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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상품 백화점]

    ●대한생명 ‘대한 유니버설 LTC종신보험’ 종신보험과 장기간병보험의 특성을 결합한 상품이다.1개의 보험 가입으로 재해나 질병에 따른 사망,치매,일상 생활장해 등을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기본보험금액은 1억원이다.보험대상자가 장기간병상태가 되면 매년 1000만원(기본보험금액의 10%)의 간호자금이 10년간 나온다.질병이나 재해로 사망하더라도 1억원의 사망보험금이 지급된다.고객의 경제상황에 따라 보험료 추가납입과 보험금 중도인출 등이 가능하다.또 목돈이 필요하면 연간 12회까지 해약환급금의 50% 이내에서 중간에라도 찾아갈 수 있다. ●동양종금증권 ‘우량채권’ 개인과 법인투자자를 대상으로 8개월부터 1년 7개월 만기의 우량 채권 300억원을 세전금리 연 8.5~8.9%에 선착순 판매한다.우리캐피탈오토6차유동화 채권은 신용등급이 AAA인 초우량등급이다.이자는 1개월마다 지급된다.세전금리가 연 8.5%에서 8.9%로,만기가 같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1.5%포인트 이상 높다.최소 매수금액은 10만원이고 최고 한도는 없다. ●우리은행 ‘로봇시대론’ 로봇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위해 기술보증기금,한국로봇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내놓은 융자 방식이다.최대 6억원까지 지원하는 로봇시대론은 은행의 신용등급과 보증기관의 기술평가 등급을 합쳐 대출 대상자를 선정한 뒤 대출 한도와 보증 비율을 차등화해 융자해 준다.등급이 높은 기업에는 부분보증비율을 65%까지 낮추고 낮은 기업에는 95%까지 올린다.장기투자가 필요한 점을 고려해 운전자금은 최장 5년,시설자금은 최장 10년까지 대출해 준다.상환 방식도 균등상환과 체증·체감식으로 나눴다.금리는 고정과 변동금리,CD연동형 금리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솔로몬저축은행 ‘절세가인 정기예금’ 세금우대 절세 효과를 최장 5년까지 누릴 수 있는 연말 한정 상품이다.세금우대 한도가 축소되기 이전에 장기 예금에 가입해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가입기간은 최소 2년 이상,최장 5년 이내에서 월 단위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첫 1년 금리는 가입시점의 1년짜리 정기예금 이자율이 적용되며 이후 1년마다 변동되는 시점의 1년짜리 정기예금 이자율이 적용된다.이자지급방식도 매월, 매년 혹은 만기일시지급 등 고객의 사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 김과장 전시장 가는 날

    김과장 전시장 가는 날

    지난 9월에 코엑스에서 있었던 우리나라 최대의 ‘제7회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미술시장의 침체로 작년보다 판매액과 관람객이 줄었다. 이번 미술시장은 코엑스 태평양홀과 인도양홀에서 218개 화랑(국내 116, 해외 102개)이 참가해 규모가 더욱 커졌다. KIAF 사무국은 ‘제7회 한국국제아트페어’의 관람객이 6만 1614명, 작품 판매액은 140억 원(추정치)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02년부터 매년 열려온 KIAF의 관람객과 작품 판매액은 2002년 1만 8,000명:7억 3000만 원, 2003년 2만 3000명:18억 원, 2004년 2만 8000명:20억 원, 2005년 3만 2000명:45억 원, 2006년 5만 명:100억 원, 2007년에는 6만 4000명이 175억 원 규모의 미술품을 구입했다. 이번 판매 저조는 미국발 금융 위기와 정부의 2010년부터 점당 4,000만 원 이상 미술품 양도세 부과 방침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반영되어, 그동안 미술시장을 이끌었던 ‘블루칩’ 작가와 30~50대 인기 작가들의 작품 판매 부진으로 매출액이 30억~40억 원 정도 감소된 것이다. 10월부터 예술의전당에서 ‘제14회 마니프(MANIF; 서울국제아트페어, 10.1~13)’와 ‘제14회 SIPA(서울국제사진아트페어, 10.18~24)’, 대구 엑스코에서 ‘대구아트페어(10.29~11.2)’가 이어진다. 마니프는 ‘김과장 전시장 가는 날’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이제 미술품은 고가로 부자들만이 구입하는 게 아니고 ‘김과장’도 살수 있다고 대중을 향하여 손짓을 하고 있다. 이 밖에 A&C 아트페어, 안산국제아트페어, 골든아이국제아트페어…, 아트페어가 전국적으로 도·시 단위로도 열리고 있다. 아트페어(art fair)는 일반적으로 몇 개 이상의 화랑이 한 장소에 모여 미술작품을 판매하는 행사로, 미술시장을 뜻한다. 화랑 외에 작가 개인이 직접 참여하는 때도 있지만, 미술품 시장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화랑 사이의 정보교환이나 판매 촉진 또는 시장의 확대를 위해 여러 화랑이 연합해 개최하는 것이 보통이다. 국내에는 아트페어로 1986년 출발한 ‘화랑미술제’, 2002년 출발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05년부터 ‘서울판화미술제’를 확대한 ‘서울국제판화사진미술제(SIPA)’, 2007년부터 ‘서울오픈아트페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아트페어가 화랑이 작가의 작품을 가지고 파는 것만이 아니라 마니프나 한국현대미술제(KCAF), 대한민국미술제(KPAM)처럼 부스별로 작가 스스로 작품을 판매하는 형태도 포함한다. 세계아트페어는 국제화상들이 현대미술품을 내걸고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세계미술시장의 정보를 주고받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미술품 판매시장이다. 아트페어가 개최되면 컬렉터, 미술가, 딜러, 미술관계자, VIP, 언론사 등이 모여 짧은 기간 동안 붐비기 마련이다. 이제는 단순한 미술장터가 아니고 도시, 국가가 전략적으로 개입하는 부가가치가 높은 컨벤션 산업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프랑스의 피악(FIAC), 스위스의 바젤, 미국의 시카고 아트페어가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데, 피악은 대중성과 축제성을 중시하는 아트페어로, 시카고 아트페어는 미국의 현역작가를 선보이는 아트페어로 유명하다. 큰 아트페어 일수록 참가하는 화랑들은 주최측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작년 스페인에서 열린 아르코 아트페어는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초대되어 ‘코레아 아오라(Corea Ahora / 한국의 현재 / Korea Now)’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아오라는 스페인어로 ‘지금’이라는 뜻이다. 이 문화행사는 아르코에 한국 15개 화랑의 출품, 특별기획 7개 전시, 퍼포먼스로 김금화와 서해안풍어제, 안은미댄스컴퍼니, 한국영화 특별전, 한국문학포럼 등이 포함된 대규모 행사로 대통령까지 참관한 바 있다. 미술품의 구입은 일반적으로 화랑이나 작가의 전시장, 옥션 등을 통해 구입하게 된다. 그러나 아트페어는 짧은 기간 동안에 열리지만 여러 작가의 최근 미술 동향을 보며 가격이 공개되어 있어 구입하기가 편리하다. 한 장소에서 다양한 경향의 작품들과 가격대를 가지고 있어 비교하여 구매가 쉽다. 이 가을 아트페어에 가서 온 집안 식구가 공감할 작품 한 점을 구입해 생활의 풍요로움을 느끼길 권유한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의 위안을 삼는 여유가 그립다. 글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관 관장 www.daljin.com <가을, 秋 유물 속 가을 이야기> 10.6~11.16 국립중앙박물관 우리 조상들이 예술 속에 담아내고자 했던 가을의 정서를 문화유산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열린 기획특별전이다. 전시는 크게 가을을 주제로 4부로 나누어지는데, 1부 ‘가을을 그리다‘는 산수화를 중심으로, 2부 ‘가을을 느끼다’는 꽃·풀벌레·새 그림의 회화·도자기를 선보인다. 이어 3부 ‘가을을 노래하다’에서는 향가와 시·시조·편지글이, 4부 ‘가을을 거두다’에서는 농가의 추수 모습의 경직도·풍속화를 전시하고, 세시기 등 문헌을 통해 한가위 풍속을 살핀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김홍도, 정선, 강세황 등 잘 알려진 작가의 유명 회화 작품을 포함하여 전통 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총 140여 점에 이르는 유물과 더불어, 옛 선인들이 즐겨 사용한 시전지(편지지)를 만들어 보는 체험공간이 마련되며, 가족참여 프로그램 <야생화와 가을 숲 여행>이 야외 정원에서 진행되는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함께한다.(www.museum.go.kr T.2077-9000) <우리의 삼국지 이야기> 9.23~11.9 서울역사박물관 조선 중기 이후 지금까지 대중들에게 널리 유행한 삼국지 관련 자료들을 한자리에 모아, 삼국지의 체계적인 이해와 우리 대중문화의 한 흐름을 이해하고자 기획된 특별전이다. 주제별로 프롤로그인 ‘삼국지와 삼국지연의’는 삼국지의 역사적 배경과 정사를, ‘삼국지연의의 유입과 유행’은 조선 중기 우리나라 유입과 유입 초기의 문제점 및 민간에 유행하는 과정을 보게 된다. ‘우리 민화 속 삼국지’는 조선 후기 삼국지의 대중적인 유행을 만나볼 수 있고, ‘서울 역사문화 속 삼국지’는 서울 곳곳에 있었던 민간 무속신앙 관련 자료를 통해 삼국지의 흔적을 찾아본다. 이어 ‘대중문화 속 삼국지’에서는 1900년대 이후 출판된 신문연재·잡지연재·번역소설·만화로 삼국지를 만나보고 영상자료를 통한 <적벽가>도 들어볼 수 있다. 에필로그에서는 참여 가능한 ‘삼국지 읽기’, ‘다른 책 같은 이야기’ 등으로 삼국지의 재미를 함께 느껴본다. 조선 시대 이후 오늘날까지 삼국지 관련자료 15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로, 서울의 역사문화 속에 삼국지가 어떤 형대로 녹아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www.museum.seoul.kr T.724-0153) <정원방문기> 10.16~12.6 코리아나미술관 코리아나 화장품 창립 20주년 기념전시로 8명의 작가가 생각하는 정원의 의미들을 방문기 형식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정원(garden)’은 ‘보호하고 막는다’의 gan, ‘즐거움’의 eden이 합성된 것이다. 바로 이 정원이 가진 모호성과 이중성, 의미의 복잡한 메트리스를 작품으로 표상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동시대 문화의 일면을 짚어내고자 한다. 더불어 기업 이념인 ‘Art Through Nature(자연을 통한 아름다움의 예술창조)’ 정신을 예술작품으로 재창조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에덴 : 쾌락의 정원+비밀의 정원, Promenade+借景+詩景(산책+차경+시경), Colour Graound (색채 탐구에 헌신된 장소로서 정원), Political Garden (권력의 장으로서의 정원), Healing Garden (치유로서의 정원)이라는 소제목의 전시내용을 갖고 노재운(영상), 문경원(영상), 박화영(영상설치), 안성희(사진설치), 윤애영(프랑스, 영상설치), 이윤진(사진), 이창원(평면 설치), 타카기 마사카츠(영상)가 참여한다. (www.spacec.co.kr T. 547-9177)          월간 <삶과꿈> 2008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中 ‘황광위發’ 사정태풍 불까

