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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경하의 시시콜콜] 아파트공화국

    우리나라 주택 5채 중 3채는 아파트다. 두 가구 중 한 가구는 아파트에 산다. 통계청이 지난 29일 발표한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61.4%, 일반가구 중 아파트에 사는 가구는 50.1%다. 살 아파트를 고를 때 입지는 물론 세대수도 중요하다. 세대수가 많으면 아파트를 건설할 때 난방, 전기 등이 아파트 근처 도로공사를 거쳐 대용량으로 아파트 입구까지 들어오고 각 세대로 전달되면서 관리비가 내려간다. 세대수가 많으면 각 세대가 조금씩만 내도 단지내 커뮤니티센터, 수영장, 독서실 등이 가능하다. 손님맞이용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대규모 단지도 있다. 선호도가 높으니 매매를 하기에도 쉽다. 이제 어느 지역 어느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그 가구의 경제적 능력을 보여주는 잣대가 됐다. 자식 결혼을 위해 삼성동 타워팰리스에 전세로 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때론 거주는 부차적인 목표이고 부의 증식이 아파트의 첫번째 용도가 된다. 매주 서울, 수도권 전국 단위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추이가 발표된다. 대화 중에는 아파트를 사서 얼마를 벌었거나 손해봤다는 내용이 단골 메뉴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값 동향은 정부의 각종 부동산대책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강남의 20~30년된 아파트단지의 재건축 관련 소식이 주요 뉴스다. 아파트값 떨어뜨린다고 주변에 임대아파트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행여나 나쁜 소문이 돌면 아파트값이 떨어질까 입을 닫는다. 자산을 위한 거대한 담합이다. 외국에서는 저소득층과 이민자들이 주로 아파트에 산다. 1993년 한국에 처음 온 프랑스 유학생이 부의 상징이 된 거대한 아파트단지를 보고 놀래 아파트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을 정도다. 프랑스 지리학자인 발레리 줄레조는 박사 학위 이후의 변화상 등을 더해 2007년 ‘아파트공화국’이라는 책도 냈다. 그는 책에서 아파트단지에 대해 ‘권위주의 산업화의 구조와 특성, 여기서 비롯된 계층적 차별구조와 획일화된 문화양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이자 그 산물’, ‘강력한 권위주의 정부가 재벌과 손잡고 급격한 성장을 추구하면서 만들어 낸 한국형 발전모델의 압축적 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집단주의의 결과물인 아파트문화가 앞으로도 계속 될까. 1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고, 틀에 박힌 설계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길 원하는 개인주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으니 아파트 선호도가 조금이나 누그러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아파트에 살다가 단독주택으로 옮긴 경우 집 주변 청소, 정화조나 재활용쓰레기 처리 등 일상의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대규모 단지를 겨냥한 병원, 쇼핑공간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이용이 어렵다. 아파트건, 단독주택이건 주거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중요해지는 날이 와야하는데 아파트에서 태어나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아파트키즈’가 많아질 미래에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 궁금하다. 논설위원 lark3@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일본의 혐한

    [홍석경의 문화읽기] 일본의 혐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발생한 현재 한일 관계의 긴장을 보면서 깊고 긴 상념에 빠진다. 이것은 짧게는 한국 대법원의 결정과 아베 정권의 대응으로 촉발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일본 내 오래된 혐한 세력이 그 뿌리이고 원인이다. 장단기적으로 자국에 별다른 이익을 가져오지 않고 오히려 해가 될 위험이 있으며,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개별 정치인의 튀는 결정은 대부분 그의 국내 정치 기반의 지지와 항상 연결돼 있다. 현재 더욱 극렬해지고 있는 일본 극우의 혐한 시위, 서점의 혐한 코너, 한국 학교에 대한 지원 중단 등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본의 과격한 반응을 보면 오히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콤플렉스가 참으로 크다는 생각이 든다. 자존을 위해 이 정도로 대표적 타자를 만들어 증오할 만큼 일본 사회가 내적 공황 또는 정체성의 위기에 처한 것일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답은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역사적이고 인류학적인 진실에서 찾아야 할까. 필자는 프랑스에서 오래 살면서 서구의 선진성에 대한 여러 미망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게 됐다. 식민종주국이었던 유럽 국가들의 부유한 현재가 얼마나 과거의 치욕스러운 식민지 수탈의 덕인지 알게 됐고, 이 나라들의 정부와 국민이 나라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책임을 인정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이들이 얼마나 그 잘못을 실질적으로 배상했는지는 여러 가지 경우와 맥락이 작동해서 짧은 글 속에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식민 주체였던 강자가 식민지였던 약자에 대한 증오를 저리 끈질기고 험하게 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런던에서 혐인도 시위, 파리에서 혐알제리 시위 같은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오히려 과거 식민지 국가들에서 양국 역사에서 부당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소명과 배상 요구가 이어진다. 유럽 극우의 유대인 혐오가 있지만 이것은 결이 다른 문제다. 반인류적 행위로 법이 엄하게 금하고 있기에 드러내 놓고 외치지는 못하고 밤에 몰래 유대인 묘지를 파손하거나 그 위에 나치 문양을 그리는 수준이다. 그런데 일본은 왜 이리도 피해자인 한국을 증오할까. 일본의 혐한 담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증오 담론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중요한 연구 주제인 증오 담론의 핵심적 사례가 될 정도다. 다행히 일본 내 혐한 인구는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 여전히 한국 가수들의 일본 공연은 문제 없이 판매되고, 한국으로 오는 일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보도는 없다. 어찌 보면 이번 한일 대립은 일본 국민에게도 기회다. 세계적 자유무역 체인을 거스르고 자국과 이웃 나라, 동아시아를 넘어 다자 간 피해를 입힐 무리한 결정을 한 책임자와 자국의 패권적 욕망의 역사적 피해자인 이웃에게 혐오를 퍼붓는 저 끈질긴 야만과 증오의 세력을 도려낼 기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고립시킬 기회다. 일본이 저러는 한 절대로 일본은 동아시아든 세계에서든 어떤 리더십도 얻을 수 없다. 일본 문화에 매혹된 듯한 서구 지식인들이 일본의 정치에 대해서는 돌아서서 비웃는다는 사실은 일본 엘리트가 그토록 선망하는 서구에서 모두가 아는 비밀이다. 일본의 근대는 경제적으로만 성공한 절름발이 근대다. 일본 국민은 어떤 위로부터의 부당한 힘에 한국민처럼 집단적으로 저항해 본 적이 없고, 일본의 민주주의는 정치적 리추얼로 변질돼 버렸다. 시민은 국가와 사회는 저리 돌아가도 오로지 자신의 삶에 장인적으로 몰두하는 우아한 개인주의로 도피해 버린 듯하다. 한일 간 이처럼 경직된 순간에 개봉된 영화 ‘봉오동 전투’가 이 사태를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될까 조금 걱정했다. 영화는 짓밟힌 민족의 농부들이 떨쳐 일어난 독립군이 양민을 잔인하게 살해한 중무장한 제국군을 총칼로 쓰러뜨리는 장면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민족주의적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상영관을 가득 메운 관객이 후끈 달아오르지 않고, 예상했던 박수도 전혀 없다. 이처럼 성숙한 시민을 두고 ‘노 재팬’ 배너 달기를 주장했던 서울 중구청장 같은 반응은 이제 시대정신에 전혀 맞지 않는다. 한국민이 이번 역경을 통해 더욱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
  • 나 혼자 ‘안’산다…가족 코드 뒤집기

