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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장희 라디오코리아사장 귀국회견

    ◎“LA폭동 이민사의 새 전기/고통컸지만 얻은것도 많다”/민족저력 확인… 2세들 자원봉사 눈물겨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라디오 코리아」의 이장희사장(45)이 공보처 초청으로 일시 귀국,11일 하오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사장은 이날 『4·29흑인폭동은 우리 교민들에게 더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뜨거운 동포애를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잃은 것보다 얻은게 많다고 본다』고 밝히고 『이번 사태로 우리 교민들이 한 핏줄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흑인폭동을 언제 처음 알게 됐나. ▲4월29일 하오6시쯤 로스앤젤레스 곳곳에서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흑인들이 상점을 마구 부수고 물건을 빼앗아가고 있다」「도와달라」는 등의 제보가 잇따라 들어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사건이 터지자 「라디오코리아」는 어떤 일을 했나. ▲사고가 잇따르자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교민들의 제보를 여과없이 내보내는 한편 「상점을 철시하고 빨리 귀가하라」는 방송을 계속 내보냈다. ­폭동이 가라앉으면서 한 일은. ▲교민들의 경제복구를 위해서는 우선 구호자금을 받기 위한 피해자료의 수집이 중요하다고 보고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을 동원,14대의 전화로 피해상황을 집계했다. ­피해상황은. ▲지난 8일까지 집계한 최종피해는 노점상 3백68명이 5천9백만달러,의류점 2백79곳 3천9백만달러,간이매점 2백17곳 4천3백만달러,마켓 3백8곳 7천2백만달러,세탁소 93곳 2천2백만달러등 모두 2천1백97곳에서 3억8천6백67만여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디오 코리아」의 당시 역할에 대해. ▲사건발생직후 48시간동안 온종일 방송한 「라디오코리아」는 피해상황부터 복구작업이 진행되기까지 현지교민의 95%가 청취했으며 한핏줄을 실감케하는 구심점이 됐음을 자부한다. ­「라디오코리아」의 피해복구운동은. ▲「사랑의 장터」라는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 갖가지 성품을 접수받아 피해교민들에게 즉석에서 쌀과 식료품 물 등을 전달했다. ­4·29사태로 잃은 것과 얻은 것은. ▲지난 20여년동안 일구어온 재산을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잃은 아픔은 컸으나 한국에서 태어나 어릴때 미국으로 건너와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고 개인주의 사회에 살아온 교포 1·5세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동포애를 발휘하며 모여들때 더없는 기쁨을 느꼈다.
  • 청소년범죄 어른보고 배운다/가치관 혼란… 갈수록 연소·흉포화

    ◎“배금주의·마약류에 죄의식 마비/공덕심 길러주기 노력 절실”/전문가/덕망인사의 「동네향장」 활동 성과/서울종암서 청소년들의 탈선범죄가 잇따라 보다 적극적인 선도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5월은 청소년의 달이어서 정부는 물론 각급 사회단체들이 갖가지 선도활동을 벌이고 있는데도 사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정과 학교,그리고 우리사회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청소년들을 한가족처럼 돌보는 보다 따뜻한 사회환경의 조성 및 청소년범죄유발요인들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서울 노량진경찰서는 6일 대낮 빈집을 골라 털어온 노모군(19·서울 영등포구 신길동)등 여고생 2명이 낀 10대 소년소녀 15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서울 구로경찰서에 붙잡혀 역시 구속영장이 신청된 안모군(15·고교1년)등 고교생 5명은 지난 4일 상오3시쯤 강서구 화곡본동의 한 문방구점(주인 윤준현·31)에서 모형비행기·천체망원경·현금 10만원등 5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치는등 5차례에 걸쳐 4백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털었었다. 또 5일 하오4시쯤 구로구 고척2동 박모양(19)의 자취방에서는 조모군(17)이 최모양(18)과 함께 공업용본드 1통을 나눠마신뒤 환각상태에서 옆방에 세든 주부 이모씨(23)를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90년 8만3천2백69건이던 청소년범죄는 지난해엔 8만5천2백7건으로 한햇동안 1천9백38건이 늘었으며 전체범죄의 6·5%를 차지하면서 갈수록 흉포화·연소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 범죄에대해 서울대 조흥식교수(40·청소년복지 전공)는 『청소년범죄의 주된 원인은 사회전체의 가치관혼돈때문이며 어른들의 배금주의영향으로 죄의식조차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가치관의 확립과 다수를 위한 학교교육에서 소수의 문제학생들도 이탈되지않고 함께 살아가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덕여대 김종협총장(61)은 『청소년범죄의 책임은 배금주의와 개인주의에 빠진 어른들에게 있다』면서 『청소년탈선을 막는 길은어른들 자신이 공동체의식을 갖고 올바르게 어른노릇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종암경찰서는 이날 지역주민가운데 덕망있는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선정,청소년선도활동을 펼치도록 하는 「모범향장제도」를 도입,42명의 향장을 뽑았다. 경찰은 이들 향장을 관내 21개파출소에 2명씩 배치,경찰관과 함께 대낮에 주택가등을 순찰하다 불량청소년이 발견되면 1m30㎝길이의 향장봉으로 직접 「훈육의 매」를 드는 등 선도활동을 펼치도록 하는 한편 경찰서까지 갈 필요가 없는 크고작은 다툼은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 기술대변혁시대­인식의 전환을/이봉진박사 일화낙사기술고문(특별기고)

    ◎감성공학등 7대기술혁명 눈앞에/80년대발상으론 국제경쟁서 낙오/개인·집단주의 2중병폐 버리고 세계변화 발맞춰야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변혁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정보처리기술의 발달은 기술혁신 속도를 옛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속화시켰다.역사상 선진국이라는 영국·미국·일본이 빈곤의 상태에서 세계의 채권국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1백년·50년등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과학기술이 가져다준 오늘날 변화의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특히 일본과 우리나라를 보면 일본은 5년사이에 세계 최대의 채권국으로 성장해 있는데 우리는 88년의 성장으로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채권국에로의 꿈이 최근 5년간의 하강국면을 맞아 우려로 돌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사회는 위로는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짙고,밑으로는 집단에의 동조를 강요당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것 역시 우리의 병이라 할 수있다.이러한 진단에 입각해서 우리는 세계적인 변화추세와 발맞춰 90년대 후반의 우리사회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을것이다. 먼저 선진국의 상황을 보면 미국과 일본의 잠재성장률이 더욱 낮아지리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예전과 같은 고도성장은 기대하기 힘들겠다는 것이어서 저성장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그 첫째 요인은 노동시장의 사정으로 미국은 노동력이 질적으로 하락하고 일본은 양적인 노동력의 부족으로 잠재성장력 자체가 제약당한다는 것이다.양적인 노동력부족은 단순자동화와 같은 기술로 해결될 수 있지만 인력의 질적 저하는 미국이 대응방안으로 판단,주창하고 있는 고도의 자동화기술인 컴퓨터통합생산시스템(CIM)등으로서만 해결책에 접근할 수 있다.또 독일의 경우도 통일로 인한 노동력의 양적확대에도 불구,질적인 저하로 80년대보다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전쟁도 80년대와 90년대는 양상이 다른듯 하다.민족간의 분쟁은 빈번해 졌지만 국가간의 대규모 전쟁은 사라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것이다.이에따라 각국의 군사비삭감은 대폭적인것이 될 것이고 미국의 경우 이 「평화의 배당」(군사비삭감)은 재정적자를메우는데 쓰이게 될 전망이다.무역 불균형으로 야기된 외환조정문제도 지구촌의 형성으로 안정되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지금 미국과 일본의 기업간에는 다국적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아마도 기술혁신이 가져다 주는 이러한 조정능력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동·서 동시불황사태는 19 30년대와 유사한 제2의 공포를 재연했을 것이다. 이 시대를 연속적인 변혁의 시대로 이끌고 있는 90년대의 기술변화는 크게 7가지로 대별할 수 있을 것이다.▲첫째는 기존의 화학기술을 뛰어넘는 생물학적이고 환경적인 기술로 나아가고 있다.▲둘째는 비가시적인 전자기술로부터 보다 가시적이고 경제적인 효과가 큰 광학 연구로 나갈 것이다.▲셋째는 전자·전기등 컴퓨터기술혁신을 이끌어 온 반도체소재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변화다.최근의 고체물리·재료공학분야에서의 연구주류가 실리콘결정등 실리콘트랜지스터연구에서 단순한 유리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아모퍼스 실리콘트랜지스터연구로 바뀌고 있다.▲넷째로는 디지털식의 발전.현재 기계공학과 전자를 연결한 현재의 첨단생산기술인 메카트로닉스기술은 유사적인 아날로그와 계수적인 디지털의 결합·혼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이 더욱 더 계수적으로 나간다는 것이다.또 ▲다섯째 평면적인 것으로부터 입체적인 실감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홀로그래피기술의 보편화를 들 수 있고 ▲여섯째론 논리적이고 프로그램적인 노이만식 컴퓨터기술의 발전에서 인간의 감성을 구비한 감성공학기술이 가미된 컴퓨터기술로 나아가고 있다.또 ▲일곱째로는 이상의 모든 기술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통합 생산시스템인 지적생산시스템(IMS)을 들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점은 위에서 언급한 기술들의 성취는 80년대까지의 발상과 접근방식을 가지고서는 하나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80년대까지의 상식의 연장선에서는 성취하고 해결할 것들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90년대에 우리는 서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정치·사회학회 연합학술대회/「정치변동과 시민사회」주제로

