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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①교육 기부 삼성 ‘드림클래스’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①교육 기부 삼성 ‘드림클래스’

    “제가 섬 출신이거든요. 바보 같지만 출신 지역 때문에 정말 열등감이 많았는데 이번에 다 떨쳤어요.” 드림클래스 대학생 강사로 참여했던 이해란(고려대 중문과 2학년)씨는 마음속의 짐을 덜어낸 개운한 표정이었다.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중학생 때부터 광주에서 유학생활을 했지만 왜 그런지 섬에서 나고 자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도시로 나온 이후에도 도시 아이들이 누리고 산 교육환경이 늘 부러웠었나 봐요.” ‘동병상련’의 심정을 가지고 3주 동안 함께한 아이들로부터 이씨는 자신이 더 많이 배웠다고 했다. 영어 문법을 가르친 이씨는 수업 시간마다 자신감을 뜻하는 영어 ‘컨피던스’(confidence)를 수도 없이 외쳤다. 아이들도 별나다고 느낄 정도였다는데 이씨는 이 같은 되새김이 자신을 향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도서, 산간지역에서 왔지만 아이들은 의외로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쳤다. 아이들을 보며 이씨는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털어놓았다. 연세대 교육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정민씨는 “졸업 전에 가장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구조적으로 교육에서 소외돼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쁨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며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지 큰 공부를 했다”고 덧붙였다. 드림클래스 대학생 강사들은 성적만 좋아서 되는 것이 아니다. 일단 경제적으로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이어야 한다. 부족함을 알아야 채울 수 있듯 도움을 받고 주는 관계 속에서 인생과 봉사에 대한 소양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가올 여름캠프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벌써부터 각오를 다지는 김문진(이화여대 국문과 2학년)씨는 대학에 들어오기까지 그 흔한 학원 한번 다닌 적이 없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고 주변의 도움도 받았다. “고등학교 때 스터디그룹을 결성해서 친구들로부터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받은 걸 되돌려준다는 생각에서 캠프에 참여하게 됐죠.” 이 같은 소신에 따라 김씨는 드림클래스에 참여하기 전에도 재능을 기부해 왔다. 인천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해 인천성남중학교에서 1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영화 보려면 40분 가야 하는 시골 벗어나 넓은 세상 볼 수 있는 시야 키웠더라”

    삼성의 ‘드림클래스 방학캠프’에 다녀온 장주현(원이중 2년)군의 어머니 심권자(41)씨는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삼 놀랐다. 평소 공부에 열심이고 행동거지도 반듯해 늘 대견했지만, 부모 품을 떠나 고작 3주간 서울생활을 하고 왔는데 부쩍 자라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장군의 꿈은 신학자. 목회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찌감치 꿈을 정했다. 어머니와 평소에도 조근조근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장군이 가고 싶은 신학대, 관련 전공 등에 대해 꽤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심씨는 내내 흐뭇했다. “3학년 새학기를 앞두고 있어서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말은 아직 이르지만 확실히 시야가 넓어진 건 분명해요.” 장군의 가족이 사는 곳은 충남 태안 원북 마삼리. 농사가 주민들의 생업인 이곳은 피자집, 치킨집이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할 정도로 외지다. 영화 한편 보려면 시내까지 40분 차를 타고 나가야 한다. 몇 년 전 인근에 한국전력이 들어와 그나마 수영장, 스포츠센터 등 생활편의 시설이 갖춰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사교육은 언감생심. 돈도 돈이지만 교육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전이 들어서면서 그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자녀를 대상으로 과외를 하긴 하는데 한 과목당 40만~50만원이에요. 서울 등 대도시보다야 싸겠지만 이곳에서도 고액 과외죠.” 이런 가운데 지난가을 장군이 다니는 학교에서 날아온 공문은 희소식이었다. 원이중학교는 2학년 반이 1개반(30여명)일 정도로 작다. 시골에 살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1년에 두 번씩 서울에 올라가 인사동, 낙원동 악기상가 등을 둘러볼 정도로 교육열이 남다른 심씨는 사실 드림클래스에 대해 편견이 있었다. “대기업이 기름유출 사고를 무마하기 위해서 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기업이 시늉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어요.” 참가 학생 한 명당 들어가는 캠프 비용은 200만원. 심씨는 “만약 우리가 200만원을 들여서 사교육을 시켰다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면서 “아이나 학부모에게 여유를 가지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줘서 참 고마운 일”이라며 웃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삼성그룹 교육기부 ‘드림클래스’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삼성그룹 교육기부 ‘드림클래스’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에 사는 조유리(15·이원중 2년)양에게 이번 겨울방학은 아주 특별했다. 유리는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산과 들판뿐인 곳에서 자랐다. 시내에 가려면 30분 이상 버스를 타야 했다. 빌딩숲과 혼잡, 그리고 ‘학원순례’에 진저리를 친다는 대도시 학생들의 얘기가 때론 부럽기도 했다. “나도 대도시의 유명 학원에서 영어·수학 과외를 받아봤으면….” 가뜩이나 영어와 수학 실력이 부족한 유리의 꿈이었다. 그런 유리가 겨울방학을 맞아 서울에 있는 연세대학교에서 지난 1월 3일부터 23일까지 3주 동안 합숙을 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어와 수학만 공부했다. 교사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성균관대학교 재학생이었다. 지난달 22일 연세대 새천년관 2층의 한 교실. 이른 아침 수학수업이 한창이었다. “필수 예제 1번 다시 해봐. 거기서 무리수만 찾아봐. 이거 꼭 외워야 되는 거야.” 선생님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2열 두 줄로 나눠 앉은 10명의 여학생들은 칠판과 책을 번갈아 보며 열심히 필기 중이었다. 같은 달 3일부터 시작된 겨울방학캠프의 마지막 수업날인 데다 오후에 평가시험이 있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진지했다. 노란색 상의를 맞춰 입은 여학생들이 뿜어내는 학구열이 금세 전해져 왔다. 그토록 받고 싶었던 영·수 과외(?)였지만 정말 지겹게 공부를 했다. “아우, 정말 공부를 너무 많이 시켜요. 숙제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잘 지경이에요. 그런데 너무 재밌어요.” 자동반사처럼 불만부터 튀어나왔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평소 영어에 관심이 많았는데 선생님들이 너무 잘 가르쳐 주신다”며 유리는 눈을 반짝였다. “캠프 입소 때 평가시험을 봤는데 중학교 3학년 과정이 나와서 사실 거의 다 찍다시피 했어요. 그런데 오늘 시험은 잘볼 것 같아요.” 부쩍 자신감이 붙은 목소리였다. 유리가 참여한 ‘겨울방학캠프’는 같은 기간 연세대 외에 서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성균관대에서도 열렸다. 대상은 경기·경북·전북·충남·충북 등 지방의 오지에 있는 중학생으로 모두 1300명이 혜택을 받았다. 강사로는 430명의 대학생이 참여했다. 한 반은 학생 10명에 대학생 강사 3명(수학 1명·영어 2명)으로 구성됐다. 이 캠프는 삼성그룹의 교육기부 사업인 ‘드림클래스’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8월 서울대에서 시범적으로 열렸던 여름방학 캠프의 효과가 기대 이상으로 크게 나타나자 이를 확대한 것이다. 도서벽지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각종 교육혜택에서 소외되고, 진학과 장래에까지 영향을 받는 구조를 조금이나마 탈피하기 위한 시도다. 일단 효과는 만점이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고 성적 향상에도 보탬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방학 캠프에 참가했던 한 남학생은 이후 학급에서 줄곧 1등을 놓치지 않고 있다. 특히 영어와 수학 두 과목의 전교 석차는 86등, 100등씩 껑충 뛰어 학교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학생의 담당 교사는 “성실하긴 했지만 급식 지원을 받을 정도로 어려운 형편으로 아토피 피부염까지 있어 늘 소극적이었는데 방학캠프 이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드림클래스 사무국 측에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9200명 ‘아름다운 중독’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9200명 ‘아름다운 중독’

    삼성그룹의 교육 관련 사회공헌 사업 대표 프로그램은 ▲초등학생 대상 ‘희망네트워크’ ▲중학생 ‘드림클래스’ ▲고등학생 ‘열린장학금’ 등이다. 이 가운데 희망네트워크는 초등학생의 이용이 많은 공부방 지원 사업으로, 지난해 이를 대폭 확대했다. 그동안 사업의 초점은 공부방 시설 개선에 맞춰져 있었다. 지난해 9월부터 임직원들을 공부방 교사로 투입하기로 하고 사내 통신망을 통해 지원자를 모집했다. 임직원 1889명이 지원했고 기존 봉사자를 포함해 인원은 920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전국 공부방의 약 10%에 해당하는 400곳과 결연을 맺고 ‘삼성선생님’으로 활동 중이다. 공부방 봉사팀은 매주 정기적으로 방문해 1대1 학습지도를 하고 아동의 정서함양을 위해 체육활동, 문화공연 등을 함께한다. 공부방으로 불리는 전국 지역아동센터는 약 4000개. 센터 한 곳당 평균 26명이 이용하며, 초등학생이 약 80%를 차지한다. 삼성그룹 내 활동 중인 봉사팀은 460여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키다리아저씨’ 역할을 하는 임직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화성캠퍼스에서 일하는 김우중(37) 과장도 그중 한 명이다. 김 과장이 재능을 기부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기아대책본부에서 운영하는 경기 용인시 동백동 소재 ‘향상행복한홈스쿨’. 40명 안팎의 아이들이 이용하고 있다. 사내 봉사팀 250명의 직원들은 매주 화요일 10명씩 오후 1~6시 이곳을 방문해 수학·과학·국어·사회 등 여러 과목을 가르치고 다양한 오락활동도 펼친다. 한번 맛본 봉사의 기쁨은 또 다른 봉사를 부른다. 김 과장은 최근 중학생 멘토링 자원봉사도 시작했다. 중학생 과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공부방을 나간 아이들이 탈선하는 경우를 보고 마음을 먹었다. 지난달 회사 동료들과 함께 중학생들을 위한 ‘멘토링 데이’를 시작했다. 아이들과 한 달에 한 번 만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등 문화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자신이 가르치던 공부방 아이들 3명과 일본 크루즈 여행도 다녀왔다. 김 과장은 “매주 화요일 공부방 봉사가 있는 날은 회사가 업무상 외출로 처리해 주는 것은 물론 차량 배치까지 해 준다”며 “회사 덕에 봉사의 기쁨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용만 써서는 용 못 된다/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4년

    [옴부즈맨 칼럼] 용만 써서는 용 못 된다/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4년

    내가 다니던 부산의 고등학교에서는 전교생에게 오후 9시까지 의무적으로 야간자율학습을 시켰다. 고3 때에는 원하는 학생에 한해서 밤 11시 30분까지 남아 자습을 할 수 있게 했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친구들이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했다. 학교 수업 이외에는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학원이라고는 고3이 돼서야 주말이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부족했던 수학을 잠깐 배웠었고, 논술학원에 다닌 것이 다였다. 대학교 1학년 때 아는 선배의 소개로 초등학교 6학년생의 과외를 시작했다. 내가 담당한 과목은 영어와 수학. 아직 중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학생은 이미 영어와 수학 학원에 다니고 있었지만, 학원에서 상위권 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과외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2011년 여름에는 강원도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에 참여했다. 한 학생은 진학이나 진로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기 때문에 방학 때마다 멘토링에 꼬박꼬박 참여한다고 했다. 지난해 수능이 막 끝났을 무렵에는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논술 첨삭 아르바이트를 했다. 꽉꽉 채워진 수강생 명단에서는 유명한 외고의 이름과 함께 다른 지역의 학교 이름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늦은 시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나오면 학원 문 앞은 학생을 데리러 온 부모들의 차로 북새통을 이뤘다. 단 일주일 동안 20명이 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생활비를 벌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겨우 4년. 그동안 교육과정과 체제는 변한 것이 없지만 교육현실은 크게 달라졌다. 지난달 3일부터 시작된 연중기획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은 교육과 기회의 양극화라는, 모든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지만 잊히기 쉬운 주제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단순 재조명을 넘어 지자체, 대학과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앎’을 ‘삶’의 영역으로 확장해 사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해당 기획은 빈부격차, 지역차, 공교육의 문제, 복지센터 지원문제, 다문화가정 교육문제 등 매주 다양한 문제에 주목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다각도의 접근 방법으로 인해 중요한 공통점이 간과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시간과 지역, 소득에 관계없이 용이 되기 위해서는 입시지옥에 시달려야 한다는 공통점 말이다. 입시에 성공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전문직이 되는 것만이 ‘용이 되는’ 유일한 방법인 사회에서,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그와 다른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은 비정규직이나 저소득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필요 이상의 경쟁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열악한 노동환경이나 대량의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죽음과 같은, 용이 되지 못한 자들이 겪는 곤경은 강요된 하나의 성공에 대한 집착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에서 사교육 시장의 문을 강제로 닫게 하지 않는 이상 공교육을 아무리 강화해도 강남 엄마들은 더 잘나가는 강사를 찾을 것이고, 명문대의 정원은 선택받은 이들로만 채워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좁은 등용문에 대한 성찰과 용이 되지 않고 지내기에는 너무 더러운 ‘개천’에 대한 반성을 시작할 때다. 단순히 성공을 주문하고 지원하는 것을 넘어 이에 대한 고민과 대안 모색이 함께 이뤄질 때, 큰 뜻으로 시작한 기획이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그땐 개천서 용 났지… 개혁이란 이름으로 시험제도 없애면 안돼

