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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소행 3·20 사이버공격과 유사… 정치적 목적 보여”

    “北소행 3·20 사이버공격과 유사… 정치적 목적 보여”

    원전 내부 자료 유출 수사가 시작된 지 28일로 열흘이 지났으나 아직 유출범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북한 관련설은 수사 초기부터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북한 소행으로 볼 만한 정황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정보범죄 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은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북한 관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합수단은 미국이 북한 소행으로 단정한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과 이번 사건을 비교·분석하기 위해 미 당국과 사법공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원장은 유출범 추정 인물의 목적이 정치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임 원장은 “보통 해킹 목적은 유명세, 금전, 정치 세 가지인데, 이번 유출범은 이따금 게시글을 올릴 뿐 리트윗 등 다른 활동은 하지 않고 특별히 구체적으로 돈도 요구하지 않아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수력원자력, 검찰, 청와대를 언급하며 불신을 조장하는 것을 봐도 북한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신용태 숭실대 컴퓨터학부 교수도 “설계도가 예전 것인 점 등으로 미뤄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 위해서라기보다 불안감 조성과 국론 분열 조장 등 2차 피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기간 준비한 전문가 집단의 소행으로 여겨지는 점도 사이버 전력을 대거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연루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검찰 관계자는 “VPN을 이용해 추적을 회피하거나, IP 20~30개를 한꺼번에 이용하는 점, 대량 이메일의 제목을 그럴듯하게 꾸며서 준비하거나 임직원 계정을 구한 점, 여러 유형의 변종 악성코드를 준비한 점 등으로 볼 때 전문가 집단이 최소 수개월 준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북한 소행으로 결론이 난 지난해 ‘3·20 사이버 공격’ 때처럼 APT 수법이 활용된 점도 눈에 띈다. 북한 소행으로 의심되는 최근 미국 영화사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에도 APT 방식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APT는 장기간에 걸쳐 다량의 이메일을 발송해 악성코드를 심어놓는 방식이다. 지난 9일 이메일 공격 당시 악성코드가 심어진 한글파일의 마지막 작업자 이름이 ‘존’(John)으로 확인된 점도 주목된다. ‘3·20’ 때 동원된 북한 소재 컴퓨터 6대 중 한 대의 사용자 이름이 ‘존’으로 밝혀진 바 있다. 유출범 추정 인물이 게시한 협박 글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ID에도 ‘존’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유출범 추정 인물은 협박 글에 ‘아닌 보살’ 또는 ‘잡았는가요’ 등 북한식 어휘와 말투를 쓰기도 했다. 북한 정보기술(IT) 인력들의 활동 본거지로 의심받는 중국 선양이 이번 사건 공격 시작 지점으로 추정되는 것도 북한과의 연관성을 부채질하는 대목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는 점은 기존과 다르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 역시 수법의 고도화로 이해하는 전문가도 있다. 김범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이번에는 공격을 미리 알려주며 언론도 적극 반응하게 만들고 있다”며 “피해를 입히는 수준이 상당히 지능화·고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9일 악성코드는 원전 내부 파일 파괴용”

    “9일 악성코드는 원전 내부 파일 파괴용”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은 지난 9일 악성 이메일을 통해 한국수력원자력 직원 수백명에게 뿌려진 악성코드는 파일 삭제 기능만 있고 정보 유출 기능은 없는 ‘내부 파괴용’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26일 밝혔다. 유출범 추정 인물이 ‘12월 9일을 역사에 남도록 할 것’이라는 협박 글을 게시한 게 내부 자료 해킹을 의미한 것은 아닌 셈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한수원 직원들이 받은 이메일을 1차 분석한 결과 실행하면 파일을 삭제하는 공격용 악성코드가 심어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한수원 내부 자료 유출은 지난 9일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9일 이메일 공격은 자료를 빼내려는 게 아니라 내부 파일을 망가뜨리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10∼12일에도 악성코드를 담은 이메일 6개가 한수원 직원들에게 발송된 것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한수원 직원들에게 발송된 악성 이메일은 모두 211개로, 한수원 퇴직자 명의를 도용한 이메일 계정은 55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단은 나머지 제3자 명의 계정도 도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악성 이메일에는 ‘○○ 도면입니다’라는 제목 외에도 ‘견적서’ ‘시방서’ ‘송전선로 프로그램’ 등의 미끼 제목을 붙여 한수원 직원이라면 무심코 열어볼 수 있게 꾸몄다. 합수단은 악성 이메일 발송자와 협박 글 게시자가 동일하다는 정황을 추가로 파악했다. 협박 글 게시자가 공개한 원전도면에 ‘WHO AM I ?’(후엠아이)라는 문구가 사용됐고, 악성코드가 실행된 컴퓨터가 부팅되면 같은 문구가 모니터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 협박 글 게시자가 사용했던 인터넷프로토콜(IP)로 같은 시간대에 한수원 퇴직자 계정의 접속이 이뤄진 사실도 파악됐다. 특히 9일부터 유출 자료를 담은 세 번째 글이 게시된 19일까지 유출범 추정 인물이 중국 선양에서 300회 이상 IP 접속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 자체 전수 조사 결과 악성코드에 감염돼 망가진 업무용 컴퓨터는 4대로 이 중 3대가 내부용이라고 합수단은 설명했다. 외부에서 발송된 메일은 외부 업무용 컴퓨터로 전달되고, 이동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로 옮겨지는데 이 과정에서 내부 업무용 3대가 고장 났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원전해킹 비상] 업무 메일 가장해 악성코드 300개 심어… 계정 도용당한 듯

