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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재 다 내놓기로 했다”… 고개 숙인 현재현

    “사재 다 내놓기로 했다”… 고개 숙인 현재현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투자해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개인 투자자를 위해 사재(私財)를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 회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재를 출연해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상할 용의나 결단은 없냐”는 질문에 “사재는 다 이미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회사채와 CP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 규모는 5만명, 투자 규모는 2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사재가 얼마냐는 질문에 현 회장은 “이번 사태로 현재로선 평가하기 어렵게 됐다”고 답했다. 현 회장 일가가 보유한 자산은 부동산과 보유 주식액 등 5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그룹 부채를 동양증권을 통해 판 부실 회사채와 CP로 갚으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동양 5개사 회생절차 개시… 관리인에 현 경영진 선임 논란

    동양 5개사 회생절차 개시… 관리인에 현 경영진 선임 논란

    동양시멘트 등 동양그룹 계열사 5곳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져 회생 절차가 개시됐다. 하지만 대표이사 등 기존 경영진 상당수가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돼 동양 투자자와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어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17일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 등 5개사의 기업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은 기존 대표이사 외에 각각 정성수 전 현대자산운용 대표이사, 최정호 전 하나대투증권 전무, 조인철 전 SC제일은행 상무가 공동 관리인으로 선임됐다. 재판부는 “3개사가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대량으로 발행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지만 내부 사정에 밝은 기존 경영자의 참여가 불가피하다”며 공동관리인 체제를 꾸리도록 했다. 동양네트웍스에는 내부 인사인 김형겸 이사가 관리인으로 선임됐다. 김철, 현승담(현재현 회장의 장남) 대표이사는 배제됐다. 김 이사는 현 회장의 부인으로 이양구 그룹 창업주의 장녀인 이혜경 부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동양시멘트는 관리인을 별도로 선임하지 않고 김종오 현 대표이사가 관리인 역할을 맡도록 했다. 재판부는 “동양시멘트의 재정 파탄 원인은 건설업계 불황과 영업 부진 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있다”며 관리인 불선임 결정을 내렸다. 동양 5개사가 일제히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앞으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됐다. 우선 동양파워 등 대다수 계열사와 보유 자산의 매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동양매직, 동양파워 등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관측한다. 재계 관계자는 “동양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을 모두 팔고 소수만 남긴 채 그룹 명맥만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이를 통한 경영 정상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리라고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 침체 등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계열사들을 제값 받고 팔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알짜’로 통하는 동양파워의 경우도 그룹 측은 가치가 8000억∼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실제로는 절반을 건지기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양증권 역시 매물로 나오더라도 투자자 이탈로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투자자 손실 현실화와 소송 등의 위험이 두드러져 시장에서 외면받을 공산이 크다. 이번 법원의 결정에 투자 피해자와 채권자, 노조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법정관리로 회사채와 CP 등 투자자들의 손실은 현실화된 반면 검찰 수사 결과 처벌 가능성이 있는 현 회장 등 대주주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 회장 일가가 사재 출연 의사를 밝혔지만 얼마 정도가 실행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의 구조조정이 이해관계자 간 갈등 등으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면서 실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은 다음 달 22일까지 채권을 신고받고 내년 1월 10일 첫 관계인집회를 연다. 동양네트웍스와 동양시멘트의 채권신고 기간은 각각 다음 달 14일, 13일까지다. 재판부는 소액채권자 대표를 채권자협의회에 참여시키겠다는 방침이나 개인 투자자 등 소액 채권자의 의사가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美 민간사찰 보도’ 그린월드, 가디언 떠난다

    미국 정보기관의 민간 사찰 활동을 최초 보도한 기자인 글렌 그린월드(46)가 영국 일간 가디언을 떠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린월드는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 설립자인 피에르 오미디야르(47)가 투자하는 벤처 언론사로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투자자가 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요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미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감시 활동 자료를 넘겨받은 뒤 가디언을 통해 수 차례에 걸쳐 미 정보기관의 사찰활동을 폭로했다. 그린월드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언론인이라면 놓칠 수 없는 기회를 잡게 됐다”며 “가디언에서의 기자 생활은 매우 유익하고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공식 성명을 통해 “그는 놀라운 언론인이며 그의 지난 활동은 책임 있는 탐사보도가 권력자들의 책임을 묻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며 “그만두기로 한 그의 결정은 유감이지만 앞날에 행운을 빈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 출생한 이란계 미국인인 오미디야르는 지난달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미국으로 이민한 10대 부자’ 순위에서 자산 85억 달러(약 9조 576억원)를 보유해 6위를 기록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檢, 동양 임직원 곧 소환… 사기성CP 발행 의혹 집중 추궁

