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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톡옵션제 부작용도 있다

    스톡옵션제가 확산될 조짐이다. 이 제도는 회사가 임직원에게 일정 시점 후 회사 주식을 사전에 정한 값에일정 수량만큼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외국에서는 일반화돼 수십,수백억대 연봉신화가 속출하고 있다.국내에서도 SK 등 대그룹이 적극 검토하고있다.▒도입 실태 주택은행은 지난해 金正泰행장에게 월 급여는 1원으로 하되 2001년 11월부터 3년간 액면가로 30만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하나은행은 지난해 임직원의 10% 이내에서 1인당 전체발행주식의 1%까지 스톡옵션을 준다는 내용으로 정관을 고쳤다.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도입근거를 마련했다. 이달들어선 康燦守 서울증권 사장 내정자가 대주주인 소로스로부터 연봉 4억에 스톡옵션 70만주를 받았다.대기업에서는 동아건설이 지난해 7월 高炳佑회장을 영입하면서 상여금 대신 스톡옵션 10만주를 주기로 해 화제가 됐었다.동아건설은 올해 전 임직원에게 전체 발행주식의 14.7%를 스톡옵션으로 배정하는 대신 임금을 지난해보다 3∼5% 줄일 방침이다.SK그룹도 SK(주)등 일부계열사 임원에 대해 이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도입 이유 스톡옵션은 주주이익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경영을 잘하는 전문경영인이나 회사발전에 기여한 평사원도 노력한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장치다.부실기업의 경우 기업을 회생시킬 수 있는 최고경영자를 영입하면서 포상제도로 활용되고 있다.사원들에게는 성취동기를 부여하고 한편으론 인건비부담을 줄이는 방편으로 활용된다.▒문제점 성과에 대한 보상과 함께 실패에 대한 손실도 막대해 연공서열제도에 안주해 온 직장인이 적응하기 쉽지 않다.경쟁심리와 개인주의를 부추길소지가 있으며 일부 경영진이 인건비 절감수단으로 일방적으로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朴建昇 ksp@
  • 인터뷰/계간 ‘통일시론’ 창간 한학자 임창순옹

    “통일운동에 디딤돌 놓는 마음으로 발간” 계간 학술지 ‘통일시론’이 98년 겨울호로 창간됐다.발행처는 청명문화재단 .이 재단은 원로 한학자이자 금석학의 대가인 청명(靑溟) 임창순(任昌淳·86 )옹이 지난해 6월 설립한 것이다.90을 바라보는 한학자가 통일관련 잡지를 창간한 것이 조금은 낯설기도 하지만 임옹은 일찌기 60년대에 통일운동과 인 연을 맺은 적이 있다.임옹이 도시의 속진(俗塵)을 털고 25년째 둥지를 튼 채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태동고전연구소(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지둔리 11의 1)를 찾아 그 인연과 근황을 들었다. ?같疵?이신데 건강은 어떠신지요. 재작년부터 기관지가 좋지않아 외출을 삼가고 있습니다.주 1∼2회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도 중단했습니다.건강이 좋아지면 다시 시작할까 합니다만 어떨 지 모르겠습니다. ?걋枋藪? 선생님의 아호를 딴 ‘청명문화재단’을 설립한 것으로 알고있습니 다.재단설립 목적이 궁금합니다. 우선 제가 해온 한문학 연구를 계승하고 아직 손길이 닿지 않은 고전(古典) 국역을 통한 민족문화 창달이 주목적입니다.하나 더 욕심이 있다면 통일운동 에 디딤돌 하나를 놓고 싶습니다.이번에 ‘통일시론’을 창간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한 겁니다. ?걋?으실 때 통일운동에 관여했다가 고생을 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4·19 직후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면서 민주화와 통일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 습니다.젊은 학생들이 피를 흘리며 독재타도와 조국통일을 외치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가 없더군요.그래서 당시 각계각층의 진보적 인사들로 구성된 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 산하 통일방안 심사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했지요. 그런데 그것이 화근이 돼 5·16후 혁신교수로 몰려 강단에서 쫓겨났습니다. 반년 가량 교도소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걋譴貶? 창간하신 ‘통일시론’은 기존 통일관련 잡지와는 어떤 차별성이 있습니까? 정부나 관변단체의 통일관련 간행물 가운데는 보수적인 것들이 많습니다.대 부분 반공이데올로기에 기초한 것으로 오히려 현실을 왜곡하고 남북간에 긴 장과 적대감만 심어준 감이 없지 않습니다.‘통일시론’은 다양한 목소리가 담긴 민간주도의 ‘통일토론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거育臼諍오? 첫걸음을 뭘로 보십니까? 우선 남북한이 한 민족임을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미국이나 일본· 중국이 북한을 보는 것과 우리가 북한을 보는 것은 달라야 합니다.우리는 북 한의 통치체제 문제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북한동포들이 마치 우리 핏줄도 아닌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남북이 한 뿌리임을 절실히 인식 할 때 통일은 가깝게 다가온다고 봅니다. ?걀윷㏊옛? 한학을 공부해오셨는데 이 시대에도 되새길 만한 교훈을 한가지 소개해 주십시오. 사서(四書)의 하나인 ‘맹자(孟子)’에서는 ‘의(義)’를 강조하고 있는데 ‘의’의 반대는 ‘이(利)’라고 할 수 있습니다.요즘 사람들은 지나치게 이 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이어서 이(利) 때문에 의(義)를 저버리는 경우가 많습니 다.그러나 크게보면 이(利)는 작은 것이고 의(義)가 사람사는 기본입니다. ?갚流옛? 배출하신 한학 제자들 자랑을 좀 해주십시오. 3년과정을 마친 제자가 140여명 정도 됩니다.그들중 박사가 60여명,대학의 전임 이상이 40명 가량 됩니다.초창기에는 인문분야 학생들이 주류를 이루다 가 요즘은 정치학·건축학·유전공학·미학 등 입소생들의 전공분야가 다양 해지고 있습니다.반가운 일이지요.앞으로 국악·한의학·서지학 분야에서도 입소자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태동고전연구소는 한림대 부설로 돼 있으며 입소생 전원에게 3년간 장학금( 월25만원)과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1914년 충북 옥천출생.독학으로 한학 공부.해방후 대구사범·동양의약대학 (경희대 한의대 전신)에서 한문 강의.??55년 성균관대 국사학과 교수.61년 해직.??63년 태동고전연구소 설립.85년 소장 한적(漢籍) 1만여권 한림대에 기증, 연구소 한림대 이관.??89년 문화재위원장.?가?당시정해(唐詩精解)’‘ 한국의 서예’‘한국금석집성’ 등 저서 다수. 鄭雲鉉 jwh@ [李昌淳 jwh@]
  • 하나가 되어 더불어 살자(9회)-전문가 좌담

    분단 반세기를 넘기면서까지 민족통합의 비원을 이루지 못하고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려는 시점이다.대한매일은 25일 새해 특집으로 기획한 ‘동서를 껴안고 통일로 가자’라는 제하의 시리즈의 대단원으로 전문가 좌담을 통해 지역갈등 해소 및 남북화해 방안을 심층적으로 짚어보았다.이날 좌담에는 金善雄(한양대 사회학)·李長熙(한국 외국어대 국제법)교수와 金萬欽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특별연구원(정치학)이 참여했다.▒金善雄 지난 20일 한나라당이 마산에서 개최한 대규모 집회는 지역을 볼모로 삼으려는 우리 정치의 구태의연한 모습을 재연한 것입니다.지역갈등을 증폭시키는 이러한 선동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합니다.사실 지역문제와 지역감정은 우리나라에서만 있는게 아닙니다.다만 외국에 비해 지역감정의 폐해가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제가 속한 교수사회에서도 후보의 이념과 능력보다는 자신이 속한 지역을 더욱 선호할 정도입니다.두 분 선생님들과 함께 지역감정의 실태와 원인을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金萬欽 우리 지역문제를 진단할 때 이념과 정책을 반복적으로 내거는 데현실적으로는 지역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지역문제는 이념적 정책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지역주의의 현실적 감정적 면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李長熙 지역주의도 결국 학연·지연과 더불어 연고주의의 일종일 것입니다.연고주의의 특징은 불투명성,폐쇄성,과거지향성,비공식성 등을 지적할 수있습니다.연고주의가 개인적 차원에서는 긍정적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다만 공식채널을 무시하고 공동체의 제도나 법을 무시하고 인재를 발탁한다거나 하는 데서 문제가 되는 거지요.이같은 지역연고주의를 가장 부추기는쪽이 정치권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도서관 소장 정기간행물을 검색해보니 600여건의 세계화 관련 논문 중 정치의세계화에 대해서는 단 한 건도 없더군요.▒金善雄 지역감정의 폐해는 정치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시민사회가 뿌리내리지 못한 더 큰 원인이 있습니다.시민사회가 정착되려면 정당의 특성이나 정책위주로 비전이 제시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하지만 아직도 이념보다는 보스 중심의 정치,떼거리 정치가 판을 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지역감정의 원인으로 우선 역사적 배경과 사회변동 요인을 꼽고 싶습니다.서양은 개인주의를 중시하는데 반해 동양은 집단주의에 가치를 더 둡니다.집단주의와 같은 ‘내(內)집단’의 가치 지향성에는 혈연·학연·지연이 있습니다.지연은 李교수님이 말씀하신 연고주의와 같은 것입니다.지연은 사회의골을 만드는 큰 영향을 끼칩니다.상당히 감정적인 요소가 크고 전염성이 높습니다.▒金萬欽 연고주의가 나쁘다고 하는데 행동양식에서 연고를 없애기는 어렵습니다.지역주의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또 지역주의의 고리는 연고에 의한 차별이 심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어떤 집단이 독점적 이익을 누리면서 제 역할을 못한다든가 지연을 매개로 한 구조 속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에 주목해야 합니다. 나는 정치적 지역주의를 저차원적 지역주의로 보는 것도 반대합니다.지역주의는 발전적으로 해소되느냐가 문제입니다.지역주의는 또 사람들 삶의 관계,사회적 관계에서 중요한 변수입니다.지역주의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지역주의가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지역주의에 대한 진단 자체가 현실을 떠난 근거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金善雄 金박사의 말씀에 동의합니다.지역주의와 감정은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자신이 어떤 지역출신이라는 것은 사실 막연한데도 평생 자신을 좌지우지하는 특성으로 믿습니다.▒李長熙 좋은 의미의 자기 지역 사랑은 향토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에 반해 지역연고주의는 어떤 지역을 단결시키는 반면 인사와 경제 등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쪽을 만들기 마련입니다.때문에 우리 사회가 세계화나 민족통합으로 가는데 짐이 되고 있습니다.이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으로 두 가지를제시하고자 합니다.정책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과 지방자치제도의 강화가 그것입니다.▒金善雄 아직 지역감정의 요인분석 측면에서 흡족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한번 더 원인을 말씀해 볼까요.▒金萬欽 연고주의 해체보다는 연고에 의한 독점과 차별구조가 무엇인가,金大中정부가 들어선 뒤 구조가 어떻게 바뀌었는가 하는 문제가 정리돼야 합니다.또 정치에서 지역주의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정리해야 합니다.연고주의는 주요 쟁점이 돼야 하지만 그 초점은 연고주의에 따른 독점과 차별구조가 무엇인가,모든 지역이 손해를 보는 것인가,특정 지역만 손해를 보는 것인가 하는 식으로 접근돼야 합니다.▒李長熙 우리가 세계화나 민족통합 쪽으로 한발짝 더나아가려면 시민의식뿐만 정당의 수준이 한차원 높아져야 합니다.제대로 된 공당이라면 잘못된유권자 의식에 호소해 표를 구걸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책임있는 정당은설령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때로는 유권자의식을 교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金善雄 지역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지방자치를 강화해야 된다는李교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중앙집권하에서는 혈연·지연·학연의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지역을 배분해투자하고 한 명의 절대자에 의해 모든 체계가 움직이기 때문입니다.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지방자치가 정착되어야 합니다.다수결의 원칙보다는 소수의견이 존중되는 풍토가 되어야 합니다.▒金善雄 지역감정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당장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법제정이 필요합니다.▒金萬欽 독점과 차별의 구조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역단위 연고에 따른 독점과 차별이 모든 지역에 상호간에 있었다기보다는 호남에 대한 차별이었다는 것입니다.호남포위구조입니다.인간적 모욕,금전적 손해,결혼,승진의 손해가 있었습니다.호남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사회적 관계에서 차별을 받았습니다.우리나라는 대통령의 권한과 정치적 역할이 크기 때문에 金大中정부가 출범한 뒤 변화가 있었을 겁니다.그런데 오랫동안 구조화된 것이 어느 정도 바뀔 것인가에 대해서 낙관적이지 못한 요소가 있습니다.소수가 다수를 차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李長熙 지역연고주의 생성의 원인으로 하나 더 첨언하자면 우리나라 사람의 가치관이 서구과 달리 개인윤리를 더 중시하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金善雄 李교수님의말씀에 동의합니다.성차별 문제를 직장내에서도 지켜질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 처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사람들에게 처벌을 할 수 있는 법이 만들어져야 합니다.또 지역감정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세계화를 거론하고 싶습니다.전세계적인 시각으로 보면 한반도내에서 상존하는 지역감정은 보잘게 없습니다.金萬欽박사에게 묻겠습니다.지금처럼 통신이 발달한 때에 도(道) 체제를 떠나 중앙정부와 군단위의 행정조직이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게 되면 지방자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지에대해 대답해 주셨으면 합니다.▒金萬欽 金大中정부는 초기에 경제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역문제를 내걸었습니다.그러나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대통령이 지역 차별을 안하겠다고 하면 되겠지 하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다시 옛날의 인식으로돌아간 감이 있습니다.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 등에서 하는 일을 강화해 제도화 또는 기구화시켜야 합니다. 나는 중앙과 지방의 관계가 다양화되고 정당체제도 다당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우리나라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공간대표체제가 없습니다.지방자치가 있기는 하지만 지방이 중앙에 참여하는 기회는 없습니다.국회의원은 전 국민의 대표입니다.그런 측면에서 지역대표가 없습니다.따라서 현실적으로 국회의원들이 지역을 대표하고 있습니다.지역에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이 공식적으로 중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기능이 다차원적·복합적이돼야 합니다.또 다원화될 때는 더불어 사는 평등의 논리가 서야 합니다.그렇지 않고서는 다원화가 안됩니다.▒李長熙 지역연고주의를 해결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연구가 있어야 하겠지만 저는 4가지를 얘기하고 싶습니다.첫째,인사나 경제 측면에서 지역간 차별이 있다면 막연히 얘기할 게 아니라 구체적 데이터로 제시해 국민에게 명확히알려야 합니다.둘째,가정·학교·시민단체 등의 의식교육 개혁이 병행되어야 합니다.셋째,인치주의가 아니라 철저히 법에 따른 법치주의가 확고히 정착되어야 합니다.연고주의에 의해 차별받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넷째,시민단체가 앞장서서 감시기능을 철저히 수행해야 합니다.▒金善雄 지방자치제를 강화하는게 지역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도제도를 폐지하고 중앙정부의 기능중 상당부분을 지자체에 이관해야 합니다.중앙정부는 국방·외교·교육·사회복지 부문만 관장하고 나머지는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해야 합니다.언론이 조장해온 지역 패권주의에 벗어나 지역민들을 계도해나가는 것도 문제해결에 중요합니다.정리 l 具本永 文豪英 李鍾洛kby7@
  • 세미나 주제발표 내용(IMF시대의 자화상:14­1)

