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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문서 이용 ‘종이없는 재판’ 내년 시행

    내년부터 종이 없는 재판이 이뤄진다. 소송기록과 판결문 등이 순차적으로 전자문서 형태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민사소송 등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특허소송의 당사자나 대리인 등은 2010년부터 증거서류 등을 PDF파일 등의 전자문서 형태로 변환해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 법원도 판결문, 결정문 등을 전자문서로 작성해 소송 당사자와 대리인에게 송달한다. 사건기록도 마찬가지다. 2011년에는 행정소송과 개인회생 및 파산 분야가, 2012년에는 민사소송이, 2013년에는 신청 및 집행 사건 소송이 전자문서로 바뀐다. 법무부는 법률안이 시행되면 공정하고 투명한 소송절차가 구현되고 소송기간도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 말 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공짜소송 시대

    공짜소송 시대

    논술강사로 일하던 A(36·여)씨는 학원장과 동료 강사의 치근거림에 지쳐갔다. 시도 때도 없이 몸매나 가슴 얘기를 농담처럼 던지고, ‘사귀자’고 스토킹까지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성희롱이라며 손해배상 및 특별교육 수강을 권고했다. 그러나 학원장 등은 이행하지 않고 버텼다. 대한변협 법률구조재단은 A씨를 무료로 대리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학원장은 사과하고 학원 홈페이지에 성희롱 사실을 공지했다. 법률 상담은 물론 소송까지 무료로 지원하는 기관이 늘고 있다. 개인회생·파산, 사이버 명예훼손, 특허 출원, 양육비 지급, 주택임대차, 교권침해 등 분야도 다양하다. 법률 상담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지만, 소송 대리나 형사변호 등 법률 구조는 대상이 제한된다. ▲월평균 수입 260만원 이하의 국민 ▲개인회생 및 파산·면책 신청자 ▲가정폭력·성폭력 피해 여성 ▲범죄피해자 ▲농어민 ▲장애인 등이다. 법무부 산하 대한법률구조공단,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법률구조재단, 민간 법률구조법인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등에서 신청할 수 있다. 직장인 B(30)씨는 아이가 생기자 카드와 대부업체 빚이 늘어갔다. 월 이자만 100만원이 넘어 월세는 물론 공과금도 밀렸다. 절망하던 B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개인회생을신청했다. 공단은 지난 1월부터 개인회생·파산 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해 1만 1215명을 상담하고, 2251명을 법정 대리했다. 발명품 특허 출원도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다. 임모씨는 과메기에서 오일을 추출해 아토피 완화 효과가 있는 비누를 만드는 기술을 처음 개발했다. 그러나 포항에 변리사가 없는 데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특허 출원을 망설였다. 때마침 순회상담을 나온 특허상담센터를 통해 특허 출원명세서 등 서류작성을 지원받았다. 특허청과 대한변리사회가 2004년 개소한 공익변리사 특허상담센터에서 무료 상담한 발명가만 1만 5000명을 넘는다. 법무부는 지난 1월부터 검사 등으로 구성된 ‘중소기업법률지원단’을 통해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387곳을 지원하고 있다. 전기제품 생산 A업체는 지난해 물품을 납품했지만, 대금 968만원을 받지 못했다. 변호사를 선임하기에는 소액이라 망설이던 A업체는 지난 6월 법무부에서 지급명령신청서 등 서류 작성을 지원받아 ‘나홀로 소송’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서울시(부동산), 서울시교육청(교권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사이버 명예훼손), 서울지방법무사회(등기)도 홈페이지 등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금융위기 1년 지금 한국은] 사교육비·경제범죄 늘고… 씀씀이는 얼어붙고

    [금융위기 1년 지금 한국은] 사교육비·경제범죄 늘고… 씀씀이는 얼어붙고

    ‘금융위기 1년’은 우리 사회에도 적잖은 파장을 몰고 왔다. 가족, 친구, 동료 간의 옛 정을 갈라놓았고, 심지어 흉기를 사용하는 흉악범죄도 기승을 부렸다. 툭하면 고소·고발하는 사태도 적지 않았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후유증에서 다소 벗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멍든 상처를 치유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씀씀이를 아끼려는 태도도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기 1년을 맞은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 사교육비 온라인·대형학원들 올 상반기 매출 사상최대 “줄일 거 다 줄이고도 마지막까지 유지하는 게 사교육비다. 경쟁에서 이기는 게 지상 목표이기 때문이다.”(한국교원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 글로벌 금융위기가 휩쓸고 지나간 지난 1년 동안에도 사교육비는 줄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소득이 줄어 각종 소비지출을 다 줄이는 상황에서도 사교육비만은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렸다. 학원 관계자들도 공공연한 사실 아니냐고 했다. 한 대형학원 관계자는 “경제위기는 남의 이야기였다. 우리는 전혀 영향을 안 받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교육과의 전쟁’까지 선포하며 사교육비 잡기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한 상태였다.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교육 시장은 오히려 커졌다는 게 중론이었다. 실제 전국에 분점을 가진 대형학원들은 올초 학원 지원자가 몰려서 경쟁률이 100대1을 넘기기도 했다. 강남의 한 학원 원장은 “경제위기와 학원 경쟁 심화 때문에 영세학원들은 타격을 받았지만 중대형 학원들은 오히려 그만큼 덩치를 불렸다.”고 했다. 국내 최대 규모급 학원 관계자도 “지난해 수능이 어려워지면서 올해 오히려 매출은 10%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정부의 학원 단속도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학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온라인 사교육 시장이 커졌다. 한 온라인 업체 관계자는 “오프라인 학원은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을지 몰라도 우리 매출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목동의 한 학원 원장은 “학원 매출은 경기 상황보다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의해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분석했다. 논술이 중요해지면 논술 사교육시장이, 수능이 어려워지면 수능 사교육시장이 커지는 식이다. 이 원장은 “그러나 중요한 건 부분적인 등락은 있어도 전체 규모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범죄율 보험사기·횡령·절도 등 생계형 사범 줄이어 금융위기 때는 범죄율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1998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 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범죄율은 11.16% 포인트 상승했다. 실제 올 상반기 강력·폭력범죄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는 반면 보험사기나 절도 등 대표적인 생계형 범죄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직업별로 보면 무직 또는 일용직 종사자가 크게 늘면서 생계형 범죄가 늘었다는 것이 수치로 입증된다.”면서 “범죄유형 역시 초범들이 주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이용한 보험금 편취가 많다.”고 말했다. 경제 관련 개인간 분쟁은 늘었지만 기소율은 떨어졌다. 올 상반기 수사기관에 접수된 경제 관련 범죄는 9만 1946건으로 2007년 한 해 동안 처리된 9만 2740건과 비슷하다. 반면 기소율은 33.5%에서 16.0%로 떨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채권채무나 사기, 횡령 등 생계형 범죄가 늘었기 때문”이라면서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불기소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지면서 성매매, 원조교제 등 여성 청소년 범죄가 급증세를 보였다. 안양소년원은 정원(120명)의 두 배 수준인 210명을 수용하고 있다. 공공기물을 훔치거나 단순절도, 무임승차, 무전취식, 도로교통법 범칙금 미납 등 즉결심판 대상 범죄들도 증가세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즉결심판 접수는 2007년 1·4분기 649건에서 2008년 704건으로 소폭 늘었지만 올 1분기에는 1187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각종 지표들이 실업률과 가정경제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아 생계형 범죄는 갑자기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건형 오달란기자 kitsch@seoul.co.kr ■ 개인회생·파산 영세민부터 직격탄… 불황 지속땐 중산층도 타격 은행에서 23년간 일하다 2000년에 명예퇴직한 김모씨는 퇴직금 4억원과 은행 대출금 7억원으로 금속제조 업체를 인수했다. 철강값이 폭등하는 데다 대출 이자 부담도 늘어나 회사 운영이 힘들어져 가족 전체가 보증을 섰다. 회사가 갈수록 어려워져 2004년 경매로 매각됐고 채무만 7억원 남았다. 빚을 갚으려고 김씨는 일식요리사 자격증 등을 땄지만 취업을 못했다. 나이가 많은 데다 신용불량자라는 낙인 때문이었다. 법원의 개인파산·면책 제도를 알게 됐지만 인지대, 송달료가 없어 포기했다. 이후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지난해 말 파산선고를 받은 뒤 지난 3월 면책결정을 받았다. 개인회생·파산은 지난 1년간 감소했지만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영세민 지원 개인회생·파산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접수된 도산 관련 사건 수는 28만 5279건으로 2007년에 비해 21.1% 감소했다. 개인파산은 11만 8643건, 개인회생은 4만 7874건이 접수돼 2007년(개인파산 15만 4039건, 개인회생 5만 1416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감소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개인파산은 지난 7월31일 현재 6만 6440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7만 1654건)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영세민을 대상으로 한 대한법률구조공단의 개인파산·회생 지원은 크게 늘어났다. 2007년 3848건에 불과했지만 2008년 4877건으로, 올해는 7월까지 5721건이나 접수됐다. 직격탄은 주로 영세민들이 맞았다. 개인회생 전문인 한 변호사는 “금융위기로 빚더미에 앉은 영세민부터 도산을 신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불황이 회복되지 않으면 개인의 경제위기는 중산층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대학가 풍속도 휴학률은 감소세…구직 체감도는 한랭전선 금융위기 동안 대학생들의 휴학률은 높아졌다 다시 낮아지고 있지만 학생들의 체감도는 아직 한랭전선이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의 휴학률과 복학률을 비교해 본 결과 지난해 2학기 대비 올 2학기 휴학률은 조금씩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각 학교 교무 담당자들은 “아직 학기 초라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지난해 이후 올 상반기에 비해선 확실히 좋아졌다.”고 전했다. 실제 국민대의 올 2학기 재학생 대비 휴학생 비율은 19%로 지난해 2학기(24%)는 물론 금융위기 전인 2007년 2학기(23%)에 비해 낮아졌다. 국민대 관계자는 “이번 학기의 휴학률은 다소 늘어나겠지만 예년과 비교했을 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연세대는 지난해 2학기 휴학률이 22.7%로 전 학기 21.4%에 비해 다소 높아졌다가 올 1학기엔 다시 20.6%로 낮아졌다. 연세대 관계자는 “이번 학기 통계를 내는 중이지만 올 1학기나 지난해에 비해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경희대는 지난해 1학기 31.9%였던 재학생 대비 휴학생 비율이 2학기에 33.3%까지 치솟은 뒤 올 1학기 다시 31.9%로 줄어들었다. 학교 측은 “군 입대를 위한 휴학이 몰리는 2학기의 경우 휴학률이 1학기에 비해 다소 높긴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이번 학기 휴학률은 2007년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호전 여파가 분명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학생들의 체감수치는 통계수치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K대 휴학생인 안모(22)씨는 “제대하면서 1학기에 복학하려고 했지만 지난해 이맘 때 휴학한 같은 학번 동료들이 주저하는 분위기여서 한 학기 더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연 유대근기자 oscal@seoul.co.kr
  • 위기의 가정 지원책들