    檢, 동양 임직원 곧 소환… 사기성CP 발행 의혹 집중 추궁

    사기성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동양그룹 사태’에 대해 검찰이 수사 착수 일주일 만에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현재현(64)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56) 동양증권 사장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한 점, 국민적 관심과 파문이 큰 점’ 등을 들어 지난 8일 특수1부(부장 여환섭)에 배당했다. 이후 특수1부는 동양증권 노동조합이 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해 왔다. 검찰은 지난주 고소·고발인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현 회장과 정 사장 등은 지난 7월 29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1568억원 상당의 ㈜동양 회사채 및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판매해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동양증권이 100% 지분을 보유한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지난해 초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그룹 계열사에 담보물 평가 없이 1조 5000억원 상당을 부실 대출해준 의혹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동양증권에 대한 특별검사 결과 그룹 계열사 간의 불법 자금거래가 발견됐다며 수사의뢰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정식 수사의뢰를 하지 않고 참고자료만 검찰에 넘긴 상태다.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파이낸셜대부는 그동안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하며 경영 사정이 어려운 계열사에 돈을 대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동양파이낸셜대부의 대출잔액 1000억원 중 840억원가량이 계열사 대출이고 나머지만 개인 신용대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실련은 “동양그룹은 회사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을 알고도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며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CP는 휴짓조각이 되고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노조도 “현 회장은 상환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동양증권 및 투자자들을 속이고 1000억원대 사채를 발행해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금감원에서 넘겨받은 참고 자료와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대주주 위법행위 등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관련 자료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동양그룹 본사와 계열사 임직원들을 소환해 회사 자금난 인지 시점과 기업어음 발행·판매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또 현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CP를 발행하면서 정 사장 등에게 어음 판매를 독려한 사실이 있는지, 법정관리 신청 절차가 적법했는지도 함께 들여다볼 전망이다. 그동안 여러 의혹이 불거진 만큼 동양그룹 사태의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 파문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동양사태 국민검사청구 첫 적용

    동양그룹 기업어음(CP)과 회사채의 개인 투자자 피해 규명을 위한 국민검사가 시작된다. 소비자 권리보호를 위해 도입한 국민검사 청구의 첫 적용 사례다. 금융감독원은 15일 국민검사청구심의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금융소비자원(시민단체)을 비롯한 600여명의 동양 CP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민검사 청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원은 4만여명의 동양 CP 및 회사채 보유자 모두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했으나 금감원은 일단 국민검사를 청구한 600여명에 대해서만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 여부를 검사하다 보면 피해 유형별로 분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금감원의 동양 불완전 판매 신고센터에 접수된 1만 2000여명의 피해 사례를 적용하면 충분한 검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불완전 판매 전담 특별 검사반을 구성하는 등 인력을 대폭 확충해 신속한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 다수가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 때문에 당한 여러 형태의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제기했고 CP, 회사채 투자자의 대부분이 개인 투자자로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국민검사청구를 수용해 금감원이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민검사청구제는 금감원이 지난 5월 도입했으나 그동안 단 한 건도 받아들여진 게 없다. 이 제도는 200명 이상의 성인이 금감원에 검사를 청구해 소비자 스스로 권리를 구제하는 방식이다. 금융소비자원이 지난 7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에 대한 국민검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당했다. 특히 CD 금리 담합 국민검사 심의 때는 검토 시한인 30일을 거의 다 채웠다. 하지만 이번 동양 사태 건은 신청받은 지 1주일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해 동양 사태 해결을 위한 금감원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금감원은 또 동양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펀드나 보험 등에만 국한됐던 ‘미스터리쇼핑’(불완전 판매 조사를 위해 감독원 직원이 고객을 가장해 창구를 방문하는 것)을 투기등급의 CP나 회사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2금융권 대주주심사 채근하는 동양·효성사태

    금융감독원이 어제 동양증권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부실판매 의혹에 대한 국민검사 청구를 받아들였다. 검찰의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동양·효성 사태는 금융 계열사가 모기업의 사(私)금고로 전락하면 국민경제가 어떤 고통을 겪게 되는지 여실히 일깨워줬다. 따라서 이제라도 증권·카드 등 2금융권 대주주의 자격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 금융사를 거느릴 자격이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현재 은행과 저축은행에만 적용되고 있다. 이를 2금융권까지 확대하자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가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실현되는 듯했으나 재계의 거센 반발 등에 부딪혀 표류 중이다. 동양그룹은 망하기 직전까지 동양증권, 동양캐피탈, 동양파이낸셜대부 등을 동원해 수조원대 자금을 끌어모으고 돌려막았다. 효성그룹의 조석래 회장 일가는 효성캐피탈에서 200억원대 부당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수만명의 개인투자자들이 피눈물을 쏟고 있다. 자금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유동성 위기가 거론되는 다른 대기업들도 저마다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제2의 동양이 나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믿을 구석은 사전에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다. 근본 해법은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간 칸막이를 치는 금산분리다. 금융지주사 설립이든 의결권 제한이든 금산분리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일단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도 먼저 도입해야 한다. 그룹 오너가 친인척이나 제3자를 앞세워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 사례를 숱하게 봐 온 만큼 특수관계인 배제 등이 포함된 원안에서 대폭 후퇴한 수정법안은 다시 손봐야 한다. 연좌제나 재산권 침해 등 재계의 우려도 충분히 감안해 결격사유와 처분내용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다. 어떤 핑계를 대건 안이한 감독과 뒷북 규제로 동양사태 피해를 키웠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금융당국이 조금이라도 잘못을 벌충할 기회다. 재계도 지분 매각 명령 등 극단적인 경우를 앞세워 마치 적격성 심사가 도입되면 당장 삼성이 삼성생명을 팔아야 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데만 급급하지 말고 자체 투명성 확보 노력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재계가 그토록 강조하는 글로벌 잣대로 견줘봐도 영국, 일본, 독일 등은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 [지금&여기] 당신은 얼마나 이해하고 투자하십니까?/김진아 경제부 기자