    [원전해킹 비상] 업무 메일 가장해 악성코드 300개 심어… 계정 도용당한 듯

    지난 9일 한국수력원자력 직원 수백명에게 뿌려진 악성 이메일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소재지 역시 중국 선양(瀋陽)으로 나타났다. 협박글 게시와 악성 이메일 공격이 대부분 선양 쪽 IP를 통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중국 당국과의 공조가 더욱 시급해졌다. 검찰은 이메일 발송자 역시 협박글 게시자와 동일그룹으로 추정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수원 내부 자료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은 25일 “한수원 직원 수백명에게 악성 이메일을 보낸 인물과 협박글을 게시하며 유출 자료를 공개한 인물은 동일인 또는 동일그룹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같이 추정한 것은 악성 이메일 발송이 협박글 게시와 마찬가지로 국내 인터넷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를 통해 할당받은 IP가 활용됐고, 이 IP들이 선양에서 접속된 흔적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IP 주소는 국가 번호 세 자리로 시작해 지역번호로 이어지는 12자리 숫자로 구성되는데 이메일 발송 IP들과 협박글 게시 IP들이 끝자리 하나만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합수단은 또 지난 23일 게시된 다섯번 째 협박글에 ‘12월 9일을 역사에 남도록 하겠다’는 문구가 있는 점 등도 근거로 들었다. 합수단은 업무 메일을 가장한 악성 이메일에 첨부된 한글 파일에 악성코드가 보통 9개씩 심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는 서로 다른 종류의 악성파일 300여개가 확인됐다는 것. 합수단은 악성 이메일들이 한수원 퇴직자 수십명의 개인 이메일 계정을 통해 발송된 사실도 파악했다. 이에 해당 퇴직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들의 이메일 계정이 도용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개인 정보 유출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수단은 중국 당국과의 사법 공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쪽 협조가 없으면 이후 IP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한 탓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통상 국제 공조는 시간이 걸리지만, 이번 사안은 워낙 긴급해 일부 협조 내용만 급하게 번역한 뒤 법무부를 통해 신속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이 최근 ‘모든 형태의 인터넷 공격과 사이버 테러 행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협력해 줄 것으로 합수단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추측처럼 북한 연루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본부에서 지시가 오지 않아 중국 측에 아직 수사 공조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한수원 퇴직자 명의로 악성 이메일 공격

    원전 해커가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예고했지만 공격은 일어나지 않았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일단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대해 낮게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25일 ‘원전반대그룹’이라고 밝힌 해커가 성탄절에 원전 중단을 하지 않으면 2차 파괴를 감행하겠다고 경고한 이후 원전에서 특별한 이상이나 공격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25일 오후까지 원전에 특이한 동향이나 이상 징후는 없지만 27일 오전 8시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지금의 경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 종합상황실과 고리·월성·한빛·한울 등 4개 원전본부에 3개 조로 비상상황반을 꾸리고 24시간 비상대기 체제에 돌입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도 이날 김관진 안보실장 주재로 산업부와 국가정보원, 대검찰청 등 10개 부처 차관(급) 10명이 참석하는 ‘국가사이버안보위기 평가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안보실은 원전 시스템이 외부망과 물리적으로 분리돼 해킹에 의한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며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안보실은 원전 관련 자료의 유출 경위와 진원지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규명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지난 9일 한수원 직원 수백명에 대한 악성 이메일 공격이 대부분 한수원 퇴직자 수십명 명의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이뤄진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합수단은 악성 이메일 발송에 활용된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 역시 중국 선양(瀋陽)인 사실을 파악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한수원 경계태세 유지 “해병대까지 동원…도대체 왜?”

    한수원 경계태세 유지 “해병대까지 동원…도대체 왜?”

    한수원 경계태세 유지 한수원 경계태세 유지 “해병대까지 동원…도대체 왜?” 원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예상됐던 성탄절,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전국 4개 원자력본부는 긴장 속에서도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원전 자료를 유출한 자칭 ‘원전반대그룹’이 원전 가동 중단을 요구한 시한이 지났지만, 우려했던 사이버 공격이나 징후는 없는 상태다. 산업부는 데드라인이었던 24일 자정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네 차례에 걸쳐 “원전에 이상이 없다”고 언론에 알렸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전날 저녁 고리본부를 방문해 현장에서 철야 비상근무를 했다. 이날 오전에는 월성본부로 이동해 이상 유무를 점검했다. 원전 운영사인 한수원 관계자도 “밤새 원전 상황을 모니터했지만 특이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한수원은 전날 서울 본사와 고리·월성·한빛·한울 등 4개 원전본부에 3개조로 비상상황반을 꾸리고 24시간 비상대기체제에 돌입했다. 전국에서 운영 중인 원전은 23개며 이 가운데 정기점검 등으로 20개가 가동 중이다. 한수원은 아직 이상 징후는 없지만 언제든 추가적인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위험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비상상황반을 가동하며 경계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전남 영광에 있는 한빛원전은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6개 발전소별로 비상상황반을 운영하고 있다. 발전소장을 중심으로 전 직원이 3개 조로 비상근무를 했고 팀과 기능별로는 10명씩 비상근무 중이다. 해커 공격에 대비해 제어 시스템을 외부와 분리하고 접근 가능한 한 모든 경로를 통제했으며, 사내망과 사외망을 분리 조치하고 외부 인터넷망도 모두 차단했다. 혹시나 심어뒀을 바이러스가 실행되는 것에 대비, 사내 전산망에 입력된 날짜도 26일로 모두 변경했다. 한빛원전은 21일부터 발전소 출입 인원을 통제하고 있으며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공사도 모두 연기했다. 경주시 월성원전도 10명씩으로 구성한 상황반 3개조가 밤샘 비상근무를 했지만 별다른 이상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이버 테러 전문 보안기관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월성원전에 상주하면서 보안 상황을 확인했다. 월성원전 주변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관할 군부대인 해병대가 외곽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각 원전은 사이버 공격 징후가 감지되면 비상상황 대응 매뉴얼인 ‘비정상절차서’에 따라 방어 절차에 돌입하며, 안전에 필요한 경우 가동을 자동 혹은 수동으로 정지하게 된다. 전력거래소는 만약의 사태로 일부 원전 가동을 중단하더라도 예비전력이 1000만㎾ 이상으로 충분해 전력수급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원전반대그룹은 지난 19일 “크리스마스부터 석달 동안 고리 1, 3호기와 월성 2호기 가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으며, 21일에는 응하지 않을 경우 “공개하지 않은 자료 10여만장을 전부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원전반대그룹은 지난 15일, 18일, 19일, 21일, 23일 1주일여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총 85건의 원전 자료를 인터넷에 올렸다. 여기에는 고리와 월성 원전의 도면과 최정안정성분석보고서, 안전점검 등에 필요한 원전 프로그램 구동화면, 한수원 임직원 연락처 등이 포함돼 있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이들 자료가 유출돼서는 안될 기술자산이지만 일반적인 기술자료들이어서 원전의 안전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출된 자료의 양이나 유출 경위, 유출자의 실체 등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보안업계에서는 자료 유출이 지난 9일 발생한 한수원 내부 PC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 유출 자료를 공개할 때 사용한 인터넷프로토콜(IP) 접속 기록이 북한과 인접한 중국 선양에 집중된다는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성탄절 원전 공포… “北 소행 배제 못해”

