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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과학] 멸종위기 몰린 ‘피카츄 모델’ 새앙토끼를 아시나요?

    [와우! 과학] 멸종위기 몰린 ‘피카츄 모델’ 새앙토끼를 아시나요?

    햄스터만한 덩치의 귀여운 외모를 가진 새앙토끼(American pika)가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 크루즈 캠퍼스 연구팀은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노스 레이크 타호 등 새앙토끼의 주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생태 흔적이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조사 대상에 올린 새앙토끼는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토끼의 일종이다. 특유의 우는 소리 때문에 '우는 토끼'로도 불리며 귀는 작고 꼬리는 없는 외모가 특징이다. 특히 새앙토끼는 귀여운 외모와 희귀성 덕에 유명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피카츄’의 실제 모델로 유명하다. 이번에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시에라네바다 산맥 일대 1억 7000만㎡내에서 새앙토끼를 찾았지만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앙토끼는 지난 1991년까지 이 지역 일대에서 번성했으나 이후 급격히 개체수가 줄었다. 그렇다면 새앙토끼를 멸종으로 몰고가는 '범인'은 누구일까? 안타깝게도 범인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다. 새앙토끼는 온도 변화에 매우 취약한 종으로 서늘하고 습기찬 지역에 서식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새앙토끼는 더욱 더 산꼭대기로 거처를 옮기고, 더위를 피해 땅을 파고 들어간다. 그러나 땅 속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생존과 번식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연구를 이끈 조셉 스튜어트 박사는 "새앙토끼의 배설물과 울음소리 등을 추적한 결과 기존에 살던 지역을 버리고 더욱 높은 지대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되면 2050년 경 레이크 타호의 97% 지역은 새앙토끼가 살기 어렵게 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자연에서 새앙토끼가 사라진다는 것은 먹이사슬의 공백을 의미한다"면서 "새앙토끼는 독수리, 코요테, 족제비의 중요한 먹잇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북극곰을 찾아라” 깨진 빙하를 위태롭게 건너는 북극곰

    “북극곰을 찾아라” 깨진 빙하를 위태롭게 건너는 북극곰

    멸종위기에 놓은 북극곰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조각난 얼음바다 위에 외롭게 홀로 서 있는 북극곰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프랑스의 사진작가인 플로리안 리덕스(28)는 최근 캐나다에서 자신의 드론을 이용해 포착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얼음바다 위에 선 북극곰의 ‘작은 모습’은 얼핏 보면 점에 불과하지만, 북극곰이 처한 위험은 절대 작지 않다.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쪼개지고 그 크기가 점차 작아지면서 북극곰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곰은 먹이를 찾아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데, 바다 위를 뒤덮은 얼음조각이 작아질수록 북극곰이 헤엄쳐야 하는 시간은 늘어만 간다. 장시간의 수영은 굶주린 북극곰을 더욱 지치게 하고, 결국 이러한 상황이 북극곰을 멸종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 사진을 찍은 리덕스는 “북극곰을 찍기 위해 매일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간신히 드론을 이용해 북극곰 한 마리를 포착했는데, 북극곰이 얼음과 얼음 사이를 건너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고 당시 소감을 밝혔다. 한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북극곰을 위협과 멸종위기에 처한 적색목록에서 ‘취약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북극곰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있는 점이 꼽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피카츄 모델’ 새앙토끼, 美서 멸종위기 몰려

    ‘피카츄 모델’ 새앙토끼, 美서 멸종위기 몰려

    햄스터만한 덩치의 귀여운 외모를 가진 새앙토끼(American pika)가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 크루즈 캠퍼스 연구팀은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노스 레이크 타호 등 새앙토끼의 주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생태 흔적이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조사 대상에 올린 새앙토끼는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토끼의 일종이다. 특유의 우는 소리 때문에 '우는 토끼'로도 불리며 귀는 작고 꼬리는 없는 외모가 특징이다. 특히 새앙토끼는 귀여운 외모와 희귀성 덕에 유명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피카츄’의 실제 모델로 유명하다. 이번에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시에라네바다 산맥 일대 1억 7000만㎡내에서 새앙토끼를 찾았지만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앙토끼는 지난 1991년까지 이 지역 일대에서 번성했으나 이후 급격히 개체수가 줄었다. 그렇다면 새앙토끼를 멸종으로 몰고가는 '범인'은 누구일까? 안타깝게도 범인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다. 새앙토끼는 온도 변화에 매우 취약한 종으로 서늘하고 습기찬 지역에 서식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새앙토끼는 더욱 더 산꼭대기로 거처를 옮기고, 더위를 피해 땅을 파고 들어간다. 그러나 땅 속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생존과 번식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연구를 이끈 조셉 스튜어트 박사는 "새앙토끼의 배설물과 울음소리 등을 추적한 결과 기존에 살던 지역을 버리고 더욱 높은 지대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되면 2050년 경 레이크 타호의 97% 지역은 새앙토끼가 살기 어렵게 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자연에서 새앙토끼가 사라진다는 것은 먹이사슬의 공백을 의미한다"면서 "새앙토끼는 독수리, 코요테, 족제비의 중요한 먹잇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묘지에서 꽃 뜯어먹은 이유로 ‘총살’되는 토끼들 논란

    묘지에서 꽃 뜯어먹은 이유로 ‘총살’되는 토끼들 논란

    공동묘지에서 꽃을 뜯어먹었다는 이유로 ‘총살’ 당하는 토끼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서북부 컴브리아주의 한 공동묘지관리소는 올해에만 약 30마리의 토끼를 총으로 쏴 죽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소가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간단했다. 토끼가 조문객들이 잔디 위에 놓고 간 꽃을 먹어댄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토끼를 ‘총살’하고 있는 공동묘지는 한 곳만이 아니다. 또 다른 공동묘지 역시 같은 이유로 수 십 마리의 토끼를 죽여 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이 들끓었다. 한 시민은 “토끼들은 자신이 무엇을 먹는지 알지 못한다. 이런 토끼를 죽이는 것은 매우 잔인한 일이다. 게다가 사람은 무방비의 동물을 마음대로 죽이는 결정을 할 권리가 없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시민은 “묘지를 찾아와 내려놓은 꽃을 토끼가 먹어치운다는 생각을 하면 불쾌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문을 온 묘지에서 토끼를 살육하는 총소리를 듣는 것 역시 편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공동묘지관리소의 한 관리인은 “자신이 조문을 와서 두고 온 꽃을 토끼가 먹어치운다는 것을 알게 된 조문객들이 매우 분노했다”면서 “나 역시 동물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토끼를 총살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현지 의회의 한 공무원은 “공동묘지관리소 측이 묘지 관리를 위해 토끼의 수를 제한해야 하는 것은 명시된 의무다. 다른 지역의 공동묘지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토끼를 그냥 뒀다가는 땅굴을 파거나 묘지를 훼손하는 등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공동묘지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영국 동물보호단체인 RSPCA 측은 “만약 인도적인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토끼의 이러한 행동을 막지 못하는 등 또 다른 대안이 적용되지 않았을 때라면,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토끼의 개체수를 줄여보는 방법도 있다. 인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갈라파고스 인근서 붙잡힌 中어선에서 발견된 것은?

    갈라파고스 인근서 붙잡힌 中어선에서 발견된 것은?

    갈라파고스 제도 인근에서 불법 어업을 하고 돌아가던 중국 어선이 붙잡혔다. 어선 안에는 상어 수 백 마리가 죽은 채 실려 있었다. BBC 등 해외 언론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붙잡힌 중국 어선에는 총 300t 가량의 상어가 실려 있었다. 조사 결과 중국 어선은 귀상어 등 다량의 상어를 불법 포획한 뒤 돌아가는 길이었으며, 어선 안에는 약 20명의 선원이 탑승해 있었다. 귀상어는 현재 멸종 취약종으로 구분돼 있다. 귀상어의 수명은 40년이며 지느러미 부위가 식용으로 인기가 높아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중국 어선을 붙잡은 에콰도르 당국은 이들이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불법 어획 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하고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측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번에 적발된 불법 포획량은 사상 최대 규모”라면서 “밀렵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선원들은 최대 3년의 금고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어선이 이처럼 상어를 대량으로 불법 포획한 것은 현지에서 상어 지느러미(샥스핀)이 고급 식재료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상어잡이 어선들은 상어를 잡은 뒤 지느러미만 자르고 물에 빠뜨려 익사시키곤 하는데, 상어는 지느러미가 잘리면 유영능력을 잃어 결국 바다에서 죽는다. 중국의 ‘상어 지느러미 사랑’이 결국 상어를 멸종위기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2013년 중국 정부는 공식 연회에서 샥스핀 요리를 금지시키기도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골리앗 그루퍼와 힘겨루기하다 바다에 ‘풍덩’