    나 혼자 ‘안’산다…가족 코드 뒤집기

    “수많은 사람 중에 여러분이 만나 ‘동반 생활’의 연을 맺은 것은 기적이고 큰 축복입니다. 만약 벗어 놓은 양말 때문에 싸우게 된다면 ‘나는 머리카락 청소를 잘 까먹지’ 하는 겸허한 이해를 바탕으로 동반 생활자의 장점을 먼저 봐 주시길 바랍니다. 이성 부부에게만 맞춰진 사회 시스템이 위기상황에서 발목을 잡더라도 여러분의 곁에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20~30대 여성 30여명을 앞에 두고 독특한 축사가 시작됐다. 결혼식장에 선 남녀가 아닌, 혼자 살지만 친구를 찾고 싶은 이들을 축하하기 위한 글이었다. 결혼 이외의 관계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이 축사는 지난 5일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열린 ‘생활동반자를 찾는 밤’에서 등장했다. 생활동반자법 입법을 위한 활동가 모임 ‘보스턴 피플’이 비혼 여성들의 대화의 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생활동반자법이란 혈연이나 혼인 관계가 아닌 동거가족 구성원들이 기존 가족과 똑같이 법률적 보호를 받도록 하는 내용으로, 프랑스의 ‘시민 결합’과 유사하다. 행사를 주최한 이여경(28·여) 보스턴피플 활동가는 “우리 사회는 결혼이 아니면 혼자 산다는 이분법이 강한데,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 같이 살거나 가족이 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대화하고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결혼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의지할 친구, 대화가 통하는 이웃을 찾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이름도, 직업도 모른 채 처음 만났지만 행사가 시작되자 일, 건강, 재테크, 가족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자신의 생활 방식을 체크리스트로 작성해 비교하며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찾고, 주거 공간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월세 보증금은 얼마나 모았는지, 어느 지역에 살고 싶은지 등 실용적인 질문도 오갔다. 최하은(25·여)씨는 “비혼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아졌다”면서 “결혼의 정의가 다양해지면 여러 유형의 가족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결혼에 긍정적인 청년층은 성별을 불문하고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미혼인구의 결혼 관련 태도’ 보고서에 따르면 20~44세 미혼인구 중 결혼에 긍정적인 남성은 50.5%, 여성은 28.8%였다. 2015년 조사에서 결혼에 긍정적인 남성이 60.8%, 여성이 39.7%였던 것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줄었다. 보고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결혼에 더 긍정적이지만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의견이 가장 많아 미혼화 경향은 남녀 모두에게 공통적”이라고 분석했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첫 번째 이유는 경제 사정이다. 취업도 안 되는데 무슨 결혼이냐는 것이다. 김모(26)씨는 “옛날 분들은 원래 신혼은 단칸방에서 시작하는 거라고 하시는데 지금 세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5년째 연애 중이지만 결혼 비용이나 집값을 생각하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최모(26)씨도 “경제적으로 안정된 다음에 결혼을 하고 싶어 늦어지는 것 같다”면서 “사회적 시선 때문에 억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가부장적 결혼 제도에 대한 반감은 결혼에 대한 회의감을 높인다. 파혼 경험이 있는 채모(29·여)씨는 “결혼하더라도 시댁에 자주 찾아가거나 출산할 계획이 없다고 남자친구에게 말했는데, 그가 처음에는 괜찮다고 하더니 나중에 ‘시댁에 1년에 몇 번은 가야 한다’는 식으로 조건을 걸었다”면서 “가부장제에 얽매일 것 같아 혼자 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임소정(29·여)씨는 “결혼과 출산을 거치면 여성이 경력 등에서 손해 보는 게 너무 많다”면서 “시댁을 챙기기보다 내 삶을 챙기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결혼이 필수 선택지에서 밀려나면서 다양한 삶의 형태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아졌다. 김모(27)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른 선택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면 결혼도 자연스레 하겠지만, 그게 아니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그 자체로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이여경씨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편이지만, 공동생활에서의 장점도 발견하고 있다”면서 “혼자인 삶을 존중받으면서 정서적 지지도 받을 수 있어 만족한다”고 전했다. 전통적인 성역할과 가부장적 가족 관계를 탈피하려는 20대들은 결혼 관계 안에서도 앞 세대와 다른 관계를 모색한다. ‘참는 며느리’, ‘모든 것을 책임지는 남편’ 대신 ‘할 말은 하는 며느리’, ‘일과 가사를 평등하게 나누는 부부’의 모습을 만들려 한다. 결혼 4년차인 나모(28·여)씨는 “부모 세대의 잘못된 관행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어른들께도 아닌 건 아니라고 한다”면서 “시아버지께서 ‘설거지는 며느리가 하는 것’이라고 하시기에 ‘자기가 먹은 것은 자기가 치우는 게 맞지 않냐’고 말씀드렸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할 말은 하는 며느리에게 어른들도 차츰 적응하고 있다는 나씨는 “젊은 세대들은 친정 부모님께도 명절에 새언니에게만 일을 시키면 안 된다고 불편한 소리를 한다”고 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결혼을 덜 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결혼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삶의 선택지가 많아지고, 여성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이런 경향은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출산율 하락에 대해서는 혼외 출산을 금기시하지 않는 문화 확산 등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형화된 기존 방식으로 살아야 성공한 삶, 좋은 삶이라는 인식은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부분이 있다”면서 “비혼 코드는 과거 억압적 가족 문화에 대한 일종의 저항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 @seoul.co.kr
  •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치? 관심 없어요. 경제라면 모를까”, “대통령까지 끌어내렸는데 왜 우리 일상은 달라지지 않죠?” 1990년대생에게는 특별한 정치 경험이 있다.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2012년 대선 때 처음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게 됐다. 그런데 자신들이 참여한 첫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하는 것을 지켜봤다. 단순히 지켜만 본 게 아니라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섰다. 2016년 말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에 기름을 부은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대학 특혜 입학 의혹이었다. 치열한 입시 경쟁에 시달렸던 많은 90년대생은 광장에서 분노를 토해냈다.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이들은 촛불 혁명이 가져온 2017년 ‘벚꽃 대선’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았다.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부 수립에 앞장섰던 90년대생이지만, 예전의 20대처럼 정치에는 냉소적이다. 열망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 그런지 이들의 냉소는 앞선 세대보다 오히려 더 깊다. 서울신문과 칸타코리아가 지난 14~15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0.6%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90년대생(153명)의 48.2%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90년대생의 3.9%는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내일이 대통령 선거라면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도 20대의 42.7%는 ‘지지 후보가 없다’고 했고, ‘모르겠다’ 또는 무응답은 11.1%였다. 절반 이상이 별 관심이 없는 셈이다.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90년대생들은 대체로 ‘나’를 중심에 두고 “정치가 내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가”를 따져 나에게 큰 영향이 없으면 관심을 끊는 경향을 보였다. 취업준비생 황모(24)씨는 “정책이나 정치가 나에게 아무런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거나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굳이 내가 끼어들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정작 나는 당장 취업이 안 돼 이렇게 힘든데, 정치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회사원 정병국(28)씨는 “정치보다는 경제에 관심이 많다”면서 “대통령이 대북정책은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경제가 어려운데 너무 북한과 외교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제 정치에 관심을 가져볼까 생각 중인 김학인(26)씨는 그 이유로 “정치를 좀 알아야 똑똑해 보이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고강섭(37)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90년대생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정치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면서 “취업 경쟁에 내몰리고 취업 후에도 실적 경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착취당하느라 정치에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 연구원은 “자신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에는 20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폭발력도크다.”고 덧붙였다. 촛불집회를 통한 ‘광장의 정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정치의 효능에도 민감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투 운동’을 계기로 20대 여성들이 주축이 돼 혜화역 집회를 계속 이어 온 것이나 이에 대한 반발로 20대 남성들이 맞불집회를 벌인 것은 20대의 정치적 폭발력을 증명하는 사례다. 90년대생 남성들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유난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것도 현 정부의 정책이 자신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칸타코리아 여론조사에서 90년대생 남성 가운데 51%가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40.4%에 그쳤다. 20대의 부정적인 비율은 60대(57%)와 맞먹는 수준이다. 반면 90년대생 여성들은 55.6%가 ‘잘하고 있다’고 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30.7%였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뽑은 최모(26)씨는 “정부의 대북 정책과 성평등 정책이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공정과 기회의 평등을 기대하며 문 대통령에게 열광한 90년대생 남성들이 ‘미투 운동’ 이후 정부 정책이 여성 쪽으로 쏠려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게임 강제 셧다운처럼 정부 규제도 자신들에게 직접 가해지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90년대생들이 자유한국당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규환(38) 한국당 청년부대변인은 “정권이 바뀐 뒤 오히려 대학생위원회 참여율이 높아졌고 90년대생 당협위원장도 4명으로 늘었다”면서 “당에서 활동하는 90년대생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강한 보수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황 부대변인은 또 “탄핵을 경험한 이후 20대들의 정치적 성향이 더 극단화되고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이들을 경멸하는 현상이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와 극단화 경향은 결국 기성 정치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에서도 공정함을 중시하고 과정을 인정받고 싶은 90년대생의 욕구를 정치권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용기(28)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부모세대로부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교육받은 90년대생은 어느 세대보다 개인주의가 강하다”면서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당장은 말이 안 되는 소리여도 기성 정치가 들어줘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국당 황 부대변인도 “어려운 취업 탓에 90년대생이 정당 활동을 할 여유가 없다는 게 청년 정치 위기의 주된 원인”이라면서 “좋은 인재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실적 여건을 마련해야 하고, 나라 발전과 같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사소하지만 직접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정책으로 ‘꼰대 국회’를 탈피해야 90년대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인(34) 경기 성남시의원은 “청년들이 정치가 어렵고 문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90년대생의 새로운 시각에 접근하지 못한 채 관성의 벽을 높게 쌓았기 때문”이라면서 “말로만 정치가 젊어져야 한다고 하지 말고 청년들의 낯선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강섭 연구원도 “기성 정치는 아직도 청년을 선거의 거수기나 서포터스 수준으로 여긴다”면서 “청년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월수금 회식 NO! 지정 좌석 NO! ‘요즘 애들’ 업무 몰입도를 높여라

