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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중전화·지하철까지 겸용/「복합다기능 신용카드」 나온다

    ◎국민카드,새달 발급… 시범운영 새달부터 신용카드로 전화도 걸고,지하철도 탈 수 있게 된다. 10일 철도청과 한국통신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11월부터 공중전화를 걸 수 있고 서울시내 지하철과 국철 승객통과대에 설치될 RF(비접촉무선인식)카드단말기를 이용해 전철을 탈 수 있는 「복합다기능신용카드」를 발급한다.전화를 걸 경우 공중전화는 물론 일반개인전화도 개인의 카드번호와 비밀번호·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요금이 자동계산돼 한달 뒤 신용카드에서 자동결제된다. 전철이용은 복합다기능신용카드를 승객통과대 위에 설치될 RF카드단말기에 갖다대면 단말기가 전파를 쏘아 이용실적을 집계,국민카드사가 월별로 대금을 청구한다.RF단말기는 현재 용산·영등포·안양·부곡·개봉·오류동·부천·부평·주안·성북·산본·2청사역 등 철도청 관할 12개 역과 서울역·을지로·노원·상계·역삼·사당·경복궁·녹번·명동·쌍문·창동·청량리역 등 서울지하철공사 관할 12개 역등 24개 역에 설치돼 현장테스트중이다.내달초부터 시범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철도청과 지하철공사·도시철도공사·국민카드·RF단말기설치업체인 한국CNC 등 관계기관과 회사는 조만간 추진단회의를 갖고 시범운영기간 및 본격 시행일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국민카드는 복합다기능카드에 포인트업 시스템을 적용,카드이용액의 0.2%를 적립해 국민카드 웰컴여행서비스와 웰컴보험서비스 이용시 할인혜택을 주기로 했다.한국통신도 전화요금의 1.6%를 적립해 사은품 제공 등의 혜택을 줄 계획이다.〈이순녀 기자〉
  • 시인·무용평론가 김영태(이세기의 인물탐구:105)

    ◎춤을 찾아 떠도는 문단의 보헤미안/공연장마다 출현… 화제작 대본 직접 쓰기도/시작·평론·그림 쉼없는 행보… 작품집 40권 김영태는 언제나 공연장주변에 서 있다.10년전이나 20년전 보다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외환은행에 다닐 때는 직업상 신사복 차림을 할수 밖에 없었으나 직장을 스스로 떠난 지금 그는 복장부터가 마음껏 자유로워졌다. 「내 키는 1미터 62센티인데/모리스 라벨의 키는 1미터 52센티 단신이었다고 합니다」 그의 「라벨과 나」란 시의 첫구절처럼 크지 않은 체구에다 말투에는 전혀 힘이 들어있지않고 머리를 약간 외로꼰 담배피우는 모습이 그의 이미지다.「접시,호리병,기묘한 찻잔을 수집하기/화장실 한구석 붙박이/나무장안에 빽빽이 들어찬/향수진열 취미도/나와 비슷합니다/손때묻은 작은 소지품들이(누에문양 포켓수건이나 열쇠고리까지)/제자리에 있어야하고」. 실제로 그가 30여년을 살던 종로구 사직동집은 골동소품에서 인형과 이색적인 찻찬,책과 1천3백여장이 넘는 LP판들이 온통 도배를 한듯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책과커피향이 어울리는 코펠리아무대의 분위기였다. 천성적으로 치밀하고 꼼꼼한 그는 작은 낙서한장 버리지 않았고 지난 30년간의 족적을 「Ma Vie(나의 인생)」란 책으로 묶어 자신의 모든 것을 낱낱이 정리해 보이고 있다.66년에 직접 손으로 쓴 결혼청첩장이며 김구용 박목월 김춘수 신석정 황동규 마종기 권옥연이 보내온 친필 엽서,오영수 휘호,조병화의 소묘,그가 그린 포스터 프로그램 책표지에 이르기까지 먼지도 버리지않는 섬쩍함이 섬뜩하다. 그런 그를 생전의 김현은 「초속주의자」 혹은 「좋은 의미의 딜레탕트」라고 했고 같은 문학평론가인 김인환은 「미학추구자,김종삼 이후 문단의 마지막 보헤미안」으로 부르고 있다.또 캐리커처에 능한 소묘가·무용평론가·시인으로서 모름지기 「우리시대의 삼절」로 찬사된다.그는 스스로를 『아름다움을 훔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의 소묘와 평론에는 그나름의 새롭고도 빛나는 색채가 들어있다.시와 춤과 그림을 동시에 작업하는 과정에서 「춤과 그림은 그의 시의 내용이며 시와 춤은 그의 그림의 내용」이기 때문이다.그의 시는 대부분 아름다운 대상을 순간의 떨림속에서 태어나게 하면서 「어느 때는 목청 높은 대담한 사설조로 상황에 대한 해학적 음성」을 펼치기도 한다. ○꼼꼼한 성격의 수집광 시인 김승희는 「저 탐미의 괴물」을 향해 『현대인의 반타이타니즘을 그는 한컵 가득 독약처럼 마시지만 그러나 그는 독약 때문에 죽지는 않는다』고 꼬집는다.피아노와 그의 발레그림들은 「언뜻 팔에 힘을 빼고 흐느적흐느적 술취한 듯이 비틀거리는 선의 파격적인 굴절이나 데포르마시옹으로 외계의 간섭에 맞서는 야유의 메시지」이다. 발레리나가 턴을 하는 찰나나 도약 직전을 섬광 같은 솜씨로 포착하면서 막연한 형태의 생략과 색채의 요점을 「부호와 관념만으로」 남기고 있다. 그는 종로구 필운동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강북을 떠나본 적이 없는 서울토박이다.종로바닥에서 유명했던 「김인기 포목점」의 김인기씨가 그의 조부이고 부친은 장사나 이재에는 취미가 없는 김종화씨로 일본 무사시노미대 출신. 화가로 활동하진 않았으나 부친의 영향을 받아 미대에 진학했고 홍대재학중 박남수 추천으로 문단에 나와 그동안 시집만도 15권,끊임없이 쓰고 끊임없이 발표하여 산문집·무용평론·무용자료집·시론집·소묘집·음악평론집 등 40권에 이른다. 연극 음악평에도 손댔으나 그에게 맞는 것은 무용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봄에는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춤작가 12인전」에서 현대무용가 이정희가 그의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무용화한 「풍경」에 10여분간 특별출연,커피를 갈고 스탠드를 켜며 담배 피우는 마임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대에 펼쳤다. 그외 최현의 「비상」,전홍조의 「멀리서 노래하듯」,박명숙의 「결혼식과 장례식」「잠자며 걷는사람 잠자며 걷는나무」 등 무용공연에서 화제가 됐던 작품들은 거의 그가 대본을 썼거나 그의 시에서 빌린 것이고 책표지 포스터 프로그램과 수많은 캐리커처와 무용가·작가를 위한 헌시를 썼다. 그는 무용인들의 닳아빠지지 않은 순결한 심성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그중에서도 특별히 최현과 절친하다.까다로운 사람은 까다로운 사람과 통하 듯이 춤이아름다운 실력있는 이 원로와는 음악매니아로서 의기투합 한다. 자유로운 그는 틈틈이 여행을 즐긴다.해외에서 무대에 올려진 중요한 공연을 보기 위해 무용단의 해외공연에 따라나서거나 여행적금으로 가장 아름다움 춤이 있는 지구상의 모든 곳을 떠돌아다닌다.3년 전에는 슈투트가르트에서 강수진이 「로미오와 줄리엣」주역으로 데뷔하는 공연에 참관했고 올해도 세차례나 밖에 다녀왔다. 그는 『철저하게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 찾아다닌다.나는 보통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문득 이 세상을 떠날 때 무언가 내흔적을 남기고 싶다』고 한글에서 밝히고 있다.과연 그가 좋아하는 것만 찾아다니는 「움직이는 극장」「사시사철 춤보러 다니는 구경꾼」으로서 그는 예술가다운,시같은 삶을 살고 있음에 틀림없다.더구나 인형제작가인 부인 정복생과 두아들이 미국에 유학후 뉴욕에 머물러버리자 20년 가까이 혼자서 동부이촌동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 ○「춤작가 12인전」 특별출연 그래선지 그의 최근 연작시인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읽는 이의가슴에 한줄기 흐르지 않는 눈물을 삼키게 한다.「무엇이 이제까지 나인가/질문을 하지만 답이 없습니다/시험지에 답못쓰는 답답함/눈물을 흘릴줄 몰라도/흐르는 눈물이 답입니다」.윌리엄 제임스의 「슬프니까 우는 것이 아니라 우니까 슬퍼진다」는 사실을 체험으로 증명해보이는 시이다. 김인환은 『비트겐슈타인이 수학자란 수학의 언어놀이에 참여하는 사람이라고 했듯이 김영태는 시와 춤,그림과 음악을 가지고 논다』고 말한다.놀이가 빨리 끝날까 두려워 그는 「아껴가며 음미하면서 논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몸과 마음이 모두 폐품이고 서향창에 어쩌다가 헹군 헝겊천사」라고 고백하면서 부드러운 검은색의 헐렁한 외투에 숄더백과 벙거지차림으로 오늘도 어김없이 공연장에 나타난다.그리고 그에게 떠오르는 이미지들에 고통과 환희,비참과 영광의 색채를 칠함으로써 「그의 시의 이미지들은 중립적인 경쾌함 대신 현실의 중압감을 버티려는 환상」으로 독자에게 읽혀진다. 그의 아호는 「지푸라기」라는 뜻의 「초개」다. 한달이면 50여차례 공연을 보러가고 낮에는 혜화동글방에서 집필,「삶은 소진하다 가는것」이라는 그의 행보는 그의 자작시 「허행초」처럼 어딘가에 구속당한데 없이 유유하고 자적하다.일찍이 김수영시인이 지적한대로 「예술적 냄새가 너무 짙은」 김영태 초상화는 그의 소원대로 주변사람들에게 독특한 탐미의 이미지를 새기고 그래서 그의 흔적은 이 검은 도시의 밤하늘에서 별빛처럼 영롱하게 빛난다. □연보 ▲1936년 서울 출생 ▲57년 경복고 졸업 ▲59년 「사상계」지 시추천 ▲61년 홍대 서양화과 졸업 ▲65년 첫시집 「유태인이 사는 마을의 겨울」 출간 ▲68년 외환은행 조사부 입사,극단 자유극장 동인,첫번째 산문집 「공기의 모든 부분속에서」 출간 ▲71∼95년 개인전 6차례 ▲75년 「12인의 인성을 위한 대사더듬기」(백병동 작곡)공연 ▲76년 단막극 대본 「이화부부」(이원경 연출공연) ▲80년 미술잡지 「선미술」 주간 ▲81년 음악펜클럽 총무간사 ▲82년 한국무용평론가회 회원 ▲84년 판뮤직페스티벌 「대사더듬기」재공연,일본국제무용콩쿠르 심사,서양화 10인전(낙산공방) ▲85년 첫번째 무용평론집 「갈색 몸매들,아름다운 우산들」출간,「객석」·국립극장·영화진흥공사 자문위원 ▲88년 단막극 「이화부부」현대무용으로 공연(배정혜 안무,정성조 음악) ▲89년 한국무용평론가회 회장,동아무용콩쿠르 심사 ▲90년 서울무용제 운영심사위원 ▲91년 음악평론집 「음의 풍경화들」 출간,외환은행퇴 직 ▲93년 한·일댄스페스티벌도쿄공연 참가,윤덕경무용단 중국공연 동행 ▲96년 무용자료집 「풍경을 춤출수 있을까 Ma Vie」출간,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출강 시집 「남몰래 흐르는 눈물」 등 15권,산문집 「핀지콘티니가의 정원」 등 9권,무용평론집 「멀리서 노래하듯」 등 6권,소묘집 「선의 나그네」 등 6권,총40권. 현대문학상(72년) 시인협회상(82년) 서울신문 문화예술평론상(89년) 예음공로상(94년) 현대무용진흥회 공로상(95년)
  • 고 이응로 화백 미망인/박인경씨,첫 국내 개인전