    골리앗 그루퍼와 힘겨루기하다 바다에 ‘풍덩’

    카누낚시를 즐기던 남성들이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담긴 영상이 화제다. 영상이 촬영된 곳은 미국 플로리다의 한 해안이다. 지난달 25일 카누낚시를 하던 남성 두 명은 물고기를 끌어올리는 과정에 배가 뒤집히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은 동료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보면 남성 두 명이 카누에 타고 있다. 그 중 한 명이 물고기의 입질을 느꼈는지 낚싯대 릴 감기를 시작한다. 잠시 후,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녀석은 다름 아닌 상어를 먹는 물고기, ‘골리앗 그루퍼’다. 문제는 덩치 큰 녀석이 몸부림을 치자 남성들이 타고 있던 카누가 순식간에 뒤집히고 만 것이다. 두 남성은 다행히 인근에 있는 동료의 배로 몸을 피해 위기를 모면했다. 영상을 게재한 이는 “남성 둘이 카누에서 거대한 골리앗 그루퍼 잡기를 시도했다. 거대한 녀석의 움직임에 카누가 뒤집혔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골리앗 그루퍼 잡기를 계속했다”고 전했다. 한편 골리앗 그루퍼는 크기도 크고 식감이 좋아 오랜 세월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개체수가 1000마리도 안 되는 수준까지 감소했다. 현재 골리앗 그루퍼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상태다. 사진 영상= ViralHo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와우! 과학] 스타워즈 ‘요다’ 닮은 박쥐 발견…신종으로 확인

    [와우! 과학] 스타워즈 ‘요다’ 닮은 박쥐 발견…신종으로 확인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요다’를 닮은 박쥐가 신종 박쥐로 인정받았다. 2011년 파푸아뉴기니의 열대우림에 처음 발견된 이 박쥐는 다른 박쥐에 비해 독특한 외모로 학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늘로 길게 솟은 귀와 흰색 털, 그리고 짙은 노란색을 띠고 있는 눈과 코, 입, 날개 등은 영화 속 캐릭터와 놀랄 만큼 닮아있다. 당시 전문가들은 ‘요다’를 닮은 이 박쥐가 기존에 존재하던 박쥐 중 한 종류일 것이라고 예측과 신종이라는 주장이 대립했지만, 영국 요크대학교의 연구결과 완전히 새로운 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전 세계 18곳의 박물관이 가진 자료를 토대로 유사한 종이라고 생각했던 큰박쥐(fruit bat) 3000종을 정밀 분석하고 비교했다. 그 결과 생김새나 습성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종을 찾아내지 못했으며, 이를 근거로 완전히 새로운 박쥐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를 이끈 요크대학의 낸시 어윈 박사는 “지난 20년간 파푸아뉴기니의 생태를 연구해왔는데, 형태학적으로 다른 박쥐들과 완전히 구분되며, 특히 원통형의 코는 박쥐 가운데서도 굉장히 독특한 특징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통형의 코를 가진 박쥐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요다 박쥐’와는 또 다른 형태학적 특징을 가졌다”면서 “이 박쥐는 웃는 얼굴을 본 따 파푸아뉴기니 어로 ‘행복’을 뜻하는 ‘하마마스’(Hamamas)라고 이름 붙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요다를 닮은 이 박쥐의 개체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개체수 보존을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아름답구나, 폭우의 상처도 품고 흐르니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아름답구나, 폭우의 상처도 품고 흐르니

    미호천이란 이름을 들어 보셨는지요. 아마 올여름에 부쩍 많이 들은 이름일 겁니다. 미호천은 충북 청주와 진천 등의 주민들에게 젖줄 같은 강입니다. 삶의 터전이자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곳이지요. 올여름 미호천은 폭우로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 탓에 지금은 물가의 생명들이 누추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곧 원래의 모습을 회복할 겁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간을 그렇게 보내 왔으니까요. 그러니 지금 잠시 볼품없는 몰골이라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닌 것이지요. ‘아름다운 강’ 미호천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상처 입은 강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여전히 너른 품을 사람에게 벌리고 있었습니다.미호천(美湖川)은 이름 그대로 크고 작은 모래톱과 여울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하천이다. 나라 안 대부분의 하천이 준설, 모래 채취, ‘녹차 라테’ 따위에 시달리지만, 미호천에선 그런 구간을 찾기 어렵다. 사람의 간섭이 적었다는 뜻이다. ‘삽질’과 개발이 능사인 시대에 이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다만 수질 오염의 소지는 여전하다. 하천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설과 도시가 곳곳에 웅크리고 있어서다.●미호천, 마이산~금강 90㎞ 흐르는 하천 충북 음성의 마이산에서 시작된 미호천은 세종시에서 금강과 합류될 때까지 약 90㎞ 정도를 굽이굽이 흘러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강의 원형을 곳곳에 펼쳐 놓는다. 이리 굽고 저리 휘는 동안 모래톱과 여울이 번갈아 나오고, 크고 작은 버드나무는 둑방을 따라 흐드러졌다. 이 강물에 미호종개(천연기념물 454호)가 산다. 1984년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한국 고유의 어류다. 미호천에 많다고 해서 미호종개란 이름을 얻었지만 서식지 파괴와 수질오염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절멸 위기에 놓였다. 우리 산하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황새 복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도 바로 이 강의 상류 지역이다. 강이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야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독특하기로는 ‘포플러 장학금’이 가장 앞줄에 설 듯하다. 옛 청원군(현 청주시 청원구)에서 운용했던 ‘포플러 장학금’은 가난했던 1960년대 1만 4000그루의 포플러를 강외면 궁평리 미호천 둔치에 식재한 뒤 이를 목재로 팔아 조성했다. 당시 2000여명 정도가 이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기리는 포플러 장학금 기념관이 옥화자연휴양림 안에 조성돼 있다. 미호천은 청주에서 세종시에 이르는 구간에서 강폭을 한껏 넓힌다. 증평의 보강천, 청주 무심천 등 여러 지류와 합쳐진 결과다. 한데 강폭과는 달리 웅숭깊은 풍경은 상류 쪽에 많다. 특히 진천군과 청주 오창읍 등의 구간에 빼어난 풍경을 빚어 놨다. 다만 강의 진면목을 살피기는 쉽지 않다. 접근로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 주변에 조성된 걷기 길이나 몇몇 관광지 등을 돌아보는 게 고작이지만, 이마저도 빼어나다. ●농다리 천년 이어온 비결은 지네 닮은꼴 모양 미호천 주변 볼거리 가운데 ‘전국구’ 관광지를 꼽으라면 단연 진천 농다리(충북유형문화재 28호)다. 국내 돌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힌다. 고려 초에 축조됐으니 연혁이 천 년을 넘나든다. 미호천 상류의 농다리는 편마암의 일종인 자줏빛 자연석을 쌓아 만들었다. 길이가 얼추 94m에 달한다. 모양은 지네를 닮았다. 거대한 지네가 몸을 살짝 굽혀 물살을 가로지르는 형상이다. 현지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같은 유연한 형태 덕에 미호천의 물살을 견디며 천 년을 이어 왔다고 설명했다. 농다리는 조성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사료가 딱히 없다. 이런저런 이야기들만 전설처럼 전해질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고려 개국공신인 임희 장군이 처음 조성했고, 고려 고종 때 무인 임연이 개보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천군 태수를 지낸 신라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이 고구려에 전승을 거둔 것을 기념해 놓았다는 설도 있다. 오래된 다리일수록 이리저리 얽힌 사연도 많기 마련이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닥치면 다리 일부가 소실된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당시 교각 5칸이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올여름 청주와 미호천 등을 할퀸 물난리 때는 교각 일부와 상판 세 개가 유실됐다. 후대가 이를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농다리는 현재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유실된 부분의 보수 작업을 거쳐 이르면 9월쯤 다시 출입이 허용될 전망이다. 농다리 너머에 정자와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정자에 앉아 굽이치는 미호천과 물 위로 놓여진 ‘검은 지네’를 보는 맛이 각별하다. 전망대 뒤로는 산책로가 놓였다. 이른바 ‘초롱길’의 하나로 초평저수지까지 연결돼 있다. 초평지는 미호천의 지류를 막아 축조했다. ‘미호저수지’라고도 불린다. 산책로 끝자락의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초평지 풍경이 빼어나다.●김유신 탄생지 진천… 계양마을에 생가 복원 진천은 흥무대왕 김유신의 탄생지다. 신라 진평왕 17년(595)에 만노군(신라 때 진천군의 이름) 태수를 지내던 김서현과 만명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진천 일대에 그와 관련된 유적지들이 몇 곳 있다. 미호천과는 거리가 있지만 역사 공부 삼아 찾아볼 만하다. 김유신 생가는 상계리 계양마을에 복원돼 있다. 김유신 탄생지 뒤편은 길상산이다. 산 정상 어름에 그의 태실지가 있다. 김유신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길상사는 탄생지에서 뚝 떨어진 벽암리 도당산 아래 있다. 초평지에서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충북학생수련원이다. 이 일대에도 ‘인증샷’ 찍을 만한 곳이 많다. 이 앞을 흐르는 미호천의 다른 이름은 은여울이다. 은탄(銀灘)리는 이를 한문으로 쓴 행정 명칭이다. 이름만큼 맑고 고운 여울이 흘러간다. 팔결다리 주변엔 자전거 도로와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팔결다리는 청주와 옛 청원군 오창읍을 연결하는 다리다. 현재의 팔결교는 왕복 6차로의 도로를 이고 있는 큰 다리지만 옛 ‘팔결교’는 그보다 상류 쪽에 소박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1970년대 옛 팔결다리는 청주와 오창 주민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였다.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시절 주민들은 물이 깨끗하고 모래사장이 너른 팔결다리 인근에서 천렵이나 물놀이를 즐기며 여름을 보냈다. 요즘도 천렵을 즐기는 이들은 종종 눈에 띄지만 수영을 하는 이는 찾기 힘들다. 미호천이 청주에서 흘러온 무심천과 합류되는 곳이 까치내다. 미호천의 여러 물줄기 가운데 아름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곳이다. 강가엔 버드나무가 많다. 시골에서 살았던 이라면 누구나 버드나무 잔가지로 만든 버들피리의 추억을 하나쯤은 갖고 있을 터다. 청주 일대에선 이를 ‘호드기’라 부른다. 매끈한 가지를 골라 자르고, 껍질을 비틀어 줄기와 분리시킨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버들피리 완성이다. 겨우 삘릴리 소리나 낼 정도지만 둑방길 걸으며 추억을 소환하기에 이만한 도구가 없지 싶다. ●연인들 인생샷 남기는 까치내 정북동 토성 까치내를 따라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문암생태공원 등 주변에 돌아볼 만한 곳도 있다. 까치내 위쪽엔 정북동 토성이 있다. 미호천변의 평지에 축조된 사각형의 토성이다. 삼국시대 초기인 2~3세기쯤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이 약간 긴 방형의 형태로 전체 길이는 675m 정도다. 정북동 토성은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는 촬영지다. 해거름에 펼쳐지는 서정적인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최근엔 청주 등지의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 코스로 급부상 중이다. 초록빛 성터를 도란도란 걷거나 성벽 위의 소나무 한 그루를 배경 삼아 ‘인생 샷’을 남기기도 한다. angler@seoul.co.kr■여행수첩 →가는 길:농다리와 초평저수지 등 미호천 상류를 먼저 보겠다면 중부고속도로 진천 나들목, 정북동 토성은 오창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빠르다. 까치내, 문암생태공원 쪽은 서청주 나들목이 다소 낫다.→맛집:공원당(255-3894)은 메밀국수(위)로 50년 넘게 명성을 이어 온 집이다. 중앙공원 옆에 있다. 남주동 해장국(256-8575)과 서문 해장국(224-5999)은 해장국으로 쌍벽을 이루는 집이다. 청주 사람들은 예부터 고추장 삼겹살을 즐겨 먹었다. 백로식당(273-0713)이 이름났다. 서문시장 안쪽에 삼겹살 거리(아래)도 조성돼 있다. 옛 방식대로 구워 내는 ‘시오야키’(삼겹살 소금구이)를 맛볼 수 있다. 진천 초평지 쪽에 붕어찜 집들이 몰려 있다. 송애집(532-6228), 배를 타고 들어가는 쥐꼬리명당(532-6647) 등이 알려졌다.
  • 아름답구나, 폭우의 상처도 품고 흐르니

