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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동량 예측치의 9% 아라뱃길, 신규 항로·전략화물 유치 시동

    물동량 예측치의 9% 아라뱃길, 신규 항로·전략화물 유치 시동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가 경인 아라뱃길 활성화 대책을 마련한다. 아라뱃길 이용을 늘리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수공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이달 말 첫 회의를 열 계획이다. 24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와 수공이 아라뱃길 활성화에 몰두하는 것은 물동량이 당초 예상치를 훨씬 밑돌기 때문이다. 관광 명소로는 자리 잡았지만 정작 컨테이너 수송 물량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상치의 9%에 불과하다. 지난해 5월 25일 개통 이후 경인 아라뱃길 화물 수송 실적은 50만 1000t에 그쳤다. 여객 수송은 20만 1000명으로 KDI 예측치의 34%에 그쳤다. 하지만 정부 등은 경인 아라뱃길을 개통한 지 1년이 된 시점에서 물동량이 예측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경제성이 없다는 평가와 일부의 주장은 억지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물동량 부족에 대해 아라뱃길(경인항)이 신설항이라서 당장 선박 운항 및 물동량의 안정적인 확보가 어렵고 물류단지 분양 등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건이 조성되는 데는 3~6년쯤 걸린다고 본다. 포항 영일항 및 평택신항 등도 개항 초기(2010년)에는 물동량이 계획 대비 3.5~5.4%에 그쳤으나 개항 3년차인 지난해에는 50~58%를 처리했다는 것이다. 물량을 늘리기 위해 수공은 국내 화물 운송에 그치지 않고 남중국~베트남~태국 및 중국 다롄 노선 등 신규 항로 개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와 함께 화물 유치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고부가가치 ‘전략 화물’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국내외 선주, 화주를 대상으로 집중 마케팅을 실시하고 경인항 배후 물류단지의 화물을 유치하기로 했다. 특수화물 운송도 확대할 방침이다. ‘초중량 화물’ 수송 등 아라뱃길 특성을 살린 신규 수요를 창출해 물류 비용 및 시간을 절감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경기 포천, 양주, 별내 발전설비를 운송해 수송 기간을 150일 단축하고 물류비 28억원 이상을 절감했다. 관광·레저 활성화 대책도 추진한다. 현재까지 아라뱃길을 찾은 관광객은 190만명에 이른다. 음악회, 지역 축제, 마라톤·자전거 대회 등 100여회의 크고 작은 레저?문화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했다. 수공은 또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 객관적으로 수질을 평가하기 위해 환경단체, 수공 등이 참여하는 민관 공동 수질조사단을 구성했다. 조사단의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종합적인 수질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라뱃길 개통으로 2010년부터는 홍수 예방 효과도 보고 있다. 굴포천 유역의 홍수량을 아라뱃길을 통해 서해로 신속히 배출함으로써 인근 지역 침수를 막았다. 지난해 굴포천 하류 지점(인천시 계양구 상야동)의 수위는 4.95m였다. 아라뱃길이 없다면 수위는 5.9m로 올라간다. 0.95m나 낮춘 것이다. 해마다 굴포천 하류에 침수 피해를 입었지만 지난해에는 전혀 피해가 없었다. 김재복 경인아라뱃길사업본부장은 “홍수 예방 효과와 관광객 유치는 검증됐다”며 “화물을 적극 유치해 뱃길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중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류찬희 기자 chani@seoul.co.kr
  • 마오타이酒 생존전략…서민들아, 날 마셔 다오

    중국 최고급 술의 대명사인 마오타이(茅台)가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구이저우(貴州) 마오타이그룹 위안런궈(袁仁國) 회장은 최근 열린 주총에서 “공무원 접대비 규제로 마오타이를 포함한 전체 백주 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는 만큼 향후 마오타이 판매의 주요 타깃층을 공무원에서 민영 기업가와 일반 대중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고 반관영인 중국신문사가 17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접대비로 소비되던 마오타이 판매액은 그간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다”고 털어놨다. 공직 사회가 마오타이의 주요 소비층이었다는 설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마오타이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시진핑(習近平) 정권 이후 반부패 청렴 운동이 시작되면서 공무원 접대비로 고가 술을 사지 못하도록 하는 기존 규제가 강력하게 시행되는 데다 백주의 주요 소비층인 군에 ‘금주령’까지 내려지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은 만큼 판매처를 다변화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상무부 연구원 소비경제연구부도 보고서를 내고 “시 총서기가 지난해 12월 사치와 낭비 근절을 주문한 당의 ‘8개항 규정’과 ‘금주령’을 내린 뒤 백주 매출이 급감했으며, 정부 소비가 시장 선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민간 백주 시장도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오타이는 시진핑 정권의 반부패 바람은 물론 발암물질인 가소제 함유 등 유해 성분 논란까지 더해져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보편적인 500㎖짜리 페이톈(飛天)마오타이 알코올 함량 53도 제품은 도매가 기준 895위안(약 16만원)으로 지난해 초보다 1000위안 이상 값이 떨어졌다. 구이저우 마오타이의 주가도 곤두박질쳐 지난 9개월간 무려 990억 위안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中서 잘나가던 BMW·벤츠 ‘울상’

    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이후 BMW, 벤츠 등 최고급 승용차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 주석이 반(反)부패 사정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13일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량 가격이 20만 달러(약 2억2000만원) 이상인 최고급 승용차의 판매 증가율은 8.34%에 그쳤다. 지난해 최고급 승용차 판매 증가율 40%에 비해 증가율이 대폭 떨어진 것이다. 중국에서 최고급 승용차는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을 말한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BMW 조차 1∼4월 판매 증가율이 17.8%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벤츠, BMW, 아우디, 볼보 등 26개 외제차 브랜드의 1분기 완성차 수입 규모는 22만 9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감소했다. 신문은 최고급 승용차 시장의 위축에 대해 “새 정부가 공직사회의 사치 소비 행태에 제동을 걸고 있는데다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최고급 승용차 이용에 대한 비판적인 사회 여론이 대두된 것과 관련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 주석은 집권 직후부터 부패 척결 및 형식주의 타파를 골자로 한 ‘8개항 규정’을 신설했으며, 사정 당국은 공금으로 호화 유흥을 즐기거나 직급 규정을‘ 벗어나 고급 승용차를 이용하는 공직자들을 색출하고 있다. 특권층인 군도 개혁의 예외가 되지 못했다. 인민해방군은 이달 들어 군 번호판을 전면 교체하면서 벤츠, BMW, 벤틀리, 링컨, 재규어, 캐딜락을 비롯한 최고급 승용차와 배기량 3000㏄ 이상인 고급 차량에는 새 번호판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차인태의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8시 15분)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시인 정호승. 천생 시인일 것만 같은 정 시인에게도 외도의 시기가 있었다. 그가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그 길은 무엇이었을까. ‘가지 않은 길’로 인해 더 사랑받는 시인이 될 수 있었다는 정호승 시인의 인생살이를 들어본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중국 광둥지역은 청나라 말기 아편전쟁 이후 개항한 곳이라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서양문물을 받아들였던 지역 중 하나다. 담백하고 신선한 맛을 뽐내는 광둥 요리를 맛본다. 또한 ‘여러 섬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주하이 시에서 주하이 어녀와 하이펑 어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흔적도 찾아본다. ■최고다 이순신(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순신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하자 화가 난 준호는 순신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말해버린다. 한편, 찬우는 회식에 갔던 유신을 데리러 갔다가 다투고 차 안에서 실랑이하는 모습을 길자에게 들킬 뻔한다. ■2PM 리턴즈(MBC 토요일 밤 12시 35분) 데뷔 6년차인 2PM이 2년의 공백을 깨고 화려한 컴백쇼를 펼친다. 발표한 정규 3집 앨범 ‘그론’(Grown)의 신곡을 공개하는 첫 무대인 만큼 큰 관심을 끈다. 지난 2년간 2PM의 행적을 되짚어 보고, 2PM이 겪었던 여러 사건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와 아이돌이 아닌, 20대 남자로서 솔직한 연애관을 공개한다. ■나눔 0700(EBS 토요일 오후 3시 50분) 예순여덟 살의 정점순 할머니는 손자 현승준 군 때문에 마음 편할 날이 없다. 갑자기 집을 떠난 아빠와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엄마로 승준이에게는 할머니뿐이다. 한편 할머니는 손자에게 뭐든 해주고 싶지만, 정부 보조금으로 받는 이십여만원으로는 단둘의 생활을 꾸려나가기에도 빠듯하기만 한데…. ■금 나와라 뚝딱(MBC 일요일 밤 8시 45분) 몽희는 현수의 집에 들어가 동거를 시작하고,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모자란 점을 채워가며 지낸다. 덕희는 점점 현수를 챙기기 시작하는 순상의 모습이 신경 쓰이고, 현수와 현태 모두를 견제한다. ■맨발의 친구들(SBS 일요일 오후 4시 55분) 맨친 멤버들은 ‘베트남사람의 진정한 웃음을 찾아라’라는 미션으로 수백명의 베트남 사람들과 성공리에 할렘 쉐이크를 췄다. 그리고 이번에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24시간 동안 현지인처럼 살아라’라는 미션을 받았다. 멤버들은 새벽에 일어나 욕야카르타(족자카르타)에 위치한 청과물시장을 찾았다.
  • 신사참배·역사왜곡 日총리·의원에 항의서