    [단독] 성탄절 원전 공포… “北 소행 배제 못해”

    국가 1급 보안 시설인 한국수력원자력이 해커의 공격 대상으로 지목된 초유의 사태에 성탄절이 원전 공포에 휩싸였다. 자칭 ‘원전반대그룹’이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을 요구한 시한을 하루 앞둔 24일 전국 4개 원자력본부는 초비상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원전 인근 주민들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인터넷프로토콜(IP) 추적 결과 북한이 해킹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이 “이번 사건이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북한 소행일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 내부 자료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유출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중국 선양 쪽 IP로 집중 접속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IP를 추적하기 위해 중국 당국에도 사법 공조를 요청했다. 단독 범행이 아닌 조직적인 범죄일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인터넷 가상사설망(VPN) 서비스 업체 3곳으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5일 유출범 추정 인물이 업체로부터 할당받은 IP 중 20∼30개는 중국 선양 쪽인 것으로 확인됐다. 접속 횟수는 200여 차례”라고 밝혔다. 앞서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쪽 IP가 파악된 적은 있지만 중국 쪽 IP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또 “한 사람이 VPN 서비스로 여러 개의 IP를 동원했을 수도 있으므로 아직 단정하긴 어렵다” 면서도 “한 사람의 소행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유출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국내 VPN 서비스 가입자의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명의 도용 피해자는 서울에 거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북 경주시 월성원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인근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있다. 원전에 대한 정보 유출 및 테러 위협이 5차례나 계속되고 있는데도 인근 주민들에 대한 보호 및 대처 방안 등을 알려주지 않는 데 대한 불만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고리원전본부에서 현장 상황을 점검하며 철야 근무를 했다. 한수원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상황실에 비상상황반을 꾸리고 24시간 비상 대기 태세에 돌입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25일 김관진 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사이버안보위기 평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원전반대그룹’의 회장은 25일 부터 3개월간 고리 1, 3호기와 월성 2호기의 가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자신이 보유한 10만여 장의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하겠다고 협박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수원·정부 사이버 훈련 비웃듯… 유출된 원전 도면 5번째 공개