    ◎「자신의 삶」 화폭에… 9일까지 가나화랑서 지난 89년 작고한 고암 이응로 화백의 미망인 박인경 여사(69)가 국내에서 전시를 가질 예정이다.오는 9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가나화랑(733­4545)에서 열리는 박인경 작품전이 그것으로 박씨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담은 이례적인 전시란 점에서 국내 화단의 눈길을 끌고 있다. 박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동양화과를 졸업한뒤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작품활동을 계속해 왔지만 남편 고암의 그늘에 가려 별 빛을 보지 못했던 작가.특히 동백림사건과 윤정희·백건우 부부 납치사건에 연루돼 오랜 세월 고국을 찾지못하고 살아야만 했다. 그의 작품은 남편 고암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오랜 세월 작업끝에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일부 작품은 고암의 작품으로 오인받을 정도로 수준급이라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번 서울전에서는 50년대 후반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작업해온 회화 50점을 출품한다.모두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미공개 작품들이란 점이 특징이다.50년대 후반부터 60년대에 걸친 도불 초기의 고암 영향을 받은 작품에서부터 한글을 여러 층으로 겹쳐 써 독특한 형상을 드러내는 독자적인 작품까지 그동안 박씨의 작품세계를 간추려 보여준다.
  • 시와 미술의 만남/이색 전시회 2제

    ◎한국대표시인 주제미술전­김소월 작품 등 현대명시 40점 형상화/기계도 오르가슴을 느낀다­하재봉 시집 「발전소」서 얻은 영감 표현 시와 미술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두개의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서울 학고재 화랑(739­4937)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대표시인 주제미술전」과 서울 녹색갤러리(323­4941)의 고경호씨 개인전 「기계도 오르가슴을 느낀다」가 그것. 시를 빌려온 미술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하나는 전통적 시화전 형식을,다른 하나는 설치미술의 파격을 택하고있어 전통과 첨단의 흥미로운 대조를 보여준다. 학고재의 「…주제미술전」은 우리 현대 시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시인들의 작품 40편에 한국화단의 중견작가들이 그림을 그린 이례적인 전시회.24일까지.실천문학사가 「문학의 해」를 맞아 시화의 기념비적 자취를 남긴다는 뜻에서 마련했다.덧붙여 이 전시회의 시화들을 그대로 수록한 시화집 「그림으로 읽는 한국의 명시」도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됐다. 전시회의 특징은 우리 현대시사에 큰 획을 그었던 시인들의 성격까지철저히 파고들어 작품내용을 심도있게 다뤘다는 점.무엇보다 현대시 역사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지난 현대시사의 공과를 점검,내실을 다진다는 기획 아래 기존 시화전의 형식과 내용을 과감히 탈피했다는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화가 강요배씨가 김소월의 「진달래꽃」,신학철씨가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김병종씨가 정지용의 「향수」,손장섭씨는 한용운의 「나룻배와 행인」,황영성씨는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주재환씨는 이육사의 「청포도」,윤명로씨는 이상의 「꽃나무」,김용철씨는 김광균의 「설야」,김호득씨는 박목월의 「나그네」,김정헌씨는 조지훈의 「승무」,이만익씨는 윤동주의 「별헤는 밤」,오수환씨는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여운씨는 신경림의 「갈대」,임옥상씨는 고은의 「문의마을에 가서」,강연균씨는 김지하의 「비」등을 형상화 했다. 이에 견줘 10월5일까지 열리는 「기계도…」는 하재봉씨의 시집 「발전소」에서 얻은 영감을 표현한 작품.시집이 담고있는 강렬한 에너지와 욕망을 스테인리스·철·알루미늄·납 등 주로 금속재료에 의존해 형상화한 설치물들이 갤러리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다.특히 시집 「발전소」에서 채집한 언어를 30여개의 아크릴 박스에 새기고 박스마다 그 시어를 생각할때 떠오르는 오브제를 나란히 배치한 것은 언어와 형상과의 대화를 의도한듯 보이는 재미있는 부분이다.
  • 동양화가 박대성(이세기의 인물탐구:104)

