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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당 체제’ 첫 회동… 개헌특위 36명 구성 합의

    정치권이 28일 ‘개헌’ 논의에 공식적인 첫발을 뗐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새누리당 김선동, 국민의당 김관영, 개혁보수신당 정양석 등 4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4당 체제’ 출범 이후 첫 회동에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 정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4당은 개헌특위 위원 정수를 기존 18명에서 36명으로 2배 확대키로 했다. 민주당 14명, 새누리당 12명, 국민의당 5명, 개혁보수신당 4명, 비교섭단체 1명씩으로 배분했다. 위원장을 새누리당 몫으로 하는 데 야 3당이 동의했고 야당의 정수 확대 요청을 새누리당이 수용했다. 새누리당은 5선의 이주영 의원을 위원장으로 내정한 상태다. 여야는 또 29일 본회의를 열어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를 국회 운영위원장으로 선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야는 개헌특위를 포함한 8개의 국회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의석수에 따라 민주당 3개, 새누리당 3개, 국민의당 1개, 개혁신당 1개로 배분하기로 했다. 다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활동 기간 연장안에 대해서는 특위 위원들이 논의해 도출한 결정을 존중하기로 합의했다. 아직은 ‘허니문’ 기간인 탓인지 4당 체제 첫 회동은 별다른 충돌 없이 원만하게 진행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종인 “문재인, 국민성장이란 단어 쓰면서 경제민주화를 슬쩍 빼버렸다”

    김종인 “문재인, 국민성장이란 단어 쓰면서 경제민주화를 슬쩍 빼버렸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8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싱크탱크를 만들면서 국민성장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박근혜 대통령과 비슷하게 창조경제를 말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슬쩍 빼버린 그런 스타일로 넘어가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7일 시사IN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해 “그분 영입은 아주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끝까지 함께 가면서 다음 대선에도 힘을 모으길 바랐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당이라는 것은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민주당이 패권정당이라고 비판을 받던 때에 살려달라고 해서 내가 올해 1월에 왔는데 내가 무슨 특별한 이야기를 했다고 거기에 대해서 걱정을 한다고 오늘 신문에서 처음 봤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민주화라는 것이 원래 새누리당 정강정책에 들어가 있다”면서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앞서 강조했지만 나와 갈등하다가 당선된 뒤 경제민주화를 없애고 들고 나온 말이 창조경제”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를 국민과 약속한 대로 제대로 실행했다면 (박 대통령이) 재벌하고 손도 안 잡았을 것”이라면서 “최순실을 넣어서 오늘날 이런 사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보수신당이 민주당과 주장하는 게 비슷하기 때문에 임시국회를 열면 함께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정책을 끌고 가는 과정에서 (개혁보수신당과) 협력은 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개헌이 필요하고 대통령 임기 단축도 가능하다고 밝힌 데 대해 “임기 단축이라는 말은 개헌을 했을 때의 이야기”라면서 “임기 단축을 전제로 개헌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개혁 신당, 서민적·도덕적 보수 약속 꼭 지키길

    개혁보수신당이 국회 교섭단체 등록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국회가 26년 만에 1여3야의 4당 체제로 재편됐다. 거야(巨野)의 탄생으로 여권은 개헌 저지선마저 무너졌다. 개혁보수신당 창당추진위원회는 어제 국회에서 원내교섭단체 등록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의 일원으로서 국민이 만들어 준 정권이 주권자의 뜻에 부응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새누리당을 망가뜨린 ‘친박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새롭게 출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 함께 사는 포용적 보수,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먼저 챙기는 서민적 보수, 부정부패를 멀리하는 도덕적 보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책임지는 보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개혁보수신당의 출범에 야권은 최순실 게이트에 동조한 것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하면서도 개혁 입법 처리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개혁보수신당의 출범은 먼저 국회 의석 분포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121석, 새누리당 99석, 국민의당 38석, 개혁보수신당 30석, 정의당 6석, 야당 성향 무소속 6석 등으로 재편됐다. 4당 체제가 등장한 것은 1990년 평화민주당을 제외한 민정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이 ‘3당 합당’을 한 후 26년 만이다. 최순실씨 국정 농단과 탄핵 정국이 가져온 4당 체제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은 개헌 저지선마저 붕괴됐다. 이는 야권이 뜻을 같이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여권은 야권의 도움이 없이는 국정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국회선진화법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혁 입법 처리는 물론이고 개헌 발의도 할 수 있다. 개혁보수신당 출범과 함께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국회에 계류 중인 개혁 입법을 서두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야권은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개혁 법안을 처리하자고 러브콜을 보냈다. 그동안 야권은 재벌개혁, 검찰개혁, 언론개혁, 정치·사회 개혁을 주장했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국회선진화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개혁 입법 가운데 이념 성향이 적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비선실세축재환수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설치법, 방송법 등의 국회 통과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정교과서금지법 등 이념 성향이 강한 법안까지 개혁보수신당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내년 2월 임시국회가 개혁보수신당의 정체성과 진정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의석수만 믿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협치가 아니다. 4·13 총선에서 확인된 민의는 소통의 정치와 협치의 정신을 요구했다. 정치권은 4당 체제에서 협치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거대 야권은 여당인 새누리당과 국정 혼란의 책임까지도 나눠 가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밀어붙이기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시진핑의 야심…‘10년 +α’ 장기집권 노려

