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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개헌논의와 헌법교육/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헌논의와 헌법교육/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여권은 정치개혁을 위한 근원 처방으로서 개헌이 시급하다는 입장인 반면, 야권은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여권의 국면전환용 책략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한다. 표면상으로야 뭐라 하든, 개헌 필요성만큼은 여야 정치인들 사이에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얼마 전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현 정권 임기 내에 개헌작업을 마무리하고 차기 대통령은 새 헌법에 따라 선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회의원이 여야 불문하고 90%가 넘는다. 1~2년 내에 어떤 방향으로든 개헌이 될 것 같은데, 작금의 개헌논의를 보는 마음은 편치가 않다. 현 시점에서 개헌논의가 불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라 개헌논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걱정스러운 것이다. 우선 여야 정치인들에 의해 주도되는 개헌논의의 대부분이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 도입 여부, 대통령의 임기 혹은 연임 허용 여부, 선거제도 등 대부분 권력구조 개편에만 집중되고 있어 걱정스럽다. 이런 식이라면 정치 속성상 여야 모두 국익보다는 각자의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에만 관심을 갖게 될 게 뻔하고, 결국 정치적 타협을 거쳐 어정쩡하고 기형적인 모습의 헌법 개정이 이루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정치인들 간의 대립이 격화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이후 모처럼 흐름을 타기 시작한 화해와 통합 분위기도 깨지고,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도 덩달아 격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더구나 헌법은 국가의 조직과 활동, 즉 권력구조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기본적 이념과 원리, 국민의 기본권과 의무 등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들이 내린 결정을 규정한 최고법이다. 따라서, 개헌 논의도 권력구조 개편에만 한정돼선 곤란하다.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헌법적 가치와 이념은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토론하여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게 올바른 개헌 논의일 것이다. 그러나 개헌 자체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어쩌면 더 시급한 것이 헌법교육이다. 예컨대 만성적 지역대립주의를 고착화하는 선거제도와 정당제도의 파행, 이로 인한 후진적 정치구조의 개선을 위해 현행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주장이지만,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1987년 현행 헌법에 이르기까지 무려 9번의 개헌을 하며 권력구조를 개편해 왔는데 아직까지도 후진적 정치구조 등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 과연 그것이 개헌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솔직히 정치구조의 후진성은 1차적으로는 정치인들의 책임이요, 근본적으로는 우리 국민들의 민주정치 역량의 한계로 봐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유독 갈등과 분쟁의 민주적·평화적·합법적 해결에 취약하고 극한 대립과 분열의 홍역을 치르는 것도 법이나 제도의 문제보다는 우리 국민들의 민주의식과 법치주의 소양 부족이라 생각한다. 결국 우리 국민들의 민주정치 역량과 민주의식·법치주의 소양을 높이는 게 근본 해결책인데, 이를 위해서는 헌법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수이다. 어려운 법률용어를 써가며 복잡한 헌법지식을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다.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우리 헌법에 구체화되어 있는 헌법적 이념과 가치, 민주정치·법치주의 제도와 원리를 깨닫도록 가르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법무부가 올해 초 자유민주적 헌법가치가 구현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며 헌법을 만화책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의 노력을 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법치행정을 구현해야 할 고위 행정공무원을 선발하는 행정고시에서 헌법과목을 폐지할 정도의 안이한 헌법의식을 가진 행정관료들에게 과연 제대로 된 헌법교육을 주문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 [시론] 헌법개정 논의 이제 진지하게 시작하자/장영수 고려대 법학대학원 헌법학 교수

    [시론] 헌법개정 논의 이제 진지하게 시작하자/장영수 고려대 법학대학원 헌법학 교수

    현행 헌법은 만 22년의 수명을 자랑하는 역대 최장수 헌법이다. 이전 헌법들의 평균수명이 5년도 채 되지 못했던 점을 생각하면 현행 헌법이 국민의 지지를 얼마나 많이 받아왔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현행 헌법이 20년이 넘는 수명을 기록하는 사이에 시대적 상황의 변화 또한 적지 않았다. 민주화의 진전에 따른 정치적·사회적 환경의 변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글로벌화에 따른 경제적·문화적 환경의 변화, 과학기술의 발달, 특히 생명과학 및 정보통신의 발달은 우리 삶의 조건을 크게 바꾸어 놓았고, 이를 수용하는 헌법개정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서도 헌법 개정이 불가피하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 말에 원포인트 개헌이 추진되었을 때,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임기 말의 개헌이라는 점 때문에 반대 의견이 많았고, 결국 노 전 대통령이 여러 정당과 18대 국회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것으로 합의함으로써 원포인트 개헌을 백지화했다. 이런 약속에 기초해 최근 국회에서 개헌에 대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얼마 전 발표된 국회의장 산하 헌법연구자문위원회의 보고서에는 헌법적 쟁점에 대한 다양한 개헌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나 자문위의 활동은 국민 의사를 직접 수렴해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개헌 논의를 위한 준비 작업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에 대한 정리의 성격이 컸다. 예컨대 정부 형태에 대해서도 현행 대통령제를 유지할 경우와 이를 근본적으로 바꿀 경우로 나누면서, 전자의 경우에는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고 국무총리제 대신에 부통령제를 도입하는 안을 제시했고, 후자의 경우에는 의원내각제와 유사하게 의회의 다수파에 의해 내각을 구성하도록 하면서 대통령은 국민의 직선을 통해 선출하도록 함으로써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혼합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이원정부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자문위가 준비작업을 수행해왔고, 이를 기초로 개헌 논의가 전개될 것을 예정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아직도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혹은 조심스러운 견해도 적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정치 문화는, 그리고 국민의 주권의식은, 과거 집권의 연장이나 권력 강화를 위해 개헌을 시도할 수 있었던 시대와는 판이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 이상 개헌 문제를 조건반사적인 두려움을 갖고 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과거와는 달리 정치권이 아닌 학계에서 수년 전부터 개헌 논의가 진행됐고, 연구보고서까지 만들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개헌 과정은 신중해야 하며, 국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진행돼야 한다. 현행 헌법이 역대 최장수 헌법이 될 수 있도록 만들었던 국민의 지지와 신뢰가 새로운 헌법 하에서도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개헌의 추진 과정 자체가 투명해지고, 국민 의사를 수렴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열려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개헌의 내용과 방향이 옳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국민에게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함으로써 불필요한 마찰과 충돌이 빚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개헌의 논의와 준비는 국민을 차분하게 설득하는 가운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대학원 헌법학 교수
  • MB, 여의도와 적극적 스킨십