    ◎청한­적요가 배인 시인같은 화가/한때 전국산천 스케치… 실경산수” 화풍지켜/인위·조작이 없는 소쇄한 화격에 선모심이… 희부연 연묵과 엷은 보라빛이 먼산을 이루는 가운데 가늘고 섬세한 수목사이로 청명한 물줄기가 운문율처럼 퍼져 있다. 사방이 온통 겨울을 재촉하는 계절의 끝에서 수면에 비친 스산함은 청한과 적요의 시를 흩뿌린다. 인적이 끊긴 촌가며 물가에 매어둔 빈 뱃전에도 긴휴면이 스며들어 보는 이의 가슴에 뭉클한 시심을 던진다. 소산 박대성의 수묵담채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소산은 시인같은 화가다. 실제로 화면에 시를 직접 써넣기도 하고 그가 좋아하는 카비르의 구절들을 어슷어슷 배경속에 수놓기도 한다. 「저 황홀한 피리소리를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모른다. 누구의 피리소리인지는, 여기 등불하나가 타고 있다. 불꽃의 심지도 기름도 없이 연꽃 한송이가 꽃피어난다」 그의 작품은 간경·산뜻한 선묘가 특징이다. 묵광의 묘취를 한껏 펼쳐 마치 폭우가 쏟아지고 난뒤의 산자수명을 깊은 사유로 그려내고 있다.그중에서도 지난 94년 1천2백호 대작으로 일컬어지는 「성산포 일출봉」은 갈대가 휘날리는 일대장관을 「풍죽처럼 소화한」 호방한 화면이 일품이다. 이 한폭의 대작을 위해 그는 겨울태풍이 그칠줄 모르는 성산포에 머물면서 배를 타고 몇차례나 섬주변을 돌기도하고 봉우리의 성격을 소상하게 파악한후 「의젓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기상을 포착해냈다」고 말한다. ○추경·초동 즐겨 그려 1천호에 손댄 것은 경주 계림의 고목을 그린 「고목의 정원」이 처음이다. 수백년 풍상속에 의연히 서있는 계림의 노목은 그의 넘치는 화심을 움직여 「미의 내용을 구명하는 작업」에 철저하게 몰두할수 있게했다. 진한 먹을 튕겨서 쓰는 갈필대신 산마호라는 장봉을 써서 큰 그림을 그릴때의 일필휘지의 붓길과 은은한 번지기(휘염)로 변화가 풍부한 산의 형세를 제압한 것이다. 드넓은 공간에 그의 소재들을 들어앉히는 동안 『집사람이 먹을 갈아주는데 정말로 한도 끝도 없이 갈았다』고 웃는다. 부인 정미연씨는 생명이 집결된 누드화로 주목받는 서양화가다. 지방에서 활동하던 소산이 중앙화단에 부상된 것은 78년 제1회 중앙미술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고 다음해 대상을 수상하면서부터다. 그때 심사위원의 한사람이던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새로운 작가, 역량있는 신인을 발견한다」는 대전의 취지대로 「그의 그림은 우선 한눈에 새로웠다」고 못밖는다. 소산의 출현은 「신선한 충격」과 「커다란 수확」으로 화단에 받아들여졌다. 그는 주로 늦가을 풍경이나 초동을 즐겨 그린다. 평론가 유홍준은 그의 추경을 보고 「고담한 필묵과 스산한 운치의 적막감이 오늘날 박대성 작품의 미점」임을 상찬해 마지않는다. 작가자신도 아일과 풍요보다 쓸쓸함에 깃든 자연의 천리속에 고격이 숨어있음을 터득하고 있다. 그의 초기그림들은 까슬까슬한 붓자국을 들어낸 석묵으로 소슬한 한국의 산천이 안고 있는 정취를 섬세하게 표출해낸다. 그러나 88년 호암미술관이 초대한 대작전에 이은 최근의 작품들은 벽오동과 청오동, 청람이 넘실대는 바다와 수목에 산호색과 비취색 호박색을 장식하여 화사미를 보인다. 전경은 우람창울하고 원경은 생략과 절제로 짙고 엷고 가늘고 굵은 선과 색채가 상조되는 것이 눈에 띈다. 특히나 그의 리얼리즘에 입각한 현실적 시각은 빠른 붓의 속도와 날카로운 선획으로 스케일이 장대한 대작을 성취하였고 이는 「이제까지의 실경산수의 일반적 유형에서는 맛볼수 없는 다른 화격을 이끌어낸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대해 오광수는 하나의 형식이나 틀에 안주해버리는 우리 미술풍토에서 「부단하게 새로운 세계」를 지향하는 그의 자세는 「조선후기의 진경산수와 청전 소정을 중심으로하는 근대산수에 이은 「제3세대」로 정의를 내린다. 그는 새로운 동양화풍으로 화단의 시선을 집중시켰을뿐만 아니라 독학으로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가 그림을 공부한 것은 청대초기의 화집인 「개자원화전」이 바탕을 이룬다. 경북 청도 한의원 집안에서 태어나 3살때 부모를 잃고 왼손마저 다치자 고향의 빼어난 경관을 사생하는 것으로 그는 외로운 시절을 보낸것 같다. 학력은 중학교 졸업이 전부이고 형과 누나들의 도움으로 17세되던해 부산으로 내려가 서정묵화숙에서 사사, 부산동아대가 주최한 국제미전 입상과 21세때 국전 첫입선을 비롯해 연속 8회 입선이 그의 화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국전서 연속 8회 입선 그러나 연이은 국전입선후에는 당연히 특선이 따르기 마련인데도 학맥 인맥이 없는 그는 번번이 도외시되었고 여기에 한맺힌 그는 「뭔가 최고가 돼야 한다, 실력으로 이 모든 것을 설욕하겠다」는 의지로 전국을 떠돌면서 혼자서 산천을 스케치해 나갔다. 『그림이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에 자다가도 놀라서 벌떡 일어나 그림을 그리고 또 그렸다』는 고백에는 여전히 저항이 들어가 있다. 그가 화가로서 행운을 잡은 것은 대구매일신문 화랑개관기념 초대전이다. 대구의 양대산맥으로 일컬어지던 주경과 서동균 등 어느 한쪽을 선택할수 없었던 신문사측이 그에게 기회를 주었고 이 전시를 계기로 대만과 일본초대전에서 그의 그림은 「소산화」로 크게 호평되었다. 당시 대만의 원로화가 양우명은 그의 그림을 「청전 이후」로 비유하면서 대만에 머물 것을 극구 권유했으나그는 중앙화단이 있는 서울에 정착했다. 그리고 뒤늦은 나이인 35세때 효성여대 회화과 출신인 정미연씨와 결혼, 부인의 그림자같은 내조가 「시대감각에 걸맞는 현대한국화」를 구축하는데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자녀는 딸만 둘. 성격은 내성적인 편으로 일체의 그룹활동이나 단체전에 가담하지 않는다. 그가 평창동에 화실을 마련한 것은 10년간의 팔당시대를 거친 90년초부터다. 북악터널 못미처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소산의 화실은 선비의 화숙처럼 은일하게 숨겨져 그의 정원과 화실은 하나같이 명품이다. 안방에서 내다보면 북악산 줄기가 사방으로 둘러치고 추분이 머잖은데도 연과 소나무와 죽의 푸르름은 작가의 초일한 화경인듯 시들줄을 모른다. 소산은 독특한 실험정신과 물결치는 소재의 전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그리지 않는다는 화풍」을 지켜 기를 앞세운 작업보다 광활한 대자연을 테마로한 서정적 세계로 자기변신을 이루고 있다. 창일한 개성과 영롱한 구슬빛이 감도는 소산의 그림앞에 서면 인위와 조작이 없는 소쇄한 느낌, 거르고거른 영매의 화격에 선모심을 금치못하게 하면서 보는 이의 가슴에 한구절의 시를 품게한다. □연보 ▲1945년 경북 청도출생 ▲66년 국전 18회부터 25회까지 8회 연속입선 ▲68년 부산동아대 국제미전입선 ▲70∼80년 국내서 8차례 개인전개최 ▲74∼75년 태만 공작화랑초대개인전 ▲75년 대구매일신문사 화랑개관기념초대 개인전 ▲76년 일본 후쿠오카(복강) 선화랑개인전 ▲78년 제1회 중앙미술대전 「추학(추학)」으로 장려상수상 ▲79년 제2회 중앙미술대전 「상림(상림)」으로 대상수상 ▲80년 「계간미술」이 선정한 「새시대 9인전」,한국 화랑협회초대 「12인전」출품 ▲81년 국립현대미술관주관 「한국미술,81년」「한국현대수묵화전」 신세계미술관선정 「청년작가 10인전」초대출품 ▲82년 경기도 남양주 팔당정착 ▲84년 샘터화랑초대 「박대성·황창배 2인전」 ▲85년 국립현대미술관초대 「현대미술초대전」출품,가나화랑전속 ▲86년 대구매일신문사 화랑초대 「박대성·강대철 2인전」,도쿄 후지갤러리개인전 ▲88년 서독 쾰른시 파리나갤러리 초대전,중앙일보주관 「박대성 작품전」(호암미술관)에 대작 1백여점전시(3월9일부터 30일간) ▲89년 윤범모와 중국문화기행 ▲90년 백두산 만주일대여행,가나화랑초대 제15회 개인전 ▲94년 실크로드 기행전(동아갤러리),개인전(가나화랑)
  • 한국통신 정보엑스포 주제전시관/Look & Feel

