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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 대신 폭탄으로 부시 환영”

    미국 국적의 알카에다 핵심 조직원인 애덤 가단(30)이 이번 주 중동 방문길에 오르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동료들에게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슬람 개종자인 가단은 이날 인터넷에 올린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팔레스타인과 아라비아 반도의 무자헤딘 형제들에게 긴급 요청을 띄운다.”며 “십자군이며 도살자인 부시는 꽃과 환호가 아니라 폭탄과 차량폭탄으로 환영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앞서 알카에다의 선전 기구 알사하브는 지난 3일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가단이 신년 메시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연합뉴스
  • “쇄신대상은 사제 자신” 40%

    ‘한국의 사제들은 교회에서 가장 쇄신이 필요한 부분을 성직자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사실은 천주교 대구대교구(교구장 최영수 대주교)가 교구설정 100주년(2011년)에 앞서 교구내 사제와 신자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3월∼12월말 실시해 2일 발표한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실태조사’결과 밝혀졌다.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가 주관한 조사에는 ▲성직자 272명▲수도자 215명▲신자 1581명▲일반인 500명이 참여했다. 조사에 따르면 사제들은 앞으로 교회 안에서 가장 쇄신할 부분으로 응답자 265명 중 40%에 해당하는 106명이 성직자 자신을 꼽아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교구운영(26.8%)이었다. 사제 역할 수행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영성생활(41.2%)을 가장 많이 든 반면 사회정의·생명이나 환경·소외계층 등 사회사목분야를 중요한 요소로 꼽은 사제는 6.4%에 그쳐 상대적으로 사회사목 분야에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누구와 함께 영성생활이나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해결하느냐는 질문에는 사제의 74.4%가 동료 및 선배를 꼽았고 지역장 및 주교대리나 교구장은 4.5%에 불과했다. 특히 혼자서 해결하는 경우가 19.3%나 돼 5명에 1명꼴로 스스로 해결함을 알 수 있다. 한편 수도자의 87.1%는 사제들의 활동에 만족한다고 여기면서도 절대 다수인 96.7%가 본당신부와 갈등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수도자들은 수도자들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본당사목의 역할분담’(41.2%)과 ‘수도생활에 대한 배려’(31.2%)를 꼽아 수도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본당사목의 협력자로 사목에 적극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자의 경우 신앙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미사전례(71.5%)와 강론(13.3%)을 압도적으로 높게 꼽아 미사와 강론이 신앙생활의 기본임을 확인시켰다. 가톨릭교회가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할 사회문제로는 ‘지역사회 봉사’(65.9%)를 가장 많이 들었다. 다음으로 ▲사회정의 실현(34.9%) ▲전쟁 방지와 평화를 위한 노력(23.3%) ▲생명윤리 운동(20.7%) ▲환경 보전 운동(17.0%) ▲경제적 불평등 해소(14.8%)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10.5%)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관심(8.1%) ▲사형제 폐지 운동(2.4%)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는 특히 쉬는 신자(냉담자)가 냉담을 풀 때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바로 고해성사(34.3%)로 나타나 고해성사가 하느님과의 화해이자 용서의 성사라고 해도 신자가 피부로 느끼는 부담감이 적지 않음을 보여 줬다. 일반인은 응답자의 36%가 가톨릭에 호감을 가진 반면 반감을 가진 이는 4.6%에 불과했다. 호감의 이유로는 모범적 신앙생활과 전례 분위기를 가장 많이 꼽았고 반감의 이유로는 ‘우상 숭배(마리아교)’를 많이 들었다. 개종하거나 종교를 가질 경우 65.7%가 가톨릭을 택하겠다고 응답, 가장 많았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블레어 성공회서 가톨릭으로 개종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영국 국교인 성공회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했다고 영국 가톨릭교회가 밝혔다. 수년 전부터 개종 문제로 고민해온 블레어 전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지 6개월만에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블레어 전 총리의 개종 미사를 집전한 코맥 머피-오코너 추기경은 “블레어 전 총리가 가톨릭 신자가 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BBC 등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블레어 전 총리의 부인과 4자녀는 모두 가톨릭 신자이다. 코맥 머피-오코너 추기경은 “블레어 전 총리는 이미 오랫동안 가족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석해왔으며 최근 몇달 동안 귀의를 위한 프로그램을 밟아왔다.”고 밝혔다. 현재 중동평화특사로 일하고 있는 블레어 전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나기 전인 지난 6월 바티칸을 방문, 가톨릭으로 개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앞서 영국 언론들은 가톨릭 개종은 블레어 총리가 옥스퍼드대 재학시절부터 30년간 품어온 오랜 꿈이라고 보도했었다. 그런 블레어 전 총리가 개종을 그동안 미룬 것은 가톨릭에 대한 영국 대중의 정서를 감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국민의 72%가 개신교이며 이중 대부분이 성공회 신자다. 특히 1688년 명예혁명 이후 발표된 권리장전에서 가톨릭 신자의 왕위 계승을 금지함에 따라 영국 왕 중 가톨릭 신자는 한 명도 없었고, 총리 중에도 가톨릭 신자가 전혀 없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기생나무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기생나무

    녹색 잎이 없는 채로 다른 식물에 붙어사는 새삼, 오리나무더부살이, 개종용, 초종용, 백양더부살이 같은 식물들을 기생식물이라 한다. 이들은 물과 영양분을 통째로 다른 식물로부터 얻어먹고 산다. 스스로 영양분을 전혀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완전한 종속영양을 하는 이들이 모두 풀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나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풀들은 기생이라는 삶의 방식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무들은 반쯤만 기생을 한다. 녹색 잎이 있어서 광합성을 하여 스스로 양분을 만들면서도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다른 식물에 붙어서 사는 게 기생나무들이 보여주는 생존 방식이다. 이들은 다른 나무들로부터 물과 영양분 일부를 얻어먹고 살아간다. 이처럼 종속영양뿐만 아니라 독립영양의 성질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반기생식물로 구분하기도 한다. 기생 풀들이 기주(寄主)식물에게 해를 주는 것처럼 반만 기생하는 나무들도 기주식물에게 해를 끼친다. 기생 풀들은 기주식물을 완전히 고사시키는 경우가 드물지만, 기생나무들은 기주나무를 힘들게 하다가 결국 죽게 만들기 일쑤다. 기주나무가 죽으면 자신도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이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기생나무는 겨우살이, 꼬리겨우살이, 동백나무겨우살이, 참나무겨우살이 등 4종류뿐이다. 이들은 모두 겨우살이과(科)에 속하지만 속(屬)은 서로 다르다. 우리말 이름은 ‘겨우 살아간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겨우살이는 전국에 분포한다. 늙은 낙엽활엽수에 기생하는데 높은 산에서는 신갈나무에 많이 붙지만, 저지대에서는 감나무, 느티나무, 밤나무 등 수종을 가리지 않는다. 겨울에도 잎이 죽지 않는 상록식물이므로 이맘때 눈에 잘 띈다. 예부터 뽕나무에 붙어 자라는 것을 상기생이라 하여 귀한 약재로 여겨 왔다. 동서양 모두에서 항암 성분이 있는 식물로 알려져 있는데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미슬토(겨우살이의 영명) 주사요법은 바로 이 식물의 추출물을 암 치료에 이용하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 같은 축제 때에 문간에 걸어놓은 이 나무 아래에서 사랑하는 남녀가 키스를 하는 관습이 있는데 행복과 장수를 안겨준다고 여긴다. 꼬리겨우살이는 이맘때 익는 노란 열매가 작은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아래로 매달려 꼬리가 늘어진 모양을 한다. 주로 강원도의 높은 산에서 참나무 종류에 붙어서 기생한다. 열매 달리는 모습이 독특하고, 겨울철에 잎이 떨어진 채 열매만 달려 있으므로 겨우살이와 쉽게 구별된다. 동백나무겨우살이는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데, 동백나무 같은 상록수에 기생한다. 전체가 5∼20㎝쯤으로 작은 나무이며, 겨울에도 푸른빛을 간직한다. 잎은 퇴화하여 돌기처럼 되어 있을 뿐이지만, 납작한 줄기가 녹색을 띠어 광합성을 한다. 참나무겨우살이는 제주도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기생식물로서 우리나라의 기생나무들 가운데 가장 큰 잎을 달고 있다. 꽃은 이맘때에 핀다. 조록나무, 구실잣밤나무, 팽나무, 백목련 등 나무 종류를 가리지 않고 기생한다. 이 식물의 이름은 참나무에 붙는다는 뜻의 ‘참나무 겨우살이’가 아니라 ‘참 나무겨우살이’ 즉 ‘진정한 겨우살이 나무’라는 뜻이 아닐까 싶은데, 다른 활엽수들과 잎의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며, 꽃도 아름답기 때문에 ‘진짜’라는 말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겨우살이 수난시대다. 겨우살이, 꼬리겨우살이, 동백나무겨우살이 등 대부분의 기생나무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다른 나무를 죽인다 해서 해로운 식물로 여겨지던 이들이 요사이는 귀한 대접을 받게 되어 무단 채취되고 있는 것인데 몸에 좋다는 것은 무엇이나 가리지 않는 세태 때문이다. 어느 산자락에서나 겨우살이 줄기를 말려서 팔고 있고, 제주도에서는 동백나무겨우살이가 무차별 채취당하고 있다. 꼬리겨우살이도 같은 이유로 수난을 당하고 있는데, 겨우살이나 동백나무겨우살이에 비해서 희귀한 식물로서 멸종위기식물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35) 아프리카의 카멜롯 - 곤다르 기행