    MB, 여의도와 적극적 스킨십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권과의 스킨십 강화에 적극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3개각’에서 한나라당 최경환·임태희·주호영 의원을 각각 지식경제부·노동부·특임 장관에 발탁한 데 이어 최근 정치인과 접촉 횟수를 늘리는 등 여의도와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이 대통령은 9일에도 한나라당 새 지도부와 조찬 회동을 가진 데 이어 한나라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단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교감을 나눴다. 이 대통령의 이날 회동은 지난달 25일 당 정책위의장단 오찬, 지난달 27일 당 원내대표단 만찬, 지난 1일 당 소속 여성의원 오찬에 이어 연쇄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여의도를 ‘비효율적인 조직’이라며 거리를 두던 이 대통령의 인식 전환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이날 청와대 조찬 회동에서 “앞으로 정례적으로 대통령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당 대표뿐만 아니라 당의 다른 지도부, 중진 및 일반 의원들도 더 많이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당·청간 소통확대를 건의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당적에 매이지 않는 초당적 국정운영을 해나가겠다.”고 말하는 등 여야를 넘나들며 정치인과 접촉면을 넓힐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이날 “이 대통령이 최근 들어 여의도와 밀접하게 관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여야에 관계 없이 얘기할 만한 대상, 들을 만한 대상을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정치의 계절’이라고 표현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의 정치인 연쇄 면담은 다음주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으로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두 사람의 회동은 정 대표와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등장으로 여권의 차기 권력 구도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통합·화합’을 국정운영의 새로운 한 축으로 내세운 데 이어 친박계 최경환 의원을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내정한 상황이어서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이 여권내 고질적인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로 작용하지 않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박 전 대표와의 단독 회동은 지난해 5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세번째다. 박 대변인은 “인사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큰 비중이 있는 만남이 될 것이란 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여의도의 도움 없이는 녹색성장, 행정체제 개편, 개헌, 정치개혁, 4대강 사업 등 주요 정책이 좌초될 수밖에 없고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한 만큼 앞으로도 정치인과의 거리를 한층 더 좁힐 전망이다.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주호영 특임장관 내정자 “소통부재라는 말 안나오게 할 것”

    주호영 특임장관 내정자 “소통부재라는 말 안나오게 할 것”

    ‘주호영의 방’이 최대 5개가 될지 모르겠다. 국회 의원회관, 국회 본청, 한나라당사,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청와대까지. “논의 중인데, 그렇게까지 되겠느냐.”며 웃는다. 스스로는 물리적 공간이 아닌, 차 한잔 마실 ‘만남의 공간’에 무게를 둔다. 주호영 특임(정무)장관 내정자는 7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적어도 만남에는 아쉬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도, 비판도 있을 수 있지만, ‘소통 부재’라는 말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공작·야합에 대한 비난을 각오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좋게 보면 대화이고, 아니면 공작이고 야합이다. 통치자금 써가며 하던 시절은 갔다. 기껏해야 밥 한 끼밖에 더 되겠나. 하지만, 오해 생기는 일이 없도록 자주 만나고 진심을 갖고 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특보, 수석, 장관으로 나뉜 청와대 정무 분야의 역할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논의하고 협동하는 관계”라면서 “특보는 사회통합위원회의 일에, 수석은 정무기획에, 장관은 대화·접촉에 좀 더 무게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명칭이 ‘특임장관’인 만큼 대통령이 지시하는 특별한 업무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개각 발표 당시 대북문제를 예로 들었다. 그는 “사회주의 사회는 직책보다는 최고지도자와의 거리를 훨씬 중요시하는 것 같다.”면서 “협상자로서보다는 메신저로서 역할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밖에도 특별한 업무는 세종시 추진, 지방행정조직 개편, 각종 선거, 개헌, 저출산 고령화 등 모든 사회 현안을 망라한다. 때문에 ‘월권 시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그럴 수 있다. 각각 문제를 주도하는 부서가 있으니 조력자의 위치에 있겠다. 다만 정치권이 결정을 늦게 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왜 발탁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오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 때문인 것 같다.”고 답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언론에 자주 떠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욕을 뒤집어쓸’ 가능성에는, “불교 수행 가운데 ‘아상(我相)’을 없애는 것이 있다.”면서 “‘내가 나’라는 의식을 없애다 보면 욕먹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특임장관이 정무 문제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벌써 일이 꼬여 있고, 갈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특임’도 하나같이 힘든 일이 될 것”이라면서 “그런 문제를 풀어가는 프로세스를 만들고 그것이 정착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일이 있는 곳에 ‘주호영’이 있게 될 것 같다. 이지운 김지훈기자 jj@seoul.co.kr
  • [서울광장] 국민 편안 위해 싸우라/박재범 논설실장