    월수금 회식 NO! 지정 좌석 NO! ‘요즘 애들’ 업무 몰입도를 높여라

    # CJ그룹의 신입사원 합숙교육에서는 필수 코스였던 행군과 아침 구보가 사라졌다. 이 같은 단체교육이 요즘 20대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저녁 시간에도 이어지던 교육을 없애고 자유 시간을 즐기도록 해 신입사원들은 탁구나 배드민턴, 보드게임 등으로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 LG화학이 지난해 9월 진행한 임원 워크숍에서는 신입사원 6명이 ‘밀레니얼 세대’를 설명하는 과외 선생님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자기중심적이다’ ‘정신력이 약하다’ 등 기성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요즘 애들’에 대한 편견을 지적하며 “일방적 지시가 아닌 존중과 배려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90년대생이 속속 입성하고 있는 기업들은 ‘요즘 애들’을 끌어안을 방법을 찾느라 분주하다. 상명하복과 집단주의, 근면함이라는 가치를 딛고 성장해 온 우리나라의 기업은 그 어느 세대보다도 ‘나’를 중시하는 90년대생들이 역량을 쏟아내기 어려운 환경을 갖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국내 상장사 직장인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직급이 낮아질수록 직장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자신이 일하는 직장의 ‘업무 합리성’에 대해 임원은 69.6%가 긍정적으로 응답한 반면 말단 사원들은 32.8%만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사원들은 자율성(28.6%), 동기부여(20.6%)에 대해서도 전 직급에 걸쳐 가장 낮은 긍정 응답률을 보였다. 회식으로 단합을 다지고 한밤중 업무지시도 감내하던 관행은 90년대생들의 등장과 ‘주 52시간 근무제’와 맞물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LG유플러스에는 지난해 1월 ‘월수금 회식 금지령’이 내려졌다. 법인카드는 노래방에서 결제 자체가 되지 않는다. 칸막이 너머로 직원이 상사의 눈치를 살피던 사무실 풍경도 머지않아 옛말이 될 듯하다.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은 지난 4월 ‘공유오피스’를 마련해 계열사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일하도록 했다. 서서 일하는 좌석, 라운지, 계단 등 직원들이 각자 편한 곳에 자리잡고 일하면서 업무 몰입도가 높아졌다는 게 SK의 설명이다.젊은 사원들의 ‘워라밸’을 회사가 책임지기도 한다. GS샵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자기계발 모임을 지원하는 ‘뭉클’ 시스템을 운영한다. 직원 5명 이상이 모여 배우고 싶은 주제를 정하면 사내에서 강의를 받을 수 있도록 회사가 비용 등을 지원한다. 가구 만들기, 레고 만들기, 수채화 그리기 등 지금까지 60여개 강좌가 열려 400여명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20대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이 일을 왜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파편적으로 던지는 업무 지시는 20대들을 스스로 조직의 부품으로 여기게 한다는 것이다. 황미정 대한상공회의소 기업문화팀 과장은 “기업의 리더들은 ‘요즘 애들은 일을 알아서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갖지만 20대 사원들은 ‘뚜렷한 방향 없이 알아서 해오라고 한다’고 불평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신입을 비롯한 젊은 사원들에게 기업의 ‘큰 그림’을 그리도록 힘을 실어 주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신입사원을 ‘주니어 탤런트’로 부르고 있다. 신입사원들의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하고 이를 마음껏 발휘하도록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주니어 탤런트’들은 교육 과정에서부터 현장에 투입돼 새내기들의 시각으로 현업의 고민을 해결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젝트형 교육’을 받는다. 신입사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으로 빛을 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혈액 수급 위기를 해결한다”는 아이디어를 낸 신입사원 세 명이 사내 벤처를 설립하고 대한적십자사와 협업해 헌혈 관리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헌혈에 참여한 사람이 콜레스테롤과 간 수치 등 혈액검사 결과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관리받을 수 있게 하는 등 꾸준한 헌혈을 유도하는 플랫폼이다.‘청년 중역회의’라는 뜻의 ‘주니어보드(board)’ 제도도 확산되고 있다. KT는 2001년부터 젊은 사원들로 구성된 아이디어뱅크 ‘블루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KT와 28개 그룹사의 ‘10년차 이하·39세 이하’ 직원들이 뭉친 블루보드는 2030세대 직원들과 경영진 사이에서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는 한편 일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향도 제안한다. ‘5G’(5세대 이동통신) 등 역점 사업의 성공 아이디어도 이들이 제시한다. 경영진이 ‘요즘 애들’을 이해하도록 돕는 제도도 주목받고 있다. CJ CGV의 ‘리버스 멘토링’ 제도는 사원들을 멘토로, 경영진을 멘티로 하는 역발상의 멘토링이다. 사원 2~3명과 경영진 1명이 한 팀이 돼 4개월 동안 활동하며 사원들이 경영진에게 젊은 세대의 생활 양식과 최신 트렌드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하반기에 국내 기업 30곳을 대상으로 ‘한국 기업의 세대 갈등과 조직 몰입도 진단 사업’을 진행한다. 기업 내 세대 간 가치관의 차이와 세대 갈등, 젊은 사원들이 느끼는 업무 몰입도 등을 분석하고 기업이 세대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사업이다. 황미정 과장은 “개인주의의 가치가 확산된 사회에서 자라온 20대들은 집단주의의 논리가 견고한 조직에 들어와 괴리감을 느끼기 쉽다”면서 “이들의 행동 양식과 사고방식이 합리적이라면 조직도 유연하게 대응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아이 eye] 안부를 묻는 세상을 만들자/박태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아이 eye] 안부를 묻는 세상을 만들자/박태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경남 진주 ‘묻지마 살인’ 보도를 처음 접했을 때 우리나라 일이 아닌 줄 알았다.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던 사람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피신하던 이웃들을 무차별 살해한 너무나도 끔찍한 사건이었다. 무엇보다 12세 어린이도 피해자에 포함돼 있어 슬펐다. 왜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사건이 자꾸 일어나는 걸까? 인터넷에서 ‘묻지마 범죄’ 기사를 찾아 읽어볼수록 ‘우리 가족과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이 들었다. 내가 ‘묻지마 범죄’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때다. 이러한 사건들의 특징은 범인들이 자신보다 힘이 약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나 역시 아직 청소년이어서 나보다 힘이 센 어른이 나를 위협하는 상황을 상상하면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상대로 그런 일이 일어날 경우다. 진주 사건의 범인도 주로 자기보다 힘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 여성에게 칼을 휘둘렀다고 한다. 안타까운 것은 범인이 이미 1년 전부터 수차례 난동을 부렸지만 적절한 대응이 없었다는 점이다. 법과 제도의 목적 중 하나는 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제지하기 위해서인데, 어째서 그 사람은 별다른 조치 없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었을까? 사회에 증오와 편견을 가진 몇몇의 사람들로 인해 사회 전체에 안전하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또 사람들이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의 세상이 된다는 게 안타깝다. 한편으론 범죄자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거리가 있다고 본다.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 중에는 정신질환자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사회에 대한 소속감 없이 분노와 억울함, 피해 의식으로 가득 찬 이들이 많다. 우리는 평소 그러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또 시작이군’이라며 귀담아듣지 않고 그들의 말을 무시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각자도생의 개인주의가 심화되는 사회에서 서로가 서로의 안부를 물어봐 주고 상대방을 챙겨 주는 따뜻한 문화가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든 사회에 불만이 많은 사람이든 다 함께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다. 그래서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는 사회 속에서 묻지마 범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믿는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어린이, 청소년의 시선으로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는 ‘아이eye’ 칼럼을 매달 1회 지면에, 매달 1회 이상 온라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 [이은형의 밀레니얼] 밀레니얼은 어떻게 군인이 되는가

    [이은형의 밀레니얼] 밀레니얼은 어떻게 군인이 되는가

    “스마트폰 중독자, 밤샘 게이머, 오락부장, 셀카 중독자, 눈송이세대, 개인주의 밀레니얼 세대인 당신을 기다립니다.” 영국 육군이 2019년 신입 장병을 모집하는 포스터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다양한 특징을 설명한 내용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문제점으로 얘기되는 특징을 오히려 능력으로 인정하면서 군에 오라고 홍보한다. 스마트폰 중독자의 집중력, 밤샘 게이머의 추진력, 오락부장의 기백, 셀카중독자의 자신감, 눈송이 세대(나약함을 일컫는 용어)의 공감력, 개인주의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확신을 영국 육군이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모병제인 영국 육군은 2018년 목표인원 8만 2500명에 못 미치는 7만 7000명을 모집했으나 그중 47%는 군을 떠났다.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신세대의 성향에 맞게 군을 혁신하고 그들을 포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병력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영국만이 아니다. 이탈리아는 올해 신병 8000명을 모집할 예정이었지만 중도 포기하는 청년들이 크게 늘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독일은 2011년 징병제를 폐지한 이후 청년들이 군대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병력 모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국적만 있으면 비전투병 중심으로 뽑겠다는 것이 독일 정부의 계획이다. 덴마크, 벨기에, 아일랜드 등의 국가는 이미 EU 국적자로 신병 모집 대상을 확대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기존 군 문화를 거부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징병제 시행으로 모든 청년이 군에 입대한다. 같은 군복을 입고 있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은 선배 세대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변화의 조짐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있었다. 훈련병이 유격훈련 나가기 전에 선크림을 바르고, 군에서의 최우선 목표는 ‘몸만들기’라고 말하는 신병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비데가 없으면 용변을 볼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신병에게 장교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배려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군에 적응 못한 병사들의 일탈이나 인명사고 등이 잇따르면서 장교들의 최대 과제는 ‘관심병사’(병영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를 잘 관리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는 하소연도 들린다. 최근에는 ‘군인의 본분은 강한 기초체력’이라며 강하게 병사를 훈련시킨 중장에 대해 보직해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있었다. 아픈 병사를 훈련에 참여시키고 휴가를 제한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신세대 병사들과 병영문화 사이의 간극이 여러 문제를 발생시키자 군도 대응책을 내놓았다. 최근 국방부는 병사들이 일과 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잡초 제거 및 제설 등의 사역에 동원되지 않도록 군인복지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급식의 질을 개선하고 기능성 방한복과 방탄 헬멧, 전투 조끼 등 신형 장구류도 보급한다고 밝혔다. 그 외 장애보상금을 일반 산재 수준으로 올리고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군 복무기간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방부의 노력은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밀레니얼 세대 병사들로 하여금 ‘군 복무의 의미’, ‘군대의 필요성’을 깨닫고 자발적인 동기부여가 되게 하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냉전시대를 경험하지 못했고, 전쟁은 게임 속의 상황이며, 남북한 대치관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도 없다.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풍요롭게 성장한 그들에게 ‘왜’를 설명하지 않고 ‘다 가야 하는 거니 군대 가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유’를 국가에 반납하고, 사생활이 없는 병영생활을 견뎌야 한다면,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과 격리되어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면 그 의미를 알게 해주어야 한다. 군에서의 의사소통, 군의 기강, 지휘계통의 작동방식 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다. 만약 기존의 가치와 시스템의 정당성을 잘 설명할 수 없다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시대에 맞는 군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 효율적이며 강력한 군대를 위한 최적의 조직구조를 운영하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자신들의 가치관에 맞게 군 생활을 하면서 국가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느끼려면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응답해야 할 사안이다.
  • [2030 세대] 익숙한 것과 좋은 것은 다르다/김영준 작가

