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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우리가 촛불 들 줄 누가 알았나”

    민주 의원들 ‘중앙지검 앞 집회’ 참석 고민 이인영 “시민 왜 촛불 들었나 檢 자성해야” 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로 진행 중인 장외투쟁에서 그간 진보의 상징으로 통하던 ‘촛불문화제’를 차용한 것을 두고 성공적이라는 자평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장외집회에서 서울 광화문광장에 화려한 레드카펫을 깔았다가 대선 출정식·영화제 등의 조롱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촛불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의지가 표현됐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지난 17일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투쟁’에서 처음으로 촛불을 들었다.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한 이튿날이었다. 이때만 해도 촛불집회에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들이 촛불을 감싼 종이컵을 꽤 태웠다. 하지만 최근 한국당 의원들이 차량에 발광다이오드(LED) 촛불을 넣고 다니고, 참가자들은 휴대전화 촛불 앱을 이용하는 등 소위 ‘장비’가 다양화되는 추세다. 한 재선 의원은 26일 “내 차에 이런 촛불을 들고 다니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관성적 포맷,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지만 우리끼리 빠져 있던 기득권을 내려놓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노래도 ‘등대지기’, ‘렛잇비’ 등을 택해 진보 측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한국당은 28일 전국에서 권역별 동시 집회를 열고,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황 대표 등이 참석하는 촛불문화제를 진행한다. 개천절인 다음달 3일 보수단체가 여는 광화문광장 집회에도 당 차원에서 참여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8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등이 주축이 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진행하는 ‘검찰개혁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에 참석해 조 장관에게 힘을 실어 줄지 고민하고 있다. 당은 참석 여부를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이번 주말 서초동에는 10만개의 촛불이 켜진다고 한다. 검찰은 왜 시민들이 서초동을 향해 촛불을 들고 나섰는지 깊이 자성하기 바란다”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울산 주택가 내려온 멧돼지 80대 공격

    멧돼지 1마리가 26일 새벽 울산 울주군 온양읍 주택에 내려와 80대 할머니를 공격했다. 울산 울주경찰서와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0분쯤 온양읍 중고산마을 주택에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나 80대 할머니를 들이받고 도주했다. 할머니는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가보니, 멧돼지 1마리가 마당에 있다가 복부 쪽을 들이받은 뒤 뒷산으로 도망쳤다고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할머니는 멧돼지 공격으로 배에 찰과상과 팔에 타박상 등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할머니를 구조한 뒤 멧돼지를 포획에 나서 할머니 집과 15m가량 떨어진 개천에서 150㎏짜리 수놈 멧돼지 1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멧돼지가 할머니를 공격한 멧돼지인지 확인하고 있다. 또 죽은 멧돼지에 별다른 외상이 없어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검토해달라고 지자체에 통보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전국 도심 곳곳 야생 멧돼지 출몰…시민들 불안에 떨어

    전국 도심 곳곳 야생 멧돼지 출몰…시민들 불안에 떨어

    전국 도심 곳곳에 야생 멧돼지가 빈번하게 출몰하고 있다. 이에 행정 당국은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26일 오전 6시 50분쯤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주택에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나 80대 할머니를 공격해 할머니가 다쳤다. 할머니는 멧돼지 공격으로 배에 찰과상과 팔에 타박상 등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할머니는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가보니, 멧돼지 1마리가 마당에 있다가 배 쪽을 공격하고 뒷산으로 도망갔다고 소방당국에 알렸다. 소방당국은 할머니 구조 후 멧돼지를 포획 활동을 하다가 할머니 집과 15m가량 떨어진 개천에서 150㎏짜리 수놈 멧돼지 1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멧돼지가 할머니를 공격한 멧돼지인지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25일 오전 8시 5분쯤에는 경북 영천시 교촌동 한 주택가에 멧돼지가 나타나 소방당국에 포획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는 마취총을 이용해 30분만에 멧돼지를 잡았다. 멧돼지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6시 20분쯤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멧돼지가 출현,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멧돼지 포획 시도 1시간여 만인 오후 7시 20분께 멧돼지를 사살하고, 현장을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 실탄 10여 발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국은 멧돼지의 출현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영천시 관계자는 “멧돼지들이 적정 개체수를 넘어 크게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사는 공간까지 출몰하는 등 예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사례가 빈번해 지고 있다”면서 “멧돼지를 발견하면 등을 보이며 달아나거나 소리를 질러서는 안 된다. 또 위협 행동을 하지 말고 주위 나무나 바위 등에 몸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평화와 번영 향한 민족사적 운명 개척에 힘 모으자”

    “평화와 번영 향한 민족사적 운명 개척에 힘 모으자”

    ─신교가 마침내 천신교란 종교로 민족종교의 지위를 획득했다. 과정과 소감은 무엇인가. “신교는 한민족의 태동과 더불어 백성들과 함께 왔다. 그동안 30여만명에 이르는 전국 무속인들의 단체인 (사)대한경신연합회 회원들의 지지와 참여 속에 신교의 종교화를 추진해 왔다. 물론 신교의 종교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해서 신을 모시며 종교화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여론 수렴과 민족종교계의 자문을 받아 새로운 종교법인, 그러니까 천신교란 종교로, (사)민족종교 경천신명회란 교단명으로 민족종교 가입 절차를 밟게 됐다. 그로부터 1년여 만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에 지난 6월 28일 12번째 교단으로 가입이 완료된데 이어 종교법인으로 (사)경천신명회(천신교)가 서울시 문화정책과로부터 지난 7월 8일 설립허가가 승인됐다. 이로써 신교는 혹세무민이라는 오래된 편견의 사슬을 끊고 민족종교로 재탄생하게 됐다. 사실 신교는 김영삼 정부시절부터 꾸준히 전통신교의 종교법인화를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딛고 동고동락하며 힘을 모아 준 신을 모시는 여러분들의 수고의 땀들이 거둔 결실이다. 우리들의 오랜 숙원이 성취된 만큼 더욱 신명을 다해 대한민국의 안녕과 국민의 평안을 기원하는데 앞장서는 민족종교인들이 돼서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되길 바란다.” ─신교의 종교법인이 (사)민족종교 경천신명회이다. 주요 활동방향은 무엇인가. “한민족과 종교의 시원과 역사를 바로 세우는 근원이 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 민족종교에서 경천신명회의 상징성, 나아가 전 국민과 온겨레와 함께 구심점의 역할을 충실히 실천하는 것이다. 민족종교인으로서 홍익이념과 재세이화 사상을 널리 홍보하고, 무엇보다 수행가풍을 회복하고 신행풍토를 조성해 화합과 생생(生生)을 구현함으로서 민족종교 발전의 희망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족종교 경천신명회의 신관과 교리는. “경천신명회의 신관은 하늘의 하느님을 최고신으로 하여 일월성신과 개천으로 홍익세상을 열으신 환인천제환웅천황·단군성조 등을 신으로 받들어 모시는 것이다. 근본교리는 천부경, 홍익사상, 이화세계, 새신의례, 중도사상 및 경천, 경신, 경조, 삼율령 진리를 봉체하여 사회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해 서로 상생하고, 또 혁신하며 삶의 현장에서 민족종교 경천신명회가 활성화되도록 대승적 힘을 모아 나가는 것이다.” ─국민들과 종교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지금 한민족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느냐, 아니면 지정학적 운명을 한탄하며 주저앉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 무무절(무속의 날)인 19일 ‘국가와 민족을 위한 구국기원대제(大천제봉행)’ 행사를 주최한 것은 한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앞당기는 기폭제 역할을 위함이다. 자기중심의 작은 이익보다는 나라와 민족,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종교인들이 되길 바란다. 평화와 번영을 향한 민족사적 운명을 설계하고 개척하는데 지혜와 능력을 결집하자. 신교인들도 힘을 보탤 것이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고졸 소방사 신화’ 변수남 소방정감 달다

