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개입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사생활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여행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산업부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가을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7,827
  • [강남순의 낮꿈꾸기] 세계 철학의 날, 철학적 사유는 왜 모두에게 중요한가

    [강남순의 낮꿈꾸기] 세계 철학의 날, 철학적 사유는 왜 모두에게 중요한가

    11월 셋째 주 목요일이었던 지난 18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철학의 날’이었다. 왜 ‘철학의 날’인가. 철학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철학적 사유하기의 중요성을 인식하자는 것이 철학의 날 제정의 주요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가치관과 행동방식에 영향을 주는 철학적 사유란 우선 각자의 유한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다. 더 나아가 개인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서로가 존중하고 서로의 차이를 수용하면서 자유롭고 책임지는 사회로 만들어 가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다. ‘철학의 날’의 존재는 철학이 특정한 사람들의 독점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일상세계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유네스코 지정 11월 셋째 주 목요일 2021년 ‘세계 철학의 날’을 맞아 한국에서 어떤 행사들이 있었는가 살펴보았다. 어느 지역 도서관에서는 3주에 걸쳐 세계 철학의 날 행사가 있다. 철학 도서 추천, 철학 문구 적기, 나와 닮은 철학자 유형 테스트, 철학 도서를 대출하는 회원에게 ‘논어’나 ‘명심보감’ 등을 필사할 수 있는 철학책 필사 노트 증정, 음악에 조예가 깊던 철학자들이 사랑했던 음악 작품 소개 등이 ‘세계 철학의 날 행사’의 내용이다. 또한 어느 교사 연구단체의 행사는 철학의 이미지를 그림이나 사진으로 표현하고 설명하기, 학교에서 철학이 필요할까에 대한 생각 쓰기, ‘철학’이라는 단어로 이행시 짓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철학의 날 행사들이 어떠한 의미와 역할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그러나 철학의 날을 제정하게 된 의도가 반영됐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철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이해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철학이란 삶의 의미와 행복을 모색하는 데 필요한 ‘지혜’에 대한 사랑과 추구가 토대를 이룬다는 것이다. ‘철학’이라고 하면 대학과 같은 특정한 곳에 속한 학자들의 추상적인 논의 영역이라든가, 또는 현실 세계와 동떨어져서 ‘도’를 닦는 도인들이 던지는 ‘화두’ 같은 것과 연관된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나 21세기 이 위기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철학이란 우리의 구체적인 현실세계에 굳건히 뿌리내린 것이어야 한다.물질과 같이 보이는 것에 대한 가치가 정의나 평등과 같이 보이지 않는 가치를 대체하고 있는 21세기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는 철학적 사유는 왜 필요한 것인가. 철학적 사유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상황에서 질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철학적 사유는 ‘나’를 중심에 두고 그 ‘나’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철학적 사유는 ‘나’에서 시작해서 타자, 그리고 세계로 사유의 원이 확장된다. ‘나’는 ‘너’와 상호연결돼 있으며 ‘나’와 ‘너’가 살고 있는 이 사회와 세계에 대해 다층적 물음을 묻고, 무엇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판단을 하게 하고, 그 판단에 근거해서 크고 작은 행동을 취하게 한다. 즉 사유하기, 판단하기, 그리고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기라는 사이클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철학적 사유의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입시는 자율성의 삶 모색할 통로 차단 ‘스스로 생각하기’란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이다. 칸트가 “감히 스스로 생각하라”를 계몽주의의 모토로 한 이유다. 그런데 이러한 스스로 생각하기는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참으로 어렵다. 정보를 암기하고, 암기에 기반해서 정답을 찾아내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씨름하는 것은 시험이나 취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매우 ‘비실용적’인 것이라고 많은 이들은 생각한다. 한국 특유의 입시제도와 위계주의적 문화는 ‘스스로 생각’하는 자율성의 삶을 모색할 수 있는 통로를 차단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지 못할 때, 종교나 정치적 프로파간다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전형적인 타율성의 삶을 살 수밖에 없다.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서구 중세의 암흑시대에 사는 것과 같이 전적으로 타율성의 덫에 갇혀 살게 되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대화방에 돌아다니는 선동적 정보나 가짜뉴스들이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게 될 때, ‘다수결’에 따라 지도자를 뽑는 대의민주주의는 오히려 파괴적으로 기능할 수밖에 없다. 한나 아렌트가 ‘악이란 비판적 사유의 부재’라고 한 것은 이 점에서 매우 중요한 통찰을 준다. ‘왜’를 묻지 않고, 누군가의 선동에 무조건 따라가는 삶이란 자신만이 아니라 타자의 삶까지 파괴하고 결국 내가 몸담고 사는 이 사회를 잘못된 방향으로 가도록 공조하게 된다. 인류 역사에서 잘못된 정치가나 종교 지도자의 선동에 의해 무수한 폭력과 살상이 이루어지고 정당화돼 온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비판적인 철학적 사유가 필요한 이유다. 히틀러는 국민투표에 의해 총통으로 선출됐다. 이렇게 국민에 의해 선출된 히틀러는 왜곡된 주장과 거짓 정보로 사람들을 선동하면서, ‘인류에 대한 범죄’에 무수한 사람들을 가담시켰다. 한국 역사에서도 독재자에 대한 향수를 여전히 가지고 있는 이들은 지금도 누군가에 의해 선동되는 삶, 타율적인 삶, 왜곡된 정보로 교란되는 삶이 오히려 편하게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성찰하지 않기에, 선동자의 말이 무조건 ‘옳다’고 믿고 따르기 때문이다. 일상 세계에서의 철학적 사유란 내가 듣고, 보는 여러 가지 사건이나 내면적 생각들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왜 하는 것인가,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알게 된 것인가. 내가 아는 것은 올바른 정보에 근거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를 선동하기 위해 사용되는 왜곡된 정보에 의한 것인가.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 ‘성공’이란 무엇인가. 더 나아가 인간으로서의 나의 권리란 무엇인가. 모든 인간의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지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철학적 사유는 이러한 크고 작은 질문 없이는 불가능하다. 철학적 사유는 물질적 성공이나 지배 권력같이 눈에 보이는 가치를 넘어서 인간의 자유, 평등, 정의, 평화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의 중요성을 보게 한다.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가, 또는 사람들이 자신의 젠더, 계층, 성적 지향, 출신 학교 등에 근거해 어떠한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는가와 같은 일상적 문제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 ‘추상적인 철학’을 모두 배우라는 것이 아니다. 또는 자신의 구체적인 일상은 모두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면서 평생 서재에서만 작업한 철학자의 글을 암기하는 것이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서 어떠한 차별과 혐오가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나 개입 없이 서재에서만 생각해 낸 ‘인생의 지혜’가 쓰인 책을 읽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구체적인 우리의 일상세계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철학이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하다. ‘세계 철학의 날’에 다음의 세 가지 기본적인 모토를 각자가 기억하고 조금씩이라도 실천하면 어떨까. ●실천하는 것이 모두의 삶의 나침반 될 것 스스로 사유하라. 어떤 특정한 문제에 대해 고민한다면, 그러한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가를 읽고, 묻고, 듣는 것은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참고용’일 뿐이다. 결국 나의 삶은 나의 것이기에 궁극적으로는 ‘고유명사로서의 나’의 입장에서 그 문제에 대해 사유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스스로 판단하라. 내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나의 몫이다. 또한 그러한 판단을 포괄적이고 복합적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독학’해야 하는 것도 나의 몫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판단, 관계에 대한 판단 등은 궁극적으로는 나의 몫이다. 정치가를 선출할 때도 특정인에 대한 자신의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 그 사람의 장점과 한계는 무엇인지, 그 사람이 내가 속한 한국 사회를 어떠한 사회로 만들어 갈 사람인지 등 복합적인 판단을 스스로 하는 것이다. 스스로 행동하라. 스스로 사유하고, 판단한 후 우리는 크고 작은 결정과 행동을 하게 된다. SNS 단체방 회원들이, 같은 교회나 절에 다니는 사람들이, 또는 동창이나 선후배들이 어떤 결정을 한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서 행동해선 안된다.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정치가를 선출하고, 미래를 기획하고, 삶을 의미 있게 가꾸어 가기 위해 결단하고 행동에 옮기는 연습을 해야 한다. 또한 차별과 혐오를 당하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크고 작은 행동을 실천하는 것이 철학적 사유를 일상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상기하고 실천하는 것이 ‘세계 철학의 날’의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 일상 세계 속에 이러한 철학적 사유하기가 깊숙이 뿌리내리도록 연습하는 것은, 나의 삶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에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월드피플+] 희귀병 아들 위해 독학으로 치료약 만든 中 아버지의 부성애