    ◎“인접학문간 공동연구의 발판 마련” 기대 한국정치학회(회장 서정갑)와 한국사회학회(회장 한완상)가 23,24일 서울대 선경경영관에서 「한국의 정치변동과 시민사회」라는 주제로 대규모 연합학술회의를 갖는다. 현대사회를 분석함에 있어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90년대 들어 사회과학계열의 11개 학회들의 공동협의체인 한국사회과학연구협의회 주최로 학술심포지엄이 열리는등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이번처럼 양학회의 중견·소장,보수·진보학자들이 총망라된 공동학술발표회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이번 학술회의에서 두 학회는 그동안 국가라는 위로부터의 분석틀에서 접근해 왔던 한국사회에서의 정치변동문제를 6·29이후부터 지난 3·24총선에 이르기까지 두드러지게 부각되고 있는 시민사회운동입장에서 분석한다. 한완상 서울대교수는 『온건하고 중도적인 시민운동단체들의 대중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력 행사와 진보정당의 참패라는 이번 총선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각종 시민사회운동의 활성화에 따른 정치사회적 변화는 90년대 한국사회·정치학회의 주요 연구과제』라고 기조발제문에서 밝힌다. 한교수는 또 『비록 불완전한 시민운동이라 하더라도 민중의 구조적 고통을 어느 정도 덜어줄 수 있는 한 이 운동들을 단색적 이념으로 그리고 추상적인 급진론의 시각에서 푸티부르주아적 개량운동으로만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한국자본주의발전과 시민사회의 성격」이라는 논문을 발표할 부산대 김성국교수는 한국시민사회는 혈연·학연·지연등의 연고주의와 민족주의 지역적 불균등을 특성으로 하고 있어 종종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와 같은 특성들은 오히려 서구시민사회의 개인주의적 폐해를 막고 한국사회의 외세종속적 정치·경제문화를 치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민사회의 이론과 역사적 변천」「한국시민사회의 성장과 갈등구조의 변화」「세계체제와 이데올로기의 문제」「90년대의 한국사회­과제와 전망」등으로 나눠 진행되는 이번 공동학술대회에는 주제발표자 16명을 포함,직접 토론참가자만도 60명이 참가하는데 인접학문간의 연구성과와 방법론을 서로 교류,보다 활발한 학제간 연구의 시발이 될 것으로 학계의 기대를 모우고 있다.
  • 「춤의 해」 본격 몸짓/2월 8개공연 줄이어

    ◎현대무용가 김기인씨 10일 첫 무대 장식/15일엔 신인발표회… 29일 공식개막공연 「춤의해」가 본격가동되는 2월에 크고 작은 무용공연들이 줄이어 무대에 올려진다. 올해 첫공연을 장식하는 현대무용가 김기인의 「종­움」을 비롯해 현대무용계에 굳건한 발판을 다져가는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과 탐무용단의 정기공연,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한국현대춤협회의 신인춤발표회,독자적인 무용세계를 구축해가는 김원,이경호의 공연에 이르기까지 모두 8개의 무대가 차례로 선을 보인다.또 이달 29일에는 「춤의해」개막공연이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성대히 펼쳐져 축제의 시작을 공식적으로 알리게 된다. 서양의 육체테크닉에 의존하는 대신 동양사상을 근간으로 새로운 춤의 영역을 확대해온 중견무용가 김기인교수(서울예전)의 춤「종­움」(10일 문예회관 대극장)은 「춤의해」첫타종을 의미하는 「종」과 새봄 춤의 새싹이 움트는 것을 의미하는 「움」을 표현해 더욱 관심을 끌고있다.기의 언어를 신체의 언어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벌여온 김씨는 이번작품에서 종래의 솔로공연에서 군무로의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곽정자,안재은,하혜석등 「스스로춤모임」단원 3명과 함께 출연하는 「종」은 물질문명과 개인주의 사고속에 매몰되어가는 우리자신에게 각성을 요구하는 작품이고 「움」은 인간생명력의 발현을 씨앗이 껍질을 뚫고나와 생명을 움틔우는 현상에 비유한 것이다.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은 11·12일 하오7시 문예회관대극장에서 중견단원 이윤경씨의 「꿈으로 오는 거리」,양정수씨의 「뻥짜」,이연수씨의 「세상을 떠도는 것들」을 공연한다.「제1회 MBC창작무용경연대회」대상수상자인 이윤경씨의 「꿈으로 오는 거리」는 환상과 행복에 젖어 꿈을 꾸는 인간들과 그속에서 트는 사랑의 싹을 형상화한 작품.단장인 양정수씨의 「뻥짜」는 요행이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가식많은 현대인의 모습을 코믹하게 엮은 것이고 이연수씨의 「세상을 떠도는 것들」은 허무와 혼돈속에서 희망을 찾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한편 인천전문대와 경희대의 강사로 출강하면서 「춤타래」의 단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펴고있는 이경호씨는 17일 하오7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연·연·연」을 발표한다.이작품은 만남과 헤어짐,존재를 설명하는 불교의 인연론에 인식의 근원을 두고 인간내면의 변화를 정적인 한국무용의 춤사위에 싣고있다. 이화여대 무용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전북대 전임강사를 맡아 지방무용계에 활력을 일으키고 있는 김원씨는 1부「대지」와 2부「HESAID,SHESAID」로 꾸민 작품을 16·17일 하오 7시 국립극장 소극장에 올린다.개인화되고 원자화된 사회에서 서로의 진실을 그리워 하면서도 서로를 마주볼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동전의 앞뒷면에 비유한 작품들로 잉태­태동­울림­잔상이라는 네가지 모티브로 풀어간다.「서희앤댄서즈」의 남자주역 오재원과 김금선,김기석,김용경,김광호등이 함께 출연한다. 이밖에 한국현대춤협회의 신인발표회는 15일부터 18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며 현대무용단「탐」의 중견단원 전미숙,김해경,조은미씨가 「역」,「흔들림,그장면들」,「어떤 기후」등을 25일 하오4시,7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발표한다.
  • 안방서 보는 「바람과 함께…」의 모든것

    ◎K­1TV 2∼4일 특선다큐·영화 방영/제작과정에 얽힌 숨은 이야기 소개 「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대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안방극장에 소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KBS1TV가 2일부터 4일까지 방송할 「특선다큐멘터리 전설을 만든다­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이렇게 만들어졌다」가 그것. 마거릿 미첼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바람…」는 절정에 달했던 미국남부의 귀족적인 사회문화가 남북전쟁으로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를 그린 작품으로 스카렛 오하라라는 한 여성의 강인하면서도 슬픈 사랑과 생활의 기록이기도 하다. 특히 이 작품에서 주인공 스카렛 오하라역의 비비안 리를 비롯해 클라크 게이블,올리비아 드 하빌랜드,레슬리 하워드는 미국인의 기질중 귀족주의 개인주의 행동주의 청교도 정신을 각각 상징하는 네타이프의 인간형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KBS1TV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한 영화 방영뿐만 아니라 이 영화에 얽힌 화제들도 함께 소개할 예정. 이에따라 2일밤 9시50분부터 2시간에 걸쳐 「특선다큐멘터리 전설을 만든다­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이렇게 만들어졌다」특집을 통해 이 영화의 제작배경과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하는데 이어 3∼4일(하오9시30분∼11시40분)2회로 나누어 영화를 소개한다.
  • 잔업을 마다하는 근로자(사설)

    대한상의부설 한국경제연구센터가 조사한 근로자들의 의식구조를 보면 명암이 교차되고 있다.근로자들의 사고가운데 밝은면으로 여겨지는 것은 유교문화권에서 흔히 볼수있는 출세주의에 대한 강한 집착이 약화되고 있는 점이다.반면에 어두운 면은 개인주의사고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경제연구센터는 전국 6백44개 기업의 종업원 4천9백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기업 근로자의 의식구조」내용을 엊그제 내놓았다.이 조사를 보면 『출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견해에 대해 53.9%가 반대하고 있다.조사대상자의 절반이상이 출세지상주의에 대해 반대 내지는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 조상들의 생각과는 상당한 거리감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또 출세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운과 기회라는 환경적 요인보다 개인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이것 역시 우리 근로자들의 사고가 합이주의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그동안 경제성장과 서구화의 영향으로 근로자들의 사고가 이처럼 바뀐 것은 퍽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근로자들의 사고가운데 우려할만한 점이 더 많이 나타나 걱정이다.선진국도 아닌 중진국에 속하는 우리 근로자의 70.7%가 수입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잔업은 피하고 개인여가를 갖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최근 몇년동안 격심한 노사분규의 여파로 임금수준이 우리경쟁대상국의 그것을 앞지르면서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이 감퇴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 업무수행에 있어 개인보다는 공동으로 일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75.5%나 돼 집단의식이 강한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일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대한상의는 분석하고 있다.개인보다는 기업,기업보다는 사회라는 집단의식이 아닌 개인주의 성향에서 공동업무 수행을 선호하는 것이라면 그것 역시 매우 걱정이 되는 일이다. 이번 조사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회사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는 견해에 근로자들의 59.4%가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우리의 전통적인 유교적 사조는 가능한 한연장자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다.그러나 요즘 근로자의 절반이상이 전통적 관례에 반대,개인주의적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를 다른 각도에서 보면 합리주의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그렇지만 자기편의를 위해 집단주의를 선호하고 있는 2중성을 감안하면 연장자의견에 대한 반대의 내면에도 이기주의 내지는 개인주의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 근로자가 서구 근로자들처럼 철저하게 합리주의사고를 갖거나 그렇지 않고 동양적인 집단주의 내지는 대가주 개념을 갖고 있다면 문제가 없다.이번 조사에서의 문제는 자기편의적 사고 내지는 섣부른 물질주의에 물들고 있는 반면에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하려 하지 않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는데 있다.지금의 우리 국민소득 수준으로는 그럴때가 분명히 아니다.
  • 「유출 전문업체」 활용,외화 빼돌려/거액외화 불법송금 언저리