    [서울광장] 국민 편안 위해 싸우라/박재범 논설실장

    청와대 3기 진용이 짜여졌다. 곧 개각도 이뤄진다. 이명박 대통령이 근원적 처방을 공언한 이후 첫 인사다. 무릇 인사의 평은 여러 가지로 표현되지만 압축하면 두 가지다. ‘회전문’ ‘그 밥에 그 나물’ 또는 ‘깜짝쇼’ ‘능력 미지수’ 등이다. 이런 식의 까칠한 평가가 정확한지는 결과물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다. 지금 나라 전체에는 각종 난제가 산적해 있다. 눈앞에 닥친 것을 대충 꼽아 보면 국회의 제기능 회복, 개헌 및 선거구·행정구역 개편 등 대형 현안이 즐비하다. 경기회복과 국가재정 건전성 확보를 비롯해 부동산값 급등 문제, 일자리 창출, 소득양극화 완화 등 경제현안도 녹록지 않다. 아울러 미디어산업 육성, 교육정책 및 친서민정책의 실효성 강구 등의 문제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다. 새로 짜인 진용은 이런 굵직한 문제와 씨름할 것이다. 힘겹더라도 실무적으로 대통령이 선언한 중도실용과 친서민정책을 구현해야 한다. 말썽없는 게 최선이겠으나, 정당하다면 설혹 말썽이 빚어지더라도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뚝심있게 초심을 지켜야 할 터이다. 정책의 결실을 나타내는 것보다 좀더 중요한 과제는 국가질서를 공고히 다지는 일이 될 것이다. 국정운영자라면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을 가동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국민들의 삶을 이전보다 낫게 만들 의무를 지고 있다. 이익단체나 시위만능주의자 등이 법적 권리의 한계를 넘나드는 데서 빚어지는 사회적 낭비와 폐단이 적지 않다. 세계 10위권의 국력을 갖춘 민주국가답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 맞춰 나가야 한다. 공직부패와 권력의 오남용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질정해야 한다. 이익단체에 끌려다녀서도, 관료에 끌려다녀서도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은 국가가 작동되는 인프라에 해당하는 제도의 정비로 보인다. 행정구역 및 선거구 개편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 논의에서 한 가지가 빠져 있다. 바로 지방자치제도의 개혁이다. 주민생활에 직결되기에 중앙정치의 영역인 개헌 및 선거구 개편 등보다 더 의미가 깊을 수 있다. 실제로 이미 전국이 들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지역을 대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준비란 주로 정당을 쫓아다니는 일이다. 정당공천제 때문이다. 주변을 보면 경륜과 지혜를 쌓은 사람들 가운데 여럿이 지방자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행정을 돕거나 견제할 지방의회 쪽을 지켜본다. 그러나 이들은 정당공천의 벽에 이내 주저앉는다. 현재 지방의원들은 심하게 말해 국회의원의 ‘따까리’나 다름없다. 지방의원들이 사나운 호랑이처럼 의정비 인상에 골몰하는 까닭이다. 국회의원의 뒷수발에 드는 각종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또 중앙의 공허한 이념과 패거리정치에 휩쓸리다 보니, 생활정치에 소홀해지기 일쑤다. 주민의 삶을 개선할 조례 발의가 적은 이유로 보인다. 사심없는 인재들의 자발적 진입을 포기하게 만들고, 현직 지방의원들의 활동을 왜곡하는 정당공천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중앙정치에서 지방을 떼어내,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심판대로 변질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번 진용은 국민이 편안해질 일이라면 싸움이 크더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올라간 만큼 내려 오는 게 세상의 이치다. 그때 후회를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박재범 논설실장 jaebum@seoul.co.kr
  • 88년 설립 ‘민주화 산물’

    88년 설립 ‘민주화 산물’

    헌법재판소는 1987년 민주화투쟁 직후 9차 개헌으로 마련된 현행 헌법에 따라 1988년 9월 문을 열었다. 설립부터 헌재는 태생적으로 ‘다시는 독재정권에 기본권이 짓밟히고 헌정질서가 파괴되는 불행한 역사가 재현돼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열망을 짊어졌던 셈이다. 지난 21년 동안 헌재가 내린 결정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5·18 특별법에 대한 합헌 결정은 헌정 파괴범에 대한 역사적 단죄를 가능하게 했다. 동성동본 금혼규정 및 호주제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은 양성평등사회를 위한 ‘1보 전진’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련의 사건에서 보수적인 결정을 내려 눈총을 받기도 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제정된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에 대해 관습헌법이라는 새로운 헌법이론을 들이대며 위헌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헌재가 비헌법적 판단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헌법재판관은 탄핵, 정당해산, 권한쟁의심판 등에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한다. 따라서 민주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지명한다. 하지만 헌재의 민주적 정당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해지고 있고, 최근 국회 헌법 개정 자문위원회는 9명의 재판관을 모두 국회가 선출하는 개헌안을 내놨다. 현재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을 중심으로 한 4기 재판부는 직역별로 판사 출신 6명, 검사 출신 1명, 변호사 출신 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6년의 임기를 보장받으며 한달에 기본급 594만여원에 각종 수당과 활동비를 합쳐 800만원 정도를 받는다. 여기에 업무추진비와 재판수당을 받고 의전 등은 정무직 장관급 예우를 받고 있다. 9명의 재판관이 1년에 처리하는 사건수는 1000~1500건 정도다. 오이석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민주 등원해 놓고 구태 보이나

