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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맑던 김광석, 신인 송강호… 그 시절 그때 우리와 만나다

    해맑던 김광석, 신인 송강호… 그 시절 그때 우리와 만나다

    “유명한 사진작가도 아닌데 개인전을 열어도 되나 싶었습니다. 남한테 보여 주려고 찍은 것도 아니고, 단지 내가 좋아서 찍은 사진들이니까요. 지난 세월을 사진으로 다시 들여다보니 공간은 그대로인데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참 많이 변했구나 느낍니다.”서울 종로구 청운동 류가헌갤러리에서 첫 개인전 ‘학림다방 30년-젊은 날의 초상’을 열고 있는 이충열(65) 학림다방 대표는 혼자만 간직하던 비밀을 세상에 내놓은 아이처럼 쑥스러워했다. 1956년 대학로 119번지에 문을 연 뒤 한자리에서 60년 넘게 영업 중인 학림다방은 대학로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명소다. 서울대가 대학로에 있던 시절엔 젊은 지식인들의 토론장이었고, 1975년 관악으로 옮겨 간 이후로는 음악, 미술, 연극, 문학계 인사들이 밤낮으로 교류하는 아지트로 사랑받았다. 이 대표는 1987년부터 네 번째 주인으로 학림다방을 운영해 온 터줏대감이다. 1983년 지하철 공사로 건물이 새로 지어진 뒤 레스토랑으로 바뀌어 단골들의 발길이 끊기자 주변 권유로 인수하게 됐다. 나무 테이블, 천 소파, 레코드판과 DJ박스 등 1970년대 풍경을 되살린 인테리어는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클래식 음악과 커피, 예술의 향기가 어우러진 이곳을 서울시는 다음 세대에 전달할 가치가 있는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이 대표가 1980~1990년대 연우무대와 학전 등 대학로 극단들의 포스터와 보도자료용 사진을 공짜로 찍어 준 사실은 익히 알려졌지만 다방을 즐겨 찾던 단골 문화예술인들의 사진과 창밖 거리 풍경을 꾸준히 촬영해 왔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74년 YMCA 사진학원 1기 수강생으로 사진을 처음 배웠고, 군대에서 운 좋게 사진병으로 근무했다”는 그는 학림다방 운영 초기에 고가의 라이카 카메라를 중고로 산 뒤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30년간 찍은 사진의 규모는 500롤, 1만 5000여장. 그는 “공연 사진을 찍고 남은 필름이 아까워 인물과 주변 풍경들에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며 “다방 안에 있는 인물을 찍을 땐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다방 한쪽에 암실을 차려 직접 인화 작업을 했기 때문에 전부 흑백사진이다. 이번 사진전은 그 방대한 기록의 편린을 ‘젊은 날의 초상’, ‘창문 너머로 흐른 시절들’, ‘학림다방’ 등 세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전시했다. ‘젊은 날의 초상’에선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 배우 송강호·황정민·설경구의 풋풋했던 신인 시절을 만날 수 있다. ‘창문 너머로 흐른 시절들’은 학림다방 안에서 창밖으로 바라본 거리 풍경들이다. 민주화 시위가 격렬했던 1980~1990년대와 월드컵 응원 열기로 달아오른 2002년 대학로 풍경의 대비가 굴곡 많았던 한국 현대사의 일단을 보여 주는 듯하다. ‘학림다방’은 학림다방에 머물렀던 사람과 공간 자체에 대한 기록이다. 문인 이덕희, 정치인 백기완, 시인 김지하, 철학자 윤구병 등 문화예술인들과 이름 모를 단골손님들의 모습이 담겼다. “‘학림 세대’들은 대부분 60대 후반이고, 돌아가신 분도 많아요. 요즘 학림다방은 인증샷을 찍으려는 젊은이들이 주로 찾기 때문에 오랜 단골손님들이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세상이 변하는 것도 어쩔 수 없겠지요.” 이 대표는 지난해 디지털카메라를 처음으로 구입했다. 시력이 나빠져 라이카 카메라로 초점을 맞추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바뀌었지만 그가 렌즈에 담을 사람과 세상 풍경은 아마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전시는 오는 9일까지.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긴 인생길… 속도 줄이면 보이는 것들

    긴 인생길… 속도 줄이면 보이는 것들

    알록달록 굽은 길과 너른 땅이 펼쳐진 풍경 한켠에 생뚱맞게도 도로 반사경이 자리했다. 속도를 줄이라는 ‘SLOW’(슬로) 표시가 선명하다. 낯설고 이질적인데, 왠지 눈길이 자꾸 간다. 서울 삼청로 학고재에서 전시 중인 한국화가 김선두(62)의 ‘느린 풍경’ 연작들이다. 김선두는 바탕 작업 없이 색을 중첩해 우려내는 ‘장지화’로 잘 알려져 있다. 장지 위에 분채를 수십 차례 반복적으로 쌓아올려 깊은 색을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수묵채색화의 지평을 넓혔다. 이번 개인전은 현대회화로서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꾸준한 실험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얻은 통찰을 주제로 담아낸 1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느린 풍경’ 연작은 어느 비 오는 여름날 꽉 막힌 서울 시내 도로 차 안에 있다 불현듯 떠오른 깨달음에서 비롯됐다. “차가 움직이지 못하니 평소 안 보이던 간판들이 보였다. 속도를 줄여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 경험이 새롭게 다가왔다. 나도 한때 유명화가가 되겠다는 욕심에 앞만 보고 달리느라 바쁘게 살아왔지만 이게 ‘잘 사는 삶일까’ 회의가 들었다. 내 삶의 속도를 줄이면 인간미 있고, 여유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반사경은 지나온 길을 비춰 주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혀 준다는 점에서 도로 위에서뿐 아니라 우리의 긴 인생길 굽이굽이에 세워 둬야 할 안전판인 셈이다. ‘별을 보여드립니다’ 연작은 현상 너머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드러난 작품이다. 붉고, 푸르고, 검은 배경에 낮별이 촘촘히 박힌 그림들은, 환경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별이 사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는 당연한 진리를 새삼스럽게 일깨운다. 그런가 하면 양쪽으로 펼쳐서 말린 도미의 형태를 그린 ‘마른 도미’는 양극화 사회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작년에 해남 시장에 가서 본 마른 도미가 마치 괴물 같았다”는 그는 한쪽 눈은 붉은색, 다른 눈은 파란색으로 칠해 극단적인 대립을 형상화했다. 자신의 20대 시절을 회상하며 그린 자화상 ‘행-아름다운 시절’은 도도한 시간의 흐름 안에서 한낱 먼지와 같은 인생의 덧없음을 드러냈다.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김선두는 중앙대 한국화과와 동 대학원을 나와 현재 중앙대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표지를 그렸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에서 오원 장승업의 그림 대역을 맡아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미스터트롯’ 정동원·홍잠언, 눈물범벅 오열 ‘팀 미션 결과는?’

    ‘미스터트롯’ 정동원·홍잠언, 눈물범벅 오열 ‘팀 미션 결과는?’

