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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울산시장 선거 개입’ 재판 5개월 만에 이번주 재개

    ‘靑 울산시장 선거 개입’ 재판 5개월 만에 이번주 재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재판이 5개월 만에 재개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1-3부(부장 장용범 등)는 오는 31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 백원우 전 청와대 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 13명에 대한 6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해당 재판의 핵심은 2018년 지방선거 전 청와대 인사들이 송 시장 당선을 위해 각종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혹이다. 당시 송 시장의 경쟁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위 첩보 등을 경찰에 하달해 ‘하명수사’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이 사건 관련자 13명을 1차 기소했고 윗선 수사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1년 2개월 동안 수사가 마무리되지 못했고 피고인들의 기록 열람에도 문제가 생기며 재판은 1년 넘게 공전 중이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구속 상태가 아닌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이 연기되며 정식 공판은 한 차례도 진행되지 못했다. 재판부는 6차 공판준비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해 검찰과 피고인들의 의견을 다시 물은 뒤 향후 재판 절차를 합의할 예정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미얀마 군부 ‘저항의 날’ 5세 어린이 등 무차별 학살… 내전 양상도

    미얀마 군부 ‘저항의 날’ 5세 어린이 등 무차별 학살… 내전 양상도

    국제사회 개입 주저한 새 군부 무력 강화유엔 보고관 “국제 긴급 정상회담 열어야”한미일 등 12개국 합참의장 “폭력 중단을”안보리 중·러 반대로 구체적인 조치 못해 카렌민족연합, 국경 초소 습격 10명 사살민주진영 일각선 반군과 무장투쟁 추진‘미얀마군의 날’이던 지난 27일을 맞아 군부 학살은 더 무참히 자행됐다. 이날 미얀마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린 가운데 5살 어린이를 포함해 114명의 시민이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스러졌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450명 넘는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쿠데타 이후 두 달간 국제사회가 개입을 주저하는 사이 군부의 무력 강도가 세지면서 이에 반발한 소수민족 반군이 무장 저항에 나서는 등 미얀마 사태는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3월 27일은 원래 미얀마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자국을 점령한 일본군에 대항해 무장 저항을 시작한 날을 기념하는 ‘저항의 날’이었다. 그러다 1962년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군의 날’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날을 ‘저항의 날’이라고 부르며 거리로 나왔다. 전날 밤 국영 MRTV를 통해 ‘조준사격’을 경고했던 군부는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일부 시위대는 철제 방패를 만들고 대나무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군부의 총알 세례를 견뎠다. 무차별 총격 과정에서 특히 어린이들의 희생이 컸다. 현지 매체 이리와디 등에 따르면 5~15살 어린이 최소 4명이 군경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 중 14세 소녀는 집에서 총을 맞아 스러졌다. 소녀의 엄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냥 미끄러져 넘어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이의 가슴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며 울먹였다.쿠데타 이후 군부 총격에 목숨을 잃은 어린이가 2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도시인 양곤 교외의 집 근처에서 놀던 한 살배기 여자 아기가 오른쪽 눈에 고무탄을 맞아 붕대로 눈을 덮은 사진과 죽은 어린 아들을 안고 울부짖는 아버지의 영상 등이 트위터를 통해 퍼지면서 국제사회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미얀마 주재 미국대사 토머스 바이다는 “어린이들을 포함한 비무장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것은 소름 끼친다”며 군부를 비판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 보고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지는 국제 긴급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12개국 합참의장은 “미얀마 군부와 경찰의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치명적 무력 사용을 비난한다”며 군부의 유혈 진압 규탄 공동성명을 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규탄 외 실효성 있는 국제사회 조치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군의 날을 기념, 수도 네피도에서 연 군사 열병식에 대표단을 파견해 쿠데타 세력을 합법화해 주고 있다는 비난을 샀다. 무력을 과시한 열병식에 앞선 TV 연설에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안정과 안전을 해치는 폭력적 행위들은 부적절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해 민간 희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 개입 부재 상황에서 미얀마에서의 쿠데타 저항이 내전으로 비화될 여지가 커지고 있다. 군부의 무력 진압에 속수무책이 되자 미얀마 민주 진영 일각이 반군과 손잡고 무장 투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태국과 국경 지역에서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반군 중 하나인 카렌민족연합(KNU)은 군부가 미얀마군의 날을 기념하는 동안 군 초소를 습격해 10명을 사살했다. 반격에 나선 미얀마군이 태국 국경 근처 카렌족 마을을 공습하면서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얀마에는 20여개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있으며, 미얀마 총인구 5400여만명의 4분의1이 무장조직 통제 지역에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美 “중국 공존 못해” 中 “세계속 위치 탈환”…양국 속내 엿볼 신간 잇따라