    일본 극우 의원 연맹에 대응하는 초당적 여야 의원 모임이 7일 평화헌법 개정 추진과 역사 왜곡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에게 보내는 항의서를 채택했다.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의원모임’은 이날 국회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일본 각료와 국회의원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사과와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승인 철회를 요구하는 공개항의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항의서를 외교부를 통해 일본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또 일본 극우 의원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의원모임’에 양국 의회 간 공개토론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 모임은 해마다 야스쿠니 집단 참배를 되풀이하고 있다.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의원모임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침해,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새누리당 48명, 민주당 46명, 진보정의당 1명 등 여야 의원 9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창립총회에서 새누리당 원유철·김을동 의원, 민주당 강창일·유기홍 의원을 공동대표로 추대하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이재오 의원, 민주당 정세균·문희상 의원을 고문으로 추대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태환·길정우 의원 등 한·일의원연맹 관계자 3명은 이날 일본을 방문, 연맹의 일본 측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전 재무상 등과 도쿄 도내 한 호텔에서 만나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아베 총리의 침략 부정 발언 등에 항의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일제강점기 조선인은 의료혜택 대상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은 의료혜택 대상 아니었다”

    서울대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 황상익(61) 교수가 최근 펴낸 ‘근대 의료의 풍경’(푸른역사 펴냄)은 본문만 842쪽이다. ‘목침용 책’이라 할 만한 두께다. 1876년 개항과 함께 시작되는 조선의 근대 의료 진행상황을 이 책을 통해 완전정복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지적 호기심은 다른 데서 나온다. 자료가 부족해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의료뿐 아니라 개항기의 모습을 어떻게 채워나갈까이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 만난 황 교수는 이 책을 집필한 의도에 대해 “한국에 근대의학이 도입되는 과정을 지난 20여년 연구한 결과를 집대성한 것”이라며 “이 책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1910~45년), 해방 이후의 의료까지 130여년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생리학 연구를 하다가 1994년 관심사가 의료사(醫療史)로 바뀌면서 소속도 의사학교실로 변경했다. 황 교수는 “한 사회의 정치·경제·문화·사회의 발전은 사람의 몸에 투영될 수밖에 없고, 건강의 변화를 통해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일제 식민지시대와 관련해서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낙성대연구소’ 중심의 경제학자와 그렇지 않았다는 허태열 충남대 교수의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그 논란의 진위를 밝히는데, 몸의 역사, 보건의료의 역사가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의 근대적 변화를 조선사람의 몸을 통해 읽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질병의 발생과 치료, 극복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명의 변화 등을 통해서다. 그는 “흔히 일제식민지가 시작되는 1910년 이전에는 조선의료에 큰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짐작하고, 일제강점기인 36년 동안 생활의 개선, 의료의 발전, 수명의 연장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근대의료사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의 자료를 보자. 1909년 펴낸 ‘한국위생 일반’과 1928년 출판한 ‘일본제국 통계전서’ 자료에 나온 인구 10만 명당 환자 및 사망자를 보정해서 계산해보면 당혹스러운 결과가 나온다. 인구 10만명 당 전염병 환자는 재한 일본인 1001명, 재일 일본인 181명, 한국인 23명으로 나온다. 전염병 사망자는 재한 일본인 270명, 재일 일본인 49명, 한국인 7명이다. 명확한 사실은 같은 일본인이라도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이 일본에 거주하는 경우에 비해 환자와 사망자가 5배 이상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 환자와 사망자 수는 왜 그리 적을까. 게다가 이런 경향은 일제강점기 내내 유지된다. 한국인은 ‘19세기 전염병의 챔피언’ 호열자(虎列刺: 호랑이가 살점을 찍어내는 것과 같이 고통스럽다는 의미로 콜레라의 일본식 음역어)나, 장티푸스, 두창(천연두), 발진티푸스 등에 천하무적이었다는 의미인가? 이보다는 한국인들이 전염병 신고가 매우 낮고 조사에 극히 비협조적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479~481쪽). 황 교수는 “일제강점기에 총독부가 의학·보건상의 혜택을 가져다준 것은 사실이나 그 혜택을 조선인들이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현실과 큰 차이가 있다”면서 “근대적 의사는 늘어났지만,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한국의 한의사를 ‘의생’으로 격하시키고 새로운 한의사의 진입을 억제했기 때문에 조선인의 의료 소외는 심각했고, 보건은 악화했다. 당시 조선총독부가 도립의원들을 세우고 시설을 개선했지만, 조선인들은 거의 이용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제강점기 내내 조선인 전염병 환자와 사망자 수가 극히 낮은 진짜 이유는 근대적 의료혜택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천연두를 극복하기 위한 선구자들로 지석영과 그의 동료들이 있었고 국가에서는 우두의사를 배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인 제중원 학당에서 의사 양성이란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1902년에는 지석영의 건의로 1899년에 세운 의학교에서 19명의 근대식 의사를 배출하기도 했다. 1899년 일본 유학생 출신으로 대한제국 근대적 의사(서양식 의사) 1호인 김익남도 탄생했다. 근대적 의학발전을 정부와 선각자들이 주도하고, 민중이 참여했던 것이다. 황 교수는 “근대를 규정할 만한 충분한 연구가 안 되어 있는 상황에서, 근대화 식민지론이나 근대화 맹아론을 주장하는 양자 모두 문제다. 그 당시에 선각자들을 찬미하라는 것이 아니라 당대 역할에 맞게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중원의 적통을 누가 이었느냐를 두고 서울대 의과대학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다투는 과정, 최초의 종두술 시술자가 정약용이냐 지석영이냐, 또는 이완용이 1909년 피습당할 당시 어떻게 회복할 수 있었느냐와 같은 흥미로운 설명은 이 책에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쿨투어·시빌리제이션 어떤 차이가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사에서 ‘문화’를 19번 이야기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키워드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문득 궁금하지 않나, ‘문화’가 뭐지? 탈춤인가? 싸이의 시건방춤인가? 한자의 한반도 전래와 함께 최소 2000년은 써온 말인가? 등등. 이 궁금증은 역사전문 출판사 푸른역사가 최근 펴낸 ‘한 단어 사전, 문화’(야나부 아키라 지음, 한림대 한림과학원 기획, 박양신 옮김)를 통해 풀어볼 수 있겠다. 19세기 비자발적 개항을 한 일본은 서양의 이질적인 개념들을 번안 했다. 문화도 그중 하나다. ‘한 단어 사전’ 시리즈는 문학을 비롯해 천(天), 인권, 개인 등의 개념이 동서양의 이질성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용됐는지를 시공간적인 맥락에서 추적했다. 문화(文化)는 영어의 컬처(culture)나 시빌리제이션(civilization)을 번역한 말로 이해됐다. 그러나 이 두 단어는 살짝 차이가 있다. 문화는 독일의 쿨투어(Kultur)에서 유래됐다. 구와키 겐요쿠가 1915년 쿨투어를 ‘문화’로 번역하면서 일본에 들어왔다. 쿨투어는 경작하다는 뜻이 있기 때문에 자연과 반대되는 언어로 사용된다. 이후 서양풍의 주택을 ‘문화주택’으로 부르고, 조선에서 3·1 만세운동이 벌어지자 ‘문화 정치’를 펼치는 등 문화가 정치·사회의 전면에 나섰다는 것이다. 문화생활도 있다. 그럼 시빌리제이션은 무엇인가? 후쿠자와 유키치는 1867년 집필한 ‘서양사정 외편’에서 ‘문명개화’로 번역해 확산시켰다. 진보, 발전을 향한 보편적 활동이라는 의미다. 시빌리제이션은 시민(civilis)에서 파생된 것으로 성 안에 사는 사람, 시민권을 가진 사람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야만인’과 상대되는 이 말은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를 통해 크게 유행하고, 전 유럽으로 확산됐다. 흥미로운 것은 독일의 쿨투어가 프랑스의 시빌리자시옹(시빌리제이션)과 이데올로기 경쟁을 했다는 점이다. 독일 철학자 니체는 1901년 ‘권력에의 의지’에서 “쿨투어의 위대한 시점은 도덕적으로 말해 언제나 부패한 시대이고, 반대로 인간을 가축으로 길들이려 하며 강제하는 치빌리자치온의 시기는 더없이 정신적이고 대담한 정신의 소유자에게는 견딜 수 없는 시대”라고 서술했다. 역시 독일인 슈펭글러는 ‘서구의 몰락’(1918년)에서 “인류 역사상의 문화는 계절의 변화처럼 필연적으로 쇠멸해 간다. 그 쇠멸의 단계가 시빌리제이션”이라고 했다. 즉 쿨투어(문화)를 시빌리제이션(문명)보다 위 단계로 놓는 우리의 습관은 여기서 시작된 것이다. 1995년 일본 삼성당에서 기획출판한 책을 번역한 것으로, 이런 ‘개념사’ 접근은 역사와 사회를 새롭게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진주의료원 노조, 구조조정 수용 뜻 내비쳐

