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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파산시대] ① 파산이 희망이다

    [개인파산시대] ① 파산이 희망이다

    개인 파산시대가 오고 있다.400만 신용불량자 가운데 120만명이 파산 대상자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은 충격적이다.그러나 파산은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파산은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재생의 출발점이며,위기에 몰린 개인과 가계를 지탱하는 사회안전망이다.사회·경제적 빚을 청산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이다.서울신문은 올해 파산자가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파산시대를 맞아 탐사보도 ‘개인파산,몰락인가 재생의 길인가’를 마련,파산문제를 심층취재했다.제도권 경제활동에서 비껴나간 파산자들을 쫓아 파산의 뿌리를 캐고,이들이 다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지를 진단했다.파산의 실태와 문제점,해법을 4회에 나눠 짚어본다. “단 한번도 연체없이 매달 갚았습니다.하지만 남은 건 빚과 가정파탄,망가진 생활 뿐입니다.”(32·파산한 회사원)“진저리 나는 압류통지서,직장마다 쫓아다니는 강제집행명령,더 이상 일할 병원도 없고 가슴 졸이며 사는 세월이 무섭습니다.”(41·파산 신청한 의사)“결혼을 후회합니다.남편만 믿고 살면서 사치나 낭비를 한 것도 아닌데….길거리에서 사은품까지 준다고 발급받은 카드가 악몽이 됐습니다.”(35·파산한 주부) 파산부 판사에게 제출한 파산자들의 자필 진술서에는 ‘카드 돌려막기’,‘가정파탄’,그리고 ‘재기’라는 세 단어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서울신문이 2002년 5월부터 올 6월까지의 파산자 중 기록을 입수한 306명의 대부분은 정부의 ‘카드 장려정책’이 본격 시행된 2000년 이후 1인당 4∼5장의 카드를 집중 발급받았다.최소 6개월에서 최장 7년까지 돌려막기를 해온 이들은 2002년 하반기 카드사의 갑작스러운 한도축소로 단숨에 침몰했다.‘파산’과 ‘면책’은 이들이 겪는 이혼과 별거,질병과 자살이라는 악순환 속에서 재기와 희망을 찾아 선택한 유일한 길이었다. ●목숨끊는 사람들…,파산이 희망 “로또 1등에 당첨돼 빚을 다 갚거나 파산을 신청해 모두에게 알리고 죄갚을 받든지,이도저도 안되면 우리 가족 모두 다같이 가는 것,아이는 빼고….” 지난해 7월 파산 신청 후 부인 송영애(가명·33)씨와 딸(9)을 남겨둔 채 목숨을 끊은 박모(35)씨의 유서에는 이런 사연이 씌어 있었다.박씨는 눈물 자국이 군데군데 남은 유서 말미에 ‘부자가 되라.’고 외동딸을 향해 절규했다.송씨 역시 남편의 삼우제 다음날 약을 먹었지만 목숨은 부지했다.빚은 송씨에게서 두 목숨을 거둬갔다.함께 살던 친정아버지도 생활고를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송씨 부부는 운영하던 유통업체가 부도나면서 9억여원의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됐다.원금보다 커진 이자는 계산조차 되지 않았다.송씨는 같은해 10월 파산했다. 그는 “남편은 죽음으로 채권자들에게 죄값을 치렀으니 저라도 딸아이를 지키고 싶다.”고 판사에게 애원했다.그에게 ‘파산’과 ‘면책’은 딸을 지키는 유일한 희망이 됐다.석달 뒤 면책이 승인된 송씨는 어느 소도시의 한 슈퍼에서 일하게 됐다.월 40만원의 수입에 불과해도 딸과 함께 사는 소망을 이뤘다. ●‘실직’,파산으로 가는 적신호 대기업에 다녔던 최진호(가명·40)씨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그룹의 구조조정으로 실직했다.1년 뒤 외국계 의류회사에 재취업한 그의 가정은 안정을 찾았다.2002년 3월에는 저축한 돈과 주택자금을 대출받아 13평짜리 임대 아파트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내 회사와의 갈등이 그를 옥죄기 시작했다.회사측이 영업사원인 최씨의 업무접대비를 급여에서 해결하도록 규정을 바꿨기 때문이다.빚을 내서 영업을 하다 보니 실적은 저조해지고 손에 쥐는 돈도 줄어들었다.결국 최씨는 권고사직을 당했다.이때부터 부인이 식당일을 하며 맞벌이에 나섰지만 최씨의 실직 기간이 길어지자 각종 카드 빚은 나날이 늘었다. 1년여만에 중소업체에 취직했지만 월 200만원의 부부 수입으로 더이상 카드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친정 식구들의 카드까지 동원해 돌려막았으나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그 와중에 최씨의 회사는 부도가 났다.4번째 실직으로 연체가 시작됐다.2003년 6월부터 카드사는 일시불 청구를 요구했고,대환대출과 보증인을 강요했다. 카드사의 반복되는 독촉과 추심 스트레스,경제적·정신적 상실감으로 최씨의 부인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최씨는 지난 2월 파산했다.초조하게 면책 승인을 기다리는 최씨는 “한숨과 눈물로 미소조차 잃어버린 아내에게 다시 한번 사랑과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며 재기를 다지고 있다. ●다단계판매 1년… 빚만 6000만원 박미진(가명·25·여)씨는 다단계판매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6000만원의 빚을 안고 파산했다.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에 다니던 박씨는 친구의 소개로 다단계에 뛰어들었다.회사 동료들은 박씨에게 카드부터 만들 것을 권유했다. 처음으로 카드를 만든 박씨는 물품대금 400만원을 현금서비스를 받아 회사에 지불했다.직급이 상승된다는 기대에 박씨는 친구도 끌어들였다. 직급이 오르고 판매조직을 맡자 수입은 한때 300만원까지 올라갔다.박씨는 더 많은 카드를 이용해 현금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물품대금을 갚는 데 400만원,판매망 관리에 600만원의 지출이 생겼다.영업부진과 반품,일을 그만두는 동료가 늘어나자 회사로 들어간 대금은 고스란히 박씨의 빚이 됐다.휴학생 신분이었던 박씨이지만 신청만 하면 카드가 발급이 되던 시절이었다.박씨는 11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다 지난 2월 파산했다.이혼한 어머니와 월세 23만원의 단칸방에 사는 박씨는 대학까지 자퇴하고 말았다. 안동환 유지혜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IMF평가단, “信不者 도덕적 해이 경계해야”

