이었다. 스트라이커는 숫자나 자료보다는 이미지를 선호했다. 워커 에번스, 도로시어 랭, 아서 로드스타인, 벤 샨, 칼 마이던스, 러셀 리, 티어도어 정 등 당대 유명 사진 작가들을 고용해 농촌 마을의 모습을 찍도록 주문했다. 사진에는 여러 가지 조건이 붙었다. 마을 중심가에 대한 전체 장면을 담고 주요 건물을 담을 것, 거리의 사람들을 담되 전형적인 인물을 담아야 하며 얼굴, 옷, 활동이 드러나야 할 것 등이다. 사진가들이 농촌 현지에서 보내온 사진 중에서 스트라이커는 FSA의 이념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사진 원본(필름)에 펀치로 구멍을 뚫어 배제했다. 여러 번 반복된 컷이나 기술적으로 실패한 컷, 너무 예술적인 사진도 배제됐다. 흑인과 멕시코인이 들어간 사진도 가차 없이 잘렸다. 전체 17만 네거티브 사진 중에서 펀치된 컷은 10만여개에 이른다. 펀치된 사진은 FSA의 공식 사진 아카이브와는 다른 ‘죽은’(killed)파일로 분류돼 미 의회도서관 홈페이지(www.loc.gov/pictures/collection/fsa)에 남았다. 아카이브는 2011년부터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옥인동 갤러리 룩스에서 열리고 있는 ‘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 사진전’은 거대한 사진 아카이브 중에서 펀치로 구멍이 뚫린 250여장의 사진으로 구성된다. 상업 갤러리에서 하기 어려운 개념적이고 이론적인 전시다. 이 전시를 기획한 사진이론가 박상우 중부대 교수는 “펀치된 사진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담론을 통째로 흔들 수 있는 요소를 지녔다”면서 “다큐멘터리 사진도 실재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과 배제라는 행위를 통해 구축된 역사일 수 있으며 사진 자체에 따라붙는 객관성, 사실성, 진실성이 얼마나 신화적이고 허구적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라이커는 사진의 취사선택뿐 아니라 미디어를 통한 배포에도 개입했다. 그는 정부가 발간하는 다양한 보고서를 꼼꼼히 읽고 미디어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정부와 미디어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를 파악한 뒤 고용된 사진가들에게 주문했다. 도로시어 랭의 유명한 사진 ‘이주 어머니’(1936년)는 스트라이커가 선택해 미디어에 실리고 수많은 대중에 노출된 케이스다. 박 교수는 “롤랑 바르트는 사진에서 찍는 자, 찍히는 자, 보는 자에 주목했지만 펀치 사진은 또 다른 주체, 즉 선택하는 자의 존재와 선택의 이데올로기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갤러리 룩스는 전시와 연계해 오는 13일 오후 2시부터 갤러리 지하에서 ‘이미지 파괴와 새로운 사진이론’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박상우, 이영준, 박평종이 발제자로 나선다. 전시는 6월 4일까지. (02)720-8488.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함혜리기자의 미술관 기행]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Pinacoteca di Brera)

    [함혜리기자의 미술관 기행]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Pinacoteca di Brera)