    ‘고졸 소방사 신화’ 변수남 소방정감 달다

    소방사서 시작, 35년 만에 ‘왕벌’부산광역시 소방재난본부장 발령5만 2000여 소방사 출신의 우상관가에서는 9급 출신이 고위직에 오르면 “개천에서 용 난다”고들 한다. 예전에는 그런 용들이 많았다. 9급 출신 청장도 있었고, 장·차관도 있었다. 그러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다. 요즘은 7, 9급 출신을 고위직에 발탁하려고 해도 마땅한 사람이 없다. 사람을 안 키웠기 때문이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고시 출신들을 중용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래도 예전에는 비고시 눈치 보면서 비고시를 안배했는데 이런 자비(?)도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 19일 소방청은 소방준감 이상 고위직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그중에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변수남(58) 신임 부산광역시 소방재난본부장이다. 그는 전남 소방본부장으로 있다가 승진하면서 이번에 자리를 옮겼다. 일반 부처에 비해 소방은 입직 경로에 따른 차이가 덜한 편이지만, 그래도 변 본부장은 이번 인사의 백미다. 소방관 직급체계는 소방사에서 시작해 소방총감까지 모두 11단계로 이뤄져 있다. 입직경로는 행정직 9급 격인 소방사 공채와 7급 시험 격인 소방위 공채가 있고, 5급 격인 소방령은 고시 출신자 등을 대상으로 경력공채로 뽑는다. 소방사 입장에서 보면 소방정감은 무려 8단계 위의 자리이다. 변 본부장이 소방정감의 두 단계 아래인 소방준감으로 승진했을 때 제주지역 언론이 소방사로 시작해 ‘별’을 달았다며 화제기사로 다뤘을 정도이니 소방정감은 별 중에서도 ‘왕별’이다. 소방청 직원은 모두 5만 3000명. 이 가운데 소방사 출신이 5만 2000명을 웃돈다. 이들에게 변 본부장은 선망의 대상이자 우상이다. 변 본부장은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오현고를 나왔다. 7남매 가운데 셋째였던 그는 생활이 어려워 제주시내에 자취방을 구할 수 없어서 당시 학교 은사가 감귤밭 창고를 내줬을 정도라고 한다. 그는 1984년 소방사 시험에 합격해 소방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못다 한 면학에의 꿈은 입직 이후 방송통신대에서 이뤘다. 그의 아들은 명문 S대에 합격했으니 그것도 충분히 보상받았다. 대부분 성공한 사람에게 물으면 “열심히 산 덕분”이라고 답하고, 주변에 물으면 “참 성실한 사람이다”고 말한다. 모범답안이다. 그러나 성실만으로 성공한 사람은 많지 않다. 열정과 능력이 뒤따라야 한다. 여기에 운까지 따라주면 금상첨화다. 변 본부장은 이런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근무처마다 화제를 뿌렸다. 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안전기획추진단장을 맡았고, 그해 열린 제13회 2018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 때에도 충북도 행사였지만, 행사 소관국장인 119구조구급국장으로서 유치 단계에서부터 진행까지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회의 성공에 기여했다. 그가 가진 장점 가운데 하나는 설득력이다. 소방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라고 한다. 지난 2017년 12월 21일 충북 제천화재 때 소방청이 조사위원회를 만들어서 직접 조사했는데, 당시 단장이 변수남 본부장이다. 그에겐 위기이자 기회였다. 소방청 관계자는 “격앙된 유가족을 만나고, 언론과 부딪히는 게 쉽지 않은데 변수남 본부장은 당시 화재진압도 아니고 구조담당 부서에 있었으면서도 이를 맡아서 잘해냈다”고 말했다. 변 본부장은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은데 과분하다”면서 “직원들이 자신들을 대신해서 열심히 해달라는 것으로 알고 일하겠다”고 승진 소감을 밝혔다. “입직 때부터 직전 전남 소방본부장 때까지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보자’는 자세로 일했습니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변 본부장의 대답이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올가을 서울 기계 전기 시설직 채용 큰 장 선다 ☞우정사업본부 1만 6000 직원들 뿔났다
  • 북한 규모 3.5 지진은 자연지진 추정…핵실험 가능성 낮아