    (35) 아프리카의 카멜롯 - 곤다르 기행

    곤다르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쯤 떨어진 곳에 ‘웰레카’라는 마을이 있다. 지금은 폐허처럼 변모해 관광객들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는 곳이지만 1991년에 에티오피아 멩기스투 정부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이스라엘과 외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에티오피아 사람들을 ‘아베샤(아비시니아 사람이라는 의미)’라고 하는 것에 반해 웰레카에 사는 사람들은 피부색깔은 같지만 ‘팔라샤(‘외지인’ 혹은 ‘이스라엘 가문’을 의미)’라고 부른다. 19세기 중엽 영국인 선교사들은 외부와 단절되어 1600년 이상 자기들 고유의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유대인 신앙을 실천하는 이 사람들을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들은 언젠가는 약속의 땅인 가나안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전 세계를 떠돌던 유대인들의 한 뿌리였던 것이다. 4세기에 기독교가 에티오피아의 국교가 되지만 이들은 개종하지 않고 그때까지 스스로를 유대인으로 믿고, 또 살고 있었던 것이다. 1991년 5월 24일 25시간 만에 진행된 엑소더스로 약 10만 4천여명의 팔라샤가 에티오피아를 떠났는데 웰레카에 사는 사람들은 그 후에도 남아 있는 사람들이다. 토지를 강제로 몰수당해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갖은 종교적인 핍박을 받으면서도 도자기, 대장장이, 천짜기 기술 등으로 생활을 하며 유대인 고유의 신앙생활을 영위해 나간 덕택에 수준 높은 수공예품을 많이 만들어냈는데 이제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어져 마을에는 좀처럼 생기가 없다. 검은 피부의 유대인이 궁금한 사람들은 한번 가볼만한 곳이다. 랄리벨라에는 팔라샤 마을 정도는 아니지만 팔라샤가 경영하는 호텔이 있다. 호텔 이름이 ‘ALEF’라는 곳인데 이스라엘어로 ‘first’라는 의미다. 이곳에 가면 이스라엘에서 온 배낭여행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주인이 처음부터 본인과 그곳에 드나드는 친구들이 팔라샤임을 실토한 건 아니었지만 호텔 이름과 방문객들의 국적이 연관성이 있어 보여 집요하게 질문을 던졌더니 결국엔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곤다르에서 북동쪽으로 약 120Km정도 떨어져있는 시멘국립공원을 강추한다. 표고 4,0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연이어 이어진 협곡으로 ‘아프리카의 천장’으로 불린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이 되었지만 삼림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현재는 위험유산으로 분류가 되어 있으니 방문을 하더라도 자연을 훼손하는 일은 자제하기를 권한다. 시멘국립공원은 경관이 수려하고 ‘비비’나 ‘에티오피아 여우’ 등 이곳에서만 서식하는 야생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트레킹 코스로 적당하며, 곤다르 시내의 여행사를 통하면 하루에 다녀올 수 있는 상품들이 많다.       <윤오순>
  • [Local] 해남, 황토고구마 생산 증대

    전남 해남군의 특산물인 황토고구마가 때깔이 더 좋아지고 생산량도 늘어난다. 군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줄기로 조직배양한 품종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 고구마는 수확이 거듭될수록 바이러스로 색상과 품질, 생산량이 떨어진다. 군 농업기술센터는 지난해부터 조직배양에 나서 호박고구마와 물고무마 등 7개종 20만개 표본줄기를 생산했다. 이를 증식온실에서 배양해 내년 3월 생산에 들어가고 일반농가에는 2010년까지 씨고구마로 키워 보급한다. 해남군 전체 고구마밭은 1470㏊이다. 최성식 군 농업기술센터 특화작목담당은 “지난해 조직배양 고구마를 심어 수확했더니 색도와 품질 균일성(1등품)이 모두 뛰어났고 생산량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 이태동 서강대 교수가 본 레싱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도리스 레싱은 국내에서는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 문단에는 널리 알려진 이 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여성 작가이다. 그가 이렇게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든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정신’, 즉 도덕적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작가로서 깊이 관여해 왔기 때문이다. 레싱이 지난 40년 동안 페미니즘과 타자(他者)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변화하는 시대정신을 창조하는 일에 헌신한 것은 그의 개인적인 삶과 깊은 관계가 있다. 그는 영국에 정착하기 전에 오랫동안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남 로디지아(지금의 짐바브웨)에서 25년 동안 남편과 두 번씩이나 헤어지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흑인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온몸으로 부딪치며 생활했다. 레싱은 그의 대부분 작품에서 남아프리카에서 관찰한 흑백간의 갈등 문제뿐 아니라 남성들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 여성들이 독립해 살아가는 문제를 다뤘다. 타자성(他者性)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정치적인 분석과 사회 심리학적인 차원에서 다뤄 양심있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레싱이 개종한 심리학자 R D 레잉과 비교(秘敎)적인 이슬람 교리(수피즘)에 영향을 받아 쓴 1970년대 초 리얼리즘 작품들이 신비적인 색채를 띠게 된 것도 약자인 타자의 가치와 권리에 대한 그의 집요한 추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또 레싱이 역사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신약과 구약은 물론 위경(僞經), 코란, 과학소설의 상상력에까지 관심을 갖고 자신의 문학적인 지평을 확대한 것도 그 같은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레싱은 전통적인 리얼리즘 기법을 사용하지만 실험적인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 리얼리즘의 한계를 동시에 탐색한다. 그의 작품들이 자서전적인 심리소설 형태를 띠고 있는 것도 이러한 문제와 무관치 않다. 실제로 레싱의 삶과 작품 사이에는 근본적인 지속성이 존재한다. 그런 만큼 독자들이 올해 노벨상을 수상한 작가 도리스 레싱이 어떠한 인물인가를 알려면 그의 작품을 읽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 [아프간 피랍자 석방 그후 한달(상)] 탈레반 지지자로 변신한 피랍자들