    시진핑의 야심…‘10년 +α’ 장기집권 노려

    WSJ, 中공산당 인사들 발언 보도 내년 당대회 후계자 낙점 안 할 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임기 10년을 채운 2022년 이후에도 계속 권좌에 머무는 장기 집권 시나리오가 서구 및 중화권 매체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중국 공산당 내부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시 주석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모델로 삼아 계속 집권할 것을 강력하게 원한다”고 보도했다. 공산당 최고 지도부와 정기적으로 만난다는 당의 한 핵심인사는 WSJ에 “시 주석이 현재 후계자가 부상하는 것을 막고 있다”면서 “내년 당 대회에서는 이전과 달리 차기 주석 및 총리 후보를 낙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집권 연장을 준비하는 측근들은 “마오쩌둥(毛澤東)이 나라를 세웠고 덩샤오핑(鄧小平)이 국가를 부유하게 만들었다면, 시 주석에게는 강국을 건설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면서 “경제 위기와 서방의 위협에 대처하려면 시 주석의 임기는 20년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현행 중국 헌법에는 주석의 임기가 10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이 2008년 개헌을 통해 본인이 2024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은 것처럼 중국 헌법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헌법 개정은 공산당의 통제에 있는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과반이 찬성하면 가능해 다른 국가보다 쉽다. 시 주석이 집권을 연장하면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서기가 총리에 오르고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청 주임이 기율위 서기가 될 것이라고 WSJ는 예측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권력 서열 3위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편 홍콩 잡지 쟁명(爭鳴)은 “정치국과 제19차 당 대회 준비조가 당 총서기제 대신 주석제를 도입해 시 주석의 권력을 강화하고 상무위원회를 무력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개혁안이 시행되면 마오쩌둥처럼 당 중앙위원회 주석을 맡을 시 주석이 중앙서기처를 통해 각 성·시와 각 부처 당위원회에 명령을 하달함으로써 권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반기문 “개헌, 대선 전이나 차기 정권서 꼭 해야”

    반기문 “개헌, 대선 전이나 차기 정권서 꼭 해야”

    반기문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1987년 헌법은 오늘날에 맞지 않기 때문에 개헌은 틀림없이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반 총장은 지난 23일 미국을 방문한 충북 출신 새누리당 경대수·박덕흠·이종배 의원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런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 의원에 따르면 반 총장은 “내년 대선 이전에 개헌을 해야 하며, 어렵다면 차기 대통령의 임기 초에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과 아들의 특혜 채용, 골프장 예약 혜택 의혹에 대해서는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이며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고 한다. 이필용 충북 음성군수는 “반 총장이 1월 15~20일쯤 귀국한 뒤 국민에게 드리는 첫 메시지를 음성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귀국 직후 국립현충원·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부산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예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비박들 탈당한 날… 새누리 ‘2차 내전’ 조짐

    새누리당에 잔류하는 주류 친박(친박근혜)계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출범시키고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시도할 계획이다. 그래야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비주류의 2차 탈당 규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혁신의 성패는 친박계 핵심 세력 청산을 포함하는 인적 쇄신을 어떻게 이뤄내는지에 달려 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27일 주류 친박계의 최순실 사태 책임론에 대해 “최씨의 존재를 몰랐다고는 하지만 박근혜 정부 4년을 이끌었던 부분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면 당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고 모두 죽는다”고 말했다. 다만 친박 핵심 의원에 대한 인적 청산을 의미하는 질문에 “책임을 묻는다 해도 절차와 법에 따라야지 ‘인민재판식’으로 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인 내정자가 인적 청산을 예고하자 친박 주류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서청원 의원의 최측근 이우현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인 내정자를 향해 “당내 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너무 개혁적인 것을 말하면 당의 혁신이 아니라 당의 분열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주류 원내대표단은 이날 “비주류의 1차 탈당은 실패”라고 평가절하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초 35명 탈당자가 있을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는데, 그 숫자를 채우지 못한다면 인명진·정우택표 개혁안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30명이든 33명이든 공식 발표한 대로 35명을 못 채웠으면 실패”라고 했다. 이어 “혁신을 내세운 오늘의 탈당이 실제로는 개인적 정치 야심이나, 정파적 구원, 특정 대선주자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행태로 비치지 않길 바란다”면서 “보수 대통합의 길에서 만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개헌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추진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국회 개헌특위가 본격적으로 운영이 되면 적절한 시점에 대선 전 개헌을 당론으로 채택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류 초선의원 22명은 성명서를 내고 “국민이 원하는 것은 보수의 진정 어린 반성과 개혁이며, 탈당은 반성과 개혁에 역행하는 명분 없는 보수 분열일 뿐”이라면서 “당의 쇄신 과정을 예의주시하며 오직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서 보수의 성공적 혁신에 밀알이 될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단독] 안철수 “유승민·김무성과 연대 없다”

    [단독] 안철수 “유승민·김무성과 연대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는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했던 사람은 모두 책임져야 한다. 유승민·김무성 의원과는 앞으로도 연대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친문(친문재인)과 친박(친박근혜)을 제외한 모든 정치세력을 아우르는 ‘제3지대론’과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칭 ‘개혁보수신당’의 유 의원이 전날 “안 의원과 연대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대한민국 만악(萬惡)의 근원은 책임지지 않는 풍토”라며 “거기(개혁보수신당)는 진솔한 참회와 반성은 물론이겠지만, 나라를 망쳐 놓고 다음 정권을 욕심 낼 자격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치를 하시겠다고 한 뒤 어떤 정치를 하는지 보고 (연대 가능성을)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결선투표제 공론화에 나선 안 전 대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입장은 굉장히 헷갈린다”면서 “‘찬성하지만 지금은 어렵다’고 하는데 그러면 정치를 왜 하는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비유하자면 경제가 어렵다고 못살리는 게 아니라 해법을 찾는 게 정치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2018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주장한 안 전 대표는 “광장 민심은 대통령만 바꾸는 게 아니라 개혁입법과 개헌 등 나라를 바꾸라는 것”이라면서 “문 전 대표도 국민 요구에 굴복해 개헌을 약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서는 “정부 간 협정을 차기 정부에서 뒤집는 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한·일 위안부 합의는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뉴스 분석] 1與 3野… 개헌·정책 합종연횡 시작