    [월드피플+] 희귀병 아들 위해 독학으로 치료약 만든 中 아버지의 부성애

    희귀병을 앓는 아들을 위해 독학으로 치료약을 만든 부정(父情)이 눈물겹다. 28일 중국 대기원 등 외신은 집에 실험실까지 갖추고 아들의 병을 연구한 중국 남성의 사연을 전했다. 윈난성 쿤밍시에 사는 쉬 웨이(30)는 지난해 집 한쪽 작은 다용도실을 실험실로 개조했다. 그곳에서 그는 2살 아들 하오양의 치료약을 만들었다.그의 아들은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멘케스 증후군’(Menkes syndrome)을 앓고 있다. 멘케스병은 남성에게만 나타나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구리를 흡수하지 못해 발생한다. 윤기 없이 꼬인 모발과 특이한 얼굴 모양, 발육 지연 및 퇴행성 신경장애가 주 증상이다. 멘케스병은 생후 2~3개월 사이 발병하며, 환자는 대개 3세 이전 사망한다. 조기 대처로 신경학적 증상이 생기는 것은 막을 수는 있지만, 확실한 치료제는 없다. 먹는 약이나 주사제로 구리 히스티딘 성분을 투약하는 게 최선인데,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생명을 연장하는 것뿐이다.쉬의 아들이 희귀질환 진단을 받은 건 생후 6개월 때였다. 하지만 중국에선 구리-히스티딘을 구할 수 없어 치료에 애를 먹었다.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코로나19 국경 봉쇄에 부딪혔다. 그 사이 아들의 병세는 점점 악화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던 아버지는 아들을 살리고자 직접 약물을 제조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집에 실험실을 만들고, 장비와 원료를 구해 연구에 돌입했다. 인터넷에서 600편에 달하는 관련 논문을 찾아 읽고 또 읽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손에서 놓은 영어를 해석하려 번역기도 동원했다. 가족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만류했지만, 죽어가는 아들을 곁에 둔 아버지에겐 다른 도리가 없었다.마침내, 아버지는 아들을 살릴 치료약을 완성했다. 연구 시작 6주 만이었다. 그는 먼저 토끼에게 약을 먹여 안전성을 확인했다. 그런 다음 복용량을 차츰 늘리는 방식으로 아들에게 약물을 투여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치료 시작 2주 만에 아들의 병세는 호전됐다. 혈청구리 농도도 정상을 회복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살릴 수만 있다면 뭐든 해야 했다. 내겐 선택지가 없었다. 위험을 감수하고 약을 먹이든, 이대로 아들이 죽는 걸 지켜보든 둘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그의 사연이 전해지자 같은 처지의 부모들 연락이 쇄도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규정상 한계가 있다. 내 아이만 책임지겠다”며 어렵게 부탁을 거절했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그의 사례 이후 약물 제조 자격 문제와 등 법적 규제 논의가 일었다. 어떤 약물이든 관계 당국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서다. 일단 아버지는 ‘약물’이 아닌 ‘화합물’을 제조한 것이란 주장으로 법망을 벗어났다. 윈난성 의약품관리국 관계자도 “의약품이 아닌 경우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양질의 일자리 보장하라”...서울 도심 곳곳서 집회

    “양질의 일자리 보장하라”...서울 도심 곳곳서 집회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후 네 번째 일요일인 28일 서울 도심에서는 노동조합·재한 외국인 등이 집회를 열었다. 이날 서울 도심 곳곳은 집회를 신고한 총 21개 단체 2300여명으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 400여명은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건설안전특별법 제정·현장실습제도 개선 등 안전한 청년 일자리 보장 대책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불법집회 주도 혐의로 지난 9월 구속됐다가 지난 25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양경수 위원장이 자리했다.양 위원장은 “대회를 준비하는 동지들이 감옥에 있는 제게 함께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석방 이후 첫 자리로 청년노동자대회에 나오게 됐다”며 “민주노총은 청년 노동자 뒤에서는 든든한 버팀목이, 앞에서는 단단한 방패가 되겠다”고 말했다.배달노동자 등 조합원들은 오후 3시쯤부터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 보장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 행진 인원을 통제하는 경찰과 일부 조합원 사이에 실랑이가 있었지만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들은 오후 4시 30분쯤 행진을 마치고 해산했다.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는 오후 2시부터 이동욱 전 경기도의사회장 등 100여명이 ‘정치방역 중단’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같은 시각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에서는 재한 에티오피아인 80여명이 미국 정부의 에티오피아 내전 개입을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로 광화문교차로와 경복궁역 교차로 등 주요 도로 2∼3개 차선이 일시 통제됐지만 큰 교통혼잡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 강동구 아동학대 사망 막을 수 있었던 세 번의 시그널

    강동구 아동학대 사망 막을 수 있었던 세 번의 시그널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다세대주택에서 의붓어머니 이모(33)씨의 학대로 숨진 오모(3)군에게는 최소 3차례의 학대 의심 징후(시그널)가 있었지만 신고 의무가 있는 관계기관 모두 이를 알아차리지 못해 사망을 막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28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미취학 아동인 오군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 가까이 동네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수시로 결석했다. 장기 결석은 아동학대의 대표적 징후로 볼 수 있지만 해당 어린이집은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지 않았다. 아동학대처벌법상 어린이집 원장과 종사자는 아동학대 의심이 들 땐 반드시 신고해야 하며 위반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문다. 오군의 친할머니 김모(53)씨는 “네 살인 손자가 두 살 아이보다 체구가 작았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적어도 두 번 이상 어린이집에 등교한 아이의 상태를 육안으로 봤다. 이때 오군이 또래 아동에 비해 발달이 더디다는 것을 알아챘다면 추가 학대를 막을 수도 있었지만 놓친 것이다. 오군은 지난해 허벅지에 외상을 입었고 올해에는 깁스하거나 머리 상처를 꿰매는 등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었으나 구청·주민센터·경찰서 등 관계 기관 어디에도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온 적은 없었다. 경찰은 어린이집과 병원 모두 신고의무 위반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 신호는 오군의 부모가 보육료를 지원받다가 지난 9월 말 갑작스레 가정양육수당으로 변경한 점이다. 영유아보육법상 국가와 지자체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면 보육료를, 이용하지 않으면 가정양육수당을 제공하게 돼 있다. 주민센터에서 오군의 집을 방문해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 이유를 확인하고 아동의 상태를 관찰했더라면 학대의 낌새를 눈치 챌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가정양육수당을 지급하려면 담당공무원이 필요한 서류를 받은 뒤 지원 신청자의 집에 방문해 서류상 내용이 맞는지 조사할 수 있지만 의무는 아니다. 관할 주민센터는 “(양육수당을) 지난달 말 온라인으로 신청해 비대면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미처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2018년 8월생인 오군은 정부가 2019년부터 매년 10~12월 조사해온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에서도 빠졌다. 오군은 올해 만 3세임에도 조사 대상이 주민등록전산 기준 2017년이라 대상이 되지 않은 것이다. 정부의 아동학대 전수조사의 그물망이 헐거워 오군처럼 조사 시기가 되지 않았거나 조사 당시 학대 흔적이나 정황을 발견하지 못하면 그 이후 확인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맹점을 노출한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아동학대 통계에서 지난해 학대로 사망한 피해아동 43명 중 교육기관에 다니지 않은 아동은 절반(21명)에 달했다. 하지만 아동학대 발견율은 4%로 미국(9.2%), 호주(10.1%) 보다 훨씬 낮았다.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동학대 사건이 과소표집 되고 있다”면서 “범죄가 아닌 경우라도 이상징후가 조금이라도 포착되면 국가가 반드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사회가 아동학대에 대한 민감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어린이집, 학교, 병원 등에서 일하는 종사자에게 아동학대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교육을 받게 하는 등 대응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경찰은 이씨에게 적용했던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최대 사형 선고가 가능한 아동학대살해혐의로 적용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 [여기는 남미] 노예처럼 팔려가는 멕시코의 소녀들…가축으로 몸값 지불