    [2030 세대] 익숙한 것과 좋은 것은 다르다/김영준 작가

    아는 분 중에 유독 아파트를 싫어하던 분이 있다. 그분은 ‘아파트는 성냥갑 같고 이웃도 모르는 삭막하고 각박한 주거공간’이라며 싫어했다. 개인적으론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분이 아파트의 단점으로 들던 것들이 나에겐 전혀 단점이 아니었다. 개인주의와 사생활이 중요한 나에게 옆집 이웃을 알아야 할 이유가 없다. 내가 이웃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이웃이 나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옆집의 사정을 안다면 옆집 사람과 마주쳤을 때 이런저런 근황에 대해 이야기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웃과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는다고 삭막하다거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이웃과 대화하지 않는다 해서 내가 인간관계를 끊고 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경우엔 블로그와 소셜미디어, 그리고 단골로 찾는 가게에서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고 있다. 단지 교류하는 대상이 거주지 인근의 이웃이라는 지역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기술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역의 한계를 넘어 교류할 뿐이다. 그분과 내가 아파트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가 다른 것은 서로 익숙한 주거 공간과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 경우 여섯 살에 처음 아파트 생활을 시작했고 대학시절 이후엔 원룸과 오피스텔에 거주했다. 그러다보니 나에겐 이러한 주거공간과 삶이 익숙하다. 그러나 그분은 나와 정반대였다. 어린 시절부터 단독, 다가구 주택에서 살아오셨고 그 시절 사람들이 교류하던 방식이 더 익숙한 분이다. 다만 그러한 교류 방식이 현재의 아파트와는 맞지 않았을 뿐이다. 아파트에 사는 현대인들이 이웃과 서로 교류하지 않는 것을 삭막하고 각박하다고 표현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였다. 익숙함은 인지적 편안함을 준다. 그리고 이 인지적 편안함 때문에 익숙한 것이 좋다고 여기게 만든다. 여기서 인지적 착각이 발생하여 문제를 일으킨다. 만약 어떠한 익숙함이 다수가 공감하는 익숙함이라면 좋은 것이라 여겨도 무방하다. 하지만 익숙함이 그저 한 세대, 혹은 특정 소수 집단에만 적용되는 익숙함이면 인지적 착각은 대다수의 사람과 괴리를 만든다. 많은 사람에게 좋지 않은 것을 익숙함이 주는 착각으로 인해 강요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과거가 좋았다고 여기는 것 또한 이런 익숙함이 주는 착각이다. 우리는 그렇지 않아도 과거에 좋았던 기억을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과거에 경험해본 것이라는 익숙함은 익숙하다는 이유로 덜 익숙한 현재의 것들을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현재 내리는 좋다, 나쁘다의 기준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익숙함의 착각을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시간은 가고 기술과 사회는 발전한다. 그러면 그만큼 우리는 뒤로 후퇴하게 된다. 이건 단순히 ‘꼰대’의 문제로 끝날 일은 아닐 것이다.
  • 허석 순천시장, ‘新 우리는 일꾼’ 출간

    허석 순천시장, ‘新 우리는 일꾼’ 출간

    공무원이든 민간인이든 우리 사회의 모든 조직에는 중심 역할을 하는 간부가 있기 마련이다. 그들의 사고방식과 판단력, 추진력에 따라 그 집단의 성공 여부는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물며 시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간부들이다면 그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허석 순천시장이 최근 이같은 간부들의 중요성을 다룬 책을 발간해 관심을 끌고 있다. 21세기 간부 혁신을 위한 제언인 ‘新 우리는 일꾼’. A4용지 크기에 227쪽 분량이다. 허 시장이 1994년 노동단체와 학생회 집행부를 대상으로 썼던 ‘우리는 일꾼’이라는 책을 25년의 변화를 담아 모든 조직의 간부들에게 맞게 새롭게 펴냈다. ‘우리는 일꾼’은 그 당시 한총련과 노동조합 간부들의 필독서였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허 시장은 “사회가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만큼 간부에게 요구되는 자세도 예전과는 다를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간부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며 “크고 작은 조직의 간부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출판 배경을 설명했다. 간부의 관점, 조직관리, 자세 등 3개 장에 36가지 소주제를 다뤘다. 행정관료를 독자층으로 삼은 느낌이어서 딱딱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공장 근로자의 애환을 겪은 노동운동가로서의 삶을 글로 녹여내 오히려 따뜻한 마음이 와닿게 한다. 2015년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한 인물(언론발전) 대상을 받고, ‘문학광장’을 통해 소설가로 등단하는 등 10여권의 책을 출판한 실력을 뽐내기라도 하듯 논리와 감성이 적절하게 섞여있어 술술 읽힌다. 그는 우선 ‘혁신할 것인가, 머무를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간부는 먼저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고, 살아진다는 것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수동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은 살아지는 것이고, 능동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과 주변을 사랑하는 사람은 적극적인 변화의 의지를 갖게되고, 변화의 의지가 쇠퇴한 사람들은 주변은 물론 자신마저 사라지고 만다. 나는 지금 살아가는 것인가 살아지는 것인가‘ 그는 또 간부가 갖춰야 할 자세로 자기중심적 사고 배제, 창조적 파괴, 인내심, 헌신성, 실천, 나눔의 미학 등을 강조한다. 허 시장은 “이 책을 쓰면서 자신의 삶에 충실하는 것이 조직에 충실하는 것이고, 자신의 생활을 혁신하는 것이 조직을 혁신하는 출발점이라는 명제를 새삼 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책은 “조직의 근간을 이루는 간부가 개인주의에 대처하지 못하면 큰 폐해가 온다”며 “한 번 흐트러진 조직을 다시 복원하기란 쉽지 않은 만큼 조직 활성화를 위해 스스로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허 시장은 “지난 1월에 전남의 설화와 인물을 펴낸 데 이어 다시 책을 내니까 바쁜 와중에 언제 책을 썼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 선거 전에 써두었던 책들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회사 가기 싫어’ 소주연, 첫방부터 수난시대 “유진아 어디니”

    ‘회사 가기 싫어’ 소주연, 첫방부터 수난시대 “유진아 어디니”

    ‘회사 가기 싫어’ 소주연의 수난시대가 시작됐다. 9일 방송된 KBS 2TV ‘회사 가기 싫어’ 1회에서는 이유진(소주연 분)이 첫 회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3년 차 직장인 이유진에게 막내 딱지를 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신입사원 노지원(김관수 분)이 한다스 영업기획부에 첫 출근을 한 것. 하지만 갓 입사한 노지원은 철저한 ‘워라벨’과 ‘개인주의’의 모습을 보였고, 과거 자신과는 다른 행동에 당황한다. 이유진이 노지원에게 회사 생활의 팁을 전해주며 “이따 점심 때 지원씨 환영회 겸 다 같이 점심 식사가 있는데”라고 하자 노지원이 “저 점심에 약속 있는데요?”라며 거절의 의사를 꺼냈다. 이에 이유진이 “그래도 어떻게 출근 첫 날인데 다른 약속을”라고 하자 노지원은 “저한테 미리 알려주신 거 아니잖아요 점심시간은 근무 외 시간 아닌가요”라고 답해 이유진은 할 말을 잃은 모습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유진아 어디니”, “유진아 유진아 유진아”하며 연신 자신을 찾는 단톡방을 본 이유진이 “아 진짜 가기 싫다 회사”라며 한숨을 푹 쉬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특히 유진과 지원의 앙숙 케미가 재미를 더한 가운데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에 이목이 집중되며 다음 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KBS 2TV ‘회사 가기 싫어’는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오후의기타(김종구 지음, 필라북스 펴냄) 흔히 기타를 치기는 쉬워도 잘 치기는 어려운 악기라고 한다. 작은 음량 때문에 쉽게 다른 악기와 합주를 이루기 어려운 기타는 사실 참 개인주의적인 악기다. 기자 출신의 저자는 10년간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실제 무대에 오르기까지 함께한 삶을 흥미진진하게 풀어 냈다. 308쪽. 1만 5000원.너와 나의 5·18(김정인·김정한·은우근·정문영·한순미 지음, 오월의봄 펴냄)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고, 대학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5·18 관련 교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5·18기념재단이 기획한 책이다. 책은 4부 13장으로, 한 학기 15주 수업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구성됐다. 496쪽. 2만 6000원.중국을 사랑한 남자(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박중서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중국의 과학과 문명’의 저자 조지프 니넘의 평전이다. 현대 문명의 기념비적 역작인 ‘중국의 과학과 문명’ 시리즈의 탄생 과정과 과학사학자 조지프 니넘의 비범한 삶을 조명한다. 472쪽. 2만 2000원.진짜 이야기를 쓰다(하버드대학 니먼재단 기획, 마크 크레이머·웬디 콜 엮음, 알렙 펴냄) 사실보도 위주의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대안으로 제시된 내러티브 저널리즘의 실제 경험과 조언이 담겨 있다. 내러티브 저널리즘이 어떻게 세상의 진실을 전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640쪽. 2만 6000원.버지니아 울프 북클럽(이택광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사람들은 페미니즘의 상징과도 같은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일까. 사실 ‘의식의 흐름’을 따라 쓴 울프의 소설은 읽기가 어렵고 배경지식이 없으면 더욱 난해하다. 이 책은 ‘자기만의 방’,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등 울프의 대표작을 좀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다. 264쪽. 1만 5000원.눈물들(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비올라 다 감바 거장 생트 콜롱브를 재조명하는 등 신화나 역사에서 망각된 인물을 찾아온 파스칼 키냐르가 다시 멋진 옛 이야기를 선보인다. 역사상 첫 프랑스어 문서인 스타르부르 조약을 기록한 역사가 나타르와 그의 쌍둥이 형 아르트니를 통해 언어의 탄생을 조명한다. 272쪽. 1만 5000원.
  • CEO 신화를 만든 부조리의 피라미드