    진주의료원 노조, 구조조정 수용 뜻 내비쳐

    진주의료원 노조와 전국보건의료노조는 12일 노사 대화에서 진주의료원 내부 개혁과 경영혁신 추진 등이 포함된 8개항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경영정상화 방안은 진주의료원의 경영진단, 보건복지부 평가에 따른 경영개선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 공공보건의료사업 수행에 따른 정부 지원 확충, 유능한 원장과 우수 의료진 확보 방안 등 8개항이다. 특히 내부 개혁과 경영혁신 등의 제안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진주의료원 경영 개선을 위해 강력히 주장했던 인력 구조조정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홍 지사는 노사 대화에서 논의된 내용을 검토한 뒤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의료원 정상화는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이날 오후 8시 35분쯤 여당 도의원들이 야당 도의원들을 폭력으로 제압한 상태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을 가능하게 할 조례 개정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춘향은 어떻게 19세기 일본을 홀렸나

    춘향은 어떻게 19세기 일본을 홀렸나

    21세기 일본의 한류에 ‘카라’와 ‘보아’가 있었다면, 근대기에는 ‘춘향’이 있었다. 일본에서 피어오른 ‘19세기 판 한류’는 그러니까 춘향전이다. 신문소설가로 한때 이름을 날렸던 나카라이 도스이는 1882년 6월 ‘계림정화 춘향전’을 아사히 신문에 20회 연재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는 일본에서 발표된 한글 고전문학 번역본의 효시로 손꼽힌다. 나카라이가 번역한 판본은 판소리의 영향이 강한 전라도 지역의 완판본이 아니라 서울·경기의 유행가요를 수용해 형성된 경판본이었다. 그러나 번역과정에서 단오절에 광한루에서 춘향이 그네를 타는 역동적인 모습은 3월 3일에 물 흐르는 정원에서 연회를 즐기는 정적인 곡수연으로 변형되고, 방자에게 화를 내는 모습은 삭제되는 등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당당한 춘향의 이미지는 사라졌다. 아시아의 유교적 양반성과 정조를 지키는 여성상, 권선징악이라는 테마로 공감대를 이끌어내려는 시도 탓이다. 이선윤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HK연구교수는 이런 변용이 “일본식 오리엔털리즘을 조선에 덧씌우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오리엔털리즘이란 서양이 제국주의적 지배와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동양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태도, 이미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1881년 조선은 일본의 서구개화 문명을 배우겠다며 젊은 관료들이 참여한 ‘신사유람단’을 파견해 일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 후쿠자와 유키치가 발행하는 지지신보(時事新報) 등 일본 신문에 조선의 수구당과 개화당의 갈등이 자주 소개되는 등 조선에 대한 일본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던 상황이었다. 나카라이는 ‘계림정화 춘향전’의 역자 서문에서 “조선의 풍토와 인정에 대한” 정보제공을 꾀했고, 이것이 “통상무역을 원활하게 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선윤 연구교수는 “이런 서문은 (개항 이후) 쌀 수출입을 둘러싸고 조선과 일본 간의 트러블을 12살이던 어린 시절 부산 왜관에서 목격한 나카라이의 경험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일본에서 춘향은 계속 번역·소비됐다. 1910년 잡지 ‘조선’에 조선학 연구자인 다카하시 도루가 번역했고, 1921년에는 ‘통속조선문고4’에 ‘광한루기’로 실려 있다. 1924년 ‘여성개조’에도 ‘춘향전’이 실린다. 1930년대에 가면 춘향전은 이제 소설이 아니라 희곡과 오페라로 번역, 발표된다. 춘향은 일본식 한자 읽기에 따라 ‘하루카’로 변용되는 시기다. 본격적인 일본식 오리엔털리즘이 반영된다. 1945년 이후에는 이인직이 번역한 ‘신편 춘향전’ 등이 일본어로 번역돼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소설과 함께 민화로 춘향전이 소비되고, 1996년에는 만화창작집단 CLAMP에 의해 ‘신춘향전’이 타이틀로 출판됐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한류 붐이 불던 2003년 재판이 등장했는데, 표지에 이도령과 춘향의 캐릭터를 내세워 로맨스물임을 강조됐다. 드라마 ‘쾌걸춘향’도 번역돼 방영됐다. 이선윤 연구교수는 ‘고전의 번역과 소비의 양상-‘춘향전’이 초기 일본어 번역례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이화여대 인문과학원이 여는 “지식을 (재)번역하라: 20세기 초 한·중·일 번역의 지형”이란 제목의 국제학술대회에서 5일 발표한다. 이 밖에 박경 이화여대 교수의 ‘역관 현채의 근대 번역 주체로서의 성장 과정’, 김남이 부산대 교수의 ‘20세기 초 최익한의 지적 행로와 근대 지식주체의 형성’, 고모리 요이치 도쿄대학 교수의 ‘일본 근대 소설 문체의 성립과 번역문체’ 등 논문이 관심을 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부산항 남외항 등 6곳 외국무역선 출입수수료 면제