    ‘미스터트롯’ 화제의 유소년부가 눈물의 반전 무대를 선보인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은 지난 16일 방송된 3회 분에서 순간 최고 시청률 19.9%, 전국 시청률 17.7%(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23일 방송되는 ‘미스터트롯’ 4회에서는 본격적으로 본선 1라운드 팀 미션이 펼쳐지며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 3회 신동부와 현역부 A-B조가 각기 다른 매력의 무대를 펼치며 엇갈린 희비를 맛 본 가운데, 어른들 못지않은 출중한 실력에 깜찍함까지 겸비해 시청자들의 심쿵을 유발했던 유소년부와 칼군무와 퍼포먼스에 특화된 아이돌부-직장부 B조 등의 무대가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특히 유소년부는 ‘미스터트롯’ 4회 예고편을 통해 참가자 전원이 눈물범벅이 된 채 오열하는 장면이 공개돼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상황이다. 팀 미션 당일, 무대 뒤편에서 “개인전 때 보다 더 떨린다”며 긴장감을 역력히 드러낸 네 사람은 MC 김성주의 입에서 팀 이름이 호명되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등장했고, 하얀색 수트를 갖춰 입고 중절모에 지팡이를 맞춰 든 이들의 깜찍한 자태에 마스터들은 너나없이 일어서서 뜨거운 환호와 함께 맞이했다. 곧이어 전주가 흐르자 유소년부 특유의 깜찍함과 천재성이 돋보이는 신명나는 무대가 펼쳐졌다. 마스터들 역시 무대를 지켜보는 내내 입가에 엄마 미소를 드리운 채 박수를 치며 호응을 쏟아냈던 바 있다. 천재소년 4인방이 뭉친 유소년부 멤버들이 또 한 번의 올하트 신화를 기록할 수 있을지, 이들이 쏟은 눈물의 이유는 무엇일지 본 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제작진은 “‘미스터트롯’ 4회 분은 상상 그 이상의 반전에 반전이 연속한 회차가 될 것”이라는 말로 궁금증을 돋우며 “기성 가수 못지않은 출중한 실력으로 세간을 놀라게 했던 유소년부 멤버들이 똘똘 뭉쳐 탄생시킨 팀 미션 무대를 꼭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TV조선 ‘미스터트롯’은 23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노란 웃음, 핑크빛 사랑… 키스미클로스 첫 한국 개인전

    노란 웃음, 핑크빛 사랑… 키스미클로스 첫 한국 개인전

    감정 표현 이모지에 알파벳 조합한 이모그램 창안관객 소통·경계 허물기 중시하는 헝가리 디자이너찡그리거나 무표정한 얼굴보다 미소 띤 얼굴을 대할 때 기분이 좋아지는 건 인지상정. 지금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에 가면 1000개의 웃는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노란색 둥근 원 안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웃거나 한쪽 눈을 찡긋하며 미소짓는 즐거운 표정들. 그런데 가만. 눈과 눈썹, 입 모양이 모두 영어 알파벳이다. 헝가리 디자이너 겸 조형 예술가 키스미클로스(39)가 디지털상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그림문자인 ‘이모지’(emoji)에 특정 단어의 알파벳 철자를 조합해 그 단어가 주는 느낌을 형상화한 ‘이모그램’(emogram)을 고안한 건 2015년이다. 그해 옥스포드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이모지’를 선정한데서 착안했고, 1963년 미국 광고디자이너 하비 볼이 합병으로 사기가 떨어진 보험회사 직원들을 위해 만든 ‘스마일리 캐릭터’를 접목시켰다. 이 때문에 키스미클로스의 이모그램은 매우 친숙하게 다가온다.지난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초청돼 큰 호응을 얻은 키스미클로미의 한국 첫 개인전 ‘이모그램 위드 러브’가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개관 1주년 특별전으로 열리고 있다. ‘나이스’ ‘러브’ ‘럭키’ 등 긍정적인 7개의 감정 이모그램이 새겨진 노란 고무공 1000개로 채워진 ‘볼.룸(Ball.Room)’과 130㎝ 가량의 막대 600개를 핑크빛 천으로 감싸 관객이 사랑의 촉감을 느끼도록 한 ‘러브 필드’ 등의 작품이 설치됐다. 고무공이 가득한 방 안에서 관객들은 마음에 드는 표정을 골라 사진을 찍거나 공을 주고받으며 감정을 교류할 수 있다.건축, 디자인, 순수미술, 인테리어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키스미클로미의 작업 키워드는 소통과 경계 허물기다. 디지털 세상에서 통용되는 이모지, 이모티콘을 현실 세계로 끄집어내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이모그램으로 구현했듯, 인테리어와 상업광고 작업을 할 때 철학적인 접근을 통해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애쓴다. 그는 “현대 디자인은 한 영역에 머물지 않고, 융복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2월 23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짧은 연휴 채울 스포츠 이벤트…이 경기는 꼭! 국내외 빅매치