    위기의 가정 지원책들

    보건복지가족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법률구조공단, 신용회복위원회, 중앙자활센터 등 관계기관들은 지난 1일 ‘저소득 금융소외자 지원협의회’를 발족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을 조직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협의회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종합지원센터와 연계해 회생이 어려운 금융 소외계층의 개인회생·파산에 대한 무료 법률지원을 실시한다. 대상은 소득수준이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 소득에 못 미치는 저신용자(신용등급 6~10등급)다. 마이크로크레디트(소액신용 담보대출) 창업자금 지원을 2000만~1억원 한도 내에서 연2% 이자로 대출하고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알선해 주고 있다. ‘새희망네트워크’(www.hopenet.or.kr 1588-1288)에서 조건별 서비스를 소개받을 수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신용등급 7~10등급이면서 3000만원 이하의 빚을 진 채무자(30% 이상의 이자)가 19~21% 이자의 은행권 대출로 전환할 수 있게 신용보증을 서준다. 희망자는 전문가에게 자산·부채 컨설팅을 받고 금융교육과 사후 모니터링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정부 긴급복지지원제도의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난 위기 가정을 위해 생계비와 교육비, 의료비 등을 지원하는 ‘SOS 위기가정 특별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110만원을 최대 3개월까지 지원하고, 의료비는 생계를 담당하는 가족구성원이 사고를 당했을 경우 1인당 150만원 한도 내에서 지급한다. 경기도는 지난해 11월부터 별도 예산을 투입해 ‘위기가정 무한돌봄사업’을 시작했다. 실직, 이혼, 방임 등으로 실제 위기를 겪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기준에 해당되지 않아 지원을 못받는 저소득층 가구의 생활안정을 돕기 위해서다.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588만원까지 생계비와 의료비 등을 지원해 준다. 한국여성재단은 저소득층 여성 가장과 한부모 가정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치료가 필요한 여성 가장에 1인당 최대 300만원의 치료비를 지원한다. ‘여성가장 긴급지원 캐시SOS’ 사업을 통해 연 2%의 이자로 최대 500만원까지 무담보 대출도 해 준다. 오는 12월까지 수시접수한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씨줄날줄] 개인채무조정/조명환 논설위원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지하광장은 밤이면 노숙자들로 채워진다. 겨울철이면 바람을 덜 타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실랑이도 자주 벌어진다. 등산용 매트리스와 오리털 침낭까지 갖춘 웰빙형 뜨내기 노숙자가 눈치없이 끼어들어 사달이 난 경우를 공중파 방송에서 본 적이 있다. 빚 독촉을 견디다 못해 가족들이나마 편안하게 해주려고 집을 나왔다고 했다. 빚쟁이 무서운 것은 동서고금이 마찬가지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바사니오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친구 안토니오의 ‘싱싱한 살 1파운드’를 담보로 잡는다. 인기 TV미니시리즈 ‘쩐의 전쟁’에서는 사채피해 사례가 생생하게 묘사되기도 했다. 시도 때도 없이 돈 갚으라고 전화를 한다. 집으로 들이닥쳐 가재도구를 다 꺼내기도 한다. 불법채권추심업체 직원들은 신체포기각서 요구도 마다하지 않는다. 경제위기가 확산되면서 중산층도 까딱 잘못하면 신용불량자로 추락하기 십상이다. 은행 대출연체율이 말해준다. 지난 2007년 0.55%에서 지난해 말 0.6%, 올 2월말 0.89%로 가파른 오름세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6월 12.98%에서 연말에는 14.78%로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2·4분기 가계신용위험도는 5년 6개월만에 최고치였다. 빚 갚을 능력이 크게 떨어져 신용대란이 우려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예방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부와 금융권이 빚에 쪼들리는 서민들을 구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용불량자로 추락하는 것을 막고 재기를 도우려는 본래의 취지와 달리 ‘빚갚지 말라.’는 쪽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갈 우려도 커지고 있다. 3개월 미만 연체자를 대상으로 10년까지 상환을 연기해주는 사전채무조정(프리 워크아웃)이 어제부터 1년간 한시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파산·개인회생(법원)과 개인워크아웃 등의 채무조정 제도와 비교해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농어촌에서조차 법무사들까지 나서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며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는 버티기 요령도 유료로 판매되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가난구제는 나라님도 못 한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닌 셈이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 [뉴스&분석] 연체이자 폭탄… 서민들 신불자 늪에