    그땐 개천서 용 났지… 개혁이란 이름으로 시험제도 없애면 안돼

    “태조에서 명종까지 조선 전기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개방적인 사회였다. 또 과거제도는 실력을 중요하게 평가했지만 사회통합을 위해 지역안배에도 철저했다.” 평생 조선 역사를 연구해 온 원로 국사학자 한영우(74)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지난 23일 이화여대 학술원장실에서 ‘과거, 출세의 사다리:태조~선조’(지식산업사)를 펴내고 이 책을 관통하는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한 교수는 태조에서 고종까지 조선 500여년에 걸쳐 배출된 문과급제자 1만 4615명 전원의 신분을 조사해 급제자 수와 신분이 낮은 급제자의 비율, 인구 대비 급제자 비중, 지역별 통계 등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았다. 평민 등 신분이 낮은 급제자가 전체 급제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태종(50%), 세종(33.47%), 문종~단종(34.63%), 세조(30.42%), 예종~성종(22.17%), 연산군(17.13%), 중종(20.88%), 명종(19.78%), 선조(16.72%) 등으로 조사됐다. 1392년부터 1800년(태조~정조)까지를 모두 계산하면 40.40%가 나온다고 했다. 한 교수는 “조선 중기인 16세기 중엽부터 비로소 문벌이 나오고 권력의 독점현상이 나타나 18세기 실학자들이 비판한다. 그런데 실학자의 비판을 조선 전 시대로 확대하는 것은 오류다. 또한 문벌조차도 법적으로 지위를 보장한 것이 아니라 사회 관습적이었는데, 그것은 과거제도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벼슬에 올랐다고 과거에 통과하지 못한 아들이 벼슬을 할 수는 없었다. 조선이 개국하고서 150년 정도 지난 뒤 나라의 틀이 잡히니까 기존 벼슬아치들이 유리했지만, 과거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관직을 받을 때 프리미엄이 있었다. 문벌이 생겼다고 해도 평민이 과거시험을 치지 못하거나 급제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거 합격자 명단인 ‘방목’과 족보인 ‘대동보’, 왕조의 공식기록인 ‘조선실록’ 등 자료를 꼼꼼히 조사하고 서로 비교해 집필하느라 5년의 세월을 쏟아부었다. 조선 시대 양반의 신분과 특권은 세습되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한미한 집안 출신도 대거 과거에 합격했다. 한미한 집안 출신의 과거급제자는 광해군 시대에 가장 낮은 수치를 찍고 숙종 대는 30%, 정조 이후에는 50% 안팎에 이르다가 고종 대에 58%까지 올라갔다. 고종 대에 58%는 부정부패로 과거제도가 이미 허물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 신분제도가 다 무너졌다는 것을 보여 주는 통계다. 과거제도가 타락한 것이기도 하고, 사회적인 측면에서 고종 시대 때 이미 개방된 사회가 됐다. 흔히 조선의 신분제도를 1894년 갑오개혁 때, 일 제국주의가 무력으로 무너뜨렸다고 하는데 이미 그전에 무너졌다는 것을 통계가 보여 주고 있다. 요즘 한국에 ‘뉴라이트’라는 학자들이 대한민국의 근대화가 일제 덕분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역사인식이 형편없고, 한국의 역사를 허무주의적으로 보는 것이다. 역사의 진실을 믿지 않는 것이다. 대한민국 근대화의 역량은 이번 과거 급제자 통계에서 나타나듯이 우리 사회에서 면면히 내려오는 힘에서 나왔다. 황무지에서 조선이 근대화한 것은 아니다.” 과거 급제자들의 지역적 통계도 내놓았다. 영·정조시대에 사회통합의 차원에서 사색탕평만이 아니라 지역, 계층, 사상, 문화탕평을 시도했다. 범죄인과 노비만 과거에 응시하지 못했지 첩의 자식인 서얼, 지역의 이방 등 향리 출신 과거 급제자도 나왔다. 당시 조선사회는 과거에 합격만 해도 엄청나게 신분이 상승했다. “조선후기에 평안도 출신 급제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온다. 당시 조선의 인구는 경상도가 1등이고 평안도가 2등인데, 급제자 수는 평안도 출신이 1등이다. 특히 평안도 정주 출신들이 많은데 개화기에 오산학교가 있던 곳이다. 독립운동가, 민족운동가, 산업화시기의 민주화 운동가 중에 정주출신이면서 오산학교 출신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이순훈이나 함석헌 등이다. 반면 홍경래의 난도 정주에서 일어났다. 반란도 일어나고, 과거급제자도 많았는데 왜 그랬는지는 앞으로 연구해 봐야 할 일이다.” 한 교수는 “과거제도의 정기시험은 초시, 복시, 전시로 구성되는데 초시 때는 지역별·인구별 안배를 철저히 해서 270명을 뽑고 나중에 33명의 급제자를 뽑을 때는 지역안배보다 능력을 봤다”면서 “지역안배는 사회통합적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270명을 뽑는 초시에 합격만 해도 지역에서는 ‘박 초시’ ‘이 초시’하면서 살 수 있었다. 최근 사법시험제도의 폐해를 없앤다며 로스쿨제도를 도입한 것과 관련해 “시험은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시험이 아니라면 개천의 미꾸라지들은 승천할 수가 없다. 가진 사람들이 더 특혜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교육비가 엄청 들어가는 로스쿨에 집안 좋은 애들이 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같으면 나도 서울대에 못 갔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농사지으면서 가난하게 살았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선비정신, 양반정신의 키워드는 공익정신이다. 오늘날은 이런 것도 무너지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패밀리 이기주의’로 가고 독식하려고 한다. 개천에서 용 나는 시스템을 ‘개혁’이란 이름으로 없애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④ 교육 마이너리티의 그늘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④ 교육 마이너리티의 그늘

    국내 학교의 교실에는 4만 9000명의 ‘반쪽’ 한국인이 생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새 터전으로 삼은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탈북자) 학생들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국내 다문화·새터민 아동·청소년들은 우리 사회의 ‘희망’인 동시에 ‘화약고’다. 아이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해 중추적 역할을 하도록 잘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이 유일한 해답이다. 23일 오전 10시 서울의 한 다문화 청소년 대안학교. 중학교 2학년인 민아(13·가명)양은 보충수업을 하며 교실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 재잘거리며 해맑게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여중생이다. 하지만 1년 전만 해도 아이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한국인 아버지와 아프리카 이민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민아는 일반 중학교에 다닐 때 친구들로부터 “깜둥이”라는 폭언과 조롱에 시달렸다. 참다 못한 아이는 칼로 손목 등 온몸을 자해했다. 부모는 아이를 대안학교로 전학시킬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 다문화 학생들을 괴롭히는 가장 큰 문제는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보통 학생들의 왜곡된 시선이다. 철없는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모습을 한 친구를 ‘잘못된 사람’으로 여기고 차별하고 따돌리는 경우가 많다. 다문화 학생들을 가르쳤던 한 교사는 “중국 출신 엄마를 둔 여학생에게는 ‘중국년 꺼져’라고 하며 의자를 빼 넘어뜨리고, 몽골 출신 엄마를 둔 아이에게는 ‘너네 나라에 가서 말이나 타라’며 조롱하고 때리는 등 심각한 일을 겪었다”면서 “다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 수를 늘리는 등 양적 정책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인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나고 자란 다문화 아동·청소년보다 더 큰 문제를 겪는 학생은 한국말이 서툰 중도입국 자녀다. 결혼·취업 등을 위해 한국에 온 부모를 따라 입국했지만 언어나 문화장벽 탓에 입학을 거절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희영 다애 다문화학교장은 “현행법상 중도입국 학생 입학은 조건 없이 받아야 하지만 일선 학교들은 ‘적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학생과 학부모에 부담을 줘 입학을 사실상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다문화 부모들도 당장 살림살이 걱정에 아이들에게 신경 쓰지 못한다. 충청 지역에 사는 민수(12·가명)군의 부모가 그렇다. 베트남 출신 엄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난 민수는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초콜릿’이라고 불리며 놀림당하기 일쑤다. 한국어에 익숙지 않아 성적도 신통치 않다. 하지만 부모는 먹고살기 빠듯한 탓에 아이 교육은 ‘나 몰라라’다. 의욕적인 교사가 학부모 상담을 요청했으나 민수 엄마는 기본적인 한국어조차 못해 대화도 제대로 못 나눴다. 지구촌 사랑나눔 이사장인 김해성 목사는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의 여러 부처가 다문화 학생을 지원하지만 중구난방”이라면서 “실질적 지원을 위한 체계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터민 학생들도 다문화 학생들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해 봄 중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와 초등학교 6학년으로 진학한 김재진(가명·13)군은 한 학기 만에 학교를 그만뒀다. 심리 적성검사 결과 김군의 자살 충동 지수가 교내에서 가장 높게 나온 게 계기였다. 충격을 받은 김군의 어머니가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에 도움을 요청했고 김군은 학교를 옮겼다. 김군은 북한에서 한국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소학교에 등록했지만 생계 때문에 거의 다니지 못한 채 한국에 왔다. 특히 영어는 전혀 배운 적조차 없어 좀처럼 따라가지 못했다. 새터민 아이들은 문화적 차이에 따른 어려움도 겪는다. 만화책이나 연예인이 뭔지 모르는 김군은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지 못했다. 영양 부족으로 또래보다 체구도 작아 2~3살 어려보였다. 무엇보다 담임교사 역시 김군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른 채 우왕좌왕했다. 조금 더 자란 대학생들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대학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정재인(24·가명)씨는 17세 때인 2006년 한국에 들어온 뒤 특별전형을 통해 대학에 입학했지만 대학 수업을 따라가는 게 버겁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12년간 정규 교육을 받은 한국 학생들과 견줘 기초 지식에서부터 떨어지기 때문이다. 취업 과정에서 이들이 느끼는 부담은 훨씬 크다. 높은 어학 점수나 자격증, 대외활동 등 ‘스펙’으로 무장한 한국 학생들과의 취업 경쟁에서 밀려날까봐 불안하다. 장학금은 받지만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스펙 관리도 쉽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교육 격차가 벌어져 고용 격차로 고착화되면 계층 간 격차가 벌어지고 소외받는 새터민의 불만이 커져 심각한 사회 갈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강주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팀장은 “탈북 청소년을 받은 일선학교에 이들을 위한 교육 체계 및 전문 인력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해 교사들도 우왕좌왕하는 현실”이라면서 “일선학교 및 대학에서 새터민 학생들을 위한 멘토링 및 재능기부 프로그램 등을 확충해 이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사법시험 존치해야 개천서 용 납니다”

    “사법시험 존치해야 개천서 용 납니다”