    ◎재벌 이기주의 편승,음성거래/불법취업자 약점도 악용… 수수료 갈취 24일 검찰에 적발된 불법외환유출사건은 아직도 거액의 돈을 해외로 빼돌리려는 일부 몰지각한 기업인들이 있는데다 이들에 빌붙어 기생하고 있는 전문업체가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음지에서 땀흘린 사람들을 외면하고 「나만 잘살면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보여주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불법송금업체 수법◁ 구속된 유니온 아카데미 대표 김재훈씨등 5개 송금업체대표들은 사업자등록만해놓고 불법으로 송금업무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도쿄에 허름한 사무실만 갖추고 전화나 팩시밀리를 이용,서울과 긴밀히 연락을 취해 양쪽에서 입·출금되는 자금을 관리해왔다. 그러나 이들의 송금업무는 보통 은행 등에서 취하는 자금결제방식과는 전혀 틀린 「자금의 이동이 없는」 송금방식이었다. 검찰수사결과 이들은 아름아름 찾아오는 음성송금자들이 맡기는 돈을 받아 국외송금은 3%,국내송금은 1%의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만을 송금지역에 통보,송금지역에서 보유한 돈을 지불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이같은 방법으로 이들이 거래한 금액은 모두 8백97차례에 걸쳐 2천만달러(한화 약1백43억여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고 수수료로 번돈이 무려 2억2천만여원에 이른다. ▷이용자실태◁ 송금조직은 주로 일본에 관광여권으로 나가 있거나 밀입국해 불법으로 취업한 한국인들이 번돈을 국내로 송금할 길이 없는 점을 이용,지난 89년부터 생겨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이용자는 일본에 간 한국인 불법취업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더욱이 한국보다 벌이가 좋다는 이유로 일본에 건너간 술집종업원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불법송금업자들은 이같이 어렵사리 번돈을 중간에서 갈취해온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송금방법이 점차 알려지면서 국내 굴지의 기업인들까지 외화도피의 방법으로 이를 이용하기에 이르러 「기업은 망해도 기업인은 산다」는 재벌기업의 구태의연한 생리를 또다시 드러냈다. 구속된 삼미유통 부사장 김현기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는 누나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삼미그룹 계열사인 삼미특수강 주식 35만주와 환매체등 모두 1백여억원어치를 팔아 이 가운데 43억5천만원을 이같은 방법으로 일본에 보냈다. 일본에 간 돈은 황모씨가 찾아 미국의 누나에게 전달하는 수법을 썼다.김씨는 이밖에도 나머지 돈 12억2천만원을 국내 암달러상을 통해 달러로 교환한 뒤 출국하는 친지등 수십명을 통해 미국에 보낸 것으로 밝혀져 기업인의 철저한 윤리의식부재를 보여주었다. 또 달아난 박현숙씨(여)는 국내재산을 처분한 돈 6억7천만원을 호주로 빼돌렸고 역시 달아난 유로스타여행사대표 김종서씨는 서울항공 등 17개 여행사가 모집한 여행객들의 법정금액을 초과한 여행경비 1억2천여만원을 송금시켜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을 수사했던 한 검사는 『국외송금의 목적과 국내 송금의 목적이 너무나 대조가 돼 한심스러움을 느꼈다』면서 『해외에서 불법으로 취업한 이들도 문제이지만 특히 호화생활과 과소비여행경비를 위해 거액을 빼낸 사람들은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보여주고 있어 한심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 “한국 식민통치안했다”…일 학자,또 망언/파리=박강문(특파원코너)

    ◎불지에 비친 대한 굴절시각/“잉글랜드·스코틀랜드 통일과 동일” 어거지/“한국인,일인 미워해 일 침략 가능성” 강변도 와타나베 시오시(역사학자)와 다쿠보 다다에(도쿄 교린대 교수).프랑스의 신문 르 피가로 주말 부록 잡지에 등장한 2명의 일본인이다. 에디트 크레송 총리의 이른바 반일 발언 파문이 있은 뒤,이와 관련하여 프랑스의 언론매체들이 『일본의 실상을 재인식하고 프랑스 정부와 국민도 자성해서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방향으로 보도하거나 논평하는 것을 간간이 볼 수 있다.그 가운데 특히 르 피가로지가 국민에게 경각심을 심는 데 가장 적극적이다. 이 신문은 최근 주말 부록 잡지 「르 피가로 마가쟁」에서 「일본을 두려워해야 할 것인가」라는 제목아래 이 문제를 특집으로 다뤘는데 그 내용은 일본의 지성적인 인물 다섯 사람을 인터뷰한 것이다. ○일본 아무 죄도 없다 맨 먼저 등장하는 와타나베는 『일본은 아무 죄도 없다』고 말하면서 일본이 저지른 역사적 죄악을 모두 부인한다.일본 신우익의 가장 과격한 사상가로 소개되고있는 그는 수정주의 역사학자로서 일본의 인상이 항상 침략자로 서양에 알려져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일본)는 유럽만큼 민주적인 전통을 지니고 있다』 『우리에게는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없었다.일본은 독일과는 달리 세계 정복이나 인민 학살을 구상한 일이 없다.우리 군대는 군사목표밖에 공격하지 않았으나 미국은 민간인을 폭격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945년 모두 파시스트처럼 다루어졌다.우리 지도자는 서양인 재판관에 의해 전범으로 재판받았다.전범이 아닌데…』 ○북한은 핵무기 구사 이쯤 읽어 내려오면 특집의 의도가 대충 짐작된다.그런데 뜻밖에도 한국에 관한 언급과 맞닥뜨리게 된다.가혹했던 식민통치에 대한 그의 천연덕스런 답변에는 기가 막힌다.『당신은 식민통치라고 말했는데,이는 서양식 개념이지 일본식 개념은 아니다.우리는 한국과 1905년 합방조약을 맺고 지내왔다.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합쳐 그레이트 브리튼이 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런 와타나베가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는 현상에 대해르 피가로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다쿠보 다다에 교수가 일본의 극우적 변환은 어렵다고 설명하는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다.『일본이 군국적이고 침략적인 민족주의로 돌아서려면 적어도 세 가지 조건이 한꺼번에 맞아떨어져야 할 것이다.구미(구미)의 보호무역주의가 일본의 경제 번영을 깨고 지진이 일어나고 한국인이 쳐들어오는 것등…』 첫번째 두번째 조건은 한날 만날 수 있겠지만 마지막 조건은 일어날 가능성이 없겠다고 인터뷰어가 말하자,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전혀 그렇지 않다.한국인은 우리를 미워하고 있는데 북한은 핵무기를 구사할 수 있다.우리의 사담 후세인은 평양에 살고 있고 그 이름은 김일성이다』 다쿠보 교수의 말을 좀더 따라가 보자.『이후로 일본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것은 서양이 아니라 이민이다. 도쿄내 합법·불법 이민의 숫자가 이미 1백만명을 넘어서고 있다.2000년에는 4백만명에 이를 것이다』 이 대목에 이르면 우리 교포들이 걱정되지 않을수 없다.우리 교포가 대다수인 일본의 이민문제를 한마디로 이처럼 간단히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와타나베와 다쿠보는 적절한 자리가 아닌 듯한 데에 한국과 한국인을 멋대로 끌어대 자신의 논리를 장식했다. 나이 서른에 이미 명성이 높다는 철학자 아사다 아키라가 끼여 있지 않았더라면 이 특집은 특파원에게 분노와 실망만을 안겨주었을 것이다.아사다는 일본을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후기산업사회이면서도 원시성을 지니고 있는 「기술원시사회」라고 부른다.그에게는 여기 등장한 다른 일본인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편집증(편집증)의 기미가 없다. ○기술원시사회 비판 『일본인은 너무 빨리 자라는 아이들과 같다.일본은 일종의 책임감이 무딘 거인이 되어 버렸다.지성인인 내 역할은 이 「기술원시사회」에서 서구적 개인주의와 우메하라 다케시(종교사학자:원초적 일본성으로의 복귀를 주장)같은 식의 복고주의를 다함께 비판하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일본 다시 보기」를 시작했다.이 일은 일본을 좀더 잘 알기와 프랑스인 자신 돌아보기를 겸한 것이다.양국인의 노동시간·결근율·저축률 비교는 흔히 등장하는 기초 메뉴다.초점은 일본인보다 덜 일하고 덜 저축하고서 어떻게 그들을 이길수 있겠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프랑스 신문의 특집 기사 속에서 이른바 일본 지성들의 굴절 심한 대한시각을 다시 대하면서,제목의 의문문을 우리 처지에서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일본을 두려워해야 할 것인가」.
  • “북한 자유화”… 김일성에 세계적 압력 넣자