    짧은 연휴 채울 스포츠 이벤트…이 경기는 꼭! 국내외 빅매치

    국내외에서 열리는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들이 짧은 설 연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씨름 인기 지금만 같아라… 설날장사대회 민속씨름이 유튜브 등을 통해 인기를 되찾아 가는 가운데 2020 설날장사씨름대회가 지난 22일부터 엿새 일정으로 충남 홍성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스포츠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씨름의 희열’에서 화제를 모았던 장사들이 총출동한다. 23일 태백장사(80㎏ 이하) 결정전이 펼쳐진 데 이어 24일 금강장사(90㎏ 이하), 25일 한라장사(105㎏ 이하) 결정전이 열린다. 26일에는 백두장사(140㎏ 이하) 결정전이 개최된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여자부 개인전 및 단체전 결승이 이어진다. KBS에서 중계할 예정이다.●겨울 코트는 더 뜨겁다… 삼성·SK 서울 라이벌전 프로농구는 평소와 다름없이 코트를 달군다. 24~27일 모두 10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2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 삼성과 서울 SK의 서울 라이벌전이 주목된다. SK는 27일엔 홈에서 KGC와 선두권 맞대결을 갖는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4일과 26일 부산 KT와 창원 LG를 차례차례 안방으로 불러들여 낙동강 더비를 펼친다.여자프로농구는 24일 인천 신한은행과 부산 BNK 경기를 끝으로 3주간 휴식기에 들어간다. 다음달 6~9일 중국 포산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을 겨냥해 대표팀이 소집되기 때문이다. 박혜진 김정은(이상 아산 우리은행), 박지수 강아정 김민정(이상 청주 KB), 신지현 강이슬(이상 부천 KEB하나은행) 등이 12년 만의 한국 여자농구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린다.●女배구 27일 ‘쌍둥이 매치’… 이재영 부상이 변수 2019~20 V리그 남녀부 배구도 연휴 없이 경기가 진행된다. 24일 남자부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의 경기를 시작으로 평소 경기가 없는 월요일(27일)에도 남자부 대한항공-OK저축은행의 경기와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가 열린다. 지난 1라운드 대결에선 흥국생명이 3-0으로 압도했지만 2·3라운드 모두 현대건설이 이겼다. 그러나 모두 풀세트 접전을 치렀을 만큼 경기가 치열했다. 국가대표 쌍둥이 이재영(흥국생명)과 이다영(현대건설)의 27일 맞대결이 하이라이트. 하지만 최근 언니 이재영이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 변수다. 팀 관계자는 “당장 경기에 투입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손흥민·이강인 시원한 ‘골 세배’ 터뜨릴까 나라 밖의 굵직한 경기도 연휴를 뜨겁게 달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25일 밤 12시 사우샘프턴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전을 치른다. 출장 정지 징계에서 돌아온 이후 부진한 플레이를 보였던 손흥민이 설 세배로 시원한 골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토트넘도 62강전에서 2부 리그팀 미들즈브러와 재경기를 치르는 등 힘들게 32강전에 오른 만큼 손흥민의 활약이 크게 필요한 상황이다.부상에서 복귀한 이강인의 소속팀 발렌시아도 같은 시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팀 FC바르셀로나와 정규리그 경기에서 격돌한다. ‘슛돌이’ 이강인과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함께 그라운드를 내달리며 대결을 펼치게 될지 주목된다. ●탁구대표팀 세대교체… 9회 연속 올림픽行 도전 도쿄올림픽 본선행에 도전하는 10명의 한국 남녀탁구대표팀은 지난 22일부터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열리는 세계예선(단체전)에 출전하고 있다. 탁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대회 이후 한국 탁구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8차례 올림픽 본선에 올랐다. 이 기간 한국이 따낸 메달 수는 모두 18개로 중국(53개)에 이어 2위다.26일까지 펼쳐지는 세계 예선은 최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기존 양하은-전지희-서효원의 ‘트로이카 체제’를 허물고 새 틀을 짠 최효주·이시온·이은혜 등 새 여자대표팀의 데뷔전이기도 하다. 특히 추천 선수로 선발돼 지난해 역대 최연소에 이어 두 번째로 태극마크를 단 ‘탁구신동’ 신유빈(16·청명중)의 활약도 기대된다. ●산불에도 호주오픈 막 올라… 정현은 건염에 포기 남반구 호주에서는 역대 최악의 산불에도 불구하고 남녀 프로테니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이 지난 20일 막을 올렸다. 1968년 오픈시대 이후 남자부 최다 우승자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의 대회 2연패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세리나 윌리엄스의 24번째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여부도 걸려 있다.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우승해 한국 여자선수로는 12년 만에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한나래(28)는 지난 20일 여자단식 1회전에서 탈락했다. 권순우(23)도 남자단식 1회전에서 탈락했다. 정현(24)은 손바닥 건염으로 일찌감치 예선을 포기했다. 체육부 종합
  • 먹 번진 듯 詩 읊조린 듯… 자연의 끝자락 한 컷

    먹 번진 듯 詩 읊조린 듯… 자연의 끝자락 한 컷

    먹이 번진 듯 흐릿한 외곽, 꿈인 듯 아스라한 자태. 분명 이 땅에 존재하는 풍광을 찍은 사진인데도 마치 상상 속 그림을 대하는 느낌이다. 흑백으로 인화된 사진들은 수묵화라고 해도 깜빡 믿을 정도다. 디지털 프린트의 선명함과 매끈함 대신 입체적인 질감이 도드라지다 보니 손을 뻗어 만져 보고 싶은 충동마저 인다. 한지에 사진을 인화하는 아날로그 프린트 작업으로 잘 알려진 재미 사진작가 이정진(59)의 개인전 ‘보이스’(VOICE)가 서울 삼청로 PKM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2018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순회 회고전 ‘에코-바람으로부터’를 연 지 2년 만이다. 미국 중남부 사막과 캐나다의 광활한 대자연에서 촬영한 신작 ‘보이스’ 시리즈와 2016년 작업한 ‘오프닝’ 시리즈 가운데 25점이 나왔다.●경이로운 풍광보다 나의 존재감 느낄 수 있는 장소에 끌려 이번 전시에선 감광유제를 바른 한지에 인화하는 기존 아날로그 작업과 더불어 최근 변화를 시도한 디지털 작업을 동시에 선보인다. 한지에 인화한 뒤 이를 스캔해 디지털로 다시 출력하는 방식이다. ‘오프닝’은 아날로그 프린트, ‘보이스’는 디지털 프린트인데 질감 차이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는 “한지에 작업하는 작가로 불렸지만 필요에 따라 선택한 것일 뿐 그 방식을 고집한 것은 아니다. 아날로그 작업을 충분히 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이정진의 작품은 고요하면서도, 격정적이다. 가만히 들여다볼수록 그 풍경 안의 공기와 바람, 햇빛이 몸으로 느껴지는 기이한 경험을 한다. 그의 사진 작업을 두고 ‘명상적’이라고 평하는 까닭도 그 때문이리라. 신작 제목 ‘보이스’는 “자연에 투영된 작가 내면의 목소리이자 자연이 작가에게 던져 주는 메아리”를 뜻한다. 대자연을 피사체로 삼지만 관광객이 많이 찾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풍광에는 애초 관심이 없었다. 작가는 “자연과 대면했을 때 나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장소에 끌렸다”면서 “그러다 보니 자연의 끝자락 같은 사막에서 주로 촬영하게 됐다”고 말했다.●일부 통해 전체 통찰하게 하는 ‘열림’ 의미 담아 세로 프레임 ‘오프닝’ 시리즈는 일반적인 파노라마 풍경 사진과 달리 세로형 화면 구성이 특징이다. “자연의 일부분을 통해 전체를 통찰하게 하는 ‘열림’의 의미에서 위아래로 긴 프레임을 선택했다”고 한다. “내 작업을 문학에 비유하자면 시에 가깝다”는 작가는 찰나의 직감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답사를 아무리 많이 다녀도 대상이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 들기 전에는 결코 카메라를 들지 않는다. 대신 찍어야겠다는 직감이 들면 머뭇거리지 않고 신속하게 촬영을 끝낸다. “한 번에 열 컷 이상 찍지 않는다.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니 현장에서 어떻게 찍혔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별로 궁금하지 않다. 자연과 내가 교감을 이룬 상태에서 촬영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고, 결과물이 어떨지는 그다음의 일이다.” ●서울 삼청로 PKM갤러리에서 3월 5일까지 전시 홍익대에서 공예를 전공한 이정진은 잡지 ‘뿌리깊은 나무’에서 사진기자를 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 대학원에서 사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1990년대 초기 현대 사진 거장인 로버트 프랭크의 제자이자 조수로 활동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휘트니미술관, 워싱턴 내셔널갤러리, 호주 국립미술관, 프랑스 파리 국립현대미술기금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는 3월 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작품 불태운 201㎝의 ‘거인’ 화가 존 발데사리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작품 불태운 201㎝의 ‘거인’ 화가 존 발데사리