    북한 규모 3.5 지진은 자연지진 추정…핵실험 가능성 낮아

    기상청 “자연지진으로 분석”…핵실험 땐 통상 규모 4.0 이상 21일 북한에서 발생한 규모 3.5의 지진은 자연지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1분쯤 북한 강원 평강 북북서쪽 31㎞ 지역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8.67도, 동경 127.17도이며 지진발생 깊이는 17㎞다. 지진 소식이 전해지고 한때 일각에서는 북한이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총 10차례 실시한 단거리 발사체 도발에 이어 결국 핵실험까지 감행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 지진에 따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자연지진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에서는 규모 2~3 정도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앞서 1일에도 평안남도 개천 남동쪽 27㎞ 지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또한 지난달 9일 오후 7시 30분에도 북한 평안북도 철산 남쪽 50km 해역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있었다. 보통 핵실험으로 감지되는 지진파는 이보다 더 규모가 크며 규모 2.0~3.0 사이일 경우, 자연지진이거나 공사를 위한 발파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 포착된 지진파 규모는 3.9였으며 2017년 9월 3일 마지막 6차 핵실험은 규모 5.7이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판결은 선택이 되기도 했다… 그때의 두려움 담아”

    “판결은 선택이 되기도 했다… 그때의 두려움 담아”

    퇴임 후에 선고된 판결들 되짚어 보며 사회 변화 따른 법원 변화·문제점 생각 “판사 되는 사다리 좁아져… 막히면 안 돼”“개천에서 용이 나게 하는, 그 사다리를 걷어차선 안 되는데, 판사가 되는 데도 사다리가 전보다 좁아진 거 같아요. 판사들의 생각이나 사회제도 자체에 사다리가 막혀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제도권 안에서 쌓아 온 지식 외에 넓고 깊은 시각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습니다.” ‘사건에는 정답이 있고 판결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생각해 왔는데 대법원에 와 보니 판결은 선택이 되기도 했다. 그때 느꼈던 충격과 두려움을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김영란(63) 전 대법관의 신작 ‘판결과 정의’(창비) 이야기다. 김 전 대법관은 17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 제목은 ‘판결과 정의’지만 정의를 정면으로 다루지는 못했다”면서 “우리 판결들에 좀더 거리를 두고 지나온 역사와 앞으로 펼쳐질 역사를 생각하며 다양한 시각을 갖자는 뜻으로 썼다”고 출간 의의를 밝혔다. 전작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가 대법관 재임 시절 직접 참여했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돌아봤다면, 신작에서는 퇴임 후에 선고된 판결들을 되짚어 봤다. 성희롱 교수의 해임결정 취소소송, 가습기살균제, 강원랜드,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삼성 X파일 사건 등이다.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라는 용어가 더이상 새롭지 않은 현시점에서 판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심도 눈에 띈다. 그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지 어떤 게 정의로운 건지 다들 알지 않나 싶다”며 “옳다 그르다고 사람들이 느끼는 공정한 사회를 잊지 말고 판결을 해 나가야 하고, 그렇게 가고 있다면 우리 사회가 잘 가고 있는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재판의 정의에 대해 “재판받으러 오는 당사자들에게 ‘당신을 이해한다. 하지만 제도가 이렇기에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라는 걸 잘 이해시키는 것”이라는 소신을 폈다. 그는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했고, 국민권익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 4월부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달부터는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다. 대법관 출신 교수의 한계에 대한 질문에 그는 “고유 관점으로 판결을 분석하지 못할 때”라면서도 “외국 법률가나 학자들의 글을 가져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시각이 무엇인지 역으로 생각해 봤다”고 대답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3년을 맞는 소감에 대한 질의에는 “신간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인 만큼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은평 신응암시장에 나타난 돌고래

    은평 신응암시장에 나타난 돌고래

    서울 은평구 신응암시장에 바닷속을 누비는 돌고래가 나타났다. 은평구가 지난 11일 신응암시장에 처음 선보인 트릭아트로 탄생시킨 돌고래다. 시장 통행로 전체가 소박한 실개천, 계곡, 폭포, 바다로 끊임없이 변신하며 추석 장을 보기 위해 시장을 찾은 주민들과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이번 신응암시장에 선보인 트릭아트는 구가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다. 트릭아트는 그림에 입체감을 부여해 그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설치 예술이다. 시장을 찾은 한 주부는 “시장길 포토존에 그려진 돌고래를 보고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한다. 앞으로도 시장을 자주 찾을 것 같다”고 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지난해 순천에서 열린 도시재생한마당에서 트릭아트를 보고 우리 전통시장에 적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두 발이냐 세 발이냐? 성공했다고 자랑하지 않는 건 또 쏘겠다는 예고?

    두 발이냐 세 발이냐? 성공했다고 자랑하지 않는 건 또 쏘겠다는 예고?

    두 발이냐 세 발이냐? 왜 북한은 성공했다고 자랑하지 않는 거지? 등등. 지난 10일 북한이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쏘아올린 발사체를 둘러싸고 적지 않은 궁금증이 제기된다. 북한은 전날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 사격했다고 밝히면서 11일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는데 우리 군 당국에 포착된 두 발 외에 한 발 더 쏘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공개한 사진들은 발사관 4개를 탑재한 이동식 발사차량(TEL)과 발사 장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시 관측소에서 발사 장면을 지켜보는 장면 등이다. 특히 TEL에 탑재된 4개의 발사관 중 3개 발사관의 하단부 캡이 열려 있고, 캡 아래로는 발사 당시 추진력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큰 구덩이가 드러났다. 사진으로만 보면 세 발이 발사된 것으로 의심된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두 발이 발사됐다고 밝혔는데 이에 따라 추가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10일 오전 6시 53분과 오전 7시 12분쯤 개천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각각 발사한 두 발 가운데 한 발은 330여㎞를 날아 동해에 낙하했고, 나머지 한 발은 해안에서 가까운 내륙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점 고도는 50∼60㎞이고, 비행속도는 마하 5가량으로 분석됐다. 발사된 방향으로 미뤄 함경남도 무수단리 앞바다 바위섬(알섬)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번 시험 사격과 관련해 “두 차례에 걸쳐 시험사격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두 차례’는 두 발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다연장 방사포의 특성 때문에 한 차례 두 발을 쏘고, 또 한 차례에 나머지 한 발을 쏠 수도 있어 궁금증을 낳는다. 지난 7월 25일 이후 북한이 계속해서 두 발씩 발사했는데 “두 차례”라고 언급한 적도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한 발은 330여㎞를 비행했고, 한 발은 내륙에 떨어졌는데, 또다른 한 발은 발사된 뒤 한미 정찰자산의 탐지 고도까지 날지 못하고 추락하거나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보통 한반도 지역에서 공중 500m 이상 올라온 비행체는 오산의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에서 포착할 수 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사진을 자세히 보면 처음에 있던 발사차량에 실린 4개의 발사관 상부 캡 중 3개가 없고, 하부 역시 한 곳만 막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두 발이 아닌 세 발이 발사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궁금증은 북한 매체들이 시험 사격 소식을 보도하면서 ‘성공’이란 표현을 하지 않은 점이다.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면 그 장면도 공개해야 했는데 그런 사진도 보여주지 않았다. 김동엽 교수는 “오늘 공개한 사진에 지난번처럼 섬을 명중하는 것도 없고 지난 보도에서는 성공이라고 확언을 했는데 그런 부분도 없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들은 방사포탄이 목표물에 명중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초대형 방사포 무기체계는 전투운영상 측면과 비행궤도 특성, 정확도와 정밀 유도기능이 최종 검증되였다고 하시면서 앞으로 방사포의 위력상 가장 뚜렷한 특징으로 되는 련(연)발사격시험만 진행하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시였다”고 전했다. 앞으로 또 시험발사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북한이 계속 (발사체를) 쏘면서 북미대화가 가능할까” 스스로 되묻고 이런 국면이 “북한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비핵화 협상과 자위적 국방력 강화는 별개란 입장에서 제재를 유지하면서 대화하자는 노선과도 맥락이 닿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北 “어제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발사 실패 가능성도