    ◎국민들 경제회생 정부역할 큰 기대/소비·광고패턴도 바꿔야 25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매일 주관으로 열린 ‘IMF시대의 한국인 자화상과 진로’라는 주제의 학술세미나는 학계·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대학생 등 150여명이 참석,열기를 띠었다.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IMF체제 1년을 맞아 국민의식과 경제생활 전반에 걸친 변화상을 진단하고 한국인이 나아갈 방향을 다각도로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서울대 洪斗承(사회학),고려대 李斗熙 교수(경영학·마케팅연구센터 연구소장),한양대 趙炳亮 언론정보대학장(광고홍보학)의 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국민의식 변화/소득계층간 격차 갈수록 심화/재벌에 대한 부정적 시각 많아/난국 극복할 국민적 활기 시급/洪斗承 서울대 교수 우리나라가 IMF관리체제하에 들어간 지 이달로서 1년이 되었다.마이너스 경제성장,수출 감소,기업 도산,실업률 증가 등 경제 현실과 관련된 수없이 많은 문제점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물론 이와 같은 사태가 앞으로 더 큰 도약을 위한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은 가까운 장래에 쉽게 경감될 것 같지 않다.그동안 우리는 내실을 함께 기하면서 성장해 왔다기보다는 앞만을 보고 허겁지겁 달려온 감이 있고,이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 가해지는 충격과 좌절감의 강도는 더욱 큰 것이다. ○국민경제 생활 크게 위축 IMF관리체제의 영향은 일차적으로 국민의 경제생활 위축으로 나타나고 있다.우리 국민 대다수는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지금이 ‘IMF시대’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 무엇보다도 실업이 손꼽히고 있다.IMF 이후 물가가 크게 상승하였음을 체감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호전될 기미가 없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다수 국민은 이 사태로 인해 여가활동을 억제해야 하고 재산 증식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사태 파급효과는 계층별로 달리 나타나고 있다.최근 통계청은 소득 계층이 낮을수록 실질소득 감소율이 높아 소득 계층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이러한 현상은 이번 조사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특히 IMF 이후 빈부 격차가 심화되었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으며 스스로 평가한 자신의 사회계층적 지위에서 IMF 전과 비교하여 지위 하강을 겪고 있는 사람이 무려 46%에 달하고 있고,반면 상승되었다고 보고한 사람은 5%에 불과하다. ○“계층 지위 낮아졌다” 46% 이와 같은 상황으로부터의 탈출을 위해 정부에 기대를 걸어보았다.경제회생을 위해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신정부 출범 당시보다 지금은 그 기대가 낮아졌음을 밝히고 있다.정부의 정책 역시 이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크게 역부족이다.현정부의 정책수행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 평가를 유보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신정부 출범 후 아직 10개월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단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결국 현재의 위기상황이 어떻게 극복되느냐에 따라 그 과정의 정당성과 합리성이 평가될 수밖에 없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이 조사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정치권,기업인을 포함한 사회지도층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명료하게 드러난다고 하는 사실이다.이들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또한 사태를 지금 상태로까지 이르게 한 원인 제공자라는 생각도 떨쳐버리지 못한다. 그 중 하나는 재벌에 대한 부정적 견해로 나타나고 있다.재벌은 소수의 주력기업으로 재편성되어야 한다거나,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어야 한다거나,기업간 빅딜 과정에서 정부가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등은 모두 이러한 의식 표출이라 볼 수 있다.민간 부문의 자율적 조정을 통해 스스로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기업의 자유의사에 맡겨두는 일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사회적 통합·화해 열망 지녀 경제적 어려움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사고 폭을 크게 좁혀 놓았다.지금까지 우리가 그나마 지녀왔던 여유로움이 더욱 왜소화해가는 듯한 안타까움이 있다.국가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으면서도 사회적 통합과 화해에 대한 열망은 모두 지니고 있다.이는 정치적 수사(修辭)로서가 아니라 사회적 와해의 개연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의 표현이기도 하다.현재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과연 일시적이고 일과적인 것인가,아니면 보다 심층적이고 근원적인 것인가.이를 판단하기에 아직은 이르다.그러나 일시적 현상이기를 바라고 있으면서도 여기에는 본질적이고 구조적 장애가 내재되어 있다는 점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크게 상처를 받은 민족적 자긍심과 자신감을 되살리고 현재의 좌절을 미래의 발전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국민적 활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경제주체로서의 체감과 반응/“4∼5년후나 경기안정” 비관적 전망/70%가 실직불안감에 시달려/임금 깎여도 정리해고 최소화 바라/李斗熙 고려대 교수 ○가구당 월소득 20% 줄어 IMF 구제금융을 초래한 경제위기를 지난 1년간 겪으면서 국민이 경제주체로서 체감하고 있는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극도의 불안감과 무기력에 따른 위축’이다.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98%의 국민이 공감하고 있으며 많은 국민은 4∼5년또는 그 이후라야 경기가 안정될 것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불황 영향으로 우리나라 가구의 15.8%가 실직한 동거가족이 있으며 70%의 국민이 실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고,실업자와 정리해고문제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80.2%의 국민이 인식하고 있다.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약 20%가량 감소함으로써 가정경제에 대한 불만족도는 매우 높아졌다.설상가상으로 대부분 국민은 물가가 인상되어 생활필수 항목의 지출이 더 많아졌다고 체감하고 있으며 내년 물가 역시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41%에서 급격히 줄어든 33.5%의 국민만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인식하고 있다.이러한 인식은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최근에 두드러진다는 느낌과 맞물려 상당수 국민에게 자기 비하와 패배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위기를 초래한 원인 제공자는 정치인,대통령 및 경제각료순으로 인식하고 있는가 하면 현재 가장 덜 고통받고 있다고 느끼는 계층도 아이로니컬하게도 바로 이들이다.그리고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데 국민 과반수 이상이 동의하고 있으며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노조의 시위는 외국자본 유입의 저해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이렇게 볼 때 난국의 원인 제공자와 피해자는 다르다는 인식과 함께 사회에 대한 신뢰는 약해져 국민은‘무기력한 자의 외로운 생존’을 절박하게 체감하고 있다. ○정치권의 솔선수범 있어야 이렇게 절박한 상황하에서 국민은 우선 모든 지출을 줄이고 대외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뾰족한 대안이 별로 없는 가운데 좋은 상황이 올 때까지 관망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대다수 국민은 임금이 삭감되더라도 정리해고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으며 의류 구입비,술값,경조사비,선물비 등 순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 지출의 절제는 대인관계 횟수와 유형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사람들은 각종 모임 등 사회활동을 자제하고 음주행위도 줄이고 있다.친구들과 만났을 때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비율이 급격히 늘어 개인주의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사회생활의 감소와 아울러 가정에서의 행동도 전과 다르게 변화하고있다. 가족과의 외식횟수도 줄었으며 여가활동에 사용하는 시간과 비용이 현저히 감소되었다.즉 국민은 경제적·심리적 부담으로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과의 원만한 대화시간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국민은 전에 없이 가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나 화목한 대화보다는 단지 텔레비전 시청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비디오테이프를 빌려 보는 것조차 절약하고 있어 여가활동의 일환이라기보다는 수동적으로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상태로 보인다.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는커녕 심리적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아 사회 전체의 무기력으로 나타나거나 오히려 우발적인 돌출행위로 나타날까 우려가 된다. ○자기비하·패배의식 늘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열쇠는 경제 회복에 있다.국민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공적인 구조조정과 정치권과 정부의 솔선수범이다.위정자들은 국민이 행동으로 보이는 이 조용한 외침에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경제 회복은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다.문제는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국민이 이러한 극도의 심리적 불안상태를 어떻게 안정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이론에 의하면 사람이 느끼는 삶의 질은 경제적 상황보다 가정생활의 만족도에 의해 더 많이 결정된다고 한다.따라서 지금부터 우리는 가족구성원간의 대화를 촉진하고 가족활동을 장려하고 협동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갖추어주는 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사회 각층이 참여하고 언론도 동참하는 이벤트와 캠페인을 제안한다. ◎소비패턴과 광고/‘현명한 지출’ 추세… 알뜰쇼핑 늘어/실속구매전략에 과학적 대처 시급/趙炳亮 한양대 학장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1년,이 기간 동안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부문 가운데 하나가 민간소비 부문의 급격한 침체이다.불과 몇년 전만해도 소비가 미덕이던 시대에서 무조건 안사고 안쓰고 보자는 소비억제시대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더 줄일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가 위축됐다.먼저 IMF 1년을 보내면서 국민이 겪은 가장 큰 변화는 소득과 소비의 감소라고 할 수 있다.이번 조사에 따르면 IMF 이전에 비해 월평균 소득이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감소 폭은 소득이 낮은 계층일수록 커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소득감소율이 35.9%로 300만원 이상 가구의 11.5%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 단적인 예다. ○저소득층 수입 급감 소득 감소에 비해 소비 지출은 더 크게 줄었다.저축·보험·곗돈이 32.7%로 가장 많이 줄었으며 옷값,문화·레저비 등 순으로 감소했다.부문별 지출 감소를 보면 경조사비는 IMF 이전의 건당 4만∼5만원에서 3만원 이하로 줄었고,여름 휴가는 아예 가지 않았다는 응답이 46.6%였다.휴가를 가지 않은 이유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가 1위로 나타나 지난해의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와 대조적이었다.승용차 이용률은 30% 정도 감소했고 10명 중 7명은 승용차 유지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과외교육 형태는 개인과외 및 보습학원을 통한 과외가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습지 교육이 증가해 1위를 차지했다. 쇼핑 및 구매 형태의 변화를 보면 충동구매보다 알뜰구매가 우세해졌다.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세일기간을 기다렸다가 상품을 구입하고 있으며 가격 비교 구매도 거의 과반수에 달했다.거품시대의 감성구매나 충동구매 대신 신중구매,실속구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습관 크게 달라져 쇼핑비는 의류 구입비(47.2%),술값,식사비 등 순으로 줄어들었으며 남자는 술값과 의류비에서,여자는 의류비와 화장품 구입비에서 지출을 줄였다.가족과의 외식횟수 역시 지난해 월평균 2회에서 1.4회로 줄었으며 특히 월 3회 이상 외식을 하던 층은 절반 이하로 감소되었다.음주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크게 늘었고 주 2∼3회 이상의 잦은 음주빈도는 크게 감소해 많은 사람들이 음주횟수를 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가장 많이 마시는 술 종류도 맥주 소주 순으로 바뀌었다. 그런 속에서도 광고에 대해서 자세히 보는 층은 TV광고가 20%,신문광고가 19.2% 정도로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20대와 30대,대학생층,미혼자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관심있게 보는 광고 종류로는 TV광고에서 식품 음료,정보 통신,관광 레저 영화,화장품 등 순이었고 신문광고에서는 관광 레저 영화,정보 통신,부동산 주택,의류 패션,도서 출판,기업PR 등 순이었다.도움이 되는 정도에서는 TV광고가 40.7%,신문광고가 40.4%로 비슷하게 긍정적 대답이 나왔으며 특히 젊은층이 광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케이블 TV를 이용해 상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39.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30대 여자들은 62.2%가,주부들은 56.7%가 홈쇼핑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다른 부문과 대조를 이루었다.이밖에도 이번 조사는 우리 국민들이 1년 사이에 얼마나 크고 급격한 변화를 겪었는가를 세부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무조건 안쓰는 것보다 현명하게 쓰는 지혜가 필효한 시점이라는 점을 말해준다고 하겠다. ○‘거품’시대 벗어날때 소비지출,소비패턴 등 소비생활과 내수시장 전 부문에서 전례없는 침체와 변화를 가져온 IMF 1년,과거 거품시대의 거품소비를 주도해온 광고역시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실속구매시대에 걸맞도록 과학적인 메지시전략과 매체전략으로 재무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건전한 소비확대를 통한 내수진작이 국내외적 과제로 등장한 시점에서 소비에 대한 인식변화는 물론 광고도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 제3의 길/張淸洙 논설위원(外言內言)