    아프간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외국인 피랍자들도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죽음의 문턱을 넘은 사람이 흔히 그렇듯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등 후유증도 우려된다.억류생활 중 접한 이질적인 이슬람문화에 영향을 받아 아예 이슬람교로 개종한 사람까지 생겨났다. 지난 2001년 9월 탈레반에 10일간 억류되었다가 풀려난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 여기자 이본 리들리. 그녀는 파키스탄 신문 ‘Dawn(돈)’에 기재한 피랍 일기를 통해 당시 억류상황을 상세히 소개했었다. 그녀는 석방 이후 탈레반이 여성들을 왜 억압하는지가 궁금해 코란을 공부했고 이후 코란에 매료돼 이슬람으로 개종, 지금은 아랍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4월 아프간 남서쪽 님로즈 지방에서 탈레반에 납치된 프랑스 구호요원 에릭 담프레빌은 석방 당시 건강이 무척 나빠진 상태였다. 납치기간 내내 밧줄에 묶여 있었고 입에 재갈을 물려 지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석방 직후 그는 “탈레반은 나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오히려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 2005년 6월 카불에서 무장세력에 붙잡혔다 24일만에 풀려난 이탈리아 구호활동가 클레멘티나 칸토니도 “납치자들은 나를 매우 잘 대해줬다.”고 증언했었다. 지난 3월 납치돼 2주만에 석방됐던 이탈리아 신문기자 다니엘 마스트로자코모는 석방 직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막 한가운데 양 우리만큼 작은 은신처를 15차례나 옮겨다녀야 했다.”면서 악몽 같던 억류생활을 회고했다. 하지만 협상 교섭이 성사되는 순간 탈레반 사령관이 자신을 껴안으며 영어로 “신의 뜻이라면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며 격려했다고 전했다. 한편 7월18일 카불 남서부 와르다크주에서 다른 기술자 1명과 함께 납치된 독일인 루돌프 블레히슈미트는 아직 석방되지 않고 있다. 이는 테러단체와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독일 정부의 강경한 입장 때문이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Metro] 군포 수리산 마라톤 대회 개최

    제1회 군포 수리산 전국마라톤대회가 다음달 14일 열린다 21일 군포시에 따르면 시 체육회가 주최하고 시 육상연맹이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오전 9시 군포시민체육광장을 출발해 수리산 숲길을 구간으로 하프,13km,5km 등 3개종목으로 나누어 개최된다. 마라톤 구간에는 천년사찰 수리사와 전망이 좋은 반월저수지 등이 들어서 있어 평소에도 산악마라톤 마니아들이 많이 찾고 있다. 대회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다음달 13일까지 군포시체육회(031-392-2760)를 방문하거나 인터넷(www.gunpomarathon.com)으로 접수하면 된다. 참가비는 5km 1만원,13km와 하프부문은 3만원이며 참가자 전원에게 기능성 티셔츠 등이 제공된다. 또 완주자에게는 완주메달이, 각 부문별 입상자에게는 5만∼3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 등이 수여된다.군포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종교·시민단체 ‘개신교 선교 문제점’ 토론회

    아프간 피랍사태로 불거진 한국 개신교 선교 문제와 관련해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해법찾기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참여불교재가연대, 제3그리스도교연구소, 우리신학연구소,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등이 주축이 돼 활동하는 ‘개혁을 위한 종교인네트워크’가 18일 서울 장충동 만해NGO센터에서 마련한 토론회.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개신교의 공격적 선교를 성토,“교회들이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합리적인 공동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역시 선교형태. 참석자들은 “우리 주류 개신교계는 선교 본질을 등한시한 채 타문화와 현지인들을 인정하지 않는 우월적 배타주의 모순에 빠져 있다.”며 ‘종교를 넘어 인간에 봉사하는 선교’방식을 먼저 찾을 것을 강조했다. 특히 단기선교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장기선교, 혹은 현지교회나 현지인들과의 협력선교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채수일 한신대 교수는 “선교는 보내는 교회의 자기목적 실현 도구가 아닐 뿐더러 모든 사람의 급진적 평등을 실현하는 하느님 나라를 지향하는 선교는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며 “무엇보다 ‘우리가 가서 가르치고 도와준다.’는 의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준 한국희망재단 사무처장은 NGO활동과 관련,“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에 가입한 56개 NGO 중 55.4%인 31개를 차지하는 개신교 단체들은 선교단체인지 개발 NGO인지 정체성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이에따라 “종단 지도층이 공격적 선교와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철저하게 분리할 것을 천명하고 신자나 후원자들도 이들 NGO의 활동을 감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선점과 관련해선 대체적으로 협력과 공존, 인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아프간 피랍사태 때 네티즌 사이에서 쏟아진 저주성 발언을 볼 때 공격적 배타주의는 기독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라면서 개종의 의도를 포기한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 건설 목적의 선교를 제시했다.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도 “기성종교의 자기중심적·전투적 세 확장 전략은 다원적 가치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인류문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쾌적한 종교 공존을 위해 종교근본주의와 이를 배경으로 한 공격적 선·포교의 위험성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정토론에 나선 정웅기 (사)밝은세상 사무처장은 어깨띠를 두른 신도를 내보내 길거리 포교를 한 불교 포교당과 피라미드식 조직체계를 갖춰 신도를 모은 사찰의 예를 들어 “불교계도 포교방식에서 그렇게 떳떳한 것은 아니다.”면서 “선(포)교는 종교가 아닌 진리를 전하고, 몸소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자성론을 폈다. 이대훈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소장은 특히 “기독교회의 내적 권력구조의 문제점을 따지지 않은 채 진실된 선교, 진실된 진리, 진실된 믿음만 해법으로 강조함은 상투적인 반성일 뿐”이라면서 “평화-대화-섬김의 신앙을 누가 어떻게 교회 안에서 가로막고 있는지 교회집단 내부의 권력분석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육상 2011년팀으로 개편 ‘세계 톱10’ 10개종목 육성

    “현재 기록보다 2011년에 최고 기록을 낼 선수 위주로 뽑아 중점 육성하겠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의 신필렬 회장이 1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 대비,10개 종목 톱10 진입을 목표로 국가대표팀을 ‘2011년 팀’으로 전면 개편,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선보인 연맹의 경기력 향상 방안에 따르면 모든 종목에 외국인 코치를 영입하고 현재 기록을 중요시하는 국가대표 선발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연맹은 2011년 대회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선수를 면접과 다면평가, 체육과학연구원 측정 등을 통해 뽑는다. 중점육성 종목은 2011년 메달 및 입상 가능성, 아시안게임 3위 이내 가능성, 장기적이고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종목(트랙 단거리 등) 등의 기준으로 선정된다. 다음달 전국체전이 끝난 뒤 곧바로 운용에 들어갈 2011년팀은 남녀 마라톤과 경보, 남녀 창던지기, 세단뛰기, 멀리뛰기, 남자 높이뛰기 등 10개 세부종목을 톱10 종목으로 정하고 이 가운데 6개는 결승 진출,4개는 예선 통과 및 준결승 진출을 겨냥한다. 그러나 연맹은 종목과 선수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규모도 현재 60명에서 트랙과 필드(이상 53명), 마라톤(20명), 경보(7명) 등 80명선으로 확대한다. 선수 관리도 획일적 시스템에서 벗어나 개인별 특성에 맞춰 관리하고 정신·심리교육을 강화한다. 특히 여자마라톤의 입상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 아래 포상금을 도입하는 등 중점 육성할 방침이다. 신필렬 회장은 “전국체전에서 기록종목인 육상의 특성에 어울리지 않게 메달만 따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육상인을 안주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며 이같은 대회 운영방식도 고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전문가 ‘결산 대담’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전문가 ‘결산 대담’