    경기 수원에 사는 한모(40)씨는 몇 해 전 칠순을 앞둔 부친이 위암으로 쓰러지면서 은행과 카드사에서 1000여만원을 빌렸다. “금방 갚아야지.”라며 시작한 대출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부인까지 당뇨로 몸져누운 데다 이동통신 가게까지 매출이 급감하며 대출금은 2600만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가산금리였다. 은행과 카드사는 연체 기간과 비례해 경쟁하듯 금리를 올렸고 그 사이 빚은 무려 3배가량이 늘어 6800만원이 됐다. 한씨는 “사업을 접고 보험 일을 시작해 한 달 200만원가량을 벌고 있지만 부모님을 포함한 여섯 식구가 살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연체이자에 고민하던 그는 결국 지난달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금융기관들이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이자를 물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높은 연체 이자 때문에 한번 연체의 늪에 빠지면 빚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지경이 된다. 기준금리는 연일 떨어지지만 높은 연체 이율은 요지부동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연체이율은 시중은행은 최고 연 25%, 보험사 연 20%, 카드사 연 30%, 저축은행은 연 40%에 육박한다. SC제일은행의 연체이율은 연 최고 25%에 이른다. 신한과 국민은행 연체이율은 각각 연 16∼21%와 연 14∼21%다. 일부는 유예기간을 주기도 하지만 이자는 금세 폭등한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예를 보자. 대출 원금이 1000만원이고, 정상 이자가 월 10만원(연리 12%)일 때, 연체 후 첫달은 이자에만 추가 이자(+17%)가 붙어 11만 7000원을 내게 된다. 하지만 두 번째 달부터는 바로 17% 이자가 적용돼 한달 이자가 14만 1666원으로 불어난다. 석 달 이상을 연체하면 금리는 19%로 뛴다. 한 달 이자만 15만 8333원이다. 저축은행들은 1개월 이상 10%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를 물린다. 신용도 7등급 이하 신용대출자가 금리 30%에 돈을 빌린다고 볼 때 연체가 시작되면 이자는 40%대까지 치솟는다. 카드사는 대출 고객이 연체를 하면 25~30%에 이르는 높은 이자를 받는다. 반면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지난해 한때 연 6%가 넘었지만 지난 20일 기준 연 2.43%까지 떨어졌다.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주택담보대출 이율도 지난해 10월 연 7.58%에서 올 1월 연 5.63%로 2%포인트 가까이 내려왔다. 연체이자도 이에 걸맞게 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들은 반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체이자를 높이는 것은 빠른 상환을 독촉하는 의미도 크다.”며 “연체를 해도 엇비슷한 금리를 내면 누가 돈을 꼬박꼬박 갚겠느냐.”고 반문했다. 도덕적 해이를 막고 다른 고객들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연체자에겐 높은 이자를 물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연구위원은 “연체자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하면 연체금리를 다소 낮출 필요도 있지만, 개인신용 부분에서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만큼 부실은 (개인파산이나 회생 등으로)털어내야 한다.”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우선 저신용 등급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개인회생·파산 극복’ 종합지원센터 개소

    작은 규모로 무역업을 하던 김한국(가명·56)씨는 환율 파동 등으로 카드 돌려막기까지 해서 직원들 임금을 주다가 결국 부도를 맞고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살 방도를 찾다 신문 기사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운영하는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를 찾은 한국씨는 공개강연에서 개인파산과 회생에 대해 알게 됐다. 다음날 곧바로 센터에서 법률적인 부분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 가족관계등록부, 채권자 목록과 부채증명서, 미과세증명서 등 필요 구비서류를 모두 가지고 간 덕에 상담은 30분만에 끝났다. 센터의 도움으로 법원에 파산 및 면책 신청을 낸 지 다섯달 정도 뒤 파산·면책이 결정된 한국씨는 곧바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한 달에 120만원씩 월급을 받아 생활하게 됐다. 센터를 찾았을 때 파견나온 노동부 직원을 통해 희망직업과 급여 등을 적은 ‘구직표’를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에 접수한 덕분이다. 센터와 연계한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받은 ‘재무설계 상담’은 한국씨에게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연금 등을 통해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한국씨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가상체험담이지만, 21일 문을 연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는 누구나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여러 군데 빚… 갚을수록 추심 심해져

    Q 철없던 시절 수입을 넘는 과소비로 빚이 시작되었고 실직으로 여러 군데 빚을 지고 연체하여 신용불량자가 되었습니다.조금씩이라도 빚을 갚는 저의 성실함을 인정 받고 싶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업을 해서 한군데씩 채권기관과 협의하여 일부라도 갚으면서 대략 반 정도는 해결했는데 아직 시작도 못한 다른 곳에서 채권 추심이 계속됩니다.아직 결혼도 못했는데 이대로 가면 영원히 빚만 갚다가 인생이 끝날 것 같습니다. -한영숙(가명·35세) A 단순하게 생각하면 연체했더라도 빚을 성실하게 갚으면 채무자가 빚독촉을 면할 것처럼 보이지만 반대의 경우가 자주 보고되는 것이 현실입니다.영숙씨 같이 여러 군데 소액의 채무를 지고 있는 채무자인 경우 조금씩이라도 돈을 모아서 채권자 한군데씩 협상을 통하여 채무를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문제는 전문적인 채권자나 추심인들은 연체자의 채무상환 기록을 신용정보에의 접근을 통하여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 군데라도 갚게 되면 나머지 채권자들에 대한 상환능력은 증대됩니다.이것을 알게 되면 한 때 포기했던 빚을 회수할 희망도 가지게 되어 추심행위의 강도를 높이기도 하고 또 채무 감면 협상을 거부할 가능성이 커집니다.빚을 갚으면 갚을수록 또 빚이 작을수록 추심이 심해지는 반면 거액의 빚을 아예 방치하는 채무자는 편하게 지내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은 채무자의 상환 의사와 능력을 고려하여 추심 여부를 결정하는 개별 채권자의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입니다. 그렇다면,빚을 갚는 성실한 채무자일수록 채권추심의 불이익을 받는 현실을 반대로 돌려 놓을 도덕적인 요청도 있고 또한 거액의 채무자라도 빚을 조금이라도 갚게 하여 채권 회수율을 높일 필요도 있다고 하겠습니다.문제의 근원이 각 채권자들의 개별행동에 있는 이상 채권자들이 집단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게 하고 채무자의 재산과 소득의 범위 내에서 채무 상환을 하게 하는 것이 그 해답입니다. 법적으로 제도화된 것으로는 개인회생제도가 있습니다.소액의 빚을 진 채무자들이 보통 5년 동안 버는 소득에서 생계비를 뺀 돈을 변제하고 나머지는 면하는 방식입니다. 소정의 서식에 간단한 서류를 첨부하여 법원에 제출하면,법원은 회생위원의 주도 하에 채무자가 변제계획을 세워 이행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원칙적으로 이행이 끝나면 나머지 채무는 못 갚았어도 면책을 하여,어려운 사람들이 장차 재기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해 줍니다. 건전한 금융기관들도 개별적 추심행위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기에 신용회복위원회 같은 비영리조직이 개인채무자의 워크아웃 계획을 세워 권고하는 상환계획을 잘 따르는 편입니다.대략 8년까지 변제계획이 진행되는데,과거 원금 탕감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개인파산,개인회생의 활성화에 따라 현실성 있는 계획을 수용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계획을 다 이행하여 신용이 좋아졌을 때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채권자가 개별적인 변제를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개인회생의 대안으로 고려할 만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채무자가 자주적으로 대리인을 지정하여 채권추심인과 채무상환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경우 채무자 개인에 대한 추심행위를 금하는 공정채권추심제도를 두어 집단적 협상에 의한 부실채권의 거래를 장려하여 채권의 회수율을 높이고 파산제도를 운영하는 법원의 행정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 [서민 생활안정 대책] 생계형 범죄 벌금 3분의1로

