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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돈’ 소급과세 쟁점화

    불법 정치자금을 소급 과세하는 문제가 새로운 정치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미 형사처벌까지 받고 돈을 몰수·추징당했더라도 제척기간(일종의 과세시효 개념)이 남았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요지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세법개정안 검토보고서가 14일 나오자 정치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조세특례제한법 중 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의 내용대로 통과될 경우 수사 또는 재판 계류중인 정치인은 물론 과거 처벌이 끝난 정치인도 거액의 증여세 또는 소득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검은 돈’을 소급 과세하는 방안을 놓고는 그동안 과세당국과 시민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재정경제부는 내년 이후부터 증여세를 부과하되, 몰수·추징되면 비과세하고 이미 내려진 과세처분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불법 이득은 반드시 세금을 추징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법인의 경우 영수증 처리한 2억원 한도까지만 합법성을 인정해 조세특례제한법상 증여세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다. 따라서 한도를 넘은 돈은 불법자금이고 과세원칙에 따라 증여세(10∼50%) 또는 소득세(9∼36%)의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결국 보고서는 시민단체쪽의 손을 들어줬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한규 재경위 전문위원은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된 비난과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국회가 과거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과세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주장을 입법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불법 정치자금은 몰수·추징과 별도로 세금을 매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례도 동원됐다. 소급 기한과 관련해서 보고서는 증여세 부과 제척기간(15년 또는 10년), 과세 제척기간의 최소 기간(5년), 정치자금법상 공소시효(3년) 등 3가지 안을 제시했다. 금주 후반부터 세법개정안 심의에 들어가는 국회 재경위 소속 의원들이 과연 이 법안을 어떻게 다룰지가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정치권 전체를 혼란과 긴장 속으로 몰아넣을 입법안이 통과되겠느냐는 회의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민 여론을 무시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사립학교법 개정 논란

    사립학교법 개정 논란

    열린우리당이 내놓은 교육관계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은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기구화’와 초중등교육법 및 고등교육법 개정안의 ‘교사·학부모회 법제화’로 압축되고 있다. 사학측은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를 강화하고, 교사·학부모회를 법제화하면 건학이념이 훼손되거나 학교법인의 경영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경련도 같은 이유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사학법의 개정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사학측의 주장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반박한다. 개정안대로 학운위가 이사의 3분의1을 추천해도 여전히 이사 3분의2의 추천권은 사학측이 갖고 있어 의결권 행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교사·학부모회가 법정기구가 되더라도 학운위의 하위 기구로 별개의 권한이 부여되지 않으며 학교별로 구성과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만큼 재단이 크게 우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학운위 심의기구화로 재단 독선 견제 현행 자문기구 성격으로도 구성원의 참여가 충분히 보장된다는 사학측의 주장과 달리 대부분의 학교운영위원회는 재단의 견제로 무력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 학운위의 5%만 역할을 하는 현실에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일선 교사들은 지적한다. 서울 A학교법인의 학운위는 2001년 이후 명칭만 있을 뿐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실상의 ‘껍데기’기구다. 이 학교 교사가 보내온 학운위 실태 자료에 따르면 매달 한 차례씩 열리는 학운위 회의조차 교사·학부모 대표가 모여 학교 관계자와 차를 마시는 간담회 수준이다. 학교측은 학운위의 공개가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교사들의 회의 참관도 거부하고 있다. 학운위 구성은 그야말로 입맛대로. 학교측을 대변하는 교사와 내정된 학부모만 위촉됐다. 교원위원 선거에서 뽑힌 교사조차 임명되지 못했다. 학교측이 ‘선거로 2배수 추천, 학교장이 위촉’이라는 규정을 들어 자의적으로 임명하기 때문이다.B교사는 “재단에 ‘찍힌’ 교사들의 학운위 진출을 막기 위해 부장 교사들이 전화로 사전 선거운동을 하거나 학교측에 내정되지 않은 학부모들의 입후보를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일선 교사들은 기존 자문기구의 성격으로는 학운위의 취지도 살릴 수 없고 파행적 운영을 벗어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모범적인 학운위 운영 사례로 알려진 C학교측은 학운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 학교 관계자는 “교복과 졸업앨범 선정부터 급식 문제까지 투명하게 운영돼 의사결정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학운위원은 “교사와 학부모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고 학교 운영이 민주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 심의기구화가 돼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학운위를 통해 사립학교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상당 부분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박경량 사립학교개정법 국민운동본부 대표는 “사학은 국가를 대신해 공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다양한 구성원들의 참여로 투명한 운영이 당연히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도 “학운위가 심의 권한을 가져도 의결 권한이 없는 만큼 학운위 때문에 사학의 건학이념이 침해받는다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회와 학부모회의 법제화’ 교장들 반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교사회와 학부모회의 법제화’는 국·공립 교장들이 반발하는 부분이다. 이상진 한국국공립교장회 회장은 “교사회와 학부모회를 법제화하면 특정 집단이 학교를 지배하거나 투쟁기구가 될 수 있으며 학교장의 권한도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법제화가 학운위의 대표성을 강화하고 의견수렴을 활성화하는 취지라고 밝히고 있다. 교사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학운위가 학교내 의견수렴기구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완한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또 학교의 권한도 현재보다 강화된다고 설명한다. 교육부는 현재 단위학교의 자율운영체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이 갖고 있는 교과과정, 인사, 학사 권한 등을 단위학교에 대폭 위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학교장의 권한이 커지는 대신 교사회와 학부모회 등으로 구성된 학운위의 의견수렴 절차를 밟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교사들도 대립… 일선학교 뒤숭숭 “학교 재단들이 극단으로 가는 것 아닌가. 교사들의 생존 문제보다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걱정이다.”(학교 폐쇄가 결의된 서울 모 사립 중학교 교사)“반 아이들이 학교가 정말 문을 닫는냐고 선생님께 물었지만 ‘그런 일은 없으니 걱정말라.’고 했다.”(한 사립고 1학년 남학생) ●“재단 권위 견제 일선 목소리 반영” 일선 학교가 뒤숭숭하다. 학교 문을 닫겠다는 사학재단들의 결의에 교사들은 “설마 현실화되기야 하겠느냐.”면서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교사들은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권위적인 재단을 견제하고 일선 교사들의 목소리가 교육현장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반면 재단측과 교장 등 간부급 교사들은 “전교조 등 운동권 교사들에 의해 학교가 장악될 수 있다.”고 지적해 학교 구성원 사이에도 첨예한 인식의 차이를 나타냈다. 사학법인연합회 회장단에 들어 있는 A고교의 교사는 “사학법에 대해 교사들이 드러내놓고 학교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학교 폐쇄가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는 그리 많지 않다.”고 전했다.B사립고 교사는 “재단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폐쇄결의이고 결국 피해가 학생들한테 갈 텐데 어느 교사인들 찬성하겠느냐.”면서 “기득권을 빼앗기기 싫어 재단들이 반발하는 것일 뿐 상당수 사립고 교사들은 개정안의 취지에 동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립중학교 교사는 “솔직히 개정안이 통과돼도 군림하고 있는 현 재단을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사학재단들의 학교폐쇄 결정은 재단이 학교 건립을 ‘사회적 기여’가 아닌 ‘투자’로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학교장악 분열조장 우려” 반면 B사립고 교장은 “속이 들여다 보이는 것 아니냐. 전교조가 이사진을 장악해 실력 행사를 하고 갈등을 조장하면서 교육현장을 분열시키려는 것으로 순수한 의도가 아니다.”라고 정치적 논리에 무게를 뒀다. 또 다른 교장은 “설립자의 권한을 한번에 뺏아버리는 측면이 있어 반발하는 것”이라면서 “개정안대로라면 모든 학교들의 설립취지와 건학이념이 유명무실해지고 학교운영이 획일화될 수 있다.”고 반대했다. 관선이사가 파견된 사립고들은 폐쇄결의를 유보하거나 관망하는 분위기이다. 울산 H고는 최근 학교폐쇄를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다가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이사 11명 가운데 9명이 참여한 이사회에서는 폐쇄 여부를 놓고 장시간 토론을 벌였다. 토론에 참석한 이사는 “폐쇄결의는 관선이사의 권한을 넘어선 결정이라고 의견을 모아 표결없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역시 관선이사가 파견된 서울의 한 고교 교장도 “재단이 사태를 관망하고 있지만 이사들이 사학 폐쇄를 결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울산 강원식·서울 채수범 이재훈기자 kws@seoul.co.kr ■ 위헌 시비도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위헌론자들은 사학법 개정안이 사유재산을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합헌론자들은 교육의 공공성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의 제한은 있을 수 있다고 반박한다. 위헌론자들은 개방형 이사제를 대표적인 위헌 조항으로 꼽는다. 법인 이사회의 3분의1과 내부 감사 1명을 학교운영위원회 등이 추천토록하는 개정안은 사립학교의 사적자치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임원 선임권은 법인의 고유권한인데 이를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란 주장이다. 이시윤 변호사는 “현재 사립학교는 사단법인이 아니라 재산이 중심인 재단법인으로 재단법인의 모든 의사결정과 법률행위는 이사가 하고, 대내적 업무집행권과 대외적 대표권을 모두 이사가 갖는다.”면서 “개방형 이사회의 확대가 재단의 본질에 반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학운위가 학교 예산안을 심의하는 것도 위헌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학운위가 예산을 심의하는 것은 피고용인이 예산을 결정하겠다는 발상으로 이는 사학을 사유재산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공공재산으로 보는 것과 같다고 강조한다. 비리임원의 복귀요건 강화도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합헌론자들도 사립학교의 재산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처럼 공공성이 강조되는 부분은 일정 부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 제37조의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든다. 김진 변호사는 “사학은 분명 개인재산이 출연된 법인이지만 일반 기업과 달리 국민을 교육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해당돼 일정 부분 제한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개방형 이사제도 학운위가 이사의 3분의1을 추천해도 법인의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없는 만큼 위헌 소지는 적어진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사기업도 경영 투명성을 위해 사외이사를 받아들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합헌론자들은 대다수 사립학교의 재단전입금이 전체 예산의 5%에도 미치지 못해 정부의 재정보조와 학생 납입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서 사학재단이 재산권을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는 지적도 제기한다. 양삼승 변호사는 “헌법 37조에는 ‘공익을 위해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는 단서가 있다.”면서 “사학법이 제한하는 권리가 본질적인가라는 부분에 법리적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권형준 한양대 법대 교수는 “위헌 여부를 떠나 사학비리를 척결함과 동시에 재단이사회의 운영에 관한 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먼저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찬반론자 양쪽에 권고했다. 강충식 박경호기자 chungsik@seoul.co.kr
  • 현안처리 기간 29일뿐…국회 잘 굴러갈까