    제1야당인 민주당이 등원을 결정했지만 국회는 여전히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런저런 조건과 구실을 내세워 정상적인 국회 운영에 응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어제부터 정기국회가 시작되었으나 개회식만 가졌을 뿐 여야간 의사일정조차 합의가 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어렵게 등원 결정을 한 만큼 국회 운영에도 흔쾌히 나서야 할 것이다.민주당은 여당의 미디어법 일방 처리와 관련, 김형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의 사과와 미디어법 재논의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미디어법 처리과정의 적법성 여부는 헌법재판소가 심의 중에 있다. 이를 기다리면 될 텐데, 정치 공세를 벌이며 국회 운영을 파행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어제 정기국회 개회식이 열린 본회의장에서 김형오 의장을 비난하는 구호 시위를 벌인 후 퇴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피켓 시위나 퇴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한다. 언제까지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여 주려는지, 자라나는 세대와 국제사회에 부끄럽다.비정규직법이 개정되지 못하고 그대로 시행된 뒤 각종 탈법사례가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 새해 예산안, 세제개편안 등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다. 정기국회 100일을 정쟁으로 소일하다가 막판에 졸속논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정감사 역시 10월 재·보선의 유불리만 따지지 말고, 정부 정책을 심도 있게 살핀다는 차원에서 일정이 마련돼야 한다.이번 정기국회에서는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행정개혁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은 민생을 먼저 살펴야 한다면서 개헌 등 정치개혁 논의를 미루자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일정 확정에 소극적이면서 민생을 강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개헌 논의도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시기를 놓치고 말 것임을 깨닫기 바란다.
  • “이원정부제·4년중임제로”

    “이원정부제·4년중임제로”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헌법연구자문위원회가 31일 이원정부제와 4년 중임 정·부통령제 등 복수안을 담은 개헌안을 발표했다. 이번 국회 들어 1년 남짓 연구한 결과다. 하지만 개헌을 둘러싼 여야의 셈법이 달라 자문위의 개헌안이 탄력을 받을지는 불투명하다. 이원정부제 방안은 현행 대통령 직선제를 유지하되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국무총리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행정부 수반인 총리는 국방·외교 등 외치뿐 아니라 치안, 경제정책, 행정, 국회(하원) 해산 제청권, 내각구성권 등 내치까지 포괄하는 일상적인 국정의 전권을 행사한다. 4년 중임 정·부통령제 방안에서는 현행 대통령제의 내각제 요소를 배제하고 국회 권한을 강화했다. 순수한 의미의 대통령제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자문위 보고서는 참고자료로 하고 개헌특위를 구성해 내년 상반기까지 개헌을 마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현재의 개헌론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MB정권’의 실정을 호도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폄훼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장외투쟁 장기화 여론 악화 … 원내로 급선회

    장외투쟁 장기화 여론 악화 … 원내로 급선회

    27일 민주당의 전격 등원 선언으로 여야의 대치 전선이 국회로 옮겨지게 됐다. 국정감사와 새해 예산안,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등을 놓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100일 장외투쟁’을 벌이던 민주당은 최근 당 안팎의 등원 요구가 확산되면서 국회 복귀를 위한 명분과 시기를 고심해 왔다. 당 지도부로서도 9월 정기국회는 정부·여당을 공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졌다.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4대강 사업 예산 심의, 세제 개편안 등 대여(對與) 투쟁을 위한 호재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28 재·보선 국면과 시기가 겹쳐 있어 선거전략과도 연동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철저한 의회주의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이 당 지도부에 ‘입장 선회’의 명분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당이 ‘화해와 통합’이라는 고인의 유지(遺志)를 거론하며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폄하하고 개헌 및 선거제도·행정구역 개편 논의 등으로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도 당 지도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야의 관계는 경쟁과 견제의 관계”라면서 “잘못된 프레임으로 야당의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것은 강력히 배격하겠다.”고 경고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쉽사리 민주당으로 쏠리지 않는 여론을 의식한 행보이기도 하다. 한 핵심 당직자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지지층이 결집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당 지지율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면 부정적 여론이 급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등원 선언을 여야 대치의 완화 국면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오히려 첨예한 대치의 출발점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가 첫 격돌장이 될 것 같다. 새해 예산안도 민주당엔 호재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예산 편중 문제는 여당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그 틈새를 파고들 태세다. 민주당은 또 10월 재·보선의 기선을 잡기 위해 국정감사나 대정부질문 등에서 총공세를 편다는 전략이다. 의사일정 협의 단계부터 여야의 신경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방송법 처리 관련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미디어법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장외투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MB “지역주의 해소 앞장서 달라”

    MB “지역주의 해소 앞장서 달라”

    이명박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과의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단과 오찬을 한 데 이어 27일에는 청와대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과의 연이은 오찬과 만찬은 여의도 정치권에 부정적이었던 이 대통령의 변화된 인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한나라당이 앞장서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면서 선거구제 개편 문제 등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개헌 논의를 여당이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줄 것을 암시적으로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 일에 여당으로서 시대적 사명감을 가져달라.”며 당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밖에도 또 8·15 경축사에서 밝힌 중도실용과 통합의 국정운영 기조, 친서민 정책 등에 여당이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안 원내대표도 “마침 오늘 국회도 정상화됐으니 다음에는 여야 3당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 9명을 모두 초청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이 대통령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다음주 단행될 개각 등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날 만찬에 대해 여권은 이 대통령의 정치권과의 소통 강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이 대통령이 국회의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을 알고 이제야 정치의 중요성을 깊게 인식한 것 같다.”며 “개헌과 행정구역, 선거구제 개편 등 당과 원활한 소통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찬에는 당에서 안 원내대표 외에 김정훈 수석부대표, 신지호 정미경 원희목 김동성 박보환 성윤환 이학재 장제원 부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野 국회 등원 생산적 정치로 이어지길

