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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영의장 “내년이 개헌 적기”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16일 “내년을 넘기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같아지는 자연스러운 기회는 2027년에나 오게 된다.”면서 “내년이 개헌을 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며 개헌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했다. 정 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현행 ‘5년단임 대통령제’는 부자연스러운 대통령 무책임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의 언급은 ‘지방선거후 정국’ 상황과 맞물려 여권발 개헌논의가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특히 정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2007년 12월 대선과 2008년 4월 총선이 연이어 치러지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결국 내년에 4년 중임제 개헌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 중 한명인 정 의장의 이번 발언은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2008년 총선 뒤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힌 데 뒤이어 나온 것이다.
  • 광역단체장 신상명세

    광역단체장 신상명세

    5·31 지방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6일 오후 7시 현재 제주도지사를 제외한 15개 광역단체장 후보 57명이 등록했다. ●재산 1위 진대제 꼴찌 강금실 후보들 57명 중 재산이 가장 많은 후보는 열린우리당 진대제 경기지사 후보로 165억 7814만원이었다. 꼴찌는 같은 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로 4억 1800여만원의 빚이 있다고 신고, 유일하게 마이너스 재산을 기록했다. 강 후보와 경쟁하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36억 1900여만원이라고 신고, 서울시장 후보 중 1위였다. 민주당 박주선 후보와 민노당 김종철 후보는 각각 17억 5100여만원과 1억 1800만원이었고, 국민중심당 임웅균 후보는 3억 8000만원이었다. 신고 재산이 10억원을 넘은 후보는 17명으로 한나라당 소속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소속이 각각 6명과 4명이었다. ●세금 납부액도 진대제 1위 후보들의 5년간 납세액은 1만 7000원에서 39억원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선관위에 신고하는 서류는 최근 5년 동안의 후보자와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소득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납부 및 체납증명. 가장 많이 낸 후보는 재산 1위 진대제 후보로 5년간 39억 387만원을 냈다. 경쟁자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는 1641만원이었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경우 법조인 출신 후보 3명이 모두 납세실적 상위권에 올랐다.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를 지낸 강금실 후보는 3억 4464만원을 납부, 전체 2위에 올랐다. 민주당 박주선 후보는 2억 6496만원으로 3위,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2억 1413만원으로 5위였다. 반면 납세액 하위 10명 중 7명이 민주노동당 후보들. 김성진 인천시장 후보가 1만 7000원으로 꼴찌였다. ●19%가 병역 불이행 여성후보를 제외한 남성 후보 53명 가운데 10명이 병역 의무를 이행치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 및 장애’ 사유가 6명. 열린우리당 심규명 울산시장 후보와 한범덕 충북지사 후보(3차례 신체검사 재검 판정),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중이염 수술 후유증)와 박재순 전남지사 후보(항문협착수술), 민주노동당 박웅두 전남지사 후보, 국민중심당 김재주 경남지사 후보(기관지천식) 등이었다. 민주당 정균환 전북지사 후보와 국민중심당 조병세 충북지사 후보는 ‘장기대기’ 사유였다.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고령과 생계곤란’, 열린우리당 김완주 전북지사 후보는 ‘생계곤란’ 사유로 소집 면제됐다고 신고했다. ●21%가 전과…대부분 민주화·노동운동 과정서 얻어 전과 기록이 있는 후보는 12명. 정당별로는 민노당 후보가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후보가 각각 2명, 한나라당과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당(한미준)’ 후보가 1명씩이었다. 노동운동이나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기록한 것이 대부분. 노동운동가로 활동해온 민노당 문성현 경남지사 후보가 노동쟁의조정법 등을 위반, 가장 많은 5건을 기록했다. 민노당 후보들은 모두 민주화 운동이나 노동운동 과정에서 1∼2건의 전과를 기록했다. 열린우리당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는 직선제 개헌투쟁 과정에서 전과를 갖고 있었다. 같은 당 이창복 강원지사 후보도 비슷한 경우.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와 민주당 박광태 광주시장 후보도 노동운동이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전과를 얻었다. 반면 민주당 신경철 인천시장 후보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였고, 한미준 고낙정 대전시장 후보는 사기 혐의였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서울광장] 여권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여권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언행에 뒤통수를 맞은 느낌을 경험한 이가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노 대통령과 정치분석가 사이의 갭이 왜 이렇듯 생길까.‘5·31’ 지방선거 이후의 정국은 제대로 예측할 수 있을까. 상당한 식견을 가진 분과 함께 고민해 봤다. 노 대통령의 지역주의 타파 집념을 간과하면 이번에도 그의 정치행위를 정확히 전망하기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노 대통령과 가끔 만나는 인사는 “대통령이 퇴임 후 부산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생각해보겠다는 얘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바보 노무현’이란 말을 들어가며 지역주의에 대항해왔다. 그를 바탕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지역주의를 깬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되기 위해서는 체면과 상식에 연연하지 않는다. 지역주의 타파의 당위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노력 또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과도한 집착이 국정과 정치를 왜곡시킨다면 속도와 방법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지역주의 타파에서 노 대통령은 일관성이 있을지 모른다. 그것이 열린우리·민주당 분당 등 뺄셈정치로 갔다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안으로 선회하는 등 무리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게 문제다. 여권 내부가 흔들리고 지지율이 정체되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그 결과 지역주의 타파는커녕 정권의 힘만 약화시키고 개혁 전반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참여정부가 좌측 깜빡이를 켠 채 우측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근본원인이 된다. 보수파는 좌측 깜빡이를 보고 노무현 정권을 비난한다. 진보파는 우측으로 가는 정책을 보고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방선거가 임박하자 열린우리당 인사들은 호남표를 크게 의식하고 있다. 영남에서는 지역감정 타파를 외치며, 호남에서는 지역주의에 편승하려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체성 혼란이 가중될 뿐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당의 지방선거 성적표는 초라할 것 같다. 선거 패배는 자초한 측면이 크므로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지방선거 이후가 관건이다. 노 대통령이 고집을 누그러뜨리지 않는다면 나라가 다시 회오리에 휩싸이게 된다. 지방선거 후 노 대통령이 정계개편을 시도할 것이라는데 정치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임기단축을 내세운 개헌이나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판흔들기 관측이 나온다. 어떤 형식이든 지역주의 타파라는 분석요소의 가중치는 여전히 높다고 봐야 한다. 노 대통령을 둘러싼 일부 영남권 참모들은 ‘영남정권 재창출론’을 펴고 있다. 그래야 지역주의가 타파된다고 주장한다. 호남출신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권획득은 정권재창출 의미가 약하다고 여긴다. 비슷한 맥락에서 고건 전 총리 영입에 소극적이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과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는 배경이 된다. 한명숙 총리, 김근태 의원 등 비호남권 출신도 검토대상에 올려 놓았다. 반면 여당의 상당수 중진들은 민주당과의 재결합을 추진할 뜻을 굳혔다고 한다. 지방선거 후 여권이 또 분열할 위기에 처한 셈이다. 노 대통령과 핵심참모들은 지나온 3년을 반추해 보길 바란다. 이제부터는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제에 너무 집착해 국정 전체를 왜곡시키거나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거에 지역주의를 깨겠다는 것은 과욕이다. 초석을 까는 심정으로 접근할 때 오히려 결과가 좋아질 수 있다. 상식과 순리, 그리고 개혁의 마무리가 집권 후반의 좌표가 되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서울광장] 지방선거 이후/한종태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방선거 이후/한종태 논설위원