    [서민 생활안정 대책] 생계형 범죄 벌금 3분의1로

    서민들의 생계형 범죄에 있어서 벌금을 깎아서 구형하는 ‘탄력적 양형기준제’가 내년 상반기 동안 실시된다.또 ‘사금융 피해자 지원시스템’ 이 한시적으로 가동된다. 대검은 19일 ‘서민과 함께하는 검찰권 행사를 위한 전국 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결정했다.검찰은 일단 6개월 정도 실시한 뒤 경기 회복 분위기를 살펴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검찰은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에도 비슷한 관용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검찰은 내년 1월부터 6개월 동안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통상 벌금액의 3분의1 수준으로 낮춰 구형하기로 했다.또 의료급여 대상자,차상위계층,장애인,본인 외 가족을 부양할 사람이 없는 사람 등은 납부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필요하면 벌금 구형을 2분의1 또는 3분의1 수준으로 깎아주고 재범 가능성이 없고 사안이 경미하다면 기소유예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검찰은 음주운전을 제외한 경미한 도로교통법위반이나 식품위생법위반 등에 이를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벌금을 즉시 완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우선 6개월 동안,추가로 3개월 동안 분납·연기를 허용한다.벌금을 내지 않아 수배된 사람이 자진신고하고 일부를 납부하면 수배도 해제하기로 했다.특히 장기적으로는 선진국처럼 일일소득을 기준으로 벌금액을 산정하는 기준(日數벌금제)을 도입할 계획이다. 검찰은 불법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사기죄로 고소당해 수배 중인 사람들은 내년 1월부터 3개월 동안 자진신고를 받아 불구속 수사하는 한편,사기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되면 무혐의 처리키로 했다.이같은 조치가 채무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채무의 성격,불법사금융 여부는 철저하게 가리며 선의의 채무자들은 법률구조공단의 개인회생 또는 파산절차 등을 통해 사회 복귀를 지원할 예정이다.취업을 원하는 생계형 범죄자는 노동부와 협의해 직업훈련 기회를 주고 기소유예하는 ‘직업훈련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도 도입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따뜻해진 법

    따뜻해진 법

    16일 발표된 정부의 민생·치안 대책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강조해온 ‘법 질서 확립’ 기조를 다소 완화해서라도 서민 생활을 안정시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무부가 ‘파격적’이라고까지 설명한 벌금 감액 조치는 ‘재산형 등에 대한 검찰집행사무규칙’에 따라 정해진 대상자들이 생계형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이뤄진다. 사무규칙에서는 기초생활수급권자를 비롯해 장애인,본인 외에는 가족을 부양할 이가 없는 자,불의의 재난 피해자,기타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자 등에 대해 벌과금 분납 및 납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차동민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 규정을 원용해서 이들을 감액구형 대상자로 확정하고 ‘기타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자’를 보다 폭넓게 해석해서 일선 청에서 사건을 처리할 때 각 주임검사들이 모든 것을 감안해 적정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계형 범죄의 범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범주가 있는 특정한 법 규정 위반 사항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생업에 종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행정법규 위반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상인들이 도로를 점유해 매판을 차리는 경우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벌금 미납으로 수배됐거나 검거된 뒤 일부를 자진 납부한 경우,노역장 유치 중 질병 등으로 수감생활이 힘든 경우에는 분납과 연기 신청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수배해제 및 석방 조치하기로 했다. 경기가 활성화될 때까지 생계 유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범하게 되는 경미한 법규 위반행위에 대한 일제단속은 유보되지만 환경사범,공정거래사범,유해식품사범 등에 대한 단속은 계속된다.법무부쪽은 생계형 농장이나 가내 공장의 오·폐수 방류 등을 유보되는 일제단속의 예로 들면서 “계절 등의 요인에 따라 활성화되는 법규 위반 행위가 있는데 담당행정관청과 이런 부분을 협의해 단속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대검찰청은 오는 19일 ‘서민생활 안정대책 전국 부장검사회의’를 열고 일제단속 유보 대상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불법 사금융과 보이스피싱,인터넷 사기도박,강·절도 등을 비롯해 공무원들의 촌지 요구,상가 주변 폭력배들의 ‘보호비’ 갈취 등 서민을 위협하는 악덕 범죄에 대한 단속은 더욱 강화된다.정부는 이뿐 아니라 서민들의 직접적 피해 회복을 위해 형사처벌과 동시에 민사적 배상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형사조정제도 및 배상명령제도를 활성화하라고 지시했다. 경기 불황과 함께 급증하고 있는 신용불량자의 개인회생·파산신청 절차를 돕기 위한 무료법률구조 서비스도 확대된다.정부는 현재 신용불량자는 266만명 상당이지만 파산신청자는 20만명에 불과한 점 등을 감안해 내년 5월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를 건립하고 매년 5000건 이상의 법률구조를 시행할 방침이다. 성탄절을 맞아 대규모 가석방도 이뤄진다.정부는 24일 가석방 기준을 하향조정해 생계형 범죄자나 60세 이상 고령자 등을 중심으로 월평균 가석방자 수의 2배 이상인 1300여명을 가석방한다.통상 가석방되려면 형기의 85% 정도를 채워야 하지만 이번에는 68%만 형기를 채운 교통사범도 가석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경제 여건 등을 고려,앞으로도 가석방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지혜 강주리기자 wisepen@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연대보증 선 회사 부도 위기 대표이사 재산 돌려놓으면…