    미디어법 국회 처리에 반발하며 장외투쟁을 이어온 민주당이 어제 국회 등원을 선언했다. 냉정히 말하면 민주당은 제발로 국회에 돌아갔다기보다 차가운 민심에 떠밀렸다고 봐야 한다. 의원직 사퇴서를 던지고 미디어법 무효를 주장하며 전국을 누볐지만 민주당이 손에 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뙤약볕보다 더 따가운 국민들의 눈총만 받았을 뿐이다. 민주당 정권을 낳은 두 전직 대통령의 잇단 비극으로 형성된 동정여론마저 그들은 장외에서 겉돌다 놓쳐 버렸다. 한나라당을 따라잡지 못하는 당 지지율이 이를 방증한다. 정당은 국회를 벗어나는 순간 존립 가치를 잃는다는 뼈저린 교훈을 민주당은 새겨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는 여느 국회와 다른 무게를 지닌다. 나라의 백년대계를 설계해야 할 책무가 놓여 있다. 시·군·구를 통폐합하는 행정구역 개편 문제를 다뤄야 하고,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바꾸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지난 22년간의 사회 변화상을 새로 담아낼 개헌 논의에도 착수해야 한다. 하나같이 국가 시스템을 변혁시키는 중차대한 사안들이다. 면밀한 검토와 연구, 그리고 당리당략을 넘어서는 자세가 뒷받침되지 않고는 자칫 사회적 혼란만 가중시킬 사안들이다. 민생현안 또한 시급하다. 6월 국회에서 미디어법을 놓고 싸우느라 제쳐둔 비정규직법안과 새해 예산안 및 이에 따른 세제 개편안 등 머리를 싸매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민주당은 지난 6월 국회에서 견제세력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떨친 바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를 날카롭게 파헤쳐 냄으로써 집권세력에 경종을 울리고, 국민에겐 야당의 참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화해의 목소리가 높은 때다. 그만큼 여야의 각오도 새로워야 한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 생산적 국회가 돼야 한다. 의회민주주의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도 거기에 있다고 믿는다.
  • 與 개헌-선거구제 개편 띄우기

    여권이 연일 개헌과 선거제도·행정구역 개편론을 띄우며 조문정국 이후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치 선진화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통합이 필수적이고, 그 실천 방안이 정치개혁”이라면서 “정치개혁의 요체는 행정구역 및 선거제도 개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어려운 게 선거제도 개편 문제로, 개개인과 정당의 이해득실을 따지기 시작하면 어떤 것도 착수할 수 없다.”면서 “과거에도 논란만 있다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용두사미처럼 소멸됐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통합문제가 대두되는 지금이 이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행정구역 및 선거제도 개편 논의로, 권력구조 개편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강조한 점도 정치개혁 논의가 개헌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의 근거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의장 직속 헌법연구자문위원회는 오는 31일 결과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사실상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시하고 추진할 개헌안이다. 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9월 정기국회 때 헌법개정특위를 국회 내에 구성해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김 의장이 이달 말 개헌안을 내면 야당과 개헌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구체적인 행동 계획과 일정까지 제시했다. 민주당도 일단은 긍정적이다. 다만 한나라당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중·대선거구제를 민주당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간 논의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4·19~MB정부 ‘민주화 연대기’ 조명

    4·19~MB정부 ‘민주화 연대기’ 조명

    MBC 라디오 다큐멘터리 드라마 ‘격동 50년’(95.9MHz·월~토요일 오전 11시40분)이 새달 1일부터 제70화 ‘민주화 연대기’(41회 예정)를 방송한다. 1988년 4월1일 ‘격동 30년’이라는 이름으로 ‘4·19 항쟁’ 편을 방송하며 출발한 ‘격동 50년’은 1999년 현재 타이틀로 간판을 바꾸고 21년째 한국 현대 정치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다루며 전파를 타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연출은 오성수 PD까지 7명이 번갈아가며 맡아 왔고, 대본은 이영신(4년 8개월) 작가를 시작으로 고(故) 김문영 (8년) 작가 등을 거쳐 현재 이석영 작가까지 9명이 참여했다. 이번 70화는 첫 방송의 주제였던 4·19혁명부터 17대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에 이르기까지 부끄럽고 자랑스러운 기억이 섞여 있는 50년 동안의 한국 현대사를 민주주의 수립 과정에 초점을 맞춰 다시 살펴보는 시간이다. 이승만 정권의 몰락, 5·16, 3선 개헌, 10월 유신, 10·26, 12·12, 광주 학살, 6월 항쟁과 6·29 선언, 3당 합당, 국민의 정부 탄생, 남북 정상회담, 노무현 당선, 대통령 탄핵, 또 한 번의 정권 교체 등 한국 민주주의가 걸어온 길을 재구성하는 한편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묻게 된다. 오성수 PD는 “4·19 이후 두 번의 쿠데타를 거쳐 마침내 민주화가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정치적인 관점에서 정리하며 지금 이 순간이 절차상 민주화가 아닌 명실상부한 민주화를 향해 나아가야 할 단계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평생동지 송좌빈 옹과 DJ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평생동지 송좌빈 옹과 DJ