    한수원·정부 사이버 훈련 비웃듯… 유출된 원전 도면 5번째 공개

    ‘원전반대그룹’이라고 밝힌 트위터 사용자가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자력발전소의 내부 자료를 추가로 23일 인터넷에 공개했다. 지난 15일, 18일, 19일, 21일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한수원은 22~23일 사이버 모의훈련을 강행했지만 추가 공개를 막지는 못했다. 한수원의 문서 유출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용자는 이날 오후 3시 7분쯤 트위터에 사이버 훈련을 하고 있는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과 함께 원전 도면 등이 담긴 4개의 압축 파일과 원전 기술을 설명한 기사의 인터넷주소(URL)를 공개했다. 4개의 압축 파일에는 고리 1, 2호기와 월성 3, 4호기의 도면으로 보이는 파일이 담겼다. 주소를 첨부한 기사에는 한수원이 보유한 핵심 원전 기술인 ‘원전 안전해석코드’(SPACE)를 자세히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전반대그룹은 “한수원 사이버 대응훈련 아주 완벽하시네. 우리 자꾸 자극해서 어쩔려고~ㅋㅋ”라고 썼다. 이어 “원전반대그룹에 사죄하면 자료 공개도 검토해 볼게”라면서 “사죄할 의향이 있으면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요구한 원전들부터 세우시지”라며 원전 가동 중단을 거듭 요구했다. 김범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원전 가동에 영향을 미칠 만한 자료로는 보이지 않으나 자료 조합을 통해 원전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국가 사이버보안 비상 태세에 돌입하고 정부합동수사단까지 가동했던 정부는 초비상이 걸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원전 자료 유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유출자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한 상황에서 추가 자료가 공개돼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원전 제어 시스템이 외부로부터 완전히 차단돼 있어 인터넷으로의 접근은 불가능하고 유출자가 공개한 파일을 국내에서는 검색하지 못하도록 해당 사이트를 막겠다고 밝혔지만 링크 등을 통한 잇단 자료 공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이날 유출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를 통해 할당받아 사용한 이른바 ‘세탁 IP’를 다수 확보해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유출 자료가 담긴 인터넷 블로그 글이 게시될 때 해당 IP를 할당해 준 H사 등 VPN 업체 2곳과 함께 집중 분석 작업을 진행해 다수의 ‘세탁 IP’를 확보했다. VPN을 거치면 IP를 확인해도 소재지가 곧바로 특정되지 않아 해커들이 ‘추적 회피용’으로 활용하곤 한다. 하지만 VPN 분석으로 실제 접속 장소와 접속자를 알아내더라도 유출범을 특정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합수단 관계자는 “아직은 해킹인지 내부자 소행인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분석에는 3~4개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원전 해킹’ FBI와 수사 공조…2차 공격 땐 속수무책 피해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문서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은 22일 미 연방수사국(FBI)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또 북한이 연계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국내 계정 추적만으로는 유출범 특정에 한계가 있어 유출범이 트위터 계정을 등록할 당시 IP주소 등의 개인 정보를 확인하고자 국제 공조를 요청했다”면서 “내부 직원의 소행인지, 해킹인지 등은 확실하진 않지만 여러 IP 주소를 쓰는 점이나 글을 올리는 방식 등을 보면 전문성을 가진 사람 여럿이 상당 기간에 걸쳐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보안 전문가는 “해킹은 세계 최고 수준급”이라고 말했다.“ 합수단은 전날 유출범이 사용한 포털사이트 네이버 ID의 명의자가 대구에 거주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관을 현장에 급파했지만 도용된 ID로 나타났다. 합수단은 유출범이 사용한 여러 IP 대부분이 국내 주소이며, 미국과 일본 주소도 확인한 상태다. 합수단은 고리와 월성 원전에도 수사관을 보내 한수원 직원 등의 컴퓨터를 분석 중이다. 합수단은 범행이 북한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따져보고 있다. 유출범이 전날 새벽 트위터를 통해 네 번째로 원전 내부 자료를 공개하며 마지막 트위터 글에서 ‘시치미를 떼다’라는 의미의 북한식 표현인 ‘아닌 보살’이라는 문구를 넣어 자신이 북한과 관련돼 있다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한편 최상명 하우리 보안분석실장은 “한수원 내부 PC를 감염시킨 악성코드는 지난해 3월 방송사와 은행, 6월 청와대와 신문사를 공격했던 기법에 비해 훨씬 정교하고 높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2차 공격을 피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원전 사이버테러] 악성코드 공격받은 이란 원전…원심분리기 1000개 파괴 피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원전과 관련한 시설 및 기관은 이미 사이버 공격의 주된 타깃이 된 지 오래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최근까지 국내 원전 해킹 시도는 1843회에 달한다. 그동안 실제 보안시스템이 뚫려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는 게 한수원의 일관된 입장이지만 이번 건은 쉽사리 마음 놓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수원은 또 여전히 해킹된 문건들이 기밀문서는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이번 내부 문서 유출로 국내 원전 전반의 보안시스템에 구멍이 생겼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실제 외국에서는 해킹을 통해 원자력시설이 무력화된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2010년 이란 원전은 ‘스턱스넷’이라는 악성코드에 의해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의 핵개발용 원심분리기 2000개 중 1000여개가 파괴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스턱스넷은 독일 제어시스템전문개발사인 지멘스의 산업시설 운용시스템인 SCADA시스템을 공격한 뒤 임의로 제어하게 하는 악성코드다. 이란 역시 외부와는 차단된 독립 시스템으로 원전을 운영했지만, 당시 악성코드는 한 직원의 보조기억장치(USB)를 통해 내부로 침투했다. 이란은 원심분리기 1000개를 교체하느라 1년가량 원전 가동을 정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원전 해킹 피해는 발생했다. 지난 1월 후쿠이현 몬주 핵발전소 내부컴퓨터가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내부 작업자가 컴퓨터의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한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 이후 내부에서 퍼져나간 악성코드는 해당 컴퓨터에서 5일 동안 30회 이상의 외부 접속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이메일, 훈련 기록, 직원 개인정보 등 4만 2000개 이상의 문서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원전 역시 사이버 안전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경호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이란과 일본 발전소 해킹 사고의 사례처럼 원전 제어시스템이 외부와 완전히 분리된 상황에서도 사이버테러는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내 원전의 보안상 허점을 보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유출된 원전도면 4번째 공개… 한수원·정부 “안전” 되풀이

    유출된 원전도면 4번째 공개… 한수원·정부 “안전” 되풀이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도면과 매뉴얼 등 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 문서가 또다시 인터넷에 공개됐다. 지난 15일에 이은 4번째 유출이지만 한수원과 정부는 “원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21일 오전 1시 30분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밝힌 해킹용의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다시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과 함께 4개의 압축파일을 공개했다. 이날 추가 공개된 자료는 고리1·2호기 공기조화계통 도면 등 5장과 월성3·4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목차 7장, 미국에서 만든 노심설계용 공개프로그램인 MCNP Ver5. 사용설명서 및 SW 목차, 일본에서 개발한 핵종량 계산프로그램인 BURN4 등 4가지다. 해킹 용의자는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여 만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성탄절부터 고리1·3호기, 월성 2호기를 가동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라”면서 “크리스마스에 중단되는 게 안 보이면 저희도 어쩔 수 없다. 자료 전부를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할 수밖에…”라며 사이버 공격을 예고했다. 내부자료를 돌려주는 대가로 돈도 요구했다. 그는 “자료를 넘겨주는 문제는 가동 중단 후에 뉴욕이나 서울에서 면담해도 되죠”라면서 “돈은 어느 정도 부담하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새로 온라인에 공개된 자료 역시 핵심기술이 아닌 일반 기술자료일 뿐”이라면서 “이로 인해 원전 안전에 영향을 받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며 기존입장을 반복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은 자동차처럼 시스템 자체가 독립된 구조로 구성돼 있어 외부에서 인터넷으로 접속해 해킹 등으로 공격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한수원은 원전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면서 22일부터 이틀간 사이버공격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프로토콜(IP)의 위치가 지방 모처로 파악됨에 따라 이날 현장에 수사관을 급파했다. 특히 합수단은 해당 IP를 통해 ‘좀비PC’가 가동된 흔적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좀비PC가 미리 악성 프로그램을 심어 두어야 가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치밀한 계획에 따라 준비됐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원전도면 또 공개 “지방 모처 수사관 급파” 실체 파악?

    원전도면 또 공개 “지방 모처 수사관 급파” 실체 파악?