    北 “어제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발사 실패 가능성도

    북한이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을 다시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1일 보도했다. 다만 이전 초대형 방사포 발사와 달리 “성공했다”는 언급은 없었다. 때문에 일부 발사가 목표를 맞추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9월 10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을 또다시 현지에서 지도하시었다”며 “또다시 진행된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은 시험 사격 목적에 완전 부합되었으며 무기체계완성의 다음 단계 방향을 뚜렷이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방사포의 위력 상 가장 뚜렷한 특징으로 되는 연발 사격 시험만 진행하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시었다”고 전해 추가적인 시험 발사가 이뤄질 것을 시사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10일 오전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쪽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발표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선 당초 북한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상의 섬을 목표로 발사한 발사체가 내륙에 떨어지는 바람에 이번 발사가 ‘성공했다’는 언급이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추가적 시험 발사’ 필요 언급도 아직 무기체계 개발이 완성되지 않았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사설] 북미 대화 진정성 얻으려면 미사일 발사도 멈춰야

    북한이 이달 말 미국과 대화할 의향을 밝혔다. 북한의 대미 협상 실무 총책임자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그제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 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면서 “만일 미국 측이 어렵게 열리게 되는 조미(북미) 실무협상에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몇 시간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흥미롭다’, ‘만남은 나쁜 게 아니라 좋은 일’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남북미 정상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한 이후 70여일이 지나서야 북측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처음으로 손을 내민 것이다. 북한이 ‘대미 협상의 시한’으로 정한 연말까지 채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북미가 실무협상을 위해 서로 손을 맞잡는 것은 다행스럽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이 협상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보여 줬던 입장 차이를 줄이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양측이 가장 크게 이견을 드러내 온 대목은 비핵화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미국은 비핵화의 ‘최종상태’를 정의하고 로드맵을 그리는 포괄적 합의를 원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출발점 삼아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이뤄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북한 셈법의 핵심은 대북 제재 완화와 체제 보장으로 인도하는 조처이고 미국 해법의 요체는 영변 핵시설 폐기+α다. 회담의 성패는 북미 양국의 주고받기 목록 교환과 절충에 달려 있다. 미국은 북한에 포괄적 핵폐기만을 주장할 게 아니라 2016년 이후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중 민생부문을 해제하거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실질적인 체제 보장 조치 카드를 제시하기를 바란다. 북한도 영변 핵시설 폐기에다 미국에 비핵화 조치를 신뢰할 만한 +α를 내놓는 등 접점을 찾는 게 필요하다. 최 제1부상이 미국을 향해 대화의 메시지를 발신한 다음날인 어제 북한은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북방 직선 방향으로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올해로 10번째다. 무기의 지속적인 개발 의지를 보여 북미 협상에서 ‘안전보장 문제’를 의제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과는 대화하며 남한은 압박하는 북한의 태도로는 최종적으로 북미 관계 개선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북미 대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한국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멈추고 남북 대화 재개 등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
  • 北 신형무기 ‘내륙횡단 발사시험’ 실패한 듯

    北 신형무기 ‘내륙횡단 발사시험’ 실패한 듯

    에이태큼스·600㎜급 초대형 방사포 가능성 최대 비행거리 330㎞·최대고도 50~60㎞ “발사 성공 공식 발표 쉽지 않을 것” 분석북한이 10일 서쪽 내륙에서 발사한 발사체 두 발 중 한 발이 내륙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실패는 이례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53분과 7시 12분쯤 평안남도 개천시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며 “발사체 2발은 최대 비행거리 약 330㎞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최대고도는 50~60㎞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탄착지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거리로 미뤄 볼 때 개천시에 있는 비행장에서 함경북도 무수단리 인근의 알섬을 타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복수의 정보소식통에 따르면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두 발 중 한 발은 내륙에 떨어져 시험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발은 330㎞를 비행해 계획대로 목표지점을 타격했지만 다른 한 발은 계획된 사거리를 비행하지 못해 내륙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만약 한 발이 내륙에 낙하한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이번 발사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발사체가 만약 실패했다면 북한이 의도한 발사체의 안정성 과시에는 약간의 흠이 생길 수도 있다”며 “한 발은 실패했으니 완벽하지 않다고 평가한 만큼 재차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사체가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로 평가되는 신형전술지대지미사일 또는 북한이 최근 선보인 600㎜급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발사지점이 평안남도 내륙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새로운 무기라기보다 아직 내륙 관통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신형전술지대지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최초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신형 탄도미사일(KN23)도 약 3개월 만인 지난달 6일 평양 상공을 비행해 동해상 알섬을 타격하면서 전력화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부터 이번까지 북한이 발사한 10개의 발사체는 사거리로 보면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이들의 사거리는 250∼600㎞, 최대고도는 25~97㎞로 다양해 발사 방법과 발사 지점에 따라 평택 주한미군 기지, 3군 통합기지인 충남 계룡대, F35A 스텔스 전투기가 위치한 청주 공군기지 등 핵심 군사시설이 모두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 특히 북한은 최근과 마찬가지로 이번 발사에도 이동식발사대(TEL)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TEL을 이용하면 레이더로 식별이 어려운 산악지대 등에서 신형무기들을 은밀하게 발사할 수 있다. 또 이날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가 초대형 방사포라면 지난달 24일 최초 발사했을 때 최대 고도인 97㎞보다 크게 낮아져, 우리 군이 이를 요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최근 북한이 발사체에 기존의 액체연료가 아닌 고체연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정확성, 기동성, 신속성이 배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정보분석관은 “이번 발사는 발사체의 완성도가 자신들이 원하던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합참은 북한의 발사체 2발에 대해 최대 사거리만 정확히 밝혔을 뿐 “추가적인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며 고도·비행속도 등 기타 분석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북미대화 급진전… 이달 하순 ‘비핵화 밀당’