    CEO 신화를 만든 부조리의 피라미드

    CEO사회/피터 볼룸·칼 로즈 지음/장진영 옮김/산지니/304쪽/1만 8000원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는 경영 총괄뿐 아니라 구성원 생활 패턴까지 좌우한다. 그 영향력은 한 기업의 영역에 머물지 않은 채 정치에 막강한 실력을 행사하며 영웅 대우까지 받는다. 가치 창출의 혁신가이면서 한편으론 사이코패스와 사악한 기생충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책은 곳곳에 CEO 지상주의가 만연한 CEO사회를 정면 비판한다. ‘CEO는 우리를 구원할 마지막 희망일까’라는 물음을 던진 두 사람은 단호하게 말한다. “CEO사회에 의문을 제기하고 뒤집지 못하면 사회적, 도덕적으로 파탄에 이르게 될 것이다.” 저자들은 왜 지금 세상의 대세인 CEO를 혹독하게 비판할까. 그 답은 CEO의 유래와 폐단에서 찾아진다. CEO사회는 수십 년의 신자유주의적 정치와 경제개혁의 산물이다. 그 사회에서는 경영자주의가 핵심이고 기업의 경영방식은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에 전달되기 마련이다. 이 대목에서 저자들은 콕 집어 지적한다. “지독하게 개인주의적이고 반민주적인 CEO사회는 수단, 경쟁의식, 효율성을 중시한다.” 이런 사회에서 관용, 정의, 협력, 신중함, 평등의 가치는 무시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특히 성공신화니 어쩌니 하며 CEO를 미화하기 일쑤인 풍토를 지적한다. “이런 신기루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무력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무력함을 느끼게 만든 사람들의 노예가 되며 그들 가치의 노예가 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이 밖에도 상업적 가치가 민주적 가치를 가리는 기업 정치의 부상, CEO의 입맛에 맞게 관대함과 자선의 정의마저도 바꾸는 부조리를 꼼꼼하게 파헤친다. “역사적으로 꼴찌가 되기 위한 경쟁일 뿐.” 이렇게 CEO사회를 정의한 저자들은 경고한다. “경제적 평등, 민주주의, 사회정의, 연민의 소중한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 여기에는 엄청난 개인적, 집단적 비용이 수반된다. CEO를 현재 위치에서 끌어내릴 방법을 찾아 보다 진보적이고 자유로우며 민주적인 경제와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금요칼럼] 국가정책기획위 국민주권 2소분과에 묻는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금요칼럼] 국가정책기획위 국민주권 2소분과에 묻는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지난 수요일 아침 출근길에 문서 한 편을 받았다.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 요인 분석 및 대응방안”이란 제목의 문건이었다. “20대 남성의 ‘반문 정서’를 다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국내 현황을 분석한다는 국가정책기획위원회의 문건이었다. 국가정책기획위원회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필자도 잘 모른다. 한두 차례 토론회에 참여한 적이 있고 정책보고서를 읽은 적이 있어 현 정부 정책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이 관련 자료를 생산하는 모임 정도로 알고 있다. 학식과 사명감이 풍부한 학자들이 국가정책을 혁신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것도 대충 짐작하고 있다. 그런 추측에 비해 문건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었다. 요지는 20대 남성들을 현 정부에 등 돌리게 한 요인이 20대 여성들의 집단 이기주의와 페미니즘, 현 정부의 친여성적 정책에 있다는 주장이었다. 잡다한 내용과 설명이 있지만, 정독하면 이것이 핵심이다. 내가 놀란 것은 먼저 문건의 질(質)이었다. 자료의 신뢰성 자체가 불분명했다. 문건은 20대 남성의 대통령 지지율 변동과 주요 사건들, 즉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 혜화역 시위, 안희정 사건 판결 등을 엮어 추이를 설명하고 있으나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할 근거는 없다. 추정일 뿐이다. 이런 추정은 언론에서 늘 해오는 일이나 문제는 이것이 국가정책기획회의라는 국민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 브레인들의 작품이라는 데 있다. 고작 이런 정도의 자료를 근거로 국가정책이 만들어진다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 밤부터 발 뻗고 편히 잠들기가 어려울 것 같다. 해석도 틀렸다. 문건은 지지 철회 이유를 공정성 부족으로 보고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서부터 정부의 친여성 정책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정확히 이야기해 보자.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여성팀’이었다.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는’ 여성팀이 단일팀으로 선정된 것이 아닌가. 그러나 문건은 이런 착시현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남북공동체’라는 이념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정부당국자들의 오래된 감상주의에 대해서도 아무 말이 없다. 언론에서 크게 질타받은 부분은 “20대 여성은 민주화 이후 개인주의, 페미니즘 등의 가치로 무장한 새로운 ‘집단 이기주의’ 감성의 진보집단으로 급부상한 반면 20대 남성은 경제적 생존권과 실리주의를 우선시하면서 정치적 유동성이 강한 실용주의 집단으로 변화”했다는 지적이다. 여성들의 요구는 개인의 이익만 중시하고 집단 이기주의에 불과한 감성적 행동일 뿐인가? 문건은 결론에서 성평등 기조 자체는 지속돼야 하나 페미니즘 편향적 정책은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성평등과 페미니즘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주장을 하려거든 먼저 성평등이 무엇인지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몇 권의 책이라도 읽어 보시길 권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정치인이나 관료들에게 성평등이나 페미니즘 관련 발언을 조심하라는 메시지다. 자기 검열이 아니고 무엇인가? 혜화역 시위는 웹하드 카르텔을 중심으로 한 불법촬영 영상물 매매 행위를 단속하는 개가를 거두었다. 이것은 여성에게만 좋은 일일까? 몇 해 전 마음에 드는 남성이 있지만, 몰카에 찍힐까 무서워 사귈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 여성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몰카단속은 여성에게만 좋은 일일까? 어쩌면 그녀와 친구가 되고 싶을지 모르는 남성에게도 필요한 일이 아닐까? 여성친화정책, 페미니즘, 성평등정책이라는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많은 정책은 여성의 상황을 개선해서 여성은 물론 사회 전반을 이롭게 하자는 목적을 지닌다. 국가가 나서서 젊은이들을 성별 대립과 갈등으로 몰아가는 일은 그만두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 “사회성 지도” “개인주의”… 치졸한 ‘판사 생활기록부’

    “사회성 지도” “개인주의”… 치졸한 ‘판사 생활기록부’

    “부족한 사회성 지도 필요”, “지나친 개인주의 성향 주시 필요”. 학창 시절 선생님이 기록한 생활기록부처럼 보이는 이 문구들은 다름 아닌 양승태 사법부가 문책성 인사 조치를 취한 법관들의 신상을 기록한 인사정보다. ●원세훈 판결 비판 김동진을 정신 이상 몰아 1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공소장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에 비판적이거나 부담을 주는 법관들에 대해 원칙을 무시한 인사이동을 단행하는 동시에 해당 법원장들에게 부정적인 인사정보까지 건넸다. 특히 허위로 정신 이상 증세가 있다고 통보하거나 개인 성향, 외부와의 교류 정황을 기재하는 꼼꼼함까지 보였다. 대표적으로 언론사에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글을 기고한 문유석 부장판사에 대해 행정처는 희망 임지인 서울행정법원 대신에 서울동부지법으로 전보했다. 기고글이 사법행정에 부담이 됐고 저서 ‘미스 함무라비’에서도 법원을 부정적으로 그려 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동부지법원장에게는 “과도할 정도로 언론에의 기고 활동, 저술 활동이 많다. 3년째 조정전담부를 맡으면서 담당업무에 전념하기보다는 그 여유를 다른 대외적 활동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 “개인적인 각광을 선호하는 것은 아닌지, 지나친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진 것은 아닌지 주시할 필요 있음”이라고 통보했다. 재판 능력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사안이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1심 판결을 비판한 김동진 부장판사에 대해선 법원장에게 “예민하고 사회성이 부족해 각별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함”이라고 통보했다. 심지어 행정처는 김 부장판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줄 만한 사유를 찾지 못하자 본인 몰래 정신감정을 진행하며 그가 복용하지 않는 약물을 의사에게 제시하고 조울증 소견을 억지로 받아내 인사정보에 기록하기도 했다. 국회 농성 당직자 퇴거불응 사건을 공소기각한 마은혁 부장판사에 대해선 “노동 사건에서 근로자 편향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으며, 법원 외부 인사와의 교류도 활발한 편”이라고 적었다. ●박병대 전 대법관, 고교 후배 소송 청탁받아 정작 사법부 최고위층은 적극적으로 외부와 교류하고 청탁을 받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황도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문책성 인사 조치에 가담한 박병대 전 대법관은 고등학교 후배로부터 “저의 사건이 형님네 재판부로 배당이 되면 안 돼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고법으로 내려갔는데, 한번 잘 살펴봐 주십시오” 등의 청탁을 받았고 이에 “응, 그래. 알아보자”고 답하고서 직접 사건 기록을 무단으로 검색했다. 양 전 대법원장 역시 일제 강제징용 소송 관련 전범기업 측 대리인인 김앤장 변호사를 직접 만나고, 나아가 재판 계획까지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푼돈 아끼면서 ‘명품’엔 지른다