    [지금&여기] 당신은 얼마나 이해하고 투자하십니까?/김진아 경제부 기자

    사회부에서 경제부로 온 지 1년이 넘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와 제도가 나올 때마다 기사쓰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지인들은 금융 담당 기자니까 남들보다 많은 정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어디에다 투자하면 좋을지 물어보곤 한다. 그런 것은 없다. 은행원 친구에게 상품이나 재테크 등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면 타박만 듣는다. 경제부 기자가 그런 것도 몰랐냐며.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게 직업이기도 하거니와 금융 용어도, 제도도 어렵기 때문에 두 줄짜리 금융상품 기사를 쓸 때도 담당자에게 다시 한번 물어보거나 용어를 사전에서 찾아 이해한 다음 기사를 쓴다. 쉬는 날이면 경제 분야 책을 꼭 읽는다. 기자가 이해해서 기사를 써야 독자도 그것을 읽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은 이처럼 일반인은 물론이고 기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다. 보험상품 하나를 가입할 때도 보장이 안 되는 여러 상황이 있다는 예외 조항과, 이때 보험금은 얼마가 지급되는지 등 보험상품 약관을 세세하게 이해하고 숙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자와 일본어투 표현으로 가득한 금융상품 약관을 볼 때마다 고객들의 머리는 몽롱해진다. 금융감독원이 보험상품 약관을 쉽게 고치고 금융 용어 개선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동양그룹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했다 피해를 본 개인 투자자들이 민원을 넣고 집회를 여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동양그룹이 안전하다는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노후자금 등을 날렸다며 울분을 터뜨린다. 한편으로는 CP와 회사채에 수천만원씩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어떻게 개미 투자자일 수 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CP와 회사채의 투자 방식과 위험성, 예전부터 위태로웠던 동양그룹의 재무제표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믿을 것은 투자를 권유했던 판매 직원들의 “안전하니 염려 말고 투자하세요”라는 말뿐이었을 것이다. 수익성을 보고 투자한 것인 만큼 스스로 선택한 투자에 대한 개인들의 책임도 있다. 그러나 위태로운 회사 사정을 숨기고 CP를 발행해 개인들에게 팔았던 동양그룹 경영진, 그리고 CP 발행의 문제점을 알았음에도 방치한 금융당국의 책임이 훨씬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 jin@seoul.co.kr
  • 朴대통령 조카사위 불구속 기소…주식 부당거래로 9억 손실 회피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사위가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부당 거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강남일)는 자신이 운영하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대유신소재의 주가가 떨어질 것을 미리 알고 보유 주식을 처분해 손실을 피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영우(58) 회장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박 회장은 박 대통령의 조카인 한유진씨의 남편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해 2월 회사 내부 보고를 통해 2011년도 실적이 적자로 전환된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이 사실이 일반인에게 공개되기 직전에 자신과 가족의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 227만여주를 매도해 9억 2700여만원의 손실을 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손실공시가 이뤄지기 사흘 전인 지난해 2월 10일 본인과 가족의 주식을 처분했다. 손실액이 공개되자 주가는 곧바로 9%가량 폭락했지만 박 회장은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이 같은 혐의를 포착해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검찰조사에서 “대유신소재는 대선 테마주였기 때문에 손실 공시 이후 떨어졌던 주가가 다음 날부터 다시 올라 개인 투자자들에게 실질적 손해가 돌아가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박 회장의 범죄가 구속 사안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스마트저축은행에 서울 강남 소재의 본인 소유 건물을 빌려주면서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받는 등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무혐의로 판단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감원, 동양사태에 ‘금소원 반대’ 목소리 쏙 들어가

    [경제 블로그] 금감원, 동양사태에 ‘금소원 반대’ 목소리 쏙 들어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주요 이슈는 동양 사태밖에 더 있겠어요? 지금 그게 가장 중요한 현안인데….” 최근 금융당국 관계자나 금융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국감 때 다뤄질 주요 이슈를 물으면 다들 한목소리로 동양그룹 사태를 꼽습니다. 정무위원회 소관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올해 중요 이슈는 상당히 많습니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통합을 골자로 한 정책금융기관 개편안, 우리금융 민영화, 금융소비자보호원(가칭) 설립을 중심으로 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안 등이 그것들입니다. 금감원은 현행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해 별도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틈만 나면 반대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들은 ‘금융사 검사권이 겹쳐 금융사들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 ‘굳이 새로운 조직을 설립하기보다는 기존 조직을 강화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등 논리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반대 입장을 알려 왔습니다. 그렇게 적극적이던 금감원이 요새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동양그룹 사태 때문입니다. 동양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으로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했다 피해를 본 개인 투자자들은 약 5만명에 이릅니다. 동양 계열사의 CP·회사채 발행이 지나치게 많은데도 그냥 내버려 둔 것, CP 발행 과정의 제도적 허술함을 그대로 방치한 것 등 금감원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금융 소비자 보호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따른 책임론이 만만찮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 이런 상황에서 금소원 설립 반대 얘기를 어떻게 입 밖에 내겠느냐”며 곤혹스러워했습니다. 정치권에도 뚜렷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당초에는 금융위가 금소원 설립을 주요 내용으로 한 금융위원회설치법 개정안을 의원 입법으로 추진하려고 했지만 선뜻 나서는 의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몇몇 의원들이 스스로 총대를 멜 것을 자처하는 분위기입니다. 조직 분리도 막지 못하고 책임론까지 불거진 금감원이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길섶에서] 40대 주부사원의 유서/박현갑 논설위원