    Q법인기업으로 부품제조업을 하는데 2년 전 공장 이전과 시설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으면서 대표이사로서 연대보증을 섰습니다.그런데 최근 경제위기로 인하여 저희 회사도 매출이 감소하여 자금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은행에서도 대출기한 연장을 거부해 곧 부도날 상황에 처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려고 하는데 보증인도 보호 받을 수 있는가요.주위에서는 급한 대로 개인 재산을 처 앞으로 돌려놓으라고 권하는데 안전할까 궁금합니다. -한영화(가명·48세) A본래 법인기업은 기업주와는 독립된 실체이기에 기업이 실패하더라도 기업주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이러한 상황을 채권자는 인정할 수 없기에 일반적으로 기업주에 대하여 기업의 채무를 보증하라고 요구합니다.이 보증제도는 주채무자가 지급을 하지 못할 때 보증인한테 채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따라서 보증채무는 주채무의 운명에 따르는데,주채무의 연장에 따라 보증책임도 당연히 연장되고 주채무가 시효소멸하지 않으면 보증채무도 소멸하지 않습니다. 보증제도의 목적은 도산법에도 반영돼 주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회생,파산,개인회생 등의 사유로 변경 또는 취소되더라도 보증인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즉,기업회생절차로 회사가 살아나더라도 보증인인 기업주는 회생 이전의 채무를 전액 이행할 책임이 있고 다만 회생절차로 채권자들이 받은 금액만 변제된 것으로 봅니다.그렇게 되면 막상 기업은 회생되었는데 기업주는 빚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합니다.가혹하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확립된 법이고,기업주가 실질적으로 재기하려면 개인적으로 회생,파산을 겪어야 합니다. 개인재산을 돌려놓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기도 하고 재기에 지장을 주므로 실행하지 마시기 바랍니다.채무자가 빚을 지고 있으면 그 소유자산은 사실상 채권자의 것이 됩니다.왜냐하면 채권자는 그것을 압류하고 경매하여 그 대가를 채권에 충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적절한 대가 없이 다른 곳에 양도하면 채권자의 권리에 손상이 가므로 민법은 재산을 취득한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하여 되돌려놓으라고 할 수 있는 사해행위취소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특히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을 비롯하여 친인척에게 이전된 것은 거의 사해행위라고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이들에 대하여 채무가 있어 그 변제 대신으로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허위양도라면 형법상 강제집행면탈죄에 해당해 5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해행위는 개인파산에 있어서 면책장애사유가 된다는 점입니다.채무자의 재산을 파산재단으로 가산하여 채권자들을 만족시킨다는 파산제도의 기본규칙을 위반한 것이 돼 사소한 위반이라도 면책을 해주지 않는 것이 확고한 실무입니다.장차 개인파산이라도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재산을 돌려 놓은 사실로 인하여 면책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부채 14억원…아파트 안팔려 ‘위기’

    Q 투자 실패 및 영업부진으로 아파트 담보채무 9억원, 신용대출 4억원, 사채 1억원의 부채가 있습니다. 재산으로는 서울 시내에 시세 15억원까지 하던 아파트가 있을 뿐인데 팔아서 채무를 정리하려고 해도 도무지 팔리지 않습니다. 그 동안 차도 팔고 보험도 해지하면서 원리금을 갚았는데 다음달부터는 상환자금을 마련하기에 부족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는가요. 전문직으로 세금 공제하고 월 7백만원의 급여를 받습니다. - 한세동(39세)- A 통합도산법은 담보가 제공된 채무가 10억원, 그밖의 채무가 5억원 이하인 사람으로서 정기적인 소득을 얻는 개인채무자를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한세동씨는 여기에 해당하므로 일단 개인회생 신청의 형식적 요건은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실현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담보채무를 개인회생에 의한 변제계획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통합도산법 하에서 현재의 실무는 채무자의 획일적으로 수입에서 표준적인 생계비를 공제한 금액을 전부 변제에 투입하도록 하고 있으며 담보채무의 이자를 지급하며 현재의 생활을 지키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따라서 개인회생절차에 의하여 한세동씨가 아파트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일단 개인회생절차가 개시되면 담보권자를 포함하여 모든 채권자들의 권리행사는 중지되므로 그 사이에 담보권자와의 사이에 적절한 협상을 하거나 아파트를 적절하게 처분하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편의를 누리는 것입니다.  한가지 대안은 회생 제도입니다. 채무자의 자산 상황에 맞춰 부채를 조정하는 이 제도는 종래 주식회사에만 적용되었다가 통합도산법 제정 이후 모든 채무자가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담보권자를 변제계획에 포함시켜 채무자의 경상수입이나 적절한 시기의 재산 처분 또는 새로운 차입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원칙적으로 담보권자의 4분의3,일반채권자의 3분의2 동의를 얻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물론 담보 제공은 그 한도 내에서 이미 담보권자에게 자산을 이전한 것이므로 최소한 담보가치 범위 내에서는 전액을 상환할 것이 기대됩니다.그런데 7백만원의 소득에서는 생계비를 공제하고 나면 일반채권자는 말할 것도 없고 담보채무의 이자를 갚기에도 부족할 것이기에 통상의 회생제도로 가더라도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개인회생 중 실직… 변제금 못 갚으면?

    Q외환위기로 실직해 1억원 이상 빚을 졌습니다.2006년에 개인회생을 신청해 월 120만원씩 5년간 변제하는 계획을 인가 받았고 지금까지 성실하게 냈습니다. 그런데 다니던 회사가 어려워져 최근 두 달은 임금까지 주지 못하더니 드디어 어제 경영진도 잠적해버렸습니다. 개인회생 월부금도 못 내게 되었는데, 그동안 힘겹게 갚아온 것은 인정 받을 수 있습니까. 다시 취직하기도 어렵고 답답합니다. -한수영(45세)- A통합도산법에 따르면 변제계획의 인가가 있다고 해서 그 범위 내 원래의 채무가 당연히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인가 받은 변제계획을 전부 다 이행하였을 때 법원이 나머지 채무를 포함하여 채무 전부에 대하여 면책결정을 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인가 받은 개인회생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 법원은 개인회생폐지결정을 하게 되며 개인회생이 없었던 상태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개인회생계획에 따라 채무자가 기존에 납부한 금액은 원래의 채권 원리금에 충당하는데, 보통 고율의 연체이자를 먼저 계산하니 원래의 채무는 거의 줄지 않습니다. 통합도산법은 채무자가 납입을 하지 못해 개인회생절차를 폐지하는 경우라도 면책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첫째, 개인회생은 폐지된 경우라도 언제든지 새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직장을 잃어 먼저 개인회생변제계획을 이행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새로 여건을 갖추면 그에 맞춰 새로운 변제계획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 변제한 금액을 감안하여 새로 부채금액을 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새로이 5년의 변제기간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채무자에게 가혹한 면이 있습니다. 둘째는 개인회생 변제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합니다. 채무자가 변화된 여건에 맞추어 변제액을 줄이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하여 다시 인가를 받는 방법입니다. 개인회생절차의 새로운 신청에 준하는 것이지만, 기존의 변제계획에서 정한 기간 중 남은 기간만 변제를 한다는 점에서 채무자에게 이익이 있습니다. 셋째는 곤궁한 사정으로 인한 특별면책입니다. 채무자가 과거 파산을 선택하였더라면 채권자들이 변제 받을 수 있었던 금액 이상을 개인회생절차에서 갚았는데 채무자가 책임 질 수 없었던 사유로 인하여 실직 기타 사유로 인하여 앞으로는 갚지 못하게 되었을 때 법원은 즉시 면책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과거 파산절차가 진행되었던 상황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으로서 타당한 입법적 결단입니다. 폐지 이후 파산신청도 가능합니다. 개인회생절차를 통하여 변제노력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이행하지 못하였기에 이런 경우 실무상 관대한 면책기준을 적용합니다.
  • 판치는 고리사채… 눈감은 정책당국