    ‘제3의 길’을 주창하여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는 영국의 세계적인 사회학자 앤터니 기든스 교수가 11일 한국을 찾았다.영국의 자존심으로까지 불리는 기든스 교수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21세기를 향한 개혁 이념으로 내건 ‘제3의 길’의 이론적 지주다. 기든스 교수의 사상세계의 핵심인 ‘제3의 길’은 한마디로 기존의 좌파이념과 시장경제의 장점을 접목한 새로운 실용주의적 중도 좌파노선을 지향하는 정치이념이다.특히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좌파 이데올로기는 위기에 봉착했고 우파 자본주의 역시 불평등이라는 치명적인 한계를 노출하고 있기 때문에 좌우의 이념을 초월하는 실용주의적 중도 좌파노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든스 교수의 ‘제3의 길’은 21세기를 주도할 새로운 정치이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독일 총선에서 ‘제3의 길’을 핵심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사민당의 슈뢰더가 승리함으로써 21세기 정치·경제 이데올로기의 대안으로 더욱 무게를 싣고 있다. 탈냉전과 함께 세계적으로 나타난 빈부격차,사회적 차별,개인주의화,각종 범죄 증가,가족파괴,환경오염,민주주의에 대한 근본개혁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0세기의 실패한 좌우 이데올로기로부터 혁명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최근 우리 대학가에서도 ‘제3의 길’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제3의 길’은 급진적 보수주의와 보수화된 사회주의를 거부하고 공동체적 동반자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자본주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통일국가의 정치이념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는 주장들이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특히 기든스 교수는 한국방문에서 ‘제3의 길’은 한국처럼 좌우대립을 겪어 온 국가에서는 의미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좌우대립은 물론 지역대립에 시달려온 한국인들에게 이 모든 갈등을 뛰어넘는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3의 길’은 한국에서 지역갈등 해소의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金大中 대통령이 좌우의 구분을 뛰어넘는 명제를 국민에게 제시한 점이 이같은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했다.‘제3의 길’이 21세기 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을 할지 여부는 예측하기 어렵다.그러나 기든스 교수가 한국을 다녀간 후 ‘제3의 길’의 여진은 오래 남을 것으로 본다.
  • 독일/“시민=고객” 서비스정신 무장(외국의 공무원들은)

    ◎서류발급의 생활상담 기한만료땐 갱신 안내도/하위직 공무원 보수 풍족 승진보다 여가시간 중시 다른 나라의 공무원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우리나라 공직사회 풍토와 차이는 무엇일까. 공무원들이면 한번쯤 가져볼만한 의문점들이다. 서울신문은 해외에 연수 또는 유학중인 공무원들이나,행정학을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을 통해 이런 궁금증을 풀어본다. 외국 공무원들의 이야기는 한주일에 한번 정도 실을 예정이다. 독일은 90년대 시민을 고객처럼 여기는 고객지향적인 행정을 펴기 위해 지방행정관청에 시민과 또는 시민사무소를 설치했다. 시민과는 전출입 및 각종 증명서 발급같은 업무뿐 아니라 시민이 비상시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주요 상담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남부의 안스베르크시는 항고 관리부를 만들었다. 여기서 시민들이 시 행정에 이의를 제기해 이뤄진 결과는 수행약정의 형태로 문서로 만들어진다. 구속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케르펜시는 시민봉사편지를 보낸다. 신분증명서의 유효기간이 끝나는 시기와 경신을 위해 필요한 서류와 언제쯤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내용이 친절히 들어 있다. 뮌헨에 살다가 하이델베르크로 이사온 마이어씨(54)는 TV 수신료 납부,아들의 오토바이 주차위반 과태료 납부,호적증명서 발급,딸의 여권발급,자동차번호판 발급 등의 이사에 필요한 서류를 하이델베르크 시민과에서 단 45분만에 모두 해치웠다. 시민과 설립 이전 같았으면 마이어씨는 하이델베르크 시내 서로 다른 구의 6개 다른 관청을 방문해야 했을 것이다. 행정의 문턱이 높기로 유명한 독일 공무원들이 이제는 고객을 위한 상담자나 봉사자로 변한 것이다.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충실하지만 독일공무원의 관심은 승진이 아니다. 자유로운 여가시간을 갖고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휴가를 더 중요시한다. 하이델베르크 시의 인사조직과 계장인 하인츠만(45)씨는 여가시간에 뮤지컬을 보러 가는 것이 큰 관심사라고 말한다. 라인란트­팔츠 주(州) 감사원의 국장인 라우크 박사는 “내 관심은 감사원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여가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을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독일 사법시험에 합격해 연수중인 포르스터씨(여·30)는 “변호사가 되면 휴가를 즐기기 어려워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승진보다는 휴식을 중요시하는 것은 제도탓이다. 독일의 공무원 임용은 4단계다. 고등학교 졸업자들이 임용되는 단순직과,전문대 졸업자들이 맡는 고등직은 과장 승진이 거의 불가능하다. 대학 졸업자들이 임용되는 최고등직만이 과장급 이상에 임용된다. 하위직이라하더라도 공무원들은 한달에 250만원 안팎으로 이웃국가에 비해 많은 월급을 받아 승진에 매달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과장으로 승진하면 여가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꺼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여기에 서구 선진사회의 개인주의도 작용했을 것이다.
  • 강남너구리/李啓弘 논설위원(外言內言)