    [뉴스 분석] 1與 3野… 개헌·정책 합종연횡 시작

    안보·경제 사안별로 주도권 경쟁 민주·국민의당 “개혁 입법” 구애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29명과 앞서 탈당한 무소속 김용태 의원이 27일 개혁보수신당(가칭)에 합류하면서 국회가 21년 만에 4당 체제로 전환됐다. 표면적으로는 1여(與) 3야(野) 구도이지만 각종 현안을 놓고 언제든지 2여 2야 구도가 될 수도 있어 정국 주도권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여야가 가장 먼저 직면할 합종연횡의 장은 ‘개헌’이다. 국민의당이 개헌을 당론으로 채택한 데 이어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대선 전 개헌을 당론으로 채택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에는 개헌파와 호헌파가 혼재돼 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후 개헌’을 주장한 데 대해 같은 당 김종인 전 대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개헌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개혁신당의 김무성 전 대표는 대표적인 개헌론자이지만, 유승민 의원은 개헌에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개헌 연합 전선’을 형성하며 민주당과 신당 세력에 맞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책지형의 변화도 매우 복잡할 것으로 관측된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99석의 2당으로 전락하면서 정부의 정책 주도권은 더욱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4당이 현안에 따라 어떻게 짝짓기를 하느냐에 따라 국정의 방향도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입장이 둘로 명확하게 갈렸던 2당 체제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국회선진화법도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날 “개혁 입법안 처리에 나서겠다”며 개혁신당을 향한 ‘러브콜’을 보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방·안보 이슈에서는 지향점이 서로 같은 새누리당과 개혁신당,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복지 분야에서는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추진하는 개혁신당이 민주당·국민의당과 궤를 같이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의 불가침 영역으로 인식돼 온 ‘증세 없는 복지’에 대대적인 수술이 가해질 수도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 안철수 “지금이 개혁 골든타임…개혁법안, 2월 국회서 통과시켜야”

    [단독] 안철수 “지금이 개혁 골든타임…개혁법안, 2월 국회서 통과시켜야”