    [여기는 남미] 노예처럼 팔려가는 멕시코의 소녀들…가축으로 몸값 지불

    돈을 주고 어린 여자를 사고파는 낡은 관습에 눈물을 흘리는 멕시코 소녀들이 줄지 않고 있다. 팔려가는 결혼을 거부하고 집에서 도망친 14살 소녀가 경찰에 잡혀 구금된 황당한 사건이 멕시코에서 발생했다. 사건은 멕시코 게레로주(州)의 호야 레알 원주민공동체 지역에서 최근 발생했다. 24일 (현지시간) 복수의 인권 단체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14살 소녀는 무단가출을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혀 14시간 구금을 당했다. 소녀를 잡아 가둬달라고 경찰에 신고한 건 다름 아닌 소녀의 가족이었다. 알고 보니 소녀는 최근 1만 달러(약 1190만원)에 '팔린 몸'이었다. 소녀를 구조한 인권단체 'MT 인권센터'는 "가족들이 돈을 받고 강제로 결혼시키려고 하자 소녀가 거부하고 도망을 친 것"이라면서 결혼 상대는 또 다른 미성년자 16살 소년이었다고 밝혔다. MT 인권센터의 대표 아벨 에르난데스는 "돈을 주고 여자를 사는 원주민 사회의 오랜 관습이 여전하지만 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면서 "사건을 인지한 즉시 센터의 변호사가 달려가 소녀를 석방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미성년자 간 결혼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원주민 사회에선 실정법보다 관습이 우선되고 있다. 물건처럼 어린 여자를 사고파는 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도 오랜 관습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MT 인권센터는 "어린 여자를 사고파는 게 흔한 일이다 보니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최근의 성폭행 미수사건을 소개했다. 6000달러(약 710만원)에 팔린 15살 소녀가 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한 사건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시아버지는 미국에 거주하는 아들이 송금한 돈으로 '며느리'를 샀다. 남편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돈에 팔려 강제결혼을 한 15살 소녀는 시아버지와 살다가 끔찍한 일을 당할 뻔했다. MT 인권센터는 "돈을 주고 어린 여자를 사고파는 건 물론 심지어 가축이나 약간의 술로 몸값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고 폭로했다. 인신매매는 이 같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멕시코 정부는 문제에 손을 놓고 있다. 지난 10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게레로주를 방문했다. 인권 단체들은 대통령에게 "어린 여자들을 사고파는 인신매매를 근절시켜 달라"고 했지만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산발적인 경우일 뿐"이라며 개입을 사실상 거부했다.
  • [서울광장] 왜 ‘고발 사주’에는 분노하지 않나/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왜 ‘고발 사주’에는 분노하지 않나/박록삼 논설위원

    ‘대장동 비리’는 의외로 복잡하다. 하지만 세상은 단순하게 접근했다. 누군가의 기대처럼 ‘당시 성남시장 이재명이 토건세력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 주고 그 대가로 음험한 정치자금을 챙긴 것’으로 딱 떨어지면 좋으련만 영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이재명 연루’가 나와야 완성된다고 생각할 텐데, 대장동 비리 의혹을 따라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토건세력을 중심으로 법조계, 금융계, 언론계, 정치권끼리 얽히고설킨 ‘기득권 이익공동체’의 난맥상이 줄줄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두 달에 걸친 검찰 수사는 부실하기만 했다. 처음부터 부정한 돈의 흐름을 쫓으며 진실만 추구했다면 막대한 특혜 의혹에 대한 실체가 더 분명해졌을 것이다. 당시 하나은행은 대장동 개발 컨소시엄을 꾸린 대표사로서 ‘성남의뜰’ 지분 43%를 가졌음에도 왜 막대한 수익을 포기하고 7% 지분에 불과한 화천대유에 이익을 몽땅 몰아줬는지 상식적인 의문에 대한 접근조차 없다. 또 2011년 부산저축은행 대출 비리 수사 때 대장동 비리의 싹을 초기에 잘라낼 수 있는 기회를 외면한 당시 검찰 및 ‘윤석열 주임검사’의 의아한 판단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는다. 검찰은 최근 “남욱이 받은 43억원이 이재명 선거자금으로 쓰였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했다. 밑도 끝도 없는 얘기지만, 언론은 당연히 대서특필했다. 그러는 동안 50억 클럽, 천문학적 수익, 대선후보 조폭 자금 수수 등 청년 및 서민의 박탈감을 자극하는 선정적 관심사만 와글와글 넘쳐 났을 뿐 핵심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특검이 구성돼 검찰이 밝혀내진 못한 ‘윗선’이나 ‘그분’을 특정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대장동의 대척점에 있는 ‘고발 사주’ 사건은 간명하다. 검찰총장의 눈과 귀 노릇을 하는 대검 핵심 간부가 총선 직전 야당에 SNS로 고발장을 건넸다. 이를 통해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여권 정치인을 고발하도록 사주했다는 의혹이다. 그리고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이 ‘고발 사주 고발장’을 상당 부분 인용해서 실제로 고발했다. 고발 사주가 사실이라면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넘어 적극적인 정치 공작이다. 국가와 행정부의 근간을 뒤흔드는 국기 문란이다. 군사독재정권 시절 안기부, 국정원 등이 저질렀던 음험한 짓을 떠올리게 한다. 그간 고발이 들어오자마자 신속하게 수사에 나섰던 다른 숱한 사건 등에서도 ‘검찰의 고발 사주’가 있어 왔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우기 힘들다. 지난달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따르면 손준성 당시 대검수사정보정책관(이하 손 검사)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아 소속 직원들에게 37명의 판사들에 대한 ‘사찰 문건’을 작성하도록 했다. 또한 손 검사는 ‘윤 총장 장모 재판 대응 문건’ 작성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쯤 되면 당시 손 검사는 아예 ‘윤석열 집사’이며, 검찰 조직은 ‘윤석열 개인 로펌’이라는 세간의 비아냥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검찰 사유화가 저질러진 셈이다. 그럼에도 손 검사는 공수처 수사 및 언론 취재 과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 혹은 ‘수사 과정의 절차적 위법’만 주장한다. 윤 총장의 뜻과 무관하게 저지른 일탈 행위인지, 아니면 이를 지시한 상급자가 배후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고발 사주’ 자체가 검찰 조직에서 일상화됐기에 기억에 없을 정도로 무심히 지나간 것인지 알 수 없다. 한데 언론도, 여론도 분노하지 않는다. 게다가 공수처는 ‘대선 개입 프레임’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서인지 무려 4건에 걸쳐 입건된 ‘피의자 윤석열’을 단 한 차례도 조사하지 않고 있다. 비뚤어진 정무 감각을 발휘하다 국민의 신뢰를 상실해 버린 검찰의 오류를 이제 갓 출범한 공수처 또한 똑같이 답습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 결과 구체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공수처 수사 또한 부실하고 제자리걸음만 한다. 이 덕에 검찰과 공수처 등에 기소된 대선 후보 윤석열 본인과 부인, 장모 관련 10건이 넘는 사건에 대한 관성적인 해명조차 듣기가 어렵다. ‘고발 사주’라는 표현이 입에 착 달라붙진 않는다. ‘대장동 의혹’처럼 돈 문제가 결부된 것도 아닌, ‘국기 문란’이라는 무형의 가치와 관련한 문제인 탓도 클 테다. 개개인의 이해관계와 당장 연관성이 없고 직접적 피해자가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물론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절대다수가 피해를 본다는 뜻이다. 검찰과 공수처, 언론이 좇아야 할 것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다. 오로지 진실뿐이다.
  • 개 식용 문제 합의 ‘시동’… 논란 끝낼까