    이탈리아 밀라노를 찾는 여행자들은 밀라노 대성당과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갤러리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 한다. 다시 밀라노를 찾게 되거나 처음 밀라노를 여행하게 된다면 꼭 방문해야 할 곳이 있다. 밀라노 대성당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브레라 미술관이다. 로마의 바티칸,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과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높이 평가받는 곳으로 특히 회화 컬렉션이 워낙 유명하기에 회화관이라는 뜻을 강조해 ‘피나코테카’로 불린다.  브레라 거리(Via Brera)에는 참신한 디자인의 액세서리 전문점과 가구, 갤러리, 인테리어 점, 주방용품점이 늘어서 있다. 옛 골목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브레라 거리 28번지에 미술아카데미와 미술관이 있다. 거리에서 보면 입구는 평범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중정을 둔 매우 아름다운 벽돌 건물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1층에 브레라 미술아카데미가 있고 2층에 미술관이 있는 브레라 궁(Palazzo Brera) 건물은 처음 지어진 17세기 당시에는 예수회의 밀라노 본부였다. 14세기 부터 있던 수도원 자리에 바로크 건축가 프란체스코 마리아 리치니 부자의 설계로 1627년 완성된 건물의 외관은 군더더기 없이 차분하고 기능에 충실하다. 하느님에 대한 절대 순종을 강조하며 높은 도덕심과 인내, 소명에 따르는 생활을 통해 각자의 인격을 완성하고 교육하고 봉사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예수회의 건물다운 엄격하지만 아름다운 외관이다.  이곳이 미술관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은 18세기 후반이다. 교황 클레멘스 14세가 1773년 예수회 해체를 명하자 이곳은 원래의 목적을 잃게 된다. 계몽군주를 자처하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는 이곳을 문화와 예술을 계몽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명했다. 그에 따라 미술 교육기관 브레라 아카데미가 들어섰고 학생들이 고상하고 세련된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조각과 회화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 천문대와 도서관이 들어섰다. 건물은 1776년 아카데미의 교수 주세페 피에르 마리니의 설계로 추가 증축을 거쳤다. 합스부르크 왕가가 기증한 소규모 컬렉션은 요제프 2세(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아들)가 이탈리아 북부 지방을 통치할 때 종교기관을 환속시키면서 많이 늘어났다. 수도원들이 문을 닫고 몰수한 교회의 제단화들을 옮겨 왔고, 아카데미 교수들이 이탈리아 명작 회화 컬렉션을 확보하면서 미술관의 규모를 갖추자 1786년 작품들을 대중에게 공개하기 시작했다.  미술품은 나폴레옹 통치 시대(1799~1815)에 크게 증가했다. 나폴레옹은 밀라노를 이탈리아의 중심으로 만들고자 북이탈리아 전역의 궁전과 귀족들로부터 약탈한 미술품들을 브레라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나폴레옹 군대는 수천점에 달하는 회화 작품을 북부와 중부 이탈리아의 교회와 귀족들로부터 압수해 브레라로 보내왔다. 그동안 쌓인 방대한 작품들을 바탕으로 1809년 새로운 미술관을 개관했다.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프랑스 군대가 철수한 이후에도 몰수된 예술품은 그 자리에 남아 오늘날 브레라 미술관의 주요 컬렉션을 이루고 있다. 미술관은 개관 이후 브레라 아카데미의 일부로 존재하다가 1882년 공식 분리돼 북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국립미술관으로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미대 학생들로 북적이는 브레라 미술아카데미를 지나서 오른 쪽 큰 계단을 올라가면 미술관이다. 왼쪽에 안내 데스크가 있고 오른 쪽부터 전시실이 이어진다. 방을 따라서 관람하다보면 처음으로 돌아오게 돼 있다. 브레라 미술관의 컬렉션은 13세기에서 20세기까지를 아우른다. 특히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바로크, 베네치아 화파와 롬바르디아 화파의 그림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북이탈리아 르네상스 부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만테냐의 작품을 비롯한 북이탈리아 르네상스 회화컬렉션은 이 미술관의 백미로 꼽힌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북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안드레아 만테냐(1431~1506)의 ‘죽은 예수’(1475~1478년)다. 7번 방에 있는 이 그림은 엄격한 사실과 자유로운 상상력, 원근법의 대가로 이름을 날린 만테냐의 대표작으로 독특한 앵글로 잡은 구도와 사실적인 표현이 인상적이다. 만테냐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미화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만테냐는 관람자(혹은 화가 자신)의 시선을 대리석 침대에 누인 예수의 발 아래에서 시작해 화면 상단에 머리를 그리고, 왼쪽 구석으로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며 슬퍼하는 마리아와 요한의 얼굴을 측면으로 그렸다. 2차원 화면이지만 정확한 원근법을 구사해 마치 조각 작품을 보는 것 같다. 파도바 근처의 이초라 디 칼투로 출신인 만테냐는 스카르초네 밑에서 그림 수업을 받았지만 파도바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조각가 도나텔로의 영향을 받았다. 만테냐의 작품이 견고한 조각적 성격을 띠는 것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베네치아 화파의 시조인 야코포 벨리니의 사위가 되면서 자연스레 베네치아 화파의 영향을 받아 강한 조각적 성격은 조금 누그러뜨리고 엄격한 북방적 사실주의를 견지하며 북이탈리아 화파의 르네상스 양식을 수립했다. 이 작품에서도 못에 박혀 심하게 상한 발바닥이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다. 죽은 예수의 얼굴도 초라하고 비극적이며 이를 보고 눈물 흘리는 마리아의 얼굴에도 주름이 가득해 더욱 감동으로 다가온다. 만테냐가 만토바의 산탄드레아 성당에 있는 자기 무덤을 장식하기 위해 그린 것이라고 전해진다. 미술관에는 만테냐가 1453년 완성한 성누가 제단화도 있다. 만테냐가 성 귀스티나 성당의 성누가 예배당을 장식하기 위해 22세에 완성한 초기의 작품으로 12개의 패널로 이뤄져 있다. 만테냐의 또 다른 작품 ‘아기 천사들과 성모자’(1485년)는 원래 베네치아의 성 마리아 마지오레 수도원에 있던 것이 나폴레옹 시대에 브레라로 옮겨졌다.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고 뒤로는 구름 사이로 수많은 아기 천사들이 있는 작품으로 아기 천사들의 다양한 표정이 사랑스럽다.  지오바니 벨리니(1430~1516)의 ‘피에타’(1460년)도 브레라 미술관에서 놓치면 안될 마스터피스로 꼽힌다. 조르조네와 티치아노의 스승인 조바니는 야코포 벨리니의 아들로 형 젠틸레와 함께 3부자가 베네치아 화파의 중심을 이뤘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안고 슬퍼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나 조각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벨리니의 ‘피에타’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와 그를 안고 있는 어머니 마리아, 제자 요한의 슬퍼하는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의 ‘성모의 결혼’(1504년)은 브레라 아카데미 초기에 유입된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이다. 중앙에 사제를 두고 요셉이 마리아에게 반지를 끼워주기 위해 나서는 장면을 그린 작품은 라파엘로 특유의 우아함과 섬세함과 고요함, 조화로운 채색과 구도, 각 인물과 사물의 정교하고 부드러운 묘사가 매우 아름답다. 이탈리아 전성기 르네상스의 가장 중요한 화가 중 한명인 라파엘로는 우르비노 공작의 궁정화가 조반니 산티의 아들로 태어나 문화의 중심지였던 우르비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라파엘로는 1500년경 페루자 부근에 있던 피에트로 페루지노의 공방에서 도제 수업을 받으며 제단화와 프레스코화를 그렸다. ‘성모의 결혼’은 그가 수련기간 동안 그린 마지막 작품이다. 원래 시타 디 카스텔로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에 있는 산 주세페 예배당의 패널화로 제작된 작품이다. 라파엘로는 전경에 인물들을 반원 형태로 배치하고 뒤로는 아치들이 반복되어 있는 웅장한 신전을 배치했다. 중심 인물들 뒤로 기하학적으로 연결된 길을 통해 시선을 자연스럽게 신전으로 이동시킨다. 전경의 인물과 공간, 건축물의 아치들을 조화롭게 연출하면서 화면에 통일감을 주고 있다. 스승인 페로지노가 페루지아의 두오모를 위해 그린 같은 제목의 제단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확실하지만 공간과 인물의 조화에서 이미 스승을 능가함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에 스스로 매우 만족했던지 당시 갓 스물을 넘긴 라파엘로는 화면 속 신전의 중앙 아치에 자신의 이름과 작품을 완성한 날짜를 적어 넣었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1416~1492)의 ‘몬테펠트로 제단화’(1474년)도 놓치면 안될 작품. 그는 이론가로서 ‘투시화법에 대하여’라는 책을 저술하고 건축물이 조화롭게 배치된 패널화 ‘이상도시’(1470년)를 통해 원근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엄밀한 원근법으로 재현된 건물의 내부에 성모가 아기예수를 무릎 위에 눕히고 있고 그 앞에 갑옷을 입은 우르비노 공작 몬테펠트로가 무릎을 꿇고 있다. 그 주위는 성녀와 성인들이 에워싸고 있다. 원근법에 따라 그려진 공간에 인물의 크기도 위치에 따라 비례를 정확하게 계산해 그려 착시를 일으킬 정도다. 맑은 색채와 위엄 있고 당당해 보이는 인물 표현이 당시로서는 매우 전위적이다.  벨리니 형제가 그린 ‘알렉산드리아에서 설교하는 성마르코’(1506년)와 베네치아 화파의 또 다른 거장 틴토레토의 ‘성마르코 유해의 발견’(1566년), 카라바조의 ‘엠마우스에서의 저녁식사’(1605년) 등 마스터피스들을 감상하다보면 다리도 아프고 눈도 아프다. 북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낭만주의 화가 프란체스코 아이예즈의 달콤한 ‘입맞춤’(1859년) 앞에서 피곤을 달래보자. 아이에즈는 브레라 아카데미의 원장을 지냈고 30년간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화가로 부드럽고 세밀한 묘사, 인물의 정교한 감정표현에서 뛰어났다. 고성의 으슥한 계단 앞에서 두 남녀가 입을 맞추는 작품은 매우 낭만적이다. 남자는 아마도 떠돌이 음유시인이고, 여자는 양가집 규수일 수 있겠다. 달콤해 보이는 그림 뒤에는 정치적인 은유가 내포돼 있다고 한다. 남자의 옷 색깔이 붉은 색, 여자의 비단 드레스 색깔이 푸른색인데 이는 각각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상징한다.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두 남녀의 입맞춤을 통해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불안한 동맹관계를 표현했다. 미술관이 있는 팔라초 브레라의 담을 끼고 오른편에 팔레트를 손에 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프란체스코 아이예즈의 동상이 서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3전4기’ 김민선 “朴 빈자리엔 내가”