    단호한 어조·비판 날 세운 ‘안철수의 정치’ -대담 이종락 정치부장 목소리에선 힘과 확신이 느껴졌다. 입버릇처럼 꺼내던 ‘새정치’, ‘4차 산업혁명’ 등 쉽게 와 닿지 않던 화두에 대한 언급은 줄어든 대신 ‘~할 여지가 없다’, ‘~할 자격이 없다’ 등 단호한 말투와 날 선 비판은 늘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광장의 요구 중 하나가 부패·기득권 체제를 바꾸라는 것이었고 지금이야말로 개혁의 적기”라며 “대선 전 가능한 범위에서 개혁이 이뤄져야 하고 대선 후에 하겠다는 세력은 ‘수구’라고 규정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검찰·경제·정치 등 3대 개혁과제를 제시하면서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강조했다. ‘결선투표제 도입에 유보적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안 전 대표의 시각에선 수구인가’라는 질문에 “만약 본인이 대선 결선투표제가 옳다고 생각하면 어려워도 관철하는 게 정치”라는 말로 대신했다.(국민의당은 이날 채이배 의원 대표 발의로 결선투표제 도입을 법제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헌과 관련, 안 전 대표는 “대선 전 개헌을 고집하는 것은 실현도 어렵거니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여의도에서 논의하고 국민투표에 부치는 시대는 지났다. 치열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력구조의 방향에 대해서는 “중임제 개헌은 논외다. 그냥 8년짜리 대통령을 뽑자는 것”, “국민 정서가 국회에 대한 신뢰가 낮다. 내각제로 가는 것은 국민 동의를 얻기 불가능하다”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대신 안 전 대표는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견제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지방분권을 제대로 실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이종락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국회 의원회관 518호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제3지대 연대론’이 끊이지 않는데. -대선 시나리오를 논할 때인가. 지금은 개혁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지금 아니면 못 한다. 대선 끝나고, 누가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는 개혁을 못 할 수 있다. 기득권이 반대했던 개혁과제(검찰·경제·정치 개혁)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기다. 탄핵에 찬성한 234명 중 180명만 모으면 국회 선진화법을 넘어서 어떤 개혁법안도 통과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내년 1월에 개혁법안을 토의하고 입법해 2월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최근 들어 개헌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하는가. -국민 기본권 향상, 지방자치, 대통령 권한 축소 등 크게 세 가지다. 국민 기본권 향상과 관련해서는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 책무가 제대로 규정되지 않았고, 복지에 대한 책무도 정확히 부여하지 않았다. 정보기술(IT) 시대에 정보 인권에 대한 부분도 필요하다. 미국 대통령은 집행권만 가진 데 비해 한국 대통령은 집행권과 예산권, 인사권, 입법권, 감사권까지 다 갖고 있다. 권력의 ‘절대 반지’를 끼고 나면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보듯 권력에 도취해 빠져나오지 못한다.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다. →권력구조 개편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가. -국민 정서가 국회에 대한 신뢰가 낮다. 대통령 권한을 없애고 전부 의회로 몰아주는 문제에 대해 동의 안 할 것이다. 내각제는 국민의 동의를 얻기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권한을 적절하게 축소하고 견제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선 결선투표제를 꼭 도입해야 하는가. 사회·경제적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우선 대통령은 반드시 50% 이상 국민 동의를 얻어 당선돼야 한다. 너무나 큰 개혁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다자구도에서 투표율 70%에서 30% 지지로 당선되면 사실상 (국민) 20%의 지지를 받는 것이다. 나머지 80% 국민은 찍지도 않은 대통령을 지켜보다가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비판할 것이다. 두 번째 정책선거가 돼야 한다. 다당제에서는 끊임없는 연대 시나리오가 나올 것이다. ‘정치공학’을 잘하는 쪽이 유리한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있어서는 안 된다.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네거티브를 막을 수 있다. 네거티브 선거를 열심히 하면 2등 안에는 들 수 있지만 적을 많이 만들어 결국 1등은 못 한다. →1차 투표 이후 또 다른 정치공학이 발동하지 않을까. -결선투표제가 없을 때는 정치인들에 의한 연대가 일어나는 것이고, 결선투표제가 있다면 국민이 만들어 주는 연대다. 결선투표제가 없을 때의 후보 단일화는 결과를 만들기 위한 연대이고, 결선투표제가 도입된다면 결과에 의한 연대가 일어난다. →문 전 대표는 개헌 사항이라는 이유로 결선투표제에 반대하고 있는데. -문 전 대표는 결선투표제에 대해 찬성하지만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면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 경제 살리기를 포기할 것인가. 그럼 정치를 왜 하나. 어려운 것을 알면서도 풀어 가는 게 정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한 번 더 무능정부가 들어서면 우리나라는 후진국으로 추락한다. 지금 우리나라를 살릴 수단이 제도적으로는 대선 결선투표제다. →지난 26일 제안한 야권 대선주자들의 ‘8인 정치회의’ 회동에 대해 문 전 대표 등 다수가 거부했는데. -현역 의원이 아닌 분(지자체장)들은 당에다 넘기고 있다. 당 차원에서도 하고 필요하면 정치인들끼리 하는 것도 중요하다. 법제화하고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므로 거기에 필요한 일을 하려고 한다. →한때 20%를 웃돌던 지지율이 8~10%로 답보 상태다. 탄핵 국면에서 가장 선명한 메시지를 내놓았는데도 변화가 없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높을 때도 그렇고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주어진 일을 하면 인정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탄핵 정국에서 선명성 있는 메시지를 내놓았다기보다는 어떤 것이 국가를 위해 올바른 선택인지를 우선으로 생각했다. 탄핵이 끝났다고 착각하는데 이제 시작일 뿐, 더 긴장해야 한다.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해야 할 때다. 안개가 걷히고 본격적인 국면이 드러나면 이제까지 (탄핵 국면에서 했던) 일들이 기록에 남아 있으니 (국민이) 판단을 해 주지 않을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국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물론 정부 간 협약을 다음 정부가 바로 끊거나 뒤집을 수 없다. 다음 정부에서 사드 배치를 철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미 국가 간 협약이 진행되고 있다면 다음 정부가 그 상황에서 국익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판단해야 한다. 자주국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를 누가 지켜 주겠나. 어려운 상황에서 이제 어떻게 하면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지 차기 정부는 고민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예상되는데. -우리가 얻어낼 것도 있다. 트럼프가 취임 전에 전략적으로 모든 것을 흔들고 있다고 본다. 그것을 모두 뒤집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협상해 보자는 것이다. 우리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등을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다. →2012년의 안철수와 현재의 안철수는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 -초심은 똑같다. 원래 정치를 시작한 목적이 변화의 열망을 실현시키는 도구가 되기 위한 것이었다.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4년간 달라진 것은 경험이다. 두 번에 걸친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 등 5번의 선거를 거쳤다. 무엇보다 가장 최근에 정치적으로 낸 성과가 3당 체제를 만든 것이다. 지금 현역 정치인 중에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자부한다. →변화의 열망을 본인이 꼭 실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대통령이 돼야만 하는가. -하하하. 변화에 대한 열망을 이루기 위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까지 돌파할 것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종인, 대선 후 개헌? “새빨간 거짓말”

    김종인, 대선 후 개헌? “새빨간 거짓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대선 후 개헌’ 주장 인사들을 겨냥해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개헌을 하지 않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개헌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27일 지적했다. 그는 이날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개최한 ‘미완의 촛불 시민혁명 어떻게 완결할 것인가’ 개헌 토론회에 참석해 “몇몇 대권 주자들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개헌을 못 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최순실 사태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비선 실세들이 막강한 권력을 임의대로 활용해 국정을 농단한 것이 벌써 30년이 됐다”며 “촛불집회에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정치권은 말만 하지 실질적으로 뭘 추진하고 있나”고 말했다. 이어 “(대선 후 개헌을 주장하는) 그 사람들에게 ‘당신 역시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주지 않으면 대통령 노릇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나’라고 묻고 싶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또 “한쪽에서는 개혁이 먼저고 개헌은 나중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정치권이 개혁을 하고 있느냐”며 “저에겐 전혀 개혁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개헌을 위한 대통령 임기 단축 논의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3년 동안 우리나라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대통령이라면 2년 시간을 더 줘봐야 아무것도 못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세균 의장 초청 관훈 토론회