    이달 말 뉴욕 유엔총회… 한반도 분수령 北, 대미 협상력 높이려 전격 ‘무력시위’ 단거리 발사체 2발 중 1발은 육지 낙하 6·30 남북미 판문점 회동 이후 미국의 실무협상 개최 제안에 호응하지 않던 북한이 전격적으로 ‘9월 하순’ 대화 재개 뜻을 밝히고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나서면서 북미 대화 재개가 급진전되는 기류다. 이달 말엔 미국 뉴욕에서 각국 정상이 모이는 유엔총회도 열릴 예정이어서 이달 하순이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다른 한편으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나섰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9일 밤 11시 30분 발표된 담화에서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지금까지 논의해 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 부상 담화 몇 시간 뒤인 9일 오전(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언제나 만남은 나쁜 게 아니라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했다. 또 “북한과 관련해 방금 나온 성명을 봤다”며 “그것은 흥미로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 부상이 미국에 “조미(북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응하며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했고, 미 국무부도 “아직 발표할 만남은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밀당이 좀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담화 발표 후 반나절도 안 된 10일 오전 6시 53분과 7시 12분쯤 평안남도 개천 일대 내륙에서 동북방 쪽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각각 발사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다만 1발은 육지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초대형 방사포’ 등 신형무기체계의 정확도와 유도기능, 비행성능 등을 최종 시험하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군사강국’을 과시하며 군부 등 강경파를 다독이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에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쏜 건 지난달 24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단거리 탄도미사일급)를 발사한 지 17일 만이다. 올해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10번째다. 지금까지 모두 20발을 쐈다. 청와대는 오전 8시 1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상황을 분석하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북한 단거리 발사체 2기 중 1기, 내륙에 낙하한 듯”

    “북한 단거리 발사체 2기 중 1기, 내륙에 낙하한 듯”

    북한 신형무기 ‘내륙횡단 발사시험’ 실패 가능성 북한이 10일 오전 발사한 두 발의 단거리 발사체 중 한 발이 내륙에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53분, 오전 7시 12분쯤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쪽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30㎞로 탐지됐고, 정점고도는 50∼60㎞로 추정된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발사체가 동북방 직선 방향으로 비행했고, 최대 비행거리가 330㎞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무수단리 앞바다에 있는 ‘알섬’을 목표로 발사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두 발 중 한 발이 내륙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만약 한 발이 내륙에 낙하한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이번 발사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발사체는 서쪽 내륙에서 동해 쪽으로 내륙횡단 방식으로 발사돼 최근 공개된 ‘초대형 방사포’ 등 신형무기체계의 정확도와 유도 기능 및 비행 성능 등을 최종 시험하는 성격이었을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이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만 공개한 채, 정점고도와 최대 비행속도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쏜 건 지난달 24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단거리 탄도미사일급)를 발사한 지 17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 이후 지금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20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급 발사체를 쐈지만, 발사 실패로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이번 발사체의 기종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직경 600㎜로 추정되는 ‘초대형 방사포’나 또는 지난 7월 이후 잇따라 발사한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추석 극장가 흥행 이끌 한국영화 삼두마차는

    추석 극장가 흥행 이끌 한국영화 삼두마차는

    올 추석 극장가에는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이하 타자 3),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나쁜녀석들: 더 무비’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2년 ‘광해,왕이 된 남자’, 2013년 ‘관상’, 2016년 ‘밀정’처럼 추석 흥행의 영광을 이어갈 작품이 나올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 30분 기준 ‘타짜 3’이 예매율 31.2%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나쁜 녀석들’과 ‘힘을 내요’는 각각 28.7%와 18.4%로 2위와 3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석 개봉작 최초로 천만관객을 동원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2012년 추석 연휴 3일간 182만7801명이 봤고, 개천절 징검다리 연휴까지 총 6일 간 306만9376명 관객이 들었다. 올 추석은 주말을 합하면 연휴 기간이 4일이다. 게다가 추석에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2016년 소폭 감소했지만 최근 10년 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허영만 작가의 ‘타짜’ 시리즈 가운데 3부 ‘원 와이드 잭’을 각색한 ‘타짜3’은 청년문제를 독창적으로 풀어낸 저예산 장편 ‘돌연변이’의 권오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자신의 아버지가 전설적인 타짜였다는 사실을 모르고 자란 주인공 도일출을 박정민이 연기했다. 권 감독은 “포커를 모르는 관객도 재밌게 볼 수 있도록 심리 묘사에 집중했다”고 밝혔다.청소년관람 불가 등급인 점과 기존 ‘타짜’ 팬층의 기대를 넘어서야 하는 점은 걸림돌이다. ‘타짜’ 최동훈 감독은 “서스펜스와 유머가 가득하다”고 평했다. ‘타짜-신의 손’ 강형철 감독은 “다채로운 캐릭터가 넘쳐나는 추석 선물 세트 같은 영화”라고 ‘타짜 3’에 만족감을 표했다. ‘나쁜 녀석들:더 무비’는 액션 영화다. 케이블 채널 OCN 동명 드라마의 확장판이다.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잡는다’는 원작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왔다. 대신, 규모를 키우고 이야기를 달리했다. 연출을 맡은 손용호 감독은 지난 4일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영화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다만, ‘타짜’와 마찬가지로 원작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넘어야 하는 것이 숙제다. ‘힘을 내요, 미스터리’는 가족 영화다. 어수룩한 아버지와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어린 딸이 대구 여행을 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이야기다. 영화는 2003년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계벽 감독의 전작 ‘럭키’(전국 관객 697만명)도 ‘웃픈’ 영화였다. 블라인드 시사회에 참석한 관객들은 차승원의 코믹 연기에 웃다가 진한 부성애 연기에 울었다.올여름 극장가는 조용했다. 해마다 여름이면 ‘빅4’ 배급사가 경쟁하듯 내놓는 텐트폴무비가 ‘엑시트(CJ엔터테인먼트)’ 하나였다. 추석을 피해 여름 개봉을 택한 ‘나라말싸미’, ‘봉오동 전투’는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이번 추석영화 3편은 규모나 화제성 면에서 예년보다 못한 편”이라고 말했다. 3편의 개봉작이 부진했던 여름 성적을 만회하고 추석 극장가 흥행을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조국을 위해’ 청년을 길들이지 마라/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조국을 위해’ 청년을 길들이지 마라/황수정 논설위원