    ◎인터넷주소 http://kt.expo.or.kr/음악·영화·만화 등 다양한 장르 총집합/신나는 멀티미디어의 세계 맘껏 체험 인터넷상의 가상박람회인 정보엑스포96에 멀티미디어 세계를 만끽할 수 있는 코너가 등장했다. 한국통신이 최근 선보인 「Look & Feel」이란 이름의 주제전시관은 홈페이지 위주로 한국이나 자사를 소개하는 기존의 주제관과 달리 문자 뿐 아니라 음악·영화·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매체를 통해 관람객들이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 「Look& Feel」은 우선 인터넷 주문형비디오 서비스·인터넷 화상전화·인터넷 전자우편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모아 놓은 「환상의 멀티미디어 코너」를 마련하고 있다.또 컴퓨터 초보자인 주인공 「넷맹」에게 선생님 「인터넷거미」가 인터넷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사건을 10편의 만화영화로 담은 「인터넷은 처음이에요」 코너도 눈길을 끈다.이밖에 앞으로 10년 뒤인 2006년의 과학·기술·생활의 변화상을 소개하는 「사이버퓨처」코너를 비롯,인터넷 게임 및 전자게시판 코너도 들어 있다. 이 주제전시관을 이용하려면 멀티미디어PC에 넷스케이프 최신 버전(3.0이상)과 Shckwave,TrueSpeech,StreamWorks등 세가지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인터넷 주소 「http://kt.expo.or.kr」로 접속하면 된다. 별도의 장비가 필요한 화상전화 및 화상회의는 서울(어린이대공원 홍보관),대전(엑스포정보통신관),광주(광주지역정보센터),부산(부산지역정보센터),제주(신제주전화국) 등 한국통신 공공이용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정보엑스포96는 세계 50여개국이 인터넷상의 가상공간에 국가별·기업별·개인별 전시관을 마련해 놓고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국제박람회다.전시관,특별행사,공공이용시설 등 3가지 기본요소로 운영되며 전시관은 주제전시관,공공전시관,기업전시관,개인전시관으로 이뤄져 있다.(02)000­0000.
  • 환경조형작가 황인철씨 내일부터 개인전

    ◎생명·생태·생성/“여체의 미”/‘상승­나선­순환’ 양감있는 작품 선봬 조형작품과 환경성을 단순명쾌하면서도 편안하게 결합해 주목받고 있는 환경조형작가 황인철 교수(44·중앙대 공예학과)가 10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이목화랑(514­8888)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황교수는 주로 여체의 아름다움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면서 생명,생태,생성의 주제를 강하게 부각시키는 작가.브론즈 재료에 대한 유연한 운용과 밀도있는 조형작업을 통해 엄밀하고 분석적인 형태의 완성도를 고집하는 작가기질을 보이고 있다. 단조로우면서도 섬세하고 정제된 패턴의 작품들은 대체로 여체의 젖가슴,둔부,생식기,소화기를 연상케 하는 형태를 식물의 씨앗,싹,조류의 알,불꽃,물방울 등 이미지로 연결해 원시적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는게 일반적인 평가. 특히 동양적 자연관과 관념을 용해시켜 생성과 소멸의 순환원리를 편안한 시각적 구조로 형상화하는 작가는 최근 설치한 대검찰청사 상징조형물 지명공모전에서 당선된 「서있는 눈」을 비롯,한국가스공사 조형물과 부산문화회관 광장의 상징물등 환경조형물들을 통해 독창적 조형능력을 발휘해 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치중해온 여체를 소재로한 생명주제를 유지하면서 환경조형성을 살린 근작 브론즈소품 30점을 내놓는데 특유의 상승­나선­순환구조를 띤 양감있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 윤정섭작 「모든 사람의,모든…」/「올해의 작가전」싸고 “입씨름”

    ◎균형인가 궤도이탈인가/주최측­장르 초월… 무대미술가 윤정섭씨 선정/일부작가­“전통미술 육성취지 어긋난 처사” 반발 균형있는 발전인가 궤도이탈인가. 국립현대미술관이 「올해의 작가전」 대상 작가로 무대미술가 윤정섭씨를 선정,미술계에 적지않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데 이어 내년도 「올해의 작가전」 대상작가를 선정하지 못해 물의를 빚고있다. 「올해의 작가전」이란 국립현대미술관측이 유능한 작가를 발굴,세계무대에 진출시키고 국내미술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 우수작가 개인전을 열어주는 기획전.전시공간만 해도 5백여평이나 되는 국립미술관의 대규모 전시인만큼 미술작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선택되고 싶어하는 국내 최대의 개인전인 셈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달초 「올해의 작가」로 윤정섭씨를 선정,발표하자 국내 일부 작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미술관측이 행사 본래 취지를 벗어나 미술작가들의 사기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작가들은 『국립현대미술관 자체가 전통 미술개념에 맞춰 세워진 공간이고 또 전통 개념에 입각한 작가 육성이 시급한데도 순수미술에서 먼 무대미술가를 초대함은 원래 이 전시의 취지에 어긋난 처사』라는 주장이다.반면 미술관측은 『세계 미술흐름이 장르간 벽을 허물고 포괄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특히 소외된 분야의 작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작가들의 반발에 맞서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올해의 작가전」 행사를 위해선 지금쯤 작가선정이 끝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립현대미술관측은 올해들어 8차례의 회의를 진행한 뒤에도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내년도 대상작가는 순수미술쪽이 될 것이라는 소문만 나돌고 있을 뿐 특정작가를 선별하지 못해 내년도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이와관련,『이 전시의 공간규모를 볼때 순수미술쪽 작가 전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라면서 연중 분할개최등 전시성격 개선에 대한 소신을 내비쳤다.이와함께 전시비용도 작품제작비와 설치비 등 다른 전시와는 차별화되는만큼 영세 작가를 위해 전시지원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같은 잡음속에서도 올해 주인공인 윤정섭씨의 작품전은 23일 개막된다.윤정섭씨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로 지난해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세계무대미술전에서 은상을 수상한 무대미술가이면서 영상미술가로 알려져 있다. 9월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윤씨의 기존 작업을 개괄하는 작업실 공간과 함께 미니어처·의상·장치의 부분작품들을 보여주는데 여기에서는 현대적인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연결하는 「맥베드」「택시,택시」「천명」「둥둥 낙랑둥」 등을 소개한다.또 한 부분은 「씻김굿」을 연상케 하는 설치공간으로 여기에선 국악 분위기의 음악 배경에 목욕탕을 옮겨놓은듯한 「대중목욕탕」으로 현대적 분위기의 씻김굿 한 판을 연출한다.
  • 한국 막판 금 스퍼트/남녀양궁 단체전 금메달 대시

