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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오른 정기국회… 여·야 ‘가을大戰’

    막오른 정기국회… 여·야 ‘가을大戰’

    18대 국회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1일 막을 올렸다. 여야는 오후 본회의를 열어 재석의원 252명 중 찬성 160표로 이인복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했다. 또 공석인 외교통상통일위원장에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을, 정보위원장에 같은 당 권영세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내년도 예산안과 쟁점 현안을 다룰 이번 정기국회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내정자 2명의 낙마 이후에 열리는 여야 간 첫 대결장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를 맞아 진행되는 만큼 각 분야 쟁점 법안들은 물론 개헌, 4대강 사업 예산, ‘강성종 체포 동의안’ 등 정치 현안을 둘러싼 여야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서민 행복과 공정한 사회 실현에 최고의 가치를 두겠다.”면서 “야당도 국정 발목잡기가 아닌 건강한 비판과 대안 제시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4대강 국회’로, 우리는 이명박식 4대강 사업을 국민과 함께 철저히 반대할 것”이라면서 “4대강 예산의 조정은 필수적”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실제로 여야는 개원 첫날부터 학교 공금 횡령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강성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놓고 대립했다. 한나라당 이군현·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기국회 일정과 현안 등에 대해 합의했지만, 강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만큼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2일 강성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소속 의원 172명의 명의로 2일 오후 2시 본회의 개최 요구서를 국회 의사과에 제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불구속수사 원칙’을 내세우며 반발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추석 연휴 직전 새 총리 지명 등 후속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검증을 둘러싼 여야 간 충돌도 불가피하다. 한나라당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내용의 ‘집회·시위에 관한 법 개정안’을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강화 관련 법안 중 유통산업발전법도 중점 법안으로 꼽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집시법 개정안과 통신사업자의 휴대감청 장비 구비를 의무화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 21개 법안을 ‘MB 악법’으로 규정해 저지한다는 입장이다. 다음달 4일부터 20일간 진행될 국정감사에서 각종 현안을 둘러싼 여야 간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여 “4대강예산 규모에 맞게 확보” 야 “4대강특별법 대안으로 대체”

    여 “4대강예산 규모에 맞게 확보” 야 “4대강특별법 대안으로 대체”

    여야는 31일 각각 연찬회를 열고 정기국회 전열을 정비했다. 여야 모두 예산과 국정감사에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어 불꽃 튀는 접전이 예고된다. 우선 ‘뜨거운 감자’인 민주당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은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1일 본회의가 열리면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이 보고된다.”면서 “다른 야당과 협조가 안 되면 단독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도 “강 의원 문제는 개인적인 것이고, 강 의원을 보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당이 죽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여당이 단독처리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성희롱 발언 파문을 빚은 강용석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제명키로 했다. 정기국회에서는 쟁점 법안 등을 놓고 여야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중점 법안 및 안건 161건을 선정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최대 쟁점인 4대강 사업 예산은 규모에 맞게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친수구역활용특별법과 하천법 개정안을 중점법안에 포함시켰다. 한나라당은 일부 예산조정은 가능하지만 사업 중단이나 축소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한나라당은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EU FTA 비준안 처리,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집회·시위에 관한 법 개정안도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반드시 통과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강화 관련 법안 중 유통산업발전법은 중점법안으로 꼽았지만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은 처리를 미루기로 했다. 반면 민주당은 4대강 예산 삭감과 사업 축소,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은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여당의 정략적 개헌 논의도 막기로 했다. 4대강 특별법은 민주당의 ‘진짜 강살리기’ 대안으로 대체하고, 집시법 개정안, 통신사업자의 휴대감청 장비 구비를 의무화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 21개 법안은 ‘MB 악법’으로 규정해 저지키로 했다. 무상급식·무상교육법, 경로수당을 확대하는 기초노령연금법 등은 ‘민생희망 법안’으로 정했다.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내년도 예산안은 사상 처음으로 법정기일(12월2일) 내에 통과시키고 싶다.”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여당이 싸울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이재오 특임 취임 첫 지하철 출근길 동행

