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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자금 대출 115억 포함 새달 22일부터 가신청

    학자금 대출 115억 포함 새달 22일부터 가신청

    역대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 중 가장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는 ‘국민행복기금’은 장기 연체자와 다중 채무자에게 실질적인 재활의 기회를 준다는 취지다. 대학생과 2금융권 연체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채무 재조정의 경우 미등록 대부 업체나 사채를 이용한 사람, 담보 대출자, 기존의 채무 조정이나 개인회생·파산 절차를 밟는 사람은 지원을 받지 못한다. 신청은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자산관리공사(캠코),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에서 받는다. 4월 22일부터 가접수도 한다. 가접수를 하는 즉시 채권 추심을 받지 않는다. 인터넷(www.happyfund.or.kr) 접수도 가능하다. 은행 창구에서 접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은 지난달 말 현재 6개월 이상 연체된 2000여명의 상각채권(손실 처리된 채권) 115억원어치를 사들여 채무를 조정해 준다. 일반 금융회사에서 대학생이 빌린 학자금이나 생활자금도 같은 요건에 해당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상환 능력에 따라 감면율이 차등 적용되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취업 이후 채무를 상환하도록 유예해 준다. 연 20%를 넘는 고금리 신용대출자는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신청을 받아 4000만원 한도에서 10%대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준다. 기존 전환대출보다 금액 한도를 1000만원 더 늘렸다. 전환 대출을 받으려면 연소득 4000만원 이하(영세 자영업자는 4500만원 이하)이면서 지난달 말까지 6개월 이상 원리금을 성실하게 갚았어야 한다. 국민행복기금의 지원 대상에서 벗어난 1억원 초과 연체자나 6개월 미만 단기 연체자에겐 신복위의 채무 감면율을 한시적으로 확대해 도움을 준다.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의 지원 대상을 ‘최근 1년 내 연체일수 합계가 1개월 이상인 연소득 4000만원 이하 채무자’로 확대하는 것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행복기금 재연체땐 ‘빚 탕감’ 무효

    행복기금 재연체땐 ‘빚 탕감’ 무효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빚을 탕감받은 연체자가 ‘성실 상환’ 약속을 깨고 다시 연체하면 원래의 빚을 모두 갚아야 한다. ‘탕감’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이다. 원금 탕감을 노린 고의 연체나 일단 ‘탕감받고 보자’ 식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기관에서 연체 채권을 사들일 때는 수익을 ‘사후정산’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헐값 매각 시비나 손실 가능성이 줄어들어 금융기관의 행복기금 협약 참여 부담이 줄게 된다. <서울신문 3월 14일자 21면>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14일 “행복기금을 둘러싸고 모럴 해저드의 우려가 많아 기금 수혜자가 다시 연체하면 원금 탕감을 무효화하기로 했다”면서 “이런 내용의 ‘신용회복 지원 초안’을 금융권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1억원을 연체한 사람이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5000만원을 탕감받고 나머지 5000만원을 10년에 걸쳐 분할 상환키로 한 뒤 다시 연체했다면 1억원을 전부 갚아야 한다. 금융위는 채무 재조정 협약을 맺을 때 이런 백지화 조항을 약정서에 처음부터 명기할 방침이다. 다만 연채 몇 개월째부터 백지화시킬 것인지와 원금과 함께 탕감받은 연체이자를 모두 토해내게 할 것인지 등 세부 조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과거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했던 한마음금융이나 희망모아의 채무 재조정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당시 캠코는 원금을 깎아 주는 대신 다시 연체하면 빚을 탕감받은 일 자체를 없던 일로 하는 페널티(불이익) 조항을 뒀다. 또 금융사에서 넘겨받은 연체채권 가격보다 채무 재조정 후 회수한 금액이 많으면 차익을 금융사에 나눠줬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런 사후정산 방식을 쓰면 금융사의 손실이 줄게 돼 국민행복기금 협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행복기금 지원 대상자가 되면 금융권에 등록된 연체정보는 즉시 해제된다. 다만 ‘별도 관리’ 기록은 남는다. 이 기록도 나머지 빚을 모두 갚으면 삭제된다. 국민행복기금은 올 2월 말 현재 6개월 이상 연체자를 대상으로 원금의 30~70%를 탕감해 주는 제도다. 나머지 빚은 몇 년에 걸쳐 쪼개 갚으면 된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개별적으로 신청하면 원금을 더 많이 탕감받는다. 단 개인파산, 개인회생, (프리)워크아웃, 경매·소송이 진행 중인 채무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장기 불황에… 파산 법원만 몸집 더 커졌다

    장기 불황에… 파산 법원만 몸집 더 커졌다

    오랜 경기침체가 법원 조직에까지 변화를 몰고 왔다. 기업 회생과 파산 신청이 늘면서 관련 업무 처리를 위한 재판부가 확대 개편됐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25일부터 제6파산부와 제26파산부를 신설하는 한편 합의부를 기존 12개에서 14개로 늘렸다. 제6파산부는 이종석 수석부장판사가, 제26파산부는 구회근 부장판사가 각각 담당한다. 개인회생 단독재판부도 19개에서 20개로 늘어났다. 파산부는 그동안 법인 회생과 파산 건수의 꾸준한 증가로 업무 부담이 가중돼 왔다. 2008년 110건이었던 법인 회생신청은 지난해 268건으로 2.4배가 됐다. 2008년 74건이었던 법인 파산신청도 지속적으로 증가, 지난해에는 190건에 달했다. 서울·경기·강원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을 관할하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전국 법원의 기업 회생사건의 3분의1 가량을 감당하고 있다. 개인 회생신청 건수도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2008년 5818건에서 2010년 8964건으로 54%가 늘더니 지난해에는 2만 569건으로 2년 새 130%가 증가했다. 법원 관계자는 “회생사건 접수건수 자체가 급증한 것은 물론이고 대형 건설업체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 등 규모도 이전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사정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인천지법 관계자는 “경기권을 비롯, 전국적으로 파산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기업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면서 “파산 선고와 회생절차 개시 결정 등 산적해 있는 사건들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파산부 담당 인력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불경기 속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기업들의 회생·파산 신청이 줄을 이으면서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한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도 “파산부 확대 등 법원 차원의 인력 충원은 임시 방편에 불과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소득분배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사설] 대선후보 가계부채 대책에 담긴 도덕적 해이