    국회가 파행 14일만에 정상화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파행 정국으로 인해 정기국회 일정이 지연돼 남은 일정은 겨우 29일뿐이지만 10일 현재 계류 중인 법안만 모두 604건이다. 단순 셈법으로도 29일 동안 상임위별로 37건의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여기에 파행 정국으로 의사 일정을 둘러싼 여야의 협상과정과 법정 공휴일을 제외하면 법안을 읽기만도 빽빽한 일정이다. 게다가 여권이 추진하는 4대 입법이나 ‘한국형 뉴딜’ 정책을 놓고 한나라당과 첨예한 충돌이 예상된다. 그래서 12월2일까지 마쳐야 하는 예산 심의는 부실하게 처리되거나 시한을 넘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많다. 더구나 통합재정 기준 208조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서는 예산 규모나 244조 2000억원으로 늘어날 국가채무 등을 감안하면 내년 예산안은 치밀한 심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어서 파행 정국 후유증은 커질 전망이다. ●4대 입법 마찰 불가피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안 처리를 보류하고 민생법안부터 다루겠다고 유연한 자세를 보였지만 한나라당이 자체적으로 마련 중인 법안과 부딪히는 조항이 많아 상임위 상정 과정에서부터 치열한 법리 논쟁이 예상된다. 국가보안법의 경우 폐지 뒤 형법 보완이라는 열린우리당 안에 한나라당은 ‘폐지 불가’란 총론 속에 개정의 폭을 놓고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나라당안이 어떤 형태로 정리되든 ‘폐지와 개정’을 놓고 마찰이 예상된다. 언론개혁법도 1개 신문사 30%, 상위 3개사 6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할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는 열린우리당 안과 한 신문사가 다른 신문사를 인수·합병해 점유율이 30%를 넘게 될 때를 제외하고 자연적 점유율에 대해선 규제할 수 없다는 한나라당 입장이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사립학교 개정법도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해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열린우리당 안과 내·외부 회계감사를 통해 투명성을 높인다는 한나라당의 잠정안이 맞설 것으로 보인다. 또 과거사 규명법도 조사위원회 위상과 활동 기간, 권한 등을 놓고 입장을 달리해 충돌이 불가피하다. ●‘한국형 뉴딜’ 정책 불협화음 여권이 지난 7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한국형 뉴딜’정책에 대해 한나라당 반대가 심해 예산 심의를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당정은 총 투자규모 10조원에 이를 뉴딜 정책의 재원을 민간자본과 연기금 여유재원에서 확보할 계획이지만 민간자본의 대규모 투자 가능성은 현실성이 희박해 결국 연기금이 자금원으로 동원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손실 가능성과 그에 따른 보전 대책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키며 기금관리기본법 등 관련 법안과 예산 처리과정에서 당력을 총동원해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한국형 뉴딜’ 정책과 관련, 기금관리기본법, 민자유치법, 국가건전재정법 등 관련 예산안과 관련 법안의 심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2명이상 자녀 연금 1년치씩 가산