    개 식용 문제 합의 ‘시동’… 논란 끝낼까

    정부가 개 식용 문제를 논의하는 민관합동기구를 만들기로 하면서 30년 이상 이어져 온 개 식용 논란이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먹거리’와 관련해 정부가 개입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개 식용의 공식적 종식을 위한 사회적 논의 추진방향’ 안건과 관련해 “민간이 중심이 되는 민관합동 논의기구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4월까지 시민단체, 전문가, 정부 인사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논의기구를 통해 개 식용 종식의 절차와 방법 등을 다룬다는 방침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냐”며 관계부처 검토를 지시했다. 개 식용 문제는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로 논쟁의 대상이 돼 왔으나 사회적 분위기가 점차 먹지 않는 쪽으로 옮겨 가고 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2005년 528개였던 서울 지역 보신탕집 수는 지난 1월 243개로 줄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보신탕집에서 만난 강모(64)씨는 “6, 7년 전만 해도 복날이 되면 일부러 찾았는데 요즘은 자식들이 싫어해서 안 먹는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삼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70)씨는 4년 전 메뉴판에서 보신탕을 뺐다고 했다. 김씨는 “대체 메뉴인 닭볶음탕이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에는 큰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동물권 단체는 정부의 계획이 개 식용을 반대해 온 시민사회의 합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개고기 식용 종식 연도를 설정하고 축산법에서 개를 제외하는 등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개 식용을 금지하지 않더라도 개고기를 먹는 인구는 점차 자연 소멸할 텐데 식습관까지 관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6월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응답자 중 72.1%는 ‘개 식용은 개인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사무총장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할 문제를 법으로 금지하는 건 민주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송영길, 이재명 ‘형수 욕설·전과 4범’ 두둔…“진실 제대로 알려야”

    송영길, 이재명 ‘형수 욕설·전과 4범’ 두둔…“진실 제대로 알려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전지역 선출직 당원들에게 이재명 후보에 관한 공부를 철저히 해 야당의 공격과 언론의 비판에 맞서달라고 주문했다. 송 대표는 24일 대전시당에서 지역위원장·지방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수많은 언론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인과 장모가 연루된 비리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며 “우리 모두가 언론이 돼 적극적으로 진상을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연세대 교수의 아들, 금수저로 태어난 갑 중의 갑이다. 윤석열은 자신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해준 대통령과 국민을 배신했고, 자기 부인과 처가의 의혹을 방어하는 데 급급했다. ‘크리미널 패밀리(범죄 가족)’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재명에 대해 공부를 해서 이재명이 어떤 사람인가를 주변에 알리라”며 ‘형수 욕설’과 ‘전과 4범’ 등 이 후보가 비난받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송 대표는 “이 후보의 형은 공인회계사인데 정신적으로 이상하고 시기·질투가 많아 이 후보가 성남시장일 때 인사청탁을 하고 시정에 개입하려 해 이를 차단 당했다. 여동생은 이 후보가 시장이 됐어도 화장실 청소 일을 계속하다가 뇌출혈로 죽었다. 이 후보가 시장이었음에도 독한 마음으로 형제들의 취직조차 알선하지 않은 것”이라며 “철저하게 친인척 관리를 하니 형이 엄마에게 막말을 하며 행패를 부렸고, 그 과정에서 이 후보가 형수에게 욕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사적인 대화에 잘못한 부분이 있어 이 후보는 반성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런 배경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과 4범도 마찬가지”라며 ▲부동산 토건세력과 싸울 때 탐사보도 기자와 함께 비리를 캐내는 과정에서 검사를 사칭한 것 ▲성남의료원 건립을 위해 시민 20만명의 서명을 받아 시의회에 제출했는데 47초 만에 부결되자 이에 반발하며 물건을 집어 던진 것 ▲술을 마시다 부동산 관련 제보자를 만나러 급히 차를 몰고 가다가 음주단속에 걸린 것 ▲지하철 역에서 명함을 뿌리다 선거법에 저촉된 것 등 4건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파렴치범도 아닌데 욕을 하고 황당한 소리들을 한다”면서 “이 후보를 향한 유권자들의 잘못된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 SNS 등을 통해 그에 관한 진실을 지속적으로 전파해 달라”고 당부했다.
  • ‘여아 리얼돌’ 수입에 첫 제동…대법 “아동 성착취 조장한다”

    ‘여아 리얼돌’ 수입에 첫 제동…대법 “아동 성착취 조장한다”

    대법원이 미성년자의 모습을 한 ‘리얼돌’(사람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은 세관에서 수입통관을 보류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간 성인 여성을 형상화한 리얼돌에 대해선 문제 삼지 않았던 법원이 미성년 리얼돌에 대해선 ‘풍속을 해치는 물품’으로 규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5일 리얼돌 수입업자 A씨가 인천세관을 상대로 낸 수입 통관 보류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A씨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9년 9월 중국 업체에서 여성의 신체 형상을 한 리얼돌 1개를 수입하겠다고 신고했다가 통관 보류 처분을 받게 되자 이듬해 인천세관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 인형은 머리 부분의 분리가 가능하고, 머리를 제외한 크기는 약 150㎝, 무게는 17.4㎏이며 미성년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A씨 측은 해당 리얼돌이 남성용 자위기구일 뿐, 성기 형태 등이 세세히 표현돼있지 않아 사람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간 리얼돌 통관 때마다 이를 ‘음란물’로 볼 것인지, ‘성인용품’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법적 다툼이 벌어지곤 했다. 관세당국은 리얼돌을 음란물로 규정하고 수입에 제동을 걸었지만, 대법원은 성기구로 판단해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이번 사건 1심과 2심도 마찬가지였다. 재판부는 “물품의 모습이 저속하고 문란한 느낌을 주지만 이를 넘어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으로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묘사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이 같은 판단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물품의 전체 길이와 무게는 16세 여성의 평균 신장과 체중에 현저히 미달하고, 여성의 성기 외관을 사실적으로 모사하면서도 음모의 표현이 없는 등 미성숙한 (아동의) 모습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또 “이 사건 물품을 예정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취급하고 폭력적이거나 일방적인 성관계도 허용된다는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태도를 형성하게 할 수 있을뿐더러 아동에 대한 잠재적인 성범죄의 위험을 증대시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A씨가 통관을 신청한 리얼돌이 그간 용인돼온 성인 리얼돌과 달리 아동의 모습을 형상화한 데 주목한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성행위 도구가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신체 외관을 했는지 여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내년부터 강남에 ‘로보택시’, 청계천에 자율주행버스 달린다

    내년부터 강남에 ‘로보택시’, 청계천에 자율주행버스 달린다

    내년 4월부터 서울 청계천을 따라 경복궁, 창경궁, 동대문 등 도심의 명소를 지나는 자율주행버스가 다닌다. 또 스마트폰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선택해 호출할 수 있는 자율주행택시인 ‘로보택시’가 강남 일대를 누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이런 내용의 ‘서울시 자율주행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시는 2027년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2026년까지 시내 전역에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1487억원을 투자한다. 우선 올해 상암을 시작으로 강남(2022년), 여의도(2023년), 마곡(2024년) 등으로 ‘자율차 시범운행 지구’를 확대한다. ‘자율차 시범운행 지구’에서는 시민들이 요금을 내고 다양한 영업용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당장 이번 달부터 상암에서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부르는 자율차(승용형) 등 6대가 운행을 시작한다. 백호 시 도시교통실장은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생각하고 요금 수준은 아마도 3000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초에는 강남 일대에 ‘로보택시’ 10대 이상이 도입된다. 또 2026년까지 강남 내부를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 로보택시가 100대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청계광장부터 청계5가까지 4.8㎞를 왕복하는 도심순환형 자율주행버스가 운행된다.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한 미래형 자율주행버스 2대가 경복궁, 창경궁, 광장시장, 동대문 등을 연결하는 노선을 달린다. 시 관계자는 “어린이, 청소년 등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변의 볼거리·먹거리와 연계해 서울의 대표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자율주행버스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2023년부터 자율주행 노선버스 시범운행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2023년에는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시간대에 중앙차로를 이용해 홍대~신촌~종각~흥인지문(9.7㎞)을 연결하는 노선이 운행된다. 2024년부터는 순찰·청소 등 공공서비스 차량도 자율주행차로 전환된다. 오 시장은 “최근 심야시간대 택시 잡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이런 일이 사라질 것”이라며 “도로와 주차장이 다이어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27년 레벨4 자율차 상용화(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경로 설정·주행)에도 보조를 맞춘다. 이를 위해 시는 2026년까지 서울 전역 2차로 이상 모든 도로에 교통신호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자율주행 인프라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나가 2026년까지 서울을 톱(TOP)5의 자율주행 선도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내년부터 청계천에 자율주행버스 달린다