    차기 정부 초반 경제운용의 성패는 1000조원으로 추산되는 가계부채 해법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대 후반 미국의 금융위기를 몰고 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떠올리게 할 만큼 폭발력이 큰 사안이 가계부채 문제다. 세계적 불황과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려 개인 파산이 속출하게 된다면 단기적 금융위기 차원을 넘어 사회적 대혼란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가계부채 대책을 쏟아내는 것도 사안의 심각성과 시급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한데 문제는 이들 대선주자의 처방이라는 게 지극히 즉응적이고 단선적이라는 데 있다. 다각도의 대책을 내놓았다고는 하나 크게 보면 이자율을 낮춰주고 정부 재정을 대규모로 투입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이자율 상한을 현행 39%에서 25%로 낮추고 개인회생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여주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정부 재정과 금융 자금을 투입, 2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파산가구를 지원하고 주택담보 채권자의 임의변제를 막겠다고 했다. 조만간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 역시 금리 경감과 가계 채무 재조정 등을 위해 정부 재정을 대거 투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국민 혈세 투입과 재정부담 가중, 금융질서 왜곡, 금융회사들의 부담 증가 등 2차 부작용이 빤히 눈에 보이는 상황이다. 382만명을 신용불량자로 만든 2004년 신용카드 대란은 국민의 정부의 카드 남발에 이어 2002년 대선이 도화선이 됐음을 기억해야 한다. 표를 의식한 후보들이 원리금 감면 등 선심공약을 앞다퉈 쏟아내면서 시장의 도덕적 해이를 부르고 결국 더 큰 화를 낳았다. 가계부채는 결코 졸속으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다. 성장 정책과 연계한 입체적 대책이 요구된다. 각 후보들은 가계부채 대책으로 표를 얻을 생각부터 버리기 바란다.
  • ‘파산자 부활 펀드’ 2조원 조성… 공공임대 주택 10%로↑

    ‘파산자 부활 펀드’ 2조원 조성… 공공임대 주택 10%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채권자와 채무자의 공평한 손실 분담, 신용대출 채무자와 담보대출 채무자 간의 형평 유지, 국민 조세 부담 최소화를 원칙으로 하는 가계부채와 주거복지 정책을 발표했다.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해법에 대해 안 후보는 채권·채무자의 공평한 손실 부담을 제시한 것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정부의 적극적 개입,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금융기관 책임 강화와 대비된다. 안 후보 캠프의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가계부채·복지 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2조원 규모의 ‘진심 새 출발 펀드’를 만들고 이 펀드로 부양 가족이 있는 파산 세대주에게 1인당 300만원 한도의 주택임차보증금을 바우처 형태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또 재활 훈련 프로그램인 ‘진심 새 출발’을 이수하는 파산자에게는 3개월간 매월 20만원씩 재활 훈련비도 지원한다. 진심 새 출발 펀드는 금융기관과 정부가 공동 출자해 1조원을 모으고 필요하면 1조원을 추가로 조성한다. ●채권·채무자 공평한 손실 부담 개인파산제도와 개인회생절차도 개선키로 했다. 자가주택 거주자가 파산할 때도 세입자와 마찬가지로 2500만원 이하의 임차보증금을 면제 자산으로 인정해 준다. 파산자의 6개월간 생활비도 면제 자산으로 인정한다. 또 개인회생절차도 변제 기간을 3년(최장 5년)으로 줄인다. 또 주택담보대출이 회생 계획에 포함된 경우 담보 채권자의 임의변제를 금지하고 주택담보대출자의 회생 기간을 최장 20년으로 늘린다. 또 신용불량자의 금융거래 제한 기간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줄여 조기에 패자 부활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주택담보대출도 일시상환에서 장기분할상환으로 바꿔 하우스푸어의 원리금 상환 부담의 과도한 집중을 막기로 했다.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 공급 주거복지 정책에서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공공임대주택을 2018년까지 매년 12만 가구씩 공급해 공공주택 거주 가구 비율을 현재 4%에서 10%로 높일 계획이다. 대신 보금자리 분양주택 공급은 중단키로 했다. 장 정책본부장은 “서민주택이라고 보기 어려운 보금자리 분양주택의 공급을 중단하고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의 유형도 다양해진다. 정부가 도심에서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사들이거나 빌린 뒤 서민들에게 임대하는 정부 주도형 임대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집주인에게 세금 감면, 집수리 비용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임대료 인상률을 제한하고 장기로 임대하게 하는 계약임대방식도 활용한다. ●20만 가구 月10만원 주거보조금 주택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주택 임차료 보조 제도(주택 바우처 제도)도 도입한다. 내년에 1만 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연차적으로 늘려 2017년에는 20만 가구에 월 10만원 정도의 주거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으로 65세 이상 무주택 노인이 우선 지급 대상이다. 또 공공택지 내 공공임대주택 및 토지임대부 주택 혼합 건설과 함께 ▲임차인 1회 자동 계약 갱신권 보장 ▲우선변제제도 대상 가구 확대 및 우선변제금 증액 ▲전세금 보증센터 설립 등도 추진키로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文·安 ‘3040 힐링행보’ 경쟁