    정세균 의장 초청 관훈 토론회

    관훈클럽(총무 이강덕 KBS 디지털주간)은 28일 낮 1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초청해 오찬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국난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를 더욱 성숙시킬 방안들을 들어보고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개헌에 관해 토론한다.
  • 조기대선 정국 본격화…문재인-반기문 대선 지지율 1위 ‘초박빙’

    조기대선 정국 본격화…문재인-반기문 대선 지지율 1위 ‘초박빙’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지지율이 초박빙 양상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매일경제 ‘레이더P’ 의뢰로 실시한 12월 3주차(12월 19~23일) 주간집계에 따르면 여야 차기 대선 지지도에서 반 총장은 23.3%, 문 전 대표는 23.1%로 반 총장이 문 전 대표를 0.2%포인트 근소하게 앞섰다. 지지율 3~4위로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각각 12.3%, 8.2%를 기록했다. 반 총장은 지난 12월 9일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새누리당 비박계의 탈당, 개헌론에 따른 ‘차기대선 연대설’ 등이 이어지면서 지지율이 2주 연속 상승 추세를 보인다. 반면 3위를 기록한 이 시장은 전주 대비 2.6%포인트 내리는 등 2주 연속 하락으로 10%대 초반까지 내려 앉았다.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주 동안의 상승세는 꺾였지만 여전히 압도적 1위에 자리했다.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1.6%포인트 내린 36.1%다. 새누리당은 전주보다 2.0%포인트 오른 19.2%, 국민의당은 1.3%포인트 오른 13.5%, 정의당은 0.7%포인트 오른 6.2%로 집계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12월 19~23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28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 스마트폰 앱, 유·무선 자동응답혼용 방식으로 조사됐다. 응답률은 10.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열린세상] 헌법개정을 다시 생각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열린세상] 헌법개정을 다시 생각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가기관의 권한을 정하는 국가 법질서의 근본법이다. 현행 헌법에 이르기까지 헌법개정에서는 주로 통치구조만이 국민의 관심사가 되어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대통령 5년 단임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개헌 논의가 집중되어 있다. 대통령이 어차피 연임이 불가능한 이상 차기 대선에서 신임을 받을 일이 없고, 국민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제왕적 통치자로 귀결되고 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5년 단임으로는 임기 안에 급조된 정책에만 매달린 채 통일이나 국가의 영속성을 멀리 내다보는 정책을 세우고 집행해 나갈 수 없다는 이유를 들기도 한다. 지금 우리 국민이 개정을 주장하는 조항은 영토 조항에서부터 마지막 경제 조항까지 정말 다양하다. 그 가운데 아무래도 개헌의 핵심은 권력구조 개편이 될 것이다. 현행 제도 대신 의원내각제, 대통령이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고 총리가 내정을 총괄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그리고 4년 중임제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통치구조에만 개헌 논의가 집중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 역시 강하게 제기된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 확대야말로 개헌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는 것이다. 예컨대 국민참여재판을 통한 배심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고 생명공학의 시대를 맞아 생명권 등에서 미래지향적으로 기본권 보장을 확대하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조항이 냉전시대의 유물로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을 지향하는 데 걸림돌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국가가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경제민주화 조항이야말로 시장경제체제를 부정하는 것이고, 경제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한다. 반면에 노동계에서는 헌법상 노동권의 보장은 국제기준에 한참 모자라므로 공무원을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노동 3권이 철저하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분권은 국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국가경영체제로서 중요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같은 분단국가에서는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는 주장도 있다. 장차 통일이 되면 남한의 지역정부들이 북한 지역정부에 축적된 지방분권적 자치 경험을 전수하여 통일의 충격과 갈등을 완화하고 통일비용을 줄이는 첩경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헌법 제121조에서 선언하는 농지에 관한 경자유전의 원칙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므로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밖에 국회 양원제 도입, 감사원의 국회 이관도 논의되고 있다. 1988년 지금의 헌법재판소가 설립되기 전에는 헌법규정은 그저 장식품에 불과하였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다음 40년 동안 15건 정도의 위헌법률심판이 있었고, 그중 4건에서 위헌 결정이 나왔으니 말이다. 헌법개정에 관한 다양한 의견은 지난 30년간 헌법재판이 활성화된 결과이다. 이제 우리 국민은 헌법규정 하나하나가 얼마나 국가권력의 행사와 국민의 일상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하고 있다. 국민의 헌법의식은 점차 높아지고 권리의식도 주목할 만큼 고양되었다. 따라서 헌법개정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순간 모든 국민이 각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개정 의견을 제시하게 된 것이다. 헌법은 국가라는 공동체에서 이루어 낸 정치적 합의와 타협의 산물이자, 국민투표라는 공동체 구성원의 합의로 확정하게 되어 있다. 국민과 국회가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급선무이고 나아가 개정절차를 밟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국회 재적 과반수나 대통령의 발의가 있은 다음에도 20일 이상의 공고기간, 60일 이내의 국회 의결, 30일 이내 국민투표까지 최소한 3, 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꺼번에 많은 조항을 손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인정된다면 국민과 국회가 공감대를 이루는 부분만이라도 이제 하나씩 수정하는 방식으로 고쳐 나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현행 헌법은 어느 나라 헌법과 비교하더라도 체계와 내용 그 자체는 별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 [오늘의 눈] 포퓰리스트 득세의 조짐/박기석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포퓰리스트 득세의 조짐/박기석 국제부 기자