    글자 그대로 ‘재미있는(hilarious)’ 사람이었다. 키가 201㎝나 됐던 미국 화가 겸 미술교육가 존 발데사리 얘기다. 1970년 여름 어느날, 그는 20년 가까이 그려온 수천 점의 작품들을 돌아봤다. 20대였던 1950년대에 그린 작품들은 전통에 얽매어 있었고, 자신이 어떤 예술가인지 알아보는 과정에 그려낸 습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그림을 모두 불태우고 새롭게 자신의 길을 걷자고 결심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근처로 가져가 모두 태웠다. 재들은 책 모양 크기의 상자 10개에 담아 서가에 꽂아두는 한편, 몇 개로는 다른 재들과 섞어 쿠키 반죽을 만드는 데 넣었다. 구워진 쿠키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전시했다. 발데사리는 몇년 뒤 인터뷰를 통해 “창의적이려면 때로는 아주 파괴적이어야 한다”며 “불사조가 재 속에서 날아오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낡은 예술 작품에 집착하는 것은 죽음을 선고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일년 뒤에는 세상에 “더 이상 지루한 예술을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괴팍한 화가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여든여덟을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 약속을 지켰다고 영국 BBC가 12일 뒤늦게 보도했다. 유수 통신사들은 지난 7일 그의 별세를 알렸는데 BBC가 닷새나 뒤늦게 부음을 전했다. 고인은 1931년 6월 17일 멕시코 국경 도시 티후아나에서 가까운 캘리포니아주 내셔널 시티에서 태어났다. 샌디에이고에서 예술과 예술교육을 전공한 뒤 중학교, 커뮤니티 칼리지,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교편을 차례로 잡았다. 여름에는 지방 관청이 운영하던 청소년 범죄자 교실에서 그림을 가르쳤다. 1970년 그림들을 태우기 전부터 실험은 시작됐다. 문자 만으로 작품을 꾸미거나 문자와 이미지를 결합해 꾸몄다. 일부러 캔버스에다 사진을 프린트해놓고 “잘못(WRONG)”이라고 적기도 했다. 아래 ‘팔고 싶은 예술가를 위한 조언들’을 보면 현대 상업 예술을 마음껏 조롱하기도 했다.그는 명문 예술학교 칼아츠,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등 예술 교육가로 이름을 날렸다. 사진과 그림, 문자, 인식 가능한 물체나 인체 기관의 모습 등을 독특한 방법으로 결합해 새로운 멀티미디어 작품으로 빚어냈다. 몇몇 비평가는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개념(컨셉트) 미술가임에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에 그로부터 국가 예술 훈장을 받았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개막 직전에는 평생 업적 부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국내에선 그의 작품 20여점을 소개한 개인전이 2015년 서울 PKM 갤러리에서 열린 적이 있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등에 소장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큐레이터 케이트 폴레는 BBC 인터뷰를 통해 “그는 예술가 직업에 매우 진지했다. 하지만 예술 자체, 예술계를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았다. 그는 어떤 게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사람들에겐 ‘그저 가서 봐요. 좋아하지 않는 건 상관 없어요, 그냥 가서 봐요, 결국은 뭔가를 당신을 다독일 거랍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았다. 1970년대 칼아츠 학생이었으며 나중에 친구가 된 데이비드 살레는 키가 컸다는 사실 때문에라도 “예술계에서 가장 크고 진지한 작가란 특장”을 안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살레는 생전의 고인이 “여러분이 즐기기 전에 뭔가를 아는 것을 요구하도록 작업하지 않았다. 그는 낱말들과 이미지들을 섞었지만 여러분이 굳이 퍼즐의 밑바닥을 알아내려고 열심히 굴 필요가 없게 했다. 그는 여러분을 시험하려 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을 통해 예술의 즐거움을 알리는 것이 발데사리의 열정이었으며 그의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갤러리스트 마리안 굿먼은 BBC 인터뷰를 통해 “그는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안겼다. 그는 학생들이 유명한 화가가 되는 데 정말로 도움이 됐다. 사람들은 그와 함께 하면 공부에 몰두했고, 그가 가르치는 모든 것이 그들의 피와 살이 됐다”고 했다. 2009년 말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었을 때도 그는 자신이 예술 경력의 가을에 들어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년 뒤에도 그는 완전히 다른 컬렉션을 선보이려 시도했고, 그 결과물이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개러지 현대 미술관 전시로 이어졌다. 살레는 “몇십 년 전만 해도 콜렉터들은 아마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그의 컨셉트 예술 작품을 구매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발데사리의 작품을 사보겠다며 줄을 서고 있다. 존의 반골 기질에도, 어쩌면 그 기질 때문에 그의 작품은 확고한 진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에이스 최민정 부활… 첫날 500m·1500m 싹쓸이

    남자 황대헌도 500m·1500m 우승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최민정(22·성남시청)이 새해 첫 국제대회인 제1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4대륙 선수권대회 첫날 두 차례 금빛 질주를 하며 그간 부진을 털어냈다. 최민정은 1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41초270 기록으로 우승했다. 레이스 초반 체력을 아끼던 최민정은 네 바퀴를 남기고 폭발적인 아웃코스 질주를 선보이며 선두로 치고 올라가 결승선을 통과했다. 레이스 내내 선두에서 경기를 주도했던 서휘민(18·평촌고)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이어 열린 여자 500m에서도 43초68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최민정은 스타트를 늦게 끊어 레이스 내내 결승 출전 선수 4명 중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으나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 놓고 역시 전매특허인 아웃코스로 질주를 벌인 끝에 앞선 세 선수를 모두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2019~20시즌 초반 부상과 체력 저하로 ISU 월드컵 개인전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 대회 첫날 역주하며 부활을 알렸다. 최민정은 13일 여자 1000m와 3000m 슈퍼파이널, 3000m 계주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최민정은 소속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올 시즌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많은 교민이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을 받았다”면서 “70% 정도 경기력을 회복한 것 같다”고 전했다. 남자부에서도 황대헌(21·한국체대)이 남자 1500m를 2분21초140으로, 남자 500m를 40초695의 기록으로 우승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최민정, 쇼트트랙 4대륙대회 첫날 금메달 2개 ‘환상 레이스’

    최민정, 쇼트트랙 4대륙대회 첫날 금메달 2개 ‘환상 레이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22·성남시청)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첫 날부터 금메달 2개를 획득했다. 최민정은 1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개인 첫 종목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41초270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레이스 초반 중위권에서 체력을 아끼다 4바퀴를 남기고 특유의 폭발력을 과시하며 단숨에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이후 선두 자리를 단 한 번도 빼앗기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레이스 내내 맨 앞에서 경기를 주도했던 서휘민(평촌고)은 은메달을 차지했다. 최민정은 이어 열린 여자 500m에서도 43초68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타트가 늦어 마지막 바퀴까지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마지막 바퀴에서 바깥 쪽으로 치고나가 폭발적인 스피드로 3명의 선수를 모두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올 시즌 힘든 시간을 보냈다. ISU 월드컵 개인전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처음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13일 여자 1,000m와 계주 종목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남자부에서도 황대헌(21·한국체대)이 금메달 2개를 차지했다. 황대헌은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21초140으로 1위에 올랐다. 함께 결승에 올랐던 박지원(24·성남시청)과 김다겸(23·연세대)은 실격됐다. 황대헌은 이어 열린 남자 500m에서도 40초695로 금빛 질주를 이어갔다. 같은 종목에서 김다겸은 40초923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삼총사 의기투합… 목공소 옆 갤러리 열다