    l 베이징 이지운특파원 l 중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 궈메이(國美)의 황광위(黃光裕·39) 회장 스캔들이 ‘제2의 천량위(陳良宇) ’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정보소식통은 26일 “기업의 대형 비리사건은 해당 기업의 잘못 때문에 터지는 게 아니라 배후 정치인에 대한 권력 투쟁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내년 3월 이전 최하 성(省) 서기 또는 성장급에서 비리 연루자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황 회장이 지난 수년간 중국에서 부호 1,2위를 다퉈 왔다는 점에서 그 대상이 부총리급 이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최대 부패사건 가운데 하나라는 천량위 사건도 표면상으로는 그가 당서기로 있던 상하이(上海)시 사회보장기금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터져 나왔다.이른바 상하이방의 핵심 인물이었던 그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 대항하다 수사의 표적이 됐던 것으로 당시 일부 홍콩 언론들은 분석했었다.이번 황광위 사건에 대한 수사도 원 총리의 직접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언론들은 황광위와 궈메이에 대해 ‘대출 심사’가 진행중이며 홍콩 증시 상장 과정에서 상무부 등의 고위 관리들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이미 드러난 상태라고 이날 보도했다. 이래저래 중국 정치권은 또 한차례 풍파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들은 황광위가 지난해 인터넷 등에서 최고의 ‘큰손’으로 불렸던 개인투자자 ‘류팡(劉芳)’일 수 있다고 전했다.류팡은 황광위가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난 ‘ST금속’에 투자해 엄청난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jj@seoul.co.kr
  • 검증안된 ‘특허사업’ 판친다

     공공기관에서 신사업 개발을 담당하는 김모(38) 과장은 지난달 발명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30대 남자를 만났다.영구자석을 이용한 발전장치를 만들었다는 이 남자는 설계도를 제시한 후 원리에 대해 설명을 늘어 놓았다.김 과장은 이 기계가 과학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영구기관’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정중히 돌려 보냈다.그러나 보고를 받은 회사 고위 임원은 재검토를 지시했다.이 임원은 “특허까지 받은 기계인데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라.”고 말했다.김 과장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이미 10억원 넘게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절대 성공할 수 없는 기계인데 확신에 찬 발명가의 태도와 특허증이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 원리를 뛰어 넘는 발명품들이 불황을 타고 고개를 들고 있다.특히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열풍을 이용해 효율이 입증되지 않거나 과학적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사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메트로가 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지하철 풍력발전’이 대표적인 사례다.지하철 환풍기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일으키겠다는 이 계획은 창의시정 사례로 각광받으며 언론에도 대서특필됐다.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계획이 ‘에너지 변환에는 방향이 있어서 총량은 유지되지만 사용가능한 에너지는 감소한다.’는 열역학 제2법칙을 무시한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실제로 주관사인 아하에너지측은 홈페이지에 “열역학 제2법칙은 당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배치된다.”는 내용을 올리기도 했다.  신에너지 개발업체 에너지마스타도 열역학 법칙을 뛰어넘는 효율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이 회사는 물에서 수소와 산소혼합가스를 생산해 448%의 열효율을 얻었다고 각종 시험결과를 제시했다.그러나 시험을 한 전기연구원측은 자신들의 시험은 기계 자체의 에너지효율에 대한 부분이었고,업체측이 악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무기는 ‘특허’다.아하에너지의 경우 풍력발전과 관련된 5건의 특허를 갖고 있으며 에너지마스타 역시 5건의 특허를 갖고 있다.투자자들은 “전문성을 가진 특허청 심사관들이 그냥 특허를 내주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는다.”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무엇보다 이들 장치가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투자 대비 효율’의 문제이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은 과장됐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다.설사 다른 사람들이 과학적 문제점을 지적하더라도 이들은 “워낙 훌륭한 아이디어라 현재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일축한다.최근 들어서는 ‘상온 핵융합’이나 ‘물로 가는 자동차’ 등의 아이디어도 ‘노벨상감’,‘인류 사상 최고의 발전’ 등의 수식어구를 달고 인터넷상에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심사의 제1원칙이 ‘자연법칙에 위배되지 않아야 한다.’지만 실제로 업무량 과다로 영구기관이나 과장된 아이디어를 걸러 내지 못해 특허가 나가는 경우도 꽤 있다.”면서 “특허가 사업성이나 타당성을 100% 보장하지는 못 한다.”고 밝혔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영구기관과 관련된 논쟁은 과학의 역사와 궤를 같이했다.”면서 “자세히 뜯어 보면 일반인들이 알아차리기 힘든 구멍이 있는 만큼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기업 매물 쏟아져도 인수자 없다

    기업 매물 쏟아져도 인수자 없다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미 인수했던 자산을 다시 팔겠다고 내놓는 기업도 늘고 있다. 기업들이 저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내년에 더 심각해질 ‘위기’에 미리 대비하려는 움직임이다. 팔려는 쪽은 주가하락 속에 제값을 못 받게 되는 것도 걱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인수자는 선뜻 나타나지 않는다. 이미 오래 전부터 매물로 나왔던 자산들도 쉽게 팔리지 않는다. 경제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도 개인처럼 지갑을 꼭꼭 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현금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일부 기업들은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내년도 투자계획도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기업들의 ‘자산매각’ 러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 레미콘 중견 업체인 유진그룹은 지난해 3월 1800억원에 인수했던 유진투자증권(옛 서울증권)을 다시 매각하기 위해 지난 9월 시장에 내놨다. 현재 인수의사를 내비친 3개 업체가 실사를 하고 있다. 이른 시일 안에 매각이 이뤄지면 현금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가뭄에 단비를 만나는 격이다. 유진그룹은 지난해 말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하이마트를 인수하면서 자금 부족을 겪다가 지난 7월에 이미 자사 사옥부지도 231억원에 매각해 긴급수혈에 나선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 2·4분기 들어 회사는 영업 흑자를 내는 등 오히려 회사 사정은 나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전체 경기가 어렵다 보니 외부에서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 “실사 작업이 끝나는 대로 인수 대상자와 매각 시기 등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으로 주력 계열사를 줄줄이 매각하고 있다. 진도 F&과 신우조선해양, 한강유람선 운영회사인 C&한강랜드에 대한 공개 매각을 진행 중인 데 이어 C&우방과 C&우방랜드도 팔기로 했다. 이미 C&컨리의 자산인 컨테이너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케이블 방송 계열사인 생활경제TV와 방송과 사람들은 팔았다. 금호아시아나의 경우도 연간 1000억원 흑자 규모의 금호생명에 대한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올 상반기만 해도 상황이 좋으면 주식시장 상장에 이어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경기가 더욱 악화되면서 상장과 관계없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경영권을 넘기며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가 인수·합병 매각 작업을 둘러싼 각종 루머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JP모건을 통해 대한생명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투자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그룹도 최근 방산부문을 분할한 데 이어 유리병 등을 만드는 두산테크팩을 4000억원에 매각했다. 이영표 김효섭 윤설영기자 tomcat@seoul.co.kr
  • ‘펀드’ 바람잘 날 없다