    관세청은 1일부터 부산·여수·삼척항 등 외국 무역선이 출입할 수 있는 ‘개항’이 아닌 지역에 출입하는 외국 무역선에 대한 출입허가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31일 밝혔다. 현재 개항은 24개로 개항 이외 지역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세관의 허가가 필요하고 t당 100원, 최대 50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수수료 면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부산항 남외항(N-5)과 여수항(A·B·C·W구역), 삼척GKD(S-2) 등 6곳으로 개항이 협소해 출입이 불편한 곳 중 세관의 감시가 가능한 지역이다. 이곳을 출입하는 무역선은 세관에 신고한 후 하역과 적재 등의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관세청은 여수항 등을 찾는 무역선의 증가와 함께 관련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세 관계자는 “무역선에 대한 편의 제공 취지로 개항지역과 먼 곳은 제외했다”면서 “감시체계는 변함이 없어 밀수 등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CEO칼럼] 일본 공항정책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칼럼] 일본 공항정책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過猶不及). 때론 극단적인 행동이 예기치 못한 손실을 초래하고, 다른 곳에서 생각지 못한 반사적 이익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했는데, 그 이면에 일본이 제공한 요인도 있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1964년 일본이 아시아 최초로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하네다 국제공항으로는 부족해 내륙에 나리타 국제공항을 건설했다. 보잉747 점보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 1본을 건설해 하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국위도 높였다. 국제항공 이용객이 많이 늘어나자 일본은 나리타 공항 제1 활주로와 나란히 제2 활주로를 건설하고자 했다. 그런데 공항 확장을 반대하는 지역단체, 야당 등 7개 집단이 제2 활주로 건설예정부지 중심부에 땅 23㎡(7평)를 공동 등기하고 결사적으로 반대, 공항건설은 30여년간 제자리를 맴돌았다. 많은 외국항공사가 도쿄노선 증편을 원했지만 활주로 능력 한계로 이를 수용할 수 없었다. 결국 일본은 ‘투포트’ 정책으로 돌아서 오사카에 국제공항을 건설, 1993년에 개항했다. 문제는 지방공항에서 터졌다. 일본 지방자치단체장들이 1현(縣)1공항 정책을 표방하며 앞다퉈 공항을 건설했다. 1990년대 초에 센다이, 아오모리, 아키다, 니가타, 후쿠시마 등 지방 공항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지방에서 해외로 나가려면 국제선 전용 나리타 공항을 이용해야 하는데, 국내선 전용 하네다 공항을 거쳐 기차나 자동차로 나리타까지 이동하는 데 왕복 4~5시간이 더 걸렸다. 그러자 지자체장들이 앞다퉈 시간상 가까운 우리나라 김포국제공항과의 국제선 노선 개설을 원했다. 우리는 못 이기는 척 일본 운수성과 항공회담을 통해 합의해 줬다. 당시 일본 정부는 국내선은 전일본항공(ANA), 국제선은 일본항공(JAL)이 주로 운항토록 시장분리정책을 시행하면서도 단거리인 한국노선은 양사가 운항토록 했다. 하지만 김포와 일본 지방공항 간 여객 수요가 많지 않았고, 일본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우리 항공사보다 비용이 높다 보니 우리 항공사들만 노선을 배분받아 일주일에 2~4회 정도 독점 운항했다. 김포공항은 급속히 포화됐고, 인천공항 건설을 앞당기게 하는 자극제가 됐다. 일본은 뒤늦게 나리타 공항 제2 활주로 건설 계획을 변경해 건설했다. 우리 항공사들은 이를 놓치지 않고 나리타 공항 운항횟수를 늘렸다. 국제선을 주로 운항하는 JAL이 최근 파산에까지 이르게 된 것을 보면, 극단적인 반대가 결국 상대에게 예기치 않은 반사적 이익을 주고 자국의 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도 지방공항은 골칫덩어리다. 양양공항에는 국제선은 고사하고 국내선 정기편도 한 편 없다. 무안공항은 국적 항공사는 없고, 중국 항공사가 일주일에 6회 운항할 뿐이다. 그것도 활주로 길이 제약으로 160인승 정도의 항공기만 운항할 수 있다. 지방공항 개항 이후 수요 예측이 빗나가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비단 지방공항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김해·용인·의정부 경전철, 경인 아라뱃길 건설을 강조했던 전문가, 지자체나 관련 부처의 정책 결정자들 가운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공자는 “잘못을 고치지 않으면 그것이 잘못이라(過而不改 是謂過矣)”고 했다. 국가 차원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 많고, 추진 중인 사업도 많다. 하지만 재원은 한정돼 있고, 증세는 반대하면서 지역에 새로운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갈등을 일으키는 사례 또한 많다. 필요한 사업도 우선순위에 따라 차근차근 결정할 수 있도록 협조해 지역 갈등을 막아야 한다. 정치인들과 주요 정책결정자들이 먼저 바꾸고 솔선수범했으면 한다.
  • 日·조선 근대화 - 개항 성패 비교 선조들의 ‘실패한 정치’ 반면교사

    일본과 조선의 근대화와 개항이 성공과 실패라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 것을 두고 개항 시점이 차이가 나고 국제적 환경이 달랐기 때문이라고들 분석한다. 하지만 ‘조선의 못난 개항’(문소영 지음, 역사의아침 펴냄)은 “조선 개항의 실패가 외세만의 문제였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원인을 나라 밖이 아닌 당시 조선과 일본의 내부 정세와 지배세력 등에서 찾고 있다. 서울신문 학술·문화재 담당기자인 저자는 전작 ‘못난 조선’에서 1910년 한일병합의 배경을 16세기부터 300년 동안 누적된 경제·문화·사회적 문제에서 찾은 바 있다. 이번 ‘…못난 개항’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집중한다. 일본은 1853년 미국 페리 제독에 의해 강제 개항했다. 1867년 도쿠가와 막부가 통치권을 일왕에게 돌려준 ‘대정봉환’부터 메이지 유신, 기득권층인 무사계급을 무너뜨리는 폐도령을 거쳐 1889년 메이지 헌법을 공포해 국체를 완전히 바꾸었다. 이 과정에서 막부파와 존왕양이파가 충돌하고 실각과 암살이 잇따르면서 개항 이후 40년간 내부 혼란이 극심했지만, 메이지 일왕의 강력한 지도력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저자는 “메이지 유신이 성공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며 개항 이후 34년간(1876년 강화도조약~1910년 한일병합) 허송세월을 했던 조선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물론 흥선대원군도 1863년에 봉작한 뒤 당파의 기반이 된 서원을 철폐하고, 외척들과 세도가가 장악한 비변사를 폐지하는 등 개혁을 시도했다. 하지만 고종이 1873년 친정을 선포하고 흥선대원군을 하야시키면서 개혁정책은 수포로 돌아갔다. 일본에서는 하급무사 출신이 개화의 원동력이 됐다. 문명개화론의 선구자 후쿠자와 유키치, 메이지 유신의 영웅 사카모토 료마 등 하급 무사들은 봉건적 질서를 무너뜨리고 근대 국가로 변화시키는 동력이 됐다. 반면 조선은 초기 개화사상가인 박규수조차도 존명의식과 송시열의 화이론 같은 중화주의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이 서양 열강의 침략으로 붕괴하는 것을 목격한 오경석은 서양을 배워야한다는 믿음을 펼쳤지만 중인이었던 탓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처럼 저자는 김옥균은 왜 사카모토 료마가 되지 못했는지, ‘조선판 료마’의 탄생이 왜 어려웠는지를 안타까워하며 원인을 들여다본다. 저자가 100여년전 개항 실패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은 세계화와 아시아 세력 재편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현재 국제정세와 무관치 않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다른 모양과 형태로 반복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실을 헤쳐나가고 미래를 구상할 수 있는 힘을 얻지 못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더 큰 공감을 얻는다. 1만 4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사설] 靑 여론전 접고, 野 꼼수 조건 달지 말라