    “동양 회장님, 개인고객들에게 정말 이러실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직원들에게도 이러실 수는 없는 거 아닌가요. …하루속히 개인고객 문제를 해결했으면 합니다. 고객님들 (투자금) 전부 상환해 주십시오. 끝까지 책임 못 져서 정말 죄송합니다.” 최근 자살한 동양증권 제주지점의 주부사원이 남긴 유서 일부다. 그녀는 지난달 중순부터 동양증권 자금을 빼가는 투자자들의 항의를 받으면서 자책해 왔고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소식 이후 안타까운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유서에는 “조금이라도 이자 더 드리면서 관리하고 싶었고 정말 동양그룹을 믿어서 권유한 겁니다”라며 저간의 말 못할 사정도 담고 있다. 우량회사에서 사기꾼 회사 직원으로 전락한 좌절감의 반영으로 보인다. 좌절감을 느끼더라도 가족을 생각한다면 살아야지, 누구 좋으라고 자살했는지 안타깝다. 자산관리인으로서의 그녀의 맑은 영혼을 탓해야 하나, 탐욕스러운 자본주의 체제를 꾸짖어야 하나.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규명해야 할 의혹 3가지

    규명해야 할 의혹 3가지

    금융감독원이 8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가운데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불법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던 정황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각각의 사안들이 금융질서를 해치고 주주나 채권자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행위들이어서 대규모 검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으로 검찰에서 규명해야 할 의혹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동양 계열사끼리 무담보로 대출해주는 등의 부당한 자금 지원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졌느냐다. 이는 금감원이 수사 의뢰한 내용이다. 동양증권의 자회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는 최근 ㈜동양과 동양시멘트, 동양생명에서 각각 350억원, 100억원, 200억원을 빌렸다. 이후 지난해 말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던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에 각각 290억원과 420억원을 빌려줬다. 이후 이 2개 회사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양과 동양시멘트는 상장사이기 때문에 동양인터내셔널 등에 직접 지원하면 배임이 된다. 따라서 동양파이낸셜대부가 ㈜동양 등을 대신해 지원해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 동양파이낸셜대부는 대부업체라 대주주 신용공여한도가 없어 편법 자금 지원 창구로 이용되기 쉬웠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파이낸셜대부가 직접 지원해 주는 형식 자체는 불법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아무런 담보 없이 부실 계열사에 지원해 준 데 대해 의혹이 있어 수사 의뢰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현 회장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이다. 동양그룹은 ㈜동양이 가진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1569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문제는 이 중 1000억원가량이 동양그룹 위기설이 나온 9월 들어 집중적으로 발행됐고 동양시멘트는 지난 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점이다. 동양증권에서 동양그룹 계열사는 튼튼하다며 투자자들이 이를 사게끔 독려한 정황과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만큼 부실하지 않았다는 점,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을 정당한 절차 없이 현 회장 등 소수만 알고 결정했다는 점이 향후 검찰에서 집중적으로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 세 번째 의혹은 그룹 상황이 안 좋아졌음에도 계열사에서 무분별하게 CP를 발행하고 이 물량을 계열사끼리 돌려 막기를 했다는 것이다.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오리온이 동양그룹의 지원 요청을 거절한 이후와 법정관리 신청 직전 영업일에도 CP를 발행했고 이 물량을 계열사들끼리 돌려 막았다. 개인 투자자 피해 없이 계열사가 모든 것을 소화했다 하더라도 경영진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계열사 간 지원 목적으로 CP를 발행했다면 배임죄 소지가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펀드도 불완전판매 피해 우려