    ◎평양서 돌아온 서방 의원들 주장/“북한에 스탈린식 독재”… 끔찍한 경험/김 주석 사진 태웠다 「불경죄」 곤욕도 ○…평양에서 열린 국제의회연맹(IPU)회의에 참석하고 귀로에 북경에 들른 독일 의원들은 4일 북한의 김일성을 현대판 히틀러나 스탈린이라고 비난하면서 김의 「피로 얼룩진 독재체제」로부터의 자유화를 요구하기 위해 세계적인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6명의 대표들은 기자들에게 김일성과 2천3백만명의 북한인에 대한 그의 엄격한 통제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조소를 표시했다. 자민당의 율리히 이르머 의원은 『지금까지 피로 얼룩진 많은 독재체제를 보아왔지만 이와 같은 독재는 보지 못했다』면서 『그들(북한)은 국민들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아침부터 밤까지 이들을 조직화해 생활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개인주의는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독일 의원들은 IPU회의와 관련,참가 80여 개 국 대표들이 거의 북한 체제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을 가하지 않음으로써 김의 IPU회의 평양 개최는 선전적 효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르머 의원은 『우리는 단 하나의 목적 즉 김의 체제가 국제적 인정을 받는 데 이용되기 위해 초청된 것』이라고 말하고 『대부분의 대표들이 이러한 함정에 빠져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민당의 우웨 홀츠 의원은 북한에서의 1주일간 체류가 『끔찍한 경험』이었다면서 국제적인 압력만이 북한을 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홀츠 의원은 또 김의 일상 호칭인 「위대한 수령」이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와 소련의 요시프 스탈린을 연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공론화함으로써 외부 세계가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있음을 김이 느끼도록 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고 말했다. 또 구동독지역 기민당의 우도 하쉬케 의원은 북한에서의 1주일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양과 우호적 유대관계였던 공산 동독하의 악몽 같은 생활을 상기시켰다면서 특히 「어린 학생들이 등교와 귀가시 군대식 직각 보행을 하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서도 지난 89년 동독을 휩쓴 해방이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그러나 정보가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한 그같은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국제의회연맹(IPU) 평양총회에 참석중이던 한 노르웨이 대표가 숙소에서 북한 주석 김일성의 신문 사진을 불태우는 등 불경스런 행동 끝에 북한측과 심한 마찰을 빚은 것으로 노르웨이 신문들이 보도했다. 4일 입수된 노르웨이 최대일간지 아프텐 포스트지에 따르면 IPU총회에 참석중인 진보당 소속 테르제 니베르제트 의원은 호텔방에서 「평양타임스」 1면에 게재된 김일성의 사진을 불태우고 김일성의 연설문 가장자리에 부정적 반응을 낙서하는 등 불경스런 행동으로 북한측으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는 것. 이 사건과 관련,니베르제트 의원은 IPU 회의장에서 북한측 관계자 3명으로부터 동행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거부했으며 대신 2일 밤 이들 관계자들이 니베르제트 의원의 숙소를 방문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북한 관계자들은 니베르제트 의원 숙소에서 증거를 발견하고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으며 이에 대해 지그루드 베르달 노르웨이 대표단장이 물의를 일으킨 데 유감을 표명함으로써 사태를 진정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당사자인 니베르제트 의원은 자신의 행위가 고의로 누구를 자극하려는 것이 아니었으며 「좌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아프텐 포스트지는 전했다.
  • 외언내언

    얼마전까지만해도 동경대를 상징하는 이 학교 정문 아카몬(적문)에는 시뻘건 글씨의 각종 주장으로 가득찬 벽보가 행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군비강화반대」 「정경유착분쇄」 「학교당국은 반성하라」는 등등… 격렬한 문구가 이 학교의 학내분쟁·학생운동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듯 했다. ◆그런가하면 많은 학생들은 교가는 물론 총장의 이름정도는 모르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일류학교 학생특유의 개인주의라고 보기에는 그 정도가 심하다고 자신들도 인정할 정도. 학교는 그저 공부만하면 되는 곳이고 일본 제1의 이곳을 졸업만하면 족하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이같은 냉소적이고 무관심적인 자세가 동경대생의 한 모습처럼 된것은 지난 60년대말의 치열했던 학생운동의 결과라고 학교선배들은 말하고 있다. 학내분쟁뒤 졸업식은 물론 입학식도 없어졌고 웬만한 학내행사가 자취를 감춘 것. ◆그렇게 볼때 이번 이 학교의 「전교생 졸업식」은 너무나 큰 변화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60년대말 당시 타도해야 할 「권력」의 상장으로 불을 지른 아스다(안전)강당에서의 식은 참석자들이나 졸업생들에게 커다란 감회를 주었을 듯. 졸업식을 갖게된 배경이 『은사님들에게 감사 표시의 행사,친구에게 이별인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에서 이뤄진 것이고 보면 그동안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야스다 강당이 21년동안이나 방치돼 있다 지난해 옛 모습을 되찾은뒤 가진 개수 준공기념식에서 학교 총장의 「개수는 학내분쟁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선언에서 더욱 그것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일본의 학생운동은 실제로 오래전 퇴색된게 사실. 당시 학생운동의 주역들이 지금 각계각층에서 일본사회를 리드하고 있다. 21세기 일본의 진로를 이들의 논의하고 있고 리쿠르트 스캔들 수사에서 보인 사화정화가 중견층으로 자란 이들이 중심이돼 이루어내고 있는 것들. 이번 야스다 강당의 졸업식은 투쟁일변도의 학생운동이 이제 그 자취마저 종언을 고했다는 의미이다.
  • 「어린이 대접」 미와 한국 사이/김현철 국제부 기자(오늘의 눈)

    18일자 미국 USA TODAY지는 커버 스토리로 흥미있는 기사를 다루고 있다. 부모의 무관심과 학대 때문에 미국 어린이들,특히 여아들이 매일 죽어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기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미국의 어린이들,특히 영아들은 현재 하루에 3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지만 그들의 부모들은 그 아이들의 사인에 대해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는다. 부모들은 마땅히 그 아이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면죄되고 있는 것이다. 죽은 아이들을 사후 검시해 보면 이들의 사인이 부모의 무관심과 학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이 금방 판명되곤 한다. 때문에 극단적으로 말해 미국의 일부 어린이들은 지금 아무렇게나 죽어 없어질 수 있는 「소모품」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죽은 어린이들의 사후 검시가 의무화돼야 하고 그 죽음의 책임을 반드시 부모에게 물어야 한다』 이 기사는 어린이에 대한 사회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어린이들은 그무엇보다도 먼저 보호되어야 할 대상이기 때문에 사회전체가 부모의 돌볼 의무를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교육에 사회가 온통 들떠 있는 우리와는 달리 개인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미국에는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흔히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 2억5천만명 가량이나 살고 있는 다인종사회 미국에서 하루에 겨우 3명 정도가 사망하고 그것도 한햇동안 사망한 전체어린이 가운데 약 10%가 무관심과 학대의 희생물이 될 뿐인데도 이 문제가 이처럼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또 미국은 이미 어린이에 대한 무관심과 학대를 막기 위한 법률을 갖고 있다. 부모의 무관심과 학대에 의한 어린이의 희생이 우리의 경우는 얼마나 될까. 통계가 없음은 물론,무관심이나 학대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단계라는 것이 솔직한 사정일 것이다. 1.25%를 웃도는 영아사망률은 고사하고라도 우리나라는 아직도 부모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많은 아동들이 끼니를 굶고 있으며 1만4천여 명의 소년 소녀가장들이 외롭게살아가고 있다. 국민학교에 갈 나이도 안 된 어린 나이에서부터 과외다 뭐다 해서 끌고 다니는 우리의 어린이 보호는 따지고 보면 부모의 허영이지,사랑이 아닐지 모른다. 우리도 이제 어린이의 권리와 어린이들의 삶에 보다 더 관심을 쏟을 때가 됐다.
  • 「노동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로(서울시론)