    국민이 동의한 적 없는 대국민 셀프 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예상대로 한판 승리를 거뒀다. 기자들의 질문은 썩은 무도 못 자르게 무뎠다. 수사 중인 검사도 아니고 벼락치기로 호출됐으니 애당초 용뺄 재주가 없는 자리였다. “몰랐다”, “그땐 그랬다”, “송구하게 생각한다”는 답변에 반격은 원천 불가능. 완전무장 답안지를 쥐고 언론소집령을 내린 조 후보는 “좋은 내용”이라며 기자 질문을 품평까지 했다. 모르고 봤으면 ‘조국 교수 출장 강의실’이었다. “저런 수준으로 의혹을 보도했다니 역시나 기레기들”, “법무장관이 아니라 차기 대통령감”이라는 숨죽였던 지지층의 지지가 쏟아지고 있다. 조국 압승, 기레기 참패, 여론은 또 싸움판으로 두 쪽. 조국 법무장관 임명은 초읽기에 들어간 듯하다. 그를 지지하든 않든 많은 사람이 지금 위태롭게 지켜보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상처뿐일 그의 영광은 길지도, 주변을 빛나게 하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다. 조 후보는 “한국의 정치적 민주주의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여론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강변했다. 과연 그런가. 그 자신이 그런가, 사회 저류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진보 지식인들이 그런가. 어느 쪽도 현실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조국발(發) 진보의 최대 치명상은 청년세대의 불신이다. ‘금수저 스펙’ 입시의 뿌리 깊은 현실에 좌절하는 청춘들을 진심으로 위로하지 못했다. 최근 어느 조사에서는 조 후보의 임명을 가장 반대하는 연령층은 20대(68.6%)로 보수 성향의 60대 이상(65%)보다 더 많다. 딸의 논문과 입시특혜 의혹에 “당시 제도가 그랬다(라거나),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말하며 나몰라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제도가 그랬으니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완곡한 대응이다. 이 마당에 그런 어법은 듣는 흙수저들을 더 비참하게 한다. “딸의 장학금을 흙수저 청년들에게 환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하늘의 별 따기 알바 전쟁에서 살아남아 학비를 모으고 있는 청춘들 귀에 그의 “흙수저” 발음은 어떻게 들렸을까. 스펙만으로 의사가 되는 딸의 고통을 눈물로써 ‘대국민 변호’해 줄 수 있는 실력자 아버지. 힘없는 부모와 흙수저들의 상처에는 그 눈물이 소금물이었다. 편 가르는 지식인들이 진보를 치명적으로 퇴보시킨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촛불집회의 대학생들을 작심하고 조롱했다. “진실을 비판하면 불이익이 우려될 때 신분을 감추고 마스크를 쓰는 것”, “물 반 고기 반,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거린다”고 대학생 촛불집회를 희롱했다. 사정이 급하기로서니 어떻게 그럴 수 있나. 대학생들이 촛불을 든다고 주말 장외집회를 급조해 숟가락이나 얹으려 했던 한심한 야당은 논외다. 학교 안의 집회장에서 일일이 참석자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소심한 청춘, 특정 정치색으로 오해받을까 겁이 나서 집회 일정도 주판알을 튕기는 새가슴 청춘들. 이건 진보와 보수, 내 편과 네 편의 문제가 아니다. 최소한의 사회적 발언도 할 수 없어진 청년들의 심각한 ‘저질 근력 사태’다. 진영의 유불리를 넘어 이런 약골 청춘들이 딴 사람은 몰라도 유시민의 눈에는 안쓰러워야 하는 거 아닌가. 그를 철석같이 믿는 청년들이 그의 수많은 베스트셀러 속의 언어들로 세상을 보고 있다. 두 달째 차곡차곡 인세가 쌓이는 달콤한 유럽 여행기는 지금 누가 가장 열심히 읽어 주고 있나. 유시민은 부끄러워야 한다. 현재의 명문대 재학생들 가운데는 부모 재력과 인맥을 누린 이들이 사실상 부지기수일 수 있다. 그런 흔적이 이미 도처에 있다. 대한민국 상위 1%의 학생들이 사회 전반의 불평등보다 조국의 불공정에만 집착한다는 시각도 그래서 틀리지 않다. 그래도 양심 있는 진짜 지식인이라면 청년들이 부조리한 제도에 분노할 수 있는 방향과 방법을 먼저 깨우쳐 주는 게 책무다. SNS의 내로남불 발언들로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목록이 만들어지고 있다. 쌍끌이 저인망에 용케 아직 안 걸린 책 한 권이 있다.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의 백전노장 스테판 에셀의 책 ‘분노하라’의 추천사를 하필이면 조 후보가 썼다. 2011년 봄 국내 첫 출간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던 조 후보는 이 책에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교육체제가 사회통합의 걸림돌이다. 정당한 분노가 세상을 바꾼다”고 했다. 젊은 세대들에게 “분노하라”고 그는 격문을 썼다. 이걸 알면 “분노도 내로남불이었냐”고 사람들이 또 손가락질할지 모른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청년을 더 초라하게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sjh@seoul.co.kr
  • [열린세상] 젊은이들이 뭔들 못 하겠는가?/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열린세상] 젊은이들이 뭔들 못 하겠는가?/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혹시 너희들이 잘나서 여기 앉아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저 우연히 있는 집에서 태어났거나, 찢어지게 가난한 집이라도 자식 위해 희생하는 부모를 만나 여기까지 온 줄 알고는 있느냐? 어디 가서 잘난 척할 생각 마라. 너희들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1990년 봄 대학 국어 수업 시간. 흰 셔츠에 은발의 중년 교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행운에 속지 말라’며 죽비를 내리쳤다. 평생의 가르침이었다. 대한민국을 장악한 386세대 일부의 성공에 운의 역할은 지대했다. 권위주의 체제의 고도성장이 취업을 보장했고, 경제 위기에는 중간 관리자로 살아남아 세계화의 단물을 빨며 시장 권력을 장악했다. 불의에 저항하는 민주화의 상징 자본을 독점하고는 정치ㆍ사회ㆍ문화 권력을 구축했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의 성공을 ‘개천의 용’ 스토리의 두 뼈대인 능력주의와 교육의 힘 덕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정의의 열망으로 충만했던 세대가 만들어 낸 오늘은 어떤가. 청소 노동자, 탈북민 모자, 젊은 비정규직은 여전히 시스템 실패로 더위에 배고픔에 사고에 죽임을 당한다. 이들은 죽어서도 선택적으로 상대를 비난하는 정치권의 재료로 이용당할 뿐이다. 미국의 능력주의는 허구라는 사회학자 스티븐 맥나미의 지적처럼 한국의 대학 교육도 불평등 재생산의 핵심 매개체라는 불온한 혐의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어떤가. 능력주의와 학력주의의 신화 속에 모든 것들을 갈아 넣고 쏟아부어도 결국 운 좋은 소수에게만 괜찮은 삶이 허락된 사회. 공공성이 철저히 파괴된 지대추구형, 승자독식형 능력주의 경제. 구체적으로 이철승과 정승국이 말하는 ‘한국형 위계질서’와 ‘이중노동시장’에서 불안정 노동자계급(precarious proletariat)으로의 추락 위험. 젊은이들의 공정성 요구는 능력주의가 분배의 기초 원리가 돼야 한다는 절박한 실존적 외침이다. 물론 능력주의가 완전한 해답은 아니다. 경제학자 벤 버냉키가 프린스턴대 졸업식에서 언급한 대로 능력주의는 타고난 건강과 재능, 집안의 정서적ㆍ경제적 지원을 포함한 수많은 측면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이 사회에서 가장 큰 보상을 받는 제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는 가장 운 좋은 사람들이 가장 열심히 일해 세상을 이롭게 하고 그들이 행운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책임을 가장 크게 질 때만 능력주의가 그나마 도덕적이고 정의로울 수 있다고 설파했다. 우리 사회의 능력주의는 어떤가. 자칭 우파는 세습적 현존 질서와 승자의 기득권을 배타적으로 해석하고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한다. 제 자식들 일자리 청탁엔 한없이 관대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은 노력하지 않아서라고 젊은이들을 기만한다. 자칭 좌파는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외치면서도 기득권 세력이 돼 불평등을 만끽한다. 제 자식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적 자원을 능숙하게 유용하면서도 다들 그런다. 이게 위법은 아니라며 뻔뻔하게 능청을 떤다. 능력주의의 형식적 최소 요건마저 무시되는 한국에서 능력주의가 허구라는 비판적 성찰은 그래서 사치스럽다. 이들은 젊은이들이 왜 분노하는지 이해하지도 못하고,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공정을 외치는 대학생들의 시위를 한쪽은 정치 선전의 장으로만 악용하고, 다른 쪽은 가짜뉴스에 낚인 특권적이고 이기적인 철부지들의 준동으로 폄하한다. ‘왜 청소 노동자를 위해서는 시위하지 않느냐’며 자신들이 책임지고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젊은이에게 추궁하는 어른이란 얼마나 비루한가? 이런 염치없는 기성세대에 분노하는 젊은이들이 반능력주의 대중선동세력의 포로가 될까 봐 아찔하다. 운을 실력으로 착각하고 위험도 책임도 없이 한평생을 보낸 기성세대가 세계적인 저성장과 불확실성에 대응해 한국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단순한 구세대의 퇴장과 양보가 엄중한 환경 변화에 사회를 지탱할 근본적 해결책일까. 젊은이들이 나서야 한다. ‘모르겠다, 그런데 불이익은 싫다’는 냉소적ㆍ소극적 태도를 극복하고 ‘위험과 보상, 행동과 책임, 능력과 공과(desert)의 균형’이 작동하는 공정한 세상을 건설하라. 단군 이후 최고의 스펙을 갖춘 젊은이들이 뭔들 못 하겠는가? 역사는 그대들의 편이다.
  • 심상정 “조국, 칼날 위에 선 자세로 성찰하고 해명해야”