    美 “중국 공존 못해” 中 “세계속 위치 탈환”…양국 속내 엿볼 신간 잇따라

    “중국이 미국의 243년 역사에서 다뤄야 했던 경쟁자 중 가장 큰 경쟁자라고 확신 있게 말할 수 있다.(중략) 미국인들이 믿는 자유와 법치의 미래에 치명적 위협이 되는 것은 이 중국 특색의 레닌주의 전체주의다.”(‘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 22~23쪽) “중화인민공화국은 16개 국가의 연합군을 이웃 나라(한국)의 대지에서 일거에 격파해, 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마땅히 차지해야 할 위치를 철저하게 탈환했다.(중략) 오늘날 중국인은 마침내 민족 진흥의 황금시대를 맞이했다.”(‘항미원조’ 하권 916쪽)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미국과 중국 간 ‘신냉전’이 격화하면서 한미동맹과 중국 시장을 모두 포기할 수 없는 한국도 전략적 선택의 압박을 받게 됐다. 미중 양국이 한국을 외교안보 전략의 ‘린치핀’(핵심축)으로 여기는 상황에서 양국의 다양한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번역서가 잇달아 나와 주목된다.김앤김북스는 최근 뉴트 깅리치 전 미 하원의장이 쓴 ‘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을 출간했다. 저자는 “언제나 자신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인식을 한 중국은 자유·법치·인권에 기초한 미국과 공존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럼에도 미국 사회는 아직 중국을 상대로 효과적으로 싸울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중국에서 돈을 벌려는 기업이 적지 않다. 그래서 중국은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을 훔치고 군사기밀을 해킹하는 등 모든 부문에서 미국의 취약성을 잠식해 간다고 그는 주장한다. 저자는 오늘날 중국과의 경쟁은 ‘체스’가 아닌 ‘바둑’의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둑은 끝까지 가 봐야 승패를 알 정도로 형세가 유동적이라 전체 판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을 상대하려면 모든 전선에서 하나하나 봉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출간된 미국 안보 전문가 피터 자이한의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김앤김북스)은 냉전시대의 유산인 미국 주도 동맹체제가 해체되고, 바이든 시대에도 미국이 세계 질서에서 손을 떼게 돼 미국이 책임져 온 세계 질서가 무너질 것이란 예측을 담았다. 다만 저자는 중국의 번영은 미국이 제공한 세계 질서 기반 위에서 이룩된 것이라 그 질서가 무너지면 중국도 무너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인의 시각에서 미국을 바라본 ‘항미원조’(다른생각)는 6·25전쟁을 다뤘으나 미국의 개입은 중국을 노린 것이라는 중국 지도부의 인식도 엿볼 수 있다. 중국 작가 리펑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동북아 정세부터 소개하는 이 책에서 6·25는 민족 간의 내전이므로 미국의 개입과 미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100여년간 서구 열강에 능욕을 당한 중국이 이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치욕을 씻고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중국몽’을 이뤄야 한다는 간절함도 묻어난다. 다만 6·25의 책임 소재에 대해선 “누가 전투를 시작했는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남측과 북측이 모두 전쟁을 하고 싶어 했다”(상권 117쪽)고 해 우리 국민감정에는 배치될 수 있다.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5일까지 3개월간 미중 관계를 다룬 책 판매 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35% 늘었다. 현재까지 미중 관계에 대한 책 중 가장 많이 팔린 것은 ‘앞으로 5년 미중전쟁 시나리오’(지식노마드), ‘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퓨리탄) 등이다. 미중 갈등에 대한 국내 독자의 관심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최근 미국이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 역량을 확충한다고 밝혀 사드 사태 때처럼 한국을 향한 중국의 압박도 거세질 것”이라며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최근 반중 정서와 맞물려 양측 감정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JTBC ‘설강화’...해명에도 촬영 중단 청원(종합)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JTBC ‘설강화’...해명에도 촬영 중단 청원(종합)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방영 2회만에 폐지 결정된 데 이어 JTBC 새 드라마 ‘설강화’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설강화’ 시놉시스 논란... “민주주의 폄하·독재정권 정당화” JTBC 새 드라마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과 간첩을 소재로 한 로맨스 드라마로, 네티즌들은 외부에 공개된 드라마 개요(시놉시스)를 공유하며 한국의 민주주의를 폄하하고 독재 정권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설강화 개요에 따르면, 해당 드라마는 반독재 투쟁이 있던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호수여대’의 학생 영초가 피투성이가 된 남성 수호를 운동권 학생으로 생각해 보호하고 치료해 주다 사랑에 빠진다. 이 드라마는 온라인을 통해 수호 캐릭터가 실제로는 남파 무장간첩이라는 게 드라마의 반전 설정이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영초의 조력자로 ‘대쪽같은 성격’의 국가안전기획부(현재 국가정보원의 전신) 직원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실제 많은 운동권 대학생들이 당시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고문받고 죽은 역사가 있음에도 남자 주인공을 운동권인 척하는 간첩으로 설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드라마에 대한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해당 드라마 내용이 민주화를 비하하고 북한 공산 정권(간첩)과 독재 권력(안기부)을 미화해 한국 내부의 좌우 대립을 심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드라마 제작사 측은 내부 모니터링을 이어가면서 문제가 될 만한 장면들을 찾아내 모두 수정할 방침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JTBC “민주화 운동 폄훼, 간첩 미화 드라마 아냐” 해명 하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JTBC 측은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26일 JTBC는 ‘설강화’에 대해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JTBC는 현재 논란에 대해 “미완성 시놉시스의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앞뒤 맥락없는 특정 문장을 토대로 각종 비난이 이어졌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며 “특히 ‘남파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다’ ‘학생운동을 선도했던 특정 인물을 캐릭터에 반영했다’ ‘안기부를 미화한다’ 등은 설강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다를뿐더러 제작의도와도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어지고 있는 논란이 ‘설강화’의 내용 및 제작의도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힌다. 아울러 공개되지 않은 드라마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국민청원 “‘설강화’ 촬영 중지시켜야 합니다”JTBC의 해명이 나왔지만, ‘설강화’의 촬영 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인원이 하루 만에 8만 명을 넘어섰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JTBC의 드라마 설○○의 촬영을 중지시켜야 합니다”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조선구마사’같은 이기적인 수준을 넘어선 작품이 두번째로 나오기 직전이다.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에 북한의 개입이 없다는걸 몇 번씩이나 증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저 작품은 간첩을 주인공으로 했다”며 “그 외에도 다른 인물들은 정부의 이름 아래 인간을 고문하고 죽이는걸 서슴치않은 안기부의 미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저 작품의 설정이라 무시하는데 설정자체가 현재의 피해자에게 모욕을 주는것을 보면 노골적으로 정치의 압력이 들어간걸로만 보인다”며 고의적인 왜곡 가능성을 의심했다. 청원인은 “현재 우리나라의 근간을 모욕하고 먹칠하는 이드라마의 촬영을 전부 중지시키고, 지금 까지 촬영한 분량들 또한 완벽하게 제거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글은 27일 오후 11시 기준 8만 명이 넘는 청원 동의를 얻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가족 보는 앞에서 강간’ 만행 저지른 군대…아프리카서 무슨 일?

    ‘가족 보는 앞에서 강간’ 만행 저지른 군대…아프리카서 무슨 일?