    “서울대 출신이 아닌 데다 판검사 경력도 없는 평범한 변호사라는 점이 역설적으로 선거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법조계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통의 변호사들에게 제가 친근함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이죠.” 지난 21일 대한변호사협회 제47대 회장에 당선된 위철환(56·사법연수원18기) 변호사는 22일 자신을 ‘보통 변호사’라고 표현했다. 1989년 연수원을 수료한 그는 경기도 수원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법조인으로서의 생활은 ‘판검사도 못해본 비주류 변호사’로 요약된다. “의뢰인들이 첫 대면에서 판사 출신이냐 검사 출신이냐고 물을 땐 난감했어요. 연수원을 갓 졸업한 초임에다 주간 명문고나 명문대 출신이 아닌 저에게 사건을 맡기는 사람은 드물었어요.” 순탄치 않은 변호사 생활 20년 만에 수원지방변호사회장을 맡은 그는 2010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장에 당선되면서 ‘보통 변호사의 반란’을 보여줬다. 그때만 해도 부장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 등 화려한 경력의 엘리트 출신만 회장직을 맡는 분위기였다. “사실 제가 할 자리는 아니였죠.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 보자는 각오로 도전했는데 진심이 통했던 것이죠.” 전남 장흥 출신인 그는 ‘야간고·야간대’라는 경력으로 주목받았다. 고교 입시에 낙방한 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낮에는 신문배달, 구두닦이를 하며 돈을 벌었고 밤에는 중동고 야간부를 다녔다. 서울교대를 졸업한 뒤 6년간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면서 성균관대 법대 야간부를 다녔다. 주경야독 생활만 10년을 넘게 했다. “주변에서는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며 미친 사람 취급할 때도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교사 생활을 계속하면 그만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요.” 스스로 ‘개천에서 용이 나는’ 극적인 경험을 해온 터라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그의 입장은 확고하다. “로스쿨에 다닐 돈이 없는 서민층에도 법조계에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로스쿨과 병행해 사법시험을 존치하거나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변호사 전체의 목소리가 대변되는 협회를 만들겠다는 그는 “변호사 강제주의 등 업계 일자리 창출만이 아니라 법률 구조제도 확대와 같은 공익적인 공약도 실행에 옮겨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5일 회장으로 정식 취임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데스크 시각] 사다리 유감/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사다리 유감/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최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세상이 화들짝 놀랐다. 우리나라 고교생 10명 중 4명은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저지르고 1년쯤 감옥에 가는 것도 괜찮다는 답을 했다. 설문 결과를 놓고 전문가들은 대번 윤리의식의 결여로 진단했다. 교육을 받을수록 윤리의식이 높아져야 하건만 현실은 그 반대이니 앞으로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교육과 캠페인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과연 옳은 진단이었을까. 그들의 비윤리 의식이 단지 훈육 부족 탓일까. 현실에 열심히 발을 딛고 나아가면 거북이도 토끼를 이길 수 있다는 우화가 공허하다는 사실을 그 나이쯤 되면 꿰뚫고도 남는다. 예서제서 입이 쓰게 떠들어대는 사다리 없는 사회의 실체를 머리 굵은 아이들이 감 잡지 못할 리 없다. 출구 없는 삶보다야 차라리 최악의 한순간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는, 절벽을 봐버린 청춘들의 때 이른 허무였을 터다. 본지에서 교육 현실을 심층보도하는 기획시리즈(‘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가 화제다. 왜 아니겠나.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 없이는 혼자 힘으로 도저히 입신할 수 없는 현실을 너나없이 절감하고들 있다. 얼마 전 사석에서 한 부장판사의 득의양양한 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 고 3인 아들이 수능 성적을 잘 받았으니 SKY대의 경제학부에 합격할 수 있겠다는 안도와 함께 아들의 장래지도를 넌지시 펼쳐보였다. 다음 목표는 로스쿨. 로스쿨 과정을 마치면 판·검사를 시킬 것이고, 이도 저도 안 되면 자신이 운영할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앉히면 된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얼마든 실현 가능한 꿈의 대물림 구도였다. 3년간 등록금만 최소 6000만원을 감당하지 않으면 엄두를 낼 수 없는 로스쿨 장벽은 이미 서민들에게 차단된 상황이다. 그 다음 단계의 게임 승률은 당연히 더 높아진다. 로스쿨 과정을 거쳐 대형 로펌의 러브콜을 받는 풍운아들이 십중팔구 뜨르르한 세력가들의 자녀란 사실은 법조계의 신종 금기어로 굳어지고 있다. 그런 사이 인터넷 고시 사이트 어디에서든 맨주먹 청춘들의 좌절은 파도를 넘는다. “고졸 학력으로 사법고시에 패스해 청와대까지 들어갔던 바로 그 대통령이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직설화법의 장탄식도 줄을 잇는다. 비록 빈 주먹의 삶일지라도 끊임없이 다독여 견인해 주던 사회적 메타포가 바닥이 나고 있다. 이런저런 훌륭한 취지와 명분에 밀려 외무고시가 폐지됐고, 사법고시가 없어진다. 아니, 꿈을 위한 본경기를 치러보기도 전에 많은 아이들은 궤도이탈을 강요받는다. 멀리 갈 것도 없다. 해가 갈수록 ‘미친 난이도’를 자랑하는 대입 정책은 이젠 며느리도 모른다. 혼자 열심히 공부만 하는 건 삽질이 되고만 입학사정관제, 사교육 없이는 논제조차 이해하기 힘든 논술시험, 주요 과목의 A·B형 반영 방식이 난수표 수준이어서 대학들조차 백기를 들어버린 선택형 수능까지. 컨설팅 과욋돈을 쏟아붓지 않고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는 정책들이다.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쪽은 교육과학기술부뿐일 것”이란 한숨이 쏟아진다. 생기있는 사회로 되돌리려면 어떤 모양새든 다시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 당장 급한 대로 두레박이라도 내려놔야 할 판이다. 실패를 인정하기 싫어 귀 닫고 눈 감았던 정책들을 새 정부에서는 살뜰히 살피고 또 살펴야 할 것이다. sjh@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7배 더 높은 강남구의 서울대 진학률 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양천구, 노원구 등 소위 강남권과 학군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의 학생들이 서울대에 가는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최대 7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신문이 교육정보업체 이투스청솔과 함께 2009~2011년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의 출신학교를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강남구 고등학교 출신 학생의 3.60%(477명)가 서울대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가 3.12%(244명)로 두 번째로 높았고 강동구(1.91%)와 송파구(1.64%)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화이트칼라 중산층이 밀집한 또 다른 학군 지역인 양천구(1.49%), 노원구(1.40%)는 비교적 서울대 진학률이 낮았다. 금천구와 중랑구는 0.52%와 0.64%로 최하위권에 속했다. 강남구의 서울대 진학률이 다른 학군지역에 비해 높은 것은 성적 최상위권 학생의 비율이 강남지역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2012학년도 수능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들의 비율을 살펴 보면 강남구는 외국어영역 1등급 비율이 18.2%로 양천구(9.8%)와 노원구(7.5%)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화이트칼라 중산층 밀집지역인 양천과 노원의 경우 상위권 학생은 많지만 서울대를 갈 정도의 최상위권 학생의 비율은 강남과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중산층 가정도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를 보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를 포함시키면 차이는 더욱 커진다. 2009~2011년까지 서울대에 50명 이상 진학한 고등학교 23곳 중 21곳이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였다. 나머지 두 곳도 2010년과 2011년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로 전환한 지역의 비평준화 지역 고등학교와 강남의 명문고였다. 한 사교육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들의 경우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입시준비를 시킨다”면서 “특목고 학생의 절반가량은 강남과 서초, 송파, 양천 출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지역 특목고 진학생 3427명 중 1554명(45.3%)이 강남과 서초, 송파, 양천, 노원, 도봉 등 6개 자치구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은 서울대 입시 결과는 사교육에 대한 투자와 정비례한다고 입을 모은다. 학원수나 통계상으로 드러나는 사교육비가 비슷하게 보이더라도 실제 투자되는 사교육비 등에 있어서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심지어 서울의 중산층 가정도 강남구와 서초구 등 부촌지역의 사교육을 따라가기는 힘든 상황이다. 강남 대치동의 국어전문학원 원장 A씨는 “중계동 학생들이 학원에서 국·영·수 수업을 듣는 것이 기본이라면 강남의 상위권 학생들은 과목당 150만~300만원 하는 그룹 과외를 받는 것이 기본”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적지 않은 중산층 자녀들이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바라는 마음에 무리해서 사교육을 시키고 강남으로 이주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결국 절대적인 경제적 격차로 인해 이런 욕구가 상당 부분 좌절되는데 이는 교육제도는 물론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SKY大 가려면 2000만원 컨설팅 예사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학원 강사로 활동하던 A(36)씨는 몇 년 전부터 ‘입학사정관제 전문 컨설팅’으로 업종을 바꿔 큰 성공을 거뒀다. 소위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진학하려는 수험생 한 명당 2000만원을 받고 입시를 마칠 때까지 학생의 모든 업무를 책임져 준다. 자신의 손을 거쳐 대학에 합격한 학생의 부모에게는 “입소문을 내 주면 받은 돈의 일부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해 수험생을 모은다. A씨는 최근 서울의 한 대학이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지원한 학생의 90% 정도가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밝힌 데 대해 “컨설팅 등 사교육의 도움을 받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수험생이 몇이나 되겠느냐”면서 “입학사정관들을 완벽히 속일 수 있을 만큼 철저하게 반복해 준비시키되 ‘프로’의 냄새는 나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 일선 교사들조차도 숙지하기 힘든 대학입시 제도가 사교육 기관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203개 4년제 대학이 발표한 2013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의 유형은 3200여개로, 대학 한 곳당 평균 16가지 전형방식을 마련해 신입생을 선발했다. 대학마다 학생부와 논술, 면접, 수능 등의 반영 비율이 제각각이고 입학사정관제의 경우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경력 서류 등을 수험생들이 알아서 준비해야 한다. 별도의 입시컨설팅 없이는 입학 전형에 응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수백만원에 이르는 거액을 지불하고 전문 업체에 자녀의 입시를 맡기고 있다. 실제 강남의 한 유명 컨설팅 업체의 경우 ▲모의고사 성적 분석 ▲학생부 성적 분석 ▲동기부여 ▲학습계획표 설정 ▲학습전략 수립 ▲자기소개서 점검 및 방향제시 등 서비스 제공을 대가로 수험생 한 명당 200만원을 받고 있다. 이것만으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모들은 거액을 들여 A씨와 같은 1대1 전문 강사를 소개받기도 한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상당수 업체들은 학원비 상한 등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학원으로 등록하지 않고 활동한다”며 현 입시컨설팅 시장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돼지엄마의 ‘콜’이 중요해… 팀 수업 받으면 SKY 문제 없거든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돼지엄마의 ‘콜’이 중요해… 팀 수업 받으면 SKY 문제 없거든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대치사거리의 커피숍 한쪽에 7명의 ‘엄마’들이 모였다. 사이좋게 수다를 떠는 듯하더니 이내 다이어리를 꺼내 볼펜으로 무언가를 받아적는다. 스마트폰 녹음 기능을 틀어놓는 엄마도 있다. 손이 바쁜 6명 엄마들의 시선은 가운데 앉은 한 엄마의 입에 쏠려 있다. 단호한 말투와 확신에 찬 눈빛. 이 엄마가 오늘의 주인공 ‘돼지엄마’다. 돼지엄마는 대치동 학원가의 최신 정보를 꿰뚫고 있다. 스타강사가 최근 옮겨간 학원의 정보, 외고 아이들이 선호한다는 강사의 명단, 올 겨울방학 꼭 들어야 할 특강 정보까지. 새학기 고3 수험생이 되는 자녀를 둔 엄마들의 귀가 솔깃하다. 돼지엄마라는 우스꽝스러운 별명은 뚱뚱해서 붙여진 것이 아니다. 자녀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여러명의 엄마들을 새끼 데리고 다니듯 이끌고 다닌다고 해서 나온 강남 학원가의 은어다. 돼지엄마는 주로 10명 남짓한 학생들의 엄마들로 팀을 이뤄 유명 학원강사에게 팀 단위로 수업을 맡기거나 입시설명회를 듣는 모임을 주도한다. 정보가 많다고 해서 다 돼지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돼지엄마의 제1의 조건은 자녀의 성적이다. 최소한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스카이’(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무난히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을 유지하는 자녀만이 엄마를 돼지엄마로 만들 수 있다. 돼지엄마는 자녀에 대한 자부심이 세기로 유명한 대치동 엄마들 사이에서도 선망의 대상이다. 자녀가 방학을 하면 돼지엄마는 더 바빠진다. 방학 동안 자녀의 공부 스케줄을 짜야 하고 팀 수업을 구성해 스타강사를 초빙하는 일을 책임져야 한다. 팀 수업이란 성적대가 비슷한 학생 10명 안팎을 모아 강사를 불러 수업을 듣는 형식이다. 팀원 선발권은 전적으로 돼지엄마에게 있다. 돼지엄마가 팀 수업을 제안하기 위해 다른 학부모에게 전화를 거는 것을 강남에서는 ‘콜’이라고 한다. 방학이 시작되면 돼지엄마에게 콜을 받았는지 여부가 엄마들의 희비를 가른다. 대치동에 사는 학부모 윤모(47·여)씨는 “강남에서 공부 잘한다고 소문난 학교에서는 대개 반마다 대표엄마(돼지엄마)가 있게 마련인데 이들에게 전화 한통 못 받으면 우리 애 공부가 처지나보다 싶어 초조해진다”고 말했다. 팀 수업은 대개 섭외한 학원강사가 부르는 값을 팀원이 똑같이 분담해 이뤄진다. 한명이 빠지면 나머지 학부모들의 수업료 부담이 커져 한번 팀에 들어오면 쉽게 빠질 수도 없다. 팀 수업 강의료는 보통 4회에 300만원 정도다. 학교별, 수준별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고 비슷한 실력의 학생들끼리 소수로 수업을 받는다는 점에서 엄마들의 선호도가 높다. 팀 수업의 강사를 섭외하고 강의시간 등을 조율하는 것이 돼지엄마의 주된 역할 중 하나다. 학원가에서 이들이 갖는 파워는 상상을 초월한다. 강사를 마음대로 바꾸는 것은 물론이고 학원의 커리큘럼에도 영향을 미친다. 학원이나 입시강사들은 ‘최상급 고객’인 돼지엄마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 돼지엄마들의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이 곧바로 학원의 인지도 상승과 이어지기 때문이다. 방학 중 팀 수업은 주로 특수목적고, 자율형 사립고, 국제고, 일반고의 상위권 학생들 중심으로 이뤄진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로 묶인 팀일수록, 아니면 입김이 센 돼지엄마가 이끄는 팀일수록 좋은 강사, 좋은 시간대를 선점할 수 있다. 대치동의 유명 입시 컨설턴트인 이미애 샤론코칭 앤 멘토링 대표는 “대원외고가 수요일에 학교를 일찍 마치기 때문에 대치동 유명 학원의 수·토요일 팀 수업은 이 학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면서 “학원 전단지에 ‘수요일 마감’이라는 문구가 유독 많은 건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돼지엄마들은 사교육 열풍과 학벌 세습, 양극화 조장의 중심에 서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은 “자식의 미래를 위해 엄마가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변한다. 지난해 자녀를 서울대에 입학시킨 강남의 한 학부모는 “대표엄마의 정보력과 경제력, 그리고 높은 교육열이 사실상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책임지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돼지엄마의 영향력은 해마다 입시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 2012학년도 서울대 합격생 3100여명 가운데 서울 지역의 일반계 고등학교 졸업생 706명을 조사한 결과 68.3%(482명)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양천구, 노원구 등 ‘사교육 특구’ 출신이었다. 이 수치는 2010학년도 53.8%, 2011학년 57% 등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다양한 전형의 수시모집과 입학사정관제 확대로 입시가 곧 정보전이 되면서 사교육과 대입 컨설팅,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돼지엄마들의 주무대인 강남 등이 더욱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돼가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한 반 3명 방과후 학교 썰렁해… 하루 4과목 대치동만 뜨겁지