    내년부터 청계천에 자율주행버스 달린다

    내년 4월부터 서울 청계천을 따라 경복궁, 창경궁, 동대문 등 도심의 명소를 지나는 자율주행버스가 다닌다. 또 스마트폰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선택해 호출할 수 있는 자율주행택시인 ‘로보택시’가 강남 일대를 누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이런 내용의 ‘서울시 자율주행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시는 2027년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2026년까지 시내 전역에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1487억원을 투자한다. 우선 올해 상암을 시작으로 강남(2022년), 여의도(2023년), 마곡(2024년) 등으로 ‘자율차 시범운행 지구’를 확대한다. ‘자율차 시범운행 지구’에서는 시민들이 요금을 내고 다양한 영업용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당장 이번달부터 상암에서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부르는 자율차(승용형) 등 6대가 운행을 시작한다. 백호 시 도시교통실장은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생각하고 요금 수준은 아마도 3000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초에는 강남 일대에 ‘로보택시’ 10대 이상이 도입된다. 또 2026년까지 강남 내부를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 로보택시가 100대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청계광장부터 청계5가까지 4.8㎞를 왕복하는 도심순환형 자율주행버스가 운행된다.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한 미래형 자율주행버스 2대가 경복궁, 창경궁, 광장시장, 동대문 등을 연결하는 노선을 달린다. 시 관계자는 “어린이, 청소년 등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변의 볼거리·먹거리와 연계해 서울의 대표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자율주행버스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2023년부터 자율주행 노선버스 시범운행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2023년에는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시간대에 중앙차로를 이용해 홍대~신촌~종각~흥인지문(9.7km)을 연결하는 노선이 운행된다. 2024년부터는 순찰·청소 등 공공서비스 차량도 자율주행차로 전환된다. 오 시장은 “최근 심야시간대 택시 잡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이런 일이 사라질 것”이라며 “도로와 주차장이 다이어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27년 레벨4 자율차 상용화(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경로 설정·주행)에도 보조를 맞춘다. 이를 위해 시는 2026년까지 서울 전역 2차로 이상 모든 도로에 교통신호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신호등 색상이나 다음 신호까지 남아 있는 시간 등의 정보를 0.1초 단위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자율주행차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차선 단위정보 등을 포함한 정밀도로지도를 만든다. 오 시장은 “자율주행 인프라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나가 2026년까지 서울을 톱(TOP)5의 자율주행 선도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으로 민사재판도 연기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으로 민사재판도 연기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24일 열릴 예정이었던 전씨의 회고록 관련 민사 재판이 연기됐다. 광주고법 민사2-2부(강문경·김승주·이수영 판사)는 이날 5·18 4개 단체와 고 조비오 신부의 유족 조영대 신부가 전씨와 아들 전재국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기일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연기하기로 했다. 피고인인 전씨가 전날 사망하면서 변호인이 기일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연기된 재판은 오는 12월 22일 오후 4시에 열린다. 1심 재판부는 북한군 개입, 헬기 사격, 계엄군 총기 사용, 광주교도소 습격 등 회고록에 기술된 23가지 주장을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이라고 보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전씨가 사망했지만, 아들 전재국 씨에 대한 소송은 그대로 유지된다. 또 민사소송법 제233조에 따라 사망한 전씨의 상속인 등이 소송 수계 절차를 밟게 돼 전씨 대신 참여해 재판을 이어갈 수 있다. 전씨의 회고록 관련 사자명예훼손 혐의 형사재판에서는 항소심 결심을 앞두고 있었지만, 전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 기각’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전씨는 2017년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 30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검찰과 피고인 양측 모두 항소하면서 지난 5월부터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전씨는 지난 8월 항소심 기일에 출석한 것이 공식 석상 마지막 모습이 됐다.
  • 전두환 사망날 배달앱에 인기 급상승한 음식

    전두환 사망날 배달앱에 인기 급상승한 음식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에는 의외의 메뉴가 인기 검색어에 등장했다. 이날 오전 11시 타코야끼는 검색어 10위에 올랐고, 한 시간 뒤 4위에 오르더니 오후 4시에는 1위에 올랐다. 배달의 민족은 검색 홈에 ‘인기 검색어’를 노출해 이용자들의 메뉴 결정을 돕고 있다. 인기 검색어는 특정 집계 시간동안 사용자가 검색한 특정 검색어가 과거 집계시간과 비교하여 다른 검색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입수가 증가하고, 순위가 급격하게 상승한 비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순위를 선정하게 된다. 피자, 치킨, 족발 등의 메뉴는 인기 검색어에 자주 노출되는 메뉴다. 배민은 “인기검색어는 특정검색어의 유입수가 증가하거나 순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등의 경우 내부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순위를 결정한다. 배민은 사용자의 검색어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라고 공지하고 있다.이날 타코야끼를 시킨 이용자는 음식 사진과 함께 리뷰를 남겼다. A씨는 음식 맛에 대한 평가에 앞서 “다시는 저런 사람이 안 나타나면 좋겠습니다. 희생당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전두환씨의 사망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한편 전두환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져 오전 8시 55분쯤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 12분쯤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전씨는 최근 알츠하이머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등의 지병을 앓았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 자신의 과오에 대한 일말의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았다.
  • 방재율 경기도의원 도마약퇴치운동본부 마약류-약물 오남용 퇴치 적극 노력 당부

    방재율 경기도의원 도마약퇴치운동본부 마약류-약물 오남용 퇴치 적극 노력 당부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가가 아닙니다. 경기도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마약 퇴치에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경기도의회 방재율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더민주·고양2)은 23일 ‘마약중독 실태 및 치료재활의 현 주소’라는 주제의 2021년 경기도민과 함께하는 마약퇴치 세미나에서 이같이 축사했다. 이어 방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 많은 사람들이 마약류에 급속하게 중독되고 있으며 이러한 마약 중독 사례는 더 이상 일부 연예계의 뉴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 위원장은 마약류와 약물을 이미 사용한 경우에도 초기 단계에 개입하여 조치를 취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인데, 초기 단계에 개입하지 못하였다면 더 이상의 중독 단계로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당부했다.
  • 5·18 진상규명 ‘첩첩산중’...남은 가족들 반성 없어