    푼돈 아끼면서 ‘명품’엔 지른다

    원룸 전세 사는 직장인, 수입차 구매 월 30만~50만원씩 모아 ‘명품백’ 사 대형마트·슈퍼마켓 소매판매 줄고 수입차·백화점 해외명품 매출 늘어 “평생 돈 모아도 집 살 수 없는 상황 좋아하는 명품 사면서 만족감 얻어”# 보증금 1억 2000만원의 원룸 전세에 사는 직장인 전모(32)씨는 최근 6000만원 상당의 수입차를 구입했다. 전씨는 “내 집 마련이 이룰 수 없는 꿈이 되면서 나에겐 집보다는 차가 우선순위가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 홍보회사에 다니는 김모(28·여)씨는 월 30만~50만원씩 아껴 1년 단위로 명품 가방을 하나씩 산다. 김씨는 “명품백을 들면 자신감도 생기고 심리적인 만족감도 느껴진다”면서 “그 대신에 다이어트도 할 겸 식비를 최대한 아낀다”고 말했다. 최근 내수 경제가 악화일로를 걷는다고 하지만 고가 상품에 대한 소비는 갈수록 늘고 있다. 반면 단돈 몇천원이라도 아끼려는 소비 형태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작은 소비는 줄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쓸쓰아아’(쓸 땐 쓰고 아낄 땐 아낀다), ‘일점호화’(평소에는 아껴 쓰고, 특정 물품은 비싼 것을 구매) 소비가 확산되는 것이다. ‘욜로 소비’(자신의 행복과 만족만을 위한 소비)와 맞물려 한정된 소득 범위에서 최대의 만족감을 느끼려는 소비 트렌드로 분석된다. 최근 해외 명품과 고가 수입차의 소비가 급증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12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해외 명품 매출은 전년도보다 20.0% 늘었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10월 말까지 각각 14.6%, 19.8% 신장했다. 수입차 판매량은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0년 4414대(점유율 0.4%)에 불과했던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 26만 705대(16.7%)로 18년 만에 20배 증가했다. 특히 1억원이 넘는 수입차는 전년보다 10.5% 늘어난 2만 6314대가 팔렸다. 수입차의 1대당 평균 매출은 6702만원으로 국산차 1대당 평균 가격의 2.5배 수준이다. 반면 작은 소비는 감소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형마트·슈퍼마켓의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의 증가폭은 지난해 1분기 5.0%, 2분기 4.7%, 3분기 3.9%, 4분기 2.9%로 점점 줄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5% 급락했다. 또 이마트 인천 부평점과 홈플러스 부천중동점 등 대형마트의 폐업도 줄을 잇고 있다. 이 밖에 40만~50만원 상당의 고급 헤드폰이나 고가의 스피커, 피규어 제품, 카메라, 게임기 등을 구매할 때에는 쉽게 지갑을 열면서 소액의 밥값이나 치킨 배달료 2000원을 지불하는 것을 아까워하는 것도 소비의 양극화를 보여 주는 단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기형적인 부동산 시장과 개인주의적 소비 형태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평생 돈을 모아도 집 하나 살 수 없는 상황에서 자존감을 회복하고자 다른 고가의 제품 구매를 통해 만족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향은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는 “집 구매를 포기하면 명품이나 자동차 등 누릴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진다”면서 “여기에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 성향이 더해지면서 한 방 크게 지르는 소비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튜브나 SNS를 통해 좋은 것과 누릴 수 있는 것을 대중이 너무 많이 알게 된 것도 ‘욜로 소비’의 기폭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유튜브에 ‘먹방’을 비롯한 ‘리뷰 콘텐츠’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것도 ‘더 좋은 제품’을 사고 싶어 하는 대중의 심리에 기반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온라인 소비가 급증한 것도 ‘한 방 소비’와 관련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중들이 만족감이 덜한 소액 상품을 구매할 때에는 상대적으로 할인폭이 큰 인터넷 쇼핑을 통해 ‘최저가 소비’에 주력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11조 8939억원으로 전년보다 22.9% 증가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문학창의도시 부천시가 뽑은 올해의 책 ‘개인주의자 선언’, ‘꿈을 요리하는 마법 카페’, ‘나는 토토입니다’

    문학창의도시 부천시가 뽑은 올해의 책 ‘개인주의자 선언’, ‘꿈을 요리하는 마법 카페’, ‘나는 토토입니다’

    문학창의도시 경기 부천시가 뽑은 올해의 책에 ‘개인주의자 선언’, ‘꿈을 요리하는 마법 카페’, ‘나는 토토입니다’가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도서관과 학교·서점·전철역·행정복지센터 등 64곳에서 시민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고 두 차례 도서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3권이 뽑혔다. 일반분야에서 ‘개인주의자 선언(문유석 지음)’, 아동분야에서 ‘꿈을 요리하는 마법 카페(김수영 지음)’, 만화분야에서는 ‘나는 토토입니다(심흥아 지음)’가 영광을 안았다. 고경숙 도서선정위원회 위원장은 “‘개인주의자 선언’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점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으로, 개인주의라는 단어 안에서 타인 일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환기시켜 준다”며 “다양한 사회 문제를 토론할 수 있는 점과 판사라는 저자의 직업 특성 상 흔히 접할 수 없어 작가와의 만남에 기대가 높다는 점이 선정하는 데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꿈을 요리하는 마법 카페’는 진지하게 미래에 대한 꿈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그 꿈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 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게 하는 책”이라며, “특히 청소년기에 방황했던 저자 경험을 바탕으로 목표가 있는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 “‘나는 토토입니다’는 2018 부천만화대상 어린이만화상 수상작으로, 어른과 아동이 함께 볼 수 있는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 같은 작품이다. 상대를 얕보거나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귀 기울이고 인사를 나눌 줄 아는 토토를 통해 진정한 공존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선정된 올해의 책은 시립도서관이나 학교 등에 비치할 계획이다. 오는 3월부터 부천의 책 선포, 북 콘서트와 작가와의 만남을 시작한다. 10월까지 독서릴레이와 작가초청 강연회, 찾아가는 독서토론회, 청소년 독서캠프 등 부천의 책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부천시립도서관 홈페이지(www.bc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흥미로운 노년 생활

    [홍석경의 문화읽기] 흥미로운 노년 생활

    언제부턴가 인구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가 됐다. 오히려 인구학적 데이터들이 오래전부터 말해 주던 확실한 미래에 대비하지 않고 과시성 단기 정책에 집중했던 국가 기구의 무능함의 결과를 지금에야 피부로 경험하고 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출생률이 급기야 공포의 0점대로 떨어졌고, 출생자보다 사망자,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훨씬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직접적인 존속의 위험 앞에 있다. 이런 산술적 변화와 더불어 인구구조 또한 역삼각형의 고령화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시작했고, 국내 인구 연령대에서 가장 두터운 층을 형성하는 1959~74년생(연령별 평균 인구 88만명)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은퇴를 시작한다. 수명의 지속적 연장으로 은퇴 후의 삶이 30~40년에 달할 이 인구는 부모의 노후를 부양했으나 자식에게 노후를 의지하지 못할 것이며, 여가를 누릴 줄 아는 서구적 개념의 은퇴자층을 형성할 것이다. 이들은 배고픔을 모르고 자라 좋은 고용조건 속에서 비교적 안정된 은퇴자의 생활을 준비할 수 있었던 첫 세대이고, 20대에 독재정권을, 40~50에 부패한 우파정권을 평화적으로 바꿨다는 집단적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20대에 과외 수입으로 브랜드 상품을 소비할 수 있었고, 최초로 1인 미디어인 워크맨을 사서 꽂고 레드 제플린과 퀸을 들었으나 그만큼 개인주의적이지는 못한 세대, 유학을 쉽게 가지는 못했어도 해외여행을 대대적으로 갈 수 있었던 첫 세대, IMF가 왔을 땐 조직의 말단 관리자로서 아랫세대가 잘려 나가는 걸 보고 안심했던 세대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보다 소셜네트워크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매사에 적극적인 이 세대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이들은 민주를 외쳤으나 성차별을 방관하고 일터의 권위적 갑의 자리를 내화했으며, 세대 간 민주적 관계 정립에 무능했다. 또한 딸들을 독립적이고 유능하게 키웠으나 그 딸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아들들을 교육하는 것은 그만큼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남자들은 스스로를 성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사업을 핑계로 룸살롱을 마다하지 않으나 해외 출장 시 부인의 선물을 잊지 않으며, 남자 동창들과 골프와 술로 묶인 정서와 이해관계 네트워크를 자산화한다. 여자들은 대학교육을 받았으나 대다수가 ‘누군가의 부인’으로 자식들을 경쟁적으로 키우기 위해 아이들의 입시 전쟁에서 실력을 발휘했고, 적극적인 문화 향유자로서 고양된 취향을 일상을 아름답고 세련된 것으로 변화하는 데 투자했다. 이들의 비정상적 부부 관계, 급증하는 이혼, 독신생활과 성생활이 미디어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러한 세대가 은퇴에 돌입한다. 즉 일하지 않고 소비하고 생활하며 투표하는 거대한 노년층을 구성할 것이고, 이들의 집단적인 움직임이 한국 사회의 모습을 바꿀 것이다. 이것은 또한 젊은층의 소비 패턴에 기댄 현재의 모든 서비스 산업의 재구조화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변화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들을 위한 문화 공간, 패션, 주거, 서비스 등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여전히 은퇴자는 과거 노인들의 이미지에 맞춰져 의료 혜택의 대상일 뿐 젊음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한국의 모든 생활세계 하부 구조는 이들을 수용할 준비가 없어 보인다. 과거와 같은 ‘나잇값’을 하지 않는 이 건강한 은퇴자들은 나이를 먹어 가나 늙기를 거부하고, 선배들보다 안정된 경제력을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 스스로를 위해 쓸 것이다. 이미 외국과의 접촉으로 거주의 대안을 경험했기에 건강한 은퇴자로서 적극적으로 여행할 것이며, 대안적 은퇴자의 삶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신적·물질적 투자를 할 것이다. 이들은 도시뿐 아니라 청년이 떠난 농촌도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닌다. 물론 농촌이 이들의 취향과 요구에 부응할 때 그러하다. 이 세대가 남길 마지막 유산은 아마도 흥미로운 노년 생활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닐까. 이미 어려운 청년 세대의 짐이 되지 않고, 경제적·정치적으로 공조하는 은퇴자의 삶. 이것은 물론 도시 중심적 시각이고, 안정된 중산층 은퇴자의 모습일 뿐이다. 그래도 미래를 밝게 보는 것은 건강에 좋다.
  • 박민영 김재욱 ‘그녀의 사생활’ 출연 확정..연기 호흡에 ‘기대감 UP’