    5·31지방선거가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곧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전국이 또다시 선거열풍에 휩싸일 것이다. 지방정권 심판론이니, 중앙정부 심판론이니 여야 지도부가 지방선거에 올인한 탓에 정치권의 과열 양상은 이미 빚어지고 있다. 인지도 높은 후보들간에 맞붙은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해 몇군데는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유권자인 국민들은 의외로 차분하다. 이런 상태로는 투표율도 많이 낮아질 것 같다. 선거 결과가 뻔해서라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분석이고 보면 이번 지방선거는 그야말로 ‘재미 없는’ 선거가 될 모양이다. 시중에는 “이번엔 지방선거는 없고 공천비리만 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돈다. 선거란 원래 결과로 말하는 법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더라도 선거에 지면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은 사실상 대선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은 그래서 간단치가 않은 것이다. 지금의 지지도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열린우리당이 정치권 요동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계개편의 회오리를 몰고 올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수도권 벨트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할 경우 당내에선 지도부 인책론을 거세게 제기할 것이다. 물론 타깃은 정동영 의장이다. 정 의장 역시 자강론(自强論)을 내세우며 후보 영입에 직접 나서는 등 이번 선거에 총력을 기울인 만큼 당내의 퇴진 압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 의장이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후 당선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특검 추진 방침을 밝힌 것도 인책론의 템포 조절을 염두에 둔 측면이 강하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정동영계와 김근태계 간의 치열한 쟁투가 벌어질 공산이 적지 않다. 그과정에서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다시 고개를 들 것이고, 양 계파의 찬반 논쟁 역시 가열될 것이다. 여기에 친노(親盧)계까지 어우러지면서 여당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국면에 휩싸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사학법 재개정 협상 거부 등에서 나타난 현재 진행형의 당·청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사태 전개에 따라서는 여당의 분열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물론 열린우리당이 수도권에서 한군데라도 승리하면 분위기는 반전된다. 정 의장의 당내 입지는 강화되고 그의 대권 행보는 탄력을 받을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선거 결과가 대권후보에 미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7월에 있을 당대표 경선에 임하는 각 후보진영의 기싸움이 더 관심이다. 그런 후에는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등 ‘빅3’ 후보들의 각축전이 본격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방선거 이후 가장 주목해야 할 사안은 노무현 대통령의 승부수가 아닐까 싶다.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그 시기는 앞당겨질 것이다. 레임덕 방지를 위해서도 그렇다. 노 대통령이 몽골 동포간담회에서도 밝혔듯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핵심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북 독자노선을 추진하겠다는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잇단 발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이 북핵 저지라는 기존 입장에서 핵확산 방지쪽으로 대북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한반도 주변에 ‘미묘한 변화’가 흐르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은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을 게 뻔하다. 특히 정치권은 정상회담 정국으로 급변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화두는 개헌 문제다. 정·부통령제,4년 중임제 등 이슈를 선점하려는 대권후보들의 활동 역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또다시 정치의 계절이 오고 있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박대표 “개헌은 총선뒤 추진 바람직”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9일 “(개헌은)다음 총선이 끝난 뒤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각 정당이 (개헌안을)잘 만들어 내년 대선 공약으로 심판받고, 다음 총선이 끝나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대통령)선거가 가까운 이 시점에 논의를 시작하면 굉장히 정략적으로 이용될 수 있고 블랙홀같이 모든 문제가 빨려 들어가 오로지 개헌만 갖고 얘기하게 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대권 도전의사도 거듭 드러냈다. 그는 “대표직을 (6월에)끝내고 나서 제 마음을 정리해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경선 룰이 있기 때문에 누구든 자유롭게 참여해 당원과 국민의 심판을 받고 이기면 (대선에)나가고 지면 깨끗하게 승복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가정체성 문제가 나오자 노무현 대통령의 ‘좌파 신자유주의’ 언급을 겨냥해 “지금도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좌 깜빡이등을 넣고 우로 가겠다고 하니 정책에 더 혼란이 온다.”고 주장했다.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은 과정에서 문제가 많긴 하지만 대통령이 잘한 일이고, 그런 점에선 좌파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기업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큰 정부를 지향하며 성장보다 분배쪽으로 가려는 것을 보면 좌파로 가는 것 같아 이 정권은 굉장히 혼란스러운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최근 본회의 상황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태도가 개탄스럽다. 여러 차례 태도를 바꿔 저쪽하고 자꾸 하는데 그럴 바엔 아예 열린우리당과 합당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비난했고, 여당에 대해선 “심사도 안 하고 날치기나 강행하려고 그동안 민주화운동을 했는가. 참 유감”이라고 말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안개 정국 열쇠 다시 탁신 손에