    최근 서울 강남구 양재천 주변에 너구리 식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해서 화제다. 이 지역은 인근 대모산이나 구룡산과도 상당히 떨어져있어 너구리서식이 경이로운 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너구리가 서식하게 된 것은 양재천과 탄천의 하수처리가 잘돼 수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아지고,습지가 조성되면서 이들이 인근 산에서 하천을 따라 이주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너구리들은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먹이를 주면 달아나지않고 잘 받아먹으며 재롱까지 피우는 여유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또다른 다정한 이웃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것이다. 95년 환경부가 도로와 주택지 개발로 끊어진 국토의 자연생태계를 잇는 생태환경벨트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다. 마구잡이 국토개발로 조각조각 끊어지거나 절단된 산과 산을 이어 야생동식물의 이동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인공구조물과 구름다리,또는 터널을 만들어 동물이 이동할 수있게 하고,사람도 이 길을 따라 산책을 하는 환경친화적인 생태벨트를 구축한다는 것이었다. 이를위해 대관령 진부령은 물론 미시령 덕유산 오대산 월악산 치악산 등 길로 4∼5등분된 것을 생태벨트로 연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것이 착실하게 추진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산간의 고속도로나 국도를 지나다 보면 차에 치여죽은 동물을 자주 본다. 오소리 여우 노루 뱀은 물론 천연기념물 수달도 보았다. 바로 생태환경벨트가 끊어지다 보니 생긴 결과다. 얼마전 강원도 산간지역에서 호랑이배설물이 발견됐다고 해서 TV까지 나서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에대해 반신반의하는 의견이 많았다. 호랑이의 행동반경은 500㎞나 되는데 생태환경벨트가 백두대간중 휴전선에서 두동강이 나고 남으로 내려오는 사이 정맥과 지맥이 여기저기 토막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두산 호랑이가 강원도에 출몰했다는 것은 먼 전설같은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는 아쉬움을 갖게했다. 하지만 양재천의 너구리를 보며 결코 그것이 전설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가져본다. 생태환경벨트를 위해 폭 20∼30m의 육교 양쪽에 풀을 심고 나무를 식재하면 메뚜기 나비 개미가 지나가고,이들을 따라 개구리 뱀이 지나가고,그것들에 이어 크고 작은 동물도 따라가게 되어 동물서식의 공간은 그만큼 넓어진다고 한다. 산과 산,공원과 공원이 연결되는 생태환경 조성은 우리 생활반경의 폭도 그만큼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컴퓨터시대,개인주의시대의 한 단면이긴 하나 인간 개체는 각자 고도가 되어 외롭게 분화되어가고 있는데,생태환경벨트는 이런 마음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리라고 본다. 강남의 너구리가 종로까지 진출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 아시아적 가치와 경제모델(崔澤滿의 경제평론)

    최근 아시아가 경제위기에 직면하면서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재연되고 있다. 아시아적 가치 논의가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 80년대이다. 일본을 선두로 하여 한국·대만·홍콩·싱가포르 등 ‘네마리 용’의 놀라운 경제성장이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중국으로 확산되면서 경제발전의 원인을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적 요인과 결부시킨 유교문화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일부 학자들은 21세기는 동아시아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유교자본주의’론을 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적 가치가 등장했던 것이다. 아시아적 가치의 일반적인 특징으로 집단중심주의,인간관계 중시(연고주의),근면·절약·희생정신,높은 교육열 등이 꼽혔다. 서구적 가치인 개인주의,경쟁주의,합리적 계약관계 등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세계 제 1의 경제대국이 되어 21세기를 리드할 것이라던 일본경제가 90년대 들어 답보상태를 지속하고 있고,지난해 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한국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아시아적 가치 논의가 정반대의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금융위기로 가치논의 전도 서구의 일부 경제학자들은 위기의 원인을 아시아적 가치에서 찾고 있다. 인간관계 중심 사고로 인한 경제주체간의 왜곡된 유착관계,국가중심주의적 가치관에서 비롯되는 정부규제와 간섭,비효율적인 금융시장,연고주의에 입각한 족벌 자본주의(crony capitalism),부정부패 등이 아시아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제 3세계는 물론 미국과 유럽까지 ‘일본을 배우자’‘한국이 달려오고 있다’는 등 아시아의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칭송이 자자했고,동아시아의 경제를 견제하지 못할 경우 미국의 패권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이른바 황화론(黃禍論)이 제기된 것과는 판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경제모델이 경제위기로 인해 추락하면서 아시아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아시아적 가치로 돌리기 전에 그러한 가치가 존재하느냐가 검증되어야 하고 존재하고 있다면 경제발전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느냐도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앵글로 색슨의 가치라는 것이 있는지 확실하지 않은 것처럼 아시아의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보편적인 가치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아시아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아시아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경제위기와의 관련문제를 놓고는 학자들 사이에 양분되고 있다. 폴 크루크먼 MIT대학 교수와 제임스 후쿠야마 조지 메이슨대학 교수는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폴 크루크먼은 ‘역사와 문화가 다른 아시아사회에 서구적 시장만능주의가 무리하게 주입된 결과’로 보고 있고,후쿠야마는 ‘정책의 실패일 뿐 역사·문화적 원인에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유교권 관심 되살아 날것” 반면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M 뷰캐넌 교수는 ‘아시아는 합리적 계약관계보다는 개인적 친소관계를 중시해 왔으며 이같은 특징이 경제위기의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널드 에머슨 위스콘신대 교수는 경제위기로 인해 아시아적 가치가 크게 떨어 졌지만 동북아시아(일본·한국·대만·홍콩)가 동남아시아(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이사)보다 뛰어난 경제회복력을 나타내면 낼수록 유교문화권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적 가치의 존재 및 경제모델에 대한 재조명은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지대한 관심을 갖게 한다. 에머슨의 지적대로 한국이 경제를 빨리 회복시켜 아시아적 가치와 경제모델을 전 세계에 다시 환기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중국의 ‘자유’ 전통/윌리엄 시어도어 드 배리 지음(화제의 책)

    ◎동아시아 신유학사상 ‘혁신성’ 조명 동아시아 전통의 중요한 한 부분을 이루는 신유학사상(Neo­Confucianism)을 새로운 각도에서 고찰.서구의 중국학자들은 송대 이후의 근세 유학사상을 일반적으로 신유학이라고 부른다.우리나라에서는 성리학이나 주자학이라는 말이 널리 쓰인다.그러나 이 말은 양명학을 포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송대에서 청대 말기까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큰 사상 조류로서의 의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미국 컬럼비아대 존 미첼 메이슨 석좌교수인 드 배리(79)는 신유학을 현재의 동아시아가 안고 있는 사상적 전통과 결부시켜 재해석한다.그에 의하면 신유학은 보수적인 이데올로기도 반동사상도 아니다.그것은 오히려 서구의 자유주의 사상에 못지 않은 이념적·실천적 관념을 내포하고 있는 자유주의적 경향의 ‘혁신사상’이다.이 책에서는 특히 주희와 자유주의 교육,신유학의 개인주의,황종희의 자유사상 등 논쟁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춰 신유학사상의 정수를 보여준다.나아가 신유학사상의 자유주의적인 조류를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일련의 기본 관념들을 분석한다.‘논어’ 헌문(憲問)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에서 유래한 위기지학(爲己之學),도(道)의 전수계보인 도통(道統),극기복례(克己復禮),자득(自得),자임(自任) 등이 그것이다.이런 관념들은 모두 개인의 자율성을 긍정하고 내면지향적인 윤리를 강조한다.최근 IMF사태 이후 동아시아의 경제위기와 관련해 ‘동아시아적 가치’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문제가 새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서양인은 물론 심지어 동아시아인들 조차도 동아시아적 가치란 없다고 단언한다.이러한 정신적 공백상태에서 이 책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의미 있는 텍스트로 평가할 만하다.표정훈 옮김 이산 1만원.
  • 아랍인의 꿈의 궁전/포아드 아자미(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부서져버린 아랍지역의 평화/“이슬람 신앙 기반… 공동체 건설” 열망/汎아랍민족주의·시아파운동 등 노력/끊임없는 충돌·이념 대립으로 좌절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충돌,중동 및 중앙아시아지역에서 힘의 균형을 뒤흔들어대는 회교근본주의 운동,아랍인들의 해방을 주장하는 반서구적 무장폭력,이란 혁명과 이란·이라크전쟁,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20세기 내내 인류 평화의 목줄을 쥐어온 중동지역의 갈등 배경은 무엇이고 앞으로 인류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뉴욕서 출간된 ‘아랍인의 꿈의궁전’은 20세기 아랍 지식인들의 꿈과 좌절의 행로를 역사 사회학적인 통찰을 통해 해부하고 현재와 미래를 투시하고 있다.‘한 세대의 역정’라는 부제에서도 엿볼 수 있듯 저자는 20세기 아랍인들의 꿈과 노력이 ‘부서졌다’고 규정했다.평화의 가능성은 아랍인에게 멀리있다고 절규했다. 저자는 실현할 수 없는 꿈과 목표,지역적·민족적 충성심의 괴리 등은 아랍인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한다.아랍인들의 꿈과 목표,즉 ‘꿈의 궁전’은아랍인들만의 고통에서 그치지 않고 점점 더 인류 평안을 위협한다는데 심각성이 있다는 경고도 덧붙인다. 저자 포아드 아자미(Fouad Ajami)는 레바논 남부 독실한 시아파 회교도 가정에서 태어난 아랍인이다.63년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까지 저명한 학자며 저술가로서 활동중이다.이 책은 60년대 최고조에 이르렀던 진보적인 ‘범 아랍 민족주의’(pan­Arab nationalism)와 그에 대한 민중들의 높은 기대감,그리고 오늘 아랍인들이 겪고 있는 갈등과 생각을 정리했다. 저자는 책 전편을 통해 범 아랍 민족주의와 시아파(派)의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이란 두개의 축을 중심으로 지난 몇십년동안 아랍 세계의 변화와 아랍인들의 실천운동을 설명한다.50·60년대 범 아랍 민족주의가 변화와 행동의 원천이었다면 70년대이후 변혁과 행동의 자극은 하류계층에 동정적이고 평등주의적인 시아파의 교리,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이 바탕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70년대 이란 혁명의 성공은 시아파를 믿는 아랍인들을 고무시켰다.전아랍권에 퍼져 살고 있는 이들은 그들의지배계급에 대항해서 일어서기 시작했다.시아파에겐 범 아랍 민족주의는 불평등과 가진자 및 기득권층,다수인 수니파의 지배를 의미할 뿐이다” 저자는 이라크의 선제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이라크전쟁을 당시 이라크,레바논,페르시아만 지역 등에서 불길처럼 타오르던 시아파 구원주의 및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에 반격을 가하려는 시도와 갈등이란 관점에서 분석했다.그러나 시아파 민중 구원과 평등을 강조한 메시아주의,복음주의도 지역 정치및 역학구도를 바꾸는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한다.“사우디 아라비아등의 가족지배 정권과 비옥한 초승달지역(이라크등)에서의 군사독재는 여전히 변하지않고 유지되고 있다.” 이 책은 이슬람세계는 여전히 과두 정치에 의해 민중들의 소망이 좌절되고 있다고 고발한다.이집트에 대해서도 실망을 숨기지 않는다.전통과 현대의 갈등속에서 이집트는 찢기우고 있다고 절규한다.“정부는 폭력적인 이슬람주의자들인,‘가마트 이슬라미야’와 맞서있고 질서 유지를 위해 권력의 중앙집권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기득권 세력은 중산층의 폭넓은 참여와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한 정권의 출현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항한 문화적 다원주의와 세속주의 옹호 세력도 존재하지만 아직 설 땅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신앙을 이성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해온 신학자 나즈 하미드 아부 자이드(Nasr Hamid Abu Zeid)도 그 세력중 일원이다.그러나 자이드 역시 시리아 출신의 지식인이자 시인인 알리 아마드(Ali Ahmad)처럼 수구세력에 의해 망명의 길을 떠난다. 이집트의 예처럼 현대화를 추구하는 정부와 폭력을 통해서라도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겠다는 이슬람주의자들과의 충돌은 이슬람국가들의 갈등과 딜레머를 보여준다.그러나 서구인들이 테러집단으로만 생각하는 이슬람 무장 집단가운데서도 사려깊고 인도적인 모임들도 적쟎다는 저자의 지적이다. “그들은 전통적이고 신앙적인 것에 기반을 두고 사회를 건설하려 한다.서구의 물질주의적이고 황폐한 개인주의에 대신해 도덕적이며 공동체적인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그들의 외침은 젊은이들과 중산층에게 호소력을 갖는다.”아랍 정체성 회복 운동은 이슬람이란 종교적 뿌리를 배제하곤 생각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50·60년대 고조됐던 아랍민족주의도 아랍 민중들의 희망을 실현하지 못했다고 저자는 한숨짓는다.1967년 이스라엘과 아랍 연합군간의 전쟁은 범 아랍 민족주의가 무너져내리는 계기였다.시리아와 이라크의 바트당 정부,이집트의 낫세르 정권은 전후 통치기반에 대한 비판 고조를 억누르기위해 억압을강화했고 그에따라 대중적 기반을 상실했다.진보적이라고 여겨졌던 믿음의대상이 아랍발전의 장애물이 됐다는 생각이 민중속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67년 전쟁’이후 아랍내부는 독재가 강화됐고 종교적 분파와 폭력이 난무하게 됐음을 저자는 사례를 통해 조명한다. ‘67년 전쟁’이후 고통받고 갈등하는 ‘패배한’ 지식인들의 애가(哀歌)를 실례로 들면서 이 책은 시작한다.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략때 자살한 레바논의 저명한 시인이며 학자인 칼리 하위(Khali Hawi)는 이같은 상황속에 좌초한 아랍 지식인을 상징한다.칼리 하위는 ‘대(大)시리아 운동’의추종자였다.낫세르 전 이집트 대통령이 주도하던 ‘범 아랍 민족주의’에 몸을 던졌고 폭력을 통해 아랍인들의 정치적 통합의 꿈과 영광을 실현하겠다는 열정에 불타있었다.그들은 시민적이고 자유주의적 가치보다는 집단적 정치적 보상과 획득을 중요시 했다. 저자는 범 아랍민족주의나 시아파의 운동이나 아직 아랍의 꿈의 실현에는 요원하다고 결론짓는다.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꿈의 상실속에서도 역사의 진보를 이뤄내려고 애쓰는 아랍세계의 물결을 그 속에서 싹트고 있는 성공의 맹아를 응시하고 있다. 원제목:THE DREAM OF ARABS.판테온 북(Pantheon Books).3백44쪽.26달러.
  • 존 F.케네디(美國의 대통령 문화:19)