    ◎레슬링 박장순·장재성 은 확보 【애틀랜타=올림픽특별취재단】 한국의 라스트스퍼트가 매우 힘차다. 한국은 1일(이하 한국시간)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김경욱이,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방수현이 금을 추가한데 이어 2일 상오 김동문­길영아조가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막판 스퍼트에 불을 붙였다. 한국은 또 2일 밤 레슬링 자유형에서 74㎏급 박장순(28·삼성생명)과 62㎏급 장재성(21·대한주택공사)이 결승에 올라 2개의 은메달을 확보했고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여자핸드볼도 결승에 진출해 역시 은메달을 예약했다. 한국은 제26회 애틀랜타올림픽 14일째인 2일 상오 우리 선수들끼리 다툰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김동문­길영아조가 예상을 깨고 박주봉­나경민조를 눌러 금메달을 따내 5개의 금이 걸린 배드민턴에서 금 2,은 2개를 건져냈다. 이로써 한국은 금6,은9개,동5개로 금메달 7개의 우크라이나에 이어 9위로 올라섰다. 또 구기종목 사상 첫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여자 핸드볼은 준결승전에서 헝가리를 대파하고 결승에 진출,4일 상오 덴마크와 금메달을 놓고 격돌케 됐다. 레슬링 자유형에서 박장순은 불가리아의 플라멘 파스칼레프를 5­3으로 꺾고 결승에 올라 바르셀로나대회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겨냥했다. 또 62㎏급 장재성은 이탈리아의 지오바니 스킬리치를 연장전끝에 판정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노렸던 한국 여자 하키는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1­3으로 패해 아쉽게 은메달을 따내는데 그쳤다. 남자양궁은 에이스 오교문(인천제철)이 4강전에서 페테르손(스웨덴)에 진 뒤 3∼4위전에서 베르메이렌(벨기에)을 따돌리고 동메달을 보탰다.
  • 한국,금 셋 추가

    ◎방수현(배드민턴 여자단식)·배드민턴 혼복·김경욱(양궁 여자) 【애틀랜타=올림픽특별취재단】 한국의 막판 「금 스퍼트」가 시작됐다. 금 가뭄에 시달리던 한국은 제26회 애틀랜타 올림픽 13일째인 1일 새벽 양궁 여자 개인전의 김경욱(26·현대정공)이 9일만에 금메달 물꼬를 튼데 이어 이날 밤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방수현(23·오리리화장품)도 정상을 밟아 금메달 2개를 거푸 거둬 들였다. 이로써 한국은 금6 은8 동4개로 금 1개인 호주에 이어 8위로 올라섰다. 방수현은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미아 아우디나(16)를 2­0로 꺾었고 김경욱은 중국의 신예 허잉(중국)과의 결승에서 113­107로 여유있게 이겼다. 우리선수끼리 맞붙은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서는 박주봉(32·한체대 교수)­나경민(20·한체대)조와 김동문(21·원광대)­길영아(26·삼성전기)조가 선의의 한판 승부를 펼쳤다. 노메달이 예상되던 복싱에서는 라이트헤비급 준준결승전에 나선 바르셀로나대회 동메달리스트 이승배(용인시청)가 크로아티아의 드르비스를 14­11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편 축구 준결승에서는 최강 브라질이 나이지리아에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3­4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와 패권을 다툰다. ◎김 대통령 축전 김영삼 대통령은 1일 애틀랜타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과 혼합복식,양궁 여자개인서 금메달을 획득한 방수현 선수와 김동문·길영아 선수,김경욱 선수에게 축전을 보내 『탁월한 기량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세계정상을 차지하여 조국의 명예를 세계에 드높인 쾌거를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고 밝혔다.
  • “양김 총재 청와대회담 일방적 파기/공의 저버린 구태 정치”

    ◎신한국당 성명 신한국당 김철 대변인은 18일 국민회의 김대중,자민련 김종필 양총재의 청와대 영수회담 거부와 관련,성명을 내고 『양김총재가 개인전력을 지적받았다고 해서 국민 앞에서 행한 국가원수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사감때문에 공의를 저버린 전형적인 구태 정치수법』이라고 비난했다. 김대변인은 『청와대회담 거부는 소아병적인 정치적 위약으로서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면서 『한국정치는 지금까지 조병옥 박사가 말한 「빈대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울 수 없다」는 정쟁의 원칙을 지켜왔으나 양김총재는 그것마저 지키지 않음으로써 무도의 정치상황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은 정치발전과 관련,총재들의 사감이 지배하고 있는 야권의 이른바 양김구도의 위험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우리 당은 야권내부의 양식이 이같은 사익 위주의 정치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모든 국민이 공분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조각가 김영중(이세기의 인물탐구:100)