    분당 샘물교회 봉사단의 아프간 피랍사태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지만 아무래도 그 중심엔 우리 개신교의 무리한 해외선교가 있다. 서울신문은 이번 피랍사태를 계기로 네 차례에 걸친 시리즈를 통해 해외선교의 실태와 문제점, 대안을 짚었다. 그 결산으로 신학자와 현장 목회자의 대담을 마련했다. 대담에 나선 채수일 한신대 교수(선교학)와 류상태 한국종교자유정책연구원 지도위원은 개신교계가 철저한 신학적 반성을 토대로 선교의 정체성 찾기와 대안에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피랍사태로 노출된 해외선교 문제점 ●류 위원 교회가 주관하는 해외봉사 활동도 결국 궁극적으로 선교의 방편임을 극명하게 보여 줬다. 기독교의 정체성을 놓고 볼 때 근본적으로 선교와 봉사는 분리할 수 없는 성격을 갖는다. 이번 피랍사태는 특히 ‘모든 사람이 복음을 나눠야 한다.’는 근본적인 교리 지상주의가 얼마나 큰 위험을 불러오는지를 보여준 결정적인 사례로 기록된 셈이다. ●채 교수 피랍사태 내내 단기선교와 봉사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아프간이라는 이슬람 지역 특성상 피랍자를 보호하기 위해 봉사로 몰아갔지만 근본적으로 봉사는 곧 선교임을 부정할 수 없다. 봉사를 내세운 의도된 선교는 신학적 오해에서 생긴 것이다. 봉사를 통해 개종과 세례로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선교가 아니라는 복음주의적 입장을 바꿔야 한다. 이번 분당 샘물교회의 봉사도 결국 개종과 세례의 프로그램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 해외선교 기승의 근본 원인 ●채 교수 해외선교는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고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 진입이라는 사회경제적 분위기에 편승했다고 볼 수 있다.90년대 이후 성장이 지체된 한국 교회가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아나섰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의 선교를 받았던 피선교지 한국 교회들의 ‘빚진 복음을 더 전해야 한다.’는 일종의 ‘복음 부채의식’이 세계에서 두 번째의 선교강국으로 치달았고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졌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야말로 인간의 보편적 가치에 바탕을 두어야 하는데 굳이 현지에 가서 교회를 짓고 복음을 뿌리는 우월감 내지는 선민의식에 대한 반성이 없었던 점이 유감스럽다. ●류 위원 솔직히 1970년대 이전까지는 해외선교에 대한 생각조차 없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군사문화와 경제적 논리가 보수 주류 교회의 입장과 상통했다. 한국 경제가 상승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의 교세도 수직상승했고 그 여세를 몰아 해외로 퍼져나간 것이다. 그때 우리 교회들의 심각한 자기성찰이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론적 기반 없이 상승세만 좇다 보니 성수대교 붕괴처럼 지금 와서 교회도 무너지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마이너스 성장의 위기를 맞는 것은 경제의 거품이 빠지는 것과 비슷하다. 교회의 세가 약해지는 것을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교회가 바른길로 갈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채 교수 성서 안에는 이질적이고 상반되는 입장의 이야기가 공존한다. 구약을 보면 타 민족·문화에 대한 배타적·공격적 입장과 타 문화를 수용하는 공생적 선교모델이 모두 들어 있다. 신약도 마찬가지다. 우리 보수 교파에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이 아니라 이름을 알게 하고 신앙고백하는 것을 복음전파로 보고 있다. 이 단순한 복음의 포괄성이야말로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을 교조적으로 축소하는 오류를 범한다. 예수님의 보편적인 사랑, 즉 인간평등과 자유실현이란 가치의 존중을 선교의 완성으로 보는 시각이 존중돼야 한다. ●류 위원 한국 교회들의 성경 해석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마태복음의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예수의 절대적 선교 명령을 따르면 결국 교리적 선교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사도 바울이 제자 디모데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는 강력한 말을 했다고 하지만 정말 예수와 사도 바울 당대에 그렇게 말을 했는지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신학적 과제가 주어졌다. # 단기선교를 포함한 해외봉사와 NGO활동 어떻게 봐야 하나 ●채 교수 기본적으로 해외에서의 NGO 활동은 적극 권장해야 한다. 세계 각국의 인권단체를 포함해 많은 NGO들이 보편적 가치에 충실한 운동을 해왔고 진행중이다. 다만 단기선교의 효과는 신뢰할 수 없다. 단기선교에 나서는 교회측이나 목회자·선교사·신도들 입장에선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지에서 얼마나 진정한 의미의 선교를 할 수 있고 선교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단기선교보다는 충분한 사전준비와 현지 사정을 숙지한 중장기 선교나 현지 교회, 주민들과 협력체제를 갖춘 자립선교로 나아가야 한다. ●류 위원 순수한 의미의 해외봉사 NGO 활동은 문제되지 않지만 비기독교권에서의 기독교단체 활동은 문제의 여지가 많다. 한국 개신교의 80%가 보수적 교리주의를 따르고 있는 형편에서 순수 봉사를 기대하긴 어렵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선교를 안 하고 봉사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기독교인의 직무유기다. 봉사의 순수성과 열정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도외시한 채 무리하게 행동으로 옮긴다면 문화적 폭력과 무엇이 다를까. 기독교 NGO와 해외봉사단체는 상대방이 환영하면 어디든 가야 하지만 원치 않으면 참고 기다려야 한다. # 아프간·파키스탄 등 위험지역 선교금지 파장 ●채 교수 탈레반의 민간인 납치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이번 사태는 탈레반이 종전 계속해온 납치극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인데도 종교적 색채가 너무 많이 부각된 감이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누적돼온 반기독교 정서가 이번 사태로 집중됐다고 할 수 있다. 탈레반 측에서 한국 개신교 활동 금지는 충분히 내놓을 수 있는 협상 제안이었고 우리 정부의 입장에서도 취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석방과정에서 몸값 논란이 있긴 했지만 정부 입장에서야 자국민 구출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류 위원 선교금지에 관한 한 한국 주류 개신교들이 맞닥뜨린 정체성의 핵심사안이란 점에서 섭섭함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식의 합의가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는 게 교계의 입장인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종교침해로 볼 것이 아니라 긍정적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해외선교와 관련해 참된 성경해석 논의를 차분히 진행시켜야 한다. # 개선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채 교수 거듭 말하지만 선교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 중요하다.16∼19세기의 유럽·미국식 선교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교를 위장한 사업이나 지나친 식민지 의식에 대한 수정작업도 따라야 한다. 우리 교회들의 선교가 대부분 국내 교파를 그대로 옮겨간 교파이식 형태에 치우쳐 갈등을 증폭시켰다고 할 수 있다. 선교사 교육수준과 해외선교 비용도 문제다. 개신교회들의 활동을 상호 조정하면서 선교사 교육이며 현지 자립 프로젝트와 관련한 정보교환을 담당하는 해외선교봉사국 같은 기구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류 위원 보수적 한국 주류 개신교 입장에서 볼 때 뼈를 깎는 반성은 사실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위험지역에서의 성급한 행동의 반성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선 교회와 신도들의 의식을 깨우려는 진보적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역할이 크다. kimus@seoul.co.kr
  •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탈레반,미안함 없어”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 기자는 30일 열 네번째 편지를 보내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숨진 두명의 한국인 피랍자까지 안전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전했다.”면서 “그러나 탈레반은 희생자에 대해 전혀 미안한 감정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앞으로 외국인 피랍 사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아프간 정부는 경찰력을 늘리기는 하겠지만 피랍 사건을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미온적인 반응만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현지 신문들의 톱 기사는 ‘두명의 희생자까지 살아 왔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탈레반 대변인인 아마디에게 19명은 풀렸지만 2명은 죽였으므로 희생자에게 미안하지 않냐고 물어 보았는데요. 그는 “한국과 아프간 정부가 협상 시한을 넘겼기 때문에 죽인 것이므로 오히려 아프간 정부와 한국에 책임이 있다.”면서 “그들을 희생자로 고른 것은 남자이자 기독교 선교단의 우두머리였기 때문이므로 미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현지서는 이번 한국인 인질 사건이 일단락됨에 따라 탈레반의 ‘납치 비즈니스’에 대한 향후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프간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통해 탈레반이 인질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외국인을 납치하는 것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대변인은 “국가적으로 외국인 납치를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지만 탈레반에서 보내는 전사는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이므로 막기 힘들다.”면서 “레스토랑이나 외국인 거주지역까지 납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외국인 납치를 막기 위해 경찰력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아프간 정부는 피랍자들이 먼저 정부에 알렸다면 피해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프간 봉사자들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다는데요. 많은 기독교 봉사자들이 아프간에서 일하고 있지만 솔직히 현지인들은 그들이 기독교인인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단지 일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만 드러내고 반대하고 있는 거죠. 현지인들은 기독교 봉사자들이 자신들에게 개종을 요구하거나 기독교 가르침을 전파하도록 강요하지 않으므로 관심이 없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아프간은 한국의 민간인과 군인이 모두 철수한다는 협상 조건에 매우 슬퍼하고 있답니다. 한국인들이 철수하면 많은 실업자들이 생길 겁니다. 카불 대학 교수인 세이드 마소드 교수는 “실업률이 올라가고 경제 발전의 동력이 줄어들어 정부와 민간인 모두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피랍자 추가 석방] ‘선교마케팅’ 개선을