    국제통화기금(IMF) 한국 평가단은 신용불량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IMF는 그러나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5.5%를 유지하는 등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3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IMF 정책협의단(단장 조슈아 펠먼 한국담당 과장)은 지난주 한국 정부와의 상반기 연례협의를 끝낸 뒤 이같이 지적했다.협의단은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정부가 배드뱅크를 출범시킨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부가 추가로 혜택을 줄지 모른다는 인식으로 채무자들이 빚을 잘 갚지 않는 모럴 해저드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기존의 개인워크아웃 제도(신용회복위원회 주관)와 배드뱅크,법원의 개인파산 프로그램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협의단은 또 “내수 부진과 신용불량자 문제 등으로 경제여건이 어렵지만 지난 2월에 내놓은 올해와 내년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5.5%와 5.3%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
  • [기고] 배드뱅크 성공의 기본조건/조영무 L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지난 10일 정부가 발표한 신용불량자 종합대책은 신용불량자의 발생 단계 및 유형별로 체계적 대응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신용불량자가 되기 전인 ‘한계’채무자에 대해서는 금융기관별로 자체적인 만기연장 등을 통해 신용불량자의 추가 발생을 억제하도록 했다. 일단 발생한 신용불량자의 경우 1개 금융기관에 등록된 신용불량자는 개별 금융기관의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을,여러 금융기관에 동시에 등록된 다중 신용불량자는 개인워크아웃,다중채무자 공동채권추심프로그램,배드뱅크 설립 등을 통해 신용회복 기회를 주기로 했다.이러한 사적(私的)해결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개인회생제도,개인파산제도를 통해 법원이 처리하게 된다. 이같은 방안 중에서도 정부대책의 핵심은 배드뱅크(Bad Bank)의 설립이다.배드뱅크는 다중 신용불량자의 연체채권을 한데 모아 장기 분할상환하도록 하는 특수목적회사를 말한다.대상자가 배드뱅크에 채무재조정을 신청할 경우 최장 8년에 이르는 장기간에 걸쳐 저리(低利)로 신규 여신을 지원,금융기관의 채무를 상환하고 신용불량자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했다.여러 금융기관들이 선제적·경쟁적으로 개별채권을 회수하려는 과정에서 다중 채무자의 상환압력이 가중되고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는 ‘구성의 오류’문제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또 다중 채무자의 신용회복을 위한 선택의 폭이 넓어짐으로써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대목도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우선 원금의 3%만 갚으면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이후 채무자의 상환의지가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채무자의 상환능력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3%의 원금상환만으로 채무자의 상환의지를 판단하고 나머지 원리금 상환자금을 대출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도 문제다.일정한 수입이 없는 사람은 다시 신용불량자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배드뱅크가 인수한 채권의 회수실적이 악화되면 배드뱅크가 부실화할 수 있다.금융기관들이 배드뱅크로 넘기는 부실채권 가격을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도 금융기관들의 수익과 직결돼 있어 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우선 신용불량자에서 해제된 채무자에 대한 지속적인 감독과 상환을 유도하는 인센티브 제공이 중요하다.배드뱅크의 수혜대상자를 선정할 때도 최소한의 상환능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고려해야 한다.또 배드뱅크 이용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참여 금융기관을 중소 금융기관 및 외국계 금융기관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 결국 이번 신용불량자 종합대책의 성패는 신용불량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면서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중·장기적으로 신용불량자 제도는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신용평가회사(Credit Bureau)를 조기에 활성화해 현재의 획일적이고 공적인 신용판단을 점차 민간부문이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그러나 신용불량자 제도를 성급하게 폐지할 경우 도덕적 해이가 급속히 확산될 우려가 있다.그렇기 때문에 그 시기는 개인신용평가회사의 활성화 정도,금융기관의 연체율 추이,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 등을 보아가며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조영무 L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신용불량 70만명 연내 구제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뒤 제때 갚지 못한 신용불량자 가운데 70여만명이 연내 신용불량 등록에서 해제될 전망이다.이들 가운데 40만명은 이르면 오는 6월에 설립될 배드뱅크(Bad Bank)에 원금의 3%만 갚으면 그때부터 신용불량자 딱지를 떼게 된다.잔금은 배드뱅크로부터 새로 대출받아 최장 8년간 분할상환함으로써 신용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개별 은행의 채무재조정과 배드뱅크 등을 통한 다중채무 신용불량자 구제,법원의 개인회생제 및 개인파산제 등 3단계를 통한 구제방안을 골자로 하는 ‘신용불량자 현황 및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배드뱅크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기존의 다중채무 신용불량자만 해당된다.채무재조정을 통해 기존 연체금을 갚을 돈을 장기저리(연 6% 예상)로 배드뱅크로부터 빌려 최장 8년까지 갚게 된다.일정기간 성실히 갚으면 원금과 이자 등 일정금액을 탕감받게 된다.단,배드뱅크를 이용하려면 원금의 3%를 먼저 갚아야 한다. 그러나 자산관리공사(KAMCO)와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추진할 배드뱅크 설립에 필요한 500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정부가 지원할 방침이어서 신용불량자의 채무상환을 위해 정부가 공공자금을 투입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총선을 앞둔 선심성 정책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재경부는 우선 여러 금융기관에 5000만원 미만을 일정기간(3개월 또는 6개월) 연체한 다중채무자 140만명 가운데 40만명에 대해 배드뱅크를 통해 신용불량자 딱지를 떼어주기로 했다.그러나 채무상환이행 약속을 어길 때는 신용불량자로 다시 등록토록 했다. 또 배드뱅크를 이용할 수 있는 신용불량자를 포함한 전체 다중채무 신용불량자 235만명 가운데 올 연말까지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 워크아웃을 통해 20만명,다중채무자 공동 채권추심 프로그램을 통해 10만명 등 30만명을 구제하기로 했다.그렇게 되면 연내 70만명 가량의 신용불량자가 구제된다. 재경부는 이같은 대책을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는 신용불량자의 경우는 최종적으로 법원의 개인회생제와 개인파산제를 적극 활용키로 했다. 아울러 금융기관 한곳에만 등록된 신용불량자 137만명에 대해서는 금융기관별로 탄력적으로 상환기간을 연장해 신용불량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137만명 가운데 1000만원 미만의 채무자는 105만명에 이른다. 정부는 또 상거래와 관계가 없는 세금체납자 14만 5000명을 신용불량자 명단에서 제외키로 했다.이동통신요금 때문에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18만 5000명을 신용불량등록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재경부는 소액 연체 때문에 청년층의 취업기회가 원천적으로 제한되는 일이 없도록 신용정보업자(CB)가 고용목적의 신용정보를 제공할 때 100만∼200만원 미만의 신용불량 정보는 한시적으로 제외시켜 주기로 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 타인계좌로 빼돌린 돈 ‘철퇴’