    둘째 이상의 자녀를 두면 아이 한 명당 국민연금 보험료를 1년씩 더 낸 것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금보험료를 20년간 낸 가입자가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면,22년을 낸 것으로 간주하는 식이다. 그만큼 나중에 받는 연금액도 많아진다. 보건복지부는 4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출산 크레디트’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급격한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다.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이 이미 유사한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법률안을 발의해 놓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연간 159만원의 연금보험료를 내는 평균소득자(월소득 145만원)가 둘째 아이를 낳으면 159만원의 보험료를 더 낸 것으로 인정된다.20년 가입했다면 받게 되는 연금액도 연간 22만원씩 많아져 평균 수명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모두 391만원(현재가치)을 더 받게 된다. 복지부는 당정 협의과정에서 이런 방안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시론] ‘헌재 정치’ 명암/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

    [시론] ‘헌재 정치’ 명암/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렸다. 서울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한반도의 수도로 받아들여져 오고 있기 때문에, 수도 이전은 절차적으로 헌법개정이나 국민투표를 통해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이다. 이번의 위헌 판결 역시 대통령 탄핵 판결과 마찬가지로 부분적으로는 의회만능주의에 대한 견제이자 조정에 해당한다. 법을 만들고 정책을 집행함에 있어서는 국회의 다수결 못지않게 일반 국민들의 상식과 정서 그리고 전통과 관습을 고려하면서 적실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게 헌재의 위헌판결 내용이다. 문제는 앞으로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국보법이나 사학개정법처럼 그 법을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될 때마다 헌재가 제3자적 심판관 내지는 조정자 역할을 맡도록 할 것인가이다. 물론 국회가 상호 타협과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누군가가 이러한 대치정국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는 의미의 ‘헌재정치’는 기실 여야 정치권의 정치력 부재로 인해 생긴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향후 국회의 제정신 차리기와 함께 자주 정치적 조정자 역할을 맡게 될 헌재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여론의 감시가 절실히 요청되기도 한다. 헌재는 법치와 사회안정을 중시해야 하는 속성상 기본적으로 보수적일 가능성이 크고 동시에 법률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기능과 역할에서 보면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헌재의 보수성과 정치성이 교차하면서 탄핵이나 신행정수도 문제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헌재가 다분히 여론에 편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행정수도를 반대하는 여론을 법리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서 관습헌법을 동원할 정도로 헌재는 또 하나의 대의민주주의를 대변하고 있다. 관습헌법의 위상과 타당성을 넘어서서 헌재가 관습헌법을 동원해서라도 정당화시키고 싶은 것은 국민들의 생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선출되지 않은 헌법기관이 대의민주주의적 역할을 맡는 게 정당한가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는다. 이번 헌재의 판결은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부당함과 의회만능주의를 견제한다는 유용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과 국회뿐만 아니라 비선출직인 사법부도 국민들을 대변할 수 있다는 데서 선거만능주의에 대한 조정이기도 하다. 다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대한 헌재의 해석이 조정이 아니라 판결에 치우친다면, 그 순간 헌재는 헌법에 군림하는 독불장군이 되어 버린다는 데에 아쉬움이 크다. 정부와 여당의 실책은 자명해 진다. 왜냐하면 신행정수도 건설을 두고 찬반이 비등했다가 위헌 심판 시점에서는 반대가 찬성보다 크게 앞서는 걸로 나타났는데, 이는 신행정수도특별법이 통과되어 있고 또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면 되는 걸로 생각했던 오만 때문이었다. 신행정수도를 둘러싸고 논쟁이 불거질수록 다시 한 번 대통령 선거 치르는 심정으로 국민들을 상대로 설득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했다. 차제에 신행정수도 건설이 노무현정부의 모든 것인 양하는 고집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참여정부라는 노무현정부의 기치에 비추어서 지역균형이든 동북아중심이든 그러한 정책과제가 민주주의의 심화와 확대에 바탕을 두고 이를 통해 추진해야 하는 것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면, 이번 헌재의 판결은 오히려 민주주의의 심화로 나아가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리라고 본다. 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
  • “개정법 내년 고시엔 영향적어”

    최근 잇따르고 있는 법률개정으로 수험생들의 부담감이 늘고 있다.법률서가 교과서인 수험생들로서는 기존 법률뿐 아니라 새로 바뀐 법률까지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량이 절대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이 각종 법률 개정작업에 치중함에 따라 개정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국적법 개정안 같은 개별적인 법률 외에도 민법과 형사소송법 같은 덩치 큰 법도 개정될 예정이다.개정 범위도 몇가지 조문의 추가나 삭제 수준을 넘어서 법 전체의 개념이 달라지는 정도에 이르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변호인의 조력권을 강화하는 등 피의자의 인권보호에 초점을 맞추되 구속영장 청구 문제에 대해서는 준항고권을 신설,검찰의 입장을 어느 정도 보강해줬다.민법 역시 ‘인격권 보호’라는 개념이 추가되는 등 대대적인 현대화 작업이 이뤄졌다.특히 국민들의 일반 생활과 직결된 재산법 부분은 제정에 가까운 개정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크게 바뀌었다.덩치 큰 법이 이렇게 바뀌면 관련 법들이 연쇄적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수험전문가들은 여기에 너무 흔들리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정치권의 상황이나 관련 집단의 반발 등이 겹치면서 개정안 통과 자체도 불명확한 경우가 더러 있다.여기에다 개정안이 통과된다 해도 시행에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이 설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내년 상반기 고시시험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N학원 관계자는 “형사·민사소송법이나 민법 등 기본법은 개정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예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면서 “시험일 당일 시행법령을 기준으로 하는 고시시험과는 무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수험생 입장에서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실제 개정과 시행 여부를 떠나 어쨌든 법의 대체적인 맥락이 바뀌는 배경과 취지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특히 2차 시험을 중점적으로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걱정이 더 크다.사시를 준비하는 김모(32)씨는 “답안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개정 예정인 법률 관련 문제가 출제되면 개정 방향이나 내용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아니냐.”면서 “스터디 모임 때 개정안을 구해다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K학원 관계자 역시 “개정안이 발의된 법률의 경우 국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구한 뒤 일독해볼 것을 수험생들에게 권하고 있다.”면서 “반드시 문제로 출제되느냐 여부를 떠나 현행안과 개정안을 비교해보는 것 자체가 리걸 마인드(legal mind)를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의원 1명당 3명 議政감시단 떴다