    ◎김대환 이화여대 교수·사회학/대졸 취업난속 민주화외침은 “공염불”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대학의 졸업반들은 어수선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졸업을 앞둔 기쁨이나 영광보다도 졸업후의 진로를 놓고 고민 하는 것이다. 대학원으로 진학할 것인지 아니면 취업을 할 것인지에 우선 선택의 고민을 하게 되고,막상 취직을 하려할 경우 과연 자기가 원하는 직장이 자기 뜻대로 선택되느냐가 더 큰 골칫거리가 된다. 여학생의 경우는 더 어렵고 힘드는 일이 된다. 왜냐하면 여대졸업생은 직장에서 마구 부리기도 힘들고 그 뿐 아니라 취업후에도 적당한 혼처가 나면 결혼해 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옛날과는 달리 오늘의 여대 졸업생들은 졸업후 스스로 경제적 기반을 닦을 뿐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기술을 발휘하여 힘껏 일해보려는 생각만은 내남없이 단단함에도 취업의 기회는 그야말로 바늘구멍을 낙타가 통과할 만큼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늘 우리와 좋은 대조가 되는 일본의 경우를 보자. 그들도 우리처럼 학제가 비슷하기에 9∼10월부터 취업문제로학교가 뒤숭숭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뒤숭숭과 우리의 어수선은 그 성격이 다른데 있다. 즉 그들 졸업반 학생들은 한사람 앞에 너댓군데서 취업의뢰가 온다는 것이다. 우리는 단 한자리도 오라는 데가 없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걱정이 태산 같은데 일본의 경우는 오라는 데가 너무나 많아 선택으로 고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같은 현실이란 우리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부러운 일임에 틀림 없다. 그에 비해 우리 졸업생들은 너무나 딱하고 가엽기 조차 하다. 사람의 인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는 곧잘 그 경우 자유다 권리다를 내세운다. 물론 자유도 권리도 인권의 중요 항목임에는 틀림 없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되는 것은 그 자유와 권리란 단순히 정치적인 그것만이 아닐 것이다. 거기에는 당당히 스스로의 능력과 기술과 적성과 욕구에 따라 일하는 권리 즉 「노동할 인권」이 포함되어야만 할 것이다. 노동을 통해 정당하고도 응분의 대가 즉 보수를 받게 되고 그것으로 자기가 원하는 소비의 자유가 보장 되어야만 할 것이다. 우리가 즐겨 되뇌는 자유주의를 생각해 보자. 그것이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금과옥조가 되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같은 기본적인 이데올로기 마저도 역사적으로 크게 변질되어 왔다. 즉 시민혁명기에는 「타인에 피해 입히지 않는 한에 있어서의 일체의 자유」라는 주장하에서 그것은 절대왕정이나 절대주의에 대한 중심적인 무기가 되어 왔다. 시민혁명 이후 자본주의의 발전기에서는 그것은 주로 경제상 자유방임의 요구로 나타났다. 그것은 그런 뜻에서 분명 생산력의 발전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산업혁명 후에는 자유경쟁이 생존경쟁이 되고 계급대립이 부각됨에 따라 자유의 구체적 내용이 점차 공허한 것이 되었다. 그것이 독점단계에서는 하나의 명목일뿐 실질적인 면에서는 자칫 형해화하게 된다는 것을 경험케 되고 있다. 그것은 자본주의나 자유민주주의의 덕목이 되고 있는 개인주의에 있어서도 그렇다. 도덕이나 교육에 있어서는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인격을 완성해야 하며 동시에 타인의 인격이나 권리를 자기의 그것과 동등하게 존중해야 할 개인주의가 그 도덕성도 잃어버리고 인격의 완성이나 그 존엄성보다도 자유 방임적인 이기주의로 전락되어 가고 있음이 실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치적인 인권만 앞세운 나머지 소중하게 보장되어야 할 경제적인 인권은 소홀히 한 채 간과되어 왔다. 지금 이 시점에서 취직자리를 놓고 동분서주하면서 불안과 좌절을 겪고 있는 졸업생들에게 진정 정치적 민주화가 우선해야 할 것인지,아니면 개개인의 직장이 보장되고 생활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경제적인 산업화가 우선해야 할 것인지를 설문으로 물어보면 과연 그 회답은 뭣으로 나타날까. 오늘을 사는 현대인은 추상적이고 정치적 의미인 민주화의 명목보다는 구체적인 경제적 실리를 요구하게 된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이데올로기보다 실질적인 테크놀러지 즉 과학과 기술이 인간의 행복과 편의와 안락과 평화를 실현시켜 준다고 믿고 있다. 2차대전후 올림픽을 치른 나라는 많다. 그들중 패전국임에도 불구하고 서독과 일본은 나란히 올림픽을 치른후 오늘날과 같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거기에 비해 올림픽개최 직전 스스로도 의기충천했고 다른 나라도 우리를 추켜세웠었던 우리지만 대회를 치르기가 무섭게 급전직하,오늘의 서글픈 꼴이 되고 말았다. 그뿐 아니라 윤리와 도덕은 땅에 떨어지고 사회는 불안하기 그지없다. 그 와중에서 세계 제2의 고진학률에다 고학력사회를 맞고 있는 우리의 대학사회는 갈 곳도 모르고 갈 곳도 없는양 헤매고 있다. 정치는 이 현실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지도자들은 오늘의 과제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묻고 싶다. 세계가 변하고 사회가 변하고 그속에 살고 있는 인간 자체가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고전적이고 도식적인 민주화와 연관되는 글귀만을 되풀이 하는 속에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배신과 실망만 누적시키고 있음이 현실이다. 정치도 행정도 능률적이고 생산적인 것이 못 될때 조만간 국민은 고개를 돌리게 될 것이다. 그 논리는 민주주의건 사회주의건 똑같이 적용되어질 진리임이 분명하다.
  • 「이웃사촌」의 정을 살리자(사설)

    입동이 지나자 수은주가 내려간다. 영하의 날씨에 체감온도를 낮추는 바람까지 불어 은행잎을 비롯한 활엽수의 잎들이 지고 나니 더 스산해지기만 한다. 겨울이 성큼 다가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속의 온기라도 훈훈하게 지퍼져야겠지만 되어가는 세태마저 찬바람만 일으키면서 계절의 스산함과 합세를 한다. 신문의 사회면을 들여다보느라면 「범죄와의 전쟁」이 무색해진다 싶을 때가 많다. 「한지붕 두 남자」가 사투를 벌인 끝에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중상을 입은 사건이 일어났다. 이 또한 찬바람 가세 사건이다. 존비속살해사건 등 별의별 희한한 일이 꼬리를 무는 세상이고 보면 이런 사건쯤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만은 않다. 이 사건에는 오늘날 도시민들의 의식구조 내지는 생활양태ㆍ행동반경이 집약되어 있음으로 해서 우리 모두의 삶을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세대 주택에서 한지붕을 이고 사는 처지였다. 죽은 사람은 지난 6월에,중상 입은 사람은 지난 8월에 이사왔다. 그러니까 한지봉 아래서 넉 달을 함께 산 셈이다. 대문(출입구)이 따로따로인 데다가 남자들은 아침 일찍 나갔다가 늦게 돌아오기 때문에 면식이 없었다. 그러다가 한밤중 깜깜한 옥상에서 마주친 두 남자는 서로 도둑으로 오인하여 격투를 벌인 끝에 함께 떨어진 것이다. 한 건물 안에 살면서도 수인사하는 법 없이 산 결과가 빚은 비극이다. 집주인의 말대로 『세입자들은 남의 간섭을 안받으려는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두드러져서』처음부터 출입구를 따로 써오고 있는 데다가 특별히 정을 나누면서 살아야 할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반상회 같은 것이 있기도 하겠지만 그건 어느 곳이고 대체로 「부인들이 나가는 것」으로 되고 있지 않은가. 그중의 누군가는 서로 알고 지내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차일피일 시일이 지나다 보니까 아는 체하기가 쑥스러워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래서 너는 너,나는 나 식의 생활을 해왔던 것이 아닐까. 이런 삶의 형태가 대체적인 도시생활이다. 단독주택의 경우나,아파트의 경우나 다를 게 없다. 그러니 아파트의 이웃에 홀로사는 노인이 죽은 뒤 며칠이 지나서야 찾아온 사람에 의해 발견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누가 이사를 가는지 오는지,누가,무슨 일 하는 사람이 사는지 알려고 들지도 않는다. 별로 안 필요도 없음으로 해서의 무관심이다. 그러다가 어느날 이해가 엇갈리는 일이라도 생기면 이웃이고 뭐고 가릴 것 없이 막말을 주고 받는 언쟁끝에 육박전도 불사한다. 인보는 없고 배타만이 있는 생리들이 모여 사는 도시생활은 그래서 매사가 자기중심이게 마련이고 또 그만큼 삭막해져 간다고도 할 것이다. 모든 반사회적인 사건이 이와 같은 삶의 형태와 결코 무관하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세 닢 주고 집 사고,천 냥 주고 이웃 산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그렇게 비싸게 치는 것이기에 「이웃사촌」이 된다. 더구나 오늘날 도시의 이웃은 끼리끼리 뭉칠 때 정의를 나누는 기쁨 못잖게 날뛰는 범죄에 공동대처하는 길을 열 수도 있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직 인사없는 이웃을 가진 사람들은 이웃집 벨 누르기를 망설이지 말기 바란다. 인사를 나눕시다. 이웃사촌의 정을 살립시다.
  • 한지붕 「이웃사촌」의 사투/노주석 사회부기자(현장)

    ◎얼굴 몰라 서로 도둑 오인… 격투 끝 사상 『누구요』 『당신은 누구요』 9일 새벽1시쯤 서울 구로구 구로6동 129 3층짜리 다세대주택의 컴컴한 옥상에서 맞딱뜨린 두 사람은 서로 소스라치게 놀라며 외쳤다. 이 집 1층에 세들어 사는 정보섭씨(45ㆍ무직)는 방안의 난방이 꺼지자 옥상에 있는 LP가스통을 살피러 온 길이었고 옥상 단칸방에 혼자 세들어 사는 하길봉씨(35ㆍ배관공)는 일을 마치고 늦게 돌아와 방으로 들어가려는 참이었다. 정씨는 허술한 작업복 차림에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하씨가 영락없는 침입자로 생각되었다. 하씨 또한 공사장 인부들의 한달치 월급 2백여만원을 지니고 있던 터라 정씨가 이 돈을 노려 방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강도로 보였다. 『도둑이야』 『강도다』 두 사람은 순간적으로 다시한번 소리치고는 함께 엉겨붙어 뒹굴었다. 두 사람은 그러나 70㎝ 높이의 옥상난간을 넘어 10m 아래 골목길 바닥으로 떨어졌다. 정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시간만에 숨졌고 하씨는 장파열과 척추와 골반을 다치는 중상을 입었다. 정씨는 지난해 6월부터,하씨는 8월부터 이 집에서 살아왔으나 1년이 넘도록 한번도 얼굴을 마주 대해본 일이 없었다. 사고가 난 방 9칸짜리 다세대주택에는 주인가족ㆍ정씨부부ㆍ하씨 말고도 젊은 부부와 자취하는 여학생 등 5가구 16명이 살고 있지만 각자의 생활에 쫓기다 보니 어느 방에 누가 사는지 전혀 몰랐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방으로 통하는 문이 가구마다 따로 나 있어 서로 인사를 나눌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 이같은 불행한 사고를 불렀다. 집주인 이동원씨(35)는 『요즘 세입자들은 남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는 개인주의적 경향이 두드러져 같은 대문을 출입구로 사용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처음 집을 지을 때부터 아예 문을 따로 만들었다』면서 『그래야 방이 잘 나간다』고 했다. 이씨의 부인 정임순씨(29)도 『수도료ㆍ전기료 등 공과금을 걷기위해 한달에 한번꼴로 안주인 끼리만 접촉할 뿐』이라며 『아침일찍 직장으로 출근하는 바깥양반들은 서로 얼굴을 제대로 모른다』고 말했다. 메말라가는 회색빛 도시문화가 「이웃사촌」의 아름다운 풍속을 잊혀지게 하고 있다.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5)