    지난달 2일 하원의원 500명을 선출하기 위해 실시된 태국 총선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무효화됐다. 태국 헌재는 8일 전원재판부 회의를 열어 한 달 전에 야 3당의 보이콧 아래 치러진 총선이 투표 날짜를 정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법 절차를 충족시키지 않았으며 집권 타이락타이(TRT)의 돈선거로 치러졌다는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효화했다. 헌재는 새로운 선거를 실시할 것을 명령했다.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지도자 압히지트 베자지바는 헌재 판결을 환영하면서 민주당은 새로 실시되는 총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탁신 친나왓 총리가 퇴진 압력에서 벗어나려고 지난 2월 의회를 해산하고 던진 조기 총선 승부수는 두달여 만에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는 탁신 총리가 새로 실시되는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져 정국의 불투명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국왕의 발언권 다시 한번 입증 헌재의 이날 결정은 논란이 됐던 4월2일 총선에 대한 무효 결정과 관련, 전체 14명의 판사 가운데 8명이 무효화에 찬성한 반면 6명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효 판결의 근거는 총선 날짜가 야당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잡혔으며 집권당이 타락 선거를 했다는 것이다. 이 건과는 별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다른 사람이 투표하는 모습을 쳐다볼 수 있는 형태의 기표소를 전국에 설치한 것으로 확인돼 헌법의 비밀선거 규정을 위반했다는 별도의 소송도 계류돼 있다. 지난달 하순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헌재와 대법원, 최고행정법원 등 3대 최고 사법기관이 지혜를 모아 현 정국 혼란의 해법을 조속히 모색토록 촉구”한 것이 헌재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국왕의 막후 발언권은 정국을 이끄는 분수령이 되고 있음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국왕 발언 이후 이 3개 기관의 장들이 모여 정국 상황을 논의했음은 물론이다. 헌법에는 하원 의석 500석이 모두 채워지지 않을 경우 총리 선출은 물론 내각 구성도 할 수 없게 규정돼 있기 때문에 이날 헌재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로 받아들여진다. 지역구 400석과 전국구 100석을 뽑는 하원 선거에서 TRT가 당선자를 낸 곳은 지역구 362석에 불과했다.38명은 단독후보일 경우 최소 20%를 득표해야 당선되는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해 낙선했다. ●탁신은 “난 안 나간다” 이번 헌재 판결은 언뜻 보면 피플 파워의 승리인 것처럼 보이지만, 뒤집어 보면 탁신 총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탁신 총리에 비판적인 논조로 일관해온 영자지 네이션 주말판은 헌재 판결을 하루 앞뒀던 7일 “새 총선이 실시되면 탁신이 출마해 총리직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가까운 미래도 불투명해질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정국은 더 파란만장한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4일 사임 압력에 떠밀려 총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탁신은 한 달여 만인 지난 5일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푸미폰 국왕, 주요 각료들과 함께 대관식에 참석해 만찬을 주관했다. 그의 공식 활동은 정계 복귀를 꾀하는 것으로 비치지만 탁신 측근들은 이같은 의혹을 적극 부인하고 있다. 탁신 총리는 6일 TRT 주요 간부들과 가진 골프 회동에서 정계복귀 계획을 묻는 기자 질문에 “난 늙었고 이미 은퇴했다.”며 “더 젊은 사람들에게 주도권을 물려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칫차이 와나사팃야 총리 대행은 선거가 무효화되면 탁신이 총리직에 재도전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야당은 이에 대해 아예 총리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권력 분산안을 개헌안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그러나 얼마나 빨리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야당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태국 정국 일지 ▲2005년 2월6일 탁신 친나왓 총리가 이끄는 타이락타이당, 하원 총선 압승.500석 중 377석 얻어 재집권 성공 ▲2006년 1월12일 탁신 일가 ‘친코퍼레이션’ 주식 싱가포르 투자사에 매각. 차익에 세금 내지 않아 국민들 격분, 반탁신 시위 촉발 ▲2월19일 잠롱 스리무엉 전 방콕시장, 탁신 사임 요구 ▲24일 탁신, 의회해산 및 조기총선 발표 ▲4월2일 타이락타이, 야 3당 보이콧 속 총선 압승. 탁신, 국가화해위원회 제안하며 조건부 사임 천명 ▲4일 탁신,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알현 직후 “차기 정부서 총리직 안 맡겠다.”며 사퇴 발표 ▲25일 푸미폰 국왕 “정치혼란 해소책 마련해야” ▲5월8일 태국 헌법재판소,4·2 총선 무효화 결정, 새 총선 실시 명령
  • 평화헌법 전쟁포기 조항 日국민 43% “꼭 바꾸자”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평화헌법 공포 60년을 맞은 올해 정치권은 개헌 절차법인 국민투표법 성안작업을 거의 마무리하는 등 개헌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3일 헌법기념일을 앞두고 지난달 15∼16일 유권자 173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55%,‘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32%로 개헌론이 우위를 보였다. taein@seoul.co.kr
  • [사설] 주목되는 미·일 군사동맹 강화