    ◎뉴 프런티어정책 편 美 상징적 지도자/평화봉사단 창설… 후진국 교육·영농지도/蘇의 쿠바 미사일 배치 기도 ‘힘’으로 봉쇄 【보스톤(美 메사추세츠주)=羅潤道 특파원】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수 있는가를 묻지 마십시요.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수 있는가를 물으십시요.” 1961년 1월20일,43세의 나이로 미역사상 최연소의 기록을 세우며35대 대통령에 취임한 존 F.케네디 대통령(1917­1963)의 취임사는 냉전체제에 대한 염증 때문에 강한 개인주의적 성향을 보이던 미국민들에게 신선한충격으로 다가왔다. 63년 11월21일 댈러스에서의 총성으로 최고의 전성기에 역사의 뒤안으로 물러서게 된 케네디는 불과 2년10개월(1천37일)의 짧은 집권기간에도 불구하고 미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으로 남아 있다.그래서 그는 죽어서도 포토맥강 건너 알링턴 국립묘지 한복판,워싱턴 시가지가 내려다 보이는 중앙 언덕에 ‘불멸의 불꽃’(eternal flame)으로 살아 미국민들의 마음속에 타오르고 있다. 첫 20세기 출생 대통령인 그는 많은 업적을남겼다.‘뉴 프런티어’라고 불린 그의 정책은 루즈벨트의 ‘뉴 딜’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평화봉사단’을 창설,미국의 젊은이들로 하여금 세계 구석구석 후진국을 찾아가 교육과 영농을 지도케하는 인류애적 차원의 일에 적극 나섰다.흑인인권 보호를 위해 흑백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안도 만들었다.소련보다 한발늦기는 했지만 선구자적인 의지로 우주개발계획을 추진,미국이 최초의 달정복 국가가 되도록 했다. ○흑백차별금지법 제정 대외적으로도 소련의 베를린 봉쇄에 대한 강력한 대처,쿠바내 소련의 미사일 배치를 저지키 위한 쿠바 봉쇄 등 ‘힘’으로 소련을 굴복시킨 그의 강력한 대외정책은 미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것은 물론 국제적인 관심또한 불러 일으켰다.비록 쿠바침공 실패로 국제적 망신을 하기도 했지만 60년대 들어 대중문화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미국적 이상을 실현할 젊고 용기있는 지도자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던 미국민들에게 케네디는 ‘미국의 상징’으로까지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그는 탁월한 두뇌의 소유자도 아니고 강력한 의지력을 갖춘 인물도 아니었다.더우기 정계 입문에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정치적 성장과정이 백만장자 아버지 조지프 케네디의 금권을 앞세운 적극적 개입에 의한 것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그러나 그가 강력하고 진보적인 정책을 펼수 있었던 것은 겸손하고 노력하는 자세 때문이다.그는 사려깊고 여러 사회문제들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특히 민주주의 원칙의 수호자로 이미지를 심었다. 1917년 보스턴 교외의 브루클린에서 아일랜드 이민의 후손으로 백만장자가 된 조지프와 로즈 케네디 사이의 9남매중 둘째 아들로 태어난 케네디는 병약하고 그다지 학교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사람을 사귀기 좋아했고 스포츠를 좋아했다.부친이 루즈벨트 행정부때 영국대사를 지내 런던대학에도 잠깐 재학한 일이 있는 그는 하버드에 입학,광범위한 여행을 즐겼다. 그러나 상급 학년으로 올라가면서 그는 점차 학업에 흥미를 보였다.영국의 나치 독일에 대한 대응 실패를 다룬 그의 졸업논문은 ‘왜 영국은 잠을 잤는가’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이어 1942년 진주만 폭격 직전 미해군에 입대해 PT(어뢰정)지휘관으로 활약,일본군과 싸운 공로로 은성훈장을 받기도 했다.45년 디스크 수술로 전역한 그는 부친의 권고로 46년 민주당 소속으로 연방하원에 출마,당선됐다. ○57년 퓰리처상 수상 52년 3선의원인 케네디는 35세의 젊은 나이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이듬해 그는 조지워싱턴대를 나오고 워싱턴타임스­헤럴드의 런던특파원 이던 24세의 재클린 부비어와 결혼했다.지성과 미모를 갖춘 재클린과 미남 총각 상원의원과의 결혼은 커다란 화제를 불러 일으켰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두사람의 결혼생활은 케네디의 바람기로 원만치 못했다. 57년 미의회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의원들의 이야기를 엮은 ‘용기있는 사람들’이라는 책을 저술,퓰리쳐상을 받은 케네디는 바른 이상을 가진 정치인으로 호평을 받았으며 TV토론이 처음 실시된 60년 대통령선거에서 닉슨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릴수 있었다. 백악관에 들어간후 재클린은 훌륭한 참모이자 동반자 역할을 했으며 특히 63년 8월 2살바기 아들 패트릭이 죽은 후에는 두사람의 금슬이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이 좋은 금슬도 케네디의 피격으로 3달밖에 지속되지 못했다.케네디 가문은 대통령과 3형제 상원의원을 내는 등 미역사상 가장 번성한 집안의 대명사가 됐지만 두아들이 총에 맞아죽고 아들과 딸들이 사고로 죽는 비운의 가문으로도 남아 있다. 서거 35주년이 되는 오늘날까지도 그는 미국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대통령으로 남아있으며 보스턴항 남부의 컬럼비아 포인트에는 케네디도서관이 우뚝 서 케네디 대통령 당시 각종 자료 및 유물을 집대성하고 있다.또 브루클린에는 그의 생가,히아니스항 인근에는 하계별장 등이 잘 보존돼 있다.
  • 방범과 용감한 시민(사설)

    잇달아 ‘용감한 시민들’이 강도를 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새마을금고 처녀 직원이 칼을 든 강도에게 대들어 검거하는 데 공을 세우더니 이번에는 실탄을 쏘는 권총강도를 은행원들이 덮쳐 체포하는 ‘무공’을 세웠다.강도는 시민이 잡고 경찰은 용감한 시민 표창만 하는 IMF시대의 새 사회풍속도가 하나 탄생할 지경이다. 시민들이 철저한 방범의식을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더욱이 금융기관종사자들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고객들이 맡긴 재산을 보호하려 나선투철한 책임감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개인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 아직 정의감이 온전하게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듯해 가슴 뿌듯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흉기로 무장한 강도에게 시민들이 맨손으로 달려드는 것은 비단 경찰측 설명이 아니더라도 대단히 위험스런 일이다.더욱이 최근 실직자들이 급격히 늘면서 우발적으로 강도행위를 하는 초범들이 많아 그 위험성은 매우 높다.당황한 초범들이 더 큰 인명피해를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범죄문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선진국에서는 다수의 고객이 드나드는 상점이나 은행점포 종업원들에게 강도가 들어왔을 경우 고객들의 인명피해를 고려,섣불리 대항하거나 체포하려 나서지 말고 은밀하게 경보기만 울리라는 행동지침을 주고 있다.이를 어기고 강도와 격투를 벌여 체포를 했다 하더라도 표창이 아니라 처벌을 받게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의 경우 이제까지 종사자나 고객의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본다.언제까지 강도사건이 끔찍스런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은밀히 경찰에 연락한 뒤 시간을 끄는 행동요령이 적절한 대처일 것이다.이에 앞서 경찰의 적극적 범죄예방 활동이 요구된다.사건발생소지가 있는 지역의 순찰을 대폭 강화,강도사건을 예방하는 데 힘쓰도록 촉구한다.
  •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 고진광 총장 한양대 특강