    이재오 특임 취임 첫 지하철 출근길 동행

    31일 오전 5시 40분,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에 이재오 신임 특임장관이 서울 은평구 구산동 집 대문을 힘차게 열고 걸어나왔다. 이 장관은 전날 취임식에서 약속한 대로 지하철을 이용, 첫 출근길에 나섰다. 노타이 차림에 갈색 서류 가방을 직접 들고 있는 모습은 여느 직장인과 다를 바 없었다. 장관의 모습을 보고 지나가던 주민들이 “일찍 출근하신다.”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 장관도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첫 출근입니다.”라고 화답했다. 이 장관은 연신내역으로 이동하는 20여분 동안 스치는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했다. 이 장관은 주민들에게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지만, 기자가 최근 사퇴한 김태호 총리 후보자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금세 표정이 굳어졌다. 말도 아꼈다. 여당 지도부와 친이계 등 주류 세력들도 김태호 불가론을 주장한 것에 대해 이 장관은 “당이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 모두 청문회를 지켜봤을 것”이라면서 “당에서 의견을 전하기 전 임명권자도 청문회를 지켜보며 각 후보자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 있었을 것이고, 본인의 생각과 당·국민 여론이 일치했기에 그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의 남자’라 불리는 이 장관이 개각 전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갖고 총리 인선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에 대해 묻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6시쯤 연신내역에 도착한 이 장관은 교통카드를 꺼내 지하철 개찰구에 찍었다. 불광1동에 거주하는 김명오(68)씨가 이 장관에게 “지하철로 출근하시는 모습이 참 좋다.”면서 “의원님이 안 계시는 동안 지역이 많이 침체됐다. 특임장관이 되셨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명심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이 장관의 지하철 출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시민도 다수 있었다. 갈현동에 거주하는 김현주(46)씨는 “장관이면 관용차도 나올 텐데 지하철로 출근하는 모습은 정치인 특유의 ‘쇼’라고 생각한다.”면서 “의원된 지 얼마 안 돼 장관직을 수락한 것도 사실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장관이 지하철에 타자 출근길 시민들의 반응은 다소 떨떠름해 보였다. 취재진들이 이 장관 주위를 맴돌고, 연신 사진을 찍자 일부 승객들은 수군거리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가 위치한 경복궁역에 도착할 때까지 향후 총리 인선 작업과 특임장관 역할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장관은 “문서만으로는 완전한 검증이 힘든 게 사실”이라며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개헌 및 4대강 사업 추진 등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국정운영에 관여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개헌은 국회에서, 4대강 사업은 국토해양부에서 해야할 일”이라고 선을 그은 뒤 “특임장관은 다른 부처와 달리 고유 업무가 없다. 당·정·청 관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하철에서 내린 이 장관은 6시25분 세종로청사에 도착했다. 이 장관을 알아보지 못한 전경이 “출입증을 보여달라.”며 막았다. 이 장관은 “나 오늘 첫 출근인데...”라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장관은 청사로 들어선 뒤 곧바로 1층 체력단련실에서 운동을 한 뒤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通’ 하기는 해야 되는데…

    ‘通’ 하기는 해야 되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6일쯤 생방송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7일 당시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세종시 수정안 문제를 비롯, 4대강 사업 등에 대해 ‘국민과의 대화’를 갖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예정대로 ‘국민과의 대화’를 하게 되면 10개월 만이다. 앞서 2008년 9월9일, 2009년 1월30일에도 이 대통령은 비슷한 형식으로 국정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9월16일쯤 이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하는 계획을 이전부터 준비해 왔다.”면서 “하지만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현재로서는 검토단계이며 구체적인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과의 대화가 예정대로 열리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핵심 가치인 ‘공정한 사회’와 친서민 중도실용주의 정책, 남북관계, 개헌문제 등 다양한 국정현안에 대해 이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인한 예상치 못한 ‘인사파문’이 일어난 데다, 사실상 일방적인 담화형식인 ‘국민과의 대화’가 집권 후반기 ‘소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청와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어 시기나 입장표명 방식은 바뀔 가능성이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인사청문회] “위장전입·투기 등 흠결 알고도 인선 결함 넘는 장점… 국민이 양해할 것”

    [인사청문회] “위장전입·투기 등 흠결 알고도 인선 결함 넘는 장점… 국민이 양해할 것”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26일 “청와대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시스템을 질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열린 편협 초청 정치부장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고 “앞으로는 고위공직 후보자들을 검증할 때 서류만 검토하는 대신 현장을 확인하고, 여론을 들어 보고, 소문도 있으면 참조하겠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지난 8·8개각 인선과 관련, “처음에는 완벽한 후보자들을 찾고 싶었으나 능력에 경력까지 보다 보니 입각할 만한 사람 가운데 부동산, 논문, 주민등록법 등 흠결이 없는 분이 거의 없었다.”면서 “그 연령대가 흠 없이 살기 어려운 시기를 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이어 “후보자들에게 결함을 능가하는 장점이 있다면 국민들이 양해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인선을 발표했던 것”이라고 설명하고 “(인사 논란에 대해) 청와대도 고민하며 여러 얘기를 듣고 있다.”고 전했다. 임 실장은 야당 및 여당의 일부 후보자 낙마 주장과 관련, “지금 단계에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되지 않고 그런 건의는 대통령께 드린 적이 없다.”면서 “일단 총리 후보자에 대한 법적 절차가 갖춰지면 대통령께서 당의 의견과 후보자들의 역량을 감안해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 시점에 대해 진술을 번복한 것에 대해 “의도적으로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한 것은 아닌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사전에 예상되는 쟁점이었는데도 점검과 대비를 못해서 나온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임 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8·15 연설에서 제기한 통일세 문제에 대해 “통일부와 기획재정부에서 태스크포스를 구성,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간다.”면서 “논의 내용을 보며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회에서 여야의 논의가 먼저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인식”이라면서 “정치권이 논의를 시작하면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의견을 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인사청문회] 소신·호소·눈물·진땀… 성적표 받으면 활짝 웃을까