    한 해를 돌아보니 유감스럽게도 올해 전 세계를 휩쓴 거대한 흐름을 미리 알아채지 못한 것이 있다. 지난 6월 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실시되기 직전 런던에서 현지 분위기를 살필 기회가 있었다. 당시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 인터뷰 한 런던 시민 대부분이 브렉시트 부결을 전망했고 막판 여론조사 결과도 이런 전망에 부응했던 터라 부결을 예상했다. 하지만 부결이 아닌 가결의 조짐은 곳곳에 있었다. 일부 시민은 “런던은 부결이 우세하지만 런던을 벗어나면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다른 지역에 가볼 것을 권유했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그들을 심판하는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지역과 계층에 따른 경제적 격차의 심화가 이번 국민투표의 주요 이슈라고 지적하는 시민도 있었다.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이런 조짐을 기민하게 읽고 비(非)런던 지역에 사는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확보해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미국 대선, 12월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에서도 이런 흐름은 반복됐다. 중산층 이하 노동자 계층은 경제적 격차와 기성 정치인의 무능·무관심에 분노했다.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둔 아웃사이더 정치인은 그 분노를 자극해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브렉시트 찬성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이탈리아 개헌 부결을 이끈 오성운동은 연원과 정책이 상이하다. 그렇지만 정당과 언론을 우회해 대중에 직접 호소하고 기존 정치권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포퓰리스트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대중에게 약속한 ‘장밋빛 미래’는 현실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성적표는 실망스럽다.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단순하고 감정적인 공약으로 선거에서 이겼으나 승리 후 구체적인 EU 탈퇴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찬성 진영의 리더 격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선거 이후 정국에서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여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브렉시트 반대파였던 테리사 메이가 총리에 올라 정국을 수습했지만 현재까지 내년 3월에 탈퇴 협상을 개시한다는 방침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협상 목표와 전략은 보여 주지 못해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포퓰리스트 정치인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업고 집권한 뒤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두 번 속은’ 대중은 정치 전반과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혐오를 더욱 키울 것이다. 포퓰리스트의 집권과 그들의 실패는 반민주적인 권위주의 정부가 들어설 토양을 마련한다. 현재 한국도 최순실 국정 농단과 정경유착 파문으로 집권 세력과 대기업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정치권이 이런 불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포퓰리스트 정치인이 나타나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의 기성 정치인이 포퓰리스트보다 먼저 대중의 분노, 포퓰리스트 득세의 조짐을 읽어야 할 이유다. kisukpark@seoul.co.kr
  • 손잡은 김·유… 닮은 듯 다른 개혁론

    손잡은 김·유… 닮은 듯 다른 개혁론

    김, 사회구조 바꾸는 개헌 강조 유, 재벌 개혁… 개헌엔 신중론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칭 개혁보수신당의 정체성과 정책 방향이 새누리당과는 차별되는 중도 보수 가치를 지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당을 이끄는 두 축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공통적으로 양극화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기존의 보수정당에서 ‘좌클릭’하는 개혁적인 색채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시대정신은 격차 해소”라면서 “공정한 경제체제, 공정한 사회체제를 구축해야 한다”(7월 14일), “빈부격차, 대기업·중소기업 격차, 수도권·지방 격차 등으로 국가적 에너지가 모이지 않고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11월 1일)고 지적했다. 유 의원도 “양극화나 불평등, 불공정, 부정부패를 바로잡는 것이 경제정의”(9월 30일)라면서 ‘정의’를 시대정신으로 꼽았다. 다만 구체적인 해결방안에서는 차이가 있다. 김 전 대표는 “국가의 틀, 경제의 틀, 사회의 틀을 새롭게 짜는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전반적인 사회 구조를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경제발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동개혁,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 규제 혁파를 통한 경영환경 개선 등을 강조했다. 반면 유 의원은 개헌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 아닌 신중론을 택하고 있다. 유 의원은 또 현재의 경제 구조가 재벌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진단하면서 “재벌의 시장지배력 남용, 불공정거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 편취를 견제해야 한다”며 재벌 개혁을 주장했다. 유 의원은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자활기업 등의 사회적 경제조직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정책을 세우고 이들을 지원할 금융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의 사회적 경제 기본법 제정안을 냈다. 유 의원과 함께 신당의 정강정책을 주도할 김세연 의원은 지난 7월부터 ‘어젠다 2050’ 모임을 이끌면서 “우리도 기본 소득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기존의 복잡한 복지 체계를 단순화하고 기본 소득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잠룡들 ‘개헌 주도권 싸움’… 대선판 흔드는 최대 변수로