    ‘3전4기’ 김민선 “朴 빈자리엔 내가”

    김민선(21·CJ오쇼핑)이 ‘3전4기’의 각오를 다진다. 6일부터 사흘간 전북 군산컨트리클럽(파72·6528야드)에서 열리는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은 김민선에게 ‘1타’의 갈증을 풀 수 있는 기회다. 국내 골프 지존 박성현(23·넵스)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 출전을 위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김민선은 지난 세 차례 대회에서 준우승 두 번, 3위 한 번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최종 타수는 모두 해당 대회 우승자와 1타 차이였고 그중에서 두 차례는 박성현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김민선은 “최근 세 개 대회에서 모두 한 타 차로 연장 승부까지 가지 못하고 돌아섰다”면서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다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고진영(21·넵스)도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그는 지난주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에서 박성현의 3연승을 저지하면서 시즌 첫 승과 함께 통산 5승째를 거뒀다. 고진영은 “힘든 4월을 보냈지만 열심히 노력한 덕에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외식업체인 교촌F&B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에는 모든 갤러리에게 치킨과 맥주가 무료로 제공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한국현대미술, 단색조 회화 내세워 이란 노크

    한국현대미술, 단색조 회화 내세워 이란 노크

     세계적으로 조명받고 있는 단색화를 내세워 한국현대미술이 이란을 노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는 한국과 이란 두 나라의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해 이란 현지에서 진행하는 ‘코리아컬쳐위크’의 일환으로 ‘텅 빈 충만: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 전시를 테헤란 밀라드타워 아트갤러리에서 열고 있다.  ‘텅 빈 충만: 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은 한국 현대미술의 큰 축을 이루는 단색조 회화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충만한 정신세계를 담고 있는 달 항아리의 예술적 특질을 조명하고 있다. 이 전시를 기획한 정준모 감독은 “한국의 단색조 회화는 서양의 미니멀리즘과 외형적 유사성은 있지만 비우면 채워지고 가벼워지면 충만해 진다는 동양적인 생각을 담아내고 있어 한국인의 정서적 감성을 시각적으로 확인시켜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작가가 그림을 그리거나 달 항아리를 빚을 때 어떤 목적이나 지향점 보다는 그 행위를 통해 자기 수양적 의미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이란 사람들의 생활신조인 ‘인샬라’(알라의 뜻대로 하옵소서)’와 일맥상통한다”면서 “이번 전시는 바로 이런 공통점에 주목해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상호이해와 동질성을 강조함으로써 정치, 경제 및 외교를 뒷받침하는 문화의 실질적인 효과까지 고려해 기획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단색화를 잇는 김춘수, 김택상, 문범, 민병헌, 박기원, 서승원, 고 이승조, 제여란, 천광엽, 최명영 등 작가 10명의 회화 작품과 권대섭, 김익영, 문평, 이강효, 이기조 등 작가 5명의 달 항아리 작품을 조망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우수프로그램 권역별 순회사업(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리는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100년 전 문제적 작가들, 그 경계에 대하여