    올 들어 대부업체 대출액과 이용자가 폭증함에 따라 서민 경제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서민층의 연쇄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허술한 대부업체 관리·감독체계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인 20명당 1명꼴로 사채빚 17일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등록 대부업체 대출 총액은 7조 191억원이다.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 인구가 375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성인 1인당 평균 20만원에 육박하는 ‘고금리 사채빚’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또 등록 대부업체 이용자 역시 성인 20명당 1명꼴인 171만 9300명에 이르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은 불법 대부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사채 규모와 이용자 수는 훨씬 커질 수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하강 국면에 돌입하면 대부업체 이용자가 증가하기 마련”이라면서 “올 하반기부터 경기 침체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등록 업체는 물론, 미등록 업체 이용자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은행 등 제1금융권에 불어닥친 자금난의 회오리가 보험 등 제2금융권으로 번진 데 이어, 등록 대부업체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급전이 필요한 서민층은 초고금리의 불법 대부업체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같은 맥락에서 올 들어 등록 대부업체 수가 감소했다는 점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위법 행위가 드러나 정부로부터 영업정지나 등록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받은 일부 업체가 미등록 상태에서 불법 영업을 벌일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것. 실제 2003년 이후 지난 8월말까지 행정조치를 받은 대부업체는 등록취소 6377곳, 영업정지 28곳, 과태료 부과 529곳 등 모두 6934곳이다. 대부업체에 대한 일차적인 관리·감독 책임은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각 시·도별로 대부업협의회 구성 등이 의무화됐지만, 올해 16개 시·도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 9곳은 대부업협의회 회의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대부업체에 대한 조사 경험이나 권한, 담당인력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 이헌욱 변호사는 “지금은 제도권 금융생태계가 파괴돼 대부업과 유사한 행위들이 범람하고, 고리 대부업자들이 판을 치고 있다.”면서 “불법 대부업 등 민생 침해행위는 정부가 상시 종합대책반과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무자별 ‘맞춤형 정책’ 시급 불법 업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물론, 대부업체 이용자들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변호사는 “시장 기능에만 맡겨놓을 게 아니라,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는 정부의 정책금융 비중을 대폭 늘려 서민층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사람들은 정책금융으로 지원하고, 빚은 많지만 생활이 가능한 사람들은 채무재조정을 통한 개인회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아무리 대출해도 회생 불가능한 사람들은 사회안전망으로 처리하는 등 3가지를 분명히 구분해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세훈 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개인회생 신청하면 임차보증금은?

    Q금융기관에 6000만원 정도 채무를 지고 있는데 최근 이자가 너무 올라 월 150만원의 수입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개인회생을 신청하려 합니다. 재산이라야 17평형 임대아파트 보증금 1800만원인데 채무 상환을 포기하고 개인회생 신청을 하면 채권자가 임대보증금을 압류하면 어떻게 하나요.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 면제재산지정과 압류금지 신청을 하면 임대보증금을 보호 받는다는데 그런가요. -이종만(48세)- A물론 민사법상으로 채무자가 지급을 연체하면 채권자는 채무자의 임대차보증금에 대하여 압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임대보증금에서 채권자가 만족을 얻으려면 세입자인 채무자를 내보낸 뒤 채무자가 연체한 월세를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받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압류신청과 본안 소송을 제기하고 그 집행으로 압류를 신청하고 또 다시 명도소송을 제기하는 여러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종종 그 비용은 회수하는 금액을 초과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가치 없는 조치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압류하겠다고 채무자에게 고지하면 채무자는 크나큰 심리적 압박을 느끼기에 자발적 변제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반면에 압류를 실제로 실행하면 채권자들에게 치명적인 채무자의 파산, 개인회생 신청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소액임차인의 보호를 위하여 지역에 따라 1200만원 내지 1600만원까지의 보증금은 주택 소유자에 대한 모든 채권에 우선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규정을 둔 것은 현대의 문명국가에서 중산층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사람들이 노숙자가 되는 상황을 가장 피해야 할 재앙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는 통합도산법에도 반영돼 위 금액 범위 내의 보증금반환채권을 채권자들에 대한 배당의 재원이 되는 파산재단, 개인회생재단에서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채권자들은 임대차보증금 압류를 하겠다고 위협만 하지 실행은 잘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파산선고를 받거나 개인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기존의 압류도 취소되므로 채권자들로서는 시행해 보았자 헛된 일이 될 것이 거의 분명한 압류를 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 임대차보증금이 압류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것은 마른 하늘에 비가 오면 어쩌나 하는 것처럼 근거가 희박한 가정입니다. 그래서 경험 있는 실무가들은 신청부터 개시결정까지의 짧은 기간 동안에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을 금지하기 위한 신청을 잘 제출하지 않습니다.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거의 없는 반면에 절차 지연과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법원의 업무상 부담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실무라고 하겠습니다. 실무상으로는 면제재산 신청과 결정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법원은 면제재산 범위 내에 들 수 있는 임대보증금은 파산재단에 가산하거나 청산가치로 고려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면제재산 결정을 하는 효과를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으로써 행정적 부담을 훨씬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타당한 실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신용회복 지원자 전세자금 대출 보증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신용회복지원 대상자들도 은행에서 전세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9일 서민 주거 안정을 돕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소외자 특별보증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공사는 오는 17일부터 신용회복지원 대상자에게 신용 등급에 상관없이 전세 보증금의 70% 이내에서 최대 1000만원의 전세자금 대출에 대해 보증을 서주기로 했다. 대신 신용회복위원회나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신용평가(주) 등 신용회복기관의 채무 재조정을 통해 24차례 이상 채무 변제금을 낸 사람에 한해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개인회생 절차를 밟는 사람이나 신청일 기준으로 부양 가족이 없는 단독 가구주, 은행연합회의 신용유의정보 보유자는 보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증을 받으려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신용회복지원 승인통보서 등의 서류를 준비해 은행에 전세자금 대출을 신청하면 된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특별 보증을 통해 3만여 가구에 3000억원 규모의 전세자금 보증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민사소송 제기한 거래처가 파산하면?

    Q지방에서 건축자재를 취급하는 자영업자입니다. 나름대로 탄탄하다고 생각했던 D건설회사가 고질적인 미분양 때문에 3억원 정도 밀린 것 때문에 저도 힘들어 지난달에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D회사의 부동산에 대하여 가압류도 시행하였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D회사는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였다고 합니다. 제가 제기한 소송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가압류한 것도 아무 소용없게 되나요. 이 돈을 못 받으면 4억원 남짓하는 금융권 부채를 갚을 길이 없는 저도 파산할 상황입니다. -홍용하(가명·54세)- A파산제도는 채무자가 가진 자산으로 모든 채권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순위와 금액에 따라 공평하게 분배를 하는 절차, 즉 집단적인 채권추심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채권자의 개별적인 행동을 억제할 필요가 있으므로 통합도산법도 파산선고 이전의 원인으로 인하여 생긴 파산채권에 대하여는 해당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행사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소송도 마찬가지여서 민사소송법은 소송당사자가 파산 선고를 받은 때에는 소송절차가 중단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파산절차에서 파산채권자는 채권신고를 하고 파산채권의 조사, 확정 절차를 거쳐 채권이 파산채권자표에 기재되면 마치 과거 확정판결을 받았던 것과 동일한 권리를 가지게 되고 조사, 확정절차에 불복하면 정식 절차에 의한 소송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파산절차가 개시된 상황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고, 이전에 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도 채권에 관하여 이의가 없는 경우에는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조사확정에 대한 이의의 소송으로 변경할 수 있을 뿐입니다. 파산절차가 개시되면 채무자의 재산에 관하여 기존에 집행된 가압류도 전부 취소됩니다. 파산절차는 채무자의 모든 재산을 장악하여 파산재단으로 가산하는 것, 즉 일반집행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기에 굳이 개별적인 집행절차를 유지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같이 파산절차는 소송이나 가압류와 같은 개별적 추심노력에 드는 비용을 공허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지만, 이것은 채권자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겠습니다. 홍용하씨와 같이 거래처의 지급정지와 파산으로 인하여 금융채무를 갚지 못하게 되어 기업이 연쇄적으로 도산위기에 처하는 상황은 자주 발생합니다. 향후 전망이 좋지 않은 경우라면 질서 있는 청산을 통한 채권자들의 공동만족을 위하여 파산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지만, 영업이익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외부적인 충격으로 일시에 거액의 채무가 생긴 경우라면, 기존 금융채무의 이행을 일단 정지하고 기업을 계속 운영하여 얻은 수익으로 채무를 정리하는 회생제도를 이용함으로써 흑자도산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홍용하씨 같이 근저당권 등 담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무가 5억원 미만인 경우라면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하여 확실하게 채무를 구조조정할 수 있으니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창조적 자본주의’ 실험의 場 케냐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창조적 자본주의’ 실험의 場 케냐