    ◎선과 면의 결합으로 「인간주의」 실현/구상서 추상까지 고루 섭렵… 작품마다 실험정신/대형건물 미술품설치 의무화 등 미술발전 앞장/광주 비엔날레 「경계를 넘어」·세종문화회관 「비천상」 등 대표작 연대 정문에서 명지대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연희조형관.건물 베란다를 둘러싼 청청한 송죽과 추상조각으로 이뤄진 하얀 돌기둥이 눈에 띈다.이 건물은 해방후 조각 1세대로서 이 시대 대가의 한사람인 우호 김영중의 미술관이다. ○해방이후 1세대 조각인 화단경력 40년에서 그가 쌓은 업적과 작업량은 엄청나다.우선 세종문화회관 외벽부조인 「비천상」,독립기념관의 상징조형물인 「강인한 한국인」군상,서울신문 외벽부조인 「질서」가 그의 작품이다.서울 어린이대공원내 소파 방정환을 비롯해 인촌 김성수,의제 허백련,고하 송진우,일민 김상만,가인 김병로,용인 호암미술관의 이병철,명창 임방울초상등 등 시비·화비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동안 홍대·이대·중앙대 교수를 거쳐 한국미술가협회이사장,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장·심사위원장을 지냈고 63년 원형조각회를 창립한 이래 한국현대조각연합 상파울로비엔날레 한국현대미술전과 도시의 환경조각,음악과 무용미술전 등 대대적인 그룹전·기념전에 그는 빠짐없이 작품을 출품해왔다. 그런 그가 지금까지 개인전을 연 적이 없고 자전적인 화집 한권도 갖지 못했다고 하면 아무도 곧이들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지난해 고희기념으로 후배들이 화집발간을 권유했을때도 그는 『내 화집을 내손으로 만드는 것은 쑥스럽다』면서 후학들에게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미술도서,미술전문잡지,팸플릿과 각종 슬라이드·비디오테이프등 2만5천여점을 내놓아 그의 조형관에 미술자료실을 먼저 만들었다. 실제로 80년대 그는 재능있으나 가난하여 전시회를 갖지 못하는 35세미만의 젊은이들에게 작품발표의 장을 열어주었고 대형건물에 미술품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문화예술진흥법을 제정하는데 앞장서는등 누군가 해내지 않으면 안될 행정적인 측면에서도 미술을 발전시킨 역력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우호라고하면 그의 작품들은 다른 작가들과 구별되는 몇가지 특징이 두드러진다.이른바 한국성을 강조하면서도 국경을 초월한 「생명주의 추구」가 그것이다. 첫째 그는 면과 면의 만남이 선을 형성하고 선과 면의 결합에서 한국적인 형상을 발현한다는 확신이 투철하다.여인의 버선목에 나타나는 유연하고 완만한 곡선미는 예리하고 차가운 석질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만져질듯 부드러운 감촉을 만들면서 빛의 농도와 조사 각도를 통해 조각에다 발색과 채도 조명기법을 도입하고 있다.또 모뉴망 하나라도 그것이 사면팔방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광선과 환경과 상황에 따라 작품으로서 완벽할뿐만 아니라 면은 물론 표현의 성격도 달라진다는 것을 면밀하게 계산해낸다. 그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성취하기 위해 구상에서 추상,반추상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친 헤프닝과 실험과 조형양식을 고루 섭렵해왔다.그리고 어려움이 닥칠때마다 피하지 않고 「홀로 선다」는 각오로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오기를 멈추지 않았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중고차 한대를 사서 해머로 두들겨 부수고 구겨서 이를 새로운 조형물로 재생한 적이 있고 널빤지에다 새끼줄을 이용한 입체적인 콜라주기법을 부조에 응용하는가 하면 풍경과 종을 환조에 달아 바람이 불면 종소리를 내는 「소리나는 조각」을 시도하기도 했다. 미술이란 무엇인가,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천착하는 중에도 부르델과 마이욜의 지중해적 고요와 격정,슬픔의 상황고조를 극복해냈고 부랑쿠시와 아르프의 현대추상작품에서 보이는 유기적 생성표현에 집착하면서 미지의 어떤 것,보이지 않는 진실에 독해가능성을 부여하는 작업에 치중해 왔다. ○경력 40년… 개인전 연적 없어 먼저 그의 릴리프들은 우아하면서도 모던한 회화성이 새롭다.흰 벽면 전체를 캔버스 삼아 양각과 음각으로 터치된 세종문화회관의 거대한 「비천상」은 그 것이 돌조각인데도 승천하는 천사의 움직임을 율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거대한 빌딩의 외부 혹은 내부벽면 부조 역시 밤의 조명속에서 마치 백색 유화물감만으로 마감한 싱그러운 마티에르와 볼륨을 살린다.초상작품도 마찬가지다.각 인물의 명철과 청념,정한과 인자,고매한 인품과 꿋꿋한 지조를 형형한 눈빛와 미소에 담아 그들의 지나온 역정을 고백성사처럼 들려준다. 기념조형물중에는 광주비엔날레 상징물인 「경계를 넘어」가 김영중 모더니즘의 압권으로 손꼽힌다.원형으로 휘어진 붉은 무지개다리는 하늘의 푸른 색과 조화를 이루면서 우주를 향한 교량답게 극적인 긴장감과 지성미를 품고 눈부신 창공에 고고하게 걸쳐져 있다. 「단순히 조각을 위한 조각은 예술로서 아무런 가치도 의미도 없다.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주의 실현이며 인간의 행복에 보조를 맞출 수 있을때 비로소 예술가의 긍지가 빛난다」고 그는 말한다. 우호는 광주농림고시절 학교에서 전교생에게 점토로 작품을 만들게 하고 그중에서 우수작품에 선발되자 그때부터 그림과 조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조선조 중엽의 성리학의 태두인 하서 김인후의 13대 직계손이며 부친 김요흠씨는 전남 장성의 대지주로 그는 한서와 서예와 시조의 풍류가 있는 지적 분위기에서 자라났다. ○실수 용납않는 완벽주의자 해방후 서울대 미대에 입학했으나 6·25로 학업을 중단했다가 홍익대 조각과로 옮겨 대학을 졸업,58년 제7회 국전에서 「장갑낀 여인」이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했을 때도 국전출품을 계속하지 않고 있다가 75년 국전의 재야영입 케이스로 국전 추천작가가 되었다. 지금도 나이와는 상관없이 10살에서 30살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격의없이 어울리고 한시도 쉬지 않고 일하는 만년 미래지향형이다.요즘은 오는 11월4일로 잡힌 동아일보초대 첫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그의 조형관 지하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꼬박 하루를 보내고 있다.가족은 디자이너출신의 부인 임원순씨와의 사이에 8남매,위로 딸 7형제중 3녀 명수씨가 현대무용가이고 외아들 경수씨는 올봄 예일대 졸업후 귀국해 있다. 우호의 성격은 대체로 예의가 바르고 겉으로 부드러우나 일을 앞세우면 사적 애정을 떠나 조그만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다.속물적인 타협이나 시세에 편승하는 법도 없다.다만 정이 많고 친구를 좋아하는 다감한 일면이 그의 예술가적 기질이다. 미술평론가 김남수씨는 『조각가,교수.미술행정가로서 화단에서 쌓은 수많은 업적중에도 지난해 60일간에 걸쳐 무려 1백90만명의 관광객을 동원한 광주비엔날레의 성공은 당연히 우호의 몫』이라고 평가한다.조각가 조성묵씨는 『생명이 있는한 그 삶의 정의로움과 사랑을 어찌나 중요시하시는지 거기에 보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아마도 나만은 아닐 것』이라고 그의 후배사랑을 주변에 전한다. 대문호 괴테가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한 것처럼 이제 그의 형태는 「견고하고 명확하고 한정된 볼륨과 외부영향에 흔들리지 않는 균형잡힌 고요」를 성취한 가운데 절대를 향한 내면에 깊숙이 접근되고 있다.그리고 현대적인 균제미와 구상주의를 절충한 그의 상황조각은 최상의 배경인 자연의 풍광속에서 언제 어느 면에서 보든지간에 낯의 빛과 별들의 빛을 수용하면서 살아숨쉬는 생명주의를 실천해 내었고 결국 예술의 끝인 「휴먼」에 다다르고 있는 것이다. □연보 ▲1926년 전남 장성 출생 ▲46년 서울대 미대 입학 ▲56년 홍대 미대 졸업 ▲58년 제7회 국전 「장갑낀 여인」으로 문교부 장관상 수상 ▲62∼63년 홍대,서라벌대 출강 ▲63년 원형조각회 창립기념전 ▲73∼78년 이대 및 중앙대출강 ▲75년 국전추천작가 ▲77∼현재 동아미술제운영위원회 의장 및 심사위원 ▲80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86∼현재 서울신문사주최 서울현대조각공모전 운영위원장 및 심사위원 ▲92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장 및 심사위원장 ▲93∼현재 서울특별시예술위원 ▲94년 광주비엔날레조직위부위원장 ▲95년 「미술의 해」조직위원 〈작품출품〉한국현대연합조각전 서울미술대전 현대미술초대전 원로조각초대전 상파울루비엔날레 구상조각전 한국현대미술 어제와 오늘전 등 1백여회 출품 〈대표작〉독립기념관 「강인한 한국인상」,세종문화회관외벽 「비천상」,13도 창의군탑,서울시시설관리공단 「일하는 사람들」,광주어린이대공원 어린이탑 「희망」,마산종합운동장 상징탑,해남 명량대첩기념탑,서울신문사 내벽부조 「질서」,중앙일보사외부조각 「배달소년상」,동아일보 충정로사옥앞 「기수」,광주비엔날레상징 무지개다리 흉상및 동상등 수점 〈현재〉한국조각공원연구회장·한국미술협회고문·홍익조각회회장·한국성미술연구회 고문 〈수상〉대통령 표창(82년) 서울특별시문화상(88년) 예총 예술문화상(91년) 청곡문화상(93년) 옥관문화훈장(94년) 호암예술상(95년)
  • 임옥상씨 민중미술 뉴욕서 개인 초대전

    ◎내년 4∼5월 얼터너티브 뮤지엄서/한국인으론 백남준씨 이어 두번째 국내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의 1인인 임옥상씨(46)가 97년 4월12일부터 5월24일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에 있는 얼터너티브 뮤지엄에서 개인 초대전을 갖는다.한국의 작가가 이처럼 뉴욕의 유명 미술관에 초대돼 개인전을 갖기는 백남준씨에 이어 두번째로 현지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전시라는 평을 받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1967년 푸에르토리코 출신 지노 로드리게스 현 관장이 중앙무대에서 소외된 비평가들을 중심으로 세운 얼터너티브 미술관은 지난 70년대 미국 사회현실미술과 페미니즘운동의 산실로 알려진 곳.남미의 민중운동과 제3세계의 주요 미술흐름을 주도적으로 소개했고 80년대 이후 멀티미디어의 다양한 예술적 수용과 예술의 대중적 생산을 위한 양식들을 선보이고 있다.특히 서구 모더니즘의 종식에 따른 대안공간 마련 측면에서 주로 젊은 층의 새로운 예술양식을 담아내는 장으로 지금까지 지난 95년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신인상을 수상한 매튜바니를 비롯해 바바라 크루거,훌리오 곤살레스등 1백여명의 개인전과 50여회의 주제전이 열렸다. 임씨의 이번 초대전은 지난 94년 얼터너티브 미술관이 한국작가 초대의사를 미술평론가 이용우씨에게 전해와 우리측이 보낸 기본자료를 토대로 미술관측이 임씨를 초대작가로 결정한 것.임씨는 지난 80년대 한국 현대사에 나타난 민중들의 삶과 정치현실을 포함한 작품에서 최근작까지 평면과 종이부조,걸개그림,설치작품등 50여점을 출품하게 된다. 전시기획위원으로는 지노 로드리게스 관장과 엘리노어 하트니(미국 아트인 아메리카 평론가),송미숙 교수(성신여대),이용우 교수(고려대)가 선정됐으며 전시작품 선정은 미국측 큐레이터인 엘리노어 하트니씨가 최종 선정한다. 한국측 큐레이터인 이용우씨는 『미술관측이 한국 작가중에서도 임씨를 선정한 것은 임씨의 작품이 휴매니티를 짙게 깔고있기 때문』이라며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정치미술 분야의 첨예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얼터너티브 뮤지엄에서 임씨가 어떤 모습의 신작을 내놓을지 기대된다』고말했다.〈김성호 기자〉
  • 한지와 컴퓨터·바이올린과 한지/「이색적인 만남」 두 개인전