    5·18 진상규명 ‘첩첩산중’...남은 가족들 반성 없어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을 계기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규명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남은 가족들도 반성이나 사과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국회 광주특위 청문회와 12·12 및 5·18 사건 검찰 수사, 국방부 과거사위원회 및 특별조사위원회 등을 거쳤지만 진상규명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실체적 진실 규명과 국가 공권력의 희생자들에 대한 상처 치유는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1980년 5월 당시 최초 발포와 집단발포 명령자를 특정하지 못했고 헬기사격 책임자, 성폭력 가해자, 암매장 장소 등에 대한 조사도 남아 있다. 전두환 신군부는 자위권 발동을 내세우며 발포명령자를 부정해왔고, 1995∼1997년 이어진 검찰수사에서도 발포 명령자를 기소하지 못했다. 전두환 등 피고인 5명은 5월 27일 이른바 ‘상무충정작전’인 전남도청 무력 진압 작전에 개입한 일에 대해서만 내란목적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뿐이다.우선 1980년 5월 20일 오후 10시 30분 광주역에서 계엄군의 첫 발포, 이튿날인 21일 오후 1시께 옛 전남도청 앞에서의 첫 집단 발포의 명령자가 누구였는지는 광주학살의 책임 소재를 가릴 핵심이다. 생사도 확인되지 못한 행방불명자를 재조사하고, 이들의 암매장 장소를 찾는 한편 유해 발굴과 수습에 대한 조사도 중요하다. 광주시가 인정한 5·18 행방불명자는 82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은 2001년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의 무명열사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신원이 확인됐다. 최근에는 계엄군의 헬기 사격과 전투기 무장출격 대기 사실이 밝혀졌고, 계엄군과 보안사 수사관의 성폭력 등 성범죄 폭로도 이어지면서 진상규명 범위도 넓어졌다. 1988년 국회 청문회에 대비해 군 보안사와 국방부 등 관계 기관들이 구성한 4·11 연구위원회의 진실왜곡과 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조사도 과제다. 결국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무소속 최경환 의원 대표 발의)에 따라 구성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얼마나 진실규명의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5월 5·18 40주년에 맞춰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실무진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조사 활동에 돌입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한편, 전두환 씨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발포 명령을 정당화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 시민사회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목소리도 높다.이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의 유족인 부인 이순자씨와 아들 재국·재용·재만씨, 딸 효선씨 등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한 역사적 과오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고수해 비난을 샀다. 부인 이씨는 지난 2017년 3월 출간한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12·12, 5·17, 5·18에 대한 편집증적 오해와 정략적인 역사 왜곡 앞에서 나는 몇 번이고 전율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씨는 5·18에 대해서는 ”당시 수사책임자인 동시에 정보책임자였던 그분은 결코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발포 책임을 부인했다. 12·12에 대해서는 ”최규하 대통령이 1980년 7월 말 광주사태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남편에게 후임이 되어줄 것을 권유했다“며 정권 찬탈이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전씨의 5·18 관련 언급에 대해서도 ”국회 청문회 등에서 사과한 것은 5·18 당시의 정보책임자로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의미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이씨는 전 전 대통령이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죄 재판을 받으러 광주를 오갈 때에도 동행하면서 사과 요구 등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은 자리에서도 사과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 유가족은 전 전 대통령이 미납한 추징금과 관련해서도 끝까지 뻔뻔한 태도를 고수했다. 지난 2013년 검찰이 미납 추징금 관련 비자금 수사를 벌이자 장남 재국씨는 일가족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미납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정부가 추징금 환수를 위해 연희동 자택을 공매에 넘기자 이에 반발, 소송전을 벌였다. 결국 대법원에서 자택 중 본채에 대해서는 공매에 넘길 수 없다는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장남 재국씨는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나 국정감사에 불려 나와 사과하기도 했다. 차남 재용씨는 양도소득세 포탈 등의 혐의로 처벌받으면서 부과된 40억원의 벌금을 내지 않고 ’황제 노역‘을 하다가 비난을 받기도 했다.
  • 축구 전설 마라도나,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사후 미투’ 터졌다

    축구 전설 마라도나,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사후 미투’ 터졌다

    30대 여성 아르헨티나에서 기자회견“과거 십대 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가족들, 쿠바 정부 개입 때문에 순응”마라도나 수행원은 인신매매 혐의 조사20년 전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유명했던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와 연인 관계였던 여성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미성년자일 때 마라도나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쿠바 여성 마비스 알바레스(37)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10대였던 자신을 강간했다며 “유년 시절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또 알바레스는 지난주 아르헨티나 법정에서 마라도나의 전 수행원의 인신매매 혐의에 대해 증언했다고 밝혔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스타 중 한 명으로 잘 알려진 마라도나는 지난해 11월 25일 6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986년 월드컵 우승을 견인한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세기의 선수에 선정됐다. 아르헨티나에는 그를 숭배하는 ‘마라도나교’라는 종교가 실제로 존재하는 등 국가적 영웅으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알바레스는 기자회견에서 2001년 알바레스는 마라도나와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서 함께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났는데 당시 마라도나는 40살이었고 알바레스는 16살이었다며 성폭행과 관련해 항의했다. 그는 마라도나가 약물 중독 치료받기 위해 쿠바에 있을 때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마라도나는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2000~2004년 동안 쿠바에서 지냈다. 알바레스는 당시 마라도나가 머물고 있던 하나바 지역에 위치한 치료원(clinic)에서 강간당했다고 밝혔다. 알바레스는 옆방에 엄마가 있는데도 “그가 내 입을 가리고 강간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일 이후) 더 이상 나는 소녀가 아니게 됐고 나의 순결함은 빼았겼다”며 “그 나이의 소녀가 경험해야 하는 천진난만한 삶을 포기해야 했다”고 고백했다.마라도나 사망 전 담당 변호사였던 마티아스 몰라는 이에 대한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 사건과 관련해 마라도나의 다른 법정 대리인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마라도나의 성폭행 혐의를 폭로한 알바레스는 앞서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축구 스타와의 관계가 합의된 관계라고 설명했지만, 적어도 한 번은 강요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가족들이 축구 스타와의 관계를 용인했던 이유는 나이 차이가 크게 났음에도 마라도나가 고(故)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알바레스는 “쿠바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은 (마라도나와의 관계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족들도 자신이나 그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관계를 받아들이도록 강요당했다”고 말했다. 쿠바 정부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마라도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웅으로 남아 있는 아르헨티나로 오는 것이 힘들었다고 밝힌 알바레스는 “앞으로도 그의 나라에 있는 것은 힘들 것 같다. 어디에 있든 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는 우상이였지만 동시에 한 사람으로서 그에 대해 기억하는 모든 것이 추하게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한편 알바레스는 “모든 여성과 인신매매, 각종 범죄의 피해자들 돕기 위해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그들을 도울 것”이라고도 밝혔다.
  • [사설] 끝내 ‘윗선’ 못 밝힌 대장동 수사, 특검 불가피하다

    [사설] 끝내 ‘윗선’ 못 밝힌 대장동 수사, 특검 불가피하다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어제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씨와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재판에 넘겼다. 지난 9월 29일 전담 수사팀을 꾸려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54일 만이다. 이들의 공소장에 배임 및 일부 뇌물 공여 혐의는 담겼지만 이미 구속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윗선’ 개입 의혹은 결국 규명하지 못한 채 반쪽짜리 미완의 수사로 막을 내린 것이다. 검찰은 이른바 ‘50억원 약속 클럽’ 등 곽상도 전 의원, 박영수 전 특검 관련 의혹은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이지만 의혹의 핵심인 윗선 수사가 성과 없이 끝나 이제 특검 도입은 불가피해졌다. 수사 과정과 결과를 따져 보면 과연 검찰이 애초부터 윗선 규명의 의지가 있기나 했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소수의 민간 개발업자들에게 투자금 대비 1000배 이상, 수천억원의 이익을 몰아 준 개발 사업 의혹이 불거졌다면 과연 그런 터무니없는 개발사업을 누가 최종 결정했는지, 그 과정에서 수익금 일정 비율 이상의 금품 약속은 없었는지 등을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한다는 것은 거악 척결 수사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검찰은 윗선을 암시하는 ‘그분’의 존재가 녹취록 등에 등장했는데도 성남시청 시장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뭉기적거리는 등 늑장 수사로 애써 윗선을 외면했다. 20일 전 김씨와 남 변호사 신병을 확보한 뒤에도 수사는 성남도개공과 민간개발업자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오죽하면 검찰 내부에서조차 “검찰 역사상 이런 수사팀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자조적인 반응이 나오겠는가. 이번 수사와 관련해선 아마추어 수사, 봐주기 수사, 부실 수사 등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녹취록에만 의존해 서둘러 김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었고,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직전 창문 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는 경찰이 대신 확보하는 수모를 당했다. 유 전 본부장과의 마지막 통화자로 지목된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심지어 단체 회식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수사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미비한 수사가 정치적 고려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야말로 능력 부재 때문이었는지 그 책임 소재까지 추후에라도 낱낱이 가려야 한다. 대장동 의혹의 한 축에 서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한때 특검 도입의 전제조건으로 설정했던 ‘미진한 수사’가 확인됨으로써 여야는 특검 도입을 망설일 이유가 모두 사라졌다. 하루속히 특검 일정에 합의해 진상 규명의 키를 특검으로 넘기길 바란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메타버스’에 반한 정치인들… 수요자가 원하는 정책 세워야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메타버스’에 반한 정치인들… 수요자가 원하는 정책 세워야