    미호천(美湖川)은 이름 그대로 크고 작은 모래톱과 여울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하천이다. 나라 안 대부분의 하천이 준설, 모래 채취, ‘녹차 라테’ 따위에 시달리지만, 미호천에선 그런 구간을 찾기 어렵다. 사람의 간섭이 적었다는 뜻이다. ‘삽질’과 개발이 능사인 시대에 이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다만 수질 오염의 소지는 여전하다. 하천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설과 도시가 곳곳에 웅크리고 있어서다.●미호천, 마이산~금강 90㎞ 흐르는 하천충북 음성의 마이산에서 시작된 미호천은 세종시에서 금강과 합류될 때까지 약 90㎞ 정도를 굽이굽이 흘러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강의 원형을 곳곳에 펼쳐 놓는다. 이리 굽고 저리 휘는 동안 모래톱과 여울이 번갈아 나오고, 크고 작은 버드나무는 둑방을 따라 흐드러졌다. 이 강물에 미호종개(천연기념물 454호)가 산다. 1984년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한국 고유의 어류다. 미호천에 많다고 해서 미호종개란 이름을 얻었지만 서식지 파괴와 수질오염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절멸 위기에 놓였다. 우리 산하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황새 복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도 바로 이 강의 상류 지역이다.강이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야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독특하기로는 ‘포플러 장학금’이 가장 앞줄에 설 듯하다. 옛 청원군(현 청주시 청원구)에서 운용했던 ‘포플러 장학금’은 가난했던 1960년대 1만 4000그루의 포플러를 강외면 궁평리 미호천 둔치에 식재한 뒤 이를 목재로 팔아 조성했다. 당시 2000여명 정도가 이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기리는 포플러 장학금 기념관이 옥화자연휴양림 안에 조성돼 있다.미호천은 청주에서 세종시에 이르는 구간에서 강폭을 한껏 넓힌다. 증평의 보강천, 청주 무심천 등 여러 지류와 합쳐진 결과다. 한데 강폭과는 달리 웅숭깊은 풍경은 상류 쪽에 많다. 특히 진천군과 청주 오창읍 등의 구간에 빼어난 풍경을 빚어 놨다. 다만 강의 진면목을 살피기는 쉽지 않다. 접근로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 주변에 조성된 걷기 길이나 몇몇 관광지 등을 돌아보는 게 고작이지만, 이마저도 빼어나다.●농다리 천년 이어온 비결은 지네 닮은꼴 모양미호천 주변 볼거리 가운데 ‘전국구’ 관광지를 꼽으라면 단연 진천 농다리(충북유형문화재 28호)다. 국내 돌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힌다. 고려 초에 축조됐으니 연혁이 천 년을 넘나든다. 미호천 상류의 농다리는 편마암의 일종인 자줏빛 자연석을 쌓아 만들었다. 길이가 얼추 94m에 달한다. 모양은 지네를 닮았다. 거대한 지네가 몸을 살짝 굽혀 물살을 가로지르는 형상이다. 현지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같은 유연한 형태 덕에 미호천의 물살을 견디며 천 년을 이어 왔다고 설명했다.농다리는 조성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사료가 딱히 없다. 이런저런 이야기들만 전설처럼 전해질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고려 개국공신인 임희 장군이 처음 조성했고, 고려 고종 때 무인 임연이 개보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천군 태수를 지낸 신라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이 고구려에 전승을 거둔 것을 기념해 놓았다는 설도 있다.오래된 다리일수록 이리저리 얽힌 사연도 많기 마련이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닥치면 다리 일부가 소실된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당시 교각 5칸이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올여름 청주와 미호천 등을 할퀸 물난리 때는 교각 일부와 상판 세 개가 유실됐다. 후대가 이를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농다리는 현재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유실된 부분의 보수 작업을 거쳐 이르면 9월쯤 다시 출입이 허용될 전망이다.농다리 너머에 정자와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정자에 앉아 굽이치는 미호천과 물 위로 놓여진 ‘검은 지네’를 보는 맛이 각별하다. 전망대 뒤로는 산책로가 놓였다. 이른바 ‘초롱길’의 하나로 초평저수지까지 연결돼 있다. 초평지는 미호천의 지류를 막아 축조했다. ‘미호저수지’라고도 불린다. 산책로 끝자락의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초평지 풍경이 빼어나다.●김유신 탄생지 진천… 계양마을에 생가 복원진천은 흥무대왕 김유신의 탄생지다. 신라 진평왕 17년(595)에 만노군(신라 때 진천군의 이름) 태수를 지내던 김서현과 만명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진천 일대에 그와 관련된 유적지들이 몇 곳 있다. 미호천과는 거리가 있지만 역사 공부 삼아 찾아볼 만하다. 김유신 생가는 상계리 계양마을에 복원돼 있다. 김유신 탄생지 뒤편은 길상산이다. 산 정상 어름에 그의 태실지가 있다. 김유신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길상사는 탄생지에서 뚝 떨어진 벽암리 도당산 아래 있다.초평지에서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충북학생수련원이다. 이 일대에도 ‘인증샷’ 찍을 만한 곳이 많다. 이 앞을 흐르는 미호천의 다른 이름은 은여울이다. 은탄(銀灘)리는 이를 한문으로 쓴 행정 명칭이다. 이름만큼 맑고 고운 여울이 흘러간다.팔결다리 주변엔 자전거 도로와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팔결다리는 청주와 옛 청원군 오창읍을 연결하는 다리다. 현재의 팔결교는 왕복 6차로의 도로를 이고 있는 큰 다리지만 옛 ‘팔결교’는 그보다 상류 쪽에 소박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1970년대 옛 팔결다리는 청주와 오창 주민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였다.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시절 주민들은 물이 깨끗하고 모래사장이 너른 팔결다리 인근에서 천렵이나 물놀이를 즐기며 여름을 보냈다. 요즘도 천렵을 즐기는 이들은 종종 눈에 띄지만 수영을 하는 이는 찾기 힘들다.미호천이 청주에서 흘러온 무심천과 합류되는 곳이 까치내다. 미호천의 여러 물줄기 가운데 아름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곳이다. 강가엔 버드나무가 많다. 시골에서 살았던 이라면 누구나 버드나무 잔가지로 만든 버들피리의 추억을 하나쯤은 갖고 있을 터다. 청주 일대에선 이를 ‘호드기’라 부른다. 매끈한 가지를 골라 자르고, 껍질을 비틀어 줄기와 분리시킨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버들피리 완성이다. 겨우 삘릴리 소리나 낼 정도지만 둑방길 걸으며 추억을 소환하기에 이만한 도구가 없지 싶다.●연인들 인생샷 남기는 까치내 정북동 토성 까치내를 따라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문암생태공원 등 주변에 돌아볼 만한 곳도 있다. 까치내 위쪽엔 정북동 토성이 있다. 미호천변의 평지에 축조된 사각형의 토성이다. 삼국시대 초기인 2~3세기쯤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이 약간 긴 방형의 형태로 전체 길이는 675m 정도다. 정북동 토성은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는 촬영지다. 해거름에 펼쳐지는 서정적인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최근엔 청주 등지의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 코스로 급부상 중이다. 초록빛 성터를 도란도란 걷거나 성벽 위의 소나무 한 그루를 배경 삼아 ‘인생 샷’을 남기기도 한다. angler@seoul.co.kr미호천이란 이름을 들어 보셨는지요. 아마 올여름에 부쩍 많이 들은 이름일 겁니다. 미호천은 충북 청주와 진천 등의 주민들에게 젖줄 같은 강입니다. 삶의 터전이자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곳이지요. 올여름 미호천은 폭우로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 탓에 지금은 물가의 생명들이 누추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곧 원래의 모습을 회복할 겁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간을 그렇게 보내 왔으니까요. 그러니 지금 잠시 볼품없는 몰골이라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닌 것이지요. ‘아름다운 강’ 미호천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상처 입은 강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여전히 너른 품을 사람에게 벌리고 있었습니다.천 년을 넘나드는 세월을 이어 온 진천 농다리(왼쪽). 미호천이 품은 풍경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여행지다. 오른쪽은 김유신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길상사다.
  • ‘혹성탈출’ 현실판?…자바섬 원숭이와 인간의 전쟁