    미국과 일본이 3년여에 걸친 주일미군 재배치 협상을 엊그제 타결했다. 두 나라가 강조하듯 미·일 군사동맹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합의에 따라 워싱턴의 미 육군 제1군단사령부가 2008년 일본 가나자와현으로 가고, 일본 항공총대사령부는 2010년 도쿄 요코다 미군기지로 이전, 미사일방어(MD)사령부 역할을 맡게 된다.1997년 체결된 미·일방위협력지침도 내년에 바뀐다. 미군 중심의 대테러전쟁과 미사일방어계획에 일본 자위대가 적극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자위대를 군으로 전환하고 해외파병의 길을 여는 개헌도 추진되고 있다. 군사대국을 꿈 꾸는 일본의 야망이 이제 본격적인 추진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미·일 군사협력 강화로 동북아 안보 긴장도 한층 높아가게 됐다. 양국은 이미 올 초 중국을 가상적으로 삼아 합동군사훈련을 했다. 이에 질세라 중국도 지난해부터 러시아와 연합군사훈련을 연례화, 양국간 안보협력의 고삐를 죄고 있다. 미·일-중·러 네 열강의 동북아 패권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문제는 한반도다. 한·미·일 3각 동맹의 틀 속에서 중국과도 긴밀한 외교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일본의 급속한 우경화와 북한 체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우려된다. 미국과의 군사동맹 강화를 발판으로 일본은 독도문제 등에 대해 외교안보적 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이다. 북핵과 탈북자 문제 등을 놓고 미·중간 외교분쟁도 심화될 것이다. 이들 열강의 패권경쟁에 또다시 한반도가 희생될 수는 없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앞당기는 남북한 당국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 네팔 하원 개원… 개헌 재확인

    네팔 하원이 지난 2002년 해산된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28일 개원했다. 하원이 다시 열린 것은 19일간에 걸친 야권의 총파업에 갸넨드라 국왕이 의회를 복원하겠다고 2차 양보안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치트라 레카 야다브 부의장은 묵념을 올린 뒤 “모든 의원들을 환영하고 민주화 투쟁의 희생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한다.”는 말로 개원을 선언했다. 야권이 만장일치로 추대한 기리자 프라사드 코이랄라(84) 네팔의회당 당수는 건강상 문제로 참여하지 못했다. 야다브 부의장은 “우리는 실로 위대한 것을 성취했고,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계속 하나가 되어 나아가는 일”이라면서 “만약 우리가 다시 정치적 위기를 유발한다면 어느 누구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토론을 거쳐 제헌의회 구성에 관한 선거 일정을 공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행 헌법의 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갸넨드라 국왕은 공산반군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조치의 연장 문제로 정쟁이 심화되자 지난 2002년 5월22일 하원을 전격 해산했으며 이어 지난해 2월1일에는 정부마저 해산하고 전권을 틀어쥐었다.그러나 국왕은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국내외의 압력이 계속되자 지난 24일 대국민 담화문에서 총파업 과정에서의 사망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표시한 뒤 “하원을 복원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하원청사 주변에서는 이날 오후 공산반군과 민주 세력들이 시위를 벌이면서 왕권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날 하원에는 205명의 제적의원 가운데 202명이 참여했다. 회의는 30일 다시 열린다.뉴델리 연합뉴스
  • “한미FTA 시한에 쫓길 이유없다”

    “한미FTA 시한에 쫓길 이유없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2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시한에 쫓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미 FTA가 졸속으로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데드라인(시한)을 정하는 것은 패자의 협상이며, 정부도 시한에 쫓기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협상과정에서 전략적 유연성이 요구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한·미 FTA 협상의) 마지노선은 교육과 의료부문이 될 것”이라면서 “공교육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되고, 공공의료체제가 영향받고 타협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대학과 성인교육은 개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5·31 지방선거 이후 민주평화개혁세력과 고건 전 총리,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방선거 이후 내년 대선까지 과정에서 폭넓은 협력과 연대가 모색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역이나 개발독재, 냉전노선에 안주하려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개헌문제에는 사견을 전제로 “지방선거가 끝나면 그때 본격적으로 토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의장은 5·31 지방선거 전망과 관련,“몇 명이 목표치라고 말을 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한 정당이 지방정부의 90% 이상을 독점하는 구조를 깨고 지방정부 균점으로 가야 한다.”고 전제한 뒤 “당 의장직에 연연해 본 적은 없으며,5·31 이후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당당히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무차별 폭로 금지를 골자로 마련한 정치공작금지법안에 대해 “폭로가 근거 없으면 처벌한다는 법을 만든다는 것은 여당이 선도해야 할 법안”이라면서 “여당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어 여당의 ‘경악할 비리’ 언급 논란에 대해 “표현이 지나쳤다.”면서 “폭로로 선거를 치를 생각이 없다.”고 거듭 유감을 표시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서울광장] 김덕룡의원, 이게 뭡니까/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덕룡의원, 이게 뭡니까/이목희 논설위원