    펀드도 불완전판매 피해 우려

    개인들의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투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각종 펀드 상품들도 ‘불완전 판매’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완전 판매란 금융회사가 소비자에게 펀드나 채권 등 상품의 기본 내용과 투자 위험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파는 것을 말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2년 이내에 펀드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펀드 명칭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이름조차 정확히 모르는 소비자들이 전체의 90.4%(452명)에 달했다. 가입한 펀드의 이름을 통해 투자 위험도를 알 수 없었다는 소비자는 76.0%(380명), 투자 대상을 모른다는 소비자는 71.0%(355명), 투자 방법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소비자는 62.0%(310명), 상품 유형을 몰랐다는 소비자는 59.2%(204명) 등으로 집계됐다. 수익에서 차감되는 수수료조차 모른다는 응답자도 78.0%(390명)나 됐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가입한 펀드의 이름조차 모르는 이유는 상품 선택의 기본이 되는 펀드 이름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고, 이름에 펀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억 만들기’ 펀드의 경우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 같지만 전체의 50% 이상을 정보기술(IT), 소비재 등에 투자하는 위험 등급 ‘1등급’의 고위험 상품이다. 이 외에도 ‘쉬&스타일’, ‘디스커버리’, ‘좋은아침 코리아’, ‘착한아이 예쁜아이’ 등 펀드 운용 정보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이름의 상품들이 많다. 관련 법규는 펀드 이름에 종류, 특수형태, 투자자산 등의 정보가 반드시 들어가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펀드 관련 법규에서 정작 소비자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인 투자위험도, 투자 분야 등을 펀드 이름에 함께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금융사들이 펀드 이름에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하는 투자 대상과 투자위험도를 반드시 표기하도록 의무화하고, 규정을 위반할 경우 시정조치를 비롯한 제재를 강화하도록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협회에 요청하기로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영진 사법처리까지 속전속결 가능성… 투자자 보상 길 열리나

    경영진 사법처리까지 속전속결 가능성… 투자자 보상 길 열리나

    금융당국이 7일 현재현(64) 동양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의뢰를 전격 결정함에 따라 이번 사태의 처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오너인 현 회장 등 최고경영진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에 이어 사법처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파문을 조기에 잠재우려는 정부와 감독당국의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융감독원의 검찰 수사 의뢰는 그동안 투자자들로부터 의혹이 제기돼 왔던 불완전 판매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번에 검찰 수사를 의뢰하게 된 혐의인 계열사끼리 아무런 보증 없이 서로 돈을 빌려주는 등 불법 자금 거래 외에 모든 불법 행위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사를 벌여 추가로 사법처리 관련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번에 위법 행위가 포착된 것 외에 동양그룹 관련 모든 부정 행위 의혹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특별검사를 통해 밝혀낸 현 회장의 위법 행위 의혹이 검찰 수사에서 사실로 확인될 경우 동양그룹에 투자했다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은 다소나마 보상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동양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 직전의 CP 발행이 언뜻 LIG건설 사기성 CP 발행과 유사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LIG의 경우 구자원 회장이 LIG건설 분식회계 및 기업회생 신청 계획을 숨기고 2000억원대의 사기성 CP를 발행해 돈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최근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위법 행위로 인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결론지어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에 대해 일부 보상이 이뤄졌다. 상황 전개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감원이 갑작스럽게 수사를 의뢰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감원은 지난 6일까지만 해도 “동양증권이 투자자들에게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했는지 등 불완전 판매 행위를 발견할 때까지 무기한 특별 검사에 들어가겠다”고 말하며 현 회장의 위법 행위에 대한 언급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금감원의 결정에는 언론과 시민단체, 동양그룹 개인투자자들이 금감원의 감독 소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압박한 것이 상당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지난 2일 현 회장 등에 대해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를 했고 7일부터 최수현 금감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대국민 운동을 시작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이날 현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을 사기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동양증권 노조도 8일 현 회장을 사기 등 혐의로 검찰 고발할 계획이다. 개인투자자들은 9일 금감원 앞에서 피해 최소화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조남희 금소원 대표는 “금감원이 현 회장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한 것은 늦은 감이 있다”면서 “금감원장 사퇴 촉구 대국민 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까지 금감원 불완전판매신고센터에는 8608건의 동양그룹 투자 피해가 접수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금감원, 현재현 檢수사 의뢰

    금융감독원이 현재현(64) 동양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를 8일 검찰에 의뢰하기로 했다. 동양그룹 계열사끼리 보증 없이 돈을 빌려주는 등 내부 자금 거래에서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의 고발과 수사 의뢰에 이어 금융 당국까지 초강수를 둠에 따라 현 회장이 사법처리의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건섭 금감원 부원장은 7일 긴급 브리핑을 갖고 “동양증권에 대한 특별검사 과정에서 대주주 일가의 위법 행위를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부원장은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를 진행하던 중 계열사 간의 자금 거래와 관련해 대주주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현 회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등 관계자는 “동양그룹 계열사 간에 보증 등 필요한 절차 없이 서로 돈을 빌려주고 받는 등의 불법 행위가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동양그룹의 기업어음(CP) 발행과 관련된 모든 부정행위 가능성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현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61)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에 대해서는 아직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수사 의뢰 대상을 현 회장으로 한정했다. 현 회장은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동양증권을 통해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개인투자자 및 다른 계열사들에 판매하도록 독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법정관리 신청을 전후해 동양증권 본사 대여금고에 보관한 6억원과 금괴 등을 인출해 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종 집계된 동양그룹 계열사 CP와 회사채 개인 투자자는 4만 9928명, 금액은 1조 6999억원에 이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개인 투자자들 동양 CP로 또 눈물… 금감원 무기한 특별검사