    100년 전 문제적 작가들, 그 경계에 대하여

    서정시의 거두로 불리지만 사회 현실에 적극 소리를 냈던 박두진, 친일 행적으로 문학사에선 지워졌지만 전방위적 글쓰기로 일본에서 더 주목하는 시인 김종한, 스스로 ‘최후의 분대장’으로 불리길 원했던 독립운동가이자 소설가인 김학철….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6년에는 이렇게 ‘문제적 작가들’이 대거 태어났다. 일제 말기와 해방 직후 분단 등 극단의 시기를 통과해 온 이들은 저마다 다른 경계에서 분투했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가 공동 주최하는 ‘2016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 이들의 문학 세계와 삶을 재조명한다. ‘해방과 분단, 경계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문학제의 주인공은 박두진, 김종한, 김학철, 설창수, 안룡만, 이영도, 최금동, 최태응 등 8명이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상무는 3일 간담회에서 “대중적으로 친숙한 이름은 박두진 시인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문학사적으로나 문학적 작업 면에서 놀랍고 당혹스러울 정도로 새로운 지평을 이룬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시인이자 평론가, 출판기획자 등으로 경계를 넘나들며 활약했던 김종한은 국내에서는 친일 작가로 찍히며 배제됐지만 김수영 시인이 모더니즘의 기수로 높이 평가한 작가다. 일본에선 2005년 우리보다 먼저 전집을 출간했을 정도로 관심이 크다. 소설가 김학철은 우리 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혁명적인 작가다. 독립 투쟁을 하며 남북한, 만주, 일본 등 동아시아를 아우른 정치 망명자이자 디아스포라 작가로 ‘격정시대’ ‘20세기의 신화’가 대표작이다. 이영도는 청마 유치환과 주고받은 5000여통의 연서와 서간집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로 잘 알려진 여성 시조 시인이다. 유치환과의 사랑을 통해 전통적 윤리와 현대의 가치인 개인의 자유 사이에서 갈등하며 새로운 시적 주체를 탄생시켰다. 오는 12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는 심포지엄이 개최되고, 13일 연희문학창착촌에서는 이들의 작품을 마임, 낭송, 영상, 무용 등의 공연으로 펼치는 ‘문학의 밤’이 마련된다.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경기 용인 포은아트갤러리에서는 화가 8명이 청록집 수록 시 39편을 그림으로 옮긴 시그림전이 열린다. (02)721-3202.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루이비통 유치한 이부진의 설득력

    루이비통 유치한 이부진의 설득력

    신규 서울 시내 면세점의 3대 명품(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유치 쟁탈전에서 HDC신라면세점이 승리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끈질긴 노력으로 루이비통을 품에 안았다. 호텔신라는 지난 3월 25일 정식 개장한 서울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20여개 브랜드 유치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호텔신라는 현대산업개발과 합작해 HDC신라면세점을 세워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LVMH 그룹 소속 명품 브랜드로는 루이비통, 디올, 펜디, 불가리 등이 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루이비통 등의 입점을 위해 인테리어 공사 등을 진행한 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 외에도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63, 이달 중순쯤 문을 열 예정인 두산의 두타면세점, 신세계의 신세계면세점 등이 대표들은 물론 오너가까지 총동원돼 3대 명품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이 손을 들어준 것은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었다. 최근 신라호텔에서 열린 컨데나스트 럭셔리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아르노 회장은 지난 19일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찾았고 이 자리에서 이 사장 등 경영진의 안내를 받으며 면세점을 둘러봤다. 특히 이 사장이 면세점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통계까지 동원하며 집요하게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 루이비통 입점 성공으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에르메스와 샤넬 유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박두진, 김학철, 김종한… 1916년이 낳은 ‘문제적 작가들’ 을 조명하다

    박두진, 김학철, 김종한… 1916년이 낳은 ‘문제적 작가들’ 을 조명하다

     서정시의 거점으로 불리지만 사회 현실에 적극 소리를 냈던 박두진, 친일 행적으로 문학사에선 지워졌지만 전방위적 글쓰기로 일본에서 더 주목하는 시인 김종한, 스스로 ‘최후의 분대장’으로 불리길 원했던 독립운동가이자 소설가인 김학철(사진)?.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6년에는 이렇게 ‘문제적 작가들’이 많았다. 일제 말기와 해방 직후 분단 등 극단의 시기를 통과해 온 이들은 저마다 다른 경계에서 분투했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가 공동 주최하는 ‘2016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 이들의 문학 세계와 삶을 재조명한다. ‘해방과 분단, 경계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문학제의 주인공은 박두진, 김종한, 김학철, 설창수, 안룡만, 이영도, 최금동, 최태응 등 8명이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상무는 3일 간담회에서 “대중적으로 친숙한 이름은 박두진 시인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문학사적으로나 문학적 작업 면에서 놀랍고 당혹스러울 정도로 새로운 지평을 이룬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시인이자 평론가, 출판기획자 등으로 경계를 넘나들며 활약했던 김종한은 국내에서는 친일 작가로 찍히며 배제됐지만 김수영 시인이 모더니즘의 기수로 높이 평가한 작가다. 일본에선 2005년 우리보다 먼저 전집을 출간했을 정도로 관심이 크다. 소설가 김학철은 우리 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혁명적인 작가다. 독립 투쟁을 하며 남북한, 만주, 일본 등 동아시아를 아우른 정치 망명자이자 디아스포라 작가로 ‘격정시대’ ‘20세기의 신화’가 대표작이다. 이영도는 청마 유치환과 주고받은 5000여통의 연서와 서간집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로 잘 알려진 여성 시조 시인이다. 유치환과의 사랑을 통해 전통적 윤리와 현대의 가치인 개인의 자유 사이에서 갈등하며 새로운 시적 주체를 탄생시켰다.  오는 12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는 심포지엄이 개최되고, 13일 연희문학창착촌에서는 이들의 작품을 마임, 낭송, 영상, 무용 등의 공연으로 펼치는 ‘문학의 밤’이 마련된다.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경기 용인 포은아트갤러리에서는 화가 8명이 청록집 수록 시 39편을 그림으로 옮긴 시그림전이 열린다. (02)721-3202.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갤럭시 S7·기어VR로 예술작품 감상할까

    갤럭시 S7·기어VR로 예술작품 감상할까

    삼성전자가 예술의전당과 함께 모바일 기기로 즐기는 문화예술 갤러리를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오는 8일까지 예술의전당 음악광장에서 열리는 갤러리는 최신 정보기술(IT) 제품인 갤럭시 S7과 가상현실 체험기기 기어VR에 예술 콘텐츠를 더해 꾸며졌다. 갤럭시 S8 예술사진 갤러리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팝업갤러리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다. 세계적인 무용단 네덜란드 댄스시어터 소속 무용수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와 F1.7렌즈가 적용된 갤럭시 S7으로 촬영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의전당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기어 VR로 즐길 수 있는 SAC(서울아트센터) 온 스크린 VR체험관도 운영된다. 관람객은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서예박물관 등 공연장 및 전시회를 가상 체험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신 IT 기기로 예술을 즐기는 방식이 더 다양해질 것”이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협업을 통해 소비자 흥미를 끄는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원칙 없는 면세점 정책 차라리 시장에 맡겨야