    1993 년쯤으로 기억한다. 어느 날 새벽 출근에 앞서 회사 인근 대중 목욕탕에 들렀다. 탕 저쪽에서 큰 목소리가 들렸다.“이러시면 안 됩니다.” 돌아보니 김덕룡 의원이 웬 사람을 나무라고 있었다. 사연인즉 로비를 시도하는 이를 혼내는 중이었다. 문민정부 초기 김 의원은 정무장관으로서 넘버 2, 넘버 3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실세로 꼽혔다. 그가 무교동 대중탕에서 샤워를 하고 세종로 정부청사로 출근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로비스트들이 목욕탕에서 벌거벗고 대기했었나 보다. 그들을 매몰차게 끊는 모양을 우연히 목격하고 “그래도 깨끗한 정치인이군.”이라는 느낌을 가졌다. 김 의원은 자택에 기자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안방정치를 배격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부인과 연로한 장모를 배려한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기자와 속깊은 대화를 나누기 힘들었고, 취재가 잘 안되는 정치인으로 분류됐다. 현장기자 시절 “그참, 고지식하네.”라고 답답해 했다. 그런 김 의원이 공천비리에 휘말렸다. 부인이 받았다고 하지만 스스로의 책임을 비켜가기 힘들다. 정치에 입문한 지 40년 가까이 된 김 의원이다. 몇번 곡절은 있었지만 그가 이렇듯 어이없게 정치인생을 마감할지 상상을 못했다.“부와 명예(공직)를 모두 가지려 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생활로부터 가정만큼은 보호해야 한다는 게 저와 집사람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무슨 콩깍지가 씌었기에 양대 지론을 무참히 깨뜨리고 말았는가. 김 의원 사태는 몇가지 교훈을 주고 있다. 공인이 되면 사돈의 팔촌까지 문제될 일은 없는지 챙기고, 또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정치보스에 비해 김 의원이 깨끗했을지 몰라도 새 시대 잣대를 들이대면 어림없다는 점도 다시 깨달았다. 김 의원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계보정치를 배웠다. 한 언론의 조사결과 가장 네트워크가 강한 정치인 수위에 김 의원이 올랐다. 그는 대중지지도와 별개로 계보를 움직일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계보원을 관리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오는 7월에는 한나라당 대표경선이 치러진다. 김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킹메이커를 추구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 보기 드문 호남출신 중진이므로 내각제나 정·부통령제 개헌이 이뤄지면 큰 역할을 할 여지가 있었다. 이런 정황과 야심이 김 의원과 그 주변의 정치자금 집착을 불렀을 가능성이 있다. 김 의원 파문과 관련해 공천비리 근절 제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공천절차 개선, 정당공천 축소, 주민소환제 도입…. 그러나 혁명적 변화가 없으면 정도의 차는 있을지라도 비리 근절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중앙당이 직접 공천하면 중앙당 당직자가 돈을 받고, 지방당에 넘기니 여기저기서 구린내가 난다. 공천을 못하게 하면 내천을 통해 돈이 오고 간다. 결국 정당이 국회와 지역을 지배하는 구조를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고 본다. 돈 드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주고받지 말자.”를 외쳐봐야 공염불에 그친다. 참여정부 들어 어설프게 하다가 유야무야되고 있는 원내정당화를 제대로 하는 것에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중진들은 당권에 목을 매고,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관리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 깨져야 한다. 중앙당과 시·도당에서, 그리고 지역구에서 과두정치를 들어내야 한다. 당대표직을 없애든지, 유명무실하게 만들어버리는 방안을 검토해보자. 선거공천은 상향식을 원칙으로 하되, 그를 보완하는 공천심사위는 정치인을 배제하고 객관적 인사들로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실천 기대되는 노 대통령 ‘화합정치’

    5년 단임의 대통령제에서 집권 4년차의 의미는 각별하다. 그동안 벌여온 국정과제들을 잘 갈무리하고, 구석구석 살펴 미진한 부문을 보완하는 해가 돼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국정운영과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지난 주말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만찬을 통해 대화와 화합의 정치를 강조한 것은 새로운 여야관계 정립을 기대케 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라 하겠다. 만찬에서 노 대통령은 “청와대 외곽의 철조망을 걷어냈는데, 이제 마음도 개방하고 싶다.” “여야간에 막히면 대통령이 초청해 대화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소신을 앞세운 정면돌파를 선호하던 모습을 벗어나 양보와 타협을 중시하는 성숙한 자세를 내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야당 원내대표들도 이런 모습을 긍정 평가했다니 이해찬 전 총리 파문이 대화정치 복원의 계기가 되는 듯해 국민들로서도 반가울 뿐이다. 노 대통령 발언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총리 인선과 탈당, 개헌 문제이다. 새 총리 인선과 관련, 노 대통령은 “대표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야당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을 추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책임총리제를 견지하면서도 정치적 논란이 될 인사는 피할 뜻임을 밝힌 것이다. 업무능력에도 불구, 끝없이 소모적 정쟁요인을 제공했던 이 전 총리의 전례를 감안할 때 올바른 방향이다. 책임정치 구현 등을 위해 열린우리당 당적을 버리지 않겠다고 한 것도 옳은 선택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은 탈당 같은 형식이 아니라 지키려는 의지와 실천에 달린 문제라 하겠다.“지금 헌법도 잘 운영하면 좋을 수 있으며,(개헌 논의에 앞서)신뢰가 쌓여야 한다.”고 한 것도 개헌 논의를 주도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올해 참여정부는 지방선거 말고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중차대한 국정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강조한 대화 정치가 지방선거를 의식한 민심 수습용이 아니라 임기를 마칠 때까지 견지해나갈 국정기조이기를 바란다.
  • [서울광장] 이총리가 물러나야 할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총리가 물러나야 할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김영삼(YS)정부 청와대를 출입하며 취재했다. 대통령 YS는 이전에 정당생활을 할 때보다 대단히 금욕적이었고, 외로워 보였다. 스스로를 갉아먹는다는 걱정까지 들게 했다. 주변비리,IMF경제위기로 지금은 인기 없는 전직 대통령이지만, 당시 느낌은 그랬다. YS의 과잉의욕과 금욕생활이 대통령직 수행에 오히려 장애라는 점을 간파한 이는 K씨였다.K씨는 YS청와대에서 고위직을 두번 역임했다. 그는 몇차례 YS를 파계시키려 했다. 한번은 YS와 친한 인사의 별장을 빌려 은밀한 파티를 준비했다. 접대하는 여인도 물색했다. 하지만 박정희 시대와 달리 당시만 해도 ‘국민정서법’이 이를 용납할 리 없었다.YS는 “당신, 미쳤나.”라는 한마디로 파티계획을 백지화했다.K씨는 또 YS집무실 주변 경비관계자를 예쁜 여성으로 배치하려 했다. 이번에는 ‘가족정서법’에 걸려 그 역시 무산됐다. 대통령은 임기 중 함부로 교체할 수 없는 자리다.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임명직과 다르다. 왕조시대에는 많은 궁녀를 두기도 했다. 지금 기준으로는 어림없는 일이지만 왕의 스트레스 해소를 구실로 한 것이다. 기회가 되면 대통령이 어느 수준의 수도승 생활을 해야 하며, 국민정서에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지 본격 탐구해보고 싶다. 몇달전 공무원 틈에 섞여 이해찬 총리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 총리는 “주요 회의만 하루에 서너차례 주재한다. 민주화운동하다가 감옥갔을 때보다 지루하고 힘들다.”고 말했다. 가만히 보니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준(準)대통령급으로 커버린 이 총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든지, 아니면 총리직을 그만두어야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3·1절 골프’ 파문이 일자 총리실 관계자들은 “업무스트레스를 풀고, 나빠진 건강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정황을 알면서도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게 더욱 문제다. 이 총리와 측근들은 ‘국민정서법’에 어긋나지 않는 방법으로 총리가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어 합리적 판단을 할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 이기우 교육부 차관은 이 총리가 3·1절에 골프치겠다는 것을 차마 못 말렸다고 밝혔다. 골프장 관계자들은 “총리가 골프치러 내려온다기에 의아했다.”고 말했다. 골프장 직원조차 이상하게 여기는 일을 이 총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실행하고, 측근들은 반대하지 못했다. 정경유착 의심을 받을 인사들과 내기골프까지 했으니 감각이 무뎌져도 한참 무뎌진 셈이다. 국민신뢰를 잃은 이 총리는 버티기 힘든 형국에 몰렸다. 지방선거를 앞둔 열린우리당을 봐서도 총리직을 더 수행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판단력이 떨어져 국가정책이 잘못 결정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일에 찌들려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여겨지면 주위에서 유임하라고 해도 물러나야 한다. 쉬는 게 나라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옳다. 이 총리 사태는 국정운영시스템 전반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참여정부는 분권형을 내세워 과거 청와대가 가졌던 주요 정책결정권 가운데 상당 부분을 총리실로 넘겼다. 이 총리는 많은 국정현안을 최종조율하는 부담을 떠맡아야 했다. 총리실 기구가 따라서 비대해졌다. 총리의 권한은 늘었으나 합당한 자기관리와 보좌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골프파문의 본질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를 그대로 가져갈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개헌을 하지 않고 이원집정부제식으로 국정을 이끌려니 무리가 생긴다. 실패한 총리를 또 만들지 않으려면 제도부터 따져봐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임기5년 긴 것 같다”