    프린트물을 읽으며 위험하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학생, 걸으면서 꾸역꾸역 햄버거를 먹는 고등학생, 차를 끌고 마중나온 열혈 학부모까지. 지난 15일 찾아간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입시 열기는 한겨울 추위를 녹일 정도로 후끈했다. 짧아진 겨울방학과 장기간 불황이 겹치면서 사교육 시장에 칼바람이 분다는 뉴스도 있었지만 명문대 입학을 보장한다는 대치동 학원가는 여전히 활황이었다. 오후 5~6시. 짬을 내 끼니를 때우려는 학생들이 몰려나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다. 뛰어가며 햄버거를 먹는 남학생도, 컵떡볶이를 쥐고 책을 읽는 여학생도 눈에 띄었다. 정모(17)양은 컵라면에 삼각김밥을 먹으며 내내 영어 유인물만 쳐다봤다. 하얀 A4 용지에는 ‘swagger’(으스대는), ‘wizened’(쪼글쪼글한), ‘excrement’(대변·배설물) 등 어려운 단어가 빼곡했다. 허겁지겁 배를 채운 학생들은 다시 학원으로 종종걸음을 쳤다. 계단부터 교실 앞까지 이른바 ‘SKY(서울·고려·연세)대학’의 합격 명단이 촘촘히 붙어 있고, 대학배치표와 입시전형 등 관련자료도 가득했다. 학원 입구에 선 부원장은 줄지어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손바닥을 내밀었고, 학생들은 군말 없이 숙제를 제출했다. 과제가 ‘출석도장’인 셈. 그렇게 들어간 교실에서 학생들은 두꺼운 교재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으며 눈을 빛냈다. 학생들의 믿음은 절대적이었다. 문모(15)군은 “학교 선생님들은 농담 따먹기로 시간만 보내거나,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는데 자기 혼자 진도를 나간다”면서 “선생님도, 교재도, 학습 분위기도 학원이 훨씬 낫다”고 했다. 이모(18)양은 “학교수업은 너무 쉬워서 재미없고 지루하다”면서 “학원에는 공부 잘하는 애들이 많고 어려운 문제도 내줘서 자극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모(18)양도 “우리 반 애들 전부 학원에 다니는데, 학원 간다고 하면 야간 자율학습을 빼준다”면서 “국어·수학·영어·과학까지 네 과목을 듣는데 수강료는 한 달에 120만원”이라고 귀띔했다. 오후 10시엔 마중나온 학부모들로 대치동 사거리가 꽉 찼다. 도로 양쪽에 서 있는 차만 승용차 53대, 학원승합차 15대. 삼삼오오 나온 중·고생들은 익숙하게 차에 올라 대치동을 빠져나갔다. 20분도 안 돼 도로는 한산해졌다. 신모(16)양은 “엄마가 매일 와서 중1 남동생과 나를 집(서초동)까지 싣고 간다”면서 “우리 동네 학원은 내신 위주로 가르치는데 대치동은 전반적인 실력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S학원 김모(55) 원장은 “학교 교사들은 안정 속에 안주하는 반면 대치동 학원은 학부모 반응이 즉각적이라 연구하지 않으면 바로 도태된다”면서 “교재 개발, 기출문제 분석, 교수법 등 최고의 교육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대치동을 찾는 이유로 수준별·심화 교육, 경쟁·시험을 통한 자극, 체계적인 성적 관리 등을 꼽았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3)10세에 정해지는 명문대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3)10세에 정해지는 명문대

    “a가 2분의√2보다 큰 상수 a에 대하여…이 문제 한 번 봐봐.” 16일 서울 종로구의 A고 2학년 8반 교실. 방학중 ‘방과후 학교’의 수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참석 학생은 고작 3명뿐. 원래 이 수업에 등록한 학생이 20명이었으니 15%만 출석한 셈이다. 결석률이 무려 85%. 다른 반도 사정은 거의 같았다. 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2학년 2반과 3반도 학생이 각각 5명에 불과했다. 이날 수업에 나온 예비 고3 이모(18)양은 “방학 때 늦잠 잘까 봐 방과후 학교를 등록하기는 했는데 과외도 따로 하는 중”이라면서 “주변 친구들을 봐도 70% 정도가 학교 수업과 상관없이 학원을 다닌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방과후 학교가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와 달리 학생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직접 방문 취재를 한 학교 3곳 모두에서 사교육 없이 방과후 학교에만 몰두하는 학생은 찾기 힘들었다. 서울 중랑구 B고는 종로구의 학교보다는 사정이 나았지만 대부분 결석률이 30%를 웃돌았다. 한 교사는 “신청자들조차 결석해도 불이익이 없으니 ‘아프다’, ‘겨울이라 춥다’는 등 변명을 대고 많이 빠진다”면서 “그런 학생들도 인근 중계동에 있는 대형 학원은 빠지지 않고 간다”고 말했다. 이렇게 방과후 학교가 외면받는 것은 단적으로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방과후 학교가 학업실력 향상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고등학생들은 65.6점(100점 만점)을 줬다. 중랑구 B고 홍모(18)군은 “학교 수업이 학원 진도를 못 따라가다 보니 만족도가 떨어진다”면서 “올 6월 모의고사 수학 범위에 기하와 벡터가 들어가는데 적분과 통계를 배우는 현재 진도를 보면 손도 못 대게 생겼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강모(18)양은 “고등학교 1·2학년 때는 정말 방과후 학교랑 야간자율학습만 했었다”면서 “선생님들이 열의가 없고 교재 선택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해 지금은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당연히 학생들의 참석 열기도 높지 않다. 지난해 서울시의 경우 1230개 초·중·고교 모두 방과후 학교를 운용하고 있었으나 학생 참석률은 55.4%에 그쳤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46.5%를 기록, 가장 참석률이 낮았다. 이에 대해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방과후 학교 수업이 이전에 배운 내용을 단순히 보충하는 식이다 보니 학부모나 학생들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학원을 찾고 있다”면서 “우수 강사 확보나 선생님들의 독창적 교수법 개발 등 공교육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겨울나라, 강원도 태백을 가다