    아프리카 국가인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가 개입된  분쟁과 관련해, 군대가 민간인에게 저지른 끔찍한 만행이 공개됐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티그라이(에티오피아 북부) 지역의 준자치 군사정부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은 서로 관계가 얽힌 채 티그라이 지역을 중심으로 폭력 사태를 벌여왔다.  TPLF는 지난 30여 년간 에티오피아 정치를 좌지우지했으나 2018년 아비 총리가 집권한 이후 주류에서 배제되자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에티오피아는 인종별 10개 준자치 지방정부로 구성된 연방국가로, 지난해 11월부터 TPLF와 연방 정부군이 무력충돌하며 티그라이 사태가 시작됐다. 이 와중에 인근 에리트레아도 TPLF가 자신들에 로켓을 발사했다며 참전해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했다.이후 현지 지역 주민들과 구호요원, 외교관들이 에티오피아 뿐 아니라 에리트레아 군대도 티그라이에서 민간인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렸지만, 두 나라는 모두 에리트레아 군대가 티그라이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부인했다. 최근 유엔(UN)은 티그라이에서 민간인에게 벌어지는 끔찍한 만행을 낱낱이 공개했다. 유엔에 따르면 무장한 남성들은 총으로 무고한 민간인 여성들을 위협한 뒤 집단 강간을 저지르거나, 가족 구성원 중 남성에게 여성 가족을 강간하도록 강요했다. 유엔 측은 “에티오피아 북부주 5곳의 의료센터에서만 500건이 넘는 강간 사례가 보고됐지만, 실제 피해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면서 “피해 여성들은 가족이 보는 앞에서 집단으로 성폭행과 구타를 당했으며 일부는 이 과정에서 임신해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러한 잔혹한 행위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으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를 ‘인종청소’로 표현하며 강도높게 비난했다.블링컨 장관은 이달 초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와 한 전화통화에서 “인권침해 등에 대해 독립적이고 국제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조사가 있어야 하고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며 “에티오피아 정부가 난민을 포함한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더 이상의 폭력을 막기 위해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아비 총리는 현지시간으로 25일 에스트레아의 아사이아스 아페웨르키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에리트레아 수도 아스마라를 방문했다. 다음날인 25일에는 “북부 티그라이에서 에리트레아 군대가 철수하는 것에 아페웨르키 대통령이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미 티그라이 현지에서는 숱한 사람들이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거나 가족을 잃었으며, 여전히 에리트레아와 TPLF의 관계가 앙숙으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티그라이 사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군이 천안함 침몰’ 제기 박영선이 천안함 음모론 원조” 野 맹공

    “‘미군이 천안함 침몰’ 제기 박영선이 천안함 음모론 원조” 野 맹공

    오세훈 “朴, 北소행 안 믿으려 해…정상이냐”“아직도 북한 아닌 미국 소행이라 믿나”“북한 비위 맞추려 눈치 보는 박영선, 서울시장 자격 없다”국민의힘이 26일 ‘서해 수호의 날’을 맞이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한 과거 언행을 언급하며 “천안함 음모론의 원조”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가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 북한을 두둔하고 미군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을 언급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박 후보를 언급하며 “북한 소행이라고 믿고 싶어하지 않는 분 중 한 분”이라며 “정상적 판단력이라 생각드는가”라고 비판했다.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은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인해 한국 장병 46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박영선 “군사정권과 보수언론이 적 소행 단정, 공포 분위기 확산”에 조수진 “처음부터 北 소행 의도적 배제” 2010년 박 “천안함, 한미연합 훈련이나미 해군 잠수함과 관련된 거 아니냐”조 “美의 천안함 침몰 가능성 집중 제기” 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조수진 의원은 카드뉴스를 제작해 박 후보가 ‘천안함 음모론’에 일조했다고 공격했다. 조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음모론, 미 잠수함 충돌설 거짓’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카드뉴스에 ‘군사 정권과 보수 언론이 안보와 관련한 사고가 나면 적의 소행이라고 단정하고 공포 분위기를 확산시킨다’던 박 후보의 과거 발언을 상기하며 “처음부터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당시 민주당 의원이던 박 후보가 천안함 사건 닷새 뒤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박 후보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2010년 4월에도 국방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천안함 침몰이 한미연합 독수리훈련이나 수리 중인 미 해군 잠수함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미군의 천안함 침몰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고 몰아세웠다.“박영선, 어느 나라 ‘엄마 마음’이냐? 북에 스러져간 장병 외면한 엄마냐” “국민 안위 뒷전인 문재인정권 아바타” 김예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2010년 박 후보가 민주당 천안함침몰진상규명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던 당시 발언들을 나열하며 “북한 비위를 맞추기 위해 눈치 보는 박 후보는 서울시장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를 방문해 ‘미군의 천안함 침몰 사건 개입 가능성’을 집중 제기하며 본질을 호도하고, 한미연합사령관이 고(故) 하주호 경위 유가족에 건넨 위로편지를 두고는 ‘왜 위로금을 주냐’고 따졌다며 “국민 안위는 뒷전인 문재인정권의 아바타” “천안함 음모론의 원조”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엄마의 마음’을 부각한 박 후보 선거캠페인을 겨냥해 “어느 나라 엄마인가. 잔인하게 북한에 의해 스러져 간 천안함 장병들을 외면한 엄마란 말인가. 우리가 아는 ‘엄마’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김웅 “천안함도 피해호소인이냐” 천안함 생존자 ‘朴 음모론 생생’ 글 공유 김웅 의원은 천안함 생존자이자 천안함 예비역 전우회장인 전준영씨가 박 후보를 향해 “과거 음모론을 주장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유족과 생존장병에게 반성부터 하라”고 쏘아붙인 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에 묻는다. 아직도 북한이 아닌 미국 소행이라고 주장하는가”라면서 “천안함도 피해호소인인가”라고 물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여직원 성추행 사건 당시 여권 인사들이 피해자를 겨냥해 사용한 ‘피해호소인’ 조어를 비꼰 것으로 보인다.박영선 SNS “장병 희생 영원히 기억”“천안함 피격, 북한 도발에 맞서다 산화” 한편 이날 박 후보는 자신의 SNS인 페이스북에 천안함 사건과 관련, “조국을 위해 바친 장병들의 희생은 우리 국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에 맞서 서해를 지키다 산화한 서해수호 용사들을 추모하는 날이다. 해군 장병들의 죽음과 고귀한 희생을 진심으로 추모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사랑하는 아들을, 자랑스러운 형제를 가슴에 품고 사는 유가족에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 지금도 서해 수호를 위해 헌신하는 장병 여러분께도 격려를 보낸다”면서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해 흔들림 없는 안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헌재, 임성근 전 판사 ‘법관 첫 탄핵심판’ 돌입