    文·安 ‘3040 힐링행보’ 경쟁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자신들의 주요 지지 기반인 30·40세대를 경쟁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문 후보는 가계부채에 시름하는 시민들을 만나 사연을 들으며 ‘30·40 힐링 행보’를 이어 갔고, 안 후보는 30·40 직장인들과 도시락 번개 미팅을 가지며 육아문제 해결 방안을 고민했다. 문 후보는 16일 서울 여의도 시민캠프에서 열린 ‘가계부채 대책 간담회’에 참석해 “서민이 고리사채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피에타 3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정대출법을 제정하고, 이자제한법·공정채권추심법을 개정해 현행 연 39%인 대부업 이자율 상한을 25%로 낮추고, 개인회생 기간을 5년(최장 8년)에서 3년(최장 5년)으로 단축하겠다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앞서 문 후보는 일자리위원회 첫 번째 회의에 참석해 “성장과 복지, 경제민주화 등 모든 이슈를 관통하는 게 일자리”라면서 “임기 내 중견기업 4000개를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도시락 카페’에서 직장인 5명과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으며 ‘번개 미팅’을 가졌다. 안 후보 측은 전날 온라인을 통해 30·40 직장인 참석자들을 모집했다. 참석자들은 “직장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기가 너무 어렵다.”며 육아에 대한 고민을 쏟아 냈다. 참석자들의 얘기를 수첩에 꼼꼼히 적은 안 후보는 “노령화나 생산가능 인구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성 인력이 정말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국가경쟁력에도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단순히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고만 하지 말고, 보육시설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 국공립 보육시설을 점진적으로 늘려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울광장] 다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8일 한국 대선이 경제분야에서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했다면서 작은 구상과 세부적인 관리를 중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급속한 고령화에따른 문제 해결과 수출 주도 성장모델을 택하고 있는 후발 국가들과의 경쟁에 대응하는 경제 목표의 큰 그림이 없으면 국가경제가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희식 개발모델과 외환위기 이후의 신자유주의식 경제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경제 밑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MB(이명박)경제’를 대신할 청사진으로 ‘창조경제’(박근혜 후보), ‘일자리 대통령’(문재인 후보), ‘혁신경제’(안철수 후보)를 내세우고 있으나 대동소이(大同小異)한 것 같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경제민주화를 통해 재벌에 재갈을 물리고 복지란 이름으로 사회적 약자의 굶주림과 박탈감을 채워 주겠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한결같이 표심(票心)만 겨냥해 배 부른 자의 몫을 뺏거나 나라 곳간을 풀어 갈증을 해소해 주겠다고 접근하다 보니 생긴 결과다. 더구나 과거와 같은 이념적인 대치전선도 없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감언이설에 현혹되기에는 내상(內傷)이 너무도 깊다.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 및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관련기관,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떨어뜨렸다. 동시에 잠재성장률은 3% 중반 전후로 제시했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980~1988년 9.1%, 이후 10년간 7.4%,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4.7%로 떨어졌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3.8%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차기정부 집권기간 동안 연평균 잠재성장률이 3.7%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대내외 여건 변화와 정책 구사 등에 따라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 수도 있지만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은 반드시 후유증을 남긴다. 게다가 속을 들여다보면 상태는 훨씬 더 심각하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평균 4.5%인 반면 실질 국내총소득(GNI) 증가율은 3.4%로 1.1% 포인트 낮았다. 상대적으로 실질소득이 줄어든 셈이다. 내수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구나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두드러졌다. 소득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의 소득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1990년대에는 3.72배였으나 외환위기 직후 4.55배로 치솟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격차가 해소되기는커녕 4.8~5배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그 결과, 중위임금 3분의2 미만인 저임금근로자의 비중은 22.2%(2010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세 번째로, 중위소득 50% 미만이 차지하는 2인 이상 가구의 비율인 상대빈곤율은 일곱 번째로 높다. 특히 지난 4년간 가계의 실질소득은 2.4% 증가에 머문 반면 기업의 실질소득은 16.1%나 급증했다. 감세, 규제 완화 등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부자 기업-가난한 가계’라는 새로운 양극화를 낳은 것이다. 기업을 지원하면 이윤이 낙수효과를 통해 성장과 투자, 고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던 기대와는 달리 기업의 배만 불렸다. 그러다 보니 월소득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빈형 자영업자가 170만명에 이른다. 전체 자영업자의 23.7%다. 올 들어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람은 55%나 늘었다. 7등급 이하 저신용층도 500만명이나 된다. 차기정부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다. 따라서 지금의 대선 공약으로는 성장률 추락과 양극화 심화, 저출산-고령화로 활력을 잃은 한국경제를 살리지 못한다. 무엇보다 먼저 각 경제주체의 경제활동 참여율부터 높여야 한다. 그러자면 새 정부의 경제 밑그림은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 복지도, 경제민주화도 모두가 성장에 함께 참여하고 과실을 나누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것이 플러스 정치다. djwootk@seoul.co.kr
  • 관악구 “가계빚 고민, 오늘 함께 풀어요”

    해결의 기미를 찾을 수 없는 빚에 허덕이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구청이 나섰다. 관악구는 21일 구민회관에서 가계부채 관리방안 및 재무설계 비법을 전하는 맞춤 교육 ‘희망경제아카데미’를 개최한다. 희망경제아카데미에는 서울신용보증재단 소속 재무 컨설턴트가 강사로 나선다. 건전한 신용카드 사용법, 각종 금융사고 예방 대책, 서민금융지원제도에 대해 주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또 해결하기 힘든 가계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개인회생, 파산면책에 대해서도 교육한다. 이와 별도로 상담 부스를 설치해 가계부채 탓에 어려움을 겪거나 재무설계가 필요한 주민들이 무료로 개별 맞춤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상담 내용에 따라 독촉장이나 차용증 등 관련 서류 등을 미리 준비해 방문하면 빠르고 정확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구는 구청 1층 민원실에 가계부채종합상담센터를 설치해 서울신용보증재단 소속 재무 컨설턴트가 상주하며 주민들에게 재무 관련 도움을 주도록 하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2012 대선공약 대해부-경제분야] 민생경제