    겨울나라, 강원도 태백을 가다

    강원도 태백으로 갑니다. 태백산 등 사방을 둘러친 고산준봉들은 물론 마을 길섶이며, 들녘 곳곳이 하얀 눈꽃으로 가득 찬 곳. 그래서 겨울이면 으레 다녀와야 하는 성지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태백은 둘러볼 데가 은근히 많습니다. 입소문만 덜 났을 뿐이지요. 이맘때라면 방학 맞은 자녀들과 함께 여러 체험 시설들을 둘러볼 만합니다. 산악도시에 늘어선 맛집들에선 미각을 충전하기 제격일 겁니다. 태백산 눈꽃 트레킹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엘리베이터에 길들여진 도시인들이 시베리아급 추위에 맞서 겨울산을 오른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하지만 흰 눈을 딛고 선 주목의 푸른 바늘잎에서 싱싱한 생명력을 만끽할 수 있다면 하루의 노고에 대한 대가로 충분하지 싶습니다. 철쭉과 눈꽃… 한해 두번의 꽃밭 섭씨 영하 22도. 시베리아와 다를 바 없는 온도다. 버프(얼굴 가리개) 틈새로 새나간 입김이 눈썹에 작은 눈꽃을 만든다. 야생동물들도, 사람도 좀처럼 겪어 보지 못했던 맹추위다. 태백산은 ‘태백의 지붕’이다. 최고봉인 장군봉(1567m)과 문수봉(1517m) 등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 태백산 서쪽으로 흐르는 물은 정선과 영월을 거쳐 남한강이 되고, 남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낙동강의 원류가 되기도 한다. 태백산은 한 해 두 번 꽃밭이 된다. 초봄 철쭉이 흐드러지게 필 때, 그리고 거센 눈보라가 주목 등 나무에 눈꽃을 피울 때다. 그 가운데 태백산을 상징하는 것은 역시 눈꽃이다. 정기가 강한 태백산을 닮아 겨울의 한복판을 뚫고 눈부신 꽃을 피워 올린다. 이름값은 뜨르르 하지만 오르기는 험하지 않은 편이다. 특히 등산 초반에 거푸 ‘깔딱고개’와 만나는 당골 코스에 견줘 유일사 코스는 한결 수월하다. 2시간이면 천제단에 이르고 하산까지 4~5시간이면 족하다. 유일사 주차장이 들머리다. 고도가 850m쯤 되는 곳이니, 예서 장군봉까지 표고차는 700m쯤 된다. 등산 코스는 유일사 매표소에서 천제단을 거쳐 당골광장으로 내려 오는 게 일반적이다. 유일사 매표소에서 천제단까지는 4㎞, 천제단에서 망경사를 거쳐 당골광장까지는 4.4㎞ 거리다. 천제단에서 부쇠봉 가기 전, 주목 군락지를 돌아본 뒤 샛길을 따라 망경사로 내려오는 방법도 있다. 30분 정도 더 소요되는데 눈 덮인 주목들과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들머리에서 1시간쯤 오른 길모퉁이. 기골이 장대한 주목이 산객들을 반긴다. 수령 500년은 족히 넘긴 고목이다. 김상구 문화관광해설사는 이를 “가장 운 좋은 주목”이라고 했다. 바람 없고, 볕 좋은 곳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 덕에 키 낮고 헐벗은 여느 주목에 견줘, 늘씬하게 잘 빠졌다. 몸매로만 보자면 ‘슈퍼 모델’이다. 유일사를 지나 천제단으로 향하는 8부 능선쯤부터 주목 군락지가 펼쳐진다. 첫눈이 내린 뒤 봄소식이 전해올 때까지, 한 해 6개월 가까이 겨울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태백산 주목이다. 여기부터는 대체로 ‘전형적인’ 주목들이 선을 보인다. 온몸으로 매서운 추위와 싸워야 했던 탓에 하나같이 키 작고 헐벗었다. ‘살아서 千年, 죽어서 千年’ 주목 주목은 흔히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 불린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나무의 속은 텅 비었다. 나이테가 있어야 할 자리엔 휑하니 바람구멍만 뚫렸다. 도무지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느낌을 갖기 어렵다. 한데 밖의 이파리들은 ‘시베리아급’ 추위가 무색하게 푸른 빛이다. 비었으되, 되레 생명으로 충만한 공간이다. 그 상태로 천년을 살고, 또 천년을 죽어간다. 태백산엔 제단이 세 개다. 대부분의 산객들이 천제단이라 부르는 영봉의 천왕단과 장군봉의 장군단, 부쇠봉 가는 길의 하단 등이다. 천왕단은 하늘에, 장군단은 사람에게, 하단은 땅(자연)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이 세 제단을 묶어 천제단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늘을 받들고 땅을 경외하며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겠다는 사람들의 고백이 이 세 제단에 담겨 있다. ‘360도 회전식 전망대’ 천제단 장군봉에 이르면 태백산은 흰옷으로 갈아입는다. 극한의 파란 하늘과 완벽한 무채색. 극명한 대비다. 바람이 매서울수록, 눈꽃도 화려해진다. 하얗게 영근 나무들은 시리고 부신 눈 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예서 말잔등처럼 평탄한 능선을 따라 300m쯤 더 가면 영봉이다. 정상엔 천왕단이 비범한 자태로 서 있다. 흔히 천제단이라 불리는, 바로 그 제단이다. 검은 박석을 켜켜이 쌓아 둥글게 울타리를 쳤고, 안에는 ‘한배검’ 비석을 세웠다. 한배검은 단군을 일컫는 존칭이니, 예가 민족의 성지임을 단박에 알겠다. 천제단에 서면 사방이 탁 트인다. 그 너머로 백두대간의 고산준령들이 거칠 것 없이 줄달음친다. 360도 회전식 전망대다. 하산길에도 볼거리가 적지 않다. 단종의 위패를 모신 단종비각을 지나면 망경사다.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망경사의 자랑은 용정이다. 한국 명수 100선 중 으뜸이라는 우물이다. 개천절에 올리는 천제의 제수로도 쓰인다. 당골광장 진입로의 청원사도 둘러볼 만하다. 절집 안쪽의 용담 또한 한국 명수 100선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태백엔 자녀들과 함께 가볼 만한 전시, 체험시설도 은근히 많다. 최근 문을 연 ‘365세이프타운’은 안전을 주제로, 놀이와 교육을 겸하는 국내 최대의 안전 에듀테인먼트 시설이다. 장성동에서 철암동에 이르는 약 30만평(약 96만㎡)의 부지에 국비 포함, 약 18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됐다. ‘365세이프타운’은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과 챌린지 월드, 강원도 소방학교 등 3개 지구로 나뉘어 있다.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은 시뮬레이터를 타고 3D, 4D의 영상을 통해 산불, 설해, 지진, 풍수해, 대테러 등 재난을 체험할 수 있는 안전체험시설들로 꾸며졌다. 챌린지 월드는 유격장을 연상시키는 트리트랙, 집라인, 조각공원 등 야외체험시설들로 구성됐다. 강원도 소방학교에서는 소방공무원들로 구성된 전문교관들과 함께 심폐소생술, 화재현장 탈출을 위한 농연훈련체험 등 이색 체험 활동을 벌인다. 지구 간 이동은 곤돌라를 이용한다. 입장료가 비싼 것이 흠. 자유이용권의 경우 어른 2만 2000원, 중고생 2만원, 어린이 1만 8000원이다. 카드 할인 등 입장료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해 보인다. 태백시 관광 홈페이지(www.tour.taebaek.go.kr) 참조. 550-3101~5(이하 지역번호 033). 청소년안전체험관 ‘365세이프타운’ 태백산과 함백산 등 고산준령들에 둘러싸인 ‘태백’은 5억년 전(고생대 캄브리아기)엔 얕은 바다였다고 한다. 지금도 삼엽충 등 고생대의 화석들이 태백의 지층 곳곳에 남아 있다. 그 가운데 고생대 지층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은 구문소(천연기념물 417호) 일대다.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은 바로 이 구문소 옆에 들어서 있다. 고생대 삼엽충과 두족류, 공룡 화석 등은 물론 자체 제작한 영상물, 입체 디오라마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의 관람동선을 따라가면 지구의 46억년 역사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시기별로 서식했던 다양한 고대생물들의 화석과 이해를 돕기 위해 설치해 둔 모형들도 눈길을 끈다. 고생대의 바닷속을 연상케 하는 입체영상실, 지질탐험을 주제로 구성된 체험관, 실제 고생대 지층 위의 화석과 만날 수 있는 야외학습장 등도 갖춰져 있다. 홈페이지(www.paleozoic.go.kr) 참조. 581-8181. 한우부터 닭갈비까지 ‘맛집 순례’ ‘태백체험공원’은 탄광 체험을 할 수 있는 테마파크다. 정부의 석탄합리화정책에 따라 1993년 12월 폐광된 ‘함태탄광’의 건물 일부와 부지를 기부받아 조성했다. ‘촌스러운’ 이름과 달리 안으로 들어갈수록 제법 볼거리가 쏠쏠하다. 함태탄광은 890여 명의 직원들이 연간 378만t의 석탄을 생산하던 탄광이다. 실제 사용하던 사무소를 개조해서 만든 현장학습관, 광부들의 생활상을 복원한 탄광사택촌, 석탄을 채취하던 갱도를 그대로 보존한 체험갱도 등의 시설이 있다. 550-2718. 태백산도립공원 입구에 위치한 태백석탄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국내 석탄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태백은 여느 산악도시에 견줘 유난히 맛집이 많다. 전국의 물산이 모이는 교통의 요지도 아니고, 다양한 식재료가 생산되는 건 더더욱 아닌데도 그렇다. 김상구 해설사는 탄광 시절의 영화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태백은 석탄산업이 호황이던 1970~1980년대, 전국에서 몰려든 광부들로 북적였다. 돈은 넘쳐났지만, 쓸 곳은 마땅치 않았다. 언제 막장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는 절박감 속에서 광부들은 먹고, 마시는 일에 돈을 썼다. 그 덕에 전국의 내로라하는 식재료들이 죄다 태백으로 쏠렸다는 거다. 태백에서 분식집 빼고 가장 ‘흔한’ 게 고깃집이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의 박시현 주무관은 “태백에서 한우를 파는 업소만 43개에 달한다”며 “그 가운데 제법 이름 날리는 집은 1년 매출액이 수억원대에 이른다”고 했다. 상장동의 배달실비식당(552-3371), 태백한우골(554-4599) 등이 육즙 풍부한 고기맛으로 이름났다. 태백의 닭갈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볶음식으로 유명한 춘천과 달리 두툼한 다릿살과 가슴살 등을 철판에 넣은 뒤 육수를 부어 고구마, 떡, 냉이 등과 함께 끓여낸다.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다. 황지동의 태백닭갈비(553-8119)가 많이 알려져 있다. 연화반점(552-8359)은 탕수육과 짜장면이 맛있는 집이다. 특히 탕수육은 잘 튀긴 돼지고기에 감자전분을 입혀 옛날 탕수육처럼 희게 만든다. 쫄깃한 수타 짜장면과 해산물 듬뿍 얹은 짬뽕(2인분 이상)도 일품이다. 음식은 주문을 받은 후 만들기 시작한다. 시간이 촉박하다면 예약을 하는 게 좋다. 통리역 아래 있다. 25일~새달 3일까지 눈축제 강산막국수(552-6680)는 쫄깃한 메밀 막국수와 고소한 수육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매콤한 양념이나 진한 육수로 맛을 지키는 여느 막국수집에 견줘 직접 뽑은 면발과 다소 밍밍한 육수가 자랑이다. 두문동재 터널을 지나 태백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다. 장성동 중앙병원 인근의 평양냉면(581-0101), 삼수령 가는 길의 초막고갈두(553-7388)도 각각 독특한 맛으로 입소문 난 집이다. 멋진 눈조각과 태백산의 그림 같은 설경을 만날 수 있는 ‘태백산 눈축제’가 25일~2월 3일 태백산도립공원과 태백시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 20회째를 맞는 ‘눈축제의 고전’이다. 축제를 대표하는 초대형 눈조각은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에 들어서는 타이태닉호다. 올해 타이태닉호가 침몰된 지 100년 된 것을 모티브 삼았다. 초대형 눈조각들로 가득 찬 당골광장은 물론, 마장공터 아래광장과 황지연못, 태백역, 오투리조트 등에도 개성 넘치는 눈조각들이 전시된다. 태백산민박촌 앞 솔밭에선 개썰매와 스노모빌 썰매가 운영된다. 아토피 예방과 치료에 좋은 편백나무 족욕체험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영월→태백 순으로 간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550-2085. →잘 곳 오투리조트가 첫손 꼽힌다. 함백산의 불쑥 솟은 구릉에 자리 잡고 있어 해돋이와 마주할 수 있다. 태백시내에선 패스텔이 깔끔하다. 도 호텔과 모텔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황지를 끼고 있는 메르디앙호텔(553-1266)도 깔끔하다.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2)교육이 만드는 코리아 카스트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2)교육이 만드는 코리아 카스트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에서 수학능력시험 상위권인 1, 2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율이 나머지 지역보다 최대 8.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북 학군 간 학력의 차이가 확인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면서 “저소득층 가정에 대한 교육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9일 서울신문이 교육정보업체 이투스청솔과 함께 서울 지역의 2012학년도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 강남구의 경우 외국어영역에서 1, 2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전체의 29.3%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초구가 두 번째인 24.2%로 높았고 양천구가 18.3%로 뒤를 이었다. 반면 금천구는 3.4%의 학생만이 외국어영역에서 1, 2등급을 받아 그 비율이 서울에서 가장 낮았다. 강남구와는 무려 8.6배 차이가 났다. 중랑구도 5.4%만 1, 2등급을 받았다. 서울 지역 전체 학생 중 외국어영역에서 1, 2등급을 받은 학생은 13.9%였다. 서울 평균보다 높은 곳은 강남, 서초, 양천, 노원, 송파 등 5곳이다. 수리영역도 마찬가지였다. 강남구는 26.8%가 1, 2등급을 받았고 서초구 22.8%, 양천구 17.4%로 외국어영역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반면 금천구와 성동구는 각각 3.9%와 6.7%만 1, 2등급을 받았다. 언어영역에서도 강남구(23%)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고 금천구(5%)가 가장 낮았다. 평균 성적에 있어서도 강남구는 외국어영역에서 3.7등급을 받은 반면 금천구는 5.85등급으로 2등급 이상 낮았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강남, 서초, 양천 등 수능 성적이 좋은 곳이 역시 잘사는 동네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노원구는 잘사는 지역은 아니지만 중계동 은행사거리를 중심으로 교육열이 높은 화이트칼라 중산층과 사설 학원가가 밀집돼 있어 성적이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표상으로는 지역적 교육 격차인 것 같지만 실상을 보면 부모의 경제력 차이가 자녀 성적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면서 “특히 화이트칼라 계층 부모들은 교육에 대한 투자가 나중에 자녀들에게 어떤 경제적 차이를 발생시키는가를 몸소 체험한 만큼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그 결과 사교육의 혜택을 받은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진학해 좋은 직장에서 더 많은 수입을 얻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3.3㎡당 아파트 가격과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소유자의 주거 현황 및 수능 성적은 정비례한다. 지난 주말을 기준으로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평균가는 2900만원으로 가장 높은 반면 금천구는 988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또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가진 부자의 수도 강남구가 1만 8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금천구는 500명으로 가장 적었다. 강남구는 1000명당 1.9명이 1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반면 금천구는 0.2명에 그쳤다. 강남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193만원으로 서울 지역 평균인 42만원의 4.59배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관계자는 “통계야 4~5배 차이지만 실제로 고등학교 때 쓰는 돈은 10배 이상 차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런 차이는 대학 진학률로 나타난다. 2011학년도 자치구별 서울대 진학률을 살펴보면 강남구는 1만명당 173명이 서울대에 들어갔고 서초구는 150명이 진학했다. 하지만 금천구와 구로구는 1만명당 18명에 그쳤다. 김영철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교육 양극화가 심화되면 교육을 통한 사회 계층 이동이 어려워지고 결국 사회에 대한 불만이 늘어나 통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면서 “새 정부는 교육을 통한 사회 계층 이동이 가능하도록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 지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VACATION CALENDAR] 빨간 날만 116일 알아두면 힘이 되는 여행달력