    헌재, 임성근 전 판사 ‘법관 첫 탄핵심판’ 돌입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심판 첫 변론 준비기일이 24일 열렸다. 법관으로서 헌정 사상 처음 탄핵심판대에 오른 임 전 부장판사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소심판정에서 국회 측과 임 전 부장판사 측이 각각 사전에 제출한 답변서를 토대로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 제출 및 증인 신청 목록을 확인하는 절차를 가졌다. 이날 재판은 임 전 부장판사 탄핵심판의 수명재판관으로 지정된 이석태·이영진·이미선 재판관의 심리로 진행됐다. 이석태 재판관은 임 전 부장판사 측에 탄핵소추 의결서에 제시된 사유인 재판 개입 행위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정하는지 따져 물었다. 국회는 지난 2월 임 전 부장판사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 등 3건의 재판에 개입한 행위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탄핵 소추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일관되게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지시·간섭이 아니었다”며 탄핵소추가 각하돼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재판 개입 혐의로 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는 지난해 1심에서 ‘직권 없이는 직권남용도 없다’는 법리에 따라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국회 측이 증거로 제출한 2018년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결 내용을 문제 삼기도 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 법률대리인인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은 당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출신 비율이 높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참여연대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헌재법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변 회장 출신의 국회 측 법률대리인인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은 “국민으로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맞섰다. 지난달 28일 임기가 만료돼 법복을 벗은 임 전 부장판사는 본격적인 탄핵심판 변론이 시작되는 다음 기일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기아차 취업 시켜주겠다” 거짓말한 30대...가로챈 금액만 135억

    “기아차 취업 시켜주겠다” 거짓말한 30대...가로챈 금액만 135억

    기아자동차에 취업을 시켜주겠다고 속이고 135억원을 가로챈 3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24일 광주지법 형사11부(정지선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근로기준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장모(36)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한 부정 취득 재산을 몰수하고, 추징금 5500만원을 명령했다. 장씨는 2019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교인 등 약 600명에게 ‘기아자동차에 취업을 시켜주겠다’고 속여 135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장씨는 기아차 간부 행세를 하고 허위 사문서를 만드는 등 행동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장씨는 가로챈 돈 대부분을 인터넷 도박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재판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다만 범죄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소개하고 일정 금액을 받아 챙긴 A목사에 대해선 공범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장씨는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장기간 기망 행위를 했으며, 대부분의 돈을 도박으로 탕진 한것은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기아차 취업 사기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A목사 등 3명에 대해선 별도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A목사는 2019년 10월30일부터 2020년 8월15일까지 기아차 취업 사기와 관련된 A씨의 제안에 따라 취업 지원자들 374명을 모집해 73억1500만원을 편취할 수 있도록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회 장로인 B씨는 2019년 5월4일부터 2020년 6월24일까지 기아자동차 취업지원자 8명을 모집해주고 대가로 4650만원을 받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다른 C목사는 2019년 2월12일부터 2019년 11월29일까지 기아차 취업지원자 22명을 모집해주고 8250만원을 받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027년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 자율주행기술혁신사업단 출범

    2027년까지 세계 최초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추진한다. 국토교통부, 산업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등 4개 부처는 2027년 ‘융합형 레벨4+ 자율주행’의 상용화를 목표로 1조 974억원 규모의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또 이날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이끌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도 출범했다. 레벨4 자율주행은 차량 스스로 상황을 인지·판단해 비상시에도 운전자의 개입이 불필요한 높은 수준의 자율기술이다. 모든 구간에서 운전자가 손을 대지 않고 운전하는 완전자율차(레벨5) 앞 단계다. 융합형 레벨4+는 자율주행 기술뿐 아니라 인프라와 사회 서비스까지 모두 레벨4 이상으로 혁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율주행사업단은 해당 사업을 보다 유기적으로 추진하고 연구성과의 사업화를 높이려고 신설된 공익법인이다. 민간에서 오랜 기간 자율주행 신기술 개발을 담당한 사업단장(최진우 전 현대차그룹 PM 담당)을 포함해 총 17명의 인력으로 구성됐다. 사업단은 그동안 부처별로 나눠 추진해온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을 총괄 기획·관리하고 사업성과의 보급·확산 등 사업화 촉진에 힘쓸 계획이다. 공공·민간 협력의 가교 역할도 맡는다. 사업단은 차량융합 신기술, ICT(정보통신기술)융합 신기술, 도로교통 융합 신기술, 자율주행 서비스, 자율주행 생태계 조성 등 5대 사업을 중점 추진한다. 정부는 데이터 댐 사업에서 구축한 방대한 자율주행 학습용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 기술의 경쟁력과 신뢰도를 높이고, 2024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의 안전기준과 보험제도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진규 산업부 차관은 출범식에서 “자율주행을 우리 자동차 산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전방위로 지원하겠다.”면서 “사업단은 융합·연계의 생태계 조성과 성과 지향적 사업 관리에 전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북한의 중국 밀착, 신냉전 구도 정착돼서는 안 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갈등 속에서 양국관계 강화를 강조한 구두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이 어제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적대 세력들의 전방위적인 도전과 방해 책동에 대처해 조중 두 당, 두 나라가 단결과 협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국가명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적대 세력’이란 미국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주 홍콩과 신장(新疆)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비난했다. 시 주석 역시 구두 친서를 보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새로운 적극적인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며 한반도 정세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할 뜻을 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새 정부의 비판에 맞서 북중이 연대해 미국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북한과 중국이 기존 협력관계를 더욱 탄탄히 하며 ‘반미전선’을 구축한다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척을 위해선 북미 간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 북중의 밀착에 따른 반미전선 구축은 북한이 ‘대화’ 대신 ‘대결’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인다. 중국 역시 한미의 ‘비핵화 역할론’에 소극적으로 나올 공산이 크다. 러시아도 내정간섭 배제를 명분으로 북중 밀착에 본격 가세해 ‘북중러’ 접근이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신장위구르족 인권탄압에 대한 동시다발 제재에 나서며 중국을 전면 압박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된다면 한반도 대결 구도가 과거의 ‘한미일 등 서방국가’ 대 ‘북중러’ 구도로 회귀할 수 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한 한국 외교의 공간이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 신냉전과 같은 대결 구도가 한반도 평화 정착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입증됐다. 한반도가 미중 갈등의 전장이 되고, 한반도에 신냉전의 전선이 그어지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한국 정부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이라는 기본 원칙 아래 신냉전 회귀를 막아야 한다.
  • [사설] ‘사법농단’ 첫 유죄 판결, 사법정의 세우는 계기 돼야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 고위직 판사들에게 첫 유죄 판결이 어제 내려졌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1심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고위법관 14명 중 유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에 개입하고,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을 불법 수집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 등에 대해 “헌재 기밀을 불법 수집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부는 이날 이 전 실장 등의 유죄 취지 판결문에 양 전 대법원장 등과의 공모 혐의를 인정했다. 그동안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원 고위 관계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한 비판이 거셌지만, 이제야 비로소 사법정의의 빛이 엿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법부는 법원의 독립성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길 바란다. 법원은 그동안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해 ‘죄는 있지만, 법리적 처벌 불가’ 등의 궤변을 내세우며 잇따라 무죄 선고를 함으로써 법관들은 그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진실’을 국민에게 강요해 왔는데 이번 판결은 사뭇 다르다. 법원이 국회가 판사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뒤에서야 비로소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의 실체를 정확히 인식하고,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진실을 직시하게 된 것이니 만시지탄이다. 재판부의 이번 판단이 현재 계류 중인 다른 관련자들의 1심, 2심, 상고심 재판에서도 유지돼야 한다.
  • 재판 개입·인권법硏 탄압 철퇴… ‘수장’ 양승태까지 겨눴다