    13대 총선 개표가 한창이던 1988년 4월26일 자정 무렵. 송좌빈(85) 당시 평민당 당무지도위원은 대전시 주산동 대청호변 자택에 돌아오자마자 전화기를 잡았다. “선생님, 제1 야당이 된 것을 진심으로 경하드립니다.” 김대중 당시 평민당 총재에게 축하를 하는 송씨의 목소리는 자신의 낙선조차 잊은 듯했고, 어린아이처럼 흥분돼 있었다. 세월은 흘러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한 송 옹은 “작별인사는 꼭 육성으로 나누고 싶었는데…”라며 눈물만 흘렸다. 송 옹의 아들 용길씨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김 전 대통령의 면회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부친께서는 무척 안타까워하셨다.”고 전했다. 충청권 민주화운동의 대부인 송 옹은 DJ의 이념과 노선, 철학을 공유한 ‘DJ 전도사’이다. ●DJ에 반해 구파서 신파로 송 옹과 김 전 대통령의 인연은 4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J가 1967년 여름 3선개헌 반대 시국강연회 기착지로 대전을 택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민주당 신파 출신인 DJ는 ‘원조 비서’인 김장곤 전 의원을 구파인 송 옹 집으로 보내 강연회 참석을 요청했다. 구파가 신파의 행사에 나타나면 ‘변절’을 의심받던 시기라 탐탁지 않은 요청이었지만 DJ의 달변과 비전 제시 등에 매료된 송 옹은 그 때부터 DJ맨이 됐다. 이후 송 옹은 40년 넘게 DJ의 노선과 이념, 정치철학을 충실히 이행했다. 1978년 옥살이(긴급조치 9호 위반)와 3차례의 국회의원 출마·낙선도 DJ와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전국구를 권하는 DJ의 제안을 “지역구에 출마해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며 고사한 일화는 회자된다. ●천석꾼 재산 거의 당비로 ‘천석꾼’이었던 송 옹은 대덕연구단지 입주로 받은 막대한 토지보상금 등 거의 모든 재산을 당비로 냈다. DJ와 동갑이지만 늘 ‘선생님”이라고 호칭할 만큼 깍듯했다. DJ는 이런 송 옹을 자신의 분신처럼 여겼다. 14대 대선에서 YS에게 패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떠나기 전날 밤 눈물의 송별연에서 DJ는 “송 동지가 대표로 고별사를 해주세요.”라고 했을 정도다. 미국 망명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DJ가 1985년 8월 가택연금 상태에서 빠져나와 찾은 유일한 사가 방문이 송 옹의 주산동 자택이다. 이희호 여사, 장남 홍일씨와 권노갑, 김옥두, 윤철상씨 등 비서 출신들이 모여 ‘가든파티’를 열었다. 훗날 DJ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믿을 수 있고 안전한 곳이 송 동지의 집”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이튿날인 지난 19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송 옹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서거 자체가 아닌 새로운 민주화를 위한 첫 발걸음일 것”이라며 앞으로의 정국을 예상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국장이후 정국 셈법…민주당 여유만만, 한나라 근심·초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문 정국 이후 주도권을 놓고 여야의 물밑 셈법이 치열하다. 국장이 마무리되는 23일 이후 9월 정기국회 등원 문제,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선거제도·행정구역 개편론, 개각과 인사청문회, 10월 재·보선 등 굵직한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정기국회 개회의 주도권은 민주당이 쥐고 있다. 조만간 예정된 개각과 그에 따른 인사청문회는 물론 ‘4대강 예산’ 문제까지 겹치면서 여권을 공격할 수 있는 호재들이 즐비하다. 고인의 ‘의회주의자’ 면모가 새삼 부각되면서 그 뜻을 명분 삼아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등원론도 형성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21일 “장외투쟁을 계속할 수도 있고 의사일정 협의로 일정 기간 명분을 더 쌓다가 국회로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조문정국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확산됐던 친노(親) 신당 논의가 가라앉는 한편 민주세력 전체의 통합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호재다. 일단 ‘반(反) 이명박(MB)’ 정서의 확산을 위해 국회보다는 사람이 더 많이 모이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빈소에 당력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반면 한나라당은 24일부터 정기국회 일정을 협의하자고 목청을 높이지만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소속 의원 40여명이 대거 참석한 예산 당정협의는 물론 최근 열린 당 정책위원회 워크숍에서도 ‘4대강 예산’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당내에서조차 4대강에 대한 예산 편중 문제가 거론되자 당 지도부가 기획재정부에 이에 대한 방어 논리를 개발하도록 주문했을 정도다. 4대강 예산은 올해 8000억원에서 내년 6조 7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 개혁을 화두로 던진 선거제도 개편 문제에서도 여야의 수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민주당도 이 문제에 관심이 많은 만큼 논의가 쉽게 사그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대 선거구제를 마뜩잖게 여기는 한나라당의 대응 전략이 주목된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이 대통령이 여러 갈등 구조를 바꿔보자고 선거구제 개편 문제를 내놓았는데 근본적으로 지역주의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권력이 분산된 분권형 대통령제나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월 재·보선도 고비다. 한나라당에선 박희태 대표의 경남 양산 출마 문제로 계파간 이해관계가 불거지면서 내홍을 겪을 수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김 전대통령 서거] 자서전 사후출간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 아들에 대한 절절한 심경과 1987년 대통령 후보 단일화 실패를 “가슴에 가장 걸리는 부분”이라며 자서전에 추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구술작업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하기 6일 전인 지난달 7일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는 19일 “김 전 대통령은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둘째아들 홍업씨가 지난 2002년 6월 구속됐던 것은 억울한 측면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당시 보수언론이 지나치게 (홍업씨를) 몰아가는 등 혹독하게 비난받았던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장남 홍일씨에 대해서는 “아비로 인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죄책감이 든다.”며 애틋한 부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막내 홍걸씨에 대해서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청주교도소에서 복역하면서 홍걸씨가 고려대 불문과(82학번)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보살펴 주지도 못했는데 너무 대견하다며 말할 수 없이 기뻤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세 아들에 대한 심경을 밝히는 동안 감정이 북받쳐 자주 눈물을 흘렸다고 이 인사는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1987년 13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와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뒤 쏟아졌던 비판에 대해 “나만 혹독하게 몰아붙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은 구술에서 “후보단일화 이야기가 나올 때 김영삼씨가 먼저 ‘김대중씨로 단일화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당시 여론은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나에게만 돌렸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1986년 건국대 항쟁으로 학생 1200여명이 구속된 뒤 더 이상 애국시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내가 직선제 개헌과 언론 자율화를 정부가 받아들이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그때는 자기 희생이라는 측면에서 했던 말인데 (여론은) 후보단일화 실패로 군정종식을 이루지 못한 모든 책임을 나에게만 물었다.”고 구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건형 김민희기자 kitsch@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총선 동시 실시 개헌을/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선·총선 동시 실시 개헌을/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하여 지역주의 구태정치를 선진정치로 개혁할 방안을 제시했다. 행정구역과 선거제도의 개편이다. 행정구역의 개편은 현행 3단계의 행정구역을 2단계로 과감하게 줄일 것을 골자로 한다. 중복된 행정조직과 비대한 공무원조직을 대폭 줄여 효율적으로 행정부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현재 234개 시·군·구가 60~70개의 ‘통합시’로 광역화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를 다시 그려야 한다. 자연스럽게 60~70개 광역 선거구에서 중선거구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양자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이 공연히 국론만 분열시키고 국회에서 분란만 일으킨 채 끝나지 않을까 불안하다. 몇 해 전 참여정부 시절 행정수도를 충청도로 옮길 것을 추진했다. 이에 불복한 쪽이 헌법재판소에 제소했고 급기야 헌법재판소는 행정수도 이전이 관습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한 것이 오래지 않다. 백년 이상 굳어진 행정구역을 인위적으로 뜯어고치는 게 또다시 관습헌법에 도전하는 것 같다. 234개의 시·군·구를 60~70개의 광역시로 줄일 때 국론이 크게 분열될 수 있다. 인접한 시·군·구 가운데 어떤 것은 이름도 없이 사라지고 어떤 것은 주위 시·군·구 몇 개를 아우른 채 더 커진다. 없어지는 시·군·구의 거주자나 공무원,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의 불만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미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경쟁적으로 초현대식 청사를 대규모로 지었는데 이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구체적인 방안이 안 보여서 아쉽다. 국회는 또다시 벌집을 쑤셔놓은 듯이 변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현재 245개 선거구에서 단순다수제로 1인씩 선출된다. 선거구가 60~70개의 광역으로 개편되면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선거구가 사라지는 국회의원이 생길 수 있다. 아무리 중선거구제로 2~5인을 선출한다지만 현역 국회의원의 미래가 과거보다 더 불확실해지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행정구역과 선거제도의 개편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리고 중선거구제가 지역주의를 완화하는 데 큰 효과가 있는지 그리 확실하지 않다. 중선거구제를 통하여 호남지역에서 한나라당이 의석을 챙길 수 있고 영남지역에서 민주당이 진출할 수도 있다. 또한 중선거구제로 인하여 군소정당이 의회에 진출할 가능성이 과거보다 더 생길 수 있다. 하지만 2006년 지방선거에서 중선거구제 기초의회선거 결과 영남에서는 한나라당이 싹쓸이하고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싹쓸이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당시 민주노동당의 의석점유율도 2002년 지방선거에 비하여 비약적으로 증가하지 않았다. 또 다른 대안인 대선거구제도 선진정치와 먼 것이다. 대통령제 국가이면서 대선거구제를 실시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매우 파편화되고 불안정한 다당제 정당체제 속에서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 게다가 과거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했던 일본은 금권정치와 파벌정치에 넌더리를 치며 1994년 소선거구제로 개혁했다. 한마디로 중대선거구제의 도입은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는 말이다. 이에 비하여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가 너무 빈번하여 후진정치에 머문다고 지적한 것은 크게 공감하는 바이다. 사실 이 대통령의 취임 뒤 2008년 한 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국회 파행으로 정치가 사라졌다. 올해는 4·29 재·보선으로 시간이 가더니 이제 10월 재·보선으로 다 지나간다. 따라서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를 동시화하는 개헌이 필요하다. 국회의원과 지방선거를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로 선출하자. 독일같이 재보궐선거 대신 예비후보로 결원을 채운다면 한국에서도 선거가 크게 줄고 안정적인 정치가 정착될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옴부즈맨 칼럼] 한국판 ‘뉴지엄’을 꿈꾸며/이민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장