    ◎전문가 대담/“행동철학이 제시된 새생활운동 펴라”/“방법론 없는 즉흥 발상”호응 못얻어/도시민의 공동체의식 형성이 과제/고립된 삶이 「범죄온상」구실… 합의정신이 바탕된 질서모델 계발을 범죄와 무질서,과소비 등을 추방하기 위해 노태우 대통령이 「새질서 새생활 실천운동」을 선언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새질서 새생활운동」이 국민운동으로 확산돼 질서있고 건전한 새로운 사회를 이룩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운동의 방향과 방법 등을 두 교수의 대담으로 들어본다. ○통제가 무너진 사회 ▲김대환교수=이번 노태우 대통령이 선포한 새질서 새생활 실천운동은 새마을운동과 비견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 72년 새마을운동이 시작될 당시만해도 일부의 비판과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잘살아보자는 국민적 합의 아래 실천적 운동으로 발전해 큰 반향을 얻었지만 지금의 시대적 상황은 그때와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왜 지금 이런 운동이 제기되었는지의 문제부터 풀어가기로 합시다. ▲송복교수=새마을운동이 시작될 당시 농촌인구와도시인구는 반반이었지만 90년대에는 2,3차산업 인구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사회구조에 대한 새로운 진단이 필요합니다. 우리사회는 지난 10년동안 해마다 9백만명씩 모두 9천만명이 주거를 옮겨 인구의 9.7%만이 태어난 곳에서 살고 있는 등 국민의 대부분이 타향살이를 하는 부동사회(Floating society)가 됐습니다. 한곳에 머무르는 기간이 평균 3년에도 못미치다 보니 이웃 공동체가 형성되지 않고 사회통제 메커니즘이 와해돼 공중에 떠다니는 사회가 된 것입니다. ▲김교수=그동안 정치ㆍ사회적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경제적인 축적이 이루어져 개인의 생활이 풍요해 졌으나 양적 팽창에 상응하는 질적 변화가 이어지지 못한데 따른 정신적 빈곤이 사회악의 증가와 사회질서의 파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성실성과 정직성이라는 농업사회의 생활방식이 공업사회로 바뀌면서 붕괴,내부적인 파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송교수=직업구조의 개편속도도 세계사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빠릅니다. 지난 74년에는 1천5백개의 직업이 있었으나 86년에는 1만2천6백개로 늘어났습니다. 현재 한 직업에 5년이하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44%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10년 이상 종사하는 사람은 25% 정도로 지역공동체 뿐만 아니라 직업공동체도 형성되어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김교수=경제구조의 왜곡도 심각합니다. 제조업의 기반위에 3차산업이 형성돼야 하는데 80년대말까지만 해도 제조업이 성행,직업구조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는 상태였으나 지금은 서비스업이 지나치게 팽창했습니다. ▲송교수=그렇습니다. 경제구조면으로 보면 87년을 정점으로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의 제조업 비율이 전성기에 45%,지금도 36∼37%를 차지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37%를 고비로 현재는 31∼32%를 유지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제조업이 꽃을 피운 바탕위에 서비스업이 발전했다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일하기 쉽고 돈을 벌기가 쉽기 때문에 서비스업이 번창하는 경제구조 왜곡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고소득 납세자의 3위에서 5위까지가 부동산업자이고 1백위안에 든부동산업자의 수가 지난해 보다 3배나 늘어났습니다. ○경제구조 왜곡도 심화 ▲김교수=미국사회의 경우 제조업체에서 고학력자들이 일하려 들지 않고 컴퓨터ㆍ사무관리 등 고학력인력이 필요한 직종은 수요에 한계가 있어 원하는 일터는 없고 원하지 않는 일터는 많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국민소득 5천달러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의식의 세계는 일본을 앞질러야 한다는 허황된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송교수=90년대 우리의 사회인식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불로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70년대에는 제조업에 고용의 기회조차 없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기피하는 실정입니다. 15∼24세의 젊은이가 제조업에 취업한 숫자는 지난 87년 37만명이었던 것이 88년에는 34만명으로 지난해에는 20만명대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국민소득 5천달러는 세계에서 34∼35위의 수준이나 사고와 요구는 2만달러 이상입니다. 의시기의 허황됨이 큰 문제입니다. 이제 이 운동의 성공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해 봅시다. ▲김교수=현재의 상황과 조건,운동의 주체,방법 등을 놓고 볼 때 일단 상당히 전개가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이런 문제가 있으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다각적으로 검토해야만 합니다. 이번의 경우 어찌보면 즉흥주의와 편의주의의 인상이 짙습니다. 정부안에서 문제가 일단 제기되면 진지하게 토론하고 검토해 정보를 모아 운동의 성격과 방향이 도출되어야 하나 이번의 경우 총론만 나오고 각론이 나오지 않은 성급함이 보이고 있습니다. ▲송교수=국민들도 운동전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아직까지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교수=그렇습니다. 「전쟁선언」이라는 표현부터 조금은 거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과거의 행태로 볼 때 정부 각 부처 행정관료들의 특성상 성과위주ㆍ전시위주로 경쟁 비슷하게 해나가는 가운데 국민들은 『어디 해볼테면 해봐라』하는 방관적 심정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철학과 이념이 필요합니다. 새마을운동의 저변에는 토착적인 농민들의 민족주의 이념이라는 철학이 밑바닥에 흘렀습니다. 임기응변으로 운동을 전개하려 하면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없고 설득력도 호소력도 잃게 됩니다. ○자발적인 지도자 필요 ▲송교수=70년대의 새마을운동과 90년대의 새질서운동을 비교해 보면 운동의 주체가 되는 사람도 크게 변했지만 운동을 이끄는 사람의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상 새마을운동의 이론을 제공하고새마을운동의 시작과 전개,체계화에 깊이 관계하신 김교수께서 지금과 비교해 말씀해 주십시오. ▲김교수=3공화국시절 새마을운동은 시대적 요청이 있었기에 나 스스로가 일부 지식인의 빈축을 사가며 참여했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학자나 지식인이 능동적으로 운동에 참여해야 성공한다는 생각에서 운동의 시발에서부터 참여한 것입니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이 성공한 것은 지식인의 이론제공의 결과가 아닌 「운동의 리더」가 존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과거에는 김준씨 같은 농촌운동의 상징적 리더가 있어 박정희 대통령의 강력한 뒷받침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봅니다.또 자발적인 소단위의 리더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도시의 새마을지도자들은 「지식인은 할 일이 못된다」「정부에 빌붙는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희생적이었습니다. 결국 운동의 성패는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위에 자발적인 지도자의 유무에 달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송교수=새질서운동의 이념으로 2가지를 내세우고 싶습니다. 첫째는 공동체를 재건해 도시의 이웃공동체와 직장이나 직업공동체를 확립해야 합니다. 가장 어리석은 사회는 국가의 힘으로 유지되고 가장 현명한 사회는 공동체의 건설로 저절로 유지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웃이 함께 살면서 심층적,직접적,전체적 인간관계,익명적이 아닌 거명적 인간관계를 형성해 공동체에 낯선사람,이방인이 없는 사회가 돼 서로가 서로를 의식치 못한 가운데 감시,견제하는 사회가 되면 도덕성이 자연스럽게 형성돼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비행을 저지르는 사람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방인들 끼리 모여 있는 사회가 범죄의 온상이 됩니다. 공동체가 재건되면 질서의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입니다. ▲김교수=그러나 우리사회는 지금 너무 많이 파괴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송교수=두번째 이념은 우리사회 특유의 질서모델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역사적으로 좋은 질서모델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그것을 준거로 해서 행동이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은 효를 바탕으로 한 가족주의 모델입니다. 효의 근본은 공경입니다.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자신을 수련했고 그 결과 어떤 사회적 지위를 얻는다는 것은 곧 사회의 발전이 되고 주위의 칭찬과 존경을 받는 것이 곧 사회통합을 이루어나갔던 것입니다. 공동체는 협동성과 정의에 기반을 두어 대립보다는 합의에 중점이 두어진 것입니다. 조선이 5백년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이밖에 합가치성에 기반을 둔 선비주의를 들 수 있습니다. 엘리트의 모든 행위가 이 때문에 공익적이었습니다. ▲김교수=그렇습니다. 조선시대 내내 관주도가 아닌 자발적인 구국운동이 있었습니다. ▲송교수=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가족주의가 족벌주의,이기주의,기득권주의로 모델이 거꾸로 부서져 버렸습니다. 또 공동체는 개인적인 정에 좌우되는 대립주의로 흘렀습니다. 선비주의는 목적달성에 수단방법을 안가리는,합가치성에서 합목적성으로 타락하는 등 역작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김교수=중종시대의 정치 사회적 내우외환과 선조때의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조광조와 율곡,퇴계 등에 의해 시작된 향약운동은 고종 말년까지 지속됐습니다. 이 운동은 향촌중심의 민간운동으로 북한이 천리마운동을 시작할 때 그 이념을 모델로 삼았다고 합니다. 새마을 운동도 향약에 기초를 둔 이념이 있었습니다. ○국민운동으로 승화를 ▲송교수=새질서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정이 복원되어야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든 잘못을 사회에 두지 자기가정에 책임을 돌리지 않습니다.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부모상이 깨지고 쩔쩔매는 약한 아버지와 과잉서비스 과보호의 어머니가 있을 뿐입니다. 현재 강력범죄의 50% 이상이 10대가 저지르고 있습니다. ▲김교수=요즈음을 개인주의시대라고 하지만 과거의 규범인 수신제가도 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자기 중심의 도덕ㆍ윤리였습니다. 지금은 「개인적인 사회」가 아닌 「무정부사회」라고까지 할 수도 있겠습니다. 과거의 전통을 복원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느냐 하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송교수=공동체건설을 위해서는 지금 24%에 이르는 지역간 이동성을 10% 선으로 줄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주택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이동성이 줄어들면 마을마다 유수한 지식인들에 의해 우리마을의 질서는 우리가 지키자는 운동이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교수=이번 운동은 정권적인 차원을 떠나서 추진되어야 합니다. 민족을 위한 운동이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부터 다시 점검을 해야 할 것입니다. 원점에서 부터 다시 시작해보는 노력이 10년ㆍ20년 이어질 때 조금씩 조금씩 지금보다 좋은,인간적인 사회로 바꾸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운동의 목표를 오판해 정치적효과와 행정적업적을 겨냥하면 실패합니다. 국민전체가 참여하지 않는 부분적인 운동으로는 성과를 거둘 수 없으며 종합적ㆍ전체적인 운동으로 이어져 지도력이 발휘되면 국민들이 적극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 퇴계학 학술회의 소서 개막/한ㆍ소 등 16개국 1백50여명 참석