    [2012 대선공약 대해부-경제분야] 민생경제

    여야 주요 대선후보들의 민생경제 분야 공약은 주로 가계빚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약 10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폭탄이 터질 경우 서민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몰락해 국정운영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여야가 공유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주요 대책으로는 가계빚의 주요 진원지인 하우스푸어 계층 지원 방안, 서민·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 확보 등이 나왔다. 그러나 재정 추계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아 장밋빛 청사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지난 20일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에서 다짐했듯 민생경제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 경제적 약자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고 자립이 불가능한 계층에 대해선 국가가 보호하되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국민은 일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민주통합당 정세균 경선 후보는 가계부채특별법 제정과 공익은행 설립을 앞세운 가계부채 종합정책을 발표했다. 취약계층에 대해 2년간 채권추심을 금지해 채무를 유예하는 한편 채무대리인을 통해 개인파산과 채무조정을 돕겠다는 것이다. 김두관 후보는 서민계층 생활비 감소를 앞세웠다. 4인 가구 연간 필수생활비를 600만원까지 절감해 서민계층 생활고부터 덜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입시제도 단순화를 통한 사교육 수요 절감, 휘발유·통신비 원가검증제 도입, 중증질환의 건강보험급여 확대 등을 약속하고 있다. 손학규 후보 역시 가계부채 해소에 방점을 찍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과도한 채무를 정부가 일부 지원하고 개인회생절차를 밟아도 집을 보전할 수 있도록 통합도산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재인 후보는 소득보장 종합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국민의 적정소득을 보장해 경제위기에도 중산층이 몰락하지 않도록 하고 서민에게는 빈곤 탈출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빈곤, 실업, 노후의 3대 소득불안에 대비하는 실업급여와 실업부조, 기초생활보장제도, 국민연금·기초노령연금 등 3대 소득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빚 갚는데 ‘헉헉’… 개인회생 신청 작년의 2배 육박

    빚 갚는데 ‘헉헉’… 개인회생 신청 작년의 2배 육박

    경기 불황으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일찌감치 워크아웃(채무재조정)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2009년 4월 시작된 프리워크아웃 신청자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은행권 처음으로 연체자 이자 부담을 한 자릿수로 줄여 주는 새로운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도입한다. 22일 신용회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람은 827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322명(39%) 늘었다. 2010년 상반기(2659명)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저축은행, 카드, 캐피털,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 연체자들의 워크아웃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빚의 질(質)이 나빠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복위 측은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쯤에는 프리워크아웃 신청자가 2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금 상환일을 한 날짜로 몰아 주고, 신용불량자 등록을 피할 수 있다는 점 등도 프리워크아웃 증가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단기 연체자가 채무 조정을 신청한 뒤 1년간 성실하게 원리금을 갚으면 새희망홀씨 대출(금리 연 11%)로 바꿔 주는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시행한다. 국민은행 여신상품부 관계자는 “새희망홀씨 대출을 정상 상환한 뒤 신용등급이 회복되면 일반 신용대출 계좌로 최종 전환돼 금리가 한 자릿수로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람도 급격히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은 1만 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57건보다 2배로 늘었다. 개인회생 제도는 법원이 강제로 채무를 조정해 파산을 구제하는 프로그램이다. 개인 워크아웃 제도와 달리 원금까지 탕감받을 수 있으며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사채도 포함한다. 더는 빚을 못 갚겠다고 아예 손 들어 버리는 개인 파산도 늘어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우려하기도 한다. 어떻게든 빚을 갚으려 노력하기보다는 프리워크아웃이나 개인회생 제도를 교묘하게 이용해 빚을 탕감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프리워크아웃 신청자의 부채 규모를 보면 절반 이상(59.2%)이 3000만원 이하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회복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서민금융기관 등에 분산된 채무구제 프로그램을 단일화하고 상담 기능을 강화해야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용어클릭] ●프리 워크아웃(Pre-Workout)연체 기간이 3개월 이하인 채무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석 달이 넘으면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등록되기 때문에 그 전에 구제하려는 제도다. 보유자산 5억원 이하, 소득 대비 부채상환 비율 30% 이상이면 연체이자를 면제받고 대출이자는 감면받을 수 있다.
  • 대기업 퇴직연금 계열사 몰아주기 제동

    대기업이 직원들의 퇴직연금 운용을 계열금융사에 몰아주는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퇴직연금 사업자 간 고금리 경쟁 등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규제 방안도 도입된다. 고용노동부는 17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돼 오는 26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퇴직연금을 계열금융사에 무분별하게 몰아주는 것을 막기 위해 퇴직연금사업자를 선정하거나 바꿀 경우 선정 사유서를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하게 했다. 기존에는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에 제한이 없었으나 개정안은 퇴직금 중간정산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주택 구입 등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6가지 사유에 해당될 경우만 허용키로 했다. 퇴직금 중간정산이 허용되는 사유는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무주택자의 근로자가 주거 목적으로 전세금 또는 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본인, 배우자 또는 부양가족이 질병·부상으로 6개월 이상 요양하는 경우 ▲최근 5년 이내 파산선고를 받거나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는 경우 ▲임금피크제를 실시하여 임금이 줄어드는 경우 ▲태풍, 홍수 등 천재지변으로 고용부 장관이 정한 사유와 요건에 해당되는 경우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수익에 눈먼 금융권도 가계부채 책임 커”

    “수익에 눈먼 금융권도 가계부채 책임 커”