    [피랍자 추가 석방] ‘선교마케팅’ 개선을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선교봉사단 피랍사태가 28일 밤 극적인 협상타결로 해결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공포와 불안의 41일이 남긴 충격과 슬픔은 단비처럼 날아든 협상타결 소식의 기쁨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이번 사태는 한국 정부는 물론 언론과 기독교계, 그리고 시민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 서울신문은 테러문제 전문가인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장과 이슬람 전문가인 이원삼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 소장파 신학자로 한국 개신교의 성찰과 전환을 촉구해 온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장을 초청해 좌담을 가졌다. 사회는 이석우 서울신문 국제부장이 맡았다. ●사회 피랍자 석방에 합의를 이뤘지만 테러집단과의 타협이란 선례를 남김으로써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최진태 소장 테러조직과의 협상은 하지 않는다는 게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암묵적 합의다. 일단 테러조직에 양보를 하면 또 다른 테러를 불러온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탈레반과 협상을 하면서 ‘협상’ 대신 ‘접촉’‘대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동시에 정부는 피랍자들의 안전과 무사 귀환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김선일씨 사건에 대한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한 탓이다. 다만 탈레반과의 대면접촉이 첫번째 희생자가 난 뒤에야 이뤄진 것은 유감이다. 탈레반의 요구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이번 협상이 제2, 제3의 테러를 부를 것인지는 좀더 두고 볼 문제다. ●이원삼 교수 정부가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있다. 테러단체와 협상·거래를 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보여준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도 좋다. 어차피 테러에 대한 대응은 국제적 룰이 정해진 게 없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게 최선이다. 미국도 자국민이 납치됐을 때 협상한 전례도 있다. ●김진호 소장 사실 이번 사태가 빚어진 데는 한국의 비정부기구(NGO) 활동이나 선교가 국제적 공신력을 갖지 못했다는 점도 작용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선교 마케팅’으로 불리는 한국 기독교의 공격적 선교행태다. 국내적 필요를 위해 국제적 선교를 활용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피랍사태 초기 전세계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것에는 이같은 한국 개신교의 선교행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 여론이 작용했다. ●사회 정부가 아프간 현지에서 기독교 선교활동 금지를 약속했는데 실현가능할까. ●김 소장 아랍지역 선교는 상당히 위축될 것이다. 국가의 지침에 자발적으로 순응해서라기보다 이것을 어기면 ‘법인’으로서 활동하는 데 여러 가지 불이익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조치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개신교의 선교가 문제점을 안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교란 국가가 나서서 ‘하라 마라’ 할 영역은 아니다. 과연 지금의 한국 선교가 국제평화와 현지인들의 행복을 위해 필수적인지 성찰은 물론 필요하다. ●최 소장 피랍자들이 전적으로 개신교 봉사단체 소속이었기 때문에 납치단체의 표적이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1968년부터 2006년까지 테러를 1회 이상 겪은 국가가 189개 국가다. 그만큼 테러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 단체든 순수 NGO든 테러에 노출되지 않는 최선의 방책은 테러 다발지역에 가지 않는 것이다. 불가피할 경우 안전대책을 충분히 강구해야 한다. 다만 한국 개신교의 공격적인 선교방식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수요자 입장을 고려한 봉사가 아니라 공급자 관점에 따른 접근이 반발을 불러온 측면이 크다. ●사회 개신교계 내부에 자성의 움직임은 있나. ●김 소장 한국 교계에 특별한 선교적 성찰이 있을 것 같진 않다. 사회적 시각은 극도로 부정적이지만 분당 샘물교회의 교인이 피랍사태 이후 늘어난 것에서 알 수 있듯 해외 선교를 주도하는 교회의 교세는 위축되지 않고 있다. 이른바 ‘선교 마케팅’이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선교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한국 교회가 해외 선교를 본격화한 시기가 국내에서 교세 팽창이 벽에 부딪친 1980년대 이후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 개신교의 선교 활동은 한국 교회가 겪고 있는 내적 위기를 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이 교수 사실 이슬람권에도 성당과 교회는 다 있다. 오래전부터 유대교·가톨릭이 공존해 왔다. 문제는 한국 개신교가 이슬람 지역에 나가 선교를 하면서 필요 없는 적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선교를 하려면 현지의 언어와 문화를 알고 가야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열정만 갖고 무작정 간다. 이 때문에 호의를 갖고 가지만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슬림에겐 이슬람교가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생활이고 관습이며 모든 규범의 지배원리다. 이들에게 개종을 하라는 건 삶의 방식을 포기하라는 것, 한마디로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유럽의 기독교 역시 이슬람권 선교를 한다. 하지만 이들의 선교는 대를 이은 선교다. 관습과 언어, 심지어 사투리까지 익히고 그들의 삶에 철저히 녹아든다. 우리처럼 단기코스가 아니다. ●김 소장 단기 선교의 문제를 지적하자면, 이번에 피랍된 사람들도 열흘짜리 선교팀이다.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려면 안전에 대한 자기 감수성이 있어야 하고 현지인과 의사 소통할 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의 단기 선교는 일종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위험한 곳에 보내 선교를 시킴으로써 교회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목회자들 역시 선교팀을 이끌고 위험 지역을 다녀오면 ‘차세대 주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현지인과 대화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교회가 구조적으로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선교를 주도하는 보수 기독교단이 이같은 현실을 성찰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회의적이다. ●이 교수 이슬람교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문제다. 사실 아프간의 상황 악화는 종교 문제와는 무관하다. 소련과의 10년 전쟁에 뒤이은 10년 내전,9·11 이후 또 전쟁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3분의1이 난민이다. 사실 인류 역사상 종교전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를 빌려 전쟁을 벌였을 뿐이다. 중동 지역은 15세기까지만 해도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가 훌륭하게 공존했다. 자기 종교를 지키면서도 다종교·다문화사회 이룬 것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건국 이후 정치적 문제에 석유 확보 문제가 겹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무슬림들도 생존 차원에서 범죄를 저지른다. 심지어 집권 시절 양귀비 재배를 엄금했던 탈레반이 양귀비를 키운다. 이런 것들을 정당화하려면 종교로 포장하는 수밖에 없다. 종교를 자기 정당화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거기에 선교하러 가는 사람들이 사안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 들어가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들어가려면 ‘종교’가 아니라 ‘전쟁의 속성’이 무엇인지를 알고 들어가야 한다. ●사회 우리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과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 소장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테러단체 입장에서 보면 협박만 가지고 요구 사항을 관철시킬 수 있다면 절대 인질을 죽이지 않는다. 협박이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순간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협박이 효과를 거두려고 한다. 두 사람이 희생을 당했는데 정부가 노력했더라도 막기 어려웠다. ●이 교수 정부 대응은 신속했고 적극적이었다. 그것을 탈레반이 인정했기 때문에 그나마 희생을 줄였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정부가 관심 갖고 정비해야 할 게 있다. 사태 초기 아프간 정부의 채널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는 적대적 관계인데 그쪽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었겠는가. 아프간 정부 채널이 벽에 부딪치자 민간단체와 이슬람 단체의 영향력을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들과의 인적 교류 네트워크를 갖지 못한 정부로선 한계가 명확했다. 무엇보다 현지 전문가가 없었다. ●김 소장 이번 사건이나 김선일 사건에서 느낀 것은 우리 정부 관료들이 현지 한국인에 대한 세심한 관심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물론 국가와 관료들이 노력해도 쉽게 안 풀리는 문제들이 있다. 이럴 때 현지에 정착한 한국의 NGO나 기독교 활동가들이 현지인과의 교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문제는 기독교 선교사나 NGO 활동가들이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파고 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 소장 그동안 우리 정부의 외교가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은 지적돼야 한다. 중동과 제3세계에 대한 관심을 갖는 데는 지나치게 인색했다. 중동 등 지역 전문가들을 특별 관리하는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에도 김선일 사건 당시처럼 정부가 부족장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결과적으로 안이한 접근이었다. 지금까지 탈레반을 인정한 국가가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3개국뿐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부족장 채널보다는 탈레반을 인정하고 자금을 대준 주변국가들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했다. ●김 소장 전문가가 없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문제는 국가가 나서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인들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문제는 이번에 정부가 현지 NGO 활동가 철수와 선교활동 금지를 약속함으로써 현지에서 활동하는 건강한 민간 활동가들의 활동 여지마저 없애버린 점이다. 환부를 도려내려다 건강한 부위까지 다치게 만든 셈이다. ●사회 이번 사태가 해외파병 문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 소장 정치권 일부에서도 철군만 하면 한국인 테러 문제가 없어진다고 하는데 순진한 생각이다. 테러 피해를 입은 190여개 나라 가운데 해외 파병 국가가 얼마나 되나. 이번 피랍사건도 파병은 하나의 원인일 뿐 전부는 아니다. 사실 아프간과 이라크 모두 유엔 결의에 따라 군대를 보냈다.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방안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이 교수 개인적으로 해외 파병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테러가 파병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다만 우리처럼 미국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파병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도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중요한 것은 파병 대상국의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그들에게 우리의 파병 목적을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데, 우리가 아무리 비전투부대, 재건지원부대라고 해도 그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파병지와 주변국 정세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장병들의 안전만이 최선은 아니다. 군대를 보낼 때는 어차피 희생을 각오하고 보내는 것인데 그럴 바엔 국제정세를 고려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 점에서 이라크 자이툰부대가 쿠르드 지역으로 간 것은 실책이다. 실익을 챙기려고 했으면 정권을 쥔 시아파 지역으로 갔어야 했다. 또 어차피 보낼 수밖에 없다면 주먹구구식으로 부대를 편성해 보낼 게 아니라 상설적인 파병부대를 조직해 유엔의 요구시 병력을 보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김 소장 국가가 국익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많다. 하지만 군대를 분쟁지역에 보내는 것은 마지막 선택이어야 한다. 국제 평화를 위한 노력은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이번 피랍 사태에서도 드러나듯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 활동가들에게 자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위축 요인이다. ●최 소장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함으로써 국익의 규모도 커진다. 물론 현지인들에 대한 설득 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민사작전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 40여일에 걸친 대규모 피랍사태에서 얻을 교훈은 무엇일까. ●최 소장 테러가 우리와 무관한 남의 나라 일이 아니란 점을 실감하게 된 점이다. 이런 점에서 국가 차원의 대테러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한 때다. 연간 해외 출국자가 1100만명에 달하는 시대다. 그만큼 외국에서 테러에 노출될 개연성이 높아진 셈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 못지않게 개인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 해외 여행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나 교육지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 교수 우리 국민들은 이슬람 문화권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다. 정교일치 문제도 시간이 지날수록 대단히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깊은 연구가 없으면 이해가 불가능하다. 국내에 아랍어를 하는 사람이 수십명이나 되지만 그들의 종교·문화·법에 대해 아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문제는 개인들이 노력해 연구하고 학위를 받아도 취업이나 진급이 어렵다는 점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지역 전문가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 ●김 소장 국제정치가 갖고 있는 반(反)생명적인 속성이 여지없이 폭로됐다.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 기독교와 시민사회의 폭력적 에토스가 생생하게 드러났다. 이 모든 행태들의 뿌리엔 성공·성과 지향적 사고 방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일상화된 폭력·공격지향적 속성들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리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선교戰’이 사태불러