    [인사청문회] 소신·호소·눈물·진땀… 성적표 받으면 활짝 웃을까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나면서 청문회 정국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26일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와 27일 국회 본회의를 거치면 8·8 개각의 최종 성적표가 나온다. 서울신문은 25일까지의 청문회를 돌아보고, 장관 후보자들의 스타일을 짚어 봤다. ●이재오… 정국구상 밝힌 실세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의 ‘90도 인사’는 청문회장에서도 계속됐다. 개헌, 여권 내 차기 대선 구도,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남북문제 등에 대해 거침 없는 소신을 피력하는 모습에서 ‘실세’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결격 사유로 제시하고 있는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투기, 병역기피 등 ‘4대 필수과목’과 논문표절, 즉 ‘4+1’ 의혹에 유일하게 하나도 해당되지 않은 사람이 이 후보자였다. ●신재민… 비리백화점 해명 진 땀 청문회 전부터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의혹, 위장취업 등 ‘비리백화점’이라는 오명을 썼던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줄곧 고개를 들지 못했다. 5차례의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부정(父情)’으로 호소했고, 부인의 위장취업 의혹에 대해서는 “작은 욕심을 부렸다.”고 해명했다. 야당에서 공세를 펼치면 곧장 “드릴 말씀이 없다.”며 몸을 숙였다. ●이재훈… 쪽방 때문에 곤혹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의 서울 창신동 쪽방촌 단층건물 공동구입 문제로 청문회 내내 “죄송합니다.”를 연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 친서민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돼 부정적인 효과가 극대화됐다. 그러나 ‘왕 차관’으로 불리는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는 바람에 매서운 추궁을 비켜갈 수 있었다. ●진수희… 울었지만 野는 ‘부적격’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딸이 한국 국적을 포기한 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은 것을 두고 청문회 초기부터 눈물을 보였다. 진 후보자는 “국적을 포기했지만 분명히 나라를 위해 헌신할 아이”라면서 읍소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재산이 증가한 부분과 동생이 운영하는 조경설계 회사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들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면서 ‘부적격’ 입장을 표명했다. ●박재완… 4대강 청문회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노동 현안이 아니라 4대강 때문에 애를 먹었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으로 4대강 사업을 기획하고 총괄한 이의 숙명이었다. 여당까지 사업 추진 과정을 꼬집어 박 후보자가 더 곤혹스러웠다. 고혈압약을 복용한 적도 없고, 중·고교 생활기록부의 특기·취미란에 ‘운동’이라고 적혀 있는데도 고혈압 때문에 보충역 판결을 받은 것을 해명하는데도 진땀을 흘렸다. ●이주호… 공격받은 ‘논문 저격수’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중복 게재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야당 의원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근무하면서 자기표절을 통해 6차례에 걸쳐 논문과 기고문, 저서 등에 비슷하거나 같은 내용을 중복 게재했다.”고 몰아 세웠다. 이 후보자는 한나라당 의원 시절인 2006년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 중복 게재 의혹을 제기해 낙마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야당의 반발이 더 거셌다. ●유정복… 무난하게 넘어간 친박 가장 잡음이 적었던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여당의 한 의원은 “자기 관리가 철저한 관료형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청문회 도중 장녀가 유학비자를 받기 위한 재정보증을 목적으로 형에게서 5700만원을 받고 증여세를 누락했다는 의혹 등에 잠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여야 합의로 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순조롭게 채택했다. ●조현오… 정치적인 줄타기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정치적인 충돌이 일어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견’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여야 의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지만 조 후보자는 “사과한다. 더 이상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차명계좌 발언이 실언이길 바라는 야당과 실제 존재한다는 발언을 듣고 싶은 여당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했다. 이창구·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靑 “김지사, 경기도부터 잘 챙겨라”

    靑 “김지사, 경기도부터 잘 챙겨라”

    청와대가 김문수 경기도 지사에게 ‘엄중 경고’ 사인을 보냈다. 김 지사는 ‘8·8개각’ 이후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연일 강도높은 비난을 퍼붓고 있다. 청와대도 그간은 침묵했지만, 도가 지나치다는 판단에서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4일 “김 지사는 자신이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낮은 인지도를 돌출발언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치기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자중하면서 경기도부터 잘 챙겼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특히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김 지사의 비판과 관련, “김 지사가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읽어 보았는지 모르겠다. 이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건국과 성장을 얘기했지, 어디에도 조선왕조를 기리는 내용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경복궁 복원사업 1단계가 완공된 것을 잠시 언급했을 뿐이다. 일제가 말살한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과 광화문을 복원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면서 “광화문은 조선왕조의 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이고, 김 지사의 편협한 역사의식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지사는 중앙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만 신경쓸 게 아니라 경기도 살림살이를 착실히 챙기는 본업에 전념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시·도지사는 기본적으로 행정업무를 위임받은 행정가로 연방제인 미국의 주지사와는 기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정권 초기부터 세종시 문제를 제외한 교육정책, 개헌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해 왔다. 지금까지는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를 비롯, 경기도 발전과 서울시 및 정부와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점이 많아 나름대로 이해될 부분이 많다고 넘어갔다. 하지만 김 지사의 비판이 너무 잦고 수위가 높다는 인식에 따라 여권 내부의 조정 작업이 있었고, 한때 수면 아래로 잠복했었지만 사석에서는 계속 비판이 이어져 왔다. 특히 ‘8·8 개각’ 이후 김 지사가 공세수위를 높이는 것은 ‘40대 총리’ 후보자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등장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대권주자로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자신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2일 서울신문·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묻는 질문에 김 지사는 5.8%를 얻는 데 그쳤다. 김 지사는 최근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발탁과 관련, ‘차기 지도자론’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리더십은 안정돼 있는 반면 우리는 자고 일어나면 총리라고 나타나는데, 누군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 20일 한강포럼 특강에서는 광복절 경축사와 관련, “경축사를 보면 광화문 얘기만 하는데 광복절이 대한민국 행사라면 해방이 어떻게 됐는지를 생각해야지, 온통 광화문에만 신경을 쓴다.”면서 “광화문은 조선왕조의 문이지, 대한민국의 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지사는 또 지난 18일에는 정부의 보금자리 주택 정책 등 이명박 정부의 신도시정책과 관련, “이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보다 통이 작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김성수·이지운기자 sskim@seoul.co.kr
  • “죄송 청문회”