    재판 개입·인권법硏 탄압 철퇴… ‘수장’ 양승태까지 겨눴다

    ‘직무 권한이어야 남용죄 성립’ 시각 바꿔“판사 결정 유도해 재판권 방해” 첫 지적이민걸 ‘소모임 탄압’엔 임종헌 책임 언급이규진 헌재 내부 정보 수집 혐의도 유죄檢 “위헌적 재판 개입 유죄 인정 첫 판결”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이민걸(60·사법연수원 17기)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59·18기)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23일 유죄가 선고된 것은 옛 통합진보당 재판 개입 시도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 등 혐의 상당 부분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현재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양 전 대법원장 역시 재판 개입 혐의가 인정될 공산이 커졌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윤종섭)는 이 전 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의 혐의를 상당 부분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동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중 1심 선고가 난 전현직 법관 6명이 줄줄이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앞선 재판부들은 이들 법관의 행위에 일부 잘못이 있지만 법리적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다수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경우 지난해 2월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직권남용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직권남용이 성립하려면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가 직무 권한에 해당해야 하는데 애초 직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반면 이번 재판부는 직무 권한을 보다 폭넓게 인정해 이 전 실장 등의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전 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의 핵심 혐의 중 하나는 2014~2016년 옛 통진당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재판 담당 사무 판사로 하여금 재판의 독립에 반해 행정처 근거에 따라 결정을 하게 하거나 끝내 아무 판단도 내리지 못하게 해 재판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이 전 실장은 2016년 10~11월 당시 국민의당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재판부 심증을 파악해 의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 전 실장은 재판부의 심증을 확인해 보고하라는 위법부당한 지시를 해 하급자가 법관윤리강령에서 정한 범위에서 벗어난 일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 전 상임위원의 경우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를 수집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헌재 파견판사에게 직무 범위에서 벗어나 헌재 사건 정보를 전달하게 했고 심의관에게 재판 독립에 반해 위법·부당한 보고서를 세 번이나 작성·보고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재판으로 양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사태의 ‘머리’로 꼽히는 인물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이 전 실장이 법원 내 국제인권법연구회를 탄압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 이 전 실장보다는 박병대 전 대법관과 임 전 차장의 책임이 더 크다고 밝혔다. “임 전 차장이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약화시키기 위해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을 해소시키는 것이 연구회 중복가입 해소 조치를 한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에 동의해 주무실장으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이 밖에 재판 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의 공모 관계가 인정됐다. 검찰은 선고 직후 “사법행정권자의 위헌적 재판 개입 행위에 대해 직권남용의 유죄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법리적·사실적 쟁점이 심리됐고 그 판단 결과에 따라 유무죄가 갈린 만큼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이 전 실장은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재판 중이어서 아직 말씀 못 드리겠다. 앞으로 재판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박범계 “왜 모든 걸 내게 묻나” 공방전에… ‘LH법’ 논의는 뒷전

    박범계 “왜 모든 걸 내게 묻나” 공방전에… ‘LH법’ 논의는 뒷전

    “부장회의 비겁”“말 함부로 말라” 신경전장제원 “朴, 한명숙 구하기… 할 만큼 했다”박주민, 사건 관련 검사 참석 절차 문제 지적‘LH 투기 몰수’ 소급 적용은 특별법서 빠져2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날 선 공방만 계속됐다. 야당은 최근 박 장관이 대검찰청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위증교사 의혹 사건 처리와 관련해 ‘다시 심의하라’며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4월 재보궐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개입이라고 주장한 반면 여당은 검찰의 불법·부당한 수사 관행에 따른 장관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맞섰다. 부동산 투기 공직자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과 스토킹 범죄 처벌법 등 산적한 긴급 현안 논의는 뒤로 밀렸다. 박 장관을 향한 포문은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열었다. 전 의원은 “4월 7일에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선거는 전임 시장들의 성 추문으로 인해 발생한 것 아니냐”며 박 장관에게 재보궐선거 원인을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왜 모든 걸 다 제게 확인받으려 하느냐”고 반문하면서도 전 의원의 이어진 추궁에 “많은 분이 보궐선거가 이뤄진 이유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검사장 출신인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은 “비겁하다”는 표현을 두고 박 장관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유 의원은 박 장관의 수사지휘 내용을 언급하면서 “기록을 보고 판단했다면 기소 지휘를 해야 했는데 비겁하게 대검 부장회의가 뭐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장관은 “나름 3일에 걸쳐 (6600쪽 분량) 기록을 보고 한 판단이다. 결단으로 수사지휘를 한 것”이라고 밝힌 뒤 “비겁하다는 얘기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한 전 총리 구하기를 위한 수사지휘라는 주장에는 “한명숙 구하기가 아니고, 이 사건의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의 수사 기법이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제 그만하라. 민망하지 않나”라면서 “장관과 민주당이 아무리 우겨도 국민들은 한명숙 구하기로밖에 안 본다. 장관께서 충분히 자신의 진영이나 지지층에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검 측이 확대회의에 위증을 강요한 의혹을 받고 있는 엄희준 부장검사를 직접 부른 것을 언급하면서 “대검 차장이 고검장을 참여시키는 수사지휘 내용과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장관께 분명히 보고도 하고 승인도 받았는데, 엄 부장검사 참석은 수사지휘와 다른 내용임에도 이런 부분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대검 확대회의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땅투기 공직자 등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심사했으나 이번 3기 신도시에서 땅투기를 벌인 LH 직원 등에게 소급 적용하는 내용은 빼기로 결론지었다. 서울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법농단’ 첫 유죄… 이민걸·이규진 집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민걸(60·사법연수원 17기)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59·18기)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해 23일 1심 재판부가 “재판 독립에 반하는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가 인정된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사법농단 사태 관련 재판 중 유죄 판결이 선고된 첫 사례다. 이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사법농단 사태의 ‘머리’에 해당하는 인사들의 재판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윤종섭)는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이 전 상임위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통진당 재판 개입’과 관련해 이 전 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의 직권남용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이 전 실장이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 국회의원이 피고인인 사건 결론에 관해 재판부 심증을 파악한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파견 법관들을 동원해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를 불법 수집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특히 재판부가 이들의 일부 혐의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의 공모 관계도 인정하면서 추후 이들의 재판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 수사팀은 “사법행정권자의 위헌적 재판 개입 행위에 대해 직권남용 유죄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앞서 사법농단 사태로 기소된 전현직 법관들의 1·2심 재판에서 6차례 연속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사법농단 첫 유죄 판결...이민걸·이규진, 1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사법농단 첫 유죄 판결...이민걸·이규진, 1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판사들에게 첫 유죄 판결이 선고됐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윤종섭)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징역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 수사 끝에 전·현직 법관 14명을 기소했으며, 현재까지 10명이 1심 판결을 받았다. 이 가운데 유죄선고를 받은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이 전 실장이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 국회의원이 피고인인 사건 결론에 관해 재판부 심증을 파악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또한 이 전 상임위원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해산된 옛 통합진보당 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 재판에 개입한 혐의, 파견 법관들을 동원해 헌재 내부 정보를 수집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방창현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와 심상철 전 서울고법원장은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들은 현직 판사로 재직 중이다. 방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요청을 받고 자신이 담당하던 옛 통진당 의원들 사건의 선고와 판결 이유를 누설한 혐의를, 심 전 원장은 옛 통진당 의원들의 행정소송 항소심을 특정 재판부에 배당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논란의 불씨 ‘한명숙 사건’ 결국 공소시효 만료로 종결