    ◎자원봉사활동 조직화 필요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사무총장은 지난 5일 하오 한양대 세미나실에서 신입생과 재학생 5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IMF시대 사회봉사의 자세’를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고사무총장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자원봉사 활동과 무의탁노인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을 예로 들며 IMF시대를 맞아 올바른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강연내용을 간추린다. ○삼풍백화점 참사때 맹활약 ‘국민의 정부’를 표방하는 새정부가 출범되고 한국 대학 사회봉사단의 기수라 할 수 있는 한양대에서 강연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자원봉사란 개인의 선의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웃을 돕는 인간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출발하는 것이다.자원봉사라는 말은 라틴어의 ‘볼런타스’에서 유래하였으며 이것은 의무감이 아닌 인간의 자유 의지,마음속 깊이 우러나오는 의사라는 뜻이다. 지금까지의 자원봉사 활동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대해 아무런 대가없이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에 머물렀다.오늘날은 ‘지역사회의 발전과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사회행동’으로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실례로 지난 95년 삼풍백화점이 붕괴되던 날,거대한 재난 앞에서 아픔을 겪는 이웃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처지에서도 모든 일을 마다하고 참사현장으로 달려갔다.이를 통해 우리들은 인간애에 대한 열정으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당시 자원봉사자들은 부상자와 사망자명단,병원 배치상황,전화번호 등을 프린터에서 뽑아 사고가족에게 알려주는 등 헌신적이고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펼쳤다. 덕분에 공동선의식으로 하나가 됐던 당시 봉사자들은 그해 7월29일 한국민간자원구조단을 창립했으며 올해 한국민간구조봉사단(한민봉)으로 명칭을 바꿔 3년째 꾸준한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나홀로 노인’ 주거환경 개선 하지만 최근 ‘경제발전과 맞바꾼 도덕성’이라는 말처럼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도덕성 상실의 시대’라는 커다란 함정에 빠지게 됐다.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믿기지 않는 사건들과 도덕적 무관심의 시대를 보며 우리는 이제 모든것을 ‘내탓이요’하고 돌릴 것이 아니라 실천적인 노력을 더욱 확대해 적극적인 사회운동으로 승화해 나가야 한다. 이에 대해 한민봉은 도덕성 회복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목표로 삼아 ‘무의탁 독거노인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사회에 방치되거나 무의탁 노인으로 전락한 분들을 도우면서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과 도덕성을 복원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매주 토·일요일마다 한민봉 회원들은 무의탁 노인들을 찾아 도배와 보일러 수리 등 각자의 솜씨를 발휘하여 봉사활동을 했다.특히 한민봉은 각지에서 보내오는 성금을 거절해 왔다.이는 넉넉한 형편은 못되지만 회원들의 회비로 자원봉사를 해왔는 데 성금을 받게 되면 욕심과 의타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의탁 노인과 장애인,소년소녀가장,생활보호대상자 등의 주거환경개선 봉사활동 실적이 2천5백여가구를 넘었다. ○중요한 개혁운동 자리매김 결국 직장인과 학생,공무원 등 사회 각계각층의 봉사활동은 이웃돕기 실천을 통해 중요한 개혁운동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지금 우리사회는 IMF의 어려운 한파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하나가 되어 뭉쳐야 할 어려운 시점이다. 격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제 개인주의적 이해와 타산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손잡고 잘살기 위한 정신적 가치를 설정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 허버트 후버(미국의 대통령 문화:12)

    ◎‘영웅’으로 취임 ‘무능’ 비난속 퇴임/29년 임기시작 7개월만에 대공황… 경제 파국/퇴임후 대외구호 활동… 부정적 이미지 씻어내 【웨스트브랜치(미아이오와주)=나윤도 특파원】 “영웅에서 희생양으로.” 미국민을 절망과 분노의 나락으로 떨어트렸던 대공황(Great Depression)의 멍에에서 끝내 헤어나지 못한채 백악관을 떠난 허버트 후버 대통령의 재임기간을 그의 전기작가 조지 나쉬는 이같이 표현했다. 1929년 10월,그의 대통령 임기 시작 7개월만에 주가 폭락으로 비롯된 대공황은 당시 1차대전 이후 사상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던 미국경제를 파국으로 빠트렸으며 국민들은 단임으로 물러나는 그에게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퍼부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역사가들은 후버 대통령을 ‘가장 많은 박수를 받으며 등장했다 가장 많은 비난을 받으며 퇴장한 대통령’으로 기록하고 있다. ○‘세계최고 광산기사’ 명성 그러나 그는 58세로 대통령을 퇴임한 후 90세까지 살면서 30여년 동안 활발한 퇴임후 활동을 통해 대통령 당시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을 수 있었다.1차대전후 식량원조 책임자로 유럽 구호에 나섰던 전력을 살려 후버는 트루만·아이젠하워 행정부에서 대외식량원조 책임자로 발탁되어 2차대전 종전 이후 국제적 기근을 해소하고 유럽부흥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함으로써 국민들의 평판을 긍정적으로 돌려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중서부 대평원 한 복판에 위치한 아이오와주 사람들은 미시시피강 서쪽에서 최초의 대통령을 배출한 주민이라는데 높은 자긍심을 갖고 있다.특히후버 대통령의 출생지인 주도 데모인 인근의 작은 시골인 웨스트브랜치 마을은 후버 도서관과 생가 등을 포함한 일대를 사적지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며 가로등 마다에는 ‘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 출생지’라고 쓴 깃발이 자랑스럽게 펄럭이고 있다. 1874년 8월10일 웨스트브랜치 마을의 가난한 대장장이 아들로 태어난 후버는 6세때 부친,8세때 모친의 병사로 졸지에 고아가 된 그는 다행히 친지들의 도움으로 성장,스탠포드대 졸업 후 광산기사가 되어 세계 40여개국을 돌아다녔다.그는 세계 최고의 광산기사로 명성이 높았으며 1898년 청황실 광산국의 수석기사로 초빙돼 만주 일대는 물론 조선,일본 등도 광범위하게 여행할 기회를 가졌다. 1차대전이 발발한 1914년 무렵,그는 광산기술회사를 소유한 백만장자가 돼있었다.조상들의 퀘이커교 전통에 따라 근검절약이 생활화 돼있던 후버는 돈에의 집착보다는 자선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1차대전이 발발했을때 유럽내 미국인들의 구호 및 본국 송환으로 시작된 그의 본격적인 구호활동은 독일의 침공에 고립돼 있던 벨기에 구호활동으로 이어졌다.그는 어떠한 직책에서도 보수를 받지 않고 헌신적으로 일했다. ○하딩­쿨리지때 상무장관 1917년 미국이 전쟁에 참전하면서부터 윌슨 대통령에 의해 식량청장으로 임명된 후버는 “식량은 전쟁을 이기게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연합군측 국가들에의 식량지원을 차질 없이 해냈다.이같은 탁월한 추진력으로 그는 하딩 대통령에 의해 상무장관으로 임명됐으며 후임인 쿨리지 대통령에 의해서도 그대로 상무장관에 유임,2대 8년에 걸쳐 상무장관을 역임하고 또 상무장관 출신으로 대통령이 되는 등 많은 새로운 기록들을 세웠다. 후버가 대통령에 취임한 1929년 3월 미국의 도시들은 자동차의 물결로 덮였으며 백화잠에는 물건이 가득차는 등 국민들은 전후 최고의 소비생활을 만끽할 정도로 경제호황을 이루고 있었다.그때문에 대공황이 일어나기 불과 두달전의 연설에서도 후버는 “이제 가난은 우리사회에서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대공황은 갑자기 찾아왔고 후버는 사태의 심각성을 바르게 깨닫지못했다.그는 국민들에게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상품 생산과 분배는 여전히 건강한 기반위에 있다”면서 60일의 시간을 요구하며 회복시킬수 있음을 자신했다.더우기 때마침 불어닥친 세계경제 전반의 침체는 후버의 약속을 무위로 돌렸다.곧 대량실업이 발생하고 빈곤이 미전역을 뒤덮었다. 후버에 실망한 국민들은 빈민가를 ‘후버촌’,공원벤치에서 잠자는 사람들이 덮은 신문지는 ‘후버담요’라고 부르며 후버의 실정을 비난했다.그러나 후버는 끝내 연방차원에서의 구호계획보다는 시장원리에의한 회복을 꾀했다.결국 32년의 대통령선거에서 후버는 공화당후보로 재지명을 받았으나 강력한 연방정부의 개입을 의미하는 ‘뉴딜정책’을 구호로 내세운 프랭클린 루즈벨트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후버는 취임식 이틀전까지도 경제회생을 위한 정책마련에 몰두할 정도로 우직하고 충실한 대통령 이었다.그러나 국민이 자신을 믿고 따라 주리라는 그의 국민에 대한 생각은 큰 오산이었음을 깨달은채 그는 백악관을 떠나야 했던 것이다. ◎티모시 월치 후버도서관장/“재임기간 아닌 전생애 평가해야”/루즈벨트의 뉴딜 성공은 후버가 닦은 기반 덕분/야구 좋아하고 낚시즐겨 저서 12권중 낚시책도 【웨스트브랜치(미아이오와주)=나윤도 특파원】 미 대통령도서관 중 세번째로 1962년 개관된 후버도서관의 티모시 월치 관장은 대통령의 평가는 전생애에 걸쳐서 이뤄져야 한다며 대통령 재임기간 중심의 현 평가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후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인가. ▲별로 높지 않다.라이딩스의 평가에서는 42명의 역대 대통령중 24위로,다른 평가들은 더 낮다.그러나 대통령의 평가는 임기 전후의 기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사실상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이 성공할수 있었던 기반은 후버 때에 닦여진 것이다.또 퇴임후의 활동 등을 감안할때 후버에 대한 평가는 불만족스럽다. ­후버 사적지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후버 도서관은 내셔날 아카이브(국립문서관리소)에서,박물관을 중심으로 생가,부친의 대장간,학교,교회,부부 묘소 등은 국립공원관리국에서 관리하고 있다.학자들과 관람객뿐 아니라 주민들의 휴식공원으로도 개방되고 있다. ­대공황 당시 후버 정책의 실패 원인은 무엇인가. ▲상무장관을 8년 동안 역임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대공황 해결에 가장적임자 였다고 볼수 있다.그러나 후버는 단기처방 보다는 장기적 근본적 처방을 택했다.그리고 자신의 신념이었던 자유기업정신과 역동적 개인주의 신장의 대원칙 하에서 해결을 시도했던 것이다. ­후버의 개인적인 생활은 어떠했나. ▲“미국인들에게 종교 다음으로 영향을 끼친 것은 야구다”라는 말을 남길정도로 야구를 좋아했다.여가생활로는 낚시를 좋아해 그의 12권 저서중낚시책이 한 권 있을 정도다.
  • 현대를 생각한다/미셸 마페졸리 지음(화제의 책)

    ◎공동체적 삶 강조한 마페졸리 근작 장 보드리야르와 함께 ‘새로운 사회학’의 기수로 불리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미셸 마페졸리의 최근 저서.일상생활이 사회적 삶의 토대라고 주장하는 마페졸리는 이미 70년대 말부터 ‘현재의 정복:일상생활의 사회학을 위하여’같은 저서를 통해 일상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프랑스의 인문사회과학잡지 ‘소시에테’의 편집인인 마페졸리는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 가정출신이다. 그의 이런 배경은 사회적 삶의 바닥에 깔려 있는 감춰진 힘을 규명하는데 좋은 토양이 됐다.한 사회의 동력은 엘리트들이 주장하는 공식적인 교의나 도덕과 상관없이 대중이 지니고 있는 삶의 에너지에 의존한다는 것이 그의 견해.헤겔이 역사에서의 ‘이성의 간지’를 말하는데 반해 마페졸리는 대중의 교활과 간지가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강조한다.나아가 그는 포스트 모던 사회에서는 개인주의가 더이상 사회적 관계의 기초가 되지 못하고 일종의 부족주의가 새로운 사회성의 원리로 등장한다고 말한다. 마페졸리는 ‘나’의 한계를 벗어나는 이러한 사회성을 시인 랭보의 ‘나는 남이다’라는 시구를 인용해 극적으로 표현한다. 마페졸리는 현대사회를 개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이미지를 탐욕스럽게 소비하는 ‘부족이 지배하는 사회’로 규정한다.또한 평소 서양에서의 개인주의 역사가 300년도 채 안됨을 지적하면서 남과의 ‘함께하기’가 인류역사에 있어서 보다 보편적인 사회성의 스타일임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이러한 공동체적 이상이 발현되는 스타일에 관한 것이다.마페졸리는 현대는 아폴론적인 것 대신에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분출되는 시대인만큼 사람들간의 사회관계의 양식도 윤리적·이성적 기준에서보다 미학적 관점에서 고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박재환·이상훈 옮김 문예출판사 9천원.
  • 자연/랠프 왈도 에머슨 지음(화제의 책)