    “임기5년 긴 것 같다”

    “임기 5년이 긴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오전 출입기자단과 함께 청와대 뒤편 북악산에 올라 밝힌 취임 3주년 소회다.3년간 겪은 정치적 노정을 바닥에 깐 듯한 발언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제도적으로 ‘5년이라는 세월이 긴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개헌 등 정치적인 해석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임기 중 잦은 선거로 이미지 싸움만” 노 대통령은 임기의 중간에 실시되는 선거에 대해 “대통령이든, 정부든, 국회든 5년의 계획을 세워 일하는 데 중간중간의 잦은 선거는 좋은 일이 아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선거 때문에 하던 일도, 하려던 일도 중지해야 하고, 바꿔야 한다.”고 국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임기가 10년이든,100년이든 자기 선거가 아닌 다른 선거를 계속하면 임기가 긴 게 의미가 없다.”면서 “자기 선거라면 차라리 정치적 명제를 내걸고 정면 승부도 하고, 국민들로부터 정책을 갖고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기 선거가 아닌 당의 선거를 갖고 하게 되면 정책 심판도 받지 못하고 이미지 싸움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선거는 부분적으로 ‘국민을 속이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도 했다. ●“헌법보다 정치문화가 더 중요 노 대통령은 “대통령의 희망이라고 모두 시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도한다고 다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면서 “되지도 않는 일을 가지고 평지풍파를 만들기보다 벌여놓은 일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은 동안의 정책 방향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임기 3년 동안의 경험으로 깨우친 사실은 헌법보다 정치문화가 더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제도가 나빠도 잘 운영될 수 있다.”고 전제,“좋은 제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대는 지나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개헌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 노 대통령은 다음달 23일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를 갖는다. 다음, 네이트, 야후, 엠파스, 파란 등 5개 포털사이트 공동 주관으로 오후 1시부터 1시간 동안 생중계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발제문 성격인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를 띄웠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재일교포 사명은 평화헌법 수호·확대”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외국국적자 첫 변호사로 재일교포 인권운동에 투신했던 고 김경득 변호사가 재일교포에게는 일본 평화헌법을 지키고 확대시킬 사명이 있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위암으로 투병하다 지난해 12월 숨진 고인은 지난해 10월 병상에서 사무실 직원에게 구두로 “한국과 일본, 북한과 일본의 다리인 재일교포는 평화헌법을 동아시아에 넓혀갈 사명을 지녔다.”고 유언했다. 고인은 “일본 헌법의 평화주의는 식민지지배 침략에 대한 반성의 결과로 생겨났다. 재일교포의 존재는 식민지 지배에 의한 것이다. 내셔널리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일교포야말로 평화헌법의 체현자”라고 강조했다. 고인은 1976년 사법시험을 통과했으나 당시 일본인에게만 입학을 허락했던 사법연수원이 귀화를 종용했던 일 등 자신이 겪은 국적차별을 소개한 뒤 최근 일본 사회의 개헌 움직임을 비판적으로 지적했다. 이같은 유언은 이날 오후 도쿄 젠덴쓰회관에서 열린 추모회에서 발표됐다. 지문날인 거부운동과 일제 강점하 일본군 위안부 소송을 비롯한 전후보상 소송을 이끌며 재일교포 인권운동의 구심점에 섰던 고인은 지난해 12월28일 위암으로 타계했다.taein@seoul.co.kr
  • “개헌 논의 대통령영역 벗어나”