    정부조직 개편 지연으로 나라 곳곳에서 웃지 못할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각 정부 부처에선 ‘한 지붕 두 장관’ 체제가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어제까지 국회 인사청문을 마친 장관 후보자가 11명에 이르지만 누구도 임명장을 받지 못해 장관 집무실엔 이명박 정부의 장관이 앉아 있고, 정작 새 정부 장관 후보자는 밖에서 따로 보고를 받는 상황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소관 부처 현안을 직접 챙긴다지만 국정의 파행을 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새해 예산만 해도 박근혜 정부는 올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60%인 170조원을 집행할 계획이었으나 차질이 예상된다. 그런가 하면 주요 대기업들은 정부의 핵심정책 방향이 구체화되지 않은 탓에 국내외 투자를 비롯해 중장기 경영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여야의 대치가 ‘식물정부’를 만들고 시장마저 얼어붙게 할 상황인 것이다. 청와대와 여야가 한 발짝씩 물러서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1일 정부조직 개편과 관계없는 7개 부처 장관을 먼저 임명하기로 한 것은 국정의 주름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차원에서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러나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국정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갓 취임한 대통령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의 의도적 태업’이라고 비판받을 정도로 모든 일정을 비워 둔 채 정부조직 개편 처리만 기다리는 모습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시급하고 중차대한 과제임은 분명하지만 좀 더 여유 있는 자세를 갖고 서민 물가를 비롯해 국정 전반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온당하다고 할 것이다. 민주당도 정부조직 개편의 조건으로 내세운 3개항을 즉각 접고 본안 협상에 보다 성의 있게 임하기 바란다. 박기춘 원내대표가 그제 내세운 3대 요구 사항, 즉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영방송 이사 추천 의결정족수를 지금의 과반수에서 3분의2로 높이는 한편 MBC 김재철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여야가 촉구하고 MBC 파업 사태에 대한 국회 청문회를 실시하는 문제는 정부조직 개편과 관계가 없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그간 여당과의 물밑 협상에서 부분적으로 이를 주장해 왔다고 하니, 정부조직 개편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민주당의 의도가 사실은 전혀 엉뚱한 데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만 키울 뿐이다. 방송 중립을 주장하면서 비보도부문 방송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을 극력 반대해 온 터에 특정 방송에 대한 정치적 개입을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오늘 소집되는 3월 임시국회에서 속히 논의가 재개되도록 의사 일정 합의에도 적극 임하기 바란다.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부응하는 정부 조직이 되도록 적극 협조하되 방송 중립성 강화는 별도 장치를 마련하는 쪽으로 지혜를 모으는 게 대승적 야당의 모습이다.
  • 인천항 ‘크루즈 특수’ 놓칠 판

    올해 인천항에 개항 이래 최다인 64척의 크루즈 선박이 입항한다. 지난해 8척에 비교하면 8배나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인천항 주변 관광 및 쇼핑시설이 크게 부족해 ‘크루즈 특수’를 누리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25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27일 오전 7만 5000t급 ‘코스타 빅토리아’호가 인천 북항에 입항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월 5∼12회의 크루즈 입항이 계획돼 있다. 올해 인천항에는 유럽 최대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 크루즈와 중국의 HNA, 미국의 프린세스 크루즈, 홍콩의 스타 크루즈 등 7개 선사의 선박 8척이 번갈아 입항할 예정이다. 관광객은 8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에는 6000여명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과 일본을 경유해서 한국에 기항을 요청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천항 주변에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복합 쇼핑몰과 면세점 등이 없어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할인매장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있는 정도다. 관광지 또한 외국인의 눈을 끌 만한 매력적 요인이 없는 상태다. 요즘 인천 사람들도 잘 찾지 않는 월미도와 연안부두 정도로 이목을 끌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때문에 12∼27시간 동안 머무는 크루즈 관광객 대부분은 셔틀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해 쇼핑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지난해 크루즈선 승객 1인당 46만원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크루즈 전용부두가 없는 등 기반시설이 크게 부족하다. 항만공사는 남항에 크루즈 전용부두를 포함한 8개 선석으로 구성된 국제여객부두를 건설하고 있지만 2016년 완공 예정이다. 따라서 항만공사는 북항을 임시 크루즈 전용부두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곳은 화물용 부두다. 배에서 내리는 곳 옆에도 대형 컨테이너들이 있다. 이러한 곳에서 화려한 환영공연을 열어도 눈길을 끌기란 쉽지 않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크루즈선 전용부두가 없는 데다 쇼핑몰도 없다 보니 크루즈 관광객이 대폭 늘어나고 있음에도 이들의 주머니를 열 기회를 만들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결혼이주여성 취업·자립 돕는 ‘카페 오아시아’

    결혼이주여성 취업·자립 돕는 ‘카페 오아시아’

    “외국인이 한국에서 일자리 구하기 정말 힘들다. 하지만 여러 단체의 도움 덕분에 이 카페에서 일하게 됐고, 외국인 친구들과도 함께 일하게 돼서 좋다.” 7년 전 한국인 남편을 따라 캄보디아에서 온 결혼이주여성 반말리(27)씨의 말이다. 22일 밤 8시,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로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은 사회적 협동조합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들을 만났다. 지난 18일 서울 대치동에 있는 포스코센터에서 ‘카페 오아시아’ 개점식이 있었다.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모두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들이다. 이 카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결혼이주여성을 고용하는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로 출발했다. 카페 설립에 참여한 10개의 사회적 기업들은 공동구매로 원가를 절감하고, 공동마케팅·메뉴개발·물자 지원 등을 통해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다. 송미나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 사무관은 “사회적 협동조합 제1호점 인가는 구성원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은 겨울방학 중인 청소년들이 단소를 직접 제작해보는 ‘국악기 제작 체험’ 현장도 다녀왔다.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교과서에서만 접해 온 우리 음악을 시청각 자료와 교구 활용을 통해 보다 쉽게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국악 음계에 숨은 수학과 과학의 원리를 배우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단소를 만들면서 국악을 더 가깝고,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의 숨은 명소를 찾아 소개하는 ‘VISIT SEOUL’에서는 지난해 12월 26일에 개관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다녀왔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98번지에 있는 이곳은 19세기 말 개항기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최초의 국립 근현대사박물관이다. 과거 문화체육관광부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개관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지상 8층 건물에 4개의 상설전시실과 2개의 기획전시실·세미나실·강의실·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위안부 할머니의 고통스러웠던 삶을 한지공예와 일러스트 작품으로 만든 양희성(19·부천 소사고) 군과 최은주(19·부천 소사고) 양을 수요 집회에서 만나 카메라에 담았다. SNS에 나타난 목소리를 통해 한주일 동안 뉴스의 흐름을 짚어보는 ‘톡톡 SNS’ 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조현오 전 경찰청장 구속 등을 네티즌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본다. 성민수 PD globalsms@seoul.co.kr
  • Clubmed Kabira Beach 三無 리조트 이야기