    ◎동·서양의 묘한 앙상블… 독특한 이미지 표출/오병권­고유창호지 문 형상을 기본 틀로 한국의 색 원색적인 배열이 특색/박철­악기·기왓장 등 떠내기 작업 처리 여러겹 붙임질… 새로운 미감 살려 한지와 컴퓨터의 만남,바이올린과 한지의 만남.얼핏 보기에 어울릴 것 같지않은 조합이지만 현대미술에선 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워커힐미술관(450­4666)에서 열리고 있는 서양화가 박철작품전(16일까지)과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인데코화랑(511­0032)에서 마련되는 그래픽 아티스트 오병권 개인전이 바로 그 묘한 만남의 현장이다. 한지는 내구성과 흡수성등 고유의 장점으로 동서양을 통해 애용되고 있는 재료.그러나 이들 두 작가의 작품세계에선 한지가 독특한 양상으로 돌출한다.두 작가는 모두 동양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티스트들.오병권씨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우리 고유의 창호지 문 그림을 순 한지에 프린트한뒤 그위에 다시 페인팅하는 형태라면 박철씨는 여러겹의 한지를 덧붙인 부조작업으로 바이올린등 서양 분위기의 악기들을 그려내고 있다. 지난 90년에 이어 두번째인 오씨의 이번 한지 작품들은 대부분 창호지 문의 형상을 기본 틀로 해 한국의 색들을 원색적으로 배열해 낸 것들이다.한국에선 처음 시도하는 이같은 경향의 작품은 벌써부터 회화와 컴퓨터 그래픽의 경계를 놓고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오씨의 작품 중에는 달빛에 비친 창호지 문이 있는가 하면 목어의 형상을 띤 것도 등장하고 있어 현대문명의 표현도구인 컴퓨터와 동양감각을 대변하는 한지를 자연스런 회화로 이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박철씨가 지난 20여년에 걸친 자신의 그림 변천을 회고하는 기념전인 워커힐미술관 초대전도 한지가 갖고있는 멋을 살려 작가 특유의 동서양 융합을 일궈내는 작품전.「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유리창에 튄 빗물로 형상화한 초기 작품에서부터 안동근교의 댐공사로 인한 수몰지구에서 겪은 황폐함을 담아낸 「창호」「동창이 밝았느냐」 연작들,그리고 바이올린과 아쟁,해금등을 본격적으로 회화에 담아낸 근작등 대작 20점이 나와있다.초기의 작품이 먹과 단색의화선지,색이 들어간 광목 또는 피지를 이용한 탁본작업이라면 창틀과 멍석을 주요 모티브로 한 2기의 작품들은 수몰지역에 버려진 문짝들,부서진 기왓장,농기구,멍석등을 조소나 부조의 떠내기 작업으로 처리한 것들.「창호」「동창이 밝았느냐」 연작이 그것으로 석고로 떠낸 음각 안에 닥종이·색한지와 고서등을 여러겹으로 붙임질해 완성한 화면으로 평면적인 유화가 전달할 수 없는 중후하고 견실한 느낌을 전한다.특히 최근 2∼3년전부터 시도하는 바이올린을 비롯,아쟁·해금등의 악기와 멍석을 결합한 부조형상의 회화작품은 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한 것들.서양적인 것과 토속적인 것,서민적인 것과 귀족적인 것을 대비시켜 한지만이 갖고있는 새로운 미감을 전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평이다.〈김성호 기자〉
  • 서울신문사 주최 현대조각공모전 대상수상 이은아씨(인터뷰)

    ◎“첫 출품서 영예… 일상 탈피욕구 형상화”/커피잔·책·창문 조합… 바다로 가는길 제작 『오는 8월말로 예정된 첫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자신감을 얻는다는 차원에서 응모했는데 대상까지 받을 줄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신문사가 주최하는 제11회 서울현대조각공모전에서 「우연한 여행자」란 작품으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이은아씨(24)는 기쁨에 앞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공모전에 작품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대학시절부터 선배를 통해 서울현대조각공모전에 대해 잘 알고 있던중 처음으로 응모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수상작 「우연한 여행자」는 평범한 일상으로부터의 탈피 욕구를 아파트로 표현되는 현대건물 속의 나비로 형상화한 조각.도시의 바쁜 생활에 묻혀 고향 부산을 찾지 못하는 심경을 담아낸 「대리만족」이라는게 이씨의 작품 설명이다. 『현대인은 누구나 잠시만이라도 답답한 현실로부터 해방감을 얻고 싶어 하지만 어떤 식이든 일상을 떠난다는 것은 현재의 모든 책임을 뒤로미루어놓아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이탈이 쉽지 않지요.저의 경우도 같은 고민이 많았어요.우연히 방안에서 상상하다가 커피잔과 책,창문을 조합해 바다로 가는 길을 만들어냈는데 이번 작품의 모티브가 됐어요』 부산예술고교 시절부터 조각에 취미를 붙여 홍익대 조각과를 거쳐 현재 대학원에서도 조각을 하고 있다는 이씨는 조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회화는 사각형의 정해진 공간을 채우는 제한성이 있는 반면 조각은 재료와 공간 선택이 자유로운 매력이 있습니다』 대학 선배인 남편도 조각가.같은 분야의 길을 걷고 있지만 작품세계와 관련해서 만큼은 서로가 냉철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앞으로의 소망을 이렇게 말했다.『50∼60대까지 꾸준히 작업할 수 있었으면 하는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특히 제 자신과 작품내용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지금도 이 문제가 가장 힘이 드는게 사실이구요』〈김성호 기자〉
  • 6회 청담미술제 5일 개막/가산·박여숙 등 26개 회원화랑 참여

    ◎중견·원로작가 작품 등 76점 경매도 제6회 청담미술제가 오는 5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화랑가에서 펼쳐진다. 청담미술제는 지난 91년 이 일대 화랑들이 뜻을 모아 창설한 행사로 미술인구의 저변확대를 통해 미술대중화를 꾀한다는 취지를 내걸고 있다. 모두 26개 화랑이 참여하는 이번 미술제의 특징은 대부분의 화랑이 작가 1명씩만을 내세우는 「개인전」 형식을 띠고있고 경매제가 실시된다는 것.개인전 형식을 통해 질적인 측면을 예년에 비해 강화하면서 공개된 장소에서의 투명한 거래방식 도입으로 미술시장 활성화를 시도했다는게 운영위원회측의 설명이다.이 경매제는 행사종반인 10일부터 12일까지 갤러리아 아트홀에서 이벤트행사로 진행되는데 1·2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신진 출품작가의 소품 17점,2부에서는 화랑들이 소장하고 있던 중견·원로작가 46명의 근·현대작품 59점이 출품된다.이 가운데 신진작가의 소품은 거래가의 50%선,근·현대미술품은 현시세의 80% 선에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 화랑은 다음과 같다. 가산화랑 가인화랑 갤러리서미 갤러리시몬 갤러리아미 갤러리63 갤러리포커스 김내현화랑 문화갤러리 미화랑 미호화랑 박여숙화랑 박영덕화랑 빈켈화랑 서림화랑 수목화랑 신세계가나아트 신세계현대아트 유경갤러리 유나화랑 이목화랑 조선화랑 청화랑 청작화랑 최정아화랑 한국갤러리.〈김성호 기자〉
  • 재불·재미 두 작가 개인전