    금융기관의 실명확인을 통해 금융계좌에 들어온 금융자산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이름만 빌려 관리해왔다면 원래 주인 명의로 되돌릴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명의신탁 해지 청구소송에서 부동산이 아닌 금융자산의 원상회복을 판결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그동안 금융실명제법을 악용,다른 사람의 이름만 빌려 금융자산을 빼돌린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린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는 7일 K종금이 ‘금융계좌 명의를 빌려줘 재산을 빼돌리게 했다.’며 박모씨를 상대로 낸 위탁계좌 명의변경 청구소송에서 “박씨는 위탁계좌 명의를 실제 주인인 정모씨로 원상회복시켜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는 자신이 실제 거래 당사자이므로 명의신탁이 이뤄졌다고 해도 명의변경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법의 취지는 실명거래를 통해 투명성과 조세형평을 제고해 경제정의를 실현하는데 있는 만큼 실소유자가 따로 있다는 점이 법원 판결 등에 의해 명백히 밝혀졌다면 명의변경 절차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무자가 기업 부도나 개인파산 등의 이유로 재산을 가족이나 친인척 등 다른 사람의 이름만 빌려 계좌를 만들어 금융자산을 빼돌린 경우 이를 실제 소유자의 명의로 원상회복시켜 빚을 갚도록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예를 들어 이번 판결대로라면 전두환씨 차남 재용씨의 차명계좌에서 발견된 뭉칫돈도 증여된 것이 아니라 명의신탁된 것이라는 점이 입증될 경우 전두환씨 명의로 계좌를 되돌릴 수 있어 미납 추징금을 환수할 수 있게 된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올해만 27명 어린목숨이…자식을 죽이는 사회

    어린 생명들이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의 손에 목숨을 뺏기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주로 빚에 찌들린 부모들이 ‘아이의 불행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일을 저지르고 있다.전문가들은 자녀를 소유물이나 분신으로 생각하는 부모의 왜곡된 가족관,예방·보호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이같은 현상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상담창구조차 없는 사회 자녀 살해 사건의 이면에는 사회에서 버림받거나 신용불량자로 몰린 ‘신빈곤’의 문제가 있다.카드 빚과 사채가 계속 불어나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면 최후의 극단적 선택을 한다.일을 저지르기까지 개인과 가족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고민을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는 상담 창구조차 없다는 데 심각성이 크다.개인파산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빚에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지난 19일 발생한 ‘남매 한강투기’ 사건에 앞서 7월에는 인천에서 30대 주부가 카드빚에 시달리다 세 자녀와 함께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했고,9월에는 전주에서 생활고를 비관한 가장이 아내,세 자녀와 함께 차에 불을 질러 5명 모두 숨졌다.지난 3일에는 70대 할머니가 아들의 생활고를 덜어주겠다며 손녀를 살해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올해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거나 동반 자살한 사건은 모두 20건으로 27명의 어린이가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귀한 생명을 잃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49) 교수는 “제대로 돼있지 않은 정부의 복지체계가 생계비와 양육비 부담을 부르고,자녀 살해라는 극단의 결과까지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올해 27명 어린 목숨 부모 손에 사라져 부모의 자녀 살해는 미래에 대한 극단적인 비관이 부르는 일종의 ‘정신파괴’다.서울대 사회학과 서이종(42) 교수는 “미래가 없고 원칙이 뒤집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합의된 룰을 가지고 정진하기보다는 심리적으로 좌절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부모’라는 역할을 성숙하게 해낼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중앙대 의대 필동병원 정신과 기백석(51) 교수는 “남매를한강에 투기한 사건에서 보듯 정신지체가 100% 사고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면서 “자녀를 양육할 준비가 되지 않은 미성숙한 가치관이 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비정한 아버지 구속 서울 용산경찰서는 21일 카드빚에 쪼들려 두 자녀를 한강에 던져 숨지게 한 이모(24)씨를 살인혐의로 구속했다.이씨는 이날 오전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받은 영장실질심사에서 “동작대교 위에서 계획적으로 벌인 짓을 모두 인정한다.”면서 “순간적인 판단 잘못으로 아이들을 숨지게 한 것을 무척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일 오전부터 동작대교 일대 물밑을 수색해 이씨가 두 자녀를 던진 지점에서 하류 쪽으로 20여m 떨어진 물속에서 시신을 모두 찾아냈다.모두 티셔츠 차림으로 두 팔을 조금 굽혀 앞으로 내민 채 몸이 얼어 있었다. 이영표 이유종기자 tomcat@
  • [씨줄날줄] ‘리스트 사회’