    Clubmed Kabira Beach 三無 리조트 이야기

    클럽메드에는 3가지가 없다. 그 三無는 완벽한 휴가를 즐기기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일본 열도 가장 끝에 있는 오키나와 이시가키 카비라 비치에서 직접 경험해 봤다. 클럽메드 해변에 파랑색 깃발이 걸렸다. 파랑색 깃발은 지금 비치에서 해양스포츠를 즐기기 안성맞춤이란 사인이다 클럽메드는 ‘리조트’가 아니다? 휴양을 목적으로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클럽메드는 꽤 우선순위가 높은 리조트다. 입소문만으로 클럽메드를 선택하는 이가 적지 않은데, 소문이 전부인 줄 알고 무턱대고 선택했다가는 진정한 재미를 놓칠 수도 있다. 클럽메드는 ‘리조트’라고 부르기에는 그 뒤에 붙여야 할 수식어들이 너무 많은, 독특한 콘셉트를 지녔다. 다른 리조트에는 있지만, 클럽메드에는 없는 3가지 때문에 클럽메드에서의 휴가는 더욱 즐겁다. 첫째, 넓은 객실, 개인 수영장, 커다란 욕조 등 동남아의 고급 리조트가 자랑하는 특급시설이 클럽메드에는 없다. 물론 2012년에 개보수를 마친 스위트룸과 디럭스 가든 테라스 룸 같은 객실은 수준급이지만 일반 수준의 객실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휴양 목적의 리조트로 클럽메드가 사랑받는 이유는 진정한 클럽메드의 진가는 객실 안이 아닌 객실 밖에 있기 때문이다. 객실이 너무 좋아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여행자에게도,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 클럽메드 모두에게도 손해다. 둘째, 클럽메드에는 허례허식이 없다. 리조트의 총책임자인 ‘촌장Chef de Village’의 하루 일과를 보면 알 수 있다.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의 촌장은 50세를 훌쩍 넘긴 나이지만 매일 밤 공연장에서 열리는 각종 쇼를 직접 진행하고, 최신 유행가에 맞춰 춤을 추고 방문객의 호응을 이끈다. 식사 시간에는 리조트 방문객들과 격 없이 식사도 한다. 근엄하고 격식을 차리는 고급 리조트의 총지배인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 클럽메드의 최고 책임자가 가식을 털어내고 방문객에게 다가가니 투숙객들도 처음 해보는 각종 프로그램을 즐기는 데 거리낌이 없다. 셋째, 클럽메드에는 추가 비용이 없다. 어렵게 짬을 내 떠난 여행에서, 각종 추가 비용 때문에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면 클럽메드에서는 안심해도 된다. 클럽메드는 특별한 요리, 스파 등 일부 품목,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식사, 음료, 객실 이용료, 팁은 물론 항공료, 유류할증료, 세금까지 모조리 상품요금에 포함돼 있다. ‘무엇이든 할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며칠간 얻는 비용에 더해, 뭔가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숨은 비용’은 애초부터 없다. 다시 아이가 되다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시가키 공항으로 향할 때 온몸이 뻐근했다. 군 훈련소에 입소한 다음날, 힘든 산행을 마친 다음날 느끼는 바로 그것. 오랜만에 만나는 ‘알’이었다. 허리를 굽혀 옷을 입을 때, 여행가방을 들 때 온몸을 엄습하는 찌릿함. 간만에 땀에 흠뻑 젖을 만큼 즐겁게 뛰어 놀았던 후유증이다. 그만큼 체력을 불사를 활동이 많았기 때문이다.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에서의 지난 며칠은 어렸을 적 흙을 먹으며 친구들과 공을 차던 그때와 흡사했다. 클럽메드를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아이를 동반하는 가족이다. 클럽메드에는 만 2세에서 3세의 유아를 동반하는 가족여행자를 위해 쁘띠클럽을 운영한다. 자녀를 맡기고 나면 부모는 비로소 자유를 만끽한다. 어린이를 돌보는 데 특성화 된 G.O가 어린이들을 밀착 보호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몸은 물론 마음까지 자유로울 수 있다. 이제부터 격렬한 스쿼시로 ‘알’을 영접할지, 누구의 방해 없이 산책에 나설지, 잔잔한 파도에 몸을 맡길지!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가 제공하는 프로그램 중 기호에 맞는 것을 골라 체험하면 된다. 단 스케줄표와 유의사항을 충분히 숙지하고 참여하자. ▶travie info 클럽메드 쁘띠클럽 쁘띠클럽은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쁘띠클럽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의 건강진단서를 준비해야 하며, 기저귀, 물티슈, 갈아입을 옷, 모자, 선글라스, 운동화, 수영복 등도 미리 챙겨야 한다.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에는 만 4세에서 10세까지의 아동들이 이용할 수 있는 미니클럽도 설치돼 있다. ‘퍼펙트골드’를 쏴라 한국에서 서양식 양궁을 체험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에서는 담당 G.O와 함께 안전하게 양궁을 즐길 수 있다. 손끝에서 활이 떠날 때 전해지는 묘한 떨림은 나름 중독성이 있어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활 쏘기는 의외로 어렵지 않다. 양궁장에 활시위의 탄도와 강도가 각각 다른 활이 준비돼 있어, 자신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양궁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할 때 가장 즐겁다. 그룹을 나눠 활을 쏜 뒤 그 점수를 합해 승부를 겨루기 좋다. 10점 중의 10점인 ‘퍼펙트골드’도 노려볼 만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치유의 30분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의 산책로는 낙원으로 가는 길이다. 리조트 정문에서 시내 반대 쪽으로 걷다 보면 잘 가꿔진 산책로가 나온다. 산책 시간은 넉넉히 잡아도 1시간을 넘지 않는다. 리조트가 카비라만 한 켠에 덩그러니 자리잡았기 때문에 사람의 이동도 많지 않다. 그러나 산책로는 잘 정돈돼 있어 대저택의 정원 같은 느낌이다. 산책로 자체도 부침이 거의 없고,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잘 닦여 있어 남녀노소 산책하기 딱 좋다. 동반할 아이가 없는 사람은 산악자전거를 빌려 주변 산책로를 일주해도 된다. 단 12세 이상이나, 자전거에 앉은 상태에서 발이 땅에 닿는 사람만 산악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 반갑다 ‘알’ 오랜만에 ‘알’을 만나게 해준 것은 다름 아닌 스쿼시였다.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에는 3개의 스쿼시 코트가 있다. 클럽메드에서 스쿼시를 치려면 운동화와 객실 카드키를 꼭 챙겨야 한다. 스쿼시는 가로 6.4m, 세로 9.75m 넓이의 작은 공간에서 격렬하게 이뤄지는 스포츠다. 때문에 방향을 바꾸다 자칫 발목이 삐는 부상을 당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파도에 몸을 맡겨라! 리조트에서 바다를 조망하면 수평선 끝까지 넓게 펼쳐진 산호초 지역이 눈에 들어온다. 잘 보존된 산호초 지역은 파도를 잔잔하게 하는 방파제 역할도 하기 때문에 태풍 불 때를 빼고 리조트 앞 바다는 언제나 잔잔하다.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에서 즐길 수 있는 해양스포츠는 투명 카야킹과 윈드서핑, 스노클링 등이다. 투명 카야킹은 바닥이 투명한 바나나 모양의 카약을 타고 리조트 인근 바다를 유영하는 것으로 만 8세 이상(어린이는 부모동반)이라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윈드서핑은 사전에 교육을 받은 사람만이 체험할 수 있다. 윈드서핑 교육은 리조트에서 윈드서핑 담당 G.O가 진행한다. 스노클링도 할 수 있는데 만 8세 이상 어린이 대상의 강습도 있다. 팔짱은 금물 매일 밤, 수영장 옆 공연장에서는 흥겨운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단 두 가지만 지키면 된다. 첫 번째는 ‘팔짱끼지 않기’와 ‘주머니에 손 넣지 않기’다. 이 두 가지는, 행동의 문제이기보다는 즐기겠다는 마음의 준비와 관련이 있다. 팔짱 끼고 공연의 품질을 평가하는 것은 클럽메드 공연장에서는 금물이다. 클럽메드의 G.O들은 매일 공연을 준비하지만 전문 배우들이 만드는 공연이 아닌 탓에 완성도는 높지 않다. 그러나 G.O들이 공연 내내 내뿜는 ‘행복 에너지’는 무대를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공연이 종료될 때 즈음이면 관객들도 거리낌 없이 무대 앞으로 나와 G.O와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춘다. G.O들이 준비한 공연은 공연장 앞에 있는 바까지 이어진다. 요일에 따라 다채로운 이벤트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바에서는 오키나와 지역 맥주인 ‘오리온’도 무제한으로 공급된다. 1 이시가키 야아마무라 민속촌에 살고 있는 원숭이 무리 2 맹그로브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역에 서식하는 관목이다 3 커다란 물소가 끄는 대형 달구지. 이리오모테섬과 유부섬 사이를 매일 왕복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일본과 타이완이 편애하는 섬 클럽메드는 스스로 도시와 격리된 삶을 선택한다. 이번에 다녀온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의 경우에도 그러했다. 도쿄에서 오키나와 본섬 나하那覇국제공항까지 비행시간은 2시간 정도.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는 오키나와 본섬에서 1시간은 더 날아가야 하는 이시가키섬 안에서도, 공항에서 차량으로 50분은 더 들어가야 하는 카비라만灣에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카비라 비치는 주변에 인공 불빛이 없어 밤에는 별이 더욱 눈부시고, 도시의 소음이 없으니 바다의 파도 소리는 청연하다. 때묻지 않은 자연을 품은 이시가키를 포함한 오키나와 지역은 최근 일본 본토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휴가는 물론이고 이주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이유는 일본 동북부 지진으로 정신적 충격을 입은 사람들이 청정한 자연 속에서 치유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게다가 비교적 지진으로부터 자유롭고, 원전에서도 까마득히 멀다. 실제로 오키나와 본섬에서 이시가키까지 거리는 400km 정도이지만, 타이베이에서 이시가키까지는 300km에도 못 미칠 정도로 일본 본토보다 타이완에 더 가깝다. 그래서 이시가키는 타이완 사람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매해 여름이면 타이베이와 이시가키 사이를 운항하는 전세기가 있을 정도로 타이완 사람들은 이시가키를 사랑한다. 타이완 사람들과 일본 본토에서 오는 사람들은 이시가키섬을 기점으로 이리오모테섬, 타케도미섬 등 점점이 박힌 보석 같은 섬들을 관광한다. 이리오모테섬은 이시가키섬에서 뱃길(타이완 방향)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이리오모테섬은 광활한 맹그로브 숲과 커다란 물소가 있는 유부섬 등이 주요 관광지다. 특히 이리오모테섬의 맹그로브는 지구상 가장 서쪽에 있는 맹그로브숲 중 하나여서 생물학, 지리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유부섬은 이리오모테섬에 달린 작은 육계도로 섬 사이는 1km도 안 되는 거리인데, 그 사이를 연결해 주는 커다란 달구지가 특히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달구지를 끄는 검은 물소는 발걸음이 느려 둔해 보이지만, 힘이 좋고 성실해 이 지역 사람들에게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이시가키섬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다케도미섬에서는 낮에도 별을 볼 수 있다. 별모래 해변이라고 불리는 섬 북쪽의 백사장에는 별 모양의 산호가 산재해 있다. 얼핏 보면 좁쌀 크기의 모래 같지만 자세히 보면 반짝이는 별 모양을 하고 있다. 이시가키 주변 섬 관광은 클럽메드에서 운영하는 외부 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단 각 프로그램에 따라 가능한 시간과 날짜가 있으며,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글·사진 박우철 기자 취재협조 클럽메드 www.clubmed.co.kr, 오키나와 관광·컨벤션뷰로 www.visitokinawa.jp/kr, 아시아나항공 www.flyasiana.com 타케도미섬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섬을 일주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travie info 클럽메드 카비라 비치와 다양한 매력을 지닌 이시가키가 오는 3월, 조금 더 가까워진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시가키 신공항 개항에 맞춰 인천국제공항과 이시가키를 연결하는 직항 전세기를 3월7일과 3월10일 단 2회 운항한다. 2월 현재까지 이시가키공항은 대형 비행기가 이착륙하기에는 너무 짧은 활주로를 갖고 있지만 3월이면 보잉사의 747 점보 기종도 이착륙할 수 있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직항 전세기를 이용하면, 대기 시간을 포함해 4시간 이상 걸리는 기존 여정이 2시간 정도 단축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방송진흥 기능 미래부행이냐 방통위 잔류냐… 여야 극한 대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2차 처리시한이었던 18일 국회 본회의는 열리지도 못했다. 여야는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진흥 기능을 신설될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기는 문제를 놓고 극한 대치를 벌이고 있다. 여야는 전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함께 만나는 6자회담을 열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26일 본회의 처리도 불투명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야당에 책임을 돌리며 ‘독자행동’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 스스로도 바뀌어야 하지만 민주통합당이 같이 바뀌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구태의연한 국회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이제 우리가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가 온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은 새 정부의 출범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데, 여당은 정부조직개편안을 두고 원안고수만을 반복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여야 극한대치의 핵심에는 방송진흥 기능의 미래부 이관이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방송통신 진흥정책은 미래부에 넘기고 규제정책만 방송통신위원회에 남기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방통위에는 공중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 보도채널의 인허가와 통신사의 규제업무 등만 남게 된다. 민주당은 미래부가 방송정책 관련 법령 제·개정권과 방송정책, 방송광고정책을 모두 담당하면서 방송장악이 가능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을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결국 민주당으로서는 방송문제만은 포기할 수 없는 의제인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래부 장관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독임제(獨任制) 부서에서 방송정책을 담당하는 것은 방송장악을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여권은 방송문제에 대한 원안 고수 입장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방송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고 보장하자는 것은 새누리당도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17일 이후 여야의 물밑협상도 중단됐다. 하지만 여야가 방송진흥 기능 문제만 합의해 물꼬가 트이면 나머지 쟁점들은 쉽게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방송진흥 기능문제와 더불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기구화 ▲국가청렴위원회 등 반부패기구 신설 ▲중소기업청의 중소상공부 격상 및 금융정책의 진흥 및 규제 분리 ▲통상기능 관련 ‘통상교섭처’ 신설 ▲교육부의 산학협력 기능 존치 등 6개항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방송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요구에 대해서는 협의할 수 있다는 태도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상 문제는 박 당선인의 큰 구상 중 하나로 계속 반대하면 국민들도 우리가 지나치다고 할 것”이라며 양보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또 “다만 방송과 원자력 안전문제 등은 우리안으로 여당이 받아들일 수 있고 서로 협상하고 진척돼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얼음공장 아닙니다 옛날 한강입니다[동영상]