    논란의 불씨 ‘한명숙 사건’ 결국 공소시효 만료로 종결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의 모해위증 의혹 공소시효가 22일 만료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도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됐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이날 “오늘 자정이 되면 한 전 총리 사건은 더는 실체적 부분에 대해 기소 여부를 다툴 수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거론되던 재심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한 전 총리의 뇌물·정치자금법 사건은 당시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였던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기획수사 의혹으로 번졌다. 특히 자금 공여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전직 총리를 재판대에 세운 만큼 의혹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 전 총리는 당초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한 전 총리는 재직 당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미화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2009년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뇌물 액수·전달 방식 등에 관한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면서 표적 수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한 전 총리는 1·2심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아 2013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러다 2010년 4월 1차 뇌물수수 사건의 1심 선고 하루 전 검찰이 별도 혐의로 한신건영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한 전 총리의 2차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시작됐다. 당시 서울시장 선거를 두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자 정치 개입 논란이 일었다. 특히 정치자금 공여자인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재판 과정에서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을 직접 건넸다”는 검찰 조사 때의 진술을 뒤집자, 검찰이 사기 혐의 등으로 복역 중이던 한 전 대표를 압박해 허위 진술을 받아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씨는 법정에서 “3억원은 한 전 총리 비서실장에게 빌려줬고, 나머지는 로비자금으로 썼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이자 약정도 없이 큰돈을 빌려주는 것은 경험칙에 반한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한씨가 번복한 법정 진술을 믿지 않았지만, 직접 돈을 줬다는 검찰 조사 진술도 신뢰할 수 없다며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한씨의 검찰 조사 진술을 신뢰할 수 있다며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한 전 총리는 2015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2년을 복역하고 2017년 8월 만기 출소했다. 한씨는 재판 후에도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다가 위증 혐의로 기소돼 2년을 더 복역하고 2018년 출소한 뒤 사망했다. 이후 세간에서 잊혔던 한 전 총리 사건은 지난해 4월 한 전 총리 재판 관련 내용을 기록한 한 전 대표의 비망록이 뒤늦게 언론에 공개되면서 불씨가 살아났다. 여기에 한 전 대표의 구치소 동료들이 검찰이 허위 증언을 사주했다고 진정하면서 모해위증·교사 의혹까지 불거졌다.모해위증·교사 의혹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로까지 이어졌지만,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내리면서 이날 공소시효를 넘기게 됐다. 이에 따라 한 전 총리 사건 관련 의혹들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22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모해위증 의혹을 무혐의로 처리한 대검 확대회의 결정과 관련해 “재지휘를 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다만 대검 부장·고검장 확대회의에서 절차적 공정성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시도 없었고 사전 협의도 없이 의혹의 당사자인 한명숙 수사 검사를 회의에 불러 의견을 듣고, 비공개에 부치기로 했던 회의 결과를 누군가가 특정 언론에 유출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 사건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검찰 수사 관행 문제, 이번 모해위증 의혹 사건 처리 과정에 있었던 절차적 문제에 대해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의 합동 감찰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제도 개선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미중 거침없는 말폭탄… 동맹에 노골적 줄세우기 거세질 듯