    관세청이 그제 면세점을 서울에 4개, 부산과 강원에 1개씩 추가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외국인 관광 특수에 대비하고 신규 투자·일자리 창출을 통한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니 지난해 11월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구며 신규 면세점을 선정한 지 5개월 만에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드러낸 꼴이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21개인 전국의 시내 면세점은 27개로 늘어난다. 서울은 2014년 6개에서 13개로 불과 3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생존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5개월 앞도 내다보지 못한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효과로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을 빼고는 별다른 상황 변화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고 강조해도 논란에 휘말릴 여지가 크다. 추가될 면세점 중 부산은 크루즈 해양 관광을, 강원은 겨울 스포츠 관광을 지원하기 위한 명분이라는 점에서 납득할 수 있다. 관광 생태계의 다변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서울은 다르다.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등 신규 면세점은 아직 정상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이들이 “과열 경쟁으로 공멸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서울의 4곳을 대기업 몫 3곳, 중소·중견기업 몫 1곳으로 못 박았다. 신청할 대기업은 거의 드러나 있다. 유통업계의 소문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재심사에서 탈락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이 포함될 것이다. 이곳의 직원 2200여명은 실직 위기에 몰리자 거리에서 시위까지 하고 있다. 결과는 두고 봐야겠지만 롯데와 SK가 기사회생할 경우 정부는 특정 기업들을 구제하려고 정책을 바꿨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면세점 정책에 원칙이 없어 보인다. 2013년 대기업의 독과점 시비 탓에 특허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줄였다. 지난달에는 다시 10년으로 늘린 데다 결격 사유가 없으면 자동 갱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선책을 내놓았다. 졸속인 셈이다. 정부가 면세점 특허권을 틀어쥐고 있는 한 잡음은 끊일 수 없다.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면세점을 열 수 있도록 선진국처럼 등록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진입장벽을 허물고 시장에 맡기는 것이다. 그래야 면세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정부도 특혜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사진 같은 회화 & 회화 같은 사진…낯익은 도시 ‘낯선 재탄생’

    사진 같은 회화 & 회화 같은 사진…낯익은 도시 ‘낯선 재탄생’

    도시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지만 예술가에게는 또 다른 관찰의 대상이 된다. 도시에서 발견되는 선과 면, 색채를 예술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두 작가의 전시가 눈길을 끈다. 때와 장소, 접근방식과 표현방식은 완전히 다르지만 그들이 풀어낸 도시의 풍경은 신기하게 흡사하다. 한운성(왼쪽·70)은 매듭, 사과 시리즈로 잘 알려진 화가다. “소재는 바뀌지만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주제는 일관된다”고 말하는 그는 몇해 전부터 도시의 풍경에 꽂혔다. 여행 중 마주하게 되는 풍경들을 디지털카메라로 채집한 뒤 컴퓨터로 편집 재구성한다. 자신이 보았던 건물의 파사드, 즉 피부만 남긴 채 주변을 지워내 마치 영화 세트장의 가벽이나 길거리 광고판 같은 형태로 바꾸고 전통적인 페인트 작업으로 색깔과 무늬를 표현한다. 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만나서 만들어진 작품 20여점을 ‘디지로그 풍경’전이라는 제목으로 서울 삼청동 이화익갤러리에서 4일부터 선보인다. 디지로그 풍경 시리즈는 시각적 이미지의 재현을 넘어 사회와 인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새로운 시선을 보여준다. 유럽의 동화 같은 마을, 유명한 관광명소, 독특한 분위기의 골목처럼 보기에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풍경도, 난삽하게 페인트칠해진 부산 감내동이나 간판으로 도배된 금릉할인마트, 콘크리트 광화문처럼 보기 흉한 풍경도 화가의 붓을 통해 아름다움을 얻는다. 그는 “몇해 전 영국 브라이튼에서 묵었던 오래되고 낡은 호텔이 실제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고 의미 있는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된 경험을 계기로 시각적 이미지의 껍데기 이면에 실존하는 본질을 탐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의 이미지를 옮겨 놓은 껍데기에 불과하지만 작가에게는 그 자체가 최종적인 현실이며 보이는 이미지의 진실이라는 얘기다. 전시는 24일까지. (02) 730-7817. 사진작가 김우영(오른쪽·56)은 여행 중 마주한 도시의 풍경을 마치 색면 추상회화 같은 풍부한 색감과 세련된 감각으로 표현한다. 어떤 사람의 삶은 소설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한 것처럼 그의 사진은 추상화보다도 더 추상화 같다. 캘리포니아의 선셋불르바드, 휴스턴의 올드컬럼버스로드, 몬트리올의 프롬나드드뷰포르…. 건물보다는 거리의 이름을 딴 작품들은 미니멀리스트의 회화 작품처럼 쿨하고 매력적이다. 몬드리안과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믹스하면 아마도 이런 느낌일 것이다. 강남구 청담동 박여숙갤러리에서 28일부터 열리는 김우영의 개인전 제목은 그래서 ‘얼롱 더 불르바드’(Along the Boulebard)이다. 김우영은 사람을 오랫동안 관찰하듯 오랜 시간을 두고 관찰한 도시의 풍경에서 색다른 풍경을 찾아낸다. 도시 공간과 건물 자체를 또 다른 회화적 공간으로 변화시켜 색감이 풍부하고 수많은 이야기가 담긴 매력적인 작품들이다. 갤러리에서 만난 작가는 “같은 공간이라도 시간에 따라, 그리고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꾸준히 카메라에 담았다”면서 “선과 면으로 보이는 풍경에 사람의 이야기와 삶의 흔적이 담겨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우영은 홍익대에서 도시계획학을 전공한 뒤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사진을 공부했다. 1990년대 중반 한국으로 돌아와 잡지 사진과 광고사진 등에서 각광받는 상업사진 작가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2007년 순수 사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여행을 작업의 중요한 요소로 삼는다는 그는 “1년 중 3분의2는 비행기나 차 안, 혹은 여행지에서 보낸다”며 “여행에서 받은 영감을 캘리포니아로 돌아가 적막 속에서 작업으로 풀어내곤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20일까지. (02)549-7575.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한식·한복·드라마… 테헤란 물들일 ‘한류’