    삼총사 의기투합… 목공소 옆 갤러리 열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사거리 인근에 있는 ‘목공거리’는 1960년대부터 문짝과 가구를 만드는 목공소가 하나둘 생겨 한때 40여곳에 이를 정도로 번성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재개발 사업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단 두 곳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철거를 앞두고 빈 가게들이 폐허처럼 방치된 이 황량한 거리에 난데없이 갤러리가 들어섰다. 지난해 12월 중순 문을 연 ‘갤러리 유진목공소’다. 목공거리를 지키는 두 곳 중 한 곳인 유진목공소는 청와대 상춘재의 전통 문창살 99짝 교체를 담당했던 전통 창호 전문 목공소다. 55년 경력의 윤대오 사장과 아들 종현씨가 운영한다. 갤러리는 유진목공소와 붙어 있다. 원래는 10여년간 독학으로 회화 작업을 해 온 종현씨가 보일러 설비업체가 있던 이웃 가게를 빌려 작업실 겸 개인 전시장으로 사용하던 공간이었다. 설비업체가 빠져나간 어지러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이 어쩌다 갤러리가 됐을까. 갤러리 유진목공소는 공동 대표 체제다. 목수 윤종현(37), 미술평론가 반이정(50), 중학교 과학교사 이민재(53) 등 분야가 다른 세 사람이 같이 운영한다. 대학원에서 미술이론을 공부한 이민재와 미술비평이 본업인 반이정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지만 윤종현과는 1년 반 전에 처음 인연이 닿았다. “제 블로그에 자주 방문하던 종현씨가 어느 날 장문의 메일을 보냈어요. 본인 작업에 대한 멘토링을 받고 싶다고. 이후 가끔 만나서 전시회에 동행하고, 창작 관련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분을 쌓게 됐어요.”(반이정) “그림에 대한 열망만 가득했지 늘 혼자 작업해서 외로웠어요. 반이정 선생님을 알게 된 뒤 다른 작가들과 소통하고, 전시장에 함께 가서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윤종현) 반이정은 지난해 목공소 옆 작업실을 처음 방문하고선 울퉁불퉁한 벽면과 조명이 뜯겨진 천장이 그대로 노출된 독특한 공간에 반해 갤러리 설립을 제안했다. 전시기획자로도 활동하는 그는 “과거 전성기를 누렸으나 어느 순간 잊혀진 중견 작가나 주목받을 만한 실력을 갖추고도 조명받지 못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로까지 연계하는 상업 화랑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민재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갤러리의 필요성을 고민했다. “이 거리가 재개발 때문에 사라진다는 게 너무 아쉬웠고, 문화인프라가 부족한 이 지역 주민들이 가까이서 즐길 만한 문화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미술이 돈 많고 여유 있는 사람만 향유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갤러리 유진목공소는 개관전으로 윤종현의 첫 개인전 ‘그녀에게’(1월 25일까지)를 열고 있다. 회화, 드로잉, 목조각, 사진 콜라주 등 40여점이 전시됐다. 미술 전공은커녕 동네 화실조차 제대로 다녀본 적 없는 윤종현이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실연의 상처였다. 2010년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그녀를 잊지 않기 위해 마음가는 대로 캔버스에 붓칠을 했다. 그가 지금까지 그린 회화 대부분이 ‘그녀’의 얼굴이다.아버지 곁에서 목수로 일한 지 10년이 됐지만 그 전까지 윤종현은 굴곡 많은 청춘을 보냈다. 영화감독이 하고 싶어 10대 후반 고교를 자퇴하고 무작정 충무로로 뛰어들었다. 영화 조명팀에서 5년을 일한 뒤엔 수행자의 뜻을 품고 해인사와 불국사에서 1년 반을 지냈다. 절을 나오고서도 수년간 방황은 거듭됐다. 그 사이 만성조울증으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네 차례 입원하기도 했다. 윤종현은 회화 작업에 더해 아버지에게서 익힌 목공 기술이 반영된 입체 작품 제작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나온 목조각 2점은 반이정과 아이디어를 상담하고 공유한 결과물이다. 그는 “이왕이면 아버지가 평생 해오신 전통 창호를 응용한 작품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독재의 상처 어루만진 임흥순

    독재의 상처 어루만진 임흥순

    약자들에 주목한 작가이자 영화감독 광주·부에노스아이레스 ‘민간인 학살’ 두 도시의 공통된 아픔 불러내 위로전시장에 들어서면 분수대 같은 원형 구조물 위에 흰 이불을 뒤집어쓴 사람 크기의 형상이 서 있다. 입구에선 뒷모습만 보이는데, 언뜻 어릴 때 하던 유령 놀이를 연상시킨다. 반 바퀴 돌아 앞에서 보면 긴 빗자루 두 개가 엇갈려 세워져 있다. 그 주위를 빙 둘러서 모양과 색깔, 재질이 제각각인 돌멩이 20여개가 가지런히 놓였다. 광주 옛 505보안부대 터에서 주운 돌 조각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공동묘지에 있던 건물 잔해 등이다.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임흥순 작가의 개인전 ‘고스트 가이드’는 군부 독재 아래 집단학살을 경험한 1980년대 광주와 1970년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아픈 흔적들을 수십 년 시공간을 건너뛰어 한자리에 불러 낸다. 작가는 “2년 전에 아르헨티나를 방문했다가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을 알게 됐다. 군부 정권 시기에 3만명이 실종됐고, 실종자 어머니들이 40년 넘게 매주 목요일마다 집회를 한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면서 자연스럽게 광주가 겹쳐졌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광주 오월어머니회를 찾아 여러 얘기를 들으면서 그분들의 공통된 슬픔과 아픔을 위로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전시 첫 작품인 ‘친애하는 지구’는 작가가 광주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수집한 돌과 유령 형상 설치 작업, 두 도시에서 찍은 사진, 가상현실(VR) 영상 등으로 구성됐다. “우리가 어떻게 그 시간을 기억하고 찾아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는 작가는 “돌과 흙처럼 땅속에 있는 잔해를 통해 그분들이 처한 상황, 의미 등을 찾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전시 제목과 동명 작품인 ‘고스트 가이드’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도시의 고등학생들이 과거의 민주화운동을 자신들의 시각에서 재현하고, 재구성하는 영상 작업을 통해 유령 같은 존재가 된 실종자 가족과 희생자들을 애도한다. 작가는 광주민주화운동을 직접 겪은 시민이 5·18 민주묘지에서 정원사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유령을 안내하는 사람인 ‘고스트 가이드’를 연상했다고 말했다. 42분 분량의 영상 ‘좋은 빛, 좋은 공기’는 지난해 미국 카네기미술관 국제기획전 ‘카네기 인터내셔널’에 소설가 한강과 함께 참여해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빛고을’ 광주, ‘좋은 공기’를 의미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름에서 따왔다. 어느 도시보다 어둡고, 숨막혔던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면 대단히 역설적인 제목이다. 마주 보게 설치한 두 스크린에 각각 광주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아픔과 고통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광주 화면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소리와 자막이 흐르고, 반대로 부에노스아이레스 화면에 광주의 소리와 자막이 얹히면서 두 도시의 이야기가 하나로 모이는 흐름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인 작가는 제주 4·3사건 피해자, 여성 노동자, 여성 탈북자, 이주노동자 등 정치적·역사적 사건에 희생되거나 사회 주변부로 밀려난 약자들에 주목한 작업을 줄곧 해 왔다. 구로공단 여공부터 현재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 영화 ‘위로공단’으로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인 최초로 은사자상을 받았다.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을 장편 다큐로 제작해 지난달 개봉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3일까지 열린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탁구 남북단일팀, 1월 중순이 마지노선”