    의원 1명당 3명 議政감시단 떴다

    17대 국회는 비정부기구(NGO) 출신 인사들과 진보정당의 원내 진입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개혁적인 의정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됐다.하지만 정기국회가 개원되고 과거의 구태의연한 의정활동이 재연되자,시민·환경단체들이 국회의원들에 대한 전방위 감시체제에 돌입했다. ●정기국회 100일 실시간 인터넷중계 가장 활발하게 의정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는 참여연대다.이 단체는 정치·경제·민생·반부패·평화구현 등 분야별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해 총력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열려라,국회’란 캐치프레이즈로 전개되는 의정감시 캠페인은 개혁과제 입법화와 개악과제 입법 저지를 위해 대국회 모니터 시스템을 구축,온라인상에서 의정활동을 중계하기로 했다.온라인 국회모니터 사이트(watch.peoplepower21.org)는 정기국회 100일 동안 의정활동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네티즌과 지역 시민단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의정감시 캠페인은 국회의원 중심의 정치에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국회모니터 사이트에는 정기국회 회기동안 상임위의 찬반토론·의결과정·본회의 의결과정과 각 과제에 대한 의원들의 발언내용까지 소개된다.국회의원들이 개혁법안에 대해 어떤 발언과 입장을 취했는지를 인터넷상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국정감사 모니터,예결산 심의에 대한 모니터 활동도 벌인다. 이를 위해 참여연대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단체와 연대하고,시민단체 회원과 네티즌으로 구성된 1000인 의정감시단 구성에 들어갔다.감시단은 국회의원 1명당 3명의 네티즌이 감시,매일 당내·지역·의정활동 등 정치활동 전반을 철저히 감시한다.이달 말까지 의원 모니터를 담당할 의정감시단 구성을 완료하고,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다음달 초부터 본격적인 감시활동과 온라인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평가내용 매일 온라인 제공 모니터링 결과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베이스화해 향후 의정평가 자료로 활용된다.온라인상에서 의원들이 내놓은 법안들을 분석,네티즌과 함께 평가하는 코너도 마련된다. 온라인 국회모니터 사이트는 국회의원의 개별정보 외에도 의정활동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도 제공할 방침이다.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김수진(이화여대 교수) 위원장은 “17대 국회는 여러 가지 개혁과제를 안고 탄생했음에도 아직 개혁국회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남은 임기 4년을 가늠할 잣대인 만큼 개혁을 촉구하는 강력한 의정 감시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식 사무처장은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두 번에 걸쳐 낙선운동을 전개했지만 의정활동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4년 뒤 선거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정활동 중심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밀착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국감 정책생산의 장’ 유인 환경단체들도 국정감사에 때를 맞춰 의정감시에 나선다.의정 감시활동은 대부분의 시민·환경단체들이 직·간접으로 모두 참여하고 있다.특히 국정감사에 초점을 맞춰 단체의 사업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한다.눈에 띄는 단체로는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경실련 등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다음달 국정감사 시작과 함께 상임위별 의정 모니터 활동을 가동할 계획이다.특히 상임위 가운데서도 환경노동위와 건설교통위의 감사활동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환경운동연합은 이미 지난 14일 국회 건설교통위 법안심사소위에 이례적으로 참석,건교부가 제출한 ‘유료도로법개정법률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개진해 문구를 수정 가결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이 단체의 박경애 간사는 “각종 법안을 개정할 때 예산낭비와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불합리한 법률안에 대해서는 의정감시 활동을 통해 반드시 입법 저지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지방의제21전국협의회·에너지시민연대·쓰시협·소비자문제연구시민연대 등 4개 환경단체가 주축이 된 ‘녹색선거시민연대’ 역시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감시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쓰시협 김미화 사무처장은 “선거 당시 내걸었던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는지 꼼꼼히 체크하겠다.”면서 “국정감사 모니터 등 시민단체의 의원 감시활동은 공익 입법로비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사업 가운데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경제현안 이것이 문제] ⑤끝·부동산 정책 딜레마