    “돈 갚을 능력은 따지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대출한 금융권도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책임이 크죠. 그렇다면 채무자들만 죄인으로 몰아붙일 게 아니라 금융권도 일정 부분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빚을 깎아 줘야 합니다.” 채무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시민단체 ‘빚을 갚고 싶은 사람들’의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제윤경(41·여) 희망살림 상임이사는 13일 “은행들이 채무자들의 빚을 깎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보다 행복을 위한 가계운영을 설파해 ‘우리집 재무주치의’로 잘 알려진 그는 지난달 저소득층 채무변제 지원을 위한 시민단체 ‘희망살림’을 설립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과 함께 시민단체 ‘빚갚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우리나라에 채무자 권익보호 단체가 만들어지기는 처음이다. 그는 먼저 금융권의 약탈적인 대출 행태가 국민들을 빚의 나락으로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제 이사는 “상환 능력이 안 되면 대출을 해 주지 말아야 하는데 금융권은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들에게 무차별 대출을 해 줬다.”면서 “결국 은행들이 고금리에 눈이 멀어 위험을 택한 것이 현재 가계부채 급증이라는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비판했다. 금융권이 무리한 대출로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키웠다는 것이다. 제 이사는 “그럼에도 금융권은 절대 손실을 보려고 하지 않고 있다.”면서 “고금리로 이자를 꼬박꼬박 받아 놓고도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바로 채권자의 자산을 경매로 넘겨 경제적·사회적으로 회생이 불가능하게 만들고 만다.”고 꼬집었다. 금융권이 수익에 눈이 멀어 ‘채권자의 윤리’를 저버린 ‘샤일록’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채무자들이 연대해 금융권이 빚을 감해 주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 이사는 “가계부채 문제를 이대로 놔두면 빚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결국 금융은 물론 국민들의 삶도 파괴될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권이 사회에 기여하라는 말이 아니라 무분별한 대출로 파생된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빚갚사는 출범과 함께 집단 파산운동과 개인회생제도 개선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그는 “현재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3~8년간 최저생계비의 150%를 제하고 모든 수입을 빚에 털어넣어 사실상 빚 갚는 노예가 된다.”면서 “하지만 금융권은 원금을 모두 회수해 사실상 손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가계부채 문제에서 자유로운 국민은 극소수”라면서 “정부가 나서서 부채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빈곤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몰락하는 끔찍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열린세상] 가계부채, 무엇인가 해야 할 때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가계부채, 무엇인가 해야 할 때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가계부채 걱정을 한 지가 벌써 몇 년째인가. 워킹 푸어, 즉 일하는 서민이나 주택담보대출을 힘들게 갚아 나가는 하우스 푸어 등의 용어는 진부할 정도다.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내려고 고금리 대출과 신용카드 급전을 쓰고 그 소액 대출을 갚지 못해 주택이 경매당하는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것이 주택 가격을 떨어뜨려 은행에 손해를 끼치고, 은행은 가계대출을 축소해 다시 경매를 유발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그런 와중에도 가계의 과도한 차입을 탓하는 한편 과도하게 대부해준 금융업자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논의만 가끔 있었을 뿐, 가계부채 축소를 위한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를 바로 보자. 가계부채에 대한 핵심 대책은 채무를 직접 취소·조정하는 것이다.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불편한 진실은 그들의 잘잘못을 따질 여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역사로부터 배우는 바가 있어야 한다. 이집트어와 그리스어가 각인되어 있어 고대의 상형문자를 번역할 수 있는 열쇠가 된 로제타스톤은 프톨레마이오스 5세가 기원전 196년에 채무자와 죄수들에게 사면을 선언하기 위하여 세운 것이었다. 구약성서에도 7년마다 채무를 면제해 종을 풀어 주고, 50년마다 희년을 삼아 땅을 원소유자에게 돌려 주라는 말씀이 나온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세상은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빚에 못 견딘 농민들이 달아나 유민이 되고 사회는 붕괴한다. 고대 그리스의 솔론이 취한 개혁을 보자. 그 시절 인신을 담보로 빚을 내 쓰는 것이 허용돼 채권자는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를 죽일 수도 있었고 노예로 팔 수도 있었다. 비참한 운명에 처한 채무자나 가족들이 폭력으로 저항하는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계층 간 타협으로 지도자가 된 솔론은 약간의 보상으로 기존의 채무를 취소해 멀리 노예로 팔려간 사람을 귀국시키고, 부채로 인하여 빼앗긴 땅을 원소유자에게 돌려 주었다. 개혁의 결과, 사회적 긴장이 완화되고 경제도 발전하였다. 그 무렵 아테네 지역에서 생산된 검은색 도기가 지중해 연안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증명된다. 과격한 채무 취소는 먼 나라의 오래된 이야기만도 아니다. 1961년 5월 16일의 쿠데타로부터 불과 한달이 지나지 않은 6월 10일 농어촌고리채정리법이 시행됐다. 이에 의하면 채권을 지역별 위원회에 신고하여 위원회가 금액을 조정하고, 농업은행이 농업금융채권으로 채권자에게 대위변제를 하고 채무자에게 구상하도록 하되, 신고하지 않은 채권은 실효하도록 하였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이런 혁명적 조치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지만 파산제도의 활성화, 주택담보대출의 대환 인정과 같은 법제적인 대응을 강구할 수 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미국의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실패한 기업가와 소비자가 파산절차를 통하여 금융채무에 관한 면책을 얻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것을 기본적 인권으로 인정한 로컬 론 대 헌트 판결이 1934년에 나왔다. 담보대출의 연체로 주택을 경매로 잃을 위기에 처한 가계에 연방정부가 장기저리자금을 융자하는 조치가 시행되었다. 1938년의 챈들러 법은 근로자가 즉시 면책을 얻는 대신에 향후 버는 수입으로 담보대출을 포함한 채무를 상환하고 주택을 지키는 방식을 도입하였다. 금융업자와 가진 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그들은 위기에 처한 근로계층·하위중산층을 지켜냈고 혁명과 파시즘을 피했다. 사법 엘리트들이 채무자를 구하기 위하여 파산제도를 활용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현실은 답답하다. 개인회생제도는 각 가정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도식적인 변제계획안을 적용, 채권추심과 비슷하게 운영돼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정채권추심법은 채무자대리인이라는 핵심을 빼고 제정되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주택담보대출을 개인회생에 포함시키는 입법안도 금융 당국의 반대로 두 번이나 좌절되었다. 사회적 안전밸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대중의 과격한 채무 취소 주장을 수용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을 맞게 되리라. 가계부채가 심각하다고 말만 하지 말고 무엇인가 해야 할 때이다.
  • 못갚는 가계빚 급증…‘빅 쇼크’ 우려