    ‘복음 전파야말로 예수의 가장 중요한 명령.’‘모든 족속으로 제자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많은 기독교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도와 선교는 의무이자 당위이다. 그런 만큼 ‘세계 두번째의 선교강국’‘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교열정’ 같은 말들은 한국 개신교 교회와 신자들에게는 큰 자부심이자 명예이다. 그러나 이같은 칭찬(?)은 한국 개신교의 고질을 가린 ‘아주 위험한 수사’임을 이번 피랍사태는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세계 기독교계가 주목하는 한국 교회의 ‘사상 유례없는 교세확장’과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선교열정’의 끝을 가리키는 증거가 된 셈이다. 한국 개신교 교회들이 앞다투어 해외선교에 나선 것은 80년대말 사회주의권 붕괴와 90년대 세계화의 흐름에 편승하면서부터. 북한에 대한 남한체제의 우월감에 더해 사회주의에 대한 승리를 기독교의 승리로 여기는, 이른바 ‘한국 기독교 선교의 정복주의적 경향’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28개국에 1만6616명 선교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한국교회가 파송한 해외 선교사는 228개국에 1만 6616명. 영국의 2배이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 무려 9000여명이 나가 있다.‘지구촌 어디에서도 한국 선교사가 없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다. 문제는 선교의 열정만 앞세운 각 교단과 교회의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는 ‘선교 무한경쟁’으로 인한 비극이다. 지난 4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선교활동 중이던 이모(42) 목사는 괴한들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2004년 4월에는 한국인 목사 7명이 선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라크에 들어갔다 무장세력에 납치되었다. 이번 사태만 해도 정부가 탈레반이 수감 동료 석방을 위해 한국인 납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아프간 입국을 막으려 했으나 결국 소송불사로 맞선 봉사단원들이 참극을 맞은 것이다. 교계에서 선교사를 얼마나 위험한 곳에 많이 파견했는지가 교회와 신자들의 ‘독실한 신앙심’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통한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위험지 파견정도가 신앙심 척도 해외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그나마 활동 영역과 내용이 비교적 잘 파악되고 있는 편. 이에 비해 개별 교회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봉사 명분의 ‘단기선교’는 그 실태조차 집계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들의 선교가 거리낌없이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선교’로 치우칠 수밖에 없고 위험성도 그만큼 커지는 이유이다. 이번 피랍된 샘물교회 봉사단원이 출국전 ‘유서를 써놓았다.’는 이야기도 그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번 탈레반 납치단체도 인질 석방 협상과정에서 “분당샘물교회 단원들이 무슬림을 개종시키려는 선교단체임을 알고 있다.”고 살해협박을 거듭했다. 이처럼 해외선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교회들은 선교를 놓고 ‘전도’보다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교리에 충실한 인도주의적 봉사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순수한 봉사활동까지 선교와 전도로 보는 데 대해 크게 반발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인질 석방결정 직후 “인질 석방을 위한 합의사항 중 아프간 선교중지의 큰 뜻을 존중, 정부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기본적으로 선교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는 것도 그같은 이유에서다. 개신교 교회들은 이번 피랍사태 이후 잇따랐던 이슬람권을 비롯한 위험지역에서의 해외선교, 특히 ‘공격적 선교’에 대한 비판과 정부 당국의 법적 조치로 일단 해외선교를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KNCC 등 양대 교단연합체와 세계선교협의회(KWMA)가 30일 오전 한기총 회의실에서 아프간 사태 이후의 한국교회의 역할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갖는 것도 같은 맥락. 그러나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그동안 교단 연합체와는 별도로 움직여 왔고 해외선교와 봉사활동에 대한 한기총과 KNCC, 선교단체의 입장 차가 적지 않은 현실. 해외선교와 봉사를 일괄적으로 통제하거나 아우르는 대책 마련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평판TV “잘나가네”