    |나이로비(케냐) 이재연특파원|아프리카 최대 빈민지역인 케냐 나이로비의 고로고초에도 삶은 있었다. 스와힐리어로 ‘쓰레기’란 뜻의 이 지역은 매립 쓰레기 언덕에 세운 불법 거주촌이다. 주민 12만명이 거주하는 언덕에 들어서자 악취가 코를 찌르고 다리 아래로는 시커먼 하수가 흐르고 있었다. 깡마른 몸집의 소년 셰디(13)는 이곳에 산다. 엄마와 누나, 두 명의 남동생과 함께 13㎡(약 4평) 남짓한 쪽방에서 지낸다. ■ “함께 돌보자”… NGO 주도 빈민구제 바람 엄마 비트리스(31)는 고철, 플라스틱을 주워 받는 하루 50실링(약 900원)으로 아이들을 먹여 살린다. 애들 아빠는 수년 전에 죽었다.4실링으로 바나나 1개를 겨우 살 수 있으므로 50실링으로는 다섯 식구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하다. 그래서 하루 두 끼 먹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집에는 전기나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다.1주일 전 셰디를 제외한 남매들이 모두 말라리아에 걸렸지만 병원 문턱에도 가지 못했다. ●지구촌 절대 빈곤층 12억명 셰디네 가족은 검은대륙 아프리카에서 지극히 평범한 절대 빈곤층 중 한 가정일 뿐이다. 지난해 유엔 새천년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촌에서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절대 빈곤층은 12억명, 하루 3달러 미만 소득자는 30억명이었다. 세계 인구의 7분의1에 이르는 8억 5000만명 이상은 셰디네처럼 심각한 수준의 만성적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말라리아에서 살아남은 셰디의 누나 젠(15), 남동생 마빈(9)과 조(7)는 그나마 행운아 축에 든다. 지난해 10세 미만 어린이가 3초에 1명꼴로 굶주림이나 질병으로 인해 사망했기 때문이다. 깨끗한 물 한 잔이 없어 설사로 사망하는 아동도 연간 180만명이나 됐다. 그러나 셰디 가족을 직접 지원하는 손길은 케냐 정부가 아니다. 케냐는 지난해 대선 부정선거를 둘러싼 유혈충돌로 100명 넘게 사망했다. 올 들어 곡물 가격이 42% 오르는 등 경제도 파탄 직전이다. 셰디는 고로고초 지역의 지라니(현지어로 이웃이란 뜻) 초등학교를 다닌다. 이 학교는 케냐 정부가 운영하는 곳이 아니다. 근처에 시 의회가 운영하는 학교 두 곳이 있지만 교복 살 형편도 안 되는 아이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지라니 초등학교는 한국의 국제비영리단체 굿네이버스가 세계 23개국에서 벌이는 초등교육 사업의 하나로 세운 학교다. 케냐 정부로부터 정식인가를 받았다. 셰디 같은 아이들 180여명이 초등교육과정을 비롯해 목공, 재봉, 컴퓨터, 간호보조 등 맞춤 직업교육을 무료로 받고 있다. 수학을 좋아하는 셰디는 “돈을 잘 벌 수 있는 택시 기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빈민국에 급식·교육지원 이 학교에선 급식도 중요한 사업이다. 밀리 센트 교장은 “아이들이 먹는 하루 한 끼가 바로 급식인 우갈리(옥수수 가루로 찐 케이크)”라고 말했다. 셰디는 “수업이 없는 주말에는 종일 굶을 때도 많다.”고 했다. 먹고 싶은 간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안 먹어 봐서 잘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학교의 급식비 등 각종 경비는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굿네이버스 기금으로 충당한다. 굿네이버스는 1996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로부터 비정부기구(NGO)로는 최고등급인 ‘최상위 포괄적 협의 지위’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같은 비정부기구들이 없다면 케냐 같은 빈곤 국가들의 복지정책은 크게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올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 ‘창조적 자본주의’를 역설했다. 기업이 각국 정부, 비영리단체들과 협력해 자본주의 혜택이 가난한 이들에게도 돌아가도록 하자는 취지다. 셰디처럼 하루하루 생존싸움을 하는 이들에겐 창조적 자본주의가 구세주 같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본주의 혜택 가난한 이와 나누자” 유엔이 2000년 발표한 ‘새천년 개발 목표’는 2015년까지 세계적 빈곤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자는 구체적 행동 지침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공여국들이 국민총소득(GNI)의 0.7%만 내놓아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이 액수는 전 세계가 국방비에 쏟아 붓는 돈의 5분의1에 해당한다. 절대빈곤층이 가장 많은 아프리카에 필요한 예산이 연간 24조 8000억원. 세계인들이 화장품을 사들이는 데 쓰는 돈은 연간 31조 4000억원임을 생각하면 창조적 자본주의의 길이 멀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불안정한 현지 정세나 식량, 유가 폭등은 비정부기구들의 자발적 구호활동에 한계요인이 된다. 세계식량계획(WFP) 나이로비 지부장 피터 멀던은 “올해 총예산 45억달러 중 20억달러가 순전히 기부금이고, 전 세계적인 곡물가격 인상분으로 올해 7억 5500만달러의 추가 예산이 책정됐다.”면서 “국제기구가 없다면 케냐 빈민들은 당장 굶어 죽을 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기구들은 순수 기부금으로 원조용 식량을 배분하기 때문에 올해처럼 식량가격 폭등 같은 위기 상황이 오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면서 “효율적 지원을 위해 각국 정부와 세계은행(WB) 등 정책결정권자들과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oscal@seoul.co.kr ◆ 용어 클릭 ●창조적 자본주의 기업활동을 통해 비즈니스와 사회봉사를 하나로 결합하는 형태의 활동을 말한다. 특히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각국 정부 및 비영리단체들과 협력해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는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자본주의의 방향이 부유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하루 1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아가는 전세계 10억 빈민을 도울 수 있는 ‘창조적 자본주의’의 길을 모색하자.”고 역설하기도 했다. 창조적 자본주의는 한 발 더 나아가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풍요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존의 구호물품 제공 등에서 벗어나 자선활동 자체를 사업화하고 각국 정부와 연대해 빈곤 탈출을 위한 포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 한국 ‘창조적 자본주의’는 - 사회연대은행, 창업자금 등 지원 한국에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창조적 자본주의’가 자라고 있을까?‘마이크로크레디트’나 사회적 기업 등의 형태로 조금씩 구체화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으로 잘 알려진 ‘마이크로크레디트’의 경우 이미 국내에서도 뿌리를 내린 상태다.2002년 설립된 사회연대은행(www.bss.or.kr)에서는 사회적 약자에게 창업자금을 지원해 생계 터전을 마련해 주고 있다. 지금까지 118억원의 창업기금을 조성,600여명의 음식점ㆍ도소매업 창업자들에게 혜택을 줬다. 최근에는 예금보험공사와 손잡고 사내 변호사 5명이 창업ㆍ임대차ㆍ개인회생 등 법률문제를 도와주는 무료법률상담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실직자, 노인 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의 증가세도 뚜렷하다. 지금까지 100여개 업체가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아 활동하고 있다. 헌 옷이나 중고제품을 기부받은 뒤 이를 손질해 판매하는 ‘아름다운 가게’(2002년 설립)의 경우 현재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을 웃도는 대표적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럼에도 약자에 대한 개인과 기업의 기부 풍토는 아직도 무척 빈약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국제사회에 대한 한국의 기여도는 일본의 100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 11위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기여를 해달라.”고 호소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실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부 총액은 2003년 1382억원에서 지난해 26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정기적인 개인 기부율은 미국(83%)이나 캐나다(85%)의 절반 수준인 45%에 불과하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개인회생 2년 변제… 더 감당 어려워