    “죄송 청문회”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8·8 개각 대상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죄송 청문회’라고 비판했다. 이 전 국회의장은 2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후보자들이 나와서 매일 절하고 죄송하다고 하는데 그럴 바에는 그만둬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의장은 “후보자들이 청문회만 모면하면 된다고 해서 적당히 넘어가려 한다. 죄송하다는 말은 하는데 뭐가 죄송한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장사를 해야 하는데 왜 청문회에 나와서 국민을 괴롭히는가. 어떤 후보자는 부동산투자를 노후대책이라고 했는데 국민은 죽든지 말든지 자기 혼자 잘살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의장은 “국민소통과 친서민에 부합하는 개각을 했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반대였다. 부동산 투기자가 어떻게 친서민에 부합하고, 병역 기피자가 어떻게 국민과 소통하느냐.”면서 임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와 관련, “역대 대통령을 보면 임기 말에 많은 업적을 세우려다 실패했다.”면서 “가능성이 없는 개헌문제를 자주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국만 시끄러워진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과거 정권 실패는 당·정·청 갈등에서 비롯됐고, 정부가 독선적으로 정책을 밀고 나가면 그 정부는 기어이 큰 사고를 내고 만다. 박정희 정권 말기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부가가치세를 인상했다가 총선에서 져 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회동에 대해선 “잘한 일이지만 때가 늦었다. 두 분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는데 정권 재창출은 국민이 해 주는 것이지 두 분이 합의한다고 되지 않는 만큼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조현오 “묘소 찾아 사죄 의사”

    조현오 “묘소 찾아 사죄 의사”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는 청문회에서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존재에 관해 확인하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23일 국회 행정안전위 인사청문회에서 차명계좌의 존재 유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여야 의원들의 추궁에 “노 전 대통령과 유족, 국민에게 누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외부로 나가서는 안 되는 관련 자료로 물의를 끼쳤는데 제가 더 어떻게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시종 답변을 회피했다. 조 후보자는 “차명계좌 발언에 대한 노 전 대통령 측의 고소·고발로 검찰 조사를 받을 텐데 어떤 태도로 임하겠느냐.”는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의 질문에 “유족들에게 이해를 구하겠지만 제대로 안 돼 검찰 수사로 가게 되면 성실히 수사에 임할 것이며 결과에 따라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민주당 최규식 의원이 “노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무릎 꿇고 사죄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그럴 생각이 있다.”고 답했으며, 천안함 사고 유가족을 동물에 비유한 발언에도 “진정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1998년 서울 사직동으로 위장전입했다가 5개월 만에 다시 홍제동으로 주민등록을 옮긴 것과 관련, “(위장전입은) 당시 법 위반 행위”라고 시인하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2007년 모친상 때 1억 7400만원의 부의금을 받은 것에는 “경찰 동료들이 십시일반 도와준 것일 뿐”이라며 ‘부정한 재산 증식’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는 국회 운영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 쌀 지원과 관련, “추석도 가까워 온 만큼 인도적 차원에서 쌀 지원문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개헌에 대해서는 “시기적으로 금년에 이뤄지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개헌은 국회가 하는 것인 만큼 특임장관이 되면 국회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취임하면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 문제를 적극적으로 점검하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영리병원 도입 논란과 관련, “현 정부는 의료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며 “장기적으로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행 의료서비스의 취약점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영리병원 도입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중복 게재 의혹과 관련, “주석을 달지 못한 것이 실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24~25일에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다. 민주당은 이날도 김 후보자에 대해 거창 소재 H종합건설 대표와의 관계에 의혹을 제기하는 등 맹공을 가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이명박정부 반환점 여론조사] “5년 단임 대통령제 유지”54%… 변화보다 안정 원해

    [이명박정부 반환점 여론조사] “5년 단임 대통령제 유지”54%… 변화보다 안정 원해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8·15 경축사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다시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권력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개헌 논의가 올 하반기부터 정치권에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국민들은 ‘변화’보다는 현 체제의 ‘유지’를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 10명 중 4명은 개헌 논의는 ‘차기 대선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질문에 대해 ‘현행 유지’(54.3%)라는 응답이 ‘바꿔야 한다(41.6%)’는 의견보다 12.7%포인트나 높게 나왔다. 5년 단임제를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는 응답은 남성(47.6%)에 비해 여성(60.9%)이 높았다. 고소득층일수록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월소득 499만원 이하 응답자까지는 모두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앞섰다. 그러나 월소득 500만원 이상의 응답자 중에서는 51.7%가 단임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고 밝혀 ‘현행 유지(44%)’보다 높았다. 만약 5년 단임제를 바꾼다면 바람직한 권력구조 형태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4년 중임 대통령제라는 응답이 4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통령이 외교, 국방을 맡고 총리가 국내 경제와 행정을 맡는 이원집정부제(22.9%), 내각책임제(20%) 순이었다. 4년 중임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도는 월소득 300만원 이상의 중산층이 50%대로 높게 나타난 반면 299만원 미만의 저소득층은 30%대로 낮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강원·제주(51%), 서울(48.8%), 대구·경북(48.3%)이 높았다.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응답자의 52.7%는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지지했다. 권력구조를 바꾸기 위해 개헌을 추진할 경우, 적당한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6.3%가 ‘내년 하반기 이내’라고 답했다. 올해 하반기가 15.8%, 내년 상반기 20%, 내년 하반기 11.4%였다. 반면 개헌논의를 ‘차기 대선 이후에’ 하자는 의견도 40.1%에 달했다. 이런 의견은 여성(42.1%)이 남성(38.1%)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젊은 세대일수록 개헌 논의를 차기 대선이 끝나고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20대(46.4%), 30대(43.7%), 40대(45.1%)가 모두 40%를 넘는 의견을 보인 반면 50대(37.6 %)와 60대 이상(26.3%)은 낮았다. 지역적으로는 서울(45.3%), 인천·경기(43.8%), 부산·울산·경남(41%)의 응답자 중에서 개헌논의를 유보하자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소득수준별로는 중산층 이상에서 개헌 논의를 차기 대선이후에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월소득 300만~499만원 미만이 42.8%, 500만원 이상이 49.7%였다. 반면 99만원 이하(23.2%),100만~299만원 미만(39.5%)은 낮게 조사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역발상의 리더십’만이 실패를 막는다