    [경제현안 이것이 문제] ⑤끝·부동산 정책 딜레마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정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고삐를 계속 죄자니 건설경기 급랭과 조세저항이 우려되고,고삐를 풀자니 부동자금에 기댄 투기와 정책취지 훼손이 걱정스럽다.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이라는 방향을 잘 잡았으면서도 투기억제수단으로 접근한 데 따른 태생적 한계라고 지적한다. 이를 의식했음인지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앞으로 경기조절 수단으로써의 부동산정책은 쓰지 않겠다고 했다.그러나 기왕에 추진중인 정책은 그대로 강행하겠다고 못박았다.투기지역 해제 등 적절하게 타협책을 섞되,근본기조는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다.하지만 경색된 부동산거래를 좀 더 터주지 않고서는 자칫 집단이익을 앞세운 조직적 반발세력에 밀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곳곳서 마찰음 지난달 재산세 고지서를 받아든 수도권 주민들은 기겁을 했다.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 현실화로 세금이 지난해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올랐기 때문이다.서울 양천구와 경기도 분당 등 재산세가 많이 오른 지역의 주민들은 정부의 재산세 부과방식 변경이 ‘이중과세 소지가 있다.’며 법적대응에 나섰거나 준비중이다. 집이나 땅을 사고 판 가격을 실제 중개가격대로 신고해야 하는 ‘부동산 중개업법’ 개정안도 중개업자들의 조직적 반발에 부딪혔다.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소속 중개업자 1만여명은 3일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법개정 반대시위를 벌였다.개정법안의 국회 통과를 어떻게든 저지하겠다며 벼르고 있다.재건축에 따른 개발이익의 일정 몫(늘어나는 용적률의 10∼25%)만큼 임대아파트를 의무적으로 짓도록 한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도 내년 시행이 위협받고 있다.관련법안의 입법예고 마지막날인 이날,재건축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시 강남구가 “사유재산권 침해 등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정부에 공식 이의제기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다른 구청과의 연대 조짐도 엿보인다. ●근거있는 조세저항인가,그들만의 반란인가 행정자치부 김대영 지방세제국장은 “올해 재산세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전국 평균으로는 15%밖에 오르지 않았다.”면서 “상대적으로 세금이 많이 오른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이 마치 재산세가 전부 급등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지방의 큰 평수 아파트는 오히려 세금이 줄었다는 설명이다.재경부 이종규 세제실장도 “엄밀히 따지면 재산세를 올린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비정상적으로 적게 내던 세금을 바로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경대 유경문 교수는 “강남지역 등의 재산세가 많이 올랐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그동안 부자들이 가진 만큼 세금을 안냈고,가난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더 냈다는 얘기”라며 정부의 보유세제 개편방향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가 ‘장바구니 세금’으로 불릴 만큼 민감한 보유세를 손대면서 좀 더 정교하게 판을 짜지 못해 불필요한 조세저항을 야기한 측면도 있다고 비판했다.세수(稅收) 감소 등을 우려해 취득·등록세 인하를 미적거린 것이나,부동산 보유와 거래를 동시에 틀어쥔 것은 정책적 허점이라는 것이다.조세연구원 김정훈 연구위원은 “올해는 일부 부자동네의 보유세만 올랐지만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모든 사람의 보유세가 평균 30% 오르게 돼 조세저항이 우려된다.”면서 “이를 해소하려면 취득·등록세 인하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부동산버블 붕괴조짐도 부담 정부 부동산정책의 또하나의 딜레마는 부동산버블 붕괴 조짐이다.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주택담보대출은 약 20조원.정부의 강력한 투기억제책으로 거래가 사실상 끊기면서 담보가치(집값)가 하락,대출 부실화 우려를 낳고 있다. 경제성장률의 큰 축인 건설경기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지난 6월 주택수주는 1년전에 비해 무려 40.4%나 급감했다.그렇다고 섣불리 건설경기를 띄웠다가는 투기를 자극할 위험이 있다.정부는 일단 ‘강약 조절’로 대응하려는 눈치다.줄곧 묶기만 했던 주택투기지역을 다음주쯤 처음으로 일부 풀 방침이다.금융연구원 최공필 연구위원은 “1주택자에 한해서는 주택거래 신고 예외를 인정해주는 등 거래 활성화가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뒷다리 잡아서야 시장경제 되겠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한 대기업체 사장은 20일 기자와 만나 “도대체 이 나라의 지도층들이 경제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성토했다.이 사장은 “위기냐,아니냐 논쟁이 벌어질 정도로 경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정치권은 무슨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임위로 만드네 마네로 싸우질 않나,경제부총리 사임설 소동이 벌어지지 않나,기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조마조마해서 볼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옆자리에 있던 전직 은행장도 “온 나라가 힘을 합쳐 추락하는 경제를 잡아끌어도 모자랄 판에 온갖 음모설이 횡행하는 등 소모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당장 하반기 더블딥(짧은 회복뒤의 경기 재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내년도 경제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임에도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한때 사임설에 휩싸였던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지 점차 회의가 든다.”고 털어놓았다. ●이 부총리,“일단 앞만 보고 가겠다” 20일 국무회의를 마치고 과천청사 집무실로 돌아온 이 부총리는 은연중에 자신의 심기를 살피는 재경부 간부들에게 “앞만 보고 일하라.”고 힘주어 말했다.각종 현안들도 여느 때보다 더 의욕적이고 강도높게 챙겼다.“예상보다 경제회복 속도가 더디다.”며 “이런 때일수록 조급해하지 말고 기왕에 마련한 정책을 차질없이 실행해 나가도록 하라.”고 지시했던 이 부총리는 요즘 상황이 영 마뜩지 않은 표정이었다.사임설이 제기됐던 지난 19일밤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속내를 내보였다.이 부총리는 “요즘은 진짜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이런 식으로 뒷다리를 잡아서야 시장경제가 되겠는가.”라고 한탄했다.이어진 그의 얘기.“3만달러짜리 보석을 프랑스 파리에서 사면 죽일 사람이 된다.그런데 같은 것을 4만달러에 서울에서 사면 더 죽일 사람이 된다.원석 값 6000달러만 나가고 나머지 3만 4000달러는 고스란히 우리나라에 남는데 이런 것을 거부하면 계속 가난하게 사는 수밖에 없다.” 평소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난다며 반대해 왔던 그는 “너무나 명료한 문제에 온 나라가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며 “해프닝”이라고 단언했다.정부와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주식 백지신탁제도에 대해서도 “이 제도가 시행되면 멀쩡한 사람들이 (사유재산권을 침해받지 않기 위해)공직을 떠나야 한다.”며 미래 지향적 정책이 못된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공직에서 물러나 20년 가까이)노는 동안 내공이 쌓였다.”던 그는 “이헌재는 ‘파이팅’이 강한 사람이다.이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싸우면서 여기까지 왔다.그만둘 때가 되면 그만둔다.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사임설을 재차 강하게 부인했다.“정책이나 현실을 보는 눈은 서로 다를 수 있다.노무현 대통령의 철학을 존중하지만 내 나름의 방식도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얘기다. ●“386세대에 쓴소리는 분발하라는 뜻” 부총리 취임 초기부터 나돌았던 ‘386세대와의 경제철학(코드) 차이설’을 의식했음인지,이 부총리는 최근 집권여당 보좌관 출신의 ‘386’을 정책보좌관으로 영입키로 했다.관계 개선의 시도가 엿보인다.그러면서도 이 부총리는 386세대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인간은 30∼40대에 생산성이 급속도로 올라간다.얼마전 386세대가 경제하는 마음이 부족하다고 얘기한 것도 국가를 짊어질 주축세력이 분발해야 한다는 뜻에서였다.그 정도의 얘기도 솔직하게 못하는가.앞으로도 이런 점은 계속 지적할 생각이다.이라크 파병 문제만 하더라도 우리는 돈을 벌어오기 위해 베트남전쟁에 자원했다.그런데 지금은 이라크 파병이 (386세대에 의해)매도당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386세대에게 전할 메시지를 밤새도록 고심하다가 ‘경제하는 법,경제하는 마음’으로 정리했다는 후문이다.그러나 사임설의 단초를 제공했던 ‘국민은행 자문료 파문’과 관련,“정보를 흘린 주체가 금융감독원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230개 골프장 조기 허가 추진 재경부는 안팎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일단 경제정책을 일관성있게 밀고 나간다는 입장이다.다음달 16일께 임시국회가 열리면 각종 개정법안들을 신속히 상정해 시행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의지다.당장 골프장 인허가를 앞당겨 서비스업부터 활성화시킬 방침이다.이 부총리는 “골프장 하나를 인허가하는데 평균 5년이 걸린다.”면서 “현재 접수된 230건의 골프장 건설 신청건을 4개월 안에 동시에 심사해 허가해주는 방안을 국무조정실과 협의,추진중”이라고 밝혔다.이와 연계해 목포 남쪽에 수십개 골프코스가 들어서는 ‘리조트 경제특구’ 조성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한국개발연구원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경기회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없애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해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우리금융 민영화 “꼬이네”