    ◎19세기 미 사상가 에머슨 에세이 모음집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난 미국의 사상가 겸 시인 에머슨(1803∼1882)의 에세이 모음집.아내를 잃고 뒤이어 유니테리언파의 목사직을 사임한 후 비탄과 절망 속에서 쓴 초기 대표작 ‘자연’을 비롯,‘미국의 학자’‘초령’‘경험’ 등 4편이 실렸다.이 작품들엔 30대의 에머슨이 고향 콩코드의 자연을 사유의 동반자로 삼아 삶의 길을 모색한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에머슨에 대한 여러 갈래의 비판적 반향은 그가 미국 지성사의 중심에 놓여있음을 보여준다.윌리엄 제임스는 에머슨을 가장 미국적인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실용주의의 선구자로 보았다.또 페리 밀러는 에머슨의 초월주의를 ‘대각성 운동’의 주역 조나단 에드워즈의 청교주의 전통의 계승이라는 시각에서 살핌으로써 그를 이른바 ‘뉴잉글랜드 전통’의 적장자로 부각시켰다.한편 F.O.매티슨은 자신이 ‘미국의 르네상스’라고 부른 19세기 중엽 미국문학의 가장 중심적인 인물로 에머슨을 꼽았다.에머슨에 대한 최근의 평가 역시 다양하다.해롤드 블룸 같은 비평가는 에머슨의 비유적 언어와 간결한 문체에 주목,그를 미국적 상상력의 한 전범으로 파악했다.스탠리 카벨 같은 철학자는 칸트에서 니체 그리고 하이데거에 이르는 반체계주의 철학의 계보에 에머슨을 놓음으로써 그의 철학적 사유의 역동성을 강조했다.에머슨은 또한 미국적 개인주의의 이론가로,사회개혁주의자로,다윈의 선구자로,혹은 생태주의적 사유의 주창자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에머슨주의’라고 불리는 그의 초월주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뿐만 아니라 자유분방함과 절제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그의 독특한 에세이 형식도 음미할 수 있다.신문수 옮김 문학과지성사 5천원.
  • 4자회담 남북정상회담의 전단계로/도널드 그레그(지구촌 칼럼)

    필자는 최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근무하는 한 친구로부터 평양에 관한 그림책을 선물받았다.이 책은 평양과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 제작된 것이었으나 필자에게는 ‘죽음의 도시’에 관한 책을 보는 것과 같았다.거대한 빌딩,거리 풍경과 군중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들어있었으나 어느 곳에서든 개인을 강조하는 측면과 삶의 의미는 찾아 볼 수 없었다.필자가 매달 보는 한국의 한 사진잡지에서는 개인과 가족,지역사회가 항상 강조되고 있었다.한국 사회의 향기는 개인주의와 개인의 힘에서 나오고 있다. ○길고도 험난한 가시밭길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남·북한 대표가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짓고 한반도의 분단에서 비롯된 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미국·중국 대표들과 자리를 함께 한다.과정은 아주 길고도 험난할 것이다. 북한은 생존에 급급한 나머지 주민들에게 입히고 있는 심리적·사회적·정치적·경제적 피해에 따른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정권이다.나아가 외부세계를 근시안적으로 보고있기 때문에 아시아의 몇몇 국가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자신의 ‘주체’사상을 정당화시키고 있다고 볼지 모른다.이는 북한을 더욱 어려운 상대로 만들수 있다. 한국은 차기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며,국제통화기금(IMF)의 의존을 불러온 경제적 위기와 싸워야 하는 과도기에 있다.이런 요소들이 북한과의 오랜 경쟁에서 승리한 한국의 현실감을 약화시켜서는 안될 것이다.한국은 제네바 회담의 시작을 자신감과 인내심,그리고 그러한 자신감과 인내심은 북한에 의해 시험당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다. 극복해야할 보다 어려운 문제는 한국이 자신의 파괴에 몰두하고 있다는 북한의 믿음이다.사실 한국에는 엄청난 대가를 지불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북한의 붕괴를 유도하기 위한 대북 적대정책을 주장하는 강경주의자들이 존재해 왔었다.현재의 경제상황을 포함,다양한 이유로 해서 그러한 강경노선의 사고방식은 한국에서 없어졌다.지금은 남·북한이 점진적으로 접근,상호신뢰와 통일로 이어질 수 있는 보다 정상적인 경제·정치적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이다.한국의 주요 세 대통령후보 모두가 남·북한 정상회담 개최의 지지 및 대북 지원을 천명한 것은 잘한 일이다. ○한미 공조·협력 절실하다 제네바 회담에서 현재의 한국내 대북 인식관을 북한에 확신시켜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그러한 문제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잘 논의될 수 있으며,제네바 회담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단계로 이용될 수 있다.김정일은‘친애하는 지도자’로 완전히 자리를 굳혔으며,한국과의 정상회담을 갖기위해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필자는 남·북 정상회담이 내년에는 개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두나라는 회담이 제네바에서 개최되든,한반도의 어느 곳에서 정상회담 형식으로 개최되든 간에 북한과의 회담에 강하고 유연한 접근방법을 유지해야 한다.남·북한이 91년 12월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합의서 서명은 남·북한 관계의 성숙의 표시였으며,합의서의 실현과 이행은 한국과 미국의 일관된목표였다. 중국의 4자회담 참여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한국과 미국은 이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중국은 북한의 전략을 분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북한이 거의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울 때는 상담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북한도 특히 중국의 관심사이기도 한 미군의 한반도 주둔문제와 관련해 북경측의 회담참여를 이용할 것이다.주한미군 문제는 의심할바 없이 난제중의 하나일 것이며,평양측은 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새로운방법을 꾸준히 모색할 것이다. ○북 간첩단 사건 집착 금물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취약한 입장에서 회담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북한은 굶주리고 있으며,경제는 파열상태에 있다.외화공급의 가장 큰 원천이었던 일본내 친북단체들의 외화송금과 지원도 줄었다.아직도 한국에 대한 위협요소인 북한 군부는 북한사회의 어느 곳보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다.변화는 식량과 자원확보 면에서 자신들이 차지하던 유리한 입장을 약화시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이러한 부정적인 요인속에서 김정일 독재정권이 정권생존의 길을 찾는 것은 시련임에 틀림없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나 연장을 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대화와 교류,지원을 위한 점진적인 북한의 문호개방을 추구하면서 북한을 강하지만 정당하고 정직하게 다뤄야 할 것으로 본다. 필자는 정보분야에서 수년동안 일한 사람으로서 한국측에 한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한국은 북한측이 간첩단 등으로 가할수 있는 피해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이는 하찮은 작전에 불과한 것이다.필자는 남·북한 주민들의 접촉이 현재의 규제에서 풀려지면 가장 큰 이득을 볼측은 한국이라고 생각한다.한국의 새 대통령이 규제의 시대는 지나갔으며,규제가 다소 완화된 상태에서의 남·북한 접촉은 한국측에 크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결정하길 바란다.
  • 미 칼럼니스트 파프 IHT지 기고 요지(해외논단)

    ◎아주문화­자본주의의 ‘불협화음’ 세계 각국은 고유한 문화에 맞는 자본주의 형태를 갖고 있어야 하며 아시의 경제위기는 부분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아시아 고유문화와 서방경제체제의가치가 조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파프가 주장했다.파프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신문 12월2일자에 기고한 칼럼을 요약한다.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아시아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서구의 가치를 아시아에 잘못 적용한 결과다.서방국가의 정부와 국제개발은행들이 아시아에 전수한 자본주의에 대한 서방세계의 사고에는 오류가 있다. 그러한 오류는 지난 여름 앨런 그린스펀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발언에 잘 나타나 있다.그는 공산주의가 무너지는 러시아와 동부유럽 국가에 자동적으로 자유시장 경제체제가 정착될 것으로 믿어왔다고 말했다.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 일부 사람들은 문화·정치적 요소는 경제와 관계가 없거나 혹은 경제력의 종속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그러나 그것은 근원적으로 사실이 아니다.경제의 형태를 결정하는 것은 그 국가의 문화이다. 아시아 경제의 붕괴는 전통적으로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하는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에 개인을 중시하는 서구시장경제 모델을 강요한 결과다.아시아에서 사회 순응주의는 긍정적 가치다.아시아인들은 대부분 가족과 혈통을 중시하며 정부는 간섭자의 역할을 한다. 각각의 사회는 고유한 생활 방식이 있다.이 때문에 자본주의가 미국이나 서유럽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세계 어느곳에서나 정착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개인보다 집단 우선시 아시아의 고유한 경제형태와 정치관계는 서방기준으로 볼때 부패와 투기적 팽창주의 경제체제를 낳았다. 그러나 그러한 경제체제가 세계화된 경제체제에서는 견디어낼수 없기 때문에 아시아가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다. 아시아적 관계를 바탕으로 한 투자가 실패하기 시작하자 국내외 투자자들은 자금을 회수하거나 아시아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왔다.그 결과아시아 경제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자본주의는 사구 산물 금세기 초 독일의 막스 베버와영국의 사회학자 R.H.토니는 “자본주의는 서구사회의 문화·종교적 본질의 산물이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물질적 성공과 부는 개인과 국가 모두를 위한 신의 축복이라는 믿음이 형성돼 왔다.미국에서는 1950년대까지 부의 도덕적 의무 개념이 이어져왔다.회사는 주주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사회에도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노동자와 사회에 대한 의무감은 사라지고 오늘날 미국의 자본주의는 주주와 경영자의 이익을 최우선하고 있으며 국가적 도덕성에도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산업국가중 가장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그러나 종교는 문화적 혹은 경제적 영향력을 사실상 모두 잃었다.종교적 영향력은 종교와 정치의 분리라는 이름으로 모두 없어졌다.미국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개인주의적 자아실현이 두드러진 사회현상이 되고 있다.현대 미국의 자본주의는 이러한 변화의 경제적 표현이다. ○수입된 가치와 부조화 미국의 기업은 사회정의를 위한 개인의 주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시장이 사회정의와 평등을 포함한 모든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다.이것은 마르크시즘에 대한 미국의 역설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이것은 국가적 경제윤리가 되고 있다.이러한 경제체제가 러시아와 동유럽 그리고 아시아에 수출돼 왔다. 아시아의 자본주의는 부분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이러한 수입된 경제가치와 아시아 고유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위기를 맞고 있다.
  • “도덕기준 없는 현대는 재난시대”/매킨타이어 교수의‘덕의 상실’