    ‘우리파워인컴 펀드’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불완전판매 50% 배상 결정’을 내리면서 당장 업계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몇몇 업체들은 이미 판매과정 점검에 나섰고, 투자자들은 자신의 펀드도 해당되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이렇게 팔 거면 판매수수료는 왜 그렇게 받아 챙기느냐는 불만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불완전판매 펀드 돈 어떻게 돌려받나 12일 금감원 등에 따르면 모두가 자동적으로 피해액을 배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펀드를 환매해 손실액을 확정지어야 한다. 이 금액이 배상액 기준이기 때문이다. 또 개별적으로 금감원에 분쟁조정신청을 내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판매 상황이 개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내야 한다. 법원에 소송을 냈을 경우 분쟁조정신청은 대부분 자동적으로 기각되는 만큼 두 방법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 물론 분쟁조정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소송도 가능하다. 분쟁조정은 금감원 금융민원센터에 인터넷이나 우편 접수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때 판매사의 과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같이 보내면 된다. 전문가들은 피해액이 소액인 경우 분쟁조정신청을 권한다. 분쟁조정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5개월 정도 걸리지만 소송은 재판에 따라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법원 판결은 펀드에 투자할 돈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었을 때의 기회비용을 상정해 6~7%의 이자율을 배상액에 얹어준다. 액수가 클수록 유리하다. 지나치게 높은 판매수수료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국내 주식형펀드는 연1.35%, 해외 주식형펀드는 연 1.21% 정도 수수료를 뗀다. 이를 판매사와 자산운용사는 7대3 정도의 비율로 나눠 가진다. 실제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보다 판매사들이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이유는 펀드 판매에 따른 서비스 비용과 펀드 계정의 유지·보수 비용을 감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불완전판매 논란에서 보듯 판매사들은 사실상 펀드를 팔 때도 부실하게 판매할 뿐 아니라 이후에 별달리 서비스하는 것도 없다. 유일한 사후 서비스는 “또 오를테니 환매하지 말라.”가 고작이다. 판매사 입장에서 판매수수료는 꼬박꼬박 들어오는 눈 먼 돈이다. 이 때문에 과도한 판촉경쟁과 불완전판매를 낳았다는 지적이 많다. 김재칠 한국증권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펀드 판매 전담 창구와 직원을 따로 두고 이 사람들이 전문성을 쌓아갈 수 있도록 판매사들이 꾸준하게 투자하는 것 외엔 해법을 찾기 힘들다.”면서 “그간 판매사들이 얻은 막대한 이득도 펀드 열풍에 무임승차한 측면이 있는 만큼 판매채널 정비에 투자하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펀드수수료 낮춰라” 펀드 수수료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전광우 금융위원장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1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증권·자산운용사 사장들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펀드 수수료 인하를 강도 높게 주문했다. 두 수장은 “펀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수수료를 낮춰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수수료를 내리지 않으면 강제로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5%로 규정된 펀드 수수료 상한선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도 “앞으로 불완전판매가 드러나면 가장 무거운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아울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환기시키며 리스크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안미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미분양아파트 펀드 없던일로?

    미분양아파트 펀드 없던일로?

    “지금으로선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수익성에서 큰 이익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H증권사 관계자) 금융경색의 뇌관격인 미분양 아파트 문제를 풀 대안으로 정부가 내놨던 ‘미분양 아파트 펀드’가 전혀 시장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분양 펀드 정책은 “폭탄을 제거하려다 새 폭탄을 만드는 격”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11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펀드화를 언급한 지난달 21일 건설산업 대책 이후 지금까지 시장에 출시된 관련 미분양 아파트 펀드 상품은 ‘0개’다. 상품 출시를 겨냥해 내부적으로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는 회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놓은 미분양 펀드는 금융회사가 출자해 펀드를 구성, 따로 유동화법인을 세운 뒤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여서 매각한다는 방안이다. 유동화법인은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을 받은 채권을 발행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팔게 된다. 이 펀드가 냉대받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문제다. 이상엽 KB자산운용 국내부동산팀장은 “정부 방안에 따르면 미분양 펀드 수익률이 9~10% 수준인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리스크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극히 낮다.”고 말했다. 특히 “미분양 펀드의 특성상 개인보다는 기관투자자 같은 큰 손의 역할이 중요한데 지금 회사채 수익률만 해도 7~8%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어느 기관이 나서겠느냐.”고 지적했다. 더구나 취득세 등 거래비용만도 4~5% 정도는 차지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2~3년 미분양 펀드를 잘 운용해 9~10% 수익률을 내봤자 4~5% 비용에다 그 동안 오를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는 장사다. 한나라당에서는 이 세금이라도 줄여 주겠다지만 그래도 수익률이 낮은 건 매한가지다. 그렇다고 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수익률을 무한정 늘려줄 수도 없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 제1·2 금융권 모두 8%대에 이르는 높은 이자율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데 이 자금을 굴려서 운용수익을 낸다면 미분양 펀드 수익률이 20%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정도의 수익률이라면 미분양 펀드가 아파트를 사들일 때 가격을 후려쳐서 싸게 사들여야 한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수익률이 보장된다면 정부 대책 이전에 시장논리에 따라 이미 관련 펀드가 나왔을 것”이라면서 “그 동안 고분양가로 누린 혜택을 뱉어 내고 수요 예측을 잘못한 실책을 반성하도록 하는 정공법을 정부가 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분양권 전매시장 곳곳에 ‘덫’

    분양권 전매시장 곳곳에 ‘덫’

    지난 7일부터 서울 강남·서초·송파구를 제외한 서울·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허용되면서 분양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권 전매 허용은 2003년 5월 이후 5년여만이다. 몇 천만원의 돈으로 수도권에서 아파트 한 채의 분양권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분양이 많고, 주변 집값이 떨어진 용인 등지에서는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의 분양권도 적지 않다. 하지만 분양권 투자에는 함정도 많다. 주택시장이 불안해 앞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고, 큰돈이 안 든다고 분양권을 샀다가 입주 때 잔금을 못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불안정한 시점에서는 신중한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1일 경기도 용인 등 수도권 남부에서는 분양권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중에는 분양가 이하의 매물도 적지 않다. 상당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수요자들이 아닌, 공사대금 대신 아파트를 받은 하청업체 매물이다. 한 건설업체 임원은 “금융비용을 절약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분양가보다 싸게 분양권을 내놨지만 잘 안 팔린다.”고 말했다. 주택업계에서는 큰 업체는 수천가구, 작은 업체 몇 백가구의 대물변제 물건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일반 분양을 받은 경우 분양권을 내놓는 데 주저하지만 주택업체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싼값에 내놓는다.”면서 “이들이 분양권 가격을 끌어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업계에서는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주택업체들의 자금압박이 심화되면 수도권 분양 시장에 분양가보다 싼 값의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용인 등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매물이 홍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지역은 주변 지역 집값이 분양가보다 오히려 낮다. 따라서 자금압박을 견디다 못한 하청업체들이 대물로 받은 분양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내놓고, 여기에 개인 분양자들까지 가세하면 분양권 투매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분양가보다 10% 이상 싼 매물도 나오고 있다.2003~2004년 주택경기 침체기에는 수도권에서도 계약금을 포기하고 암암리에 분양권이 거래되기도 했다. 분양권은 아파트 한 채를 단돈 1000만원에도 살 수 있다. 계약금을 대폭 줄이고, 중도금을 후불제로 한 경우 1000만원 이하로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입주 때 문제된다. 중도금 무이자 후불제는 입주시점에 중도금과 잔금이 한꺼번에 몰린다. 잔금 등을 대출 연장해 준다고 해도 그 부담은 만만치 않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경제연구소장은 “목돈이 안 든다고 무턱대고 분양권에 투자했다가는 입주 때 자금부담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분양권을 살 때는 무엇보다 주변 시세와 지역의 발전 가능성 등을 꼼꼼히 살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경제연구실장은 “분양가상한제가 있어서 오히려 분양권보다 싼 아파트가 많고, 서울 재개발·재건축 일반 분양 아파트 분양권 가운데는 조합원 분양권보다 싼 경우도 많다.”면서 “집값 추이를 좀 더 지켜 보다가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상투’ 잡은 투자자들 한숨만