    불안정하고 집단이기로 서로 등진 사회와 조직에서는 늘 루머가 횡행하고 억눌린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마련이다.우리는 정권교체기 전후 어김없이 새로운 체제의 정착을 앞두고 과도기적 혼란을 겪어왔다.정치·사회적 욕구분출이 본격화한 노태우정부에 이어 역사를 바로 세우겠다던 김영삼정부,반세기만에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룬 김대중정부,소외받은 사람들의 참여를 주창하는 노무현정부 아래에서도 그 현상적 증후군은 어김없이 나타났다. 대표적 현상을 ‘리스트 정치와 자살 신드롬’의 기막힌 현실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한쪽은 시대가 바뀔 때마다 명분을 둘러대지만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고,다른 한쪽은 생활고에 지쳐 인생의 극단적 길을 선택한다.경험칙은 그 상반된 예시를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요즘 희대의 상가분양 사기사건에 정치자금 수수 혐의까지 겹쳐진 ‘굿모닝시티 게이트’로 온통 야단법석이다.사업수완은 있지만 배경이 없는 한 사업가가 상가분양대금을 정치권과 검·경 등 힘있는 곳에 로비자금으로 엄청나게 뿌렸다는것이다.돈을 받은 사람의 리스트가 수십명에 이른다고 한다.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게이트니,××게이트니 정치적 사건마다 ‘증권정보지’에 오르내린 사람이 한둘인가.한때 로비 리스트에 끼지 못하면 팔불출이란 우스갯소리가 ‘그들만의 리그’에 회자되지 않았던가. 그러한 부패구조와 경제·사회적 환경에 짓눌려 한편에선 ‘사회적 타살자’가 늘고있다.얼마전 충격적인 30대 주부의 일가족 투신자살 사건이나 한 대학생의 엽기적 자살 동영상 사례에서 보듯 자살자가 급증하고 있다.서울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자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을 웃도는 1만 3000명을 넘어섰고 올 상반기 자살관련 출동건수도 전년대비 30%가량 늘었다.경기침체기일수록 자살자와 실업자가 급증하는 연관성을 제시한 고려대의대측의 연구결과가 적중하고 있다.그 전조도 좋지 않아 서울지법 파산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개인파산자가 전년보다 4.4배나 늘었다.젊은층 등의 신빈곤층이 급증하고,빈부차가 5년 전보다 악화됐다는 소리도 들린다. 양극화사회의 우울한 단상을 치유하려면 리스트에 오른 그들부터 석고대죄해야 한다.그 분양자들의 피땀 앞에 어떤 꼼수와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박선화 논설위원
  • [열린세상] 두 마리 토끼 잡는 법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경기부양으로 선회했다.정부는 4조 2000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하여 사회간접자본 확충,지역경제 활성화,중소기업 지원 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이에 앞서 이미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4.25%에서 4%로 낮추어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투자 활성화를 유도한 바 있다.이 조치들은 경제가 수출과 소비의 양 축이 무너지는 긴박한 위기에 처하자 정부가 취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경기회복보다는 투기 거품을 확대하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우려가 크다.현재 우리 경제는 성장의 동력을 잃어 구조적 공황 상태에 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불안과 가계부채의 2중고가 날로 악화되면서 경제의 숨이 막히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고 돈을 푼다고 해서 경제의 동력이 살아난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오히려 규모가 400조원에 육박하는 시중 부동자금을 확대시켜 부동산 투기와 물가 불안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이 무기력,혼돈 상태에 빠졌다.노무현 대통령은 ‘재벌개혁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천명하고 집단소송제,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출자총액제한 강화 등의 개혁을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또 노무현 대통령은 ‘노사간의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비정규직의 차별폐지,주5일 근무제 도입,사회 안전망과 복지제도 확충 등의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그러나 실제 정책기조가 뒤죽박죽이다.재벌개혁의 경우 집단소송제는 소송요건을 완화하거나 시행을 유보한다는 방향으로 돌아섰다.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는 세제개편 내용과 실시 시기가 명확하지 않다.출자제한 강화는커녕 수도권 공장허가 규제와 환경규제를 완화하는 등 친기업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노사문제는 더 혼란스럽다.두산중공업 사태에서 무노동·무임금원칙이 무너졌다.철도청의 민영화는 노조의 반발로 무산되고 화물연대 파업사태도 정부의 일방적인 양보로 타결했다는 비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임기응변적인 부양 조치로 경제를 살리려는 과거의 정책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신 산업발전전략과 구조개혁 정책을과감하게 구사하여 성장동력 회복과 분배기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한다.먼저 경제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가마우지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지난 40년동안 우리 경제는 일본 의존도가 높았다.자본은 물론 기계,원자재,부품 등을 일본에서 수입하여 조립한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조립경제의 성격을 띠었다.이런 구조하에서 우리 기업들은 해외에 나가 피땀 흘리며 수출을 해도 이자,기술료,기계값,원자재와 부품 대금 등 많은 이익을 일본에 빼앗겼다.이 때문에 우리 경제는 목에 끈이 묶여 고기를 잡아도 삼키지 못하고 계속 어부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새인 가마우지에 비유된다. 이제 우리 경제는 동북아 국가를 가마우지로 만들어야 한다.이를 위해 지적·기술적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전방위적인 첨단산업 투자전략이 필요하다.이와 더불어 정부는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참여정부의 개혁정책은 반기업·친노조정책으로 인식되어 보수 기득권층의 반발이 크다.경제의 침체와 불안이 심각한 상태에서 재벌개혁을 실시하고근로자들의 이익을 강화한다면 이는 거꾸로 근로자들의 실업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소득을 떨어뜨려 개인파산을 확산시킨다는 논리이다. 참여정부가 재벌 개혁과 분배 정책을 제시했을 때 의도적으로 반기업,친노조를 기조로 한 것은 아니다.재벌 기업들의 경제력 집중과 비리 행위를 차단하고 근로자의 근로 의욕을 고취시켜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일으킬 수 있는 시장경제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그러나 그동안 해당 경제 주체들의 집단 행동이 나타나자 정부는 방향 감각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정부는 처음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 구조 개혁과 경제 살리기 정책을 추진하는 강력한 소신을 가져야 한다. 이 필 상 고려대교수 경제학
  • 우리은행 박주일 지점장 / “법정관리 온라인 상담 4년간 20만명 다녀갔죠”

    “영세한 중소기업을 도와 줄 때 기쁨이 가장 큽니다.저의 작은 도움이 그들에게는 가뭄속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지요.” 우리은행 서울 강동기업영업본부 박주일(朴周一·49) 지점장은 인터넷에 아담한 법률상담소를 갖고 있다.홈페이지 ‘박주일의 법정관리교실’(www.pasan.pe.kr)을 4년째 운영하며 중소기업에 무료 법률상담을 해주고 있다.그동안 이곳을 다녀간 사람이 20만명을 넘는다. 박 지점장이 법정관리 실무를 직접 담당했던 것은 1989년부터 5년간.그때 경험이 그를 ‘인터넷 법정관리 상담사’로 키웠다.홈페이지에는 법정관리·화의·파산에 대한 설명과 법원의 판례가 상세히 담겨있다. “제가 일선에서 법정관리 업무를 했을 때만 해도 관련 자료가 거의 없었지요.‘회사정리법’이라는 책이 고작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자료수집에 나섰다.휴일은 물론,매년 1주일간의 여름휴가는 꼬박 도서관에서 보내야 했다.이렇게 모은 자료가 라면상자 5개 분량이다.당시 모은 자료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박 지점장은 퇴근 후에는 컴퓨터학원 홈페이지 제작반으로 향했다.스스로 만든 ‘엉성한’ 홈페이지에는 반년도 안돼 5만여명이 찾아들었다.지금의 홈페이지는 얼마전 전문 프로그래머에게 의뢰해 만든 것이다.자기 돈 수백만원이 들어갔다. “기업 법정관리에 대한 문의는 전보다 줄었지만 개인 법정관리에 해당하는 개인파산 문의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아무리 늦게 집에 들어와도 홈페이지에 반드시 들어가 보는 이유입니다.” 그는 현재 금융연수원에서 법정관리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앞으로 국내외 자료를 더욱 확충해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할 계획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카드채 대란](1) 실태분석