    ‘혹성탈출’ 현실판?…자바섬 원숭이와 인간의 전쟁

    인류와 유인원과의 전쟁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스크린 속 이야기 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인도네시아 당국이 원숭이의 공격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자바 섬에 군인과 무장경찰들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마치 영화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같지만 이는 원숭이로부터 자바 섬 주민들을 지키기 위한 인도네시아 당국의 고육지책이다. 잘 알려진대로 이 지역에는 긴꼬리 원숭이 등 수많은 원숭이들이 숲을 터전삼아 살고있다. 그러나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많은 원숭이들이 민간에까지 내려와 음식 등을 닥치는 대로 훔쳐먹게 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흉폭해진 원숭이들이 사람까지 공격하고 있다는 점으로 최근 자바 섬에서만 총 11명의 주민이 원숭이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다. 특히나 이들 피해자 대부분은 어린이와 노약자들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80세 노인이 원숭이에게 발을 물려 살점이 뜯겼으며 이달 초에는 82세 할머니가 원숭이에게 가슴과 팔을 물려 무려 42바늘이나 꿰메는 중상을 입었다. 자바 섬 경찰서장 아리스 안디는 "원숭이들에게 공격받은 피해자는 대부분 노인"이라면서 "주로 집에 혼자 있다가 원숭이의 습격을 받아 피해가 더 크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원숭이는 인간에 대한 공포심이 없다"면서 "공격 숫자가 부족하면 떼거지로 다시 돌아와 주민들을 공격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피해가 속출하자 자바 섬에는 원숭이들로부터 주민을 지키는 테스크포스가 결성돼 무장 병력의 순찰이 강화됐다. 안디 서장은 "원숭이들이 마을로 내려와 말썽을 피우지 않는다면 충돌할 일이 없다"면서 "사람을 공격할 시 사살할 수 있다는 명령을 하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당국에 방침에 현지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은 거세다. 인도네시아 국제동물구조 단체 측은 "원숭이들이 민간에 내려오는 이유는 먹을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상업적인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주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자료사진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냥당한 뒤 머리 사라진 북극곰 사체 발견

    사냥당한 뒤 머리 사라진 북극곰 사체 발견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곰이 머리가 사라진 참혹한 사체로 발견됐다. 최근 영국언론 데일리메일은 북극 동시베리아해 빌키츠코고 섬에서 머리가 없고 가죽이 벗겨진 북극곰 사체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뼈만 앙상한 사체로 발견된 이 북극곰의 사인은 안타깝게도 자연이 아닌 인간이다. 사체에서 총 6발의 총알이 발견돼 사냥꾼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극곰의 머리는 벽걸이 용으로 우리 돈으로 약 2000만원 정도에 암암리에 거래되는 실정이다. 곧 사냥꾼이 돈벌이를 위해 북극곰의 머리와 가죽을 노렸음이 분명한 정황이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러시아 자치구 야말로네네츠의 알렉산더 마자로프 부지사는 "빌키츠코고 섬에는 많은 북극곰이 살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사냥꾼 또한 많다"면서 "북극곰 사냥은 러시아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 수사를 통해 사냥꾼을 색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북극곰을 위협과 멸종위기에 처한 적색목록에서 ‘취약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북극곰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있는 점이 꼽힌다. 영국학술원은 지난해 발표된 보고서를 통해 35~40년 뒤에 북극곰의 개체수가 현재 상태의 30%로 줄어들 가능성이 71%에 달한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매미는 밤낮없이 맴맴?… ‘체온·빛’ 딱 맞아야 울어요