    이란과 문화 교류 MOU 체결 문화체육관광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과 관련해 2일부터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한국 문화 주간’(Korea Culture Week)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한국을 알리는 전통문화 전시 및 체험 ,음악 공연, 문학 교류 등의 행사가 망라된다. 2~4일 테헤란 밀라드타워 전시실에선 ‘한국 식문화의 가치와 K할랄푸드, 문화의 체험전’이 열린다. 한식, 한방, 한지, 한복 등이 전시되고 한방차 시음, 한글·이란어 탁본 찍기, 한복 입어보기 등의 행사가 준비됐다. 한국 관광지와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 영상도 상영된다. 2일 같은 곳 콘서트홀에선 태권도와 이란 전통무예 ‘주르카네’ 시범 행사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이란 국립오케스트라의 아리랑 협연 등이 있을 예정이다. 최신 사극 등 K드라마 상영(2일 밀라드타워 시네마홀), 한국 단색화와 도자기 전시(2~29일 〃아트 갤러리), ‘한·이란 시의 만남’(2일 이란 문화재청·4일 테헤란대) 등도 마련됐다. 문체부는 또 이란 과학기술 부통령실과 문화 콘텐츠 공동 제작과 관련 분야 인적·정보 교류를 위한 ‘한·이란 문화기술 및 창조산업 교류·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파리 루이뷔통재단 미술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파리 루이뷔통재단 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시즌 2를 시작합니다. 지난 2014년 5월 14일자 서울신문에 런던에 있는 영국박물관과 노먼 포스터의 이야기로 첫회를 시작해 같은 해 12월 24일 피터쿡이 설계한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쿤스트하우스까지 세계적인 건축 거장들이 디자인한 유럽의 명문 미술관과 박물관을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미술과 건축이 경계를 허물면서 세계적인 건축 거장들이 디자인한 미술관이 크게 늘어나는 것과 맞물려 연재했던 기사들을 보완하고 몇 곳을 추가해 ‘미술관의 탄생’(컬처그라퍼 발간) 이라는 제목으로 단행본도 출간했습니다. 문화가 가치 창조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으면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새로운 미술관들이 국내외에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능한 여러 곳을 찾아 아름다운 건축과 예술의 조화 속에 이 세상에 의미를 더해 가고 있는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시즌 1에서는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만 소개해 드렸지만 시즌 2는 대상과 형식면에서 좀 더 자유롭게 진행할 계획입니다.     파리 루이뷔통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문화예술 애호가들이나 최신 트렌드를 따르는 멋쟁이들 사이에서 요즘 파리에 가면 꼭 한번 둘러 볼 장소로 꼽히는 곳이 있다. 탈구조주의의 대표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1929~)가 디자인한 루이비통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이다. 이 미술관은 이름에서 보듯이 명품 브랜드의 대명사인 루이뷔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루이뷔통, 크리스티앙 디오르를 비롯해 70여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다국적 럭셔리 그룹 LVMH(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ouis Vuitton Monët Hennessy)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1949~)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자본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10월, 6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개관한 루이뷔통재단 미술관(이하 루이뷔통미술관)은 파리의 북서쪽 외곽에 있는 불로뉴 숲의 북쪽 끝 아클리마타시옹 정원(Jardin d’Acclimatation)에 자리 잡고 있다. 미술과 건축 전문가들은 물론 예술과 문화 애호가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화제가 됐던 곳이라 이제나 저제나 방문할 기회를 찾고 있던 중 개관한 지 2년 정도가 지나서야 찾게 됐다. 쌀쌀한 날씨였고 파리시내에서 테러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토요일의 이른 오후였다.  파리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사블론(les Sablons)역에서 내려 미술관으로 향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파리의 허파와도 같은 불로뉴 숲은 과거엔 왕들의 사냥터였고, 지금은 파리 시민들의 훌륭한 휴식처가 되는 곳이다. 테러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꽤 많아 의외였다. 이런 저런 상념에 사로잡혀 걷다 보니 어느 사이 기묘한 외형의 건축물이 눈 앞에 나타나 있었다. 우윳빛 유리와 철골, 나무 뼈대로 된 건축물은 그 화려한 자태가 넋을 놓게 만들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새소리는 잦아들고 물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건물 전방에 계단식으로 만들어 놓은 인공폭포에서 끝없이 들려오는 물소리였다. 주변 경관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인상적인 건축물의 자태와 물소리에 눈과 귀가 동시에 먹먹해 지면서 구름 속에, 물 위에 떠있는 듯 착각이 들었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축물의 정면에는 흰색 ‘LV’마크가 반짝이고 있었다.  게리의 건축물은 파격적인 재료와 해체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게리의 유럽 첫 프로젝트였던 스위스 비트라캠퍼스 디자인 뮤지엄, 독일 춤추는 듯한 뒤셀도르프의 아파트, 그리고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 등 기발한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자유분방한 비정형의 건축물을 답사한 바 있다. 그 외의 작품도 사진으로 숱하게 봤던 터였다. 루이뷔통미술관은 공간의 구성과 재료, 공학적 측면에서 기본 컨셉은 이전의 건축물들과 유사하지만 건축적 형태에 대한 대담한 접근과 재료를 다루는 기술력, 미적인 측면에서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최고였다.  미술관은 예술을 사랑하는 억만장자 아르노 회장의 자본력과 열정, 프리츠커 건축상에 빛나는 프랭크 게리의 창의력이 만나 탄생했다. 아르노 회장은 90년대 부터 20~21세기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미술품 컬렉션을 시작해 주요 작가들의 작품 1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그에 걸맞는 미술관을 파리에 설립하겠다는 꿈을 갖고 건축가를 찾던 아르노 회장은 2001년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했다. 그리고 바로 뉴욕 출장 길에 게리를 만났다. 두 사람은 21세기의 대표적인 걸작을 남기자는데 의기투합했지만 장소 선정이 쉽지 않았다. 밀고 당기는 협상과 논란 끝에 프랑스 정부와 파리 시는 2006년 말 불로뉴 숲의 아클리마타시옹 정원 끝 부분 1ha를 루이비통 재단에 내주었다. 시민들이 휴식하는 공원에 극도의 상업주의를 추구하는 명품 브랜드의 건물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많았지만 아르노 회장은 55년 후 파리시에 무상으로 귀속시킨다는 조건으로 허락을 얻었다.  게리의 예술적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 미술관은 건축물이라고 하기보다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합하다. 예술작품을 보는 것만큼이나 인상적이고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건물 측면으로 스펙터클하게 물이 흘러내리도록 만들어 놓은 미술관 건축물은 호수 위에 핀 거대한 꽃 같기도 하고, 돛을 단 배 같기도 하다. 빙산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처럼 보이기도 한다. 독특하고 우아하기까지 한 미술관은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여행 중 비행기 속에서 떠오른 영감을 바탕으로 스케치를 완성한 게리는 “공원을 떠다니는 유리 배를 구상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예술 오브제와 다른 점은 정밀한 공학적 구조물이라는 것이다. 우유 빛깔이 도는 12개의 유선형 유리패널은 정교한 강철구조와 거미줄처럼 얽힌 나무 프레임에 의해 지탱된다. 각기 다른 기울기와 모양을 한 3584장의 유리판을 끼워 맞춰 만든 패널에는 나무, 구름, 하늘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경들이 비친다. 그런 미술관이 또 물에 비치는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처럼 독특한 건축적 경험을 제공하는 이 건축물에는 어마어마한 공학적 기술이 접목됐다. 게리의 머릿 속에서 직감적으로 떠오른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건축이 가능한 디자인으로 구현하고, 비정형의 건축물을 이루는 유리패널의 각기 다른 형태와 기울기를 계산해 내는데에는 초음속 항공기를 디자인하는데 쓰이는 첨단기술이 사용됐다.  미술관은 전체 건물면적 1만1700㎡에 지하부터 지상까지 총 6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지하부터 층층이 총 11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비정형의 외관만큼이나 내부 공간도 비정형이어서 전시실의 생김새가 어느 하나 똑같은 게 없다. 기본적으로 미술과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이 가능한 공간을 지향하고 있는 이곳의 메인 홀(아트리움)은 가변좌석으로 최대 350석까지 가능한 콘서트홀을 만들었다.  2015년 말 방문 당시엔 총 3부로 이뤄진 개관전의 마지막 시리즈로 ‘팝피스트, 뮤직/사운드’전이 열리고 있었다. 올 1월말까지 계속된 전시는 아르노 회장의 소장품들 중에서 대표적인 팝 아트, 음악과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는 동시대 예술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기획이다. 앤디 워홀, 장미셸 바스키아, 길버트& 조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리처드 프린스 등 유명한 팝아트 작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지하층의 수변 공간 옆으로는 아이슬란드계 덴마크인 설치작가인 올라퍼 엘리아슨의 ‘지평선 안에서’가 영구 설치돼 있다. 노란 조명이 빛나는 43개의 삼각 기둥이 계단식 폭포 쪽을 향해 있는 긴 통로를 채우고 있다. 삼각기둥의 두 면이 거울이어서 건물의 공간과 물위에 반사되는 이미지들이 상상의 공간에 있는 듯 묘한 효과를 낸다. 각 층에 있는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위로 올라가 보면 3층과 4층에서 테라스로 통한다. 하늘을 향해 열려있는 패널 사이를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테라스에선 게리 건축만이 주는 특이한 건축적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밋밋한 옥상이나 닫힌 공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공간적 해방감이 드라마틱하게 다가온다.  겹쳐진 패널 사이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사이사이로 탁 트인 하늘이 보인다. 각 방향을 둘러보자면 저 멀리 불로뉴 숲과 라데팡스의 마천루, 에펠탑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테라스에서 바람을 쐬고 1층으로 다시 내려와 물고기 모양의 조형물이 매달려 있는 카페에서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나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루이뷔통 미술관은 개관한 지 1년도 안 돼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일찌감치 파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이런 외형적인 수치보다 파리 시내에 명품의 이미지에 걸맞게 근사한 미술관을 새로 세움으로써 루이뷔통이 얻게 된 무형의 가치는 수치로는 환산할 수 없다.미술관에서는 지난 1월 말부터 중국 미술계의 다채로운 측면을 조명하기 위해 중국 대륙에 살고 있는 다양한 세대의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를 열고 있다. ‘격동과 변화의 시대를 산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이라는 제목으로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 소장품 중 중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과 음악, 영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프랑스에서 중국 현대미술에 헌정하는 대규모 전시를 여는 것은 10년만이라고 한다. 예술과 산업의 절묘한 조화, 미래를 위한 가치 투자의 생생한 현장이 바로 루이뷔통 미술관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폐업 앞둔 롯데·워커힐 기사회생하나