    카드사들의 연체율 증가와 부실 파문으로 인한 카드채 기피현상이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가 금융시장을 강타한 지 10일로 한달이 되지만 채권 전반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요청으로 채권 매물이 증가했지만 거래가 안돼 투신사들은 자금난에 봉착해 있다.정부대책으로 약간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금융대란 가능성은 여전히 우려된다.진정되지 않는 카드채 대란과 정부대책의 효과,해결책 등을 시리즈로 알아본다. ●카드채,여전히 ‘찬밥’신세 A투신사 채권운용팀 김모 과장은 최근 투자자들의 환매에 대처하기 위해 펀드에 편입된 카드채 30억원어치를 시장에 내놨지만 팔지 못했다.매수자인 기관투자자들이 카드채를 헐값에 사기 위해 금리 수준을 너무 높게 제시해 매매가 형성되지 못한 탓이다. 지난달 중순까지 일평균 1000억원 규모 안팎으로 거래되던 카드채는 두차례에 걸친 정부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부터 줄어들었다.이달 들어서는 하루 60억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삼성·LG·국민카드등 우량 카드채의 거래도 여전히 부진하다.이달 들어 채권별 거래량은 1억∼20억원선에 머물고 있다.한때 10% 이상까지 치솟았던 금리는 조금씩 내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이달 들어 외환카드는 8.24∼10.24%,현대카드 9.32%,삼성카드는 7%대에 거래되고 있다. ●유통시장 정상화가 관건 정부가 등을 떠밀어 은행·보험사 등이 5조 600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을 조성,오는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투신사 보유 카드채의 절반을 매입할 예정이다.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다.브리지론에 의한 카드채 매매가격이 어떤 수준에서 결정되느냐가 관건이다.대투증권 신동준 연구원은 “브리지론의 카드채 매입가격이 결정될 때까지는 관망하려는 심리가 작용,거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보험사들과 투신권은 이번주부터 적정 매매가격을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매수자 및 펀드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9일에도 양자간 협상이 결렬됐다. ●카드사는 망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최근 두차례나 카드채 대책을 내놓은 배경을 ‘카드사 불사(不死)론’과 연결시킨다.현재 90조원에 달하는 카드채권(신용판매+현금대출)을 보유한 카드업계가 문을 닫으면 채권 회수로 인한 개인파산 및 기업도산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도 증자·영업비용 축소 등의 자구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연체율이 꺾이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자신한다.국민카드는 이날 1개월 이상 연체율이 지난 2월 말 13.5%에서 3월 말 9.7%로 3.8%포인트 떨어졌으며,연체액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드업계의 낙관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카드채 시장의 회복은 더딜 전망이다.보수적인 채권 투자자들은 연체율 하락 등 가시적인 지표 개선이 있기 전까지 카드채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교보증권 성병수 연구위원은 “현 상황에서 미뤄보면 연체율은 2분기 이후에나 떨어질 것”이라면서 “대환론 연체도 계속 늘고 있어 이에 따른 충당금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사설]‘신용불량’이 양산한 개인 파산

    신용불량의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파산 신청이 사상 최대치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지난해 9월 말 현재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은 모두 794명으로 2001년 전체의 672명보다 많았다.이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개인파산 신청이 받아들여져 파산자가 되면 재산권 행사 및 금융거래에 제한을 받는 것은 물론,정상적인 직업도 가질 수 없다.법원의 허가 없이는 거주지를 마음대로 옮기지도 못한다.빚은 탕감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식물인간’이나 다를 바 없게 되는 것이다.그럼에도 일부 파산 신청자들은 면책결정만 받으면 모든 빚이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다니 무책임과 무지의 극치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파산 신청자 가운데 20∼30대 젊은 층의 파산 사유가 낭비벽에 따른 신용카드 연체인 점에 주목한다.파산에서 벗어나기 위해 땀흘려 노력할 궁리는 하지 않고 ‘나 몰라라’라는 식으로 경제적 자살행위를 택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더구나 부득이한 사유가아닌 한 낭비벽으로 인한 파산 신청은 법원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신용불량자가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11%인 257만명에 이르는 등 급증하는 신용불량자는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이들 중 자력으로 신용불량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개인워크아웃제도 등을 통해 최대한 갱생의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하지만 ‘일괄 사면’이나 ‘탕감’ 등 정치적인 접근 방식은 절대 금물이다.신용사회는 고통스럽더라도 시스템이라는 토양 위에 뿌리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 선택2002/행정수도 이전.北核 공방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한나라당 이회창후보는 15일 ‘안정이냐,불안이냐’는 구호로 승부수를 던졌다.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는 ‘안정과 불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규정지었다.▲핵 위기와 불안한 한·미관계 ▲햇볕정책의위기와 불안한 남북관계 ▲빈부격차와 민생파탄 ▲부정부패와 정치불안 등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급진적이고 신뢰할 수 없을 만큼 말을 자주 바꾸는 민주당과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불안하다.제가 불안과 혼란을 물리치고 안정된 희망을 찾아드리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지난 5년동안 북한에 퍼주고 끌려다녔지만 돌아온 것은 핵 개발뿐”이라며 노무현 후보 등 다른 대선후보들에게 북한에 핵개발 포기를 촉구하는 서명운동 동참을 제안했다. 그는 ‘노-정 공조’에 대해서도 포문을 열었다.“재벌과 합작한 상태에서재벌개혁을 추구할 수 있겠으며,권력나눠먹기 야합을 하면서 새정치를 주장할 수 있느냐.”면서 “대선을 며칠 앞두고 정책을 무더기로 바꾸는정당과후보는 유례가 없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 후보와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노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맹공을퍼부었다.이 후보는 “수도권 2000만을 사수한다는 안보 핵심전략을 포기하는 행위이며,수도권의 황폐화와 공동화를 의미할 뿐”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노 후보는 불과 몇개월전 스스로 반대하던 수도이전에 대해 말을 바꾸었다.”면서 공약의 ‘즉흥성’을 지적하며 “이는 5년전 내각제 공약과똑같은 것으로 충청인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충청권의 표심 이동도 견제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최근 노 후보가 인천유세에서 “돈 안 되고 시끄럽게 싸우는 것은 충청도로 보내자.”고 한 발언이 수도권과 충청권의 표심을 돌려놓는 계기가 됐다고 보며 이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우선 사이버팀과 ‘2030 위원회’ 등 젊은 당원들을 중심으로 서울과 인천,경기 등 자치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수도이전에 반대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려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은 이들에게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할 경우 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이 폭락하고 담보부족에 따른 개인파산과 금융기관의 부실화,주식시장 붕괴등의 현상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것이며,안보불안도 초래할 것이라는 ‘수도권 공동화’ 논리를 제공하고 있다. 민주당이 한 일간지의 과거 기사를 거론하며 ‘이회창 후보도 97년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행정수도를 공약했다.’고 내놓은 신문광고에 대해서는 “특정 언론사까지 들먹이며 자행한 명백한 허위과장 광고”라고 비난했다. 손범규(孫範奎) 부대변인은 “해당 신문에는 기사 한 줄 나지도 않았다.”면서 “민주당이 이제는 언론사까지 이용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지운기자 jj@ ◆민주당 노무현 후보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15일 ‘전쟁이냐,평화냐의 선택’을 대선 막판 승부수로 띄웠다.그는 이날 기자회견과 신촌 거리유세를 통해 대북정책과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자신의 ‘평화노선’ 이미지와 이 후보의 ‘대결노선’ 이미지를 대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노후보는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의 ‘집값 폭락’ 주장과 관련,“행정수도 건설은 차기정권 임기 중 기반공사를 시작,2010년쯤에나 이전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경제·사회에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책검증을 빙자한 흑색선전이고 무책임한 선동 정치이며,낡은 정치와 낡은 선거행태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안보 불안’ 주장에 대해선 “약간 불안해졌을 때 서울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모든 도로가 마비되는 상황이 안보에 도움되느냐.”고 반문하면서 “접경지역과 가까운 거리에 제몸조차 가눌 수 없는 비대한 도시에 인구의절반이 모여있는 게 도리어 위험한 것”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그는 또 북핵 문제와 관련,“북·미간에도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하에 가능한한 빨리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전제,“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북한 김정일(金正日) 위원장과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한발씩 양보하도록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후 신촌 거리유세에서는 이회창 후보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했다.노 후보는 북핵 문제와 관련,“이 후보는 북한에 대한 현금지원을 중단하겠다고하면서도 대통령이 되면 김정일 위원장과 부시 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풀겠다고 한다.”면서 “남북간 경제교류가 중단되면 남북간 대화도 끊기는데이 후보는 무슨 재주로 김 위원장을 만나느냐.”고 비판했다.특히 “이 후보의 (대북)정책은 전쟁불사론”이라고 규정하고 “12월19일 우리는 전쟁이냐,평화냐를 선택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자신의 정책을 부각시켰다.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해선 “이 후보는 정책비판이 아닌,‘천도(遷都)’‘서울 이전’이란 말로 흑색선전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면서 “지금이 왕조시대냐.”고 반박했다.이어 “(이 후보가)흑색선전인줄 알면서 했다면 정말 흑색선전을 하려는 것이고,흑색선전인 줄 모르고 했다면 머리가 참 별로이다.”면서 “그렇다면 대통령은커녕,통·반장도 맡겨놓으면 큰 일 낼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97년 이회창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과 관련,한나라당이허위 광고라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 당시 지방일간지 보도를 근거로 반박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97년 7월17일자 대전일보,대전매일,중도일보에서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면서 “한나라당은 그런 보도가 됐느니,안 됐느니를 말하고 있는데 그런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유럽 발목잡는 獨경제 ‘겨울잠’기업.개인파산 사상 최대...경제성장률 0.4%