    Q회사원으로 3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가 2006년 4월 개인회생을 신청해 매월 220만원씩 5년간 납부하는 변제계획을 인가 받았습니다. 생활비를 줄이는 것이 어려웠지만 2년 정도 성실하게 갚아 왔습니다만, 아들의 교통사고에 어머니의 치매 발병 때문에 치료비 부담이 겹쳐 변제금을 2개월 내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에 직장도 옮겼는데 급여도 50만원 이상 줄었고 정년까지 3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고원호(가명·57세)- A세상만사는 변화하게 마련이며,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갑자기 진전되기도 합니다. 예상대로 되었더라면 고원호씨가 빚에 허덕이지도, 개인회생을 신청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또 지금도 채무를 면할 희망에 열심히 변제계획을 이행하고 있을 것입니다. 파산법의 목적은 채권자와 채무자들이 적절히 예상하고 대책을 세우지 못했던 지급불능 사태라는 위험이 현실화한 결과를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내부화하는 데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회생절차에 의해 수립된 변제계획이 예상과 어긋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로자의 실직, 급격한 지출 증대는 늘 예상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개인회생 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단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변제계획을 관대하게 수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상황이 변하면 그에 맞춰 변경할 수 있게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법률도 이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개인회생 실무상 3개월 이상 납입을 지체할 때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보고 절차를 폐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폐지되면 개인회생절차에 의해 인가된 변제계획은 무효로 돌아가며, 기존에 낸 납입금은 원래의 채권·채무 관계에 의해 이자·원금·비용에 충당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납입한 금액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는 한 푼도 줄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개인회생의 인가가 권리변경을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불가피한 결과입니다.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개인회생은 언제든지 다시 신청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개인회생 실적을 고려하지 않고, 지금의 상황에서 정기적 수입을 얻고 있다는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그 사이에 변한 상황은 반영하면 됩니다. 수입이 줄었으면 거기에 맞춰 현실적인 변제계획을 짜야 할 것이고, 현재 실무상의 권장 사항인 5년간의 변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예를 들어 2년 6개월같이 소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에 한정해 변제계획을 내는 것도 허용됩니다. 두번째 방법은 폐지까지 기다리지 않고 변제계획 변경안을 제출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소득의 감소와 비정상적인 지출의 증대를 원인으로 하여 70만원 줄인 150만원을 변제하는 것이지요. 다만 채권자들의 의견을 묻고 법원이 심사하는 방법으로 본래의 개인회생절차를 변경하지 않고 변제금액만 줄일 수 있습니다. 세번째 방법은 고난으로 인한 특별면책의 신청입니다. 채무자가 그동안 성실하게 이행하여 가상적 파산절차에 의해 분배 받을 수 있었던 금액 이상을 변제하였고, 이행하지 못한 사유가 채무자가 책임질 만한 사유 때문이 아닐 때에는 특별히 면책을 부여할 수 있도록 법률은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직으로 인한 소득 감소와 가족의 질병으로 인한 지출 증가는 그 전형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폐지된 후 별개의 절차에서 파산을 신청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 신청하려 전세 명의 바꾸면…

    Q3년 전 개업비용을 대출 받아 한의원을 개업했는데 환자도 많지 않고 원리금 상환 부담도 커서 감당이 안돼 폐업하고 4억원을 빚지고 있습니다. 다른 한의원에 근무하며 월급 400만원을 받는데도 도저히 상환을 기약할 수 없어 파산이라도 신청하려고 주위에 물어보니 제 명의로 있는 전세보증금 1억 5000만원 때문에 파산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사하는 김에 친정언니 앞으로 전세명의를 바꾸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이명숙(가명·39)- A채무자가 재산을 다른 사람의 명의로 돌려 놓는 것은 파산을 생각하는지와 상관없이 시도해서는 안 되는 위법행위입니다. 채무자 앞으로 되어 있는 재산은 채권자들이 법적 절차에서 의존할 수 있는 유일한 담보입니다. 따라서 재산의 가치보다 채무가 크게 되면 채무자의 실패로 인한 위험이 채권자들에게 있습니다. 명의 여부에 불구하고 채권자가 사실상 주인이 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채무자가 재산을 다른 곳에 빼돌리는 것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거나 횡령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현행법에는 채무자가 채권자들의 권리행사를 피하려고 부동산, 전세보증금, 예금, 보험계약 등 형태를 불문하고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을 허위양도하는 것을 강제집행면탈죄로 규정하고,3년까지의 징역 또는 1000만원까지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채무자에게 파산선고가 내려진 때는 파산재단에 속할 재산을 은닉, 손괴하는 사기파산죄로 규정하여 10년까지의 징역 또는 1억원까지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또 민사법상으로는 어느 채권자이든 이같은 사해행위의 원상회복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파산절차에서는 파산관재인이 선임돼 부인권을 행사, 역시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습니다. 한편 파산제도에서는 무엇보다 이같은 행위가 채무자의 면책을 방해합니다. 원래 파산제도는 채권자들의 공동추심의 장을 열어 주는 것에서 발전해 왔고 채무자의 면책도 이같은 채권자들의 노력에 협조하라고 제공되는 특전 또는 은혜입니다. 현재의 생활을 희생하고 싶지는 않고, 그러면서도 감당 못할 채무로부터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고 싶은 심정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도의 혜택을 받으려면 그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채권자들에게 내놓아야 할 재산을 감추려고 시도하는 행위는 제도의 기본적인 규칙을 어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사소한 것이고 사해행위취소소송 등 채권자들의 조치로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이라도 재산은닉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을 부여하지 않는 현재의 실무는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명숙씨와 같이 현재를 희생하고 싶지 않은 채무자를 위해서는 개인회생제도를 적극 권합니다. 개인회생은 파산을 뒤집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산에서는 채무자가 현재 가진 재산을 원칙적으로 전부 채권자에게 내놓고 나머지 채무를 면제 받습니다만, 개인회생에서는 채무자는 현재 가진 것을 그대로 유지하되 앞으로 버는 소득으로 현재 가진 것 이상을 갚아 줍니다. 보통 5년까지 생계비를 빼고 남는 가처분소득을 전부 채권자에게 갚게 하고 대신 현재의 전세보증금, 주택, 자동차와 같은 재산을 채무자가 유지합니다. 말하자면 현재를 지키기 위한 5년짜리 적금을 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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