    심상정 “조국, 칼날 위에 선 자세로 성찰하고 해명해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대학 입시·진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과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자 조 후보자에 대한 판단을 유보해온 정의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2일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조 후보자는 ‘위법이냐 아니냐’의 법적 잣대를 기준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조 후보자 딸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은 법적 잣대 이전의 문제”라면서 “국민은 (조 후보자 딸이) ‘특권을 누린 것이 아닌가’, ‘그 특권은 어느 정도였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30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40·50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60·70대는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후보자 딸은 2008년 외고 재학 시절 의학 논문을 썼다. 단국대 의과대학 연구실에서 2주 간 인턴 활동을 하면서 논문을 완성했는데, 다른 교수와 박사 등 6명이 함께 썼지만 제1저자로 조 후보자 딸이 등재돼 논란이 되고 있다. 고교생이 대학 교수와 박사들을 제치고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 흔한 일이냐는 비판이다. 이 논문은 2009년 대한병리학회 학회지에 실렸고, 조 후보자 딸은 2010년 고려대 이과계열 수시전형에 응시해 합격했다. 조 후보자 딸은 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유급을 받고도 지도교수로부터 6학기 내내 장학금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조 후보자가 과거 개천의 용’만을 추구하는 사회를 비판했으면서 정작 딸은 ‘개천의 용’이 될 수 있는 스펙을 쌓도록 도운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공정한 사회’, ‘특권 없는 세상’을 외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심상정 대표는 “조 후보자는 오랜 시간 도덕적 담론을 주도했다. 짊어진 도덕적 책임도, 그 무게도 그에 비례해서 커진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조 후보자는 칼날 위에 선 자세로 성찰하고 해명하기 바란다. 조 후보자로 인해 누구의 말도 진정성이 믿어지지 않는 정치적 허무주의와 냉소주의가 확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이정미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저희들도 많이 충격적이다. 다들 ‘예전에 우리가 알던 조국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냐’고 의아해하고 있다”면서 “평소 조 후보자가 밝혔던 신념, 소신 때문에 여론이 더 혹독하게 질책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해당 논문(조 후보자 딸이 고교 때 쓴 논문)이 대입 과정에서 제출됐는지, (대입 때) 소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는데 이것도 철저하게 검증돼야 한다”면서 “보다 핵심적인 것은, 국민들은 학부형 인턴십이라고 하는 관행이 불법이냐 아니냐 이런 것을 묻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민들은 사회적인 지위가 있는 부모, 좋은 집안 출신들이 누리는 특권이 조 후보자 딸에게도 그대로 나타났다는 것, 그래서 공정에 대한 조 후보자의 감각을 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조 후보자에게 소명 요청서를 보내기로 했다. 이정미 의원은 “사실 저희 당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속한 위원이 없기 때문에 실제 청문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런데 청문회는 또 열리지 않고 있고, 그래서 당 차원에서 제대로 검증을 해야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대표는 “조 후보자는 (소명 요청서에) 신속하고 성실하게 부응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또 이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그는 “법 위에 군림하는 법치농단 세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국면을 최대한 키워서 선거제 개혁을 좌초시키고 자신들의 반개혁을 은폐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공정·정의·원칙” 외친 조국… 부메랑 된 ‘소신 발언’