    부진한 독일경제가 유로권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올해 경제성장률이 1%에도 훨씬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실업률은 10%에 육박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4일 독일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내년초 유로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이런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5일 오후(현지시간) 통화정책이사회에서 1년여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2.75%로 0.5%포인트 인하키로 결정했다.경제전문가들은 그러나 ECB의 금리인하가 위축된 독일경제를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권 발목잡는 독일 경제 EU 집행위는 4일 독일의 부진으로 유로권 12개국의 내년 1·4분기 경제성장률은 기껏해야 0.2%이거나 아니면 마이너스 0.2%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전망했다.이는 민간기관들의 전망치인 0.3% 증가에 비해 어두운 것이다.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독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4%,내년은 1.5%로전망했다. 그러나 독일 유럽경제연구소(ZEW)가 얼마전 발표한 11월 경기선행지수는 4.2로 16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경기선행지수는 경제분석가 등 312명을 대상으로 향후 6개월간의 경기전망을 조사한 것이다.이처럼 큰 폭의 하락세는내년 상반기 경제가 악화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또 올들어 독일 기업과 개인의 파산이 사상 최대를 기록중이며,내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공영 ARD방송이 이날 보도했다.기업 신용조사기관인 크레디트레포름에 따르면 올들어 11월 말까지 기업과 개인이지급불능으로 파산한 건수는 모두 8만 24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4%나 늘었다.이 가운데 기업 파산은 3만 7700건이었다.특히 건설재벌 홀츠만과 미디어재벌 키르히 등 대기업들의 줄도산으로 지난해보다 20% 많은 약 6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실업자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400만명을 넘어섰다.독일 노동부는 11월 실업자수가 402만 5842명이라고 밝혔다.지난달보다 9만 6100명 늘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3만 6900명이나 증가했다.실업률도9.7%로 지난달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일거리 찾아 외국으로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근로자들의 천국이라는 독일의 명성이 퇴색해가고있다. 1960년대부터 독일에는 고임금과 보다 나은 사회보장혜택을 좇아 터키와 이탈리아,영국,아일랜드등 해외 근로자들의 유입이 계속돼왔다.하지만 이제는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찾아 북유럽과 영국 등으로 떠나는 독일 근로자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아예 가족전체가 이주하는 경우도 많다. 이같은 현상은 실업률이 20%를 웃도는 옛 동독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베를린 일대에서 열리는 해외취업세미나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이다.베를린시의 고용 담당자는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 일대에서는 고용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외국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빠져나간 독일 근로자들의 공식적인 통계는 없다.하지만 유럽 각국의 취업을 알선하는 ‘유로파 구직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외국에 취업한 독일 근로자는 9000여명으로 지난해의 7000명을 이미 돌파했다.또 다른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취업을 신청한 독일인은 2000년보다 25%나 증가했다.일감을 찾아 외국으로 떠나는 독일인 행렬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에게 엄청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 편집자에게/채무자들 대출한도축소 대비할 시간 필요

    -가구당 부채 3000만원 눈앞(대한매일 12월5일 1면) 기사를 읽고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빚이 현재 3000만원에 육박한 데다 총 가계빚은 424조원을 기록했으나 증가폭은 둔화되는 추세라는 기사를 읽었다. 신용불량자들의 신용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신용회복지원위원회에서인터넷으로 신용불량자들을 직접 상담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나로서는이 기사의 내용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 왔으며 여러 가지 생각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가계빚은 계속 늘어나지만 증가 폭은 둔화한다는 현상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걱정을 해야 할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가계빚이 충분히 증가한 상황에서 가계 수입이 증가되어 가계대출 증가 폭이 둔화된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그게 아니고 부실을 우려한 금융기관이 한도를 축소해서 가계대출증가 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걱정스럽기 때문이다.결국 ‘폭탄돌리기’ 놀이와 같이 부실을 누군가가 떠맡아야 하는 현실에서 은행에서 먼저 대출을 축소하고 나섰다는 얘기다.급작스럽게 대출한도를 축소하기보다는 최소한 사전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기간을 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현재는 252만명인 신용불량자가 내년에는 35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니 신용회복지원위원회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법원에 개인파산신청자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신용불량자와 더불어 고민해야하는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직원으로서 마음이 답답하다.물론,개인들도 문제가 있다.금융기관도 눈앞의 현실과 영업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이 지경이 되지 않도록 신용관리에 대한 사전 교육에 보다 많은 노력을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 “개인부문 부실 경제위기 촉발 위험”재경부,금융기관 건전성감독 강화키로