    잠룡들 ‘개헌 주도권 싸움’… 대선판 흔드는 최대 변수로

    조기 대선이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개헌이 대선판을 흔드는 최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대선 주자들이 개헌의 시기와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 방향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야권 대선 주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개헌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도 ‘대선 공약 후 차기 정부에서 추진’으로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다. 구체적으로 안 전 대표는 ‘대선 공약 후 2018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투표로 결정’을 제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20년 총선 전인 2019년 말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지난 23일 ‘개헌 즉각 추진’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대선 전 개헌’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이는 개헌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지도부도 대선 전 개헌이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 방향과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차이가 있다. 개헌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문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4년 중임제, 부통령제 도입, 대통령 권한 분산을 공약했다. 다만 대통령 임기 단축은 내각제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 시장도 분권형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임기 단축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견해다. 박 시장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면서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2020년에 대선과 총선을 같이 치르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안 전 대표는 국민 기본권 강화와 지방분권 강화 등의 방향만 밝혔다. 손 전 대표는 독일식 의원내각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개헌과 맞물려 결선투표제도 또 다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결선투표제는 일정한 득표수 이상에 도달한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두 명이 다시 한 번 선거를 치르는 제도다. 문 전 대표는 결선투표제 도입 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이를 위해선 개헌이 필요하다고 해 사실상 대선 전 도입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발 주자인 안 전 대표를 비롯해 이 시장과 박 시장,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즉각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개헌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다음달 귀국 이후 분권형 대통령제를 내걸고 개헌의 선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개헌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선 전 개헌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권력구조를 개편하게 된다면 방향은 4년 중임제가 바람직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내각제는 행정부까지 국회의원 손에 맡기는 것이라 국민이 납득을 안 해 줄 것 같다”, “경제와 외교·안보를 분리해서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원집정부제가 가장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대선 전 개헌은 불가’라는 입장이고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이원집정부제와 비슷한 형태인 이른바 ‘협치형 대통령제’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내일 비박 탈당… 뒤바뀌는 제1당 시험대

    새누리, 민주당에 원내 1당 내줘… 여·야·정 협의체 구성 ‘발등의 불’ 여야가 ‘4당 체제’ 재편을 앞둔 가운데 정국 운영과 차기 대선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30여명은 27일 집단 탈당 후 개혁보수신당(가칭)을 만들 계획이다. 새누리당(128석)은 더불어민주당(121석)에 원내 제1당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정국 운영의 키는 사실상 민주당이 쥐게 됐다. 당장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 여부도 민주당의 결정에 달렸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적극적이다. 반면 민주당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야 3당 대표들과의 회동이 우선”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4당 체제가 형성되면 구성 논의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헌에 대한 정당별 입장 차도 뚜렷하다. 다음달 초 구성될 예정인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는 일차적으로는 정계 개편, 궁극적으로는 대선 경쟁 구도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 운영을 둘러싼 힘겨루기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오는 2월 임시국회 때까지 새누리당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민주당은 ‘3대(재벌·검찰·언론) 개혁 완수’를 각각 벼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당과 개혁보수신당은 존재감이 수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당과 개혁보수신당이 새누리당과 민주당 중 어느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정국 향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으로서는 이 정당들과 ‘정책 연대’에 성공한다면 국회선진화법이라는 장애물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주요 입법 과제에 대해 ‘신속처리안건’(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받을 수 있는 18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민주당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사회적참사특별법’을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으로 만들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국정 역사교과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등 정책 현안을 놓고 총돌할 가능성이 높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광장] 헌법이 죄인이다?/박건승 논설위원

    [서울광장] 헌법이 죄인이다?/박건승 논설위원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이 ‘탄핵당할 이유 없다’며 헌법재판소에 답변서를 낸 것은 신호탄에 불과했다. 청와대 경호실이 국정조사특위의 영내 현장 조사를 가로막고, 새누리당이 원내대표 선거에서 ‘도로 친박당’이 된 것은 돌격을 위한 조명탄이었을 뿐이다. 대반격의 선봉에는 ‘돌변’으로 똘똘 무장한 최순실이 섰다. “난 죄 없다.” 칼로 무 자르듯 깔끔했다. 50여일 전만 해도 “죽을죄를 졌다”던 그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최순실은) 존재도 모른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이 연좌제 금지 위배라는 청와대 측 주장은 망측하기 그지없다. 헌재 심리를 최대한 늦추려는 지침인 까닭이다. ‘피눈물 난다는 게 어떤 말인지 알겠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반전(反轉)의 복선이었던 셈이다. 100만, 200만 민심이 주말 오후 광장에 나와 그토록 목청을 높였건만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 아니 더 나빠졌다. 달라진 게 있다면 어떤 세력의 대대적인 반격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연극이 치밀한 각본대로 진행되면서 그동안 숨죽였던 ‘맞불’들이 헌재 앞으로 모여든다. 촛불은 촛불일 뿐 때가 되면 꺼질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광화문광장 사람들이 눈을 돌려 집으로 가면 탄핵 소추가 기각될 것이라고 믿는 세력이다. 박 대통령과 최씨는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를 세우려는 국민과 거꾸로 가고 있다. 국민과 싸움을 그만둘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어 보인다. 긴박하고 날 선 이 와중에도 개헌론이 머리를 쳐드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 모양새에서 데자뷔가 겹친다. 오락실에서 고슴도치 잡기 놀이를 할 때 불쑥불쑥 솟구치는 고슴도치를 보는 듯하다. 꺼질 줄 모르는 촛불의 생명력만큼이나 모질고 끈질기다. 박 대통령은 개헌의 원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07년 1월 대선을 11개월 앞둔 상황에서 개헌을 제안한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고 했다. 그런 대통령이 지난 10월 24일 국회 시정 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 완수’ 발언으로 정국을 뒤흔들었다. 차기 대선을 불과 14개월 남겨 놓은 시점이다. 이런 것을 두고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Right Now, Wrong Then)라고 하던가? 물론 약효는 하루를 가지 못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이 발목을 잡았다. 시정 연설에 가장 반갑게 맞장구친 사람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다. “이 정권 출범 이후 가장 기쁜 날”이라고 했던가. “최순실 사태보다 100배 중요한 게 개헌”이라고도 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탄핵과 개헌을 동시에 하자고 한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개헌론을 고리로 한 ‘비(非)패권지대’의 세력화에 관심이 많다. “개헌은 개헌, 최순실은 최순실”이라고 했던 이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회 대표다. ‘선 개헌, 후 대선’ 주창론자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시민 혁명기 개헌’을 부르짖는다. “개헌은 개혁이고, 호헌은 기존 체제를 수호하려는 것”으로 본다. “개헌을 이긴 호헌은 없다”는 주장도 편다. 개헌을 개혁과 수구라는 이분법으로, 그리고 전투로 몰아붙인다. 그리고 전권을 이양받은 총리가 개헌을 하자고 한다. 황교안 체제에서 개헌을 하자는 소리인지 모를 일이다. 개헌론자들에게서 눅눅함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집에 불이 났는데 불 끄는 데는 관심이 없고 거기에서 밤이나 구워 먹자는 식의 그들 심사가 읽혀서일까. 박 대통령이 제왕적 통치자가 된 것은 헌법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박 대통령이 헌법을 지키지 않은 것은 맹목적 추종 세력과 감시를 게을리한 집단의 공동 책임이지 헌법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개헌은 필요하다. 패권적 정치 시스템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개헌론에 조급증을 보이는 것은 최순실 국정 농단 단죄 국면에서 자칫 물타기가 될 수 있다. 이런 본질을 꿰뚫고 있으면서도 정치공학적 셈법에서 즉각 개헌을 외친다면 그것은 제 살길만 찾으려는 정략적 발로일 터다. 논점이 흐려지면 탄핵과 개헌,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 개헌론은 탄핵 심판 뒤 불을 지펴도 늦지 않다. 집에 강도가 들었는데 그를 잡아 몰아내는 게 먼저이지, 대문 고치자고 나서는 게 순서일 수는 없지 않은가. ksp@seoul.co.kr
  • 비박계 “보수 구심체로… 당 정체성 확립 SW 집중”