    [김형준 정치비평]‘역발상의 리더십’만이 실패를 막는다

    이명박(MB) 정부가 반환점을 돌아 곧 집권 후반기를 맞이한다. 집권 전반기는 역대 정부와 비교해볼 때 몇 가지 독특한 특성이 있었다. 첫째, 대선에서 531만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했지만 MB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대통령의 권위가 여지없이 무너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고소영·강부자 내각’으로 희화화됐던 인사 실패, 공천 파동에 따른 박근혜 전 대표와의 갈등 심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촉발된 촛불 집회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둘째, 지역(영남)과 이념(보수)의 강력한 기반을 갖고 있는 여당 내 비주류의 존재로 대통령의 핵심 국정 어젠다가 번번이 좌초되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반대로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폐기 처분된 것이 대표적인 것이다. 셋째, 대통령 지지율이 끝없이 추락했다가 반등하는 롤러코스트의 모습을 자주 보였다. 집권 초기 20%대까지 급락했던 MB 지지도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국정운영기조를 ‘친서민 중도 실용’으로 전환하고, 예고 없이 엄습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극복함으로써 지지도 반등에 성공했다. 더구나, 50%대의 안정적인 대통령 지지도에 힘입어 중간 평가 성격의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의 승리를 노렸지만 결과는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그러나, 지방선거 참패 이후 국정운영 기조를 변화와 쇄신, 통합으로 바꾸면서 추락했던 대통령의 지지도를 다시 한번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리서치 앤 리서치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방선거를 거치며 야당에 힘을 실었던 30대와 40대에서 MB 지지도가 각각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전반기에 보여주었던 MB 국정운영 리더십의 부침 현상은 모두 대통령의 지지도가 안정적이지 못하고 휘발성이 강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특성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 집권 후반기를 맞이했던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몇 가지 유혹에 빠졌다. 차기 대선 과정을 주도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정권을 이어가도록 하고, 남은 기간 동안 불멸의 업적을 남겨 역사적인 평가를 받으며,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은 유혹들이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유혹들은 오히려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독이 됐다. DJ는 YS가 집권 말기 정치적 뇌사 상태에 빠지는 것을 보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DJ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다. DJ와 노 전 대통령 모두 “자신은 결코 전임 대통령처럼 되지 않겠다.”고 수없이 다짐하고, “나는 예외이다.”라고 굳게 믿었지만 실패한 대통령의 길을 피할 수 없었다. ‘5년 단임제’라는 통치구조가 잉태한 피할 수 없는 실패의 굴레였는지 모른다. MB가 이러한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역발상의 리더십’을 통해 집권 후반기의 취약한 통치 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MB 정부 집권 후반기 통치 환경은 강점과 기회 요인보다는 약점과 위협 요인이 더 강하다. 더구나, 역대 대통령들이 빠졌던 것보다 실패를 잉태할 수 있는 훨씬 강력한 유혹들이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MB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보다는 무엇을 버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보다는 어떻게 되면 확실히 망할 수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은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또한, 개헌과 같은 새로운 정치 실험을 하기보다는 무엇을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 매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은 취임사를 다시 꺼내 국민에게 무엇을 약속했고 어떤 희망을 주었는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전반기에는 대통령이 하나에서 끝까지 모든 것을 처리하는 ‘만기친람의 리더십’을 펼쳤다면, 후반기에는 당과 총리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줘서 정부 여당에 활력이 넘치도록 해야 한다. 집권 후반기가 되면 어김없이 도래하는 레임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권의 제2인자로 불리는 특임장관에게 막강한 힘을 실어주어 레임덕을 막고, 그를 통해 대통령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유혹에 불을 댕기려 한다면 실패의 길로 빠르게 접어들 수 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 “터키원전 정부간 협약 11월 성사될 것”

    김영학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16일 터키가 흑해연안 시놉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원전사업과 관련해 11월 정부 간 협약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출입기자들과 퇴임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이외에 터키 등 다른 곳에서 한 건만 더 수주계약이 성사된다면 우리나라의 원전산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 간 협약은 우리나라가 터키 원전에 대해 우선권을 갖고 수주 협상을 해나간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원전사업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말 UAE에서 수주한 원전 4기(400억달러 규모) 사업의 절반 규모다. 김 차관은 “터키가 개헌하고 총선을 치른 뒤 상황이 안정되면 오는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양측이 (정부 간 협약에)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이대통령 8·15 경축사] 여 “대통합·선진화 시의적절” 야 “국민 혼란 말뿐인 경축사”

    [이대통령 8·15 경축사] 여 “대통합·선진화 시의적절” 야 “국민 혼란 말뿐인 경축사”