    매미는 밤낮없이 맴맴?… ‘체온·빛’ 딱 맞아야 울어요

    “이 여름을/ 한 번 울기 위하여 / 매미 유충은 땅속에서 / 17년간의 세월은 보낸다고 했다 / 깜깜한 지옥 어둠과 고독을 이겨내며 / 한 철을 위한 준비가 / 기도처럼 오래오래 이루어졌으리 / 지금 / 한여름 불볕 뜨겁게 내리쬐는 한낮 / 매미는 17년 동안 숙성시킨 침묵의 향기를 / 저 쨍쨍한 울음소리로 토해내고 있다 / 여름 지나면 / 목숨도 그칠 / 짧은 생의 핏빛 절창이 / 8월 염천을 건너고 있다” (이수익의 시 ‘17년 만의 여름’)지난 주말 사실상 장마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폭염의 계절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와 함께 ‘여름의 전령사’ 매미도 밤낮 할 것 없이 요란스럽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매미는 역사상 인류의 선배? 매미는 매미과에 속하는 곤충을 총칭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여름 곤충이다. 현재 전 세계에 3000여종이 살고 있으며 지구상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약 5억 5000만년 전이다. 인류가 지구상에 처음 나타난 것이 지금으로부터 300만~500만년이기 때문에 지구 전체 역사로 따지면 매미는 인류보다 훨씬 선배인 셈이다. 한반도에는 털매미, 늦털매미, 참깽깽매미, 깽깽매미, 말매미, 유지매미, 참매미, 애매미, 쓰름매미, 소요산매미, 세모배매미, 두눈박이좀매미, 호좀매미, 풀매미 14종이 살고 있다. 최근에는 과수 농가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 외래종 ‘꽃매미’도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매미는 5월 중순부터 10월 중순에 나타나는데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참매미, 말매미, 유지매미, 쓰름매미는 6~9월 중순까지만 볼 수 있다. 매미는 번데기 단계 없이 알, 애벌레 2단계만 거쳐 성충이 된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암컷이 땅속에 200~600개 정도의 알을 낳으면 이 알이 땅속에서 부화돼 ‘굼벵이’라는 이름의 애벌레로 3~17년을 살게 된다. 보통 애벌레로 사는 기간을 매미의 수명으로 본다. 매미의 수명은 독특하게 홀수인데 종류에 따라 3, 5, 7, 13, 17년을 살게 된다. 이수익 시인의 시처럼 매미가 모두 17년간의 세월을 땅속에서 보내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어쨌든 긴 인고의 시간을 거쳐 성충이 된 매미는 땅위에서는 겨우 한 달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 ‘애앵’ 하고 우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수컷이 암컷에게 짝짓기를 청하는 ‘구애’의 소리다. 대신 암컷은 소리 내어 울지 못한다.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매미의 울음소리는 종마다 다르기 때문에 다른 종과의 짝짓기를 막는 역할도 한다. ●차 경적소리보다 울음소리 큰 매미도 매미는 몸통 중간 부분에 있는 진동막, 발음근, 공기주머니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데 몸이 큰 매미일수록 이들 부위가 크기 때문에 울음소리도 더 커지는 것이다. 실제로 몸집이 큰 호주산 삼각머리매미와 배주머니매미의 울음소리는 120㏈(데시벨)로 기차나 자동차 경적소리(110㏈)보다 크고 공사장에서 쓰는 착암기(130㏈)의 소음에 육박한다. 국내 서식 매미 중에서는 말매미가 최대 90㏈ 정도 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매미 박사로 알려진 이영준 박사(농학)에 따르면 매미가 울기 위해서는 온도와 빛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맞아야 한다. 우선 변온동물인 매미가 울기 위해서는 체온이 일정 온도 이상 돼야 한다. 종마다 다르지만 보통 15~18.5도 이상이 되면 매미가 울기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다. 폭염이나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때 매미 소리가 유독 심한 것도 매미의 체온이 올라가 울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평년보다 선선한 여름이거나 밤기온이 차가워지는 9~10월부터 매미 소리가 잠잠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또 매미는 밤에는 울지 않는 곤충이지만 시골 지역보다 아파트가 밀집하고 빌딩이 많은 도심 지역에서 밤에도 매미소리가 요란한 것은 빛 공해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도심에 많이 사는 말매미는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도심 지역은 말매미가 울기에 최적의 환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레밍의 집단 자살, 무개념 아닌 생존 위한 선택

    레밍의 집단 자살, 무개념 아닌 생존 위한 선택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프란스 드 발 지음/이충호 옮김/세종서적/488쪽/1만 9500원레밍(나그네쥐)은 흔히 ‘무개념의 동물’ 정도로 인식된다. 한국에서는 특히 그렇다. 리더의 행동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집단자살까지 감행하는 ‘동물계의 이단아’다. 심지어 후손을 위해 자신의 삶을 버리는 동물로 의인화되기도 한다. 최근의 학계 견해는 다르다. 주기적으로 개체수가 폭증하는 레밍에 대한 식물의 방어 기제, 좀더 풍성하고 싱싱한 먹이를 찾으려는 본능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해 벌어지는 현상이란 것이 정설로 인식되는 추세다. 죽음의 사신 악어가 강물 속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풀을 찾아 강물로 뛰어드는 누떼의 집단이동이 필연이듯, 레밍의 행태 역시 그와 다를 게 없다. 그런데 왜 레밍은 ‘개념 없는 설치류’ 정도로 인식될까. 새 책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은 이런 현상을 인간 중심의 인식 태도에서 비롯된 오류라 규정한다. 자연계의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인데도 의인화의 색안경을 끼고 보니 본질과 다른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책은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오만을 꼬집고 협력과 유머, 정의, 이타심, 합리성, 감정 등 ‘인간적’이라고 여겼던 가치들을 동물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물 인지’란 말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성립되지 않는, 모순된 단어의 조합으로 여겨졌다. 동물은 인지할 수 없고, 인지할 수 있는 건 인간뿐이란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의 논리가 엄존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저자는 많은 동물이 공통적으로 인지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유인원이나 돌고래는 높은 지능 때문에 부각된 것일 뿐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이라면 조류나 파충류, 어류 등 어떤 동물에게서도 해당 인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발현되는 형태가 다를 뿐이다. 예컨대 인간이 어둠 속을 걸을 때 방향 설정을 위해 안테나 같은 박쥐의 귀가 필요하지 않듯, 계산 능력이 필요 없는 다람쥐에게 열까지 숫자를 셀 수 있냐고 묻는 것은 불공정한 일이다. 저자는 이처럼 영장류뿐만 아니라 문어, 말벌, 까마귀, 돌고래 등 광범위한 종을 다루면서 동물들이 일상적으로 지능을 사용하고 있다는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책의 전체적인 맥락을 우리나라에 빗대 요약하면 이렇다. 레밍은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충북도 의원들의 유럽행 역시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을까. 동물이 인간과 다른 행동을 했다 해서 그 의도를 폄하할 근거는 없다. 그럴 권리도 없고.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항공기 충돌 조류 종다리·멧비둘기·제비 등 많아

     국내에서 항공기와 충돌하는 조류가 116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지나 습지에 서식하는 종다리·멧비둘기·제비 등의 충돌사고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27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등 국내 11곳의 공항에서 발생한 350건의 항공기 충돌 조류(버드 스트라이크) 잔해를 분석한 결과 116종으로 확인됐다. 생물자원관은 동물의 털이나 작은 살점, 분변 등으로 생물종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DNA) 바코드 분석’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충돌 조류는 종다리(10.9%), 멧비둘기(5.9%), 제비(5.3%), 황조롱이(3.6%), 힝둥새(2.9%) 등의 순이다. 수리부엉이·솔개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도 빈도는 낮지만 7종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넓게 개방된 초지나 습지에 살기 적합한 종들이 충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국내에서 관찰되는 개체수가 비교적 많은 종의 충돌 빈도가 높았는데 종다리는 연중, 전국적으로 볼 수 있는 텃새로 항공기 충돌 조류 116종 중 개체수가 가장 많다.  연구진은 특히 2014~2016년 수원 일대 공군 비행장에서 포획한 종다리·황조롱이 등 주요 항공기 충돌 조류 12종의 먹이를 분석했는데 동물성 81%, 식물 19%로 나타났다. 공항 안팎에 서식하는 식물이 곤충 및 종다리·제비처럼 식물이나 곤충을 먹이로 삼는 조류를 이끄는 요인이 되고, 이는 황조롱이와 같은 육식성 조류의 유입을 불러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백운석 생물자원관장은 “항공기 충돌 조류의 먹이 습성과 행동 특성 등을 분석해 공항공사 등 관련 기관이 생물학적 조류 충돌 방지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라며 “미국과 호주 등에서는 조류의 먹이가 되는 특정 식물을 제거해 최종 포식자인 새의 서식을 줄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가 항공기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는 엔진 고장 등 기체손상을 유발해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적 손실도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2011년 92건이던 조류 충돌이 2015년 287건으로 3.1배 증가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 4년 연속 광릉숲서 발견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 4년 연속 광릉숲서 발견

    생태계 보고로서 ‘광릉숲’의 가치가 다시 입증됐다. 국내 곤충 가운데 유일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인 ‘장수하늘소’가 광릉숲에서 서식하는 게 4년 연속 확인됐다.24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나무에서 떨어진 장수하늘소 암컷 1마리를 발견했다. 광릉숲은 국내 유일한 서식처로 알려져 있는데 2006년 이후 개체 확인이 되지 않아 멸종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2014년 수컷 1마리, 2015년 암컷 1마리, 지난해 수컷 1마리, 올해 암컷 1마리가 연속으로 확인됐다. 국립수목원은 생물학적 특성 파악 후 숲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장수하늘소는 지리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에 서식하는 딱정벌레류 중 길이가 7~10㎝로 가장 크다. 국내에서는 1934년 곤충학자인 조복성 박사가 북한산에서 처음 발견했다.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 데다 생태습성으로 발견도 쉽지 않다. 장수하늘소는 알에서 성충으로 자라는 데 5~6년이 필요하고 성충이 된 후 1개월이면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과 문화재청은 장수하늘소 밀도를 높이고 서식지 보존을 위해 인공사육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잇따르는 발견 신고는 크기가 비슷한 ‘미끌이 하늘소’로 차이가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백상아리 말고도 인간이 겨뤄본 치타, 돌고래, 말, 타조