    원전도면 또 공개 원전도면 또 공개 “지방 모처 수사관 급파” 실체 파악?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21일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도면 등 주요 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간 사건과 관련해 유출 경로를 따라가며 범인 추적에 나섰다. 합수단은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IP의 위치가 지방 모처로 파악됨에 따라 이날 현장에 수사관을 급파했다. 아울러 자료가 유출된 고리·월성 원전에도 수사관을 보냈다. 이는 유출범 추적이 양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IP 등 범인이 최근 남긴 흔적을 쫓아가는 것과 원전 내 자료가 당초 어떤 방식으로 외부에 나갔고 이후에는 어떤 경로로 유통될 수 있는지를 따지며 ‘경우의 수’를 좁혀가는 것이다. 한수원이 현재까지 파악한 유출 자료는 월성 1호기 감속재 계통 및 배관설치 도면, 고리 1·2호기 배관계측 도면에 쓰인 범례, 고리 1·2호기 보조건물 냉각수 계통 도면, 월성 1호기 주제어실 내 급수 및 복수계통 패널 사진 등이다. 이 자료들은 지난 15일 오전 인터넷의 한 개인 블로그에 올라왔다가 오후 늦게 삭제됐다. 범인 추정 인물은 당시 게시글에서 ‘Who am I?’라는 문구로 자신을 소개하면서 한수원 데이터센터를 직접 해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한수원은 유출 자료들이 대부분 일반적인 참고 자료 수준이어서 유출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범인 추정 인물은 이날 오전 1시30분께 원전 내부 문서를 또 공개했다. 그는 고리 2호기와 월성 1호기 관련 내부 문서, 월성 1호기 밸브 도면 등을 담은 4개의 압축파일을 트위터에 올렸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지칭하면서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여만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해 줄게”라며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합수단이 유출범 검거에 속도를 붙인 것은 이처럼 범인 추정 인물의 자료 유포 행위가 끊이지 않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원전도면 또 공개 “지방 모처 수사관 급파” 정체 밝혀졌나

    원전도면 또 공개 “지방 모처 수사관 급파” 정체 밝혀졌나

    원전도면 또 공개 원전도면 또 공개 “지방 모처 수사관 급파” 정체 밝혀졌나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21일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도면 등 주요 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간 사건과 관련해 유출 경로를 따라가며 범인 추적에 나섰다. 합수단은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IP의 위치가 지방 모처로 파악됨에 따라 이날 현장에 수사관을 급파했다. 아울러 자료가 유출된 고리·월성 원전에도 수사관을 보냈다. 이는 유출범 추적이 양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IP 등 범인이 최근 남긴 흔적을 쫓아가는 것과 원전 내 자료가 당초 어떤 방식으로 외부에 나갔고 이후에는 어떤 경로로 유통될 수 있는지를 따지며 ‘경우의 수’를 좁혀가는 것이다. 한수원이 현재까지 파악한 유출 자료는 월성 1호기 감속재 계통 및 배관설치 도면, 고리 1·2호기 배관계측 도면에 쓰인 범례, 고리 1·2호기 보조건물 냉각수 계통 도면, 월성 1호기 주제어실 내 급수 및 복수계통 패널 사진 등이다. 이 자료들은 지난 15일 오전 인터넷의 한 개인 블로그에 올라왔다가 오후 늦게 삭제됐다. 범인 추정 인물은 당시 게시글에서 ‘Who am I?’라는 문구로 자신을 소개하면서 한수원 데이터센터를 직접 해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한수원은 유출 자료들이 대부분 일반적인 참고 자료 수준이어서 유출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범인 추정 인물은 이날 오전 1시30분께 원전 내부 문서를 또 공개했다. 그는 고리 2호기와 월성 1호기 관련 내부 문서, 월성 1호기 밸브 도면 등을 담은 4개의 압축파일을 트위터에 올렸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지칭하면서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여만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해 줄게”라며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합수단이 유출범 검거에 속도를 붙인 것은 이처럼 범인 추정 인물의 자료 유포 행위가 끊이지 않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원전 해킹 여부 국가방위 차원서 대응하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보유하고 있는 고리·월성 원자력발전소의 부품 설계도와 주요기기 계통도 등이 대거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Who Am I’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인터넷 블로그에 고리·월성 원전의 설계도, 계통도, 제어프로그램 해설서 등 원전 구조 및 가동과 직결된 핵심 자료들이 무더기로 게재된 것이다. 블로그에 실린 자료에는 이들 기밀 말고도 전·현직 한수원 직원 1만 799명의 이름과 사번·직급·입사날짜·퇴직날짜·이메일 주소·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도 다량으로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원전은 일말의 부주의한 사고로도 대규모 재앙을 낳을 수 있는 고위험 기간시설이다.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지하혁명조직 ‘RO’가 비밀회동에서 공격대상으로 거론한 데서 보듯 북한을 위시한 반국가세력의 최우선 공격목표가 돼 있는 게 현실이다. 2010년 이후 국내 원전에 대한 해킹 시도가 무려 1840여회에 이른다는 국정감사 자료도 공개된 바 있다. 지난달 초 한빛·고리 원전에 대한 정부의 보안감사에서는 원전 관제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한수원 직원 19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유출되고, 폐기물 업체 직원들이 멋대로 원전을 들락거린 사실이 드러나 국민들을 아연실색게 한 바도 있다. 한수원 측은 고리·월성 원전 유출 자료가 신입사원 교육용으로, 누군가가 인쇄된 교육용 자료를 들고 나가 인터넷에 띄운 듯하다고 밝혔다. 정부 합동조사에서도 아직 해킹에 의한 유출 가능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이번 기밀 유출의 파괴력을 떨어뜨린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원전 전산망이 외부와 단절된 별도 내부 통신망으로 작동된다지만 한수원 직원 1만 여명의 개인정보가 통째로 유출된 만큼 언제든 한수원 서버를 통해 해당 원전 시스템에 침투, 테러를 가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문건을 인터넷에 올린 세력은 다음에는 원전 제어시스템을 파괴하겠다고 2차 공격을 예고해 놓은 상태다. 국가 방위 차원의 대응이 요구된다. 수사당국과 정보당국은 무엇보다 신속하게 자료 유출 세력을 색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이들 자료가 더 확산되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 해당 원전을 비롯해 한수원의 사이버 보안 체계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아울러 ‘원전 마피아’에 대한 대규모 수사에 불만을 품은 세력의 범죄 가능성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 플러스기술, ‘2014 이워커 파트너스 데이’ 성황리에 마쳐