    [VACATION CALENDAR] 빨간 날만 116일 알아두면 힘이 되는 여행달력

    VACATION CALENDAR 빨간 날만 116일 알아두면 힘이 되는 여행달력 “추석 때 일주일쯤 시간이 날 듯한데 어딜 가지?” “리조트에서 3일만 원 없이 늘어지고 싶어. 세부? 푸껫?” “주말 끼고 2박3일 친구들과 놀면서 쇼핑하기 좋은 곳은?” 토요일을 포함하면 빨간 날만 116일인 2013년은 직장인들에겐 ‘축복의 해’라고 한다. 달력 속 빨간 날들을 보며 행복한 여행 고민에 빠진 이들을 위해 깨알 같은 1년치 여행정보를 모았다. * 본 기사는 2012년 12월에 작성하여 항공편 등 세부 정보는 변동될 수 있습니다. ●1월 장거리가 저렴해지는 시기 지난달부터 시작된 이른 추위로 동남아와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이 인기다. 그렇다면 유럽 등 장거리 여행은 저렴하게 다녀올 기회라는 뜻이다. 도심 특급 호텔에서의 하루 날은 춥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여행갈 형편은 안 된다면 도심 특급호텔에서의 하룻밤도 나름 대리 만족을 줄 수 있다. 예산이 문제지만 1월에 소셜커머스를 잘 살펴보면 ‘의외의 득템’도 가능하다. 독도 문제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이후 일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호텔마다 갑자기 비어 버린 객실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특급호텔들이 소셜커머스를 통해 착한 가격의 패키지를 소개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니 안테나를 세워 보시길. 하와이는 겨울이 제격 하와이는 여름보다 겨울이 제철! 마침, 하와이로 가는 항공권 가격도 많이 저렴해져 1월에는 세금을 제외하고 60만원 초반부터 직항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문제는 호텔인데 굳이 특급호텔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부엌이 달린 콘도미니엄도 괜찮고 와이키키 해변가에서 2블록만 안쪽으로 들어가도 가격이 뚝 떨어진다. 하와이에서는 꼭 오픈카를 빌려서 드라이브를 해볼 것. 아무리 그래도 하와이는 하와이. 알뜰해도 1인당 150만원이 넘는 예산이 부담스럽다면 상대적으로 항공료가 저렴한 ‘괌’이 대안. 제주항공의 프로모션 요금이 20~30만원 수준이다. 착한 가격의 유럽 추운 겨울은 저렴한 가격으로 유럽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인천-런던 노선에 새로 취항한 영국항공은 50만원이라는 쇼킹한 가격의 항공권을 출시해 여행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 바 있다. 영국항공은 런던과 영국 내 도시는 물론 파리, 베를린, 암스테르담 등 도시로의 경유 요금도 매력적이다. 다만, 알프스의 스키 리조트 지역은 호텔 값이 급등하고 예약도 어렵기 때문에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행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호놀룰루 252,510원 런던 237,900원 ◀이 가격은 호텔스닷컴Hotels.com에서 사람들이 예약한 2012년 상반기 도시별 호텔 평균가다. *렌터카 예약 TIP 하와이나 괌은 렌터카를 빌려 직접 운전하기에 부담이 없다. 출국 전 반드시 국제면허증을 면허시험장에서 발급받아야 하며, 현지에서 차를 빌리는 것보다 알라모(www.alamo.co.kr), 허츠(www.hertz.co.kr)와 같은 사이트에서 사전에 예약하는 게 편리하다. 국제면허증은 면허시험장에 가면 10분 만에 발급되며 증명사진을 꼭 챙겨 가야 한다. 하와이 와이키키 주변의 호텔은 대부분 투숙객에게도 주차비를 받으니 당황하지 말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2월 아쉽구나, 짧은 설연휴여 짧더라도 설은 설이다. 친척들의 잔소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솔로의 해외여행이라면 저비용항공사가 많은 중국이나 일본을 알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미리 만나는 남국의 봄 올해 설연휴는 야속하게도 짧다. 짧은 연휴에 가장 만만한 여행지는 역시 일본. 도쿄나 오사카가 지겹다면 최근 항공 좌석이 크게 늘어난 오키나와로 눈을 돌려 보자. 오키나와의 겨울 날씨는 우리의 ‘봄’과 비슷하다. 지도를 찬찬히 보면 알겠지만 일본 본섬에서 남동쪽으로 한참 떨어져 있고, 제주도보다도 훨씬 남쪽에 처져 있다. 해수욕을 하기엔 무리겠지만 산책하고 구경하다가 온천을 즐기기에는 2월이 적기다.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진에어, 티웨이항공까지 오키나와로 취항을 시작한 것도 ‘오키나와의 봄’을 찾는 한국인들을 위한 포석이다. 항공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항공료가 저렴해진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더위에도, 추위에도 약한 부모님을 모시고 가도 좋을 듯.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해외 캠핑에 대한 관심도 커져 가고 있다. 캐나다, 미국, 호주, 영국 등도 좋다지만 아는 사람들은 겨울철 해외 캠핑으로 뉴질랜드의 캠퍼밴 여행을 빼놓지 않는다. 우리네와 계절이 정반대인 뉴질랜드의 2월 날씨는 캠핑을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남섬의 <반지의 제왕>과 <호빗> 촬영지도 꼭 가볼 것을 추천한다. 예산만 잘 짜면 버스만 질리게 타는 뉴질랜드 패키지보다 저렴하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지만 하루면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고 해외 캠핑 여행은 혜초여행사 등 전문 여행사를 찾아 상담해 보면 길이 보인다. 이집트 홍해에서 다이빙을 혁명 때문에 여행자제 국가로 지정됐던 이집트로 가는 하늘길이 다시 연결된다. 2013년 1월부터 대한항공이 카이로까지 직항편을 띄우면서 교통편도 좋아졌다. 한국인들이 패키지로 많이 가는 카이로나 룩소르에서 역사유적을 보는 것도 좋지만 다합, 후루가다에서 다이빙을 경험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사실 이집트의 해변 휴양지는 유럽과 러시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더욱 유명하다. 홍해를 마주하면 지금껏 상상했던 이집트의 이미지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카이로 135,174원 오클랜드 114,003원 *묵은 마일리지 털어내기 항공 마일리지 적립해 주는 신용카드를 만들어서 미국, 유럽도 가고 남을 마일리지를 모았는데 도통 못 쓰는 경우가 많다. 여행 출발시기가 임박해 예약하려다 보니 마일리지용 항공 좌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 마일리지 좌석의 경우, 성수기는 최소한 6개월 전, 비수기라도 2~3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로는 스타얼라이언스, 대한항공 마일리지로는 스카이팀 회원 항공사의 항공권도 구할 수 있으니 국적 항공사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어쨌거나 마일리지를 쓰려면 휴가부터 6개월 전에 확정해야 한다는 얘기. ●3월 삼일절은 가급적 피하자 삼일절이 금요일이라 3일 연휴가 보장되지만 가격도 가장 비싸다. 가능하다면 삼일절 다음 주를 노려 보자. 저렴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벚꽃엔딩, 일본을 걷다 비싼 물건은 나름 비싼 이유가 있고 여행객이 많이 몰릴 때도 다 이유가 있다. 단풍과 꽃, 축제는 시기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사쿠라의 나라, 일본의 봄은 벚꽃으로 화려하게 빛난다. 가장 대중적이고 확실한 벚꽃 여행지는 단연 교토다. 교토에서는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벚꽃축제가 펼쳐지는데 이 기간에는 사람도 많고 숙소도 비싸지지만 만개한 벚꽃은 이 모든 것을 감내하고도 남는 값어치를 한다. 3박4일 일정이라면 주말에는 오사카, 주중에는 교토에 숙소를 잡는 식으로 비용을 조금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지구촌 전반의 이상 기온으로 벚꽃 피는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워 막상 축제 기간에 맞춰 갔어도 어느 정도 운이 따라야 한다. 기름기 좔좔 ‘딤섬’의 유혹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보신하기 위해 원 없이 먹는 식신 여행은 어떨까. 최근 김포공항에서도 저가항공이 많이 다니는 타이완은 2박3일 정도의 짧은 일정으로도 맛있는 여행을 할 수 있다. 미식여행지로 홍콩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영향까지 더해져 다양한 음식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물론 가격도 저렴하다. 타이베이의 야시장을 헤매면서 밤 늦게까지 새우살이 가득한 딤섬과 육즙 가득한 만두의 유혹을 뿌리치긴 쉽지 않으리라. 마카오는 카지노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전반적으로 가격대비 만족도가 훌륭하다. 크루즈 말고 페리 아무 생각 없이 바다만 보고 싶은 날. 호화로운 크루즈까지는 굳이 필요 없다. 배에서 뒹굴뒹굴하며 책을 읽고, 커피도 마시며 일본으로, 중국으로 갈 수 있는 페리 여행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 요새는 페리에서 선상 불꽃 요리부터 바비큐 파티도 열어 준다. 칭다오, 웨이하이, 톈진,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오사카, 대마도…. 페리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이 이토록 다양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항공권보다 저렴하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푸껫 184,649원 타이베이 141,816원 *항공권 체크인은 미리 미리 공항에 늦게 도착해 가장 당황스러운 상황 중 하나는 일행과의 자리가 떨어져 있는 경우다. 이를 피하려면 사전 체크인이 필수!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은 물론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인터넷은 물론 모바일에서도 체크인을 하고 좌석 지정까지 할 수 있다. 일부 항공사는 탑승권도 필요 없고 공항에서 수화물만 부치면 된다. ●4월 아직 쌀쌀한 초순이 적기 4월 초는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기간. 인파로 번잡한 것이 싫다면 초순에 여행을 떠나는 것이 나은 선택이다. 새로 뜨는 허니문‘칸쿤’ 허니문도 유행이 있다. 최근 허니문 여행지로 멕시코의 칸쿤이 확실히 뜨고 있다. 불과 최근까지 하와이, 몰디브가 대세였다면 ‘조금 다른’ 여행을 원하는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항공 이동시간만 최소 20시간 이상이나 걸리지만 뉴욕이나 라스베이거스에서 하루쯤 머물다 가는 것도 하나의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칸쿤이 뜬 또 다른 이유는 리조트 안에서 추가비용 없이 식사와 음료를 모두 해결하는 ‘올인클루시브All inclucive’ 서비스도 한몫 했다. 반면에 전통의 목적지인 몰디브는 4월부터 대한항공이 스리랑카를 경유하는 직항편을 띄운다니 허니문 인기가 더욱 높아질 듯 하다. 또 하나 참고할 점은 몰디브나 발리, 칸쿤은 직접 리조트를 예약하는 것보다 여행사를 통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 호텔과 항공편을 사전 확보하고 있는 전문 여행사를 통하는 게 이득이다. 송끄란, 물놀이의 끝판왕 4월13~15일, 태국 전국에서 펼쳐지는 물벼락 잔치. 태국에서 신년을 축하하는 행사라고 하는데 현지인과 관광객이 어울려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이건 ‘닥치고’ 물을 뿌리고 노는 최대의 축제다. 이 기간엔 태국 전역이 외국인들로 들끓어 숙소 예약을 서둘러야 할 정도다. 방콕도 좋지만 치앙마이에서 가장 화려한 물놀이가 펼쳐진다니 대한항공 직항을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조금 저렴한 타이항공을 이용해 방콕과 치앙마이의 송끄란을 비교체험하는 것도 방법. 싱가포르에 8대 강이 들어온다고 나이트 사파리로 유명한 싱가포르 동물원에 세계 8대 강을 생생하게 재현한 리버 사파리River Safari가 4월에 들어선다는 소식. 양쯔강, 나일강, 아마존, 콩고강까지. 팬더곰과 악어, 재규어 등을 실제로 들여와 살게 한다고 한다. 역시 싱가포르는 그 좁은 땅덩어리에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원더랜드. www.riversafari.com.sg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칸쿤 158,864원 교토 139,698원 *호텔도 마일리지 모아 보자! 항공권뿐 아니라 해외의 체인 호텔들도 마일리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쉐라톤, 웨스틴, W호텔 등은 ‘스타우드 그룹’, 소피텔, 풀만, 이비스 등은 ‘아코르 그룹’으로 표인트를 모을 수 있다. 물론 포인트에 따라 공짜 숙박권도 얻을 수 있다니 출장이나 여행 다닐 때마다 한쪽 호텔로 집중하는 게 좋다. 호텔 사이트 중에는 호텔스닷컴(www.hotels.com)의 보상제도가 빵빵하다. 10박 숙박하면 1박을 무료로 준다. ●5월 주말 출발보다 주말 도착 푸껫이나 발리 같은 곳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말 출발보다 주말 도착이 좋다. 5월 주말은 허니문 때문에 비싸고 자리잡기도 어렵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홍콩 디즈니 vs 도쿄 디즈니 어버이날 선물로 ‘효도여행’을 보내 드릴 예정이라면. 이리 재 보고 저리 재 봐도 비행시간 짧으면서 볼 것 많은 중국 패키지여행이 제일 무난할 듯. 자연 절경이 좋은 장자지에나 구채구 쪽은 아버지들이, 북적거리고 화려한 상하이 쪽은 어머니들이 좋아하신다. 중국 싫다 하시면 베트남, 캄보디아가 효도여행의 대세다. 물론 해외여행 경험이 많지 않은 부모님들에 한해서다. 꼬맹이들이 주인공이라면 으리으리한 테마파크가 역시 인기다. 디즈니랜드는 홍콩이나 도쿄 중 어딜 선택할지가 어려운데. 규모는 도쿄가 훨씬 크지만 어차피 아이 데리고 모두 볼 수 없으니 차라리 홍콩이 좋다는 의견이 대세다. 반면에 도코 디즈니랜드는 4월15일부터 2014년 3월20일까지 340일간 30주년 기념 이벤트를 연중 진행할 예정이다. 아니면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있는 싱가포르도 좋다. 센토사 섬은 그 자체가 하나의 테마파크다. 라스베이거스가 뜬다는군 라스베이거스는 ‘도박 도시’라는 불명예를 벗어나 ‘휴양 도시’로 변신하고 가족여행객 사이에서 상종가를 올리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 보고, 그랜드캐년 다녀오고, 쇼핑하고 일주일도 지루할 틈이 없다. KA쇼, O쇼 등은 논버벌 공연인 만큼 아이들이 함께 보기에도 좋다.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내에서도 호텔비가 저렴하면서도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로 유명하다. 대한항공 직항도 있고 경유편인 유나이티드항공, 에어캐나다는 가격이 저렴하다. 아메리칸항공이 온다고?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메리칸항공이 한국에 처음으로 들어온다는 빅뉴스. 그런데 취항도시가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샌프란시스코도 아닌 댈러스다. 관광 목적으로 댈러스에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지만 댈러스는 사실, 중미나 남미 쪽으로 가는 허브 도시의 성격이 강하다. 댈러스를 경유해 멕시코 칸쿤이나 코스타리카 등 미국인들의 휴양지로 가기 좋아진다니 꿈에서나 봤던 카리브해가 한결 가까워진다. 통상 외항사가 신규 취항하면 파격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는 만큼 벼르고 있어도 좋겠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파리 221,777원 도쿄 157,898원 ●6월 현충일 연휴에 주목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보통 6월은 비수기에 속한다. 수요일인 현충일을 잘 활용해서 5~6일간의 여유로운 여행을 노려봄 직하다. 토론토, 프라하 취항 여행 경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권. 캐나다 동부와 동부 유럽 쪽에 기회가 생길 것 같다. 6월에는 외항사들의 신규 취항 소식이 들려오는데, 6월1일부터 체코항공이 인천과 프라하, 6월3일부터는 에어캐나다가 인천-토론토를 연결할 예정이다. 프라하에서 카를교의 야경을 볼 것인가, 토론토에서 나이아가라 폭포에 젖어 볼 것인가. 전혀 다른 낭만을 가진 두 도시가 올 여름 주목받고 있다. 가격도 두 도시에 모두 취항하는 대한항공보다 저렴한 항공권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배낭여행 좀 해봤다는 이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지역은 동유럽이다. 이미 가본 사람이 많은 체코, 오스트리아 쪽을 넘어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쪽 발칸이 뜨고 있다. 특히 크로아티아가 대세라고 하는데 한여름엔 호텔 잡기가 어려우니 6월에 갈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듯. 터키항공이나 중동 쪽 항공사들이 크로아티아로 가는 요금이 좋은 편이다. 유학생 몰릴 때 피하자 미국, 캐나다, 호주, 필리핀의 공통점! 