    평판TV “잘나가네”

    삼성전자가 전 세계 TV시장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지존’ 자리를 굳혔다. 와인잔 TV로 더 유명한 ‘보르도’는 전 세계 판매량이 500만대를 넘어서 경사가 겹쳤다.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에 강한 LG전자는 신제품 ‘엑스캔버스 엔터테이너’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20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 TV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17.5%를 기록했다.LG전자(10.1%), 소니(9.7%), 필립스(8.5%), 파나소닉(8.1%) 등 뒤따르는 주자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수량 기준으로도 삼성(13.1%)은 LG전자(11.8%), 필립스(8.0%), 소니(5.7%) 등을 따돌렸다. 이로써 삼성은 ▲전체 TV ▲액정표시장치(LCD) TV ▲LCD와 PDP를 합한 평판 TV ▲프로젝션 TV에서 각각 1등을 차지하며 4관왕에 등극했다. 여기에는 간판 LCD 제품 보르도의 공이 컸다. 지난해 4월 첫 선을 보인 보르도는 지난 18일 현재 전 세계에서 520만대(2006년형 360만대+2007년형 160만대)가 팔렸다. 특히 2007년형은 출시 석 달만에 100만대를 돌파하며 밀리언셀러에 올랐다.2006년형이 6개월 걸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LG전자의 PDP TV 신제품 엔터테이너는 이름 그대로 ‘즐기기’(엔터테인먼트) 기능이 크게 강화됐다. 게임 모드를 새로 적용해 장시간 게임에도 눈의 피로감을 줄였다. 신규 개발한 패널(X4Plus)을 달아 밝기와 명암비도 개선했다. PDP TV의 단점인 전기요금 문제도 보완했다. 스포츠·드라마 등 5가지 유형별로 전력 모드를 세분화, 전기요금 절약 효과를 유도한 것이다. 최대 40%의 절전 효과가 있다는 게 LG측의 설명이다.TV의 대형화 추세를 감안, 신제품 6개종 가운데 5개를 127㎝(50인치) 이상으로 내놓았다. 공격적인 시장 공략 의지가 엿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어떻게 지내십니까] 베트남에 5년 억류 이대용 前 주월공사

    [어떻게 지내십니까] 베트남에 5년 억류 이대용 前 주월공사

    한국인 23명을 납치한 탈레반 세력의 인질극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미 2명이 희생된 가운데 여성 피랍자 일부가 가까스로 풀려났으나, 나머지 인질의 석방은 아직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온국민이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낭보가 들려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가운데 이대용(83) 전 주월공사를 만났다. 그는 월남 패망 후 공산 베트남 정권에 만 5년간 억류됐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제3국에서의 ‘최장기 인질’이었다. 그로부터 아프간 인질들을 구해 낼 묘책과 근황을 들어봤다. ●“그들도 탈레반이었다.” 월남이 사실상 패망한 1975년 4월30일. 이 주월 경제공사는 운명처럼 대사관 직원과 교민을 본국으로 안전 귀환시키는 철수 본부장직을 맡게 됐다. 김영관 당시 주베트남 대사 등 대부분의 공관원과 교민들이 이미 사이공을 떠난 뒤였다. 사이공 공항까지 북베트남군의 포격을 받는 위기일발 상황이었다. 한 명이라도 더 안전하게 귀국시키려 안간힘을 쓰다 베트남 정보공작특별경찰조직인 안녕내정국에 체포됐다. 그는 “생각해 보니 그들은 아프간에서 무고한 외국인들을 납치·감금하는 탈레반과 다름 없었다.”고 회상했다. 치화 형무소에 수감된 그에게 외교관의 치외법권을 규정한 빈협정은 한낱 휴지조각이었다.1평도 안되는 독방에서 10개월 동안 햇빛 한번 못 보고 지낼 때도 있었다. 체중이 78㎏에서 42㎏으로 줄어들 정도로 참기 어려운 고통에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대목에서 이 전 공사는 “아프간 한인 인질들이 기습적으로 납치되는 바람에 충격이 클 것”이라면서 “국가가 구출할 것이라고 믿고 침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말 견디기 어려운 건 목숨을 담보로 끊임없이 강요하는 사상전향 요구였다. 그는 공산 베트남 측의 ‘가이따우’(인간개조) 공작에 꿋꿋이 버텼다.‘극한 상황에서 강요에 의한 거짓 전향은 무죄’임을 나중에야 알았다. 물론 이를 알았더라도 전향서를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납치세력들로부터 이슬람교로 개종 압박을 받고 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한인 피랍자들에게 이렇게 충고했다.“개종하는 척이라도 하며, 생명을 보전하는 게 우선”이라고. 이 전 공사와 서병호·안희완 두 영사가 억류되자 본국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정보부와 외교 공관망을 총동원해 석방교섭을 펴도록 독려했다. 하지만 베트남과 외교관계가 단절된 데다 냉전하의 남북관계가 큰 걸림돌이 됐다. 북한 김일성 주석이 베트남 통일후 ‘남조선 해방´을 부르짖고 있는 가운데 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휘하는 노동당 제3호 청사가 북송 공작에 뛰어든 것이다. ●석방 교섭, 그때와 지금 78년 인도 뉴델리에서 남북한과 베트남간 비밀 3자회담이 열렸지만, 돌파구는 열리지 않았다. 북한이 이 전 공사 등의 북송을 최대치 목표로, 여의치 않으면 남한내 수감 간첩과의 교환을 추진하려 한 까닭이었다. 이 전 공사는 “탈레반이 피랍자와 탈레반 죄수들을 맞교환하려는 것과 너무 유사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당시 북측은 “중남미 테러세력들도 자국내 미 외교관들을 인질로 잡고 수감중인 도시게릴라들과 맞교환을 요구한다.”고 억지 사례를 들었다.“국제법의 보호를 받는 외교관과 간첩을 바꾸는 건 어불성설”이란 남측 주장에 대한 대응이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금언과 함께 석방의 전기는 왔다. 베트남이 미제 및 소련제 무기 등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캄보디아를 침공하자 위협을 느낀 중국이 견제에 나서면서다. 중국과 입장을 같이한 북한도 베트남에 캄보디아 철수를 요구하며 틈이 벌어졌다. 이때 한국정부는 거상 아이젠버그를 활용해 석방교섭을 성공시켰다. 그는 베트남의 외자유치를 도우며 커미션을 챙기던 유대계 미국인이었다. 물론 이는 이 공사가 생지옥 같은 긴 수감생활을 견뎠기에 가능했다. 그 이면에는 끊임없이 비밀 루트를 개척해 억류 외교관들과 접촉선을 유지하려 한 한국정부의 노력도 주효했다. 부패한 베트남 관리들을 구워삶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을 일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그는 탈레반과의 공식 접촉 못지않게 다양한 비공식 통로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아프간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사우디 등의 이슬람기구와 단체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장사꾼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베트남에도 현지 공장이 있는 한 기업체의 이사로 있다.(주)선진의 장학재단 고문격으로 일선에선 한발 비켜나 있다. 그는 베트남식 개혁·개방 노선인 도이모이 정책과 관련,“86년 제6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웬반린이 서기장으로 취임하면서 반세기 동안 외세 배격을 부르짖던 원로급들을 예우하면서 은퇴시킨 것은 사실상의 쿠데타”라고도 했다. 반면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해선 얼마간 비관적 전망을 했다.“주체사상을 포기, 개혁·개방하면 체제가 무너질 판인데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북한의 웬반린’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그는 누구인가 1925년 황해도 금천에서 태어난 이대용 전 주월 공사는 고향의 인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하지만 김구 선생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동으로 몰리자 목숨을 걸고 월남했다. 이후 육사 7기로 임관한 뒤 한국전쟁을 맞아 몇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 유엔군 참전으로 북진이 시작된 이후엔 압록강에 맨 먼저 손을 담근 제6사단 7연대 1중대장으로 활약했다. 63년 주베트남 대사관 무관으로 파견되면서 베트남과의 굴곡 많은 인연이 시작된다. 소장으로 예편한 그는 67년 베트남 대선서 미 육군지휘참모대학에서 함께 수학한 웬 반 티우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그 이듬해부터 주베트남 대사관 정무공사로 4년간 근무한 것이다.73년 다시 주베트남대사관 부공관장격인 경제공사로 부임해 베트남과의 질긴 인연을 확인했지만,75년 베트남이 공산화된 직후 체포돼 사이공의 치화형무소에서 5년간 옥고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특별경찰과 사이공의 북한대사관 정보원들에 의해 전향과 귀순을 강요받았으나 끝내 거부했다. 이때 나중에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유명해진 박영수 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국장과도 악연을 맺었다. 박 전 부국장은 억류 중인 그에게 투항을 강요했던 북한 대사관의 정보원이었다. 80년 4월12일 베트남서 풀려난 이 전 공사는 화재보험협회 이사장과 생명보험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99∼2003년 육사총동창회장과 명예회장을 역임했다.96년 한·베트남친선협회 회장을 맡아 베트남과 이어진 악연의 고리를 끊었다. ■즈엉 찐 특 前 주한 베트남 대사와의 인연 이대용 전 주월공사가 베트남 억류 후유증을 털어내고 있던 2002년 초 어느 날. 생지옥 같았던 수감생활의 악몽을 되살릴 일이 생겼다. 그를 치화 형무소로 밀어넣은 장본인 중의 한 명이 서울에 온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주한 베트남 대사로. 즈엉 찐 특 제3대 주한 대사.1975년 월남 패망 당시 베트남의 특별경찰조직인 안녕내정국 요원으로서 이 공사를 신문했던 인물이었다. 이 전 공사는 한국말이 능통하고 얼굴이 유난히 하얀 그를 ‘튀기’라는 별명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 전 공사는 걸핏하면 “총살하겠다.”고 위협하던 그를 떠올리며 몸서리쳤다.“만나면 죽이고 싶다.”는 게 당시의 솔직한 심경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특 대사가 이 전 공사가 회장을 역임했던 서울남서로타리클럽의 조찬특강 연사로 나오면서 극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27년 만에 만난 이 전 공사에게 특 대사는 “(신문을 받을 때)‘국제관계에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고 하셨는데, 참으로 선견지명이었다.”고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이미 한-베트남 관계가 북한-베트남 관계보다 더 밀접하게 됐으므로 원한을 누그러뜨리려는 공치사만은 아니었다. 이 전 공사도 “양국이 철천지 원수였던 당시 각자 자기 나라를 위해 충성했을 뿐, 개인적 원한은 없었던 게 아닌가.”라고 화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평생지기처럼 지내며 서로를 돕는 사이가 되었다. 구본영 논설위원
  • [아프간 사태 23일째] 아마디 “UCC 못봤다”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기자는 9일 보낸 세 번째 편지에서 “이날 시작된 아프간과 파키스탄 부족 회의인 ‘평화 지르가(peace jirga)’에서는 한국인 피랍자 문제보다는 국경선으로 양분돼 살아가는 파슈툰족의 내부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프간에서는 각 지역대표 350명이 모두 참석한 반면 파키스탄 대표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오늘 탈레반의 대변인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와의 통화는 한국인 피랍자의 가족들이 만들었다는 동영상을 보았냐는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런 동영상을 본 적이 없다.”고 간결하게 답했습니다. 한국인 피랍자들에게 이슬람교로의 개종을 강요했다는 한 외신 보도에 대해서는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신념에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아프간-미국 정상회담 이후 줄곧 말하는 것처럼 “미국과 아프간이 자신들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하더군요. 이에 대해 미국대사관에 입장을 물어보았지만 답변을 거부당했습니다. 평화 지르가에 대해서는 현지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했지만 한국 피랍자에 대한 소식은 없었습니다. 평화 지르가는 카르자이 대통령의 개식사로 현지시간 오전 11시10분(한국시간 오후 3시40분)에 시작됐습니다. 회의에는 파키스탄의 무샤라프 대통령을 포함한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았지만 샤우카트 아지즈 파키스탄 총리는 참석했습니다. 아프간 측에서는 각 지역대표 350명이 모두 참석한 데 반해 파키스탄 대표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더군요. 솔직히 현지에서 이번 지르가는 한국인 피랍자 문제 보다는 아프간-파키스탄 양국간의 첫 지르가라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국경선인 ‘두런드 선(Durand Line)’을 기준으로 국경 근처에 나뉘어 살고 있는 파슈툰 족이 서로 만나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셈이죠. 하지만 탈레반이 미국이 주도한 지르가라면서 반대함에 따라 이번 지르가가 한국인 피랍자의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현지인들은 피랍당한 한국인들에 대해 이 곳에 봉사를 와 아프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인 만큼 순수하고 좋은 사람들일 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인질 구출에 관심을 잃은 것은 아니냐고 말하더군요. 따라서 아프간 정부도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라구요.
  • [아프간 사태 장기화 국면] “인질들에게 이슬람 개종 권유”