    개인 투자자들 동양 CP로 또 눈물… 금감원 무기한 특별검사

    한 기업이 무너질 때 해당 업체 투자에 따른 피해가 개인들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이번 동양그룹 사태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투자에 대한 책임 소재와 별개로, 제한된 정보 등으로 인해 기관·외국인에 비해 개인이 더 큰 피해를 안게 되는 상황을 놓고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현재 동양그룹의 기업어음(CP) 등을 산 개인들은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속아서 투자했다”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불완전 판매 등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동양증권에 대해 무기한 특별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동양 주식이 거래 정지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 3512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동양시멘트 주식 역시 거래 정지 전날인 이달 1일 13억 2000여만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달 27일 ㈜동양 주식을 기관은 5만 3000원, 외국인은 8776만원어치 각각 순매도했고 1일에는 동양시멘트 주식을 12억 5276만원, 7653만원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특히 동양시멘트 주식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 연속으로 사들였다. 이에 반해 기관은 일찌감치 비중을 줄여 왔고, 특히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동양시멘트 주식을 내다 팔았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종 정보와 분석을 바탕으로 ‘탈출’을 감행하는 동안 개미들만 막판 순매수로 손실을 자초한 것이다. 주식 투자 결과에서 보더라도 기관과 외국인이 개인 투자자에 비해 손실을 훨씬 적게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위험을 기피하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이 위험한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피해가 개인들에게 몰린 주요 이유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관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정보가 개인 투자자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 때문에 대형 금융 사고가 발생하면 개인의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동양그룹 CP와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들 가운데 기업의 재무제표를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됐겠느냐”면서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이 믿을 곳이라고는 동양증권 직원의 안전하다는 말밖에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동양증권이 판매한 계열사 회사채, CP를 구매한 개인 투자자는 4만명이 넘는다. 이에 더해 추석 연휴 직전까지 동양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을 구매한 개인 투자자도 적지 않다. 지난 5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동양 사태 관련 분쟁 조정 신청은 모두 7396건에 금액으로는 3093억원이었다. 신청서에 투자 금액을 적은 5952명의 평균 투자액은 5200만원이며 5000만원 이하 투자자는 전체의 72.6%를 차지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서는 그들이 투자할 당시 판매 직원으로부터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받지 못했다는 ‘불완전 판매’를 입증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의 동양증권에 대한 특별검사도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완전 판매의 가능성이 크지만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 기간을 정하지 않고 세세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완전 판매가 입증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불완전 판매를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법원에서는 고수익을 알고 투자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했다고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인 이대순 변호사는 “LIG그룹 사기성 CP 발행 사건 때도 구자원 회장 등의 혐의가 입증됐기 때문에 피해 보상이 가능했다”면서 “먼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사기성 CP 발행 의혹이 입증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변호사도 “제대로 투자 위험성을 고지받지 않았다고 입증할 수 있는 서류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피해자들 역시 불완전 판매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투자 피해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는 당시 투자 계약서나 투자 권유 문자메시지 등이 불완전 판매의 증거물로 올라오고 있다. 동양증권 노조가 이번 주 현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데 이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현 회장과 정 사장을 사기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7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로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개인투자자들 공동대응 본격화