여름과 겨울이면 유학생, 어학연수생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방학을 이용해 ‘집단이동’을 하면서 항공료가 급등한다는 사실. 위 지역을 여행한다면 비싼 항공료의 ‘주범’인 유학생 수요를 피하거나 최소한 3개월 전에 항공권을 서둘러 예약하는 것이 능사! 한번쯤은 크루즈 여행 올해는 10만톤급 초대형 크루즈들이 한국을 많이 찾는다. 로얄캐리비안 크루즈는 14만톤급 크루즈를 한국 쪽으로 보내는데 자그만치 3,000명 이상이 탑승해 ‘비행기 10대 규모’를 자랑한다. ‘바다 위에 떠다니는 리조트’라 불리는 크루즈 여행을 한번쯤 해볼 때가 된 듯하다. 문제는 대형 크루즈들이 중국에서 중국인 승객을 가득 태워 올 예정으로 인천항이나 부산항에서 한국인들이 얼마나 탑승할지 미지수라는 사실! 배의 크기는 작지만 다소 저렴한 한국 선사인 ‘하모니크루즈’를 타고 부산에서 출발해 일본을 다녀오는 것도 좋을 듯.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트론트 149,056원 프라하 137,622원 *가격 비교 사이트 뒤지기 최근에는 호텔 예약 사이트를 동시 비교해 주는 사이트가 뜨고 있다. 호텔스컴바인(www.hotelscombined.co.kr), 트립어드바이저(www.tripadvisor.co.kr)는 호텔에 강하고, 해외 저가항공은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co.kr)가 꼼꼼히 비교해 준다. 익스피디아, 아고다 등의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할 필요가 없다. ●7월 기왕이면 조금 서두르자 여름휴가 시즌. 항공사는 보통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를 극성수기로 보고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 기왕 7월에 계획이 있다면 조금 서두르자. 주제가 있는 여행 아는 만큼만 보이는 게 여행이다. 아프리카에 갔다가 어린이대공원만큼도 동물을 못 보고 왔다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동물이 많이 움직이는 시기를 잘 알고 가는 게 중요하다. 남반구에 위치한 케냐, 탄자이나는 우리나라와 계절과 기후가 정반대로 동물들이 젖과 꿀이 흐르는 북쪽으로 서서히 이동을 하는 게 7~8월이라니 여름휴가에 맞춰 케냐 마사이마라와 탄자니아 세렝게티를 가보는 것도 좋을 듯. 대한항공이 케냐 나이로비까지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유럽 아트투어는 사전예약이 중요하다. 이탈리아 밀라노부터 베로나, 베니스로 이어지는 북부지역을 여행한다면 베로나 원형극장에서의 뮤지컬(www.arena.it)과 밀라노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관람(www.vivaticket.it)을 놓치지 말자. 베로나 원형극장에서의 뮤지컬은 티켓 가격이 다양해 미리만 예약하면 저렴하게 분위기를 접할 수 있다. <아이다>, <라보엠>, <로미오와 줄리엣> 등 기라성 같은 작품들 중 무엇을 볼지 선택하는 것도 재미다. 라마단 기간엔 자중 또 자중 이슬람력으로 아홉 번째 달을 뜻하는 라마단. 2013년에는 7월9일부터 8월7일까지로, 무슬림들이 각별히 금욕하는 기간인 만큼 여행자들도 그들의 문화를 배려해야 한다. 터키, 튀니지,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국가들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무슬림들을 자극하는 행동을 엄금하고 그들 앞에서 먹고 마시고 흡연하는 행동도 유의해야 한다. 유흥업소는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밀라노 191,344원 오사카 110,650원 *유레일패스 꼼꼼히 체크! 유레일패스는 해마다 혜택 사항이 달라지니 꼼꼼히 체크할 것! 국경이 맞닿은 3~5개 인접국을 갈 수 있는 셀렉트패스에서 올해부터는 프랑스가 빠진다. 가장 인기 많은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여행시 구간권을 추가로 구매하거나 방문 도시가 많지 않다면 전부 구간권으로 구매해야 한다. 24개국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패스에는 올해부터 터키가 포함된다. ●8월 개학 이후를 노려라 초등학교 여름방학은 여행 성수기와도 겹친다. 대부분이 8월20~23일 사이에 개학하는 만큼 휴가를 느긋하게 계획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우기도 나쁘지 않은 태국 한국의 여름과 가을은 태국의 우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방콕 가이드북을 제작한 방콕통에 따르면 태국 여행은 굳이 건기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8월은 건기(11~2월)만큼 덥지도 않고, 호텔 요금도 저렴한 편이다. 리조트 안에 퍼져 책이나 원 없이 보는 것만으로 힐링여행을 즐길 수 있을 듯. 럭셔리 호텔 여행으로 방콕만큼 저렴한 곳도 없다. 또한 우기 땐 방콕, 치앙마이, 끄라비 할 것 없이 스콜이 내리는 반면 푸껫이나 피피섬, 남부의 끄라비는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약한 편이라는 점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여름엔 남부 쪽으로 가고, 겨울엔 꼬따오와 꼬사무이가 있는 동쪽 해변을 노리는 게 좋을 듯하다. 한여름에는 오히려 유럽 여행객도 많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에서 낭만을 느끼기에 제격. 소피텔, 세인트레진스, 쉐라톤스쿰윗 등 신규 호텔들은 다른 아시아 도시와 비교해도 가격이 훨씬 저렴한 편이다. 럭셔리, 부티크호텔을 반값으로 판매하는 에바종(www.evasion.co.kr)을 주시해 보시라. 캐나다 스키 예약은 여름에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캐나다 밴쿠버, 휘슬러에서 스키를 타는 것은 흡사 파우더 위를 미끄러지는 기분이다. 캐나다에서 스키를 타다가 국내의 인공눈 슬로프에 오르면 스케이트를 타는 기분이 들 정도다. 휘슬러, 밴프 등 캐나다 스키장은 숙소 예약을 서둘러야 하는데 여름을 넘겨 버리면 객실 잡기가 어려워진다. 여름철에는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포함한 스키 상품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출시하니 재빠르게 예약하는 것도 좋다. 캐나다 휘슬러 5박7일 상품의 경우 조기 얼리버드 특가 찬스를 활용하면 70만원대에도 예약할 수 있다. 유럽 소도시 여행의 로망 여름에 유럽 여행을 간다면 휴가철이 마무리되는 8월 말에 떠나는 게 좋다. 항공료는 물론 숙박료도 아낄 수 있고, 무더위가 조금은 지나간 덕에 여행 다니기도 편하다. 요새는 유럽 소도시 여행이 대세인데 특히 남부 프랑스의 프로방스나 이탈리아 친퀘테레가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다. 친퀘테레를 간다면 가능하다면 2박3일 정도 여유있게 둘러보는 게 좋은데 숙소가 많지 않아 항공보다는 숙소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5개 마을 중 가장 북쪽에 있는 몬테로소 지역에 그나마 숙소가 많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시드니 187,665원 마드리드 134,891원 ●9월 추석, 빠른 예약이 관건 올해 최대의 휴일이 있다. 이틀의 연차를 더하면 휴일만 9일이니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여행도 충분하다. 무조건 예약을 서두르는 것이 정답.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지중해 여행 절호의 기회 이틀만 휴가를 더 내면 최대 9일까지 휴가를 낼 수 있는 추석 찬스. 성수기가 조금 지난 9월 중순은 지중해 여행의 최적기다. 터키와 그리스를 함께 여행하면 좋은데 2013년부터는 유레일패스로 터키까지 여행할 수 있다 하니 그리스에서 터키로 가는 유람선 등이 할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위기로 흉흉한 그리스가 빨리 안정돼야 마음 놓고 여행할 수 있을 듯. 산토리니 같은 그리스 섬들은 11월 이후에는 대다수 상점, 숙소들이 휴무에 들어가니 무조건 9월 중에 가도록! 만일, 추석 때 굳이 차례 안 지내고 해외여행 함께 가는 ‘쿨한’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3대가 여행을 계획한다면 비행시간도 적당히 짧으면서 볼거리도 좀 있고, 리조트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3대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이 적격이다. 중국 하이난이나 일본 홋카이도가 정도가 어떨까. 리조트 시설이 좋은 필리핀 세부는 가격대 만족도가 높아 무난한 편이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는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순례준비는 학원에서 시작된다 한번쯤 걷고픈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허나 2~3년 사이에 쏟아져 나온 책들과 선배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한여름의 도보 순례는 지옥행군이다. 긴팔, 반팔을 다 준비해야 하는 압박이 있긴 하지만 9~10월이 가장 적기란다. 11월 이후에는 운영을 중단하는 순례자 숙소(알베르게)가 많으므로 비추. 장비와 체력만 준비하지 말고 기초 스페인어를 배우라는 것이 경험자들의 조언이다. 그러니 한달 속성으로라도 스페인어를 여름에 배워 두자. 멕시코 대사관에서 하는 방학 특강이 특히 저렴하다고. 가을의 뉴욕에서 뮤지컬을 뉴욕 여행도 여름 성수기를 피해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이나 10월이 제격이다. 숙소 가격이 비싸기로 악명이 높은 뉴욕에서는 한인 민박도 나쁘지 않다. 쇼핑도 좋고 식도락도 좋지만 뉴욕까지 와서 브로드웨이 공연을 놓칠 수는 없는 일. 공연도 사전 예약을 하는 게 좋다. 티켓마스터(www.ticketmaster.com)도 유명하고 한국 사이트 오쇼(www.ohshow.net)에서도 대부분의 공연을 예약할 수 있다. 뉴욕관광청 웹사이트(www.nycgo.com)에서는 공연, 전시회는 물론 각종 할인 정보를 제공한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뉴욕 277,884원 라스베이거스 127,734원 ●10월 한글날까지 공휴일 풍년 개천절은 물론 23년 만에 부활한 한글날까지 포진했다. 하루나 이틀의 연차만 이용해도 여유롭게 일본이나 중국에서 단풍을 감상할 수 있겠다. 천천히 마냥 걷고 싶다 체력이 저질이고, 등산에는 영 취미가 없지만 근사한 길을 따라 원없이 걸어보고 싶다면 올레길이 제격. 그런데 올레길이 해외로도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규슈에 올레길이 생겼는데 제주도보다 남쪽에 있는 지역이니 늦가을이나 겨울에 가도 따뜻하다. 일본의 호젓한 시골마을도 구경하고 온천마을에서 몸도 녹일 수 있으니 일석삼조. 홍콩 해안길도 최근 ‘이지 하이킹 코스’로 뜨고 있다. 쇼핑만 하러갈 게 아니라 ‘뜻밖의 홍콩’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을 듯. 일본의 올레나 화려한 홍콩이 끌리지 않는다면 미얀마와 라오스로 눈을 돌려 보시라.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 허전한 마음이 차 오른다. 미얀마의 파고다를 두루두루 둘러보고 라오스에선 탁발행렬도 보는 건 어떨까?. 루앙프라방에선 그냥 카페에 앉아 넋놓고 있기만 해도 좋다.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도 많고 물가도 저렴하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옥토버페스트 10월 독일 여행을 계획 중에 있다면 세계 최대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를 무심코 지나칠 수 없다. 7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뮌헨에 모여들어 도시 전체가 들썩거린다. 단 평소보다 2~3배 치솟는 호텔값은 감내해야 한다. 또 10월의 독일은 우리나라 초겨울과 비슷할 정도로 춥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싱가포르 253,434원 상하이 112,085원 ●11월 전통적인 여행 비수기 휴일의 씨가 마른 11월. 여행업계에서는 여행수요가 줄어드는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여행사마다 파격적인 조건의 특가 상품이 늘어난다. 인도는 겨울이 진리 인도 여행의 적기는 11월에서 2월 사이. 6~8월은 몬순으로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인도의 겨울은 일교차가 심해 낮에는 덥고 밤에는 쌀쌀하다. 골든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델리, 자이푸르, 아그라는 물론이고 자이살메르 낙타사파리,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을 즐기는 데엔 9월 이후가 좋다.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은 예전엔 육로가 열리는 여름에만 갈 수 있었지만 인도에도 ‘인디고’, ‘킹피셔’ 등 저가항공이 생기면서 델리에서 수시로 비행기가 다니기 때문에 걱정 없다. 타지마할에 뜨는 보름달을 보고 싶다면 한 달에 5번 있는 야간개장시간을 노릴 것! 중국식? 타이식? 어쨌거나 마사지 직장생활의 따분함이 극에 달하는 11월. 힐링을 위해 마사지를 원없이 받을 수 있는 곳이 끌리는 때다. 마사지의 양대 산맥은 태국과 중국.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에서도 마사지 받을 곳은 많은데 타이식과 중국식의 절충형이라 할 수 있다. 가격은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받지 않는다면 대충 비슷한 편. 단, 동남아권에서도 싱가포르·타이완은 비싼 편이다. 여행사에서 추천하는 곳보다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곳을 수소문해 보자. 블랙프라이데이엔 미국으로 그야말로 ‘득템’의 시간이다.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날인 금요일은 미국에서 최대 쇼핑이 이루어지는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신형 노트북을 단돈 100달러에 건지는 것도 예삿일. 캡, 폴로 등 의류브랜드도 80% 가까이 세일한다. 금요일 자정 혹은 새벽부터 시작되는 폭탄 세일을 만끽할 수 있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방콕 103,615원 마카오 198,558원 *실패 확률 낮은 항공사 에어텔 가격 차가 너무 심해 종잡을 수 없는 에어텔 상품. 항공사에서 직접 기획한 상품을 선택하면 실패 확률이 낮다. 캐세이패시픽의 ‘슈퍼시티’, 싱가포르항공의 ‘시아홀리데이’, 타이항공의 ‘ROH’,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의 ‘GOH’가 대표적이다. 국내 저가항공사인 진에어도 최근 ‘지니텔’을 만들었다. 이 상품들은 항공사에서 직접 팔기도 하고, 지정 여행사를 통해 판매하기도 한다. ●12월 Year End SALE 시작! 해외에서의 쇼핑에 관심이 있다면 12월이 기회다. 연말 세일을 노리고 남은 연차를 털어 홍콩이나 미국까지 원정을 다녀오는 이도 많다. 항공권 본전 뽑는 쇼핑 연말 쇼핑은 두말할 것 없이 홍콩. IFC몰, 하버시티 등 90여 개의 쇼핑몰에선 12월 중순부터 메가세일에 돌입하다. 와인, 수입품 등에는 세금이 전혀 붙지 않는다. 보통 크리스마스 전후에 본격 시작되는데 1월로 넘어가면 좋은 물건들이 동나고 없으니 서둘러야 함. 웬만한 명품들은 연말에 30% 정도까지 세일이 들어감. 1월 이후엔 70~80%까지 할인하는 제품도 많지만 양질의 상품을 찾기 어렵고 환불 불가도 많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도 연말엔 ‘이어엔드세일Year End Sale’이 펼쳐지는데 최대 70%니 발품만 잘 팔면 항공권 본전도 뽑을 듯. 오로라, 죽기 전에 한번은 오로라 관측이 더 이상 천문학자나 과학자들만의 몫은 아니다. 누구든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여행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캐나다 옐로우나이프나 노르웨이 트롬소가 가장 유명한 오로라 명당이다. 비행기를 두세 번은 갈아타고 가야할 정도로 가는 길이 쉽지 않지만, 보는 순간 넋을 잃게 될 것이다. 오로라가 멜로디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은 착란이 느껴질 정도라 함. 10월부터 3월까지가 관측률이 가장 높다. 땡처리 여행의 세계 땡처리 상품을 잘만 이용하면 상상하기 힘든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 땡처리는 대부분 전세기 좌석 등의 판매가 부진할 때 시장에 나오는데 방학이 시작되기 전인 12월 초부터 12월 중순 사이가 남는 좌석이 많아서 득템 기회도 많다. 유럽 크리스마스마켓의 로망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혹은 연말까지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오색찬란한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린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이 유명한데 가정에서 만든 치즈와 햄, 초콜릿 등 먹거리와 수공예품, 의류 등을 판매한다. 레드와인과 오렌지, 계피 등을 넣고 만든 따뜻한 뱅쇼(혹은 글루바인)를 마시며 마켓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낭만적임. 파리 전역에서는 1월 한달간 다양한 할인 이벤트가 진행하는데 호텔들도 조식 무료, 늦은 체크아웃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홍콩 212,492원 세부 86,744원 에디터 최승표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저자와의 차 한잔] ‘청춘아 세상을 욕해라’ 펴낸 이경식