    한나라당은 15일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대해 “대통합과 선진화라는 과제 속에 ‘함께 가는 국민, 더 큰 대한민국’을 역설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축사에서 언급된 극단적인 대결정치와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정치 선진화를 현실화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공허한 말뿐인 경축사”라고 폄하했다. 조영택 비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느닷없이 ‘공정한 사회’를 주장한 것은 전술적·인위적 의도를 느끼게 한다.”며 “남 탓으로 일관해온 현 정권이 국민 화합과 정치 선진화를 주장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통일세 신설 논의 제안은 “뜬금없는 주장”이라고 했고, 일본 총리 담화가 진일보한 것이라는 대통령의 평가에는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은 “불행한 역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비전 제시문제를 국민과 국회에 전가한 매우 미흡한 경축사”라고 깎아내렸다. 박선영 대변인은 개헌과 관련, “대통령이 개헌 의지가 있다면 직접 발의하면 될 일이지, 국회에 전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통일세 제안은 “기금이든 세금이든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4대강 사업 등으로 재정 건전성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경제적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한 꼼수가 아닌지 짚고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이대통령 8·15 경축사] “공정한 사회라야 개천에서 용 난다는 게 MB철학”

    [이대통령 8·15 경축사] “공정한 사회라야 개천에서 용 난다는 게 MB철학”

    “‘공정한 사회’의 가치가 지켜질 때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가 가능하다는 철학을 이 대통령은 늘 갖고 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15일 8·15 경축사의 내용에 관한 브리핑을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실장은 “이 대통령의 임기 중반을 맞는 이 시점에 기·승·전·결로 볼 때 앞으로 남은 ‘전’과 ‘결’까지 클라이맥스를 이런 부분(공정한 사회의 가치)이 확고히 뿌리내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가난하다고 해서 그 자제까지 교육의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는 나라가 돼서는 희망이 없다.”면서 “가난하다고 기회를 못 갖는 사회를 시스템적으로 공정하게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는 것, 더 기회가 확대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게 경축사에 담긴 대통령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통일세 언급과 관련해서는 “일부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적절하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미리 준비할 상황이고 통일 비용 등 내부적인 준비도 박차를 가하자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개헌문제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영향력을 미치는 정치 분야가 선진화돼야 본격적으로 대한민국이 업그레이드되지 않겠느냐는 차원”이라면서 “정치권에서 먼저 (개헌논의가) 시도돼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그런 방법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8·15 경축사는 6·2지방선거가 끝난 뒤부터 이전 2기 참모진이 원고작업을 시작했고, 새로 가세한 3기 참모진이 가필하면서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 달 전부터는 원고 성안에 직접 관여했으며, 핵심 참모들과 10여차례의 독회를 통해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장시간 독회가 진행될 때는 샌드위치로 식사를 해결하기도 했다. 이달 초 휴가지에 두꺼운 초안을 가져가 메시지를 다듬었고 소설가 이문열씨를 휴가지로 초청해 이틀간 시간을 함께 보내며 경축사 내용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특히 통일세 논의를 제안하는 대목은 이 대통령이 직접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광복절 이틀 전인 지난 13일 마지막 독회를 마쳤고, 14일에는 신임 참모진과 청계천을 산책한 뒤 관저로 돌아와 완성된 경축사 원고를 꼼꼼히 검토하면서 ‘퇴고’에 몰두했다. 경축사 원고를 확정하는 작업에는 임태희 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김두우 기획관리실장 등이 참여했다.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과 김상협 녹색성장환경비서관 등도 관여했다. 임 실장은 이번 경축사의 키워드인 ‘공정’을 발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李대통령 “통일세 준비할 때 됐다”

    李대통령 “통일세 준비할 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통일은 반드시 온다.”면서 “그 날을 대비해 이제 통일세(稅) 등 현실적인 방안도 준비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 65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 경축사를 통해 “이 문제(통일세)를 우리 사회 각계에서 폭넓게 논의해주시기를 제안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간 통일비용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는 있었지만, 대통령이 통일세 등 통일 비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언급을 직접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통일세 등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조세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금 남북관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주어진 분단상황의 관리를 넘어서 평화통일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면서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민족공동체의 순으로 이행하는 3단계 통일방안을 제안했다. 과거 김영삼 정부 때와 비슷하지만 당시는 평화와 경제공동체가 동시 진행될 수 있는 개념이었으나 이번에는 비핵화의 중요성을 감안, 평화공동체가 반드시 선결되도록 한 점이 다르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공정한 사회’라는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공정한 사회는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지는 사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사회야말로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다. 앞으로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공정한 사회라는 원칙이 확고히 준수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과 생활공감 정책을 더욱 강화하여 공정한 사회가 깊이 뿌리 내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개헌과 선거제도,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 선진화 과제를 거론,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추진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개헌도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의 정치도 ‘권력의 정치’에서 ‘삶의 정치’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식민 지배 사과’ 담화와 관련, “일본의 진일보한 노력으로 평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과제가 아직도 남아 있고 한일 양국은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면서 “역사를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함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야말로 한국과 일본이 가야할 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이대통령 8·15 경축사] “국회 적극 나서야”… 하반기 정국 달굴 듯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2월 제한적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것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정치 선진화를 통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기 위해서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당부도 경축사에 들어갔다. 올해말까지 개헌논의를 마치지 못하면 개헌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개헌문제를 다시 들고 나온데 이어 이재오 특임장관의 주 임무가 개헌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까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올 하반기 정국은 ‘개헌 이슈’가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9월 정기국회에서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야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 조차 개헌논의를 둘러싼 접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 시기적으로 이미 늦었다는 반박도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개헌 논의는 민주당에서 먼저 제기해 줘야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거제도 역시 국회에서 뚜렷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이 검토될 수 있지만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는 기초의원 선거구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뿐 국회의원 선거제도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늦은 감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가 적기”