    현대百 ‘미소’… “코엑스점 신규 입찰” ‘中企 몫’ 유진·형지 등 재도전 할 듯 정부가 대기업 몫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 3곳을 추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지난해 말 특허 획득에 실패했던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가 기사회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관세청 발표 후 가장 크게 환영 의사를 밝힌 업체는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 말 각각 두산과 신세계에 특허를 뺏기고 곧 문을 닫을 처지에 놓여 있다. 워커힐면세점의 특허 종료 시기는 5월 16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6월 30일이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정부의 신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공고가 나오는 대로 특허 입찰에 뛰어들기로 했다. 롯데면세점 측은 “6월 말 예정된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인한 인력의 효율적인 재배치와 운영, 입점 브랜드와 협력업체의 사업 계획, 여름 성수기에 집중되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대책 등을 세우는 데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특허 공고와 함께 정책적인 후속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도 철저히 준비해 면세점 특허를 반드시 따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특허 획득에 실패하자 워커힐면세점이 보유하던 통합물류창고와 정보기술(IT) 시스템을 두산에 넘겼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IT 시스템은 그동안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빨리 재구축할 수 있고 두산에 넘긴 인천 통합물류창고 외에 별도 창고를 보유하고 있어 특허를 획득하기만 하면 지금처럼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면세점 추가 허용으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곳은 현대백화점그룹이다.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사장은 “코엑스 단지 내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워 신규 입찰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중소·중견기업 몫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을 1곳 추가하기로 함에 따라 지난해 고배를 마신 유진그룹, 패션그룹 형지 등이 재도전할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면세점 특허 경쟁에서 힘겹게 이긴 뒤 신규 면세점을 열고 있는 HDC신라면세점, 신세계, 두산, 한화갤러리아, SM면세점(하나투어 운영) 등 업체들은 정부의 방침이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이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면세점이 생기면 과열 경쟁으로 인해 공멸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배우 김정은 결혼, 철통 보안 속 ‘고소영-김희애-송윤아’ 특급하객