    개인투자자들 공동대응 본격화

    “안 망한다면서요.” “경찰이 왜 사기꾼 집을 지켜 줘요.” 3일 오후 1시 서울 성북구 성북동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집 앞에 모인 개인투자자들은 이렇게 외쳤다.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예상되는 피해를 줄이고자 본격적인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구성될 채권자협의회에서 목소리를 내고자 사단법인 형식의 ‘동양그룹 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가칭)를 구성할 계획이다. 투자자 개개인이 채권자협의회에 참여할 수 없어서 모임을 사단법인으로 만들어 대표성을 띠게 하려는 의도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 ‘현 경영진을 관리인에서 배제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탄원서에는 1010명의 개인 투자자가 참여했다. 이번 사태가 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국민을 상대로 회사채, 기업어음(CP) 돌려막기를 했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카페를 중심으로 온라인 활동도 활발해졌다. ▲정시마다 포털에서 ‘동양사기’라고 검색하기 ▲정치인, 기자 트위터에 트위트하기 ▲청와대 게시판에 항의하는 글 올리기 ▲투자자에게 부정적인 기사에 항의 메일 보내기 등의 공동행동 지침도 마련했다.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에 반발하는 동양증권 임직원 200여명도 이날 현 회장 집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한 직원은 “고객의 자산을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전국에서 직원들이 모였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데스크 시각] 당신은 금융회사를 어떻게 다룹니까/전경하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당신은 금융회사를 어떻게 다룹니까/전경하 경제부 차장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대다수는 계열사인 동양증권을 통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팔렸다. 다른 증권사와 달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일부가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된다는 것으로 인기를 얻었던 동양증권인지라 다른 상품에도 그런 기대감이 있었을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추산하는, CP와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는 5만명에 육박한다. 동양증권의 일부 영업 직원들은 2011년부터 계열사 CP와 회사채를 팔아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다. 기관투자자가 투자할 수 없는 신용등급의 채권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파는 것이 그들에게 좋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조직의 구성원이다. 금융회사와 거래할 때는 첫번째, 그들이 고객 보호 의무를 최상의 과제로 다룰 것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금융사도 상품을 팔아서 이익을 내야 월급 주고 생존할 수 있는 회사다. 즉,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가 암묵적이건 공개적이건 독려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객 보호 의무와 조직 구성원의 의무가 상충할 때 금융회사 직원들은 전자를 택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별 문제가 없다는 경영진의 호언장담을 믿는다면 더욱 그렇다. 두번째, 들었다고 해서 이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에 가입하면 으레 금융회사 직원들은 설명을 들었다는 난에 자필 서명을 하라고 한다. 들었지만 이해가 안 된다면 자필 서명을 잠시 미뤄두자. 자필 서명을 하게 되면 더 이상의 상품 설명도 없고, 행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불완전판매를 주장할 여지도 줄어든다. 세번째, 과거의 수익이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동양그룹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중에는 과거 회사채나 CP 투자가 꾸준히 이익을 내 반복 투자하거나 투자 규모를 늘린 경우가 많다. 평균보다 수익이 꾸준히 높게 나타났다면 매번 새로운 투자로 받아들여야 한다. 네번째, 상황이 악화돼 법원에 가면 법이 약자이자 피해자인 고객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 사기성 CP 발행으로 오너가 구속된 LIG건설의 CP를 판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중 확정된 5건은 투자자가 패소했다. 진행 중인 10건에서도 3건만 투자자가 일부 승소했다. 투자자가 금융지식이 있는 전문가라고 인정되면 졌다. 소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은 투자자에게 더해졌다. 마지막으로 자기 책임 원칙이다. 통화옵션계약인 키코에 대해 지난달 대법원은 불공정계약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이어 금융기관과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고객은 그 거래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익과 부담하게 될 위험 등을 스스로 판단해 궁극적으로 자기 책임으로 그 거래를 할 것인지 여부 및 거래의 내용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자기 책임 원칙이 장외파생상품 거래와 같이 복잡하고 위험성이 높은 거래라고 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결했다. 때문에 금융사와 거래할 때는 자꾸 물어야 한다. 내 돈을 날릴 수도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문제는 듣기만 하는 객체가 아닌, 물어보고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주체가 되어 질문하는 순간, 금융회사 직원은 주춤하게 된다. 그 순간은 불편하겠지만 깐깐한 계약자가 돼야 한다. 그것이 내 재산을 지키고 금융사가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길이다. lark3@seoul.co.kr
  • [동양 사태] 부실 금융상품 수수방관 등 감독시스템 3대 맹점이 화근

    [동양 사태] 부실 금융상품 수수방관 등 감독시스템 3대 맹점이 화근

    동양시멘트 등 동양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감독당국 역시 자신들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① 고위험 부실상품 판매 방조 2007년 말 147%에 불과했던 동양그룹의 부채비율은 올 6월 말 1533%까지 치솟았다.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동양그룹 계열사 채권이 투기등급인 ‘B’ 등급을 받았던 이유다. 하지만 채권 판매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동양 등 지난달 30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3개 계열사가 동양증권 창구를 통해 판매한 기업어음(CP)과 회사채는 잔액 기준으로 2011년 말 1조 5500억원, 지난해 말 1조 7100억원 등으로 해마다 늘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CP 발행이 사실상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을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발행 한도나 자격에 제한이 없고 발행 절차도 이사회 의결 등을 거칠 필요 없이 대표이사 전결로 가능하다. 동양레저나 동양인터내셔널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49억원 이하로 CP를 발행했던 것도 증권신고서를 피하기 위해서다. 한계에 다다른 기업에 뒷문이 열려 있었던 셈이다. ② 시장성 자금 조달감독 부재 주채무계열은 부채가 많은 부실기업을 주채권은행이 관리 감독하게 하는 제도이다. 전년 말 현재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직전연도 말 금융기관 신용공여 총액의 0.1% 이상이면 주채무계열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동양그룹처럼 CP나 회사채 등 일반 투자자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하면 이 제도의 적용을 피할 수 있다. 동양그룹의 금융권 여신은 9000억원 정도다. 올 상반기 유동성 위기를 맞은 STX그룹의 은행권 여신이 10조원 이상이었던 것과 대조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도 주채무계열 기준을 강화하거나 금융투자업 규정을 변경하려고 하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금융감독원이 7월 제출한 실무안을 토대로 산업은행 등과 협의 중”이라면서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에 CP와 회사채를 포함할 때 그 비율을 1대1로 할지 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③ 개인투자자 보호 대책 미흡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당국은 금융회사 등 기관투자가에게는 투기등급 CP 등을 사들이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동양증권을 통해 판매된 회사채, CP의 90% 정도를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점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에 대해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2일 “2009년 자본시장법 제정 때 CP 발행 요건이나 금액을 지나치게 자율화하면서 투자자 보호가 소홀히 다뤄졌다”면서 “5만명에 가까운 피해자가 생겼는데 감독당국이 법이 그렇다는 식으로 나오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만 치중하다 보니 영업행위 감독 등에 소홀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개미들은 동양그룹 회사채 ‘폭탄돌리기’