    “탁구 남북단일팀, 1월 중순이 마지노선”

    내년 3월 말 단체전 한국 사상 첫 개최 ITTF 북한 초청… 감동적인 원 팀 원해 현정화·덩야핑 등 ‘레전드 매치’ 구상도 “북한의 남북단일팀 합류는 우리뿐만 아니라 국제탁구연맹의 큰 관심사입니다. 탁구는 국내의 여러 스포츠 종목 가운데 남북단일팀을 선도하는 종목이지요. 1991년 일본 지바, 지난해 스웨덴 할름스타드에 이어 내년 부산에서도 꼭 단일팀을 이루고 싶습니다.” ‘탁구 신동’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그리고 지난 5월에는 대한탁구협회의 수장이 된 유승민(37) 회장이 내년 3월 22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에 남북단일팀 구성을 강하게 희망했다.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이 7차례, 중국이 5차례 탁구세계선수권을 개최했지만 한국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탁구세계선수권은 개인전과 단체전 대회가 격년으로 번갈아 가며 치러진다. 부산대회는 고 조양호 전 탁구협회장의 유지이자 탁구인들의 숙원이었다. 전 세계 남녀 각 72개팀, 3000여 명의 선수, 임원, 심판 등이 참가한다. ‘탁구로 하나 되는 세상, 원테이블, 원 월드’를 슬로건으로 인류와 남북의 평화를 기원하는 대회다. 조 전 회장의 별세로 공석이 된 탁구협회 수장 선거에 출마해 경선 끝에 당선된 유 회장은 4일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가 개막한 강원 춘천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 ITTF를 통해 북한에 부산세계선수권 참가를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초청장을 보냈다”면서 “초청장은 IOC 선수위원이자 ITTF 집행위원 겸 대한탁구협회장인 제 명의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북한의 참가는 우리뿐만 아니라 ITTF의 가장 큰 관심사다. 지난해 스웨덴 할름스타드 세계선수권 때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 것이 세계 탁구계에 남북단일팀의 긍정적 존재감을 알렸다. 최초의 남북단일팀 대회였던 지바 대회와 할름스타드 대회 때의 감동을 재현하면 너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직 북측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은 것은 없지만 ITTF 차원에서 공식 초청장이 전달됐다. 홍콩의 아시아탁구연맹 사무총장에게도 협조를 요청했다. 이 밖에 아시안탁구연맹, 국제탁구연맹 등의 채널을 적극 활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그러면서도 확실한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그는 “단일팀과 관련해 확실하게 말씀드릴 것은 1월 중순까지는 기다려볼 생각”이라면서 “단체전이기 때문에 이후에는 단일팀 구성은 사실상 어렵다. 완벽한 단일팀을 위해선 충분한 훈련이 필요한데, 따라서 급작스럽게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노력하되 1월 중순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유 회장은 또 이번 대회는 “대회 사무총장인 정현숙(여성탁구연맹 회장), 현정화 한국 마사회 감독을 비롯해 중국의 덩야핑, 독일의 얀 발트너 등 세계 탁구 스타들을 초청하는 레전드 매치 등도 구상하고 있다”면서 “어느 대회보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대회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춘천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양화가 최비오(VIO CHOE) 컨텍스트 아트 마이애미 아트페어 참가

    서양화가 최비오(VIO CHOE) 컨텍스트 아트 마이애미 아트페어 참가

    미국 마이애미에서 2019년을 마무리하는 미국 최대의 아트축제에 한국의 서양화가 최비오(Vio Choe) 작가가 참가한다. 미국 시각으로 12월 3일, 오늘부터 오는 8일까지 6일간 이어지는 이 행사는 마이애미 비치에서 펼쳐지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Art Basel Miami Beach)를 필두로 아트 마이애미, 컨텍스트 마이애미 등 크고작은 세계 최고수준의 아트쇼가 예술축제 형식으로 동시에 열리는 범 지구적인 예술한마당이다. 특히 바젤 아트쇼는 세계에서 3곳 홍콩, 스위스, 마이애미 비치에서 하는데 이곳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여기에 따라 패리스 힐튼이 디제잉하는 파티, 등으로 연일 마이애미 전체가 파티의 장이 된다. 최비오 작가가 참여하는 컨텍스트 마이애미(Context Miami)는 전통적이며 세계 최고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출품 되는 아트마이애미(Art Miami)의 자매 행사로 전시장 역시 서로 마주보고 있으나 아트 마이애미와 달리 신진 및 중진 젊은 작가들과 신흥 갤러리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서 미술석사학위(MFA)를 받은 최비오 작가는, 한국에서는 공대를 나온 공학도였던 이유로 그의 작품과 사고에서는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체계적인 논리성이 드러난다. 최비오는 세상의 존재와 관계를 섬세하며 밀도있는 표현력으로 나타내는데 이는 양자물리학에서 말하는 사람의 정신, 즉 생각 그것이 인식하는 대상을 현실에서 실체로 만들어내는 주체라는 가설을 마치 입증이라도 하려는 모습이다. 최비오 작가는 지난 11월 24일, 6개월간의 대장정 후 폐막한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으로 현대미술의 중심인 유럽에서 자신만의 미학과 세계관을 치밀하게 표현하는 작품을 통해 한국미술의 실력을 세계인에게 뽐내며 위상을 드높였는데 이어서 참가하는 컨텍스트 마이애미 에서는 인피니트 비오 (Infinite Vio)라는 주제로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예술축제에서 다시 한국미술의 현재를 보여주게 된다.작가 특유의 무의식 속에서 강렬한 선으로 감성적인 에너지와 다차원적 시공간을 표현하는 최비오는 내년 2020년 4월에는 한국에서 개인전으로 관객들을 만나볼 예정이며 최신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컨텍스트 아트 마이애미는 마이애미 45,000평방피트규모의 전시관에서 12월 8일까지 진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모레퍼시픽, 문화 소통 ‘아트리움’ 다양한 장르 작품 전시