    ‘상투’ 잡은 투자자들 한숨만

    모 대기업 계열사에 10년째 다니는 김현석(가명)씨는 얼마 전 헬스 연장 등록을 하지 않았다. 한달 전부터 아파트 대출이자가 연 975만원에서 1125만원으로 늘어나면서 한푼이라도 아쉬운 상황이다. 지난 4월 서울 풍납동에 29평형 아파트를 ‘지른’ 게 화근이 됐다.1억 5000만원을 대출 받아 세금 등 각종 비용을 합쳐 5억 6000만원에 샀지만 반년 남짓 만에 시세가 10%는 더 떨어졌다. 김씨는 “살 때만 해도 ‘지금이 바닥’이라던 아파트 가격은 5억원에 내놔도 팔리지 않는 눈치”라면서 “뼈빠지게 이자를 내고 있는데도 재산 가치는 떨어지는 어이없는 상황이지만 정부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본의 아니게 얻은 셈”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대출을 받아 내집 마련에 나선 이들의 고통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대출 이자는 불어나는 반면,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5% 이상의 ‘고도 성장’을 약속한 현 정부를 믿고 부동산을 산 터라 정부에 대한 불신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억 대출 끼고 산 8억 아파트 4개월새 1억↓ 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10월까지 14조원 정도 늘었다. 극심한 부동산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내집 마련에 나서는 이들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몇 년동안 활황을 보이던 부동산 경기의 ‘상투’를 잡았다. 결국 이자는 늘고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는 양날의 칼이 대출자들의 가슴을 쿡쿡 찌르고 있는 셈이다. 변동금리식 주택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올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5.2~5.3% 수준으로 안정돼 있었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9월 이후 CD 등 은행물의 인기가 바닥에 떨어지며 지난달 말 한때 6.18%까지 치솟았다. 이날 현재 5.92%로 조금 떨어졌지만 6개월 만에 1억원의 대출 이자가 60만원 이상 불어났다. 더구나 금융 위기의 바닥이 요원한 상황이라 언제 금리가 다시 뛸지 모르는 상황이다. 아파트 가격 하락은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버블 세븐’ 지역에서 심각하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올 초(1월 첫주) 버블세븐지역의 평균 매매가는 8억 1806만원이었지만 지난 6일에는 7억 9343만원으로 2463만원(3.0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의도된 오보 자산가치 하락 부추겨 대기업 사원 김씨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휴대전화 부품을 제조하는 한 중소기업 부장인 권호석(가명)씨는 지난 6월 말 서울 신천동에 새로 재건축된 아파트 33평형을 8억 1000만원에 샀다. 급매물이라는 말에 2억원의 대출도 받았다. 이자 부담이 상당했지만 맞벌이 중이었고, 잠실의 새 아파트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부인이 강북 지역에서 경영하던 보습학원의 수입이 최근 ‘제로’가 됐다. 불경기에 수업을 듣는 아이들이 줄면서 임대료 내기도 빠듯하다. 권씨의 회사도 경기 불황에 휘청이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아파트 가격은 7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권씨는 “매월 130만원이 넘는 이자 부담에 아이들 학원도 하나씩 줄이고 있지만 마이너스 통장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면서 “이러다 집은 경매로 넘어가고 거리로 나앉는 게 아닌가 하는 공포감에 시달린다.”고 털어놨다. 이들의 잘못된 선택에는 정부가 한몫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연초 ‘6% 성장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에 따라 많은 이들이 증시나 부동산의 ‘막차’를 타게 됐고, 이는 결국 자산 가치의 큰 폭 하락이라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정보가 제한된 개인의 경제 활동은 정부 등 권위 있는 기관의 전망에 큰 영향을 받기 마련인 만큼, 정치 논리가 개입된 성장률 전망치가 국민의 경제 활동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다.”면서 “세계 실물경기의 동반 침체가 불가피한 내년에도 3% 이상 성장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는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의도된 오보’를 남발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박용하ㆍ김민정, 금융계 영화 ‘작전’서 호흡

    박용하ㆍ김민정, 금융계 영화 ‘작전’서 호흡

    배우 박용하와 김민정이 국내 최초 금융계를 다룬 영화 ‘작전’을 통해 호흡을 맞춘다. SBS 드라마 ‘온에어’에서 까칠한 PD역으로 열연을 펼친 박용하는 영화에서 찌질한 인생을 한방에 갈아타기 위해 독기를 품고 수년간 독학으로 실력을 갖춘 배짱 있는 개인 투자자 강현수 역을 맡았다. 박용하는 강현수라는 캐릭터를 통해 대박을 꿈꾸는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을 대변할 예정이다. 영화 ‘음란서생’, 드라마 ‘뉴하트’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김민정은 탈세를 원하는 졸부들과 비자금이 넘치는 정치인들 등 상류층의 자산 관리자인 작전의 자금줄 유서연 역을 맡았다. 김민정은 유서연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는 냉철하고 능력 있는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밖에도 영화 ‘세븐 데이즈’에서 내공이 깊은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박희순은 법보다는 주먹, 주먹보다는 돈이 앞서는 대한민국의 엄청난 경제적 진실을 깨달은 조폭 출신의 작전지휘관 황종구를 연기한다. 인기 뮤지컬 ‘쓰릴 미’, 드라마 ‘일지매’를 통해 이름을 알린 김무열은 증권 브로커이자 작전의 설계자 조민형 역을 맡았다. 한편 영화 ‘작전’은 현재까지 약 60% 촬영이 진행됐으며 2008년 상반기 최고 흥행작인 ‘추격작’를 제작한 영화사 비단길의 신작이다. 사진=영화사 비단길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배당주 펀드로 비과세 혜택 ‘쑥쑥’

    배당주 펀드로 비과세 혜택 ‘쑥쑥’

    정부는 지난달 19일 증시 안정을 위해 3년 이상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적립식으로 분기당 300만원 한도 내에서 주식형펀드는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이, 거치식으로 3000만원 한도 내에서 회사채형펀드는 비과세 혜택이 각각 주어진다. 회사채형펀드가 이번에 새로 포함되면서 각 자산운용사들은 경쟁적으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미 5~6개의 회사채형펀드가 출시됐다.10여개 정도의 펀드는 판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가 저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많은 데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장기 펀드 혜택은 어떻게 누릴 수 있고,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우량채권·편입종목 꼼꼼히 살펴야 우선 이번에 포함된 회사채펀드에서는 우량채권인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회사채는 신용 수준에 따라 등급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분석해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개인에게는 버거운 작업이라서 그동안 회사채펀드는 90% 이상이 사모펀드였고, 일반인까지 끌어들이는 공모펀드는 거의 없었다. 회사채형펀드 투자를 결심했다면 편입 종목들을 더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박용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금융 위기로 인해 회사채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우량 채권을 가려낼 수 있는 운용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잘 모를 경우에는 대형 운용사를 찾는 게 낫다는 지적이다. 이재상 한국투자증권 상품개발부 차장은 그 기준으로 ‘펀드 규모가 300억원 이상’을 꼽는다. ●펀드·채권만기 여부 확인을 또 펀드 및 채권 만기가 일치하는지 여부도 살펴야 한다. 회사채형 펀드의 수입 구조는 크게 두가지다. 계속 가입자를 모으면서 운용하는 추가형과 펀드 만기를 채권 만기에 맞추는 단위형이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불안한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수익률 변동성을 그나마 낮출 수 있는 단위형을 더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주식형펀드 가운데서는 배당주 펀드가 추천 대상으로 떠올랐다. 기존 펀드는 배당 소득에 대해 15.4%의 세금이 부과됐지만, 이번 대책으로 3년간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에 포함된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들은 경기방어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요즘처럼 증시가 출렁일 때 변동성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 예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펀드 매니저에 따라 같은 종목이라도 배당주나 성장주에 넣기도 하기 때문에 어떤 종목을 어떻게 분류하느냐를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기대 수익이 높아질수록 위험도 덩달아 높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10월 펀드 열풍 이후 올해 증시가 폭락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김주명 IBK투자증권 압구정지점 과장은 “고수익은 그에 따르는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이라면서 “본인의 투자 성향과 목표를 감안해 철저히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여유자금 아닐 땐 부담 커 이런 점을 감안해서인지,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래도 현금 비중을 높여라.”라고 주문한다. 아직은 아무래도 시장이 불안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창환 굿모닝신한증권 WM부과장은 “장기 펀드는 3년이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 자금이 아닐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여유자금이 아니라면 여전히 조심해야 할 시기”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재테크 칼럼] 투자자들이여, 시간이 약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사상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지난달 코스피는 외환 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 10월 이후 최악인 23.1%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이어갔다. 최근 투자에 나선 사람들이라고 해도 손실을 피하기 힘들다.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현재 주가 수준은 2005년 3·4분기 주가 수준이다. 이 시점 이후의 투자자도 대부분 손실을 봤다고 해야 한다. 그나마 3년전 투자했다면 원금은 보전했을 것이다. 이처럼 주가가 급락했지만 투자 기간에 따라 투자자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1980년 1월 이후 코스피의 월 평균 수익률은 1.03%에 불과하다. 생각보다 훨씬 작다고 느낄 만한 수치다. 문제는 수익률이 낮다는 것뿐 아니라 월별 수익률이 평균을 기준으로 거의 종모양의 정규 분포 모양이라는 사실이다. 월 평균 수익률 1.03%가 작다고 해도 이 수익률이나마 매월 꾸준히 올릴 수 있다면 연 평균 수익률은 단순한 산술적 계산으로도 12%를 넘어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코스피의 월별 수익률은 종모양의 정규 분포 모양이어서 1.03%를 기준으로 그 이상도 혹은 그 이하도 언제든지 거의 같은 확률로 나올 수 있어 꾸준하게 1.03%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기 쉽지 않다. 실제로 월간 단위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개월수는 1980년 이후 총 176개이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개월수는 171개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투자기간을 늘리면 사정은 조금씩 달라진다. 분기별로 따져서 코스피의 등락률 평균은 3.64%이다. 월 평균 수익률인 1.03%보다 높다. 더구나 분포 모양이 월별 등락률 분포와는 달리 좌우 대칭에서 점차 벗어나 0%를 기준으로 플러스 수익률 쪽에 더 많이 분포하고 있다. 분기별로 보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분기가 53개인 반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분기는 61개에 달해 월간단위 투자보다 플러스 확률이 높아졌다. 이런 추세는 연간 수익률 분포에서는 보다 확연하게 나타난다. 연도별로 따지면 플러스 수익률은 18개인 반면, 마이너스 수익률은 9개에 불과해 이익을 볼 수 있는 확률이 월별, 분기별 투자에 비해 크게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투자는 단기간의 싸움이 아니다.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단기간에 폭락하는 상황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손실을 면하기 어렵지만, 투자기간이 짧을수록 손실 확률과 손실폭은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반대로 투자 기간이 길수록 손실확률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위험 대비 수익 비중도 점차 높아져 수익의 질도 향상된다. 이는 장기 투자의 필요성을 대변해주는 자료다. 월별 수익률의 위험 대비 수익은 0.12%, 분기별 수익률과 연간 수익률의 위험 대비 수익은 각각 0.21%와 0.47%로 나타나 위험 단위당 수익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재무컨설팅팀
  • 개미들 주식자산 80조원 날렸다