    주가 하락에 이어 사모투자펀드(PEF) 출시마저 지연돼 우리금융지주회사(정부지분 86.8%)의 민영화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12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PEF 활성화를 핵심으로 한 간접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 상정하는 데 실패했다.외국자본에 맞설 토종펀드를 여러개 만들어 우리금융의 국내 매각 여건을 조성하고,경쟁구도를 통해 값도 올리려 했던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정부는 가을 정기국회때 개정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다.하지만 장담하기 어렵다. 상정 실패의 표면적인 이유는 ‘국회 심의일정 촉박’이었지만 이면에는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의 반대 탓이 컸다.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이 의원은 “PEF의 취지는 좋지만 부작용이 우려돼 국내여건상 시기상조”라며 반대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설사 재경부가 ‘친정’ 출신인 이 의원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연말에나 PEF 출시가 가능하다. 더 큰 걸림돌은 주가 하락.한때 주당 9000원이 넘었던 우리금융 주가는 현재 7000원선에 머물고 있다.이 때문에 연초 주식예탁증서(DR)발행을 통해 정부지분의 15%를 해외에 팔려했던 계획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재경부는 8월쯤 해외시장 상황을 다시 한번 타진해볼 계획이다.법에 명시된 우리금융 민영화 일정은 내년 3월까지.여의치 않으면 법 개정을 통해 민영화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다.아직까지 이렇다 할 매수 문의도 없다.재경부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PEF를 염두에 둔 것은 사실이지만 PEF일정에 관계없이 매각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라면서 “다만 주가하락 등으로 여건이 좋지는 않다.”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오늘부터 주5일 근무] 업종별 근로자 명암

    1일부터 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실시되는 주5일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노사가 진통을 겪고 있다.주5일제 시행에 맞춰 단협 등을 개정한 대기업이 5곳 가운데 1곳에 불과한 데다 자동차·조선 등 일부 굴뚝업종 기업들은 첨예한 노사 대립으로 정상적인 시행에 차질이 우려된다. ●굴뚝업종 노사 평행선 완성차 업계 노사는 주5일제 시행방식을 둘러싸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주5일제를 실시한 현대차와 기아차는 월차 폐지와 연차 축소 등을 내걸고 기존 주5일제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노동조건 저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GM대우와 쌍용차도 사측은 개정법에 따른 주5일제 도입을,노조는 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5일제 시행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조선업계도 시행방식을 두고 격돌이 한창이다.현대중공업은 노사합의로 지난 4월부터 주5일제 시행에 들어갔지만 구체적인 시행방식에 대해서는 임단협에서 결정키로 했다.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회사는 ‘경영부담만 가중되고 고용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연월차·유급휴일 조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토요일 무급화와 월차휴가 폐지,연차휴가 조정,생리휴가 무급화 등으로 노사협상을 끝냈지만 조종사노조와는 아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아시아나항공도 사측이 월차휴가와 생리휴가 무급화를 주장하는 반면,노조는 월차 및 생리휴가의 유급을 요구하고 있다. ●순조로운 전자업종 LG전자 노사는 근로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월차휴가를 폐지하고 연차휴가는 15∼25일로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사업장별 특성에 따라 근무여건이 달라지는 만큼 임직원들의 기대 수준과 사기 등을 고려,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삼성전자는 다른 사업장에 비해 근무체계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곳의 경우 수당 등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건설 ‘이상무’ 포스코는 다른 기업의 사례 등을 감안해 추후 노사 협의를 거쳐 시행방안을 결정키로 했다.INI스틸은 생산직 근로자들의 기존 4조3교대에 매달 1일의 추가 휴무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주5일 근무를 시행키로 했다. 건설업계는 주말근무가 불가피한 현장인력에 대해 대체휴가나 수당 등으로 보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유통업계 ‘진통’ 현대백화점 노조는 지난 29일 쟁의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노조원 77%가 쟁의돌입에 찬성,사용자측을 압박하고 있다.그러나 회사측은 쟁의조정 마지막날인 2일까지 현안인 주5일제 운영방안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롯데백화점 노사는 주 40시간 원칙에는 합의했으나 운영방안을 놓고 여전히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신세계 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주5일제 근무체제에 들어가 경쟁사들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오늘부터 주5일 근무] 업종별 근로자 명암

    1일부터 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실시되는 주5일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노사가 진통을 겪고 있다.주5일제 시행에 맞춰 단협 등을 개정한 대기업이 5곳 가운데 1곳에 불과한 데다 자동차·조선 등 일부 굴뚝업종 기업들은 첨예한 노사 대립으로 정상적인 시행에 차질이 우려된다. ●굴뚝업종 노사 평행선 완성차 업계 노사는 주5일제 시행방식을 둘러싸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주5일제를 실시한 현대차와 기아차는 월차 폐지와 연차 축소 등을 내걸고 기존 주5일제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노동조건 저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GM대우와 쌍용차도 사측은 개정법에 따른 주5일제 도입을,노조는 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5일제 시행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조선업계도 시행방식을 두고 격돌이 한창이다.현대중공업은 노사합의로 지난 4월부터 주5일제 시행에 들어갔지만 구체적인 시행방식에 대해서는 임단협에서 결정키로 했다.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회사는 ‘경영부담만 가중되고 고용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연월차·유급휴일 조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토요일 무급화와 월차휴가 폐지,연차휴가 조정,생리휴가 무급화 등으로 노사협상을 끝냈지만 조종사노조와는 아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아시아나항공도 사측이 월차휴가와 생리휴가 무급화를 주장하는 반면,노조는 월차 및 생리휴가의 유급을 요구하고 있다. ●순조로운 전자업종 LG전자 노사는 근로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월차휴가를 폐지하고 연차휴가는 15∼25일로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사업장별 특성에 따라 근무여건이 달라지는 만큼 임직원들의 기대 수준과 사기 등을 고려,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삼성전자는 다른 사업장에 비해 근무체계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곳의 경우 수당 등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건설 ‘이상무’ 포스코는 다른 기업의 사례 등을 감안해 추후 노사 협의를 거쳐 시행방안을 결정키로 했다.INI스틸은 생산직 근로자들의 기존 4조3교대에 매달 1일의 추가 휴무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주5일 근무를 시행키로 했다. 건설업계는 주말근무가 불가피한 현장인력에 대해 대체휴가나 수당 등으로 보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유통업계 ‘진통’ 현대백화점 노조는 지난 29일 쟁의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노조원 77%가 쟁의돌입에 찬성,사용자측을 압박하고 있다.그러나 회사측은 쟁의조정 마지막날인 2일까지 현안인 주5일제 운영방안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롯데백화점 노사는 주 40시간 원칙에는 합의했으나 운영방안을 놓고 여전히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신세계 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주5일제 근무체제에 들어가 경쟁사들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은행 예금주확인 의무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금융기관은 예금주의 실명(實名)은 물론 진짜 예금주(실소유주)가 누구인지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지금은 실명만 확인하도록 돼 있어 금융기관의 ‘고객 주의 의무’가 훨씬 강화된다.고객 입장에서는 그만큼 돈세탁하기가 힘들어진다. 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금세탁 방지와 테러자금 차단을 위한 제7차 아·태지역 자금세탁 방지기구(APG) 연차총회가 1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막되는 것에 맞춰,금융기관의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이같이 강화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APG 공동의장인 변양호(邊陽浩)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국제기구의 권고기준이 실소유주 확인인 만큼 공동의장국인 우리나라도 고객확인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한 근거조항이 현재 법제처에 계류중인 ‘자금세탁방지법’ 개정안에 이미 들어있어 정부 의지에 따라 시행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다만,이번 임시국회에서 개정법안이 통과되더라도 1년 유예기간이 붙어있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나 적용될 예정이다.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에게도 금융기관처럼 고객 확인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은 해당업계의 반발이 거세 여론수렴과정을 더 거치기로 했다. 국내외 주요 정치인사에 대한 고객주의 의무도 강화된다.씨티은행에 인수된 한미은행이 얼마전 국내 정치인 예금주에 대한 확인 의무를 강화한 것도 자금세탁방지협약에 따른 것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친일·반민족자 대상 확대 군인은 日軍소위 이상으로