    【모스크바=나윤도특파원】 「현세계와 유교,현세계와 퇴계사상」을 주제로 한 제12회 퇴계학 국제학술회의가 27일 모스크바 중앙관광호텔에서 개막됐다. 한국의 국제 퇴계학회가 주최하고 소련 사회과학원이 주관하는 이번 퇴계학 국제학술회의에는 한국과 소련을 비롯해 중국ㆍ대만ㆍ일본ㆍ미국 등 16개 나라에서 1백50여명이 참가,오는 29일까지 인간화의 가능성을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이퇴계의 철학에서 찾게 된다. 이날 개막식에서 이번 회의 한국측 고문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이현재원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는 일찍이 인간성 존중의 근본원리와 실천방법을 우리에게 제시한 퇴계선생의 학덕을 기리고 교훈을 학문적으로 깊이 되새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하고 『퇴계학은 인간의 심성을 중시하는 사상이며 공동체 윤리의 원리적 규명을 통해 개인주의를 자율적으로 극복하는 실천방법을 제시해 주기 때문에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 추진의 중핵지역인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이번 퇴계국제학술회의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말했다.
  • 「이념의벽」도 초월하는 한핏줄/김대환이대교수·사회사상사(서울시론)

    ◎조선학 국제학술토론회를 다녀와서 실로 40여년 만에 남북한 학자가 4박5일동안 한자리에 회동한 역사적인 학술모임이었다. 이번 토론회는 그동안 단절을 깨고 서로 만났다는 데에만 의미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지금 물어가고 있는 화합과 통일을 위해 학문적인 기여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가능성의 타진과 그 실천의 방책을 모색하는 전향적인 의미도 분명히 있었다. 재미·캐나다 교포 학자를 비롯하여 일본 영국 소련 중국 동독 등 15개국에서 온 전문학자와 함께 한국측에서는 1백53명의 교수와 그외의 전문가등 2백여명이,11명의 북한대표 그리고 3백여명의 재일민단·조총련계학자 등 1천2백여명이 대판국제교류센터에 모여 성대하게 그리고 엄숙하게 치른 지난 3일날의 개회식은 세계인과 더불어 당사국인 남북한 모두의 통일에의 열망과 열기가 충만한 그대로이었다. ○학문적 기여방법 모색 오정달실행위원장의 『남북의 학자가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한 데 큰 기쁨을 갖는다』는 개회사와 함께 김철명 조선사회과학자협회 제1부위원장은 『종교·사상의 차이는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 솔직하게 토론하고 대화합시다』라는 인사말이 있었다. 그에 이어 한국측을 대표하여 본인은 『민족·이데올로기의 갈등문제를 극복하고 남북의 학자들이 공동연구를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하고 그러기 위해 『서울에 오십시오. 우리도 평양에 가겠습니다』라고 인사말을 맺으면서 북한측의 김단장앞으로 걸어가 악수를 청했을 때 장내에는 그야말로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가득 찼다. 그렇듯 남북한의 화합과 통일은 우리들 당사자 뿐 아니라 세계인 모두의 공동의 관심사의 한 초점이 되고 있음이 현실이다. 우리들 한국측의 학자들은 문자그대로 자유주의·개인주의사회에서 생활해 온 그대로 개인의 자유와 개인의 책임을 전제로 학술토론회에 임하는 행동거지로 일관하였다. 이는 동대회에 참가하는 11개 분과위원회의 간사교수들의 합의사항이었지만 북한측의 대표들은 그야말로 일사불란한 것이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가 굳었던 장벽도 무너지듯 웃음 띤 얼굴로 이야기가 오가는 분위기 속에서「민족의 동질성」을 체감케 하는 듯했다. 학문의 순수성·중립성을 표방하면서 이번 학술회의를 탈정치화해야 한다고 우리측은 표방하고 나섰지만 이에대해 마치 남북한 학자들이 모두가 묵시적인 사전 합의라도 하고 나선 듯 뜻과 행동을 함께 하였다. 본대회는 남의 땅 일본에서의 개최였다. 남의 나라인지라 남북한 대표들이 각자 손이 안으로 굽는다는 식으로 자기 체제옹호에 급급하거나 감정에 치받쳐 싸움판이라도 벌인다면 이는 우리 민족 스스로의 자존심을 손상시키게 되리라는 염려에서도 비롯됐겠지만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끝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유지되었다. 그 점은 이번에 참가한 남북한의 학자들을 비롯하여 1천2백명의 전문가들의 큰 학문적인 책임성의 발로이었다 할 수 잇다. 초점은 역시 남북한의 체제에 관한 학술토론이었지만 그것을 다루는 정치경제학 분과뿐 아니라 법학·종교·언어·사회·교육 그리고 심지어는 의학·과학분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가 발표되었으며 각 분과마다 자리가 메워지는 성황이었다. ○탈정치화 묵시적 합의 그러나 약간 욕심같은 말이 될지 모르지만 수준은 조금 미급한 듯했고,발표자의 논문준비도 충분치 못한 면이 있어 한국학의 학술토론회라기 보다는 학술올림피아와 같은 인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기회는 어디까지나 시발이고 과정이지 종착은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을 기약함이 마땅타 생각되어졌다. 토론에서 시작하여 토론으로 끝을 맺자는 우리측의 주장에 북한측도 동의한 듯 「조선학」국제학회결성 문제는 후일의 과제로 미룬 속에 해외학자들만이 모인 고려학회 창설로 끝을 맺었다. 그리하여 그 회장으로 북경대학·조선학연구소의 최응구소장(조선족)이 피선되었다. 남북한이 다같이 불참속에 회결성및 회장 선출과정에서 갑론을박이 있긴 했지만 그러나 미국·캐나다·소련쪽에서 온 학자들이 회의진행과 표대결에서 깨끗이 승복하는 자세는 역시 학자다움을 보여주어 뒷맛이 개운했었다. 끝으로 다음 두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비록 우리가 40여년의 단절과 외면속에서 사는동안 각기 틀리는 체제·이념·사고·생활을 해왔었지만 함께 만나 이야기하고 밥을 먹고 술잔을 나누다보니 그것이 공식적인 행사이긴 했지만 우리 민족의 본질에 있어서는 크게 변한 것이 없고 뿌리와 바탕은 같구나 하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는 이데올로기보다 진하다고나 할까? 둘째는 우리는 곧잘 개성과 권리와 다양성을 들어 우리 사회의 특징으로 삼는다. 그러나 그것은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결정에 대한 자발적인 협력과 자기책임을 다하는 도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유주의·개인주의는 곧 무정부주의가 되고 말 것이다. 그 점에서 이번에 참가한 교수들의 언행은 훌륭한 시범을 보여주게 되었다. ○남북체제 토론이 중심 어쨌든 많은 것을 발견하고 배우고 느끼고 온 학술토론회이었다. 그중의 하나가 사상과 이데올로기와는 관계없이 북한측이 갖고 있는 인간적인 면에서 성실과 진지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는 우리체제 우리들 자신에게 소중한 교훈이 되리라 믿는다. 폐막식은 민족의 감정이 폭발한 그것이었다. 모두가 거나하게 술에 취한 듯 흘러나오는 꽹과리·북·장구소리에 맞추어 남북의 노래,통일의 노래가 울려퍼졌고 북한대표들도 그동안 약간은 굳었던 얼굴들이 활짝 편 듯했다. 특히 마지막 그 누가 부른 「두만강」의 노래는 한 순간 장내를 숙연하게까지 하면서 꿈과 가능성을 간직한 대회의 막은 내렸다.
  • “네가 뭔데…”/김대환 이대교수ㆍ사회학(서울시론)