    개미들은 동양그룹 회사채 ‘폭탄돌리기’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 개인 간 회사채 거래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당국이 점검에 착수했다. 개인 투자자 간 ‘폭탄 돌리기’ 양상인데 당국은 이 과정에 유언비어가 나돌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동양시멘트가 지난 6월 말 3년 만기로 발행한 채권(동양시멘트18)의 전날 거래량은 24억 3600만원이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거래량(6억 410만원)의 4배다. 동양시멘트 주식 또한 이날 법정관리 신청으로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까지 소폭 오름세로 거래됐다. 동양증권 회사채도 마찬가지다. 동양증권이 2009년 12월 발행해 2015년 6월이 만기인 ‘동양증권78’의 30일 거래량도 14억 290만원으로 27일 거래량(6억 6860만원)의 2배 이상이 됐다. 특이하게도 가격 하락폭은 적었다.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이나 법정관리 검토 소식에 팔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려는 사람도 많았다는 의미다. 지난달 30일 ‘동양시멘트18’(액면가 1만원)은 전 거래일보다 534원 떨어진 6250원에 거래됐다. ‘동양증권78’은 130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이 동양그룹을 둘러싼 긍정적인 뉴스가 나오면 동양그룹 회사채 가격이 급등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사들이고 있다”면서 “만기까지 갖고 있기보다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는 단기 트레이딩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는데도 추석 연휴 이후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는 급등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동양이 발행한 회사채 ‘동양256’은 5거래일 동안 22.5%나 올랐다. 만기가 지난달 30일이라 상환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금융당국은 작전세력 개입 등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아직 조사단계는 아니고 살펴보는 단계일 뿐”이라면서도 “누가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사실을 알려서 (회사채를)미리 팔거나 했다면 불공정거래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려는 사람이 급증했다면 그 이유가 뭔지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서울광장] 무사안일 금융당국이 방조한 동양사태/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무사안일 금융당국이 방조한 동양사태/박현갑 논설위원

    동양그룹이 와해지경이다. 개인투자자 4만여명이 피눈물을 흘리게 됐다. 경영진의 무리한 경영과 무사안일한 금융당국이 주범이다. 금융감독원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독려하고 사후약방문이 아닌, 사전 감독기능을 강화하지 않으면 제2의 동양사태는 다시 터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우선, 경영진의 방만경영을 경계해야 했다.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은 경영에서 도덕적 해이를 보였다는 게 중론이다.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레미콘 공장을 인수해 경영에 잠재적 부담을 안기고, 계열사의 인테리어 설치나 사무용 기기 구입을 대주주 특수관계인의 회사를 통해 터무니없는 조건으로 하는 등 방만경영을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0년 자본잠식으로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을 맺고 연봉을 대폭 삭감했다가 기업어음(CP), 회사채 등을 통한 돌려막기로 그 다음 해에 개선약정을 졸업하자마자 등기임원의 연봉만 인상한 행위도 마찬가지다. 오너 2세가 판매하는 의류를 사원증을 제시하면 20% 할인해 준다는 공지에 2만~3만원짜리 의류를 7만~8만원에 사면서도 “옷 디자인이 멋지다”며 지갑을 흔쾌히 열어야 했던 사원들로서는 기업의 앞날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감시기능을 상실한 사외이사제도 개선해야 한다. 5명인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참석은 2009년부터 지난 6월까지 4년 6개월 동안 절반에 그쳤고 참석한 이사회에서는 찬성표만 던졌다. 그 사이 동양은 각종 무보증 사채 발행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는 결국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락, 개인투자자의 원금 손실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이 기간 사외이사 한 명당 평균연봉은 2009년 900만원, 2010년 2250만원, 2011년에는 4000만원, 지난해에는 4800만원까지 올랐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려면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함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금감원의 안이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시장에서는 동양위기설이 오래전부터 나돌고 있었다. 2011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임시방편으로 이행하고 구조조정 실적이 없다면 ‘동양대책반’을 가동했어야 했다. LIG,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사태를 거치면서 CP 발행 위험성도 이미 학습한 상황 아닌가. LIG건설은 2010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 부도 직전임에도 태연하게 2000억원대 CP를 발행한 사기혐의로 1심 재판에서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지난해엔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 신청 한 달 전 개인투자자에게 CP를 판매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동양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3개 계열사의 회사채나 기업어음 1조 2294억원을 동양증권을 통해 4만여명의 개인투자자들에게 팔았다. 그룹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이라 기관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강매 지시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동양증권에 예치된 고객들의 자산은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법정관리 신청 6일 전, 김건섭 금감원 부원장)”거나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법정관리 신청 당일, 최수현 금감원장)”는 등 금융당국의 ‘동양 조력자’ 같은 자세로는 금융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반 금융회사는 금융사고가 터지면 유사한 금융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서를 금감원에 낸다. 금감원이야말로 이런 각서를 써도 여러 장 써야 했다. 금감원은 4만여 고객들에 대한 상품판매 녹취록을 동양증권으로부터 당장 제출받아 불완전판매 여부를 일일이 따져야 한다. 발행기업은 돌려막기에 정신없고, 증권사는 자산관리인으로서의 의무를 내팽개치고, 감독당국마저 제 역할을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종투자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고 과연 주장할 수 있나. 금감원은 금융투자검사국과 감독국을 왜 분리하고 있는지를 되돌아 보는 등 다시 한번 금융의 공공성에 대해 생각하기 바란다.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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