    일부 국회의원과 20여개 시민단체들이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의 내용을 강화하는 수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국회 내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과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 반민족 행위 진상규명 시민연대’는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친일법’은 사실상 진상규명 방해법”이라며 “광범위한 수정·보완작업을 거쳐 개정법안 통과를 위해 18일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이들 모임이 마련한 수정안 초안은 특별법 제정 당시 논란을 거듭하다가 축소한 반민족 행위자 대상을 다시 확대했다. 특히 군인은 중좌(중령)이상이던 것을 소위 이상으로 넓히는 내용을 재추진함으로써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일권 전 국무총리 등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맏딸 박근혜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한나라당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개정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은 “법제실 검토를 거쳐 6월중 국회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초안은 친일 반민족 행위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거친 뒤 대상자를 선정케 하고 있다.지난 3월 통과된 법안은 우선 대상자를 선정하고 조사작업을 벌이게 돼 있다. 또 반민족 행위자의 활동 지역을 중앙 차원으로 규정해놓은 것을 전국 차원으로 넓혀 지방에서 반민족 행위를 한 사례도 포함토록 했다. 항일운동 탄압행위를 국내로 제한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방안도 추가돼 있다.아울러 진상규명 특별위원회의 활동기간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있다.반민족 행위자의 엄격한 심의를 위해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안에 심사위원회를 두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민연대 법안기초 소위원회 조세열 위원은 “기존 법안에 비해 엄격하게 조사하고 반민족 행위자의 대상을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과거청산 작업이 가능토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외국인 적대적 M&A 힘들어진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상의 외국인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외국인 투자기업 가운데 ‘외국인 1인’의 지분이 10% 이상일 경우에만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예외가 인정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마련된 가운데 예외조항에 대한 외국인의 악용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31일 “각종 펀드 등 외국인이 실제 지분을 여럿으로 쪼개 국내 기업 지분을 인수할 때 생기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상 ‘외국인 1인’에 해당되는 특수관계인의 범위를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강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최태원 SK회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예외 인정 요건 강화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외국인 1인’의 개념을 외국인 투자촉진법과 일치시키는 방안을 개정법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현행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외국인 1인’을 외국인 투자기업의 해외 모기업과 출자관계에 있는 기업만을 포함시키고 있다.그러나 외투법 기준으로 개념을 확대할 경우 해당 외국인의 배우자·직계 존비속,외국인이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 및 이들의 임원 등 특수관계인까지 포함된다.이에 따라 투기성 펀드가 여럿으로 나뉘어 실체를 숨긴 채 국내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취득해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나서기가 어려워진다. 이와 관련,최 회장은 “외국계 펀드 여럿이 국내 기업 지분을 인수할 때 정부 당국이 이들이 특수 관계인인지 여부를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국내 대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도와줄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공정거래법에 그같은 내용을 담기는 어려우나 금융감독위원회·산업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최 회장은 SK그룹의 지주회사 가능성과 관련,“시간이 걸리지만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출자총액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집중·서면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는 “서면 투표제는 현 시점에서 어렵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재벌 은행소유 제한 완화

    이르면 가을부터 재벌의 은행지분 소유 제한이 완화된다.현행 지주회사와 출자총액제한제 등 까다로운 규제를 받지 않고도 기업이나 은행 경영권을 손쉽게 인수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정부가 외국자본에 맞설 ‘토종 대항마’를 육성하기 위해 사모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에 관한 각종 규제를 풀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이 재벌의 금융기관 지배 등 부작용 소지를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다소 진통이 예상된다. 재정경제부는 6일 사모투자펀드 활성화를 핵심으로 하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을 다음주에 입법예고,6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예정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가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사모투자펀드란 소수의 거액투자자나 기관투자가로부터 돈을 끌어모아 기업 인수합병 등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이헌재 펀드’ 조성 쉬워진다 정부가 마련한 개정법안의 핵심은 쉽게 말해 제2,제3의 ‘이헌재 펀드’가 나올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고 걸림돌을 제거해준 것이다.외국자본과의 역차별 시비가 상당부분 줄어들게 됐다.다만,제도 초기의 시행착오로 인한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모투자펀드 가입자격을 ‘큰손’들로 제한했다. 아울러 재벌 계열사가 사모투자펀드에 참여했을 경우 ▲투자금액 비율이 전체 펀드 규모의 10% 이하이고 ▲펀드 운용 및 손실을 책임지는 대표만 아니라면 ‘산업자본’으로 간주하지 않기로 했다.이에 따라 예컨대 삼성전자가 여러 개의 사모투자펀드에 각각 10%씩 투자하거나,우호적인 투자자들과 연대할 경우,은행 지배가 가능해진다.지금은 재벌 계열사가 펀드에 4% 넘게 투자하면 무조건 산업자본으로 간주해 은행 지분을 4%(의결권없는 주식까지 포함하면 10%) 넘게 갖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부작용 우려도 적지 않아 재경부 김석동(金錫東) 금융정책국장은 “그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재벌계열사의 투자비율을 10%로 제한한 것”이라며 “전체 펀드에 대한 영향력이 적어 펀드를 통한 은행 지배는 사실상 어려우며,여러 개의 펀드 동원도 이론적으로나 있을 법한 얘기”라고 일축했다.이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은 “사모투자펀드가 선진금융상품인 것은 분명하나,재벌의 은행소유가 용이해진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재벌계 사모투자펀드는 계열사 주식에 일절 투자하지 못하도록 했다.기업 지배력 확장도구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계열사가 아닌 다른 회사도 펀드 계열사로 편입되면 5년 이내에 팔아야 한다.대신,사모투자펀드는 주로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데다 여러 회사에 투자하는 만큼 지주회사가 될 수밖에 없지만,일반지주회사나 금융지주회사의 규제요건을 적용받지 않도록 예외를 인정해주기로 했다.일정요건을 갖추면 출자총액 제한규정에서도 예외가 인정된다. 공정위 이동규 독점국장은 “지주회사 규제 등을 받지 않는 구조조정 전문회사(CRC)가 현재도 있기 때문에 사모투자펀드와 기존 회사와의 차이점 등을 면밀히 살펴 예외인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
  • 지주회사 타기업 주식 소유 5%이내로 제한