    “공정·정의·원칙” 외친 조국… 부메랑 된 ‘소신 발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그동안 대중과 소통하며 ‘공정’, ‘정의’, ‘원칙’을 강조했다.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2012년 3월 트위터)”을 언급하며 부와 권력을 중심으로 형성된 사회적 특수계층을 없애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외쳤다. 특히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 왔다. 조 후보자가 21일 “법적·절차적 하자나 불법은 없었다”며 단호하게 주장했지만, 대중이 열광했던 그의 과거 소신 발언이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조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던 2007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저서,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당시 ‘삼불정책’(기여입학제·본고사·고교등급제 금지) 폐지 움직임이 보이자 ‘지역·계층 균형선발제’ 도입을 주장했다. 조 교수는 2007년 4월 칼럼에서 “현재 대학 입시의 초점이 온통 성적우수자 선발에 맞춰져 있고 특목고를 우대하는 사실상의 고교등급제가 일부 사립대를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 진정한 명문대학이라면 상층계급 출신 성적우수자만으로 구성되는 귀족 클럽을 지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외고는 외국어 특화 고교 또는 해외대학 진학준비 고교로 개편돼야 한다. 대학입시용 외고는 폐지되어야 한다(2010년 저서)”, “장학금 지급 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 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2012년 4월 트위터)”는 의견도 냈다. 그러나 정작 조 후보자의 딸은 2007년 외고를 입학한 뒤 2010년 고려대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갔고, 서울대 대학원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니면서 여러 차례 장학금을 받았다. 조 후보자는 2010년 9월 칼럼에서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외교부 특채 논란을 비판하며 “헌법 제11조 2항에서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를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른바 ‘카스트’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하 시인의 ‘오적’(五賊)을 인용하며 “재벌, 국회의원, 고급 공무원, 장성, 장차관 등 다섯 도둑은 사회적 특수계급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들은 지연, 혼인, 학연 등으로 얽혀 있으며 재산과 인맥을 자식에게 대물림한다”고 꼬집었다. 교육 문제 외에도 조 후보자는 과거 고위 공직자나 공직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자녀들의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등에 대해서도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런 발언을 기억하는 대중들은 지금 “조국의 적은 조국”, “조국이 조국에게 부메랑을 던졌다”고 말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교육 특혜는 역린 건드린 것”… 학부모들, 조국 이중성에 분노

    “교육 특혜는 역린 건드린 것”… 학부모들, 조국 이중성에 분노

    “가짜뉴스? 입시 경험한 엄마들 안 믿어”“연줄 없는 부모라 미안” 박탈감 호소도 고대·서울대생들 “내일 촛불집회할 것”“동생 부부를 둘러싼 논란이나 재산 문제는 넘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교육 특혜 문제는 역린을 건드린 것”(서울 강남 지역 학부모들이 활동하는 입시 관련 온라인 D 커뮤니티 게시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학부모들은 ‘논문 제1저자 등재’ 등 딸의 교육 문제에 특히 분노하고 있다. ‘역린’(逆鱗·건드리면 큰 탈이 나는 문제)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병역과 더불어 민심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지점이어서다. 조 후보자는 21일 딸의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믿지 않는 모양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만나는 공간에서는 이 뉴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큰아이를 대학에 보냈다는 서울 목동 학부모 박모(48·여)씨는 “학부모들 모두 단톡(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비웃고 있다”면서 “대학을 보내 본 엄마들은 직접 해봤기에 이 사람(조 후보자) 말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가려면 정말 상위 1% 준비가 필요한데 조 후보자 딸은 너무 쉽게 갔다. 자기 딸은 용 만들어 주고 우리 서민들 자식은 평생 개천에 있으라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D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한 학부모는 “우리 애들은 정신과 약 먹어가며 공부하고 버티는데 이게 뭐냐”고 분노했다. 고2와 중3 자녀를 키우는 이모(46·동작구)씨는 “어제 아이한테 농담으로 ‘엄마가 조국이 아니라서 미안하다’고 했다”면서 “아는 사람만 교수 연줄 잡을 수 있고 심지어 2주 만에 고등학생이 논문 제1저자가 됐다는 건 정말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보수 성향의 학부모 모임인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회원들은 이날 조 후보자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다. 이 단체의 이종배 대표는 “(자녀의) 입시를 경험하신 학부모님들과 여러 정보에 의하면 입시비리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딸 조씨가 다닌 고려대의 학생들은 ‘촛불집회’를 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의 한 이용자는 이날 ‘고려대판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 관련 공지’ 게시물을 통해 “현재 2000명 가까운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촛불집회 찬성에 투표했다”며 “이번 주 금요일(23일) 촛불집회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서울대 학생들도 촛불집회를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고 23일 교내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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