    미중 거침없는 말폭탄… 동맹에 노골적 줄세우기 거세질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감정의 깊은 골만 확인하고 끝나자 ‘양국 갈등으로 촉발된 신냉전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결국 두 나라가 ‘경제는 교류하되 정치·외교는 단절하는’ 새로운 형태의 질서가 생겨나 동맹 및 주요국에 대한 노골적인 줄세우기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관련 공동실무단을 꾸리기로 하는 등 작게나마 소통과 협력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1일 중국 외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2+2 회담’을 가졌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뒤 파국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봤다. 이번 회담 성과에 따라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당했다.하지만 미중은 회담 첫날부터 상대방을 맹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틀간 세 차례 회담을 열어 북한과 이란 문제, 기후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국가 간 고위급 회담 뒤 발표하는 공동성명조차 내놓지 못했다. 회담 분위기가 그만큼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질서를 흔들어 지구촌을 약육강식 정글로 바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이 자국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한다”고 받아쳤다. 특히 온건 성향의 ‘미국통’으로 불리던 양 정치국원은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살해한 미국이 중국에 인권을 강의할 자격이 있느냐”고 호통을 쳤다. 중국이 더는 미국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런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에 맞서는 중국의 자신감을 보여 줬다”고 그를 크게 칭찬했다. 설상가상으로 두 나라는 모두 발언을 각각 2분만 하기로 약속하고도 1시간 넘게 상대방을 비난했다. 회담 뒤 퇴장하려는 취재진을 불러 재차 상대방을 비난하는 ‘막장’ 상황까지 연출했다. 결론적으로 미중이 오랜만에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 말고는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회담이었다. 컨설팅그룹 컨트롤리스크스의 앤드루 길홈은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했다. 부정적인 궤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무의미한 기싸움’으로 끝난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미소 냉전 초기를 연상케 한다면서 국제질서의 양극화를 우려했다. CNN 방송은 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거친 언사로 전투적인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고 폴리티코는 “첫 대결부터 양측이 서로에게 펀치를 날리고 나왔다. 이제 상대를 압박하고자 각자 파트너들을 규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이든은 중국과 난타전을 벌인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아주 자랑스럽다”며 힘을 실어 줬다. 어떻게든 중국을 달래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 낼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 17일 abc방송 인터뷰에서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킬러’(살인자)로 본다”고 언급한 뒤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신냉전 구도를 깨뜨리기는커녕 러시아로 ‘전선’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 총자이안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냉전 초기 미국과 구소련 간 회담을 보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불협화음이 예견됐지만 삐걱거림의 정도가 예상 밖으로 컸다”면서 “각국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제임스 친 교수도 “지금 분위기로는 양측이 가까운 장래에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담 ‘파투’가 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의 전조 증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치명상을 입은 만큼 치유를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두 나라가 자국 여론을 의식해 과잉 반응한 것만 빼면 실제 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전언도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신화통신은 21일 중국 대표단 발언을 인용해 “기후변화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양국이 외교관·영사 활동을 촉진하고 특파원 추방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미중 고위급 공방은) 각자가 국내 관중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보여 준 것으로, 실제 행동은 없었다”며 “냉전 당시와 같은 핵위협은 이제 없다. 지금의 경쟁은 기술·사이버갈등·영향력(확대) 등 그때보다는 덜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제프 그레고리 머호니 화둥사범대 교수는 “앞으로 무역전쟁 등 (경제 교류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을 조용히 진행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없었다면 중국 측이 알래스카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미중 거침없는 말폭탄… 동맹에 노골적 줄세우기 거세질 듯

    미중 거침없는 말폭탄… 동맹에 노골적 줄세우기 거세질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깊은 감정의 골만 확인하고 끝나자 ‘미중 갈등으로 촉발된 신냉전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결국 두 나라가 ‘경제는 교류하되 정치·외교는 단절하는’ 새로운 형태의 질서가 강화돼 동맹 및 주요국에 대한 노골적인 줄세우기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중국 외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측 토니 블링컨(오른쪽) 국무장관·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측 양제츠(왼쪽)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2+2 회담’을 가졌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뒤 파국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봤다. 이번 회담 성과에 따라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당했다. 하지만 미중은 회담 첫날부터 상대방을 맹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틀간 세 차례 회담을 열어 북한과 이란 문제, 기후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국가 간 고위급 회담 뒤 발표하는 공동성명조차 내놓지 못했다. 그만큼 회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질서를 흔들어 지구촌을 약육강식 정글로 바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이 자국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한다”고 맞받아쳤다. 미국은 신장과 홍콩, 대만에 대한 중국의 행동을 문제 삼았고, 중국은 ‘흑인 학살’이라는 단어까지 써 가며 미국 인권 문제 개선을 요구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광범위한 주제에서 힘들고 단도직입적인 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왕 국무위원도 “대화가 대결보다 낫기 때문에 회담에 성의를 다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양측 모두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희망을 접은 듯하다. 설상가상으로 두 나라는 모두 발언을 각각 2분만 하기로 약속하고도 1시간 넘게 상대방을 비난했다. 회담 뒤 퇴장하려는 취재진을 불러 재차 상대방을 비난하는 ‘막장’ 상황까지 연출했다. 결론적으로 미중이 오랜만에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 말고는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회담이었다. 컨설팅그룹 컨트롤리스크스의 앤드루 길홈은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했다. 부정적인 궤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무의미한 기싸움’으로 끝난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미소 냉전 초기를 연상케 한다면서 국제질서의 양극화를 우려했다.CNN 방송은 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거친 언사로 전투적인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고 폴리티코는 “첫 대결부터 양측이 서로에게 펀치를 날리고 나왔다. 이제 상대를 압박하고자 각자 파트너들을 규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바이든은 중국과 난타전을 벌인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아주 자랑스럽다”며 힘을 실어줬다. 중국을 달래 뭔가 합의를 이끌어 낼 생각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 17일 abc방송 인터뷰에서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킬러’(살인자)로 본다”고 언급한 뒤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신냉전 구도를 깨뜨리기는커녕 러시아로 ‘전선’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NUS) 총자이안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냉전 초기 미국과 구소련 간 회담을 보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불협화음이 예견됐지만 삐걱거림의 정도가 예상 밖으로 컸다”면서 “각국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제임스 친 교수도 “지금 분위기로는 양측이 가까운 장래에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담 ‘파투’가 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의 전조 증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치명상을 입은 만큼 치유를 위해서는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두 나라가 자국 여론을 의식해 과잉 반응한 것만 빼면 실제 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전언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미중 고위급 공방은) 각자가 국내 관중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것으로, 실제 행동은 없었다”며 “냉전 당시와 같은 핵위협은 이제 없다. 지금의 경쟁은 기술·사이버갈등·영향력(확대) 등 그때보다는 덜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제프 그레고리 머호니 화둥사범대학 교수는 “향후 몇 주간 공개적인 대응 움직임은 보이지 않겠지만, 무역전쟁 등 (경제 교류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은 조용히 진행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없었다면 중국 측이 알래스카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강펀치만 날린 미중… 신냉전 가속화되나