    한국인 인질사태 20일째인 7일 국제사회는 탈레반 움직임에 종일 숨을 죽였다. 미국과 아프간 정상회담이 테러에 대한 강경론만 재확인했을 뿐, 적어도 겉으로는 어느 누구에게도 실마리를 주지 못한 채 끝나서다. 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하겠다던 탈레반이 혹시 극단적인 수순을 밟지는 않을까에 온통 관심이 쏠린 하루였다.그러나 탈레반이 여성 인질과 여성 수감자 1대1 맞교환 카드를 꺼내든 점은 실낱같은 희망을 낳았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지도부에서 새로운 결정을 내렸다.”며 강경 일변도에서 벗어난 듯한 자세를 보여 인질문제가 쉽게 풀릴 단서라는 성급한 추측도 나왔다. 같은 탈레반의 제스처는 이슬람 내부에서조차 많은 여성들을 장기간 억류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난이 갈수록 거세지는 등 각계에서 국제적인 공동노력을 촉구하는 데 따른 부담감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상원의원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한국이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함께 아프간 재건사업에 큰 몫을 하고 있다.”면서 인질들의 무사귀환을 빌었다. 이날 유엔본부 앞 하마슐트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는 뉴욕과 뉴저지 한인회 등 10여개 동포단체와 힐러리 의원실 관계자, 유대인 단체인 JCRC의 마이클 밀러 회장 등이 참석해 한국인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관심을 촉구했다. 세계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퍼스트(Human Rights First)도 “지구촌 모든 구성원들이 탈레반의 인명경시를 비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일부터 11일까지 카불에서 열리는 ‘평화 지르가’도 희망을 부풀렸다. 여기에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부족 지도자, 정치인, 관료 등 700여명이 참석해 인질 석방노력을 통한 평화정착 방안을 논의한다. 탈레반이 비교적 조용한 것은 무시하기 힘든 이들의 움직임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뒤따랐다.반면 미군 주축의 연합군이 연일 탈레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무장헬기와 대포로 중무장한 파키스탄군이 7일 아프간 접경지역 인근의 부족 자치지역 내에 있는 저항 세력의 은신처를 파괴했다고 파키스탄군 대변인이 밝혀 이번 공격의 불똥이 인질 사태로 튈까 하는 우려를 키웠다. 또 익명의 탈레반 지휘관은 로이터 통신에 “인질들에게 감자와 비스킷과 차, 쌀, 과일, 음료 등 필요한 음식을 모두 주고 있다.”면서 “인질들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할 것을 거듭 권했다.”고 밝혀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들을 회유하고 있음을 드러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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