    얼음공장 아닙니다 옛날 한강입니다[동영상]

    1950~1970년대에는 얼마나 추웠을까? 한강을 천연 빙상대회장으로 만들거나 인천 앞바다를 얼려 인천항을 폐쇄시킬 정도였던 당시 동장군의 위력이 공개됐다. 국가기록원은 1950~1970년대 겨울 추위의 위력과 생활상을 보여주는 동영상 11건과 사진 9건 등 시청각 기록 21건을 나라기록포털(contents.archives.go.kr)에서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기록 중에는 우리나라에서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후 가장 추웠던 1981년 1월 5일 일기상통계표도 포함됐다. 이날 경기 양평의 오전 7시 기온은 영하 32.6도였다. 1950년대 중반 한강을 두껍게 얼린 혹한의 위력도 공개됐다. 1956년 천연 빙상대회장으로 변모한 한강의 사진, 1957년 두껍게 언 한강의 얼음을 잘라 끌어올려 달구지로 운반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다. 1963년 인천항의 58만평 내항에 70㎝ 이상 두께의 얼음이 얼어 뱃길을 막으면서 1883년 개항 이래 처음으로 인천항이 폐쇄 상태가 된 광경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은 “혹한에 대한 기록물을 통해 지난날의 맹추위를 떠올려 보고, 막바지에 이른 이번 겨울 추위를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한국 ‘근대화 DNA’ 16세기부터 있었다