    못갚는 가계빚 급증…‘빅 쇼크’ 우려

    대부업체의 지난해 말 연체율이 8.0%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과 카드 연체율도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으며, 집단대출 연체율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폭탄’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대부업체 연체율 급증은 저소득층부터 가계부채로 충격을 받고 있다는 의미여서 정부의 시급한 대책이 요구된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부업체(자산 100억원 이상 122곳)의 연체율이 8%로 지난해 6월에 비해 1.5% 포인트 상승했다. 2009년 12월(8.5%)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다. 대부업 연체율은 금감원과 행정안전부가 공동으로 6개월마다 조사한다. 불황이 본격화된 데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등으로 대부업체 연체율은 올 들어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용대출은 지난해 6월 말 5.3%에서 지난해 말 7.3%로 2% 포인트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실질 소득이 제자리걸음을 지속하면서 소액대출을 갚지 못하는 저소득층이 늘고 있다.”면서 “특히 파산을 맞은 저소득층의 개인회생 신청이 증가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0.2% 증가해 1년 만에 증가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금융기관 건전성 대책으로 저신용자들이 우량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못 받고 대부업체로 밀려 내려오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대부업체의 고신용자(1~6등급)에 대한 대출 규모는 6866억원 줄었고, 저신용자(7~10등급)는 8454억원 늘었다. 비중으로 볼 때 고신용자는 42.4%에서 31.2%로 11.2% 포인트 급감했고, 저신용자는 52%에서 65.6%로 13.6% 포인트 급증했다. 가계부채 경고음은 금융기관 전반에 울리고 있다. 시중은행 역시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연체율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월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연체율이 1.5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금감원이 이날 밝혔다. 아파트는 분양 받았는데 시세가 급락하니 입주도 못 하고 대출금도 못 갚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4월 가계 부문 연체율(0.89%)은 5년 2개월 만에 최고치였고, 지난 3월 카드업계의 연체율(2.09%)도 2009년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상황에서 결국 각 금융기관의 연체율이 갑자기 3개월 만에 5% 포인트씩 올라가는 ‘빅 쇼크’(충격)를 막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면서 “미소금융이나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이 가계부채 문제를 연착륙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서민금융센터 상담 1200건 육박