    [옴부즈맨 칼럼] 한국판 ‘뉴지엄’을 꿈꾸며/이민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장

    국회의사당이 바로 보이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중심부에는 뉴스 전문 박물관인 ‘뉴지엄’(Newseum)이 우뚝 서 있다. 오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잡는 것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신문에서 생생하게 전달되는 1면을 매일매일 전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숨져간 기자들을 추모하는 코너 입구에는 지난 5일 141일 만에 북한 억류에서 풀려난 2명의 여기자를 홍보하는 팻말이 굳건하게 서 있다. 무엇보다도 뉴지엄에서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는 곳은 ‘신문의 미래’에 관한 섹션이다. 1863년 창간, 140여년 간 발행하던 시애틀 포스트 인텔리갠자 신문은 경영압박을 이기지 못해 올 초 문을 닫고 말았다. 100년 전통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도 인쇄신문을 접고 인터넷을 통해서 온라인 형태로 뉴스를 서비스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주간신문만을 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코너에서는 단순히 신문업계의 어려움을 푸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뉴스’ 섹션을 통해 그 해결 방안에 대해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첫째, 뉴지엄에서 제안하는 미래신문 방향은 ‘분석과 기획기사’의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신문이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속보성을 따라가지는 못하더라도 전통적으로 갖고 있는 심층성은 상대적으로 더욱 가치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난 한 주 서울신문 지면에는 많은 분석 기사를 선보였다. ‘뉴스&분석’을 통해 ‘‘대기업 보조금’ 임시 투자세액공제 내년 폐지’(12일자 1·2면), ‘7월 실업률 6개월 새 최저…고용도 바닥?’(13일자 5면), ‘현회장 北체류 세 번째 연장 왜’(15일자 1·3면), 그리고 ‘개헌·행정구역 개편 닻 올랐다’(17일자 1·2면·3면 관련기사) 등 거의 매일 굵직한 현안에 대해서 중요한 지면에 심층 분석기사를 내놓고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편집방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심층 분석기사의 범위도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확대해 문화·의료·환경 등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문제에 관한 ‘뉴스&분석’으로 발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두 번째로 미래 신문 생존 방안은 뉴스 전달방식의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 인쇄형태의 배달방식은 뉴스제작과 전달에 많은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기사제공으로부터 휴대전화를 통한 모바일 기사 개발, 아마존의 ‘킨들’(Kindle)과 같은 독자적인 이페이퍼(e-paper) 전달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서울신문의 ‘뉴스다큐 시선’코너는 멀티미디어 기사개발에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설 자리 잃어가는 가판대’(12일자 11면)등은 단순 지면기사를 벗어나 멀티미디어 형태의 기사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신문 콘텐츠의 특화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일편에서는 ‘지역성’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서울신문의 기사특화 전략은 무엇보다도 ‘행정뉴스’ 분야의 특화를 제안한다. 단독보도인 ‘부처 총액 인건비제 대수술’(14일자 1·2·25면 관련기사)은 물론 ‘행정&자치’ 코너의 ‘정부위원회 구조조정 절반의 성공’(12일자 25면), 행정안전부와 공동으로 기획 연재하고 있는 ‘Happy Korea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12일자 10면), ‘자치뉴스’ 코너의 ‘중구난방 자전거 도로’(15일자 20면)등은 서울신문만의 특화된 기사로 앞으로 이 분야를 더욱 강화하고 특화할 필요가 있다. 뉴지엄에서 신문 업계는 광고수입의 감소와 구독층이 점차 사라져가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으나, 한편으로 이 위기는 또 다른 도약의 기회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뉴지엄의 진단이 한국 신문업계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민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장
  • [사설] 행정구역·선거구제 개편 올해안 결론내길