    “늦은 감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가 적기”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미래한국헌법연구회’의 여야 공동대표들은 12일 개헌 시기에 대해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그나마 이번 정기국회부터 내년 상반기까지가 마지막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연구회의 공동대표인 한나라 이주영·민주당 이낙연·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을 발언대 형식으로 정리했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 국민과 함께하는 개헌을 해야 한다. 대통령이나 주변 권력들이 정파적으로 접근해서는 개헌에 성공하기 어렵다. 특정 정파 또는 권력자가 주도하는 식의 개헌은 동력을 얻을 수 없다. 특히 각 정파에서 당론을 정하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국민 다수가 원하는 방향의 개헌안을 국회에서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시기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하는 것이 좋다. 이 시기를 넘기면 개헌은 더이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 지금도 늦은 감이 있지만, 18대 국회 들어서 지금까지는 미디어법, 예산국회, 지방선거 등 큰 정치적 어젠다들이 있었기 때문에 개헌 논의가 힘을 받을 수 없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큰 선거도 없고 주요 이슈가 없기 때문에 개헌을 할 수 있는 적기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 현재 상황에서 미래한국헌법연구회 측에서 개헌과 관련해 주도적으로 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여야 원내대표가 개헌 특위를 만들고 특위에 연구회 멤버들 중심으로 활동하라고 할 수는 있겠다. 그동안 여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국회 차원에서 먼저 개헌 논의를 해야 한다는 제안은 진작부터 했지만, 지금까지는 전혀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었다. 현재는 전반적으로 개헌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다시 개헌이 쟁점화됐으니 여야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기를 기대한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 개헌을 하기 위한 시기가 이미 지났다는 의견도 있지만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지금이라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많은 쟁점들이 논의가 돼 왔기 때문에 개헌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문제의식만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야는 물론 각 계파별로 정파적 이해관계 갖고 개헌문제 다루고 접근하면 정치적 논쟁으로 변질될까 우려된다. 지금까지 개헌 논의가 제대로 안 됐던 것도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접근하면서 서로 상대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개헌 특위를 중심으로 전문가와 시민단체 모두 참여해야 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정치권 ‘개헌’ 필요성 공감하지만 추진 주체는 안갯속

    정치권 ‘개헌’ 필요성 공감하지만 추진 주체는 안갯속

    개헌이 오리무중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수차례 의지를 내보였고, 최근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특임장관 내정으로 다시 화두로 떠올랐지만 정작 개헌을 추진할 주체는 눈에 띄지 않는 다소 이상한 상황이다. 형체도 없이 소리만 나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 임기내 개헌은 끝났다.’는 전망이 나오는 동시에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도 진행중이다. 정작 개헌 주제를 재부상시킨 이 의원은 이 논의에서 배제되는 분위기다. “실세가 나서서는 될 일도 안 된다.”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의 발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정파색을 띨 수밖에 없어 역사적 책무보다는 정치공학적 차원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과거와 같이 정치권 몇몇 핵심 간의 ‘물밑 교섭’이 아닌, 공적 협상을 통해 일을 추진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그간 여야 협상을 통해 ‘공식적’으로 개헌을 논의해온 여야 의원들은 한결같이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다. 2012년 총선을 비롯해 각당의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의원·지역·정당 간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를 조정할 시간이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8월 국회의장 직속 헌법연구 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도 ‘6월 지방선거 이전이 적기’라고 했다. 이해관계 조정이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을 통하면 ‘급행’을 탈 수는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권내부의 정치지형 때문에 손대기가 쉽지 않은 처지다. 친박 쪽에서는 개헌카드가 친박계를 견제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당내에서도 ‘자칫 한나라당 주류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의 갈등을 자극해 당을 두동강 낼 수도 있다.’고 할 만큼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당 한편에서는 ‘민주당이 개헌 논의 과정에서 여권의 분열을 노리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어 누구 하나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대통령을 포함해 여야 상당수 의원들과 여러 정치전문가들이 개헌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음에도 누가 나서서 일을 추진할 수 없는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18대 국회 초반에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나서 적극적으로 공론화를 유도했으나 후반기 박희태 의장은 다소 미온적이다. 박 의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헌은 고도의 정치 사안으로 무소속인 국회의장이 나설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개헌은 판도라 상자와 같아서 갈등이 뒤따를 수 있으므로 제도권에서 절제 있게 주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중앙대 장훈 교수는 “개헌이 워낙 큰 제도의 변동이고 국가의 근본적인 틀을 변경하는 문제인 만큼 아주 커다란 모멘텀이나 국민적인 합의가 있지 않으면 이뤄지기가 쉽지 않은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나마 개헌이 이뤄진다면, 오는 9~10월 중 국회 내 개헌특위 구성이 시기적으로나 방법론 측면에서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데는 정치권과 전문가 그룹의 견해가 일치한다. “국회의원 186명이 등록된 국회미래한국헌법연구회 등을 통해 학술적 검토는 충분히 이뤄진 만큼, 초기에 개헌의 방향과 범위의 가닥을 잡아 일을 추진해 나간다면 기대해 볼 수는 있다.”는 전망들이다. 물론 여기에도 “국민적 합의없이 정치권이 밀고 나가려 한다.”는 저항이 뒤따를 수 있다. 김정은·허백윤기자 kimje@seoul.co.kr
  • 주요 정치인들 생각은