    개미들 주식자산 80조원 날렸다

    주가 급락으로 10월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자산 80조원이 사라졌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보유주식 시가총액이 48조 822억원이 줄었고, 국내와 해외 공모주식형펀드에서 31조 9203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 개인들의 주식 관련 자산이 80조 25억원이나 급감한 것으로 추산됐다.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803조 9135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10월31일에는 613조 8652억원으로 줄어 190조 482억원이 사라졌다. 여기에 개인투자자의 비중을 25% 정도로 잡아서 이렇게 추정한 것이다. 또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10월30일 기준으로 집계한 공모형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가손실 규모는 각각 19조 3337억원과 12조 5866억원, 총 31조 9203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모형펀드는 주로 개인들이 투자한 펀드를 말한다. 연초 이후로 봐서는 개인들의 시가총액은 110조 7882억원이 사라졌으며 국내와 해외주식형펀드에서는 72조 7151억원의 평가손이 발생, 총 손실규모는 183조 5033억원으로 추정됐다. 자산운용협회가 10월 들어 29일까지 주식형펀드 자금유출입동향(상장지수펀드 제외)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한달 국내와 해외주식형펀드에서 1조 3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5300억원과 7700억원 정도의 자금이 순환매됐다. 앞서 지난 9월에도 국내·해외 주식형펀드에서 377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을 비롯해 두 달 연속 순유출을 기록한 셈이며 유출규모도 대폭 확대됐다. 또 10월 유출규모는 주식형펀드의 자금유출입 통계가 시작된 2006년 5월 이후 월간기준으로 가장 큰 것이다. 그동안 월간기준으로 순유출을 보인 경우는 지난 10월을 포함해 5차례였다. 이에 비해 직접투자를 하는 개인들은 9월 말 이후 시장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오히려 저가매수에 나섰던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투자증권의 집계결과 직접투자에 나서는 개인들이 시장에 유입한 새로운 자금의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실질 고객예탁금 규모는 지난 한달간 3조 3950억원이 증가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증시 금리인하 ‘60분 약발’

    증시 금리인하 ‘60분 약발’