    비박계 “보수 구심체로… 당 정체성 확립 SW 집중”

    새누리당을 집단 탈당하기로 한 비박근혜계 의원들이 신당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기존 정당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정치 실험이 이뤄질 것을 예고했다. 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인 정병국 의원은 23일 “기존 정당 정치의 틀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면서 “조직 중심의 패권주의를 지양하고 국회의원은 원내, 정책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날 회의를 갖고 공식적으로 창당하기 전까지 당명을 가칭 ‘개혁 보수 신당’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신당이 담아낼 핵심 원칙이 개혁적 보수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신당이 보수의 구심체가 되고 쇄신과 변화의 의미를 담은 명칭”이라고 황영철 의원은 전했다. 추진위는 27일 새누리당에 탈당계를 제출, 분당을 선언한 뒤 다음달 20일 전후에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당의 운영 방식도 새로워진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만큼 원내 중심으로 움직이고, 중앙당은 디지털 정당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창당 과정을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공식 당명과 정강정책도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28일 정강정책 초안을 마련해 여론수렴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정 의원을 비롯한 다수의 신당 관계자들은 당사나 사무실, 또는 대규모 당직자 등 ‘하드웨어’를 갖추는 것보다 당의 정체성, 가치를 확립하는 ‘소프트웨어’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인재영입을 맡아 당의 외연 확장에 주력하기로 했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김세연, 김영우, 오신환 의원 등과 함께 정강정책을 다듬으며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김 전 대표는 ‘빅 텐트’를 펼쳐 다양한 세력이 연대하면서 때로는 경쟁하는 구도를 구상해 왔다. 특히 이 개헌이 그 고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신당 창당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특정인을 위한 사당이 아닌 민주정당을 만들기 위해 이토록 어렵게 비주류를 이끌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개헌 논의 급물살… 제3지대 ‘탄력’

    박지원 만난 손학규 “아주 잘된 것” 인명진 “촛불 민심의 화두는 개헌” 박원순 등 비문 대선 주자들도 호응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제외한 여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실상 조기 대선이 확실해지면서 ‘대선 전 개헌’은 어렵더라도 세력마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 개편을 통해 주도권을 잡으려는 목적이 크다. 국민의당은 23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즉각적인 개헌 추진을 여야 3당 중 처음으로 당론으로 채택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우리는 국가대개혁을 목표로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기 대선 일정상 대선 전 개헌이 어렵다면 안철수 전 대표가 전날 제안한 대로 대통령 후보들이 개헌을 공약한 후 2018년 지방선거에서 투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국가대개혁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에 개헌분과를 설치해 내년 1월 가동되는 국회 개헌특위 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제7공화국’을 주창하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와 오찬을 갖고 개헌에 대한 뜻을 모았다. 손 전 대표는 오찬 회동 후 “개헌은 대세다. 국민의당에서 받아들인 것은 아주 잘된 것”이라고 즉각 호응했다. 국민의당과 손 전 대표 측이 내년 1월 가장 먼저 3지대를 향한 연대의 포문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에서도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이날 “촛불 민심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개헌”이라며 “꼭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이주영·이철우 의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국가변혁을 위한 개헌추진회의’를 열고 김덕룡 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등을 초청해 개헌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탈당을 결의한 비주류 김무성 전 대표, 나경원 의원 등도 참석했다. 새누리당 탈당파인 보수신당 측 의원들도 대선 국면에서 개헌을 고리로 한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보수신당 중심축인 유승민 의원은 신당의 정강·정책에 ‘개헌 추진’을 담는 일에 대해 “그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진영에서도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개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차기 정부에서 국가대혁신과 개헌을 완수하고 2020년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르자”고 제안했다. 김부겸 의원은 “야권 3당이 공동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선 전 개헌 논의에 반대하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개헌은 내가 가장 먼저 말했다. 나를 개헌으로 압박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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