    강펀치만 날린 미중… 신냉전 가속화되나

    공동성명도 없이 갈등의 골만 재확인경제는 교류, 정치는 단절 ‘체제 경쟁’“美蘇냉전 연상… 국제질서 양극화 우려”기후변화 실무단 등 일부 협력 모색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감정의 깊은 골만 확인하고 끝나자 ‘양국 갈등으로 촉발된 신냉전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결국 두 나라가 ‘경제는 교류하되 정치·외교는 단절하는’ 새로운 형태의 질서가 생겨나 동맹 및 주요국에 대한 노골적인 줄세우기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관련 공동실무단을 꾸리기로 하는 등 작게나마 소통과 협력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1일 중국 외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2+2 회담’을 가졌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뒤 파국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봤다. 이번 회담 성과에 따라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당했다. 하지만 미중은 회담 첫날부터 상대방을 맹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틀간 세 차례 회담을 열어 북한과 이란 문제, 기후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국가 간 고위급 회담 뒤 발표하는 공동성명조차 내놓지 못했다. 회담 분위기가 그만큼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질서를 흔들어 지구촌을 약육강식 정글로 바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이 자국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한다”고 받아쳤다. 특히 온건 성향의 ‘미국통’으로 불리던 양 정치국원은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살해한 미국이 중국에 인권을 강의할 자격이 있느냐”고 호통을 쳤다. 중국이 더는 미국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런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에 맞서는 중국의 자신감을 보여 줬다”고 그를 크게 칭찬했다.설상가상으로 두 나라는 모두 발언을 각각 2분만 하기로 약속하고도 1시간 넘게 상대방을 비난했다. 회담 뒤 퇴장하려는 취재진을 불러 재차 상대방을 비난하는 ‘막장’ 상황까지 연출했다. 결론적으로 미중이 오랜만에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 말고는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회담이었다. 컨설팅그룹 컨트롤리스크스의 앤드루 길홈은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했다. 부정적인 궤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무의미한 기싸움’으로 끝난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미소 냉전 초기를 연상케 한다면서 국제질서의 양극화를 우려했다. CNN 방송은 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거친 언사로 전투적인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고 폴리티코는 “첫 대결부터 양측이 서로에게 펀치를 날리고 나왔다. 이제 상대를 압박하고자 각자 파트너들을 규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이든은 중국과 난타전을 벌인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아주 자랑스럽다”며 힘을 실어 줬다. 어떻게든 중국을 달래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 낼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 17일 abc방송 인터뷰에서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킬러’(살인자)로 본다”고 언급한 뒤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신냉전 구도를 깨뜨리기는커녕 러시아로 ‘전선’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 총자이안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냉전 초기 미국과 구소련 간 회담을 보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불협화음이 예견됐지만 삐걱거림의 정도가 예상 밖으로 컸다”면서 “각국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제임스 친 교수도 “지금 분위기로는 양측이 가까운 장래에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담 ‘파투’가 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의 전조 증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치명상을 입은 만큼 치유를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두 나라가 자국 여론을 의식해 과잉 반응한 것만 빼면 실제 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전언도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신화통신은 21일 중국 대표단 발언을 인용해 “기후변화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양국이 외교관·영사 활동을 촉진하고 특파원 추방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미중 고위급 공방은) 각자가 국내 관중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보여 준 것으로, 실제 행동은 없었다”며 “냉전 당시와 같은 핵위협은 이제 없다. 지금의 경쟁은 기술·사이버갈등·영향력(확대) 등 그때보다는 덜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제프 그레고리 머호니 화둥사범대 교수는 “앞으로 무역전쟁 등 (경제 교류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을 조용히 진행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없었다면 중국 측이 알래스카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강펀치만 날린 미중, 신냉전 가속화되나

    강펀치만 날린 미중, 신냉전 가속화되나

    공동성명도 없이 갈등의 골만 재확인바이든 “블링컨, 자랑스럽다” 힘 실어경제는 교류, 정치는 단절 ‘체제 경쟁’“美蘇냉전 연상… 국제질서 양극화 우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깊은 감정의 골만 확인하고 끝나자 ‘미중 갈등으로 촉발된 신냉전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결국 두 나라가 ‘경제는 교류하되 정치·외교는 단절하는’ 새로운 형태의 질서가 강화돼 동맹 및 주요국에 대한 노골적인 줄세우기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중국 외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측 토니 블링컨(오른쪽) 국무장관·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측 양제츠(왼쪽)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2+2 회담’을 가졌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뒤 파국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봤다. 이번 회담 성과에 따라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당했다. 하지만 미중은 회담 첫날부터 상대방을 맹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틀간 세 차례 회담을 열어 북한과 이란 문제, 기후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국가 간 고위급 회담 뒤 발표하는 공동성명조차 내놓지 못했다. 그만큼 회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질서를 흔들어 지구촌을 약육강식 정글로 바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이 자국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한다”고 맞받아쳤다. 미국은 신장과 홍콩, 대만에 대한 중국의 행동을 문제 삼았고, 중국은 ‘흑인 학살’이라는 단어까지 써 가며 미국 인권 문제 개선을 요구했다.설리번 보좌관은 “광범위한 주제에서 힘들고 단도직입적인 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왕 국무위원도 “대화가 대결보다 낫기 때문에 회담에 성의를 다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양측 모두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희망을 접은 듯하다. 설상가상으로 두 나라는 모두 발언을 각각 2분만 하기로 약속하고도 1시간 넘게 상대방을 비난했다. 회담 뒤 퇴장하려는 취재진을 불러 재차 상대방을 비난하는 ‘막장’ 상황까지 연출했다. 결론적으로 미중이 오랜만에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 말고는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회담이었다. 컨설팅그룹 컨트롤리스크스의 앤드루 길홈은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했다. 부정적인 궤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무의미한 기싸움’으로 끝난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미소 냉전 초기를 연상케 한다면서 국제질서의 양극화를 우려했다. CNN 방송은 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거친 언사로 전투적인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고 폴리티코는 “첫 대결부터 양측이 서로에게 펀치를 날리고 나왔다. 이제 상대를 압박하고자 각자 파트너들을 규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바이든은 중국과 난타전을 벌인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아주 자랑스럽다”며 힘을 실어줬다. 중국을 달래 뭔가 합의를 이끌어 낼 생각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 17일 abc방송 인터뷰에서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킬러’(살인자)로 본다”고 언급한 뒤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신냉전 구도를 깨뜨리기는커녕 러시아로 ‘전선’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NUS) 총자이안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냉전 초기 미국과 구소련 간 회담을 보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불협화음이 예견됐지만 삐걱거림의 정도가 예상 밖으로 컸다”면서 “각국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제임스 친 교수도 “지금 분위기로는 양측이 가까운 장래에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담 ‘파투’가 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의 전조 증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치명상을 입은 만큼 치유를 위해서는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두 나라가 자국 여론을 의식해 과잉 반응한 것만 빼면 실제 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전언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미중 고위급 공방은) 각자가 국내 관중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것으로, 실제 행동은 없었다”며 “냉전 당시와 같은 핵위협은 이제 없다. 지금의 경쟁은 기술·사이버갈등·영향력(확대) 등 그때보다는 덜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제프 그레고리 머호니 화둥사범대학 교수는 “향후 몇 주간 공개적인 대응 움직임은 보이지 않겠지만, 무역전쟁 등 (경제 교류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은 조용히 진행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없었다면 중국 측이 알래스카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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