    ‘0.75%’라는 큰 폭의 금리인하의 효과는 ‘1시간 천하’에 불과했다. 오전 금리 인하 소식에 잠깐 진정되는 듯하던 금융시장은 이내 약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종일 출렁인 끝에 간신히 조금 오른 선에서 장이 끝났다. 시장은 여전히 대책을 불신하고 있고 인위적인 끌어올리기에 의지하고 있다. 대폭적인 금리 인하와 국민연금의 총알받이로 견딘 하루였지만 위태위태한 상황이 지속됐다. ●장중 900선 붕괴 27일 개장 초부터 하락해 91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는 금리인하 소식에 단숨에 960선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1시간쯤 지나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 하락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오후 2시터는 900선이 붕괴됐고 890선까지 무너질 뻔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5000억원대의 돈을 쏟아부으면서 946.45, 전거래일보다 7.70포인트 오른 것으로 장을 마쳤다. 결국 금리 대폭 인하는 국민연금 매수세만도 못했다는 얘기다. ●환율 10년 5개월만에 최고치 원·달러 환율 역시 마찬가지였다. 금리인하 약발 덕분인지 개장 초기 1384.9원까지 떨어졌지만 계속 상승세를 유지해 한때 1444.9원까지 올라갔다. 결국 지난 거래일보다 20.50원 상승한 1442.5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1998년 5월18일 1444원 이후로 최고치, 다시 말해 10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여전한 불안심리가 개입했다는 것이 분석이다. 이날도 증시에서 외국인은 여전히 326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 역시 3544억원을 내다팔았다. 국민연금이 투입되자 지수가 4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것도 한 방증이다. 오죽 매수세가 없었으면 국민연금이 5000억원대 매수 개입을 하자마자 증시가 이렇게 큰 폭으로 급반등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이 때문에 증권계에서는 자조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앞으로 은행채나 회사채도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증시만 쳐다보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국민연금마저 증시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폭락장은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날을 잘못 잡았다?” 택일에 실패했다는 말도 나온다. 한은의 급작스러운 금리인하 자체는 시장이 예상한 범위를 넘어선 과단성 있는 조치였지만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3.59% 빠지고 이에 따라 이날 중국·일본 시장이 6%이상 빠지면서 별 힘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차피 글로벌 위기라 국내 대응책 자체보다 해외 시장의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얘기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보통 금리 인하로 시중에 원화가 많이 풀리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낳는데 한은의 금리인하는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급한 불부터 끄겠다고 나선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시아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환율만 올라버려 결과론적으로 날을 잘못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명박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김형오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전 세계를 쓰나미처럼 휩쓸고 있는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로 인해 국민들께서 얼마나  불안해하고 고통을 받고 계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  금리 부담이 늘어나 가계 부담에 한 숨 짓는  서민의 어려움을 이해합니다.  불경기에 힘들어 하는 상인들,가지고 있는 주식 값이 폭락해 실의에 빠진  개인 투자자들, 자금 부족 때문에 여기저기를  전전하는 중소기업인의 심정을 압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직장인의 걱정과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의 좌절감도 안쓰럽습니다.    국민들의 고통은 저에게도 뼈저린 아픔입니다.  그럴수록 저는 이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소명을 한 시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위기를 10년 전 외환위기와 비교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지금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습니다.  구제 금융을 받아야 했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판이합니다.  10년 전에는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의 금융위기였습니다만  지금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파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전 세계 주식시장이 동시에 폭락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세계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의 침체로 파급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선진국에서 촉발된 지금의 금융 위기가  더욱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도 10년 전과는 달라야 합니다.  국제 공조에 적극 나서면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내수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이 위기를 올바로 극복하면, 한국 경제는 크게 살아날 것입니다.  이번 위기가 끝나면 각국의 경제력 순위가 바뀔 것이고  대한민국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신념을 가지고 냉철하고 단호하게 이 상황에 대처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과연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 대해 저는 분명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외화 유동성 문제는  지금 보유한 외환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금년 1월에서 9월까지 유가 폭등과 외국인의 주식 매도로  경상 수지 자본 수지가 모두 적자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는 2600억 달러에서 2400억 달러로  약 8%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4/4분기부터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  외환 상황은 훨씬 호전될 것입니다.  작년에 600억 달러에서 금년에 1,000억 달러로  원유 수입에만 약 400억 달러가 더 쓰였습니다.  이것이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한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지금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내리고 있고,  만일 내년에 이런 수준이 유지된다면  상당한 국제수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원화 유동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융통화당국이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든 일반 기업이든 흑자 도산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시장이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선제적이고(preemptive) 충분하며(sufficient)  확실하게(decisive) 유동성을 공급할 것입니다.    문제는 오히려 심리적인 것입니다.  실제 이상으로 상황에 과잉 반응하고 공포심에 휩싸이는  것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세계 대공황 이후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했습니다.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  주식이 가장 낮은 가격이었을 때 두려움 없이 산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렸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저력을 믿어야 합니다.  이 저력을 믿고 고통 분담과 협력하는 자세로  침착하게 행동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희망의 출구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는 세계적 실물 경제 침체에 대비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예산 지출을 과감하게 확대하고,  수출 증가 둔화에 대응해 내수를 활성화하는  선제적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도 실물 경제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모든 나라에게 감세 및 재정 지출 확대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고,  고용 효과가 큰 중소기업과 서비스 산업 지원도 늘릴 것입니다.    감세는 경기 진작의 일환으로 필요합니다.  세계는 지금 ‘낮은 세율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으로  세율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들도  세금을 내렸습니다.  감세에 소극적이던 일본까지 합류했습니다.  내년에 13조 원 수준의 감세를 통해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할 것입니다.    정부의 이런 재정 기능 강화에  국회도 적극 호응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번 예산안은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마련됐습니다.  그로 인해 작은 정부 기조에서  다소 긴축적인 방향으로 예산이 편성되었습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재정정책 기조에 따라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세출을 늘려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불을 끌 때도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단시간에 진화가 가능합니다.  이번에 국회에 제출한  금융기관간 외화차입금 보증 한도 1000억 달러는  사실상 다 쓰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하지만 이런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  우리 은행들이 돈 구하기도 쉽고 금리부담도 줄어듭니다.  반면 금융기관들은 중소기업들이 돈 구하기 쉽고  금리부담을 줄이는데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안에서의 이러한 노력과 함께 우리는  바깥으로 글로벌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지난 주말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에서 저는  신국제금융질서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기존의 금융체제로는  더 이상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유사시에 대응할 능력도 미흡합니다.  사전 사후 감시 및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신금융질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11월 15일 워싱턴에서 긴급히 개최될  20개국 세계금융정상회의에서도 저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개편을 포함해  전향적인 방향으로 국제공조가 이루어지도록 앞장 설 것입니다.  아울러 한중일을 비롯해 동북아의 공조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세계 각국이 유례없는 금융 위기와 실물경제 위축에 대해  긴밀한 공조체제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 했습니다.  이제 합의가 이루어져 실천에 옮겨지면  어쩌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세계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경제외교를 통해 새롭게 형성될  국제금융질서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은  국익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해선 결코 안 됩니다.  1929년 세계 대공황 이후 각국이 관세장벽을 높여서  세계 경제가 더 악화되고  회복이 늦어졌던 잘못을 반복해선 안 됩니다.  자국 방어에만 치중해  축소 균형 쪽으로 세계 경제가 옮겨가는 사태는 막아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국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온 세계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시련과 도전을  도약과 웅비의 자양분으로 삼아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 국민은 시련 앞에 강하고, 도전 앞에 용감합니다.    대한민국만큼 어려움 앞에서 모두가 힘을 합친  아름다운 전통을 가진 나라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외환위기 때 장롱 속의 금붙이를 꺼내 나왔던 그 손,  방방곡곡에서 몰려들어 검은 태안반도를 씻어낸 그 손이  바로 대한민국을 구해냈습니다.    품앗이와 십시일반(十匙一飯),  나아가 위기를 만나면 굳게 뭉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유전인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다시 한 번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현재에 매몰되면 미래가 없습니다.  위기를 핑계로 내일을 위한 숙제를 미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오히려  내일을 대비하는 지혜와 의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선진일류국가의 꿈을 이루어야만 합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소명입니다.  후손들을 위한 역사적 숙명입니다.    이럴 때 나라 체질을 개선하고  사회시스템의 효율을 높여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규제개혁과 저탄소 녹색성장,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공기업 선진화 등은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과감한 규제개혁은 경제 난국을 극복하는 지름길입니다.  규제가 줄어야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세계표준과 동떨어진 낡은 규제와 결별해야 합니다.  이른바 ‘국민 정서’를 빌미로 아직도 성역으로 남아있는  ‘덩어리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제금융위기를 맞아  금융규제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건전한 감독 기능의 강화를  무조건 규제 강화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배는  결코 출항할 수 없습니다.  몸 부풀리기에 급급한 일부 금융권의 행태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위험 회피만을 위한  전당포식 금융관행에 안주해서도 안 됩니다.    경제규모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진 금융산업을 방치할 순 없습니다.  진입장벽을 낮추고 경계를 허물어야 합니다.  그 대신 옥석을 제대로 가리는 신용평가기능과  자산의 건전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위험이 두려워 규제를 풀지 말자는 것은  선수 다칠까봐 경기에 내보내지 말자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정부는 좋은 규제와 나쁜 규제를 엄밀히 구분할 것입니다.  경쟁을 촉진하고 민간의 창의를 북돋우는 규제개혁은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반면에 국민의 안전과 건강,  금융위험관리와 사후감독에 관한 규제는 보강해 나가겠습니다.    건국 60주년을 맞아 제시한 저탄소 녹색성장도  착실히 추진하겠습니다.  녹색성장은 자원빈국이자 에너지 다소비국인 우리가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환경위기와 자원위기에 대응하면서,  이를 경제발전의 계기로 삼는 일석이조의 슬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녹색성장은 환경을 개선하고,  나아가 환경을 새로운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선순환의 성장을 지향합니다.  녹색성장은 단순히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환경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신기술과 신산업을 육성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경제정책입니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브랜드를 높이는 외교정책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국토와 도시, 건축과 교통,  국민의 일상생활과 의식주를 바꾸는 생활혁명입니다.    녹색성장은 선진국들이 이미 들어선 길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 ASEM 정상회의에서도  국제금융위기 대책과 함께 녹색성장이 의제로 다루어졌습니다.  비록 산업혁명의 탄소시대에는 뒤졌지만,  환경혁명의 수소시대만큼은 원천기술개발로  우리가 앞서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지금의 지방행정체제는 구한말 농경문화시대에  그 골격이 짜였습니다.  그 결과 행정구역과 생활권의 불일치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은  행정계층을 줄이고 자치단체를 통합해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우리도 인구규모와 구조 변화, 교통․통신발달 등을 반영해  지방행정체제를 다시 짤 때가 됐습니다.    그동안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에 관해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다만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 정서의 차이로 인해  말만 무성했을 뿐 실천은 뒤따르지 않았습니다.    이번만큼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합니다.  정파 이익을 초월해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밑그림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는 지난 8개월 동안 100대 국정과제를 확정짓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600여 건의 개혁법안을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그 중 150여 건의 법안은 이미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나머지 450여 건은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것입니다.    이러한 개혁법안들은 ‘경제살리기, 생활공감, 미래준비,  그리고 선진화’ 등 4대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는 새 정부가 정성껏 준비한 법안들을  심사하는 사실상의 첫 국회입니다.  국정과제를 실천하려면 법제의 정비가 불가피한 만큼,  4대 개혁법안들이 하루빨리 처리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국정과제의 추진에는 예산의 뒷받침도 필수적입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규모는  209조 2천억원으로 올해보다 7.2% 증가한 수준입니다.  내년도 기금 규모는 78조 8천억원으로  올해보다 5.8% 늘어나게 됩니다.    내년도 예산안은 ‘일자리 창출과 성장능력 확충’,  ‘서민생활 안정과 삶의 질 선진화’, ‘녹색성장과 안전한 사회 구현 등 미래대비 투자’에 중점을 두고 짰습니다.    예산안의 각 분야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보다 22.7% 늘어난 4조 2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벤처기업의 창업에 대한 지원을 늘렸습니다.  2013년까지 글로벌 청년리더와 미래산업 청년리더 각 10만명 양성을 위한 직업훈련 지원도 강화하였습니다.    둘째,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R&D 투자에 올해보다 10.8% 늘어난 12조 3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R&D 투자는 2012년까지 GDP의 5% 수준으로 늘려 나가겠습니다.    셋째, 지역발전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하여 올해보다 7.9% 늘어난 21조 1천억원을 배정하였습니다.  특히, 광역경제권 활성화를 위한 30대 선도 프로젝트에는  내년부터 모두 50조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넷째, 교육예산은 올해보다 8.8% 늘어난 38조 7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고등학생 이하는 학자금을 낼 수 없는 경우 전액 지원하는 등, 돈이 없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다섯째, 맞춤형 복지예산은 올해보다 9.0% 늘어난 73조 7천억원을 배정하였습니다.  무상보육과 기초노령연금, 장기요양보험을 각각 확대했습니다. 어려울수록 정부는 서민 생활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여섯째, 지속가능한 발전과 녹색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올 해보다 23.7% 늘어난 3조 8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그린․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보급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공무원 보수와 정원을 모두 동결하였습니다.  이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자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것입니다.  이처럼 정부는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도록 나라살림을 알뜰하게 꾸려 나가겠습니다.    예산이 확정되어야 재정집행계획도 세울 수 있습니다.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조속히 예산을 확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대통령으로서 이 엄중한 상황을 헤쳐 나갈  역사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난국을 슬기롭게 돌파하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도 한 축을 담당해주셔야 합니다.  정파의 차이를 넘어 국익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기꺼이 동참할 것입니다.    지금 세계 각국은 금융위기에 초당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10년 전 외환위기 때  여와 야가 흔쾌히 힘을 합친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도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국회가 처리해야 할 일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밀려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이번 정기국회의 남은 회기를  ‘비상국회’의 자세로 임해 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18대 국회가 훗날,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이끈  위대한 국회로 길이 기억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저와 정부도 비상한 각오로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나라의 어려움 앞에서 늘 그러셨듯이  다시 한 번 힘과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지금이야말로 국익을 먼저 생각할 때입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노와 사의 화합만큼 더 소중한 것도 없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은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시민사회와 종교계도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언론의 역할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지금은 모두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결코 희망의 끈을 놓으면 안 됩니다.  억수같이 장대비가 퍼부어도 구름 위에는  언제나 찬란한 태양이 빛나기 마련입니다.    이 고비를 대도약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위기를 딛고 발전해 온  우리 역사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대한민국 6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앞장서겠습니다.  서로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다함께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08. 10. 27.    대통령 이 명 박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금융위기→실물위기 악순환]국내 증시 대폭락 파장

    [금융위기→실물위기 악순환]국내 증시 대폭락 파장

    마침내 1000선이 붕괴됐다.24일 코스피·코스닥시장 모두 10%대의 폭락장세를 보이면서 하락에 하락을 거듭했다. 사이드카나 서킷 브레이커는 기본이고 장 막판에 국민연금이 1000억~2000억원대 자금을 쏟아붓는 것은 보통 일이 되어버렸다. 이날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무려 3597억원을 쏟아부었다. 정부가 대책을 줄줄이 내놓고 있지만 그래도 주가 그래프는 고개를 들지 못한다. 증시 폭락으로 10월 한달에만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이 736조 6489억원에서 477조 3190억원으로 줄어 260조원대의 돈이 사라졌다. 코스닥시장에서 사라진 자금도 25조원가량이다.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만도 20조원 이상이 날아갔다. 여기에다 부동산 가격 하락세까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식·펀드·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가계가 움직일 여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지갑이 닫히면서 실물경기에 더 강력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쏟아진다. 경기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드니 증시 전망도 어둡게만 나온다. 하락장에서 흔히 나올 법한 반등 기대감조차 없다. 특히 올해 ‘의미 있는 반등’이 나오지 않아 손절매를 할 타이밍조차 잡지 못한데 따른 투매현상도 증시폭락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1000억원에서 많게는 5000억원대를 순매수하던 개인투자자들은 795억원을 순매도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1000선 아래는 주가장부가치비율(PBR) 1배 미만으로 주가가 자산가치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지금은 극심한 과매도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산가치가 전반적으로 내려 가는 상황에서 PBR 같은 것은 의미있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는 반론도 더 거세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전망을 우울하게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자산가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주가가 오르리라는 기대도 없어 새로운 투자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낮다.”면서 “10월 주가 움직임이 당황스럽지만 그 동안 주가 상승 기간이 55개월여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하락세는 얼마든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코스피 3년4개월만에 세자리… ‘증시 공황’