    플러스기술, ‘2014 이워커 파트너스 데이’ 성황리에 마쳐

    유해정보차단 및 인터넷 사용관리 솔루션 개발기업 플러스기술(대표 이승석 www.plustech.co.kr)이 올 한 해 협력사와 이뤄낸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시장에 대한 전망과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이워커 파트너스 데이’(eWalker Partner’s Day)를 지난 5일 개최했다. 플러스기술의 이워커(eWalker)는 기업에서 네트워크 속도 저하를 유발하는 채팅, 증권 등 특정 비업무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의 인터넷 사용 경향과 사용량을 파악하고 세부 그룹별 차단 정책을 적용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업무와 무관하거나 불필요한 인터넷 접속을 관리함으로써 업무 능률 향상, 네트워크 속도 확보와 내부 보안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내부 자원 보호를 위한 악성, 좀비 사이트에 대해 접근 차단 및 HTTP 업로드 제어를 통한 내부 정보 유출 방지도 가능하다. 이번 행사는 협력사 60여곳과 함께 진행된 행사로 올해 성과 및 내년도 협력사 운영 방안, 사업동향, 이워커 제품 관련 정보 공유를 통해 공동 사업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으며, 자사와 협력사 뿐 아니라 협력사와 협력사 간의 지속적인 결속과 상호협력 체계를 위한 소통의 자리로 마련됐다. 더불어 △기업 정보 보안을 더욱 강화시킨 이워커 V7 및 V7c(소규모 유저 기관 대상)과 함께, △PC 개인정보 보호 솔루션 이워커 y-Privacy, △메일 및 메신저 감시 기능의 이워커 DLP, △암호화 통신 감시 기능의 이워커 SSL 등 더욱 보강된 이워커 제품 라인업이 소개됐다. 이승석 플러스기술 대표는 “이번 제품 라인업 보강을 통해 시장성과 제품성, 기능의 안정성 등을 강화했다.”면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고객층을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워커 DLP, SSL 등 새로 개발된 솔루션은 현재 진행 중인 최종 테스트 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곧 출시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T 정보유출 피해자에 10만원씩”

    서울중앙지법 민사31단독 이진화 판사는 5일 2012년 KT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100명이 KT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인당 10만원씩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KT가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전화번호는 물론 주민번호까지 유출됐고 유출 정보가 텔레마케팅 영업 등에 활용돼 당사자들이 스팸 메시지 등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뱅크월렛·카카오페이… 소비자는 웃지만 은행은 웁니다

    뱅크월렛·카카오페이… 소비자는 웃지만 은행은 웁니다

    인터넷뱅킹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하지 않고 휴대전화 등으로 돈을 주고받는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나 소비자는 편해졌지만 은행은 죽을 맛이다. 고객이 은행을 찾지 않으니 관련 수수료 수입이 줄고 고객 기반도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금융기업의 지급결제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비한 정책 마련도 시급해졌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결제연구팀은 5일 ‘국내외 비금융기업의 지급서비스 제공 현황 및 정책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카카오페이, 뱅크월렛 등 정보기술(IT) 업체의 금융 서비스가 지급수단의 혁신 및 경쟁을 촉진시켰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고객정보에 기반해 다양한 지급 서비스를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다음카카오가 지난 11월부터 뱅크월렛카카오를 통해 개인 간 소액송금과 온·오프라인 매장의 대금 지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밴드에서 회원끼리 회비 등을 보내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소액 결제를 이용할 때 이런 지급결제 시스템이 은행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소액결제 시스템 전반의 신뢰가 추락할 수 있다. IT 기업의 지급결제가 종국에는 은행 등 금융사의 결제망을 거치기 때문에 해킹, 정보유출 등의 사고 발생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 가장 초조한 쪽은 은행이다. 관련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탓이다. 은행을 찾지 않으니 고객이 줄고 장기적으로는 자금 중개 기능도 약화될 수 있다. 비금융기업은 은행보다 규제가 엄격하지 않다. 따라서 비금융기업이 보유·이용하고 있는 금융정보 및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 및 정보보호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은행들로서는 ‘역차별’ 불만도 나올 수 있다. 김규수 한은 결제연구팀 차장은 “영업 인가, 규제, 감독 등 지급결제 관련 규제 환경을 점검하고 금융기관과 비금융기업이 제휴할 때 대상 업무에 대한 책임 영역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수수료 없이 7일이내 대출신청 철회 가능

    수수료 없이 7일이내 대출신청 철회 가능

    고령층 등 금융 정보에 어두운 취약계층이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을 7일 이내에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철회할 수 있는 ‘청약 철회권’이 내년 중 시행된다. 신용카드 포인트도 ‘1포인트’부터 쓸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 분야별 간담회와 태스크포스(TF) 논의 등을 거쳐 이런 내용의 ‘금융소비자 정책 종합계획’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우선 취약계층에는 대출성 상품에 대한 청약철회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7일 이내에는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대출을 취소할 수 있다. 도규상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국회에 계류 중인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포함된 내용이지만 법 제정이 늦어져 65세 이상 노년층과 은퇴자 등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먼저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카드사의 최소 적립 포인트 요건도 폐지된다. 지금까지는 ‘1000포인트 이상’ 또는 ‘1만 포인트 이상’ 등 회사마다 정해 놓은 최소 적립 방침에 따라 포인트 사용이 제한됐다. 또 신용카드를 탈회한 후 다시 가입할 때에는 적립해 둔 포인트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을 유지하도록 했다. 단, 유지 기간은 회사별로 정한다. 포인트나 할인혜택 등 부가서비스 유지 기간은 기존 1년에서 5년으로 확대된다. “싸고 편하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광고에 속기 쉬운 노년층, 주부 등을 위해 경고문구(손실 가능성 등)를 좀 더 쉽게 보일 수 있도록 대부업의 과도한 광고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대출 유형별로 중도상환수수료가 달리 적용되고 금리 공시도 강화된다. 중도상환수수료 부과 체계는 은행권에 대해 먼저 추진하고, 제2금융권으로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사별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도 할 예정이다. 앞으로 금융회사는 소비자 보호 시스템과 상품의 개발·판매, 공시수준, 민원발생평가 등을 포함한 ‘성적표’를 받게 된다. 이 등급에 따라 인센티브와 불이익이 주어진다. 또 금융위는 취약계층에 대한 판매 규제 준수 여부를 내년 금융사 중점 검사 사항으로 설정하고 위반 시 엄격한 제재를 하기로 했다. 사후 구제의 실효성도 높일 방침이다. 경미한 민원은 신청 순서와 무관하게 신속히 처리하고 500만원 이하 소액사건 전담 소위원회를 두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도규상 국장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올해 초 개인정보 유출 등 대형 금융 사고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가 금융 분야의 소비자 정책을 포괄하는 종합계획을 처음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환자 개인정보 유출 SKT 본사 압수수색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2일 헬스케어사업과 관련해 환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서울 중구 을지로의 SK텔레콤 본사를 압수수색해 전자처방전 관련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2009년부터 헬스케어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의사와 약사 사이에서 처방전을 전달하는 전자처방전 사업을 해 왔다. 이 과정에서 진료 기록과 처방 내역 등 환자 개인정보를 SK텔레콤 본사 서버에 무단 전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환자의 동의 여부를 떠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전송하는 행위 자체가 의료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합수단은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해 SK텔레콤이 환자 개인정보를 취급하면서 당사자의 동의를 얻었는지, 병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의료 기록을 무단 저장하지 않았는지, 다른 목적으로 활용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012년 1월 서울대병원과 100억원씩 투자해 합작회사(헬스커넥트)를 만들어 IT 융합 서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울대병원의 환자 기록을 무단으로 넘겨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 김양진 기자 ky0285@seoul.co.kr
  • 가짜주민증 찍어내 스마트폰 6000대 개통