    박민영 김재욱 ‘그녀의 사생활’ 출연 확정..연기 호흡에 ‘기대감 UP’

    박민영, 김재욱이 tvN 새 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출연을 확정했다. 올 봄 방영 예정인 tvN 새 드라마 ‘그녀의 사생활’(연출 홍종찬/ 극본 김혜영)은 프로 정신으로 무장한 완벽한 큐레이터지만 그 본연의 얼굴은 아이돌 덕후인 성덕미와 그런 덕미를 덕질하는 그녀의 상사 라이언과 소꿉친구 은기 사이에서 벌어지는 본격 덕질 로맨스. 그런 가운데, 박민영과 김재욱이 만나 궁극의 덕질 케미를 예고하고 있다. 극 중 큐레이터와 아이돌 덕후로 이중생활 중인 성덕미 역에는 박민영이, 성덕미를 덕질하게 된 미술관 신임 관장 라이언 역에는 김재욱이 캐스팅 된 것. 박민영이 연기하는 성덕미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프로 덕후다. 신인작가를 발굴하고 데뷔시키는 미술관 큐레이터이자 비밀리에 아이돌 그룹 멤버 시안의 홈마(홈페이지 마스터)로 이중생활 중인 인물로, 일도 덕질도 최선을 다하는 프로 중의 프로다. 덕질 때문에 이별하기를 몇 번, 연애 대신 덕질에 올인한다. 이에 큐레이터와 아이돌 덕후를 넘나들며 선보일 박민영의 이중 매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박민영은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성균관 스캔들’ ‘시티헌터’ ‘리멤버-아들의 전쟁’ 등 로맨스부터 액션, 법정극까지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불사한 열연과 공감을 자아내는 감정 표현으로 ‘로코여신’ 타이틀을 거머쥔 박민영이 ‘그녀의 사생활’에서 보여줄 모습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런가 하면, 극 중 성덕미(박민영 분)를 덕질하게 되는 라이언 역에는 김재욱이 캐스팅을 확정했다. ‘손 the guest’ ‘사랑의 온도’ ‘보이스’ 등 장르를 불문하고 탄탄한 연기력과 시청자를 매료시키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김재욱. 그는 ‘그녀의 사생활’로 오래간만에 로코에 복귀, 연기 변신을 예고하며 시청자들의 설렘지수를 상승시키고 있다. 김재욱은 성덕미가 일하는 미술관의 신임 관장 라이언 역을 맡았다. 극 중 라이언은 데뷔부터 절필까지 센세이셔널한 이슈를 터트린 화가로, 절필 후 미술관장으로서 승승장구한다. 외로워도 외로운 줄 모르는 개인주의자인 그는 성덕미가 근무하는 미술관에 신임관장으로 부임하면서 성덕미의 이중생활을 알게 된다. 극 중 박민영의 이중생활에 김재욱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본격 덕질 로맨스가 시작, 심장을 뒤흔들 예정이다. 무엇보다 박민영과 김재욱의 연기 호흡이 기대감을 자극한다. 장르 불문의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 독보적인 매력을 지닌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낼 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동시에 두 사람이 ‘덕질’을 통해 얽히게 되면서 선사할 유쾌하면서도 공감을 자극할 로맨스와 덕질 케미스트리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그녀의 사생활’ 제작진 측은 “’그녀의 사생활’ 주연으로 박민영과 김재욱을 확정했다. 연기력은 두 말할 것 없고, 극중 캐릭터와 두 사람간의 캐릭터 싱크로율이 좋아 기대가 크다. 박민영과 김재욱이 보여줄 본격 덕질 로맨스 ‘그녀의 사생활’에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사진=나무엑터스, 매니지먼트 숲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자정 능력 없는 체육계… 빙상연맹부터 해체하고 쇄신하라”

    “자정 능력 없는 체육계… 빙상연맹부터 해체하고 쇄신하라”