    “개헌 논의 대통령영역 벗어나”

    노무현 대통령은 26일 개헌 논의와 관련,“대통령의 영역에서 벗어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연정에 대해서도 “임기 중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 3주년을 맞아 가진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북악산 산행에서 “대통령 임기 중간에 선거 같은 것을 하지 않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를 개헌론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개헌에 대해 옛날에 의견이 있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여러 정치 상황으로 볼 때 대통령인 내가 개헌문제를 끄집어내 쟁점화하고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특정한 개헌 이슈에 대해 반대 의사가 있다면 표현을 할 수 있겠지만 개헌은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주도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개헌은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가 아니라는 것이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대연정 제안에 대해 “의욕이 앞선 채 치밀한 준비가 부족했던 본인의 실책”이라면서 “전체 상황에서 (대연정을) 풀어나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노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 동안의 국정운영 우선순위를 양극화 문제 해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두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두 사안으로 인해) 남은 2년도 만만치 않게 시끄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극화와 관련, “임기 중 해소되거나 아주 호전되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악화되지 않도록 저지할 것”이라면서 “적어도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FTA 역시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라면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선진국형 서비스 산업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노 대통령의 산행 발언을 개헌 시사쪽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 “논리적 비약”이라고 일축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헌법개정이 ‘改正’ 인 이유/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개헌론이 부상하고 있다. 사실상 이미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 대선 레이스에서, 개헌문제가 의제 선점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는 경우에는 개헌논쟁이 보다 조기에 과열될 가능성도 없지 아니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직후에 제시한 개헌 논의의 일정도 ‘2006년 초 시작, 연말 마무리’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치권의 개헌 문제에 관한 의견은 천차만별이지만, 주로 통치구조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특히 대통령중임제에 대해서는 별로 이견이 없는 듯하다. 헌법학계의 논의도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 속에서 각론으로 가면 의견이 분분하지만, 적어도 대통령중임제나 결선투표 및 정·부통령 러닝메이트 선거제도의 도입 등에 관해서는 대다수가 긍정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백가쟁명의 개헌론에 한마디 거들고 싶은 의욕과 나름대로의 생각이 없지는 아니하지만, 사견은 접는다. 다만 차제에 헌법개정의 본질과 의미를 되새겨 보고, 개헌논의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요청들을 재확인하고 당부하는 작업은 생략되거나 연기될 수 없다. 헌법 ‘개정’의 한자어는 개정(改定)이 아니라 개정(改正)이다. 항상 ‘옳은 결정’이어야만 한다는 당위적인 의미가 내포된 개념이다. 여기에서 ‘옳은 결정’의 요소에는 내용과 함께 과정과 절차의 정당성도 포함된다. 오히려 실제 결정내용의 ‘옳음’은 그 과정과 절차에 의해서 결정된다고도 할 수 있다. 가치규범이고 통합규범인 헌법은 그 자체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옳은 결정’의 합리적인 체계이고, 그 핵심은 조화와 타협의 명령이다.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날로 심화되고, 지역할거의 정치구도와 패거리 선거문화가 여전한 상황에서, 더구나 대선정국과 엇물린 개헌 논의에서 조화와 타협의 명령은 더욱 절실하다. 향후 개헌논의 과정에서 반드시 유의해야만 할 요청을 세 가지만 제시해 본다. 우선 타협의 가능성이 없거나 희박한 의제를 선거전략용으로 활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승패를 가릴 수밖에 없는 대선의 투쟁과정에서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개헌론은 사회통합만 해치는 ‘고비용 무효율’의 가장 ‘나쁜 결정’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는 신중성의 요청이다. 개헌은 그 효용과 역기능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토대로 해야 한다. 예컨대 대통령 중임 허용의 문제도 긍정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관점에서의 숙고도 필수적이다. 그것은 단순히 권력행사의 기간이 3년 연장되는 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질적 크기를 기하급수적으로 팽창시키는 근본적인 구조변경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통제장치 보완의 방안과 연계하여 논의되어야만 한다. 셋째는 절제의 요청이다. 보수와 진보의 건강한 타협을 주문하는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이고,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이다.”라는 헤겔의 명언은 개헌 논의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현행 헌법은 헌정사상 최초로 여야 합의하에 개정되어서 자유민주적 가치공동체의 정체성을 다지고, 네번의 평화적 정권교체의 소중한 경험을 축적하면서 20년 가까이 지속되는 ‘현실’이다. 이 ‘현실’ 속의 ‘이성적인 것’을 섣부른 진보의 명분으로 간단하게 부인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영토조항만 해도 여러 가지 상황변화에 따라 그 적실성(適實性)에 대한 재검토는 필요하지만, 여론몰이식의 의제 상정은 자제되어야 한다. 이 조항은 예컨대, 만일 북한 정권이 급작스럽게 붕괴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우리의 당사자 지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유력한 법적 근거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세 가지 지침이 준수되면서 진행된다면, 아무리 치열한 대선정국 속에서의 개헌논의라도 조화와 타협을 통한 ‘옳은 결정’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여기에다 정치의 창조적인 상상력이 더해지는 ‘옳고도 멋있는 결정’에 대한 기대, 지나치게 낙관적이지만 해로울 것은 없는 희망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 野 “DJ방북후 통일헌법 개헌 의혹”