    사회 취약계층의 개인정보로 위조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고가의 스마트폰 수천대를 개통한 뒤 해외에 팔아넘긴 일당 40여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불법 개통 스마트폰 6000여대, 통신사 피해 40억원, 구속 25명에 이르는 역대 최대 불법 휴대전화 개통 사건이다. 불법 유출된 개인정보로 너무도 쉽게 위조 주민증을 ‘벽돌’처럼 찍어 내 범죄에 활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김모(40)씨 등 25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소 중지 6명까지 모두 46명이 사법 처리됐다. 개인정보 판매상, 주민증 위조책, 휴대전화 개통책, 휴대전화 대리점, 장물업자 등이 결탁한 일당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점조직 형태로 범행을 저지르며 교묘하게 단속을 피해 왔다. 일당은 우선 이름·주민번호로 이뤄진 개인정보를 확보했다. 또 대리점의 휴대전화 개통 기록과 일일이 대조, 개통 사실이 없는 ‘무회선자’ 3000여명을 찾아내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대부분 지방 소재 병원이나 요양원·양로원 등에 있는 취약계층이었다. 첫 휴대전화 개통이라 피해자들이 개통 사실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을 노렸다. 중국에서 신분증 프린터기와 신분증 위조 프로그램 등을 들여온 위조책은 무회선자의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가짜 주민증을 찍어 내 장당 40만원씩 개통책에게 넘겼다. 홀로그램까지 입혀 언뜻 봐서는 위조 여부를 가려내기 어려웠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개통책들은 대리점과 짜고 80만~100만원의 최신 고가 스마트폰을 개통했다. 불법 확보한 주민증 사본 2000여장도 개통에 활용됐다. 이 과정에서 대리점은 통신사로부터 대당 20만~40만원의 개통 수수료까지 받아 챙겼다. 불법 개통된 스마트폰은 장물업자를 통해 대당 50만~60만원에 중국 등으로 팔려 나갔다. 1개당 20만원에 별도 판매된 유심칩은 대포폰에 꽂혀 소액결제 사기, 불법 스팸문자 발송, 보이스피싱 등에 이용됐다. 명의 도용자에게는 최대 1000만원이 넘는 ‘요금 폭탄’이 부과되기도 했다. 실제 징수되지는 않았지만 범행이 적발되기 전까지 납부 독촉을 받는 등 정신적 피해가 컸다. 일당은 신규 개통된 휴대전화가 3개월간 일정 통화량이 없어 대리점이 챙기는 개통 수수료가 환수되지 않도록 팔아넘긴 휴대전화 고유식별번호(IMEI)를 복제해 다른 단말기에 입력하는 등 계속 사용하는 것처럼 위장해 통신사를 속였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현실로 다가온 ‘마이너리티 리포트’] (6) 전문가 대담