    백상아리 말고도 인간이 겨뤄본 치타, 돌고래, 말, 타조

    백상아리 말고도 여러 동물들이 인간과 빠르기를 겨뤄봤다. 그들이 겨뤄보고 싶어한 것은 아니었고 모두 인간의 호기심과 탐욕, 엇나간 우쭐함이 빚어낸 일이었지만 말이다. 해양생물 가운데 가장 포악하고 빠른 것으로 알려진 백상아리와 올림픽 수영에서만 28개의 메달을 수집한 인간계 최강 마이클 펠프스(32·미국)의 대결이 24일 오전 9시(한국시간)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펠프스가 두 다리를 묶은 채로 인어처럼 널따란 핀을 달아 속도를 곱절로 높였다지만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으로 돌진하는 백상아리를 제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둘은 100m 거리를 헤엄치는 것은 맞지만 풀에서처럼 라인을 사이에 두거나 정확히 같은 시간에 헤엄치는 것도 아니라고 영국 BBC가 23일 전했다. 방송은 이어 펠프스와 백상아리의 대결 이전에도 인간과 동물의 속도 경쟁은 네 차례 있었다고 전해 눈길을 끈다. 돈을 노린 것이거나 대중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스펙터클한 장면을 이끌어내기 위해, 아니면 인간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우쭐함의 발로에서일 수도 있다.국제 럭비계에서 가장 빠른 선수로 인정받던 브라이언 하바나(남아공)는 2007년 지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 가운데 하나인 치타와 속도 경쟁을 벌였다. 환경보호단체가 후원했다. 가장 빠른 럭비 선수였다지만 그는 100m를 11초대에 뛰어 우사인 볼트의 세계신기록(9초58)에 한참 못 미쳤다. 당시 23세의 하바나는 치타의 개체수 감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낮은 가능성을 잘 알면서도 도전에 나섰다. 치타를 달리게 만들기 위해 양의 다리를 앞에 달고 뛰게 했다. 하지만 결승선이 가까워지자 치타가 주로를 먼저 벗어나 하바나는 재시합을 요구했고 그 결과 완벽한 패배를 당했다.수영 남자 자유형 100m 세계챔피언이었던 필리포 마그니니(이탈리아)는 2011년 로마 근처의 풀(pool)에서 돌고래 두 마리와 경영을 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은 풀을 한 차례만 왕복한 반면, 돌고래는 두 차례 왕복하게 해 대결의 형평성을 맞췄다. 그러나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슈퍼피포’란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아깝게 지고 말았다. 그는 나중에 돌고래 중 한 마리인 레아와 “지독한 사랑”에 빠졌다고 털어놓았다.흑인 육상 선수 제시 오웬스(미국)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아돌프 히틀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일련의 우승을 차지했다. 히틀러는 아리안 민족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올림픽을 최대한 이용하려 했는데 그 야망을 보기좋게 짓밟은 것이었다. 그러나 오웬스는 귀국한 뒤 인종차별이 온존하고 육상이 프로화되지도 않아 재정난에 시달려야 했다. 해서 돈을 벌기 위해 도박꾼들 앞에서 경주마와 경기를 해야 했다. 그는 경주마 가까이에서 출발 총성을 울리면 말들이 얼어붙어 자신이 머리 하나라도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전략은 대부분 먹히지 않아 늘 말들에게 졌다. 나중에 그는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 스포츠친선대사로 임명돼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었다. 미국프로풋볼(NFL) 와이드리시버였던 데니스 노스컷은 2009년 텔레비전쇼 ‘스포트 사이언스’에 출연해 ‘텔마’란 이름의 타조를 손쉽게 물리쳤다. 맨처음 경주 때는 팬스를 사이에 두고 둘이 달렸는데 타조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해서 두 번째 대결은 타조의 방목지에서 치렀는데 노스컷은 무참한 패배를 맛봤다. 타조가 엄청난 속도로 내달렸고 그는 자욱한 먼지 속에 멀뚱히 남겨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짐바브웨 ‘국민사자’ 세실의 아들, 아비처럼 사냥 당해

    짐바브웨 ‘국민사자’ 세실의 아들, 아비처럼 사냥 당해

    2015년 한 미국인 치과의사에 의해 처참하게 사냥된 짐바브웨의 국민사자 ‘세실’의 아들 역시 아비처럼 사냥꾼들에게 생명을 빼앗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BBC 등 해외 언론의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짐바브웨에서 서식하던 세실의 아들 ‘산다’가 일명 트로피 사냥으로 희생됐다. 트로피 사냥은 생계나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사냥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의 행위를 뜻한다. 트로피 사냥을 즐기는 사냥꾼들은 자신이 사냥한 동물 사체를 팔거나 버리지 않고 집으로 가져와 전리품이나 트로피처럼 전시한다. 올해 6살인 산다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연구목적으로 장착한 전자추적기를 몸에 지닌 상태였다. 산다는 짐바브웨 북쪽에 있는 한 국립공원 바깥에서 사냥됐으며, 현지에서 외국인의 트로피사냥을 돕는 사냥꾼이 산다의 추적기를 옥스퍼드대 연구진 측에 반납하고 사망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짐바브웨에서는 한화로 수천 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지불할 경우 합법적으로 트로피 사냥을 즐길 수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합법적인 트로피 사냥에 대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무분별한 사냥으로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데다, 사냥 후 이를 전리품처럼 취급하는 사냥꾼들의 태도나 사냥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 산다를 트로피 사냥한 사람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신원이 밝혀질 경우 2015년 당시 산다의 아버지 세실을 사냥했던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월터 파머는 40시간가량 세실을 쫓다가 결국 총으로 명중시켰고, 이후 죽은 세실 옆에서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머리를 자른 뒤 가죽을 벗겨냈다. 세실이 짐바브웨 국립공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사자이자 아프리카 야생 사자의 이동 경로 등 서식환경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주는 연구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월터 파머에게는 전 세계적인 비난과 야유가 쏟아졌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희귀철새 천국’ 유부도,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 이끈다