    코스피 지수가 3년 4개월만에 세 자리수로 내려앉았다. 코스닥시장 역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일시 거래가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금융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주가는 외국인·기관의 무더기 매물에 맥없이 무너졌다. 개인투자자들이 소폭으로 순매수를 했지만, 결국 투매에 동참하면서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환율 역시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10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데 일조했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110.96P(10.57%) 내린 938.75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05년 2월 28일 이후 1000선을 유지해오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 3년 4개월여 만에 세자리 수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코스피시장은 장중 한때 950선까지 밀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오전 10시2분 선물가격의 급락으로 5분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한데 이어 오후에도 10%가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이날 코스닥 시장 역시 사상 네 번째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32.27P(10.45%) 내린 276.68로 장을 종료했다. 코스닥은 증권선물거래소는 오후 1시15분 코스닥지수가 10% 이상 떨어진 상태가 1분간 지속돼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고 밝혔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당시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1.13포인트(10.08%) 급락한 277.82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10시 2분 300선이 무너진 코스닥은 이후 하락을 거듭하면서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서킷브레이커란 주가가 급락할 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로, 장 종료 40분전(오후 2시20분)까지 하루에 한 번만 발동할 수 있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 20분 동안 주식거래가 중단되고, 이후 10분 동안 동시호가 주문을 받은 후 다시 장을 열도록 돼 있다.  한편 원·달러환율은 주가 급락의 여파로 다시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20원 오른 14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998년 6월 16일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1495.01원을 기록하면서 1996년말 고시환율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기] 전직 증권사 지점장 충고 “지금 바닥 아냐” 年시장소득 상·하위격차 8592만원 vs 590만원 “어찌 사나…” 서민들 돈 걱정 가득 신흥국들 ‘국가부도 도미노’ 조짐
  • 한·중·일 동시침체 늪 빠지나

    한·중·일 동시침체 늪 빠지나

    한국과 중국, 일본은 월스트리트발(發) 금융위기에서 그동안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 있었다. 한국은 분주하게 대책을 마련하며 금융위기가 닥쳐올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본은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해결사’ 역할을 자임하고, 중국은 한 발자국 비켜서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세 나라 모두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직간접적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세 나라의 상황을 점검한다. ■ 경기둔화 징후 보이는 한국 - 사무실·종업원 등 ‘무조건 줄이기’ 바람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경기둔화에 대해 “네 주변의 친구들이 직업을 잃는 것”이라고, 경기침체에 대해서는 “당신이 직업을 잃는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신용위기 경색이라는 격랑을 만나 흔들리고 있는 한국에서도 경기침체의 조짐들과 마주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화정에 사는 김모(42)씨는 지난 일요일 아파트 상가에서 영업하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사무실을 절반 크기로 줄여 이사하는 모습을 지켜봤다.21일 김씨는 “이쪽 상가에서 가장 크게 영업을 하던 부동산 중개업자가 사무실을 줄이는 것을 보니, 최근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보도들이 피부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경기에 민감한 자영업자들의 힘든 모습도 쉽게 보인다. 서울 마포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최모(44)씨는 경기둔화의 분위기에 벌써부터 내년을 걱정하고 있다. 최씨는 “두어 달 전만 해도 베란다 확장공사 등을 포함해 2500만~3000만원짜리 전면 수리작업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도배와 마루를 교체하는 등 400만~500만원짜리 공사로 규모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폭락하고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보도 때문에 주부들마저 지갑을 닫았다는 것이다. 소비를 줄이면서 재활용 쓰레기양도 급감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정책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쓰레기양을 살펴본다고 했는데, 최근 퇴근길에 아파트 단지 앞에 쌓여 있는 재활용 쓰레기의 양이 줄어든 것을 보고 경기 둔화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고용인들도 일자리를 잃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고모(39)씨는 “최근 파마하는 손님들이 줄어서 같이 일하던 헤어디자이너 2명을 해고했고, 대신 비정규 직원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강남의 미용실에서는 보통 헤어디자이너들이 매출의 40% 정도를 수입으로 가져갔는데, 최근에는 25%로 줄었다.”면서 “경기민감 업종들이라서 힘이 든다.”고 말했다. 부자들도 돈지갑을 닫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의류사업을 하는 이모(48)씨는 “철마다 한번씩 옷을 맞추러 오던 사모님들이 이제 아들딸 약혼식이나 결혼식 등 대소사에만 옷을 해 입는다.”고 말했다. 각종 지표들에서도 경기 둔화를 실감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1.9%로 7월의 8.7%에서 뚝 떨어졌다. 신규고용은 더 형편없다. 최근까지 15만명 안팎을 간신히 넘던 신규고용은 9월에 11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경기불안이 지속되면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고용은 더욱 악화되는 경로를 겪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경기 둔화·침체기를 맞아 재정을 풀어서 사회안전망을 확대하는 등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흔들리는 세계공장’ 중국 - 미국발 금융위기→수출급감→연쇄도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5년 만에 한 자릿수로 곤두박질했다는 소식에 세계가 화들짝 놀란 모습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에 본격 작용한 신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은 지금 수출 급감에 따른 기업의 연쇄도산, 이어지는 대량 실직에 내수 부진의 악순환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올해 중국의 수출증가율은 21% 수준으로 추락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25.7%,2006년에는27.2%였다. 내년에는 둔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내용 면에서도 좋지 않다. 지난 2분기에는 2004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무역수지 흑자가 감소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대미 수출둔화 등 외부 요인과 함께 위안화 절상, 가공무역 제한 조치, 수출 억제 정책 등 자체 요인 등이 결합된 결과다. 사실 중국의 실물 경제에 그늘이 드리운 것은 금융위기 이전부터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단초였다. 중국은 2004년부터 아홉 차례나 금리를 인상해 가며 줄곧 과열 경기 진정에 애써올 정도로 호황을 누리다 느닷없이 방향을 전환해야 했다. 미국과 세계의 소비가 위축되면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를 가진 중국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도 수출감소, 생산비용 증가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난, 기업의 이익 감소로 인한 고용 창출 감소,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불황 등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려는 벌써 현실화되고 있다. 남방지역에선 기업들의 도산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발개위에 따르면 이미 올 상반기 6만 7000개 기업이 도산했다. 특히 섬유업종에서 1만여개 기업이 부도를 맞았다. 전국 중소기업의 10분의1은 상반기 부가가치 증가율이 전년 동기보다 15% 포인트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불어닥친 금융 위기는 전망이 어려울 만큼 파괴력이 크다. 최근 홍콩 증시 상장사인 바이링다가 선전 공장을 폐쇄해 1500명이 실직하고, 중국 최대 장난감 위탁생산업체 허쥔그룹이 문을 닫아 6,500명이 실직한 것은 대량 실직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의 이같은 상황은 한국에 직접적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미국의 2배, 일본의 4배 규모다. 중국 수출은 지난 7월 30.2%,8월 20.7%로 갈수록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3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짐에 따라 4분기에는 수출 증가세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jj@seoul.co.kr ■ ‘실물경제 후퇴 현실화’ 일본 - 소비·생산 ‘뚝’… 경기 하향 움직임 뚜렷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경제가 심상찮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때문에 경기 후퇴를 우려하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일 공개한 10월 월례경제보고에 ‘약해지고 있다.’는 표현을 넣었다. 지난달 월례보고에서 ‘약세 조짐이 있다.’는 진단을 수정,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적시한 것이다. 10월 월례보고서는 11개 항목 가운데 개인소비·수출·생산·도산·고용·업무상황 등 무려 6개 항목을 ‘하향’으로 고쳤다. 일본 자체의 금융위기를 겪었던 1998년 4월 이래 10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판단을 유보한 설비투자·주택건설·공공투자·수입·기업수익 등 5개 항목 역시 경기 침체의 영향권에서 예외가 아니다.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은 “경기의 하향 움직임이 한층 명확해졌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차지한 개인 소비는 12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식품과 가솔린 가격의 인상에 따라 소비자 심리가 악화돼 백화점 등의 매출이 늘지 않고 있다.7~8월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씩 올랐다. 수출과 생산도 감소 추세에 있기는 마찬가지다. 수출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침체가 뚜렷하다. 때문에 도요타 자동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40%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아시아 시장도 약세 수준으로 봤다. 결국 기업이 생산 감축 체제에 돌입한 데다 실물경제 동향이나 GDP추계·노동생산성측정 등의 기초가 되는 광공업 생산지수는 3분기에도 하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용의 경우,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내년 봄에 졸업하는 대학생들의 취업 내정률은 5년 만에 올해보다 1.4% 감소했다. 조사에 응한 주요 880개사 가운데 7.6%인 116개사가 채용인원 감축계획을 밝혔다. 경기 침체에 부동산회사도 직격탄을 맞았다. 올 들어 부채총액 2000억원 규모의 대형 부동산회사 파산만 따져도 16곳에 이른다. 보험업계에서는 지난 10일 야마토생명이 파산했다. 월례 보고서는 “앞으로 세계 경제의 하락과 함께 금융위기의 심화, 주식과 외환시장의 불안정 등 더욱더 어려운 위기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hkpark@seoul.co.kr ■ “일본, 한국 등 금융지원 할 수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보도 일본이 세계 금융위기를 기회로 국제경제 무대에서 위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견고한 일본 금융계가 세계 금융시장을 주름잡았던 월가(街) 은행들을 대신해 공백을 메울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은 현재 9960억달러에 이르는 보유외환 등 모두 2조달러가량의 ‘실탄’으로 금융 위기에 빠진 나라들을 지원할 수 있는 입장이다. 일본 정계도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금융위기 극복 차원에서 보유외환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카가와 쇼이치 재무상 겸 금융상도 최근 “개도국이 국가부도 위기를 맞지 않도록 보유외환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특히 한국이 외환차입 지급 보증 등 자체 구제책을 내놨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계가 공개적인 언급을 꺼리지만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일본의 최대 관심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신중하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전 관방장관은 뉴욕타임스에 “이번 위기로 미국의 경제·금융 부문 파워가 상당부분 약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다극화 경제 시스템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미국을 대체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중국, 인도, 유럽, 일본 등이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를 이끌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규제개혁 통해 시장 신뢰 회복” 스티글리츠 ‘금융위기 5대해법’ 제시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의 신용위기 타개를 위한 5가지 해법을 내놓았다. 그는 21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에서 은행 자본 확충, 주택압류사태 예방, 경기 부양, 규제개혁, 다자간 기구 창설 등을 주장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자본주의는 인간이 만든 최상의 경제 시스템이지만 30년 동안 100차례 이상의 위기가 있었다.”면서 “시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정부가 역할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가 제시한 5가지 해법. ●은행의 자본 확충 은행들은 부실여신으로 발생한 손실 때문에 자본을 상당히 잠식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자본을 확충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공급해줄 필요가 있다. ●주택 압류사태 예방 주택압류에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환자’를 구할 수 없다. 구제금융안에 대한 의회의 수정 이후에도 대책이 여전히 부족하다. 모기지 이자와 재산세 삭감 등이 뒤따라야 한다. ●부양책이 효과 내도록 해야 미국 경제는 심각한 침체로 향하고 있어 대규모 부양책이 필요하다. 실업보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도와주지 않으면 국민들은 지출을 줄일 것이고, 이는 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규제개혁을 통한 신뢰 회복 이번 사태의 근저에 깔린 문제는 은행의 잘못된 결정과 이에 대한 규제의 실패다. 신뢰가 회복되려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효과적 다자간 기구 창설 전 세계 경제가 더욱 상호 연계됨에 따라 더 나은 감독체계가 필요해졌다.50개 주(州)의 감독 시스템에 각각 의존한다면 미국 금융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반드시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이런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美, 2차경기 부양책 기대 증시 반등 |워싱턴 김균미특파원|2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뉴욕 증시의 주요지수가 20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13.21포인트(4.67%) 상승한 9265.43을 기록, 지난 14일 이후 처음으로 9000선을 회복했다.S&P500지수는 4.77%, 나스닥지수는 3.43% 상승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백악관이 경기부양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결과다. 버냉키는 이날 하원 예산위원회에서 “경제가 몇 분기 동안 둔화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의회가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데이너 페리노 대변인은 의회가 검토 중인 경기부양책에 열린 자세를 갖고 있지만 수용 여부는 민주당이 이끄는 의회가 어떤 내용의 안을 가지고 오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2차 경기부양 법안은 15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도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20일 런던은행간 대출금리(리보)는 6일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4.42%에서 4.06%로 떨어졌다. 리보 금리가 하락하면 증시와 투자 등급 채권시장의 투자 심리도 급속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도 금융시장의 회복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안전자산으로 몰렸던 투자자들이 대출시장과 주식 등 보다 위험한 자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다.3개월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는 이날 1.2%로 지난주 말 0.81%에서 크게 상승했다.1조 5000억달러 규모인 미국 기업어음(CP) 시장도 신용 경색이 풀리기 시작했음을 뒷받침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FRB 자료에 따르면 하루짜리 무보증 CP 금리는 지난 17일 1% 밑으로 내려갔으며 30년 무보증 CP도 평균 금리가 1.43%까지 떨어졌다. kmkim@seoul.co.kr
  • [실물경제로 번지는 금융위기] “날마다 패닉”