    내년부터 일반 지주회사도 금융지주회사와 마찬가지로 자(子)회사 외의 국내회사 주식을 5% 넘게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이미 5%를 초과한 주식소유분은 2년간의 처분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재연장에 실패해 올 초로 유효기간이 끝난 공정거래위원회의 금융정보요구권(계좌추적권)도 내년부터 3년간 부활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재벌계 금융회사의 계열사 의결권 허용한도는 현행 30%에서 15%로 축소하되,시행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이 검토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열린우리당은 3일 당정협의를 통해 이같은 방향으로 공정거래법을 고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공정위는 관계부처간 협의를 거쳐 7일 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하지만 재정경제부와 재계가 일부 사안에 대해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삼성에버랜드 제재 피할 듯 개정안에 따르면 자회사 외의 국내회사 주식을 5% 넘게 소유할 수 없는 대상에 일반 지주회사가 추가된다.지금은 금융지주회사에만 이같은 규제가 적용돼 혼선이 적지 않았다.또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지금은 비금융 관계사 주식을 즉시 처분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2년간의 처분 유예기간이 주어진다.이에 따라 ‘본의 아니게’ 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된 삼성에버랜드는 비금융 관계사의 주식을 당분간 처분하지 않더라도 제재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공정위 고위관계자는 “개정법을 삼성에버랜드에 소급적용할 수는 없지만 제재 여부를 결정할 때는 정상참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사 의결권 축소 최대 진통 관계부처 협의단계에서부터 최대 진통을 겪고 있는 사안은 금융사 의결권 축소다.공정위는 금융사의 의결권을 현행 30%에서 15%로 축소하자는 입장인 반면,재경부는 외국인의 적대적 M&A(인수합병) 위험을 들어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여당인 열린우리당도 의결권 축소에는 동의했으나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공정위는 한발짝 물러서 유예기간을 인정키로 했다.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의결권 축소 폭이 커지면 유예기간을 길게,축소 폭이 적어지면 유예기간을 짧게 둘 방침”이라고 밝혔다.지분율에 관계없이 모든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 총액출자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현행 예외인정 규정도 ‘외국인 지분이 10% 이상인 기업’으로 엄격히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이 규정을 악용해 기업 지배력을 확장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이에 대해 재계는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계좌추적권 부활과 지주회사의 주식소유 제한,금융사 의결권 축소는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미현 박지연기자 hyun@seoul.co.kr˝
  • 고이즈미·간대표 ‘연금’ 곤욕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여야 지도자들이 연금 문제로 이래저래 곤욕을 치르고 있다. 후생상 시절 국민연금 보험료 미납사실이 드러난 제1야당 민주당의 간 나오토 대표가 연타를 당하고 있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도 연금개혁과 관련,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당수로부터 “사기꾼”이란 비난을 들었다. 간 대표는 중의원 보궐선거 참패 등으로 책임론에 휘말린 상태에서 보험료 미납사실이 밝혀지면서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 29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의 노동절 중앙대회에 연사로 참석,“제도상의 문제로 본의 아니게 국민 여러분에게 연금에 대한 불신감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나 청중들로부터 거친 야유를 받아 연설이 끊기기도 했다. 특히 간 대표가 29일 밤 11일간의 미국·유럽 4개국 방문길에 오르자 당내에서 “자민당 의원들은 국회주변 대기령이 내려졌는데 한가롭게 (도피성)외유냐.”란 비난도 제기됐다.자민당이 오는 6,7일쯤 국민의 부담은 늘고 혜택은 줄어드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중의원에서 통과시킬 예정이어서 당내 불만은 더욱 커 보인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대표가 휘청거리고 있어 고민인 민주당은 전 당수인 하토야마 유키오 의원마저 중의원으로 첫 당선된 1986년부터 1997년까지 11년간이나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후쿠시마 사민당수는 역시 간 대표와 나란히 참석한 렌고 대회의 연설에서 고이즈미 총리를 비판했다.그의 비난은 일본 정부가 ‘근본개혁’이라고 부르짖고 있는 연금제도 개정법안이 실은 과거의 연금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보험료를 매년 인상하는 데 불과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taein@˝
  • [사회플러스] 화물운송 첫 자격시험 7월25일

    앞으로 화물운송 종사자는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교육을 받아야 한다.이에 따라 화물운송 종사자 자격시험이 오는 7월25일 첫 실시된다.건설교통부는 오는 7월21일부터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앞으로는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하는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하고 8시간의 교육을 마쳐야 관련 업무가 가능하다면서 26일 이같은 시험일정을 밝혔다.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게 된다.시험은 교통 및 화물자동차 운수사업 법규,안전운행,화물취급요령,운송서비스 등 4과목(각 25점 배점·총점 100점)으로 구성되며 60점 이상을 얻어야 합격이 가능하다.다만 개정법률 공포 당시인 지난 1월20일 영업용 화물차를 몰았던 운전자는 오는 7월21일부터 내년 1월20일까지 교통안전공단에 사업자등록증·경력증명서 등 입증자료를 제출하면 시험없이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031)481-0445∼8.˝
  • 실명제 위반 VS 공공이익 우선/ 부동산거래 계좌추적 입법논란

    부동산거래와 관련해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자의 금융거래정보를 일괄 조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원 입법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개인의 금융거래 비밀을 보장하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위배한다는 주장과 공공의 이익에 반할 경우 필요하다면 불가피하다는 의견으로 맞서고 있다.일각에서는 개인의 금융거래에 대한 조회를 제한적이나마 허용할 경우 비슷한 사례가 남발돼 금융실명법 자체가 훼손돼 유명무실해 질 우려도 지적되고 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 등 10명은 최근 부동산거래와 관련해 조세를 탈루한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부동산거래를 알선·중개한 자 포함)에 대해서는 금융실명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 본점에 금융거래정보를 일괄조회할 수 있는 소득세법중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세무서장(지방국세청장·국세청장 등 포함)은 부동산 보유기간·보유수·거래규모 및 거래방법 등을 감안,대통령령이 정하는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가 있는 자에 대해서는 금융거래정보를 조회할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주병철기자 bc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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