    ◎권순철­한지·먹 고집… 불 환인화단 맏형역/코디 최­상상과 은유… 현대미술 단면 반영 세계미술의 두 중심지인 뉴욕과 파리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두 작가의 전시회가 나란히 열리게 돼 눈길을 끈다. 29일∼6월8일 서울 가나화랑(734­4093)에서 개인전을 갖는 재불작가 권순철씨(52)와 31일∼6월19일 서울 국제화랑(735­8449)에서 국내 데뷔전을 갖는 재미작가 코디 최(35). 89년 도불,현지 한국화가의 모임을 이끌며 맏형역을 톡톡히 하고 있는 권씨는 파리에서도 고집스럽게 온갖 풍상이 서린 한국인의 얼굴을 그리는 데 천착해왔다. 한지에 먹으로 하는 그의 작품주제는 「얼굴과 넋」.처절하고 치열한 정신의 단면을 담아내는 그 작업은 너무나 한국적이어서 상대적 세계성을 획득하고 있다. 재미작가 코디 최는 뉴욕에서 활동중이며 뉴욕대학원 예술학과에서 강의도 맡고 있다.최근 프랑스의 마르세유현대미술관 개관기념 그룹전에 초대되는등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다. 현대미술의 한 흐름인 「신개념주의」로 풀이되는 그의 작품은얼핏 보기엔 단순한 미니멀조각이나 전통적 인체조각을 연상시키는 입체물로 보인다.하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복합적 개념은 상징과 은유로 가득찬 현대미술의 단면을 잘 반영하고 있다.
  • 「외길 30년」… 조각가 강관욱씨/11년만에 대규모 개인전

    ◎90년 교수직 떠난 전업작가… 전통 기법 고수/폭넓은 작품세계… 천안·광주 등 지방도 순회 『이 땅에서 태어나 이 땅의 자양분으로 자라는 자생조각을 하겠다』는 결심아래 외길 30년을 버텨온 조각가 강관욱씨(51)가 11년만의 대규모 개인전을 갖고있다. 서울(예술의 전당,17∼28일)과 충남 천안(아라리오화랑,6월1∼16일),전남 광주(시립미술관,6월20∼30일)에서 순회전을 펼치는 그의 작품주제는 역시 「자생조각전」이다. 이 전시회는 특히 지난90년 전남대 교수직을 떠나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이후 처음 마련한 자리여서 그 치열한 작업정신에 더욱 눈길이 간다. 전업작가로 나선지 6년여.태안의 바닷가 백리포작업장에 묻혀 돌을 파는 그는 한국의 몇 안되는 굵직한 석조각가의 1인이다.화강암과 한국산 대리석을 소재로 인체와 손,바다등을 형상화한 그는 서구조각의 연마기법을 쓰지않고 정과 망치로 일일이 쪼아 마무리하는 한국의 전통 석조각 양식을 취했다.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은 34점.『고통의 강에서 허우적대는 불쌍한 영혼들에게 작은위로가 되고 행복에 지친 안일한 영혼의 고통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는 그의 근작들은 이전보다 스케일이 커지고 작가의식이 강해졌다.주제나 내용도 예술적 범주를 넘어 사회적·인간적·역사적 메시지를 폭넓게 담고 있다. 일제시대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1937년 어느 길고 긴날」은 여체를 만지는 9개의 손으로 역사속의 추악한 범죄를 비유하며 고발한 작품으로 메시지가 강한 대표작이다.〈이헌숙 기자〉
  • 박근자·홍정희·노은님/5월 화단 수놓는 세 여성작가

    ◎박근자­17년만에 침묵 깨고 야심찬 개인전/홍정희­1천호 초대형 회화 등 40여점 출품/노은님­독일서 역량 발휘… 4년만에 귀국전 국내 서양화단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두 여성작가와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있는 한 여성작가의 야심있는 개인전이 나란히 열려 5월화단을 화려하게 꾸미고 있다. 오랜 침묵을 깨고 개인전을 갖는 박근자씨(64)와 초대형 회화를 갖고 관객을 만나는 홍정희씨(51),독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노은님씨(50)가 그 주인공들. 저마다 예술세계는 달라도 세 작가는 강렬한 표현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한결같이 국내외 평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영화계 원로 유현목 감독의 부인인 박근자씨는 17년만에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나화랑(545­2151)에서 개인전을 펼치고 있다.30일까지. 23년전 한국여류화가회 초대회장을 역임,여성작가들의 역량을 하나의 힘으로 묶어내는데 발판을 마련한 박씨는 자신의 예술세계에는 끊임없는 실험정신을 강인하게 추구해온 인물로 꼽힌다.젊은 작가들의 요란스러움에 비해 한결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는 출품작들은 꾸준히 자기세계를 다듬어 온 흔적을 역력히 드러내고 있다. 추상과 구상을 하나의 세계로 묶어 『보는 이의 긴장을 야기시키면서 작가자신은 진솔한 자기와의 대결을 보인다』(미술평론가 오광수)는 그의 작업들은 화면위에 오브제를 부착하면서 대립적 관념을 자아낸다.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734­6111)에서 6년만의 개인전을 갖는 홍정희씨는 1천호(460×230㎝)크기의 초대형 회화 4점과 3백호 연작 2점등 1백호 이상 대작만 40여점을 출품했다.지난 1∼2년간 제작된 「탈아」란 주제의 이 작품들은 작가가 작업에 외곬수로 매진해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홍씨의 작품 역시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차분해졌다.전통 오방색의 분할과 대비로 화려하지만 말끔히 정리된 색면추상의 출품작들은 『대범한 색면분할과 그 대비에 의한 공간구성,예리한 선묘와 색면대비에 의한 화면구성으로 독자적인 소우주를 형성하고 있다』(미술평론가 이일)는 평을 들었다. 재독작가 노은님씨는 지난 92년 갤러리현대 개인전이후 4년만에 서울 강남구 청담동 원화랑(514­3439)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25일까지 펼치는 전시회에서 그는 예의 화선지위에 생명체로 보이는 두터운 묵선의 형상을 담은 작품들과 함께 과감한 색면추상의 근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24살에 간호원으로 독일 함부르크로 간 그는 생활이 안정되면서 미술에의 집념을 불태우기 시작,80년초부터 독일화단에 진출했다.짙은 붓자욱의 고졸하고 소박한 동물그림으로 독일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지난 10여년 사이에 현지의 여러 미술상(85년 독일산업회 미술작가상등)을 타내고 50여회의 개인전,20여회의 굵직한 그룹전에 참여하는등 왕성한 작업을 펼치고 있는 중진이다.〈이헌숙 기자〉
  • 여체 그리기 외길 20년 결산/여성작가 정미연씨 첫 개인전

    ◎오늘부터 19일까지 서울갤러리서/절제된 선으로 생명체의 에너지 포착/「여백의 미」 살려 동양화적 분위기 물씬 여체의 누드작업에만 천착해온 여성작가 정미연씨(41)가 14∼19일 한국 프레스센터내 서울갤러리(721­5969)에서 화력 20년만의 첫 개인전을 마련한다. 여체의 누드그리기에 열중해온 작가는 이 자리에서 「살아있는 선의 격조높은 표현」을 추구해온 누드파스텔화등 50여점을 선보인다. 낡아버린 과제로 전락한 인체표현을 극복한 그의 누드 형상화는 절제와 깊이있는 구성력 위에서 싱싱하고 건강한 모습을 드러낸다. 미술평론가 박래경씨는 『작가는 대상인 인체를 전체적으로 대범하게 포착하는 재능이 있다』면서 『과감하게 대상을 파악하고 있는 그의 나체화들에서 표현력의 확실한 저력이 보이며 보는 사람을 사로잡는 에너지의 전달이 느껴진다』고 했다. 최소한도의 선속에서 집약된 생명체의 힘을 드러내고 있는 그의 누드화들은 여체미의 표현 이전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듯 보인다. 인체가 보여주는 무궁무진한 세계를 포착한 작가는 재빠르고 날카로운 손끝으로 생명의 율동을 느끼게 하는 나체상들을 창출해내고 있다. 한국화가 소산 박대성 화백(51)의 부인으로 남편의 영향을 은연중 받아 정씨의 화면에는 여백을 중시하는 동양화의 분위기 또한 짙게 풍긴다. 미술대학(효성여대 회화과) 졸업후 오랜 시간 크로키 등을 통해 닦아온 자신의 소산물들을 비로소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작가는 『작품세계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렸기 때문』이라고 한다.〈이헌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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