    “이젠 사이드카나 패닉, 폭락이라는 말과 친구가 되어야 할 것 같네요.”17일 증시가 맥없이 무너지자 내뱉은 증권사 직원의 자조적인 말이다. 버티던 코스피 지수 1200선도 마침내 붕괴됐다. 이는 2005년 10월 31일(1158.11) 이래 3년 만에 최저치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따져도 599조 6862억원으로 2년 4개월여 만에 600조원선이 붕괴됐다. 이러다 정말 1000선이 뚫리는 것까지 각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하락세를 이끈 것은 역시 외국인이었다. 이날도 외국인은 494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모두 3조 2588억원을 순매도했다. 셀 코리아는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S&P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은행권의 신용문제를 지적하더니 모건스탠리까지 한국의 주식투자 비중을 더 낮추라는 보고서를 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날도 최대 매수세를 이어갔다. 전날 5700억원 순매수로 하루 최고 순매수액을 기록했던 개인은 다시 5831억원 순매수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증권사들이 항상 강조해오던 저점 분할 매수를 실천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거꾸로 증권사가 여기에 불안한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손실이 크더라도 주식을 내놓으라는 주문이 줄잇는 것.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치라는 것도 사실 지나고 보면 그 때가 쌌다, 비쌌다 말할 수 있을 뿐이라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증권사들은 자산이나 수익률 등으로 봤을 때 지금 주가가 지나치게 싸다고 하지만 그건 지금 시점에서 얘기고 지나고 나면 너무 비쌌다고 말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나마 기대하는 것은 이날 오후 정부가 발표한 대책들의 약효다. 정부는 이날 증시 마감 뒤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은행 간 대출거래 지급보증 등의 긴급처방전을 제시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어떻게 보면 반시장적인 조치가 줄줄이 들어서는 것인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차원에서 대책이 그런 식으로 나왔으니 우리 정부도 뒤따라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한 것보다는 낫겠지만 대세를 뒤집을만한 획기적인 조치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외신 연일 한국위기 부각 경제전문가 “섣부른 판단”

    외신 연일 한국위기 부각 경제전문가 “섣부른 판단”

    |워싱턴 김균미·도쿄 박홍기특파원·서울 김태균기자|한국 경제가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미국 및 영국 언론의 보도가 우리 정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잇따르고 있다.17일에는 급기야 한국이 금융위기에서 아시아의 첫 희생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는 한국을 위기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신문 1면에 한국이 아시아의 첫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아시아판 ‘한국 원화 10년 만에 최악 폭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신용위기가 아시아를 강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정부의 대책에 신뢰를 보이지 않는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그 근거로 한국의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가 40bp 올라 330bp에 이른다는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했다. ●NYT “한국뱅킹 위기 더 노출”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이날 주식시장 분석기사에서 “16일 한국의 원화가 달러에 비해 10%나 가치가 하락한 것은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이라면서 “한국의 뱅킹부문은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들보다 국제 금융위기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썼다. 또 다른 미국 신문 월스트리트저널도 ‘서울은 달러를 갈구한다’는 기사에서 한국이 금 모으기를 했던 외환위기 당시에 버금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묘사했다. 반면 제프리 세이퍼 전 미국 재무차관은 이날 “한국을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국가와 섣불리 비교하면 안 된다.”고 상반된 견해를 내놓았다. 씨티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조찬강연에서 ‘한국 경제의 미래를 믿고 한국 경제가 튼튼하다고 믿지 않는다면 투자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의 오쿠다 사토루 전임조사역은 “한국 경제는 위기 상황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위기의 요인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위험도는 높지 않다.”면서 “그만큼 한국은 노력했고 투명성이 제고됐다.”고 설명했다. ●“선입견에 바탕한 왜곡해석” 정부는 최근 외신들이 한국의 외환 유동성과 국가부채, 은행 건전성 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데 대해 팩트(사실)의 오류, 선입견에 바탕한 왜곡된 해석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특정 외신의 편향된 시각에 더해 해당 기자 개개인의 잘못됐거나 비뚤어진 상황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조순 전 경제부총리는 외국 언론의 한국경제 위기설에 대해 “경청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 전 부총리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FT의 숫자가 확실한지 아닌지는 점검해 보아야 하겠지만 우리 경제의 취약성, 이를테면 민간의 부채가 많고 경상수지가 적자이고 중소기업들이 대단히 약하다는 지적들은 새겨들을 만하다.”고 말했다. 박원암 홍익대 무역학과 교수는 “정부가 괜찮다고 했는데도 결국에는 외환위기를 맞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외신보도에 대한 정부해명의 신뢰도를 높이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시장과 교감하며 분명한 반박의 근거를 갖고 있음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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