    22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방북 문제와 지자체 비리 공방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한나라당은 DJ 방북을 여권의 5·31 지방선거 승리, 나아가 2007년 여권 재집권 음모와 연결하며 ‘신 북풍 의혹’으로 몰아쳤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초당적 지지를 촉구하며 방어막을 쳤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시중에서는 현 정권이 재집권을 위해 DJ 방북과 남북정상회담을 악용하고 연방제를 위한 ‘통일헌법’ 개헌을 준비하고 있다는 걱정이 높다.”며 공세를 폈다. 반면 열린우리당 장경수 의원은 “DJ방북을 계기로 남북 양극화 문제 해소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고, 같은 당 김태홍 의원은 “남북경협 등 실질적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DJ에게 전권특사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며 초당적 지원을 강조했다.답변에 나선 이해찬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개인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라며 야권이 제기한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나라당은 서울시 등 지자체에 대한 종합감사가 지방선거에 악용될 가능성을 집중 부각했고, 열린우리당은 ‘지자체 비리 심판’으로 각을 세웠다.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여권이 지방권력 10년에 대한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시점에 서울시에 대한 정부 합동감사가 결정된 배경이 무엇이냐.”며 선거용 ‘감풍(監風)’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지자체에 대한 강도높은 국정조사를 촉구했다.열린우리당 양형일 의원은 “토착세력과 연계된 부당한 수의계약이 넘치는 등 지자체의 부패비리 실상을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며 전면적인 국정조사를 촉구했다.오일만 구혜영기자 oilman@seoul.co.kr
  • [참여정부 3년] (하) 하반기 정국운영

    “참여정부는 역대 정부와는 달리 ‘임기 말 권력형 비리’에 의한 권력누수현상인 레임덕은 없다. 정치 상황에 따른 레임덕도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참여정부 후반기에 대한 ‘희망사항’이자 전망이다. 말인즉 문민정부·국민의 정부 때와는 달리 참여정부는 친인척 등의 부정·부패로부터는 자유롭다는 역설이다. 이미 취임 초기에 터진 불법대선자금 등의 사건을 통해 걸러진 탓도 있다. 또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 만든 탈권위 문화의 정착과 함께 당·청 분리에 따라 정치가 아닌 정책에 비중을 둔 만큼 정치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청와대측의 분석이다. 특히 참여정부는 ‘개혁과 통합’이라는 국정운영 기조에는 절대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집권 후반기의 ‘올인’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여정부는 꼭 레임덕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은 아니지만 정책을 제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분명하다.8·31 부동산 대책이나 행정중심복합도시·혁신도시 등의 대형 국책사업과 관련,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뀔 것이라는 일부의 ‘헛된 기대’에 틈새를 보이지 않기 위해서다. 정책을 고치지 못하도록 법제화한 것이다. 청와대측은 “‘초과 권력’을 던진 상황에서 레임덕에 대한 느낌은 분명히 다르게 국민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지만 청와대의 기류와는 달리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레임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한편에서는 정치 구조상 레임덕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정치외교)는 “단임제에서의 레임덕은 불가피하다.”고 전제,“5·31 지방선거 이후 대권 주자들에게 쏠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레임덕은 서서히 가시화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여기에 정부의 낮은 지지율도 한 몫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지방선거가 분수령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고려대 김병곤 교수(정치외교)도 “단임제라는 제도와 정당제의 미비라는 구조 때문에 레임덕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 “대통령의 노력 여하에 따라 레임덕의 증상은 다소 달라진다.”고 말했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노 대통령이 당·청 분리를 선언한 만큼 당에서는 서운하겠지만 과감하게 후계자의 구도에 대해 개입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또 노 대통령이 대선 때 밝힌 개헌 논의 역시 대권주자들의 몫으로 남겨놓아야 한다고 밝힌다. 논의할 시간도 부족한 데다 자칫 ‘정치적 술수’로 인식될 소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으로서 갈등이나 쟁점이 될 새로운 어젠다를 내놓기보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양극화와 같은 기존의 정책을 다지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주문이다. 대구대 홍덕률 교수(사회학)는 “후반기일수록 국민의 여론을 담은 일관된 정책, 지속가능한 정책의 추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여야 “개헌하되 내 방식대로”

    열린우리당 조일현·이은영 의원이 15일 ‘21세기 선진한국, 열쇠는 개헌이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정치권의 개헌논의에 불을 붙였다.“개헌은 시대적 요구이며, 그 시기는 지금 당장”이라는 것이 조 의원의 주장이다. 비슷한 토론회와 연구모임이 본격화될 움직임도 점쳐지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해를 짚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해법은 4년 중임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선거구제 개편 등으로 엇갈렸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은 “현행 단임 제도에선 대통령이 뭘 이루겠다는 식으로 과욕을 부리거나 책임감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의원내각제 요소가 강한 현행 제도를 미국식에 가까운 대통령제로 변환하되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가 좋겠다.”고 제안했다. 반면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여소야대 ▲대통령 임기 고정으로 인한 경직성 ▲승자독식 구조의 폐해 등이 현 제도의 문제라며 “의원내각제가 전문성과 경륜, 높은 신뢰성에 기초해 지도자를 검증해 선출할 수 있는 개혁적 제도”라고 주장했다. 다만 많은 국가가 대통령제에서 의원내각제로 가는 과도기적 단계에서 대통령과 총리가 외치·내치를 나눠 맡는 이원정부제를 도입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대통령제냐, 의원내각제냐는 문제보다는 소선거구제를 독일식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개헌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18대 국회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개헌논의는 그동안 여야 일부 의원이 삼삼오오 모여 연구하고 토론하는 수준에 그쳤다. 여야 지도부가 “지금은 시기상조”라며 공론화를 꺼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권 한 인사는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끝나고,5·31지자체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개헌 논의도 급물살을 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개헌논의를 마쳐야 한다는 논리다. 국회 ‘선진헌법연구회’와 ‘권력구조와 정부형태에 관한 헌법연구회’ 등 연구모임도 활발하게 움직일 뜻을 보였다. 다만,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개헌과 관련해 국민 여론이 높은 조항은 토지공개념 도입”이라면서 “권력구조 개편은 정치권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긴 하지만 국민의 관심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66.9%가 현행 대통령제나 4년 중임제를 원했고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원하는 응답자는 각각 15.9%와 10.9%에 그쳤다고 설명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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