    아모레퍼시픽, 문화 소통 ‘아트리움’ 다양한 장르 작품 전시

    아모레퍼시픽은 문화를 나누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2017년 서울 용산구에 새롭게 자리잡은 아모레퍼시픽의 본사는 지하 7층, 지상 22층에 약 5700평 규모로 7000여 명이 함께 근무할 수 있다. 1층 로비에 들어서면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진 대형 공간 ‘아트리움’을 맞이하게 된다. 아트리움은 상업 시설을 최소화하고 공익적인 문화 소통 공간을 조성해 개방성을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건물의 저층부는 수익성을 고려해 상업적인 용도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아모레퍼시픽과 같이 공공 성격이 가능한 공간으로 비워 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1층 공간에 미술관, 전시도록 라이브러리 등을 두어 임직원과 방문하는 고객,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자유롭게 접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2018년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프리오픈 시즌에 진행된 소장품기획전 ‘APMA, THE BEGINNING’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품의 종류와 성격, 특징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소장품은 선사시대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걸쳐 있고 회화, 설치, 공예, 사진,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포함했다. 지난 6월부터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거장 바버라 크루거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바버라 크루거 포에버’에서 작가 생애 최초의 한글 작품 2점을 공개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크루거는 현대미술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지난 40여년 동안 차용한 이미지 위에 텍스트를 병치한 고유한 시각언어로 세상과 소통해 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예술에 완성 강요하는 국내 입시 미술, 납득 힘들어”

    “예술에 완성 강요하는 국내 입시 미술, 납득 힘들어”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 안에 작품을 완성하라니 이런 엉터리가 어디 있습니까. 저도 미대에서 제자를 가르치고 있지만, 우리 입시 미술은 참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작품 제작 기간을 묻는 말에 작가는 뜻밖의 뼈 있는 말을 내놓았다. 한국 단색화 전통을 잇는 대표 작가 김택상(61) 청주대 교수는 자신의 개인전을 앞두고 작품 설명보다는 예술을 향한 철학을 강조했다. 지난 21일부터 서울 창성동 리안갤러리에서 개인전 ‘Between color and light’(색과 빛 사이에서)를 열고 있는 김 교수는 현행 입시 미술 제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예술은 기본적으로 ‘완성’이라는 개념이 없는 영역”이라고 잘라 말했다. “인생에 완성이 없듯이 예술 작업에도 완성이 없는데, 제도 교육이 완성이라는 고정관념을 만들어 강요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교수의 작품에는 평소 그의 예술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갤러리에 걸린 회화 17점 모두 제작에 짧게는 3년, 길게는 20년이라는 시간이 들었다. 그럼에도 ‘완성된’ 작품은 한 점도 없다. 캔버스를 물감에 담아 말리기를 반복해 자연의 빛을 구현해 내는 김 교수는 “일상의 설렘과 감동이 있다면 지금 걸려 있는 작품도 다시 물감에 담가 숨결을 덧입힐 수 있다”면서 “제 작업은 오래된 발효음식점에서 음식을 만들어내는 방식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그의 작품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이 반복될수록 작품은 새로운 빛과 생명을 얻는다. 서양화를 전공한 김 교수가 단색화에 빠진 계기는 우연이자 운명이었다. 1990년대 초 TV 다큐멘터리 채널을 보던 중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화산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빛’을 보면서 숨이 멎는 감동을 받았다. 이후 그 물빛을 표현하기 위해 1년 넘게 붓질만 반복했다. 그러나 색을 칠할수록 캔버스 위 색감은 자연의 물빛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그는 거듭된 실패 끝에 ‘칠하기’가 아닌 ‘스며들기’를 떠올렸다. 매일 캔버스를 물감을 탄 물에 담고 자연의 햇빛과 바람에 말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는 동안 캔버스에는 물감 알갱이가 그윽하고 부드러운 색조로 스며들었다. 자연스레 작품에 나이테도 형성됐다. 김 교수는 “서양 미술로 풀지 못한 답을 우리의 단색화에서 찾았다”면서 “앞으로 단색화와 함께 단색화를 넘어 인류 보편성으로 나아가야 할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2019 글로벌장애청소년 IT 챌린지’ 성황리에 열려

    ‘2019 글로벌장애청소년 IT 챌린지’ 성황리에 열려

    보건복지부와 LG,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함께하는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이하 글로벌IT챌린지)’가 11월 25일(월)부터 29일(금)까지 5일간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에서 열리고 있다. 글로벌IT챌린지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장애청소년들의 정보격차 해소와 진학 및 취업 등 사회참여를 강화하기 위해 2011년부터 매년 추진해온 국제개발협력사업의 일환이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아세안과 영국 및 에티오피아 등 20개국 장애청소년과 정부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를 기념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등 20개국에서 이미 예선전을 거친 100 명의 장애청소년이 참가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뿐 아니라 유럽을 대표하는 영국과 아프리카에서도 에티오피아 청소년들이 출전했다.이번 행사는 장애와 종교, 문화 및 국가를 초월한 세계 유일 장애청소년 국제 IT대회로 26일과 27일 이틀간 순차적으로 4개의 종목을 평가했다. 대회는 개인전과 단체적 각각 두 종목씩 총 4종목이 진행됐다. 먼저 26일에는 특정 상황에서 정보검색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e라이프맵(LifeMap) 챌린지’와 학교·직장 생활에 필요한 MS-Office프로그램 활용능력을 평가하는 ‘e툴(Tool) 챌린지’ 두 개의 개인전이 진행됐다. 이어 27일에는 국가별 한 팀당 4명의 협동심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단체전이 진행됐다. 영상 촬영·편집 능력 등을 통해 ‘유튜브 창작자’로서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e콘텐츠(eContents) 챌린지’와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해 자율주행자동차 조립과 운영을 평가하는 ‘e크리이에티브(eCreative) 챌린지’가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장애 통계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주제로 참가국 공무원과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해당 포럼은 오준 전 유엔대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보건복지부 신용호 장애인권익지원과 과장의 ‘한국 정부의 인천전략 이행노력’이라는 기조 강연이 열렸다. 멜버른 대학의 리암 응웬(Liem Nguyen) 장애포괄연구소 선임 자문관과 대구대학교 나운환 교수의 발표와 토론 등이 이어졌다. 이틀간 4개 종목을 마친 청소년들은 심사가 이뤄지는 동안 휴식을 취하고 28일 오전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4개 종목 각 1, 2, 3위 수상자에게 상장과 메달 및 상금이 주어지며 종합우승자에게는 차기 대회 공식 초청도 함께 이뤄진다. 이날 시상식에는 청소년들을 격려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등 대회 주최 기관 및 정계를 비롯한 부산시 관계자 등이 참여하며, 시상식 후 모든 참가자들은 부산 유엔공원과 오륙도 등을 중심으로 문화체험을 갖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글로벌 IT챌린지가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 부산에서 열린 만큼 앞으로도 아태지역 장애청소년들의 정보격차 해소와 사회참여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는 인천전략 이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부산광역시, 세계장애인재활협회(RI),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으로 참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규제 강화되는 고난도 투자상품은