    국회의원 선거구제 및 행정구역 개편 문제는 신선한 과제가 아니다. 역대 정부에서 꾸준히 거론되어 왔으나 성사되지 못했을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두 가지 화두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해묵은 숙제인 듯싶지만 이번에는 다가오는 무게감이 다르다. 개편의 절박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결국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여야 정치권이 정략에 머리를 쓸 틈을 주지 말고, 국민 여론으로 밀어붙일 때 개편이 가능할 것이다. 일의 순서로 보면 행정구역 개편이 먼저 이뤄지고 선거구제 개편이 이어지는 게 옳다. 여야는 17대 국회에서 특위를 구성, 시·도를 폐지하고 시·군·구를 통폐합해 전국을 60∼70개 광역단체로 재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 행정구역 개편안에 의견을 접근시킨 적이 있다. 2006년 지방선거 분위기에 휩쓸려 입법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국회는 지난 3월에 다시 지방행정체제개편 특위를 구성했다. 일부 여야 의원들은 이전에 공감대를 이룬 안을 중심으로 개별입법안을 제출해 놓고 있다. 국회 특위 활동을 가속화한다면 올 정기국회에서 큰 틀의 매듭을 지을 수 있다. 지방선거가 있는 내년으로 넘어가면 개편작업은 또 어려워진다. 국민투표 등으로 행정구역 개편 방향을 확정짓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선거구제 개편 역시 논의의 시작은 빠를수록 좋다.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선택의 문제라고 보며,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 백년대계에 도움을 주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르기 바란다. 각종 선거주기를 맞추는 개헌 문제도 적절한 시점부터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 야당은 지금 미디어법을 반대하는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 미디어법 무효 논란의 결론은 헌법재판소에 맡기고 원내로 복귀해 국가운영의 틀을 정하는 문제와 민생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 [뉴스&분석] 개헌·행정구역 개편 닻올랐다

    [뉴스&분석] 개헌·행정구역 개편 닻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4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선거제도 개선과 행정구역 개편, 대북(對北) 정책과 관련한 ‘한반도 신(新)평화구상’을 밝혔다. 집권 2기를 맞아 각 분야에 대한 ‘근원적 처방’으로 1차 종합판의 방향과 해법을 제시한 셈이다. 청와대와 각 부처는 24개 추진과제를 선별하는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후속작업에 들어갔다. 17일 대통령 주재 수석회의에서 본격 논의를 시작한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너무 잦은 선거로 국력이 소모되고 있다. 선거횟수를 줄이고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본격 논의가 필요하다.”며 선거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여당이 손해를 보더라도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해 구체적인 개편방안을 제안할 뜻을 내비쳤다. 이는 1개 선거구에서 2∼5명 정도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거나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여, 선거제 개편 대표회담 제의 이와 관련,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6일 선거제도 개편 등을 위한 정당 대표 회담을 야당에 정식 제의했다. 대선과 총선 등 주요 선거의 횟수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조정도 뒤따라야 하는 만큼 개헌론과 연결될 수 있어 주목된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는 단계지만 필요하다면 개헌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 “100년 전에 마련된 낡은 행정구역이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효율적인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벽이 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여야간 협의 과정이 주목된다. 박 대표는 “정치 선진화와 지방 행정체제 개편의 구체안을 9월까지 마련, 국회에 있는 정개특위와 지방행정체제 개편특위에 제출해 이번 정기국회 중에 제도화되도록 당이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정책과 관련, “언제, 어떤 수준에서든 남북 간의 모든 문제에 대해 대화와 협력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남북 경제공동체를 위한 고위급 회의 설치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와 재래식 무기 감축을 위한 대화에 나서면 그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국제협력 프로그램과 경제·교육·재정·인프라·생활향상 등 대북 5대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한반도 신 평화구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고위급 회의 설치 제안은 언제 어디서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무릎을 맞대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한 연장선”이라면서 “여러가지 전제가 성숙되고 마련돼야 하지만 김 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자체 토착비리 근절 수사 지시 아울러 이 대통령은 권력형 비리 근절 대책과 관련, 검찰권과 경찰권 행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의 토착비리 근절을 위한 수사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락 주현진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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