    서민금융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만든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가 설립 두 달 만에 상담건수가 1000건이 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북센터 하루 평균 24명 도움 요청받아 27일 전북도청과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전라북도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는 지난 18일까지 누적 상담 건수가 1167건(방문 580건, 전화 587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24명이 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캠코를 통해 고금리 대출을 ‘바꿔드림론’(연평균 대출이자 11%)으로 변경하거나 소액자금을 대출받은 건수는 133건이며, 지원금액은 모두 7억 4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센터 설립 전과 비교해 보면 지역 내 서민금융지원 실적이 크게 늘었다. 캠코 전북지역본부의 바꿔드림론·소액대출 실적은 지난 1월 1일~3월 11일 191건에서 3월 12일~5월 18일 475건으로 2.5배 증가했다. ●‘바꿔드림론’ 변경·소액대출 지원 7억여원 변선오 캠코 전북지역본부 과장은 “전에는 도민들이 각 기관을 알아서 찾아가야 해 불편했지만 지금은 한자리에서 모든 서민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서민금융종합센터는 하나의 창구에서 저금리 대출, 개인회생, 신용회복 등 각종 금융 애로사항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방자치단체와 금융감독원, 캠코, 신용회복위원회, 미소금융중앙재단, 신용보증재단, 법률구조공단 등 유관기관이 공동 참여한다. 전북을 시작으로 경기, 경남, 부산 등 모두 4곳에 센터가 설치됐다.금융당국은 연내에 광주, 창원, 대구, 울산 등에 9~12개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열린세상] 주택담보대출 구제할 필요 있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주택담보대출 구제할 필요 있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집을 사면 돈을 번다고 오랫동안 가정했다. 경제는 성장했고 인구는 증가했다. 땅은 부족했고 물가는 올랐다. 집을 사서 한껏 누린 다음 이익 보고 팔 수 있었다. 집 살 돈이 부족하면 융자로 보충했다가 분할상환하거나 팔 때 떠넘겼다. 다음 사람도 대략 마찬가지로 생각했기에 집은 언제나 손해 보지 않고 팔 수 있었다. 대출이자는 월세 내고 산 것으로 치면 됐다. 집을 사는 것은 서민이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유효적절한 수단이었다. 집을 사는 것은 국가도 장려했다. 금융상 지원은 물론이고 직접 현금을 주었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상환액의 소득공제가 그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로 정당화되는 혜택이다. 사람들이 집을 사기 위해 저축을 할 것이니 경제성장에 유익하다. 또 건설투자는 경기를 선도한다. 서민이 집을 사면 세입자들보다는 집에 또 지역사회에 더 투자할 것이다. 집값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집값이 계속 오르리라는 가정은 무너졌다. 전체적으로 더 이상 집이 부족하지 않다. 인구가 증가할 전망도 없다.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 비싼 교육비로 징벌하는 체제에서 말로는 아무리 장려한다고 해도 출산이 늘기 어렵다. 이민을 수용하는 현실적 대안도 추세를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경제가 세계시장에 통합돼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도 없다. 금융위기의 와중에서도 깨닫지 못하던 집값이 내린다는 불편한 진실은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왔다. 경기 후퇴와 집값 하락의 피해는 서민들에게 집중된다. 소득은 제자리이거나 줄었다. 비싼 값에 사 줄 사람이 없으니 금융기관은 돈을 더 빌려 주지 않고 오히려 상환을 요구한다. 이자라도 내고 버티려면 이제는 이율이 높은 신용대출을 써야 한다.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은행에서는 거절하니 제2금융권을 찾고 그 다음에는 고금리 사채까지 쓰게 된다. 이것은 다시 담보대출의 상환 능력을 저해하고 결국 가계는 속칭 돌려막기의 악순환을 거쳐 파산에 이르게 되고 집은 경매 처분된다. 은행도 손해를 본다. 도처에서 경매가 진행되면 집값은 더 떨어진다. 개별 은행은 늦기 전에 경쟁적으로 대출 회수에 나서고 이것은 다시 집값을 내린다. 이쯤 되면 재산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해는 담보권자인 은행이 본다. 위험 부담이라는 경제적·실질적 의미에서의 소유가 은행으로 이전된다. 등기부상의 소유자는 실질적 소유자인 은행을 위해 집을 지켜 주는 사람이 된다. 채무자가 감당할 수 있는 한도로 주택담보대출의 상환조건을 완화해 주는 것은 쌍방에게 이익을 준다. 채무자는 ‘깡통’에 불과하지만 자기 집을 지킬 수 있다. 반면 은행은 경매에 넘겼을 때보다는 많은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 서로가 윈윈하는 이러한 거래도 개별 주체의 의사 결정에 맡겨서는 이뤄지기 힘들다. 다중채무자의 특성상 이해관계자가 여럿이고, 이들이 타인을 신뢰하고 배려하기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무엇인가 해야 할 때다. 공적인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지금이라도 단기 위주인 주택담보대출을 중장기로 바꿔 주는 등 가계대출 문제에 주력해야 한다고 전직 부총리도 며칠 전 말했다. 가계부채가 심각하다는 논의가 이곳저곳에서 나온 지 몇 년인데 거의 처음 들어 보는 옳은 말씀이다. 차제에 미국이나 일본에서처럼 개인회생제도에 주택담보대출의 상환을 포함시켜 중산층과 서민에게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집을 지고 가는 사람들, 그들은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사회보험을 도입한 비스마르크는 연금이 있는 노동자는 다루기 쉽다고 변명했다. 월세 사는 것이나 다름없는 ‘깡통’ 빌라를 열심히 수선하면서 할부 중고차라도 몰고 다니며 1년에 한두 번 휴가를 가는 무늬만 중산층에게도 비슷한 말을 할 수 있다. 열심히 빚 갚고 길거리로 나앉은 사람은 무엇이냐는 비판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은 강도 피해를 당한 사람이 있으니 모두 평등하게 피해를 당해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미국·일본의 조치와 법제를 모방할 처지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모두 세계시장과의 경쟁을 강요당하고 있지 않은 현실을 외면한 것이다.
  • 전북 서민금융지원센터 오픈

    전북도가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각종 금융 관련 서비스를 한곳에서 처리하는 전북서민금융지원센터를 설치했다. 도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삼성미소금융재단, 전북신용보증재단, 국민연금공단, 대한법률구조단, 미소금융 전북 전주지점, 신용회복위원회 등이 참여한 종합지원센터를 12일 도청 민원실에 열었다. 이 센터는 서민금융 지원, 신용회복, 개인회생 등을 지원한다. 특히 바꿔드림론, 생활안정자금대출, 창업·운영자금대출, 햇살론 등 서민금융 관련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채무조정, 개인회생, 파산제도 등 각종 신용회복제도를 안내한다. 센터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고 자산관리공사와 삼성미소금융은 직원이 상주한다. 나머지 기관은 요일별로 지정된 날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도와 자산관리공사는 서민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지난해 4000여명에게 143억여원을 지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퇴직금 중간정산 전세자금땐 허용

    연봉제와 호봉제를 포함해 모든 기업에서 퇴직금 중간정산이 허용되는 경우는 주택 구입, 전세자금 필요, 6개월 이상 요양, 파산 등의 사유로 제한된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전부 개정안을 7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우선 그동안 사유 제한 없이 이뤄지던 퇴직금 중간정산을 개정법에 따라 대통령령에서 정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허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본인 명의의 주택 구입 ▲본인 및 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최근 5년 이내 파산 선고 및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 등 현행 퇴직연금제도에서 인정하는 담보제공 사유에 한해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다 무주택 근로자가 전세자금(당해 사업장에서 1회로 제한)이 필요하거나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을 경우에도 중간정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으로 연봉제하에서 1년 단위 중간정산이 제한되고 사업주 임의로 중간정산하는 방안도 금지된다. 그동안 연봉제를 채택한 기업에서는 퇴직금을 적립하지 않고 1년마다 정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기업에서는 퇴직금 적립 부담을 피하기 위해 사업주가 임의로 급여와 퇴직금을 구분하지 않고 급여 세부항목에 퇴직금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었다. 개정안은 퇴직연금 운용 및 자산관리 업무의 수수료 부담 주체를 사용자로 규정하되 확정기여형(DC) 및 10인 미만 특례제도 근로자의 추가부담금 수수료는 가입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DC 부담금 미납에 대한 지연 이자율을 연 20%로 정했고 확정급여형(DB) 의무 적립비율을 현재 60%에서 2014년부터는 70%, 2016년부터는 80% 이상으로 상향조정한다. 특히 사용자는 적립금을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납부해야 하고 최소적립비율 미달 시 3년 이내에 이를 해소해야 한다. 개인이 과세이연을 목적으로 부담금을 과도하게 추가 납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금저축 등 다른 사적연금에 준해 납입한도를 연간 1200만원으로 제한키로 했다. 고용부는 오는 27일까지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검찰 낮술금지·매니페스토 도입… 與 공천도 개혁할까