    한국 ‘근대화 DNA’ 16세기부터 있었다

    2002년 한국 대학들의 해외 석학 초빙 열기를 전하는 한 일간지 기사는 이렇다. 대학과 학자 이름, 그리고 그 학자를 왜 영입했는지를 설명해주는 학문적 업적이 쭉쭉 나열된다. 그런데 도쿄대에서 성균관대로 자리를 옮기는 미야지마 히로시(65) 교수를 두고는 한마디 토를 달아뒀다. “일본의 한국 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식민지근대화론자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식민지근대화론자, 그것도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에게 이런 명칭을 붙인다는 것은 거의 ‘종북좌파’ 수준의 낙인이다. 그런데 2010년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병합 무효를 선언했던 한일 양국 진보적 지식인들의 ‘한일 지식인 공동선언’에서도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의 이름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무엇이 진실일까. ‘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너머북스 펴냄)는 일본인으로서 왜 한국사를 공부하게 됐는지, 식민지근대화론자라는 오해는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지, 그 오해가 왜 잘못됐는지, 자신의 소농(小農)사회론이 어떻게 생겨났고 궁극적으로 서구 중심의 일직선상에 놓인 근대발전사관을 어떻게 뒤엎을 수 있는지 등을 본인의 입으로 차분하게 설명해둔 책이다. 저자의 기본적인 관점은 이것이다. 19세기 이후 조선은 “정치적으로 체제변혁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는 거대한 변혁이 순조롭게 실시됐을 뿐 아니라 그 이후 경제적, 사회적 변화도 아주 급속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20세기 들어 근대화를 꿈꾸지 않은 나라는 없다. 그런데 왜 다들 못했을까. 이왕 식민지배 받을 거면 일제처럼 훌륭한 지배자를 만났어야 하는데 하필이면 귀축(鬼蓄) 같은 영미(英米)놈들 치하에 살았기 때문에? 아니면 어차피 군부독재할 거였다면 박정희처럼 경제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위대한 독재자를 만났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서? 아니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축적되어온 한국인들의 장기적 경험이다. 그러니까 서구적 근대가 오기 전에 이미 한국 내부에 근대적인 요소가 무르익어 있었고, 그러기에 식민지에다 분단과 전쟁과 독재까지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대화라는 과제를 그 어느 누구보다 빨리 흡수해서 성취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일제 덕도, 박정희 덕도 아니라는 얘기다. 주의할 부분은 저자에게 근대는 ‘평가’보다 ‘서술’에 가깝다는 점이다. 역사를 쭉 살펴보니 사실이 그러하다는 것일 뿐, 근대를 빨리 잉태하고 있었으니 뛰어나다거나 장하다거나 훌륭하다는 평가는 아니다. 그래서 식민지근대화론과 내재적발전론 양쪽 다 비판한다. 아니 이 논쟁뿐 아니라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개편, 우익 정권의 역사 미화 논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박정희 정권 평가 문제 같은 국내적 이슈뿐 아니라 오늘날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우경화 문제까지 짚어보려면 빼놓을 수 없는 책이다. 토지귀족의 부재, 관료제와 과거제, 미약한 신분제 등 저자 특유의 소농사회론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어느 정도 알려졌으니, 이번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성리학의 창시자 주희에 대한 재평가다. 주희의 이미지는 오늘날 그럭저럭이다. 대사상가로 후대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으니 무시하긴 그런데, 고리타분하고 교조적인 인상이 짙다. 심지어는 불교와 도교에서 빌려온 형이상학적 개념을 쓸데없이 가져다붙이는 바람에 고졸한 맛을 풍기던 고대 유학을 다 망쳐놨다는 험담까지 나온다. 저자는 아직 연구 중이라면서도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주희에 대한 기존 연구가 “주희의 사상 그 자체의 연구라기보다 주자학에 관한 연구, 바꿔 말하면 주희 이후에 형성된 장대한 주자학 사상체계를 통해 주희의 사상을 파악하고 분석”하는데 치우쳤다는 것이다. 이기론 논쟁도 싹 무시한다. “주자학의 일부에 불과한 이기론이 유럽적인 철학의 방법에 친근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후대에 들어 지나치게 크게 부각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주희 사상의 핵심으로 가례와 사창(社倉)을 지목해뒀다. 알려졌다시피 주희가 살았던 남송시대는 나라는 남쪽으로 밀려났지만, 이로 인한 대규모 강남개발로 물질적인 부유함은 넘쳐흘렀던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질서를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가 주희의 주된 관심사였다. 주희는 가례로 한 사회의 최소단위인 가정을 바로 세우고, 사창으로 사회의 공공성을 확보하려 들었다. 그러니까 “공동체에 의거하지 않으면서 사회를 어떻게 구성할 수 있는가”라는 게 주희가 맞닥뜨린 시대문제였고, 이건 다름 아니라 오늘날 근대 사회에서 흔히 발견되는 문제의식과 똑같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주희는 12세기에 살았던 근대인인 셈이다. 그래서 한국사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16세기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19세기 말 개항 이후의 서구적 근대만 중요한 게 아니라 12세기 중국에서 발생한 주자학을 깊숙이 받아들인 16세기 이후 조선식 근대, 그리고 이 조선식 근대가 개항 이후 맞닥뜨린 일제식 근대, 미국식 근대, 소련식 근대와 어떻게 부딪히며 섞여들어갔는지를 규명하는게 오늘날 한국사 이해의 핫 포인트라는 것이다. 장기 16세기라 부를 수 있는 지점이다. 이 책은 올해로 정년을 맞은 저자의 마무리 작업 같은 성격이다. 끝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소농사회론의 관점에서 일본 우경화 문제를 다루는 책을, 족보에 대한 그간의 연구성과를 한데 모은 책을 곧 낼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조선사 통사와 소농사회론에 대한 책을 낼 계획이다. 2만 3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프로야구 10구단 결정 ‘엇갈린 명암’] 전북 ‘초상집’

    전북도가 범도민적으로 추진한 대형 사업들이 잇따라 실패, ‘책임론’이 비등하면서 지역 정치권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14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가 최근 5년간 추진했던 각종 숙원 사업들이 벽에 부딪히는 사례가 잇따라 도민들이 깊은 상실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도가 1년 넘게 매달려 온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는 지난 11일 경기 수원시에 밀려 수포로 돌아갔다. 전북·부영은 200억원의 야구발전기금과 돔구장 건설을 내세운 수원·KT의 물량 공세에 밀렸다고 하지만 애초부터 승산 없는 싸움에 뛰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북도가 10구단 유치에 나선 것은 2011년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통합 본사의 전북혁신도시 유치 무산에 따른 도민들의 패배감을 만회하기 위한 돌파구였다는 분석이어서 ‘김완주 지사의 책임론’이 물 위로 떠오르고 있다. LH 유치는 경남과의 경쟁 과정에서 도내 전역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지사가 삭발을 단행하는 초강수를 뒀으나 ‘분산배치’만 고집한 전략적 실패로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더구나 LH 본사 유치 무산 이후 도가 정부에 요구했던 5개항의 사업도 새만금특별법 개정 외에는 감감무소식이다. 도가 엄청난 성과로 홍보하는 ‘새만금특별법 개정’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특별회계 설치’가 현실화되지 못해 ‘용을 그리긴 했으나 눈이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유치 역시 정치권의 시각차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새만금지구에 대규모 외자를 유치했다고 치적을 내세웠던 양해각서들도 잇따라 무산됐다. 2009년 7월 고군산군도에 국제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며 미국 페더럴사와 교환한 9000억원 규모의 양해각서와 같은 해 12월 새만금에 명품리조트를 건립하겠다고 미국 옴니홀딩스와 맺은 3조 5000억원 규모 양해각서는 모두 없었던 일이 됐다. 삼성그룹이 새만금지구 11.5㎢에 2021년부터 20년간 7조 5000억원을 투입해 ‘그린에너지 종합산단’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던 양해각서도 2011년 국정감사에서 ‘대국민 사기극’이란 지적을 받았다. 이 밖에도 도는 연구·개발(R&D) 특구 유치, 국립산림박물관 유치 등 각종 정부 사업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시는 사례가 너무 많아 지역 정치권이 전주·완주 통합과 맞물려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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