    이달 초 스웨덴의 전설적인 팝그룹 ‘아바’(ABBA)가 40년 만에 새로운 앨범을 선보였다. 1972년 결성된 이후 10년 동안 팝의 본고장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휩쓸었던 아바와 그들의 뒤를 이어 인기를 끌었던 ‘에이스 오브 베이스’ 같은 스웨덴의 뮤지션들은 인구 1000만명의 작은 나라에서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증명하는 좋은 사례가 됐다. 다른 나라라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겠지만 모범생 한국은 달랐다. 스웨덴은 팝음악을 좋아하고 뛰어난 뮤지션이 많은 나라이지만 시장이 작기 때문에 영어 가사로 된 곡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는 얘기가 우리나라에는 하나의 교과서처럼 전해졌다. 학습이 빠른 한국은 현대화 과정에서 먼저 성공한 나라, 특히 우리처럼 작지만 영리하게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나라들을 보고 배우려 했다. 적국에 둘러싸여 생존을 위협받으면서도 굳건하게 버틴 이스라엘도 한때 우리에게는 중요한 모범사례였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변화시킨 아이폰을 들고 나왔을 때 “우리는 왜 저런 걸 먼저 만들지 못했느냐”며 자책한 나라는 아마 한국밖에 없었을 거다. ●서구의 뜨는 신개념 포장, 이해 못 하고 정책화 그리고 그런 정신으로 노력한 결과 우리는 많은 성공을 거두었다. 자동차와 스마트폰 같은 제조업은 물론이고 이제는 음악과 영화 같은 문화상품으로도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아바를 가진 스웨덴을 부러워하던 반세기 전의 나라가 아니다. 그렇게 우리가 선 곳보다 넓은 세계(시장)를 열심히 바라보는 자세는 현대 한국인의 사고와 생활 방식을 만들기도 했다. 가령 한국의 도로 사정은 유럽이나 일본에 가깝지만 우리가 자동차를 주로 수출하는 미국 시장에 집중하다 보니 한국인이 좋아하는 자동차의 크기나 디자인은 미국 취향에 더 가깝다. 무엇보다 해방 이후 수십 년을 그렇게 살다 보니 세계적인 유행과 조류에 민감한 것이 한국인의 사이키(프시케·psyche)가 됐고, 해가 바뀔 때마다 ‘○○○○년 트렌드’라는 제목의 책들이 서점을 뒤덮는다. 물론 주위 환경과 흐름에 민감한 것도 사회적 지능의 일종이고 경쟁력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학벌 중심 사회에서 사교육이 판을 치듯, 사회가 한 방향으로 달릴 때는 이를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해외(대부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사회)에서 뜨는 그럴듯한 개념을 재빨리 가져와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잡스럽게 상품화해서 파는 정치인들이 대표적이다. 2013년 탄생한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전부터 ‘창조경제’를 외쳤다. 스마트 자동차부터 신재생에너지까지 9개의 전략 산업을 만들고 심지어 이를 수행할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새로운 부처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창조경제가 정확하게 뭘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이미 민간기업들이 열심히 해 오던 것들이어서 정부가 굳이 개입할 이유도 없었고, 한국이 더이상 박정희 시절처럼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도 아니었다. 그 9대 전략 산업 중 하나가 ‘재난안전관리 스마트 시스템’이었는데 결국 대형 안전재난이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것을 생각하면 창조경제 정책의 성과가 어땠는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2012년 창조경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박근혜 후보 진영은 이 개념을 어디에서 가져왔을까.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가 쓴 ‘The Creative Economy’(창조적 경제)에서 가져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단히 유행했던 것도 아니었고 주로 문화 예술, 미디어 등에 방점이 있는 주장이었지만 한국의 대통령 후보는 이를 가져다가 5G 이동통신부터 스마트워치, 의료기기까지 ‘뜬다’ 싶은 것들은 모두 집어넣는 신공을 발휘했다. 박근혜 정부만 그렇게 한 것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도 외국에서 유행하는 개념은 정치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은 마치 십대 아이들의 유행어를 열심히 배워서 대화에 사용하려는 나이 든 부모처럼 대충 비슷하기는 한데,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어색하게 새로운 개념을 열심히 사용한다. 70대의 독일 경제학자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만들어 퍼뜨렸을 때만 해도 가장 열정적으로 반응한 기업들은 이미 그 분야의 최고 기업들이 아니라 다소 전통적인 기업들이었다는 점에서 다소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정치권은 어김없이 이 유행어를 가져다가 사용했고,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까지 만들었다. 정부에서 ‘혁명위원회’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건 우습다는 얘기도 많았지만, 아이들의 유행어를 잘 모르고 따라하는 부모가 대개 그렇듯 별로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물론 창조경제나 4차 산업혁명이나 정치인들이 외친다고 특별히 나쁠 건 없다. 어차피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애쓰고 있는 걸 포장만 새롭게 했을 뿐 민간이 하고 있는 일을 정부가 돕겠다는 정도라면 (유행어를 써서라도 아이들과 소통하려는 부모처럼) 그 관심과 노력이 가상한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선진국에서 주목하는 개념’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으면 신경도 쓰지 않았을 정치인들에게 일종의 트렌드 학습을 시켜 주는 용도로는 이보다 좋은 방법도 찾기 쉽지 않다.●공유경제 유행… 플랫폼기업이 쓰며 원뜻 상실 그러나 이들의 관심이 지나쳐 무리를 할 때가 있다. 가령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유행이 그랬다. 이 개념 역시 서구의 학자가 만들어 내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는 플랫폼 기업들이 사용하면서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순수한 의미를 빠르게 상실했다. 공유경제는 값싼 시간제 노동력, 권익을 보호할 필요가 없는 긱(gig) 노동자들을 사용하려는 기업들에 의해 기존 산업을 무너뜨리는 것이 마치 불가피한 미래의 트렌드로 포장하는 데 동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비판받는 개념도 한국으로 건너오면 하나의 정책으로 탈바꿈해서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 같은 것들이 도출된다. 그래도 무늬만 공유인 공유경제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슬그머니 관심을 내려놓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세계적인 유행어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치인들의 습관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2021년 한국 정치인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건 메타버스(metaverse)다. 메타버스는 정치인들이 좋아하는 핫 키워드의 모든 요소를 갖춘 최신판이다. 백인 남성(닐 스티븐슨)이 수십 년 전에 만들어 낸 개념이라 일단 ‘출신’이 좋을 뿐 아니라 페이스북, 에픽게임즈처럼 잘나가는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들이 요즘 들어 줄기차게 메타버스를 외치고 있기 때문에 신뢰감도 준다. 스스로 새로운 방향을 찾는 건 힘들어해도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모범 주자 한국에는 이보다 더 확실한 출발 신호도 없다. ●인기상품은 소비자 요구가 뭔지 찾아내 성공 하지만 과연 그럴까?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다음 장이라는 사실 자체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최근 미국의 일부 테크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외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플랫폼 간 상호 운용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메타(meta), 즉 초월적 연결이 불가능한데 현재 기업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저 각자 만들고 있는 플랫폼을 홍보하는 것 이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메타버스를 가장 열심히 추진하는 기업이 ‘열린 바다’였던 인터넷을 ‘가두리 양식장’으로 만들고 돈벌이를 위해 사회를 분열시킨 장본인이라는 사실은 그들이 주장하는 메타버스가 과연 좋은 세상인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앞장서서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그 세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자는 주장에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메타버스 시정’을 구현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과 추진 과제를 보면 “민원상담 서비스를 메타버스에서 아바타 공무원과 만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거나 “확장현실 기술을 적용한 장애인 안전편의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요구한 적도 없고 원하지도 않는 서비스를 순전히 공급자의 입장에서 보여 주기 행정으로 개발하고 진행할 것 같은 불안감이 앞선다. 이렇게 새로운 개념에 쉽게 반하는 정치인들에게 꼭 해 주고 싶은 조언은 한국의 제품과 콘텐츠가 어떻게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됐는지 살펴보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다짜고짜 자신들이 원하는 걸 만든 게 아니다. 잠재 소비자들이 있는 해외시장을 오래도록 연구했고, 그를 통해 세계인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찾아냈기 때문에 성공했다. 정책에서도 중요한 건 핫 키워드가 아니라 수요자들의 목소리다. 오터레터 발행인
  • 밥값이 金 0.25g… ‘경제 폭망’ 베네수엘라, 정치서 해법 찾나