     “파문 이후 열흘이 지났는데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하는 등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점이 너무도 명백하다. 해서 빙상연맹을 해체하는 등 강력한 쇄신 의지를 안팎에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 심석희(22·한국체대)의 용기있는 고백 이후 열흘 넘게 흘렀지만 정부나 대한체육회 대응에 여러 한계가 보인다며 18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마주한 전문가 3인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임병선 선임기자가 사회를 본 좌담에서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성문정 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이 아프게 지적한 내용들을 간추린다. 사회체육계의 현재 상황 보면서 힘들고 곤혹스러울 것 같다. 어떻게 보는지.  성문정한번 휘몰아치는 폭풍인 것 같다. 그동안 보면 6개월 정도 떠들썩하다가 흐지부지되곤 했다. 그 과정에 정부가 이슈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독립적인 기구나 역할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자신들의 권한이 축소된다고 느낀다. 당사자인 체육회는 면피하고 적당히 몇 사람 문책하면 잊는 일이 되풀이됐다. 정부 대책을 보면 지극히 단편적이고 왜 우리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느냐는 본질을 보지 못한다.  최동호과거와 다른 조짐이 있긴 하다. 젊은빙상인연대란 선수 출신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이어지고 있다. 언론에서도 자극적, 선정적으로 다루는 문제가 반복되지만 이참에 바꾸자고 목소리를 낸다.  함은주이번에 못 바꾸면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부문별로 연대의 노력이 커지는 등 각오도 커졌고 의지도 결연해졌다. 이번에는 바뀔 것이라고, 믿고 싶다.  성문정체육회나 정부의 개선안 보면 자정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체육계가 여전히 내부적으로 문제를 풀고자 한다. 피해자만 떠나는 구조가 됐다.  지난 11일 안민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윤리센터안 역시 제3의 기관일 뿐, 실질적 조사 권한이 없고 교육·홍보하는 기관에 불과하다. 최소한 사법경찰권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가해자 강제소환권도 없다. 인지했는데도 조사를 안하면 법적으로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 공약이라고 윤리센터만 던져놓았다고 볼 수 있다.  최동호 지난해 초부터 문체부에서 설문조사도 해 나도 사법 조사권을 부여하라고 촉구했는데 빠져 있다니 실망스럽다.  체육회 자정 능력 절대로 없다. 스포츠에는 적절하지 않은 말일 수 있지만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 스포츠 권력의 교체가 필요하다.  함은주윤리센터를 요구했던 것은 외부 사람이 들어와서 통제, 관리하고 지켜볼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기존에 어떻게 운영되고 있었길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인지, 한국 체육이 지향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명확히 논의하고 만들자는 것이었지, 이렇게 서둘러 만들자는 취지가 아니었다.  미국의 세이프 스포츠가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 비슷하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의 권한을 위임받아 상담과 법률 지원 연결 뿐만 아니라 신고 접수, 교육하는 기관이다.  최동호자꾸 기구만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 지금 인권센터와 선수위원회에 제대로 된 사람 앉히면 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빙상연맹 해체시켜라. 선수 선발 등록 등은 체육회에서 할 수 있으니 이런 의지와 강력한 시그널 보내야 한다.  국위 선양 붙잡고 여태까지 먹고산 분들은 메달만 따면 정부도 용인했기 때문에 군림할 수 있었다. 엘리트 스포츠 붙잡고 평생을 살아온 분이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까 버릴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 보며 절망했다. 이런 인물들이 남아있는 한 체육계는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함은주메달을 포기하고라도 바꾸겠다고 다짐한 것은 그동안 체육회가 메달만을 위해 매진했다는 것을 스스로 고해한 셈이다.  정용철 서강대 교수에게 어느 동료 교수가 얘기했다더라. ‘네 말대로 해 다음 올림픽에서 20~30위로 떨어지면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정 교수는 ‘월드컵 본선 진출 못해도 의연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고 대꾸했다더라.  최동호70~80년을 이어온 주류 세력은 교묘하게 반격한다. 자신들 입지가 흔들리면 한국 스포츠의 위기라고 증폭시킨다. 평창동계올림픽이나 리우올림픽 때도 목표에 미달했다며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서 위기라고 한다.  시민사회가 이런 논리를 깨야 한다. 앞의 그 교수가 얘기한 책임, 아무일도 아니고 망하는 것도 아니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도 그 논리에 젖어 선수들을 운동 기계로 보고, 국위 선양의 관점에 익숙해 있다. 참여하거나 즐기는 게 아니라 박수 보내고 환호하다 국제무대에서 조금 처지면 실망하고 질타하는 식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본선 못 가도 상관 없으니 애들 데려다 때리고 공부 안 시키는 것 고쳐도 좋아, 이렇게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함은주그 출발은 남의 일이 아닌, 스포츠를 내 일처럼 인식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최동호심석희와 스포츠 미투를 넘어 정말 판을 바꾸려면 다른 얘기를 해야 한다. 빙상연맹 해체다. 문제를 일으킨 게 한두 번도 아니다. 다시 출발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동계올림픽 등 아무런 문제 없다, 연맹 해체가 뭐 그리 큰일인가, 문제 없다, 다시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사회스포츠가 무엇이냐는 질문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얘기인 것 같다.  최동호국가주의 대 개인주의 프레임, 엘리트 대 생활체육 프레임 만들고 싶다. 국민들도 국가주의 프로파간다에 세뇌돼 있으니 화두나 논란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책임있는 분들이 빙상연맹 해체하겠다고 나서야 한다.  성문정빙상연맹 해체해도 선수 피해 갈 일 없다. 지금 결단할 때가 오긴 했다. 체육단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정부가 무기력하고 의지 없다고 보인다. 국민들이 체육회에 맡기면 안된다는 것 뻔히 알면서도 월드컵과 올림픽 때만 되면 미치고 거기에 묻혀 그냥 놔둔다.  모든 특혜 누리며 밥만 먹으며 그거 하라고 하고, 그것밖에 못하나 질책하는 시스템이 과연 선진형이냐? 예전 사회주의 국가도 이러지 않았다.  국가대표 훈련일이 260일인데 그걸 어떻게 채우겠느냐. 진천선수촌은 세계 최고급으로 갖췄는데 리우와 평창 성적은 뒤로 갔다. 예전에는 대표팀에서 배운 것들을 소속팀에 돌아가 전수하곤 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그래서 저변이 다 무너진다. 정부가 앞장서 그렇게 하고 있다.  체육회 권력을 민주적 지향점을 지닌 인사들, 가치를 길게 보는 사람으로 채워야 하는데 정부가 그렇지 못하게 만든다. 예산 분배도 종목 단체에 직접 권한을 줬다가 조윤선 전 장관 때 원위치했다. 종목단체가 스스로 살림할 수 있는 능력 갖춰야 하는데 체육회가 다 해주고 보호막 쳐준다. 그러니 이 사람들이 무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이번에 문제 터졌을 때 기자 질의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빙상연맹 해체하겠다고 말했어야 했다. 또 훈련 일수 조정하겠다고 했어야 했다. 그러면 여기저기서 반발 터져나오고 논의를 통해 수렴하고 혁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도권을 이미 정부가 빼앗겼다고 본다.  최동호전적으로 동의한다. 체육계 자정과 미래 설계 능력 없다. 정부가 자꾸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정부가 앞장서 올림픽과 월드컵 성적 걱정한다. 언론도 이를 부채질한다.  성문정체육계 안팎이 모두 무르다. 관료들은 유독 체육계와 체육회에 밀린다. 체육회 출입 기자들도 혜택을 누리니 강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모두가 방관할 뿐이다.  함은주늘 인식하며 고민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체육계 혁신의 어려운 점은 내부인이 나서지 않으면 사회 다른 부문으로부터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선수들이나 학부모들이 나서야 하는데 그걸 어렵게 만드는 여건이 분명히 있다. 심석희의 폭로 이전에 테니스 김은희씨가 있었고, 신유용씨가 지난해부터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제야 힘을 받게 됐다. 이런 점들이 고민스럽다.  함은주내부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외부에서 압박해줄 필요 있다. 지금 진행되는 사건들이 합리적으로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체조협회 임원 사건 때 피해자와 가해자 진술만으로 다퉜다. 내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다. 그러면 또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이다.  성문정맞는 말씀이다. 인지 신고 의무화를 도입할 필요 있다. 1차 가해자에 준하는 처벌할 필요가 있다. 외국엔 코치 윤리 강령이 있는데 대한체육회 규정을 살펴보니 국가대표 관리 지침에 남자가 여자숙소 들어가지 말라는 것, 딱 하나 있더라. 외국은 밀실에서의 일대일 만남, 훈련 외에 사적 면담 못하게 못박아 서명하도록 한다.  지도자 윤리강령 만들어놓고 계약 때 준수사항 서명하게 하고 처벌하게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안 지켰을 때 해촉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사회이런저런 제도는 많이 갖춰져 있지만 엉성하다는 얘기인가.  성문정그렇다. 대한체육회를 정부가 관리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정부는 정보도 많고 상황 판단을 종합적으로 할 수 있다. 그런데 안한다. 그래서 방조한다고 얘기한다. 얼마 전 문체부 간부가 체육회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기능도 함께 갖고 있어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변명했는데 비겁하다고 말할 수 있다.  체육회가 그런 얘기를 꺼내면 문체부가 한국올림픽위원회(KOC)와 분리하자고 치고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 정부가 개입하면 안되고, 재정 지원 4000억원 받는 건 땡큐고, 그때마다 다른 얘기를 하는데 그것을 정부가 얼버무린다.  사회체육회가 두 개의 모자를 편한 대로 고쳐 쓰는데 정부가 그걸 비호하니 더 나쁘다는 얘기인 것 같다.  성문정맞다. 과거에는 올림픽 메달만 따면 잘했다고 넘어갔지만 지금은 나쁜 집단, 시스템 문제 있다고 나오는 것이다. 정부는 노력했다고 하겠지만 본질을 건드리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사건 터지니 개입 못하겠다고, 방관자를 자처하고 있다.  함은주우리가 성명서 발표한 것 있다. 궤변이라고. 평창 분산 개최 얘기할 때 IOC에 서한 보냈고, 평창에서 만났고, IOC 본부 가서 직접 담당관 만났다. 이 상황은 결코 정치적이지 않다. 체육회가 잘못해 자초한 일인데 그런 이유를 들이댄다면 가당찮은 일이다.  최동호문체부 간부의 진의는 따로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성문정그렇다. 쿠웨이트가 과거 문제 된 것은 NOC 위원장과 위원들을 정부가 선임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진의는 어떨지 몰라도, 별도로 가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얘기했어야 했다. 그 점이 아쉽다는 얘기다.  최동호동의한다. 불경스러운 일, 감히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 그런게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책임있는 공직자라면 격랑 속에서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사회이제 정리를 해보자. 정부는 의지 없고, 대한체육회는 기득권만 지키려 하고, 시민단체 뒷심 없고, 언론은 방관자라면 이 난국을 어떻게 누가 수습하는가.  최동호이기흥 회장 개인의 퇴장이 아니라 기득권의 퇴장이다. 아마 그가 물러난다면 엘리트 스포츠의 폐해를 국민들도 철저히 반성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 빙상연맹 해체해도 문제 없다, 큰일 아니다는 것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4년 뒤 이런 비슷한 일이 터졌을 때 조금 더 나아간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성문정문체부가 국정 철학 기조만 따르면 된다. 정부의 법인 등록 권한만 활용해도 된다. 법인이 목적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해산시킬 수 있다. 체육회 관리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 누가 너무하다고 얘기하겠느냐.  함은주규정 잘 갖춰졌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운영자의 의지 만으로도 제재 가능하다. 성(젠더) 감수성 있는 이들이 권한을 행사했으면 그런 가해자들 발 못 붙였을 것이다. 여론의 압박이 있고, 그 영향을 받아 운영하는 사람이 의지를 보이니까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  사회체육회 내부적으로는 어떤가요.  최동호저희는 이기흥 대책회의라고 이름 붙였는데 인권의식은 없는데 정치적 감각은 탁월하다. 여성인권진흥원에 전화해 도와달라고 하고, 체육회장을 지낸 원로에게 매달리고, 최근에 시도협회 지도자들 시켜서 결의대회 열게 하는데 그게 또 언론에 먹히니 문제다.  함은주선수촌 여성 부촌장 내정 소문도 젠더 감수성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증명된다. 신유용씨가 처음 폭로했던 지난해 아무것도 안한 분이, 그런 문제가 제기된 걸 모를 리 없는 분이 부촌장으로 임명된다니 얼마나 웃긴가. 그걸 보고 어떤 선수가 인권이 보호받겠구나 생각하겠는가 말이다.  사회오늘 말씀들이 체육계가 바로 서는 계기가 되는 데 힘이 됐으면 합니다.  정리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성북구, 문인사기획전4 ‘지금 여기 박완서’ 개최

    성북구, 문인사기획전4 ‘지금 여기 박완서’ 개최

    서울 성북구는 성북문화재단과 함께 성북예술창작터에서 내년 1월 22일까지 문인사기획전4 ‘지금 여기 박완서’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문인사기획전은 성북의 문인 중 기념비적인 작가를 매년 한 명씩 선정해 집중 조명하는 문학과 예술간 융합프로젝트다. 2015년 시인 신경림, 2016년 시인 조지훈, 2017년 문학평론가 황현산에 이어 올해는 소설가 박완서(1931~2011)가 선정됐다. 전시장 1층은 프롤로그 개념의 개괄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2층은 ‘기억, 상상, 복제’를 주제로 구성됐다. ‘부재의 고고학’, ‘소박한 개인주의자’, ‘사늘한 낮꿈’의 소주제를 통해 박완서 문학에 나타나는 여성과 6.25전쟁, 한국 근현대 사회의 풍속과 부조리, 그리고 영원한 현역으로서의 박완서 등을 다루고 있다. 장·단편 소설과 에세이 등의 초판본·해외번역본·동화, 주요 저작들의 서문, 박완서 작고 1년 전의 카톨릭대 강연과 결혼식 영상, 호원숙(수필가, 박완서 장녀)·박철수(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이근혜(문학과 지성사 편집장) 등과 진행한 6편의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다. 18일 오후 7시 30분 성북예술창작터에선 박완서의 마지막 장편 ‘그 남자네 집’을 낭독극으로 연출, 선보인다. 성우 윤소라가 읽고,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가 연주한다. 20일 오후 7시 30분엔 라파엘센터에서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박완서 문학의 현재적 의미를 짚어보는 좌담회가 열린다. 국문학자 이선미, 여성학자 임옥희, 문학평론가 고명철, 수필가이자 박완서의 장녀 호원숙이 참석한다. 구 관계자는 “박완서를 균형감 있게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번 기획전이 박완서 문학의 가치를 새롭게 되새기고 가슴 따뜻해지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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