    ‘희귀철새 천국’ 유부도,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 이끈다

    3년 전에야 전기가 들어왔다. 학교와 가게는 없다. 여객선도 운항되지 않는다. 주민들은 빗물을 받아 목욕하고 빨래를 한다. 해변에 떠밀려온 대나무 등을 주워 담을 쌓은 집도 있다. 섬 크기는 여의도의 4분의1밖에 안 되지만 주변 갯벌은 10배가 넘는다. 그곳에 백합과 농게 등 저서생물이 널렸고, 갯방풍 등 염생식물이 지천이다. 넓적부리도요 등 국제적 멸종위기 철새들의 천국이다. 서남해안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이 헐벗은 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충남 서천군 유일의 유인도(有人島)인 유부도 얘기다. 자연유산 등재 기준에서 이 섬은 서남해안 갯벌 중 위상이 독보적이다. 제주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자연유산 등재에 나선 서남해안 갯벌의 성패에 유부도가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도 서식 문화재청은 오는 24일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에서 서남해안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 여부를 심사한다고 20일 밝혔다.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등재 추진단은 지난 14일 심사 자료를 제출했다. 심사를 통과하면 내년 2월 1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를 신청한다. 같은 해 7~9월 현장 실사가 이뤄지고 2019년 6월 말~7월 초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결판이 난다. 대상은 유부도(예상면적 30~46㎢), 고창(45~84㎢), 다도해(450~1072㎢), 보성·순천만(65~77㎢) 등 서남해안 4개 권역 갯벌이다. 갯벌이 있는 서천군, 순천시 등 5개 시·군이 2014년 6월 추진단을 만들었다. 문경오 추진단 사무국장은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갯벌이 사라져 그곳 철새들이 유부도로 다 옮겨 갔다. 4개 권역 중 제일 핵심 사이트”라며 “자연유산 등재의 중요한 3개 기준에서 유부도는 면적이 작아 다른 권역보다 지형지질학적 가치는 뛰어나지 않지만 희귀 철새와 완벽한 생물 프로세스로 가치가 매우 높다. 금강하구에서 밀려온 민물 플랑크톤 등 규조류가 풍부해 기초 생산성이 최고”라고 했다.유부도에는 국제적 멸종위기 13종, 저어새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6종의 철새가 찾는다.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9종도 산다. 넓적부리도요는 특급 국제 멸종위기종이다. 전 세계 200여쌍만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철현 서천군 주무관은 “봄가을에 이 철새 12마리가 유부도를 찾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안다”면서 “2025년이면 지구에서 보지 못한다고 해 영국 왕립조류보호협회에서 지극 정성으로 보살핀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협회가 이 도요새를 인공부화한 뒤 시베리아 툰드라에 방사해 개체수를 늘리려고 애쓰고, 캄보디아에 식량까지 지원하며 포획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도 람사르 습지로 등재 넓적부리도요 말고도 유부도에는 해마다 100종의 도요물떼새가 찾아온다. 천연기념물 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는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것의 절반 정도가 몰려와 겨울을 나고 번식도 한다. 이를 군조(郡鳥)로 삼을 정도로 서천군의 자랑이다. 갯벌에는 철새들의 먹잇감인 저서생물이 풍부하다. 갯지렁이와 백합, 동죽 등 조개류가 여기저기 숨어 있다. 백합과 동죽은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이기도 하다. 말뚝망둥어, 칠게, 농게, 길게, 밤게 등이 펄쩍펄쩍 뛰거나 쏜살같이 달아나며 갯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환형동물 57종, 갑각류 55종, 연체동물 39종이 갯벌의 건강을 지키고 철새에게 먹이를 제공한다.바닷가와 갯벌에는 또 염생·사구(모래언덕) 식물이 우거졌다. 갈대는 물론 갯그령, 해홍나물, 칠면초, 갯메꽃, 우산잔디 등 생소한 식물이 수북이 자란다. 뻘 속에 산소를 공급해 갯벌이 청결·건강하도록 하고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는 것이다. 유부도 갯벌은 2008년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고 2009년 람사르 습지로 등재됐다. 그만큼 깨끗하고 품이 넓다. 30㎢로 여의도(2.9㎢)의 열 배가 넘는다. 반면 섬은 0.79㎢(23만 8975평)로 서울 여의도의 4분의1이 조금 넘을 정도로 작다. ●주민 50여명 생활환경은 열악 섬에는 현재 34가구 주민 50여명이 살고 있다.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73번지로 ‘송림리 7반’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민등록상에는 모두 70명이지만 20여명은 장항이나 군산에 집을 두고 살면서 고기 잡고 조개를 캘 때 섬으로 들어온다. 여객선이 없어 작은 어선을 타고 뭍을 오간다. 장항항에서 12㎞로 20분 안팎 걸린다. 섬에는 금강 물과 함께 바닷물이 돌아서 밀려와 갖가지 해양 쓰레기가 해변으로 들이닥친다. 양식장에서 떨어진 김이 조류를 타고 떠내려와 반찬이 되기도 한다. 생활환경은 열악하다. 지하수를 걸러 먹지만 물이 달려 육지로 달려가 생수를 자주 사다 먹는다. 마을 반장 이의승(73)씨는 “지하수로 생활용수는 엄두를 못 내 도라무통(드럼통)으로 빗물 십여개를 받아 놓고 쓰지만 한 달도 못 간다. 목욕은 고사하고 빨래도 어렵다”면서 “겨울에는 지하수관이 꽝꽝 얼어 어선 주인한테 기름값 주고 뭍으로 물을 사러 가곤 한다”며 혀를 찼다. 이씨는 “70년대 말만 해도 송림초 유부도분교에 학생 20여명이 있었는데 문을 닫았고, 넓은 염전도 20년 전에 뚝이 터져 폐쇄됐다”고 덧붙였다. ●“인간·새 상생공간으로 조성” 주민들은 자연유산 등재 추진이 달갑지만은 않다. 이씨는 “몇년 전 땅 한 평에 수만원 하던 것이 보호습지로 지정되고 자연유산 등재 얘기가 나오면서 17만원까지 올랐다. 내 땅 가진 주민이 없다”면서 “50년간 살아온 마을이라 떠날 수 없지만 갈수록 살기가 팍팍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가기 불편한 이 섬에는 관광객은 거의 없고 철새 연구자 등이 간간이 찾는다. 문 사무국장은 “환경단체 등과 협력해 홍보활동을 하고 주민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며 “자연유산에 등재되면 관광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인간과 새가 상생하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허 주무관은 “유부도 등 서남해안이 자연유산에 등재되면 갯벌로는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와 접한 와덴해에 이어 두 번째”라고 기대했다.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골짜기 골골마다 더위도 쉬어 가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골짜기 골골마다 더위도 쉬어 가네