    ◎안타까운 「권위부재」의 세태 모두가 열심히 산등성이를 오르고 있었다. 도심의 탁한 공기 짜증스러운 인파를 피해 근교의 자연속으로 피해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훨훨 날 것만 같은 신선함을 만끽하는 양 모두의 표정이 밝고 생기가 넘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가 모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가벼운 눈 인사를 잊지 않는다. 남녀노소가 없는 전부가 다함께 「산동무」이다. ○난데없는 “노동자 만세” 숨가쁜 열기속에 온몸에 땀이 흠뻑하다. 겨우 산 마루턱에 다다르니 제법 엄청난 일이라도 해낸듯 너 나할 것 없이 잔뜩 득의만면하다. 일행중 어느 기업체에서 온 듯한 한 젊은 패거리가 있었다. 옷 차림은 형형색색이었지만 등산모는 똑같았다. 어떤 전자회사라고 또렷이 상호가 수놓인 모자를 쓰고 있었다. 「노동자 해방 만세」하고 그들 젊은 남녀 일행이 목청을 돋우며 산이라도 떠나갈세라 입을 모은 함성이다. 마루턱 언저리에 앉아 쉬고 있던 다른 산행들의 귀와 눈이 그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한 중년 등산객이걸터 앉았던 바윗돌에서 벌떡 일어서자 마자 『이 봐,이 산이 너희들 만의 산인줄 알아』하면서 소리를 왜 그렇게 크게 지르느냐고 힐책이다. 우리 눈치에도 그들 함성만이 귀에 거슬린 것이 아니라 「노동자 해방만세』라는 말도 비위에 맞지 않았는 듯 싶었다. 그러자 그 순간 만세소리는 뚝 끊겼다. 순식간에 겸연쩍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때 그 힐책하던 사람의 동행 한 분이 귀엣말로 『야,너 젊은 친구들한테 봉변이라도 당하려고 그러느냐』고 사뭇 걱정스러운 말투가 얼핏 들렸다. 그들 젊은 패거리들은 앞길을 재촉하며 다시 산 길을 올라갔다. 약간 멀찌감치 앞질러 가더니 이젠 더 큰 목소리로 더 들어보라는 듯 「노동자 해방만세」를 되풀이 외쳐댔다. 솔밭사이를 헤쳐가면서 생각해 보았다. 힐책하던 그 친구 정말 용기있구나 하고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모르겠지만 「네가 뭔데」하는 생활풍조가 일반화 되었다. 극단으로 말하자면 내가 뭣을 말로 하건,어떤 행동을 취하건 나에 대한 참견이나 간섭은 싫다는 생각이나 태도가 바로 그것이다. 그누구인들 자기에게 듣기 싫은 말 한마디라도 할라치면 거기에 대한 대꾸는 「네가 뭔데」라는 그 것일 게다. 길거리에서 덧없이 침을 뱉거나 담배 꽁초라도 버리는 것을 묵도했을 때 주의라도 환기 시키면 아마 거의 대부분의 경우 「네가 뭔데」라고 반감을 갖거나 아니면 퉁명스럽게 대꾸를 하는 것이 십중팔구일 것이다. 좁은 골목길에서 중고생이 싸움판을 벌이고 있는 것을 목격한 어른들은 거의가 그것을 못본 체 스쳐버리기 일쑤이다. 그것을 굳이 떼말리며 타이르는 사람은 이제 눈을 닦고 찾아보려도 찾을 길 없는 세태가 되고 말았다. 「어디 부모 말 잘 듣는 자식이 있느냐」고 내뱉는 한탄스러운 부모들의 푸념은 익혀 듣고 온 터이다. 어디 부모자식 사이 뿐이랴? 그같은 풍조는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보편화되어 있고 이제는 함께 살아가는 약속도 규범도 둔감까지 하면서 거의가 체념한 상태이다. ○합리ㆍ합법성은 어디에 가정에서의 부모의 권위도,스승과 제자 사이에서도,기업에서의 기업주와 근로자 사이에도,직장에서의 상사와 과원 사이에서도,연상자와 연하자 사이에서도,기술자와 수련공사이에서도 서열이 깨어지고 권위가 부존하는 상태는 굳어져 가고 있다. 모두가 「내가 제일이며,내가 최고인데」라는 막연한 유아독존의 발상이 생활의 모든 영역을 지배해가고 있다. 말하자면 「네가 뭔데」라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하기야 우리는 전통적으로 기존의 서열속에 살아 왔다. 젊은 사람은 연상자에게,힘 없는 사람은 권력자에게,가난한 사람은 돈 많은 사람에게,여자는 남자에게,배우지 못한 사람은 학식높은 사람에게 때로는 천대도 받고 업신여김도 당했고 고통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적어도 상징적으로는 그랬다. 이제는 자유와 평등의 시대이고 개방과 개인주의의 사회이다. 그러기에 옛 질서나 논리및 규범에 대한 거부도 있고 반항도 있을 수가 있었다. 그 뿐 아니라 이때까지 연령과 성,그리고 권력과 부에 의해 짓눌렸던 사람들이 이젠 누가 뭐래도 「나는 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있기에 적극성은 물론 창의성과 자발성의 동인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에 한가지 전제가 있다. 합리적인 것과 합법성이 바로 그것이다. 「네가 뭔데」 「내 마음대로 한다」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질서있는 사회의 마음가짐도,생활태도도 아니다. 모든 생각,모든 태도와 행동은 합리성과 합법성이 전제돼야 할 것이 아닌가. ○「무정부」는 아닐텐데 자식의 부모에 대한 효성도,학생의 교수에 대한 존경도,합법적인 공권력과 법의 존업성도,정당한 노력에 의한 부의 사회적인 공감대도 그리고 개인적으로 갖는 능력과 인격과 기술에 대한 응분의 평가도 인정치 않고 모든 것을 자유ㆍ평등ㆍ개방ㆍ개인주의라는 이름으로 얼버무리면서 「네가 뭔데」하고 정당한 충언도 합리적인 논리도 무시한 채 거부나 반항만 거듭한다면 우리 사회는 끝내 독선적인 이기주의만 만연하는 「무정부상태」가 되고 말 것이다. 자유주의 개인주의 그것은 결코 무정부주의는 아닐텐데 말이다. 찜통더위 속이지만 이점 우리 모두 다함께 되새겨봄 직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납량을 위해서는 약간 더운 대목이 될진모르지만.
  •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정반합”/정종욱 서울대교수ㆍ정치학(세평)

    노태우대통령의 특별담화가 있었다. 민생치안을 확립하고 부동산 투기를 근절시켜 금년말까지는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안정을 회복시키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각오가 담겨있다. 그동안 대통령의 통치력과 정부의 무능에 대해 실망과 질책이 그치지 않았기에 이번 담화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배수의 진을 쳤기 때문에 국민 모두가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국민에게 또 다시 실망과 좌절을 안겨준다면 노대통령이나 6공뿐 아니라 이 나라와 이 민족 모두가 다 함께 퇴영의 나락으로 빠지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대통령의 담화를 듣고 보면서 반기는 마음보다 걱정이 앞선다. ○강력한 지지세력 필요 무엇보다도 정부가 과연 그런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특별담화는 재벌에 대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재벌이 갖고 있는 모든 비업무용 부동산을 내놓으라고 했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모두 갖고 있다. 정권은 망해도 재벌은 망하지 않는다는게 한국적현실이라고 하는데 6공이 예외가 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재벌과 싸우려면 수군이 있고 지지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6공에는 그게 없는 것 같다. 대통령을 뒷받침해야 할 민자당은 도와주기는 커녕 오히려 부담만 안겨주고 있다. 밀약설이나 묵계설은 민자당의 도덕성을 회복불능의 상태로 실추시켰다. 아무런 원칙이나 합리적 기준도 없이 그저 나누어 먹기식으로 당직을 안배한다는 인상을 줌으로써 합당의 명분을 상실시켰고 당의 기능을 마비시켰다. 경제가 7∼8%씩 성장하고 있으니까 위기가 아닌 난국이라 하지만 민자당에 대한 지지가 14%밖에 안되니까 그게 바로 위기라 할 수 있다. 내각책임제라면 이정도의 인기하락은 국회해산의 충분한 명분이 된다. 어떻게 이런 정치조직을 갖고 거대한 재벌조직과 싸우고 금년말까지 정치안정을 이루겠다는 건지 안타까울 뿐이다. 당 조직이 약하면 국민의 지지라도 있어야 할텐데 6공에는 이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그동안 정부가 스스로의 지지기반을 창출하는데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6공의 정책이 중산층이나 중간계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이들의 사회경제적 기반을 침식하고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당장 내일 선거가 실시된다면 결과는 뻔하다. 적만 있고 방관자만 있지 지지세력이나 응원부대도 없는 상황이니까 문자 그대로 고군분투할 수 밖에 없다. 정부의 막강한 공권력이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공권력의 행사는 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힘의 효력은 일시적이며 작은힘은 점차 더 큰 힘을 결과할 뿐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현재의 어려움이 재벌과의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해결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상적으로 말하면 자본주의 국가에서 재벌과 정권이 전쟁을 벌인다는 사실 그 자체가 모순이다. 정권은 재벌을 이용하고 통제해야지 재벌을 때려 잡아서는 안되는게 자본주의의 원칙이다. 재벌을 욕하고 재벌을 사회악의 상징으로 만드는 일은 체제자체를 부인하는 어리석은 것이다. 재벌의 사회적 기여를 인정해주고 그 정당한 위치가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만들도록 정부와 재벌이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 재벌이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이 백번 잘못한 일이지만 동시에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정치적 경제적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 재벌과의 전쟁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어 정부가 승리한다해도 그것은 공허한 승리가 될 수 있다. 재벌은 규제되고 순치되어야지 타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체제를 고수하는 한 그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재벌은 규제ㆍ순치돼야 대통령은 특별담화가 나올 수 밖에 없게 만든 최근의 일련의 사태는 한마디로 말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과연 이땅에서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자본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는지에 대해 않은 사람들에게 심각한 자기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글자는 다르지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하자고 한게 민자당이었다. 그러나 자율과 집단을 바탕으로 해야할 민주주의가 무책임한 개인주의와 타율적 권위에의 의존만을 낳았을 뿐이다. 제 마음대로 하면서 그러한 무책임에서 생기는 무질서는 공권력이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믿었다. 지난달의타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기보다 시민문화가 국민의식 속에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공교육과 안보교육은 있었지만 민주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과 교양을 심어주는데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암기식 교육문화가 빚어낸 비극이요 유신독재가 결과한 암울한 과거의 유산이다. 민주주의는 머리로 외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깨치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 조바심내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경제성장하는 식으로 밀어 붙여서는 안된다. 정부의 정책이 이런 조바심을 부추기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일시ㆍ물리적 대응 곤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면서 동시에 서로 조화하고 협력래야 한다. 자본주의 없는 민주주의의 종말을 우리는 오늘의 동구에서 보고 있다. 정부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법질서를 확립하고 가난한 사람도,못난 사람도 떳떳이 잘 살 수 있는 사회정의를 실현시키겠다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지금까지 정부가 그걸 안해서 탈이었다. 문제는 일시적ㆍ물리적 대응이 아닌 보다 장기적ㆍ구조적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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