    배우 김정은 결혼, 철통 보안 속 ‘고소영-김희애-송윤아’ 특급하객

    배우 김정은(41)이 오늘 동갑내기 재미교포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김정은 결혼식에는 배우 고소영, 김희애, 송윤아, 고준희 등 연예계 톱스타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김정은은 29일 낮 12시 서울 삼청동 두가헌갤러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김정은 결혼식에는 양가 가족, 친지와 최측근 등 많지 않은 인원들이 참석했다. 결혼식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결혼식이 열리는 현장에서는 3~4명의 경호원들이 배치돼 철저히 보안 유지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김정은의 결혼식에는 고소영, 김희애, 송윤아, 고준희, 홍지민, 이혜영, 이승철, 백종원, 전인화 등이 참석해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한편 김정은은 예비신랑과 3년 가까이 친분을 쌓고 지내오다 연인으로 발전해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배우 김정은은 1996년 MBC 25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드라마 ‘해바라기’, ‘당신 때문에’, ‘이브의 모든 것’, ‘파리의 연인’, ‘루루공주’, ‘연인’, ‘종합병원2’, ‘울랄라 부부’, ‘여자를 울려’ 등과 영화 ‘재밌는 영화’, ‘가문의 영광’, ‘나비’, ‘불어라 봄바람’, ‘사랑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식객:김치전쟁’ 등에 출연하며 개성 넘치는 연기로 사랑받았다. 김정은은 결혼식 이후 연기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사진=더팩트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굿바이, 플라토”… 마지막 전시는 中 현대미술 작가의 ‘문명 통찰’

    “굿바이, 플라토”… 마지막 전시는 中 현대미술 작가의 ‘문명 통찰’

    서울 태평로의 삼성미술관 플라토는 1999년 로댕갤러리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삼성문화재단이 1994년 약 100억원에 구입한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작품 ‘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을 상설 전시하기 위한 공간으로 특별히 설계됐다. 로댕갤러리는 3년간 문을 닫았다가 2011년 플라토라는 새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지난 17년간 50여 차례의 국내외 작가 전시를 통해 동시대 미술현장과 소통하며 주요 현대미술을 소개해 왔다. 도심의 문화오아시스 역할을 했던 플라토는 지난 3월 삼성생명빌딩이 부영에 매각(6000억원)됨에 따라 오는 8월 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플라토는 그동안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고별전으로 중국 차세대 대표작가 리우웨이(44)의 개인전 ‘리우웨이:파노라마’를 28일 개막했다. 플라토에서 개인전을 갖는 처음이자 마지막 작가로 기록되는 리우웨이는 톈안먼 사태 이후 성장해 국제 무대에서 중국 현대미술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2000년대 대표 작가 중 한 명이다. 항저우 중앙미술학원을 졸업하고 1999년 ‘포스트-감각적 감성’ 그룹전으로 데뷔한 그는 2005년 이후 매년 2회 이상의 개인전을 개최하는 한편 다수의 비엔날레에 참여하면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서구의 시각에 길들여진 중국의 이미지에 반대하는 리우웨이는 자기 반성적 시각으로 중국사회를 바라보는 작업을 통해 현대 중국의 급격한 정치, 사회, 문화적 변화와 그로 인해 사라지는 것들을 기록해 왔다. 건축 폐기물이나 버려진 책 등 익숙하지만 낯선 재료들을 노동집약적인 수작업으로 쌓거나 그리는 것이 그의 작업이다. 피부로 느낀 현실에 상상력을 입힌 결과 새로운 도시 풍경이 탄생하고, 작품들은 확장된 시간과 공간을 통해 인류문명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는 ‘포스트-감각적 감성’전에 선보였던 ‘참을 수 없는’을 시작으로 2004년 상하이비엔날레에서 큰 화제가 되며 국제적 작가로 발돋움하게 된 계기를 제공한 ‘풍경처럼’, 2011년의 ‘하찮은 실수’연작, 최근 작품인 ‘룩!북!’, 회화작업 ‘보라색 공기’ 등 작가의 20년에 가까운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하찮은 실수’는 그가 2009년부터 진행 중인 조각작업으로 베이징의 재개발 현장에서 버려진 건축폐기물을 수집해 쌓아올린 정체 불명의 기념비 같은 조형물이다. 병원, 공공청사, 학교 등에서 나온 문짝, 창문틀을 붙여 만든 조형물 덩어리의 외관에는 흘러간 시간과 공간, 체제와 이념들이 색바랜 기록처럼 담겨 있다. 가상과 실재가 혼재하는 풍경 아닌 풍경들은 플라토의 글래스 파빌리온에 맞춘 신작 ‘파노라마’로 확장된다. 반투명 플라스틱, 양철 등의 재료로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로댕의 ‘지옥의 문’ 앞에 설치한 작품에 대해 리우웨이는 “로댕의 ‘지옥의 문’에 조응하는 장소 특정적 설치작품으로 고대 아레나의 개념에서 출발해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실재와 가상의 스펙터클에 대한 사유로 확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8월 14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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