    강원 평창은 송어가 많은 곳입니다. 보다 정확히는 다른 지역에 견줘 송어 양식이 일찍 시작된 곳입니다. 1965년쯤 송어 양식에 성공했으니 벌써 반세기 전부터 송어를 길러 온 셈입니다. 그 바탕엔 맑고 찬 물이 있습니다. 송어가 좋아하는 15도 안팎의 물이 끊임없이 솟아 흐릅니다. 대표적인 곳이 ‘아름다운 여울’ 미탄(美灘)입니다. 성마령천 등 크고 작은 개울들이 미탄면 여기저기서 솟아 흐르지요. 그 아름다운 여울을 쫓아 오르다 보면 더위는 어느새 걷히고 비로소 평창도 보입니다.●풍력발전단지 육백마지기는 ‘천혜의 풍욕장’ 먼저 육백마지기부터. 예전엔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요즘은 다르다. 불과 한두 해 만에 모습이 바뀌는 경우를 흔히 본다. 청옥산 육백마지기가 딱 그렇다. 높드리를 가득 채웠던 고랭지 배추밭은 사라지고 산비탈 여기저기에 풍력발전기만 가득하다. ‘평창아리랑’ 발상지가 어느새 발전 단지로 바뀐 거다. 육백마지기는 말 그대로 면적이 육백마지기쯤 된다는 비탈면의 개간지다. 보통 1마지기가 논 200평이니 대략 12만평(40만㎡)쯤 될까. 최근까지 꾸준히 면적이 확장돼 현재는 1800마지기쯤 된다고 한다. 평창의 남쪽, 그러니까 청옥산 정상(1233m) 바로 아래 능선을 따라 펼쳐져 있다.옛 육백마지기는 척박한 느낌이었다. 습기라고는 없는 바짝 마른 비탈에 배추들이 빼곡하고, 밭고랑 사이사이엔 구릿대, 동자꽃 등 들꽃들이 소박한 자태를 뽐냈다. 지금은 변했다. 너른 공간 대부분이 풀밭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포스터 사진 같은 분위기다. 너른 비탈은 온통 개망초 차지다. 개망초가 아무리 쓸모없는 꽃이라지만 이 정도 군락이라면 제법 눈요기가 되지 싶다. 육백마지기에 언제 다시 고랭지 배추밭이 들어설지는 알 수 없다. 누군가 다시 배추를 심게 된다면 아마 태백의 매봉산 고랭지 배추밭과 비슷한 풍경이 될 게다. 풍력발전기가 능선을 따라 흐르고, 그 아래로 배추들이 푸른 장미처럼 펼쳐진 모습 말이다. 보는 이에 따라 이편이 더 예쁘고 더 ‘포토제닉’하다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거란 거다. 여름이면 육백마지기는 천혜의 ‘풍욕장’(風浴場)으로 변한다. 육백마지기 일대는 산 아래 평창읍에 견줘 기온이 3~4도 정도 낮다. 여기에 바람까지 세차게 부니 아침저녁이면 서늘한 느낌이 들 지경이다. 요즘은 아침마다 짙은 안개가 자주 끼는 시기다. 여명이면 산자락 골골마다 선경이라 할 풍경이 펼쳐진다. 풍력발전단지 끝자락에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차로 편하게 올라 드넓은 산하를 굽어볼 수 있다.●서늘한 바람·차고 맑은 물 나오는 ‘이무기굴’ 육백마지기 아래는 미탄의 상류다. 미탄면 소재지 외곽에 서늘한 바람과 찬물이 나오는 동굴이 있다. 평안리 마을에 있어 ‘평안동굴’이라고 불린다. 주민들은 대개 ‘이무기굴’이라 부른다. 예전 이무기 한 마리가 용이 돼 승천하기 전 머물던 동굴이란다. 한데 동굴 외형에서 전해지는 섬뜩한 느낌으로 보면 아무래도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한을 품고 지냈던 동굴인 듯하다. 이무기굴은 예전 평창 방문 때 이 마을 할머니들이 “정선 땅에서 도망친 개가 헤엄쳐 나온 동굴”이라며 ‘서울 촌놈’을 놀렸던 곳이다. 그만큼 동굴의 길이가 길다는 과장일 터다. 동굴의 정확한 제원은 아직 없다. 제대로 탐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골 할머니들의 ‘뻥’처럼 이 동굴이 멀리 정선까지 연결됐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일대가 동굴이 형성되기 쉬운 석회암 지형이고 보면 그 가능성은 더 크다. 동굴 더 안쪽에 백룡동굴처럼 멋진 풍경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동굴 앞으로는 차고 맑은 물이 흐른다. 빙하 지대 아래를 흐르는 물처럼 사파이어빛을 띤 물이다. 왜 송어 양식이 이 일대에서 시작됐는지는 이 물에 발을 담가 보면 안다. 어찌나 찬지 채 10초를 버티기 쉽지 않다. 한여름이면 마을 주민들이 의자 위에 앉아 탁족을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동굴 앞에서 서면 서늘한 바람이 분다. 아가리를 벌린 동굴의 섬뜩한 모습을 보자니 서늘한 느낌이 더 하다. 미탄면 율치리에 찬바람 나오는 곳이 또 있다. 율치리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로 이름난 곳. ‘지도에도 없는 마을’이라는 표지판에서 보듯 평창읍에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할 만큼 외진 곳이다. 냉풍 동굴은 촬영지 초입에 있다. 밀양의 얼음굴보다 규모는 작지만 냉기는 뒤지지 않는다. 냉풍 동굴에서 영화 촬영지까지는 300m 정도 올라야 한다. 너와집과 굴피집 등 강원 산간 마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영화 세트들이 여태 남아 있다.●발 담그고 즐기는 평창강 ‘여울낚시’ 평창강으로 간다. 평창읍을 휘감으며 흐르는 강이다. 바닥이 얕은 여울에선 ‘마땅히’ 여울낚시를 즐겨야 한다. 일반적으로 견지낚시라고 알려진 바로 그 낚시다. 복잡한 장비는 필요 없다. 읍내 낚시점에서 3000원짜리 낚싯대 하나 사면 된다. 무엇보다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즐길 수 있어 좋다. 평창 읍내 외곽의 바위공원 일대가 여울낚시 포인트다. 낚이는 어종은 대개 피라미다. 이맘때 피라미 수컷들은 울긋불긋하다. 혼인색이다. 녀석들이 바짝 달아올랐다는 뜻이다. 이럴 때는 잡은 뒤 선선히 놔주는 게 답이다. 그래야 개체수가 늘고 더 재밌게 여울낚시를 즐길 수 있다. 바위공원은 인근 주민들이 제공한 바위들로 만든 공원이다. 물개와 펭귄, 신선암 등 독특한 형태의 모습이 볼만하다.●푸른 빛의 ‘이끼계곡’·1급수 흐르는 ‘회동계곡’ 여름의 평창 하면 역시 계곡이다. 맑은 물 흐르는 계곡들이 즐비하다. 장전계곡은 흔히 ‘이끼계곡’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계곡미도 그에 못지않게 빼어나다. 수량도 늘 풍부하다. 과장 좀 보태 물길을 따라 수m에 하나씩 푸른 빛의 소(沼)가 형성된 듯하다. 육백마지기 아래 회동계곡은 1급수 맑은 물이 쉼 없이 흘러가는 계곡이다. 주민들은 ‘용소골’이라 부른다. 회동계곡은 대개가 상수원보호구역이다. 과연 길이 있을까 싶은 비좁은 산길을 헤치고 들어가야 닿는다. 계곡물은 맑다. 정수기에서 나온 물이 흐르는 듯하다. 다만 보호구역이 많아 몸을 담그긴 어렵다. 인적 드문 곳을 찾는다면 원당계곡이 제격이다. 전체 길이는 6㎞ 남짓. 그 가운데 덕말~용소골 사이 약 2㎞ 구간이 일품이다. 원당계곡 아래는 뇌운계곡이다. 사실상 평지를 흐르는 강과 다름없어 피라미 낚시 등 레저 활동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33) →축제:대화면 땀띠공원에서 28일~8월 6일 ‘평창더위사냥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맨손 송어 잡기, 대화천 반두체험 등 천렵 프로그램과 ‘꿈의대화캠핑장’의 캠핑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송어를 직접 잡는 것도 재밌지만, 잡은 송어를 불 위에 구워 먹는 맛도 일품이다. 개막 축하 공연을 비롯해 군악대 연주 등 매일 밤 다채로운 콘서트가 열린다. 대화면에서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값싸게 살 수 있는 특설 장터도 운영된다. 땀띠공원은 매일 수천 톤의 차가운 물이 솟는 곳이다. 땀띠물로 목욕하면 몸에 난 땀띠가 씻은 듯이 사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평창더위사냥축제위원회 334-2277. →맛집:평창 전통 음식을 맛보겠다면 평창올림픽시장을 찾으면 된다. 어느 집을 들어가도 메밀전병, 김치전 등 담백한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평창 읍내 옹달샘식당(332-2885)은 보리밥을 내는 집이다. 쌀과 보리, 감자 등이 섞인 밥에 이런저런 반찬을 넣고 비벼 먹는다. 식도락(332-2552)은 흑염소 전골이 맛있다. 흑염소 특유의 잡내가 없고 양도 푸짐하다. 평창 읍내에 있다. →잘 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휘닉스 평창을 추천할 만하다. 알펜시아 리조트도 찾는 이가 많다. 봉평 외곽의 솔섬오토캠핑장은 캠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곳. 흥정계곡 주변에 펜션들이 늘어서 있다. 평창군 홈페이지(www.yes-pc.net)에 다양한 펜션들이 올라 있다.
  • 모기에게 왜 물릴까…체열·화학물질 때문

    모기에게 왜 물릴까…체열·화학물질 때문

    곤충보다 4배 빨라 손으로 못 잡아…유전자 변형 모기로 개체 감소 유도무더운 여름밤 ‘애~앵’ 소리를 내며 귓가를 맴도는 모기는 꿀잠을 방해하는 골칫거리다. 최근 몇 년간은 장마 기간 동안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은 ‘마른 장마’여서 모기를 보기가 어려웠다. 가뭄으로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가 자랄 수 있는 고인 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올해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마 전후에 많은 비가 내려 장구벌레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됐고, 방역 당국에서는 모기 구제에 비상이 걸렸다.일본뇌염, 말라리아뿐만 아니라 뎅기열, 황열병, 웨스트나일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 등 치명적 감염병을 옮기는 모기는 인류의 건강을 위협해 온 오랜 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7억명 이상의 사람이 모기에 의한 전염병에 걸리고 이 중 100만명이 사망에 이르고 있다.더군다나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모기의 활동 반경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된다면 한국도 말라리아, 뎅기열, 지카바이러스같이 열대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모기 감염병이 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모기가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 이유는 시각적으로 인식해서가 아니라 체열과 인간이 분비하는 각종 화학물질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피부를 통해 350여 가지 화합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모기는 이 중에 호흡을 통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땀에 섞여 있는 1-옥텐-3-올, 락트산 같은 화합물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모기는 머리에 있는 깃털처럼 생긴 더듬이와 턱쪽에 있는 짧은 더듬이에 후각신경세포가 붙어 있어 화학물질에 반응한다. 특히 턱쪽에 있는 더듬이는 30m나 떨어져 있는 사람의 호흡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도 감지한다. 또 하나의 궁금증. 귓가에 맴도는 모기를 잡으려고 손을 뻗지만 항상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 영국 런던 왕립수의대 연구팀은 모기가 비슷한 크기의 곤충보다 4배 빠른 날갯짓을 한다는 사실과 기존 곤충 비행 형태와는 다른 새로운 공기역학적 비행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4월호 표지 논문으로 발표했다. 모기의 날개는 다른 곤충에 비해 길고 얇아 빠르게 비행하기 때문에 ‘앵’ 하는 소리에 손바닥을 날리면 이미 늦어 애꿎은 귀만 때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밤잠을 방해하고 각종 질병의 매개체인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인류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왔다. 최근에는 유전자를 변형시키거나 박테리아에 감염시켜 생식 능력을 없앤 모기를 살포해 아예 개체수를 줄이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대결로 관심이 집중됐던 미국 대통령 투표 당시 플로리다주 키헤이븐과 먼로카운티에서는 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GM 모기 살포’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영국의 생명공학기업 옥시텍이 개발한 GM 모기를 올 상반기 플로리다 일대에 살포하기 위한 투표였는데 반수 이상의 유권자가 찬성해 야생 살포가 결정됐다. 또 구글의 생명과학 부분인 베릴리사 역시 모기의 생식 능력을 제거하는 박테리아에 수컷 모기를 감염시켜 미국 캘리포니아 프레즈노 일대에 살포할 계획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GM 모기나 박테리아 감염 수컷 모기는 생식기능 일부가 사라졌기 때문에 야생에 풀어 놓으면 암컷 모기와 짝짓기를 해 알을 낳지만 이 알들은 성체로 성장하지 못하고 도중에 죽게 된다. 이런 과정이 세대를 거쳐 반복되면 전체 모기 개체수가 감소해 모기로 인한 감염병도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환경단체들은 생물학적으로 조작된 모기들이 야생 모기와 짝짓기를 해도 애벌레의 4% 정도는 죽지 않고 성체가 되며 이런 모기들은 도리어 저항성을 갖기 때문에 질병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고 반박한다. 모기와 인류는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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