    정부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한 개인부문의 부실이 경제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금융기관 대상 건전성 감독을 적극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97년말 외환위기가 기업부문에서 시작됐다고 한다면 앞으로의 경제위기는 개인부문에서 비롯될 수 있다.”며 “부동산 대출,신용카드 대출등 가계대출 억제를 통한 금융기관 건전성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다양한 억제책에도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지속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한 이같은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세계경제 침체가 가속화할 경우 개인파산 등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말했다. 재경부는 부실기업의 경우 퇴출절차를 밟아 시장에서 퇴출시키면 일시적인 충격이 있겠지만 시장전체가 탄력을 회복하게 되는 것과 달리 개인의 퇴출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효과도 곧바로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물론,금융부문 위기까지 몰고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 상향 조정과 담보인정비율의 하향등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 건전성 감독강화 차원에서 시행중인 가계대출억제책 효과를 지켜보면서 기준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
  • “내년 경제환경 최악”삼성 위기경영 지침, 신정부 정책혼선 우려

    삼성이 내년도 국내외 경제환경을 처음 ‘최악의 상황(Worst Case)’으로 가정해 계열사들의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내년도 기업경영 위협요인으로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혼선을 꼽고있어 주목된다. 이같은 사실은 5일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가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과 관련된 일종의 지침서로 각 계열사에 내려보낸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경영전망 자료’에서 나타났다. 삼성은 이 자료에서 내년 우리 경제는 미국·이라크 전쟁 발발과 미국 경제의 재침체 가능성 등의 대외요인과 함께 정부의 정책혼선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및 부동산 버블 붕괴,개인파산 급증 등으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은 국내 정치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통치권 누수,대통령선거,신정부 출범 등을 들며 정부의 정책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부실기업 처리와 대기업 정책 등의 주요 이슈도 혼란과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삼성은 이에 따라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4.0%로 가정한 상태에서 ‘최악의 상황’을 감안한 사업계획을 세우라고 각 계열사에 지시했다. 삼성 계열사들의 내년도 사업계획은 이달말 공개될 예정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통합도산법’ 내년 제정

    화의와 회사정리로 이원화된 기업회생제도가 회사정리절차로 일원화되고 회사정리때 기존 경영진이 관리인에 선임될 수 있게 된다.또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큰 기업도 파산을 피할 수 있다.개인에게도 파산 외에 회사정리절차와 비슷한 개인회생제도가 도입된다.법무부는 5일 기존의 파산법·화의법·회사정리법을 통합한 통합도산법안을 마련하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하는 시안을 발표했다.이같은 통합도산법안은 6일 공청회를 거쳐 정부안으로 확정된 뒤 내년 임시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기존 기업회생 절차는 부실기업 경영주가 경영권 유지를 위해 화의제를 악용,절차가 지연되고 대기업에는 화의제를 적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왔다.특히 화의제도는 부실경영주 교체가 어렵고 이행확보,통제수단도 부족해 구조조정의 장애물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으나 통합도산법 제정으로 사라지게 됐다. 법무부는 회사정리 절차가 관리인을 기업외 제3자로 교체토록 하고 있어 회사 사정을 잘 알지 못해 신속한 처리를 저해한다는 지적을 수용,회사정리 신청시 원칙적으로 기존 경영진을 관리인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존 경영진이 부실경영에 중대한 책임이 있을 때 ▲부채가 자산보다 현저하게 많을 때 ▲상당한 이유를 들어 채권자협의회가 요청할 때 등은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되,부실책임이 있는 경영자의 노하우가 회사회생에 필요할 때는 스톡옵션을 부여해 경영 노하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병철기자 ■통합도산법 시안 내용 정부가 5일 공개한 통합도산법 시안의 특징은 회사정리법,화의법,파산법 등 3개법을 통합하고 개인회생제도를 신설한 데 있다.개인회생제도는 봉급생활자,전문직종사자,자영업자들이 파산선고로 돌이킬 수 없는 사회·경제적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그러나 기업부실과 개인파산에 책임이 있는 기업주나 채무자에게 과도한 면책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공청회 등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회생절차 참여권 회생 절차 신청권자의 적용대상을 현재 법인으로 되어있는 데서 모든 개인과 법인으로 확대했다.관리인 제도의 경우 기존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토록 해 조기신청을 유도하고 기존 경영진의 경영노하우를 이용하도록 한다. 채권자의 절차참여권을 강화하기로 하고 채권자에 대해 회생절차 신청권을 보장한다.채권자협회의 기능을 강화,감사 선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회생계획인가후 회사의 경영상태에 관한 실사를 청구하고 관리인을 제3자로 선임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개인회생절차 제도를 악용하는 채무자를 견제하기 위해 신청권자를 일정한 소득이 있는 봉급생활자나 대법원 규칙이 정하는 금액 이하의 채무를 지는 영업소득자로 엄격히 한정했다.또 사전에 채무자의 재산조회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또 회생절차의 신청이 불성실할 경우 신청을 기각할 수 있도록 했다.그러나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때까지 채무자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가압류,가처분 등 일체의 행위를 금하도록 했다. 채무자는 신청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변제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고 연장도 가능하다.변제계획에서 변제계획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수입 또는 재산의 제공,재단채권 전액의 변제에 관한 사항을 정해야 한다. 변제기간은 변제개시일로부터 5년을 초과해서는 안되며 변제계획은 완료되기 전까지 채무자,채권자,회생위원의 신청에 의해 바뀔 수 있다.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끝낸 경우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법원이 면책을 결정한다.다만 채무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면책을 받은 경우 면책결정일로부터 1년 이내에 면책취소가 가능하다. ◆파산절차 채무자가 파산을 해도 개인회생절차에 들어가면 대법원이 정하는 주거비,6개월간의 생계비 등은 채무대상에서 면제해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하도록 했다.주택임대인이 파산하는 경우 확정일자 등을 받은 임차인에 한해 우선적으로 보호된다.법원은 그러나 채무자가 파산절차를 남용한다고 판단되면 파산신청을 기각할 수 있도록 해 파산신청의 남용을 방지했다.파산자의 채무를 모두 면책시켜주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될 때는 채무의 일부만 면책할 수 있도록 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씨줄날줄] ‘깡’ 천국