    ◎기술만능 논법에 인간미 사라져/서양의 근대사 개인주의로 재구성 덕이 실종된 기술만능시대,우리는 어떻게 잃어버린 덕을 되찾을수 있을까.인간의 모든 행위가 비도덕적인 관점에서 파악되고 정당화하는 기술시대의 논법을 따른다면,이런 질문은 절망적 인식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역사적으로 형성된 공동체적 삶으로부터 유리된 기술인은 어떤 의미에서는 하나의 ‘유령’에 불과하다.때문에 우리의 정체성 찾기는 그만큼 모호해질수 밖에 없다.도덕적 다원주의 시대 공동선의 문제를 탐구한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교수(68·미국 듀크대)의 대표적 저서 ‘덕의 상실’(원제 After Virtue,이진우 옮김)이 문예출판사에서 나왔다. 매킨타이어는 하버마스와 쌍벽을 이루는 미국의 도덕철학자.아리스토텔레스주의로 설명되는 서양 고유 전통으로서의 덕을 강조하는 그는 절대적인 도덕적 기준이 빛을 잃어가는 현대사회를 ‘도덕적 재난의 시기’로 규정한다.이러한 위기는 자기 자신과 타인,삶과 사회를 도덕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어휘들이 아무런 공분모도 갖고있지 않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매킨타이어는 개인의 차원에서는 ‘나에게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심미적 주관주의로,사회의 차원에서는 ‘성공적인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관료제적 합리주의로 양극화한 현대 서양사회는 일종의 ‘유령적 자아’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유령적 자아는 자신이 처해있는 구체적 시간과 장소로부터 벗어나 모든 것을 가질수 있다고 믿는다.역사적 맥락을 부정하는 그러한 자아는 결국 유령적일 수 밖에 없다는게 매킨타이어의 지적이다. 이 책은 제9장 ‘니체인가 아니면 아리스토텔레스인가’를 축으로 해 두 부분으로 나뉜다.전반부에서는 덕에 관한 체계가 상실된 이후의 상황을 역사학·사회학 등을 포함하는 학제간 연구형태로 분석한다.후반부에서는 현대의 개인주의를 근대 계몽주의시대의 서양역사의 한 부분으로 재구성,개인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덕윤리를 모색한다.
  • 북은 시대 착오적 신격화 중단하라/황장엽씨 특별기고문

    ◎“‘소련 붕괴’교훈 외면 수령 우상화·독재 고집/위대한 영도의 결과가 세계 최악의 민생고인가”/“50여년간 대이은 통치 대남 무력통일에 혈안/군사비 등 몇%만 아껴도 주민 식량난 거뜬 해결”/“북 사회주의는 허울뿐 실상은 봉건주의 불과/7천만 겨레 염원 부응 남북대화·교류 나서라” 북한은 자기 수령의 탈상을 계기로 ‘주체연호’를 쓰기로 결정함으로써 다시금 세상 사람들을 개탄케 하고 있다.스탈린주의와 소련의 붕괴는 북한 통치자들에게 준 심각한 역사의 경고였다. 많은 개인주의 나라들이 뜻하지 않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교훈을 찾고 개혁 개방의 길을 모색하였다.유독 북한 통치자들만은 스탈린주의의 가장 나쁜 면인 수령 우상화와 개인독재를 몇배로 증폭하여 그것을 당과 국가건설의 출발점으로 삼았으며 국민생활을 지배하는 기본원리로 전환시켰다.그 결과 이번에는 북한의 통치체제 자체가 헤어날 수 없는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북한은 오늘 세계 최악의 민생고를 겪고 있으며 빌어먹는 나라라는 수치를 무릅쓰고 국제사회의 자비에 매달리고 있다. 북한체제가 겪고 있는 오늘의 위기는 북한 통치자들에게 주는 역사의 마지막 경고라고 볼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 경고에서 응당한 교훈을 찾는 대신에 봉건주의 냄새가 그대로 풍기는 ‘주체연호’를 사용하여 김일성 왕조를 유지해 보려 함으로써 시대와 건전한 상식에 도전하고 온 겨레와 세계인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심중한 과오를 범하고 있다. 북한 통치자들이 아직 자기반성을 하지 않고 ‘주체연호’까지 내놓고 마지막 안간힘을 다 쓰는 것은 파산된 개인독재 체제를 더욱 버림받게 하고 그 종말을 촉진하는 결과밖에 가져올 것이 없을 것이다.북한은 수령 우상화와 개인독재가 인민들에게 어떤 불행과 고통을 들씌우고 멸망하지 않을수 없는가를 생동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산 역사박물관을 방불케 하고 있다.개인독재는 민주주의를 배제하게 되고 민주주의를 배제하면 민주주의 이전 사회인 봉건사회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오늘 북한은 봉건주의와 전체주의적 통치수법이 결합되어 사회주의의 탈을 쓴현대판 봉건주의의 전형이다.독재를 반대하고 자유롭게 살 것을 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인간의 본성에 배치되는 개인독재는 인간의 본성에 배치되는 포악한 폭력수단과 정신적 기만수단에 의하여서만 유지될 수 있다.북한에서는 중앙으로부터 하부 말단에 이르기까지 조밀한 폭력독재망에 의하여 주민들의 생활의 구석구석이 통제되고 있으며 수령절대주의의 봉건도덕이 사람들의 자주의식을 마비시키고 있다.북한 통치자들은 주민의 삶의 목적은 수령에게 충성과 효성을 다하는데 있다고 설교하며 수령은 곧 조국이라고 하면서 ‘당신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는 노래까지 보급하고 있다.수령과 후계자는 천재적 예지와 고매한 덕성과 탁월한 영도력을 지닌 위인중의 위인이라고 떠들고 있다. 그렇다고 하자.그러면 어째서 수령과 후계자는 북한을 오늘의 비참한 상태로 이끌어 왔으며 왜 수백만 주민들이 굶어죽어가는 것을 구원하지 못하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재능있고 근면한 북한동포들이 겪고 있는 오늘의 고통과 불행이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50여년간 부자가 대를 이어 실시하여온 봉건적 개인독재의 산물이라는 것은 더 논의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지금 북한의 경제는 크게 당의 경제,군대의 경제,정무원 경제의 3부분으로 갈라져 있다.외화벌이에 유리한 공장 기업소들은 당경제에 집중되어 있고 기술장비 수준이 비교적 높은 군수공장들은 군대경제에 속해 있으며 나머지가 정무원이 관리하는 일반 국민경제로 되고 있다.당경제,군대경제는 영도자의 개인소유나 다름없다.이 부분경제의 수입과 지출에 대하여서는 위대한 영도자 밖에 아는 사람이 없으며 또 감히 알아보려고 하는 사람도 없다.알맹이는 다 빼앗기고 남은 정무원 경제마저 정무원총리를 비롯한 경제일군들이 주견을 가지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영도자의 비준과 지시 밑에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북한의 영도자는 자기가 경제관리와 인민생활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을뿐 아니라 경제전문가들이 경제를 합리적으로 관리할 권리마저 빼앗고 있다. 북한이 겪고 있는 현 위기는 또한 북한 통치자들의 고질적인 대남 무력통일정책과 결부되어 있다.북한 통치자들은 인민군대를 조국통일의 주력군으로 간주하고 ‘군대는 곧 국가이고 인민이며 당’이라고 하면서 철저한 군국주의와 군사독재를 표방하고 있다.북한에서는 국가를 위하여 군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군대를 위하여 국가가 필요하며 국가예산의 한 부분을 군대가 군사비로 쓰는 것이 아니라 군대가 쓰고 남은 것이 국가예산이 된다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북한통치자들은 당장 북침전쟁이 일어나는 것처럼 허위선전을 일삼고 있는가 하면 적을 일격에 소멸하고 전쟁위험의 근원인 남한의 존재자체를 없애 버리겠다고 호언장담 하고 있다.그 누구에게 물어 보더라도 남한이 군국주의이고 전쟁을 바라고 있다고 대답할 사람은 한사람도 없을 것이며 반대로 북한이 군국주의가 아니고 전쟁과 테러로 남한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대답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취약한 경제력을 의식하고 있는 북한 통치자들은 선제공격과 전격전을 기본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역사적 사실은 배신적 선제공격과 전격전의 요행수가 결코 군국주의자들에게 전쟁승리의 열쇠를 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평화적 경쟁에서 여지없이 참패한 북한이 비평화적 방법으로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 통치자들은 현 경제위기의 원인이 자연재해와 외국의 경제봉쇄에 있는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이는 천만부당하다.북한 영도자의 신년사를 보면 ‘매우 불리한 조건에서도 만풍년을 이룩하였다’는 말을 매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또 자립경제를 건설하여 놓았다고 장담하며 무기를 마음대로 팔아먹으면서 외국의 경제봉쇄 운운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만일 북한통치자들이 방대한 군사비와 수령 신격화에 쓰는 거액의 낭비의 몇 %만이라도 절약한다면 주민들의 식량을 해결하는 것쯤은 문제로도 되지 않을 것이다. 4천5백만의 남한동포들은 북한 사람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부유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으며 북한 군국주의자들의 그 어떠한 도발도 물리칠 수 있는 힘과 수단을 가지고 있다.오늘 남한동포들의 한결같은 의지는 동족상잔의비극을 절대로 되풀이하여서는 안되며 전대미문의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는 북한동포들을 하루빨리 도와주어야 하겠다는 뜨거운 동포애로 집약되고 있다.날로 융성번영하는 대한민국은 북한동포들을 손쉽게 구원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남한동포들은 이북동포들을 마음껏 도와주지 못하여 안타까워 하고 있다.지금 북한 동포들에 대한 남한동포들의 지원을 한사코 가로막고 있는것도 아름아닌 북한 통치자들이다. 우리는 북한 통치자들에게 아직도 폭력혁명론과 군국주의 망령의 포로가 되어 동족상잔의 새전쟁 도발에 몰두하고 남북교류를 가로막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어리석으며 얼마나 큰 죄악으로 되는가에 대하여 냉정하게 심사숙고할 때가 왔다는 것을 충고하고 싶다. 출로는 명백하다.역사의 흐름에 배치되는 ‘주체연호’와 같은 우상화 놀음으로서는 오늘의 위기를 수습할 수 없다.북한통치자들은 이미 실패와 파산이 역사적 현실로 된 시대착오적인 봉건개인독재 체제와 범죄적인 무력통일노선을 버리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가야 하는 것이며 7천만 겨레의 기대와 염원에 맞게 남북대화와 교류를 실현하는데로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이다. 역사와 민족앞에 더이상 엄중한 죄과를 범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북한의 모든 각성된 사람들은 눈을 가리우고 귀를 막은채 썩고 병든 개인독재를 맹목적으로 추종하여온 오랜 잠에서 깨어나 민족이 평화적 통일을 위한 투쟁에 적극 떨쳐 나설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이와 함께 우리는 북한동포들의 불행을 가슴아파하고 있는 모든 애국적 해외동포들은 북한이 그릇된 노선과 정책을 버리고 개혁개방과 평화통일의 길로 나가도록 사심없는 애국애족의 입장에서 떠밀어줄 것을 진심으로 부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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