    [현실로 다가온 ‘마이너리티 리포트’] (6) 전문가 대담

    서울신문은 ‘현실로 다가온 마이너리티 리포트’ 시리즈를 통해 미국과 영국, 한국의 범죄예측 기술의 현주소는 물론, 치안 확보와 사생활 보호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짚어봤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예측 시스템의 전망’을 주제로 한 전문가 좌담을 끝으로 시리즈를 마친다. 좌담은 임용환 경찰청 생활안전과 과장(총경), 이창훈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원장,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소속)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20일 본사에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범죄예측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부작용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영·미처럼 테러에 대한 트라우마가 없는 데다 수사당국 사찰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뿌리 깊은 피해의식을 가진 국내에서 사회적 합의 없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예측 시스템은 자칫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치안 당국이 사용하는 범죄 예측 기술은 무엇이고 기술 수준은 어디까지 왔나. -임용환 과장 2005년 범죄위험지수, 2009년 지오프로스(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지오프로스는 범죄 종류를 9개로 분류해 범죄 종류·특정 시간대별 ‘핫스폿’(범죄 위험이 높은 지역)을 예측해 등고선 지도로 나타낸다. -이창훈 교수 국내 범죄예측은 기술적으로 뒤지지 않지만, 학문적 연구·분석은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범죄 데이터를 수집할 때 단순한 사건 발생 장소, 시간 등만이 아닌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한다. 또 범죄 데이터를 이론적인 범죄 연구에 근거해 분석한다. →범죄예측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는 무엇이 있나. -이 교수 현재 경찰은 사건이 일어나면 킥스(KICS·형사사법정보 시스템) 원표에 정보를 기록한다. 하지만 피해·가해자의 생체 정보, 심리적 특징, 긴장을 촉발한 주체가 누구인지 등 범죄 분석에 사용될 만한 가치가 높은 데이터는 누락된다.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위험 요인은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 학교생활, 성장배경 등이라는 연구 결과가 이미 나와 있는데도 정작 범죄가 발생하면 해당 정보를 수집하지 못한다.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제한을 받고 있다. →치안 확보와 사생활 보호, 두 가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려면. -이 교수 범죄예방에 개인정보를 활용하려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전과자의 재범을 방지하는 ‘특별 예방’엔 법적 근거가 있다. 재범률이 60% 이상이라 범죄예측의 필요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반인 대상 범죄 예방이다.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현재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낮은 상태다. 미국처럼 9·11테러 사태가 터지지 않는 이상 개인정보를 범죄 예방 기술에 적용시키고, 그 결과를 수사에 활용한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신뢰를 쌓으려는 노력이 출발점이다. 데이터를 ‘치안확보’에만 활용할 것이라는 두터운 믿음이 형성돼야 정보 공개가 가능하다. 추후 전문가들의 연구를 발판으로 범죄예측 기술이 활용돼야 한다. 현재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범죄 빅데이터 활용 분야에 뛰어들지 않는다. 데이터가 공개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임종인 원장 치안 확보를 위해 프라이버시 침해를 감수하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다 한들 사회적 합의가 없으면 반쪽에 불과하다. 현재 전국의 지자체에서 폐쇄회로(CC)TV를 수백대씩 운영한다. 시중에 판매 중인 지능형 CCTV를 활용하면 치안 확보에도 유용하다. 하지만 프라이버시 문제 탓에 경찰은 CCTV를 광범위하게 활용하지 못한다. 수사기관은 물론, 정부에서 치안 확보라는 공익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사법기관에서 영장을 발부해 국가보안법 사건 수사에 필요한 개인의 전화 송수신 내역을 확인해도 엄청난 비판이 잇따른다. 또 미아 찾기에 효과적인 미취학 아동의 지문 채취 작업 역시 국민과 소통 없이 진행돼 논란이 일었다. 치안 확보를 위해 개인정보를 활용하려면 실제 사례를 통한 소통과 설득이 먼저다. -한규섭 교수 미국은 9·11 이전과 이후로 국민 여론이 갈린다. ‘애국법’(테러대책법)이 나온 것도 범죄 예방을 위해 일정 부분 사생활 침해를 감수하겠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었다. 우리는 그런 계기가 없었고,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치안당국이 데이터를 활용해 범죄 예측을 할 때 고충이 클 것이다. 성폭력범의 전자발찌 착용은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한국은 과거 독재 정권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국가에 대한 신뢰가 미국 등 다른 나라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영국 등 일부 국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감시해 범죄 가능성을 예측한다. 빅데이터 활용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한 교수 기술적으로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빅데이터 자체가 개인정보보호법에 묶여 산업적으로 정체 상태다. 극악한 성범죄를 빼놓고는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 범죄 분야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빅데이터 활용은 실제 가능한 기술력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만약 카드사가 고객의 소비 패턴과 경찰의 범죄 예측 데이터를 연동시켜 범죄 위험을 알려준다면,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느끼는 고객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 교수 우범지대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범죄 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정인의 카드 사용 패턴만 분석해도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범죄학 전문가들은 빅데이터에 목말라 있다. 그러나 학자들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민간 기업은 거의 없다. 결국 ‘치안 확보’라는 공익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하는데, 인식이 부족하다. →어떤 정보까지 공개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은 있나. -임 과장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이 제한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킥스만 해도 수사 목적 외에는 활용이 철저하게 금지돼 있다. 현재 범죄 안전 지도를 제작하는 행정자치부에 범죄 빅데이터를 제공할 때도 원자료는 공개되지 않는다. 지도에도 주소는 전혀 표시되지 않고 공원, 도로 등만 표시한다. -임 원장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빅데이터 사업 확대 추세에 맞춰 개인정보 활용과 관련해 빅데이터 가이드라인을 만들려고 했는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반대하고 나섰다. 법적으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금지된 상황에서 새로운 법 제정이라면 모를까 가이드라인은 유효하지 않다. 지난달 전 세계 개인 정보 책임자 회의가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열렸다. 결의안의 핵심은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할수록 데이터를 암호화, 익명화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교수 한국이 빅데이터 강국으로 가려면 ‘트레이드 오프’(어느 것을 얻으려면 다른 것을 희생해야 하는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현재 빅데이터가 엄청나게 축적되고 있지만 사용하지 못한다. 공익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만들어 국민에게 확인시켜 주면 활용 범위가 한층 넓어질 수 있다. →범죄 예측 기술을 도입할 때 우리나라에서 특히 어떤 점이 고려돼야 하나. -이 교수 ‘핫스폿’만 예를 들어도 미국은 특정 지점이 딱 떨어지게 표시된다. 그러나 국내에는 거의 모든 동네가 핫스폿으로 나온다. 워낙 땅덩이가 넓은 미국은 산간 지역 등에서 범죄가 자주 발생한다. 또 나라별로 자주 발생하는 범죄 유형도 다르다. 미국은 마약 범죄나 총기 살인 등이 많다. 우리나라는 경찰 범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살인의 60%가 술 취한 사람끼리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일어난다. -한 교수 미국은 길이 블록 단위로 돼 있다. 그래서 마약, 총기, 성매매 등 특정 장소에 따른 범죄 유형 데이터가 잘 축적된다. 하지만 한국은 일반 주택가에서의 범죄 데이터는 ‘0’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성매매도 유흥업소 등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불법으로 이뤄진다. 한국 상황에 맞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임 과장 우리나라 특유의 음주문화 영향으로 밤 시간대에 술 취한 사람들이 많다. 강력 사건보다 주취 폭행이 두드러진다. 반면 밤늦은 시간까지 거리에 사람들이 많아서 위험이 덜하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범죄 순찰이 범죄 억제 효과가 있는지를 한남대 박정연 교수팀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려 했지만 어그러졌다. 학술적인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우리나라의 특징이 잘 반영될 것 같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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