    ‘깡’이라는 말은 이제 누구나 그 뜻을 알아차릴 정도로 보통명사화된 것 같다.사전에는 ‘깡’을 ‘깡다구’의 줄인 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그런데도 누구나 깡하면 먼저 ‘카드깡’ ‘상품권깡’ 등을 머리에 떠올린다.최근에는 ‘텔레깡’ ‘통장깡’이 등장하더니 연말을 앞두고는 ‘자동차깡’이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원래 ‘깡’은 일본 말이다.‘와리깡’의 준말로 할인이라는 뜻이다.그런데 이‘깡’ 앞에 아무 단어나 갖다붙이면 말이 될 정도로 ‘깡 천국’이 되어 버렸다.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깡’은 “사채업자가 특정사와 짜고 허위로 매출을 발생시켜 조성한 현금을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비싼 이자를 받고 대출해 주는 불법행위”를 말한다.카드로 물품을 사서 되파는 불법행위를 하게 되면 ‘카드깡’이 되고,자동차를 사서 되팔면 ‘자동차깡’이 된다.물론 불법사채업자인 중개업자가 없으면 ‘깡’은 성립이 되지 않는다.중개업자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의 약점을 파고 들고,자동차 제조업체나 상품권등 발행업자는 매출과 유통기간의 이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조금도 손해볼 것이 없다. 당국이 빚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위해 개인파산제를 도입하고,불법 카드할인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각종 ‘깡’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요사이 사회면을 장식하는 범죄자들의 범행 동기를 보면 반드시 ‘카드 빚 때문에’라는 대목이 포함되어 있다.작은 빚이 ‘카드깡'으로,‘카드깡'은 ‘자동차깡'으로 이어지고,그 이후는 파산이나 범죄 등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끝나는 것이다.카드 사용자 개인의 처지에서 본다면 ‘깡’은 벗어날 수 없는 마약과 다름없다. 이런 불법과 악순환을 근절할 방법은 없을까.당국이나 일반 서민의 처지에서 아무리 궁리해봐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답답하다.물론 불법 사채업자들이 뿌리내릴 풍토를 없애고,시민들이 절제해서 카드를 사용해 신용사회를 정착시키는 것이 똑 떨어진 해답이다.하지만 신용사회에서 카드 사용을 전면금지할 수도 없고,사람 사는 세상에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없을 리 없고,이 틈을 비집고 들어서는 악덕 업자들을 깡그리 없앨 수도 없지 않은가.‘깡다구’로 ‘깡’을 추방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개인회생제 실효성 논란

    가계 빚이 누적된데다 연체가 늘면서 정부가 개인파산을 막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으나 내년부터 도입예정인 ‘개인회생제도’의 실효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개인회생제도는 ‘살 길은 없고 파산만 있다.’는 법적 미비를 보완,파산직전의 개인을 구제하는 점에서 일단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다만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조장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특히 이제도는 채무자와 금융기관간의 사적 화의성격인 ‘개인워크아웃제’와 상당부분 중복돼 있어 비효율적이란 지적이다. ●개인회생제도와 개인워크아웃제도의 차이점 개인회생제도는 법으로 강제하는 법적 제도로,채무자와 법원간의 공적 관계로 성립된다.반면 개인워크아웃제는 금융기관과 채무자가 자율적으로 합의하는 사적 화의 제도다. 개인워크아웃제는 사채나 사업자금 대출이 전체 빚의 30%를 넘으면 신청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이와 마찬가지로 채무자 모두가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법원이 일정한 기준과 자격을 갖춘 채무자에 한해 선별적으로이 제도를 적용한다.개인워크아웃제는 금융부채로 한정돼 있지만,개인회생제도의 대상은 채무자의 모든 부채를 포함한다. 두 제도 모두 빚에 찌든 개인과 가계를 방치할 경우 사회문제화하고 경제에 가할 충격을 막는 점에서 그 타당성이 있다. ●도덕적 해이 논란 일정기간동안 부채의 일부를 상환할 경우 나머지를 탕감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빚더미에 앉아도 큰소리치는’ 채무자의 ‘배째라’식 인식이 우려된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장수태(張壽泰) 박사는 “개인회생제도의 취지에는 동감하지만,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채권자의 권리보호와 채무자의 회생기회를 어떻게 조화하고,채무자의 모럴해저드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 관계자는 “개인회생제는 채권자에게 매우 불리하게 설계돼 있는 반면 채무자의 도덕적해이를 방지할 장치는 허술하다.”고 우려했다.개인파산자가 신청만 하면 채무액을 확정짓는 것으로 돼 있어 채무조정안이 합당한 지,채무자의 숨겨진 재산은 없는 지 추적하는 규정들이 미비돼 있다는 지적이다.더욱이 채무자 입장에서는 현재 시행중인 개인워크아웃제보다 개인회생제가 훨씬 유리해 가뜩이나 ‘빚을 탕감받고 보자.’는 버티기식 채무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더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개인워크아웃제에 대한 금융기관의 도덕적해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참여연대 박원석(朴元錫) 시민권리국장은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변제기회를 주기 위해 설립한 개인신용회복지원위원회는 은행연합회 산하 기구로돼 있어 금융기관의 ‘약탈적 회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기관들이 마구잡이로 가계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을 통해 돈을 대출해 주고 있다.”며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다중채무자를 상담해 채무변제 계획을 세워주고 채권자와 변제협의도 해주는 민간 비영리재단인 미국의 채무상담기구(CCCS)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제도중복에 따른 비효율성 개인워크아웃제를 주관하는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사무국조차 “근본적으로두제도는 같은 것”이라고 비효율성을 지적했다.부처간의 협조가 전혀 안된 점도 문제다.금감원 관계자는 “개인 워크아웃제도를 개인회생제도의 사전단계로 평준화 시키자고 제안했으나 법무부안에 반영이 안됐다.”고 밝혔다. 금융 전문가들은 ▲개인워크아웃제를 개인회생제에 흡수시켜 하나로 통일시키든지,▲아니면 개인회생제의 필수적인 사전 단계로 개인워크아웃제를 명문화하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유럽은 후자를 택하고 있다. 주병철 안미현기자 bcjoo@
  • 빚 5년간 갚으면 나머지 부채 탕감

    개인파산 위기에 놓인 사람이 5년동안 성실하게 빚을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해 주는 ‘개인회생제도’가 이르면 내년에 도입된다. 29일 법무부와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회사정리법,화의법,파산법을 하나로 통합하고 개인회생제도를 신설한 ‘도산법’ 초안을 확정했다.정부는 다음 달 6일 공청회 등을 거쳐 연내에 확정 법안을 마련,내년 첫 임시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개인회생절차는 파산위기에는 몰려 있지만 장래에 계속적으로 또는 반복해서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급여소득자나 영업소득자에 한해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채무자는 공정하고 실천 가능한 변제계획을 만들어 14일 내에 법원에 제출하되 변제기간은 변제 개시일로부터 5년을 초과할 수 없게 돼 있다.채무자가 최장 5년간의 변제를 마치면 법원은 면책(부채탕감)결정을 하게 된다. 김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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