    [저자와의 차 한잔] ‘청춘아 세상을 욕해라’ 펴낸 이경식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했다. 꿈이 있기 때문에 청춘이라고도 했다. 위로가 되는 듯하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처지에서는 진통제일 수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세상이 너무 가혹하다. 뭐, 날씨라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며 버틸 수 있겠다. 혹독한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올 테니까. 하지만 현실은 언제 좋은 날이 오려나. 참고 견디며 미래를 준비하라는 말은 너무 많이 들어 지겹고 답답하다. 그런데 차라리 욕하란다. 아예 책 제목으로 뽑았다. ‘청춘아 세상을 욕해라’(일송북 펴냄)라고. 새해를 앞두고 만난 이경식(53) 작가는 조근조근, 하지만 속시원하게 말을 쏟아냈다. “솔직히 짜증나죠. 나도 그랬거든요. 어른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에서 산 것 같은데, ‘나도 다 해봐서 안다’고 하니까요. 애들한테 ‘고생도, 공부도 내가 더 많이 했지. 최루탄도 니들보다 더 많이 맞았어’라고 말해봤자 이렇게 나오죠. ‘짜증나게’ 모두 경쟁해야 하고, 돈 많이 벌어야 하고, 무조건 최고가 돼야 하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크겠어요.” 대학에 다니는 두 아들만 봐도 알 수 있다. 큰아들은 그나마 대화가 많은 편이지만, 둘째 아들은 “아버지는 원래 저러니까”라면서 데면데면하다. “5년 전 ‘아륀지’가 상징하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강조한 실용주의, 효율성이라는 철학이 교육, 문화, 경제 모든 분야에서 녹아들면서 삶은 더 팍팍해졌어요. 그런데 새 정부에서는 나아질까요.” 그의 솔직한 심정은 물음표다. 20대를 생각하면 더더욱 마음이 편하지 않다.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힘들게 대학에 들어가도 한 학기 학비를 대려고 휴학을 해야 하는 게 많은 젊은이들의 현실이다. 처음 책 제목이었던 ‘한국이 망한다’가 솔직한 심정이었다. “한국이 망할 것 같으니 조심하자. 이렇게 되면 안 되지 않겠는가라는 의미였다”면서 “그런데 청년세대가 정신을 차릴 수 있는 세상인가”라고 반문했다. 나라가 망한다는 것은 국민 대부분에게서 희망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몇몇 대기업이 아무리 매출과 순이익 기록을 경신해도, 국민 대부분은 먹고살기 어려워진다는 말이다. 양문형 고급 냉장고가 있어도 보관할 음식이 없고, 고급 승용차보다 쌀 두 포대가 더 소중하다. 그는 “역사적으로 변화의 중심에는 젊은 세대가 섰고, 낡은 틀을 깰 새로운 생각과 용기도 젊은 세대에게 있다”면서 “그 세대가 세상을 향해 분노를 폭발해야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왜 기성세대는 안 되느냐”고 묻자 이번 대선 투표 행태로 설명했다. 그를 포함해 과거 변화를 위해 투신했던, 소위 386세대들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보수적으로 변한 것을 들었다. “나이가 들면 자신이 쌓은 것이 사라질까 두려워 변화하지 못하거든요” 그의 아픈 고백이다. 책에서 그는 왜 젊은 세대가 분노해야 하는지 진지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때로는 맛깔나게 풀어낸다. 22살 여성이 장기를 팔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현실은, “혈액형, 나이가 어려서, 건강, 수술, 가격, 연락이라는 단어를 조합하고 살을 붙여 만든 지옥도”라고 표현한다. 박완서의 단편소설 ‘도둑맞은 가난’을 통해 자본가들이 현실을 얼마나 팍팍하게 만드는지 이야기하고,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패러디해 사회 기득권자들이 젊은이를 얼마나 옥죄고 있는지를 말한다.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에 빗대고 “천재 한 명이 만 명을 먹여살린다”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말을 빌려 한국 사회가 사람들에게 사이코패스질을 권한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러면서 분노의 이유와 대상을 알려준다. 물론 증오와 분노는 다르다는 설명도 잊지 않는다. “세상을 향한 연민이 있어야 한다. 연민 없는 증오만 발산하면 사회는 나아질 수 없다”는 논리다. “세상은 너희들 것이니까 주눅 들거나 눈치 보지 말고, 절박한 현실에 화도 좀 내고, 기성세대들이 내놓은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겠다고도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부)양극화의 그늘 (1)개천에 용이 사라졌어요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부)양극화의 그늘 (1)개천에 용이 사라졌어요

    2000년대 중반 지역균형선발(소외 지역 배려 선발)이나 기회균형선발(저소득 계층 자녀 배려 선발) 전형 등이 대입에 도입될 당시만 해도 교육계는 찬반으로 팽팽하게 나뉘었다. 시골 출신이거나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수학능력시험과 내신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대학에 입학시키는 게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2005년 지역균형선발을 처음 도입한 서울대도 똑같은 고민을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제도 도입 초기만 해도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이 일반 학생들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들을 위한 별도의 기초교육 수강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지역균형선발과 농어촌 특별전형(오지 지역 학생 정원 외 선발) 등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이 오히려 일반 학생들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2005년 서울대에 지역균형선발로 입학한 학생들의 1학년 1학기 평균 학점은 3.21(4.3 만점)로 정시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평균 학점(3.12)보다 3%가량 높았다. 다만 농어촌 특별전형 학생들의 평균 학점은 2.72로 일반전형 학생들보다 0.4점 낮았다. 서울대 관계자는 “농어촌 특별전형의 경우 성적보다는 사회적 배려의 성격이 더욱 강하기 때문에 첫 학기 학점이 낮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년간의 학업 향상은 배려 대상 학생들이 더 높게 나타났다. 농어촌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4학년 2학기 성적은 3.26으로 1학년 1학기보다 0.54점이 높았다. 일반전형 학생들은 0.27점, 특기자 전형 학생들은 0.06점이 향상되는 데 그쳤다. 특히 지역균형선발 학생의 경우 선발 지역을 서울과 광역시, 시, 군으로 세분화해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결과 서울 출신 학생들의 4년 평균 학점은 3.42, 광역시 3.36, 시 3.35, 군 3.27로 나타났다. 모든 출신 단위에서 일반전형 학생(3.21)들을 앞선 것이다. 서울대는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점차 사회적 배려 대상 계층을 위한 전형을 확대해 가고 있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도 2011년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등의 자리에서 여러 차례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전형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2012학년도 전형에서도 기존에 190명이던 기회균형 특별선발을 208명으로 늘렸다. 서울대 관계자는 “특히 2009년부터 도입된 기회균형 특별선발은 잠재력을 가진 저소득층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를 입증하듯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자라나는 학생들의 성취도 격차는 능력의 차이보다는 기회의 차이에서 오는 게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부유층 자녀는 주변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영어유치원 등에서 첫 교육을 시작하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은 집 주변의 저렴한 유치원을 찾아 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부유층 자녀는 어려서부터 확실히 영어의 기반을 닦아 초·중·고교 과정을 이수하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은 부실해진 공교육으로 인해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채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 둘은 형식적으로는 같은 교육과정을 거쳤지만 실제로 가난한 집 아이에게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질적인 격차가 존재해 ‘부익부 빈익빈’을 공고하게 만든다는 게 양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여러 종류의 사회적 배려 전형이 도입되는 등 ‘교육의 사다리’가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면서 “상류층은 세대를 거듭해도 상류층에, 저소득층은 영원히 저소득층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양 교수는 교육과정 전반에 걸친, 체계 없이 상황에 따라 지원되는 ‘주먹구구식 지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처럼 교육과 복지를 연계해 사회복지사 등이 학생을 10여년씩 추적하며 꼭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는 ‘현미경 지원’을 해 줘야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저소득 계층 자녀에게는 연간 430만원까지 학비가 지원되는데 이는 서울 소재 사립대의 한 학기 등록금밖에 안 돼 해당 학생은 지원을 받더라도 별도의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면서 “학비뿐 아니라 기숙사비, 식비, 기초적인 생활비 등도 함께 지원해 진정한 의미의 기회 균등”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양 교수는 기회 균등의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성과를 후배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들에게 ‘지금 받는 혜택이 그저 부모가 가난하기 때문에 당연히 받는 것’이라고 여기게 해선 안 되며 ‘언젠가는 나도 다른 이들을 위해 돌려줘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켜 사회적 배려가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교육나눔 캠페인] “농어촌 전형이 내게는 기회”

    지난해 2월 서울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현재 법무부 법무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남소정(29·여) 검사는 그야말로 시골 깡촌 출신이다. 그의 고향은 인구가 1만 8000여명에 불과한 경북 영양군이다. 남 검사는 2002년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서울대 사회과학계열에 입학했다. 수능 점수는 340점대의 상위권이었지만 한 학년이 90명도 되지 않아 환산되는 내신 점수이 뒤졌다. 남 검사는 “서울 학생들이 가진 수상 경력은커녕 인원이 적어 내신도 불리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서울대에 입학한 뒤 농어촌 특별전형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살았다. 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이 싫어서였다. 주변의 경제적 도움도 컸다. 남 검사는 학부시절에는 고향에서 장학금을 받았고 로스쿨 학비는 도선사 협회에서 지원을 받았다. 그는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공부를 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검사가 된 것도 내가 받은 도움을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능력 차보다 기회의 차이가 더 큰 것 같다”면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남 검사가 서울대에 입학한 뒤 그가 졸업한 영양여고는 명문고가 됐다. 올해는 지역균형선발 등을 통해 3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남 검사는 “이제 후배들이 학교를 떠나지 않는다고 들었다”면서 “어디서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회가 좋은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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