    주요 정치인들의 개헌 구상은 저마다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은 ‘제한적 개헌’이다. 지난 2월 취임 2주년을 맞아 가진 한나라당 당직자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남은 과제는 제한적이지만 헌법에 손을 대는 것”이라면서 선거법 개혁과 행정구역 개편을 언급했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4년 중임제, 대선·총선 동시 실시’에는 줄곧 긍정적이었다. 2009년 5월 미국 스탠퍼드대 초청 강연에서도 “대통령이 4년 일하고 국민이 찬성하면 한번 더 기회를 주는 게 좋다.”고 했다. 반면 한나라당 지도부에서는 대체로 ‘분권형 대통령제’ 등 권력을 분산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현행 대통령중심제를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대통령이 외교안보를 책임지고, 국회에서 뽑히는 총리가 사회·경제 등을 담당하는 식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도 “제왕적 대통령제는 한계에 이르렀다.”며 이를 선호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대통령의 구상에 가깝다. 그러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개헌은 절차가 복잡하고 국회의원 3분의2의 발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안 되는 개헌을 하자고 하면, 개헌은 안 되면서 힘(국력)만 빠져나간다.”고도 했다. 야당의 태도는 조금씩 변화를 가져왔다.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여름에는 “지금은 개헌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으나 지난 7월 안상수 대표가 개헌을 제안한 뒤에는 “여당 단일안을 먼저 내놓은 다음, 이를 놓고 국민과 소통하고 야당과 타협·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 의지가 있었다면 집권 초기에 했어야 마땅하다. 개헌의 필요성은 있지만 시기는 실기(失期)했다.”며 일축했다. 앞서 6월에는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선거구제 개편, 지방행정구역 개편과 개헌을 화두로 내밀고 있다는 것은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여당 내부에서조차 요구하는 전면 쇄신을 거부한 채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여건이 조성된다면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해 볼 만하다.”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개헌 문제는 권력자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될 일도 안 된다. 개헌 논의는 여야 의원 모임인 미래한국헌법연구회가 주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공식 협상 테이블을 가동할 뜻을 밝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8·8개각 지상청문회]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

    [8·8개각 지상청문회]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특임장관으로서의 역할과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대우조선해양 인사 의혹을 파헤쳐 이 후보자를 압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직접적 연관성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자기관리가 엄격한 편이어서 재산, 병역 등 개인적인 문제점은 부각되지 않을 전망이다. ① 재산 올 4월2일 관보에 게재된 이 후보자의 재산총액은 4억 6344만 9000원이다. 이는 2008년 4월 18대 총선 후보등록 당시 신고한 3억 1523만 8000원보다 1억 4821만 1000원 늘어난 금액이다. ② 병역 1965년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이유로 중앙대에서 제적당한 이 후보자는 이듬해 1월 경찰에 체포돼 강제징집됐고, 경기도 포천 이동 도평리 육군 제5사단 공병대에서 복무하다 69년 4월 제대했다. ③ ‘대우조선해양 게이트’ 연루 의혹 야권은 이 후보자의 측근 3명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고문으로 임명된 것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재임한 남상태 사장의 로비창구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남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또 남 사장이 ‘입김’을 넣어준 이 후보자의 미국 체류 비용을 대줬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쪽은 “야권에서도 말만 무성하지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지 않으냐.”면서 “미국에서는 체류비용이 많이 들지도 않았고 현지에서 받은 강의료 등으로 충당했다.”고 설명했다. ④ 4대강 사업 논란 이 후보자는 7·28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에서 ‘대운하 전도사’라고 몰아붙일 때도 “은평 지역에 강이 흐르냐.”고 반박했을 뿐 4대강 사업에 대해 직접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측근들은 “특임장관이란 자리가 대통령과 총리의 지시를 이행하는 자리이니 입장도 같지 않겠느냐.”며 간접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⑤ 특임장관의 ‘미션’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특임장관으로서의 역할이다. 이 후보자의 정치적 위상을 볼 때 개헌이나 선거구 조정 등에 관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올 2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정치개혁’을 화두로 던진 뒤 “개헌부터 시작해서 정당선거, 이 모든 게 다 정치개혁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금년 연말까지는 (개헌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쪽 관계자는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뿐이고, 개헌의 구체적인 방향이나 내용 등에 대해 논의나 연구를 진행한 것은 없다.”면서 “선거구 조정 역시 지금 국회에 걸려 있는 행정구역체제 개편과 맞물려 있고, 정부쪽에서 먼저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⑥ ‘수렴청정’ 장관? 야권에서는 개각 직후 ‘인턴총리’, ‘특임총리’ 등의 비유를 내놨다. 이 후보자가 ‘젊은 총리’를 대신해 사실상 전권을 휘두를 것이란 우려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나이는 상관없고, 직급에 따르면 된다.”고 못을 박았다. 이 후보자측 관계자도 “젊다고 해서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그렇게 만만한 인물로 보이느냐.”고 반문했다. ⑦ 차기 대권 구도 지각변동 이 후보자와 김 국무총리 후보자의 입각으로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 경쟁 구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친박계는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개각 직후 “특임장관의 업무상 박근혜 전 대표를 자주 뵙게 될 것”이라고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이 후보자의 측근도 “대권에 대해서는 한번도 직접 언급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원해결사를 자처하며 전국을 돌아다닌 국민권익위원장 시절의 행보를 두고서도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사전준비작업이라는 평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탁상행정으로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현장을 찾아다닌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⑧ 실업자, 재수생 관련 발언 파장 이 후보자는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취업자들을 지방공단이나 중소기업에 먼저 일하게 한 뒤 대기업 입사 자격을 주는 방법, 재수생을 없애고 우선 공장이나 농촌에서 일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 등을 내놨다. 이에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 후보자는 트위터를 통해 “덮어놓고 욕만 할 것이 아니고 내 뜻은 일자리 문제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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