    금융 당국이 14일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 제한 등을 골자로 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개선방안을 둘러싼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 봤다. Q. 은행 판매가 제한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어떤 상품인가. A.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최대 20~30% 이상인 상품을 말한다. 금융 당국은 원금 비(非)보장형 파생결합증권(DLS) 대부분과 일부 파생상품이 우선 해당될 것이라고 봤다. 지난 6월 말 기준 원금 비보장형 DLS 가운데 최대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를 넘는 상품 규모는 74조 4000억원이다. 주식이나 채권 등은 고난도 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상품 구조가 복잡한 상품은 이에 해당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Q. 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투자 요건을 강화하는 것보다 아예 일반투자자의 투자를 막는 게 낫지 않나. A. 전문투자자만 사모펀드 투자를 할 수 있게 하면 투자자 보호는 강화될 수 있지만 일반투자자의 투자 기회가 사라진다. 이번 대책은 일반투자자 요건을 강화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의 투자 기회를 보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아울러 금융 당국은 사모펀드 투자자에 대한 보호 장치도 보강했다. 고난도 사모펀드에 대한 은행·보험사 판매 제한, 녹취 의무 및 숙려 기간 부여, 핵심 설명서 교부 의무화 등이 핵심이다. Q.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별개로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된다. 투자자 보호에 문제는 없나. A. 앞서 금융 당국은 외국에 비해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이 엄격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개편안을 발표했다. 오는 21일부터 새로운 개인전문투자자 기준이 시행되기에 앞서 보완 장치를 마련했다. 금융투자협회가 개인전문투자자 정보를 통합·관리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했다. 금융 당국은 앞으로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면 제도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화폭 속 乙들의 삶, 가슴이 먹먹하다

    화폭 속 乙들의 삶, 가슴이 먹먹하다

    95년 작품부터 세월호 참사·故김용균… 현대사 어두운 단면 기록한 36점 배치가로 130㎝, 세로 162㎝ 크기 캔버스. 잿빛 하늘 한가운데 어둡고 큰 굴뚝이 위압적이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잡풀이 무성한 무덤과 실루엣뿐인 군중이 눈에 들어온다. 유일하게 얼굴이 그려진 한 청년은 흰색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를 썼다. 어딘가 눈에 익은 청년이다. 대통령에게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청하는 팻말을 들었던 청년. 그러나 그는 2018년 12월 11일 새벽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처참하게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나이 고작 스물셋, 고(故) 김용균씨다. 김씨 주변 군중은 모두 노동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을 의미한다. 작가는 이 그림에 ‘기념비 자리2’라는 이름을 붙였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화가가 우리 사회를 바라보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방식이다.서울 소격동 갤러리 학고재 전관(본관·신관)에서 열리는 노원희(71) 작가의 개인전 ‘얇은 땅 위에’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집약한 공간이다. 미술관에 걸린 36점의 그림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마치 현대사 박물관에서 시대의 아픔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는 느낌이 든다. 이번 전시는 학고재가 1991년 이후 두 번째로 여는 노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이다. 1995년 작품부터 최신 작품까지 총망라해 본관에는 신작을, 신관에는 옛 작품을 배치했다. 두 전시관으로 나뉜 작품들은 제작 시기 차이만 있을 뿐 내용은 같은 궤도를 따른다. 여성에 대한 폭력, 경제와 사회 권력의 폭압, 인간성 상실 등이 작가의 주된 관심사다. 노 작가는 지난 40여년간 비판적 현실주의와 여성주의적 시각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1960년대 서울대 학생기자로 활동하면서 부조리한 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대 미술대 회화과와 미술대학원을 수료하고 야학을 하는 사람들과 인연을 쌓으며 곤궁하고 팍팍한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때 예술과 민중의 삶은 서로 맞닿아 있어야 함을 깨닫고 이전까지 추구해 온 추상미술에서 벗어나 민중의 삶을 화폭에 담았다. 1980년대 민중미술을 이끈 ‘현실과 발언’ 창립 작가로,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사회 변혁을 촉구해 왔다. 이번 전시 주제 작품 ‘얇은 땅 위에’(2019)는 지금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노 작가의 시선이 압축적으로 담겼다. 한 무리의 사람들은 거대한 벽 앞에 큰절하듯 엎드리고 있고, 그 벽 뒤에 양복 차림의 거대 동상 이미지가 서 있다. 엎드린 사람들은 집회에 나선 노동자들이다. 한여름 폭염 속 서울 효자동에서 삼보일배 시위 중인 노동자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들의 애타는 목소리는 높고 두꺼운 장벽에 가로막혔다. 장벽 뒤 거대 동상은 재벌 등 자본 권력을 의미한다. 노동자들이 엎드린 땅은 너무 얇아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불안하다. 본관 중앙에 걸린 ‘광장의 사람들’(2018)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광화문 촛불집회를 소재로 그린 이 작품은 그림 중심을 기준으로 왼쪽은 삼성반도체 산업재해 희생자를, 오른쪽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담았다. 그림에 빼곡한 이름은 희생자와 유가족, 민주언론시민연합 후원회원 이름이다. 노 작가는 “그림 속 이름은 단순히 사람의 이름이 아닌, 한 개인의 삶과 그 궤적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월 1일까지.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女 근대5종 한일전 완승… 김세희 도쿄올림픽 직행

    女 근대5종 한일전 완승… 김세희 도쿄올림픽 직행

    한국 여자 근대5종 김세희(24·부산시체육회)가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김세희는 12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9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1370점을 기록하며 1362점에 그친 일본의 도모나가 나쓰미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희는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전웅태(24·광주광역시청)에 이어 한국 근대 5종 선수로는 두 번째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던 김세희는 올해 아시아 선수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며 지난 대회 설욕과 함께 아시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김선우(23·경기도청·1348점)가 3위로 시상대에 섰고, 정민아(27·부산시체육회·1338점)도 4위에 올랐다. 한국은 김세희·김선우·정민아의 합산 점수 4056점으로 일본(3923점)을 앞서 단체전에서도 우승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1912년 스톡홀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근대 5종은 펜싱·수영·승마·크로스컨트리·사격 등 5개 종목을 하루 동안 모두 경쟁해 각 종목에서 득점한 점수를 합산, 총점으로 순위를 정하는 경기다. 한국 대표팀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김미섭이 11위를 차지한 것이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0.001초까지… ‘날 들이밀기’로 극적 공동 우승

    0.001초까지… ‘날 들이밀기’로 극적 공동 우승

    쇼트트랙 남자대표팀이 5000m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의 ‘날 들이밀기’로 극적인 공동우승을 일궈냈다. 황대헌-이준서(한국체대)-박인욱(대전일반)-박지원(성남시청)으로 짜여진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대회 남자 5000m 계주에서 6분55초968로 헝가리와 공동 1위에 올랐다. 마지막 주자 황대헌의 환상적인 날 들이밀기 덕이었다. 한국은 치열한 선두 싸움을 펼치다 마지막 바퀴에서 헝가리, 러시아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메달 색깔을 바꾸기는 힘들어 보였지만 에이스 황대헌은 마지막 코너에서 바깥쪽으로 튕겨 나온 뒤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선수 둘을 따라잡았다. 이어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왼발을 앞으로 쭉 뻗는 날 들이밀기를 시도했다. 결국 메달 색깔은 비디오 판독으로 가려졌는데, 황대헌의 날이 헝가리 마지막 주자 산도르 류 샤올린보다 약간 앞서 보였지만 공식기록에서 1000분의1초까지 같아 공동우승 결정이 내려졌다. 전날 금메달을 획득했던 황대헌과 박지원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개인전에서는 아쉽게 금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로 마쳤다. 3차 대회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4차 대회는 다음달 6일부터 8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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