    검찰 낮술금지·매니페스토 도입… 與 공천도 개혁할까

    31일 한나라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으로 선임된 정홍원 변호사는 약 30년간 검찰에 몸담았던 법조인 출신으로 강직한 성품을 지닌 인물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경남 하동 출신으로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 사법시험(14회)에 합격해 검찰에 몸담았다. 김황식 국무총리와 사시 동기다. 검사 시절에는 대표적인 ‘특별수사통’으로 불렸다. 1982년 이철희·장영자 사기사건을 비롯해 ‘대도’ 조세형 탈주 사건, 수서지구 택지공급 비리사건, 워커힐 카지노 외화 밀반출 사건, 안기부 배후조종 북풍사건 등 각종 권력형 비리 수사를 지휘했다. 1991년 대검 중앙수사부 3과장 시절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컴퓨터 해커를 적발했고 서울지검 남부지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민원인 후견인 제도를 도입했다. 대검 감찰부장으로 있을 때에는 ‘검찰 낮술 금지’를 실시하는 등 검찰 내부 개혁에도 앞장섰다. 정 위원장은 이어 2004년 10월부터 2006년 9월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전자투표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처음 발표했고 선관위에서 농·수·축산업협회 조합장 선거와 국립대 총장 선거, 산림조합장 선거, 주민투표 등을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대했다. 특히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최초로 매니페스토 선거운동 방식을 도입해 우리나라 선거문화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호평을 받았다. 정 위원장은 참여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 인선 때마다 ‘단골’ 후보로 거론됐다. 2007년 12월에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삼성 비자금사건 특별검사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정 위원장은 2008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했다. 그는 ‘최상의 법률서비스, 최고의 법률복지 국가’라는 공단의 경영이념을 정립한 뒤 전국 무변촌(변호사가 없는 마을) 45곳에 공단 지소를 설치했고 이동법률상담차량을 가동해 법률취약계층들이 보다 쉽게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09년부터 서울과 대구, 부산에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신용불량자 및 임금체불 근로자 등에게 무료 법률지원을 시작했다. 정 위원장은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감당하기엔 무거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쓴 잔도 마시는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위원장직을 수락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공천 기준에 대해서는 “지도자가 될 사람은 개인의 영달보다 국민의 복리를 우선시하는 사람이 돼야 하며, 내가 한가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바로 이 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또 “한나라당이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국민이 비난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이 크게 변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며 공천도 연관이 돼 있다.”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1%에 맞서는 99%’… 여의도·서울역 등서 1000여명 反금융 시위

    ‘1%에 맞서는 99%’… 여의도·서울역 등서 1000여명 反금융 시위

    미국의 ‘반(反)월가 시위’ 한달째를 맞은 1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도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반금융자본 ’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금융자본의 규제와 함께 부유세 신설, 청년 실업 해소 등 현안을 강하게 주장했다. 서울 여의도와 서울역 광장 집회에 참여했던 시민사회단체·노동단체, 시민 등 1000여명(경찰추산 600여명)은 오후 6시쯤 당초 예정했던 시청 앞 서울광장에 집결하려다 경찰의 봉쇄로 대한문 앞에서 전 세계 80개국의 집회에 발맞춰 ‘1%에 맞서는 99%, 분노하는 99% 광장을 점령하라’라는 집회를 가진 뒤 오후 10시쯤 자진해산했다. 집회 과정에서 경찰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와 금융소비자협회의 회원 등 300여명은 오후 2시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여의도를 점령하라, 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라는 구호 아래 전 세계 시위와 발맞췄다. 빈곤사회연대 회원 200여명은 서울역에서 “1%에 맞선 99%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고 외치며 저소득층 복지 확대와 노동권 보장, 주거권을 내세웠다. 덕수궁 앞 집회에 나온 대학생 최연우(21)씨는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취약한 복지망을 개선하고 투기자본이 더 이상 한국에서 활개치지 못 하게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업과 대출이자에 내몰린 청년층의 호응도 컸다. 이들은 “약탈적 금융자본의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권은 정부의 학자금대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대학생들을 수익원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대학생 대출 금리는 시중은행이 7~10%, 저축은행은 24~28%에 달하는 실정이다. 참여연대 사회경제팀 김진욱 간사는 “금융기관은 공공성을 담보로 해야 함에도 불구, 대학생들을 상대로 이자수익을 높이는 데에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홍성준 사무국장은 “기업들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며 “그 과정에서 정리해고가 발생하고 고용 없는 성장이 이루어지며 이는 청년실업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즉 청년들의 가장 절박한 문제인 실업 역시 기업들을 잠식한 투기자본 탓이라는 얘기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금융시위와 관련, “계속되는 사회 양극화에 대한 시민의 불만”이라고 분석한 뒤 “당국이 빠른 시일 안에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예컨대 저축은행의 경우 은퇴한 노인들에게 위험한 후순위채를 설명도 제대로 안 하고 팔았고 당국은 제대로 규제하지 못했다.”면서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펀드 등의 판매에는 규제가 마련됐지만 아직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개인회생절차 기간이 너무 길어 사실상 재기가 어려운 측면을 지적하면서 “현재 통상 5년, 최장 8년인 회생절차 기간을 미국처럼 통상 3년 최장 5년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교수는 정부정책에 대해 “1금융권 대출 규제가 결국 서민들을 2, 3금융권 대출로 내몰았다.”면서 “요구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보다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현·김소라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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