    밥값이 金 0.25g… ‘경제 폭망’ 베네수엘라, 정치서 해법 찾나

    21일(현지시간) 국제사회로부터 독재 정권이란 이유로 비판받는 베네수엘라에서 지방선거가 열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야당이 출마한 선거다. 한때 ‘남미의 부국’에서 ‘망국의 대명사’로 몰락한 베네수엘라가 다시 예전의 영광을 꿈꿀 수 있을지 가늠할 선거이기도 하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툭하면 조롱의 대상으로 언급될 만큼 친숙해져 버린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는 ‘초인플레이션’ 지표 하나만 봐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한 논의에 분주하다. 베네수엘라 사례와 비교하기엔 위기의 원인이나 주변 상황 등이 크게 다르지만, 과도한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얼마나 큰 위험 요소가 되는지 환기하는 기회로는 삼아 볼 수 있다.#그림 그리는 의대생 엘리아니 디 그레고리오(24)에게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지폐는 캔버스다. 그는 색색의 지폐 위에 물감으로 베네수엘라의 자연, 위대한 예술가들의 회화 작품, 대중에 익숙한 여러 캐릭터 등을 그린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화폐의 액면가를 낮추는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한 뒤 ‘휴지 조각’이 된 구권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그는 “이제는 쓸모없어진 지폐의 가치를 복원하는 일은 내가 꿈꾸는 미래의 베네수엘라를 건설하려는 나만의 방식”이라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지난달 1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 화폐 단위에서 0 여섯 개를 한꺼번에 빼는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전날까지 100만 볼리바르였던 물건은 이날부터 1볼리바르가 됐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1볼리바르 동전과 5, 10, 20, 50, 100볼리바르 신권을 발행했다. 구권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 화폐 훼손이 아닌 창작 활동이 될 수 있는 이유다. 2008년에는 화폐 단위에서 0 세 개, 2018년에는 0 다섯 개를 뺐다. 불과 13년 사이에 무려 열네 개의 0이 사라졌다. ●100만 볼리바르=1볼리바르 리디노미네이션 베네수엘라가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상상을 뛰어넘는 초인플레이션 때문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는 그래도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인플레이션율이 마두로 대통령 집권 후 고삐가 풀렸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2015년 처음 세 자릿수에 접어든 뒤 2016년 254.95%, 2017년 438.12%로 점차 가속도가 붙더니 2018년엔 무려 6만 5374.08%에 이르렀다. 1만원이던 치킨 한 마리가 1년 사이에 650만원을 돌파했다는 얘기다. 자고 나면 가치가 폭락하는 볼리바르화가 교환수단으로서 제 기능을 상실하면서 일부 지역 주민들은 100년 전 과거로 회귀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 디지털 간편결제가 이뤄지는 시대에 실물자산인 금이 다시 거래 매개체로 등장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베네수엘라 남동쪽 광산 마을 투메레모의 실상을 보도했다. 그곳에서는 모든 가격이 금의 무게로 표시된다. 호텔 1박은 2분의1g, 중식당에서 2명분 점심값은 4분의1g 그램, 이발비는 8분의1g이다. 금을 차지하기 위해 이 지역엔 갱단이 들끓는다. 사람들은 그럼에도 임금을 금으로 받을 수 있는 광산으로 몰려든다. 다른 지역에선 이웃 나라 화폐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를 대체했다. 서쪽 국경지대에서는 콜롬비아 페소가, 남쪽 국경지대에서는 브라질 헤알이 지배적인 통화다.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달러가 통용된다. 외화에 접근이 힘든 가장 가난한 사람들만이 여전히 볼리바르를 주로 쓸 따름이다.●인구 20% 560만명 탈출… 난민 범죄도 기승 경제 파탄에 떠밀린 국민들은 대탈출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6월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560만명의 베네수엘라 국민이 고국을 등졌다. 전체 인구의 약 5분의1에 해당하는 수다. 코로나19로 주변 국가들이 국경봉쇄를 시행하고 있을 때도 매일 2000명 가까이가 베네수엘라를 빠져나갔다. 취약한 난민의 처지를 노린 범죄도 기승을 부린다.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가장 많이 이주한 콜롬비아에선 반군 세력이 이들을 포섭하기도 한다. 난민 중 일부는 생존을 위한 성매매에 내몰린다. 한때 남미의 경제 강국 베네수엘라 몰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2014년 국제 유가 폭락이다. 원유 매장량 세계 1위인 베네수엘라 경제는 석유산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채산성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비해 낮았던 탓에 저유가 시대가 장기화하자 직격탄을 맞았고 경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몰락을 온전히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도 베네수엘라 경제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정치·정책 실패에 기인한 바가 크기 때문이다. ‘21세기 사회주의’와 ‘반미 노선’을 앞세운 우고 차베스 정권 말 부통령이었던 마두로는 2013년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높아져 가는 인플레이션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으로 상품 가격과 환율에 적극 개입했고, 그 결과 암시장만 키우는 결과를 불러왔다. 국가 재정이 악화되는 와중에도 재정지출을 무분별하게 늘렸다.나라가 파탄에 이른 상황에서 다가온 2018년 대선에서 마두로는 선거 개입을 자행했다. 선거일을 멋대로 바꾸고 유력 야당 인사들의 대선 참가를 금지한 끝에 6년 임기 대통령에 재선했다. 여소야대 국회는 마두로 대통령 취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하는 과도 정부를 선포했다. 뒤이어 벌어진 과이도의 쿠데타는 군부를 장악한 마두로에 의해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미국·유럽연합(EU) 등 마두로 정권을 합법정부로 인정하지 않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지속되면서 경제는 여전히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치적 변화가 선행하지 않는 한 베네수엘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쉽게 끊기 힘들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21일 열린 지방선거는 향후 베네수엘라가 위기를 딛고 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우선 야당이 출마 거부를 끝내고 선거에 나선 것이 변화의 단초다. 야당은 2018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야당 인사들의 출마를 봉쇄한 후 선거 보이콧을 선언했고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도 불참했다. 야권은 최근 베네수엘라의 오랜 정치·사회·경제 위기를 해소하겠다며 마두로 정권과의 대화를 재개했다. 베네수엘라 여야가 갈등을 봉합하더라도 경제 회복은 국제사회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원유 및 석유정제품 수출량은 하루 평균 62만 6534배럴로 전년보다 37.5% 급감, 7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는 물론 PDVSA와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도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강력한 경제제재를 취하고 있어서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후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1년간 베네수엘라로의 액화석유가스(LPG) 수출을 허용하는 등 ‘인도주의적 제스처’를 보인 것은 한 가닥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 요소수처럼… ‘中 의존 99.5%’ 염화칼슘 전국 비상

    이번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는 가운데 제설작업에 필수적인 염화칼슘 가격이 크게 올라 지자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대란을 겪은 요소수와 마찬가지로 염화칼슘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제2의 요소수 사태가 우려된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14개 시·군이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염화칼슘 등 제설제는 2만 5055t인데 현재 확보된 물량은 1만 7969t으로 7086t(28.3%)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해 염화칼슘 가격은 t당 23~25만원 선이었으나 올해는 47~50만원으로 올랐고 60만원 선에 거래되기도 한다. 전주시의 경우 올초 구입한 비축분 외에 염화칼슘 628t, 소금 165t이 더 필요하다. 지난 10월 염화칼슘 구입 공개입찰을 실시했는데, 낙찰업체가 이례적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가격이 2배 이상 올라 입찰가로는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전주시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려 다시 입찰을 진행했다. 김제시가 비축한 염화칼슘은 5t으로 하루분도 안된다. 가격이 폭등하자 원래 구입비보다 5배 많은 예산을 추경에 반영해 부랴부랴 구매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수입한 염화칼슘은 총 73만 9317t이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들여온 물량이 73만 5306t으로 전체의 99.5%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는 전혀 생산하지 않는다. 지난해 t당 80달러에 수입하던 중국산 염화칼슘 가격은 올해 1~9월 평균 t당 224달러로 거의 3배로 치솟았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